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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에너지 위기 현실화

    4월 에너지 위기 현실화

    플라스틱 가공업체 원료 확보 비상정부, 비상경제체제 전환 방안 검토 중동 사태로 나프타 공급 부족을 겪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잇따라 가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산업계에서 ‘4월 셧다운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을 공급받는 플라스틱 등 후방 산업까지 공급망 위기가 번지면서 국민 생활에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중동의 에너지 생산 핵심기지가 잇따라 파괴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절벽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다. 반면 정부는 다음달 중순 비축유 방출 및 대체 원유 확보 등으로 에너지 수급 문제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LG화학은 23일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이날부터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나프타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2공장을 멈추고 1공장만 가동할 예정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시 나오는 중간 유분으로 석유화학 제품 대부분에 사용돼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린다. NCC는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설비다. LG화학은 여수산단에 에틸렌 생산량이 각각 연간 120만t, 80만t인 1·2공장을 운영 중이다. 2공장의 연간 매출액은 약 2조 488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1% 수준이다. 최근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여천NCC도 이날부터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중단했다. 현재 NCC 가동률이 60~65뉴에 그쳐 우선 작은 공정부터 멈춘다는 설명이다. 롯데케미칼도 생산시설 가동을 멈추는 대정비 일정을 다음달 18일에서 3주 앞당겨 오는 27일 시작한다. 나프타 재고량이 적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향후 약 2~3주 분량이다. NCC공장 셧다운 여파는 유관 업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을 공급받는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이 원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PE는 비닐봉지, 종량제 봉투 등을 만드는 재료이고 PP는 컵라면 용기, 화장품 용기 등의 소재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의 플라스틱업계 실태 조사 결과 응답 기업 37곳 중 71.1%가 중동 전쟁 이후 석유화학 기업으로부터 ‘합성수지 공급 축소 및 중단 가능성’ 안내를 받았고, 원료 가격 인상을 통보받은 기업은 92.1%이었다. 1톤당 PE 평균 단가는 지난 2월 약 154만원에서 이달에 20만원(13%)가량 올랐다. 플라스틱 생산 차질에 따라 화장품·패션·식품 등 유통업계도 용기와 포장재 가격 인상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에틸렌은 공급 차질은 다양한 플라스틱과 합성고무가 쓰이는 자동차 내외장재, 건축 자재, 가전제품의 수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고, 기업들은 납품단가 인상을 감내해야 한다. 정부도 비상 상황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현재 국정 운영을 비상경제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5차 K 국정설명회’에서 “대통령께 (중동 정세로 인한 경제 상황이 비상하다는) 관련 상황을 보고했고 내일 국무회의를 통해서 대통령께서 아마 판단(한 것)과 그에 기초한 메시지를 국민을 향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경제체제 전환은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들이 중동 상황에 관련해 원유 등 에너지 확보, 물가 대책 등 분야별로 상황을 점검하고 김 총리가 이를 총괄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4월 원유 수급 위기설’ 진화에 나섰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4월 중순에 비축유 방출이 계획돼 있어 원유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업계의 ‘셧다운’ 우려에 대해서는 “국내 나프타 공급의 약 55%를 차지하는 정유사와 협의해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릴 계획”이라면서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발동하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이나 5월까지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LNG 역시 당장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동 현지에서는 이번 전쟁이 역대 가장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 연설에서 “이번 위기는 1970년대 두 번의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친 수준”이라며 “이번 전쟁으로 중동 지역 9개국에서 최소 40개 에너지 자산이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전쟁 개시 직전에 걸프지역에서 출발한 마지막 LNG 운반선들이 열흘이면 모두 목적지에 도착한다고 이날 보도했다. 세계 가스 공급이 벼랑 끝에 섰다는 의미다.
  • [영상] 이스라엘 방공망, 결국 이란에 뚫렸다…‘레드라인’ 핵 시설 공습에 사상자 속출 [포착]

    [영상] 이스라엘 방공망, 결국 이란에 뚫렸다…‘레드라인’ 핵 시설 공습에 사상자 속출 [포착]

    세계에서 가장 촘촘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스라엘 방공망이 이란의 ‘수적 공세’에 밀리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22일(현지시간) “전날 밤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이 이스라엘 디모나와 아라드의 주거지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네게브 사막 인근에 있는 디모나는 이스라엘의 핵 연구 시설과 원자로가 있는 곳으로,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망인 ‘아이언돔’이 가장 강력하게 보호하는 지역이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핵 연구센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이 두 차례 요격을 시도했음에도 실패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방공체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분위기다. SNS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하늘에서 요격에 실패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빠른 속도로 떨어져 마을에 충돌한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30명 이상의 사상자와 막대한 재산 피해를 낸 이란발 탄도미사일의 요격 실패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현재 이스라엘군 안팎에서는 기술적 한계와 운용적 요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아이언돔, 이란 미사일 왜 못 막았나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일부는 공중에서 다수의 소형 탄두로 분리되는 ‘클러스터’ 방식이 사용되면서, 고가의 아이언돔으로도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수십억 달러를 들여 구축한 다층 미사일 방공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최상층 방어체계이자 이스라엘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애로우-3’와 함께 2017년 실전 배치된 ‘다윗의 돌팔매’가 중거리 미사일 요격을 담당한다. 대기권 밖까지 요격이 가능한 애로우-3의 사거리는 최대 2400㎞에 달한다. 다윗의 돌팔매는 사거리가 약 300㎞로 알려졌다. 가장 고가의 아이언돔은 요격 고도가 4~70㎞로, 단거리 로켓 요격 방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탄도미사일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떤 방공망도 100% 완벽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중령)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전쟁 개시 후 발사한 40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 중 약 92%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쇼샤니 대변인은 “매우 높은 요격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이란의 미사일 일부가 방공망을 뚫고 본토에 떨어진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특히 현재 이란의 전략처럼 저가의 미사일이나 드론으로 이스라엘이 가진 고가의 요격 방공체계를 빠르게 소진시키고 클러스터 등을 동원해 피해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라면 더더욱 요격률은 떨어지고 피해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내부에서 요격 미사일 재고 부족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지난해 이란과의 ‘12일 전쟁’에서 요격 자산 상당 부분이 소진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장기전에 대비해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며 재고 부족설을 부인했지만,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핵 시설 타깃 공습, 레드라인 넘었다이란 당국은 이란의 디모나 공격이 자국 핵심 핵시설인 나탄즈 우라늄 농축단지 피격에 대한 보복 성격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나탄즈 공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란 원자력청은 지난 21일 오전 성명에서 “오늘 아침 나탄즈 농축시설이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확인했다. 공격 직후 이란 원자력안전센터는 시설 인근을 대상으로 방사성 오염물질 배출 가능성에 대한 정밀 기술 조사를 벌였고, 다행히 이 지역에서의 방사성 물질 유출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상대국 핵시설까지 건드리는 ‘레드 라인’마저 넘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48시간 최후 통첩” 이란 반응은?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이란에 “48시간 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주요 발전소를 초토화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전력의 80%를 차지하는 여러 천연가스발전소나 테헤란 다마반드 복합 화력발전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란군 대변인은 22일 “이란은 ‘눈에는 눈’ 원칙에서 나아가 어떠한 적대국 공격에도 더 심각한 결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적이 연료 및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중동 내 미국과 해당국 정권이 관련된 에너지 인프라와 담수화 시설까지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수십 년째 핵무기 보유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핵 모호성’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나, 국제사회에서는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식된다.
  • 멀어지는 韓 ‘2% 성장’… 전쟁 장기화·물가 관건

    멀어지는 韓 ‘2% 성장’… 전쟁 장기화·물가 관건

    불과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0% 안팎이 예고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중동 전쟁이 돌발하고 ‘고유가·고환율’ 충격파가 덮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는 전쟁의 장기화 여부와 국내 소비자 물가의 향방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란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친 충격파를 오는 4월 발표하는 세계경제전망에 반영할 예정이다. 댄 카츠 IMF 수석부총재는 지난 1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최근 중동 상황으로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돼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의 성장 경로와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시사한 것이다. IMF는 지난 1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재경부·한국은행은 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를 제시했다. 하지만 전쟁 발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으로 한국 경제는 기존 성장 경로에서 이탈이 유력해졌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유가가 10% 상승할 때마다 세계 인플레이션율은 0.4%포인트 오르고 세계 GDP은 0.1~0.2%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H금융연구소는 “전쟁이 3개월 이상 이어지면 경제 성장률이 0.3% 포인트 내려가고, 1년간 지속되면 0%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재경부는 지난 2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언급했던 ‘경기 하방 위험 증대’라는 표현을 8개월 만에 다시 언급했다. 앞으로 ‘전쟁 장기화 여부’와 ‘국내 물가 상승률 추이’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쟁의 영향이 없었던 지난달 2.0% 이후 이달 3.0%를 돌파하며 치솟을지, 아니면 2%대 내에서 버틸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2%대 내를 유지하면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책으로 버틴 셈이어서 경제 충격도 덜할 수 있지만, 3%대가 뚫리면 그 이상까지 열려 있는 셈이어서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도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 부총리는 이날 고유가 대응과 관련한 관계장관 간담회에서 “국제유가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부담으로 파급될 우려가 있는 만큼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안착을 위해 철저한 현장점검을 해야 한다”면서 “공공요금 동결, 23개 특별관리 품목별 할인지원 확대, 유통구조 개선 등 민생 물가 안정 방안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 [사설] 파병 대신 투자 日… 신중 참고해 ‘호르무즈 딜레마’ 벗어야

    [사설] 파병 대신 투자 日… 신중 참고해 ‘호르무즈 딜레마’ 벗어야

    이란 전쟁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소셜미디어에서 “이란이 지금부터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이란 내 각종 발전소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만 해도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더니 하루 만에 기조가 바뀐 것이다. 이란의 반격도 예상보다 거세다. 어제 이란은 핵시설이 있는 이스라엘 도시 디모나를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3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그 전날엔 4000㎞나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도 이란의 공격 범위에 들어간 셈이다. 이처럼 전황이 심각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마저 오락가락 종잡을 수가 없으니 우리 군의 파병은 더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안 그래도 폭이 매우 좁은 호르무즈에서의 군사 작전은 이란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될 우려가 크다. 미국이 한국 등 다른 나라에 호르무즈 작전을 미루는 이유다. 더욱이 우리 군함은 기뢰 제거나 장거리 작전 역량은 떨어지는 수준이다. 여기에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직자, 군 지휘관들을 중동 밖 관광지까지 추적해 보복하겠다는 경고까지 내놓았다. 파병이 우리에게도 테러 위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렇다고 동맹인 미국의 파병 요구를 대놓고 무시하기도 힘든 처지다. 지난 19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구사한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현행 평화헌법 체제에서 자위대 파견이 쉽지 않은 점을 설명하면서 1차 대미 투자액의 두 배가 넘는 730억 달러어치의 화끈한 투자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3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한국은 이제야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실무 협의에 들어갔다.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일본 등이 일찌감치 참여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규탄’ 성명에 뒤늦게 참여하는 식으로 우물쭈물해서는 꿩도 매도 다 놓친다. 오는 25일쯤 열릴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파병 요구를 비켜 갈 복안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야당 일각에서 나오는 파병론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백번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의 요구라면 ‘애완견’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순종적인 일본 자민당 정권, 그것도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주장해온 다카이치 총리마저 파병을 거부한 배경을 면밀히 짚어봐야 한다. 이번 전쟁의 성격과 파장을 분석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정교한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 [정은귀의 시선] 거짓말, 거짓말

    [정은귀의 시선] 거짓말, 거짓말

    우리는 늙은 거지처럼 구부정하게 자루를 메고 쿨럭이며 진창을 걸었다 따라오는 섬광을 등지고 절뚝이며 먼 쉼터를 향해 힘겹게 걸어갔다 졸며 행군했다 군화도 없이. 피 묻은 발로 절뚝이며, 모두 눈먼 절름발이 피로에 취해 뒤에서 조용히 떨어지는 가스탄 소리도 못 들었다. 가스다! 가스다! 서둘러! 허둥지둥 황홀경, 서툰 방독면을 겨우 쓰는데 (중략) 희미한 창문 너머 짙은 초록빛 초록바다 속인 듯 그가 익사하는 걸 봤다 -W 오언, ‘Dulce et Decorum Est’ 중 영국 시인 윌프레드 오언의 시다. 오언은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시를 많이 썼는데 부상에서 복귀한 후 프랑스 전선에서 사망한다. 그의 나이 스물다섯. 1차 세계대전이 휴전협정을 맺기 1주일 전이었다. 오언의 어머니는 아들 사망 소식과 전쟁 종식 소식을 같은 날 받는다. 참호전이 벌어지던 당시 전장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전해 주는 시를 읽어 본다. 졸며 행군하다 염소가스 공격을 받은 병사들, 서둘러 방독면을 쓰지만 치명적인 독가스는 이미 폐에 심각한 출혈을 일으켰다. 시 말미에 시인은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선전가에게 말을 건넨다. 당신이 전장의 현장을 보고 들어보면 젊은이들에게 ‘그 오래된 거짓말’을 못할 거라고. 시인은 호라티우스의 시 구절을 라틴어 그대로 인용해 제목으로 삼는다.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달콤하고 명예롭다”라는 뜻. 오언이 이 시를 어머니께 편지에 동봉해 보내고 세상을 떠났기에 전장의 참상은 이렇게 기적적으로 세상에 남아 전해진다. 전쟁을 미화하는 목소리 속에서 전쟁은 미치광이들의 오래된 거짓말이라고 시인은 비스듬히 폭로한다. 애국적인 수사는 죽은 이의 사후에 덧씌워지는 것이니 믿지 말라고. 우리가 잊고 있던 전쟁의 고통스러운 감각을 선명하게 보여 주는 시를 아프게 읽으며 지금의 전쟁을 바라본다. 비디오게임처럼 인공지능(AI)이 타격점을 맞히는 현대의 전쟁은 고통스러운 감각이 소거되었다. 현실은 이미지로 축소된다. 사람들은 죽어 가지만 고통스러운 몸은 재현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죽음은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지운다. 오늘날 전쟁의 언어는 경험에서 감각을 지운다. 군사작전 중 희생된 무고한 민간인이 ‘부수적 피해’라니, 개인의 고통은 입력되지 않는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AI라는 기술에 의지해 드론과 원격 타격 중심으로 돌아가는 전쟁은 누가 어떻게 죽였는지 그 책임소재를 분산시킨다. 알고리즘을 설계한 사람인지, 공격 명령을 내린 사람인지, 알고리즘 자체인지, 추적 불가능한 구조 안에서 책임과 윤리의 자리는 증발한다. 사람들은 계속 죽어 가는데도 고통이 입력되지 않는 기이한 시절에 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오언을 다시 읽는 것은 그런 이유다. 지워진 감각을 호출하면서 보이지 않는 죽음, 들리지 않는 비명, 기록되지 않는 시간을 일깨우는 일. 오언이 그 옛날, 질척이는 참호에서 피를 토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쓴 이 시는 전쟁을 부추기는 ‘오래된 거짓말’을 폭로했다. 오늘의 시인은 기술적으로 완곡하게 표현되는 기만의 언어를 해체하고 감각을 일깨우는 시를 써야 한다. 누가 죽였고 왜 죽어야 하는지, 인간이라면 마땅히 져야 하는 책임의 자리를 다시 묻고 기입하고 숫자와 알고리즘에 가려진 고통의 감각을 되살려야 한다. 감각이 둔해지면 쉽게 잊는다. 지워진 진실을 복원하는 문학의 자리, 상실의 고통을 몸으로 앓는 시의 언어는 그래서 지금 더 절실하다. 죽음과 데이터 사이, 타격과 성공률 사이, 인간과 공격 목표 사이, 연산으로 소거되지 않는 이 세계의 구체적인 몸을 응시하는 일, 시의 언어는 거기서 나와야 한다. 곧 열리는 DMZ세계문학페스타에 초대된 한 작가의 여정을 그려 본다.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을 나와 포탄 떨어지는 오만공항과 두바이공항을 거쳐 그녀가 우리 곁에 무사히 올 수 있을까. 우리가 만나 고통의 감각을 나누며 평화와 희망의 연대를 이야기할 수 있기를, 그때쯤엔 거짓말처럼 전쟁이 끝나 있길 바라 본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중동발 ‘오일 쇼크’… 가장 먼저 아시아 덮쳤다

    중동발 ‘오일 쇼크’… 가장 먼저 아시아 덮쳤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오일 쇼크’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을 가장 먼저 강타했다. 동남아시아 지역 주유소들이 대거 문을 닫았고, 지난해 5월 동아시아 최초 ‘비핵 국가’를 선포했던 대만은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라오스는 전국 주유소의 40%가 문을 닫았다. 학교 수업 일수를 3일로 단축하고,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현지 매체 라오티안 타임스는 전국 2500여개 주유소 가운데 1000개 이상이 폐업하면서 수백 대의 오토바이가 연료를 구하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다고 22일 전했다. 라오스와 마찬가지로 캄보디아도 주유소의 3분의 1이 영업을 중단했다. 태국 현지 언론 방콕포스트는 3월말 쌀 수확 시기를 맞았지만, 벼 베는 기계와 운반 트럭에 연료가 없어 농가에 타격이 극심하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주유소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유가 상승으로 인해 필수 소비재 가격도 대폭 올랐다. 아울러 태국에서는 대부분 장례식을 사찰에서 화장으로 치르는데, 경유가 바닥나면서 시신 화장이 중단되고 있다. 멀리 중동전쟁이 시민들의 장례식에까지 영향을 주자 왓 사만 라타나람 사원의 주지는 “50년 평생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의 ‘오일 쇼크’ 여파는 더욱 심각해 차량을 격일로 운행하는 2부제를 이달 초부터 단행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원유 부족에 휘발유 가격이 2배나 오르자 연료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만은 ‘핵 없는 조국’ 공약을 폐기하고 신베이시와 핑둥현의 원자력 발전소 두 곳을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해 5월 제3원자력발전소 2호기 폐쇄 이후 ‘핵 없는 조국’ 목표는 이미 달성됐다”면서 새로운 상황에 따른 핵발전 재개 필요성을 밝혔다. 이어 “의무 석유 비축량은 약 90일 분량이며, 현재 비축량은 100일이 넘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중동 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가 급등 초기 가격 통제로 버텼던 각국이 결국 ‘수요 억제’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급 확대만으로는 이번 충격을 상쇄할 수 없다”며 재택근무와 대중교통 이용 확대 등 수요 억제 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이란, 4000㎞ 떨어진 미군기지 기습… 런던·파리까지 사정권

    이란, 4000㎞ 떨어진 미군기지 기습… 런던·파리까지 사정권

    반격 수위 높여 미사일 ‘깜짝 발사’유럽 등 서방 공격 가능성 보여줘정권 붕괴 위기 속 강경 노선 과시이스라엘엔 나탄즈 피격 보복 타격 이란의 미사일 역량을 무력화했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인도양의 미국·영국 공동 군사기지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반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이란은 본토에서 4000㎞ 가량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미국·영국 군사기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한발은 비행 중 실패하고 다른 한 발은 미 군함의 방공망에 요격됐지만, 그동안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3000㎞ 밖 미군 기지도 공격 범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란이 중동 일대를 넘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유럽까지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곧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전쟁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란은 이스라엘까지 타격 가능한 2000㎞로 사거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맞서왔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전쟁 전부터 민간용으로 개발하던 우주발사체(SLV)를 군사 목적으로 개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탄도미사일은 우주 발사체와 원리가 같고, 정확도를 떨어뜨리면 대신 사거리를 늘릴 수 있다. 기존 미사일 무게를 줄이거나 탄두를 줄였을 가능성도 있다. 서유럽까지 이란 공격의 사정권 안에 들어왔음을 보여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이란은 더욱 강경해진 노선을 드러냈다. WSJ는 “이란 지도부는 사태 악화를 피하기 위해 신중히 대응했지만, 정권 붕괴 위기에 처하자 정치적으로 사용을 꺼리던 미사일까지 썼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방어 체계를 중동에서 분산시키려는 이란의 시도일 수 있다”는 서방 고위 군사 관계자의 분석을 보도했다. 이란군 대변인은 22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을 통해 “‘눈에는 눈’ 원칙에서 나아가 적대국의 어떠한 공격에도 더 심각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의 핵시설 인근인 디모나와 아라드 등 2곳을 탄도미사일로 타격했다. 이는 이란 핵심 핵시설인 나탄즈 우라늄 농축단지가 지난 1일에 이어 공격당한 데 대한 반격으로 풀이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디모나 인근 네게브 원자력 발전소나 나탄즈 인근 방사능 피해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4000㎞ 미사일 쐈다”…이란 공격에 트럼프 ‘원전 초토화’ 맞불 [밀리터리+]

    “4000㎞ 미사일 쐈다”…이란 공격에 트럼프 ‘원전 초토화’ 맞불 [밀리터리+]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시설 인근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전소 초토화’ 경고가 동시에 맞물리며 중동 전쟁이 위험한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군사시설을 넘어 전력망과 핵시설까지 겨냥하는 ‘국가 기반 파괴’ 양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20일(현지시간) 인도양의 미·영 공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사거리 4000㎞급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부는 비행에 실패했고 나머지는 방공망에 요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기존 2000㎞ 수준을 넘어선 장거리 미사일을 실전에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텔레그래프와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미사일이 개량형 ‘호람샤르-4’ 계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경우 런던과 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까지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어 전장의 범위가 중동을 넘어 확장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디모나 타격…핵시설 인근 공방 ‘위험 수위’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 공격 이후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와 아라드 지역을 타격하며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테헤란 중심부를 공습하며 즉각 대응했다. 양측은 핵시설 인근 지역을 겨냥한 공격을 주고받고 있지만 현재까지 방사능 이상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핵시설 주변에서 교전이 이어지면서 확전 위험은 크게 높아졌다. 외신들은 이번 충돌이 전쟁의 ‘위험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란군은 대응 수위도 끌어올렸다. 대변인은 “이제 ‘눈에는 눈’ 수준을 넘어선다”며 적의 한 시설 공격에 대해 여러 시설로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제한적 대응을 넘어 인프라 전면 타격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 트럼프 ‘초토화 카드’…부셰르 원전까지 거론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최후통첩에 가까운 강경 발언이다. 그는 “가장 큰 발전소부터 타격하겠다”고 밝히며 전력망을 직접 목표로 제시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미국이 이미 이란 주요 인프라 시설을 타격 목표로 특정해둔 상태에서 이번 경고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단순한 압박을 넘어 실제 군사 행동 준비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해석이다. 이 매체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가장 큰 발전소’가 이란 유일의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인 부셰르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부셰르 발전소는 이란 전력 공급의 핵심 시설로, 타격 시 방사능 유출과 해양 오염을 동반한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최근 부셰르 원전 부지 인근을 공격한 전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사능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핵시설이 직접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전력망 타격은 군사시설을 넘어 국가 운영 기반 자체를 겨냥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기가 끊기면 군 지휘 체계와 통신망이 흔들리고 정유·산업 시설이 연쇄적으로 멈추면서 국가 기능 전반이 동시에 압박을 받는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기존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전략이 확장된 형태로 분석한다. 특정 목표 파괴를 넘어 국가 전체를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전쟁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 ‘인프라 vs 인프라’…전쟁 양상 급변 이란도 맞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란군은 미국이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에너지·정보 인프라를 동시에 겨냥하겠다고 경고했다. 전쟁은 ‘인프라 대 인프라’ 충돌 양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전력망 타격이 현실화하면 파장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선다. 특히 부셰르 원전이 실제 공격 대상에 포함될 경우 상황은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방사능 유출과 해양 오염을 동반한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주변국까지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 위기로 확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시설 인근에서 교전이 이어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민간 원전이 직접 타격 대상이 될 경우 심각한 인도적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해병대를 추가 배치하고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공개적으로는 부인하면서도 “필요하다면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여지를 남겼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긴장이 지속될 경우 미 해군과 이란 해군 간 직접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전쟁은 국제 해상 교통로를 둘러싼 전면 충돌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충돌은 단순한 공습의 반복이 아니다. 미사일과 공습을 넘어 에너지·전력·핵시설까지 포함하는 ‘복합 인프라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것은 제한전이 아니다. 국가 기능 자체를 겨냥한 전면전으로 이미 넘어가고 있다.
  • “12세도, 간호사도 끌려갔다”…이란 구금 성폭력 실태 드러났다 [핫이슈]

    “12세도, 간호사도 끌려갔다”…이란 구금 성폭력 실태 드러났다 [핫이슈]

    이란 당국의 시위 대응 과정에서 벌어진 구금자 대상 인권 침해 의혹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의료진과 미성년자까지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 비판도 커지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2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인원들이 구금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혹 행위를 겪었다는 증언을 다수 전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의료진이 부상자를 치료했다는 이유로 체포 대상에 포함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도에 따르면 구금된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압박을 받았으며 일부는 이를 통해 공포를 조성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증언에서는 성폭력 피해는 물론 심각한 신체적 피해를 입어 수술이 필요했다는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성년자가 포함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반정부 성향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 역시 시위대를 치료하던 간호사들이 구금된 뒤 인권 침해를 겪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일부 사례에서는 성폭력 피해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확인이 제한적인 만큼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 “개별 사건 아닌 구조적 문제”…국제기구도 잇단 경고 이 같은 의혹은 특정 사건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2023년 말 보고서에서 이란 당국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구금자들을 상대로 폭력과 강압적 조사, 장기 구금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조사기구 역시 과도한 무력 사용과 함께 구금 중 인권 침해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시위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일종의 통제 수단으로 작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전쟁 긴장 속 내부 통제 강화…“재발 시 더 강력 대응” 최근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이란 내부 통제도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당국은 반정부 움직임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성명을 통해 “외부 세력이 사회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추가 소요 사태가 발생할 경우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일 사건을 넘어 이란의 시위 대응 방식 전반에 대한 국제적 검증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정세와 맞물리며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中 “이란 전쟁, 최대 3개월은 더 갈 것”…미·이스라엘 ‘헤어질 결심’ 임박? [핫이슈]

    中 “이란 전쟁, 최대 3개월은 더 갈 것”…미·이스라엘 ‘헤어질 결심’ 임박? [핫이슈]

    중국에서 이란 전쟁이 최대 3개월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후보 베이징대 해양전략연구센터 주임은 현재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 재고 상황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놓았다. 후 주임에 따르면 현재 이란의 탄도미사일 재고는 전쟁 초기 대비 약 30% 감소해 현재 1000기 미만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드론 재고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드론 2000기 이상을 소진했지만 실전 배치된 드론은 여전히 수천 대에 달한다. 그는 “드론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생산과 배치가 쉬워 재고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제약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란은 값싼 드론과 미국의 고가 요격미사일을 ‘교환’하며 전쟁을 길게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면서 “현재 드론과 미사일의 발사 속도를 기준으로 보면 이란은 2~3개월 추가 작전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란이 저렴한 드론으로 미국의 값비싼 요격미사일을 소진하게 하려는 전략은 이미 일정 부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주한 미군이 운용하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방공 체계를 이미 중동으로 반출했다.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배치된 방공 체계가 이란 드론과 미사일에 파괴되는 모습도 여러 차례 공개됐다. 현재 이란은 남은 탄도미사일마저도 은폐·분산 배치한 상황이다.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전력을 완벽히 제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후 주임은 “이란이 최소한의 보복 능력만 유지해도 미국은 전쟁을 단기간에 끝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수 란저우대 중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이란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이유로 드론 중심 공격 전략, 지휘체계 분산, 기지 분산 배치 등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의 버티기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심각한 전략적 실수를 범했다”고 평가했다. 위에강 전 인민해방군 대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어디까지 밀어붙일지가 핵심 변수”라며 “앞서 트럼프의 언급대로 4~5주가 전쟁의 최적 기간일 수 있지만 그 이상 이어지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기 종전 언급한 네타냐후 “이란 핵 능력 상실”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조기 종전을 시사했다. 그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20일간의 미·이스라엘 공습 이후 이란은 더는 우라늄을 농축할 수 없고 탄도미사일을 생산할 능력도 없다”면서 “우리는 승리하고 있으며 이란은 철저히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은 이번 전쟁의 핵심 목표로 꼽혀온 ‘이란 핵무기 개발 저지’가 달성됐다고 강조함으로써 조기 종전 명분을 제시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상이몽? 분열 심화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핵 능력을 상실했다는 자신의 발언을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더불어 해당 발언은 미국과도 확연한 견해차가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같은 날 “이란은 여전히 일부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조기 종전을 언급하면서도 지상군 투입을 통해 전쟁을 더 이어갈 수 있다는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상충하는 부분이다. 그는 “공중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상 요소가 필요하다”면서 “혁명은 공중에서만 이뤄질 수 없다”며 지상전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어디에도 지상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이스라엘 정부의 목표와 다르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개버드 국장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은 이란 지도부 제거에 집중하는 반면, 미국의 목표는 탄도미사일 능력과 해군력 파괴에 집중돼 있다.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에는 정권 교체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는 이스라엘 목표와 다를 수 있다”고 확인했다.
  • [열린세상] 수명 다한 87체제, 구조 개혁 시급

    [열린세상] 수명 다한 87체제, 구조 개혁 시급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정치 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다. 이미 최정상급인 K컬처는 물론 경제와 사회 각 분야에서도 톱10을 넘보고 있다. 그런데 유독 정치만은 그렇지 않다. 1987년 국민 직선제 개헌 이후 어찌 보면 날이 갈수록 망가져 가는 느낌이 든다. 정치 위기 때마다 어김없이 우리 국민들은 지혜롭고 성숙한 민주 시민답게 이를 잘 극복해 왔다. 선거 때마다 국회의원의 40~50%를 교체했다. 여야 정권 교체 또한 잘 이뤄 왔다. 그런데도 정치 수준은 왜 이런 걸까. 이제는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사람만 바꾼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사람의 문제가 중요하다. 하지만 역사가 증명하듯이 그에 못지않게 제도와 구조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지금 우리 정치는 여야가 대통령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국회는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베이스캠프가 되고, 선거의 승자는 전리품을 챙기듯 권력을 독점하려 한다. 패자는 내내 다음 선거를 위한 투쟁에 나선다. 정치학자 후안 린츠가 논문 ‘대통령제와 민주주의는 차이가 있는가?’에서 지적했듯이 대통령제가 끼치는 가장 중요한 영향은 ‘승자 독식’의 결과를 지향하는 통치와 더불어 ‘제로섬게임’ 같은 강력한 요소가 도입된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현행 5년 단임의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 당선자가 스스로를 마치 ‘선출된 군주’인 양 착각하면서 승자 독식 구조와 맞물려 제도적으로 보장된 권한 이상의 초월적 권력을 행사한다. 이런 속성 때문에 각종 이권이 모이고 결국 권력형 부정부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비교법적 측면으로 살펴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한국, 미국, 칠레 등 대여섯 나라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이 분권형(이원집정제) 또는 내각책임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통령제를 취하는 나라 중 연방국가로 권력 분산이 철저한 미국을 제외하면 성공한 대통령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미국도 요즘은 대통령 선거 때마다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OECD 국가 중 최고의 갈등 국가라는 점이다. 남북 분단도 모자라 보수·진보, 여야, 동서, 노사 등 곳곳에서 진영 싸움이 죽기 살기로 일어나고 있다. 화합과 포용, 통합은 요원하기만 하다. 화합과 통합으로 이끌 수 있는 제도 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갈등이 많은 나라의 권력 구조에 대해서는 아런트 레이파르트라는 학자가 ‘분열된 사회를 위한 헌법 구조’라는 논문에서 다수자(Majority)에 의한 소수자(Minority) 배제가 오히려 더 큰 갈등과 불안정을 야기하기 때문에 실질적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협의민주주의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필자는 20여년을 국회와 정당에서 일하며 줄곧 이 문제에 천착해 왔다. 정치 일선 현장에서 수많은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나라 정치제도 구조의 심각성에 대한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그중에서도 제일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5년 단임 대통령제와 그에 따른 승자 독식 구조는 물론 지역, 노사, 남녀 세대 간 끝없는 경쟁과 갈등이었다. 이 밖에도 87년 이후 30여년 동안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그리고 많이 변하고 있다. 특히 기본권 분야에서도 정보기술(IT) 혁명,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해 정보접근권·정보보호권 등 새로운 형태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권도 마찬가지다. 이제야말로 낡고 낡은 87년 헌정 체제를 바꿔야 한다. 그동안의 정치 경험과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상에 걸맞은 제도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할 때다. 우윤근 법무법인(유)광장 고문·전 러시아 대사
  • [사설] 풀보다 먼저 눕는 경찰에 수사권 몰아주기, 與 책임지겠나

    [사설] 풀보다 먼저 눕는 경찰에 수사권 몰아주기, 與 책임지겠나

    국회는 어제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정협의를 거쳐 제출한 공소청 설치법안을 상정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오늘 오후 이를 강행 처리한 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안도 같은 수순을 밟을 방침이다. 두 법안에는 경찰과 중수청 수사에 대한 검사의 견제 장치 등을 모두 삭제하는 등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주장이 대거 반영돼 있다. 당초 당정합의안에서 중수청이 공소청에 수사 개시를 통보하도록 하고 검사가 추가 입건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던 대목도 사라졌다. 검사가 영장 청구·집행을 지휘·감독한다는 내용도 삭제했고, 검사가 경찰의 영장 청구 과정에 개입하지도 못하게 했다. 검사의 신분 보장 규정을 폐지해 탄핵 절차 없이도 일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파면할 수 있게 했다. 지방공소청장이 직무 관련 부당 행위를 한 경찰에 대해 수사 중지를 명하거나 직무 배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삭제됐다. 경찰이나 중수청이 ‘봐주기 수사’나 ‘과도한 수사’를 할 때 공소청이 통제할 수단이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 10월 경찰에 고발된 민중기 특검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 의혹이나 같은 해 11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고발된 대장동 항소포기 사건 등은 수사가 진행된다는 풍문조차 들리지 않는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통일교 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 수사에 대해서도 늑장·봐주기 비판이 심각하다. 어제 경찰은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인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의견 개진을 하도록 자리를 만들어 줬다. 무슨 이런 황당한 장면이 다 있는가 싶은 국민이 많을 것이다. 검찰의 견제가 전무해진 경찰과 중수청 체제에서 ‘범죄자는 웃고 피해자는 울게 됐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그 부작용이 머지않아 여권에 역풍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전쟁과 한국 안보 레버리지 대전환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전쟁과 한국 안보 레버리지 대전환

    지난 2월 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지휘부 제거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원인과 목표가 모호한 전쟁이었다. 이란 전쟁의 원인으로 핵무기 개발과 엡스타인 게이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정치폭력 등 미국 내 정치 리스크를 덮기 위한 꼬리 흔들기를 들 수 있으나 어느 한 원인도 지배적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목표로 지도부 제거, 정권교체, 핵 개발 능력 파괴 등을 들었다. 그러나 수시로 목표를 바꿈으로써 전쟁을 일관되게 수행할 수 없었다. 트럼프는 지도부를 참수하면 이란 국민이 봉기해 정권을 교체시킬 것이라고 오판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손쉽게 체포한 데서 얻은 과도한 자신감이 그를 오판하게 했다. 미군이 이란 지도부를 통으로 폭사시켜 하메네이를 순교자로 만들자 이슬람 신정독재체제에 저항하던 이란 국민들은 반정부 봉기를 하지 않고 새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중심으로 단결했다. 이제 “4주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던 트럼프의 공언은 지켜지기 어렵게 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에너지 공급망의 대혼란이 일어났고,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해협 봉쇄 해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분열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국내외에서 트럼프와 미국의 위신과 신뢰를 떨어뜨렸다. 트럼프의 돈로주의 대외전략은 미국의 무력 개입을 서반구와 동아시아로 한정하고 다른 지역에는 개입을 자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트럼프는 해군력을 중동에서 인도태평양으로 이동시키는 오바마의 ‘아시아로의 회귀’를 발전적으로 계승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다시 중동으로 귀환해 이란과의 전쟁에 나서자 미국 우선주의를 신봉하고 해외 개입을 반대하는 마가(MAGA) 지지층이 반발하고 있다. 유럽을 소멸될 문명이라고 조롱하다가 전쟁이 터지자 나토 동맹국들의 조력을 받겠다는 트럼프에게 스페인, 프랑스, 영국은 공군 기지 사용을 거부하거나 지연시켰다. 이란 전쟁에 대한 대내외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트럼프는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추진력과 정당성을 상실한 채 ‘이란의 늪’에 빠지고 있다. 이란 전쟁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심각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이 미국의 다음 공격 목표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란이 아니며, 북한은 미국의 공격을 견딜 수 있는 내구력과 체제 생존 능력이 있다. 첫째,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선제공격하기 힘들다. 둘째,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지정학적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와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공격을 받을 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셋째,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시 가장 먼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전쟁에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은 핵무기가 체제를 지켜줄 것이란 북한의 ‘핵 보검론’을 더욱 강화시켰다. 김정은은 미 본토를 겨냥한 핵능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방공자산 고도화, 지하 방공요새망 구축, 드론 방어 능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로부터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한다. 김정은은 ‘두 국가 전략’으로 한국과는 단절하면서도 트럼프와의 대화의 문은 열어 두고 있다. 이란 전쟁은 한국에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전략자산의 소모가 극심해지자 미국은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체와 같은 주한미군의 전략자산을 중동으로 이동시켰다. 더 나아가서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전략자산의 중동 반출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증대시켜 북한의 전술핵에 대한 한국 방어를 어렵게 할 것이다. 군함을 파견하면 이란 전쟁에 참전하는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한미동맹 전력의 ‘중동으로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압력으로부터 숨 쉴 공간을 얻게 된 반면 한국에서는 안보 공백이 일어나 북한의 전략자산에 대한 억제력이 약화됐다. 정부는 전략자산의 반환을 지렛대로 군함 파견 협상에서 국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 “트럼프는 이미 이란에 졌다”…美 내부서 충격 진단 나온 이유 [핫이슈]

    “트럼프는 이미 이란에 졌다”…美 내부서 충격 진단 나온 이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함께 시작한 대이란 군사작전에서 미국이 이미 이란에 패배했다는 충격적인 진단이 미국 내부에서 나왔다. 기욤 롱 미국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선임 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경제 전문 분석지 포춘에 ‘미국은 이란을 공격해 힘을 과시하려 했지만 전쟁은 이미 패배로 끝났다. ’장대한 분노‘(Epic Fury)는 완벽하게 망했다(Epic Fail)’는 제목의 기고문을 공개했다. 롱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이는 이란과의 전쟁은 이미 미국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설령 이란이 군사적으로 패배하더라도 미국의 정치적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결국 미국은 이 전쟁으로 더욱 약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지상군 파병 없이 이란 정권 교체를 강행하려는 불가능한 시도에 있다”면서 “인구는 9000만명, 영토 크기는 이라크의 4배에 달하는 이란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전쟁에 대비해 왔기 때문에 공중전으로 정권을 교체하려는 시도는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롱 연구원이 분석한 미국 패배 원인▲이란을 무너뜨리는 것이 겉보기보다 어려운 이유 롱 연구원은 이란 고위 지도부가 연이어 제거되는 상황에서도 그들의 ‘저항력과 회복력’이 뛰어나 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상황은 이란이 지속적인 공격 속에서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비상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왔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란 지도부에 대한 공습은 효과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부 지지층을 더욱 급진화시키고 사전에 설정된 전쟁 프로토콜을 발동시키는 역효과를 낳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국은 이란의 전략이 비대칭 전쟁과 확전 관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은 저렴하지만 이를 요격하는 미국은 최대 200배 비싼 무기를 써야 하며 그마저도 공급이 제한적이다. 이에 대해 롱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함정에 빠졌다”며 “이란 정권 교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와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철회했을 때 감수해야 할 정치적 손실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격 전날 무산된 평화 협정 롱 연구원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요청에 따라 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에서 체면을 세울 수 있다 해도, 국제 사회에서는 이미 전쟁에서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평가했다. 롱 연구원은 “이란과의 대규모 충돌이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던 걸프국들은 처음부터 이 전쟁을 반대했다”면서 주변국 반응을 집중 분석했다.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전날 오만은 이란이 핵분열 물질을 비축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획기적인 중재 성과를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기한 기존 이란 핵협정에서 이란이 합의했던 내용보다 훨씬 더 나아간 양보였다. 그러나 그 합의는 시작하기도 전에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 도중 이스라엘과 손잡고 이란의 뒤통수를 쳤기 때문이다. ▲분열되는 미국 동맹 관계 이란의 보복 공격을 받는 걸프국과 호르무즈 해협 호위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받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한국, 일본 등은 이번 전쟁으로 미국과 불편한 사이가 됐다. 분열된 미국의 동맹 관계는 미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롱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이란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전략적 목표, 즉 걸프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 기반을 약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미국과 걸프 파트너 국가 간의 신뢰가 약해지고 일부 국가가 안보 협력 수준을 낮춘다면 그 자체만으로 이란에게는 상당한 ‘전략적 승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핵 위협 여파 이번 전쟁의 가장 큰 아이러니 중 하나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강력한 억지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이라고 롱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이란이 이 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파괴에서 살아남는다면 핵 억지력에 대한 욕구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 전쟁의 결과는 이란이 막겠다고 공언했던 바로 그 위협을 오히려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장대한 분노’ 작전은 점점 더 처참한 실패로 기울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이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시도로 시작된 이 작전은 이번 세기 가장 중대한 전략적 오판 중 하나로 꼽힌다”면서 “미국의 패권이 서서히 무너져가는 결정적인 순간이 기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사설] 조작기소 국조 與, 법왜곡죄·재판소원 혼돈부터 수습하라

    [사설] 조작기소 국조 與, 법왜곡죄·재판소원 혼돈부터 수습하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그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는데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조하지 않더라도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안건을 통과시킨 뒤 단독으로 특위를 운영하겠다고 한다. 야당의 반대에도 민주당의 의도대로 국정조사가 강행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국정조사는 여야 합의를 통해 추진돼 왔다. 이런 전례를 무시한 채 속도전을 벌일 만큼 조작기소 의혹이 시급하고 중대한 현안이라 여길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국정조사 대상은 대장동 개발 특혜,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등 7개 사건이다. 윤석열 정부 검찰이 이 사건들을 조작기소했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의혹의 실체가 드러나면 검찰이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조사 대상 대부분이 이재명 대통령 연루 사건이라는 사실을 들어 입법권 남용이라며 맞서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우 의장을 향해 “헌정사에 또다시 큰 오점을 남겼다”고 직격한 데 이어 어제도 항의 방문을 했다. 여당이 졸속으로 밀어붙인 ‘사법 3법’의 예고된 후과가 불과 일주일 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법왜곡죄로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판사가 고발됐다. 유튜버 쯔양을 공갈·협박한 범죄자는 재판소원을 예고했다. 쯔양 측 변호인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끝났다고 믿었던 고통이 다시 반복되는 상황이 초래됐다”고 토로했다. 가해자는 웃고 피해자는 불안에 떠는 상황을 사법개혁이라 부를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법 시행의 부작용을 줄이는 보완책 마련이다. 법왜곡죄의 고발 기준을 구체화해 판사와 검사가 소신껏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판소원제 역시 헌법재판소가 각하 기준과 심판 요건을 엄격히 설정해 ‘4심제’ 남용을 막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과 공소청 설치법도 어제 범여권 주도로 국회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했다.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을 없애고 중수청의 수사 개시 통보 조항까지 삭제한 법안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 논란 많은 사법·검찰 개혁을 힘으로 밀어붙였다면, 혼돈을 수습하려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이 집권당의 도리다. 듣도 보도 못 한 혼란에 많은 국민이 어안이 벙벙한 현실을 무겁게 직시하기 바란다.
  • 인천 시민단체·노조 “공항 통폐합 반대”

    정부의 ‘공항 통폐합’ 추진에 대한 인천 시민사회·노동계 반발이 거세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인천공항 졸속 통합 반대 시민·노동단체 대책위원회’는 18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항 운영 공기업 통폐합은 지방공항 정책 실패의 부담을 인천공항에 떠넘기는 졸속 행정이며 인천과 영종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정책 오류”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와 김포·제주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천 지역에서는 인천공항에서 나오는 재원으로 가덕도신공항 건설비를 충당하고 한국공항공사의 적자를 메우려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대책위는 “공항을 단순 통합하는 방식은 각 공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부담만 확대해 공항 산업 전체를 동반 부실 구조로 몰아넣을 위험이 크다”며 “지방공항 적자 보전과 신공항 재정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면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으로서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원유 ‘위기 경보’ 한 단계 격상…나프타는 경제안보 품목 지정

    정부가 18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유와 나프타를 긴급 도입하기로 하면서 중동전쟁 여파로 수급난에 허덕이던 정유·석유화학 업계에는 작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정부가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격상하고,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는 등 위기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응급처방으로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그러나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앞으로 수급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정유업계는 미국산 원유 등으로 수입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정유 설비가 중동산 중질유 중심으로 구축돼 있어 미국산 경질유를 정제하려면 추가적인 설비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축유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의 물량 확보는 다행”이라면서도 “결국 일시적인 방법이고 호르무즈 해협이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오후 3시부로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실제적인 위협이 발생한 상태’인 ‘주의’로 한 단계 격상했다. 기존 ‘관심’ 단계는 생산·수송 차질로 우려되는 수준이었다.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하면 ‘경계’에 이어 ‘심각’ 단계로도 넘어갈 수 있다. 나프타 품귀 현상으로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을 50~60%까지 낮췄던 석유화학 업계는 ‘셧다운’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이미 공급 과잉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던 터라 안심하긴 이르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핵심 기초원료로 국내 수입 물량의 5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들어온다. 나프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포장재, 생활용품, 건설자재, 타이어, 자동차, 전자부품 등 제조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공급망안정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업체들은 정부로부터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금융·세제·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공급망안정화기금에 ‘중동 피해 대응 특별 지원’을 신설해 공급망 피해 기업에 1조 5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피해 기업에 대한 대체 수입 차액과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중동 의존이 높은 경제안보 품목을 취급하는 기업에는 최대 2.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 “친구 만나러 간다더니…” 남편 속이고 나간 밤, SUV서 참혹한 결말 [핫이슈]

    “친구 만나러 간다더니…” 남편 속이고 나간 밤, SUV서 참혹한 결말 [핫이슈]

    “친구들을 만나고 올게.” 그는 평소처럼 집을 나섰다. 하지만 그날 밤은 돌아오지 않았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남편을 속이고 동료를 만나러 나간 간호사가 차량 인근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의 전말이 공개되며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간호사 린다 캄피텔리(35)는 2024년 10월 밤, 남편의 SUV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남편에게 “친구들과 저녁을 먹는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섰지만 실제로는 동료 르네 페레즈와 ‘생일 데이트’를 위해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당국은 캄피텔리가 남편의 SUV를 이용해 페레즈와 만났으며 해당 차량이 밀회 장소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차량 주변에서 범행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조수석에서 시신까지 이어지는 혈흔이 확인됐고 피해자가 끌려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차량 내부에는 혈흔이 묻은 스마트워치가 남아 있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캄피텔리는 머리와 몸통에 심각한 둔기 손상을 입었으며, 두개골 내부 출혈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은 그가 차량 정비 도구로 공격당했다고 주장했다. ◆ “조금 긴장돼”…마지막 메시지, 결국 비극으로 사건 전날, 캄피텔리는 메신저를 통해 “조금 긴장된다. 이런 건 처음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페레즈는 “별거 아니다. 로맨틱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 대화는 두 사람의 마지막 기록이 됐다. 캄피텔리는 사건 당일 밤 남편에게 외출 이유를 숨긴 채 집을 떠났고 몇 시간 뒤 참혹한 상태로 발견됐다. ◆ 불륜 만남이 살인으로…용의자 체포 후 구금 유족은 캄피텔리가 결혼 생활에서 갈등을 겪었지만 남편은 두 딸을 위해 관계를 유지하려 했고 상담도 이어갔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딸이 잘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죽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페레즈를 체포해 1급 살인과 흉기 사용, 증거 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현재 보석 없이 구금된 상태다. 이번 사건은 불륜 관계에서 시작된 만남이 잔혹한 살인으로 이어진 사례로 지목되며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세계 최강 항공모함의 굴욕…불난 美 포드함 결국 중동 전선 이탈 [핫이슈]

    세계 최강 항공모함의 굴욕…불난 美 포드함 결국 중동 전선 이탈 [핫이슈]

    미국의 대(對)이란 공격 작전을 수행 중인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이 당분간 전선에서 이탈한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포드함이 함상 화재 발생 후 일시적으로 항구에 정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홍해에 머물던 포드함은 그리스 크레타섬에 있는 미국 해군 수다 기지로 이동할 예정으로 이곳에서 최소 1주일 이상 수리를 받을 예정이다. 세계 최강의 항모로 불리는 포드함은 그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게 잦은 사고를 일으켰다. 지난 12일에는 세탁실에서 발생한 화재가 30시간이나 이어져 이 여파로 600명의 승조원이 침대를 잃고 테이블이나 바닥에서 잠을 자고 빨래도 못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이에 대해 미 해군 중부사령부(NAVCENT)는 “포드함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작전 수행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해군 2명이 생명에 지장이 없는 부상으로 치료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달에도 포드함은 심각한 화장실 고장을 겪은 바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드함이 지속적인 하수 처리 시스템 고장을 겪고 있어 승조원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최대 45분 동안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항모에서 벌어진 단순 사고로 볼 수도 있으나 예정보다 길어진 작전으로 인한 피로도가 누적된 결과로 분석된다.포드함은 지난해 6월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항을 떠나 처음에는 유럽 순항을 목적으로 지중해 등지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베네수엘라 압박을 위해 카리브해로 이동했으며 지난달에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라 재배치 명령을 받고 홍해 북부 해역에 머물며 작전을 펼쳐왔다. 특히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로 인해 배치가 연장됐는데, 일반적인 항모의 파병 기간이 6~7개월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취역한 미 해군의 최신형 핵 추진(원자력 추진) 항모인 포드함은 10만 톤이 넘는 최대 규모로 4500명 이상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다. 특히 F-35C, F/A-18E/F 슈퍼호넷 등 다양한 항공기 75대를 운영하며 구축함 4척과 최소 1척의 잠수함도 거느린 미국의 핵심적인 해상 플랫폼이다.
  • [사설] 더 거친 호르무즈 참전 압박, 국회 동의 거쳐 국론 모으길

    [사설] 더 거친 호르무즈 참전 압박, 국회 동의 거쳐 국론 모으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주한미군 숫자까지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 동참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지키지 않는 국가들을 왜 계속 지켜야 하는지 물을 예정”이라면서 ‘안보 무임승차론’으로 동맹국들의 참전을 압박했다. 전날 “누가 우리를 도왔는지 기억할 것”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아예 노골적으로 협박하는 셈이다. 이란과의 전쟁이 뜻대로 가닥이 잡히지 않자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미국의 안보 지원은 받으면서 군사적 협력에는 발을 뺀다며 대놓고 불만을 표시한다. 이런 지적은 주한미군 등 한미동맹의 장래에 당장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다. 독일·영국·프랑스 등 다른 동맹국들은 참전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지만, 안보·경제 면에서 직접적 영향이 불가피한 우리는 처지가 다르다. 중동산 원유의 90% 이상, LNG의 30%를 수송하는 항로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에겐 반드시 지켜야 할 생명선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란의 공격과 전투 개입 가능성이 큰 지역에 파병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와 함께 헌법 및 법률적 제약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어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함정이 파병된다고 하더라도, 가는 함정의 임무에 따라 (참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우리 선박과 선원을 안전하게 호위하고 무사히 빠져나오게 하는 것 자체는 참전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주 내에 ‘호르무즈 해상 호위 연합’을 띄운다는 구상을 흘리며 다국적군 참여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2020년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를 ‘독자 파견’ 형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 배치함으로써 이란과의 충돌을 피해 갔던 전례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란이 해협에 깔아 놓은 기뢰들로 자칫 막대한 인명 피해가 빚어질 우려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요청을 거부하지 않으면서 우리 장병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단계적 접근 전략이 절실하다. 먼저 인근 청해부대의 드론 방어 능력 보강을 전제로 상선 호송 지원활동 영역을 확대한 뒤 통합방공 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의 추가 파견을 검토할 수 있다. 이어 기뢰 제거를 위한 소해 전력을 갖춘 기뢰탐색함과 소해함 전력의 추가 파병을 제안하는 등 한미동맹 확장 방안을 능동적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물론 충분한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 모든 방안들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국민의 지지와 공감을 바탕으로 국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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