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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노회찬이 진보정치와 국민에 남긴 숙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어제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장(葬)으로 엄수됐다.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자리를 지킨 동료 국회의원들과 시민 등 2000여 명이 고인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은 그를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라고 정의했고, 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노회찬을 잃은 것은 (중략) 우리는 약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다”고 애도했다. 노회찬 의원은 좋은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었지만, 세상을 등진 뒤에야 진면목을 더 평가하고 있다. 진보정치를 대중화한 촌철살인의 정치인일 뿐만 아니라, 강자에 맞서고, 사회적 약자와 진보를 가치를 지켜온 ‘진보정치의 아이콘’이었다. 기자는 기사로, 판사는 판결문으로 평가받는 것처럼, 국회의원은 입법으로 그 존재를 입증한다. 고인도 그러했다. 2005년 호주제 폐지법를 시작으로, 차별금지법, 대체복무법, 하도급거래 공정화 개정안,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등 여성과 장애인, 노동자 등 소수자를 위한 입법에 앞장 섰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일용직노동자, 시민 등 3만명이 넘는 조문객 줄을 만든 이유다. 노회찬은 역설적으로 ‘죽어서 산 정치인’이 되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정의당을 아껴달라’는 유언도 현실화하고 있다. 국회의원 6명에서 5명으로 줄어든 정의당의 지지율을 11%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제1야당으로 국회의원 114명(탈당계 제출의원 2명 포함)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11%와 똑같은 지지율이다. 추모 열기가 여전할 8월 첫째 주의 여론조사는 정의당이 한국당을 제치는 골든 크로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노 의원의 비통한 죽음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정의당 당원에 가입하고 정치 후원금도 내고 있다. 좋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했지만 후원할 생각을 못했다는 한탄과 함께 ‘지·못·미’(지키지 못해 미안합니다)의 마음을 행동하는 것이다. 6·13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조짐처럼 수구가 몰락하고 중도와 진보가 확대하는 정치지형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수도 있겠다. 현역의원과 거대정당에 유리한 현행 정치자금법의 개선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노회찬도 지키지 못한 정치자금법’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금권정치와 부정부패를 가까스로 막아온 현 제도를 개악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2004년 1억 5000억원에 묶어놓은 후원금 한도를 14년이 지난 만큼 물가상승분이라도 반영해 상향조정해야 한다. 원외 정치인이나 정치 신인들이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을 현행 선거 120일 전에서 1년 안팎으로 확대해 선거에서 공정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줄 필요도 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에 배분하는 국고보조금을 교섭단체(의원 20명 이상)에 50%를 지급하고 남은 50%로 의원 수 등으로 나누는 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 대신 회계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추가하여 큰일과 작은 일을 나눠 사안별로 비판의 경중을 가리는 건설적인 비판 문화도 필요하다. 고인이 2016년 경기고 동창에게 받은 4000만원은 후원회를 통하지 않은만큼 불법정치자금이 분명하다. ‘드루킹 특검’에서 이를 거론했을 때 노 의원은 ‘안받았다’며 거짓말도 했다. 삼성이 검찰에 건넨 뇌물을 폭로한 ‘삼성X파일’로 의원직까지 상실해 청렴하고 도덕적인 정치인으로 평판이 높았던 노회찬이었다. 만약 노 의원이 고백하고 사과했다면 과연 국민은 그를 용서했을까. 오히려 비난여론이 태풍처럼 불어 그와 정의당을 초토화했을 것이다.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몰아치는 정치비판 문화에서는 양심적인 정치인을 지키지 못하고, ‘방탄국회’나 일삼는 후안무치 형 정치인만 국회에 남기게 된다. 잘못의 수준에 맞춰 비판하고 당사자가 감당할 수 있는 방향으로 비판문화도 개선되어야 한다.
  • 기재부 “면세점 특허 갱신·신규발급 요건 완화 추진”

    기획재정부가 올해 추진할 세법 개정 과제 가운데 하나로 면세점(보세판매장) 특허 갱신 및 신규 특허 요건 완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기재부는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비교적 엄격하게 규정된 특허 갱신이나 신규발급 기준을 완화해 면세점 운영 및 진입에 관한 장벽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기업은 면세점 특허 기간(5년)을 갱신할 수 없고 중소·중견기업은 1차례만 갱신할 수 있게 돼 있다. 신규 특허는 대기업의 경우 전국 시내 면세점에서 외국인 매출액과 외국인 이용자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30만명 이상 증가하는 등 면세점 본연의 수요 증가가 확실히 기대되는 상황이어야 발급한다. 중소·중견기업 신규 특허는 지역 활성화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 허용한다. 기재부는 내년에 근로 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의 지급 대상과 지급액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근로 장려금은 작년에 166만 가구에 1조 2000억원 규모로 지급됐는데 내년에는 334만 가구에 3조 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해 주택·임대소득 과세 적정화도 추진한다. 아울러 해외 부동산과 해외 직접투자 신고 제도를 내실화해 역외 탈세를 더 꼼꼼히 방지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이나 혁신성장과 관련된 분야에는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고용인원이 늘어나면 세제 혜택이 커지도록 지역 특구 감면제도를 개편하고 고용증대 세제는 청년 위주로 확대하며 공제 기간도 늘린다. 이밖에 신성장 기술 연구·개발(R&D) 및 사업화에 세제지원을 확대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기재위에 출석해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한 것으로 보이며 가계부채, 부동산,구조조정 등 리스크 요인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지표 간에 괴리가 있고 미·중 통상마찰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대내적으로는 투자부진과 함께 소득분배와 고용 측면에서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며 3% 성장경로가 회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하루만에 134조원 날린 페이스북, 도대체 무슨 일이…

    하루만에 134조원 날린 페이스북, 도대체 무슨 일이…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인 페이스북이 26일(현지시간) 시가총액 1200억 달러(약 134조원) 가까이를 날려버렸다. 미국 뉴욕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무려 19%나 곤두박질친 176.26달러에 장을 마쳤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2년 5월 18일 상장한 이후 일간 하락폭으로는 최대치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전날 6300억 달러에서 1192억 달러나 급감한 5089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단 하루 만에 시총의 20%를 허공에 날아간 셈이다. FT는 이날 페이스북의 시총 증발 규모가 아르헨티나 증시 전체 규모와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 거래를 마감한 이후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밑도는 부진을 보인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페이스북의 2분기 매출액은 13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133억 6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6월 세계 DAU(일일 접속 이용자)가 14억 7000만명으로 시장전망치(14만 8000만명)보다 적은 것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여기에다 실적 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콜도 불안감을 키웠다. 페이스북은 유럽에서 광고수입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이는 유럽연합(EU)이 5월부터 시행한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체 매출 증가 둔화는 2분기뿐 아니라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안 대책 강화에 대한 투자로 몇 년 내에 영업이익률이 현재의 44%에서 30%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월가의 투자은행과 애널리스트들도 정보유출 스캔들이 페이스북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며 페이스북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페이스북 경영진은 신중한 전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05달러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는 “매출 성장 둔화가 예상을 넘었다”먀 “매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히고 목표주가를 210달러에서 19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USB는 페이스북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212달러에서 180달러로 내렸다. JP모건도 목표 주가를 242달러에서 20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노무라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228달러에서 183달러로 각각 낮췄다.  이런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자들로부터 이사회 의장직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2분기 실적 악화로 주가가 폭락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페이스북 투자자들이 저커버그의 의장직 사퇴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다.  페이스북 주식 1100만 달러를 관리하는 트릴리엄 자산운용은 27일 제안서를 통해 “이사회 의장 역할까지 하는 CEO는 이사회와 이사회 의제에 지나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사회의 경영 감독 기능을 약화시킨다”며 “의장과 CEO 직책을 분리하면 이런 갈등 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최대 주주인 저커버그를 의장에서 축출하고 독립적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트릴리엄은 이어 “최근의 스캔들(가짜뉴스 파동 및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에 대한 잘못된 대처는 변화를 필요로 한다”며 “다른 주주들이 이 제안을 지지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커버그를 의장직에서 내쫒기 위한 시도는 사실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제안이 제출됐고 51%의 독립 투자자들이 찬성했지만 최종적으로 기각됐다. 페이스북의 이중 주식 구조 탓이다. 페이스북의 클래스 B 주주는 클래스 A 주주보다 10배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저커버그는 클래스 B 주식의 70%를 소유하고 있다. 그가 페이스북 의결권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인 만큼 투자자 제안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예보 “미수령 예금보험금, 이제 정부 24서 확인하세요”

    27일부터 예금보험공사가 운영 중인 미수령금 찾아주기 서비스를 ‘정부24’에서도 누릴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파산금융회사의 예금자가 예금보험금, 파산배당금 등 미수령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대국민 인지도가 높은 행정안전부의 ‘정부24’에서도 미수령금 조회를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금자는 정부24를 통해 미수령금을 파악한 뒤 예보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전국에 있는 지급대행점을 방문하면 미수령금을 받을 수 있다. 고객 미수령금이란 부실화된 금융기관의 예금자가 찾아가지 않은 예금보험금, 파산배당금, 개산지급금 정산금을 의미한다. 이중 예금보험금은 금융사가 고객의 예금을 지급할 수 없을 때 공사가 대신 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 파산배당금은 금융사가 파산한 뒤 남은 자산을 현금화해 채권액에 따라 배분하는 금액이다. 예보 관계자는 “앞으로도 파산금융회사의 예금자들이 쉽고 편하게 미수령금을 안내받고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멕시코 학교 정원서 석유가 콸콸…이거 실화냐?

    멕시코 학교 정원서 석유가 콸콸…이거 실화냐?

    검은 황금이라고도 불리는 석유가 어느날 갑자기 뒤뜰에서 펑펑 나온다면 기분이 어떨까. 멕시코의 한 학교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타파울리파스주의 알타미라라는 곳에 있는 킨테로 기술학교에서 석유가 발견된 건 25일 오전(현지시간). 방학이지만 정상 출근한 교사와 직원들이 첫 목격자다. 한 교사는 "출근을 하고 보니 학교 정원에 검은 액체가 흐르고 있었다"며 "처음엔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뒤늦게 석유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원에서 석유가 나와? 학교에 유전이 있었던 거야?" 이런 수근거림이 일기 시작한 가운데 누군가 "이거 위험하잖아"라고 소리쳤다. 그제야 학교는 소방대와 경찰을 불렀다. "학교 정원에서 석유가 나오고 있어요"라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말을 듣고 멕시코 국영석유회사(Pemex)에서도 조사단을 급파했다. 전문가가 확인한 결과 정원에서 뿜어나오는 액체는 석유가 맞았다. 하지만 정원에 석유가 매장돼 있는 건 아니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국영석유회사에 따르면 문제의 학교 주변엔 송유관이 깔려 있다.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송유관에 구멍이 뚫리면서 석유가 분출된 것 같다는 게 현장을 둘러본 조사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석유가 새어나왔다면 밑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위로 솟구쳤을 리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교사는 "송유관이 이미 폐쇄된 지 오래됐다는 말을 한 조사단원으로부터 들었다"며 "설명에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석유의 분출은 매우 이상한 현상"이라면서 "당국이 보다 정확한 조사를 벌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프로세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단독] “고승덕 부부와 임대차 계약”… 이촌파출소 철거 안 한다

    [단독] “고승덕 부부와 임대차 계약”… 이촌파출소 철거 안 한다

    경찰 “이전 비용보다 부담 적을 것”43년 만에 쫓겨날 위기에 몰렸던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이촌파출소가 철거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촌파출소 부지를 소유한 고승덕 변호사 측과 정식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치안 공백을 우려한 3만여명 주민들의 불안도 해소될 전망이다. 26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고 변호사의 부인이 임원으로 있는 부동산 개발·투자 자문업체인 마켓데이 측과 수차례 협상을 벌여 이촌파출소를 계속 유지하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고 변호사 측과 임대차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촌파출소가 1975년 이곳에 둥지를 틀 당시 부지는 정부 소유였다. 2007년 마켓데이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이 땅을 사들이면서 사유지가 됐다. 하지만 경찰은 마켓데이와 임대차 계약을 맺지 않았다. 이에 마켓데이는 2013년 ‘파출소 부지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서 경찰로부터 10년간 못 받은 사용료 1억 5000만원을 받아 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임대료로 매달 243만원을 받고 있다. 그러다 마켓데이는 지난해 7월 다시 파출소 건물 철거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서 파출소는 돌연 철거 위기에 직면했다. 경찰은 고 변호사 측을 설득한 끝에 ‘임대료 현실화’를 조건으로 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임대료가 주변 시세인 월 1500만원으로 오르더라도 이전 비용보다는 부담이 적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다만 경찰은 만에 하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에 대비해 항소 기한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서울고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파출소 철거 임시집행 정지 신청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 소를 취하할 것”이라면서 “인근 건물을 임대하거나 주변 파출소와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한 뒤 주민 대표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단독] 이촌파출소, 철거 위기 벗어났다

    [단독] 이촌파출소, 철거 위기 벗어났다

    43년 만에 쫓겨날 위기에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이촌파출소가 철거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촌파출소 부지를 소유한 고승덕 변호사 측과 정식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치안 공백을 우려한 3만여명 주민들의 불안도 해소될 전망이다.26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고 변호사의 부인이 임원으로 있는 부동산 개발·투자 자문업체인 마켓데이 측과 수차례 협상을 벌여 이촌파출소를 계속 유지하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고 변호사 측과 임대차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촌파출소가 1975년 이곳에 둥지를 틀 때만 해도 파출소 부지는 정부 소유 땅이었다. 이후 땅 주인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 바뀌었다가 2007년 마켓데이가 이 땅을 사들이면서 사유지가 됐다. 하지만 경찰은 마켓데이와 별도의 임대차 계약은 맺지 않았다. 이에 마켓데이는 2013년 고 변호사를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해 ‘파출소 부지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해 4월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승소하면서 경찰로부터 10년 간 못받은 사용료 1억 5000만원을 받아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임대료 형식으로 매달 243만원씩 받고 있다. 그러다 마켓데이는 지난해 7월 재차 파출소 건물 철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이 원고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파출소는 돌연 철거 위기에 직면했다. 경찰은 ‘파출소 철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 고 변호사 측에 계속 연락을 취해 협상을 시도했다. 노력 끝에 양측은 ‘임대료 현실화’를 조건으로 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의 임대료는 월 1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합의할 최종 임대료가 주변 시세와 비슷해지면 경찰은 지금보다 6배가량을 더 내야 한다. 하지만 경찰은 임대료가 올라도 이전 비용 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변호사 측이 이촌파출소가 속한 공원을 개발하면 기부채납 형태로 파출소 소유권을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점도 경찰의 잔류 의지를 높이는 대목이다. 이촌파출소 부지는 현재 공원 부지로 등록돼 있다. 2020년 7월까지 용산구청이 공원을 매입하지 않으면 공원 부지에서 해제돼 개발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임대차 계약 기간을 2년 가량 단기로 설정한 뒤 이후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용산구청은 공원을 고 변호사 측으로부터 매입할 경우 파출소를 현 위치에 그대로 둘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아직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고,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항소 기한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서울고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파출소 철거 가집행 정지 신청도 해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것이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 소를 취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근 건물을 임대하거나 주변 파출소와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한 뒤 다음달 주민 대표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UAE와 같은 조… 일정 더 꼬인 김학범호

    UAE와 같은 조… 일정 더 꼬인 김학범호

    金 “한 경기 더 치러야해 부담”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지난 5일 조추첨에서 누락됐던 아랍에미리트(UAE)와 한 조에 묶였다. 김학범 감독이 피하고 싶었던 일이 현실화됐다.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조 추첨을 다시 진행해 UAE가 한국,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 바레인이 속한 E조에 포함됐다. 함께 누락됐던 팔레스타인은 개최국 인도네시아가 속한 A조에 들어갔다. A조와 E조는 다섯 팀이 조별리그를 치르고 나머지 조는 기존 추첨대로 네 팀이 묶였다. 대회는 다음달 18일 막을 올리지만 같은 달 14일부터 조별리그 경기가 시작되는데 다섯 팀으로 짜인 A조와 E조는 같은 달 12일 첫 경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같은 달 9일 국내에서 예정됐던 이라크와의 평가전을 강행할지 주목된다.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 바레인 등의 전력 분석 내용을 그대로 활용하되 UAE 것만 추가하면 되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UAE 올림픽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에서 한국을 꺾은 뒤 결승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국이 역대 올림픽대표팀 전적에서 5승1패로 앞서 있다. 김학범 감독은 재추첨 결과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한) UAE를 만난 것보다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또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의 합류 시기에 대해선 “첫 경기 전 둘 모두 합류하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재추첨 방식이 하루 만에 뒤집혀 대회 졸속 운영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날 오전에는 지난 5일 조 추첨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다시 추첨하겠다고 밝혔지만 밤새 기존 조 추첨 결과를 인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관가 블로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교체…‘부동산 시장 안정’ 자신감?

    [관가 블로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교체…‘부동산 시장 안정’ 자신감?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주무르는 자리입니다. ‘규제냐, 완화냐’는 부동산 정책의 큰 줄기를 잡는 것은 물론 재건축, 임대주택, 주거복지 등 세부적인 정책까지 진두지휘합니다.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반등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정책의 수장이 교체돼 관심이 쏠립니다.국토부는 지난 24일 국토도시실장에 박선호 전 주택토지실장을 임명하고, 주택토지실장에 이문기 전 대변인을 승진 발령했습니다. 보통 중차대한 시기에 수장을 바꾸면 ‘문책성 인사’라는 뒷말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입니다. 국토부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놓고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는 정부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달 초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전격 교체되자 ‘진에어 사태’의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됐던 것과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박 실장은 2016년 1월부터 2년 6개월 동안 주택토지실장으로 재직하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치솟던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주택 시장은 8·2대책의 효과 본격화, 재건축 규제 정상화,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택토지실 직원들이 너무 바빠 얼굴 보기도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웃는 얼굴을 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확고하게 안정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이제 공은 이 실장에게 넘어갔습니다. 이 실장은 지방 부동산 시장 위축, 종합부동산세 개편, 부동산 공시가격의 현실화율 제고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 나가야 합니다. 이 실장은 “박 실장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시장이 정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장이 바뀌어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野 “국정운영 지분 주면 모를까”… 연정으로 번진 靑 협치 내각

    김병준 “盧 정부때 제1야당에 정책 권한” 바른미래 김관영 “협약서 등 계약 필요” 민주, 협치 인정하지만 연정엔 의견 갈려야당 내부서도 찬반… 현실화는 불투명 청와대가 국회에 내민 ‘협치 내각’ 제의가 연정 논란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보수 야당 일각에서 연정 수준의 합의가 이뤄진다면 협치 내각 카드를 받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여야 각 당이 내부적으로 연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연정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협치 내각이 일부 장관 자리에 야권 인사를 넣는 수준이라면, 연정은 야권이 정부와 공동책임을 지며 국정 운영에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협치 내각을 제안한 것을 (높게) 평가하며, 만약 (야당에서) 장관이 들어간다면 공동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협치에 관한 최소한의 계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협치 내각을 하려면 연정 체제를 갖추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4일 기자들에게 “장관 한 사람 넣는 걸 협치라고 보기 어렵다”며 “노무현 정부 때의 대연정은 중요한 정책 사안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든 권한을 제1야당 대표에게 준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을 때 대연정이라는 큰 카드를 꺼낸 적이 있었는데 많은 반박이 있어 무산된 아픈 경험이 있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여당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할 생각”이라고 했다. 반면 이지현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은 “어설픈 협치나 연정으로 정부와 동거를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정치적 열매를 얻는 일은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될 수 있다”며 “정책연정 협약서를 만들어 정부의 운동장에서 놀 필요는 없다”고 김 원내대표의 연정 발언을 비판했다. 130석의 국회 의석으로 과반이 되지 않는 민주당은 협치의 필요성은 인정하는 기류다. 그러나 연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8·25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인 이인영 의원은 “경우에 따라서는 독일처럼 진보와 보수가 대연정을 하는 것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박범계·이종걸·김두관 의원 등 다른 후보들은 반대 입장이다. 박 의원은 “대연정이든 소연정이든 연정은 궁극적으로 2020년 총선에서 호남권에서의 공천 충돌을 일으킬 수 있고 이는 민주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연정을 포괄적 협치의 뜻으로 표현하지만 야당은 (의원) 빼가기 방식으로 당이 소멸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방어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다당제 구조가 아니라면 소연정이든 대연정이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결국 UAE와 한 조 묶인 김학범호, 가장 원치 않는 시나리오로

    결국 UAE와 한 조 묶인 김학범호, 가장 원치 않는 시나리오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지난 5일 조추첨에서 누락됐던 아랍에미리트(UAE)와 한 조로 묶였다. 김학범 감독이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조추첨을 다시 진행해 지난 5일 추첨 때 빠졌던 UAE가 한국,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 바레인이 속한 E조에 포함됐다. 함께 누락됐던 팔레스타인은 개최국 인도네시아가 속한 A조에 포함됐다. A조와 E조는 다섯 팀이 조별리그를 치르고 나머지 조는 기존 추첨대로 네 팀이 묶였다. 신만길 AFC 경기국장은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조추첨을 함께 지켜본 뒤 경기 장소와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며 “오늘 안에 세부 일정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회는 다음달 18일 막을 올리지만 같은 달 14일부터 축구 조별리그 경기가 시작되는데 다섯 팀으로 짜인 두 조는 같은 달 12일 첫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에 따라 9일 국내에서 예정됐던 이라크와의 평가전을 예정대로 강행할지를 저울질하게 된다.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 바레인 등의 전력 분석 내용을 그대로 활용하되 UAE 것만 추가하면 돼 김학범 감독으로선 한숨 돌리게 됐다. UAE 올림픽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에서 한국을 1-0으로 꺾은 뒤 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국이 역대 올림픽 대표팀 전적에서 5승1패로 앞서 있다. 한편 재추첨 방식이 하루 만에 뒤집혀 대회 졸속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전날 오전에는 지난 5일 조 추첨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원점에서 다시 추첨하겠다고 밝혔지만 밤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아시안게임 조직위, AFC 3자 협의를 거쳐 기존 조 추첨 결과를 인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노동권익센터 세워 차별 해소…기업 300곳 유치, 경제도시로 간다”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노동권익센터 세워 차별 해소…기업 300곳 유치, 경제도시로 간다”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이 24일 당선 일성으로 ‘지역·계층 간의 차별 해소’와 ‘노동권익센터 설치’를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강동구청장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경제도시로 다시 태어나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당선 소감과 승리요인은.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 민심도 이와 마찬가지다. 어깨가 무겁다. 생각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한편으로 두려운 마음도 든다.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 주민들이 과거와 미래 가운데 미래를 선택했다. 강동구는 현재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의 이주가 끝나면 인구 54만명의 새로운 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의원 재선의 경력을 살려 미래로 나아가겠다. →당내 경선이 더 치열했다. 후유증은 없는지. -함께 경쟁했던 분들의 가치와 철학은 민선 7기 주요정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거다. 실제 예비후보였던 이계중 전 강동구 부구청장과 만났다. 공직 생활에서 경험한 부분들을 말씀해 주셨다. “리더는 외롭다. 결단이 중요하다. 여러 의견을 듣고 마지막에 소신 있게 결단해서 많은 일들을 처리해 달라”는 이 전 부구청장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저는 정당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승자는 패자를 보듬고, 패자는 승복하는 모습을 많이 봐 왔다. 화합하고 하나 되는 강동구를 만들겠다. →노동권익센터 설치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올해 안에 자체 재원을 투입해 구청장 직속 기관으로 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우선 관련 조례를 만들겠다. 현재 초안은 나와 있다. 노동 전문가들을 모셔서 센터를 뒷받침할 조직의 개편을 10월까지 마무리 짓겠다. 센터는 비정규직, 경력단절 여성, 외국인, 청소년, 장애인 등 차별의 벽에 가로막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노동인권 향상에 앞장설 거다. 고용정보 제공은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 노동자 문화복지 프로그램 운영에도 신경 쓸 것이다. 언제든 센터에 연락하면 상담, 돌봄, 일자리까지 한 번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마련하겠다. →노동의 가치를 특히 강조한다. 이유가 있을까.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지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 노동권익센터가 구민들의 권익 향상에 힘쓸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학생 때는 민주화 운동을 했고, 시의원 8년간은 사회적 약자를 도왔다. 자연스레 이들을 보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으로 여전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계층 간 차별이 존재한다. 구청에서 이들의 권리신장에 앞장서고 일자리까지 연계해 줄 수 있길 바란다. 노동 복지가 삶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면 한다.→민선 7기 이정훈호(號)의 차세대 비전은 뭔가. -강동구는 경제도시로 가는 길목에 있다. 2021년까지 세계적인 기업 이케아를 비롯해 100개 기업을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로 이끌겠다. 강동일반산업단지(지식 기반 융복합단지)에도 지식·엔지니어링 산업 200여곳을 유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업무복합단지 조성이 끝나면 약 20조원의 경제유발 효과, 약 11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경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고 여기서 나오는 세수는 사람에 대한 투자, 복지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개발이 이뤄져야 성장, 분배의 선순환도 가능하다. →성장, 분배의 선순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면. -현재 강동구에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특히 천호, 성내, 길동 등에 서민층이 밀집해 있다. 이쪽 지역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설을 많이 짓겠다. 청소년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공동부엌·공동육아 공간을 갖춘 마을 활력소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천호동을 관통하는 도로 중에 ‘구천면로’라고 있다. 굉장히 낙후된 도로인데 그 주변을 개발하겠다. 천호동의 기본적인 지도가 바뀔 거다. 소외됐던 지역에 공격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전임 구청장의 사업 중 키워 나갈 부분도 있나. -전임 구청장께서 캐치프레이즈 ‘사람이 아름다운 강동’을 내세웠다. 저와 지향하는 가치가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도시농업, 동물복지 사업은 정부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미래 지향적인 정책들이었다. 사람과 동물이 동반자라는 인식을 던졌다. 이외에도 청년들을 위해 창업공간과 주거공간을 마련해 주는 ‘엔젤공방’, ‘도전숙’(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 사업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관심 있는 또 다른 사업도 있을까. -다자녀 가구에 획기적인 지원을 할 거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저출산기금을 만들 생각도 있다. 이제는 공공이 임신, 출산, 보육 등 전 세대에 걸쳐서 도움을 안 주면 구민들이 행복해질 수 없다. 저출산에 대한 고민이 크다. →소통에 대한 생각은. -정책을 만들거나 사업 계획을 세울 때 여러 사람들과 충분히 소통하려 한다. 요즘은 민관 협치가 중요하다. 민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구정에 반영할 생각이다. 지난 2월에는 민관협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서울시 강동구 민관협치 활성화를 위한 기본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근거로 ‘협치 강동구회의’를 구성한다. 저를 비롯해 구의원, 민간위원 등 30명이 구성원이다.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눠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대응력과 정책 효율성을 높이겠다. →구민에게 마지막 한마디는. -정치를 20년간 하면서 ‘원칙이 반칙을 이긴다’는 생각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사업 추진 속도가 늦더라도 지름길로 가지 않고 묵묵히 한길로 가겠다. 신뢰할 수 있는 정치, 깨끗한 정치, 주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구민들께 드린다. 기대하셔도 좋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이정훈 구청장은 시의원 재선 활약…사회적 약자 지킴이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1967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0년대 후반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학생회에서도 선봉에 서는 투쟁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학내시위 주도 혐의로 구속돼 유죄 판결을 받고 10개월간 형을 살았다. 이 구청장은 대학 졸업 후 신영증권에 취직했다. 그곳에서 6년간 증권 영업을 담당했다. 2001년부터는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17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했고 2010년 서울시의원에 출사표를 던져 처음 당선됐다. 2014년에도 시의원에 출마해 55.3%를 얻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황병국 후보를 약 10% 포인트 차이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시의원 시절 상임위원회는 교통위원회, 환경수자원위원회, 교육위원회를 거쳤다. 그는 교통위원회 소속으로 서울메트로가 수의계약을 통해 재향군인회에 37년간 청소용역을 맡긴 사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의 이익이 걸린 사안이라 재향군인회 관계자들이 의원실로 몰려와 협박했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독점계약 해지를 이끌어냈다. 항상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고 소신과 원칙을 지켜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이후 시는 청소 자회사를 만들어 청소미화원들의 정년을 보장했다. 이 구청장이 후보시절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노동권익센터 설치다. 지금은 주민들이 노동 상담을 원하거나 임금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지역까지 가야 한다. 그만큼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구청장은 시의원 시절부터 계속 고민했던 부분을 현실화시켜 노동권익 신장에 앞장설 예정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檢이 앞장서 재심 청구… 과거사 117명 무죄 받아냈다

    10개월간 과거사 296명 바로잡기 추진 무죄 확정 6개월 내 국가에 손배소 가능 검찰이 지난해 9월부터 과거사 사건 피해자 296명(247건)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했고, 이 중 117명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권을 남용한 과거사를 바로잡기 위해 피해자나 유족이 아닌 검사가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문무일 검찰총장이 취임하고서부터다. 대검찰청은 24일 검찰이 직권재심 청구한 과거사 사건을 공개했다. 검찰은 4가지 유형의 사건에 대해 전수조사한 결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재심 권고 30명(12건) ▲긴급조치 위반 216명(193건) ▲민주화운동 관련 사건 45명(41건) ▲부마민주항쟁 관련 5명(1건)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현재 재판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은 경우는 진실화해 사건 16명, 긴급조치 사건 101명이다. 문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 후 과거사에 대해 전향적으로 사과한 뒤 대검 공안부에 ‘직권재심 청구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지난 2월에는 과거사진상조사단이 출범했고, 지난 3월에는 문 총장이 박종철 열사 부친을 만나 과거사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TF는 지난해 9월 ‘태영호 납북 사건’과 ‘아람회 사건’을 시작으로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나 유족이 재심 청구를 동의하지 않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건 전부를 재심 청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과거사 사건 재심으로 무죄를 확정받았다면 6개월 내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열린세상] 위대한 상상은 어디에서 오는가/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열린세상] 위대한 상상은 어디에서 오는가/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아이폰을 손에 들고 있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그가 “나의 이 작품은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접합점에서 탄생했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스마트폰은 전화기가 아니다. 컴퓨터다. 전화기 기능이 부착된 컴퓨터다. 현대인들이 밥상에서나 화장실에서나 잠잘 때나, 심지어 물놀이할 때도 옆에 두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이 작은 만능 컴퓨터에 수천, 수만 년 발달해 온 최첨단 과학기술이 들어 있다. 기계·전자·전기·통신·재료공학은 물론 항공우주공학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제아무리 최첨단의 기술들이 있다 해도 이러한 물건을 만들 생각, 즉 인문학적 상상력이 없었다면 스마트폰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과학기술은 방향성이 없다. 가치가 배제돼 있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인문학적 상상력의 영역이다. 세상의 진보를 가져온 모든 발명과 새로운 주의·주장·사상·학설의 시초는 상상이다. 상상이라는 씨앗이 있기에 현실의 열매가 있다. 수만 년 전부터 인간은 새처럼 하늘을 나는 상상을 했을 것이다. 그 상상이 현실화된 것이 비행기다. 심지어 자연과학도 상상의 소산이다.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입증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 자연과학이다. 상상이 없다면 가설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자연과학도 결국 상상의 소산인 셈이다. 지구가 둥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있었기 때문에 가설을 세울 수 있었고, 가설을 입증해 지구원형설이 성립됐다. 400여년 전만 해도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돈다고 말한 사람은 처벌받았다. 성서에 위배되는 그런 발칙한 상상이 세상의 진보를 가져왔다. 상상력의 중요성을 말한 사람은 많다. 아인슈타인은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했다. 지식에는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다. 상상력이 없는 지식은 수원지 없는 샘물처럼 고갈되고 말 것이다. 피카소는 “나는 본 것을 그리지 않는다. 상상한 것을 그린다”고 했다. 그림을 손으로 그리는가? 아니다. 발로도 그리고, 입에 물고도 그리고, 온몸에 물감을 묻혀서도 그린다. 결국 그림은 머리로 그리는 것이다. 머릿속의 발상, 즉 상상력으로 그린다는 말이 맞는다. 미켈란젤로가 ‘천지창조’라는 천장화를 그릴 때 어떤 형태로 천지창조의 모습을 형상화할지 고민했을 것이다. 인간의 모습을 한 신이 손가락으로 아담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천지창조’ 그림은 상상력에 의한 예술적 창조물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위대한 상상은 어디에서 오는가. 깊은 산중에 홀로 들어앉아 몇 날 며칠 명상에 잠기면 상상력이 길러질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상상력도 무슨 근거가 있어야 생겨날 것이 아닌가. 무(無)에서 상상력이 싹트기는 어렵다. 인간은 경험에 근거해 상상한다. 경험이라는 땅에서 상상의 새싹이 움튼다. 풍부한 경험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세계 구석구석 여행하고 세상 끝까지 가 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다. 타임머신을 이용해 세종대왕도 만나 보고, 공자와 토론하고, 소크라테스와 대화하면 이보다 좋은 경험이 없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오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우리 회사의 기술 절반을 내놓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철학자로부터 철학적 영감, 즉 위대한 상상력을 전수해 이를 활용, 또다시 세상에 없던 획기적인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무슨 수로 2300여년 전 고대 그리스인을 만난다는 말인가. 간접경험밖에 방법이 없다. 독서는 가장 효율적인 간접경험이다. 독서는 한 인간을 통째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역대급 천재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청년기에 성당 벽화용 화가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이때부터 그는 그림 연습에 몰두하는 대신 지독한 고전 읽기를 통해 인간 개조에 성공, 위대한 예술가이자 발명가, 학자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혀 쫓겨난 에디슨도 엄청난 고전 독서로 잠재된 천재성이 발현됐다고 한다. 고전은 오랜 세월의 생명력을 간직한 책으로, 한 권의 고전 속에는 천재의 뇌가 오롯이 담겨 있다. 따라서 고전 독서는 천재의 뇌와 접속하는 효과가 있다. 고전 속 천재의 뇌는 접속자에게 위대한 상상력을 선사할 것이다.
  • “더위 심하니 일 중단합시다”… 협력사가 스스로 안전 챙겼다

    “더위 심하니 일 중단합시다”… 협력사가 스스로 안전 챙겼다

    대기업이 ‘을’ 근로자 안전 제도적 보장 16개 협력사 근로자 300명 반나절 휴식 “안전·보건·환경 먼저” 경영 노력 결실 3944억 적자 3년 만에 3966억 흑자로전국이 ‘가마솥더위’로 푹푹 찐 지난 20일 오후. 하루 27만 5000배럴의 원유를 정제해 석유류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 서구의 SK인천석유화학 내 작업장(아로마틱 공정) 온도가 42도를 넘었다. 외부 온도가 33도에 달해서다. 휘발유, 경유 등 원유 분류 가공 작업을 하는 곳이다 보니 통상 외부보다 작업장 온도가 20~30%씩 더 높다. SK 협력사로 10여년째 일한 김진욱 국제산공 소장이 오후 1시쯤 작업장에 들어섰다. 그는 큰 목소리로 “오늘 불볕더위가 심하니 작업 중지하시고 4시까지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합시다”라고 수십명의 근로자에게 외쳤다. 카카오톡과 문자 메시지로도 같은 내용을 알렸다. 대기업 하도급 작업을 맡은 협력사 직원 스스로 ‘작업중지권’을 발동한 첫날이다. ‘작업중지권’이란 작업 환경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 판단 아래 즉각 작업을 그만둘 수 있는 권한이다. 올해 정부가 28년 만에 입법예고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 이 내용이 포함됐으나 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일은 사실 전무하다. 이를 제도적으로 명문화하기 위해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달 말 5개 협력사와 함께 ‘작업중지 권한 이행 서약식’을 갖기도 했다. 근로자들이 5시 30분에 퇴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SK인천석유화학 작업 현장에서 일하던 16개 협력사 300명의 근로자는 사실상 이날 반나절 작업을 접은 셈이다. 날씨나 위험도에 상관없이 일했던 현장 근로자들은 다소 멋쩍어하면서도 웃음을 띠고 에어컨과 음료수, 샤워 시설이 갖춰진 정비동 휴게실로 이동했다. 그간 인건비 때문에 안전시설이 부실해도 목숨 걸고 작업해야 했던 ‘을’(乙) 입장의 협력사에선 그동안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일이 현실화된 것이다. 건설 현장에서 30년간 파이프 수리·보온 업무를 맡았던 국제산공 박병순 작업반장은 “그간 파이프 작업 발판(비계)이 허술해도 공사 시간에 쫓기다 보니 안전벨트나 고리도 없이 일했던 날이 다반사였다”면서 “갑질이 사회적 문제가 된 요즘 대기업이 협력사에 문서화, 제도화를 통해 협력사가 직접 안전을 요구하고 행사할 수 있게 해 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공장을 나와 협력사 식당으로 이동하니 문 옆에 무재해 연속 기간 ‘20일’을 알리는 기록판이 설치돼 있었다. 이 기간이 150일, 300일, 600일을 넘기면 포상금을 준다. SK인천석유화학은 전 공정에 ‘밀폐배수시스템’도 도입했다. 김양훈 SK인천석유화학 설비관리팀장은 “정기보수 기간 때 장비를 닦으면 악취를 동반한 폐수가 나오는데 이를 막는 배수정화 시스템을 갖춰 협력사가 쾌적하게 작업할 수 있게 했다”면서 “작업중지권을 독려하고자 이를 요청한 직원은 개선 제안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간주해 포상 대상으로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의 ‘임금공유’도 같은 맥락이다. SK그룹은 본사 구성원들이 매달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회사 역시 같은 금액을 내 ‘1% 행복 나눔’ 기금을 마련한다. 이 돈을 협력사 직원 복지 등에 쓴다. 협력사 직원 1인당 매년 70만원 정도가 돌아간다. 이 같은 SK의 ‘SHE(안전·보건·환경) FIRST’ 경영 노력은 수치로도 나타났다. SK인천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2014년 -3944억원에서 지난해 396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SK그룹은 “협력회사 직원들은 업무와 소속만 다를 뿐 같은 곳에서 땀 흘리는 가족이라는 개념에서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면서 “안전·환경 분야에서 협력사와 함께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가겠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포부”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中, 한국 등 4개국 철강 반덤핑 조사

    13억弗 규모… 中 점유율 50% 초과 포스코·日신일철 주금 등 8개사 대상 중국이 미국 관세를 면제받은 한국 철강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조짐이다. 중국 상무부는 한국을 포함한 4개국 철강 제품 13억 달러(약 1조 4700억원) 규모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상무부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네시아산 철강 스테인리스 빌릿과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산시(山西)성 타이강(太鋼)철강유한공사의 신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2014∼2017년 관련국 제품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했다는 것이 조사 이유다. 지난해 4개국에서 수입한 해당 제품의 수량은 중국 전체 수입량의 98%를 차지했다. 상무부의 반덤핑 조사 대상은 한국 포스코, 스페인의 아세리녹스, 핀란드의 오우토쿰푸, 룩셈부르크의 아페람, 일본의 닛신제강·신일철 주금·JFE스틸과 인도네시아의 피티 진달 스테인리스로 모두 8개사다. 상무부는 “심사 결과에 따라 2018년 7월 23일부터 1년간 EU,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산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한다”면서 “설문, 샘플 조사, 공청회, 현장 실사 등의 방식을 통해 조사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 세계 스테인리스강의 약 절반을 생산·소비하는데 타이강철강유한공사가 반덤핑 조사를 신청하게 된 계기는 인도네시아산 제품 때문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몇 중국 개인기업이 인도네시아에 빌딩을 건설하면서 값싼 니켈 합금 인도네시아 제품이 중국에서 대거 판매됐다. 타이강철강유한공사는 인도네시아 제품의 빠른 유입으로 중국 시장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인도네시아산 철강 제품 수입은 2015년까지 전혀 없다가 2016년 5% 증가했으며 지난해 1분기에 최대 86% 증가율을 보였다. 인도네시아산 제품의 수입 가격도 지난해는 톤당 1867달러를 기록해 전년도의 톤당 2436달러보다 23% 포인트 하락했다. 타이강철강유한공사 측은 반덤핑 조사 신청서에서 “저가 제품이 중국 시장에 계속 들어와 시장을 점유하는 것을 허락한다면 국내산 제품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중국산 철강이 미국에 이어 유럽 수출도 어려워지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가 관세 조치를 하더라도 한국 산업에 큰 영향은 없지만 철강 산업의 세계적 무역 규모 축소에 따른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전북교육청 정시 위주 대입 제도 개편에 우려

    전북도교육청이 정시전형을 확대하는 대입제도 개편안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전북도교육청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이 수능 중심의 정시전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23일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이는 교육과정 정상화와 교육혁신으로 나아가는 학교 현장을 또다시 과거의 입시경쟁체제로 회귀시키게 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수능은 자격고사화 해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현장의 안정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현행 수준의 학생부 중심 전형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신 학생부 종합전형의 장점을 살리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전북교육청은 “2022학년도 대입제도가 교육의 본질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가 아닌 교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며 “교육과정 내실화를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미래지향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車산업 역주행… G2 관세전쟁에 딜레마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올해 상반기(1~6월)에 내수·수출·생산이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폭탄’ 우려까지 겹쳐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고삐를 죄기 시작했으나 미국발 통상 전쟁이 중국과 유럽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계 제로’ 상황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산업은 한국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생산(-7.3%), 내수(-0.3%), 수출(-7.5%) 모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완성차 생산은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한 200만 4744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22만 2528대로 2009년(93만 9726대)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산업부는 멕시코 등 해외 현지 공장 생산이 본격화되고, 미국 등 주요 시장 수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내수는 전년 같은 기간 수준인 90만대다. 수입차 판매는 17.9% 늘어난 반면 국산차 판매는 3.3% 줄었다. 더 큰 위협은 미국의 관세폭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상무부에 미국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이 나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관세 부과 조치는 8~9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관세폭탄을 맞으면 연간 85만대(약 15조 5500억원어치)에 달하는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통상 압박에 총력 대응 중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민관 사절단은 미국에서 정·재계 주요 인사를 만나 대외 접촉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공청회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세계적 자동차 업계는 물론 미국 업계까지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애초 이틀로 예정된 공청회가 하루로 줄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이미 (관세 조치로) 결론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전쟁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분석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면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을 제외한 수입 자동차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생산을 해왔던 현대차는 관세 인하 혜택을 입은 독일과 일본 등의 고급 차종과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 3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을 준비해 왔던 현대차는 갑작스런 관세 인하에 현지 생산과 국내 생산 후 수출 등을 놓고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자동차 업계는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 싼타페와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기아 K3 및 K5 등 주력 차종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에 총 5000만 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해 소형 SUV 차체 공장을 신설해 소형 SUV인 트랙스 생산을 늘리고, 미국GM 본사로부터 중형 SUV 차세대 모델의 디자인 및 개발 거점으로 지정됐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232조 조치 이후에도 자동차와 관련된 부수적인 통상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현대차 등의 강성 노조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는데, 자동차 업계의 노사 관계 개선 노력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잠정 합의안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기본급 4만 5000원 인상에 성과금 250%와 격려금 28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 골자다. 여름휴가 전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노사 모두 통상 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車산업 역주행… G2 관세전쟁에 딜레마

    車산업 역주행… G2 관세전쟁에 딜레마

    상반기 생산·수출·내수 모두 뒷걸음질 수입차 판매 17.9%↑… ‘국산’ 3.3%↓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올해 상반기(1~6월)에 내수·수출·생산이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폭탄’ 우려까지 겹쳐 자동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고삐를 죄기 시작했으나 미국발 통상 전쟁이 중국과 유럽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계 제로’ 상황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산업은 한국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생산(-7.3%), 내수(-0.3%), 수출(-7.5%) 모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완성차 생산은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한 200만 4744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122만 2528대로 2009년(93만 9726대)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산업부는 멕시코 등 해외 현지 공장 생산이 본격화되고, 미국 등 주요 시장 수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내수는 전년 같은 기간 수준인 90만대다. 수입차 판매는 17.9% 늘어난 반면 국산차 판매는 3.3% 줄었다. 더 큰 위협은 미국의 관세폭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상무부에 미국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이 나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관세 부과 조치는 8~9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관세폭탄을 맞으면 연간 85만대(약 15조 5500억원어치)에 달하는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통상 압박에 총력 대응 중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민관 사절단은 미국에서 정·재계 주요 인사를 만나 대외 접촉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공청회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세계적 자동차 업계는 물론 미국 업계까지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애초 이틀로 예정된 공청회가 하루로 줄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이미 (관세 조치로) 결론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전쟁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분석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면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을 제외한 수입 자동차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생산을 해왔던 현대차는 관세 인하 혜택을 입은 독일과 일본 등의 고급 차종과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 3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을 준비해 왔던 현대차는 갑작스런 관세 인하에 현지 생산과 국내 생산 후 수출 등을 놓고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자동차 업계는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 싼타페와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기아 K3 및 K5 등 주력 차종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에 총 5000만 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해 소형 SUV 차체 공장을 신설해 소형 SUV인 트랙스 생산을 늘리고, 미국GM 본사로부터 중형 SUV 차세대 모델의 디자인 및 개발 거점으로 지정됐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232조 조치 이후에도 자동차와 관련된 부수적인 통상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현대차 등의 강성 노조 파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는데, 자동차 업계의 노사 관계 개선 노력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잠정 합의안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기본급 4만 5000원 인상에 성과금 250%와 격려금 28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 골자다. 여름휴가 전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노사 모두 통상 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차에 아이 방치, 美에선 살인급 범죄… “뒷좌석 버튼 경고 의무화를”

    차에 아이 방치, 美에선 살인급 범죄… “뒷좌석 버튼 경고 의무화를”

    2년 전 광주의 한 유치원 통학버스 안에서 4살배기 남자아이가 7시간 넘게 갇히는 사고를 당했다. 폭염 속에 방치된 아이는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고 아직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해 초 유치원·어린이집 안전을 강화하는 ‘세림이법’이 시행됐지만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아이의 사고 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이들이 무더위 속 통학차량 안에 갇혀 목숨을 잃은 사고는 또 일어났다.30도가 넘는 폭염이 일던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에서 A(4)양이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에서 숨졌다. 운전기사와 보육교사의 무관심 속에서 A양은 9인승 스타렉스 차량 뒷좌석에 7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 앞서 5월 23일 전북 군산에선 B(4)양이 유치원 통학차량에 2시간가량 방치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일이 있었다. 운전기사와 안전지도교사는 B양이 차 안에 남겨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주차된 버스 옆을 지나던 시민이 울며 소리치는 B양을 발견한 뒤에야 유치원 측이 사태를 파악했다.도로교통법 제53조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 및 운영자 등의 의무’ 4항에는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운행을 마친 후 어린이나 영유아가 모두 하차하였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2016년 12월 신설된 조항이다.이런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처벌은 범칙금 13만원, 벌점 30점이다. 그나마 처벌 규정이 없다가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미국과 캐나다는 어린이를 차량에 방치할 경우 사안에 따라 살인에 준하는 강력범죄로 다룬다. 어린이의 보호받을 권리를 지키고 보호자들의 안전불감증을 불식하기 위해서다. 동두천 A양 사망사건의 경우 운전자, 인솔교사 등 유치원 관계자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2시간 만에 구조된 B양 사건의 경우 경미한 범칙금과 벌점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동두천 사고차량 운전자는 이런 지침조차 몰랐다고 증언했다. 이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1년여 동안 “별다른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도 했다. 1년 만에 조항이 사문화한 꼴이다. 2년 전 광주 사고를 낸 유치원은 지역교육청의 폐쇄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이겼다. 당시 버스 운전사와 인솔교사는 각각 6~8개월의 금고형을 받았다. 형 자체로는 가볍지 않지만, 아이를 잃은 부모 입장이라면 억울할 수 있다. ●안전불감증 키우는 솜방망이 처벌 2013년 청주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숨진 김세림(당시 3)양 사건을 계기로 2015년 1월 ‘세림이법’이 시행됐다.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만 13세 미만 어린이들이 타는 통학차량(9인승 이상 버스·승합차)의 신고를 의무화하고, 운전자 외에 성인 동승자가 승하차 안전을 확인하도록 했다. 하지만 어린이 갇힘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정부가 사고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동두천 A양 사건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 제도를 도입해 달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이 청원에는 22일 오후 4시 기준 9만 4000여명이 동참했다. 미국은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관리 기준에 ‘슬리핑 차일드 체크’ 조항을 넣었다. 버스 뒷좌석의 버튼을 눌러야 시동을 끄거나 차문을 잠글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최근 국내에서도 어린이가 혼자 통학차량에 남겨지는 사고를 막기 위한 기술적 장치들이 개발·보급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의 ‘어린이 통학버스 위치알림서비스’가 대표적이다. 2016년 처음 개발된 이 서비스는 어린이가 통학차량을 타고 내릴 때 부모에게 알림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아이에게 동전 크기만한 휴대용 단말기를 주고, 버스에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설치하면 교통안전공단에서 …정보를 받아 차량의 현재 위치, 속도, 승하차 정보를 알려준다. 교육부는 올해 2학기부터 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국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 등에서 운영하는 통학버스 500대가 대상이다. 차량 한 대당 40만원, 어린이당 1만원 정도인 설치 및 운영비용으로 특별교부금 8억 5000만원을 편성했다. 다만 이 정책은 비용 부담이 있고, 어린이가 단말기를 휴대하지 않을 경우 정보가 누락될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민간업체도 국비 1억원을 지원받아 갇힘사고 예방 기술을 개발했다. 차량 내부 뒷좌석·외부 앞뒤에 NFC 태그장치를 설치해 기사가 운행이 끝난 후 5분 안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대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리도록 설계했다. 태그 설치는 5만원, 차량 1대당 월 이용료 1만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해 12월 65곳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이를 시범운영했다. 용인시는 예산 1억원을 들여 어린이 통학차량의 20% 수준인 200대에 이 장치를 설치했다. ●주무부처 각각… 국회 발의안 실효성도 문제 문제는 결국 돈이다. 이런 장치를 전국에서 운행 중인 모든 어린이 통학차량에 적용하려면 수백억원이 소요된다. 2014년 정부 조사 결과 전국 유치원·어린이집, 초등학교, 특수학교, 체육시설 등 5만 161개 기관에서 운영하는 9인승 이상 어린이 통학차량은 6만 7363대에 달한다. 1대당 비용을 5만원으로 잡으면 약 34억원, 40만원이면 약 270억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달 발생하는 관리비용은 별도다. 주무부처가 제각각인 점도 걸림돌이다. 유치원은 교육부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관장한다. 도로교통법은 경찰청, 자동차관리법은 국토교통부 소관이다.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문제는 각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전 정부 차원의 사안인 이유다. 국회도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1일 어린이 통학차량 하차 여부를 확인하는 장치를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보다 하루 전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내용으로 법안을 냈다. 그러나 현실화는 미지수다. 권 의원은 같은 당 김영호 의원과 함께 2016년 이미 ‘슬리핑 차일드 체크’ 법안을 발의했지만, 확인 의무를 크게 줄이면서 대안반영폐기됐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관련 법안도 현재 계류 중인 법안 1만 500여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경보장치 설치 비용은 대당 10만원 정도다. 신차 비용의 작은 부분이지만, 법안은 국토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잠자고 있다. 정부도 보육기관도 믿을 수 없는 부모들은 불안함에 자구책을 강구한다. 아이들에게 행동요령을 직접 가르치는 방법이다. 인천의 유치원에 6살, 4살 남매를 보내는 김모(38)씨는 “아이들에게 버스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깼는데 아무도 없다면 당황하지 말고 운전석 핸들 가운데 나팔이 그려진 부분을 힘껏 누르라고 단단히 일렀다”면서 “잘 안 눌리면 핸들에 주저앉으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 안전연구센터장은 “당장 모든 차에 슬리핑 차일드 체크 기능을 의무화하기에는 비용이 부담”이라면서 “새로 출고되는 차량부터 이런 기능을 탑재하게 하고, 현재 운행 중인 어린이 통학차량은 국고 지원을 통해 설치를 장려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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