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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반신 마비 피고인 집에서 열린 ‘찾아가는 재판’

    28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한 임대아파트에 판사·검사·변호사가 책상다리를 한 채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재판을 위해 모인 이들 앞에는 사기도박에 사용되는 화투를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장모(58)씨가 누워 있었다. 17년 전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하지 일부가 절단된 장씨는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비록 가정집에서 진행되는 재판이었지만 판사가 개정 선언을 하자 모두 표정이 진지하게 바뀌었다. 변호사는 가정형편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했고, 검사는 그럼에도 실형이 내려져야 한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판사가 잠시 숙고를 한 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3단독 박진수 판사는 이날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 대해 ‘찾아가는 재판’을 했다. 장씨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 하반신 피부 괴사 등으로 14년 동안 계속해 재판에 참석하지 못함에 따라 법원에서 직접 장씨의 집으로 찾아가 재판을 진행한 것이다. 장씨는 2000년 3월 지인으로부터 범행에 동참할 것을 제의받았다. 사기 도박을 위해 특수 형광칩이 삽입된 화투 20세트를 제작해 달라는 것이었다. 1997년 당한 교통사고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장씨는 고민 끝에 제의에 응했고, 그 대가로 2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내 검찰에 범행이 들통 나 재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장씨는 법정에 출석할 수 없었다. 양쪽 다리의 무릎과 종아리 사이가 절단됐고, 하반신 마비로 다리가 굳어져 휠체어도 탑승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아 재판 과정을 도와줄 사람도 없었다. 법원에서는 매년 전화로 장씨의 법정 출석 여부를 물어 왔지만 그때마다 장씨는 참석할 수 없어 오늘날까지 이르게 됐다. 이날 박 판사는 “장씨는 초범이고 범행 이후 잘못을 뉘우치며 성실하게 생활해 왔다. 신체장애로 인한 생활곤란 및 병원비 마련을 위해 해당 범행에 참여하게 된 점도 참작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이 끝난 뒤 장씨는 “오랜 기간 마음이 불편했는데 후련하다. 항소는 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떨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로스쿨 탐방] (4)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탐방] (4)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서울신문이 더 나은 법조인 양성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로스쿨 탐방’ 4회는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찾았다. 인천에 뿌리박은 로스쿨답게 물류 관련 법조인 양성을 강조하는 인하대는 인권법과 노동법 등 사회적 정의를 고민하는 데도 열심이다. 전임 대법관으로서 이름을 날린 뒤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박시환 원장을 23일 만났다. →인천에서 유일한 로스쿨로 지역의 관심이 크다. -인하대란 이름 자체가 인천과 하와이의 첫 글자를 땄다. 하와이 교민들이 보내 준 성금으로 세운 학교다. 인하대 로스쿨은 인천이라는 지역사회에 뿌리박은 로스쿨을 지향한다. 지역사회에서도 기대가 크다. 남동공단, 자유무역구역 등에 진출하는 졸업생도 꽤 된다. 앞으로 송도에 국제기구가 많이 들어서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인천은 하늘길과 바닷길을 통해 세계로 나가는 관문이다. 인하대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물류대학원이 있는데 로스쿨도 지적재산권, 국제통상 등 물류 관련 전문가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물류와 법률은 얼핏 연결이 잘 안 되는데. -물류는 넓은 개념이다. 생산 이후 소비자 손에 들어가기 전까지 계약, 운송, 보험, 해상, 결제, 창고, 세관, 대외 지급 등 모든 과정을 포괄한다. 다른 로스쿨에는 없는 물류 관련 과목을 교육 과정에 많이 포함시켰다. ‘물류와 법’, ‘물류행정법’, ‘국제통상 사례연구’, ‘국제물류분쟁해결법’ 등이 대표적이다. 본교 물류대학원과 학점 교류도 한다. 교수 중에는 판사로 일하면서 물류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은 분도 있다. →현직 배우가 교수로 활동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홍승기 교수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연기 활동을 하면서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하다. 그것도 국내 유일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엔터테인먼트 관련 법 과목이 여럿 있다. 그쪽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일부러 우리 학교를 찾아오는 학생도 있을 정도다. →장학금 혜택이 눈에 띈다. -장학금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전임교수 40명에 1년 신입생이 50명이기 때문에 학생 수 대비 교수 비율도 전국 1등이다. 특히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실무교수 숫자가 가장 많고 교육 내용도 우수하다는 건 자랑하고 싶다. 매년 3명은 사회적 취약계층 특별전형으로 뽑는다. 1기 졸업생 중에 지체장애인이 있었는데 잘 졸업해 현재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소아마비인 그 학생은 이주민이나 난민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쪽 일을 하는 법률사무소를 열고 활동하고 있다. 특히 기억나는 한 학생은 성격이 밝고 학생회 활동도 열심이라 생활이 어렵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 알았다. →인권법과 노동법 전통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순옥 명예교수와 이영희 명예교수의 영향이 큰 게 아닌가 싶다. 현직 교수 중에도 그쪽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교수가 많다. 자연스레 학생 중에도 그 분야를 공부하려는 신입생이 꾸준히 들어온다. 노무사 자격증을 갖고 우리 로스쿨에 입학해 공부하는 학생이 해마다 한두 명씩 있는데 지금은 9명이나 된다. 아마 이것도 전국에서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보니 인권법학회나 ‘등대지기’(청소년 노동인권 교육 동아리) 같은 활동도 활발하고 로스쿨 인권연합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살고 관련 책을 낸 학생도 있다. ‘리걸클리닉센터’에서는 정신병원 강제입원 관련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을 만큼 건강한 법조인으로 사는 길에 관심이 많은 분위기다. →알게 모르게 지방대 로스쿨이 차별받는다는 우려는. -우리는 지방대가 아니라 수도권대학이다(웃음). 법조계에서 오래 일한 경험에 비춰 본다면 우수한 학생들은 출신 학교가 큰 상관이 없다. 자질 있는 학생들은 어디 가도 티가 난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는 졸업생을 모아 놓는다면 대학 구별이 무의하다는 걸 금방 느끼게 된다. →대법관까지 지낸 뒤 연고도 없는 인하대에 온 계기는. -초임 판사 시절 인천에서 일한 게 연고라면 연고다. 대법관 임기를 마친 뒤 전관예우 소리를 듣기 싫어 변호사는 하지 않아야겠다 생각했고, 학교 쪽으로 알아봤다. 마침 아는 분을 통해 이 소식을 들은 인하대에서 적극적으로 접촉을 해 왔다. 달리 불러 주는 곳도 없어서 퇴임하고 한 달 만에 오게 됐는데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 아닐까 싶다. →로스쿨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 -논리적인 추론과 사고 능력,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 불의에 분노하는 정의감이 있는 학생들을 법조인으로 많이 배출하자는 게 소박한 목표다. 막상 학교에 오니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합격률을 너무 낮게 설정한 제도적 모순 때문에 학생들이 법 정신을 충분히 고민하지 못하고 시험 준비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시험에 판례가 많이 나오다 보니 자꾸 세세한 부분만 공부하게 되고 큰 틀에서 생각하는 공부가 부족해진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박시환 원장 ▲1953년 김해 ▲서울대 법학과 ▲사법시험 21회 ▲해군본부 군법무관 ▲인천·춘천지법 판사 ▲서울민사지법 판사 ▲전주·인천·서울지법 부장판사 ▲법률사무소 변호사 ▲대법관
  • “병 고쳐주겠다” 여교사 납치·폭행한 목사에 징역 2년

    “병 고쳐주겠다” 여교사 납치·폭행한 목사에 징역 2년

    여교사를 납치, 폭행한 목사에 징역 2년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 안성준)는 18일 감금치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교회 목사 임모(50·여)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모(50) 씨 등 남녀 교인 3명에게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씨에 대해 “목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효험도 없는 치료를 한다며 거액의 금품을 받고는 차용증에 쓴 돈을 주지 않으려고 피해자를 감금, 폭행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하기까지 했는데 객관적인 사실과 맞지 않는 변명을 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임 씨 등은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11시 40분쯤 부산 해운대구 모 초등학교 주차장에서 여교사 A(43)씨를 폭행하고 승용차에 강제로 태워 40분가량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 등은 이 과정에 A 씨의 머리채와 팔 등을 잡아끌었고 당시 A 씨의 비명을 듣고 앞을 가로막은 학생 20여 명과 교사 1명을 위협하며 승용차를 몰고 달아났다. 임씨는 지난해 3∼9월 “병을 고쳐준다”고 안수기도를 하면서 A 씨로부터 1억 7000여만원을 받았다가 차용증을 써준 뒤 이를 빼앗으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李 선장 업무상 과실치사상·선원법 위반 적용될 듯… 伊 침몰 유람선 버린 선장은 2697년刑 구형 예고

    李 선장 업무상 과실치사상·선원법 위반 적용될 듯… 伊 침몰 유람선 버린 선장은 2697년刑 구형 예고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해양경찰청이 선장 이준석(69)씨를 소환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씨와 승무원들은 침몰하는 여객선에 승객들을 내버려 둔 채 먼저 탈출해 공분을 사고 있다. 목포 해경은 17일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탈출 경위와 시간, 사고 이후 대책 지시 여부 등에 대해 캐물었다. 이씨는 사고 당일 오전 9시 30분쯤 배를 탈출해 9시 50분쯤 구조됐지만 배 안에서는 10시 15분까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승객을 피신시키고 승무원에게 지시를 내려야 할 선장이 가장 먼저 배를 빠져나간 것이다. 해경은 이씨를 상대로 무리한 운항이나 사고 이후 승객에 대한 보호의무 및 안전수칙 위반, 신고가 늦어진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씨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선원법, 선박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이씨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짙다고 보고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은 업무 중 실수를 저질러 다른 사람을 사망 또는 다치게 하는 경우 적용되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씨에게 선원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원법 제10조는 “선장은 화물을 싣거나 여객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다 내릴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11조는 “선장은 선박에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인명, 선박 및 화물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장이 인명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 최고 징역 5년형, 선박 및 화물 구조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최고 징역 1년형이나 1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아울러 선주나 선장 또는 선박 직원이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했을 때 최고 징역 1년형이나 1000만원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선적안전법 위반 혐의, 형법상 선박매몰죄도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이 선장은 지난 16일 사고 직후 병원에 처음 왔을 때 병원 관계자가 “직원이냐 여행객이냐”고 묻자 단순히 “직원이다”라고만 대답했으며 이후 경찰관이 와서 재차 신원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선장이 맞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이탈리아 호화 유람선 코스타콩코르디아호 침몰 사건에서는 검찰이 2697년형을 구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코스타콩코르디아호는 2012년 1월 승객 4229명을 태우고 가다 암초에 부딪쳐 승객 32명이 사망했다. 당시 선장 프란체스코 셰티노는 사고가 나자마자 배에서 가장 먼저 탈출해 해안경비대의 복귀 명령도 거부하고 도망쳤다. 사고 직후 담당 검사인 프란체스코 베루지오는 셰티노 선장에게 “대량 학살죄 15년, 배를 좌초시킨 죄 10년, 승객을 버린 직무유기죄로 승객 1명당 8년씩 총 2697년형을 구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셰티노 선장에 대한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 토스카나주 그로세토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그는 배에서 탈출한 것에 대해 “실수로 미끄러져 구명보트를 타게 됐다”는 변명을 했다. 암초에 부딪친 것도 정전 탓으로 돌렸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소 20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유우성 7년 구형…검찰 ‘사기죄 추가’ 25일쯤 선고

    유우성 7년 구형…검찰 ‘사기죄 추가’ 25일쯤 선고

    ‘유우성 7년 구형’ 검찰이 11일 국가정보원 증거조작 의혹을 낳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에서 피고인 유우성(34)씨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1심 구형량도 징역 7년이었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흥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대남 공작활동으로 탈북자들 본인과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 위해 행위를 했다. 그런데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거짓 진술로 책임을 피하기 급급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한 뒤 강제추방할 필요성이 크다”며 “집행유예 선고는 의미 없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북한 보위부 지령을 받고 탈북자 정보를 북측에 넘기는 한편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정착 지원금을 부당 수급하고 허위 여권을 발급받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간첩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은 작년 8월 유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와 부합하는 북·중 출입경기록 등을 새로 제시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증거가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소유지에 난항을 겪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공소장 변경 허가를 받았다. 유씨의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혐의에 사기죄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유씨의 부당 수급 지원금은 256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늘었다. 피고인명도 유우성의 과거 중국 이름인 ‘리우찌아강(유가강)’으로 바뀌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어서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검찰이 단지 피고인을 괴롭히기 위해 공소장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하나의 행위로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혐의와 사기죄 등이 함께 구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변호인의 지적에는 판결로 답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공소장 변경에도 간첩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는 한 유씨 양형은 1심보다 높아질 수 없다. 검찰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 부분에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인만 상소한 혐의에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은 유씨의 불리한 정상을 부각하고 간첩 혐의에 대한 유죄 심증을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공판에서 검찰은 “간첩 혐의도 더 입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변호인은 “검찰이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을 알면서도 공소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결심공판 2주 뒤인 오는 25일쯤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에이미 졸피뎀 복용, 실형 8개월+α?…변호사 이야기 들어보니

    에이미 졸피뎀 복용, 실형 8개월+α?…변호사 이야기 들어보니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방송인 에이미가 마약류인 졸피뎀 복용으로 입건된 소식이 전해졌다. 12일 방송된 KBS 2TV ‘연예가중계’에는 졸피뎀 복용으로 입건된 소식이 담겼다. 이재만 변호사는 제작진에게 에이미의 졸피뎀 복용에 대해 “에이미는 현재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황인데 집행유예 2년이 사라지면서 실제로 징역 8개월을 살게 되며 졸피뎀 복용으로 형이 추가돼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건을 담당한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수사는 시일이 좀 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서 추방된 살인 전과자 국내 가정집서 대마재배 현장 ‘충격’

    미국서 추방된 살인 전과자 국내 가정집서 대마재배 현장 ‘충격’

    미국에서 살인죄 등으로 실형을 살고 국내로 추방된 전과자가 대마를 대량 재배, 판매하다 적발됐다고 서울 노원경찰서가 지난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동대문구와 경기도 남양주에 주택을 임차해 대마 105그루를 재배하고 상습적으로 흡연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모(47)씨와 강모(26)씨를 구속했다. 또 이들이 고용한 김모(23·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서씨는 미국에서 약 20년 전 살인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2007년 9월 국내로 추방됐다. 강씨 역시 대마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실형을 살고 2009년 10월 국내로 들어왔다. 귀국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던 두 사람은 같은 동네 주민 사이로, 서로 처지가 비슷한 사실을 알고 친하게 지내며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방안에 조명등과 선풍기 등을 설치해 놓고 물통에 대마를 키웠다. 이렇게 재배해 수확한 대마는 총 1kg(5000만원 상당)으로 4000명이 흡연할 수 있는 양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 가운데 100g 상당은 싱가포르 판매책을 통해 이미 시중에 판매됐다. 경찰은 이들이 대마 씨앗을 구입한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비슷한 유형의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지속할 방침이다. 사진·영상=서울 노원경찰서 영상팀 seoultv@seoul.co.kr
  • 美추방 전과자 서울 가정집서 대마 105그루 재배

    미국에서 살인 및 마약 관련 범죄로 실형을 살고 추방된 전과자가 가정집에서 대마를 대량으로 재배, 판매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8일 동대문구와 경기 남양주의 주택을 빌려 대마 105그루를 재배, 판매하고 상습 흡연한 서모(47)씨와 강모(26)씨, 판매책인 싱가포르인 A(25) 등 3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서씨 일당에게 고용돼 대마를 재배한 여대생 김모(23)씨와 구매자 이모(32)씨 등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동대문구에서 빌라를 빌려 방 안에 대마 재배시설을 갖추고 술집에서 만난 여대생 김씨를 고용해 대마 35그루를 재배했다. 지난 1월에는 남양주의 전원주택을 공동 구매해 방 안에서 대마 70그루를 재배했다. 이들이 키운 대마는 모두 1㎏(약 5000만원 상당)으로 4000명이 흡연할 수 있는 양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인 운영 필리핀 사설 기숙사 10대 유학생 술 먹이고 상습 폭행·성추행까지

    필리핀으로 조기 유학을 간 10대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강제로 술을 먹이고 성추행까지 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박정수)는 필리핀에서 사설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한국 유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모(38)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31일 밝혔다. 2007년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국 유학생을 상대로 기숙사를 운영해 온 최씨는 2011년 8월 A(18)군이 농구를 하다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A군의 뒤통수를 수차례 폭행했다. 최씨는 2012년 10월에는 기숙사 인근의 한 식당에서 A군을 비롯한 학생들에게 “어른이 주는데 안 먹어?”라고 위협하며 강제로 술을 먹이기도 했다. A군이 많은 양의 술을 마셔 구토를 할 지경에 이르렀지만 계속해서 맥주를 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씨는 2012년 1월에는 기숙사 방에서 쉬던 B(16)군에게 다가가 “성기가 얼마나 자랐느냐”고 말하면서 B군의 성기를 움켜쥐는 등 추행하기도 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황제노역 논란’에 ‘황제출소’…檢 항소·상고 포기에 선고유예 요청까지

    ‘황제노역 논란’에 ‘황제출소’…檢 항소·상고 포기에 선고유예 요청까지

    ‘황제노역 논란’ ‘황제출소’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사법당국의 특혜가 여전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하루 5억원의 ‘황제 노역’과 검찰의 선고유예 구형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에서도 허재호 전 회장 입국, 검찰 소환 조사, 교도소 출소 과정에서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특혜를 베풀고 있다는 것이다. 벌금형과 관련해서는 법원의 ‘특혜 판결’보다는 오히려 항소와 상고를 포기한 검찰이 더욱 관대했다. 징역 5년 실형을 구형하고도 판결에 승복하고, 벌금 1016억원을 구형하면서 재판부에 선고유예를 요청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의 항소·상고가 있었다면 대법원의 판단이 달랐을 수도 있다는 것과 검찰이 허재호 전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던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검찰의 허재호 전 회장 감싸기는 허재호 전 회장 입국 과정과 소환조사에서도 엿보인다. 허재호 전 회장이 입국 의사를 검찰에 먼저 알려 왔을 때에도 입국 하루 뒤에야 이를 외부에 공개하고 소환조사 때에도 취재진 접근을 철저히 막았다. 노역형을 중단하고 허재호 전 회장이 교도소를 나서는 순간에도 특혜가 계속됐다. 일반 교도소 수감자의 경우 통상 약 200여m에 달하는 교도소 안쪽 길을 걸어나와 정문경비초소를 통과해 출소하지만 허재호 전 회장은 구내로 들어 온 개인차량을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교도소 측은 허재호 전 회장이 사라진 지 10분여가 지난 뒤에야 ‘허재호 수감자가 출소했다’고 밝혀 교도소에서 취재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말을 믿고 몰려들었던 취재진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교도소 측은 “형집행정지시 가족의 인수서를 받고 출소시키는데 이 경우에는 가족을 내부 사무실로 들어오도록 해 인수서에 서명하게 하고 가족차량을 타고 출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지만 언론 노출을 피하도록 세심히 배려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허재호 전 회장의 여동생 허부경씨가 지난해 법무부 교정협의회 중앙회장직을 맡았다는 사실도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허부경씨는 지난 1988년 광주교도소 교정위원으로 위촉돼, 2005년에는 광주교도소 교정협의회장을 지냈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법무부 교정협의회 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규제개혁, 일몰제 통해 간단하게 달성”

    “규제개혁, 일몰제 통해 간단하게 달성”

    정부에서 최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과 관련해 ‘규제일몰제’가 극단적이고 강력한 개혁 방안으로 소개됐다. 한국행정연구원은 24일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 추진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 박영도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간이 지나면 해가 지듯이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 이후 자동으로 없어지도록 하는 제도인 규제일몰제는 간단한 방식으로 규제를 줄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규제일몰제가 일몰기한이 되면 자동 소멸하기보다는, 일부 수정되거나 아니면 변경 없이 다시 도입되는 이른바 ‘효과 없는 자동연장’ 사례도 함께 지적됐다. 규제의 일몰 기간이 되면 해야 하는 사후평가가 일정한 조치를 할 뜻이 없다는 점을 은폐하는 수단이나 시간을 끌기 위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현재 규제일몰제 운용 실태를 살펴보면 단지 ‘일몰제=유효기간의 설정’으로 인식해 일몰제를 적용한 규제가 효과성이나 효율성의 검증 없이 형식적으로 연장되는 사례가 빈번했다”며 “따라서 일몰제를 적용했음에도 구체적인 성과가 별로 없는 실정이며, 일몰제가 단순히 선전 효과만 노린 일회성 정책으로 전락할 우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규제일몰제는 자동 효력상실형과 재검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동 효력상실형은 강력한 규제개혁 수단이긴 하나 미국을 제외하면 활용 사례가 거의 없다. 규제일몰제를 적용할 때는 유효기간 설정도 중요하다. 자동 효력상실형과 재검토형 규제일몰제 모두 기본적으로 심도 있는 사후 평가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므로, 평가를 위한 충분한 기간이 부여돼야 일몰제의 정책적 효용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 기간을 3년 정도로 설정하는 것은 사후 평가를 위한 충분한 정보의 양을 쌓기에는 부족한 기간이라고 박 위원은 설명했다. 규제일몰제에서의 유효기간 설정은 행정기관이나 의회에 과중한 부담을 주지 않고, 절차비용이 많이 소요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이뤄줘야 한다. 박 위원은 “원래 규제는 빨라야 시행 후 5년이 지난 이후에 비로소 심사가 이뤄져야 하며, 어떤 규제이든 적어도 10년마다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제시했다. 박 위원은 “규제일몰제가 효과를 거두려면 재검토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입법 과정에 참가한 모든 기관과 일반인뿐 아니라 연구자와 언론의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규제일몰제의 시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를 구축하여 각 부처의 일몰제 시행 및 운용과 관련한 자료를 집대성해 규제입법을 위한 지식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베일 벗는 임원 연봉

    대기업 경영진의 개인별 연봉이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기업들은 올해부터 사업보고서 등에 연봉 5억원 이상인 등기이사의 개별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임원 연봉을 가장 먼저 공개한 곳은 LG디스플레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한상범 사장과 정호영 전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 등 등기임원들의 보수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사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1억 5200만원으로 근로소득이 9억 4500만원, 상여금이 2억 700만원이었다. 지난해 말 그룹 정기 임원인사 때 LG생활건강으로 자리를 옮긴 정 전 부사장은 근로소득 4억 2700만원과 상여금 1억 1500만원을 합해 총 5억 42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임원의 연봉은 오는 31일 제출 기한이 끝나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본격적으로 공개된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인 CEO 스코어에 따르면 비상장사를 포함한 국내 500대 기업 중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5억원을 넘는 곳은 176개사, 연봉 공개 대상은 536명에 달한다. 재벌그룹 오너 일가 대다수는 등기임원에서 빠져 있어 이들의 연봉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총수가 있는 30대 그룹에 속하면서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5억원 이상인 기업 가운데 대주주가 등기이사로 올라 있는 회사는 전체의 57%에 불과하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삼성 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 오너 일가가 모두 미등기 임원이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만 등기이사여서 보수 공개 대상이다. 신세계그룹도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 2월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이명희 회장, 정재은 명예회장, 정유경 부사장 등 일가 대부분이 미등기 임원이 됐다. SK, CJ, 한화그룹은 대주주가 등기이사를 맡고 있었으나 실형 선고 등을 계기로 올해 정기 주주 총회에서 대거 등기이사직을 사퇴했다. 현대차, LG, 롯데, 한진 그룹 등은 대주주가 등기이사 자리에 올라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권력기관 출신들 줄줄이 사외이사로

    SK와 LG, CJ, 롯데, 한화 등 국내 주요 재벌 그룹들이 21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을 개최한 상장사는 모두 662곳으로, 지난 14일 주총을 연 116곳에 비해 6배 가까이 많았다. 대부분 사들이 지난해 재무제표·임원보수 한도 등의 안건을 별 이견 없이 통과시킨 가운데 검찰·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경제관료 등 권력기관 출신도 주총을 통해 대기업 사외이사로 대거 입성했다. ‘바람막이’가 절실한 대기업과 ‘용돈벌이’가 필요한 전관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올해 새로 혹은 재선임된 권력기관 출신 10대 그룹 사외이사는 모두 45명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36.5%에 달한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등 그룹 오너 형제가 실형을 받아 자리를 비운 SK그룹의 계열사들도 이날 주총을 열어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선임을 승인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공정위 정책평가위원, 기획재정부 공공기관경영평가단장 등을 역임한 최종원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SK텔레콤은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을, SKC솔믹스는 이승재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을, SK네트웍스는 재경부 세제실장을 지낸 허용석 전 관세청장을 새로 선임했다. 또 SK가스는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과 신현수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SK네트웍스는 윤남근 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를 재선임했다. LG는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윤대희 가천대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효성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롯데그룹도 전관들을 사외이사로 대거 모셨다. 롯데쇼핑은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지낸 박동열 세무법인 호람 회장을 신규 선임했고, 전 대검 감찰부장 김태현 변호사를 재선임했다. 롯데제과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송영천 법무법인 세한 대표변호사 회장을, 롯데칠성은 김용재 전 국세청 감찰담당관을, 롯데케미칼은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을 지낸 정동기 법무법인 바른 고문변호사를 각각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롯데하이마트도 국방부 검찰부장을 지낸 최영홍 고려대 법학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국세청 차장 출신의 정병춘 법무법인 광장 고문을 재선임했다. ㈜CJ도 공정위 부위원장을 지낸 강대형 법무법인 KCL 상임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자살 女 대위 성추행 집유 판결 가당찮다

    부하 여성 장교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저지르고 성행위를 요구해 자살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노모(36) 소령에게 군사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군 검찰이 기소한 직권남용과 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도 초범인 점을 고려해 실형을 면하게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가당찮은 판결이다. 국방의 초석이 되고자 군에 지원한 여성 장교의 꿈과 인생을 무참히 짓밟은 직속상관이 대로를 활보하게 놓아주다니 전형적인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육군 2군단 보통군사법원은 그제 1심 공판에서 “노 소령이 직권남용과 가혹행위, 욕설과 성적 언행을 통한 모욕, 어깨를 주무르는 신체접촉을 통한 강제추행을 한 점이 인정된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강제 추행의 정도가 약하고 무엇보다 초범이라는 점을 집행유예 선고 이유로 들었다. 피해자인 오모 대위 쪽은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반발했고, 군 검찰도 항고할 계획이라고 한다. 오 대위는 지난해 10월 강원도 화천 육군 15사단에 근무하던 중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당초 군 당국이 쉬쉬하던 사건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인의 유서가 공개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고인이 남긴 일기장이나 주변의 진술 등을 통해 노 소령의 파렴치한 행위가 확인됐다. 그동안 노 소령은 피해자 쪽과 합의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종일관 무죄를 항변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군사법원의 양형 판단을 쉽사리 납득할 수 없는 이유다.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중대한 범죄행위임에도 단지 초범이라는 이유로 가해자를 풀어주는 것은 성범죄를 단호히 처벌해야 한다는 최근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과 정의에도 어긋난다. 얼마 전 국방부도 성 군기 위반 사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번 판결로 갈수록 늘고 있는 여성 초급 장교들의 사기가 저하되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엄격한 기강과 규율이 요구되고 상·하급자 사이의 신뢰와 단결로 무장해야 하는 일선 부대의 분위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폐쇄적인 조직에서 상명하복 체계를 악용한 범죄는 곧잘 은폐되고 조작된다. 남성 중심의 군 문화에서 부하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가 대표적인 사례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 정몽구·조석래 등 재선임… 최태원·김승연·이재현 퇴장

    정몽구·조석래 등 재선임… 최태원·김승연·이재현 퇴장

    21일 열린 주요 그룹 주총에서는 한 회사의 법적 책임자를 의미하는 등기이사 자리를 놓고 대기업 총수들의 행보가 엇갈렸다. 재판 및 수감 등으로 타의에 의해, 또는 경영 방침에 따라 스스로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 오너들이 줄을 이었다. 안팎의 사임 압력에도 고령의 총수들은 꿋꿋하게 등기이사직을 지켜 대비를 이뤘다. 경영권 강화와 책임경영이라는 명분에서다. SK, CJ, 한화그룹 등의 실형을 선고받은 오너들은 줄줄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이노베이션 등의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 명단에서 이름을 뺐다. 전문경영인들이 있지만 그룹 총수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인수와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은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횡령·배임으로 재판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이날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범죄를 저지른 회장님들’의 경영 참여에 대한 사회적 반감과 법적 제한이 작용한 결과다. 이에 반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79세 고령에 암 병력, 사퇴 여론을 이기고 대표이사직을 지켰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물의를 빚은 총수들이 불가피하게 등기이사를 사임하고 있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없이는 그룹 경영이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며 “조 회장이 물러나지 않은 건 현재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허물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지겠다는 결자해지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영승계 차원에서 이번 주총에서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장남 조현준 부회장은 등기이사에 재선임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한진칼 부사장이 나란히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무는 지난달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경영 스타일에 따라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내리기도 한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2000년대 중반까지는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활동했지만 현재는 효율적인 경영 등의 이유로 등기이사를 안 맡고 있다. 반면 현장에서 직접 자동차 부품 하나까지도 챙기는 정 회장은 지난 주총에서 현대차 등기이사에 재선임됐다. 자동차 산업에 집중하고자 현대제철 등기이사에서는 물러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돼 있는 자동차 산업 특성상 경륜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면서 “76세 고령인 정 회장이 오전 6시면 어김없이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에게는 자극이 되고 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규제 낳는 시스템 고쳐 질적·양적 모두 감축

    규제 낳는 시스템 고쳐 질적·양적 모두 감축

    정부는 20일 규제 개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규제시스템 자체를 큰 틀에서 개혁해 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규제 개혁안은 기존 규제와 신설 규제를 질적, 양적으로 감축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구사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안에 행정규제기본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현재 등록규제 1만 5269건 가운데 우선 1만 1000여건인 경제 관련 규제를 중심으로 올해 10%를 줄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내에 20%까지 감축하는 방안은 양적 관리 전략이다. 정부 부처별로 6월까지 감축 목표율을 정해 규제정비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며, 내년부터는 감축 실적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규제비용총량제’와 ‘네거티브제’, ‘효력상실형 일몰제’ 등은 신설 규제를 제한함으로써 규제에 대한 질적 관리 전략을 펴는 방안이다. 올해 중으로 등록규제의 30%, 2017년까지 50%에 대해 일몰 시한을 설정해 놓기로 했다. 일몰제의 대상 비율은 전체 등록규제 가운데 현재 12%(1800건)를 차지한다. 이를 올해 말까지 30%(4500건)로 늘리고 2016년까지는 50%(7500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규제비용총량제 도입과 관련, “부처별로 제시하는 비용분석 내용은 정부출연연구소에 설립되는 비용분석기구를 통해 꼼꼼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건의료, 관광, 교육, 금융, 소프트웨어(SW) 등 5대 서비스 분야 태스크포스(TF)에서 추진 중인 ‘핵심·덩어리 규제’ 개선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여러 행정 규칙을 통해 ‘숨은 규제’가 많다고 판단, 오는 6월까지 미등록된 규제를 자진 신고토록 유도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국무조정실 및 법제처 주관으로 실태를 조사해 미등록 규제를 등록해 나간다. 국민으로부터 숨은 규제에 대한 신고도 연중 접수한다. 이와 함께 개혁추진 체계의 보완·강화를 위해 오는 6월까지 정부 규제개혁위원회를 전면 개편하고, 규제비용 및 등급심사를 위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공무원들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규제개혁위의 권한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무조정실은 규제 개혁 법령의 일괄 정비 등 오는 하반기까지 입법 절차를 마치는 한편 규제 등록기준을 개편하기로 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규제는 없어졌다가도 잡초처럼 복원되는 힘이 무서울 정도로 강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살아난다”면서 “되살아나는 규제와 신규 규제를 경계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대학장은 “규제 개혁의 초점은 규제의 수량이 아니라 규제 준수 부담의 감소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규제와의 전쟁… 5개 중 1개꼴 없앤다

    정부가 2016년까지 경제 관련 행정규제 2200개를 폐지하기로 했다. 또 신설되는 규제를 관리하기 위해 ‘규제비용총량제’가 도입된다. 정부는 20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열어 규제 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런 내용의 ‘규제시스템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행정부를 대표한 국무조정실은 2013년 말 기준 1만 5269건으로 집계된 등록규제 가운데 약 20%를 감축해 시행규제를 1만 3069개로 줄이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위해 우선 경제 관련 규제 1만 1000개를 중심으로 올해 10%(1100개) 감축 목표를 세우고 부처별 특성에 맞게 ‘규제감축목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 부처별 규제정비 실적은 연말에 공개된다. 정부는 또 규제 신설을 제한하기 위해 영국식 ‘규제비용총량제’(코스트인, 코스트아웃)를 내년부터 전면 시행한다. 이는 규제 신설 때 기준 비용을 정하고 그 비용에 상응하는 만큼의 기존 규제를 폐지함으로써 규제 총량이 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다. 오는 7월 국토교통부, 환경부, 중소기업청 등 7개 부처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한 뒤 내년 1월부터 전면 실시된다. 정부는 아울러 일정 기간 후 규제 효력을 자동으로 없애거나 존속 여부를 재검토하는 ‘일몰제’ 적용을 전체의 12%(1800건)인 현재 수준보다 확대해 2016년까지 50%(7500건)로 늘린다. 또 4월부터 모든 신설 규제에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적용, 제도나 정책 등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적으로 규제를 통해 금지하기로 했다. 효력 상실형 일몰제는 5년 단위로 규제가 자동으로 효력을 잃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밖에 ‘손톱 밑 가시’ 민원에 대해 정부기관이 수용하지 못할 경우 3개월 안에 주민들에게 직접 소명하는 제도(레드 테이프 챌린지)도 추진한다. 정부는 창업이나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이를 우선 적용해 민간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200억 횡령’ 태광 前상무 재수감…檢 형집행정지 연장 불허

    거액의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던 이선애(86) 전 태광그룹 상무가 19일 다시 수감됐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 백용하)는 이날 이호진(52) 전 태광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이 전 상무의 형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전 상무는 오전 10시쯤 서울 아산병원에서 퇴원해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검찰은 “이씨의 급성뇌경색 증상이 상당 부분 치유됐고 치매 증세 역시 호전돼 수형 생활이 건강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해 형집행정지 종료와 함께 재수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에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4년의 실형을 선고한 의미를 되살리는 게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상무는 회사 돈 200억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97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11년 이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됐다. 이 전 상무는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0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처분을 받아 풀려난 이 전 상무는 항소심에서 징역 4년,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1월 상고를 포기해 재수감됐다. 하지만 같은 해 3월 고령성 뇌경색, 치매 등을 이유로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연장 결정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태광그룹은 “(이 전 상무가) 심한 우울증과 치매로 자의식이 거의 없고 척추 손상으로 거동도 못 하는 상태”라며 “형 집행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후임병 더듬은 분대장

    대구의 한 육군 군부대에서 분대장이 후임병들을 잇따라 성추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육군 등에 따르면 대구 지역의 한 부대 소속 분대장인 A(20) 상병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 사이 후임병 14명을 성추행했다. 그는 후임병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것은 물론 유사 성행위까지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상병은 피해를 본 후임병들의 헌병대 신고로 조사를 받은 뒤 기소됐다. 군사법원은 지난 15일 선고공판에서 A 상병의 범죄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피해 병사들의 가족들은 형량이 약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피해 병사의 한 누나가 관련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이 누나는 SNS에서 “가해 병사의 고향 사람들이 범행과정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군사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내 형량이 줄어든 것 같다”며 “병역의무를 위해 입대한 피해 사병들의 인권도 중요한 만큼 엄한 처벌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해당 부대 관계자는 “군사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유혹 연기 해봐라” 영화감독 사칭 성폭행 20대 실형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성지호 부장판사)는 18일 영화감독이라고 속여 여자 배우 지망생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피감독자 간음 등)로 기소된 김모(28)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양천구의 한 카페에서 A씨에게 영화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되려면 오디션을 봐야한다”고 속여 인근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하는 등 여성 배우 지망생 3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 지상파 방송국의 계약직 직원인 김씨는 실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던 영화 시나리오 한 부를 가지고 있던 것을 계기로 마치 자신이 영화감독인 것처럼 꾸며 인터넷 배우지망생 카페에 “여주인공 배역을 구한다”고 글을 올렸다. 김씨는 연락해 온 피해자들을 매번 모텔로 데려간 뒤 “영화에 정사 장면이 있으니 유혹하는 연기를 해보라”고 강요하고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지망생들에게 “입양아들에게 후원할 예정이니 돈을 보내달라”고 속여 3차례에 걸쳐 75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채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김씨가 오디션을 빙자해 계획적으로 피해자들을 모텔로 유인했고 영화감독이라는 거짓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성폭행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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