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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길 가격한 유튜버 구독자 19배 급증…과격 행위로 이슈몰이

    송영길 가격한 유튜버 구독자 19배 급증…과격 행위로 이슈몰이

    유세 중이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둔기로 때린 혐의로 8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튜버의 구독자 수가 하루 만에 19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사고를 친 이름 없는 유튜버가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관심을 끌기 위해 무리수를 두거나 과격행동을 하는 일부 유튜버 또는 누리꾼에게 일탈의 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송 대표를 둔기로 가격한 유튜버 표모(70)씨가 운영하는 채널 ‘표삿갓TV’ 구독자수(사진)는 하루 만에 101명에서 1900명으로 늘었다. 과거 영상 조회수는 100회 정도에 불과했지만 전날 사건 이후 표씨 채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가장 최근 동영상은 30만명 넘게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상엔 댓글도 6600개나 달렸다. 광고 단가도 하루 만에 크게 올랐다. 8일 유튜브 분석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를 통해 살펴본 결과 이 채널은 사건 발생 4시간 후인 오후 4시 기준 광고 단가가 동영상 1개당 7000원으로 예측됐다. 같은 날 오후 8시에는 26만 5400원까지 올랐다. 유튜브 예상 수익은 88만~153만원으로 전망됐다. 표씨가 자신의 유튜브 활동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의 폭력적인 행동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떠오르면서 표씨의 유튜브 채널이 덩달아 알려지는 부수적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다만 정치인, 고위공직자 등 유명인을 상대로 행패를 부리고 이를 콘텐츠로 만들거나 이슈화하면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늘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한 유튜버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쥐약을 배달하고 이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한 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19년 당시 윤석열(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검찰총장 자택 앞에 찾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허가를 요구하며 협박성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도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지난 7일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 후보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사회가 불안할수록 양극단에 속해 다른 사람들과 나를 구분 지으려는 현상이 나타난다. 해당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늘어난 것도 사람들이 극단을 추종하며 구독한 것이라 볼 수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다른 유튜버나 채널 구독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러시아와 싸우겠다”…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미 퇴역군인들

    “러시아와 싸우겠다”…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미 퇴역군인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분노해 미국의 퇴역군인 수천명이 참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러시아와 직접 싸우겠다는 여론이 미국 전역에서 일고 있으며, 전역 군인들이 소규모로 단체를 꾸려 현지에 합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사업도 등장했다. “경제제재로는 지금 바로 도울 수 없다” 두 차례의 이라크 파병 후 전역한 전직 미 해병대원 헥터는 지난 4일 플로리다주 템파베이에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여행이었다. 그의 커다란 군용 배낭과 캐리어에는 다른 참전용사들이 기증한 소총 조준경과 방탄모, 방탄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헥터는 NYT에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제 지원자들을 위한 외인부대를 창설하겠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외국인도 우크라이나로 와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헥터는 이러한 요청에 응해 우크라이나에서 총을 들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는 미국 참전용사 중 한 명이다. NYT는 그의 안전을 위해 그의 성을 제외한 이름만 공개했다. 헥터는 장갑차와 중화기 관련 전문 지식을 지녔으며 우크라이나군 훈련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의용군 지원자와 기부자 연결 사업도 등장펜실베이니아주에서 부동산 관리 사업을 운영하는 퇴역 장교 데이비드 리바르도는 “나 같은 이들 다수가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당장 총을 잡고 현장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원자’라는 단체에서 의용군으로 참전하고픈 전역 군인이나 전장에서 유용한 기술을 가진 일반인을 선별하는 업무를 맡아 이들에게 비행기표와 각종 장비를 지원하는 기부자를 연결해주고 있다. 그는 “정말 빠른 속도로 사람이 모였다. 너무 많은 사람이 나서길 원한다”고 말했다. 밀리터리 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군사전문매체도 나서서 이런 이들이 우크라이나군과 합류할 수 있는 절차를 단계별로 담은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의용군으로 나서고픈 이들은 주미 자국 공관에 문의하라고 안내 중이다. 일부 전역 군인은 실제로 연락한 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이날 주워싱턴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도 미국에서만 3000명가량이 의용군으로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 영상을 통해 현재 1만 6000여명의 지원자가 외인부대에 합류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NYT는 이 수치를 공식 확인하진 못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인 퇴역군인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NYT “이라크 등에서의 실패 만회하려는 심리”NYT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언급한 젤렌스키의 발언이 두 가지 맥락에서 참전 경험이 있는 미국 전역 군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평화와 민주주의 등 뚜렷한 가치를 좇아 전쟁터를 누볐던 군인들이 전역한 뒤 일상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던 가운데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해 이전의 경험을 되찾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주주의를 전파하겠다는 임무에 최종 실패했던 아픔을 이번 의용군 합류를 통해 만회하려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최근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절대적 전력 우위의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겠다는 외국인 자원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3일 영국 더타임스는 전날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력을 쌓았다는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최소 150명이 우크라이나로 이미 출발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1일까지 전직 자위대원 50명을 포함해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3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한국인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에 자원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긴밀해진 연결에 힘입어 활발해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시청하게 된 미국인이 클릭 한번으로 뜻을 같이하는 전 세계의 자원봉사자와 대화를 나누고, 미국 피닉스에 사는 퇴역군인이 영국 런던에 사는 이의 항공 마일리지를 기증받아 폴란드로 향하며 바르샤바의 운전기사가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그를 무료로 태워다 준 뒤 우크라이나에서 함께 지낼 현지인을 찾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 “외인부대, 전쟁포로 아닌 형사처벌” 경고이처럼 외인부대의 출현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하자 러시아는 3일 국제법상 군인 지위가 아닌 만큼 생포시 전쟁 포로로 대우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미국 정부가 수세기 동안 자국민이 국제적 분쟁에 뛰어드는 걸 말려온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1793년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중립선언문을 발표하며 미국 시민들에게 프랑스 혁명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미국인들은 스페인 내전 등에 자원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에 의용군으로 참여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때로는 정의감에 불타 훈련과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1937년 나치에 맞서 싸우다가 여단 병사의 4분의 3이 죽거나 부상당하고 나머지는 포로로 사로잡힌 사례도 있다고 NYT는 소개했다. 미 국무장관 “NGO 통해 도울 수 있다” 만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몇 주 전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내 미국 시민들에게 즉시 철수를 촉구했던 공식 성명의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또 “여러 비정부기구(NGO)를 통해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도울 방법이 많다. 미국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 단체에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아이들 고통 참을 수 없다”이러한 미국 정부의 만류에도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 퇴역군인들의 뜻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여러 차례 의무병으로 파병됐던 제임스는 전역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심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포격을 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곳에 가야겠다고 결정했다. 그는 “전투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은 확실하다”면서 참전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면서도 “무고한 사람들이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을 보니 의무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보니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인 체이스는 2019년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와 싸우기 위해 자원했다가 낮은 계급의 보병으로서 적은 급여와 기본적인 배급만 받으며 몇 달 간 복무하다 다리에 총을 맞는 바람에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했다. 그는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의용군으로 자원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인정했지만 “적어도 시리아 주민들에게 세상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체이스는 우크라이나에 가해진 포격을 보고 3년 전 느꼈던 정의감이 다시 끓어올랐다며 “그래서 가려고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외국의 의용군뿐 아니라 해외에 체류하던 우크라이나 국민도 참전하기 위해 고국으로 귀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마음근육 키우는 소통과 공감… 다큐, 책, 강연으로 담아내다

    마음근육 키우는 소통과 공감… 다큐, 책, 강연으로 담아내다

    작가 박상미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글쓰기는 물론 영화 연출, 심리 상담, 방송 진행, 연구와 강연과 교육 등 여러 방면의 활동을 해 왔기 때문이다. 몇 사람이 협업해도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오롯한 완성도로 이루어 온 그는 정작 자신을 어떻게 규정할까? “매 순간 의미를 발견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어떤 그릇에 마음을 담아야 더 많은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 보니 여러 가지를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제 관심은 ‘사람’입니다. 언제나 사람에게 배우고 귀 기울이고 싶습니다.”그동안 그가 낸 책들을 산문으로 포괄할지 에세이 장르로 명명할지 잠시 머뭇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제 글이 어느 장르에 속하는지 궁금해 온라인서점에 들어가면 ‘인문학’, ‘에세이’, ‘심리학’에 고루 배치돼 있어요. ‘인문학’에 있을 때 가장 마음이 놓이는 걸 보면 저는 제 글이 ‘산문’으로 인지되길 원하는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호소력이 큰 산문 미학에 담아낸 인간 탐구의 궤적이 말하자면 박상미가 맞아들이는 ‘문학의 순간’이었던 셈이다.작가는 아버지 사업이 기울어 집안 분위기가 어두워졌던 중학생 때 그레이브스병을 심하게 앓았다. 결국 고등학교 입시에 떨어져 재수를 하게 됐을 때 죽을 계획까지 세웠지만 아버지가 어린 딸을 살렸다고 그는 기억한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부산시립도서관에 딸을 데려다주면서 “여기는 책도 많고 좋은 영화도 틀어 주니까 네 인생을 축복의 시간으로 이끌 거야. 상미는 네 말대로 사람을 살리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거야”라고 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좋은 문장을 옮겨 쓴 독서일기 형태의 편지를 지속적으로 보내 주었다.1년여 동안 어린 상미는 문학, 심리학, 철학 책을 읽으면서 삶의 긍정적 기미를 깨달아 갔다. 그 경험을 글로 옮겨 백일장, 공모전에 여러 차례 당선됐는데 ‘문학 특기생’ 이름표를 달고서야 어린 상미는 어깨를 펼 수 있었다. 대학 시절 아버지가 담도암으로 돌아가셨을 때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찾아왔지만 역시 아버지가 남긴 편지 한 박스로 다시 일어섰다고 한다. 그는 30대가 되어 스스로 돈을 벌면서 공부를 시작했고 처음에는 문학을, 나중에는 상담심리학과 대중문화를 연구해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러한 과정이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글쓰기의 자양이 돼 주었던 것이다.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글쓰기  가난·병으로 삶이 힘겨울 때마다 독서와 아버지의 편지로 일어나 문학·상담심리학·대중문화 연구 글쓰기 권유해 어머니 상처 치유 작가로서 기반을 다져 가던 어느 날 어머니에게 글쓰기를 권유해 어머니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엄마는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아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셨어요. 밖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데 정작 엄마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게 죄송했어요. 어릴 때 이야기를 하나씩 글로 써 보시라고 했는데 다섯 살 때 기억을 생생하게 묘사하시는 거예요. 엄마가 글을 잘 쓰세요. 엄마 글을 통해 엄마 마음속에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만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딸은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칭찬해드렸다. “우리 엄마, 정말 잘 사셨네!” 어머니는 글쓰기를 통해 과거와 화해하고 자존감을 찾아갔다. 기억력도 좋아졌다고 한다.그는 영화도 찍었는데 그 맥락이 그의 글쓰기를 빼닮았다. “독일에 연구원으로 나가 있을 때 취미로 영화를 배웠어요. 독일에 입양된 한국인 친구를 알게 됐는데 그 친구는 자신이 노량진 수산시장 쓰레기통에 탯줄을 단 채로 버려져 있었다는 충격적인 말을 건네 주었어요. 한국에 가서 엄마를 찾고 싶으니 도와 달라면서 그 과정을 촬영해 주면 좋겠다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 ‘찍고 싶다’에서 ‘찍어야만 한다’로 영화의 의미가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2015년 박상미는 미혼모와 입양인 이야기를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마더, 마이 마더’를 찍었다. 이 작품은 여성영화제, 인권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되기도 했다. 몇 년 후에는 강원 영월 상동 폐광촌 할머니들이 자서전을 쓰고 싶다고 강의를 요청해 와 찾아갔는데 절반이 글을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한 할머니께서 “나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데 내 인생 한이 너무 많아 입으로라도 쓰고 싶어 왔소”라고 호소하자 박상미는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2019년에 찍은 장편 다큐 ‘내 인생 책 한 권을 낳았네’는 그렇게 탄생했다. 영화를 먼저 찍고 이야기를 받아 적어 같은 제목의 책도 펴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국 현대사 특별전에서 상영작으로 초대받았어요. 관장님께 평생 서울 구경을 못 해본 할머니들이니 관광버스 대절해 전원 모시고 오자고 부탁했어요, 영화가 끝난 후 할머니들이 무대에 올라 전원 마이크를 잡고 자기소개를 했지요.” 이제 미혼모, 탄광촌, 교도소 등 주변부를 탐색하는 일은 박상미 글쓰기의 토대이자 무대가 됐다. “미혼모의 삶을 알게 되면서 아이를 입양 보낸 다양한 사연을 들을 수 있었어요. 교도소와 소년원에 심리치료 교육을 자원해 들어갔죠. 모든 것이 연결돼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법무부 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 6만여명을 대상으로 고민상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 가석방되는 모범수와 인사 나눌 기회가 있는데 “내일 퇴소합니다. 감사한 마음 갚을 길이 없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 여전히 울컥 눈물이 난다. 그는 이 일을 지치지 않고 오래 지속하고 싶다고 한다. 그럴 수 있기를 응원한다.박상미의 글쓰기 키워드는 치유, 회복, 소통, 공감이다. 감염병 시대에 더욱 맞춤한 것 같다. “자살 시도, 아동 학대, 고독사, 협의 이혼 신청이 증가했어요. 우울감, 무기력감, 대인기피 증상도 깊어지고요. 소통에 유연해지려면 예전보다 더 많은 관계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책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에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이 적혀 있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밖에는 들을 수 없다고 괴테가 말했어요.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연습, 잘 듣고 상대의 진심을 해석하는 연습, 나의 진심을 오해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연습,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공감 연습은 건강하고 안전한 관계를 맺는 데 반드시 필요해요.” 이러한 그의 경험과 실천은 우리 시대의 건강한 산문 미학이 어디를 향해야 할지를 암시해 주기에 족했다. 작가는 그동안 베스트셀러도 여럿 냈다. 스스로 생각하는 대표 저서는 어느 것일까? “우리 마음속에는 울고 있는 어린아이가 한 명쯤 살고 있죠. 죽음의 문턱까지 어린 저를 데려갔던 가난,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 다시 살기로 결심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간 인생의 기록을 쓴 책이 ‘마음아, 넌 누구니’예요.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잘 달래 주어야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갈 수 있는데 어린 시절 상처를 그대로 품고 살아가는 어른들이 많아요.” 그러고 보니 박상미의 말과 글에는 ‘울고 있는 어린아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주변 탐색의 결과, 다큐와 글쓰기 입양인 친구 사연 다큐로 남기고 책으로 펴낸 폐광촌 할머니들 삶 교도소·소년원 심리치료도 자원 “힘든이들의 의미 있는 삶 도울 것 “마음과 대화하는 법을 익히고, 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은 이미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쓴 거지요. 심리 상담을 받고 싶어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 쓴 것이기도 하고요. 상처 많은 사람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와 함께 작가는 마음을 보호하려면 ‘마음근육’을 길러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몸도 근육을 기르지 않으면 힘을 쓸 수 없듯이 마음도 근육을 기르지 않으면 무력감과 불안감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마음근육에서 긍정 에너지를 발산해야 삶의 기초대사량이 늘어나며, 아픈 마음을 발견하고 위로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안에 울고 있는 어린아이는 그렇게 스스로의 마음근육으로 삶을 위안해 갈 것이다. 그는 이제 무엇을 새롭게 해 갈까? “요즘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어요. 청소년의 마음근육을 키워 주는 이야기를 쓰고 영화로도 찍고 싶어요. 누구나 와서 책 읽고 토론하고 강의도 듣고 상담도 받는 쉼터를 만드는 게 꿈이었는데 곧 문을 엽니다. 특별히 소년원 출신 아이들이 머물면서 계획을 세우는 공간으로 활용될 겁니다.” 그는 여전히 힘든 사람들이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 싶다고 한다. 책의 수익금을 교도소, 소년원, 미혼모 자녀에게 도서를 후원하는 데 쓴다고 한다. “혼자 쓴 게 아니잖아요. 공감의 힘이지요.” 이제 우리는 그를 ‘인문 에세이스트 박상미’로 호명해도 괜찮을 것이다. 문학적 글쓰기가 얼마나 인간의 삶을 치유와 공감 쪽으로 접속할 수 있는지를 강렬하게 느낀 어느 늦겨울의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노선영, ‘왕따 주행‘ 논란 불복 항소

    노선영, ‘왕따 주행‘ 논란 불복 항소

    이른바 ‘왕따 주행’으로 논란에 휩싸인 노선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가 김보름(강원도청) 선수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다고 인정한 법원의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씨는 김씨가 자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심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 황순현)에 지난 17일 항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일부 승소판결을 받아든 지 하루 만이다. 이 날은 김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제 진짜 보내줄게. 안녕, 평창. 잘 가”라며 소회를 밝힌 날이기도 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씨가 노씨를 상대로 낸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2017년 11월부터 12월까지 노씨가 후배인 김씨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며 폭언과 욕설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300만원을 지급하도록 지난 16일 판결했다. 노씨는 김씨를 비롯해 박지우(강원도청) 선수와 함께 지난 2018년 2월 19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팀에서 한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김씨는 여자 팀 추월 8강에서 노씨를 상대로 ‘왕따주행’을 해 고의적으로 따돌렸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에서 해당 왕따주행이 없었다고 판단했지만, 김씨는 큰 충격을 받고 심리치료를 받아왔다. 재판부에서도 노씨 측이 주장한 ‘왕따 주행’이 사실이 아니라고도 판단해 김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노씨의 허위 인터뷰로 피해를 입었다는 김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왕따 주행 없었다” 법원 판결에...노선영 항소

    “왕따 주행 없었다” 법원 판결에...노선영 항소

    노선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가 2018 평창올림픽에서 ‘왕따 주행’이 없었고 김보름(강원도청) 선수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선영 측은 김보름이 자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에 지난 17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날 김보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제 진짜 보내줄게. 안녕, 평창. 잘 가”라며 법원 판결에 대한 소회를 밝힌 날이다. 앞서 재판부는 노선영이 2017년 11∼12월 후배인 김보름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선영 측이 주장한 ‘왕따 주행’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노선영의 허위 인터뷰로 피해를 봤다는 김보름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4년간 이어온 양측의 진실 공방은 상급심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김보름은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에 노선영·박지우(강원도청)와 함께 출전했다가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경기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노선영이 한참 뒤에 들어왔다. 당시 김보름이 마지막 주자였던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인터뷰 태도가 논란이 되면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통해 경기에서 고의적인 따돌림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미 비난 여론에 휩싸인 김보름은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인 지난 2019년 1월 김보름은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밝혔으며, 2020년 11월에는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 “김보름 평창 편파중계 없었다”…배성재·제갈성렬 입장

    “김보름 평창 편파중계 없었다”…배성재·제갈성렬 입장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종목 준결승을 앞두고 SBS 배성재 캐스터와 제갈성렬 해설위원이 우리 대표팀의 김보름이 겪은 ‘왕따 주행’ 오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배성재 “김보름, 관심 힘들었을 것이라 공감” 배성재 캐스터는 19일 오후 “최근 김보름, 노선영 선수 간 소송 판결이 나오면서 4년 전 SBS 중계를 소환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유튜브에 그때 당시 전체 중계영상 그대로 올라가 있는데, 다시 보시면 알겠지만 편파중계는 없었다. 그럴 의도를 가질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김보름이 힘든 시기를 겪은 것은 가슴 아프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관심이 무겁고 힘들었을 것이라 공감한다”고 언급했다.제갈성렬 해설위원도 “중계진으로서, 빙상인으로서 팀추월 종목을 해설했고, 어떤 이유라도 편파중계나 의도가 없었음을 진심으로 말한다”고 밝혔다. 또 “그럼에도 다 털어버리고 이곳 베이징에 김보름 선수가 다시 섰다”면서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 아름다운 레이스, 멋진 레이스, 후회 없는 레이스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응원하고 해설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성재 캐스터도 “추후에 또 설명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전했다. 문체부·법원 “왕따주행 없었다”배성재 캐스터와 제갈성렬 위원은 평창동계올림픽 팀 추월 경기 당시 노선영보다 한참 앞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결승선을 통과하자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다며 두 선수를 비판하는 어조의 해설을 했다. 이후 여론이 악화해 김보름은 ‘왕따 주행’의 가해자로 혹독한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로 이어졌지만 ‘왕따 주행’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났다. 최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건 민사소송 재판을 심리한 법원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미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김보름은 큰 상처를 입고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보름은 평창 대회 후 약 1년이 지난 2019년 1월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로 선수촌에 입촌한 2010년부터 평창올림픽이 열린 2018년까지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게 김보름의 주장이었다. 노선영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며 반박했지만, 김보름은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했다. 노선영 측은 법정에서 “폭언·폭행이 있었다고 해도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고, 피고는 원고보다 대학 4년 선배이고 법적으로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는 정도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고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표창원 “김보름에 깊이 사과”…4년 전 트윗 반성이날 표창원 전 의원도 당시 트위터에 “눈물과 큰 절, 태극기… 팀 추월 문제가 인격적인 성숙의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진솔한 사과와 노선영 선수와의 화해로 다시 전 국민의 사랑받는 스타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라고 쓴 사실을 거론하며 김보름을 향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트윗에 대해 “혹여 추가된 돌이었다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잃어버린 세월을 되돌릴 순 없겠지만 격려와 응원으로 긍지와 자부심, 마음의 평온을 되찾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보름, 노선영에 승소 후 “위자료 받으면 기부”김보름은 지난 16일 민사소송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면서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 제일 힘들었던 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이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됐다”면서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써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황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경기 트라우마까지 생겼다는 김보름은 아직도 시합 전에 약을 먹지 않으면 경기를 할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김보름은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이틀 뒤 베이징올림픽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300만원의 위자료를 받게 되면 기부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 “김보름에 깊이 사과”…표창원, 4년 전 ‘왕따주행’ 트윗 반성

    “김보름에 깊이 사과”…표창원, 4년 전 ‘왕따주행’ 트윗 반성

    표창원 전 의원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둔 국가대표 김보름에게 사과하고 응원을 전했다. 표 전 의원은 19일 트위터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왕따 주행’ 논란으로 오해를 받았던 김보름을 언급했던 자신의 과거 트윗을 언급하며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체부 이어 법원도 “왕따주행 없었다”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에서 노선영·박지우와 함께 출전한 김보름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노선영은 한참 뒤처져 들어왔다. 당시 김보름이 마지막 주자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는 곧 팀 내 불화설로 번졌으며 노선영이 팀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김보름의 인터뷰는 태도 논란까지 낳으면서 비난 여론이 커졌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특정감사를 벌인 결과 ‘왕따 주행’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났고, 최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건 민사소송 재판을 심리한 법원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미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김보름은 큰 상처를 입고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보름은 평창 대회 후 약 1년이 지난 2019년 1월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로 선수촌에 입촌한 2010년부터 평창올림픽이 열린 2018년까지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게 김보름의 주장이었다. 노선영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며 반박했지만, 김보름은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했다. 노선영 측은 법정에서 “폭언·폭행이 있었다고 해도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고, 피고는 원고보다 대학 4년 선배이고 법적으로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는 정도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고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표창원 “내 트윗이 추가된 돌이었다면 깊이 사과”표 전 의원은 “김보름 선수가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당당히 다시 빙판에 섰다”면서 “당시 저도 언급을 했을지 몰라 검색했더니 트위터에 하나가 있다”며 해당 글을 공유했다. 표 전 의원이 공개한 2018년 2월 올린 트윗에서 그는 “김보름 선수 눈물과 큰 절, 태극기… 팀 추월 문제가 인격적인 성숙의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진솔한 사과와 노선영 선수와의 화해로 다시 전 국민의 사랑받는 스타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 진짜 큰 문제는 운동만 알고 살아온 선수들보다 빙상계와 연맹의 고질적 파벌. 꼭 고쳐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표 전 의원은 자신의 과거 트윗에 대해 “혹여 추가된 돌이었다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잃어버린 세월을 되돌릴 순 없겠지만 격려와 응원으로 긍지와 자부심, 마음의 평온을 되찾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보름, 노선영에 승소 후 “위자료 받으면 기부”김보름은 지난 16일 민사소송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면서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 제일 힘들었던 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이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됐다”면서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써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공황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경기 트라우마까지 생겼다는 김보름은 아직도 시합 전에 약을 먹지 않으면 경기를 할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김보름은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이틀 뒤 베이징올림픽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300만원의 위자료를 받게 되면 기부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 ‘코로나 레드’의 덫… 약자 향한 비겁한 분풀이 늘었다

    ‘코로나 레드’의 덫… 약자 향한 비겁한 분풀이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 못지않게 내면의 화를 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로 인한 불만, 짜증 등 부정적 감정을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대상에게 쏟아 내는 식의 ‘분풀이’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편의점에서 오후 9시 이후 취식이 금지된다는 안내를 하자 “손님은 왜 받느냐”며 아르바이트생 머리에 우유를 던진 남성이나 카페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점원에게 뜨거운 커피를 쏟아 화상을 입게 한 여성 사례가 대표적이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통해 분노조절장애(기타 습관 및 충동 장애) 월별 환자 증가 추이를 살펴본 결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519명이었던 환자 수는 2년 만인 지난해 6월 624명으로 100명 넘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우울증(우울에피소드 재발성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64만 7691명)는 최근 10년 중 환자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분노조절장애 환자 역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최근 1년간 분노조절장애를 인정받은 판결 45건 중에서 분노조절장애는 감형 사유인 심신미약 상태로 인정됐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국민적으로 분노 감정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2020년 3월과 비교해 같은 해 8월 분노 감정이 11.5%에서 25.3%로 2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문제는 분노조절이 제대로 안 되면 폭력, 학대 등의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거치대에 발을 올리지 말아 달라는 택시기사나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체온 측정을 요구하는 경찰관을 상대로 폭행을 저질렀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도 있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길고양이를 철제 틀에 가둔 뒤 산 채로 불태워 죽이는 영상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분노 범죄를 두고 코로나19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강렬한 분노를 느끼는 ‘코로나 레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이 짙거나 사고방식이 편협한 사람일수록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공격성을 드러낸다는 분석도 있다. 분노 원인은 코로나19 상황과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사회이지만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에게 분노를 투사한다는 것이다.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범죄가 늘수록 누구나 피해자가 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초기에는 재난 발생에 대한 분노가 강했다면 3년째 접어들면서 질병 자체보다는 이걸 왜 해결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분노가 더 큰 상황”이라면서 “방역수칙을 지키는 등 스스로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울분이 내부로 향하면 우울인 ‘코로나 블루’, 외부로 향하면 분노인 ‘코로나 레드’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 “노선영, 김보름에 배상하라”…법원 “왕따 주행 없었다”

    “노선영, 김보름에 배상하라”…법원 “왕따 주행 없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보름(강원도청)이 과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종목에서 ‘왕따 주행’ 논란을 빚은 노선영 전 국가대표 선수를 상대로 건 민사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 황순현)는 16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2017년 11∼12월 후배인 원고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이전 가해진 폭언은 소멸시효가 지나 배상 범위에서 제외됐다. 다만 노선영의 인터뷰로 피해를 봤다는 김보름 측 주장에는 인터뷰 내용이 의견에 불과하다며 “일부 허위로 보이는 사실은 직접 원고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 연맹의 문제점을 제기하거나 피고 입장에서 느낀 것을 다소 과장한 것”이라고 판단해 받아들이지 않았다.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에서 노선영·박지우와 함께 출전한 김보름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노선영은 한참 뒤처져 들어왔다. 당시 김보름이 마지막 주자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는 곧 팀 내 불화설로 번졌으며 노선영이 팀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김보름의 인터뷰는 태도 논란까지 낳으면서 비난 여론이 커졌다. 재판부는 “피고의 허위 인터뷰로 명예가 훼손됐는지에 대해서는, 원고가 피고를 소외시키고 종반부에 갑자기 가속하는 비정상적인 주행으로 ‘왕따 주행’을 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특정감사를 벌인 결과 왕따 주행은 없었다고 결론지었고, 재판부 역시 같은 의견”이라고 설명했다.당시 문체부가 ‘왕따 주행’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미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보름은 큰 상처를 입고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보름은 평창 대회 후 약 1년이 지난 2019년 1월 오히려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로 선수촌에 입촌한 2010년부터 평창올림픽이 열린 2018년까지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게 김보름의 주장이었다. 노선영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며 반박했지만, 김보름은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했다. 노선영 측은 법정에서 “폭언·폭행이 있었다고 해도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고, 피고는 원고보다 대학 4년 선배이고 법적으로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는 정도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로 김보름의 손을 들어줬다.
  • 심리상담 하다가 성추행…상담사, 전자발찌 차고 있었다

    심리상담 하다가 성추행…상담사, 전자발찌 차고 있었다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 6개월 실형과거 강제추행·강간으로 두 차례 복역직장 변경에도 따로 신고하지 않아법원 “피해자, 치유는커녕 고통받아” 심리치료센터에 상담하러 온 피해자를 성추행한 심리상담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과거 강제추행·강간 등 혐의로 두 차례 복역했었고,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문광섭 박영욱 황성미)는 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심리상담사 A(54)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5년간의 신상정보 공개 고지 명령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같은 기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유지됐다. 서울 강남구에서 한 심리치료센터를 운영하던 A씨는 지난해 5월 상담하러 온 피해자 B씨에게 성적인 질문을 던지고 강제로 입맞춤을 하는 등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인적 사항을 확인하자 동생의 주민등록번호를 대며 신분을 숨긴 혐의도 있다. A씨는 범행 당시 강제추행·강간 등 혐의로 과거 2차례 복역한 뒤 전자발찌를 착용 중인 누범기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직장 등 신상정보가 변경되면 신고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강간 등 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고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에서 범행했다.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상담 치유는커녕 강제추행을 당해 고통을 받았고, 현재까지 엄벌을 구하고 있다”며 A씨를 질타했다. 이어 “과거 성폭력 범죄로 2회 징역형 전력이 있다. 특히 심리상담을 빙자해 여러 여성을 추행했다”며 원심의 징역 2년 6개월을 유지했다.
  • 여수 머물던 아프간 특별기여자 29명, 울산 현대중공업 취업

    여수 머물던 아프간 특별기여자 29명, 울산 현대중공업 취업

    여수에서 머물던 아프간특별기여자 29명이 울산 현대중공업으로 취업했다. 7일 오전 8시 여수 해양경찰교육원 실내체육관에서는 박범계 법무부장관 등이 울산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에 채용돼 떠나는 아프간특별기여자 29가구(157명)에 대한 환송식을 열고 배웅했다. 이날 퇴소한 29가구는 정부합동지원단과 현대중공업 간 협의를 통해 취업과 정착지가 정해졌다. 특별기여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고, 조선업계는 구인난을 해소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울산시 동구 소재 현대중공업 측이 제공한 사택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새로운 시작에 걱정이 앞서기도 하겠지만, 앞으로도 함께 할 대한민국 정부를 믿고 지역사회에 잘 정착해 주기를 바란다”며 “특별히 대한민국에 대한 국익 기여자로서 탈 없이 한국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이수한 아프간인들을 수용해주는 울산지역사회에 큰 감사를 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아프간 특별기여자 퇴소자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이 우리에게 베푼 아낌없는 지원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지난해 8월 26일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은 충북 진천군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여수 해경교육원으로 거처를 옮겨 4개월간 사회 적응 교육을 받아왔다. 국내 정착과 자립을 위한 기초법질서, 금융·시장경제의 이해, 소비자 교육, 양성평등 교육, 심리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달 7일 첫 퇴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체 78가구(389명) 중 71가구(349명)가 인천, 울산, 김포 등에 정착했다. 남아 있는 7가구(40명)는 오는 9일 마지막으로 퇴소할 예정이다. 최초 79가구(391명)가 입국했으나 지난해 12월 1가구(6명)가 미국으로 출국하고, 4명은 국내에서 출생했다.
  • [오늘의 눈] 경찰, 피해자의 알권리 더 관심 가져야/오세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경찰, 피해자의 알권리 더 관심 가져야/오세진 사회부 기자

    경찰청이 지난 3일 언론에 ‘수사권 개혁 평가 10문 10답’ 자료를 배포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후 지난 1년간 변화 내용을 설명한 자료다. 경찰은 사건 종결까지 처리 기간이 늘어난 일에 대해 “수사종결권 행사에 따른 책임감과 부담감이 증가해 필연적으로 사건 처리 기간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간 39만건의 불송치 사건(혐의 없음) 피의자가 평균 6일 먼저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나게 된 점, 현행범 체포 후 조사 결과 계속 구금할 필요성이 없다고 인정된 사람을 검사가 지휘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조기에 석방할 수 있게 된 점 등을 언급하며 “국민의 권리침해 구제와 인권 신장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스포츠센터 대표 A(41·구속 기소)씨가 직원인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태도를 보면 경찰이 책임 수사만을 강조하면서 범죄 피해자(피해자 가족 포함)의 알권리 보장과 같은 기본에는 다소 소홀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경찰은 이 사건 수사 초기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피해자 부검 1차 소견 내용을 유족에게 설명했고, 이후 유족 집을 방문해 심리치료 등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또 지난달 6일 유족에게 연락해 ‘A씨를 다음날 오전에 살인죄로 검찰에 구속 송치한다’는 사실도 알렸다. 경찰은 지난달 7일 오전 A씨를 송치한 직후 백브리핑을 통해 수사 결과를 언론에 설명했다. 그러나 유족 입장에서는 A씨의 범행 이유와 사전 계획 여부 등 궁금한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유족에게 ‘궁금하신 내용을 문자로 정리해서 보내 주시면 검토 후에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경찰의 안내에 따라 유족은 금요일인 지난달 7일 밤 경찰에 문자를 보냈다. 결국 유족은 피해자임에도 구체적인 수사 결과 내용을 언론 보도 전에 경찰로부터 직접 듣지 못한 반면 A씨가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언급한 진술 일부가 기사로 보도될 때마다 답답함을 느껴야 했다. 사건의 전모를 알고 싶어 하는 범죄 피해자에 대한 정보 제공은 피해자가 보장받아야 할 권리 중 하나다. 경찰이 피해자의 알권리 보장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길 바란다.
  • “영화 ‘파이트클럽’이 교훈극?”…결말까지 바꾸는 중국의 검열

    “영화 ‘파이트클럽’이 교훈극?”…결말까지 바꾸는 중국의 검열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이 주연을 맡은 영화 ‘파이트 클럽’(1999)은 인상적인 결말로 아직까지도 많은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이 영화의 결말은 전혀 다르다. ※기사 내용 중 영화 ‘파이트 클럽’의 내용과 결말이 담겨 있습니다.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파이트 클럽’이 결말의 결정적인 부분이 5분 잘려나가고, 전체적으로 12분 줄어든 버전으로 상영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원래 버전에서 소심한 현대인으로 묘사되는 주인공(에드워드 노턴 분)은 물질적 소비에서 삶의 위안을 얻을 뿐인 현대 자본주의의 단면을 비판하며 테러 활동을 벌이는 또 다른 자아 타일러(브래드 피트 분)를 저지하기 위해 영화 말미에 스스로 뺨 쪽에 총을 쏴 분신을 소멸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일러의 테러 계획은 성공하고, 주인공 일행이 무너지는 금융가의 고층 건물을 바라보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그러나 텐센트 버전의 결말은 완전히 달라졌다. 텐센트 버전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입에 총을 쏘며 영화는 끝이 나고 이후 “경찰은 타일러가 제공한 단서를 통해 전반적인 테러 계획을 신속하게 파악, 모든 범죄자를 체포해 타일러의 대량 살상 계획을 성공적으로 저지했다”는 문구가 나온다. 또 타일러(주인공)이 정신병원으로 보내져 심리치료를 받고 2012년 퇴원한 것으로 끝을 맺는다.원래 버전은 주인공이 또 다른 자아인 타일러의 통제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태도로 현대 자본주의의 상징인 고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담담히 지켜보는 것으로 끝을 맺는데, 텐센트 버전은 마치 영화 내내 이어진 주인공의 정신병적 테러 행위를 경찰이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교훈극으로 바꿔 버린 셈이다. 이 ‘새로운 결말’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SCMP는 전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 대중이 영화 검열에 익숙하다고 해도 완전히 다른 결말을 창조해낸 것은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영화를 차라리 서비스하지 말라. 어쨌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영화도 아니니까”라며 억지로 결말을 바꾸면서 영화의 본질이 망가져 버린 상황을 비꼬았다. 텐센트는 이 사안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중국 당국은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 또는 미신적이거나 체제에 대항하는 요소가 영화 내외적으로 연관돼 있을 경우 엄격히 검열하고 있다.마블코믹스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 ‘울버린’의 최후를 다루고 있는 영화 ‘로건’(2017)은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17분이 잘려나간 채 상영됐고, DC코믹스의 악당 캐릭터 ‘조커’ 역을 호아킨 피닉스가 맡아 새로운 시각에서 그려낸 ‘조커’(2019)는 폭력적인 묘사와 사회 소요가 벌어지는 결말 때문에 상영이 아예 금지됐다.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노매드랜드’는 미국 자본주의 체제에서 소외돼 떠돌이 생활을 하는 ‘현대판 유목민’을 그려낸 데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중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처음엔 큰 관심을 받았다가, 자오 감독의 과거 반중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상영이 취소되기도 했다.한 영화제작자는 SCMP에 “검열 당국이 때때로 삭제할 장면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지적한다”며 “대부분은 폭력적이거나 음란한 장면, 혹은 악당이 승리해서는 안 된다는 ‘가치’와 관련한 장면들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국의 지적을 받으면 콘텐츠의 상영 전까지 지시대로 편집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고 부연했다.
  • 검찰, ‘막대기 잔혹 살해’ 스포츠센터 대표 구속기소

    검찰, ‘막대기 잔혹 살해’ 스포츠센터 대표 구속기소

    만취 상태에서 직원을 막대기로 찌르는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한 어린이스포츠센터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이상헌 부장검사)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센터 대표 한모(41)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에서 직원 A(26)씨와 술을 마시던 중 머리 등을 수십 차례 때리고, 길이 70㎝ 플라스틱 봉을 신체에 찔러 넣어 직장·간·심장 등 장기가 파열돼 숨지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도중 오전 “어떤 남자가 와서 누나를 때린다”며 112에 거짓 신고를 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그는 “(범행 당시)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 조사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한씨가 음주 이후 피해자 행동에 불만을 느꼈고 폭행 및 살인으로 이어졌다”고 추정했다. 한씨는 이달 2일 구속된 뒤 7일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통합심리분석을 진행해 한씨에게 폭력적 성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센터 CCTV 영상과 112 신고 녹음파일 분석, 사무실 컴퓨터·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범행 후 피해자 움직임 토대로 피해자 A씨가 한씨의 범행 직후 심장 파열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음주 시 폭력 성향이 있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사소한 시비가 붙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이한 성적 취향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어린이 스포츠센터 엽기살인사건 피의자 대표 신상 공개와 강력처벌을 원합니다’라는 청원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8만 5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검찰은 유족 측에 장례비와 유족구조금을 지급하고,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 희소병 투병기 만화·영상으로 공개, 서로 응원하고 소통… 치유 돕는다

    희소병 투병기 만화·영상으로 공개, 서로 응원하고 소통… 치유 돕는다

    남들에게 털어넣기 어려운 투병 생활을 만화, 영상을 통해 공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용기를 내 투병기를 공개하는 이들을 향한 응원, 공감 등 상호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투병기가 병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돼줄 뿐 아니라 이를 보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선순환’이 작동하는 셈이다. 지난해 2월 난소암의 일종인 미성숙 난소 기형증 진단을 받은 작가 류(필명·18)씨는 SNS에 자신의 투병기를 만화로 그려 올리고 있다. 류씨는 16일 “항암치료를 받을 때는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싶어 무기력했고 불행하다고 느꼈다”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제 병을 당당히 알리고 ‘병 이전에 내가 어떤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류씨의 만화 첫 회 도입부는 “고등학생인 내가 암에 걸렸다”로 시작한다. 그의 만화는 과하게 우울하지도, 그렇다고 억지로 희망차지도 않다. 그저 솔직하다. ‘착한 암’이라는 주변의 반응에 “착한 암이 어딨냐”고 반문하거나 수험생이 되는 친구들을 보며 느끼는 소회를 덤덤히 그린다. 류씨는 “자신의 항암 팁을 전수해주거나 응원하는 댓글을 많이 받는다”면서 “투병기를 공개한 후 암도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특별한 삶일 수 있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유튜브에는 투병기를 영상을 통해 공개하는 채널이 60개가 넘는다. 구독자들은 동정보다는 응원하는 마음으로 환자들도 연대하고 있다. 유방암과 희귀질환 투병기를 올리는 유튜버 ‘연빛나라’를 구독하는 이모(28)씨는 “투병기를 보며 병이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더 응원하게 됐다”면서 “투병기를 공개하는 유튜버에게 소통이 힘이 될 것 같아 꾸준히 구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게릭병 유튜버 ‘삐루빼로’, 뼈 전이암 유튜버 ‘김쎌’ 등 투병기를 챙겨보는 오모(28)씨도 “투병 자체도 힘들텐데 그 과정을 공개하고 공유해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유튜버의 안부를 옆에서 챙긴다는 기분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병기를 공개하는 것이 환자들의 치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본인의 힘든 얘기를 주변에 공유하면 계획이나 목표가 분명해지고 병을 극복하기 위해 더 노력을 하게 되는 ‘선언 효과’가 발생한다”면서 “SNS라는 온라인 공간에서 낯선 사람에게 드러내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감정적으로 정화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 “병 이전에 저입니다” 만화로, 영상으로 투병기 공개하는 사람들

    “병 이전에 저입니다” 만화로, 영상으로 투병기 공개하는 사람들

    SNS, 유튜브로 희소병 투병기 공개투병 사실 감추지 않고 당당히 소통“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고 싶어”전문가 “선언 효과 발생해 치유에 도움”‘고등학생인 내가 암에 걸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만화를 올리는 작가 류(18·필명)씨는 첫 회 도입부를 이렇게 시작하는 작품을 연재한다. 고등학교 2학년 새 학기를 준비하던 지난해 2월 배가 아파 찾은 병원에서 난소암의 일종인 미성숙 난소 기형종 진단을 받은 경험을 담은 작품이다. 항암치료를 받던 류씨는 자신의 투병기를 만화로 그려 세상에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 남들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암 투병기를 솔직하게 꺼내고 경험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류씨는 13일 “항암치료를 받을 때는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싶어 무기력했고 불행하다고 느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제 병을 당당히 알리고 ‘병 이전에 내가 어떤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만화는 과하게 우울하지도, 그렇다고 억지로 희망차지도 않다. 그저 솔직하다. ‘착한 암’이라는 주변의 반응에 ‘착한 암이 어딨냐’고 반문하거나 수험생이 되는 친구들을 보며 느끼는 소회를 덤덤히 그리기도 한다. 류씨는 “자신의 항암 팁을 전수해주거나 응원하는 댓글을 많이 받는다”며 “투병기를 공개한 후 암도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특별한 삶일 수 있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이 변했다”고 말했다. 류씨처럼 용기를 내 본인의 투병기를 공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을 향한 응원, 공감 등 상호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투병기가 병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돼줄 뿐 아니라 이를 보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선순환’이 작동하는 셈이다. 유방암과 희귀질환 투병기를 올리는 유튜버 ‘연빛나라’를 구독하는 직장인 이모(28)씨는 “투병기를 보며 병이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더 응원하게 됐다”며 “투병기를 공개하는 유튜버에게 소통이 힘이 될 것 같아 꾸준히 구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게릭병 유튜버 ‘삐루빼로’, 뼈 전이암 유튜버 ‘김쎌’ 영상을 챙겨보는 오모(28)씨도 “투병 자체도 힘들 텐데 그 과정을 공개하고 공유해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유튜버의 안부를 옆에서 챙긴다는 기분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병기를 공개하는 것이 환자들의 치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본인의 힘든 얘기를 주변에 공유하면 계획이나 목표가 분명해지고 병을 극복하기 위해 더 노력을 하게 되는 ‘선언 효과’가 발생한다”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낯선 사람에게 드러내는 것이지만 감정적으로 정화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 나 자신을 다독이려고… ‘반려돌’ 키웁니다

    나 자신을 다독이려고… ‘반려돌’ 키웁니다

    반려견, 반려식물에 이어 반려돌을 ‘입양’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성인 한 손 크기의 동그란 돌을 ‘반려돌’, ‘애완돌’이라고 부르며 다른 반려생물처럼 애정을 쏟는 식이다. 지난해 3월부터 부업으로 온라인에서 반려돌을 판매하는 강도현(28)씨가 지난 한 달 동안 판매한 반려돌 수는 300개가 넘는다. 강씨는 11일 “반려돌에 하는 말은 곧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 집중해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얻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혹 ‘돌 하나 팔아 돈 많이 남겠다’는 말을 하는 분도 계신데 상업적 목표보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어머니가 요즘 힘들어하셔서 반려돌을 선물하고 싶다’는 구매자 후기를 보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반려돌은 주로 화분·수조 등을 장식하는 데 쓰는 달걀 모양의 매끄러운 돌 ‘에그스톤’을 많이 쓴다. 각자 개성에 따라 돌머리에 올려 둘 수 있는 작은 모자, 종이집과 방석 등을 함께 구매해 반려돌을 꾸미기도 한다. 반려돌을 키우는 사람들은 서로를 ‘석주’(石主)라고 부른다. 관상용 수석 문화와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실제 반려돌을 구입한 사람들은 인터넷상에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반려동물이 숨진 것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용어)를 건너고 우울증 상태인데 반려돌을 무드등 옆에 놓으니 너무 좋네요. 이름은 순돌이입니다”, “이 아이는 아낌없이 주고도 대가를 바라지도 않아요. 배신하지도 않고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네요. 심리치료에 너무 도움됩니다” 등의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반려돌과의 소통은 곧 거울처럼 반사돼 스스로를 다독이는 순간”이라며 “현대인들에게 회복탄력성을 길러 긍정의 힘을 키우는 데 도움된다”고 말했다.
  • “반려돌을 아시나요?”…‘힐링’ 필요한 시대 이색 반려용품

    “반려돌을 아시나요?”…‘힐링’ 필요한 시대 이색 반려용품

    이색 반려용품 ‘반려돌’ 관심 늘어“스스로 다독이고 긍정 심는 힐링”반려동물, 반려식물에 이어 반려돌을 ‘입양’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성인 한 손 크기의 동그란 돌을 ‘반려돌’, ‘애완돌’이라고 부르며 다른 반려생물처럼 애정을 쏟는 식이다. 지난해 3월부터 부업으로 온라인에서 반려돌을 판매하는 강도현(28)씨가 지난 한 달 동안 판매한 반려돌 수는 300개가 넘는다. 강씨는 11일 “반려돌에 하는 말은 곧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 집중해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얻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혹 ‘돌 하나 팔아 돈 많이 남겠다’는 말을 하는 분도 계신 데 상업적 목표보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며 “‘어머니가 요즘 힘들어 하셔서 반려돌을 선물하고 싶다’는 구매자 후기를 보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반려돌은 주로 화분·수조 등을 장식하는데 쓰는 달걀 모양의 매끄러운 돌 ‘에그스톤’을 많이 쓴다. 각자 개성에 따라 돌머리에 올려둘 수 있는 작은 모자, 종이집과 방석 등을 함께 구매해 반려돌을 꾸미기도 한다. 반려돌을 키우는 사람들은 서로를 ‘석주’(石主)라고 부른다. 관상용 자연석을 가꾸는 수석 문화와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실제 반려돌을 구입한 사람들은 인터넷상에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반려동물이 숨진 것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용어)를 건너고 우울증 상태인데 반려돌을 무드등 옆에 놓으니 너무 좋네요. 이름은 순돌이입니다”, “이 아이는 아낌없이 주고도 대가를 바라지도 않아요. 배신하지도 않고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네요. 심리치료에 너무 도움 됩니다” 등의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3년째 지속되면서 타인과의 소통이 줄고 불안·고립감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반려돌과의 소통은 곧 거울처럼 반사돼 스스로를 다독이는 순간”이라며 “코로나 시기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회복탄력성을 길러 긍정의 힘을 키우는 데 도움된다”고 말했다.
  • 코로나19로 부모잃은 아이 만 10만명... 치명률 1위 국가는?

    코로나19로 부모잃은 아이 만 10만명... 치명률 1위 국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한창인 페루에서 이른바 '코로나 고아'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고아는 코로나19로 부모 또는 양친 중 한쪽을 잃은 어린이를 일컫는 현지 표현이다.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지난 8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부모를 잃은 페루의 어린이가 10만 명에 달한다는 제목의 메인 기사를 실었다. 현지 언론은 이를 받아 "교황청이 공식기관지를 통해 우려를 표명할 정도로 페루의 '코로나 고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페루에서 코로나19로 양친 또는 부모를 여읜 어린이의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페루 여성-취약계층부에 따르면 페루에서 코로나19 유행으로 양친 또는 부모 중 한 쪽을 잃은 어린이의 비율은 1000명당 10.2명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아버지를 잃은 어린이는 최소한 7만 3000명, 엄마를 여읜 어린이는 2만 명을 웃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8월까지의 통계로 지금은 고아의 수가 훌쩍 늘어났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진행되면서 사망자가 늘고 있어 '코로나 고아'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아나이 두란드 페루 여성-취약계층부 장관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재유행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라는 슬픈 신기록을 페루가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페루의 코로나19 치명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는 20만3019,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는 608.6명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론 사망자가 훨씬 많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해도 자택에서 사망한 경우 사인이 코로나19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고아가 양산되자 페루는 지원을 위해 법률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두란드 장관은 "코로나19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를 돌보는 1만7500가정에 지원금을 지급 중이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이를 확대하기 위해선 (조건 완화를 위해)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페루 중앙정부는 지원 대상을 8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에겐 매월 지원금과 심리치료가 지원된다.
  • “꼰대 낙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새시대 살아갈 기술 빠르게 배워야”

    “꼰대 낙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새시대 살아갈 기술 빠르게 배워야”

    통계청 공식통계를 보면 대기업 인력의 주축은 30대, 중소기업의 주축은 50대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의 숫자를 보면 대기업 종사자 398만명 중 30대가 119만명(30.0%)으로 가장 많다. 이어 40대 109만명(27.3%), 50대 이상(24.4%), 20대 이하(18.3%) 순이다. 중소기업의 경우엔 50대(24.7%) 비중이 제일 크고 60대 이상(18.4%)까지 더하면 50대 이상(43.1%)은 5명 중 2명꼴로 늘어난다. 이어 40대(24.1%), 30대(19.2%), 20대 이하(13.6%) 순이다.통계대로면 중소기업 신입사원은 30대가 아닌 50대 사수와 일할 가능성이 높고 대기업 신입사원이라면 40대 이상의 선배를 접하기 어렵다. 운 좋게 취업에 성공해 20대 신입사원이 되더라도 조직 안에서 자신의 10년 후, 20년 후를 그릴 때 참고할 대상군 자체가 적은 셈이다. 역으로 이 같은 연령분포가 대세를 이루면서 운 좋게 조직에 남은 40대, 50대 중년은 옛날처럼 오롯한 관리직이 되지 못하고 실무 부담에 치여 허덕인다. 청년도, 중년도 힘든 세태는 조직 내 세대의 연속성이 무너진 결과 드러난 양상인 셈이다.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조직 내 세대 편중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이동우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센터장은 ‘세대’가 아니라 ‘시대’에 주목하기를 권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의 중년이 성장한 1970~1980년대는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였고 이들이 사회에 본격 진출한 1990년대 이후로는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됐다”면서 “이런 흐름 속에 2000년이 넘어가면서 전 세계가 ‘개인주의 심화’라는 현상을 공통적으로 겪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1992년에 나온 서태지의 ‘난 알아요’처럼 전주가 40초가 넘는 노래가 요즘에도 가능할지 생각해 보라”고 물은 뒤 개인주의가 만연할수록 사람들이 ‘미래에 발생할 일’보다 ‘현재의 만족’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0년대 이후 시대의 변화가 당시 청년인 MZ세대에게서 두드러졌을 뿐 전 세대가 새로운 시대와 무관치 않았다”면서 “그러니 중년이 꼰대라는 낙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새로운 시대에 몰입해 시대를 살 기술을 빠르게 배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도 중년에게 ‘시대 학습’을 권했다. 임 교수는 “지금의 40대 역시 디지털에 익숙한 편이지만 모바일보다는 PC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보다는 싸이월드에 익숙해 이 세대와 M세대 사이 경계가 지어진다”면서 “그러니까 중년들은 2030세대와 경쟁자가 아닌 협조자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소통을 늘려 가야 한다”고 권유했다. 한편으로 ‘낀 세대’로서의 불안감을 해소할 방법으로 임 교수는 “지지해 줄 친구들이나 가족과의 소통을 늘려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중년 동년배들끼리의 교류 확대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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