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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병 65만명에 심리상담사 95명 뿐… 예견된 사고?

    해병대 소초에서 총기를 난사한 김민찬 상병이 입대 후 인성검사에서 ‘폭력적·단체생활 융합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일반 ‘관심사병’으로 분류되는 등 국방부의 사병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병사들의 정신적·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군 심리상담사제도’(병영생활 전문상담관)마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제도적 허점이 대형 참사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병사들의 심리적 문제로 총기 난사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군 심리상담사 제도가 부족한 인력 탓에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 심리상담사제도는 2005년 6월 경기 연천 전방초소(GP) 총기 난사 사건 이후 2006년 도입됐다. 문제는 이런 역할을 담당할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해 제도가 겉치레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육·해·공 전군을 통틀어 전문 심리상담사는 95명에 불과하다. 국방부는 2006년 8명을 시작으로 2007년 12명, 2008년 42명, 2009년 105명, 2010년 106명으로 전문 상담 인력을 점차 늘려 왔다. 하지만 올해는 운영상의 이유를 들어 지난해보다 11명이 줄어든 95명의 전문 상담사만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현재 우리 장병 숫자는 65만여명에 이른다. 국방부는 “올해 인원이 줄어든 것은 운영상의 효율성을 더하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제도를 정비한 후 상담관 숫자를 140여명까지 늘려 현재 사단급까지 배치된 상담관을 앞으로는 여단급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40여명의 전문가가 전군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군 관련 전문가는 “현재 장병 6500명당 1명꼴로 전문 상담 인력이 배치돼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장병들과 상담해 사전에 문제를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최소 연대별로 한 명씩은 배치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 400명 이상의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2년마다 군 심리상담사가 바뀌는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현행 비정규직법으로 인해 심리상담 인력은 2년 주기로 퇴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군 관련 전문가는 “전문 상담사의 경우 군종 장교나 다른 장교들과 달리 민간인 신분이어서 병사들과 친밀감이 높고, 상담 결과도 더 만족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 정규직 전환이 안 돼 2년 정도 근무하면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면서 “2년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은 업무의 전문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천주교 피정, 얼마나 아시나요

     ‘천주교 피정(避靜·retreat), 얼마나 아시나요’ 여가 시간과 문화가 확산되고 심리적, 영적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천주교 피정에 대한 일반인의 참여가 부쩍 늘고 있다. 불교의 전통 사찰문화 체험인 템플스테이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문화로서의 피정이 같은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5일 공개한 피정 상황을 보면 휴가철 프로그램 수만 해도 2005년 23개에서 올해 75개로 지난 6년 사이 3배가량 늘었다. 피정의 집 숫자도 같은 기간 88개에서 134개로 1.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내용과 형식이 다양해지면서 단지 천주교 신자만의 신앙행사가 아닌 보편적인 생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셈이다.  천주교에서 피정이란 원래 하느님과의 영적 만남을 위해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최근 진행 중인 피정의 양상은 결코 이런 종교적 해석에 머물지 않음을 확연히 보여준다. 피정의 대부분이 피정을 위한 숙소에서 영적 지도자의 안내에 따라 진행되고 피정도 휴가를 이용한 영적 재충전으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우선 가장 많이 늘어난 피정의 유형은 일반 성인들의 가톨릭 영성체험과 청년들의 수도생활 체험이다. 가톨릭 영성을 소개하는 피정에는 기도와 묵상 방법을 안내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화되고 있다.  렉시오 디비나(성독·聖讀), 향심기도, 이냐시오 영신수련, 예수마음기도는 전통적 가톨릭 수련법을 배울 수 있는 대표적 피정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렉시오 디비나는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허성준 신부가 선보인 평화방송 TV특강을 통해 급속히 확산된 피정이다. 일상 속 피정을 돕는 특이한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아 여름 피정 외에 서울, 대구, 부산 지역에서 매월 기도모임이 진행중이다.  이냐시오 영신수련의 경우 개신교로도 확산된 프로그램으로 주목받는다. 주교회의에 따르면 매회 피정 때마다 참가자의 10%가 개신교 목회자들이다. 특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선교훈련원은 지난달 14일 이냐시오 관상기도 전문가인 스위스의 한스 조그 펠레 목사를 초청, 관상기도 모임 행사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가르멜 수도회,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등은 전통적인 고유 영성을 토대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정립하고, 기도에 임하는 태도를 다지도록 돕는 새로운 형태의 피정을 선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수도생활 체험 피정은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신자와 비신자가 모두 수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특징 때문에 개별 수도회들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베네딕도회가 처음 마련한 수도생활 체험 피정은 수도자의 삶을 체험한 뒤에도 수도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 교류할 수 있는 체험피정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웃 종교 신자와 비신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종교 교류 측면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족피정의 확산도 눈에 띄는 추세다. 가족 단위의 피정은 영적 수련과 수도생활 체험 말고도 기도·묵상에 심리상담을 연결한 프로그램이 주종을 이룬다. 천주교주교회의 관계자는 “피정은 이미 천주교 신자만의 영역을 벗어나 이웃 종교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일상생활의 구체적 문제 해결을 돕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미혼모’ 명칭 퇴출된다…”주홍글씨 미혼모에 새이름을”

    ‘미혼모’ 명칭 퇴출된다…”주홍글씨 미혼모에 새이름을”

    미혼모.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그 이름은 ‘낙인’이다. 지우기 힘든 주홍글씨다.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제과점 주인을 꿈꾸던 ‘17세 미혼모 성은이의 희망 노래’<2010년 9월 29일 자 11면> 보도 이후에도 그랬다.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도 많았지만 악플도 적지 않았다. 누가 이들에게 ‘죄인’의 굴레를 씌웠을까. 서울신문과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가정의 달을 맞아 미혼모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꿔 보려고 한다. 그들을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민단체도 함께 나섰다. 서울신문은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전환하기위해 명칭 공모와 함께 홀로서기에 성공한 그녀들의 이야기, 부족한 지원책, 대안 등을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싣는다. 미혼모에 대한 새 이름 짓기 공모전은 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http://seoulhanbumo.or.kr)에서 참가 신청서를 내려받아 온라인(hanbumo@seoul.go.kr)이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대상 1명에게는 50만원, 우수상 1명에게는 30만원, 가작 2명에게는 각각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제공된다. 대상작은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미혼모 관련 단체 등에서 ‘미혼모’를 대체하는 단어로 사용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가족·친구도 등 돌려요”… 편견에 두번 운다 ‘대부분 10대 임신으로 교육적·경제적 정도가 낮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으며 부모로서의 발달과업을 달성할 수 없다.’, ‘신체적인 미숙과 영양 부족으로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고위험 임산부와 고위험 태아 및 신생아가 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소개된 미혼모의 정의다. 이렇듯 아직도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정부나 공공기관에조차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가진 여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결혼제도를 통한 출산만이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돼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고정관념 탓에 제도화된 결혼관계가 아닌 미혼 남녀의 출산이 모두 죄악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생활에서 그 ‘주홍글씨’는 더 짙다. 김혜림(31·가명)씨도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2008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남자친구 역시 “책임지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김씨의 임신과 출산을 알리지 않았다. 김씨는 철저히 혼자가 됐다. 갓난아이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동료들에게 미혼모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직장 동료가 보고 말았다. 당황했지만 그는 친한 동료라 믿고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러나 말로는 이해한다던 동료는 점차 변했다. 시선이 달라졌고, 연락도 하지 않았다. 마치 김씨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도 없는 그에게는 위안의 손길이 절실했다. 출산하기 바로 몇 달 전 그는 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토로했다. 돌아온 대답은 “낙태해.”였다. 결국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믿었던 동료나 친한 친구조차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김씨는 세상에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하면 그냥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대신 딸처럼 대해 주던 외숙모와 외삼촌도 등을 돌렸다. 외삼촌은 “도와 주지 말라.”며 외숙모와 그를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혼모들의 현주소다. 무슨 사연이 있든, 어떤 과정을 겪었든 사람들은 미혼모를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사회적 낙인,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고 제 자식을 택한 엄마를 ‘단죄’하려 든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미혼모·부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와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는 3.18점을 기록, 동성애자(3.48점) 다음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3.17점), 장애인(3.09점), 미혼부(3.07점), 영세민(2.88점), 결혼이주자(2.78점), 이혼자(2.71점), 여성(2.50점) 등의 순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여성 개인의 시민적, 모성적 권리를 부인하고 낙태와 입양으로 연결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미혼모·부를 개인적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형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면 입양, 낙태 문제가 적지 않게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입양과 낙태 대신 출산을 결정하는 여성이 늘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함께 나섰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20여곳의 미혼모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미혼모지원단체협의체’를 발족했다. 구세군 두리홈, 구세군 한아름, 마음자리, 마포클로버, 보아스아동, 청소년 상담 센터, 샤인힐,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 생명누리의 집, 아름뜰,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열린집, 영락모자원, 착한벗선우랑 심리상담센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해오름빌, 창신모자원, ㈔지혜로운 여성, 동국대학교 사이프 동아리 등이 뜻을 모았다. 이날 발족식에는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등 총 18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주세요’ 캠페인 준비와 선포식,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서울신문과 이 단체들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미혼모의 새명칭 공모다. 또 캠페인 공모전과 더불어 다음(daum) 아고라에서 토론과 응원서명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미혼모들이 말하는 ‘미혼모’ “제가 미혼모라는 걸 아는 순간부터 사람들 눈빛이 변해요. 아이를 대하는 것도 달라지고요. 저희는 변한 게 없는데….” ‘편견 가득한 눈빛과 싸늘한 반응’. 미혼모들이 느끼는 우리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다. 특히 미혼모를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보는 편견이 이들을 더 위축되게 만든다. 지난해 홀로 자녀를 출산한 최서원(30·가명)씨. 그녀는 미혼모를 무책임한 여성으로 여기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여러번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최씨는 “주변에서 미혼모라고 하면 언제든 아이를 두고 도망갈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 ‘살다 보면 한번쯤 큰일이 닥칠 텐데 그때 도망가는 거 아니냐’고 물어올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미혼모를 “가장 후회 없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소중한 아이를 지키고 책임지기 위해 세상의 편견에 맞서 아이를 택한 사람이라는 뜻에서다. 미혼모들은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주변인들의 눈초리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자식이라고 홀대하거나 차별할까 봐 두렵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혼모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열린 부모교육에 참석했다가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느꼈다며 울먹였다. 그녀는 “자기소개를 하는데 특이한 내 성씨를 딴 아이의 이름을 함께 말하자 나를 보는 시선이 차가워졌다.”면서 “혹시 내 아이에게 신경을 덜 쓰거나 차별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마음을 졸인다.”고 말했다. 서울 청림동에 사는 미혼모 박소은(19·가명)씨 역시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히는 장벽이 예상 외로 높다고 말했다. 미혼모라는 이유로 취직이 잘 되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 8개월 된 자녀를 키우는 박씨는 “대부분 미혼모들은 출산하고 빨리 아이를 맡기고 돈을 벌러 나가는데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도 많은데 우리 같은 미혼모들은 더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아이를 낳고 기르니 슈퍼우먼이지요.” 박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서울에서 ‘미혼모’ 명칭 사라진다…6일부터 27일까지 새 이름 공모

    서울에서 ‘미혼모’ 명칭 사라진다…6일부터 27일까지 새 이름 공모

    미혼모.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그 이름은 ‘낙인’이다. 지우기 힘든 주홍글씨다.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제과점 주인을 꿈꾸던 ‘17세 미혼모 성은이의 희망 노래’<2010년 9월 29일 자 11면> 보도 이후에도 그랬다.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도 많았지만 악플도 적지 않았다. 누가 이들에게 ‘죄인’의 굴레를 씌웠을까. 서울신문과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가정의 달을 맞아 미혼모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꿔 보려고 한다. 그들을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민단체도 함께 나섰다. 본지는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인식 전환을 위해 명칭 공모와 함께 홀로서기에 성공한 그녀들의 이야기, 부족한 지원책, 대안 등을 모두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싣는다. 미혼모에 대한 새 이름 짓기 공모전은 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http://seoulhanbumo.or.kr)에서 참가 신청서를 내려받아 온라인(hanbumo@seoul.go.kr)이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대상 1명에게는 50만원, 우수상 1명에게는 30만원, 가작 2명에게는 각각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제공된다. 대상작은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미혼모 관련 단체 등에서 ‘미혼모’를 대체하는 단어로 사용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주홍글씨’ 된 명칭 ‘미혼모’ 이제는 바꿀 때다  ‘대부분 10대 임신으로 교육적 경제적 정도가 낮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으며 부모로서의 발달과업을 달성할 수 없다.’, ‘신체적인 미숙과 영양 부족으로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고위험 임산부와 고위험 태아 및 신생아가 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소개된 미혼모의 정의다. 이렇듯 아직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조차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가진 여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결혼제도를 통한 출산만이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돼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고정관념 탓에 제도화된 결혼관계가 아닌 미혼 남녀의 출산이 모두 죄악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동료·가족까지 외면하는 그들의 현실  실제 생활에서 그 ‘주홍글씨’는 더 짙다. 김혜림(31·가명)씨도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2008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남자친구 역시 “책임지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김씨의 임신과 출산을 알리지 않았다. 김씨는 철저히 혼자가 됐다. 갓난 아이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동료들에게 미혼모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직장 동료가 보고 말았다. 당황했지만 그는 친한 동료라 믿고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러나 말로는 이해한다던 동료는 점차 변했다. 시선이 달라졌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마치 김씨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도 없는 그에게는 위안의 손길이 절실했다. 출산하기 바로 몇 달 전 그는 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토로했다. 돌아온 대답은 “낙태해.”였다. 결국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믿었던 동료나 친한 친구 조차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김씨는 세상에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하면 그냥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대신 딸처럼 대해주던 외숙모와 외삼촌도 등을 돌렸다. 외삼촌은 “도와주지 말라.”며 외숙모와 그를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혼모들의 현주소다. 무슨 사연이 있든, 어떤 과정을 겪었든 사람들은 미혼모를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사회적 낙인,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고 제 자식을 택한 엄마를 ‘단죄’하려 든다. 취재 과정에 만난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의 형태로 인정해야낙태, 입양 문제도 해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미혼모·부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와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는 3.18점을 기록, 동성애자(3.48점) 다음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3.17점), 장애인(3.09점), 미혼부(3.07점), 영세민 (2.88점), 결혼이주자(2.78점), 이혼자(2.71점), 여성(2.50점) 등의 순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여성 개인의 시민적, 모성적 권리를 부인하고 낙태와 입양으로 연결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미혼모·부를 개인적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형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면 입양, 낙태 문제가 적지 않게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입양과 낙태 대신 출산을 결정하는 여성이 늘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함께 나섰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20여곳의 미혼모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미혼모지원단체협의체’를 발족했다. 구세군 두리홈, 구세군 한아름, 마음자리, 마포클로버, 보아스아동, 청소년 상담 센터, 샤인힐,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 생명누리의 집, 아름뜰,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열린집, 영락모자원, 착한벗선우랑 심리상담센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해오름빌, 창신모자원, ㈔지혜로운 여성, 동국대학교 사이프 동아리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주세요’ 캠페인 사업 준비와 선포식,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날 발족식에는 서울시청, 여성가족재단, 한국미혼모가족협회등 총 18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본지와 이 단체들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미혼모의 새명칭 공모다. 또 캠페인 공모전과 더불어 다음(daum) 아고라에서 토론과 응원서명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미혼모가 말하는 미혼모… “미혼모는 OO이다” “제가 미혼모라는 걸 아는 순간부터 사람들 눈빛이 변해요. 아이를 대하는 것도 달라지고요. 저희는 변한게 없는데.”  ‘편견 가득한 눈빛과 싸늘한 반응’. 미혼모들이 느끼는 우리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다. 특히 미혼모를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보는 편견이 이들을 더 위축되게 만든다.  지난해 홀로 자녀를 출산한 최서원(30·가명)씨. 그녀는 미혼모를 무책임한 여성으로 여기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여러번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최씨는 “주변에서 미혼모라고 하면 언제든 아이를 두고 도망갈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 ‘살다보면 한번쯤 큰일이 닥칠텐데 그 때 도망가는거 아니냐.’고 되물어올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미혼모를 “가장 후회 없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소중한 아이를 지키고 책임지기 위해 세상의 편견에 맞서 아이를 택한 사람이라는 뜻에서다.  미혼모들은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주변인들의 눈초리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자식이라고 홀대하거나 차별할까봐 가장 두렵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혼모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열린 부모교육에 참석했다가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느꼈다며 울먹였다. 그녀는 “자기소개를 하는데 특이한 내 성씨를 딴 아이의 이름을 함께 말하자 나를 보는 시선이 차가워졌다.”면서 “혹시 내 아이에게 신경을 덜 쓰거나 차별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마음을 졸인다.”고 말했다.  서울 청림동에서 사는 미혼모 박소은(19·가명)씨 역시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히는 장벽이 예상 외로 높다고 말했다. 미혼모라는 이유로 취직이 잘 되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 8개월 된 자녀를 키우는 박씨는 “대부분 미혼모들은 출산하고 빨리 아이를 맡기고 돈을 벌러 나가는데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도 많은데 우리같은 미혼모들은 더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아이를 낳고 기르니 슈퍼우먼이지요.” 박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주홍글씨’ 된 명칭 ‘미혼모’ 이제는 바꿀 때다

     ‘대부분 10대 임신으로 교육적 경제적 정도가 낮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으며 부모로서의 발달과업을 달성할 수 없다.’, ‘신체적인 미숙과 영양 부족으로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고위험 임산부와 고위험 태아 및 신생아가 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소개된 미혼모의 정의다. 이렇듯 아직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조차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가진 여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결혼제도를 통한 출산만이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돼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고정관념 탓에 제도화된 결혼관계가 아닌 미혼 남녀의 출산이 모두 죄악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동료·가족까지 외면하는 그들의 현실  실제 생활에서 그 ‘주홍글씨’는 더 짙다. 김혜림(31·가명)씨도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2008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남자친구 역시 “책임지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김씨의 임신과 출산을 알리지 않았다. 김씨는 철저히 혼자가 됐다. 갓난 아이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동료들에게 미혼모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직장 동료가 보고 말았다. 당황했지만 그는 친한 동료라 믿고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러나 말로는 이해한다던 동료는 점차 변했다. 시선이 달라졌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마치 김씨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도 없는 그에게는 위안의 손길이 절실했다. 출산하기 바로 몇 달 전 그는 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토로했다. 돌아온 대답은 “낙태해.”였다. 결국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믿었던 동료나 친한 친구 조차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김씨는 세상에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하면 그냥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대신 딸처럼 대해주던 외숙모와 외삼촌도 등을 돌렸다. 외삼촌은 “도와주지 말라.”며 외숙모와 그를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혼모들의 현주소다. 무슨 사연이 있든, 어떤 과정을 겪었든 사람들은 미혼모를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사회적 낙인,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고 제 자식을 택한 엄마를 ‘단죄’하려 든다. 취재 과정에 만난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의 형태로 인정해야낙태, 입양 문제도 해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미혼모·부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와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는 3.18점을 기록, 동성애자(3.48점) 다음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3.17점), 장애인(3.09점), 미혼부(3.07점), 영세민 (2.88점), 결혼이주자(2.78점), 이혼자(2.71점), 여성(2.50점) 등의 순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여성 개인의 시민적, 모성적 권리를 부인하고 낙태와 입양으로 연결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미혼모·부를 개인적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형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면 입양, 낙태 문제가 적지 않게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입양과 낙태 대신 출산을 결정하는 여성이 늘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함께 나섰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20여곳의 미혼모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미혼모지원단체협의체’를 발족했다. 구세군 두리홈, 구세군 한아름, 마음자리, 마포클로버, 보아스아동, 청소년 상담 센터, 샤인힐,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 생명누리의 집, 아름뜰,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열린집, 영락모자원, 착한벗선우랑 심리상담센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해오름빌, 창신모자원, ㈔지혜로운 여성, 동국대학교 사이프 동아리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주세요’ 캠페인 사업 준비와 선포식,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날 발족식에는 서울시청, 여성가족재단, 한국미혼모가족협회등 총 18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본지와 이 단체들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미혼모의 새명칭 공모다. 또 캠페인 공모전과 더불어 다음(daum) 아고라에서 토론과 응원서명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가정의 달 5월에 김용헌 서울가정법원장을 만나다

    가정의 달 5월에 김용헌 서울가정법원장을 만나다

    부부 1000쌍당 10쌍꼴로 이혼한다. 어머니를 살해한 경찰관이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상습적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재중동포 여성이 남편을 살해했다. 고등학생들이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중학생을 집단 폭행하다 숨지게 했다. 19세 미만 소년범의 재범률이 35%에 이른다…. 2011년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이다. 가족의 해체가 아닌 붕괴 수준이다. 이런 문제 대부분은 ‘가정’의 작은 틈새에서 시작된다. 가사·소년 사건을 전담하는 가정법원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건 당연하다. 가정의 달 5월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다섯 글자를 금과옥조처럼 지키려 하는 김용헌(56) 서울가정법원장을 만나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는 것보다 이혼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그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높아지는 이혼율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크다. -이혼이 죄악시되던 시대는 지났다. 부부가 서로 혼인한 이상 결혼생활을 원만히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여러 사유로 인해 부부가 이혼에 이르는 것을 막을 수 없고 때로는 이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때도 있다. 결혼생활에 있어서 대부분 여성이 무조건 희생하고 참아 왔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이혼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면서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뤄졌다고도 볼 수 있다. 여성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여성이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지 않나. 사회적으로 봤을 때는 이혼이 문제가 아니라 이혼 가정의 자녀가 문제다.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없는 상태에서 자라면서 여러 가지 정서적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혼 가정 자녀들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법원도 이혼 자체보다는 미성년 자녀의 양육 문제와 이혼 후의 적응 등 복지 측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부모들을 상대로 이혼 후에 자녀들과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과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특히 몇년 전부터 시행한 비양친 부모와의 캠프에 참여하길 적극 권유한다.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부모와 자녀가 1박2일로 지내면서 재결합도 하더라. 자주 보지 못하는 부모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호응이 좋다. 또 판결보다는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다. 과거에는 이혼 소송에서 증인으로 미성년 자녀를 세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혼을 가정의 해체가 아니라 가정의 재구성으로 보는 시각이 확립돼야 한다. →‘비행 청소년’을 비난하는 시각이 거세다. -가정법원에 오는 청소년들은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거나, 가족과 학교로부터 소외돼 따뜻한 사랑과 정을 느끼지 못하는 일이 많다. 소년 비행은 경제적·환경적 요인이 절대적이다. 아이들을 비난하고 강력한 처벌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가정법원이 중점을 두는 것도 비행성을 없애는 데 있다. 무작정 잘못했다고 교도소나 소년원만 보낼 게 아니라, 종교단체 등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게 하는 것이 낫다. →학교에서 바로 법원으로 송치하는 ‘통고’ 제도가 있던데. -청소년의 범죄에 대해 보호자나 학교장이 가정법원 소년부에 통고하는 제도를 말한다. ‘학생들을 잡아다가 법원에 보낸다’는 안 좋은 인식이 있어서 교사들이 꺼리지만, 실은 훌륭한 제도다.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일반적으로 경찰서나 검찰 수사를 거쳐서 처리되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사조사관에게 직접 조사받을 수 있다. 위압적인 분위기가 없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다. 최근 체벌금지 풍토가 정착되면서 학생들을 관리·감독하기 어려워진 교사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가정법원은 여타 법원과 어떻게 다른가. -다른 법원은 잘잘못을 가리는 곳이지만 가정법원은 후견적·복지적 역할이 강조된다. 판사들끼리도 판결보다는 ‘싸움을 말리는’ 조정을 많이 해서 ‘내가 판사 맞나’라는 농담을 할 정도다. 이혼 당사자들의 사연, 소년들의 억울함을 끝없이 들어줄 때도 많다. 특히 가사·소년 사건은 배경과 진상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사건을 처리하는 것보다 분쟁의 원인을 제거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게 더 중요하다. 판사뿐만 아니라 조정위원, 상담위원, 조사관 등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정법원 판사들도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가사소년전문법관 제도가 있다. 서울가정법원 전체 판사가 40명인데 그중 18명이 전문법관이다. 예전에는 판사들이 가정법원에서 근무하게 되면 ‘쉬다 간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2005년부터 전문법관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서 가정법원에만 5~6년씩 있다 보니 전문법관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도 생긴다. 사법연수원에서 틈틈이 연수를 받으면서 전문성을 키워 가고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프로필 ▲충북 영동(사시 20회, 사법연수원 11기) ▲청주지법 영동지원장 ▲서울지법 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장
  • 서울시 무상급식 범위 확대 중·고교 소득 하위 18%까지

    서울시 무상급식 범위 확대 중·고교 소득 하위 18%까지

    서울지역 중·고교 저소득층의 무상급식 지원 대상이 소득기준 하위 18%까지 확대된다. 공·사립 유치원에 시설환경개선비가 새로 지원되고, 각 학교에는 전문 심리상담사가 배치된다. 서울시는 3일 이런 내용의 ‘2011년도 교육지원기본계획’을 수립, 공고했다고 밝혔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총 753억 8000만원으로 지난해 514억원에 비해 무려 46%나 늘어났다. 교육지원기본계획은 시가 교육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2007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다. 시는 우선 교육청이 지난해 중·고교 소득 하위 13% 이하에게 제공했던 저소득층 무상급식을 올해 163억원을 더 들여 평균 18% 이하로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학교는 소득기준 11%에서 16%로, 고등학교는 16%에서 21%로 대상 범위가 확대되며 인원수로는 총 3만 4000여명이 늘어난다. 서울시는 지원대상 폭을 연차적으로 늘려 내년은 소득 하위 23%, 2013년 28%, 2014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안전하고 학습 친화적인 환경에서 유아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로 공·사립 유치원 866곳에 시설환경개선비 59억원을 지원한다. 상대적으로 교사 처우가 열악한 사립유치원에 운영비로 교사 1인당 11만원꼴인 60억원의 운영비도 추가 지원된다. 또 현재 상담사가 없는 279개 중·고교에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입시 스트레스 관련 상담을 맡을 전문 심리상담사를 배치하고 22개 초·중등학교에는 스포츠강사 배치비 및 악기 구입비를 시범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중·고교 자기주도학습실 조성(15억 5000만원) ▲방과후학교 활성화 지원(72억 5000만원) ▲자기주도학습 지원(26억원) ▲원어민 교사 확대(66억 7000만원) 등의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의회가 증액한 교육 관련 일부 예산은 이번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창학 시 교육협력국장은 “올해 계획 수립으로 ‘3무(無) 학교’ 등 서울시의 교육지원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라면서 “이달부터 전출금이 투입되면 시교육청과의 협력사업이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열린세상] ‘위험사회’ 대책이 필요하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위험사회’ 대책이 필요하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카이스트에서 또 한명의 학생이 자살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2개월 전 실업계고교 출신 학생이 입학 1년 만에 성적 문제 등을 고민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청년이 생때같은 목숨을 버릴 때 겪었을 고통과 불안, 좌절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대책이다. 자살은 전염성이 강하다. 한 사람이 자살하면 주위의 6명이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는 조사 보고가 있다. 카이스트는 실업계교 학생의 자살 이후 ‘자살사고 방지 대책위원회’와 ‘새내기 지원단’ 운영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으나 연이어 또 다른 자살이 발생, 매우 당혹스러워한다고 한다. 군대 내 자살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국방부 ‘군 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2009년 군내 사고로 사망한 군인은 113명으로 2008년에 비해 21명이 줄어들었지만 자살로 사망한 군인은 75명에서 81명으로 6명이 늘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국방부가 2009년 1월부터 8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자살예방 종합시스템’을 정립해 시행하고 있으나 군 자살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단 자살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지난 26일은 천안함 침몰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충격적인 사건 이후 살아남은 생존자 대부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사건 기억을 통해 계속적인 재경험을 하게 돼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심신을 소비하는 질환이다. 신체적 부상보다 후유증이 더 무서운 정신적 상처(Trauma)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이들이 국가 유공자로 등록된다고 해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등의 심리질환은 보훈병원에서 지원대상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방보훈병원은 정신, 심리질환자 치료를 위한 전담 병실이나 전문인력, 상담 클리닉조차 없다. 천안함 침몰과 같은 대규모의 국가적 재난과 지진, 해일, 홍수와 같이 공포스러운 천재지변은 이제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우리 곁에 상존하는 위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위험사회’의 저자인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는 “도처에 잠복해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위험, 그 위험에 대한 불안”이 현대와 다른 시대를 구별 짓는 특징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 사회가 ‘아주 특별하게 위험한 사회’임을 지적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최고의 자살률, 북한의 위협, 그리고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통한 무한경쟁의 사회,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대형사고와 사건 등 개인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반복적인 위험이 우리 사회를 ‘아주 특별하게 위험한 사회’로 몰아가고 있음은 사실인 듯하다. 더군다나 이러한 위험에 대해 ‘시간이 흐르면 좋아질 거야.’, ‘난 괜찮겠지.’와 같은 근거 없는 낙관주의의 팽배는 체계화되고 조직화된 대책과 예방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여론을 의식한 일시적 미봉책은 이제 만성화된 생존위협에 대한 공포 치료엔 역부족인 듯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대형 참사 피해자들을 상대로 심리치료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2001년 뉴욕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때는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상담팀이 꾸려져 생존자와 유가족을 도왔다. 9·11 테러 때도 정신과 의사 수백명이 자원봉사팀을 꾸려 생존자와 목격자에 대한 치료에 나섰다. 자살률을 줄이는 데 성공한 국가들은 모두 자살 예방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켜 자살 예방과 생명 사랑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위험에 대한 시민 교육이 생애 초기부터 활성화되어야 한다. 재난의 생존자뿐 아니라 만성화된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고 있는 국민들에 대해 의료진의 체계적인 조율과 조정이 이루어지는 지역사회 내 공공의료 네트워크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4개월이 흘러가고 있다. 일본 지진에 대한 인도주의 물결속에 연평도 주민들이 지금 어디서 어떻게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 “북한에 없는 봉사활동 해보니 뿌듯”

    “북한에 없는 봉사활동 해보니 뿌듯”

    “선생님, 상실이 뭐예요. 마음이 아픈 걸 말하나요?” “그건 상심이고 상실은 어떤 것이 사라지거나 잃는 것을 말하는데 북에 가족을 남겨두고 온 여러분들이 느끼는 감정일 거예요.” 25일 북한이탈주민들이 유독 많이 사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북부하나센터. 9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이 모여앉아 정신건강 강의를 듣다가 낯선 단어 때문에 소통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통일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하나센터는 지난해 3월 일제히 문을 열어 개원 한 돌을 맞았다. ●3주간 한국 생활방식 체득 하나센터는 ‘또 하나의 이웃’ 북한이탈주민들이 하나원(신병인수과정을 돕는 통일부 산하기관)을 퇴소한 뒤 안정적인 남한사회 정착을 돕는 곳이다. 하나원에서도 3개월 동안 법률, 취업, 영어, 한국어 등을 배우는데, 3주간 현장 위주의 체험도 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은 하나원을 퇴소한 첫날부터 강행군이다. 먼저 한 일은 주민등록번호 신청. 신변보호담당관과 하나센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동주민센터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갖는 절차를 밟는다. 정부에서 임대해 준 영구임대아파트 계약도 했다. 초기 정착금 300만원으로 42~79㎡ 남짓한 아파트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시장과 슈퍼를 돌았다.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 그러나 그 자유가 마냥 좋지만 않고 또 어색하기만 했다. 둘째날은 집안 청소를 한 뒤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은행, 병원, 우체국 등을 이용하는 실습을 한다. 오전 8시 30분부터 집에서 나와 하나센터로 모였다. 은행을 방문해 통장을 개설하고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방법을 배우고 돌아왔다. 김영인 심리상담사는 피곤해하는 이들이 안쓰러운지 강의 도중에 “괴로우면 참지 말고 주변에 손을 내밀어 도움을 구하라.”고 했다. ●40.7%가 가족 떠난 죄책감 중국에 있을 때 기독교를 믿게 됐다는 김모(49·여)씨는 “우울하거나 힘들 때는 매일밤 기도한다. 북한에서는 힘들 땐 축구를 하며 풀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상담사가 “언제 한번 실력 좀 보여달라.”고 말하자 강당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교사 생활을 했다는 오모씨는 “평생을 그렇게 원하던 자유를 찾았지만 그 자유를 혼자만 느낀다는 죄책감 때문에 너무 고통스럽다.”며 “남한에 온 뒤 일기를 쓰는 습관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지난해 1200명의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남한사회 적응 수준을 조사한 결과 40.7%가 가족들과 친구들을 남기고 떠나온 사실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 3년간 13명의 탈북민이 남한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자살을 선택해 하나센터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은 날치기, 전화사기를 당했을 때 대처요령 등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부터 보험·예금, 취업상담·고용훈련, 진학 등 인생설계까지 모든 것을 배우게 된다. 특히 프로그램 중 하나원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직장체험도 한다. 어린이집, 택배회사, 봉제공장, 요양원, 인쇄업체 등 한 곳을 택해 일일 직원으로 근무한다. 한모(66)씨는 “나이가 들어 직장 체험은 못하고 요양원에 가서 어르신들 목욕을 도와주고 식사하는 것도 거들었다.”면서 “북에는 없는 노인복지시설에서 봉사하는 일이 보람되고 뿌듯했다.”고 미소지었다. ●심리상담서 구직까지 지원 신정애 사회복지사는 “3주간의 교육이 끝난 뒤에도 부적응자들을 위해 심리 상담은 물론 구직 등록, 취업 및 진로 상담, 학습멘토링, 봉사활동 등 1년간 맞춤형 사후관리를 하게 된다.”고 했다. 하나센터는 지난해 서울 4곳, 경기 6곳 등 전국적으로 29곳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수강 인원이 적어서 일률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 개정을 통한 지방비 확보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영화리뷰] ‘세상의 모든 계절’ -망가진 관계 치유할 수 있을까

    영국 런던에 사는 노부부 톰(짐 브로드벤트)과 제리(러스 쉰)는 소박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앙숙의 대명사인 톰과 제리란 이름과 달리 이들의 부부생활은 텃밭에서 공들여 키운 토마토처럼 탐스럽다. 토목지질학자인 남편과 심리상담사인 아내는 눈빛만 봐도 척척 통하는 찰떡궁합. 유머러스한 인권변호사인 아들 조이(올리버 맬트먼)는 ‘사교성 종결자’인 여자 친구 케이티를 데려온다. 완벽한 가정이다. 그런데 지인들은 하나같이 인생의 퍼즐을 못 맞추고 헤맨다. 제리의 직장동료인 메리(레슬리 맨빌)는 조울증이 의심될 만큼 기복이 심하다. 불행했던 결혼생활과 이혼으로 얻은 상처로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린다. 톰의 배불뚝이 친구 켄(피터 와이트)은 넉넉한 연금 덕에 당장 퇴직을 해도 문제가 없지만, 삶의 보람을 못 느끼고 맥주만 부어댄다. 60대 언저리이지만 여전히 삶이 불안정한 이들은 엄마 품처럼 편안한 톰과 제리 부부를 찾는다. 24일 개봉한 영국 리얼리즘 영화의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의 ‘세상의 모든 계절’(원제:Another Year)은 ‘관계’에 관한 영화다. 망설이며 다가서지 못하거나, 진심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거나, 서툰 용기를 내 다가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리 감독은 “이 영화의 어떤 측면은 내가 지금 67세라는 사실과 연관돼 있다.”면서 “계속되는 삶과 우리가 그 삶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끝없이 골몰한 데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네이키드’로 1993년 프랑스 칸영화제 감독상, ‘비밀과 거짓말’로 1996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베라드레이크’로 2004년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거장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는 명불허전(名不虛傳). 굳이 강속구를 던지지 않고도 쉽게쉽게 땅볼 타구로 맞혀 잡는 대투수의 관록이 느껴진다. 예술영화인 양 잰 체하지 않으니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 ‘마이클 리 사단’으로 부를 만한 명배우들의 호흡도 편안하다. 불안정하고 상처 많은 여성을 완벽하게 그린 메리 역의 맨빌은 영국 가디언지가 뽑은 여배우 톱10에 들었고 지난해 전미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맨빌은 리 감독의 장편영화 11편 가운데 9편을 함께한 동반자다. 리 감독은 “그녀는 매번 새롭다.”면서 “이미 익숙한 배우와 일할 때 중요한 것은 예전에 했던 것을 절대 반복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키는 것이며 다음에는 또 다른 영역을 탐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라드레이크’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이멜다 스턴튼이 영화 초반 제리의 환자로 나오는 것도 흥미롭다. 출연시간만 보면 단역인데 특유의 무표정하고 만사 귀찮은 듯한 연기가 압권이다. 전체 관람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전씨 “정신장애 치료 안받아”

    전씨 “정신장애 치료 안받아”

    장자연씨의 지인으로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한 전모(31·가명 왕첸첸)씨가 수사 결과에 항의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발견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씨는 문건에서 “정신 장애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1995년 광주 모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하던 중에 장씨를 알게 됐다.”며 경찰의 발표를 부인했다. 경찰은 2009년 3월 25일 중간 수사결과에서 “왕첸첸은 1980년생으로 적응장애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장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는 사람이며 (편지는)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추측한 내용을 써서 제보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문건은 경기지방경찰청장이 부실 수사와 전씨에 대한 인권 침해를 인정하는 ‘공식 사과문’ 형식이다. 전씨가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 경찰이 직접 해명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지난해 장씨 사건을 진행한 재판부에 편지와 함께 이 문건을 제출했지만 검찰과 피고인들의 변호인 측 모두 증거 신청을 하지 않아 재판 자료로 채택되지 않았다. 전씨는 문건에서 “왕첸첸은 장애 및 적응장애로 치료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장씨와 알게 된 경위에 대해 “1995년 11월경부터 인연이 되어(1995년경 전라남도 광주 조선대학교 병원에서 치료를 위한 입원 등을 기점으로) 고인이 되기 전까지 순수한 오빠, 동생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수사결과와 관련, “왕첸첸이 고 장자연과 일면식도 없는 전혀 무관한 존재이며 신문을 보고 언론의 내용을 읽고 그럴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한 것은 심도있게 수사를 진행하지 못한 데서 발생된 사고”라고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를 맡았던 이명균 삼척경찰서장은 “이번에 이 문건을 처음 봤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봐야 하지만 정신병자의 글이라 (수사 결과를 뒤집을 만한)재고의 여지가 없다.”면서 “전씨의 병원치료 기록과 교도소 측 심리상담사의 상담 내역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경찰과 검찰이 재판부에 넘긴 수사 기록에 전씨의 정신 병력을 입증하는 자료가 없다.”면서 “경찰의 주장이 석연치 않은 만큼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트라우마 심리치료 전문가들 나섰다

    정신과 전문의, 심리학과 교수 등 900명의 재난심리상담 전문가들이 18일부터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6개 시·도 피해 농장주와 현장 수습요원들에 대한 상담에 나섰다. 농장 종사자들이 불면, 환청, 식욕부진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소방 방재청은 18일 근로자의 정신 및 심리상담을 위해 정신과 전문의, 심리학과 교수, 전문심리상담사 등으로 구성된 근로자지원프로그램(EPA)과 함께 피해 농장주 등을 상대로 전화상담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상담 후 전문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각 지자체가 운영 중인 정신보건센터로 인계하기로 했다. 최우선 상담 대상은 구제역과 AI가 발생한 6개 시·도 피해 농장주 3500여명이다. 그 다음은 가축 매몰 작업에 참가한 공무원, 군인, 경찰 등 현장 수습요원 3000여명이다. 방재청 관계자는 “피해 농장을 직접 찾아가 기초조사를 하려 했으나 구제역 발생지역 출입 통제로 외부 인원의 접근이 제한돼 있어 전화상담을 통해 추가적인 치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재난심리상담은 지난해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369명이 받은 바 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방역 작업 중 다쳤거나 PTSD를 겪는 공무원은 공상 처리하고 있으며 사망자 1명을 포함해 5명이 공상 처리됐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비행학생 ‘학교장 법원 통고제’ 추진할 만하다

    경기도 교육청이 오는 3월 새학기부터 비행학생들에 대한 학교장 통고제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학교장 통고제는 비행 학생을 곧바로 법원에 알려 소년보호재판을 청구하는 제도다. 새로운 게 아니다. 지난 1963년 소년법 개정 때 학교장이나 보호자가 우범·범죄 소년을 발견할 경우, 법원(소년부)에 통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법원은 비행 사실 및 동기·범죄 경력 등을 따져 사건이 가벼우면 상담·교육을 받게 하고, 무거우면 전문적인 심리상담이나 소년보호처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검·경찰, 법원의 형사소송절차를 거치지 않는 까닭에 수사기록이나 범죄경력으로 남지는 않는다. 전과라는 낙인 효과를 없앨 수 있어 무엇보다 바람직하다. 학교장 통고제는 정작 사법(死法)에 가까웠다. 최근 10년간 100건도 활용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소년범을 검·경찰이 아닌 법원이 직접 다룬다는 점에 딴죽을 걸었고, 법원은 법이라는 채찍보다 학교의 선도가 우선해야 한다며 미온적이었다. 특히 학교는 학생 문제를 밖으로 가져 가길 꺼렸다. 그러면서도 학생이 형사처벌 대상이 됐을 땐 손을 떼기가 일쑤였다. 아예 학생신분을 상실케 한 것이다. 학교 현장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체벌금지가 시행됨에 따라 교권 붕괴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학생인권에 치중해 교권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학교장 통고제가 교권도 염두에 둔 만큼 일석이조다. 또 학생 처벌보다는 재발 방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더욱이 전과 낙인을 찍지 않는 탓에 학생 장래에 미칠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어 교육적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격언을 새삼 떠올리지 않더라도 학생 인권과 교권 보호를 위해 학교장 통고제가 제대로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사회적 차원의 협조가 있었으면 한다.
  • [오세훈 서울시장 단독인터뷰] “전국 첫 도입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유지·강화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 단독인터뷰] “전국 첫 도입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유지·강화할 것”

    서울광장 조례에 이어 무상급식 조례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또다시 충돌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시의회와의 시정협의 중단까지 선언한 상태다. 물론 시의회도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인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예상된 갈등이다. 시민들은 오 시장과 민주당 중심의 서울시의회 간 갈등이 생산적인 시정 운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9일 오전 시장 집무실에서 오 시장을 만나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듣는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 발표에서 서울시가 지자체 1위라는 낭보를 접한 오 시장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유지·강화할 것이다. 학교 무상급식과 관련해 곽노현 시 교육감에게 TV 토론을 제안한 것은 정말 시민들 자녀 교육에 불요불급한 게 과연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따져 보자는 취지”라는 등 시정 현안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직후 상황을 ‘사면야가’, ‘악전고투’로 줄여 표현했다. 지금은 어떤 말로 대변할 수 있나. -‘건곤일척’을 겨루는 장수(將帥)의 심정이랄까. 지난 6개월을 시의회와 공존을 모색한 시기로 정의한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시각차를 좁히기 위해 애썼다. 거리 차를 줄인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참 대화로 안 되는 것도 있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다. 결국 합의 처리가 아닌 일방 처리로 끝난 것을 보면서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이…. →무상급식 조례안을 ‘망국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하고 저지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말씀해 달라. -정책이란 게 어렵고 복잡하다. 호도해서 인기영합적 정책을 펼치는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하지 않나. 0.3% 가지고 집행부가 인색하게 군다. 이런 식이다. 첫째, 10년이면 5조원 들어가는 정책을 시범사업 한번 하지 않고 하자는 것은 상식 밖이다. 내년 초등 2500억원, 중학교 1500억원 등 최소한 4000억원 들어가는데 급식시설이 제대로 돼 있나, 조리시설이 제대로 돼 있나. 엉망 아니냐. 또 배식 도우미 등 인적 자원도 천차만별이다. 평균적으로 맞추려면 또 1000억원 들어간다. 이런 것을 갑자기 하자는 것이다. 한 해 5000억원 들어가는 것을 시범사업도 없이 하루아침에 말이다. 일해 본 사람은 다 아는 것이다. →무상급식 조례 여파로 시의회 시정 질의에 불참하는 등 너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대화를 제안했더니 그럴 생각이 있으면 시의회 와서 하라고 한다. 겉보기엔 맞는 얘기다. 시정질의하는 장면을 봤을 것이다. 10~20분 질의하고 1분 내로 답하라고 하거나 40분 중 35분 일방적으로 발언하고 5분 내로 대답하라고 한다. 그래 놓고 억울한 것 있으면 오라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그런 시정질의 형태를 교육감이 모르겠나. 같이 앉아서 봤지 않나. 그런 대화가 오가는 것을 개탄했을 것이다. 그분도 3개 학년 전원 무상급식안을 마련했으면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나. 교육청 예산으로 안 되니 시에 요청한 것 아닌가. 그럼, 토론장에 나와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나까지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다수 의석에 숨어 그렇게 처신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TV 토론 제안도 시정을 책임진 시장으로서 교육철학을 얘기하자는 뜻이다. →끝내 토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아울러 시가 추진하려는 교육지원 정책은 무엇인지 소개해 달라. -토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명회를 열고 편지 보내기, 현장대화 등을 통해 시민들을 직접 설득하는 데 나서겠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을 늘리려고 한다. 현재 초·중·고교생의 11%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자녀 14만 3232명에게 급식비를 지원하는데 내년 16%, 2012년 21%, 2013년 26%, 2014년엔 30%로 하겠다. 시는 학급 전체에 무상급식을 하더라도 우선 내년 1개 학년부터 실시한 뒤 2012년 2개 학년을, 2013년 3개 학년을 늘리는 방식으로 하자는 단계별 ‘1+2+3 시스템’도 시의회 등으로 이뤄진 협의체에 제안한 바 있다. 또 학교급식 지원을 위해 올 3월부터 강서구 외발산동에 친환경 유통센터를 운영해 초등 및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우수 농·축산물을 공급, 식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예산은 지난해 59개교에 14억원, 올해 468개교에 69억원을 지원했다. 내년 2월엔 바로 옆에 제2유통센터를 건립해 모두 700여 개교에 혜택이 돌아간다. 2013년 이후 전체 1305개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가 지원을 받는다. 이런데도 마치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 속상하다. →폭력·사교육비·학습준비물 없는 ‘3무(無) 학교’는 어떻게 되고 있나. -내년 527억원, 2012년 915억원, 2013년 1057억원, 2014년 1239억원 등 모두 3738억원을 투입하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무폭력을 위해 학교보안관을 배치한다. 내년에 143억 7100만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또 전문 심리상담사 양성에 20억 9000만원을 새로 배정했다. 초등학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확대를 위해 올해 58억 3500만원, 내년에 7억원을 투입한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크게 9개 분야로 나뉜다. 먼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예산을 올해 50억원에서 67억 5500만원으로 늘린다.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는 기존 60개 학교 95명에서 내년엔 155명으로 60명 늘린다. 방과후 학교 행정보조 인력 지원과 우수운영 주체에 대한 지원, 중·고교 자기주도 학습여건 조성 등 7개 분야를 합쳐 307억 5900만원을 투자한다. 올 예산은 211억 8800만원이었다. 또 학습준비물 지원에 예산 52억 4000만원을 새로 짰다. 시민들과 현장에서 만나 자녀들을 위해서는 바로 이런 것들을 바란다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시 나름대로 파악해 가장 급하다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미 몸에 맞지 않는 책걸상과 화장실을 바꾸는 사업 등에 4년간 2500억원 넘게 투입했다. 공교육 콘텐츠 강화는 물론 보편적 복지라는 게 이런 데 애쓰는 것 아니냐. 소득을 따지지 않고 급식비를 모두 지원하자는 주장은 이와는 다른 ‘무차별 복지’다. →무상급식 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았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또 핀란드나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데. -앞서 밝힌 대로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내년에 278억원을 급식비 지원에 쓰는 예산안을 짰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별도 무상급식 항목으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모순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실제 직원들이 업무를 처리할 수 없을뿐더러 실제를 봐도 내년엔 새로 어떤 사업도 펼칠 엄두를 도저히 못 낸다. 미국에서도 연방 빈곤지표 130% 미만 저소득자에게 무상급식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까지 얘기하는데 상황이 딴판이다. 핀란드나 스웨덴은 국민총생산(GDP) 대비 국가 재정지출이 50%대인 반면 우리나라는 21%다. 시 예산 중 깎을 게 없다. 도로 막히니까 보수하는 것이고, 내년엔 뭘 깎아서 전면 무상급식 예산을 짤 것인가.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사업도 시범시행을 거치는 법인데, 초대형 사업을 당장 하자는 제안은 1000만명이 사는 거대도시의 종합행정 원리에 맞지 않다. →화제를 바꾸자.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 다시 1위를 한 비결이 뭔가.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2010년 16개 광역 시·도 청렴도 평가 결과 시는 2008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1위를 탈환했다. 공무원이 합심해 내부 청렴도 9위까지 밀려났던 아픔을 회복해 의미가 남다르다. ‘청렴 서울’ 브랜드가 ‘글로벌 톱5’ 도시 도약의 원동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청렴도가 하락했던 지난해 초 직원 정례조례를 통해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 나가겠다. →청렴한 서울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듣고 싶다. -시민과 함께하는 청렴 도시, 직원이 신나는 청렴 도시, 세계와 경쟁하는 청렴 도시를 목표로 설정해 추진하겠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원스트라크 아웃 제도(업무 관련해 100만원 이상 받은 직원은 곧바로 해임 이상 징계)도 발전시키겠다. 청렴도 1위는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다. 내 리더십 덕분은 더더욱 아니다. 물론 민선 4기 이후 각고의 노력을 했다. 시험만 봐서 승진하던 제도가 완전히 없어졌다. 과거에는 채워야 하던 연수를 채우지 않더라도 능력만 있으면 승진할 수 있다. 역대 시장들도 업무 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주고, 직원들 스스로도 애쓴 게 켜켜이 쌓여 맺은 열매다. 송한수·김지훈기자 onekor@seoul.co.kr
  • 수원시, 노숙인 보호·상담 강화

    경기 수원시에 보호와 상담을 병행하는 노숙인 종합지원센터 ’수원 다시서기 센터‘가 2일 문을 열었다. 66㎡ 규모의 기존 센터를 295㎡ 규모로 확대해 이날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300에 문을 연 다시서기 센터는 앞으로 전문 상담사 등이 항시 근무하며 노숙인을 대상으로 자활 상담과 취업 알선을 하게 된다. 또 노숙인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심리프로그램과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노숙인 발굴 활동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최대 30명의 노숙인을 보호하고, 특히 여성 노숙인들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운영한다. 센터는 대한성공회 수원 나눔의 집에서 운영을 맡게 되며, 다시서기 센터 설치비용 3억 7000여만원을 지원한 도는 수원시와 함께 앞으로 연간 2억 4000여만원의 운영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개소식에는 김문수 지사와 허재안 도의회 의장, 염태영 수원시장, 홍영선 대한성공회 신부 등이 참석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어린이 심리치료 공간 마련

    소방방재청은 심각한 심리적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연평도 어린이들을 위한 심리치료 전용 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연평도민 400여명이 머무르고 있는 인천 옹진군 ‘인스파월드’에서 지난 27일부터 간이 심리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방재청은 대부분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들의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우선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심리상담소를 인스파월드 1층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주민들 ‘전쟁 트라우마’ 최고수준

    ‘포탄 세례’를 경험한 연평도 주민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은 바로 ‘공포감’이다. 이 공포감을 엄밀히 말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흔히 말하는 ‘트라우마’다. 의료계 및 심리전문가들은 포격의 현장에 있었던 연평도 주민들이 겪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우려하고 있다. 이른바 ‘멍 때리는’ 정서적 마비,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증상, 악몽, 환청, 재경험 회피 등의 증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전쟁 트라우마는 현존 인류가 겪을 수 있는 최고의 공포감이라는 것. 때문에 연평도 주민들이 겪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역시 전례 없는 수준이며, 전문가들도 증상을 예측해 조언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정혜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북한의 포격으로 받은 외상은 천재지변·교통사고·강간·건물붕괴 등과는 다른 ‘첫경험’일 뿐 아니라, 개인적인 수준을 넘어 국가적·집단적인 피해 상황이기 때문에 그 후유증은 개인 스스로 통제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쟁의 악몽’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의료진 모두 주민들에 대한 심리치료와 더불어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 회복을 첫번째로 꼽았다. 김경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의료진을 급파해 심리상담·치료를 실시해야 하며, 특히 어린이들의 심리적 안정이 1순위”라고 조언했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객관적 사건 실체보다 주관적으로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후유증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생존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국가가 최대한 지원을 해 줄 것이라는 신뢰감을 심어 줘야 외상후 스트레스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LG U+,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 첫발

    LG U+,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 첫발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다양하게 연계된 의료서비스를 싸고 수준 높게 제공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이 처음 등장한다. LG유플러스는 22일 명지병원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국내 최초로 차세대 병원환경 시스템인 ‘호스피탈 2.0’을 구축, 내년 하반기부터 병원 간 정보를 교류하는 클라우드형 병원정보시스템(HIS)과 개인건강기록(PHR) 교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헬스케어란 디지털화된 개인 의료정보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 특히 호스피탈 2.0은 기존에 의료비 청구와 종이 차트를 단순히 전산화한 것에서 더 나아가 환자에게 부가적인 의료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대형 병원들은 자체적으로 HIS를 구축했지만 서로 연계해서 정보를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울러 나머지 2600여곳의 중소형 병원들은 막대한 비용 때문에 자체적인 HIS 구축은 물론 연계는 꿈도 꾸지 못한 게 현실이다. LG유플러스는 이런 비용 문제를 자사의 인터넷데이터센터를 이용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해결했다. 병원마다 개별적으로 의료정보를 구축하기 위해 ICT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없는 것이다. 대신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하면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초기 투자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 HIS를 통해 병원 간 의무기록 교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일일이 진료 기록을 챙길 필요가 없고, 중복 검사에 따른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 인터넷(IP)TV 등을 통해 병원 외부에 있는 환자와 보호자가 의료진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심리상담과 식이요법 등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응급상황 발생 가능성이 높은 외래환자에 대해서는 즉각 조치가 가능한 ‘메디컬 온스타’ 서비스, 산업체 근로자를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도 별도로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와 명지병원은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이 내년에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은 우선 대학병원인 명지병원과 함께 인천사랑병원, 제천병원 등에서 시범적으로 연계돼 운영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스마트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전국 의료기관으로 확대하고, 국내외 대형 병원과도 협업 모델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메디컬 팁]

    강동경희대병원 방사선 치료 시작 강동경희대병원(동서신의학병원)은 최근 방사선종양학과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방사선 암치료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최첨단 방사선 치료기기인 ‘래피드아크(RapidArc)’를 도입했으며, 암환자에 대해서는 관련 진료과 협진 시스템을 구축, 진료-검사-치료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치료 후에 환자를 위한 영양 강좌·심리상담·음악치료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래피드아크는 국내에 도입된 최신 방사선 암 치료기기로, 기존 방사선치료기인 토모테라피·사이버나이프·감마나이프의 기능을 모두 갖춰 정상 조직 보호효과와 부작용을 최소화한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또 치료시간이 짧고, 종양 내 방사선량 분포를 최적화해 암조직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데다 기존 치료기기에 비해 방사선 주사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의 (02)440-7400. 국내 첫 128채널 PET- CT 도입 이화의료원(의료원장 서현숙)은 최근 PET센터를 증설, 국내 최초로 128채널 PET-CT를 도입해 가동을 시작했다. 이대목동병원 본관 2층에 마련된 PET센터에서는 여성암 및 위암·대장암 분야 특화 진료를 담당하게 된다. 128채널 PET-CT는 한번 촬영으로 전신의 암을 진단하는 최첨단 영상진단기기로, 2㎜ 암 병변까지 찾아 내는 뛰어난 해상도를 가졌으며, 검사시간도 20분에 불과하다. 제2형 당뇨병 임상참가자 모집 삼성서울병원 임상시험센터는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만20∼70세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 임상시험을 실시한다. 참가 대상은 당뇨약을 복용하지 않거나 12주 이상 당뇨약물을 중단한 환자여야 한다. 또 임상시험 참여를 위한 신체검진 이전 8주 이상 식이조절과 운동요법을 하고 있는 환자로, 공복 혈당이 200㎎/㎗ 미만이어야 한다. 치료약제는 미티글리니드와 시타글립틴이며, 선발 인원은 선착순 30명이다. 문의 (02)3410-0957. ‘GSK의과학기자상’ 임승환·안경애씨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박방주)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후원으로 시행하는 ‘올해의 GSK의과학기자상’ 수상자로 YTN 임승환·디지털타임스 안경애 기자를 선정했다. 또 ‘올해의 기상과학기자상’에는 KBS 이기문 기상팀장, 과학홍보인상에는 생명공학연구원 김용권 대외협력실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김찬호 홍보실장,기초기술연구회 김은성 부실장, 강동경희대병원 임종성 실장,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민영 팀장이 각각 선정됐다. 시상식은 26일 오후 7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리는 ‘2010 과학언론인의 밤’ 행사와 함께 열린다.
  • ‘관악 에듀밸리 교육특구’ 확정

    관악구 신원동이 ‘관악 에듀밸리 교육특구’의 중심이 됐다. 구는 지난 18일 지식경제부 제22차 특구위원회에서 최종 심의결과 교육특구로 확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구는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의 3가지 특례를 적용받아 차별화된 교육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신원동(옛 신림1동) 36만㎡에는 5년간 234억원이 투입돼 3개 분야 10개 사업을 추진한다. ‘교육문화센터’를 지어 저소득·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서울대생을 활용한 멘토링과 심리상담 등을 제공하여 교육 기회 격차를 해소하고, 주민들에게는 양질의 평생 교육을 확대한다. 폐교 위기에 있는 원당초등학교에 ‘잉글리시 에듀센터’를 세워 ‘국제화 교육 강화 사업’을 펼친다. 관악구 초등학생 4800명은 서울영어마을 관악캠프에서 원어민 화상학습을 통해 영어교육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낙성대공원과 서울 영어마을 관악캠프 등에서 관악 잉글리시 페스티벌을 개최해 외국인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의 장을 마련한다. 구는 또 신림동 고시촌을 다국어 문화체험의 거리로 조성해 서울대로 유학 온 다양한 외국 학생들과 카페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국제화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대학교 학·관 협력사업’을 통해 청소년 공학캠프, 주말 물리학 교실, 생활과학교실 및 중학생 영재교육 과정 등도 체계적으로 운영하여 지역 영재 양성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유종필 구청장은 “관악의 교육특구 선정은 교육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지역 경쟁력 강화에 관한 사업”이라면서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서울대라는 고유한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타 교육특구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구는 앞으로 5년간 교육경비 300억원 지원, 혁신학교와 특성화 고교 지정, 방과 후 교실 전면 확대, 초·중교생 농촌 산촌 유학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특구 사업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2004년에 서울시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구는 이번에 교육특구로 지정됨으로써 ‘행복한 교육혁신도시’라는 브랜드 파워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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