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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서민경제 살리려면 추경안 빨리 통과시켜야

    여야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 피해 극복을 위해 잠정 합의해 놓은 추가경정예산안의 처리 시한은 24일이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전히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자신들의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처리 시한을 넘기는 것을 아예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마저 없지 않다. 이번 추경은 성격상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투입 적기를 놓치면 약효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논의는 정부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여당에 야당이 자체 안을 내놓고 맞서면서 평행선을 달려왔다. 여기에 국정원 해킹 의혹이 불거지면서 추경은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버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입으로만 민생을 외칠 뿐 자고 일어나면 시빗거리를 찾아나서는 것이 정치권이다. 정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입만 아프다. 다만 정쟁을 벌일 때 벌이더라도 추경안만큼은 하루빨리 처리해 놓아야 할 것이다. 여야의 잠정 합의는 어제까지 예산결산위원회 차원의 검토를 마치고 23일이나 24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한 5조 6000억원 규모의 세입 추경안에 반발한 야당이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결위는 한 치의 진전도 보지 못했다. 2개월 남짓 만에 다시 열리는 고위 당·정·청 회의의 최우선 의제 가운데 하나가 추경안 처리 방안이니 정부·여당의 의지는 강력하다. 나아가 정부는 기업과 부자의 비과세 혜택을 줄이고 서민 생활 안정과 일자리 확대에 초점을 맞춘 세법개정안을 내놓는 성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어제 “여당은 법인세를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으려고 당장 조세감면특별법만 손대려고 한다”며 정부·여당의 추경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다만 “추경안을 7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데 협조할 것”이라는 발언이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새정치연합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대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를 일정률 올려 지지 계층인 중산층과 서민의 세금 부담을 줄여 가는 경제 정책은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정책 방향을 적절한 정치적 이슈와 연계시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그런 대화와 타협에 따른 주고받기는 정치의 본질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경안은 민생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응급처방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법인세를 당장 통과시켜도 시원치 않을 긴급한 법안에 연계시키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우리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본식 장기불황에 이미 접어들고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와 가뭄은 특히 서민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추경안이 서민경제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면 오히려 새정치연합이 앞장서 처리하는 것이 상식이다. 추경안의 구체적인 항목에서 정부·여당과 이견이 있다면 국회 상임위원회에 들어가 적극적으로 조정하면 될 일이다. 지금 여야가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시기를 놓치지 않게 추경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 일본 방위백서, 11년 연속 ‘독도 영유권’ 주장…정부 국장급 항의

    일본 방위백서, 11년 연속 ‘독도 영유권’ 주장…정부 국장급 항의

    ‘일본 방위백서’ 일본 방위백서가 11년 연속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정부는 21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 “일본 정부가 2015년도 방위백서에 또다시 독도에 대한 허황된 주장을 포함시킨 것은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 침탈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정부는 특히 “이런 도발은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을 무실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이날 오후 가나스키 겐지(金杉憲治)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로 불러 구두 및 문서로 항의 입장을 공식 전달하고 해당 내용의 삭제 및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국방부도 이날 오전 박철균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이 오전 고토 노부히사(後藤 信久·육군 대령) 주한 일본 국방무관을 청사로 초치해 항의하고 항의문을 전달했다. 국방부는 항의문에서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지속하는 한, 미래지향적인 한일 군사관계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이 일본 방위백서에 명시적으로 들어간 것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때인 지난 2005년부터 11년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투레 “‘벤테케 영입’으로 리버풀 우승 경쟁 가능”

    투레 “‘벤테케 영입’으로 리버풀 우승 경쟁 가능”

    리버풀의 중앙 수비수 콜로 투레는 팀이 아스톤 빌라의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 영입을 통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벤테케는 3,250만 파운드(한화 586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리버풀 영입이 기정사실화 된 상태다. 리버풀은 22일(현지시간) 멜우드 훈련장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후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영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투레는 이번 시즌 리버풀의 7번째 영입 선수가 될 벤테케의 영입을 기쁜 마음으로 반기며 앞으로 그와 함께 경기를 뛰는 것에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투레는 리버풀 지역지 ‘리버풀 에코’와 인터뷰를 통해 “벤테케는 훌륭한 선수다. 그를 상대 팀으로 만나는 것보단 같은 팀 동료로 뛰고 싶은 선수” 라면서 “매우 강하며 힘이 넘치는 선수로 우리 모두 그의 능력을 잘 알고 있다. 득점력도 뛰어나지만, 특히 정신력이 정말 강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여름 리버풀은 (영입에서) 엄청난 일을 해냈다. 다가올 이번 시즌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할 것이다. 현재 팀에 강한 정신력이 가미된다면 어떤 팀도 우리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 말하며 리그 우승 경쟁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팀의 전력 강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전 포지션에 걸쳐 그야말로 폭풍 영입을 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시즌 리그 막판 12경기 12골을 기록하며 아스톤 빌라를 강등에서 살려낸 벤테케의 영입으로 리버풀은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지게 됐다. 그러나 리버풀과 리그에서 경쟁하게 될 첼시, 아스널, 맨유, 맨시티와 전력을 비교하면 스쿼드의 질과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매년 주력 선수들의 이탈로 리버풀이 전력 강화에 애를 먹고 있다. 투레의 말대로 리버풀이 이번 시즌 진정한 우승 경쟁팀으로 변모하기 위해선 한두 명 이상의 월드 클래스 영입은 필수 조건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번 시즌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재입성과 리그 우승 경쟁이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최용석 유럽축구통신원 fcpoint@hotmail.com   
  • [사설] ‘아베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日 시위대의 분노

    아베 신조 내각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16일 집단자위권 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보 법안을 중의원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이후 일본 열도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5%로 급락하면서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도 51%에 이른다. 안보법안 강행 처리에 항의하는 일부 시위대는 “아베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양상이다.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집단자위권은 일본이 직접 공격받았을 때뿐만 아니라 일본의 동맹국이나 주변국이 공격받았을 때 이를 일본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본 국민들은 집단자위권이 인정되게 되면 기존의 전쟁 포기 조항은 사문화되고 새로 신설된 모호한 기준에 따라 일본이 자칫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보 법안의 중의원 강행 처리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 헌법 9조가 명백히 교전권을 금지하고 있고 다수의 헌법 학자들이 집단자위권 인정 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지만 아베 정권은 ‘헌법 해석 변경’이라는 꼼수로 집단자위권 법안을 밀어붙여 왔다. 지난해 7월 1일 아베 총리는 임시 각의를 열어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헌법 해석을 변경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베 정권은 오는 9월 말까지 참의원에서 안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최근 다카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는 “지지율을 희생해서라도 국민의 평화와 안전을 보호하겠다”며 억지를 쓰고 있다. 아베 정권이 주권자인 국민들의 뜻마저 왜곡하면서까지 안보 법안 통과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정부의 안보법안 강행 처리는 자국민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반대와 상관없이 군사 대국화의 길을 가겠다는 국제적 도발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우리는 일본의 우익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을 앞세워 유사시 북한 사태를 빌미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개연성에 주목해 왔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미화해 온 근저에 동북아 맹주를 꿈꾸는 야심이 숨어 있음을 우려해 왔다. 이런 의도가 착착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한반도 군사적 개입 의도를 원천적으로 막아 내면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할 대책 마련에 외교라인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 [밀리터리 인사이드] 국산 ‘명품 복합소총’ 왜 애물단지가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국산 ‘명품 복합소총’ 왜 애물단지가 됐나

    현대화된 국산 소총의 시초는 무엇일까요. 1974년 군이 미국 콜트사의 라이센스를 얻어 생산한 M16A1이 시작이었습니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베트남을 포함한 모든 아시아 국가 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고, 자극받은 박정희 대통령은 국산 소총 생산계획을 서두르게 됩니다. 1968년부터 시작된 미국 콜트사와의 라이센스 협상은 한미 양국의 합의로 1971년 3월 정식 계약을 맺으면서 현실화됐죠. 1973년 11월 부산에 국방부 조병창이 들어섰고 이듬해부터 M16A1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무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갈증은 여전했습니다. 그래서 1970년 창설된 국방과학연구소는 K-1A 기관단총과 K-2 소총을 자력으로 개발해 각각 1982년과 1984년부터 군에 보급했습니다. 이 총들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군에 제식 소총으로 보급돼 있습니다. 군은 이후 누구도 개발하지 못한, 심지어 군사 강국인 미국도 개발에 실패한 총기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명품무기라던 K-11, 폭발사고로 신고식 국방과학연구소가 2000년부터 8년 동안 185억원을 들여 ‘미래형 명품무기’로 개발했다던 K-11 복합소총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K-11은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애초 이 무기는 5.56mm 자동소총과 20mm 공중폭발탄 발사기를 갖춰 군은 물론 많은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이용해 조준점을 잡으면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거리를 탄환의 회전수로 환산해 공중폭발탄을 적의 상공에서 터트릴 수 있다는 기능이 크게 부각됐죠. 1정당 가격은 16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지금까지 900정 가량 군에 보급한 총기는 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2011년 10월 야전 운용성 확인사격 중 20mm 공중폭발탄이 총기 내부에서 폭발해 병사 1명이 얼굴과 손등에 열상과 찰과상을 입은 사건이 시작이었습니다. 2012년 2월까지 약 5개월간 진행한 국방부 감사에서 전자기파 간섭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사업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은 문제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장담했습니다.방사청은 다음해 사격통제장치와 격발장치를 개선하고 유탄이 일정 회전을 한 뒤에 폭발하도록 신관(기폭장치)을 개량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3월 경기 연천군 국방과학연구소(ADD) 다락대사격장에서 또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3명이 다치는 사고였는데요. 이번에는 레이저 거리 측정기와 사격통제장치 이상이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2~3번 눌렀는데 사격통제장치가 이것을 방아쇠 격발로 오인해 신관에 신호를 줬고 유탄이 폭발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결국 앞서 조사와 마찬가지로 총기 내부의 문제로, 개선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국방부는 자석만 대도 폭발한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아예 군 관계자, 기자, 일반인들을 다락대사격장으로 초청해 실제로 총기에 자석을 갖다대는 시연회까지 벌이며 국민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총기 외부에 폭발을 일으킬 요인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다른 방향으로 나왔습니다. 방사청은 지난 4월 “공중폭발탄에 영향을 미치는 전자기파 간섭현상은 저주파수 고출력 전자파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외부의 전자기파에 공중폭발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구형탄은 모두 해당되고 전자기파 충격 센서를 단 신형탄만 문제가 없답니다. 비축한 구형탄 15만발은 1발당 16만원입니다. 하지만 240억원의 예산이 공중에 날아갈 위기에 처한 것보다 더 황당한 것은 여전히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문제는 전자기파 간섭현상…개발 사업 나락으로 방사청은 언론의 문제 지적에 “규정이 없어 탄약에 대한 전자기파 시험을 하지 못했다. 미국도 탄약에 대한 조사 규정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무기이기 때문에 규정이 없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수년 동안 이어진 사고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그제서야 방사청은 저주파수(60Hz) 대역의 180dBpT 수준의 강한 자기장을 방출하는 장비가 존재하는 지, 있다면 무엇인지 전자파연구소를 통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했습니다. 대신 신형탄을 사용하면 된다고 거듭 해명했습니다. 비난여론이 높았습니다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무기 개발 과정에 벌어지는 여러 시행착오 중 하나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빈번한 총열 고장 등 다른 문제도 많이 있었고, 올해 사업 예산이 60%나 삭감되는 수모를 당했지만 많은 이들이 완전히 기대를 버리진 않았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으로 총기 가격의 77%(1306만원)를 차지하는 핵심 장치인 ‘사격통제장치’의 품질이 엉망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것은 완전 전자식 총기의 존재 의미를 상실하게 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배경엔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방산 비리’가 있었습니다. 사격통제장치 문제는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오쉬노 부대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사격통제장치가 사격 도중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 조사에서 납품업체는 충격량을 3분의 1로 줄여 검사를 마친 뒤에 불량 부품으로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험검사를 납품업체가 직접 진행했고, 지난해까지 검사 조작 문제는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군에는 국방기술품질원이라는 품질검사기관이 있었지만 ‘눈 먼 봉사’나 다름없었습니다. 방산업체 E사 사업본부장 이모(52)씨와 차장 장모(44)씨, 과장 박모(37)씨가 구속 기소됐고 비난여론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질 않습니다. ●사격통제장치 방산비리에도 ‘눈 먼 봉사’ 완제품으로 보급된 사격통제장치 250대 가운데 208대가 결함으로 반품됐습니다. 나머지 660여대에서도 각종 균열과 이물질 발생 등 결함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폭발 사고가 벌어진 2011년부터 숱하게 감사를 벌인 국방부나 사업을 주관하는 방사청도 이 문제를 짚어내지 못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무기는 다시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눈 먼 봉사나 다름없는 군 기관들이 변화하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또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극소수 수출물량을 제외하면 군납 외에는 총기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주먹구구식 총기 개발 계획을 진행한 군에 대한 비난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척박한 시장이지만 투자는 부실하고 장기계획은 미흡하니 개발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습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평상시에 총기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없다. 누구도 보병 화기에 대한 얘기를 제대로 내놓지 못했고, 기본화기에 대한 투자 자체가 부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현대전은 첨단장비의 각축장이라지만 전투력의 핵심은 보병의 전투력인데 전투기다, 전차다 대형 사업에만 골몰해서 이리저리 끌려다닌다”면서 “사업 자체가 없는데 누가 총을 개발하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화기를 개발하는 업체에서 직접 사업을 끌고 나갈 수 밖에 없는 수준”이라면서 “정말 심각하고 진지하게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총기 개량사업조차 업체 재량에 맡긴 군 첨단 장비에만 골몰해 개발한 지 수십년이 된 기본 장비에 대한 개량조차 이제서야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K-1A 기관단총을 대체할 카빈형(총신이 짧은 돌격소총) K-2인 ‘K-2C’는 지난해부터 28사단에 시험 보급돼 올해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개발업체가 이라크군 특수부대에 수출한 총기를 IS(이슬람국가) 병사가 노획해 사용하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우리가 만져보지도 못한 총을 IS군이 먼저 쏴봤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K-2C에는 해외 유명 소총에는 기본으로 장착된 피카티니 레일시스템을 달아 조준경과 레이저 표시기 등 각종 광학장비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군 M4 소총에 도입한 신축형 개머리판을 장착해 휴대성과 견착 기능을 동시에 높였습니다. K-1A는 슬라이드식 개머리판이어서 견착이 쉽지 않은데 단점을 보완한 겁니다. 마찬가지로 K-2 소총에 접이식 대신 신축형 개머리판을 부착한 K-2A도 K-2C와 마찬가지로 군 보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량형이긴 하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만든 총기들인데요. 군은 이런 총기 개량 사업마저 업체의 재량에 모든 것을 맡기고 있습니다. 짧은 총기 개발 역사 탓만 할 것이 아닙니다.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핫한 아이템을 가지고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리스트를 보세요. (12)왜 한국 병사의 월급은 ‘세계 최하위’인가 (13)전투복 교체 돌고 돌아 6년…장병복지를 논하다 (14)6·25 전쟁 때 쓰던 수통 지금도 쓰고 있을까 (15)F-16D에 참패했다는 F-35A를 위한 변명 (16)미군 ‘물고기집 전차’가 서해를 지키는 이유
  • 승리를 만든 ‘보이지 않는 손’

    승리를 만든 ‘보이지 않는 손’

    제국을 설계한 사람들/폴 케네디 지음/김규태·박리라 옮김/21세기북스/ 548쪽/ 2만 8000원 전쟁의 승리는 한 사람의 힘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큰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뛰어난 조직과 그 조직을 운영할 사람이 필요하다. 필드에서의 검증을 거쳐 치밀하게 짜인 전략, 효율적인 협력 체계와 순환 고리는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 좀 더 빠르고 좀 더 강력한 새로운 무기까지. 이 모든 것이 상대하는 적보다 우위에 있을 때 비로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파죽지세였던 나치 독일을 상대로 거둔 승리가 그런 경우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영향력 있는 역사학자인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저작 ‘제국을 설계한 사람들’에서 1942년 말부터 1944년 여름까지의 전쟁 중반기를 집중 조명하며 전쟁의 흐름이 바뀌게 된 전략적 비결을 다원적 시각에서 살핀다. 저자는 기존의 2차 대전사에서 흔히 다뤄져 온 장대한 이야기 방식이 아니라 결정적인 승리의 원인을 제공한 개인과 조직들에 초점을 맞춘다. 다섯 개의 장으로 이뤄진 책은 전쟁의 승패를 판가름하는 시기에 민간 및 군사 차원에서 개인과 단체가 각각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승리를 안겨 준 얘기를 담고 있다. 군사작전의 문제점과 도전 과제를 짚으며 전략 설계자들이 어떻게 임무를 완수했는지, 그들의 임무가 전쟁에서 왜 중요했는지를 설명한다. 이야기는 1943년 1월 윈스턴 처칠과 델라노 루스벨트, 합동참모단이 함께 모여 독일, 일본, 이탈리아를 패퇴시킬 긴밀하고 광범위한 청사진을 마련한 카사블랑카 회담에서부터 시작한다. 적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내려면 다섯 가지 난제를 극복해야 했다. 카사블랑카 회담에서 논의된 과제들은 나치 독일의 전격적 전술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U보트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 제공권을 장악해 독일 항공대를 무력화하는 것, 적의 해안에 연합군이 상륙할 방법을 찾는 것,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일본 제국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된 난제들은 놀랍게도 그로부터 1년 남짓 뒤에 모두 완수되거나 현실화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역사상 가장 큰 격돌의 형세는 뒤바뀐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은 2차 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는 시간문제였으며 미국의 대량 물량 공세가 적을 초토화했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위대한 전략과 그 주역들의 역할이 승리의 원동력임을 주장한다. 1944년 6월 6일을 디데이로 감행된 연합군의 상륙작전은 육해공군의 힘이 극적으로 융합된 연합작전의 결정체였다. 상륙작전을 펼치려면 해변과 야전의 장애물들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처칠이 발탁한 퍼시 호파트 소장은 기존에 투입된 탱크를 다양한 양식으로 개조해 수륙양용 탱크, 거대한 체인으로 모래를 휘젓는 지뢰제거 전차, 커다란 철사 절단기나 불도저용 날이 달린 탱크, 화염방사 탱크, 다른 탱크들을 위해 경사면 역할을 하는 탱크 등을 이용해 기갑전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성과를 거뒀다. 책은 또 미국산 퍼수트 파이터(P51) 전투기의 앨리슨 엔진을 떼어내고 보다 강력한 멀린 61 엔진을 장착해 항속 거리를 대폭 늘린 로니 하커 공군 대위, ‘도둑 공격전술’로 대서양에서 U보트를 격침할 방법을 연구한 호송선단 함장 조니 워커 대령, 건설업계의 인재들을 모집해 해군 건설대대를 창설한 토목기사 벤 모릴 등 범상치 않은 인물들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역사 중에서도 전쟁 얘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전쟁 중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적인 방법을 설계하고, 복합적으로 얽히고설킨 난제의 해답을 찾아낸 해결사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잘 짜인 영웅담처럼 흥미진진하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사설] 기성 정치에 지친 국민은 차라리 신당을 원한다

    서울신문이 창간 111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 시대의 정치 질서를 국민이 얼마나 불신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정치권의 최근 행태에서 국민의 피로감이 이미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섰으리라는 것은 짐작 못할 바도 아니었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정계 개편 열망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8.0%는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항목을 선택했다고 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각각 34.4%와 23.2%에 그쳤으니 역설적으로 어떤 당도 지지하지 않은 계층이 최대 정치세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걸음 나아가 ‘바람직한 정당 구도’로 양당제를 지지한 사람은 25.9%에 그친 반면 다당제 지지자는 51.8%나 됐다. 현재의 정치 질서는 무엇이 됐든 뜯어고쳐야 한다는 성난 민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그동안 정치권은 사실상의 양당 체제 아래 한 치의 타협도 용인하지 않는 극한 대립으로 일관했다. 정치권이 보수와 진보의 양극화를 주도한 결과 아무런 이념의 개입이 필요치 않은 국민의 일상생활마저 이념 대립의 망령에 시달리게 했다. 양당제에 대한 염증은 예상했던 대로 유권자 사이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제3의 정치세력’의 등장을 바라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특히 20대와 30대의 경우 양당제 지지자는 각각 16.7%와 13.0%에 불과했지만 다당제 지지자는 각각 60.0%와 57.3%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정치 질서에 대한 불신이 높으니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은 당사자들에 대한 신뢰 역시 남아 있을 리 만무하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사필귀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니 신당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럽다. 지난 4·29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미 신당 논의가 점화된 야권이다. 나아가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그제 새정치연합을 탈당하면서 신당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기껏 ‘지역당’으로 새로운 정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역행하려는 움직임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편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33.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역시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읽고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은 결국 정계 개편을 원한다. 새누리당도, 새정치민주연합도 아닌 제3의 정치 세력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먼저 읽어야 할 것은 ‘정계 개편’이나 ‘신당 창당’처럼 겉으로 드러난 구호가 아니다. 국민이 기존의 정치 질서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변화를 요구하는 속내를 꼼꼼히 읽어 내야 한다. 국민의 메시지는 이제라도 제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 달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년 총선을 위한 정치에 매달린다면 바로 그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의사들의 전쟁’

     최근 들어 국내 각급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앉은 자리’에서 질병을 치료한다는 고답적인 의료 개념을 적극적으로 확장한 결과다. 즉, 의료가 더 이상 병원이나 지역에서 보수적으로 영향권을 지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개척적 발상이고, 오는 환자만을 치료하는 과거의 진료권 행사 방식을 뛰어넘는 도발적인 시도다. 이런 변화는 의료의 산업화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가까운 중국 시장을 겨냥했다가 패퇴한 아픈 기억들을 가진 우리지만, 의료의 해외 진출이 의료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개념의 영토 확장, 시장 확장이라는 점에서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의료 해외진출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의료진이 직접 찾아나섰던 예전의 왕진(往診)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왕진이 아픈 환자만을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였다면, 해외 진출은 환자를 찾아가는 왕진의료의 확대이자 동시에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물론, 이런 의료 수출의 배경에는 단기간에 우뚝하게 성장한 우리의 의료, 그리고 그 의료와 연계된 자본이 존재한다. 사실, 자본이라고 말하는 건 너무 거창하다. 왜냐면, 해외 시장을 열겠다고 독하게 맘 먹고 ‘나라 밖의 전쟁터’에 나서는 의료인들이 가진 자본이라는 ‘전쟁비용’은 국가가 지원하는 정책자금이나 대기업이 책정한 전략예산처럼 거액이 아니다. 그렇다고 병원이 대는 비용도 아니다. 오로지 의사 개인 돈일 뿐이다. 그래서 그들의 각오가 더 비장하고, 그들의 의지가 더 결연하다.  혹자는 “돈 까먹으러 가는 거지”라거나 “돈 많이 벌어놓은 모양이네”라고 쉽게 말하고 마는 의료인들의 그 답 없는 도전, 총성도 없는 살벌한 전쟁의 이면을 들여다 본다. ■찾아오는 환자는 늘었지만…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는 한국브랜드병의원협회(회장 안건영) 주최로 의료 해외진출과 관련한 의미있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한 한림대 정왕교 교수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규제연구센터 김장욱 분석평가실장의 발표를 보면, 우리가 이 시점에서 왜 ‘의료’라는 상품을 들고 마치 ‘기업가’처럼 해외로 나가야 하는 지를 설득력있게 보여 준다.  먼저, 정왕교 교수의 발표를 보자.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12년 15만 9464명이던 것이 2013년에는 21만 1218명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이로 인한 수익은 1030억원이서 3930억원으로 4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내용을 좀 더 상세하게 들여다 보자.  병원 이용 형태(2013년 기준)별로는, 외래진료가 17만 270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입원 2만 137명, 건강검진 1만 8379명 등이었다. 이들이 이용한 병원으로는, 7만 7738명(36.8%)이 상급종합병원을, 5만 2996명(25.1%)이 종합병원을, 4만 6366명(22.0%)이 의원을, 1만 8638명(8.8%)이 병원을 각각 이용해 이들이 전체의 93% 가량을 차지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활약이다. 규모 면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해외 환자 유치율이 22.0%라는 건 의사 수 등 규모의 불리를 이겨냈다는 점에서 ‘선전’이라는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환자들의 국적 분포는 어떨까. 역시 중국이 5만 6075명(26.5%)으로 압도적이다. 이어 미국 3만 2750명(15.5%), 러시아 2만 4026명(11.4%), 일본 1만 6849명(8.0%), 몽골 1만 2034명(5.7%)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베트남 카자흐스탄 캐나다 필리핀 영국 호주 우스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폴 아랍에미레이트 독일 프랑스 등이 0.4∼1.4%대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를 국가별 증감 추이로 분석해 보면 우리 의료에 대한 각 나라별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2011년 1만 9222명에서 5만 6075명으로 3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고, 러시아는 9650명에서 2만 4026명으로 2.5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미국 환자는 약간의 증가 수준이었고, 일본 환자는 2만 2491명에서 1만 6849명으로 오히려 상당히 감소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 간단한 분석은 우리 의료의 해외 진출이 어느 곳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답은 중국과 러시아다. 사실, 미국 환자는 속을 들여다 보면 실상과는 약간 다르다. 미국에서 직접 우리나라를 찾는 환자라기보다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나 한국에 체류하는 주한미군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보면 중국이 우리의 의료 수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략적 타깃임을 간파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떻든, 우리나라를 찾아 의료 서비스를 받는 해외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 현상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몇 가지 문제가 남는다. 이처럼 찾아오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으며, 이미 국내 의료 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냉정한 평가가 그것이다. 또 인도적·선의적 관점에서도 의료 수준이 상대적으로 낙후한 곳을 찾아가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은 권장할 일이다.  이에 따라 국내 각급 병·의원들의 해외 진출이 활성화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 운영을 시작했는가 하면, 연세의료원·삼성의료원 등 대형 병원과 우리들병원을 비롯한 병·의원들의 해외 진출도 크게 늘었다.  한국개발연구원 규제연구센터 김장욱 분석평가실장의 분석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건수는 모두 125건으로, 2013년의 111건 대비 12.6%의 증가 추이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35건, 동남아 18건, 몽골12건, 중동 5건 등으로 나타났다.  진출 형태도 눈여겨 볼만 하다. 진출 사례 125건 중 단독 진출이 31건으로 가장 많았고, 라이센싱(브랜드) 26건, 프랜차이징 25건, 연락사무소 21건, 합작 10건 등이었다. 나머지는 자선진료소나 위탁경영 등이었다. 특징적인 것은,미국의 경우 단독진출이 19건으로 가장 많았던데 비해 중국은 라이센싱과 프랜차이징이 각각 11,15건을 차지(단독 진출은 4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 진출한 의료기관의 진료과목에는 우리 의료의 강점과 약점이 함축적으로 투영돼 있다. 피부·성형이 39건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었고, 한방 23건, 치과 13건, 종합 10건, 건강검진 4건 등이었다.    ■‘의료’와 ‘산업’ 사이  문제는 이렇게 물꼬가 트였지만, 갈 길이 멀고 험하다는 점이다. 의료기관이 해외로 진출할 때는 대부분이 산업적 목적을 1차적으로 지향한다. 하지만 국내 의료 관련법에 따르면 의료법인으로서는 원천적으로 해외 진출이 어렵다. 이 때문에 중국 등지의 광대한 시장으로 노리고 진출하는 대부분의 병의원들은 개인투자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외 시장으로 나갔던 수많은 의료기관들이 패퇴했다. 개인 자격으로는 현지 협상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의료행위에 대한 현지 신뢰도에도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정부의 보호 정책이 거의 없어 시쳇말로 현지 당국과 중간에 개입하는 거간꾼들의 쉬운 먹잇감이었던 셈이다.  중국에 진출했다가 고전 끝에 철수한 한 의료인은 “법과 제도 때문에 인력 파견이나 송금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현지 정보 부재와 자금 등의 문제 때문에 결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의료법인이 아니라 개인 자격의 해외 진출은 현지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확보하기 어려워 분쟁 상황에서는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데, 이는 곧 실패를 의미한다”고 털어놨다.  한국브랜드병의원협회 안건영 회장은 “많은 국내 의료기관들이 해외로 나가 시장을 확보하고, 앞선 의료를 통해 국위를 선양할 기회를 갖고 싶어 하지만, 국내 법과 현지 정보부족, 현지 지원체제 부재와 인력수급,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의료법인의 투자 규제 문제를 단시일 내에 전향적으로 풀어낼 수 없다면, 해외에 진출할 경우에만 산업적 기준을 적용하는 등 이원체제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한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의료는 규제나 법규정의 측면에서 서로 융합하기 어려운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우리나라는 의료가 수익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 대한 진료가 우선이라는 고전적 의료관이 의료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의료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또 현재의 국민건강의료보험 체계도 이같은 공공성을 전제로 구축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 의료 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해외에서의 의료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병원에 앉아서 찾아오는 환자만 치료하던 고답적 방식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환자를 찾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해외 진출 논의가 달아오르고, 실제로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의료가 아닌 산업적 관점으로 보아야만 이해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김정욱 분석평가실장이 의료 해외진출의 애로사항으로 제시한 △정보 부족 △현지 네트워크 부재 △법과 제도 미비 △인력수급의 어려움 △자금 조달체계의 부재 등은 뒤집어 말하면 우리 의료기관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필요한 기본 요소 중에서 의료인들의 의지 말고는 갖춰진 게 거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상태라면 ‘수출’로 표현되는 고부가 의료산업의 해외 진출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이 많았지만, 성공 사례가 손으로 꼽을 만큼 희귀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수많은 제약과 규제의 벽을 넘어 현재 중국 정부가 비준한 유일한 한중 합작병원으로 자리 잡은 상하이 서울리거성형미용병원의 성공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상하이 서울리거성형미용병원의 도전  상하이 중심가 동방명주와 월드금융센터, 상하이센터가 한눈에 보이는 황푸 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 서울리거병원은 한국의료수출협회가 공인한 의료수출 제1호 병원이다. 중국 철도 시설을 현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한 연건평 2000여 평의 이 병원은 한국 의료기관이 아니라 의료인 개인의 중국 진출이라는 불리를 극복하기 위해 3년여에 걸쳐 현지 규제기준 이상의 인력과 시설을 갖췄다. 반도체 공장 수준의 무균 시스템병원에다 심장 격인 수술실은 천재지변에 대비한 비상 동력 공급장치을 설치했으며, 최근 급신장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력을 감안해 최고 수준의 스파 치료시설도 마련했다. 이 병원의 목표는 간단하다. 중국 최고의 글로벌 미용성형 병원을 만들어 최고의 의료 수준과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의 앞선 의료시스템과 잘 훈련된 의료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피부과, 성형외과, 모발이식 등으로 중국 현지 의료의 ‘거대한 틈새’를 공략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이곳에서 치료받고 있는 한 중국인 환자는 “중국에서 가장 발전했다는 상하이에서도 지금까지 정도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는 어려웠다”면서 “서울리거병원은 한국의 앞선 성형 및 피부 관련 의료서비스를 한국인 의사로부터 제공받는다는 점 뿐 아니라 중국 의료의 수준과 다양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사례”라고 말했다.  서울리거병원이 중국에서 주목할 성공을 거둔 것은 철저한 현지화 결과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홍성범 병원장은 중국 현지화의 관건으로 중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들었다. “이곳에서 중국을 단순한 시장으로만 보려고 하면 답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들의 부가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그들을 진정성 있게 대하고, 성실하게 진료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라면서 “현지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 자본 등에서 결코 좋은 조건이 아니라면 정착할 때까지는 물론 안정된 후에도 철저한 현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리거병원의 현지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홍성범 병원장은 “한국의 의료라고 해서 당장 중국 환자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면서 “중국 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삼기보다 중국의 의료 발전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현지 의사들을 교육하는 등의 접근도 중요한 현지화 전략이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리거병원은 한국의료수출협회로부터 ‘국제 성형외과 의사교육센터’로 공인받아 중국 의사들을 교육하고 있고, 이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국 의료기관의 중국 진출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안지에로펌 이수철 변호사는 “의료 수출의 전제조건은 철저한 현지 분석과 대응, 그리고 법률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는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정부의 금융지원은 물론 국내에서는 당장 현실화가 어려운 영리병원 문제에 대한 보완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제도 보완이 없으면 문화적·지리적으로 우리와 이질감이 적고, 시장이 큰 중국에서도 다른 경쟁국에 밀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들  홍성범 병원장은 “법적 명의가 중국 측에 있어 권리 행사가 극히 제한적인 원내원(院內院) 방식이나 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는 기술제휴 컨설팅 방식이 아니라 서울리거병원은 투자자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는 합작병원 방식으로 중국에서 입지를 다졌다”면서 “이를 성공이라고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성공으로 가는 한 과정일 뿐이며,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지적은 현장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2013년에 한 조사기관이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시스템 해외 진출 현황 및 전망’조사 결과, 특별법 제정 등 법적·제도적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무려 49.8%에 달했다. 또 전문기관과 전문가 육성을 통한 지원이 45.4%, 전문 펀드 조성 등 금융 지원방안 마련이 33.8%에 이르렀다. 정부간 보건의료 협력외교(29.7%), 해외진출 병원에 대한 별도의 평가 및 인증절차 마련(23.1%)도 중요한 대책으로 꼽혔다.  사실, 영리병원 허용 문제는 국내에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현안이다. 경제력의 격차가 의료 격차로 나타나는데 대한 국민적 거부감 때문이다. 여기에다 영리병원을 허용해서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수혜를 보는 집단이 민간보험사일 것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꼽힌다. 영리병원의 비싼 의료비를 국민건강보험이 감당할 수 없어 결국 부유층은 사보험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어 사보험은 배를 불리는 반면 국민건강보험 체계는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또 사회적으로 건전하지 못한 자본이 대거 병원 경영에 유입되는데 따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영리병원을 허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선거가 있는 한 영리병원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필자는 지금도 국내에서의 영리병원 허용에 반대한다. 논리는 이렇다. 같은 감기 환자를 똑같은 방법으로 치료하는데, A 병원의 진료비는 1000원이고 B 병원의 진료비를 5000원이다. 이는 진료 수준이나 치료 방식, 약제의 차이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진료 외적 서비스에서 발생한 차별이라고 보는 게 옳다. 가뜩이나 양극화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의료를 두고 이런 불평등이 현실화한다면,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내부 분열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건보 가입자가 속속 사보험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발생하는 건강보험 체계의 붕괴는 국민보건 차원에서 볼 때 재앙이다. 국내외 민간 보험사들이 영리병원 허용에 목을 매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 때문에 의료 수출까지 막아서는 안된다는 논리도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의료와 산업이라는 두 측면에서 볼 때, 국내 의료인력과 시설은 이미 포화 수준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의료에너지를 투입할 합리적인 용처가 필요하다. 의료수출을 통해 의료 영역을 확대해야 하는 한 가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다른 관점은, 의료를 적극적으로 산업화해 국부 창출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다. 사실, 우리 의료는 임상 분야에 지나치게 치중해 왔다. 당장은 진료의 질과 양이 일정 수준 확대되는 효과를 보였으나, 기초연구를 통한 의료 수준의 향상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의료 신기술은 물론 의료와 밀접한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 분야에서도 비효율성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의료 수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의료의 산업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관련 법령의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결국 의료의 낙후와 건강보험 수급체계의 왜곡, 의료수익의 투자 기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서울 강남의 한 개원의 원장 집에서 발견된 거액의 현금 다발은, 투자 등 선순환 체계로 끌어들이지 못한 의료수익이 어떤 문제를 낳을 수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상하이에 터를 닦은 서울리거병원이 실패하면 적어도 의료 분야에 있어 중국은 더 이상 한국 의료의 이상향이 될 수 없게 된다”는 홍성범 원장의 비장함이 상징하는 한국 의료의 현실이 더 이상 의료선진화의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한번 두드려보고 마는 식이 아니라 실효성있는 정책을 만들고, 이를 근거로 국민적 합의를 끌어 내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야심 만만한 우리 의료인들이 ‘의료’라는 무기를 들고 해외로 나가 전쟁을 벌이는 판에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되는 일이 아니다.  jeshim@seoul.co.kr
  • ‘황우여 장관 국회행’ 소문에 어수선한 교육부

    교육부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으로 갈수록 어수선해지는 분위기다. 교육부 차관과 대학정책실장에 대한 소문도 이어지면서 대학 구조조정 등 굵직한 정책이 제대로 진행되겠느냐는 우려가 뒤따른다. 거물급 정치인이 장관으로 왔다가 가는 바람에 그 여파에 교육부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교육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 부총리의 국회행(行)을 교육부 직원들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황 부총리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려면 법정 기한인 1월 14일까지 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개인적 행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15일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3선을 위해 국회로 가겠다고 밝히면서 교육부에도 이런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황 부총리의 국회행은 올 초부터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다. 지난 5월 세계교육포럼을 마친 뒤 갈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9월로 예정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 여부 결정 전에 갈 것이라는 소문이 그간 교육계 안팎에서 심심찮게 나왔다. 이런 소문이 이어지자 국회에서 황 부총리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일도 벌어졌다.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일 교육부에 황 부총리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지, 그렇다면 장관직 사퇴는 언제로 계획하고 있는지 등을 공식 질의했다. 교육부는 지난 13일 박 의원 측에 서면으로 “현재로서는 사퇴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황 부총리가 가느냐 안 가느냐가 아니라 언제 가느냐에 대한 내부 설왕설래가 많다”며 “올해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는 12월 초 이후 사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재춘 교육부 차관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김 차관이 황 부총리에 이어 부총리 겸 장관을 노린다는 이야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주변의 평가와 관계없이 김 차관이 장관을 노리고 있어 더 활발히 활동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대학 정책을 총괄하는 한석수 대학정책실장이 한국연구재단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교육부가 더 어수선해지고 있다. 안 그래도 지지부진한 대학 구조조정이 힘을 잃는 것은 물론 대학 정책 전반에서 추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정치인이 아닌 교육계 인사가 장관이 돼야 이런 논란이 잦아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현장 행정] “최저임금으론 혼자 살기도 어려워…민간기업까지 ‘생활임금’ 적용 필요”

    [현장 행정] “최저임금으론 혼자 살기도 어려워…민간기업까지 ‘생활임금’ 적용 필요”

    “생활임금이 민간 부문으로 확산돼 임금 현실화를 이루는 게 최선의 목표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생활임금제 추진단’ 단장을 맡게 된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14일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최저임금이 116만 6220원으로 1인 가구의 월 가계지출액인 166만 4787원에도 못 미친다”면서 “생활임금이 공공 부문을 넘어 민간 부문으로 확산돼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구는 92만원선이던 민간용역업체 근로자의 임금을 2012년 직접고용으로 바꾸면서 129만원대로 높였고, 2013년부터는 생활임금을 적용해 올해 149만 5148원이 됐다. 이는 최저임금보다 28.2%(32만 8928원) 높다. 김 구청장은 “근로자의 임금이 올라가자 질 높은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생활임금을 적용한 구 도시관리공단은 지방공기업 고객서비스 만족도 평가에서 300개 이상의 공기업 중 지난해는 1위, 올해는 3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최초로 업무협약을 통해 민간대학이 생활임금을 적용한 것에도 큰 의미를 뒀다. 지난 1일 한성대와 성신여대가 청소, 경비 등의 용역을 제공하는 근로자에게 생활임금을 적용키로 한 바 있다. 김 구청장은 “올해 말까지 구 내 8개 대학으로 확산시키고 백화점과 같은 대형유통매장, 50인 이상 기업 순으로 생활임금의 단계적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생활임금제 추진단장으로서 계획을 묻자 김 구청장은 “올해 말까지 당 소속 지자체장이 있는 9개 광역단체, 81개 기초단체에 생활임금을 확산시키는 게 목표”라면서 “올해 11월 정기국회부터 총선까지는 생활임금을 국가 어젠다로 끌어올리고, 이후 민간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를 위해 생활임금 추진단과 지자체 부단체장 간에 협의체가 필요하며 민간과의 협업을 위해서는 비정규직 노조, 노총, 기업 등이 참여하는 조직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구청장은 “생활임금제가 내년 총선의 공통공약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생활임금을 적용하는 사업장에 보조금 등 정책지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생활임금 적용의 근거를 마련할 법안 등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 및 여당과도 협의가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생활임금으로 소득이 늘면 소비도 늘기 때문에 현재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추진하는 소비촉진책과 방향이 같다”면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중학생 학생부 관리할 입주교사 찾습니다”

    “중학생 학생부 관리할 입주교사 찾습니다”

    유명 인사의 자서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입주과외’가 부활하고 있다. 교육부가 고교와 대학의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함에 따라 학생부에 기록되는 교과(내신) 및 비교과 내용이 중요해졌고, 이를 위해 성적과 함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관리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 당국의 시도가 오히려 교육의 빈부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4일 한 모바일 구인·구직·중개 애플리케이션에는 ‘입주과외 선생님 모십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우리 집에 머물면서 외국어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의 전 과목을 지도해 주면 과외비로 월 18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성적이 오르면 대학 등록금 지원 등 인센티브도 주겠다고 했다. 다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재학 중인 남학생’으로, 테스트 과외를 거친 뒤 정식 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1970~80년대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 유학을 온 고학생들의 중요 생계유지 수단이었던 입주과외가 부활한 것은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입시 시스템의 변화 때문이다. 교육부는 2009년 사교육 폐해를 최소화하면서 학교교육을 내실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고교 선진화를 위한 입학제도 및 체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시험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던 특목고와 일부 자율형사립고 등이 2011학년도부터 이른바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도입했다. 학생부 관리가 고교 입시에서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실제 중학생 대상 과외 구인·구직 시장에선 과거처럼 영어·수학 등의 특정 과목 지도에 대한 수요는 줄고, 입주과외까지는 아니더라도 학생의 생활 전반을 지도하는 과외 교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한 인터넷 과외 중개 사이트 관계자는 “영어·수학 등에 대한 구인 요구는 매년 10% 정도 줄어들고 있다”며 “반대로 학생부 관리와 관련한 과외 수요가 늘고 있는데, 요구 사항이 포괄적이라 일부 과목 지도보다 과외비가 더 비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방학 시즌에는 비교과 영역인 발명이나 소논문 과외 수요가 급증한다”고 덧붙였다. 대입에서도 내신,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옛 입학사정관제)의 모집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기소개서 작성 및 첨삭 시장과 함께 학생부 ‘장식’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R&E(Research and Education) 소논문’ 관련 사교육 시장도 커지고 있다. R&E 소논문은 학생들이 관심 분야를 스스로 연구해 간단한 논문을 작성하는 경험을 쌓게 한다는 게 당초 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강남권과 특목고에서 대입을 위한 필수 스펙으로 자리잡았다. 강남에서 대입·고입용 소논문을 컨설팅하는 한 업체는 “8주 기본 코스에 비용은 300만원으로 교수급 연구진이 논문 주제를 정해 주고, 첨삭은 물론 면접 대비까지 해 준다”며 “중학생의 경우 방학 중 실험연구 보고서나 발명을 위한 별도 코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조치가 기회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새로운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中 2분기 GDP 6.9% 최악 전망

    중국 당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증시가 기사회생했지만, 실물경기가 침체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래정지를 신청했던 상장사 350여곳이 13일 거래를 재개했다. 하지만 올 2분기 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내수 쇼크’ 우려마저 가중되고 있다. AFP는 월가 전문가 14명에게 지난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측정해 보라고 의뢰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9%에 그칠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의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은 세계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1분기 성장률은 7.0%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에 2분기 성장 수치를 발표한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류리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과 수입이 모두 약화됐는데, 특히 수입이 더욱 위축됐다”고 밝혔다. 중국 해관(세관)이 13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을 보면 6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지만, 수입은 6.7%나 줄었다. 수입 감소는 내수 위축을 뜻한다. 실제로 내수 시장을 가늠하는 척도인 승용차와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중국 내 승용차 판매 대수는 143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3.2% 줄었다. 판매 대수가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내세워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는데도 전체 승용차시장이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는 것은 다른 글로벌 합작사들의 판매부진을 여실히 보여준다. 올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9880만대로 6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에 비해 4.3% 감소했다. 특히 중국에서 ‘국민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샤오미 판매가 주춤한 것을 경제 전문가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샤오미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 하반기보다 적은 3470만대를 팔았다. 시장 기대치(연간 1억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소비 침체가 길어지면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9일 발표된 6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4%를 기록, 10개월째 2%를 밑돌았다. 기준금리를 계속 내려도 물가는 디플레이션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수출 위주 양적 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내수 위주 질적 성장을 표방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신창타이(新狀態·뉴노멀) 경제도 소비 회복 없이는 구두선에 그칠 뿐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韓·日관계 위해 日반성 필수… 양 국민 올바른 역사인식 절실”

    [새로운 50년을 열자] “韓·日관계 위해 日반성 필수… 양 국민 올바른 역사인식 절실”

    이만열(77) 숙명여대 명예교수의 서울 필운동 집 지하 서재의 벽 한쪽은 책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50년이 넘도록 역사학자로 살며 연구해온 이의 서가라 보기에는 의외로 듬성듬성했다. 서재 건너편 자료실에도 신문, 잡지, 문건 등 각종 자료들로 빼곡해야 할 공간이 성기다 못해 휑하다. “얼마 전에 당장 읽을 책들 일부만 남겨 놓고 3만여권의 책과 각종 자료들을 성산동에 있는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로 기증했어요. 글 쓰거나 필요할 때 가끔 건너가서 보면 돼요. 이 집은 이미 팔기로 했고, 그 근처로 이사갈까 생각 중이에요.” 서서히 후세 연구자 및 뒷세대들과 교감하고 소통할 장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는 원로 사학자의 한국현대사에 대한 회억은 개인의 삶과 어우러져 또렷하면서도 명징하게 되살아났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인 8살 때 맞은 해방의 기억은 생생한데, 오히려 1965년 한·일회담 때는 큰 의미도, 특별한 기억도 없다”면서 “한·일회담 반대 운동이 치열했듯 국민의 호응이 없이 진행됐으며 별 기대도 없었고, 아니나 다를까 일본의 사과 한마디 못 받고, 범죄 인정도 못 받은 단순한 수교의 결과만 나왔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사실 1965년 한·일 수교는 경제개발계획의 대규모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한국, 잉여자본의 해외진출을 꾀하던 일본의 이해관계가 각각 있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이러한 부분을 뛰어넘어 미국의 입장에서 억지로라도 한국과 일본을 수교시켜야 할 필요가 있어 이뤄진 것”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베트남 전쟁에 뛰어들어 막대한 전비를 투여하던 미국은 한국에 전과 같은 원조를 계속할 여력이 없었다. 한국전쟁 군수물자 조달을 통해 경제가 재부상한 일본에 그동안 자신들이 맡고 있던 한국 원조를 상당 부분 떠넘기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는 미국과 일본, 한국의 동아시아 반공 삼각동맹이라는 미국의 대외전략과도 맞물려 있었다. 그는 “당시 받은 8억 달러는 포항제철을 짓고, 고속도로를 놓는 등 산업화의 종잣돈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긍정적 역할에 대해 평가했다. 하지만 “그중 2억 달러는 차관, 3억 달러는 상업차관으로 갚아야 하는 돈이었고, 나머지 무상 3억 달러도 그냥 주는 게 아니라 10년 동안 연 2500만 달러씩 계획서를 받아 물품으로 준 것으로서 식민지 강점 시 독립군 학살 등에 대한 사과 한마디 못 받고, 일본군 위안부, 원폭 피해자, 강제징용 노동자 등에 대한 배상책임도 묻지 못하게 한 데 대한 대가였다”고 현재까지 문제를 지속시킨 원인이 된 회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5·16 군사쿠데타가 없이 4·19의 가치와 정신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한·일회담이 진행됐다면 최소한 식민지배 사과 등은 들어가는 내용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회한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명예교수가 한·일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러 현실적 걸림돌에 대한 걱정을 지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명예교수는 일본의 아베 체제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컸다. 그는 “나중에 명단에서는 빠졌지만 2차대전 일급 전범이었던 기시 노부스케라는 정치인은 총리까지 지냈는데, 그는 1952년에 (일본이) 평화헌법을 폐기하고 군사력을 보유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적극 주장했다”면서 “그를 외조부로 둔 아베 신조 총리는 외조부가 못다 이룬 정책과 입장을 현실화시키고 있어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단순히 정치 지도자 개인의 문제만을 떠나 동일본 대지진의 파장, 중국의 부상, 북한의 핵 위협 등 일본 내에서 극우세력이 준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고, 일반 시민들도 불안함 속에서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을 원하는 등 한·일관계 개선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일본 내부 언론, 시민사회, 학계 등 지한파·친한파들의 입지가 굉장히 좁아졌다”고 일본 내부의 부정적 조건을 걱정했다. 그렇다고 한국의 상황이 일본 탓만 하고 있을 만큼 녹록한 것도 아니다. 이 명예교수는 “한국민들의 표피적인 반일 정서, 반일 의식도 역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성적 접근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1980년대 초반 전두환 정권이 국민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독립기념관을 조성하는 등 감정적인 측면의 국민운동으로 반일을 적절히 활용했다”고 말했다. 냉철한 역사인식보다는 감정적 반일의식이 만연했던 배경에 대한 지적이다. 또한 그는 “역사학계에서도 1987년 6월 항쟁 등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일제시대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될 수 있었다”면서 “그전에는 식민지 강점기에 대해 책을 쓰거나 연구하다보면 자칫 끌려가곤 했던 시절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과거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한 정부 측 대응도 그렇다.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독도에 찾아가서 사진 찍고 이벤트하는 방식이 당장 국민 감정 측면에서는 통쾌할 수 있지만, 좀 더 긴 호흡에서는 더욱 차분하면서도 명확한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한·일관계에 있어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과거 우리 정부의 무능과 무지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역사적 연원을 짚어나갔다. “1952년 샌프란시스코조약에 독도의 영토 귀속 문제가 빠져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한국 측 참사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독도에 대해 의견을 구했지만, 그는 독도의 위치도 모르고 제주도 밑의 파랑도와 독도를 헷갈려 하며 엉뚱한 얘기를 했고, 결국 1~5차 회담까지 한국의 영토로 정리되어가던 독도가 결국 한·일 어떤 나라에도 귀속 규정 없이 조약이 명문화된 것이지요.” 한국과 일본 시민들이 올바르게 역사인식을 갖고 정부 차원을 뛰어넘는 교류 활동을 펼치는 것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그는 “1982년부터 일본이 역사 교과서 왜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한국 역시 검인정해오던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바꾸겠다고 난리를 피웠다”면서 “이 밖에도 정·재·관계에서 친일파 후예가 득세하는 한국의 현실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일갈했다. 어렵고 힘들어도 갈 길은 가야 한다. 이 명예교수는 한·일 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하기 위한 여러 방법에 대해 걱정과 기대가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 관련 문제, 어업자원 문제를 비롯해 엔저 상황에서 우리 수출 어려움 등 한·일 간에 조정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다만 우리에게도 반드시 역사적 명분이 필요합니다. 위안부로 대표되는 식민지배 반성이 일단 선행되어야 하겠죠. 시민사회와 학자들의 분발은 기본이고요.”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경남 함안 출생으로 마산고, 서울대를 나와 같은 대학 국사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부터 2003년까지 숙명여대 사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한국기독교사연구회장, 국사편찬위원장,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 한국독립운동사 편찬위원장 등을 지냈다. 한국 근현대사와 기독교사의 대표적 연구자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근대역사학의 이해’, ‘단재 신채호의 역사학 연구’, ‘한국기독교와 역사의식’ 등이 있다.
  • 17세 청년 ‘은밀한 곳’ 금빛 물들이려다 사망

    17세 청년 ‘은밀한 곳’ 금빛 물들이려다 사망

    금빛 찬란한 방법으로 이민 15년을 기념하려던 불법체류자가 귀한 목숨을 잃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살던 히스패닉계 청년 나사리오 콘추사 곤살레스(17)는 최근 LA 커큐니티병원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사인은 금도금 부작용이었다. 성기를 금으로 도금하려다가 생긴 부작용이 문제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곤살레스는 엘살바도르 출신으로 가족과 함께 15년 전 미국에 밀입국했다. 몰래 국경을 넘어 불법체류자로 성장하면서 그는 범죄세계에 발을 들여놨다. MS-13이라는 갱단에 몸을 담고 활동하던 청년은 밀입국 15주년을 앞두고 기념이벤트를 고민하다 성기를 금으로 도금(?)하기로 했다. 청년은 평소 '금XX'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길 즐기는 등 유난히 금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 하지만 그럴듯한 아이디어는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청년은 성기에 납성분 페인트로 초벌을 입힌 뒤 다시 금빛을 입히는 방식으로 금빛을 내기로 했다. 자칫 부작용이 생기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방식이다. 청년이 사전에 위험을 인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부작용이 현실화하면서 청년은 결국 사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에선 최근 금빛 성기를 가지려다 목숨을 잃는 히스패닉계가 늘어나는 추세다. LA 커큐니티병원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비슷한 사례가 수백 건에 달했고, 올 들어서만 벌써 3건째 유사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금빛으로 성기를 치장하려는 사람은 대부분 갱단의 조직원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성기를 금빛으로 치장하려는 생각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지만 이는 심각한 부작용, 최악의 경우엔 죽음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히스패닉계 갱단조직원 사이에서 돌고 있는 유행이 금빛으로 몸을 치장하던 마야문화에 뿌리를 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독거노인 가구’를 위한 法은 없었다

    ‘독거노인 가구’를 위한 法은 없었다

    복지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개정된 ‘송파 세 모녀법’이 시행되고 10일째였던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빌라에서 치매를 앓던 80대 자매가 비참한 상태로 발견됐다. 자매 중 동생(83)은 숨진 채 부패되어 가고 있었고, 언니(87)는 전신 쇠약상태로 구조됐다. 자매 중 1명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고, 관할 주민센터가 도보로 약 2분 거리에 있었지만 도움의 손길은 없었다. 3층 빌라를 소유한 재력가로 알려진 동생은 2012년 조카 A(69)씨에게 빌라 소유권이 이전됐다. 결국 자매는 언니에게 지원되는 기초생활수급 생계비로 살아가야 했다. 두 자매는 사실상 가족의 돌봄 없이 방치에 가까운 상태로 생활해 왔다. 발견 당시 자택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었다. 평생을 함께한 동생의 시신이 부패되는 동안에도 언니는 외부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가속화되는 고령화와 급증하고 있는 ‘독거노인 가구’가 사회안전망에서 비껴나 있을 때 벌어질 비극적인 상황이 그대로 현실화한 셈이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125만 8000여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37만 6000여명으로 전체의 29.9%에 달한다. 특히 65세 이상 여성 수급자는 남성 수급자의 2.4배인 26만 5000여명으로 여성 노인들의 빈곤이 한층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80대 자매가 치매뿐 아니라 집 안에 폐지를 쌓아 놓은 점을 볼 때 강박장애의 일종인 저장강박증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두 자매가 서로를 돌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두 자매 모두 거동조차 불편한 상황에서는 누군가 이들을 찾지 않는 이상 지속적으로 집 안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하정화 서울대 노인복지학 교수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정기적인 건강상태를 진단받기 위해 보건소에 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고령가구 비율은 20.1%로, 5가구 중 1가구는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이다. 고령가구의 빈곤율도 48.1%로 매우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사회복지사 1인당 관리 인원은 평균 70명이지만 우리나라는 그 7배에 이르는 500명 수준이다. 주민센터가 80대 자매의 집으로부터 불과 2분 거리에 있는데도 도움을 받을 여건이 전혀 아니었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복지사와 지역주민 모두 80대 자매의 참변을 알지 못한 건 지역사회의 관계망 자체가 허술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 여성일수록 구조적으로 빈곤에 더 취약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 연금체계는 젊었을 때 노동시장에서 많이 일해 기여한 사람이 그만큼 돌려받는 구조”라면서 “이는 과거 주로 육아를 담당했던 여성들이 노년에 남성보다 더 불리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이유”라고 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이 노인여성의 빈곤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정치이슈 Q&A] 작품명 ‘文 밖으로’ 개봉박두?

    [정치이슈 Q&A] 작품명 ‘文 밖으로’ 개봉박두?

    ‘신당’이라는 ‘유령’이 야권을 떠돌고 있다. 4·29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독자 정치 세력화’를 표방하면서부터다. ‘비노(비노무현) 연합 신당론’ 등 온갖 시나리오가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도 거론된 지 한참이다. 하지만 ‘국회 의석’을 이탈하려는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9일 “야권 재편을 위한 신당 창당”을 주장하며 당원 100여명이 탈당했을 뿐이다. 진전을 보이지 않는 야권 신당론은 왜 사그라지지도 않는 걸까. Q) 신당론, 왜 자꾸 나오나. A) 문재인 대표에 대한 불신 신당을 말하는 새정치연합 안팎 인사들은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패배는 물론 정권 교체도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일부 당내 인사의 걱정은 더욱 현실적이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이들은 총선에서 친노(친노무현)가 주도한 ‘공천 물갈이’에 희생될 것을 우려한다. 수도권 지역 출마 예정자들은 호남 민심 이반이 빨라지면 호남 출신 유권자가 등을 돌릴 가능성을 두려워한다. Q) 누가 적극적인가. A) 천정배+호남권 비노 ‘뉴 DJ’ 발굴을 천명한 천정배 의원(광주 서구을) 측 움직임은 구체적이다. 새정치연합 내 수도권 현역들과 김부겸 전 의원, ‘개혁 보수’인 새누리당 출신 김성식, 정태근 전 의원의 합류를 타진했거나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자민련’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재·보궐선거에서 천 의원의 상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염동연·이철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 부근에 사무실도 마련했다. 비노 의원들의 탈당 전제조건은 한결같이 “혁신위원회가 실패할 경우”다. 9월 최종혁신안 확정 전에는 명분도 없을뿐더러 위험이 크다. 애초 신당 담론을 주도한 건 김한길·박지원 의원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의원은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앞두고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물론 두 의원의 경우 실제 탈당을 염두에 뒀다기보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전략이란 분석도 있다. 이 밖에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이 비주류 중진회동에서 ‘비노 신당론’을 제기했고,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이 탈당 당원의 기자회견을 주선하고 전직 의원들과 회동하는 등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Q) 문재인 대표의 입장은. A) ‘…….’ 문 대표는 신당과 관련, 공식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불필요한 자극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1~3차 혁신안이 당무위원회(13일)와 중앙위원회(20일)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정치력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Q) 친노계의 속내는. A) ‘아직은 미풍일 것’ 현재 당 안팎의 신당 행보와 관련, 친노계에서는 ‘대세에 지장 없는 분들’이란 인식이 뚜렷하다. 명분도 부족하고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비노 인사들이 야권 후보 난립을 무릅쓰고 탈당할 가능성도 적다고 본다. 하지만 호남 신당이 만들어져 수도권의 호남 출신 유권자 지지가 분산되는 상황은 친노로서도 걱정스럽다. Q) 비노계의 시각은. A) ‘당내 입지 강화가 우선’ 친노 측이 자신들을 반혁신·개혁세력으로 덧씌우려 하고 있다는 불신이 팽배하다. 혁신위 활동을 지켜보면서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문 대표와 ‘한배’를 탔다는 의구심도 크다. 하지만 불리한 공천 룰이 마련되는 등 ‘위협’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생명을 건 탈당을 할 생각은 없다. 대대적 ‘공천 물갈이’가 현실화되지 않는 한 안정된 입지를 구축하는 수준에서 문 대표 체제를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Q) 신당 외연 확장의 변수는. A) 혁신위발 공천 물갈이+새누리당 균열 비노 진영은 끊임없이 혁신위가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하지 못하면 ‘결단’을 내리겠다고 압박한다. 혁신위가 만들어 낸 공천의 기본적인 룰이 특정 계파나 지역에 절대적으로 불리할 경우를 뜻한다.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신당이 세를 넓히려면 새누리당의 균열이 동반돼야 한다. 그래야 새정치연합에서 모험에 나서는 의원이 늘어난다. 물론 개혁성뿐만 아니라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이들이 새누리당을 이탈해야 ‘판’이 커질 수 있다. Q) 예상되는 신당 창당 시점은. A) 10월 재·보궐선거(지자체장) 직후 9월 말 최종혁신안이 추인되면 이전 총선보다 빨리 공천 룰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물갈이 폭이 커진다면 탈당 러시도 가능하다. 오는 10월, 호남 지역 등의 자치단체장을 뽑는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고전한다면 신당은 탄력을 받게 된다. Q) 파괴력은. A) 신당 생기더라도 영향력 제한적일 듯 새정치연합 일부가 탈당해 ‘천정배 신당’과 결합하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있다. 다만 야권 재편을 초래할 만큼 파괴력을 지닐지는 의문이다. 대선 주자급이 당의 간판으로 필요한데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박차고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총선 이전 손학규 전 의원의 정계 복귀도 개연성이 낮은 편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무역협회 “그렉시트 땐 EU 수출물량 5.8% 감소”

    국가부도 위기를 맞은 그리스와 채권단 간의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이어지면 우리나라의 유럽연합(EU) 수출 물량이 5.8% 감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2일 공개한 ‘그리스 위기 향방과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에서 “현재 진행 중인 협상 결렬 후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그렉시트(Grexit)가 발생하면 유로존 경기침체와 유로화 약세로 우리 수출에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그렉시트 발생 시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 물량은 약 5.8%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원·유로 환율은 13.6%,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1.0%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채권단의 협상이 장기화하는 것 역시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협상 장기화가 결국 유로존의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해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배경에서다. 지난해 기준 EU 수출은 전체 우리 수출의 9%를 차지한다. 단 아직까지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협상이 결렬되면 양측 모두 손실이 크기 때문에 조속히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솔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단기간 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리스 위기의 장기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업계는 상황을 자세히 검토해 선제 대응에 나서는 한편 장기적으로 경제의 내성을 키우기 위한 체질 개선과 구조개혁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지자체 10월 초 정상 회복 총력

    지자체 10월 초 정상 회복 총력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 시점이 하반기 경기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가장 피해가 큰 관광업계는 8월까지 메르스 종식이 선언될 경우 10월 초 중국 국경절 때 손실을 다소 만회하지만, 9월로 넘어가면 막대한 타격이 현실화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10월 초를 메르스 출구전략의 시점으로 보고 액션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9일 서울시는 ‘관광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10월 초까지 관광시장의 정상 회복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를 위해 160여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박원순 시장이 중국 및 동남아에서 로드쇼를 하고 400여명의 중국여행사 사장단을 초청하며 중국 방송 프로그램 등에 서울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메르스가 한창이던 6월에만 13만 6220명이 우리나라 여행을 취소했고 이 중 72%는 중화권 여행자였다. 7~8월 국내 여행업계는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인해 609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손실예상액 1085억원의 56.1%다. 또 7~8월 전체 관광수입은 지난해 31억 달러에서 올해 6억 달러로 80.7%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출구전략으로 삼은 것은 10월 1~7일 국경절이다. 중국 건국일로 일주일간 연휴다. 사실 서울시는 메르스 종식 선언이 9월까지 갈 수 있어 10월 말을 출구전략 시점으로 정했었다. 그러나 국경절 연휴까지 놓치면 올해 농사 전체를 망치게 된다는 여행업계의 암울한 상황을 고려해 10월 초로 앞당겼다. 강원도 역시 중국 4개 TV 방송국 관계자를 초청해 최문순 지사의 메시지와 함께 도내 관광지 및 체험 레포츠 등을 소개한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중국 해외여행 모바일 업체인 ‘환구만유’(環球漫遊)와 함께 중국 30개 공항에 설치한 여행사 부스에서 관광할인 쿠폰북을 배포키로 했다. 제주도는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중국여행사 사장단과 언론인 190여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연다. 다만 너무 서두르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어 중장기적인 포석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범수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교수는 “메르스에 걸리면 여행비와 치료비를 보상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외국인들은 불안한 곳에 오라고 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면서 “직접적인 손짓보다 지자체들의 전략처럼 외국인이 메르스 불안을 줄이도록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부고] 국내 첫 여성 영화제작자 전옥숙씨

    ‘문화계 여걸’로 불리는 국내 첫 여성 영화제작자이자 영화감독 홍상수씨의 어머니인 전옥숙 전 시네텔서울 회장이 9일 별세했다. 86세.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전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1960년 영화평론지 ‘주간영화’의 발행인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1964년 군인 출신 남편 홍의선씨와 함께 답십리에 900평의 영화촬영소를 설립해 국내 첫 여성 촬영소장이 됐고 답십리촬영소(대한연합영화주식회사)를 운영하며 ‘부부전쟁’(1964)을 시작으로 첫 여성 영화제작자로 나섰다. 나병환자인 남편의 병을 완치시킨 김숙향 여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1966년 제작한 ‘그대 옆에 가련다’는 남성 중심이던 1960년대 한국 영화계에 여성 영화인의 저력을 보여 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어에도 능했던 고인은 1975년부터 한국 문학작품을 일본에 소개하는 문학계간지 ‘한일문예’를 출간했고 1980년대에는 가수 조용필의 노래 가사를 작사하며 후견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84년에는 국내 최초의 외주 제작사인 시네텔서울을 설립해 ‘베스트셀러극장’ 등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1991년 한국방송아카데미를 열어 종합유선방송시대에 맞는 방송인 양성에도 앞장섰다. 유족으로는 장남 홍영수 MDS 회장, 차남 홍상수 영화감독 겸 건국대 교수, 사위 오세정 서울대 교수, 딸 홍난실씨와 며느리 조성혜씨가 있다.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101호실, 발인은 11일 오전 10시. (02)2030-7906. 연합뉴스
  • [새 영화] 우먼 인 골드

    [새 영화] 우먼 인 골드

    아무리 미술에 문외한이라도 세계적인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은 한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화려한 황금빛 의상에 신비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여성을 그린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라고 불린다. 세계 최고가인 1500억원에 팔린 초상화로도 유명하다. 9일 개봉한 ‘우먼 인 골드’는 이 그림에 숨겨진 비밀을 흥미롭게 풀어낸 영화다. 사실 이 초상화는 클림트가 자신의 후원자였던 아델레를 모델로 그려 선물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죽고 난 뒤 남편 페르낭드는 1938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오스트리아 정부에 그림을 몰수당하고 그 그림을 조카들에게 남긴다는 유언을 남긴 채 생을 마감한다. 영화는 아델레의 조카인 마리아 알트만이 가족의 추억이 담긴 그림을 되찾고자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무려 8년간 소송을 벌인 실화를 담고 있다. 마리아(헬렌 미렌)는 죽은 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한때는 가족 소유였지만 지금은 오스트리아의 갤러리에 걸려 있는 클림트의 그림 다섯 점을 되찾으려다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리아는 오스트리아 이민자 친구의 아들인 젊은 변호사 랜디 쇤베르크(라이언 레이놀즈)와 함께 반환 소송을 제기한다. 딱딱한 법정 영화로 흐를 수도 있었던 영화는 나치에 의해 단란했던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당하고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통을 겪는 개인의 아픔에 초점을 맞추며 휴먼 드라마로 장르가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그녀에게 숙모의 초상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닌 자신의 뿌리이자 생명과도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영화는 나치에 의해 몰수된 뒤 초상화의 제목이 바뀐 사연, 전쟁 이후 엉뚱한 이에게 넘어간 클림트 그림들의 행방 등을 쫓으며 관객들을 역사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몰입감을 높인다. 마리아가 조국 오스트리아가 아닌 미국 대법원에서 소송을 했던 과정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헬렌 미렌의 연기력이다. ‘더 퀸’에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역을 맡아 관록의 연기를 펼쳤던 그는 이번엔 완고하고 까칠하지만 속정이 깊은 백발의 할머니 마리아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특히 그가 법정에서 ‘반환’의 사전적인 의미를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무게감과 동시에 통쾌함마저 느껴진다. 처음에는 돈 때문에 반환 청구소송에 참여했지만 그림을 둘러싸고 오스트리아의 국가적 차원의 은폐가 있었음을 깨닫고 점차 열혈 변호사로 변해 가는 랜디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의 연기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실화 영화의 힘은 잊혔던 과거를 재조명하고 현재의 삶을 비춰 보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제강점기 때 수많은 문화재를 약탈당한 뒤 아직도 찾아오지 못하는 지금 한국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이 적지 않은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 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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