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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플 때 돈 낭비하기 쉽다”

    인간은 슬픔을 느낄 때 금전적인 판단을 잘 하지 못해 낭비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 연구진이 슬픈 감정이 느껴지는 영상을 일부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슬픔을 느끼거나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재무적인 판단을 내리는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영상을 감상한 뒤 슬픔을 느낀 참가자들은 재무적인 판단에서 즉각적으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우선시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을 자주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영상을 보지 못한 참가자들은 장기적인 투자를 제대로 파악하고 슬픈 감정을 느낀 이들보다 무려 13~34%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제니퍼 러너 박사는 “슬픈 기분이 들면 즉시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을 요구하는 ‘현실 중시 편견’(Present Bias)이라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슬픔은 중립적인 감정과 비교해 근시안적으로 보게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심리학과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도 항상 슬픔에 젖어 있는 사람은 금전적인 판단을 잘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 저널’(Psychological Science journal) 최근호에 실렸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페북 “좋아요”에 멍드는 사람들

    페북 “좋아요”에 멍드는 사람들

    # 4년 넘게 기술고시를 준비 중인 김종현(32·가명)씨는 얼마 전 페이스북을 끊었다. 소원해진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려고 이용했지만 최근 회의감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페이스북에는 모두 즐겁고 행복한 사진과 글만 올라오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나만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은 초라함이 느껴져 견딜 수 없이 우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도 어느 정도 포장된 모습을 보여 주는 거라고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부럽고 부정적인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 회사원 박수현(29·여)씨도 비슷한 위화감에 최근 페이스북을 탈퇴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한마디만 써도 ‘좋아요’를 수십 개 얻지만 나는 아무리 진심 어린 글을 써도 별로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서 “내가 너무 평범하고 매력 없는 사람으로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나도 모르게 댓글이나 ‘좋아요’에 연연했는데, 결국 페이스북은 나보다 예쁘고 잘살고 인기 많은 사람이 치유를 받는 곳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소통의 공간인 페이스북에서 상실감이나 박탈감 등 우울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블로그나 미니홈페이지의 경우 방문자 수로 블로거나 홈피 운영자의 인기를 짐작했다면, 페이스북은 한 공간에 모든 친구의 글이 보이는 ‘타임라인’(이용자가 올린 글이나 사진을 시간 순으로 보여 주는 기능) 때문에 호응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상대적 박탈감이나 위화감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황성욱·박재진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대학(원)생 3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하루에 16분 이상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경향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친구들이 올리는 메시지를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거나 댓글 등이 없을 때 외톨이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비슷한 맥락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우호적인 반응을 얻고자 허세를 부리거나, 가식적이고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좋아요’에 집착하는 원인은 뭘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인간은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강하며 특히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는 남들의 시선에 더 민감하다.”면서 “이 때문에 많은 호응을 끌어내는 사람을 질투하거나 스스로 위축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봉섭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화역기능대응부 수석은 “요즘 젊은 세대는 다른 사람을 통해 자아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댓글과 ‘좋아요’를 통해 존재가치를 느끼는데 그게 안 되면 실망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을 위해 보다 둔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곽 교수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나 경쟁하는 마음을 버리고 이용자 스스로 적정선을 지켜야 한다.”면서 “온라인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얼굴 맞댄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게 건강하고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로또 10년, 명과 암] 한탕주의 조장 vs 천원의 행복… 로또, 도박과 오락사이

    [로또 10년, 명과 암] 한탕주의 조장 vs 천원의 행복… 로또, 도박과 오락사이

    로또복권이 도입된 지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복권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한탕주의를 조장하는 사행성 강한 도박’이라는 비판과 ‘일주일을 즐겁게 하는 놀이문화’라는 옹호론이 맞선다. 로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은 로또가 일확천금의 헛된 망상을 주입시킨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불경기일수록 더 고통받는 서민들이 현실 도피 수단으로 로또를 더 찾게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우려가 많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로또는 기본적으로 사행성으로 운영되는 만큼 경기가 나빠질수록 판매액이 늘어난다.”면서 “외환위기 직후에 인생역전이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고 로또가 크게 번창한 것을 봐도 요행 심리를 부추긴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어 “로또에 몰두해 패가망신하거나 동호회 등으로 로또에 매진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는 등 일확천금에 과도하게 기대하는 추세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우리뿐 아니라 세계 각국은 로또 등 복권 사업을 민간에 맡기지 않거나 높은 진입규제를 두고 있다.”면서 “이는 복권이 강한 사행성을 갖고 있는 동시에 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로또 옹호론자들은 긍정적인 기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일주일 동안 행운을 기대할 수 있는 일종의 오락 수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로또가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굳이 나쁜 쪽으로만 몰아갈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박형빈 목포대 수학과 교수는 “로또의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1에 그치지만 1000원으로 즐긴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오락이 될 수 있다.”면서 “비록 사행심에 기대 로또가 시작됐지만 구매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복권 판매를 통해 마련되는 복권 기금이 복지 등 증가하는 재정 수요를 충당하는 훌륭한 재원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많다. 이연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권은 다른 재원과 달리 납세자들의 조세저항이 거의 없다.”면서 “최근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복권규제 완화에 따라 늘어난 복권 기금을 소외계층의 복지 향상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로또는 사행성과 오락성이 혼재돼 있지만 로또를 살 때는 큰 노력 없이 큰 수확을 거두고 싶은 기대가 깔려 있기 마련”이라면서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불안하거나 현재의 일이 잘 안 풀릴 때 어딘가에 기대면서 안도감을 가지려고 하는 심리인 만큼 이를 꼭 사행성으로 봐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괴짜 천재 교수의 심리수사극 ‘퍼셉션’

    괴짜 천재 교수의 심리수사극 ‘퍼셉션’

    특수한 심리 과정이나 행동에 뇌의 구조 및 기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을 신경심리학이라고 한다. ‘CSI’를 필두로 범죄 수사물이 쏟아지다 보니 작가들이 차별성을 담보하려고 신경심리학까지 꺼내 들었다. 채널 CGV는 괴짜 천재 교수 대니얼 피어스가 펼치는 심리수사극 ‘퍼셉션’을 15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10시에 2편 연속 방송한다. ‘퍼셉션’은 신경심리학의 일인자인 천재 교수가 연방수사국(FBI)을 도와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을 담았다. 지난 9월 미국 드라마 채널 TNT에서 종영한 최신작이다. 기존 범죄 수사물과 달리 뇌신경을 소재로 했다. 주인공 피어스는 편집증과 정신분열을 가진 천재 교수다. 길에서 혼잣말하고,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면 책상 위로 올라가 지휘를 하는 통에 사람들은 그를 괴짜 취급한다. 하지만 피어스는 극도의 편집증에서 비롯된 환영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푼다. 각각의 일화마다 뇌와 관련된 장애를 지닌 범죄자가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두 명의 아내와 살고 있지만, 안면인식 장애(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감각장애)가 있는 남편, 누군가 자신을 간절히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는 망상 색정광,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한 코르사코프 증후군(건망증후군: 기억력 장애의 일종) 환자 등 독특한 유형의 범인이 등장한다. 괴짜 천재 피어스 역을 맡은 에릭 매코맥은 심각한 편집증이 있지만, 천재적 능력을 지닌 주인공을 유쾌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렸다. 신예 레이첼 리 쿡은 대학 시절 은사였던 피어스에게 사건을 의뢰하는 섹시한 FBI 요원 케이트 모레티로 등장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커피 마시면 행복감 느끼는 이유 밝혀졌다

    향긋한 향과 맛의 커피를 마시면 행복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밝혀졌다. 독일 보훔대학교 연구팀은 19~32세 건강한 성인 66명 중 33명에게는 커피 2~3잔 정도에 들어있는 카페인 200㎎을, 나머지 33명에게 위약을 복용하게 하고 30분 뒤 긍정과 부정, 중립적인 단어를 식별하게 했다. 그 결과 카페인을 복용한 사람들이 긍정적인 성격의 단어들을 훨씬 더 정확하고 빠르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라르스 쿠친케 심리학 박사는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뇌가 긍정적인 것에 더 빨리 반응하며 감정적인 처리에 있어 그릇된 생각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결과는 카페인이 긍정적인 정신건강을 담당하는 뇌 부위를 자극하기 때문”이라면서 “카페인이 도파민을 촉진해 두뇌활동을 자극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알려져 있지만, 감정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카페인의 이러한 성질이 정신질환 등을 치료하는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저널(Journal 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권자 표심 조종하는 맞춤형 선거전략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스 광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선을 안겨준 한 요인으로 꼽힌다. 영세 기업이 주로 활용하던 버스 광고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 당시 오바마 캠프의 데이터 분석가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직접 파고드는 대중교통 공간이야말로 유권자에게 가장 밀착 접근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위스콘신주에서 시작한 버스 광고는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으며 결국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었다. 흔히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은 후보의 카리스마 있는 성격과 정치적 행동, 수사(修辭)에 많이 좌우된다고 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빅토리랩’(사샤 아이센버그 지음, 이은경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은 흔히 선거에서 간과하기 쉬운 대중 심리의 조종법을 소개한 책이다. 학자, 통계학자, 전략가들이 행동심리학으로 무장해 유권자가 스스로 생각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특정 인물을 뽑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현대 선거에서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를 포괄적으로 공략하는 ‘공중전’을 으뜸 전략으로 삼기 마련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보다는 ‘지상전’을 더 중시하라고 주문한다.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나 ‘우리 편’을 지지하면서도 투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을 세밀하게 분류해 직접 공략하는 전략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근소한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에서 직접 방문이나 전화 통화, 우편물 발송 같은 전통적인 방법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책은 눈에 띄지 않게 대중의 심리를 조종하는 미국 선거 캠프의 비밀들을 실감나게 풀어낸다. 2004년 조지 W 부시와 존 케리의 대결, 릭 페리의 텍사스 주지사 도전, 존 F 케네디의 대통령 선거에서 활용됐던 유권자 직접 공략법이 소개된다. 그 가운데 2010년 미국 콜로라도주 상원의원 선거 막바지에 유권자 100만명 앞으로 편지를 보내 승리한 민주당 마이클 베넷 캠프의 전략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주목된다. 평범한 하얀 봉투에 담긴 편지에는 정치적인 메시지 없이 단지 부드러운 어조로 ‘이번 선거에 투표하기로 약속했으니 그 약속을 잘 지켜 달라.’는 당부의 말만 있었다. 결국 책은 인도주의적으로 변하고 있는 선거운동에 눈길을 돌린 셈이다. 정치인과 선거 캠프 전략가들이 인간의 가치를 다시 깨닫기 시작했다는 흐름에 착안했다. 저자는 결국 이렇게 결론짓는다. “이제야 선거 캠프는 이웃의 노크나 모르는 사람의 전화, 결심이 서지 않는 복잡한 마음 상태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를 재는 법을 알게 되었다.” 선거운동이 유권자를 다시 사람으로 대우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1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다 좋아질 거라 말하지 마요 하루하루 살아내기도 버거워요

    다 좋아질 거라 말하지 마요 하루하루 살아내기도 버거워요

    “난 절박해서 말하는 거거든. 너희들은 소중하지 않다고. 그런데 애들은 그냥 웃고 말아. 난 답답해서 그러는 건데.” 머금었던 맥주 한 모금을 뿜을 뻔했습니다. 이상한 선생님 아닙니다. 실력으로 꽤 인기 높은 여고 수학 선생님의 푸념입니다. 대학만 졸업하면 곧장 전문직 여성이 될 것이라 ‘착각’하는 게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라 했습니다. 멘토, 힐링, 참 인기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소중한 너는 뭐든지 할 수 있다, 진정한 너만의 무언가를 찾도록 해라, 참 화려한 말들의 성찬입니다. 그런데 그런 말들이 공허하게 여겨질 때면 몇 년 전에 들었던 ‘너희는 소중하지 않아.’라던 저 수학 선생님의 일갈이 떠오릅니다. 따스한 위로의 말을 시니컬하게 비웃을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수평적 대화를 내세우는 멘토나 힐링을 볼 때면 좀 뜬금없어 보이지만 위르겐 하버마스에 대한 비판이 떠오릅니다. 하버마스는 근대 이성의 수호성인답게 의사소통이론이란 걸 만들었습니다. 이성적으로 대화해서 잘 풀자는 거지요. 비판도 거셉니다. “대화? 좋긴 좋은데 왜 의사진행봉은 당신이 잡고 있는데?”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장님이 직원들 고충을 직접 듣겠다고 할 때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사단장님이 힘드냐고 묻는데 힘들어 죽겠다고 대답하는 병사는 바보입니다. 서로가 너무 잘 아는 이런 게임 같은 상황이 소통이란 이름으로 벌어지는 까닭은 겉으로만 동등한 척하려 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위선적이라고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버마스는 근대 이성을 전 세계에 퍼뜨린 사람이 유럽인이니 어떻게 해서든 고쳐 써야 한다고 선언한 사람입니다. 의사소통이론을 두고 순진하다고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서구 문명에 대한 하버마스의 절박한 책임감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힐링도 그렇습니다. 멘토들이 내세우는 말은 대부분 ‘기성세대로서의 책임감’입니다. 그 선의와 진정성은 존중받아야겠지요. 다만 형식적인 동등성에 그치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볼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강상중의 ‘살아야 하는 이유’(송태욱 옮김, 사계절 펴냄) 출간을 계기로 조금 다른 방향에서 힐링을 말하는 책을 꼽아 봤습니다. 빅토르 프랑클의 ‘책에 쓰지 않은 이야기’(박현용 옮김, 책세상 펴냄), 윌리엄 어빈의 ‘직언’(박여진 옮김, 토네이도 펴냄)까지 모두 3권입니다. 이들은 따뜻한 낙관보다 차가운 비관 쪽에 기울어 있습니다. ‘소중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고 외치기보다 ‘우리는 소중하지 않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에 초점을 맞춥니다. 각자의 색깔도 제각각이어서 매력적입니다. 강상중은 문학에서, 프랑클은 심리학에서, 어빈은 철학에서 답을 찾습니다. 구체적으로 강상중은 나쓰메 소세키, 프랑클은 자신이 정립한 심리학 로고테라피, 어빈은 로마시대 스토아철학을 거론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한 꼭지씩만 뽑아 볼까요. 재일교포로서 정체성 혼란을 겪었고 3·11 대지진으로 2만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고 오랫동안 신경증을 앓던 아들을 마침내 먼저 떠나보낸 강상중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 집 안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 자살에 실패한 사람 등 어려움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시대의 병리로 취급하지 않고, 자기 실현에 실패한 평범한 무리로 보지 않고,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이라며 잘라 버리지 않고, 그들을 닥치는 대로 자기다움의 탐구로 내모는 현실을 분명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달아날 수 있었으나 부모를 버릴 수 없어 오스트리아에 남았고, 사랑을 버릴 수 없어 나치 당국의 허락 아래 결혼하는 마지막 유대인 커플이 됐고, 결국 여동생과 자신을 제외한 모든 가족을 수용소에서 잃어버렸으나 그 경험을 로고테라피로 승화시킨 프랑클은 이렇게 말합니다. “심리 치료 속의 심리주의와 싸우면서 아픈 것이 절대로 비정상적인 게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고 싶었다. 나는 요즈음 이것을 로고이론이라 부르곤 한다. 로고테라피는 모든 것을 병리학적인 것으로 환원시키는 주장과 맞서 싸울 것을 선포한다.” 둘에 비하면 어빈은 굉장히 소박합니다. 행복하고 싶어 한때 선불교에 심취했으나 “너무나 분석적”인 성격 탓에 스토아철학으로 옮겨 갑니다. 대표적인 스토아철학자는 세네카지요. 아시다시피 네로 황제의 스승으로 최고의 명예를 누리다 광폭해진 네로에게 내쳐져 자진하라는 명령을 받고 손목을 긋는데 그게 안 되니 발목 등 다른 곳을 긋고, 그래도 안 되니 증기탕에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입니다. 울부짖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온한 얼굴로 “스토이즘을 잊지 말라.”고만 말했습니다. 그런 세네카는 자신의 목표에 대해 “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악덕을 줄여 나가고 실수를 책망하는 삶을 사는 것이며 그렇게만 해도 충분히 발전하는 것”이라 해 뒀습니다. 이런 접근들이 와 닿는 이유는 이들이 섣불리, 그러니까 지식, 지위, 경험을 발판으로 미래를, 희망을, 내일을 얘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먼 미래의 찬란한 삶보다는 오늘 하루하루를 잘 버텨 내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그것이 삶의 참된 의미라고 조용히 일러 줍니다. 반짝거리는 힐링의 말씀들에 비해 훨씬 더 민주적이고 그 덕에 한층 더 윤리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들은 한결같이 종교보다 인간 이성을 앞세우는데도 함부로 행복과 영생을 얘기하는 종교인들보다 훨씬 더 짙은 종교 냄새를 풍깁니다. “이성과 영성은 양립 가능하다.”는 강상중, “삶의 최종적인 의미는 우리의 수용 능력을 넘어서는 것일 수밖에 없다.”는 프랑클, “(스토이즘은) 내세관이 없을 뿐 종교와 다를 바 없다.”던 어빈의 얼굴은 하루하루 버텨 내는 우리의 얼굴과 닮았다고 해야 할까요. 이쯤이면 형식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동등해졌다고 해도 될까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남의 인격,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친절한 옆집 아저씨가 잔혹한 살인을 했거나 원칙을 중시하는 정치인이 저열한 행동을 한 일이 발각됐을 때 사람들 입에서 툭 튀어나오는 말이다. 그 사람이 원래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었는데 알아채지 못했던 것인가, 아니면 그가 우리를 감쪽같이 속이고 있었나.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데스테노(미국 노스이스턴대 심리학 교수)와 피에르카를로 발데솔로(하버드대 특별연구원)는 사람은 선과 악을 모두 품고 언제나 ‘인격을 벗어난’ 행동을 할 여지를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숨겨진 인격’(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에서다양한 실험 결과와 판단 근거들을 풀어놓았다. 뉴욕에서 매춘을 몰아내는 일에 앞장선 엘리엇 스피처 주지사는 매춘클럽 단골이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부적절한 행위’를 비난하던 래리 크레이그 상원의원은 남자 화장실에서 성행위를 요구하다 붙잡혔다. 이들은 본래 나쁜 종자였나. 저자들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실험에 들어갔다. 사람들에게 각각 10분짜리, 45분짜리 과제를 주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한 뒤 남은 것을 다음 사람에게 넘기도록 했다. 처리할 과제를 임의로 선택하도록 동전 던지기 장치를 주었지만 참가자의 92%는 ‘지겨운 일’을 다음 사람에게 넘겼다. 선택 과정이 얼마나 공정했는지를 묻자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공정과 불공정의 중간’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이 관찰자의 위치가 되자 판단은 확연히 달라졌다. 같은 행동을 한 참가자를 불공정하고 부도덕하다고 비난했다. 한 명을 죽이고 다섯 명을 구한다면 당신 손에 피를 묻힐 수 있겠는가를 묻는 실험도 했다. 응답은 질문을 받은 상황에 따라 갈렸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은 다큐멘터리를 본 그룹에 비해 세 배가량 높은 비율로 ‘그럴 수 있다’고 대답했다. 저자들은 이런 실험을 통해 위선은 누구에게나 쉽게 나타날 수 있고 “도덕적 판단과 인격은 역동적이며 탄력적”이라고 설명한다. 욕구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식의 결론은 다소 실천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다양한 인격 유형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1만 4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중국통신] 픽업아티스트? ‘연애 전문학교’ 등장

    ‘모태 솔로’ 등 ‘연애’가 고민인 젊은이들을 위한 ‘연애 전문학교’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쓰촨자이셴(四川在線)이 8일 보도했다. 쓰촨 청두(成都) 훙와스(紅瓦寺) IT 건물이 밀집한 곳에 들어선 이 학교의 정식 명칭은 ‘감정 코치(私人情感敎鍊)’. 연애의 달인이 되는 커리큘럼은 2개월 코스로, 주로 1~2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다. 여자 강사 한명과 3명의 남자 강사, 총 4명의 강사는 국가가 인정한 전문 심리 상담사로, 솔로 탈출을 위한 ‘작업의 정석’을 강의한다. 해당 학원의 ‘설립자’인 조니(Joney)는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 방법을 시작으로 만남이 성사 되었을 대의 대처법, 관계 발전 노하우 등 수강생의 상황과 특징을 고려한 ‘1:1 연애 솔루션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첫 대시 성공 후 만남이 성사되었을 때는 현장까지 함께 가 이어폰 등을 통해 표정, 몸짓, 반응까지 코치해준다. 철저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니 연애 성공율은 100%. 여기에 한번 가입하면 평생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근 IT 업체에 다니는 젊은이들을 위주로 수강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니는 “지난 2007년 픽업아티스트란 개념을 처음 접했다.”며 “단기 만남, 엔조이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없애고 심리학 지식을 응용해 건강하고 장기적인 연애를 돕기 위해 학원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2개월 코스에 2만 위안(한화 약 360만원)이라는 고가의 학원비를 책정한 것도 장난삼아 수업을 듣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조니는 덧붙였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지능지수는 유전” 젠스니즘 논란 남기고 떠난 아서 젠슨

    “지능지수는 유전” 젠스니즘 논란 남기고 떠난 아서 젠슨

    인류의 역사에서 전쟁을 낳은 가장 기본적인 대립은 ‘인종’ 또는 ‘민족’에 있었다. 서로를 경멸하면서 싸웠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이 같은 앙금이 남아 있다. 20세기 이후에는 인종·민족 간 차이가 근본적인 것이라는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과학이 동원됐다. 히틀러는 수많은 과학자들을 동원해 유태인과 흑인을 열등한 존재로, 아리안족은 우월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애썼다. 이른바 ‘우생학’이다. 2차 세계대전의 종전 이후 과학적 인종전쟁의 중심은 미국이었다. 수많은 인종이 뒤섞여 있는 나라라는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분란이 끊이지 않았다. 1969년, 한 편의 논문이 ‘하버드 교육리뷰’에 발표됐다. ‘우리는 얼마나 지능지수(IQ)를 끌어올릴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40년도 훨씬 더 지난 현재까지도 ‘심리학 역사상 가장 문제적인 논문’으로 손꼽힌다. 논문의 주인공인 아서 젠슨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1일(현지시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젠슨의 논문은 양날의 칼이었다. IQ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지만 인종차별주의자들에게 널리 활용됐다. 이 논문에서 젠슨은 암기 위주의 1단계 평가와 추상적 사고를 동반한 2단계 평가로 나눠 다양한 인종의 IQ를 테스트했다. 실험 결과 젠슨은 1단계 평가에서는 인종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2단계 평가에서는 백인이 흑인보다 일반적으로 우수했고, 아시아인이 백인보다도 우수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젠슨은 인간의 지능이 대부분 유전적 요인에서 비롯되며 문화나 교육을 통한 지능 향상은 좀 더 영향력이 낮다고 주장했다. 젠슨의 주장은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백인들은 흑인들이 노동자 계급이 된 것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며 환호했고, 반대편에서는 우생학의 재림이자 인종차별주의자라며 젠슨을 비판했다. 끊임없는 생명의 위협도 받았다. 오늘날 인종에 따른 지능 차이는 그의 이름을 따 ‘젠스니즘’으로 불린다. 하지만 젠슨은 실제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우생학에 대한 반발로 환경이 모든 지능을 결정한다는 비과학적 주장이 힘을 얻고 있을 때, 유전과 환경의 조합이 지능을 결정한다는 과학적 주장을 제시하면서 수많은 연구의 효시가 됐다. 물론 1994년 발표된 리처드 헌스타인과 찰스 머레이의 ‘벨 커브’처럼 극단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벨 커브’는 지능지수로 사람을 나누면 그 분포가 종 모양을 이루고, 저능아의 대부분이 흑인이라고 서술해 베스트셀러가 됐다. 제임스 플린 뉴질랜드 오타고대 교수는 “사회적인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문제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용기를 보여준 젠슨은 진정한 과학자였다.”면서 “오늘날 지능에 대해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사실들이 밝혀졌지만, 젠슨의 이론 자체를 완벽하게 부정할 수 있는 결과는 없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현대과학·의학 발전에 내몸을 기부하는 5가지 방법

    현대과학·의학 발전에 내몸을 기부하는 5가지 방법

    미국 테네시대 인류학연구소에는 ‘보디팜’(인체 농장)이 있다. 1981년에 만들어진 보디팜은 말 그대로 시체가 부패하는 과정을 관찰하는 거대한 농장이다. 지난 30년 동안 사람이 죽은 뒤 시체에 모여드는 벌레의 순서와 종류, 땅에 묻힌 시체와 나무에 매달린 시체는 어떻게 서로 다르게 부패하는지 등 기존 과학의 영역에서 다루지 않았던 수많은 지식들을 이곳에서 얻었다. 사망 추정시간과 사인 분석 등 과학수사에도 획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보디팜의 원동력은 자신의 몸을 기부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10년간 이 농장에 자신의 시신을 기부한 사람은 1000명에 이른다. 무언가를 연구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대상을 실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몸을 연구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무 시체나 가져다 쓸 수도 없고, 살아 있는 사람을 실험하기란 더욱 어렵다. 불치병에 걸렸다고 해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약을 쓸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동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결국 어느 시점에는 ‘실험실의 사람’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기부’하는 참여자들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사람들은 인체 기부를 ‘사후 기증’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꼭 죽은 후에만 인류와 과학의 발전에 자신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 과학과 의학에는 자신을 기부할 수 있는 여러 단계와 쓰임새가 있다. 수많은 실험이 자원자를 필요로 한다. 대학의 심리학 연구소가 대표적인 예다. 심리학자들은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정신과 행동을 끊임없이 살핀다. 이를 통해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성향을 분류하고, 특이한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비정상적인 자극이나 충격이 주어질 수도 있어 정신이나 행동에 대한 실험을 ‘절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심리테스트에도 윤리적 기준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좀 더 첨단 기기에 몸을 맡겨 보고 싶다면 신경학·신경과학 연구소도 있다. 뇌전도를 붙이고 실험실에서 자거나,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기기 속에서 인터넷을 통해 이것저것 구매해 보는 것이 과학적으로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허용량 이내의 전자파와 방사선을 감수하겠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된다. 피부나 머리카락 하나도 다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자원봉사다. 병원이나 제약사는 실험법이나 약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최종적인 검증 단계가 필요하다. 이 실험에 참여하면 대부분의 경우 안전하지만, 드물게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험성이 있는 만큼 참가자들에게는 보통 금전적인 보상이 주어진다. 이 단계에서 일어나는 부작용 사고는 아주 큰 뉴스가 된다. 평균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이 투입된 신약 개발이 막판에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일반인인 만큼 소문을 막기도 힘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과학 칼럼니스트 딘 버넷은 “제약사 사이에서는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확신이 없으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인 만큼 오히려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2단계에서도 기부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그대로 지킬 수 있다. 이제부터는 잃는 것이 생긴다. 3단계의 가장 대표적인 기부가 헌혈이다. 헌혈은 일방적인 기부가 아니다. 헌혈증이 수혈비를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언젠가 기부자는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피는 수혈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지만 가장 훌륭한 연구 소재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나라는 헌혈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 안에 둬 개인적인 혈액 거래를 막고 있다. 건강검진은 헌혈 과정에서 생기는 부수입이다. 기부자가 자신이 모르는 병에 걸렸거나, 영양 균형이 깨진 상태라면 이보다 좋은 체크 방법은 없다. 3단계는 어찌 보면 1, 2단계에 앞서 누구나 해야 하는 가장 고귀한 기부인 셈이다. 4단계부터는 중요한 결심이 필요하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영원히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죽은 다음에 가능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 생존자가 이 같은 기부를 하는 것은 신장이나 간, 골수 등의 이식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식은 쉬운 수술이 아닌 만큼 이들은 목숨을 건 고귀한 행동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사후에 신체 일부를 연구실이나 대학에 기증하는 것이 과학과 인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는 것도 두말할 여지가 없다. 부분 기부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질병에 대한 복수를 꿈꾼다. 병원이나 연구소에 뇌를 기증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언젠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을 정복할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다른 장기나 조직들도 항상 부족하다. 연구의 기본은 ‘근본’을 찾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학이 암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시체 그 자체이지, 잘라낸 종양이 아니다. 전세계 자연사박물관에는 사람의 시신을 해부한 전시물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 기증된 시신 거의 대부분은 의학과 과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데 사용된다. 시신 기증자가 없는 의과대학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살아 있는 사람을 상대로 배를 갈라서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다만 모든 사람이 시신을 기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망 원인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라면 실험 과정에서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국가별로 전염병에 걸린 사람의 시신 기증을 금하는 절차도 법제화돼 있다. 특이한 질병의 원인과 해석을 목적으로 한 4단계와 달리 5단계의 기부는 ‘평범함’을 추구한다. 버넷은 “역설적이지만 가장 건강한 시신이 가장 좋은 기증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빵 굽는 냄새가 사람을 상냥하게 한다고?

    빵 굽는 냄새와 같은 좋은 향을 맡을 때 많은 사람이 남을 돕고 싶어하는 감정이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브르타뉴대학 연구진은 남녀 학생 지원자 8명을 각각 면식이 없는 낯선 사람이 서 있는 빵집과 옷 가게 앞을 지나게 한 뒤 손수건, 티슈 등을 떨어뜨리게 했을 때 낯선 이들이 도와주는지를 조사했다. 무려 약 400회에 걸친 조사 결과, 빵집의 고객 중 약 77%가 실험 지원자가 떨어뜨린 유실물을 주워준 반면, 옷 가게에서는 약 52%만이 도와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자발적인 도움은 주변에 좋은 냄새가 나는 빵집 앞에서 남을 더 도와주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실험을 통해 이타심에 대한 주변 음식 냄새의 역할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다른 좋은 냄새에서도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에게 유사한 자비로운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사회 심리학저널’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아이와 놀며 가르친 아빠의 수학이야기

    ‘내 아이와 함께 한 수학 일기’(알렉산더 즈본킨 지음, 박병하 옮김, 양철북 펴냄)는 한국 취향이다. 저자도 말해 뒀다. “취학 전 아이들을 위한 수학문제집”으로 읽어도 된다고. 저자는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 산하 콜모고로프 수학물리고등학교, 모스크바국립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우리로 치자면 국립과학수학영재학교를 거쳐 서울대를 졸업한 수재쯤 된다. 그런 그가 아들 지마에게 4년간, 딸 줴냐에게 2년간 직접 문제를 개발해 가며 수학을 가르친 내용이다. 문제, 풀이과정, 저지르기 쉬운 실수, 오답을 바로잡아 주는 아빠의 설명이 상세하다. 그 덕인지 지마는 파리6대학 수학과 교수, 줴냐는 파리8대학 영화학과 부교수가 됐다. 제목, 이야기가 완벽하다. 검증도 충분하다.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으로 처음엔 간단한 언론 기고문이나 세미나 자료를 만들었는데 이게 대히트를 쳐 버렸다. 심리학자, 교육학자 등 주변 전문가들이 ‘유아 수학 교육의 고전’이라 격찬했고 책을 내라고 강권했다. 그런데 그 즈음 소련이 붕괴됐고 프랑스 보르도대학 컴퓨터과학과 교수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이 정리된 뒤에 낸 책이다. 그다음부터는 입맛 버릴 내용이다. 저자는 ‘선행학습’을 비웃는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이다. 어차피 일어날 것을 미리 추월할 필요가 없다.” 추월해서 가르쳐 봤자 왜 무용지물이 되는지 말 그대로 생생하게 밝혀 뒀다. 스파르타식 교육도 별로다. 아빠가 직접 가르쳤다지만 그 시간은 고작 1주일에 한 번, 그것도 15분에서 1시간 정도다. 이마저도 빼먹은 적이 많다. 수학문제 풀이 과정이란 것도 공식을 적용한 해법보다는 아이들 반응에 대한 아빠의 관찰 일기에 더 가깝다. 이런 태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수학은 싫지만 아이들에게 가르치고는 싶다는 어느 엄마의 편지에 “파이 굽는 것을 좋아하십니까. 그러면 아들과 함께 파이를 구워 보십시오.”라고 답장한다. 아들의 “커다란 지적 성장”이 나올 때는 언제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들”이 있었다고 증언한다. 그러니까 수학자라서 수학공부를 시킨 게 아니라 수학으로 놀아준 거다. 수학책인데도 차가운 파란색 체크 무늬 셔츠보다 재밌는 그림이 그려진 따뜻한 스웨터 같은 느낌을 주는 이유다. 2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박근혜, 생식기만 여성” 황상민 교수 막말

    “박근혜, 생식기만 여성” 황상민 교수 막말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해 ‘생식기만 여성’이라는 취지의 막말을 해 새누리당이 ‘언어 테러’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은 2일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박 후보가 신촌에서 테러를 당했을 때 느낀 것과 같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박 후보 얼굴에 70바늘 꿰맸던 당시 현장에서 받은 테러의 충격 이상을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황 교수는 지난달 31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결혼하고 애를 낳고 키우면서 여성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데 박 후보가 그런 상황이냐.”면서 “생식기만 여성이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가 결혼을 했느냐, 애를 낳았느냐.”고 반문한 뒤 “우리는 박 후보를 공주라고 얘기한다. 지금 여왕으로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오신 거라고 보는 게 맞지 왜 갑자기 여성이 나오느냐.”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지난 8월 피겨선수 김연아의 교생실습을 ‘쇼’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불황기 사행산업/육철수 논설위원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프린스턴대)는 ‘주어진 상황에서 전체적인 가능성을 무시하는 경향’을 ‘기준율 무시’(ignoring the base rate)라고 표현했다. 그 전형적인 사례가 로또복권 구입이다. 로또를 사는 사람들은 당첨 확률이 극히 낮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그런 기준율을 쉽게 무시한다는 것이다. 45개의 숫자 가운데 6개를 맞히는 우리나라의 로또는 1등 당첨 확률이 814만분의1이다. 숫자만 봐서는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실감나는 예를 들어보자. 쌀 20㎏들이 한 포대에는 낟알 70만 톨이 들어 있는데, 한꺼번에 열두세 포대를 풀어놓고 특정의 쌀 한 톨을 찾아내는 확률이다. 10원짜리 옛날 동전(지름 약 23㎜)을 경부고속도로 서울~금강휴게소 사이에 한 줄로 나란히 깔아놓고 특정 동전 한 개를 골라내야 하는 확률과도 비슷하다. 로또 1등 당첨이 이렇게 어려운데도 구입하는 사람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불황기에 돈벌이가 시원찮거나 미래의 불확실성 탓이 아닐까 싶다. 우리 경제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가운데 사행산업은 식을 줄을 모른다는 소식이다.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대 사행산업(카지노·경마·경륜·경정·복권·체육진흥투표권)의 매출액은 18조 2000억원이 넘었다고 한다. 5년 전(12조원)보다 40% 이상 늘었다. 지난해 사행산업에서 거둔 세금만 2조 2272억원이다. 불법도박까지 합치면 전체 사행산업 규모는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탕’에 목을 매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민들이다. 그래서 정부가 살기 어려운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어 세금과 각종 기금을 손쉽게 마련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복권의 경우 경제상황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8년에 복권 매출이 12.4% 줄었고,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불거진 금융위기 때는 겨우 0.2% 늘었다는 사례를 ‘증거’로 들이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로또 판매액은 1조 417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3329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즉석복권도 5% 정도 늘었다. 전체 사행산업의 매출은 연간 1조원 넘게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정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좀 그렇다. 불황과 사행산업은 호흡이 맞는 것 같은데, 카너먼 교수의 ‘기준율’을 따질 여유도 없이 당첨의 꿈에만 부푼 서민들이 불쌍할 따름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한국형 다빈치 교육을 말하다] (3)STEAM 교육

    창의적 인재를 기르기 위해 초·중·고교에서 과학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융합인재교육(STEAM)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은 물론 대학원 수업에까지 융합교육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있다. 경영 마인드를 갖춘 공학도, 수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설계하는 디자이너 등 서로 다른 학문분야를 함께 배워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다. 과학기술에 경영을 융합하는 사례는 최근 각 대학에서 시도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융합교육 분야다. 울산과학기술대(UNIST)의 테크노경영학부는 과학기술과 경영 마인드를 결합한 인재양성을 목표로 설립됐다. 테크노경영학부는 ▲기술경영·정보시스템 ▲금융·회계 ▲마케팅·국제경영 등 세 가지 트랙을 마련하고 조직행동론, 국제경영학, 재무회계, 생산관리 등 과목을 포함시켜 현장기술과 경영 전략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울산대도 경영마인드를 갖춘 공학도를 배출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지난해 2학기부터 공과대학에서 공학기술·경영 융합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기초소양과정으로 ‘공학과 경영’을 개설한 데 이어 이번 학기에 심화융합과정으로 ‘생산공정 관리’, ‘원가관리’, ‘조직 및 산업심리학’, ‘품질경영’, ‘창업 및 마케팅’ 등 5개 과목을 신설했다. 예술분야의 한 분야로만 치부됐던 디자인 교육에서도 융합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9월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2012년도 융합형디자인대학으로 뽑힌 한국산업기술대는 융·복합형 디자인교육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기존 디자인학부의 융합디자인·디자인공학·산업디자인 3개 세부 전공에 공학계열학부와 경영학부가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산학융합 디자인대학’을 추진하고 있다.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과학기술과 공학에 디자인을 접목시켜 해당 기술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국내의 대표적인 과학기술 연구 및 교육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도 지난해부터 과학기술과 문화, 경영을 접목한 ‘창조경영’ 최고경영자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와 기술을 융합한 창조적 CEO 양성이 목표다. 해당 대학 재학생이나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인이나 과학기술인을 대상으로 강의해 현장접목성을 높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창조경영 과정은 ‘창조와 선도’, ‘감성과 혁신’, ‘공감과 소통’ 등 3개 과정으로 구성돼 기술혁신을 위한 창의적 융합에 대한 이해와 훈련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강의도 전·현직 기업인들과 카이스트 교수들이 분담해 각 분야를 전공한 학자와 기업인들이 이론과 현장을 접목한 강의를 제공한다.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에 세워진 ‘미래융합기술연구소’ 역시 정보통신기술(IT)과 나노, 에너지·환경 등 3개 전공분야에 대한 실습 위주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MIT 미디어랩 형태를 표방한 미래융합기술연구소는 기술과 상상, 미래를 결합한 TIF(Technology, Imagination, Future)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과목을 도입해 한 과목을 배우더라도 기술·예술·인문·사회과학·디자인 등 다양한 학문을 골고루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미래융합기술연구소 설립 당시 이재용 연세대 공대 학장은 “미래융합기술연구소를 통해 연구를 바탕으로 한 교육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기존 학과 간 경계를 깨고 창의적 리더십과 다방면에 대해 천재성을 갖춘 다빈치형 인재를 길러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다코타 패닝, 소녀와 여인, 어딘가쯤…그녀, 이제 제법 멜로가 잘 어울린다

    다코타 패닝, 소녀와 여인, 어딘가쯤…그녀, 이제 제법 멜로가 잘 어울린다

    언제까지나 소녀, 꼬마 숙녀에 머물 줄 알았다. 늘 누군가의 딸 혹은 동생이었다. 비교하자면 한국의 ‘국민 여동생’ 문근영쯤 될 게다. 다코타 패닝(18)의 얘기다. 그가 아역배우 꼬리표를 떼고 첫 성인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새달 8일 개봉하는 ‘나우 이스 굿’을 통해서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앓는 시한부 생명의 소녀 테사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지워 나가는 과정을 애틋하면서도 담담하게 담아낸다. 섹스, 도둑질, 마약, 싸움, 유명해지기 등 10대다운 소망들을 꼭 경험하고픈 테사 앞에 운명처럼 애덤이 나타난다. 어른들은 테사와 애덤을 떼어 놓으려고만 하지만 둘은 좌충우돌하며 사랑을 키워 나간다. 거스를 수 없는 이별을 받아들이기로 한 테사와 애덤은 대신 순간의 삶에 충실하자고 다짐한다. 패닝이 처음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건 2000년 TV드라마 ‘ER’을 통해서였다.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실려온 백혈병 환자(공교롭게도 ‘나우 이스 굿’에서도 같은 병을 앓는다)로 얼굴을 비췄다. 이후 ‘CSI’ ‘앨리 맥빌’ ‘프렌즈’ 등의 아역으로 얼굴을 알린 패닝에게 ‘천재 아역배우’ 수식어를 안긴 건 영화 ‘아이 엠 샘’(2001)이다. 지적장애로 7살에서 지능이 멈춰버린 아빠(숀 펜)가 7살짜리 딸의 양육권을 되찾으려고 고군분투를 벌이는 영화에서 패닝은 그렁그렁한 눈빛과 사랑스러운 표정은 물론, 똑 부러지는 연기로 관객을 무장 해제시켰다. 연기파 배우인 숀 펜, 미셸 파이퍼보다 주목받았다. 덕분에 영화배우조합상 사상 최연소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이전까지 아역들이 ‘인형’에 머물렀다면, 패닝 이후로는 10세 이하 연기자에게도 연기력을 요구하게 됐다. 패닝의 천재적 연기력은 그와 함께 작업한 감독·배우는 물론 칭찬에 인색한 평론가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토니 스콧 감독의 2004년작 ‘맨 온 파이어’에서 패닝은 삶의 의지를 잃은 노쇠한 용병(덴절 워싱턴)의 마음마저 흔드는 9살 소녀 피타로 나온다. 미국의 유명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그녀는 불과 10살이지만 프로다. 마음을 흔들어놓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평했다. ‘드리머’(2005)에선 패닝의 아버지로 나온 커트 러셀이 “그녀는 내가 함께 일한 사람들 중 가장 훌륭한 여배우라는 걸 보장한다.”고 칭찬했다. 같은 작품에서 할아버지로 나온 노배우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은 “그녀는 환생한 (1930~40년대 할리우드의 대표적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 같다.”고 말했다. 아역배우로 출발해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기란 할리우드에서도 쉽지 않다. 조디 포스터나 내털리 포트먼, 스칼릿 조핸슨, 커스틴 던스트, 크리스천 베일처럼 성공 사례도 있지만, 동전의 한쪽 면일 뿐. 아역 시절 귀여운 외모가 사라지면서 스튜디오와 대중으로부터 버림받고, 약물이나 도벽, 알코올의 늪에서 허우적거린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1980년대 최고 아역스타였지만 약물중독으로 숨진 코리 하임이나 약물과 도벽, 폭력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은 매컬리 컬킨, 린지 로한 등이 대표적이다.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겸 배우로 자리매김한 드루 배리모어도 알코올과 마약중독으로 끔찍한 10~20대를 보내다가 개과천선한 경우다. 7살부터 ‘천재 아역배우’ 타이틀을 얻은 패닝은 일찌감치 아역 이미지를 떨쳐내려고 애썼다. 1950년대 말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시골에 사는 어린 소녀의 잔혹한 성장기를 다룬 ‘하운드독’(2007)이 첫 시도였다. 패닝이 강간을 당하는 장면 탓에 미국 내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상업영화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R등급(부모·보호자 없이 17세 이하 관람불가)을 받은 것은 물론, 배급사의 상영 거부로 겨우 10개 안팎의 극장에서 상영되다 막을 내렸다. 이듬해 ‘별들의 비밀생활’에서도 인종차별이 난무하던 1960년대 미국 남부에서 거칠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외롭게 자라는 소녀 역할을 맡았다. 이후 무리한 성인 변신을 자제했다. 더는 꼬마 숙녀가 아닌, 그렇다고 성인도 아닌 무렵에 판타지 로맨스물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2~5편 ‘뉴문’(2009), ‘이클립스’(2010), ‘브레이킹던 파트1·2’를 찍은 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흡혈귀 역을 맡아 창백한 분장과 고딕 풍 의상으로 과도기 외모를 감췄다. 대중에게 잊히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연기자로서 큰 부담 없는 역할들이었다. 패닝의 행보는 여러모로 포트먼과 겹친다. 귀엽고 깜찍하면서도 연기력으로 먼저 주목받고, 10대 후반의 과도기를 판타지·공상과학 장르로 유연하게 넘어간 점도 비슷하다(포트먼이 3년의 공백을 깨고 18살의 나이에 찍은 영화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않는 위협’이었다). 포트먼이 하버드대(심리학)에 진학해 ‘엄친딸’임을 입증했듯, 패닝도 지난해 명문 뉴욕대에 입학했다. 포트먼은 23살 때 ‘클로저’(2004)를 통해 성인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했고, 30살 때인 지난해 ‘블랙스완’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었다. 물론, 패닝의 신작 ‘나우 이스 굿’은 ‘클로저’만큼 강렬하진 못하다. 그래도 두고 볼 일이다. 패닝은 이제 18살이다. 소녀와 여인, 어딘가쯤임을 감안하면 지금도 나쁘지 않다. 영화제목처럼 말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엄마 사랑의 힘’ 보여주는 뇌 비교사진 충격

    ‘엄마 사랑의 힘’ 보여주는 뇌 비교사진 충격

    “사랑의 힘이 이 정도였어?” 어머니에게 학대와 멸시를 받은 3세 아이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3세 아이의 뇌 스캔 사진을 비교한 결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심리학자들이 비교해 본 결과, 어머니에게 사랑을 받은 아이의 뇌는 비교적 크고 검은색의 음영부분이 적으며, 발달이 매우 빠른 양상을 보였다. 반면, 자주 학대 또는 멸시를 받은 아이의 뇌는 수축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경학자들은 부모의 돌봄을 잘 받은 아이는 사회성 발달이 뛰어나고 긍정적이며 총명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는 폭력이나 마약 중독, 정신질환 등에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앨런 스코어 박사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이가 생후 1~2년 새에 충분한 관심과 돌봄을 받지 못하면 기본적인 발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특히 이해력, 사고력 등 몇몇 뇌의 기본적인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정신의학 전문가인 존 L. 루비는 “이 연구는 부모의 양육과정이 아이의 발달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증명했다.”고 전했다. 학계 역시 이번 연구가 아이의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엄마의 보살핌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해부학적으로 증명한 최초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관련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회원보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뇌가 당신의 운명을 좌우한다… 거짓말이다

    뇌가 당신의 운명을 좌우한다… 거짓말이다

    자, 영어 공부를 몇 살부터 시켜야 원어민처럼, 아니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아니 더 정확하게는 영국식·남미식·인도식에 물들지 않은 순도 100%의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영어를 우리 아이가 구사할 수 있을까. 핵심은 시기다. 아주 어릴 적 영어를 배우면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젖어들어 습득할 수 있는데, 나이 들어 영어를 배우면 제2외국어처럼 억지로 외우는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국어와 제2외국어가 갈리는 시점은 지금껏 알려지기로 대략 12살. 그러니까 12살 이전에는 아이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실은 부모, 학교, 학원 등의 부자연스러운 연출에 따라) 영어를 접하느냐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조기교육에다 몰입교육 광풍이 한때 휘몰아쳤다. 이 주장의 뿌리는 어디일까. 추적해보니까 이렇다. 두개골을 열어 뇌를 확인해볼 수 없었던 시절엔 흥미로운 관찰 결과가 있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 가운데 실어증에 걸렸다 회복되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니 증세가 악화될 때는 특정 언어만 더 크게 저하되더니 회복될 때에도 각 언어별 회복속도가 달랐다는 것이다. 전기자극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결국 언어별로 담당하는 뇌의 부위가 다른 게 아니냐는 추론이 나왔다. 이후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기능성 자기공명장치) 기술이 발달하자 과학자들은 검증작업에 들어갔다. fMRI는 신경활동의 변화에 따라 해당 뇌 부위의 혈류량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혈류량별로 색을 달리해 뇌의 활성화 정도를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기법이다. 흔히 뇌 촬영 영상이라며 대중매체들이 보여주는 게 이것이다. 이 fMRI 장비를 이용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결과는 1997년 발표된 미국 과학자들의 논문이다. 모국어에 비해 제2외국어는 더 많은 뇌의 활성화를 요구했다.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더 많이 노력해야 겨우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후속 연구에서는 이 결과를 부정하는 경우도 많다. 실험조건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2외국어를 배우는 연령과 뇌부위가 무관하다는 정반대의 결론이 나오기도 한다는 정도의 반론은 기본이다. 가장 근본적인 비판은 뇌의 작동이라는 것 자체가 어떤 특정 부위에 1대1로 대응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광범위한 네크워킹 효과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분명히 확인해볼 수 있다는 이유로 fMRI 자료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학적 연구결과보다 한층 더 중요한 것은 fMRI 자료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다. 영어조기교육시장에 한 줄기 서광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 다음에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까. 앞선 1997년 논문은 제2외국어 습득시기를 11.2세로 잡았다. 그렇게 잡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과학적 실험이라면 아마 다들 동감할 것이다. 11.2세란, 다른 조건이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실험의 통제조건이다. 그런데 이것이 12살 넘어가면 제2외국어를 배우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둔갑해 버린 것이다. 더구나 fMRI 촬영영상은 기본적으로 혈류량의 차이, 그러니까 정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12살 이전에 배우는 언어와 12살 이후에 배우는 언어가 각기 다른 ‘폴더’에 저장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혈류량은 더 이상 흐르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 고여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 버렸다. 여기에다 임신 16주부터 청각기관이 형성된다는 ‘사운드 코딩 이론’에 3세 이전에 모국어 습득이 끝난다는 ‘결정적 시기 가설’까지 합쳐지면서, 임신 때부터 시작해 12살까지 영어 폭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뇌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뇌 결정론, 신경 결정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뇌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뇌 가소성’이라는 특징이다. 그런데 이 특징이 오히려 “영어 능력 향상을 위해 뇌를 변화시켜야 하다는 식의 담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해버렸고, 결과적으로 “영어 실력은 영어 뇌라는 물리적 실체로부터 나온다는 담론이 확산”되면서 “뇌 결정론 또는 신경 결정론이 강화”되는, 의도와는 전혀 다른 희한한 결과를 낳게 됐다는 것이다. ‘뇌과학, 경계를 넘다’(신경인문학연구회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에는 법학, 과학철학, 철학, 심리학 전공자들의 글 16편이 실려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미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글 쓴 사람들의 전공에서 이미 드러나듯, 또 이들의 연구 모임 이름이 신경‘과학’연구회가 아니라 신경‘인문학’연구회라는 점에서 보듯 뇌과학을 과대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휴머니즘 가치를 앞세운 최첨단 과학 서적에서 흔히 저지르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전망보다 엄밀한 균형감각을 택했다. 가령 기계가 뇌파를 읽어내 뇌만 살아 있는 사람의 지령을 받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BMI(Brain-Machine Interface·뇌기계접속장치) 기술, 인간 간의 블루투스(근거리 무선연결) 기능을 통해 뇌기능 장애 환자의 뇌파를 정상적인 뇌가 읽어서 전달해줄 수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해 현재 기술 수준과 문제점, 한계를 명확히 짚고 있다. 다른 하나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서술이다. 어려운 과학적 개념이나 실험원리에 대한 설명보다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궁금증에다 연결시켜놨다. 앞서 살펴본 영어 조기 교육 사례뿐 아니라 ▲머리가 크면 머리가 좋은가 ▲남자와 여자의 뇌구조도는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가 ▲수험생들이 집중력 향상을 위해 뇌에 강한 자극을 주는 음료를 마시는 것과 공부할 동안 몸의 컨디션을 좋게 하기 위해 비타민을 먹는 것은 같은 수준의 문제인가 다른 수준의 문제인가 등 흥미로운 논의들이 담겼다. 1만 98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커버스토리] 말하라, 울어라… ‘사내대장부 콤플렉스’ 따위는 벗어던져라

    [커버스토리] 말하라, 울어라… ‘사내대장부 콤플렉스’ 따위는 벗어던져라

    우울증은 곧잘 ‘마음의 감기’로 불린다. 누구라도 걸릴 수 있지만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남궁기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감기를 방치하면 폐렴이 될 수 있듯이 가벼운 듯 보이는 우울증도 제때 손써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에 빠진 가장을 웃게 하려면 가족 모두가 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선 50대 남성 스스로 환경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한 남성일수록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는 역설은 은퇴 뒤 초라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서울의 한 정신과 전문의는 “병원을 찾는 우울증 환자 중 폼 잡고 살던 현직 기업 임원도 많다.”면서 “이를테면 ‘앞으로 비서나 운전기사 없이 어떻게 살지’하는 걱정에 우울해한다.”고 전했다. 전태연 우울증임상연구센터 소장은 “상실감에서 비롯된 50대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지난 시간보다 남은 시간의 가치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50대 남성 스스로 ‘사내대장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남편이자 아버지인 나는 언제나 씩씩하고 대범해야 하며 어느 경우에도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강박을 떨쳐내야 한다는 것이다. 우울증 치료는 병을 인정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중년 남성은 의연함을 강요받다 보니 자신의 우울증을 인정하지 않고 병을 키우는 경향이 뚜렷하다. 변화순 팸라이프가정연구소 소장은 “남성들은 감성적으로 털어놓는 데 익숙하지 않지만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면 자녀에게 아빠도 외롭다거나 감정적으로 힘들 때가 있다는 것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의 도움도 절실하다.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장은 “우울증에 걸리면 상황을 건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가족 간 협력도가 떨어져 가족 모두가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50대 남성은 아내라는 ‘내부의 적’도 있다. 아내들은 “20년 이상 함께 산 나도 평생을 참고 살았는데….”라고 여기는 까닭에 남편의 우울증을 곱게 받아주지 않는다. 예컨대 정년퇴직을 몇년 앞둔 남편이 경제적 불안감에 “씀씀이 좀 줄이자.”라고 하면 아내는 “지금껏 아끼고만 살았는데 여행 한번 못 가느냐.”라고 대립해 다툼이 커지는 식이다. 김 소장은 “사람은 생애 발달주기별로 심리적 특징과 위기가 있는데 가족들이 이를 인정하고 합리적이고 따뜻하게 반응해야 상황이 나아진다.”고 말했다. 50대 남성 우울증이 기본적으로 은퇴기의 우울감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맞춤 일자리 확충 등 거시적 해결책은 필수다. 현재 50대의 상당수가 대한민국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다. 은퇴자가 몰리다 보니 불만도 커지기 마련이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장은 “퇴직자에게도 임금 등의 눈높이를 낮추라고 충고하지만 일주일에 3~4일 일하고 매월 20~30만원 주는 것이 고작인 공공부문 근로만으로는 최소 생계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장기적으로 정년 연령과 연금수급 연령(올해 60세)을 맞추겠다고 하지만 당장의 50대에게는 너무 먼 대책이다. 기업의 동참도 필요하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퇴직 이후를 대비해 임직원에 경제·재무 교육을 하는 회사는 많지만 퇴직에 따른 심리적 준비를 지원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근로자 100명 이상 기업 중 85%가 직원의 정신건강 문제 등을 상담하는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극히 일부 기업만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 EAP 협회 관계자는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이 있는 근로자가 생산성도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회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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