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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궁중족발 사장, 건물주 죽일 의도 없었다”

    법원 “궁중족발 사장, 건물주 죽일 의도 없었다”

    1심 망치 폭력 등 인정 징역 2년 6개월상가 임대료 문제로 극심한 갈등 관계에 있던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본가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건물주를 폭행하고 행인을 차로 쳐 다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6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 대해 배심원단 평결을 받아들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4~5일 이틀간 열린 국민참여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살인의 고의’를 놓고 7명의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도 “피해자를 다치게 할 의도로 차로 돌진하거나 쇠망치를 피해자에게 휘둘러 상해를 가한 것에서 더 나아가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수상해와 특수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매우 위험한 도구를 사용해 도망가는 피해자를 뒤쫓아가 폭행했고, 행인을 차로 치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배심원단도 이 부분은 만장일치 유죄 평결이었다.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미리 준비한 쇠망치를 휘둘러 피해자가 직접 맞았다”며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심원단과 재판부는 ▲범행 시간이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한 평일 오전 출근 시간대인 점 ▲범행 발생 장소가 빌라, 상가가 밀집돼 폐쇄회로(CC)TV가 많이 설치된 곳인 점 ▲망치는 겁을 주기 위해 휘둘렀을 뿐이라는 점 등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근거로 제시한 변호인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장인 이영훈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을 진행하는 동안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면서 “피고인 행위에 합당한 결과를 찾기 위해 재판부와 배심원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피고인과 피해자(건물주), 가족들은 앞으로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 분노하고 미워하며 고통 속에 살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 이후 상대방을 향한 원망의 감정을 마음속에서 걷어내고 진정한 행복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궁중족발’ 사장 징역 2년 6개월…배심원 만장일치로 살인미수는 ‘무죄’

    ‘궁중족발’ 사장 징역 2년 6개월…배심원 만장일치로 살인미수는 ‘무죄’

    상가 임대료 문제로 극심한 갈등 관계에 있던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본가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건물주를 폭행하고 행인을 차로 쳐 다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6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 대해 배심원단 평결을 받아들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4~5일 이틀간 열린 국민참여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살인의 고의’를 놓고 7명의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도 “피해자를 다치게 할 의도로 차로 돌진하거나 쇠망치를 피해자에게 휘둘러 상해를 가한 것에서 더 나아가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수상해와 특수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매우 위험한 도구를 사용해 도망가는 피해자를 뒤쫓아가 폭행했고, 행인을 차로 치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배심원단도 이 부분은 만장일치 유죄 평결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미리 준비한 쇠망치를 휘둘러 피해자가 직접 맞았다”며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심원단과 재판부는 ▲범행 시간이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한 평일 오전 출근 시간대인 점 ▲범행 발생 장소가 빌라, 상가가 밀집돼 폐쇄회로(CC)TV가 많이 설치된 곳인 점 등을 근거로 망치는 겁을 주기 위해 휘둘렀을 뿐이라는 점 등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근거로 제시한 변호인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장인 이영훈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을 진행하는 동안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면서 “피고인 행위에 합당한 결과를 찾기 위해 재판부와 배심원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피고인과 피해자(건물주), 가족들은 앞으로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 분노하고 미워하며 고통 속에 살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 이후 상대방을 향한 원망의 감정을 마음속에서 걷어내고 진정한 행복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브라질 좌파 “룰라 출마 강행할 것” vs 법원 “선거방송 중지하라”

    브라질 좌파 “룰라 출마 강행할 것” vs 법원 “선거방송 중지하라”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부패 혐의로 대선 출마가 좌절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은 노동자당에 룰라 전 대통령의 선거 방송 중단을 요구하고 대선 후보를 교체하라고 압박하는 등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을 둘러싸고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당 지도부는 3일(현지시간)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 구치소에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을 면담하고 나서 유엔 인권위원회에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룰라 전 대통령 면담에는 노동자당의 페르난두 아다지 부통령 후보와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 변호인단 등이 참석했다. 유엔인권위는 지난달 중순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사실상 그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유엔인권위의 입장은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고, 연방검찰도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당은 이와 함께 연방대법원 상고도 병행하기로 했다. 룰라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부패 혐의에 대한 재심을 요청하는 한편 연방선거법원이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하지 않기로 판결한 데 대해서도 부당성을 주장했다. 앞서 연방선거법원은 지난달 31일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에는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령인 ‘피샤 림파’(깨끗한 경력)가 적용됐다. 2010년 만들어진 ‘피샤 림파’는 형사 범죄로 처벌을 받았거나 처벌을 피하려고 공직을 사퇴한 사실이 인정되는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했다.그러면서 연방선거법원은 판결이 나온 날로부터 열흘 안에 대선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노동자당에 통보했다. 연방선거법원 루이스 펠리피 살로망 판사는 2일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등장하는 라디오 선거방송 중단을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1건당 50만 헤알(약 1억 36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자당은 이날부터 주지사와 연방의원·주의원 선거방송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이름을 빼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당 지지자들은 살로망 판사의 명령에 항의해 룰라 전 대통령 가면을 쓴 채 선거운동 현장에 참여했다. 노동자당이 대선후보를 바꾼다면 좌파진영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아다지 부통령 후보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렇게 되면 여성 언론인 출신인 브라질공산당의 마누엘라 다빌라 히우 그란지 두 술 주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로힝야 진압 결정적 증거” 함정에 빠진 기자 둘에 징역 7년씩

    “로힝야 진압 결정적 증거” 함정에 빠진 기자 둘에 징역 7년씩

    미얀마 법원이 로힝야 부족을 상대로 한 폭력 행위를 취재하던 로이터통신의 두 현지인 기자를 국가기밀법 위반 혐의로 7년씩의 실형을 선고했다. 와 론(32)과 캬우 서 우(28) 기자는 경찰 간부들이 건넨 공문서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며 함정 수사에 걸렸다고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이 사건 재판은 미얀마에서의 언론 자유가 얼마나 보장되는지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널리 여겨져 왔다. 예 르윈 판사는 3일 양곤 법원에서 진행된 선고 공판을 통해 “둘이 국익을 해칠 의도가 있었다”며 “국가기밀법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와 론은 “두렵지 않다. 난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난 정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를 신봉한다”고 말했다. 둘 모두 결혼해 어린 자녀 등 가족들이 있다. 와 론은 첫 아이의 출산도 지켜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스티븐 애들러 로이터 편집국장은 “오늘은 미얀마와 언론 자유에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두 기자는 북부 라킨에 있는 인 딘 마을에서 군인들에 의해 10명의 남성이 처형당한 일에 대한 증거를 모으고 있었다. 이 때 두 경찰 간부가 접근해 문서들을 넘기겠다고 제의해 왔다. 두 기자가 문서를 받자마자 이 간부들은 태도를 돌변, 둘을 체포했다.사법당국은 나중에 이 마을의 처형 사건을 조사한 결과 실제로 학살 행위가 있었으며 이에 가담한 사람들을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BBC의 닉 비크 미얀마 특파원은 아웅 산 수 키가 자유 총선으로 집권에 성공한 지 3년이 흘렀지만 민주주의는 오히려 퇴보한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미얀마 주재 댄 추그 영국 대사와 스콧 마르시엘 미국 대사도 개탄을 금치 못했다. 유엔의 인권 관련 코디네이터인 크누트 오스트비는 지속적으로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해왔다며 법원의 판단에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로힝야 무장집단이 여러 경찰 시설을 공격하면서 라킨에서 인종청소가 발생한 지 거의 1년 만에 내려졌다. 로힝야 소수 부족에 대한 잔인한 진압을 시도한 혐의로 여러 고위 장성들이 수사를 받고 학살 혐의로 기소됐다. 라킨 지역에 대한 언론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돼 믿을 만한 소식은 거의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매일 공공 화장실의 몰카 찾아내는 도시? 답은 서울

    매일 공공 화장실의 몰카 찾아내는 도시? 답은 서울

    매일 공공 화장실에 몰래 카메라가 숨겨져 있는지 공무원들이 살펴보는 도시가 있는데 다름 아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지난해 몰카 포르노가 6000건 이상 적발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서울시는 몰래카메라를 찾아내기 위해 다음달부터 환경미화원들이 2만여곳의 공공 화장실을 매일 점검해 빈 구멍이 있는지 등을 살펴 보고 이를 기록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한달에 한 번씩은 여성 안심 보안관이 몰래 카메라 감지 장비로 점검하고 1000여곳의 유흥업소 주변 공공 화장실은 특별 점검 대상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방송은 수만명의 여성들이 여러 차례 몰래 카메라에 반대하는 시위를 펼쳤는데 그들이 펼친 플래카드에는 “내 삶은 당신 포르노가 아니다”란 문구 등이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여성들이 어디선가 사진이 찍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동영상 등으로 떠돌아다닐지 모른다는 공포에 짓눌려 살고 있다는 여성운동가들의 주장도 전했다.사법당국 간부들은 이전에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몰래 카메라를 숨기는 이들이 하도 정교하게 설치하고 이를 15분 안에 다시 떼내기 때문에 이들을 현장에서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5400명 이상이 몰래 카메라와 연관된 범죄로 체포됐는데 그 가운데 2%도 안 되는 사람들만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50명의 공무원이 몰래 카메라를 찾아내는 임무를 수행했으나 2년 동안 한 건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나와 54년 함께한 임자, 미안해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나와 54년 함께한 임자, 미안해

    “어….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아버지가 그런 것 같아요….” 2016년 9월 경기도 한 경찰서에 중년 남성이 흐느끼는 목소리로 신고했다. 출동한 형사들은 안방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는 이일자(당시 86세·가명)씨를 발견했다. 이미 숨을 거둔 이씨 목에는 삭흔(索痕·목 졸린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이씨의 남편 정수천(89·가명)씨는 다른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곁에는 텅 빈 수면제 통이 나뒹굴고 있었다. “평소처럼 아침에 인사를 드리러 부모님 방에 갔더니 어머니가 눈을 뜨지 않는 거예요. 급히 아버지한테 말했더니…. ‘내가 그랬다’고 하셨어요.” 정씨와 함께 사는 아들 정이준(54·가명)씨가 울먹이며 상황을 설명했다. 형사들이 정씨에게 이것저것 물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수면제 30알을 한꺼번에 삼켜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다. 수갑을 채우는 것조차 무의미했다. 형사들이 양쪽에서 부축해 경찰서로 데려가는 동안 노인은 다짐하듯 나지막이 읊조렸다. “임자 잘됐어…. 이제 나도 죽어야겠어.” 정씨는 자신이 54년 해로한 아내를 살해했다고 담담하게 인정했다. 다른 말은 없었다. 후회한다거나 선처해 달라는 말도 없었다. 다만 조사 내내 노인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고 담당 형사는 회상했다. 아들은 “도대체 왜 그랬냐”며 울부짖었다. 정씨 아내는 3년 전부터 치매와 퇴행성 척추질환을 앓아 거의 누워 지냈다. 정씨도 천식과 폐기종(폐 안에 큰 공기주머니가 생기는 질병)을 앓고 있었는데 상태가 심해져 하루가 다르게 아내를 돌보기가 어려워졌다. “살날이 얼마 안 남은 걸 느꼈어. 내가 먼저 죽으면 아내는 아들 내외에게 큰 짐이 될 수밖에 없어. 그래서 아내와 함께 가려고 했어.” 정씨는 황해도가 고향이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처럼 격변의 시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서 공부하다 1·4 후퇴 때 남하하지 못하고 북한군에 강제 징용됐다. 이후 국군에게 붙잡히자 북송을 거부하고 반공포로로 석방돼 남한에 남았다. 부모는 물론 친척도 북한에 있었다. 가진 거라곤 몸뚱아리 하나였다.서울 한 대학병원 원무과에 취직했지만 서른이 넘도록 반려자를 찾지 못했다. 지인이 아내를 만나 보라며 중매를 섰다. 평양 출신인 아내는 정씨와 잘 통했다. 청각장애가 있었지만 다정다감했다. 정씨는 1962년 마침내 가정을 꾸렸고, 딸 둘과 아들 하나를 차례로 낳았다. 결혼 후에는 처가와 함께 서울 종로에서 그릇 장사를 하며 돈도 꽤 모았다. 어느덧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1986년 정씨는 귀농했다. 서울아시안게임이 열리던 해였다. 여행을 다니다 눈여겨봤던 서울 근교에 아담한 집을 지었다. 작은 텃밭을 일구고, 평소 길러보고 싶었던 페르시안 고양이도 키웠다. 아들이 서울서 하던 사업을 접고 들어와 살면서 세 식구가 오순도순 여생을 즐겼다.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1년 아 들이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이었다. 의사는 2년 반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낫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 알에 2만 4000원인 약을 하루 네 번씩 먹여 보라고 했다. 약값만 한 달에 300만원. 이미 은퇴한 정씨에겐 큰 부담이었다. 아들도 대리운전과 관공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며 치료비를 보탰지만 가세는 빠르게 기울었다. 다행히 아들은 의사의 예상을 깨고 차츰 병을 극복했다. 2011년에는 필리핀 여성과 늦깎이 결혼을 해 정씨에게 손자도 안겼다. 하지만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은 거기까지였다. 치매 증세가 있던 아내가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것이다. 2014년 일이었다. 정씨는 종일 아내의 간병에 매달려야 했고, 치료비 마련을 위해 다시 일을 해야 했다. 쓰레기를 줍는 공공근로는 여든이 넘은 정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거리였다. 텃밭을 담보로 빌린 빚은 점점 불어나 1억원을 넘겼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자 아내의 증세는 점점 악화됐다. 종일 누워만 있는 게 지겨운지 집 곳곳을 기어다니며 대소변을 흘렸다. 밤에는 잠을 자지 않고 아들 내외 방문 앞에서 알 수 없는 괴성을 질렀다. 하는 수 없이 요양원에 입소시켰지만, 석 달 만에 다시 집으로 데려왔다. 아내가 피골이 맞닿을 정도로 체중이 급격히 빠졌기 때문이다. 종종 병문안을 가면 “날 버리지 말라”고 애원하며 붙잡았다. 집에 온 아내는 상반신까지 마비 증세가 번져 왼팔을 제외하곤 움직일 수 없었다. 정씨는 불면증을 앓았다. 처방받은 수면제를 몇 알씩 삼켜도 도통 잠을 잘 수 없었다. 지병인 천식이 악화하면서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끝없는 악몽이 반복된 2년은 20년 같았다. 자신보다 며느리가 아내 간병을 하는 날이 늘어났다. 뒤늦게 얻은 아이의 재롱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들 내외에게 미안했다. 아들 내외가 아직 곤히 잠든 새벽 5시. 수면제를 한 주먹 가득 움켜쥐고 꿀꺽꿀꺽 삼키고서 아내에게 다가갔다. 넥타이를 목에 감고 떨리는 손으로 잡아당겼다. ‘임자…미안해…. 조금만 참으면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 아이들한테 ‘짐’ 되지 말고 저승 가서 같이 마음 편히 지내자.’ “정씨는 아내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았고 자녀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병원비를 버는 등 가족 중 누구보다 아내를 위해 애쓴 것으로 보인다. 정씨도 큰 고통을 겪고 여생 동안 큰 죄책감과 회한을 안고 살 것으로 보인다. 아내와 평생 사이좋게 살아온 점, 지금껏 죄 없이 선량하게 살아온 점 등을 종합하면 실형 선고는 가혹하다.” 경찰과 검찰은 정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하고 재판에 넘겼다. 걷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정씨를 구속하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대신 딸이 책임지고 정씨를 재판에 출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재판부도 정씨를 수감하는 건 무리라고 보고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날 이후 아버지랑 말을 나눈 적이 없어요. 어머니 기일 때도 마찬가지예요. 생각해 보면 자식인 제가 죄인입니다.” 아들은 여전히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한다. 그러나 가끔은 왜 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아내와 아이를 친정인 필리핀으로 보내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몇 푼 되지 않지만, 박박 긁어 모아 생활비를 보내고 있어요. 그럼 아이는 지금 집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습니다. 같이 살 수 없는 건 마음 아프지만 필리핀에서 크는 게 아이를 위한 길이에요.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같겠죠? 아버지도…그런 마음이었겠죠.” 정씨는 지금 아내가 떠난 방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살고 있다. 폐렴이 악화했다. “많이 외로우실 거예요. 며느리나 손자도 없고 제가 일 나가면 줄곧 혼자 계시거든요. 오후에 3시간 정도 들르는 요양보호사가 아버지가 만나는 세상 사람 전부입니다. 병환을 털고 일어나신다면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실 자리라도 마련해 볼까 해요.” 취재 기간 내내 정씨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대화하기 힘든 상태였다. 잠시 상태가 호전돼 호흡기를 떼고 기자와 이야기할 수 있었다. 다시 나지막이 읊조렸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했겠어. 잘 갔지 뭐…. 나도 빨리 죽어야지…. 늙으면 죽어야지.”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檢 “블랙리스트 선고형 감안해서 구형”…김기춘·조윤선 앞선 혐의는?

    檢 “블랙리스트 선고형 감안해서 구형”…김기춘·조윤선 앞선 혐의는?

    박근혜 정부 당시 보수단체를 불법적으로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관여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에 대해 검찰이 각각 징역 4년과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이 구형에 앞서 “블랙리스트 선고형을 감안했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은 헌법 수호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정부의 핵심 고위 공직자들로, 국민 전체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막대한 권한을 남용했다”며 김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피고인 9명에 대한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실장 등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압박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에 대해 “대통령 가장 가까이 보좌한 비서실장으로서 올바른 국정 운영할 수 있도록 누구보다 헌법과 법률 준수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통한 특정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 범행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시했다”며 “비록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으나, 총괄적으로 시행한 점, 파장이 실로 막대한 점에 비추어 그에 상응하는 엄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조 전 수석에겐 화이트리스트와 더불어 2014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매달 500만원씩 합계 4000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특활비에 대한 잘못된 사용으로 본래 목적에 활용되지 못해 국고와 국민에 잠재적 위협이 됐다”며 조 전 수석에 대해선 벌금 1억원과 추징금 4500만원도 추가로 구형했다. 최근 불거진 사법농단 사태 관련 재판거래에 관여한 의혹도 받는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이날 직권남용 및 강요, 특가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도합 징역 9년을 구형받았다. 이 외에 김재원 전 정무수석은 징역 5년,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과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각각 징역 2년, 오도성 전 국민소통비서관은 징역 3년,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징역 3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 각각에 대한 구형이유를 설명한 뒤 “김기춘, 조윤선, 신동철, 정관주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선고형을 감안해서 구형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명단을 관리하고, 정부 지원도 의도적으로 배제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신 전 비서관과 정 전 차관은 1·2심에서 모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재 블랙리스트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상태다. 당시 조 전 수석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석방된 상태였으나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다시 법정구속이 됐다. 김 전 실장은 지난 6일 구속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한 차례 석방됐으나, 이번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으면 다시 법정구속될 가능성이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판사출신 과시한 변호사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판사출신 과시한 변호사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것 처럼 과시하며 의뢰인들에게 거액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온 판사 출신 변호사가 법정 구속됐다. 돈을 실제 받지는 못했지만 재판부는 시도 자체도 중대범죄라며 무거운 책임을 물었다.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 소병진)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변호사에게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A변호사에게 500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내용 가운데 5가지를 유죄로 봤다. A변호사는 담당검사에게 로비를 해 혐의없음을 받게 해주겠다고 말하며 수사를 받고 있던 피의자에게 1억원을 요구했다.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에게는 항소심 판사 로비를 통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게 해주겠다며 1억원을 달라고 했다. 가처분 항고사건의 의뢰인에게는 주심판사에게 전화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500만원을 받았다. 또한 사건 소개의 대가로 브로커에게 400만원의 소개비를 지급했다. 차명계좌로 변호사 수임료를 받는 방법 등으로 매출을 은닉해 1억2000만원 상당의 조세를 포탈했다. 재판부는 이들 내용을 유죄로 판단했지만 A변호사가 피의자들에게 허위진술을 지시하고, 판사 로비 명목으로 술값을 수수한 점 등은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사법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중대범죄라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언급된 로비가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고 초범인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변호사는 2012년 평판사로 퇴직했다. 재판부는 이날 A변호사와 유사한 형태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와 조세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B변호사에게는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B변호사의 탈세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B변호사는 고용 변호사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매출을 분산시켜 700만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황영철 국회의원 징역형 선고 받아

    황영철 국회의원 징역형 선고 받아

    자유한국당 황영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국회의원이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에 해당 되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박이규 부장판사)는 31일 국회의원 보좌진 월급 일부를 반납 받아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형을 선고했다. 앞서 춘천지검 형사1부는 지난달 19일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 의원에게 징역 3년 및 벌금 500만원을 구형하고 2억 8700여만원을 추징한 바 있다. 황 의원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신의 국회의원 보좌진 등의 월급을 일부 반납받아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는 등 2억 800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부정 수수한 것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경조사 명목으로 290만원 상당을 기부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황 의원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형을 확정 판결받으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안 걸리고 3년 동안 50번”… 음주운전, 했던 사람이 또 한다

    “안 걸리고 3년 동안 50번”… 음주운전, 했던 사람이 또 한다

    경찰 “2회 이상 적발 땐 처벌 강화 계획”지난 27일 배우 박해미씨의 남편 황민(45)씨가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자 2명이 사망하면서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음주운전 사고는 재범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만 5187건으로 2013년 26만 9836건에 비해 24.0% 줄었다. 하지만 이미 2회 이상 음주 단속에 적발된 적이 있는 운전자가 또다시 적발되는 비율(재범률)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3년 16.7%에서 지난해 19.2%로 2.5% 포인트 증가했다. 음주운전자 10명 가운데 2명은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한다는 얘기다. 음주운전을 하고도 단속되지 않은 경험이 상습 음주운전자가 늘어나는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운전자 2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 운전자들은 음주 단속에 한 번 걸리기 전까지 평균 26차례 음주운전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 동안 50차례 음주운전을 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솜방망이 처벌’도 상습 음주운전자가 많은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에서는 음주운전 2회까지는 ‘초범’으로 간주한다. 3회 이상 적발돼야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이 또한 실형 선고율은 20%가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 다. 반면 외국에서는 음주운전 2회 이상 ‘재범’에 대해 최소 구금형을 부과하거나 벌금 또는 구금일수를 2배 늘리는 등 고강도 처벌을 내리고 있다. 국회에는 프랑스에서 도입한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장착 의무화 법안이 제출돼 있지만 현재 계류 중이다. 음주 단속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0.05%에서 일본 등 선진국 수준인 0.03%로 낮추는 법안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2회 이상 음주운전자도 상습 음주운전자로 보고 처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뇌물·경영비리’ 신동빈 2심 14년·벌금 1000억 구형

    ‘뇌물·경영비리’ 신동빈 2심 14년·벌금 1000억 구형

    검찰이 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사건과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14년을 구형했다.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 심리로 29일 열린 신 회장 등 롯데 총수 일가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롯데그룹의 경영 전반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그룹을 배신하고 총수 일가의 사익을 위해 행동했다”며 신 회장에게 징역 14년과 벌금 1000억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 회장은 2016년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 재취득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하며 그 대가로 최순실씨가 주도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지원한 혐의로 지난 2월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에 앞서 지난해 12월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해선 대부분 혐의가 무죄로 판단돼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1심에서도 경영비리 사건으로 징역 10년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두 사건은 1심에서 다른 재판부에서 심리됐지만, 신 회장 측이 항소심에서 병합을 요청해 한꺼번에 재판이 진행됐다. 경영비리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신 회장이 항소심에서 형이 줄어들어 집행유예로 풀려날 것을 기대하면서 병합 신청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10월 5일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김삼호 광주광산구청장 징역 2년 구형

    검찰이 불법으로 당원을 모집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에게 직위상실형인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9일 광주지법 형사12부(부장 정재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김 구청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잃게 된다. 검찰은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위해 4000명 이상 권리당원을 불법으로 모집하고 이를 대가로 기부한 금액도 커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공기업 직원들의 선거 개입으로 선거 공정성, 정치 중립·형평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7∼9월 더불어민주당 광산구청장 경선에 대비,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는 신분인 공단 직원 등 4100여명을 당원으로 불법 모집한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원 모집 대가로 공단 직원 150여명에게 500만원 가량의 나물을 선물히고,지인에게 30만원 가량의 골프 비용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같은 혐의로 김 구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김현중 전 여자친구, 징역 1년 4개월에 선처 호소 “한 아이의 엄마”

    김현중 전 여자친구, 징역 1년 4개월에 선처 호소 “한 아이의 엄마”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의 전(前) 여자친구가 선처를 호소했다. 28일 서울동부지법 제1형사부에서는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을 상대로 한 사기 미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前) 여자친구 A씨에 대한 항소심 두번째 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1심 때와 같이 A씨에 대해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A씨의 변호인은 “증거를 조작하거나 위조할 동기가 전혀 없었다. 현재 혼자 어린아이를 양육하고 있는데 양형 부분을 감안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 또한 “깊이 반성하고 있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한편 김현중과 A씨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던 중 A씨는 2014년 5월과 7월 김현중한테 폭행 당했다고 주장, 6억 원에 합의를 했으나 당시 폭행으로 유산 및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이듬해 16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현중은 A씨를 무고, 공갈, 사기,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2016년 8월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에서 재판부는 “증거가 없다. 오히려 A씨가 김현중의 명예를 훼손시킨 부분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후 검찰은 A씨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 지난 2월 재판부는 유죄로 보고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했으며 선고공판은 오는 10월 18일 열린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추행당하고 문자 왜 보냈죠”…‘업무상 위력’ 피해자 탓하는 법원

    “추행당하고 문자 왜 보냈죠”…‘업무상 위력’ 피해자 탓하는 법원

    1·2심 26곳 가운데 위력관계 해석 4곳뿐 고용·상하관계 특수성보다 성폭력 집중 유죄 선고하면서도 ‘위력’ 판단은 안 해 위력관계 성폭력 당시에도 이어지지만 사건 전후 피해자 행동 등 끊임없이 의심 재판장 성별따라 1·2심 판결 뒤집히기도형법 303조에서 규정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는 폭력이나 협박을 전제로 하는 형법 297조의 강간죄와는 구별된다. 직접적으로 폭력을 가하지 않았더라도 가해자의 지위와 그가 가진 힘을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된다면 성립된다는 취지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분석한 13개 사건의 판결에서 법원의 위력에 대한 판단은 제각각이었다. 회사 사장이나 상사인 40~50대 남성이 20~30대 여성 부하직원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들에 대해 어떤 재판부는 고용관계 자체만으로도 위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는가 하면 사건 전후 피해자의 행실에 따라 죄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는 등 오락가락했다. ●“의심은 가지만 위력 행사됐다고 볼 수 없어” 13개 사건들은 대법원에서 모두 상고 기각돼 항소심 결과가 그대로 확정됐다. 1·2심 판결 내용을 모두 확인해 보니 위력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겨우 4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고용·상하관계의 특수성보다는 성폭력 자체에만 집중했다. 피해자들이 어째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을 했는지를 위력관계에 비춰 해석한 재판부가 1·2심 26곳 가운데 겨우 4곳이었다는 얘기다.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맞는지 판단하지 않은 판결문도 많았다. 한 회사 사장(48)이 20대 여직원을 불러 술을 마시다 노래방에서 강제로 입을 맞췄다.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한 차례 간음을 했다. 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장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자유의사에 반해 범행했는지 의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배척했다. 술자리에서 서로 안주를 먹여 주었고, 간음을 당한 뒤에도 “잘 도착했느냐”는 사장의 문자에 “네”라고 답한 점 등이 무죄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사장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술자리에서 사장이 피해자에게 자신에게 협조하면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등 계속 업무 이야기를 한 점을 들어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표시하거나 즉시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행동·진술분석 전문가의 “피해자가 성폭력에 대해 스스로를 비난하고 있고, 고용상의 불이익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받아들였다. ●재판부, 판례 근거로 피해자 철저하게 검증 13개 사건을 다룬 각각의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로만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진술에 대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 진술의 합리성, 일관성은 물론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판례를 근거로 피해자를 철저하게 검증했다. 범행 전후 행실을 끊임없이 의심했고, 오히려 일부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더 공감하고 관대한 태도를 보이며 피해자를 탓하기도 했다. 각 재판부가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규정한 피해자의 행동도 비슷한 양태를 띠었다. 성폭력을 당하는 순간 자리를 박차고 나오지 않은 것,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은 것, 성폭력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은 것, ‘그 후’에도 가해자와 같은 직장에서 접촉하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것(특히 ‘ ·ㅋㅋ·ㅎㅎ’ 등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 등이다. 재판부는 이러한 행동들을 ‘납득하기 어려운’ 피해자의 행위로 보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로 삼았다. 성폭력 피해자 전문 변호사는 “피해 여성들에겐 평소의 위력관계가 성폭력 당시에도 이어지지만 가해자들은 성적 행동을 할 때는 남녀관계로 분리되는 것으로 착각한다”면서 “성폭력 당시의 위력관계를 재판부에 공감시키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60대 박물관장은 계약직인 20대 직원들과 출장을 다닐 때 모텔 방을 하나만 잡고 방 안에서 나체 사진 촬영을 요구하거나 “내 허벅지에 앉으라”고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다른 직원에게 말하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사건 당일부터 50여일을 더 근무하면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오히려 “관장님이 잘해 주시니까 저도 잘해 보고 싶은데…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는 문자를 보낸 점 등이 “추행당한 사람의 후속 행동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됐다.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 아버지가 경찰인 것을 아는 피고인이 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대담하게 추행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피고인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 사건에선 “피해자가 다른 남자와 연애 중이었고 성경험이 있었다”며 가해자의 행동을 알면서도 피하지 않은 피해자를 탓했고, 다른 두 건의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블라우스 단추가 멀쩡한 걸 보면 저항하지 않은 거라면서, 또 다른 두 건에선 피고인이 발기부전이라는 이유로 무죄 판결됐다. 연예기획사 사장(49)이 소속 연습생(32·여)을 추행한 혐의에 대해 2016년 1심은 무죄로 판결했다. 피해자가 그 뒤에도 사장과 행사를 다녔고 회사와 전속계약까지 체결한 점이 지적됐다. 특히 이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에게 집요하게 사귀자고 요구하는 사장의 말을 거절하자 사장에게서 “트레이너, 매니저 아무도 붙여 주지 않겠다”는 압박을 당하기도 했지만, 1심 재판장은 이보다는 “결국 나랑 성관계할 생각인 거잖아. 나는 XX가 아니다”라며 메시지로 화를 낸 피해자에게 주목했다. 재판장은 “피해자는 남녀 사이에 하기 힘든 노골적 표현을 섞어 흥분하면서도 추행 사건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재력에 실망해 계약을 해지하려다가 손해배상이 언급되자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성인지 감수성 따라 판결 엇갈려 하지만 이 사건은 2심에서 뒤집혀 기획사 사장이 결국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피해자에게 항의하지 않은 데 어떠한 사정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변명할 기회를 주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고는 “연습생치고 나이가 많아 성추문이 나면 나이 어린 연습생들의 비난을 받고 장래에 (연예계에서) 악영향이 있을 것 같아 말할 수 없었다”는 피해자의 말을 들어주었다. 이처럼 엇갈리는 판결에는 재판부의 성인지 감수성 차이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델들에게 마사지를 해 준다며 추행·간음한 디자이너에게 무죄를 준 1심과 유죄를 준 2심 모두 성폭력전담 재판부였지만 1심 재판장은 남성, 항소심 재판장은 여성이었다는 차이가 있다. 1심은 소극적이나마 피해자의 양해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피해자들이 디자이 너의 행위를 모델 업무를 위한 전신 마사지라고 인식해 거부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마사지 효능이 있다고 착각해 저항하지 않았거나 행위를 소극적으로 용인한 것인데, 설사 사전에 동의했다고 볼 사정이 있어도 범죄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장은 민유숙 대법관이었다. 회사의 이사가 소속 팀 대리(36·여)의 팔찌가 예쁘다며 두 차례 손목을 만졌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여성 판사 1명 포함)에선 “손목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국정농단’ 재판부 “뇌물 인정”…삼성·롯데 다시 ‘빨간불’

    ‘국정농단’ 재판부 “뇌물 인정”…삼성·롯데 다시 ‘빨간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삼성그룹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과 비슷하게 ‘승마 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롯데그룹과 관련된 제3자 뇌물수수 부분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24일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삼성의 승마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행위를 뇌물로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2심에서 인정하지 않은 마필 구매대금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이 다시 뇌물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상고심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던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은 다시 근심에 휩싸이게 됐다. 세부적 판단은 재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재용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에서 인정됐다가 2심에서 부정된 혐의를 다시 유죄로 뒤집은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부가 인정한 뇌물 액수는 대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간 이 부회장의 유·무죄 인정 범위나 향후 확정될 형량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와 함께 재판부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하나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거론한 것을 두고 이를 두고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개입했다며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이날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롯데그룹 관련 제3자 뇌물수수 부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한 데 대해 뇌물을 준 쪽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심 재판도 비슷한 결론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사실상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가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됐다.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구속기한 만료 전인 10월 초 내려질 전망이다. 롯데 측은 이날 재판 결과에 대해 입장을 내고 “신 회장의 경우 항소심 분리 신청이 받아들여져 그동안 공판이 10여 차례 이상 진행돼 왔다”며 “주요 증인의 참여와 새로운 증거 자료를 토대로 1심에서보다 충분한 소명과 설명이 이뤄진 만큼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형량 는 박근혜 항고심 선고, 정경유착 끊는 계기 돼야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1심 형량인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에서 더 늘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과 2심의 기본 입장은 유사하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영재센터 후원금 16억원을 1심이 무죄로 판단한 것과 달리 2심은 뇌물로 인정해 유죄로 뒤집었다. 이는 핵심 쟁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작업에 대한 청탁 여부에 대해 다른 판결을 내놓은 셈이다. 재판부는 영재센터 후원금과 관련해 삼성 내에서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에 대한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고,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묵시적 청탁’이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승계를 두고 직접적인 청탁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인식했던 것으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 승계작업의 핵심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하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롯데그룹에 대한 판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재판부는 롯데 측이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원을 지원한 것도 1심처럼 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 재취득을 위한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과 비슷하게 ‘묵시적 청탁’이 오갔다고 봤다.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이에 따라 지난 2월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가 기록된 ‘안종범 업무수첩’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했다고 돼 있는 내용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도 이번 재판의 특이점이다. 국정농단 사건 수사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 등은 수첩을 ‘사초’(史草)로 평가했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작업을 ‘박근혜 청와대’가 인식했다고 인정한 이번 판결은 지난해 8월 이 부회장 1심 선고 내용과 비슷하고 2심과는 다르다.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지난 2월 경영권 승계 작업을 인정하지 않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이 부회장이 출소해 경영에 복귀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과 부정청탁의 존재 여부 등 주요 쟁점을 최종 판단하게 됐다. 10월 초로 예상되는 신 부회장 2심 선고에도 이번 판결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은 우리 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서로 이권을 매개로 청탁을 주고받았을 때 민주주의 체제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극명히 보여줬다. 지금까지와 앞으로 남은 재판은 국정농단에 가담한 이들에 대한 사법적 응징과 더불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정신, 촛불의 정신이 되살아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와 더불어 우리 사회에 깊게 똬리를 튼 정경유착의 고리가 완전히 근절되는 분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재벌과 정치개혁을 위한 관련 법안의 입법 등 제도적인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정치권과 재계의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제도개혁 못지않게 권력을 지닌 이들이 국민을 두려워하는 자세를 가져야만 정경유착의 뿌리가 뽑힐 수 있다.
  • 고영태 “박근혜·최순실 사건 수사에 협조했다”…감형 호소

    고영태 “박근혜·최순실 사건 수사에 협조했다”…감형 호소

    세관장 인사개입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고영태씨(42) 측이 ‘국정농단’을 폭로해 검찰 수사에 협조한 점을 항소심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24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에서 “피고인이 신고한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협조한 과정에서 발견된 범죄에 대해서는 감경·면제의 사유가 있다. 원심에서는 이 부분을 판단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정범죄신고자 보호법 제16조는 “범죄신고 등을 함으로써 그와 관련된 자신의 범죄가 발견된 경우 그 범죄신고자 등에 대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인은 고씨가 돈을 받았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고, 최순실씨의 지시에 따른 것일 뿐 청탁 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씨는 한때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박 전 대통령의 옷과 가방을 제작했지만, 최씨와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국정농단 사건을 언론에 제보했고,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고씨는 국정농단 사건을 제보하기 전부터 협박성 압력을 받았고, 자신이 검찰에 긴급체포되고 구속까지 된 것은 이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고씨는 2015년 인천본부세관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가까운 상관인 김모씨를 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사례금 명목으로 총 2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SEN이슈]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신정환에겐 예외다

    [SSEN이슈]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신정환에겐 예외다

    매주 목요일은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 녹화 날이다. 녹화를 하루 앞둔 오늘(22일) 제작진은 어떤 마음일까. 전날인 21일 JTBC 측은 ‘아는 형님’ 룰라 특집을 예고, 이상민과 함께 채리나, 김지현 그리고 신정환이 이번 녹화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고정 출연자인 이상민이 거의 매회 룰라 얘기를 했을 정도로 애정이 깊다”며 “아예 룰라 특집을 준비해 한꺼번에 멤버들이 뭉쳐보자 싶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지 24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중은 성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불법 도박도 모자라 대중을 기만한 그를 다시는 방송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 ‘아는 형님’은 꼭 신정환을 섭외했어야만 속이 시원했나 이런 대중의 마음은 지난해 방영한 신정환 예능 복귀작 Mnet ‘프로젝트S: 악마의 재능기부’ 시청률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예능 천재라 불리기도 했던 신정환이 7년 만에 예능으로 돌아왔지만, 10부작으로 방송된 이 예능의 최고 시청률은 0.4%(닐슨코리아 제공)에 그쳤다. 거의 애국가 시청률 수준이다. 이는 대중은 아직 그를 달갑게 맞이할 준비가 안 됐다는 방증이자, 어쩌면 그에게 주는 벌이기도 하다. 물론 해당 프로그램 이후 더이상 방송 출연은 없었다. 이 점이 ‘아는 형님’ 제작진의 이번 섭외에 의문이 드는 한 가지 이유다. 말하자면 복귀에 실패한 신정환을 다시 약 1년 만에 대중 앞에 세우겠다는 의도가 전혀 가늠이 안 된다. ‘룰라’로 데뷔하긴 했지만 신정환은 ‘컨츄리 꼬꼬’로 활동하며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사실 ‘룰라 특집’에 빠져서는 안 될 인물까진 아니다. 또 ‘재기’를 노리기에 ‘아는 형님’은 그다지 적절한 포맷의 예능도 아니다. 신정환이 ‘아는 형님’에 나와서 무슨 이야기로 시청자에 웃음을 줄 수 있을지도 상상이 안 간다. 신정환이 교복을 입고 나와서 춤을 춘다면? 노래 첫 소절만 듣고 제목을 알아맞힌다면?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신정환이 ‘나를 맞혀봐’ 코너에서 “내가 해외 불법 도박을 했다가 걸렸을 때 거짓말을 했는데...정답은 세글자야!” 정도는 말해줘야, 멤버들이 너도 나도 “정답! 뎅기열!” 정도는 해줘야 그나마 ‘피식’ 정도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제아무리 섭외가 제작진의 몫이라고 하더라도 대중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그 책임과 결과 역시 제작진의 몫일 수밖에 없다. ■ 000는 되고 신정환은 안 되는 이유로 말할 것 같으면 일부 네티즌은 “수많은 연예인이 잘못하고도 다시 방송에 복귀하는데 왜 신정환한테만 박하게 구는 거냐” 묻기도 한다. 물론 여러 연예인이 음주운전, 도박, 심지어 마약에 손을 대며 물의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과 신정환이 다른 이유는 분명 있다. 방송에 복귀해 다시 대중의 사랑을 되찾은 이들은 빠르게 잘못을 인정했고, 자숙의 시간 동안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013년 유세윤은 음주 운전 사고를 냈다며 경찰서에 자수했다. 음주 운전 자체는 잘못된 일이지만 그가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점이 빠른 복귀에 도움이 됐다. 김구라 역시 막말 논란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지만, 본인 잘못을 인정하고 매번 사과했다. 수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일본군 위안부 발언을 했던 것이 뒤늦게 문제가 돼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적도 있지만, 김구라는 방송을 떠난 동안 매주 위안부 복지 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며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신정환은 달랐다. 죄를 짓고도 거짓말로 포장하기 바빴다. 신정환은 2005년 서울 압구정 카지노 바에서 불법 바카라 게임을 하다 적발됐을 때도 “아는 선배를 만나러 갔다가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친 것”이라며 도박에 가담한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하루가 지나서야 결국 혐의를 시인했다. 이후 2010년 9월, 신정환은 돌연 출연 중이던 MBC ‘라디오 스타’, KBS2 ‘스타골든벨’, MBC ‘청춘 버라이어티 꽃다발’ 녹화에 사전 통보 없이 줄줄이 불참했다. 당시 소속사 측은 과로로 인해 스케줄에 불참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그가 필리핀에서 도박한 뒤, 빚 때문에 억류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한번 대중은 실망했다. 신정환은 “도박장에 간 것은 맞지만 지인들과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라며 “여행 중 뎅기열에 걸려 병원에서 지냈다”고 해명했다. 병원에 입원한 사진까지 함께 공개하면서 말이다.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고, 신정환은 뎅기열 때문이 아니라 도박 빚 때문에 체류 된 상태임이 들통났다. 신정환은 결국 외국환관리법 위반과 상습도박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후 신정환은 수차례 귀국을 미뤄오다 2011년 1월이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1억 2000만 원을 빌려 도박을 했다던 신정환은 이날 공항에 고가의 옷을 입고 장난스러운 모자를 쓰고 등장해 또 한 번 질타를 받았다. 2011년 6월 재판에서 징역 8개월 실형 선고를 받은 그는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다”면서 선처를 호소, 항소했다. 그해 12월 성탄절 사면으로 가석방 출소했다.그리고 7년이 지난 2017년 9월. 그가 다시 TV에 등장했다. 신정환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 곧 태어날 아기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어 방송 복귀를 결심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복귀 1년이 지난 지금, 신정환은 부끄럽지 않은 아빠일까. 그에게 기회는 누가 주었을까. 대중은 여전히 명품 옷으로 휘감고 복면같은 모자를 쓰고 나타나 공항에서 고개를 숙이던 그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저속 차량 추월해 급정거한 위협 운전자 ‘징역 6월’ 실형

    저속 차량 추월해 급정거한 위협 운전자 ‘징역 6월’ 실형

    앞서가던 차량이 천천히 간다는 이유로 추월해 급정거하는 등 위협운전을 한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5단독 빈태욱 판사는 특수협박·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16일 오후 8시 40분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도로에서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앞서가던 B(42·여)씨의 토스카 승용차가 저속으로 운행하자 추월한 뒤 급정거했다. 놀란 B씨는 상향등을 두세 번 켜 주의를 준 뒤 교차로에서 좌회전했다. A씨는 B씨가 상향등을 켠 것에 앙심을 품고 쫓아가 다시 추월한 뒤 재차 B씨의 차 앞에서 급정거했다. 당시 A씨는 무면허 상태였다. 경찰에서 A씨는 “앞서 가는 차가 느리게 가서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빈 판사는 “무면허 운전을 하고 저속으로 운행하는 차에게 위협운전을 한 점은 죄질이 불량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신동빈 회장 ‘수감 생활’ 끝낼 수 있을까

    ‘최순실 사태’ 수감 총수 유일… 롯데 촉각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심 재판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신 회장이 수감 생활을 끝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법조계와 롯데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의 2심 재판은 22일에 있을 변론에 이어 오는 29일 최후 변론만을 남겨 두고 있는 상태다. 이후 다음달 말에서 10월초 쯤에는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창립 50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 부재 사태를 겪고 있는 롯데로서는 최소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일단 신 회장이 옥중 생활을 청산하는 것이 절실한 만큼 재판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구속 수감 중인 기업 총수는 신 회장이 유일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유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다른 기업 총수들도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출소했을 때 비판 여론이 쏟아진 것을 감안할 때 재판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관건은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70억원의 대가성 여부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재승인을 위해 ‘묵시적 청탁’을 했다는 판단이다. 반면 롯데 측은 대가성이 없는 기부라는 주장이다. 신 회장은 앞선 공판에서 “그동안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 외에도 창조경제센터, 평창동계올림픽, 스키협회, 부산오페라극장 등 다양한 곳에 기부했다”며 다른 기부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면세점 특혜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 당시 면세점은 이미 사실상 해결돼 대통령에게까지 청탁을 해야 하는 시급한 현안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구속 수감 중에도 지난 6월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이 부결되는 등 여전히 한·일 롯데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구속 기간이 길어질 경우 얼마든지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 관계자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해 경영활동을 무리 없이 이어 가고 있지만, 신규 채용 계획이나 대규모 투자 등 신 회장 본인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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