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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채 이어 정준양 회장도 결국 물러나나

    이석채 이어 정준양 회장도 결국 물러나나

    정준양(65) 포스코 회장이 최근 청와대에 퇴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정 회장이 얼마 전 청와대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석채 KT 회장의 사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결국 그런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밝혀 정 회장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정 회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초 전임인 이구택 전 회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고 지난해 3월 연임됐다. 원래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선 올 들어 정 회장이 정권 차원의 조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8월에는 청와대가 직접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는 말이 나돌았고, 9월에는 국세청이 이례적으로 포스코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나서 ‘사퇴 압박용’이란 해석을 낳았다. 정 회장은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시종 함구하면서 지난달 초 세계철강협회(WSA)의 제37대 회장에 취임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정 회장 주변 인사들는 “(정 회장이) 내년 10월까지로 된 WBA 회장 임기에 강한 미련을 보였다”고 전했다. KT 이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사퇴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은 이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둘러싼 현재의 상황을 정면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프리카 출장에서 돌아온 이 회장이 자신과 측근들에게까지 강하게 조여오는 검찰 수사에 압박을 느끼고 귀국 하루 만에 전격 사퇴를 발표하자, 이 회장 역시 미련을 버리고 물러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8일 열리는 포스코 정기 이사회에서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관계자는 “청와대에 사의 전달에 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8일 이사회 안건에도 관련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는 2006년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었으나, 역대 회장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중도 하차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 회장 역시 국정감사 등에서 무수한 뒷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내부 경합 끝에 최종 낙점을 받은 바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13조대 ‘기성회비 반환’ 소송대란 현실화 되나

    국공립대 학생들이 대학을 상대로 낸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1부(부장 김용대)는 7일 서울대 등 8개 국공립대 학생 4219명이 국가와 각 대학 기성회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각 기성회는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성회비는 학생들이 직접 납부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며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국가에 대한 청구는 1심과 같이 기각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학생들은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최근 10년간 기성회비에 대해서도 추가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현재 각 대학 기성회가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기성회비는 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8개 국공립대 학생들은 “기성회비 잉여금을 다음 회계연도에 반영하지 않고 세입예산을 책정해 1인당 기성회비가 과다하게 부과됐다”며 “그중 일부인 10만원을 반환하라”고 2010년 소송을 제기했다.  사립대는 기성회비에 대한 법적 근거 논란이 지속되자 2000년대 초 이를 폐지하고 수업료와 통합 징수하기 시작했으나 국공립대는 현재까지 기성회비를 유지해 왔다.  한재희 기자·온라인뉴스부 jh@seoul.co.kr
  • 야당·시민단체·종교계 ‘국민연대’ 만든다

    민주당과 정의당,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계 인사들은 6일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상 규명을 위한 ‘국민연대’를 구성키로 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민주당과 정의당, 안 의원 간의 ‘신야권연대’ 구상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와 이승환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함세웅 신부 등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계 인사 100여명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주의 기본질서가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범국민적 공동 대응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오는 12일 시민사회단체·종교계·정치권 주요 인사가 함께하는 연석회의를 갖자고 제안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제안했던 범야권 국민연대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들은 특검법 도입을 위한 서명운동,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남재준 국가정보원장·황교안 법무부장관 등의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추진키로 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을 놓고 정부 여당과 야당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야권 진영의 결속력은 강화되는 양상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고려도 작용하고 있다. 이날 이종걸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안 의원이 국회에서 ‘동양사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공동토론회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김 대표도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하면서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야권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여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진보당의 위기로 야권의 결속력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공안 정국 속에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野 “전기료 인상 결정됐나” 산업부 “아직 미정”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사흘째를 맞아 경제 분야 정책 질의를 진행했지만,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여야 의원들 간에 ‘질의 범위와 대상’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은 유대운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서 촉발됐다. 유 의원은 “우편향 안보교육에 의한 정부의 대선 개입이 총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편향적 내용의 교재는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발언했다. 이에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너무나 예결 사안과 관련 없는 논쟁적이고 정치적인 질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 예결위 논의가 댓글 가지고 질문하는 논쟁의 장으로 변질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갔고 공방은 격화됐다. 유 의원은 “어제 9시 뉴스를 봤는데 재미보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회는 민의의 장인데, 태클 거는 거 재미들리시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은 “기초적인 것도 지키지 않으면서 상대 의원을 공격한다”고 반발했고,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이 논란이 되지 않으려면 정부·여당이 매듭지었어야 된다”면서 “2012년 결산을 하는데, 2012년 대선 때 일어난 것을 지적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군현 예결위원장은 “상대 의원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 주시고, 결산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부분만 질의해 달라”고 매듭지었다. 이날 질의에서는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전기요금 인상, 공공기관 방만 경영 등도 쟁점이 됐다. 전기요금 인상 문제와 관련, “전기요금 인상 보도가 나왔다. 인상 시기와 인상률이 결정됐나”라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결정되지 않았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연금을 100% 준다고 했다가 축소하고 거짓말했다”면서 “현재 60세인 1953년생도 기초연금 시행될 경우 기초노령연금보다 74만원 덜 받고, 현재 20세인 1993년생은 4259만원을 덜 받는다. 결국 기초노령연금에 비해 60세도 손해를 보는데, 기초노령연금에서 기초연금으로 바꾼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질타했다. 이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초노령연금은 보조금 형식이었기 때문에 연금형식으로 흡수하는 것이 맞고 보다 많은 분들이 20만원을 받아야 한다는 점과 재정을 고려했을 때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정부안이 우월한 제도”라고 맞받았다. 현 부총리는 또 공공기관 방만 경영에 대한 대책을 묻는 정수성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는 “구조조정 같은 게 잘 이뤄지지 않으면 성과급 지급을 보류하도록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시도지사 - 교육감 ‘제로섬 게임’ 양상 경계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이 한 조를 이뤄 선거를 치르는 러닝메이트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부 시도 교육감 후보들은 러닝메이트제 현실화에 대비해 벌써부터 여야 정치권 및 광역단체장 후보와 교감을 나누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러닝메이트제가 처음 고개를 든 것은 오래전이다. 1996년 정부와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선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을 추진했다가 야당과 교육계의 반발로 아무런 결론 없이 개정안을 접었다.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러닝메이트제에 대해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당수 자치단체에서 교육감 직선제 전면 개편을 본격적으로 들고 나와 교육계가 흔들리고 있다. 상당수 직선 교육감들이 뇌물수수, 횡령, 후보 매수 등으로 사법처리된 현실이 이에 대한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교육감 직선제는 정치권의 개입, 막대한 선거비용, 유권자들의 낮은 관심도로 변별력 있는 선거가 어려운 점 등 각종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러닝메이트에 대한 장단점은 물론 어떠한 제도인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러닝메이트제 도입에 대한 득과 실은 마치 ‘제로섬 게임’과 유사하다. 단체장은 사실상 교육감을 장악하게 돼 통합적인 행정을 펼 수 있지만, 교육계 입장에서는 어렵게 일궈온 ‘교육자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방행정과 교육행정이 하나의 틀로 합쳐지면 행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훼손될 것이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그동안 지자체와 교육청 간의 갈등은 비일비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법정전입금 문제다. 지자체가 교육경비로 교육청에 지원하는 법정전입금을 제때 주지 않아 갈등을 빚는 것은 전국적인 상황이다. 재정이 부실한 지자체들이 국고보조금 가운데 교육청에 주어야 할 교육재정 분을 우선 급한 용도로 썼다가 나중에 보전해 주는 경우가 잦아지자 마찬가지로 재정이 넉넉지 못한 교육청이 반발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안정적인 학교용지 확보를 위해 제정된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자치단체가 교육청에 주어야 하는 학교용지부담금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러닝메이트제 현실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내년 지방선거를 의중에 둔 일부 교육감 후보는 여야 정치권 관계자를 접촉하고 있으며, 시도지사 후보와 합종연횡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한다. 교육감 선거제도 개편은 새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교육자치는 주민들에게 자신들의 교육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라면서 “교육자 자치 내지 교육관료 자치로 잘못 이해해 운영되고 있는 현 교육자치제를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 교수는 현재의 교육감 직선제를 유지하려면 동시 지방선거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을 배제시키고, 교육감 선거는 별도로 실시해야만 그나마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대안들은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적은 대안, 그리고 제도의 단점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불법·편법을 최소화시키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현대·한진·동부 등 부실 우려”

    현대, 한진, 두산, 동부그룹 등이 높은 연결부채비율 때문에 부실화될 우려가 있어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총자산 5조원 이상인 40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을 분석한 결과 9개 그룹의 연결부채비율이 300%가 넘었다고 밝혔다. 현재 워크아웃 중이거나 법정관리 등이 진행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 STX, 웅진, 동양그룹은 제외했다. 재무구조가 안 좋은 회사일수록 단순부채비율과 연결부채비율 간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분석대상 가운데 연결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그룹으로 897.4%로 나타났다. 한진(678.4%), 두산(405.4%), 동부(397.5%) 등이 뒤를 이었으며 한국가스공사(389.6%), 이랜드(369.9%), 부영(326.5%), 효성(311.5%), 한국GM(307.4%)도 연결부채비율이 300%를 넘었다. 이 가운데 한국가스공사는 공기업이고 한국GM은 차입금의 대부분을 미국 본사 등으로부터 조달해 당장 큰 문제가 될 소지가 없는 것으로 경제개혁연구소는 분석했다. 부영은 주택임대사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은 “연결부채비율이 300% 초과하는 9개 그룹 중 7개 그룹의 재무구조가 2010년보다 악화됐다”면서 “특히 연결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현대, 한진, 두산, 동부 등 상위 4개 그룹의 경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선제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기고] 전기요금 체계 개선해 합리적 전력소비를/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기고] 전기요금 체계 개선해 합리적 전력소비를/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기 다소비 산업계를 대변하는 일부 사람들은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가 비싸다’고 주장하며, 산업부문의 전기 과소비가 너무 심하다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을 괴담이라고 한다. 기업의 생산활동이 활발한 것을 탓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절반의 전기소비로 우리나라 산업부문과 같은 국내총생산(GDP)을 이뤄낸다. 산업의 경쟁력이란 매출원가의 1%에도 못 미치는 전기요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경영의 혁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전기요금을 올리면 저소득층과 농민이 맨몸으로 추위를 견뎌야 한다는 말도 한다. 주택용은 약간 인하하고, 산업용 전기요금만을 올리자는 합리적인 요금정책 제안에 대해서는 모든 산업이 공장을 멈추고 고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지금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란 결국 전기요금 할인이 전부라는 것인데, 이것은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에 대한 모독이다.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산업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지만 우리보다 낮은 전기요금 수준의 나라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의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은 엄청난 전력 수요 급증을 불러왔다. 다른 나라 기업들이 석탄이나 석유를 사용하는 설비에 투자할 때 우리 기업들은 전기를 사용하는 설비를 쓴다. 그 결과 같은 물건을 만들 때 OECD의 두 배, 일본의 세 배에 해당하는 전기를 쓰고 있다. 반면 일반 국민들은 덥게, 어둡게 그리고 춥게 살고 있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전기사용량은 OECD평균보다 많다. 하지만 1인당 주거소비량은 1243㎾h로 OECD 평균(2381㎾h)의 절반밖에 안 된다. 과도한 누진제에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주택용 누진제는 1973년 석유 파동 후 전기소비 절약 유도 및 저소득층 보호를 위해 도입됐으며, 2004년 지금의 체계(6단계 11.7배)로 정비된 후 10년간 유지되고 있다. 그 사이 주거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1995년 전체가구의 30%에 불과하던 1~2인 가구 비중은 2010년에 48%로 높아졌으며, 가전제품의 보급 확대 및 대형화로 가구당 월평균 사용량도 2002년 188㎾h에서 작년에는 241㎾h로 28% 증가하였다. 이런 변화들을 반영하여 누진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누진단계 완화로 인한 취약계층 부담 증가는 복지할인 대상과 할인 폭을 확대함으로써 해결 가능하다. 전기요금 정상화를 통해 얻게 되는 또 하나의 산출물은 혁신적인 에너지 기술이 더 빨리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낮은 전기요금 때문에 세계적 규모로 진행되는 전력(에너지) 체계 혁신이 만드는 시장 기회를 놓치고 있다. 낮은 전기요금을 버리고 정상적인 전기요금을 수용하면 기업에 부담보다 큰 성장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또한 다가오는 에너지 가격 파동을 미리 대비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와 주택용 누진제 개선으로 합리적인 전기소비를 유도하고 비효율적인 전력 대체소비를 개선하여 국가 에너지 백년대계의 초석을 마련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 [영화 多樂房] ‘녹색의자 2013 - 러브 컨셉츄얼리’

    [영화 多樂房] ‘녹색의자 2013 - 러브 컨셉츄얼리’

    지난 2월 저세상 사람이 된 박철수는 1978년 ‘골목대장’으로 데뷔한 이래 영화와 TV를 넘나드는 연출 활동을 계속하다 1995년 ‘301 302’를 기점으로 그만의 고유한 독립영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추구해 왔던 ‘문제적 감독’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는 ‘박철수 추모전: 영원한 영화 청년’을 통해 5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31일 개봉한 ‘녹색의자 2013-러브 컨셉츄얼리’는 그중 한 편이다. 미국 유학 후 귀국해 미술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서른네 살의 매혹적인 여자 문희(진혜경). 그녀는 남편과 별거한 채 오랜 연인인 인규(선준)와 사제지간 이상의 관계를 맺어 온 윤 교수(배장수) 사이를 오가며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면서 살아간다. 그녀에게 새 남자가 다가온다. “어린 시절 할머니를 따라간 예식장에서 신부 문희를 보고 첫눈에 반”해 “그녀를 만나기 위해 미술을 시작했고 학원까지 다니게” 된 열아홉 살의 대학 입시생 주원(김도성)이다. 영화는 두 남녀의 위험하면서도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을 추적한다. 때론 도식적이면서도 때론 허를 찌르는 파격적인 극적 과정과 결말로 향하면서. ‘301 302’(1995)와 ‘학생부군신위’(1996), ‘들개’(1982), ‘어미’(1985)와 달리 이 영화가 추모전에 포함된 까닭이 대표성 때문이 아니라 유작이라는 사실 때문임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터. 그만큼 영화는 다른 네 편의 영화적 수준에는 못 미친다. 한 평론가(송경원)가 지적했듯 고인과 각별한 개인적 친분을 나눴던 내게도 연출이 지나칠 정도로 느슨하고 식상하게 비친다. 그러나 ‘녹색의자 2013’이 “IPTV에서 크게 흥행한 전작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을 의식하고 만들어진 기획영화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이 작품이 박 감독의 마지막으로 기억된다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라는 진단에는 동의할 수 없다. 사랑과 섹스를 통한 남녀 관계에 대한 탐색은 박철수 (영화)세계의 지속적인 주제와 소재였다. 그런 만큼 영화는 그 탐색의 일단락을 선언하는 유의미한 함의를 담고 있다. 고인이 되지 않았다면 박철수는 또 다른 세계를 향해 나아갔을 게 틀림없다. 안주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던 그간의 이력처럼 말이다. 그와 연관해 영화의 해피엔딩과 야외에서 벌거벗은 채 문희와 주원이 포옹하고 있는 모습을 롱숏으로 보여주며 끝맺는 마지막 이미지는 크고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실화 여부를 떠나 그 선택은 그저 감독의 바람이자 환상 정도로만 치부될 수도 있다. 그러나 60대 중반의 감독이 여전히 (성적) 성장통을 치르고 있었다면? 성장은 그저 생물학적 나이를 넘어서는, 삶 자체의 문제이지 않은가. 더욱이 그 안에는 크고 작은 영화적 덕목들이 생동한다. 더러는 어색한 데다 세련되진 않아도 풋풋한 자연스러움을 발산하는 주·조연들의 연기, 오수진의 인상적인 음악 연출 등이 그렇다. 전찬일 영화평론가
  • 평양에 섹시 속옷 투하 현실화 된다

    평양에 섹시 속옷 투하 현실화 된다

    스웨덴 속옷회사 ‘비외른 보리’의 속옷 450벌을 투하할 도시로 평양이 1위로 선정됐다. 비외른 보리는 자사의 섹시한 속옷을 하늘에서 투하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를 인터넷 투표로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인터넷 투표는 전 세계의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10월 31일 오전 12시(현지시간)까지 이 회사 홈페이지(thedrop.bjornborg.com)에서 진행됐다. 인터넷 투표가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한국 누리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평양이 압도적으로 1위를 달려왔으며 2만7천162표를 얻어 최종 선정됐다. 2위는 스웨덴 남쪽에 있는 도시 예테보리에 있는 샬머쉬 공대가 1천41표, 3위는 스웨덴 좌파당 당사가 319표를 얻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비외른 보리 속옷의 평양투하가 유력하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비외른 보리의 리나 쇠데르퀴스트 마케팅국장은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누구도 위험에 처하지 않게 우리 속옷을 평양으로 보낼 가능성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인 비외른 보리의 이름을 딴 이 회사의 제품은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EU탈퇴 움직임은 개혁 촉구 목소리… 하나의 유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EU탈퇴 움직임은 개혁 촉구 목소리… 하나의 유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회원국 수, 정치·경제 통합, 대외적 위상 등에서 유럽연합(EU)이 지난 20년간 이뤄온 성과는 분명 비약적입니다. 한국의 숙원인 동북아연합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도 연구가 필요하고요.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EU 내부의 반발이 있지만 EU 존재 자체를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김창범 EU대표부 대사 겸 주벨기에 대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주EU대표부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EU를 “하나의 열쇠로 열릴 수도 있고, 하나의 열쇠로 닫힐 수도 있는 세계”라고 표현했다. 그는 “과거 28개국을 개별적으로 접촉해서 해결해야 했던 각종 정책과 협력 과제들이 이제 EU라는 하나의 창구로 단일화되고 있는 만큼, 한국 같은 비유럽 국가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상대”라고 설명했다. 김 대사는 “EU는 완성체가 아닌, 달리지 않으면 쓰러지는 자전거와 같이 계속 진화할 수밖에 없는 형태”라며 “EU는 끊임없는 협의를 통해 공동 입장이 도출되기만 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창출해 낸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EU 내의 갈등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로존 구제금융이나 EU 예산 등 각국의 재정 부담이 수반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개혁 프로그램이 강화되고 재정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EU 탈퇴 움직임 역시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일 뿐 EU 탈퇴에 속내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사는 “EU는 회원국 간 상호 의존성이 심화됐고, 단일 금융감독기구가 내년 11월 출범하는 등 과거로의 회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면서 “20년 후에는 회원국이 35개까지 늘어나는 등 하나의 유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부임한 김 대사는 한국의 EU 내 위상에 대해서도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권에서 네 번째, 전 세계에서도 10개국만이 EU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데 한국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0여년간에 걸친 EU의 지역통합과 신뢰 구축 경험은 동북아 지역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면서 “환경, 재난 구호, 인도적 지원 등의 연성 이슈로 신뢰를 구축하고 협력을 점차 확대하는 방향으로 실제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뤼셀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신학 토론 ‘후끈’… 안방 잔치서 겉도는 한국교회

    신학 토론 ‘후끈’… 안방 잔치서 겉도는 한국교회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개막 이틀째인 31일 오전 8시 30분 부산 벡스코 전시장 1홀. 예배실로 마련된 4000석 규모의 공간에 다양한 복식과 피부색의 총회 참가자들이 가득 찼다. 언어와 교회는 달라도 예배와 기도의 마음가짐과 몸짓들은 하나.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예배실을 가득 메운 얼굴들은 ‘기도하는 총회가 될 것’이라는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의 선언이 무색하지 않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한국어와 영어 독일어, 불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로 30분간 진행된 기도회가 끝난 뒤 조금씩 무리를 지어 뿔뿔이 흩어지는 예배객들. 무심코 한 무리를 따라 작은 방에 들어가니 성경공부의 열기가 뜨겁다. ‘다름 속의 하나’를 지향하는 WCC 회원 교회들이 소그룹별 신학적 토론을 벌이는 곳. 방마다 이어지는 토론의 열띤 목소리들에 WCC 총회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우리 교회의 갈라진 자화상이 부끄럽게 포개진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따로 또 같이’를 외치며 전 세계에서 모여든 교회 대표 2700명과 참관객 4000명이 이날 하루 모이고 흩어지기를 거듭한 행사만도 두 차례의 기도회와 주제회의, 전체회의, 에큐메니칼(일치)대화, 지역별 모임 등 모두 8개. ‘기독교계의 유엔’ 행사를 이틀 치른 WCC총회 한국준비위 측은 일단 대회의 ‘성공 개최’를 조심스럽게 예단한다. 각국에서 몰려든 400명의 내외신 취재진들이 행사 진행을 놓고 간간이 볼멘소리를 쏟아내지만 정작 총회 참가자들은 개의치 않는 눈치.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회의와 기도회 일정을 좇는 눈길과 발걸음이 그저 분주할 뿐이다. ‘성공 개최’를 입에 올리는 총회 한국준비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 오는 8일까지 이어질 총회의 주제, 내용에 개최국 한국 교회의 상황과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는 탓이다. 대회 진행을 둘러싼 총회 본부와 한국준비위 간 틈새도 바로 그런 측면에서 간간이 불거지는 불협화음으로 여겨진다. 새벽기도며 통성기도, 수요예배, 마당행사 등 한국 특유의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의 한국 참여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잔치판만 마련해 놓고 변죽만 도는 한국교회’가 될 것이라는 지적들이다. 결국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한국교회와 한국의 얼굴을 보여주고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총회 개최 후의 한국교회 운명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는 총회 기간 중 선출될 WCC 의장단과 중앙위 의장에 한국 목회자가 발탁될 것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개최국의 이점을 염두에 둔 기대로 보인다. 다행히 총회 참가자들은 앞으로 이어질 한국 교회 순례와 문화 행사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총회 참가자들은 2일과 3일 주말을 이용해 이틀간 서울을 비롯한 부산과 경남, 광주, 제주 등 전국으로 나뉘어 한국을 돌아보게 된다. 총회 사상 처음 마련된 에큐메니칼 순례행사. 참가자들이 일정표를 들여다보며 가장 많이 챙기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세계 교회 지도자들이 각 지역교회로 흩어져 한국교회 신도들과 함께 참여할 주일예배도 한국 교회와 총회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다. “부산총회는 한국교회 역사 가운데 큰 족적을 남길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이를 계기로 명실공히 세계교회와 연결되고 세계교회는 한국교회와 이어지는 하나님의 큰 선물을 받게 될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총회 개막에 즈음해 한 개신교 목사가 던진 축언. 그 축언의 현실화 여부는 그리 오래지 않아 판가름날 전망이다. 글 사진 부산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미 환율전쟁 조짐… 칸 “가능성 있다” 경고

    한·미 환율전쟁 조짐… 칸 “가능성 있다” 경고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원화 가치의 상승)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간에 환율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미 재무부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자 우리 정부는 “우리 방식대로 할 것”이라고 맞섰다. 상황에 따라 환율전쟁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보인다. 미국 정부는 30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정책을 공격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원화가 경제 펀더멘털보다 2~8% 저평가됐다고 전제하면서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뤄져야 하며 외환시장 개입 이후에는 내용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원인 중 하나인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내용을 공개하라는 것은 미 재무부의 일관된 요구사항이었지만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 입장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1일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는 것이고 우리의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환율이 일방적으로 쏠림현상이 있으면 경제 충격이 크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54.3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한 지난 24일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공동명의의 구두 개입을 통해 “정부와 한은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일방적인 하락 움직임이 다소 과도하다고 본다”면서 “당국은 과도한 쏠림이 계속되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4)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날 미국의 양적완화(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축소가 현실화되면 전 세계적으로 ‘환율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창립 20주년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환율전쟁을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많은 자본이 미국시장으로 다시 흘러들어 가면서 신흥국들이 영향(자본 유출)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흥국에 투자됐던 달러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면 신흥국은 달러화가 줄면서 환율이 오르게 되고 그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혈세 낭비 지자체 사업들, 책임은 누가 지나

    서울시의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3배 이상 늘어 세금을 더 쏟아부어야 할 판이라고 한다. 사업의 타당성을 속속들이 검토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또다시 지방자치단체의 국책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논란을 빚고 있는 경전철 사업과 같은 지자체 사업의 부실은 이제 그 사례마저 어림하기 힘들 정도다. 사업을 벌였다 하면 ‘세금 먹는 하마’가 되는 대형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국민의 눈에 하자 없는 국책사업이 없을 정도로 인식된다면 분명 문제는 크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연구원의 ‘가락시장사업 연구용역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업은 계획에서부터 설계, 관리감독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냈다. 가락시장 본연의 농산물 공급기능을 무시한 채 시설 현대화 타당성만을 따졌는가 하면, 사업이 본격화한 2009년부터 5년간 제대로 된 서울시의 감사나 점검도 없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로 인해 완공 시기는 2018년에서 2025년으로 늦춰졌고, 사업계획이 수립된 2004년 4648억원이던 사업비가 5차례나 조정되면서 7년 새 1조 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3단계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1단계에서 5000억원이 투입됐고 조만간 정부에 추가 사업비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늘어난 사업비는 고스란히 시민의 세금 부담으로 돌아간다. 지자체의 부실사업은 열거하기 민망할 정도로 많다. 용인과 김해, 의정부 등의 경전철과 경인아라뱃길, 여수박람회 등은 근자의 대표적 부실사례로 꼽힌다. 2조여원이나 투입된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지난 1년간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예측치의 10%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여수박람회 시설도 1년간이나 활용 방안을 못 찾고 있다. 용인과 김해 경전철 사업은 참다못한 시민들이 손해배상청구 주민소송을 시작했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사업비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경우도 있다고 하니 연구용역기관의 신뢰도마저 의심케 한다. 규모가 큰 사업의 경우 중간에 수정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내용이 당초 사업 기본계획을 용역할 때와 판이하게 달라진다면 문제다. 가락시장의 사업비 증가도 수요예측기관의 부실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수긍하고 있다. 국책사업은 착공 이후 사업비가 불어나는 게 일상사가 됐다. 감독기관도 관례처럼 묵인하는 실정이다. 사업의 계획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점검하고 사후에 꼼꼼히 평가하는 등의 제도적인 보완책을 더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사후평가가 사전평가만큼 엄격해 일정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예산상 불이익을 준다고 한다. 잘못된 예측은 예산 낭비는 물론 사업의 부실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열린세상] 흔들리는 미국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흔들리는 미국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리의 전투 항공력과 세계 각국의 전투 항공기를 전시하는 국제에어쇼를 2년마다 공군은 개최한다. 짜릿한 곡예비행도 주목을 끌지만 세계 최첨단 항공 자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민과 함께하는 항공 축제다. 올해는 청주에서 개최한다. 그런데 이 에어쇼에 우리의 동맹 미국 공군의 전투비행기를 찾아볼 수가 없다. 바로 얼마 전 봉합되었던 미 연방정부 셧다운 (폐쇄조치) 때문에 한국에 비행기를 보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전력운영에 치명적이지 않은 여러 행사를 대부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미국은 처해 있다. 패권국가는 세계 안보와 경제 질서를 자국의 선호에 맞게 운영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패권국가의 동맹국들은 패권국 세계 질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또한 패권 질서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서는 패권국의 경제력, 군사력 그리고 정통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미국의 경제적 어려움은 매우 고질적이다. 이번에 겨우 봉합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미국 경제의 고질적 난맥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경기회복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지난 10월 17일 백악관과 의회의 예산안 타결에도 불구하고 미 국방부는 예산의 그늘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통과된 예산법은 국방 예산을 4750억 달러 (약 540조원)로 제한하였다. 따라서 국방부가 아무리 예산을 높게 요구하고 의회가 설사 통과시킨다 하더라도 국방부 예산은 자동으로 삭감된다. 이미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지난 17일 국방부 기자 회견에서 “동맹국들이 ‘우리가 미국과의 동맹에 의존할 수 있는가’, ‘미국은 조약과 약속을 지킬 것인가’ 등의 의문을 제기해 왔다”며 “이는 우리 모두의 중대한 문제로써 국가안보는 물론 세계에서의 미국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사실상 어려움을 실토하였다. 경제적 어려움과 안보적 난관은 경기가 회복되거나 군 자산의 적절한 운영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국의 패권적 정통성에 의심할 만한 일들이 여럿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가 중 독일과 프랑스는 자국 대통령과 시민에 대한 미국 정보 당국의 무차별적 도청과 감청에 분노하고 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시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한 미국의 행동에 엄청난 비난을 표한다”라고 하였고,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동맹국들끼리 이런 감시 행위를 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도청하는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적극 지지키로 하였다. 일본의 방위 예산 증강과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패권적 이익 때문에 그러한 결정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 역사적 진실을 정직하게 직면하지 않는 일본의 손을 번쩍 들어준 미국이 정말 우리의 동맹인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을 지지하는 미국의 도덕적 잣대에 좌절할 수밖에 없다. 결국 미국의 어려움을 활용하여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는 일본, 이를 “냉전적 사고를 버리지 못한 채 군사동맹을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이익은 이미 설 자리가 애매모호해진 것이다. 더욱이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를 통해 동맹의 그늘 속에서 안주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남북관계의 건설적 발전이 없는 우리의 처지가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과거와 같이 강대국 국제정치 비극에 휩싸이지 말아야 한다는 냉철한 국가관이 필요하다. 한·미동맹은 우리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 우리의 이익이 한·미동맹을 위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점점 현실화하고 있는 미국 패권의 변화를 인식해야 하는 냉철한 판단력과 전략적 상상력이 요구되는 시기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외교안보 정책 결정자들과 보수 및 진보 식자들의 시대 소명적 각성이 요구된다.
  • 영화 ‘로렌조 오일’ 실제 주인공 사망

    영화 ‘로렌조 오일’ 실제 주인공 사망

    영화 ‘로렌조 오일’의 실제 주인공인 아우구스토 오도네(오른쪽)가 고향 이탈리아 피에드몬트에서 숨졌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80세. 로렌조 오일은 평생 의학과 관련없이 살아온 오도네 부부가 아들 로렌조(왼쪽)를 살리기 위해 의학, 생화학에 매달려 희귀병 치료약을 개발해 낸 실화를 바탕으로 1992년 제작됐다. 로렌조는 여섯살 때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라는 희귀병으로 2년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으나 오도네 부부가 개발한 치료약 덕분에 30세까지 살다 2008년 5월 세상을 떠났다. 오도네 부부는 1980년대 초 한 영국 화학자의 도움을 받아 올리브와 평지씨 기름에서 추출한 혼합물로 치료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부부는 치료약을 가족에게 먼저 시험해본 뒤 로렌조에게 투여했고, 아들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기적을 일으켰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문형표 후보자 “기초연금 혜택 줄여야” 과거 발언 논란

    문형표 후보자 “기초연금 혜택 줄여야” 과거 발언 논란

    기초연금 정부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긴급 투입된 ‘구원투수’로 평가받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기초연금 혜택을 현행보다 더 축소하자는 입장을 갖고 있고, 기초연금 재원도 부가가치세 인상을 통해 조달하자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27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문 후보자가 평소 ‘긴축을 통한 복지 지출 통제’를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복지부 장관으로서 각종 복지공약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문 후보자는 2004년 7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연 국민연금 관련 좌담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기초연금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기초연금제 도입 시 부가가치세율의 인상을 통한 재원 조달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가가치세 부담이 소득계층 간에 대체로 비례적으로 분포돼 있어 세율 인상에 따른 왜곡 효과가 비교적 작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 조세를 통해서건 복지 지출을 통해서건 소득 재분배 기능 자체가 취약한 데다 금융·토지 자산에 대한 누진세 원칙도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인 역진세인 부가가치세를 통한 기초연금 재원 조달 방안은 강력한 조세 저항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또 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정부가 기초연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때 문 후보자는 기초연금 지급 혜택을 더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당시 그는 재정건전성을 위해 기초연금 수급 연령을 5년마다 한 살씩 늦추는 방식을 통해 2040년에는 70세 이상에게만 기초연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자가 평소 재정건전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복지 지출 확대에 거부감을 보였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의 소신은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했던 ‘복지 확대’ 공약과 상충한다. 문 후보자는 2006년 한 경제지 기고문에서 “과다한 복지 부담은 근로 의욕 축소, 기업의 고용 회피 등 경제 성장 저해 요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를 고려한다면 무조건 복지 지출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시절이던 2004년 연금 전문가들로 구성된 당내 특별팀에 참여했다. 특별팀 논의를 바탕으로 그해 12월 당시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현 연세대 교수)이 대표 발의한 국민연금 개정안을 보면 문 후보자가 지향하는 국민연금정책 방향을 알 수 있다. 당시엔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된 이 법안의 핵심은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을 분리해 국민연금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폐지하고 ‘덜 내고 덜 받는’ 공적연금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당시 법안은 기초연금의 경우 만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가입자 평균 소득 월액의 20%를 지급하고 소득비례연금은 본인 평균 소득의 20%로 낮춰 소득대체율을 당시 60%에서 40%로 삭감하도록 했다. 대신 연금보험료를 9%에서 7%로 낮췄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국민연금은 더 낸 사람이 더 받는 방식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민간보험과 다를 바 없게 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교육부 vs 진보교육감 ‘전교조 법외노조’ 갈등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에 따라 교육부가 노조 전임자 복귀, 단체교섭 중지 등의 후속 방침을 정하고 각 시도교육청에 이행을 촉구했다.고용부가 법외노조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이다. 하지만 즉각적인 단체교섭의 중지, 전교조 지부 퇴거 조치 등을 명시한 교육부의 방침이 강원, 호남권 등 일부 진보성향 교육감의 입장과 배치돼 갈등이 현실화할 조짐이다. 교육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국장들을 소집해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에 따른 후속조치 이행방안’을 논의했다. 교육부의 이행방안은 전교조 전임자 30일 이내 학교 복귀, 전교조 지부 퇴거 조치, 체결된 단체협약 무효화 및 단체교섭 중단, 조합비 원천징수 금지 등 크게 네 가지다. 이 가운데 당장 시도교육청이 이행해야 할 조치는 전교조와의 단체교섭 중단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방침이 전달된 24일부터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된 것은 물론이고 현재 진행 중인 단체교섭도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협 무효화에 따라 어린이날 등에 사용되던 행사지원금 역시 중단된다. 각 시도교육청은 지난 3월 1일 교육부로부터 휴직 허가를 받은 전교조 전임자 77명에게도 30일 이내에 복직을 신고토록 안내해야 한다. 해당 전임자들은 30일 이내 신고하지 않으면 직권면직 또는 징계 사유에 해당된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법외 노조로 되면서 휴직 사유 역시 소멸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이 “대량 해고 사태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점에 비춰 보면 이번 교육부의 방침에 따르지 않는 전임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이 임대료를 지불하거나 무상 사용하도록 한 사무실에서 전교조 지부를 퇴거토록 조치했다. 조합비의 원천징수와 조합원의 각 시도교육청 위원회 참여 등도 교육부 방침에 따라 금지된다. 하지만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전교조는 불법노조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교육부의 후속 조치들이 순탄하게 이행될지는 불확실하다. 이날 전북도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북, 전남, 광주 교육감들은 “전교조를 교원노조로 인정하고 (교육감) 재량껏 처리하겠다”고 피력했다. 강원교육청 역시 지난 24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노동기구(ILO)의 지적을 정부가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전교조를 교원단체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우선 조합비 원천징수 금지에 대응해 자동이체(CMS) 조합비 징수 체계 완비를 목표로 조합원들의 신청서를 16개 시도 지부에서 취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후속 조치 이행 결과를 오는 12월 초까지 제출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에 따라 추가 조치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100대 기업에 10년간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 9조 4300억 특혜”

    [국감 하이라이트] “100대 기업에 10년간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 9조 4300억 특혜”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전력거래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한전의 산업용 전기요금 특혜,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방만한 경영 등을 강도 높게 추궁했다. 여야 의원들은 원가 이하로 공급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기업에 과도한 특혜라며 요금 인상을 주문했다.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은 “0.2%의 대기업이 전력의 49%를 사용하고 있지만 요금은 원가의 90% 수준에 그친다”면서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해 대기업도 전력난 극복에 동참토록 하고 중소기업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히 구분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년간 100대 기업에 원가 이하로 할인해준 특혜 전기요금이 9조 4300억원에 달한다”면서 “대기업에 반값 전기를 공급하고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하며 요금 인상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조환익 한전 사장은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기요금 혜택을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부와 함께 산업용 요금의 전반적인 체계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공사에 대한 격론도 벌어졌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2003년 당시 한전기술이 최종 후보지로 마을 뒤로 넘어가는 노선을 선정해 밀양시와 협의했는데, 한전의 입지선정협의회를 거치면서 마을을 가로지르는 노선으로 바뀌었다”면서 “경과지를 엉터리로 선정하고 국회와 주민을 속인 것에 대해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신고리 3호기가 최근 불량 케이블 문제로 준공이 지연됐다”면서 “시간을 두고 부분적 지중화 등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양 주민들은 참고인으로 출석해 “경찰력까지 동원해 강행하고 있는 공사를 중단하고 지중화 대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 사장은 “신고리 3호기가 내년 여름철 전력수급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이미 3년 전에 완공됐어야 하기 때문에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그러면서도 “부분적 지중화가 가능한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한전의 방만한 경영도 도마에 올랐다.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은 “한전의 기업어음(CP) 발행 규모는 연간 평균 8조원으로 완전히 돈 찍는 기계다. 한국은행보다 더하다”면서 “올해 발행한 CP만 493차례에 걸쳐 14조원 규모”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은 “한전이 적자경영 속에서도 최근 5년간 1조 500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고, 심지어 배임이나 횡령 등으로 적발돼 해임된 직원에게도 계속 지급하고 있다”고 시정을 요구했다. 오영식 민주당 의원은 “한전이 2007년까지 흑자였는데 2008년부터 5년 동안 연속 적자였고, 누적적자가 11조원 부채비율은 133%인 상황에서도 기업어음을 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교학사 외 역사교과서 집필진, 31일 자체 수정안 공개

    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고교 역사 교과서 집필진이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고 오는 31일 자체 수정안을 공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7종 교과서 집필진 측이 제출한 자체 수정대조표를 수정·보완 권고안과 대조한 후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수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수정명령이 현실화되면 올해 11월 말까지 완료하려던 학교현장의 교과서 채택 및 주문 작업은 사실상 기한을 지키기 어려워진다. 교육부장관이 수정명령을 내리면 집필자, 발행자는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라 검정심의위원회에 준하는 복잡한 절차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성출판사·두산동아·리베르·미래엔·비상교육·지학사·천재교육 등 7종 교과서 집필자들로 구성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협의회는 24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위법성과 편파성, 전문가 집단의 비전문성이 분명하기 때문에 교육부의 수정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서 “출판사별로 명백한 표현상의 잘못이나 객관적 오류는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 오는 31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수정·권고 사항을 검토한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비전문성을 5가지 사례를 언급하며 지적했다. 2007년 한국사 수정보완 권고에서 중국의 과거 지명을 한국식 발음으로 고치라고 했다가 이번에는 거꾸로 중국식 발음으로 바꾸라고 한 게 대표적인 예다. 7종 집필진 중 한명은 “위원회의 전문성이 의심스럽고 위원회 명단을 하루빨리 공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교육부의 편파성도 비판했다. 교학사의 오류는 줄이고 나머지 7종 교과서의 지적 건수만 늘렸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심각한 오류에서 맞춤법 잘못에 이르기까지, 이미 확인된 교학사의 오류 숫자는 251개보다 훨씬 많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역사연구회와 역사문제연구소 등 진보성향 4개 역사단체도 전날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와 편파 해석이 교육부가 발표한 251건보다 훨씬 많은 최소 453건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1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역사 교과서 8종에서 발견된 오류 829건을 수정하고 다음 달 1일까지 수정·보완 대조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공기업들 “도로·수도·전기요금 인상”

    공기업들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박근혜 정부 임기 5년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 수도 요금, 전기 요금 등 공공요금을 올리기로 했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원가보다 낮은 요금을 현실화시키겠다는 취지지만 국민들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정부가 국회에 24일 제출한 ‘2013~201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상세안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공공기관 41개사가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 공공요금 인상 등 자구책을 세웠다. 요금 인상을 계획한 공기업은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수자원공사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경차 할인율을 현행 50%에서 30%로 줄이고 출퇴근 할인율도 현행 50%(오전 5~7시, 오후 8~10시), 20%(오전 7~9시, 오후 6~8시)에서 각각 30%, 10%로 낮출 계획이다. 4~6급 장애인도 요금 할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통행료 감면을 줄이면 경차 할인에서 연간 350억원, 출퇴근 할인에서 연간 250억원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도 모두 유료화할 방침이다. 현재 무료로 운영되는 성남, 청계, 구리, 김포, 시흥 등 5개 영업소를 유료로 전환해 740억원의 수입을 확충하기로 했다. 한전은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총괄원가(적정원가+적정투자보수)를 회수할 수 있도록 요금을 매년 인상하기로 했다. 수공도 상수도 요금을 2017년까지 현재보다 2.5% 인상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그러나 공공기관이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반드시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중장기 계획은 공공기관에 대한 구속성이 없고 공공요금의 경우 관계 부처와 공기업의 협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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