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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의 뇌과학] 불면증

    [김태의 뇌과학] 불면증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 장애로 우리나라에서 23%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불면증은 적절한 수면을 취할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도 잠들기 어렵고, 잠이 들어도 자주 깨며, 새벽에 일찍 깨는 것을 가리킨다. 이런 현상이 주 3회,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불면장애로 진단한다. 불면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어떻게 자고 싶어도 잘 수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것일까.미국 뉴욕시립대의 스필만 박사가 제안한 ‘불면증 발생의 3가지 행동 모델’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불면증은 선행 요인, 유발 요인, 지속 요인 등 세 가지 요인이 상호 작용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첫째, 원래 가지고 있던 성격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성, 유전적 특성을 포함한 개인의 특성을 선행 요인이라고 한다. 불면증은 이런 개인적 특성이 기본적으로 영향을 준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다니엘 포스튜마 교수는 국제 협력 연구를 통해 7500여 명의 전유전체 관련성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불면증과 연관된 유전자를 발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보고했다. 또 불면증 호소와 내성적인 성격, 대사 경향은 유전적으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 연구는 불면증과 연관된 유전자가 선행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별 문제 없이 지내던 사람도 실직, 실연, 사건, 사고 등에 의해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급성 불면증이 시작될 수 있는데 이를 유발 요인이라고 부른다. 셋째, 스트레스 발생 이후 급성 반응은 점차 줄지만 잠을 못 자는 것에 대한 불안, 걱정이 증가하고 이에 대한 잘못된 대처가 고착화되면서 유발 요인과는 별개의 잘못된 수면 행동이 나타난다. 이를 지속 요인이라고 한다. 지속 요인이 작동하면 뇌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연결된다. 불면증 환자는 잠을 잘 못 자기도 하지만 잠을 잘 때 뇌가 과하게 활성화돼 있다. 반대로 깨어 있을 때는 뇌활성이 저하돼 낮 동안 기능 저하를 경험한다. 불면증을 치료하려면 과하게 활성화된 뇌를 다시 정상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급성기에 효과적인 것은 ‘약물요법’이다. 불면증 치료제는 공통적으로 각성을 유발하는 뇌회로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약물 효과가 정확하게 뇌의 어떤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2016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의 윌리엄 위즈덴 교수팀은 불면증 치료제 ‘졸피뎀’의 작용 부위를 밝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졸피뎀에 반응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쥐에서 뇌 시상하부의 ‘히스타민 뉴런’에서만 졸피뎀 반응을 되살리자 수면 유도 효과가 회복됐다. 반면 ‘대뇌피질 뉴런’의 졸피뎀 반응을 되살렸을 때는 수면 유도 효과가 크지 않았다. 향후 시상하부의 히스타민 뉴런만을 목표로 하는 약물을 개발한다면 좀더 자연스런 수면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성 불면장애를 약물만으로 치료할 수는 없다. 지속 요인은 수면에 대한 잘못된 이해, 과도한 기대 등 ‘인지적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불면증 환자들은 실제 수면량보다 자신이 적게 잔 것으로 보고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미국 브리검영대의 대니얼 케이 박사팀은 이런 불일치가 수면 중 비정상적인 두뇌 활성과 관련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면 중 뇌의 오른쪽 전섬엽, 왼쪽 대상피질의 활성이 저하된 환자들은 실제보다 적게 잔 것으로 보고했다. 수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건강한 수면 습관 형성을 돕는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해야 효과적인 치료와 재발 방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불면증에 대한 뇌과학적 연구는 불면증이 심리적인 현상이 아닌 뇌신경의 이상 현상을 동반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즉 생물학적인 요소와 환경·심리적인 요소의 복합적인 상호 작용으로 불면증이 발생한다. 이것이 불면증 치료가 단순한 약 처방으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통합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 [사고] 서울대와 함께하는 2박3일 ‘생명공학캠프’

    서울신문사는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과 공동으로 제14회 생명공학캠프를 개최합니다. 본 캠프는 서울대 교수가 강의하고, 서울대 대학원생이 실험·실습을 진행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여름방학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서울대 재학생들이 2박 3일 동안 청소년들과 멘토로 함께하며 안전하고 유익한 캠프가 되도록 도울 것입니다. 특히 신문을 활용한 NIE교육과 여러 체험학습을 통해 청소년들이 생명공학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하도록 꾸몄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대상:전국 중학교 재학생 ■캠프기간:2018년 7월 23일(월)~27일(금)/2박 3일씩 2기(총 90명) 운영 ■장소:서울대 관악캠퍼스 ■접수기간:6월 4일(월)~22일(금) ■접수방법: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 온라인 접수 ■문의:(02)2000-9753~5 ■참가자 발표:2018년 6월 29일 서울신문 홈페이지 공고
  • [글로벌 인사이트] ‘총리 아베’ 만든 납북 피해자 문제… 정권의 운명도 걸렸다

    [글로벌 인사이트] ‘총리 아베’ 만든 납북 피해자 문제… 정권의 운명도 걸렸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가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올 초부터 본격화한 남북과 북·미의 한반도 비핵화 대화 국면에 편승해서다. 납치 피해자 문제 자체는 북·일 간에 새로운 이슈가 아니지만, 현재 놓여진 여건은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속에 한국과 미국이 일본의 요청에 따라 대화 분위기 조성을 거들고 나섰고, 자국 내 정치역학 때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성과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납치 피해자 문제의 해결은 북한과 일본 모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북·일 수교’의 가장 확실한 마중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몇 개의 산을 넘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와 관련한 과정을 정리하고 향배를 전망해 본다.18일 현재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는 17명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다루는 민간단체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는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특정실종자’가 전국적으로 470명에 이르고, 이 중 77명은 가능성이 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적인 북한의 납치 피해자는 17명 정부 집계 기준으로 첫 번째 피해자는 도쿄 관공서 경비원이었던 구메 히로시(당시 52세)로, 1977년 9월 19일 이시카와현의 바닷가에서 납치됐다. 이어 10월에 회사원 마쓰모토 교코(29)가 돗토리현에서, 11월에 중학생 요코타 메구미(13)가 니가타현에서 납치되는 등 석 달 새 연달아 3명이 납치됐다. 특히 당시 니가타시 요리이중학교 1학년이었던 요코타는 학교 배드민턴부에서 연습을 하고 오다 실종돼 1년간 연 3000여명의 경찰이 수색을 했지만, 전혀 행방이 파악되지 않았다. 특히 요코타는 자기 집 근처에서 납치된 어린 소녀라는 점 때문에 ‘납치 피해자의 대명사’처럼 일본 국민 사이에 인식되고 있다. 이듬해인 1978년에는 남녀 3쌍을 포함해 10명이 북한으로 끌려갔다. 1980년대에 들어서도 유학생 등 4명이 납치됐다. 대부분 원인불명의 실종 상태로 분류돼 있던 가운데 결정적인 전기가 되어 준 것은 1987년 11월 일어난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이었다. 당시 체포된 범인 김현희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여성으로부터 일본어를 배웠다”고 말하면서 경찰은 북한 피랍 가능성이 있는 실종사건에 대한 수사에 다시 착수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 정부는 1988년 3월 최초로 북한의 개입 혐의를 공식화했다. 당시 가지야마 세이로쿠 공안위원장은 참의원 질의에서 “1978년 발생한 3건의 남녀 실종사건은 북한의 납치 혐의가 뚜렷하다”고 답변했다. 요코타 사건의 경우 발생 20년 만인 1997년 1월 북한 공작원 출신 탈북자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그해 3월 요코타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85)를 대표로 하는 ‘납치피해자가족회’가 결성됐다. ●사건 11년 만에 北 개입 혐의 공식화 북·일의 협상이 시작된 것은 28년 전이었다. 1990년 9월 자민당의 가네마루 신 전 부총리와 사회당의 다나베 마코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가네마루 방북단’이 북·일 국교 정상화 협상을 위해 평양에 들어갔다. 방북단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납치문제는 직접적인 의제로 삼지 않았다. 그러나 협상은 2년 남짓 만에 결렬되고 말았다. 1992년 11월 일본 정부가 “김현희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던 일본인 ‘리은혜’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하자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납치문제 해결을 북한에 처음으로 직접 요구한 것은 1997년 9월 제1차 북·일 적십자 연락협의회에서였다. 그해 11월 김용순 조선노동당 비서가 일본에 ‘피랍자’가 아닌 ‘실종자’로서 조사는 해 볼 수는 있다고 하며 진전을 보는 듯했다. 그러나 이듬해 6월 북한이 “일본이 찾고 있는 실종자는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통보하면서 대화는 다시 중단됐다. 다시 전기가 마련된 것은 2002년 9월 17일의 제1차 북·일 정상회담이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사상 최초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당시 일본과의 수교를 원했던 김 위원장은 일본인 납치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1970, 80년대 초에 특수기관의 일부가 망동주의, 영웅주의에 사로잡혔다. 앞으로는 절대로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책임 있는 사람들을 처벌했다. 유감스러운 일이다”며 사과했다. 이때 북한이 집계한 수치는 ‘5명 생존, 8명 사망’이었다. ●2002년 정상회담 후 첫 책임 인정 북·일 평양선언이 채택되고 그해 10월 15일 하스이케 가오루 부부, 지무라 야스시 부부, 소가 히토미 등 5명이 일본에 돌아왔다. 북한은 ‘일시 귀국’이라며 나중에 5명을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다. 일본 외무성은 북한과의 수교에 장애가 된다며 일단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자고 했으나 일부에서 “우리 국민을 다시 북한에 보내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당시 관방 부장관 자격으로 같이 갔던 아베 현 총리다. 그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성원에 힘입어 자기 주장을 관철시켰고, 그 여세를 몰아 이듬해인 2003년 자민당 간사장, 2005년 관방장관을 거쳐 2006년 9월 총리(1차 아베 내각)까지 초고속으로 올랐다. 아베 총리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 국면에 과도하게 자국의 이슈를 끼워 넣으려 한다는 비판을 여당 내에서도 받을 만큼 납치 피해 해결에 집착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성장에서 이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2004년 5월에 열린 제2차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사망했다는 8명에 대한 설명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일본과의 수교가 급했던 북한은 이를 수용했다. 이에 더해 2년 전 송환했던 하스이케 부부와 지무라 부부의 자녀 5명도 일본으로 보냈다. 이어 7월에는 소가의 남편 찰스 젠킨스도 두 딸과 함께 일본에 송환했다. 같은 해 11월 북한은 “납치 문제를 다시 조사했지만, 2002년 9월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고 일본에 통보하는 동시에 “요코타 메구미의 것”이라며 유골을 전달했다. 그러나 DNA 분석 결과 이는 요코타의 것이 아니라고 판명 났다.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납치문제, 日 정권차원 이슈로 팽창 ‘재조사’ 요구와 ‘해결 완료’ 주장의 평행선 속에 양측의 협상은 끊어질 듯하면서도 근근이 이어져 왔다. 2014년 5월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납치 피해자와 함께 특정실종자도 포함해 전면조사를 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북한은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나름 성의를 보였다. 그러나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에 일본의 독자적 제재 등이 이어지면서 북한은 특별조사위원회를 해체해 버렸다. 그로부터 2년여 만에 다시 찾아온 북·일의 협상 재개 가능성에 일본 내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부풀어 오른 상태다. ●9월 총선 앞두고 납치 문제 올인한 아베 일본에서 납치 문제는 한 번 불거지면 급격히 정권 차원의 이슈로 팽창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문제의 해결 없는 북·일 수교는 상상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정서다. 그러나 “어느 정도까지를 해결된 것으로 볼 것인가”라는 대목으로 들어가면 복잡해진다. 외무성 관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한·일 정부 간에 어떠한 타협이 이뤄져도 한국 국민들이 ‘해결됐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것처럼 북한 납치 피해자 문제도 일본 내에서 똑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그동안 납치 문제에 ‘올인’하는 바람에 ‘해결의 수준’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적 임계점을 한껏 상승시켜 놓은 상태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 일본 최장수 총리 기록을 다시 쓰고 싶은 아베 총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지나치게 서두르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의 주요 대학 교수는 “아베 정부가 납치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을 과도하게 높여 놓고 있다”며 “이 문제를 일단락 짓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기대치를 낮춰 놓아야 하는데 아베 총리는 정반대로 가면서 마치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한 일간지 기자는 “일본 국민 정서를 볼 때 납치 문제 해결에 있어 시작과 끝은 요코타 메구미 사건의 진전”이라면서 “요코타와 관련된 성과를 북한으로부터 얻어내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것을 성과로 들이대더라도 국민을 설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경고그림 덜 혐오스러워야”vs복지부 “절대불가”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경고그림 덜 혐오스러워야”vs복지부 “절대불가”

    필립모리스 “아이코스로 바꿨더니 심장병·암 등 8가지 위험 감소”“담배에 붙이는 경고그림, 상대적인 위험도 나타내야” 보건복지부“담배에 더 해롭고 덜 해로운 정도 차 무의미”“경고그림 혐오감 주관적…등급화 불가능”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제조사인 필립모리스가 일반 담배를 피우다 아이코스로 바꾼 흡연자 500여명을 반년 간 조사한 결과 심장병, 암, 호흡기 질환 등 8가지 질병 위험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초를 태우는 대신 쪄서 흡입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상대적으로 덜 유해한 만큼 전자담뱃갑에 붙이는 경고그림도 혐오감을 덜 일으키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게 필립모리스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담배면 다 나쁘지 더 해롭고 덜 해롭고의 정도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취지다. 또한 담뱃갑에 부착하는 경고그림의 혐오감도 주관적인 느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등급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필립모리스는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에서 성인 흡연자 9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험 내용을 공개한 것은 전세계에서 처음이라고 필립모리스는 밝혔다. 한국이 이 회사의 주요 시장일뿐더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7일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반박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필립모리스는 미국에서 일반담배 흡연자 488명과 일반담배에서 아이코스로 갈아 탄 흡연자 496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심혈관질환과 암, 호흡기 질환 등 8가지 임상위험 지표를 평가했다. 그 결과 아이코스로 바꾼 흡연자는 8가지 지표에서 금연자와 같은 방향성을 보였으며 이 가운데 5가지 지표는 일반담배를 계속 흡연한 사람과 비교할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필립모리스는 3개월간 유해물질의 인체 노출을 연구한 결과 아이코스 전환자는 15개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이 금연자의 95%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연기 대신 증기를 내뿜기 때문에 유해물질 생성이 감소하고 초미세먼지 입자도 나오지 않았으며, 인체가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정도도 함께 감소했으므로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감소했다는 게 필립모리스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필립모리스는 복지부가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흡연 경고그림을 부착하기로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해성 감소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서 경고그림은 소비자들에게 담배제품에 따라 상대적 위험도가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필립모리스 주장을 풀어보면 일반담배와 전자담배에 동일한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전자담배가 상대적으로 덜 해로운 만큼 혐오감을 덜 불러일으키는 경고그림을 붙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검토 불가능한 주장’이라는 단호한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반 담배 같은 경우에도 담배에 들어간 니코틴과 타르 양이 제각각 다르지만 그럼에도 똑같은 경고그림을 붙이도록 돼 있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도 담배에 더 해롭고 덜 해로운 구분은 의미가 없으므로 니코틴과 타르 함량을 제품에 표기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고그림을 차등화하자는 필립모리스의 주장은 경고그림 부착 목적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복지부 관계자는 “국외 연구자료와 함께 식약처의 성분 분석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벤조피렌, 벤젠 등 발암물질이 검출돼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덜 해롭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고그림을 혐오감의 정도에 따라 구분하는 것도 어렵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고그림 교체 주기(2년)에 따라 오는 12월 23일부터 교체되는 10개의 경고그림에 대해 사전 국민 인식조사를 해봤더니 5개에 대해서는 현재 그림보다 더 혐오스럽지만 나머지 5개는 현재 그림보다 혐오감이 덜 한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주관적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고그림을 2년마다 교체하는 것은 점점 더 혐오스러운 그림을 붙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같은 그림이라도 자주 보면 무뎌지고 익숙해지기 때문에 새로운 것으로 바꿔 금연 효과를 환기하자는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현의 세상 얼싸안기] 국민참여재판, 개선하자

    [김현의 세상 얼싸안기] 국민참여재판, 개선하자

    중세시대에 죄인의 유죄 여부를 판단할 때 팔을 뒤로 묶은 죄인을 물에 던져 가라앉으면 깨끗한 물이 받아들인다 하여 무죄, 떠오르면 유죄였다고 한다. 부력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물에 떠오르니, 범죄 혐의가 있다고 기소되는 순간 물속에서 도망쳐서 무죄이거나 익사해 물에 떠올라 유죄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 행정권과 사법권을 모두 가진 중세시대 왕이나 영주의 막강한 권력을 견제하려는 제도가 배심제이고, 2008년 우리나라가 도입한 것은 미국식 배심제와는 조금 다른 국민참여재판이다. 아동 성범죄나 재벌 경제범죄에서 국민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 가벼운 형량의 판결이 논란이 됐다. 국민들이 느끼기에 법원 판결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든가 흉악범에 너무 낮은 형량이 선고된다는 불신이 있었다. 이런 불신을 없애고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맞는 재판을 하자는 취지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도입했다. 국민이 재판에 참여해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고 이를 법관에게 권고해 판결하게 하는 국민참여재판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 제고란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문제점도 있다. 첫째 민사재판에 아직 도입되지 않아 형사재판에만 배심원이 참여하고, 둘째 기소 여부에 배심원들이 관여할 수 없으며, 셋째 배심원의 평결이 판사에 대해 권고적 효력만 가지고, 넷째 배심원이 관여한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도연이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 굿와이프에서는 민사재판 국민참여재판 장면이 나온다. 우리나라에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미국 드라마를 각색한 것이다. 대형 제약사가 만든 항우울제의 부작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재판의 핵심이다. 국민참여재판의 스타 변호사로 노련한 대형제약사측 남성 변호사와 순수하고 의욕적인 피해자측 여성 변호사의 대결이 인상적이다. 초반 피해자측에 불리하게 진행되던 재판은 항우울제의 부작용 동물실험 화면이 공개되면서 배심원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하고 패소를 걱정한 제약사측 제안으로 100억원대 합의를 해서 사건이 종료된다. 사람이 죽어도 위자료 1억원이 최대인 우리나라의 손해배상액은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아 법원이 비판받아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민사재판에 국민참여재판을 도입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배심제가 발달한 나라는 미국인데, 미국 헌법에서 배심제는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미국 영화를 보면 변호사들이 배심원을 선발하는 까다로운 과정이나 법정에서 배심원들을 상대로 격정적으로 변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뛰어난 언변으로 배심원들의 감성을 자극해 이길 수 없어 보이던 사건에서 승소하는 것은 영화화하기 좋은 극적 장면이다. 최근 발생한 퍼거슨 사태에서는 총기를 휴대하지 않은 흑인 청년이 범죄자로 오인받아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런데 대배심이 경찰을 기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판단인 배심제의 문제점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일반인은 법리보다 감정에 좌우되기 쉽고 배심원의 구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배심제는 대배심과 소배심으로 나뉜다. 대배심은 20여명으로 구성되며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소배심은 12명으로 구성되며 형사사건의 유무죄, 민사사건의 원고 승소 또는 피고 승소를 결정한다. 배심원의 유무죄 결정에 판사는 따라야 하며, 배심원이 무죄로 결정한 사건에 대해 검찰은 항소할 수 없다. 미국식 배심원제와 우리 국민참여재판은 각기 장단점이 있다. 최근 검찰 및 법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견제 장치로 미국식 배심원제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검찰이 독점하는 기소권을 분리해 중대 범죄의 기소 여부에 배심원이 관여하게 하고, 배심원의 유무죄 평결에 법원이 따르도록 국민참여재판을 강화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실추된 지금 고려할 만하다.
  • “대통령 할아버지 답장 받았어요” 함박 웃음꽃 핀 광주 초등학생들

    “대통령 할아버지 답장 받았어요” 함박 웃음꽃 핀 광주 초등학생들

    무등초교 5학년 2반 18명 북·미회담 취소에 응원 손편지 문 대통령, 비서실 통해 답장 “맘껏 꿈 키울 나라 위해 노력”광주 무등초등학교 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직접 쓴 편지를 받았다. 이 편지는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본 뒤 문 대통령에게 손편지를 써 부친 데 대한 답장이다.17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 5학년 2반 담임인 이은총 교사는 이날부터 남북 정상회담 관련 계기교육을 위해 ‘평화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수업을 여섯 차례 진행했다. 이후 5월 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 시설 폐기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전해질 무렵 이 학급 18명은 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손편지를 작성해 청와대에 발송했다. 한 학생은 “지금 대통령님께 힘을 보태고 싶어 편지를 쓴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남북 관계는 친구 관계와 같아서 좋아졌다가 안 좋아졌다가 한다”며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마음을 건넸다. 또 다른 학생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려면 힘을 가져야 한다. 평화를 이루려면 (북한에) 도움을 줘야 한다”며 나름대로의 생각을 곁들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한 지난 12일 청와대 비서실을 통해 무등초 학생들에게 감사의 답장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편지에서 “소중한 마음을 담은 편지 잘 읽어 보았다. 신나게 뛰어놀고 마음껏 꿈을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비서실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 변함없는 응원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했다. 광주시교육청은 학교 자치 강화에 따라 계기교육 지침을 폐지하고 일선 학교에서 학교장의 책임하에 계기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당시 상당수 학교가 자체적으로 계기교육을 실시하는 동시에 회담을 생방송으로 시청했다. 무등초 설향순 교장은 “과거 사건 중심의 계기교육에서 벗어나 현재의 사회현상을 교육활동과 연결하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대통령과 손편지로 연결되는 좋은 경험을 아이들이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신과 함께, ‘통쾌한 반란’ 시작된다

    신과 함께, ‘통쾌한 반란’ 시작된다

    “이 경기 위해 몸부림쳐 왔다” 신태용 감독, 필승 다짐 선언그토록 꽁꽁 숨기려 했던 스웨덴 격파의 비책은 과연 효력을 볼 것인가. 1승 제물로 멕시코(국제축구연맹 랭킹 15위)나 독일(1위)보다 손쉬워 보이는 스웨덴(24위)을 삼기 위해 다걸기를 해 온 신태용호는 18일(한국시간) 밤 9시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500여㎞ 떨어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스웨덴은 신체 조건의 우월성이나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마르쿠스 베리(알 아인)·올라 토이보넨(툴루즈) 투톱이 고공전을 펼치며 한국 골문을 두드릴 것으로 오래전부터 예상돼 왔다. 이런 전망에 따라 당초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 격파의 한 방법으로 스리백을 실험했다. 하지만 지난 7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 이 전형을 썼다가 0-0으로 비기는 시행착오를 겪어 포백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4-4-2 전형을 사용한다면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투톱으로 선발 출전하고 손흥민이 왼쪽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되는 변형된 포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드필더진은 왼쪽부터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빗셀 고베), 이재성(전북)이 선다. 수비진은 왼쪽부터 박주호(울산),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 이용(전북)을 내세울 수 있다. 골키퍼 장갑은 역시 경험이 가장 많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착용한다. 한편 신 감독이 손흥민과 김신욱(전북)을 짝 지우거나 황희찬·김신욱 조합을 선발로 내보내고 손흥민을 교체 출전시키는 깜짝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한발 나아가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해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김신욱이 지난달 2일 대구FC와의 프로축구 K리그1 경기 도중 수비수로 깜짝 등장했던 예를 들기도 했다.결전을 하루 앞두고 17일 그라운드 적응 등 훈련에 나선 신 감독은 먼저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스웨덴전에서 좋은 결과를 국민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그동안 몸부림을 쳐 왔다.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긴 아이슬란드 이상으로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스웨덴의 의표를 찌르는 깜짝 기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 감독은 “그런 것 없다. 뭐 그렇게 깜짝 놀랄 카드가 있을 수 없다. 다만 유럽인들이 우리 동양인 얼굴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 유니폼이나 등번호를 바꾸거나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앞서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훈련을 시작하며 그라운드에 주전팀 조끼를 깔아놓아 4-4-2 포메이션의 선발 베스트 11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여유를 부렸다. 이어 기자회견에서 “출전 명단은 오늘밤 선수들에게 밝힌다. 깜짝 기용이나 트릭 같은 것은 없다”고 에둘러 신 감독과 한국을 겨냥한 뒤 “페루와의 평가전 때 전술을 그대로 쓴다고 보면 된다”고 자신만만해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경험이 있는 선수가 8명으로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스웨덴보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주장 기성용은 “분명한 것은 월드컵 경험에서 우리가 위”라며 “좋은 축구를 보여 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면서 설레고 기대하는 감정도 갖고 있다. 선수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축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느 쪽이 더 완벽한 준비를 했는지 검증받을 시간이 이제 코앞에 다가왔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알쏭달쏭+] 배고프면 짜증나고 화나는 이유는?

    [알쏭달쏭+] 배고프면 짜증나고 화나는 이유는?

    ‘행그리’(hangry)라는 말을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배고프다’ 뜻의 헝그리(hungry)와 ‘화가 난다’ 뜻의 앵그리(angry)를 합친 신조어로 배고파서 화가 나는 상태를 나타낸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브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클로이 김이 결선 경기 직전 트위터에 “아침에 샌드위치를 안 먹고 왔더니 지금 ‘배고파서 화가 난다’(Hangry)”고 쓰면서 널리 알려진 말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배고프면 혈당 수치가 떨어진다. 그러면 힘이 빠지고 불편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이런 배고픔이 불편함을 넘어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등 정서적 반응을 보인다.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채플힐캠퍼스 연구팀은 어떤 사람들은 왜 단순히 배고픈 상태에서 너무나도 빨리 이런 ‘행그리’ 상태로 변하는지 이유를 밝혀내기 시작했다. 우리가 배고픔을 겪는 것은 우리 몸이 먹고 마시고 자는 것과 같이 생존에 중요한 일을 할 때가 언제인지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 신호로 진화해 왔음을 보여준다.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할 충분한 열량이 없으면 신진대사 체계가 보존을 시도하면서 혈당 수치가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힘이 빠지거나 머리가 어지럽고 또는 속쓰림까지 느끼기 시작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모두 감각을 인지할 수 있는 생리적 반응이다. 신체에 에너지가 부족할 때는 신체적으로 힘든 일을 할 때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배고픔이라는 고통은 신체적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기도 하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맥코맥 박사과정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 목적은 인간이 만들어낸 감정 상태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경우에는 어떤 이들은 어떻게 ‘행그리’하게 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국인 남녀 약 4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실험을 시행했다. 이들 참가자에게 애매모호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기분 좋은 것부터 불쾌한 것까지 1점부터 7점까지 척도로 평가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배고픈지 질문했다. 그 결과, 일부 참가자는 배고플 때 본 이미지에서 슬픔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더 잘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부분 참가자는 배고파도 제시된 이미지를 중립적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틴 린드키스트 박사는 “행그리는 배고픔 탓에 불편함이 느껴질 때이지만, 화가 나는 것은 현재 당신이 처한 상황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감정으로 해석할 때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연구팀은 단순히 배고픈 사람들과 배고파서 화가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주된 차이점은 각 사람이 처한 ‘상황’(context)과 ‘자기 인식’(self-awareness)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맥코맥 연구원은 “한때 한 유명 광고에서는 ‘당신이 배고플 때 당신은 당신이 아니다’고 말했지만, 우리 연구는 현재 상황에서 한 걸음 물러나 기분이 어떻게 변했는지 인식하는 것으로 심지어 배고플 때도 당신 자신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리학회(APA)가 발행하는 감정 저널(journal Emotio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djedzura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과 죽 잘 맞아…일요일에 직통번호로 전화할 것”

    트럼프 “김정은과 죽 잘 맞아…일요일에 직통번호로 전화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자신에게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직통 전화번호를 전달했으며 오는 일요일(17일) 북한에 전화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폭스뉴스 인터뷰 및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등에서 ‘아버지의 날’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일을 하려고 한다.사실 북한에 전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날’은 매년 6월 셋째 주 일요일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요일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전화를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 인터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있는 누구와 전화를 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채 “나는 북한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려고 한다.그리고 북한에 있는 나의 사람들(my people)과 이야기하려고 한다.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제 그(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나는 그에게 직접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줬다”며 “그는 어떤 어려움이든 생기면 나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나도 그에게 전화할 수 있다. 우리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때 채택된 공동선언에 대해 “매우 좋은 문서”라고 자평한 뒤 “문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김정은(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집권 전에 미국에 가장 위험한 문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라고 이야기해준 사실을 언급, “나는 그 문제를 풀었다.그 문제(북한 핵)는 대체로 풀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그(김 위원장)와 매우 잘 지냈다. 우리는 정말 죽이 잘 맞았다. 그는 훌륭하다”며 “나는 지금 북한과 환상적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는 매우 좋은 케미스토리(궁합)를 갖고 있다. 그건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짜 뉴스들이 트럼프가 졌다고 하는데 (북미 정상이) 만나기로 합의를 안 했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아느냐. 핵전쟁이 나게 된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우호적 언급을 두고 비난 여론이 제기된 데 대해 “비난을 받겠다. 그러나 그렇다면 나는 뭘 해야 했나. (회담장 밖으로) 걸어나가서 끔찍하다고 말했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자기 주민을 죽인 사람이 어떻게 주민들을 사랑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나는 단지 우리가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합의문에 서명했다는 사실만 말할 수 있다”며 “북한은 발전될 수 있고 경제적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그들이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그러면서 “이제 핵무기는 없을 것이고 그것들(핵무기)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들을 조준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간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러분도 알다시피,나는 핵무기가 당신과 당신의 가족들을 파괴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나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집권했을 때 사람들은 아마 우리가 북한과 전쟁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트럼프가 들어와서 여기저기 폭탄을 던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정확히 반대라서 사람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났더라면) 사람들은 (사망자 규모에 대해) 10만 명을 이야기하는데, 국경(휴전선)에서 30마일 떨어져 있는 서울에 2800만 명이 살고 있다. 3000만, 4000만, 5000만 명이 죽었을 수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누가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처음으로 정말로 (북한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어떤 대통령도 이걸 하지 못했다. 나는 가서 그(김 위원장)에게 신뢰를 줬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정은이 우리에게 많은 걸 줬다”며 “7개월간 미사일 실험과 발사가 없었고, 8개월 반 동안 핵실험도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도 돌려줬다. 매우 많은 사람들, 아버지, 어머니, 딸과 아들들이 나에게 (유해송환을) 간청했었다.아무도 그게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들의 유해송환 합의와 관련,“나는 (정상회담에서) 유해송환을 이야기했고 그(김 위원장)는 ‘알았다.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며 송환 규모에 대해 “아마도 7천500명의 용사 유해를 돌려줄 것이다. 엄청난 규모”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강력한 검증 절차를 갖게 될 것”이라며 비핵화 절차와 관련, “가능한 한 빨리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제재 해제 시점과 관련해선 “더이상 핵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게 될 때”라며 “(비핵화를) 시작하는 시점에 매우 가깝게 와 있다”고 자신했다. 정상회담 당시 자신에게 거수경례한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에게 뒤따라 거수경례를 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이는 데 대해 “나는 그에게 정중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한·미 훈련 ‘북·미 대화 중 중단’ 합리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주요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8월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부터 적용될 것이란 미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화체제 구축의 핵심인 비핵화를 진행하면서 북한이 가장 위협적으로 느끼는 한·미 훈련을 조건부로 중단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비핵화를 단행하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의를 담은 조치로 북한의 대미 신뢰를 높이고 비핵화를 추동할 것이다. 전례도 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한 직후인 1992년 한ㆍ미 간 합의로 팀스피릿 훈련을 중단했다. 송영무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어제 전화통화에서 이 문제를 협의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남북, 북·미 대화가 지속된다면 한·미 연합훈련 중단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한·미의 발표만 남겨 둔 상태다. 북한은 한·미 훈련을 최대의 위협으로 간주하며 중단을 요구해 왔다. 2013년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방북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에게 “B52 공습의 기억이 (북한 사람의) DNA에 박혀 있다”면서 전략폭격기, 스텔스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미의 대규모 훈련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냈다. 비핵화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로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북ㆍ미 정상이 동의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이다. 곧 있을 동창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장의 폐쇄를 비롯해 눈에 보이는 비핵화 조치가 잇따를 것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14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 대화가 재개되자 한·미는 지난 3, 4월 키리졸브, 독수리훈련을 축소 실시했다. 이 훈련들의 규모 축소나 일시 중단은 비핵화의 진전과 진정성을 보면서 한·미가 수위를 조절하면 된다. 한·미 훈련 중단으로 대북 연합전력이 취약해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일상적 훈련은 지속되는 데다 그간의 양국 군 대비태세로 미뤄 볼 때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더욱이 ‘2년 반’이란 시한이 붙은 비핵화다. 군사훈련을 잠시 멈추고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있겠는가.
  • [씨줄날줄] 왕회장 소떼 방북 20주년/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왕회장 소떼 방북 20주년/김성곤 논설위원

    1998년 6월 16일 오전 10시 소떼 1차분 500마리를 실은 트럭 50대가 판문점 인근 군사분계선에 집결한다. 당시 83세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직접 소고삐를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휴전 이후 군사분계선을 통한 민간인의 방북은 그가 처음이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철학자 기 소르망(전 파리정치대 교수)은 ‘20세기 최후의 전위예술’이라고 격찬한다. 이 길은 ‘소떼길’로 불린다.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길에 소나무를 심고 ‘평화와 번영’을 기원해 의미를 또 하나 추가했다.강원도 통천에서 아버지의 소 판 돈 70원을 훔쳐 도망친 뒤 현대그룹을 일군 이른바 왕회장에게 소는 아버지이자 고향이었다. 그래서 그는 충남 서산농장에서 소를 길렀다. 직원들이 북한에 보낼 소로 1000마리를 준비하자 왕회장은 시작의 의미가 있는 1001마리로 맞추라고 지시한다. 암소는 북한에서 새끼를 낳을 수 있도록 인공수정을 시켰고, 고향 통천은 물론 자강도, 양강도 등 5개 도에 골고루 보냈다. 왕회장은 1989년 1월 24일 북한을 방문해 ‘금강산 개발 의정서’를 체결했다. 그 뒤 10년이 다 된 1998년에야 소떼 방북과 금강산 관광(11월)이 성사된 것을 보면 대북 사업은 그야말로 ‘소걸음’이었다. 이 대북 사업을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이어받아 2000년 북한으로부터 개성공단 사업과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명승지(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관광 등 이른바 ‘7대 사업권’을 따낸다. 대신 북한에 5억 달러를 전달해 ‘대북송금 사건’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이후 남편 정 회장의 뒤를 이어받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해 2007년 12월 시작한 개성관광까지 성사시킨다. 그러나 금강산·개성 관광은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그 즉시,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각각 중단됐다. 현대그룹이 그간 12억 5000만 달러를 들여 북한에 구축한 시설과 사업권은 모두 동결됐다. 최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차례 정상회담과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기대대로 남북 관계가 잘 풀리면 현대가 추진하던 기존 사업들이 재개돼 ‘소떼 방북 20년’ 만에 제대로 된 결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남북 경협은 방대하다. 국가가 혼자 할 수도 없고, 한 기업이 주도할 수도 없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그야말로 소걸음으로 차분히 준비했으면 좋겠다. sunggone@seoul.co.kr
  • 유전자 스위치 ‘ON’ 딸이 아들로?

    유전자 스위치 ‘ON’ 딸이 아들로?

    유전자 스위치를 끄고 켜는 것만으로 ‘원더우먼’이 태어난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처럼 여자들만 사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을까.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애버딘대 의과학연구소,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산부인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몽펠리에대 인간유전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암컷을 수컷으로 바꾸는 DNA 스위치를 발견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5일자에 발표했다. 모든 인간 배아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면 여성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유전자 초기 단계에 특이 변화가 발생하면서 남성의 성을 갖게 된다. 연구팀은 생쥐 배아 실험 결과 Y염색체에 있는 ‘SRY’라는 유전자가 배아 발생 초기 단계에서 변화를 일으켜 수컷의 특징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SRY 유전자에 ‘Sox9’ 유전자 스위치를 켜면 배아가 수컷으로 발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로빈 러벌배지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생식샘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게 도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 원인을 규명하는 데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개는 기름진 음식 좋아해…고양이는 탄수화물 선호

    [반려독 반려캣] 개는 기름진 음식 좋아해…고양이는 탄수화물 선호

    앙숙 같기도, 절친 같기도 한 개와 고양이는 식성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리건주립대의 진 홀 교수 연구진은 개 17마리와 고양이 27마리 등 총 44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총 4가지 타입의 먹이를 주고 먹게 했는데, 각각의 먹이는 겉보기에 맛의 차이를 알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 ●고양이는 음식 섭취량 조절… 체중 유지 4가지 타입의 먹이의 차이점은 영양소다. 각각의 먹이는 고지방, 고탄수화물, 고단백질, 혼합영양소 등 각기 다른 영양소로 만들어졌으며, 연구진은 실험에 이용된 개와 고양이가 어떤 영양소가 더 많이 함유된 먹이를 먹는지 등의 습관을 관찰했다. 그 결과 개의 경우 대사 요구량과 체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칼로리를 섭취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고양이의 경우 시간 제한을 두지 않았는데도 먹이를 양껏 먹지 않고 음식의 영양소 밀도에 따라 섭취량을 조절함으로써 체중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또 개의 경우 평균적으로 지방에서 41%, 탄수화물에서 36%의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고양이는 이 비율이 탄수화물 43%, 단백질 30%로 나타났다. 즉 개는 주로 지방을, 고양이는 탄수화물을 선호하며 이를 통해 신진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 ●개·고양이 나이·몸집 따라 다른 영양소 선호 이와 별개로 어린 고양이는 나이가 든 고양이에 비해 단백질 섭취를 더 원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개의 경우 강아지는 고단백 식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양이와 반대로 몸집이 큰 개가 단백질로부터 칼로리를 섭취하려는 성질이 더욱 강했다. 연구진은 “개와 고양이 모두 나이와 몸집에 따라 각기 다른 영양소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들이 무엇을 선택하고 먹느냐에 따라 생리학적 기본 특성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실험생물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일본 기자가 맞춰 본 ‘김정은’이라는 퍼즐

    일본 기자가 맞춰 본 ‘김정은’이라는 퍼즐

    김정은/고미 요지 지음/배성인 옮김/지식의숲/296쪽/1만 5000원“현명한 조선인민 국군 육해공군 및 전략로켓군 장병 여러분….” 2012년 4월 15일 오전 10시 15분 평양 김일성광장.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열린 인민군 열병식에 수만 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검은 인민복 차림의 한 젊은이가 낮은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런 자리가 익숙지 않은 듯 그는 시종일관 고개를 숙인 채 연설 중 몸을 흔들어댔다. 100㎏에 이르는 체구에 옆으로 바짝 치켜 깎은 머리는 과거 김일성 주석을 연상케 했지만, 몇 가닥 내려온 머리카락이 그의 앳된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줬다. 김정일의 뒤를 이은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지난해 미사일 개발과 핵실험으로 한반도를 초긴장 상태로 몰아가더니, 돌연 올해 1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하겠다고 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12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만났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와 같은 행보다. 도쿄신문 편집위원인 고미 요지가 ‘김정은’(지식의숲)으로 그를 분석했다. 고미 요지는 김정은에게 독살된 것으로 알려진 이복형 김정남과 생전에 인터뷰하고 2012년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중앙M&B)를 낸 이 분야 전문가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김정은을 잘 아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각종 보고서와 단독 입수한 자료를 더했다. 베일에 가려진 김정은의 어린 시절부터 권력 장악, 그리고 갑작스러운 북한의 최근 변화에 이르기까지 김정은을 비롯해 그의 주변과 북한 정세를 심도 있게 다뤘다.저자가 보여 주는 권력 승계 과정의 일화는 김정은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 준다. 김정일은 “더는 세습에 의한 권력 승계는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2008년 뇌출혈로 쓰러졌다 일어난 뒤 생각이 바뀌었다. 김정일의 후계자 후보로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과 김정남이 있었지만, 둘 다 부적합했다고 고미 요지는 설명했다. 김정철은 부끄럼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다. 자유롭게 살기 원하는 김정남 역시 후계자감은 아니었다. 반면 셋째였던 김정은은 10대 때부터 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야심이 넘쳤다. 김정일이 가족회의에서 “후계자는 정은이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히자, 그의 고모인 김경희가 “분별도 없는 아이에게 어떻게 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느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정은은 그 자리에서 크게 화를 내며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내던지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스위스에서 공부하던 시절, 한 번은 여동생 김여정이 김정은을 “작은오빠”라고 부르자 화를 내기도 했다. 김여정은 그때부터 김정은을 “큰 대장 동지”라 부르게 됐다. 김정은이 제멋대로의 행보를 보이는 이유도 여러 사례로 분석했다. 저자는 이와 관련, “20년 동안 천천히 지도자로서 착실히 바닥을 다져 온 김정일과 달리 몇 년 만에 승계한 점, 생모인 고용희가 일본에서 태어난 귀국자라는 사실을 비롯해 후계자로서 여러 콤플렉스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집권 초반 고모부 장성택, 현영철 인민무력상(국방장관) 숙청의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던 일화로 설명한다. 예컨대 장성택이 쓰러질 정도로 술을 마시고 “이대로 두면 나라 망한다”는 말을 잠꼬대처럼 중얼거린 일, 현영철이 집에 도청장치가 설치된 것도 모른 채 “젊은 지도자를 모시는 게 힘들다”고 투덜거렸다가 김정은의 미움을 샀던 일 등이다.핵무기와 운반용으로 사용하는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분석도 흥미롭다. 김정일과 김정은 부자가 등장하는 실록소설 ‘야전열차’를 비롯해 북한의 핵연료봉 추출 시기를 다룬 ‘영생’과 같은 소설, 그리고 한국에서 경호를 받는 주요 탈북자들과의 인터뷰 내용 등을 함께 수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까지 핵무기를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에 관해 저자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김정은이 펼치는 ‘핵과 미사일 정책’, ‘경제 정책’, ‘대외 관계 정책’ 등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면밀하게 파헤친다. 일본인 시각으로 서술한 부분들이 다소 불편하지만, 현재까지 파편으로만 알려졌던 김정은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가장 구체적으로 구성한 책으로 꼽을 만하다. 김정은의 행보 덕분에 그에 관한 경계가 잠시 무뎌졌지만, 저자는 여전히 김정은이 불안한 독재자라고 강조한다. “한반도에서 살얼음판 위를 신중히 걷는 듯한 위험한 날들이 이어질 것”이라는 저자의 경고도 새삼 다가온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폼페이오의 ‘2020년 비핵화 시간표’에 주목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20년 말까지 북한이 ‘주요 비핵화’ 조치를 달성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미 고위 당국자가 비핵화 시간표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2020년 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다. 이 시간표는 미국만의 희망 사항이 아닌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공동합의문에 담지만 않았을 뿐 센토사 정상회담에서 잠정 합의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서울에 온 폼페이오 장관은 어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도 시급성을 잘 알고 비핵화를 빨리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딱 2년 반 남았다. 북한의 의지만 확고하고,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2020년 말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지 않다. 이미 지난 5월 24일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리에 폐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조ㆍ미(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한 신뢰 구축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게 추가적인 선의의 조치들을 취해 나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추가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도 언급한 것처럼 동창리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장의 폐쇄가 될 것이다. 미래의 핵·미사일 포기의 첫발을 떼는 셈이다. 영변 핵시설 사찰이나 핵무기, ICMB 폐기와 반출도 곧 개최될 북·미 고위급 및 실무회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북·미가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상호 진정성을 확인한 만큼 남은 것은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실천뿐이다. 비핵화 과정에서 최대 난관은 사찰과 검증일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부분에서도 “심도 있는 검증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이해한다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북·미 대화가 지속되면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비핵화에 힘을 보탰다. 북·미의 비핵화 걸음에 속도가 붙어야 할 것이다. 어제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3국 공조야말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뒷받침하는 안전판이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북한 관영매체가 북·미 정상이 단계별, 동시 행동 원칙에 동의했다고 보도한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무시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후 제재 완화’ 방침과 상충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런 북·미 해석의 차이가 합의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 ‘완전한 비핵화’ 프로세스가 순항하려면 한땀 한땀 정밀한 협의와 조율이 필요하다.
  • ‘리처드 3세’ 스릴러로 볼까 광대극으로 볼까

    ‘리처드 3세’ 스릴러로 볼까 광대극으로 볼까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걸작 ‘리처드 3세’가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지난 2월 배우 황정민이 리처드 3세를 연기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각각 독일과 프랑스 연출가의 작품이 관객을 찾는다.LG아트센터는 14~17일 독일 거장 토마스 오스터마이어가 연출한 버전을 선보인다. 오스터마이어의 ‘리처드 3세’는 2015년 베를린에서 초연된 후 그해 아비뇽 페스티벌과 2016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관객 앞에서 자신의 악행을 설득하고 정당화하는 ‘리처드 3세’는 희곡이라기보다 한 편의 심리 스릴러에 가깝다. 현대 실험연극의 중심지인 독일 샤우뷔네 베를린의 예술감독인 오스터마이어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연출로 한국 관객에게도 충격을 준 바 있다. 오스터마이어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관객은 리처드 3세에게 유혹 당해 공범자가 되고, 그의 사악함을 관객 스스로의 내면에서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관객의 심리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반원형 무대로 디자인됐다. 명동예술극장에서는 프랑스의 장 랑베르빌드가 연출한 ‘리차드 3세’가 오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3일간 무대에 오른다. 원작과 달리 40여명에 이르는 등장인물을 2인극으로 풀어냈다. 이번 작품에선 공동 연출을 맡은 로랑조 말라게라가 어릿광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해 ‘광대극’으로 표현된 ‘리처드 3세’를 만날 수 있다.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몽환적 분위기의 연출로 2016년 프랑스 초연 이후 프랑스 전역과 일본에서 공연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용진에게 코엑스몰이란…트렌드를 읽는 新사업 실험장

    정용진에게 코엑스몰이란…트렌드를 읽는 新사업 실험장

    스타필드 코엑스몰이 명실상부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테스트베드’로 거듭나고 있다. 신세계의 각종 사업적 실험이나 신규 브랜드 개장을 코엑스몰에서 먼저 선보이며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다.●야심작 ‘삐에로쇼핑’ 1호점 개장 주목 14일 유통업계와 신세계 등에 따르면 이마트의 새로운 쇼핑 채널 ‘삐에로쇼핑’ 1호점이 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문을 연다.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직접 이 같은 소식을 밝히기도 했다. 삐에로쇼핑은 일본의 쇼핑 명소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했다. ‘펀’(fun)과 ‘크레이지’(crazy)를 콘셉트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전문점이다. 정 부회장이 “1년 동안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면서 애착을 드러낸 곳이기도 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각종 잡화 등 기존의 국내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매장도 보물찾기 느낌이 나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버거플랜트’ 첫 번째 팝업스토어 선봬 지난 11일에는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한 수제버거 브랜드 ‘버거플랜트’의 첫 번째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데블스도어’, ‘쓰리트윈즈’ 등 외식 매장도 코엑스 1층에 열었다. 특히 버거플랜트는 신세계푸드가 1년에 걸쳐 수천명의 소비자 조사로 찾아낸 직화 그릴 방식으로 만든 패티와 자체 개발한 프리미엄 스펀지 도우 버터 번을 사용하는 등 개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장 직전 정 부회장이 직접 제품 시식에 나서는 등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다양한 소비자 계층 반응 손쉽게 살펴 업계에서는 코엑스몰이 국내 복합쇼핑몰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데다 강남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직장인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 반응을 살피기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엑스몰은 대표적인 도심형 쇼핑몰로 즉각적인 트렌드 변화를 살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이 정 부회장이 강조해 온 ‘문화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거듭나면서 애착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신세계가 약 60억원을 투자해 코엑스몰 중앙광장에 조성한 별마당도서관은 지난해 5월 개장 이후 1년 동안 20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들이며 집객 효과를 입증했다. 입점 매장의 매출 증대에도 기여했다는 평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분단 70년 만에 북미 관계정상화 큰 성과… 文, 더 적극 개입할 때”

    “분단 70년 만에 북미 관계정상화 큰 성과… 文, 더 적극 개입할 때”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담판을 통해 역사적인 ‘싱가포르 공동 성명’을 도출한 가운데 이날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다음주부터 북한과 후속 협상을 준비하는 등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이하 고),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양),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홍) 등 4명의 전문가에게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한 분석을 구하고 이를 대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들은 분단 70년 만의 북·미 관계정상화가 가장 큰 성과라며 이번 공동 성명을 통해 남·북·미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을 추진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문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때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대담 내용.→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성공 혹은 실패 중 하나를 골라 설명해 달라. 고 분단 70년 만에 양 정상이 만난 것만으로 성공이다. 또 한반도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과정)의 큰 밑그림을 완성했다. 문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로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이 나왔는데 6월 12일 싱가포르 공동 성명으로 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하는 ‘남·북·미 평화 프로세스’가 완성됐다. 양 첫 만남에서 양 정상이 신뢰를 형성했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이다. 과거 모든 문제의 근원은 불신에서 시작됐다. 신뢰가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다. 특히 양 정상이 첫 만남부터 체제안전보장과 비핵화에 대해 확약하면서 상호 신뢰를 표시했다. 홍 저 역시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겠다. 무엇보다 북·미 정상이 직접 서명한 공동선언문이 나왔다. 물론 세기적인 회담이라는 높은 기대 때문에 구체성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이 포함됐고 실천력도 담보됐다. 신 아직 성공, 실패를 평가하기 어렵다. 기간을 두고 봐야 한다. 외교는 과정이 중요하지만 굳이 이번 정상회담만 평가하자면 합의문의 내용이 불충분하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후속 조치를 통해 실질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이행을 담보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보겠다. →과거의 북·미 합의와 비교해 싱가포르 공동 성명의 의미를 설명한다면. 홍 역사상 처음으로 북의 비핵화에 대해 북·미 정상이 직접 합의하고 공동으로 선언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2000년 ‘북·미 공동 코뮈니케’와 유사한 구성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엄밀히 분석하면 이번 성명은 매우 방대하게 비핵화 전반의 실행을 담고 있다. 공동 성명 1항에서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양국 국민의 바람에 따라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한다’며 관계 정상화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 특히 의미 있는 진전이다. 양 같은 생각이다. 그간의 합의서는 고위급이나 실무자 간에 체결됐다. 이번은 양 정상의 합의문이다. 과거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향후 이번 정상 성명을 이행하는 고위급 회담이 열릴 텐데 그 결과를 과거의 합의서와 비교하는 것이 맞겠다. 남북도 2000년 남북 정상선언 이후에 후속 장관급 회담을 열면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싱가포르 공동 성명도 고위급 회담에서 내용을 얼마나 촘촘하게 담느냐가 중요하다. 고 과거의 합의는 특정 현안에 대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식이었다. 예를 들어 제네바 합의(1994년)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협상이었다. 9·19 공동 성명의 경우 비교적 완성된 그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 성명과 내용상 비슷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합의문 내용 외에 양측이 신뢰를 위한 선제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멈추겠다고 했고 북한은 이미 선제적으로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했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신 내 생각은 다르다. 공동 성명 문안을 보면 과거 합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2000년 북·미 공동 코뮈니케와 내용과 구조 모두 비슷하다. 또 비핵화 문제는 제네바 협정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마도 제네바 합의를 기본으로 협상한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 협상팀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향후 새로운 북·미 관계는 어떤 식으로 수립될까. 홍 싱가포르 공동 성명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서 합의문 외에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관련한 이면 합의나 가이드라인이 잡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이면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핵심은 ‘자발적 조치’로 본다. 따라서 만일 향후 한두 달 내에 신속하게 북의 자발적 비핵화 조치가 가시화되면 이를 명분으로 삼아 관계 정상화 역시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7월이나 9월에 종전선언이 있을 경우 이를 모멘텀으로 북·미 연락사무소나 상주대표부가 개설될 것 같다. 또 양측이 올해 연말까지 비핵화, 체제안전보장과 관련해 자발적 선제 조치를 ‘의미 있게’ 주고받는다면 내년 초부터는 국교정상화 협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고 무엇보다 상설적인 대화 창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연락사무소나 뉴욕 접촉사무소 등을 통해 간헐적인 대화가 아니라 체계적인 상호 접촉이 이뤄지도록 할 것 같다. 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연락사무소 개설로 시작해 비핵화가 완료되면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순서로 진행될 것이다. →문 대통령의 향후 역할에 대해 제언한다면. 양 지금까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책은 ‘함께’가 핵심이었다. ‘국민이 함께, 남북이 함께, 국제사회가 함께’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선순환돼야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끌 수 있다. 앞으로도 이 선순환을 유지하려면 남북 관계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간 남북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평화의 문을 열었다. 또 북·미 정상회담으로 평화의 문을 조금 더 넓혔다. 이제는 운전자,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다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주변국 관계를 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하나하나가 이제는 다 중요하다. 지금까지도 ‘외교 강행군’을 했지만 더욱 심화해야 한다. 홍 그간 중재자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남·북·미를 실질적으로 결속하는 ‘당사자 역할’로 변화해야 한다. 우선 오는 7월 또는 9월에는 종전선언을 할 수 있도록 모멘텀을 만드는 작업에 총력을 다하길 제언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에서 평화협정을 언급했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평화협정이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신 비핵화가 우선이다. 비핵화가 안 되면 제재 해제도 안 되고 남북 관계 개선도 안 된다. ‘비핵화는 북한과 미국이 풀어가야 한다’는 그간의 입장에서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남한도 비핵화 문제의 당사자로서 의지를 보이길 바란다. →비핵화 국면이 과거와 완전 다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예상 시기는 언제가 될까. 고 현재 상황이면 김 위원장이 비핵화 속도를 굳이 늦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종전선언은 빠르면 7월 27일(정전협정 기념일)에 할 수 있다. 사상·이론을 조정하고 정책적 전환을 통해 경제 발전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도 여유가 없다. 특히 경제발전을 막는 제재·압박을 해제하려면 비핵화 조치도 빨라져야 한다. 반면 평화협정은 외려 아주 늦어질 수 있다. 통상 평화협정 뒤에 북·미 수교 체결이 이어질 것으로 봐 왔는데 이번 공동 성명을 보면 외려 관계 정상화가 더 강조됐다. 신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평화협정은 법적인 합의 문서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평화협정에 대한 준비는 미리 할 수 있지만 서명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된 다음에 할 것으로 본다. 양 싱가포르 공동 성명 3항(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할 것을 약속한다)에 명시한 대로다. 이미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연내 종전선언과 향후 평화협정을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곧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 간에 이를 토대로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 →향후 비핵화 국면에서 중국이 변수라는 분석이 많다. 신 중국이 제재 이행을 하지 않으면 북한의 몸값만 높아지는 게 현실이다. 중국을 견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미 종전선언이 거론되는데 (정치적 합의인) 종전선언 자체는 의미가 크지 않다. 따라서 종전선언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 중국이 북의 비핵화를 위해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북이 비핵화를 거부하면 함께 제재를 강화하고 반대라면 북의 비핵화 단계에 따라서 함께 교류 확대와 경제 지원을 하면 된다. 양 한반도 문제는 국제적 성격이 있다. 당사자인 남북이 가장 중요하지만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주변국인 미국, 중국 등의 지지와 협조도 상당히 중요하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서로 분리돼 있다면 상관없지만 이 둘이 선후 관계로 연계돼 있다면 양쪽에 4자 모두 참여하는 게 현실적 해법이 아닌가 싶다. 고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중국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도착하는 장면을 그대로 보도했다. 고의적인 노출이라고 봐야 한다. 북 내부에서 미국을 신뢰하며 협상을 하는 것을 우려할 테니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보여 주며 안심시킨 것이다. 이런 북한의 입장을 볼 때 중국을 배제하기는 힘들 것이다. 홍 입장이 다소 틀리다. 지금까지 빠른 속도로 비핵화 국면이 지속된 것은 남한이 미국과 북한을 중재하는 남·북·미 3자 구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4자 구도가 되면 한·미 대 북·중의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즉 속도감을 위해 종전선언까지 혹은 비핵화 및 체제안전보장의 초기 조치가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남·북·미 삼각체계를 보다 견고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란 문구가 공동 성명에 포함돼 논란이 불거졌다. 홍 ‘완전한 비핵화’는 CVID란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북한을 배려한 ‘정치적 어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완전한 비핵화’를 CVID 중 CD만 충족시켰다고 보기도 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 ‘완전한 비핵화’는 CVID를 포괄할 뿐만 아니라 비핵화의 정치적 과정도 포함하는 보다 큰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양 그간 미국이 CVID가 목표라고 강조했지 정상회담 합의서에 명시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또 공동 성명에 명시된 ‘완전한 비핵화’가 결국 CVID다. 합의문과 그 이면의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이행 의지’를 CVID라고 받아들였으니 합의를 한 것 아니겠나. 일각에서 CVID를 충분히 논의하기에 회담 시간이 부족했다는데 그간 실무자들이 긴 시간 수많은 얘기를 나눠 왔다. 고 CVID는 원래 네오콘이 북한의 굴복을 위해 ‘선 비핵화’를 요구하며 내놓은 말이다. 북한이 이대로 받아들인다면 굴복을 의미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신 주체적 용어인 ‘완전한 비핵화’를 제시하고 CVID와 같은 의미라고 설명했을 것이다. 신 난 반대로 공동 성명에 CVID를 포함시켰어야 한다고 본다. ‘완전한 비핵화’의 의미는 모호하다. 반면 CVID는 검증을 받고 다시 핵개발을 하지 않는 조치라는 점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 모습’을 뜻한다. 북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CVID를 못받을 이유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언급하면서 일각에서 안보 우려를 제기했다. 양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을 위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괌에서 출발하는 4대 전략자산 동원 훈련은 북한에 안보 우려 사항이 될 수 있고 비용이 상당히 유발된다는 것이다. 즉 한·미 군사훈련 중단으로 비용도 안 들고 안보 우려 사안도 해소되고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원칙에도 부합한다. 다만 이런 문제는 북·미 간 논의 전에 한·미 간의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또 그 연장선에서 남·북·미 간에도 먼저 논의돼야 한다. 고 북·미 적대관계 해소의 상징적인 선행 조치라고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울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월드피플+] 체외수정으로 미혼부 된 40대 남성, 두 아이 아빠 되다

    [월드피플+] 체외수정으로 미혼부 된 40대 남성, 두 아이 아빠 되다

    체외수정을 통해 스스로 미혼부가 되기로 결심한 40대 남성이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에 따르면, 미네소타주에 사는 남성 톰 가든(48)은 지난 10년 간 일에 빠져 살았다. 자녀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누군가와 데이트할 시간도 없었다. 그런 그를 변하게 만든 것은 바로 사촌의 지적이었다. 3년 전 가든의 사촌은 ‘집안의 대가 그에게서 끊길 것’이라고 말했다. 일에서도 공허함을 느낀 가든은 나이 50세가 다 되서도 가정을 꾸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어머니와 체외수정(IVF)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클리닉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응원을 보냈고, 결국 가든은 미혼부가 되는 힘든 과정에 뛰어들었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이스라엘 출신의 난자 기증자를 원했다. 아기를 수태할 대리모를 선택 찾았고, 광범위한 종합검진과 심리학적 실험을 통과했다. 기나긴 과정 끝에 가든은 2016년 6월 첫 아들 조셉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 3월에는 딸 타일라도 태어났다. 그는 “아이를 안는게 낯설어 몇 개월 동안 산후 도우미의 도움을 받았다”면서도 “아빠가 되는 기회를 가지는 것, 두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것은 축복”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체외 수정을 도운 의사 토마스 몰리나로는 “대부분의 독신 남성들이 아빠가 되기에 너무 늦었다거나 여성 배우자 없이 부모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톰과 같은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체외수정을 통해 아이를 원하는 미혼부들이 증가할 것이다. 독신 남성들에게 여성 없이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네 번째 아이까지 가지고 싶다는 가든은 아이들에게 출산 과정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이들에게 ‘아빠가 너희를 너무 원하고 사랑해서 이 세상에 데려왔다. 너희는 매우 특별하다’고 솔직히 말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엔비씨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디지털 아트와 함께 거니는 한국미술산책

    디지털 아트와 함께 거니는 한국미술산책

    韓 대표작 재해석 작품도 전시지름 2.5m의 거대한 구가 부르르 떨다 땀 흘리듯 물을 뿜어낸다. 알 수 없는 소리를 쏟아내기도 한다. 관람객들이 안내된 앱을 휴대전화에 다운로드하면 구가 이들의 전화기에서 수집한 소리를 수집하고 가공해 중계하는 것이다. 관람객들의 참여, 진동과 소리, 물 분사 등 구 안의 시스템을 통해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셈이다. 이 시대 예술의 역할과 의미를 탐색하는 박기진의 ‘공’이다. 인공지능 딥러닝, 로보네틱스, 빅데이터 등 최신 첨단 기술을 작품에 끌어들여 미래의 인간과 사회, 기계 사이의 관계를 실험하는 작품도 있다. 조영각의 ‘깊은 숨’은 로봇팔에 부착된 카메라로 관람객의 움직임을 포착한 뒤 이미 입력된 빅데이터 등과 결합해 5m 크기의 영상에 투사한다. 하나같이 서울시립미술관이 개관 30주년 기념전을 ‘디지털 프롬나드’(디지털 산책)라고 이름 붙인 이유를 가늠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8월 15일까지 열리는 전시의 밑그림이 된 것은 미술관이 지난 30년간 모아 온 소장품이다. 미술관은 4700여점의 소장품 가운데 ‘자연’과 ‘산책’을 열쇳말로 꼽아 그에 어울리는 소장품 30점을 추렸다. 젊은 작가 10명에겐 디지털 미디어로 소장품과 미술관, 미술의 의미와 역할을 재해석하는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우리 미술사의 주요 장면이 된 대표작들 사이사이에 디지털 미디어 아트들이 자리해 관람객들에게 갖가지 해석과 의문의 파동을 일으킨다.네 개의 섹션으로 나뉜 전시는 각 방을 이루는 작품들의 주요 키워드를 해시태그로 제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여경환 큐레이터는 “전시장의 2층과 3층, 복도와 계단을 천천이 거닐다 보면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산책자가 되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관람객 각자가 자신만의 자유로운 동선과 고유한 해석으로 키워드를 만들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소장품들은 ‘자연’과 ‘산책’이라는 키워드에 어울리는 이미지와 색채, 상상력으로 미술관 안을 주유하는 관람객들의 걸음에 활력을 더한다. 꽃과 잡초의 리드미컬한 구성이 돋보이는 김종학의 ‘잡초’(1989), 분홍색 하늘로 생동감 넘치는 봄날을 그린 이대원의 ‘농원’(1985), 고대 수렵인들의 호방하고 대담한 기세를 담은 박노수의 ‘수렵도’(1961) 등이 전시장에 나왔다.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이성자, 천경자, 김창열, 이불 등 국내 주요 작가들의 작품들도 두루 볼 수 있다. 관람료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02)2124-88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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