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 김위원장은 ‘우뇌 파일型’
무뚝뚝한 표정(2일)→웃음 띤 환담.(3일) “반갑습니다.”(2일, 공식 환영식장)→“환자도 아닌데….”(3일, 회담석상)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어법과 표정이다. 김 위원장은 3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전날에 비해 훨씬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뿐만 아니라 노 대통령에게 회담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이번 회담의 협상 전략적인 측면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김성형 한국 협상아카데미 대표는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철저하게 전략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며 직관적인 성격이지만, 이틀간의 행동 추이로 볼 때 고도의 전략가적 기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김 대표는 “공산권 국가일수록 상대 파트너가 느끼기에 협상 과정을 힘들게 하고 극적인 타결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라고 말했다. 거기에다 김 위원장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사람인 데다 ‘황제 훈련’을 받은 사람이다. 때문에 김 대표는 이번 협상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담을 둘러싼 전반적인 정세도 북측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측면이 많다. 때문에 김 위원장은 고도의 전략가적 기질에 주변 상황까지 곁들여져 회담을 쥐락펴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 같은 예상은 김 위원장의 협상가적 기질에서도 드러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김 위원장은 전형적인 ‘우뇌 파일’ 유형”이라고 말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일수록 언변이 화려하고 움직임이 크다고 한다. 또한 즉흥적이고 감성적이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는 눈이 밝고 상대방의 반응에 민감한 편이라고 한다. 상대방을 놀래주는 경향이 있는 데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다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을 영접할 때, 앞쪽으로 더 나아갈 수 있었는 데도 한 자리에 계속 서있는다든가, 말을 아끼는 등 비교적 차분하고 절제된 모습은 다분히 계산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과정보다는 결과 지향적인 경우가 많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틀 동안의 행동에 비춰볼 때 일단 협상에 들어가면 본래 모습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그만큼 심리전에도 능하고 문제를 해결할 때 본인의 직관적인 능력을 가장 신뢰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우뇌 파일’유형에 대해 “룰을 잘 깬다.”고도 했다. 격식이나 형식논리가 있는 협상장이라 하더라도 필요에 의해 얼마든지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번 회담 일정을 하루 더 연기하자고 즉석 제안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김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결과를 중시하고 감성적인 편이라, 큰 그림을 구상할 때 의견 일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비해 논리적이라 구체적인 협상에 임할수록 의견이 어긋날 가능성도 많을 것이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