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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AS] ‘숨 막히는 재난’ 미세먼지… 中만 보지 말고 특단 대책 세워라

    [뉴스AS] ‘숨 막히는 재난’ 미세먼지… 中만 보지 말고 특단 대책 세워라

    잦은 미세먼지로 한반도의 대기질이 ‘시계(視界) 제로’ 상황에 놓였다. 지난 13~15일에는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정부가 해마다 저감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체감도가 떨어진다. “미세먼지보다 추운 게 낫다”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다. 원인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2일 “미세먼지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25일 서해상에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 분석을 위한 ‘인공 강우’ 실험도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2022년까지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목표치인 17㎍/㎥로 줄이려면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겨울철 한파 후 대기질이 나빠지는 ‘삼한사미’(三寒四微)가 고착화되고 있다. 지난 13~15일에는 처음으로 수도권에 사흘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최고 농도 기록도 경신했다.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았던 날은 2018년 3월 25일 99㎍/㎥였으나 14일 129㎍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 오후 5시 서울에선 151㎍까지 측정되기도 했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국내 대기질은 개선과 악화의 양면이 읽힌다. 최근 3년간 전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6년 26㎍/㎥에서 2017년 25㎍, 지난해 23㎍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서울의 농도는 27㎍, 26㎍, 24㎍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농도가 높았던 지역은 오히려 충북(27㎍)과 전북(25㎍)이었다. 초미세먼지 ‘나쁨 이상’(35㎍ 이상) 일수도 전국 평균 59일, 수도권 72일, 서울 61일로 전년 대비 각각 1~6일 줄었다. 반면 대기질 악화가 수도권이 아닌 전국적인 상황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충북은 나쁨 이상 일수가 102일로 가장 많았고 전북(87일), 경북(77일) 등도 평균을 초과했다. 17개 시·도 중 전년보다 나쁨 일수가 증가한 지자체가 7곳이나 됐다. 특히 겨울철인 1~3월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15~2016년 30㎍이던 전국 평균 농도가 2017년 32㎍, 2018년 31㎍으로 오히려 악화됐다. 나쁨 이상 일수도 2015년 23일, 2016년 29일, 2017년 32일, 지난해 33일로 늘어났다. 사흘 중 하루꼴로 대기질이 안 좋았다는 얘기다. 중국의 대기질 개선과 국내 저감 노력으로 배출량이 감소했는데도 고농도 발생 빈도가 증가한 원인으로 기후변화 영향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27일 “겨울철 시베리아 찬바람이 약해지고 대기 정체로 오염물질의 체류 시간이 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늘고 있다”며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스모그로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우려했다.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 배출가스 증가와 이상 기후가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 효과를 상쇄시키고 있다”며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배출가스를 더 줄여야 하는데 결국 화력발전과 경유차에 대한 강력한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주 배출원은 전국 지역에선 사업장과 발전소, 수도권에선 경유차가 꼽힌다. 그러나 경제·산업, 국민 생활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위 조절이 어렵다. 대책은 나오고 있지만 예외사항도 적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미세먼지 저감 카드는 다 제시했지만 다 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루아침에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7일 시행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하루 배출량(147t)의 4.7%(6.8t)를 감축했다.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에 따른 감축이 평시 대비 37.3%(1.5t)였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 감축량(1.6t)을 포함하면 감축률이 46%(3.1t)였다. 또 화력발전소 11기에 적용한 ‘상한 제약’을 통해 2.3t을 줄였다. 수도권에서 노후 경유차와 화력발전 제한에 따른 저감량이 전체의 80%(5.4t)를 차지했다. 그러나 미세먼지 우려와 각종 규제에도 경유차 선호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 건강을 걱정하면서 미세먼지 배출원을 고려하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다. 2011년 36.3%이던 경유차 비중이 2017년 42.5%(958만대)로 높아졌다. 2015년에는 처음으로 신규 자동차 등록에서 경유차가 휘발유차를 추월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유차 퇴출 ‘시그널’을 보냈지만 민간과 산업계를 동요시킬 동력으로 부족한 것 같다”면서 “유럽처럼 경유차 생산 중단을 공식화하고 매년 친환경차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의 적극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탄발전 대책도 ‘엇박자’다. 탈원전 영향으로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석탄발전 가동률이 되레 상승했다. 국내 석탄발전 가동률은 2016년 36%에서 2017년 43.1%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도 40%대를 유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2~14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국은 ‘기후 악당’으로 불리며 국제 환경단체로부터 지탄을 받기도 했다. 산업부가 오는 4월부터 환경비용을 반영하는 ‘환경급전’을 도입한다. 유연탄 제세부담금이 ㎏당 36원에서 46원으로 오르는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는 ㎏당 91.4원에서 23원으로 내린다. 2017년 기준 석탄발전소 61곳이 배출한 미세먼지는 2만 6612t으로 LNG 발전소 167곳 배출량(560t)의 47.5배에 이른다. 발전 비용이 낮다 보니 석탄발전은 ‘상한 제약’이 적용됐음에도 가동률이 90%에 달했지만 LNG 발전은 30~40%에 머물고 있다. 당장 석탄 사용을 줄이는 게 어렵다면 세금 인하와 함께 LNG 사용을 늘리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때 석탄발전 쿼터를 축소하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송찬근 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경제·산업 논리에 밀려 우선순위를 따지고 시기 조절이 불가피했던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동시적이고 전방위적인 대책이 도입돼야 저감 효과를 높일 수 있고 시기 단축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대책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은 중국 대응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포함해 그동안 국내외 조사에서 평시 미세먼지 발생의 중국 비중이 약 34%로 분석됐다. 고농도일 때는 60~70%로 올라간다. 국민들은 우리 정부가 국제소송을 비롯해 중국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정부와 전문가들은 한·중 협력 확대와 국내 저감 노력을 주문한다. 중국이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기에 자칫 공조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월경성’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국가 간 배상 사례가 없어 외교적 교섭을 통한 문제 해결이 낫다는 판단이다. 중국의 저감 대책에 성과도 있어 분쟁을 통한 ‘실익’이 없다는 현실론도 반영돼 있다. 지난 22~23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환경협력 국장회의에서 의미 있는 협의안이 나왔다. 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 구축과 하반기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동북아 장거리 대기오염물질(LTP) 연구 요약보고서 발간을 확인했다. 중국은 10일 전 미세먼지를 예보하고 3일 전 예·경보를 발령하는데 신뢰도만 확인되면 국내에서 이를 사전 활용할 수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北 김혁철 급부상…북핵협상 이원화되나

    北 김혁철 급부상…북핵협상 이원화되나

    최선희 실무협상 대표와 역할 분담 관측 태영호 “전략통 金, 비핵화 부분 맡을 듯”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가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새로운 카운터파트로 알려지면서 기존 실무협상의 대표격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역할 분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대사가 최 부상의 실무협상 대표 역할을 대체하기보다 두 사람이 비핵화 협상을 이원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7일 “김 전 대사가 최 부상 대신 비핵화 협상의 단일 창구 역할을 하는 거라면 최 부상이 지난 19~2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건 대표를 만날 필요가 없었다”며 “비핵화 문제는 단일 창구로 협상하기엔 방대하기에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를 이원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김 전 대사가 전략부서인 9국(정책국)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전략통인 반면 최 부상은 행동부서인 5국(미국담당국)을 맡고 있기에 김 전 대사는 큰 틀의 비핵화 프로세스, 최 부상은 단계별 구체적 조치에 대한 협상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캔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선임국장은 지난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김 전 대사가 비핵화, 최 부상이 평화체제 관련 실무협상을 담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스 국장은 최 부상이 배후에서 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실제 협상은 김 전 대사가 나설 수도 있다고 봤다. 김 전 대사가 다음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어떤 역할로 참석하느냐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전략과 목표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에 “북한은 실무협상을 거부하는 알러지 반응이 있는 것 같고, 김 전 대사의 투입은 효과적인 실무급 협상이 되지 못하도록 더욱 저항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김 전 대사가 6자회담과 북한의 1차 핵실험 대응에 공로를 세운 것을 인정받아 2009년 30대에 이례적으로 9국 부국장, 2012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참사(부상급)로 승진했다고 소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흔들의자나 해먹에서 자면 기억력 좋아진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흔들의자나 해먹에서 자면 기억력 좋아진다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잘 알려진 ‘100일의 기적’이라는 단어가 있다.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나야 비로소 밤잠을 잘 이뤄 부모들이 한 시름 놓는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물론 백일이 지난 뒤에도 밤낮이 뒤바뀌어 있어 부모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럴 때도 아이를 안거나 그네 형태의 침대에 눕혀 흔들어주면 스르르 잠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생물학자들이 어른들 역시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깊이 잠들지 못할 경우 아이들의 경우처럼 흔들의자나 해먹에서 약간 흔들리는 분위기에서 잠들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더군다나 잠자는 동안 기억력과 관련된 중추를 강화시킨다는 부가적 효과도 있다고 한다. 스위스 로잔대 생물학 및 의학부, 통합유전체학센터, 스위스 정서과학센터, 제네바대 의대, 제네바대학병원 수면의학센터 공동연구팀은 잠자는 동안 약간씩의 흔들림이 숙면과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4일자에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면시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움직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와 사람에 대해 각각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18명의 젊은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침대에서 잘 때와 일반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잠자리에서 잘 때의 잠에 빠져드는데 걸리는 시간과 숙면시간, 그리고 자는 동안의 뇌파를 함께 측정했다. 그 결과 평소 잠을 잘 자는 사람이라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더 빨리 잠이 들었고 더 긴 시간 깊이 잠들었으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 역시 쉽게 잠에 들고 숙면을 취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기억력 측정을 위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잠들기 전에 일련의 새로운 단어들을 외우도록 했다. 흔들리는 침대와 그렇지 않은 침대에서 잠들게 한 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단어를 얼마나 빨리, 그리고 많이 기억해내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흔들리는 침대에서 잠든 사람들이 더 많은 단어를 더 빨리 기억해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사람 이외의 종에서도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생쥐들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흔들리는 환경이 더 빨리 잠들게 만들고 깊이 잠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흔들림이 수면과 기억의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 시상피질에서 발생하는 신경활동을 돕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45분 정도의 낮잠을 자는 동안에도 약간씩의 흔들림이 피로를 회복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로렌스 바이엘 제네바대 의대(수면과학) 교수는 “숙면이라는 개념은 빨리 잠들고 중간에 깨지 않고 깊이 잠들 수 있는 상태”라며 “이번 연구는 약간씩의 흔들림이 숙면을 취하거나 불면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수면 부족이나 기억력 장애를 겪는 사람은 물론 밤잠이 부족해 고생하는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바이러스를 이용해 치명적인 안구 종양 치료한다

    바이러스를 이용해 치명적인 안구 종양 치료한다

    망막모세포종은 망막의 시신경세포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영유아에게서 나타나는 소아암 중 3~4%나 차지하고 있다. 질환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고 방치할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화학요법을 사용하거나 외과수술, 방사선 치료 등이 있지만 실명 같은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생쥐실험을 통해 종양조직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망막모세포종 치료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스페인, 프랑스, 스위스, 온두라스, 아르헨티나의 생물학자와 의과학자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암 세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심각한 부작용 없이 망막모세포종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3일자에 발표했다. 많은 과학자들이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 치료 방법을 찾아왔는데 망막모세포종에 대해서는 시도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열감기나 인후염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아데노바이러스의 일종인 ‘VCN-01’을 이용해 실험했다. 연구팀은 우선 VCN-01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안구 종양이 없는 정상적인 토끼의 눈에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는 토끼 눈에 염증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다른 신체부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고 6주 정도가 지난 뒤 자연적으로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 그 다음 연구팀은 악성 안구종양을 일으킨 생쥐의 눈에 VCN-01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가 주입된 생쥐는 아무런 치룔르 받지 않은 생쥐보다 외과 수술을 받아야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와 함꼐 고용량의 바이러스를 주입받은 생쥐는 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생쥐보다도 예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으로도 치료되지 않는 어린이 환자 2명을 대상으로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고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첫 번째 어린이는 치료 시기가 너무 늦어 외과 수술을 받아야 했으나 두 번째 어린이는 안구 내 종양세포를 줄어들게 만들고 파괴시킨 것으로 관찰됐다. 첫 번째 어린이의 안구 조직에서도 바이러스가 정상적인 눈 세포로 옮겨가거나 망막을 손상시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스페인 산후안 아동병원 산하 산후안데우 연구소의 종양학자 앙헬 카르보소 박사는 “동물 실험에서는 충분히 효과가 나타난 만큼 난치성 안구 종양으로 고생하는 어린이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종양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종양세포만 파괴하고 정상적인 안구구조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지만 지속적 치료방법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바이러스가 종양세포를 파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면역계에서 바이러스를 공격해 치료법을 완전히 무위로 돌릴 수 있을 가능성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셰일가스 채굴하려 히로시마 원폭 기술 쓰겠다는 중국

    셰일가스 채굴하려 히로시마 원폭 기술 쓰겠다는 중국

    중국이 셰일가스를 채굴하기 위해 원자폭탄에 쓰이는 기폭장치 기술을 이용할 계획을 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자오퉁(西安交通)대 장융밍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0여 년의 연구 끝에 강력한 충격파를 이용한 채굴 공법을 개발했다. 이 채굴 공법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기폭장치에 쓰인 기술과 같은 원리다. 어뢰처럼 생긴 기폭장치를 지하로 내려보낸 뒤 강력한 전류를 발생시키면 플라스마 형태의 이 전류가 엄청난 충격파를 주위로 내보내 암반을 깨뜨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핵무기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이 연구팀은 실험실 연구를 마친 후 오는 3월이나 4월 쓰촨(四川) 지역에서 이를 실제로 적용할 계획이다. 화학물질이 섞인 물을 대량으로 사용해야 하는 기존 수압파쇄공법과 달리 이 공법은 환경 측면에서도 더 나은 공법이라는 게 중국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중국은 31조 6000억㎥ 규모의 셰일가스를 보유해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자랑한다. 미국과 호주가 보유한 셰일가스를 합친 양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60억㎥에 그쳤다. 셰일가스를 적극적으로 채굴해 수출까지 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 내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의 6%에 불과한 수치이다. 이처럼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저조한 것은 지하 수백m에 매장된 미국의 셰일가스와 달리 중국 셰일가스의 80%가 지하 3500m의 깊은 땅속에 있는 까닭에 기존의 수압파쇄공법으로는 채굴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셰일(Shale·혈암)은 지하에 넓고 얇게 형성된 진흙 퇴적암층으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함유하고 있다. 수압파쇄 공법은 시추공을 뚫은 후 모래와 화학물질이 섞인 물을 고압으로 뿜어내 암반을 깨뜨려 가스 등을 퍼 올리는 공법을 말한다. 그런데 땅속 3500m에 있는 셰일가스에 이 공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압력의 물을 뿜어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기술로는 이를 감당할 펌프와 파이프를 만들 수 없다. 이 때문에 장융밍 교수팀은 10여 년의 연구 끝에 강력한 충격파를 이용한 채굴 공법을 개발한 것이다. 문제는 이 공법을 이용하다가는 자칫하면 큰 재난을 부를 수 있는 탓이다. 지하에서 강력한 충격파를 발생할 경우 인공 지진을 만들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연구팀이 새 공법을 시험할 쓰촨 지역은 2008년 8만 7000명의 사망자와 37만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쓰촨 대지진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인근에는 중국 최대의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댐과 세계 최대 규모의 화력발전소 등이 있어 셰일가스 채굴 당시 발생할 충격파로 인한 인프라 시설 붕괴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인공강우 실험, 이슬비는 내렸지만…빈손 가능성

    인공강우 실험, 이슬비는 내렸지만…빈손 가능성

    미세먼지를 인공비로 제거하려던 기상청의 계획이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인공강우 물질 살포를 위한 기상 항공기는 이날 오전 8시 52분 김포공항을 이륙해 오전 10시쯤 전북 군산시 인근 서해상에 도착했다. 인공강우가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는지 검증한다는 게 목표였다. 그동안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대한 분석은 연구 수준에 한계가 있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실험이 주목받았던 배경이다. 인공강우의 핵심은 구름이 빗방울을 떨어뜨릴 수 있게 물방울을 적당한 크기로 뭉쳐줄 수 있는 구름씨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따라서 맑은 날에는 인공강우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인공강우는 비를 내릴 수 있는 정도의 수증기를 포함한 구름에 비 씨앗을 만들도록 자극해 강수량을 증가시키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날 실험도 기상 상황에 따라 장소가 변경됐다. 당초 실험은 인천 옹진군에 속한 덕적도 부근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구름이 더 많은 군산 인근으로 변경됐다. 기상 항공기는 약 1500m(5천 피트) 높이에서 시속 35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오전 10시 13분부터 1시간 가까이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 연소탄 24발을 살포했다. 기상 항공기에 탑승한 연구진과 군산항에서 출항한 관측선에 탄 김종석 기상청장 등은 각각 하늘과 바다 위에서 구름 변화를 관찰했다. 이밖에도 이동 관측 차량, 육지의 도시 대기 측정망 등 다양한 장비가 동원돼 비가 내리는지를 확인했다. 이날 전남 영광 지역 해안가에서는 육안으로 이슬비가 관측돼 실험 자체는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미세먼지를 차단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전남 영광 지역에서만 약간의 이슬비가 관측됐을 뿐 실험 지역에서 0.1mm라도 강우량이 기록된 곳은 없었다. 관측선 기상1호에 탑승한 한 관계자는 “항해 시간이 길었지만 배 위에서 강수·강설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기상청이 미세먼지를 씻어내리기 위한 조건으로 언급한 10mm의 비가 이 지역에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인공비 실험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첫 실험 결과에 너무 성공 또는 실패의 잣대를 들이대면 기초과학이 발달하지 못한다”며 “앞으로 정밀한 분석으로 보완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실제로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에 대한 결과를 28일, 미세먼지 저감효과에 대한 결과는 한달 뒤 발표할 예정”이라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오뚜기 시정명령 방침…‘진짜쫄면‘ 포장에 면장갑

    오뚜기 시정명령 방침…‘진짜쫄면‘ 포장에 면장갑

    라면봉지에 흰 면장갑이 들어간 상태로 유통돼 행정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5일 경기 평택시와 식품업체 오뚜기에 따르면 A씨가 최근 마트에서 구매한 오뚜기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진짜쫄면’의 라면봉지 안에서 흰 면장갑이 발견됐다. 이 면장갑은 행사용으로 많이 쓰이는 것으로 면 위에 수프와 함께 올라간 채 들어있었다. A씨는 오뚜기 측에 항의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평택시는 지난 22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이 라면이 생산된 오뚜기 평택공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평택시는 현장조사에서 이 라면의 생산라인 근무자들은 다른 장갑을 사용하지만 같은 공장 안 다른 라면의 생산라인 근무자들이 문제의 면장갑과 같은 장갑을 사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대부분의 과정이 자동화된 생산공정 과정에서 면장갑이 올려진 채 포장될 수 있는지 수차례 실험했다. 실험에서는 면장갑이 면 위에 올라갔을 경우 포장은 되지만 마지막 점검단계에서 폐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시는 그러나 문제의 장갑이 같은 공장 안에서 사용된다는 점에서 장갑이 라면과 함께 포장됐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조만간 조사를 마무리하고 오뚜기에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오뚜기 측도 평택시의 조사 결과를 확인하고선 이 같은 조치에 동의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평택시의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자체점검을 통해 개선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시시콜콜] 인공강우와 미세먼지

    [시시콜콜] 인공강우와 미세먼지

    “필요한 것은 동남풍 뿐” ‘삼국지연의’ 속 제갈공명은 마치 하늘이 내린 책사인 듯 비와 바람을 불러오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동남풍을 부르려 며칠 째 단을 쌓은 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기행을 벌였고, 실제 그가 예고한 날 귀신같이 불어온 동남풍으로 조조 대군을 화공으로 전멸시켰다더라는 얘기는 삼국지를 읽은 이건, 읽지 않은 이건 모를 수 없는 유명한 얘기로 남게 됐다. 조조의 100만 대군에 맞서 유비와 손권 동맹의 10만 군사가 벌인 적벽대전은 삼국지연의 속 이야기 중 가장 짜릿한 백미였다. 위촉오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라는 구도를 완성시켜주는 소설 속 핵심 장치였는가하면, 제갈량의 신기묘산을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였다. 물론 적벽대전은 역사적 사실 여부는 물론이고, 실제 위치 또한 사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한, 허구에 가까운 스토리다. 제갈공명의 신묘한 능력 또한 그저 그가 당시 양자강 주변 지리와 기후 상황에 밝은 이였기에 가능한 설정이라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실제 비를 불러오는 능력은 누구에게도 있을 수 없었다. 서구 사회에서 ‘레인메이커’(rainmaker)라는 표현은 비를 기원하는 인디언 주술사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며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이를 칭송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비가 내릴 때까지 주구장창 제사 모시는 ‘인디언식 기우제’는 비를 향한 우직하면서도 집요한 의지를 증명해줄지언정 능력으로 평가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과학기술은 이미 제갈공명을 무색케할 만큼 발전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세계 50여 개국에서 날씨 조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공강우는 가뭄에 대한 대책 만큼이나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상하이엑스포, 2014년 난징청소년올림픽 등 주요 국제행사 때마다 인공강우를 통해 공기 질을 개선시켰다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최근 중국 생태환경부 고위 관계자가 “다른 사람을 맹목적으로 탓하기만 하다가는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며 한국의 미세먼지 대책을 비웃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배경이기도 했다. 한국은 인공강우 연구에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뒤늦게나마 환경부와 기상청이 25일 오전 전북 군산 지역 서해안에서 기상항공기를 투입해 인공강우 실험을 펼쳤다. 기상항공기에 구름 입자를 뭉치게 해 비를 만드는 물질인 요오드화은(Agl) 연소탄 24발을 싣고 구름 안에 살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확한 강우량은 26일 쯤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이번 인공강우 실험의 구체적 목적인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은 다음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전북 내륙 지방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이어서 저감 정도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올해 안으로 15차례에 걸쳐 인공강우 실험을 펼친 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인공강우 실험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인공강우 실험에 제갈공명과 같은 신묘함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인공강우를 위해 쓰이는 복합화학물질인 요오드화은 등을 살포할 때 해양오염, 토양오염 등 생태계 혼란에 대한 우려도 분명이 있다. 화학물질 부작용, 영향 등에 대한 연구도 인공강우 실험 연구와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수만 년 전 물려받아 잘 살아오던 지구 최근 백 년 남짓 동안 잘못 쓴 우리 탓이기에 이제라도 조심조심 다뤄야 한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폼페이오 “60일내 北-美 회담” 2월말→3월말로 연기?

    폼페이오 “60일내 北-美 회담” 2월말→3월말로 연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향후 60일이내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2차 정상회담이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백악관이 발표했던 시점 ‘2월 말’보다 길게는 한달 가량 미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직전까지 서로가 제시한 카드를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외견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북·미 협상 국면이 하루 사이에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팟캐스트를 운영 중인 미국 라디오 진행자 로라 잉그레이엄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60일 안에 북한과 새로운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우리에게 말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했다고 스프투니크 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60일 안에 하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로부터 60일째 되는 날은 3월 24일이다. 이에 따라 2차 정상회담이 백악관이 발표한 2월 말보다 길게는 한 달가량 미뤄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진행중인 북·미 협상이 여전히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5일 ‘미몽에서 깨어나 이성적으로 처신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국제사회에서 더이상 존재명분이 없는 대조선(대북)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면서 ““조·미(북·미) 협상이 반년 동안이나 공회전하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바로 허황한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주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폼페이오 장관이 진행자의 ‘부정확한’ 질문을 그대로 이어받아 되풀이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말실수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 교환으로 신뢰를 다지고, 북미가 스웨덴에서 첫 실무협상을 진행하는 등 외견상 순조롭게 이어가는 협상 국면이 하루 사이에 돌변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미 양국간) 실제 진전이 있었고 많은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한 뒤, “2월 말 (북·미) 정상이 만나면 우리가 상당한 조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다”고 2월 말 개최를 확인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4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방미 결과를 보고받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표하며 2차 정상회담 준비 방향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 문제와 관련해 성과가 없다는 언론 보도들을 ‘가짜뉴스’로 일축하며 내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거듭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 매체는 ‘김정은과의 1차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게 별로 없다’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 틀렸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쪽박만 차고 큰 전쟁이 일어날 뻔했던 지난 40년 이후 1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관계는 구축됐고 인질과 유해들은 원래 그들이 속했던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일본 상공이든 다른 어디로든 로켓과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고 있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핵 실험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일찍이 북한에 대해 성취했던 그 어떤 것을 능가하는 것이며 가짜뉴스도 이를 알고 있다”며 “나는 조만간 있을 또 하나의 좋은 만남을 기대한다. 많은 잠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프로야구] ‘괴물’ 강백호, 투타 겸업 실험

    [프로야구] ‘괴물’ 강백호, 투타 겸업 실험

    KT위즈의 괴물 신인왕 강백호(20)가 올해 투타 겸업에 나설까. 미국프로야구(MLB)의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처럼 한국프로야구(KBO) 리그에서 투수와 타자 양쪽에 재능을 보이는 기대주가 강백호다. 국내 리그에서는 과거 김성한 선수가 3할 타자와 10승 투수로 투타 겸업을 한 전례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느 한쪽을 잘하기도 쉽지 않다. 강백호는 지난해 데뷔 시즌을 고졸 신인으로 최다 홈런인 29개를 기록하고 타율 2할 9푼에 84타점을 성취한 타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서울고 재학 시절 투수·포수를 뛰며 투타 모두 재능을 보인 데다 올 들어서 스스로 투수도 하고 싶다는 의지를 은근히 드러낸 바 있다. 새로운 KT 사령탑이 된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강백호의 투수 기량을 시험해 본다는 방침이다. 이 감독은 투수 강백호의 임무로 중간 계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오는 29일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는 KT는 내달 1일부터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투수 강백호의 데뷔 가능성은 전훈 결과에 달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정은 “트럼프 믿고 함께 목표에 한발 한발 나갈 것”… 빅딜 기대감

    김정은 “트럼프 믿고 함께 목표에 한발 한발 나갈 것”… 빅딜 기대감

    비건·김혁철 라인 실무협의 주도할 듯 靑 “한반도 평화 실질 성과에 적극 지원” 北 “개성공단 등 남북교류 확대” 호소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친서를 교환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실무 준비에 착수하면서 양측의 ‘빅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 간에 새로운 채널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주도하는 실무 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 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했던 김영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회담 대표단을 지난 23일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결과에 만족을 나타냈고 2차 정상회담과 관련한 실무 준비에 대해 과업과 방향을 제시했다고도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았고 ‘훌륭한 친서’에 큰 만족을 표시했다고 소개했다. 또 김 위원장의 전언으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믿고 인내심과 선의의 감정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라며 “조·미(북·미) 두 나라가 함께 도달할 목표를 향하여 한발 한발 함께 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무협의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배석한 김 전 대사가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비건 특별대표가 새롭게 지명된 그의 카운터파트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고 전했다. 기존의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에서 교체되는 셈이다. 양측은 스웨덴에서 개최된 국제회의에서 서로의 속내를 탐색한 만큼 접점을 찾기 위한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동창리 핵실험장 폐기,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언급했던 북한은 이에 더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한 추가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대북제재의 일부 유예·면제, 조건부 면제 등으로 화답한다면 빅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이날 열린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도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이행하기 위한 정부·정당·단체 연합회의를 지난 23일 열고 남북교류의 전면적 확대를 골자로 하는 대남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의 재개 요구도 담겼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나는 스포츠로 사람의 콘텐츠 창출하는 개발업자”

    “나는 스포츠로 사람의 콘텐츠 창출하는 개발업자”

    20대 증권맨, 스포츠 매니지먼트로 전향 쯔엉 인천 입단 계기 베트남협회 朴 소개 “박 감독의 온정과 배려… 영웅 대접 이유”사계절이 뜨거운 베트남은 요즘 ‘박항서 신드롬’으로 더 뜨겁지만, 박항서 감독의 뒤에 아들 뻘인 이동준(34)씨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공식 직함은 디제이매니지먼트와 인스파이어드 아시안 매니지먼트(IAM), 두 회사의 대표이사. 그는 박 감독을 베트남축구협회에 ‘헤드헌팅’한 주인공이다. 그는 박 감독 이전에도 홍명보 감독의 중국 슈퍼리그(항저우 그린타운) 진출을 비롯해 전 북한대표팀 감독이었던 욘 안데르센 감독을 K리그 인천 사령탑으로 불러들였다. 이 대표는 2010년에만 해도 젊은 ‘증권맨’이었다. “평생의 꿈이 스포츠 마케팅”이라며 호기롭게 면접을 통과해 M자산운용에 입사한 이 대표는 3년 동안 신지애를 비롯해 회사가 후원하는 골프 선수들을 돌봤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 동메달을 계기로 에이전트 인생을 본격 개척하기 시작한 이 대표는 K리그 최초의 베트남 선수이자 현재 박항서 대표팀의 주축인 쯔엉 뜨엔 아이를 인천에 입단시켰다. 이 대표는 “축구 한류를 동남아시아에 수출하기 위해선 그들의 콘텐츠를 수입하고 이를 우리의 콘텐츠로 가공해 다시 수출한다는 ‘역발상’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쯔엉의 해외 진출을 눈여겨본 베트남축구협회는 이 대표에게 한국인 감독을 의뢰했다. 2017년 9월 당시는 협회가 국제대회 성적 부진으로 코너에 몰려 있던 때였다. 이 대표는 2시간 만에 ‘박항서’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이메일을 보냈고, ‘수출 오퍼’는 성공했다. 한 달 뒤 베트남을 찾은 박 감독에게 50명의 전·현 대표팀 명단을 건넸다. 그러나 그는 비행기는 물론 버스와 승용차를 타고 베트남 전역을 훑어 후보명단을 90명으로 늘렸다. 한 주에 베트남리그 경기를 7개씩 거르지 않고 ‘직관’한 결과였다. 이때 발굴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 스즈키컵 결승전 당시 선제 결승골을 넣어 MVP에 오른 33세의 응우옌 안둑이다. 이 대표는 “박 감독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이라면서 “소외된 이의 등을 쓰다듬는 온정과 아량, 배려는 베트남이 그를 영웅으로 생각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박 감독이 부임 2개월 만에 경질될 위기에 처할 뻔한 일도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U23(23세 이하) 대표팀의 M-150컵 2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2진급을 대거 출전시켜 1-2로 졌다. 더 중요한 대회인 U23 챔피언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선수들을 확인하려는 실험이었지만 베트남축구협회의 시선은 싸늘했고, 경질론까지 흘러나왔다. 이 대표로부터 분위기를 전해 들은 박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라이벌’인 태국을 10년 만에 이기는 쾌거를 거뒀고, 이후 ‘박항서 매직’은 순탄한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스스로를 ‘스포츠 개발업자’로 자처한다. 그의 일은 스포츠를 통해 사람의 콘텐츠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는 “정확한 수익모델과 가능성을 제시한다면 투자를 아낄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월드피플+] 평범한 30대 여성이 ‘프로 똥 기증자’ 된 사연

    [월드피플+] 평범한 30대 여성이 ‘프로 똥 기증자’ 된 사연

    자신을 자랑스럽게 ‘똥 기증자’ 로 밝힌 30대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BBC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한 대학의 학생지원관리처에서 일하는 31세 여성 클라우디아 캄페넬라는 지인들로부터 ‘똥 기증자’로 유명하다. 그녀는 자신의 대변을 필요로 하는 연구단체나 학교에 꾸준이 이를 기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을 숨기지 않고 널리 알리고 있다. 캄페넬라에 따르면 그녀의 대변에는 다른 사람의 것에 비해 좋은 박테리아가 매우 풍부하며, 의료진이나 연구진은 이 자료를 이용해 내장기관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신약을 개발하거나 ‘대장 기증’이 필요한 환자에게 직접 주입하기도 한다. 캄페넬라는 “나는 오랜 기간 채식을 해 왔으며, 채식을 한 사람의 대변은 실험용으로 매우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실제로 의료진으로부터 내 대변에는 유독 ‘착한 박테리아’가 매우 풍부하며, 이것이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주기적으로 대변을 기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대변을 기증한다는 걸 알게 된 주변 사람들은 매우 역겨워하거나 이상하게 여기지만 그들의 반응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대변을 기증하는 일은 매우 쉽고, 나는 이를 통해 의학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오히려 내 대변을 기증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의 대변은 소화기질환을 치료하는데 필수적인 박테리아를 내포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대변이식도 치료제처럼 다루면서 다양한 지침을 제시하고 표준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의 분자생물학 전문가인 저스틴 오설리번 박사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의 소화기관에는 수 백 만 마리의 살아있는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개인마다 이 박테리아의 성격과 종류가 다르며, 이러한 사실 때문에 대변 기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매우 건강한 기증자로부터 받은 ‘슈퍼 대변’을 이식받은 환자의 건강상태가 눈에 띄게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우리는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박테리아가 병의 차도를 가능하게 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캄페넬라는 대변 기증자가 되고 싶지만 다소 꺼리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장애물을 뛰어 넘어야 한다”면서 “만약 대변 기증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면 가까운 병원에 가서 자신의 뜻을 밝히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원시 지구, 행성과 대충돌로 생명체 원소 받았다”

    [아하! 우주] “원시 지구, 행성과 대충돌로 생명체 원소 받았다”

    과연 지구의 생명체는 최초 어떻게 생겨날 수 있었을까? 최근 오랜시간 인류가 풀지못한 원초적인 물음에 대한 단서가 될 수 있는 논문이 발표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주요언론은 원시 지구와 화성만한 행성의 대충돌로 인해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이른바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이번 연구는 달 생성 이론과 맞물려 있다. 지구는 그 덩치에 비해 커다란 크기의 달을 거느리고 있는데 그간 학자들은 달의 생성에 대한 여러 이론을 제기해 왔다. 처음 달 ‘출생의 비밀’을 들춰낸 것은 찰스 다윈의 아들인 천문학자 조지 다윈(1845~1912)이다. 그는 생성 초기의 지구가 두 부분으로 쪼개지면서 달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와 관련된 다양한 학설이 나왔지만 현재까지 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주장이 바로 ‘자이언트 임팩트’(Gaint Impact)설이다. 이 이론은 45억 년 전 원시 지구가 소위 테이아(Theia)라 불리는 거대 천체와 충돌했으며 이 결과로 탄생한 것이 ‘달’이라는 설이다. 이번에 논문을 발표한 라이스대학 연구진은 한발 더 나아가 테이아의 성분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은 생명체 탄생을 위한 필수적인 성분이 부족하다. 이는 생명체 탄생에 필수적인 탄소, 질소, 황, 수소 그리고 휘발성이라고 알려진 여러 원소가 지구가 아닌 외부에서 왔을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에 연구팀이 세운 가설은 원시 지구가 테이아와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생명에 필수적인 원소가 '배달'됐다는 것.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고온, 고압 실험, 열역학적 모델링 및 수치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황이 풍부한 핵을 가진 행성의 표면에 많은 양의 탄소와 질소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문의 선임저자인 다만비어 그레월 연구원은 "황이 풍부한 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적절한 비율로 그 휘발성 물질을 지구로 옮길 수 있다"면서 "이는 지구가 핵인 코어(CORE)외에도 여기저기 많은 곳에 황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체 간의 대충돌이 완전한 파괴의 이벤트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새로운 생명을 낳은 과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23일 자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저울 하나로 지구 무게를 단 천재의 이야기

    [이광식의 천문학+] 저울 하나로 지구 무게를 단 천재의 이야기

    기괴한 성격의 천재 과학자 지구의 무게를 최초로 측정함으로써 과학사에 불멸의 이름을 남긴 영국의 헨리 캐번디시(1731-1810)는 과학자로서는 아주 특이한 캐릭터의 소유자였다. 우선 그는 역사상 어떤 과학자보다 부유했다. 데본셔 공작 가문 출신으로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아 당시 영국 은행의 최대 예금주였다고 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그의 성격인데, 지독하게 수줍음을 타는 성격으로 상대와 눈을 맞추고 대화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모임에서도 늘 구석자리만 찾아다녔으며, 누가 질문이라도 하면 늘 허공을 본 채 몇 마디 중얼거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런 수줍음은 특히 여성에 대해 더욱 심했다. 심지어 그는 집안의 하인들과 접촉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가 테이블에 저녁식사 메뉴를 적은 쪽지를 올려놓으면 그것을 보고 저녁을 준비할 정도였으며, 특히 하녀와의 만남을 피하기 위해 저택 내에 따로 전용 계단을 만들었을 정도다. 만약 하녀가 실수로 그와 마주치기라도 했다면 바로 해고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성격에 대한 현대의 설명은 자폐증의 하나인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을 의심하고 있다. 캐번디시의 유일한 사회적 활동은 왕립학회 참여였는데, 여기서는 매주 모임 전에 회원들이 함께 식사를 했다. 캐번디시는 이 모임을 빠진 적이 거의 없으며, 동료 과학자들에게 깊은 존경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번디시는 비사교적인 성향으로 인해 종종 자신의 업적을 출판하는 것을 피했고, 자신의 연구 결과를 동료 과학자들에게도 거의 알리지 않았다. 많은 실험과 여러 논문을 남겼으나, 그 3/4은 미발표였다. 캐번디시의 선구적인 연구 업적은 약 1세기 후인 19세기 후반, 전자기파 이론을 확립한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그의 유고를 정리하면서 밝혀졌다. 1785년에 발표된 쿨롱의 법칙을 1772∼1773년 사이에 발견했고, 옴이 1826년에 발견한 옴의 법칙을 옴보다 45년 먼저 앞선 1781년에 발견했다. 지구의 무게를 알아낸 캐번디시 실험 이 같은 선구적인 캐번디시의 업적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지구의 무게를 측정한 실험이다. 이미 2100년 전 에라토스테네스가 지구의 크기를 알아냈지만, 그 질량은 근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수수께끼였다. 캐번디시 실험으로 알려진 이 지구 밀도 측정 실험에서 캐번디시가 사용한 기구는 아주 단순한 장비로, 막대기 양쪽에 둥근 납공을 실로 매달아놓은 비틀림저울이었다. 이것은 저울은 영국 지질학자 존 미첼이 고안한 비틀림 저울을 약간 수정한 것이었다. 미첼 역시 이 저울로 지구 무게를 측정하려다가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사망 하는 바람에 저울은 캐번디시에게로 보내졌고, 캐번디시는 1797-1798년에 실험을 완료하고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실험에 사용된 장치는 막대의 양 끝에 매달린 2개의 큰 고정식 납공(159㎏)에 각각 2개의 작은 납공(0.7㎏)이 또 매달린 비틀림 저울이었다. 이 저울은 수평 방향으로만 회전한다. 막대의 관성 모멘트는 막대가 복원력에 의해 진동하는 주기를 측정하여 알아낼 수 있다. 막대의 한쪽 끝에 다른 공을 가까이 대면 중력에 의해 서로 끌어당기게 되고 막대가 미세하게 회전한 각도를 측정하여 이 힘을 알아낼 수 있다. 이것을 이용해 중력상수를 구하려는 실험이었다. 질량을 갖는 모든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 뉴턴의 이론에 따르면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의 크기는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중력이란 것이 큰 규모에서는 지구를 공전시키고 물체를 낙하시키는 강한 힘을 보이지만, 사실 자연계에 작용하는 힘 중에서도 가장 약한 것으로, 1m 떨어진 3톤짜리 두 트럭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의 힘은 모래알 하나를 움직일 정도라 한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에 따르면,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은 두 물체의 질량의 곱을 그들 사이의 거리 제곱으로 나눈 값에 비례하며, 그 비례상수는 중력상수 G로 나타낸다. (만유)인력상수라고도 하며 단위거리만큼 떨어진 2개의 단위질량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의 값으로 만유인력법칙에서 비례상수 G를 말한다.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캐번디시는 작은 두 납공 사이의 중력적인 이끌림을 측정하려 했다. 그는 미첼의 장치가 온도차와 공기 흐름에 아주 민감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장치를 분리된 공간에 두고 시험시에는 외부 제어를 통해 망원경으로 관찰하는 방식을 취했다. 캐번디시는 비틀림 저울의 진동주기에서 납공 사이의 인력을 계산한 다음, 이 값을 사용하여 지구 밀도를 계산했다. 그는 이 실험을 무려 29차례나 거듭하고 그 값들을 평균한 결과 지구의 평균 밀도는 물의 평균 밀도보다 5.48배 큰 것으로 나왔다. 캐번디시 실험의 특별한 점은 측정에 개입될 모든 오류 원인을 제거하고 납공 무게의 1 / 50,000,000에 불과한 놀랍도록 작은 인력을 측정해낸 정확성이다. 캐번디시가 구한 지구 밀도 값의 오류 범위는 현재 받아들여지는 수치의 1% 이내이다. 보다 정확한 중력상수 및 시간에 따른 중력상수의 변화를 측정하려는 실험이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캐번디시의 이 실험으로 인해 정확한 중력 상수(G)와 지구 질량이 결정되었다. 이 실험을 토대로 중력 상수 G는 6.754 × 10−11N-m2/kg2로 나타났고, 이는 실제 중력 상수 6.67428 × 10−11N-m2/kg2에 아주 근접한 값임이 밝혀졌다. 캐번디시가 자신의 저택 정원에 있는 별장에서 그 유명한 지구의 밀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할 때, 이웃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그 건물을 가리켜 지구의 무게를 다는 곳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봄이 오나 봄’ 이유리X엄지원, 몸 체인지 “시청자 사로잡은 60분”

    ‘봄이 오나 봄’ 이유리X엄지원, 몸 체인지 “시청자 사로잡은 60분”

    ‘봄이 오나 봄’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23일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극본 이혜선, 연출 김상호, 제작 제이에스픽쳐스)이 23일 첫 선을 보인 가운데 닐슨 수도권 기준 1부 2.1%, 2부 2.2% 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두 여자의 몸이 체인지 된다는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등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유쾌한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과 감각적인 영상미를 비롯해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봄이 오나 봄’은 자신밖에 모르는 앵커와 가족에게 헌신하는 배우 출신 국회의원 사모님의 몸이 바뀌면서 두 여인이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코미디 드라마다. 어제(23일) 방송된 ‘봄이 오나 봄’ 1, 2회에서는 캘리포니아 양자역학 연구소의 유전자 치환 실험실에서 사람의 몸이 바뀌는 실험에 성공해 즐거워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갑자기 총기난사가 일어났고 어수선한 틈에 봄일(김남희 분)이 약을 훔쳐 나오는 장면이 그려지며 첫 장면부터 시청자들을 극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어 장면이 전환되자 지저분하지만 나름의 규칙을 가진 김보미(이유리 분)의 집과 깔끔하고 체계적인 습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봄(엄지원 분)의 일상이 번갈아 나왔고 MBS 메인 뉴스 앵커 자리에 오르게 된 김보미의 야망 넘치는 모습과 국회의원인 남편을 위해 헌신하는 이봄의 모습이 차례로 그려지며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을 보여주어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는 동시에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후 캘리포니아 양자역학 연구소에서 몸이 체인지 되는 약을 훔쳐 도망친 봄일이 봄삼(안세하 분)을 찾았으며 봄일이 가지고 있는 약을 순식간에 늙는 약으로 오해한 봄삼이 김보미에게 몰래 약을 먹일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봄삼이 세운 계획이 틀어지면서 김보미와 함께 이봄까지 몸이 체인지 되는 약을 먹게 되었고 결국 두 사람의 몸이 바뀌게 되면서 극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속으로 빠져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이유리와 엄지원의 1인 2역이 예고됐었던 ‘봄이 오나 봄’은 몸이 체인지 된다는 신선한 소재로 첫 방송부터 이목을 끄는 동시에 유쾌한 장면들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으며 몸이 바뀌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로 극에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것은 물론 여기에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인 영상미까지 더해지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뿐만 아니라 바뀐 서로를 연기하는 이유리와 엄지원은 흡입력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 나갔고 이종석은 까칠한 보도국 팀장의 면모를 보이며 이유리와의 앙숙케미를 제대로 살려냈으며 최병모는 양면성을 가진 국회의원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등 60분이라는 시간을 순식간에 지나가게 만들며 특징이 살아 있는 캐릭터들로 인해 앞으로 전개될 흥미로운 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편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강렬하게 사로잡은 ‘봄이 오나 봄’은 오늘(24일) 밤 10시 3, 4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5일 서해서 인공강우 실험…실험 지역은

    25일 서해서 인공강우 실험…실험 지역은

    오는 25일 서해 하늘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인공강우’ 실험이 진행된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 서해상에서 기상항공기를 이용해 만들어낸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합동 실험을 한다고 24일 밝혔다. 실험 지역은 경기 남서부 지역 및 인근 서해상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인공강우 물질을 살포한 뒤 구름과 강수 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한다. 이번 합동 실험에는 항공기, 선박, 이동 관측 차량, 도시 대기 측정망 등 다양한 장비가 활용된다. 두 기관은 일단 기상장비를 활용해 기온, 습도, 바람 등의 기상 여건과 미세먼지 상황을 분석한 뒤 실험에 적합한 장소를 찾을 계획이다. 인천 옹진군에 속한 덕적도 부근에서 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상 이 지역에 구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항공기는 시속 35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구름씨앗’으로 불리는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 연소탄 24발을 살포한다. 국립기상과학원은 구름과 강수 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천리안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를 활용해 인공강우 생성 효과를 분석한다. 다만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중국과 태국에서도 인공강우를 활용해 미세먼지 저감을 시도했지만 공식적인 성공 사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화마당] 책이 아니라 ‘읽기’를 서비스하라/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책이 아니라 ‘읽기’를 서비스하라/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월정액 구독을 통한 전자책 ‘무제한 대여 서비스’가 출판계의 핫이슈다. 예스24 북클럽이 한 달 5500원, 7700원 두 요금제로 전자책을 무제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밀리의 서재와 리디북스도 각각 한 달 9900원과 6500원에 무제한 전자책 읽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 모델로 책을 판매해 ‘출판의 넷플릭스’가 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는 게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아마존 킨들 무제한 서비스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뒤 영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이 모델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국내 웹소설 서비스에서는 이미 익숙한 형태이기도 하다. 수백억원 이상 벤처 투자가 일어나는 출판의 새로운 사업 모델 역시 모두 이 방식에서 출현한다. 밀리의 서재는 2018년 한 해 동안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리디북스도 벌써 2016년 200억원을 투자받았다.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는 회사들이지만, 미래 가치를 높이 보는 것이다. 하지만 무제한 구독 서비스를 두고 콘텐츠 공급자인 출판사 쪽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본 투 디지털’이었던 웹소설과 달리 종이책 기반의 전자책이 이들 서비스를 통해 유통될 경우 현재의 출판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경계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독자의 콘텐츠 소비 습관이 종이책 구매에서 전자책 대여로 바뀌면서 안 그래도 줄어드는 종이책 시장을 급속히 위축시킬까 걱정한다. 또 음반시장에서처럼 전자책 구독 모델이 유통업체 배만 불리고 콘텐츠 생산자를 따돌리는 상황이 벌어지면 어려운 환경에서 출판 다양성을 지켜 온 현재의 출판문화 생태계 자체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무제한 대여’라는 말은 실제로는 마케팅 구호에 불과하다. 출판 시장에 끼칠 영향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 새로운 시도 없이 독자를 창출하기 어려운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우려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음악 1곡은 보통 4분이면 들을 수 있고, 드라마는 1시간, 영화는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이들은 ‘무제한’ 느낌을 주는 서비스가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책은 소비 시간이 아주 길다. 일부 대중물을 제외하면 1주일에 1권이 보통이다. 생활에 바쁜 30대가 전자책의 주요 이용자임을 고려하면 잘해야 한 달에 1~2권이 고작일 것이다. 전자 도서관의 경우 욕심껏 내려받고도 기한 지나 자동 반납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무제한 대여라고 다를 리 없다. 전자책 대여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미국 시장에서도 전자책은 종이책을 죽이지 못했다. 디지털펍트랙에 따르면 미국 전체 출판시장에서 전자책 점유율은 2013년 28%로 정점에 오른 후 2017년 현재 21%까지 떨어졌다. ‘무제한’ 대여 서비스 역시 자연스레 어느 수준에서 ‘제한’되면서 종이책이나 전자책과 공존할 것이다. 따라서 독자를 잃어 가는 중인 출판산업 전체를 생각할 때 이 서비스를 통해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잃어야 할 까닭이 없다. 중국의 경우 전자책 신규 이용자의 3분의1 정도가 이 서비스를 통해 생겨났다. 상당수는 무제한 대여 서비스가 없었다면 아마도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구매’해서 ‘읽지’ 않았을 것이다. 출판의 본질은 책이 아니라 읽기를 판매하는 데 있다. 좋은 콘텐츠를 독자가 바라는 어떠한 형태로든 읽을 수 있게 서비스하는 것은 출판이 져야 할 당연한 임무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영국 하퍼콜린스의 최고경영자 찰리 레드메인은 말했다. “원하는 콘텐츠를 기대한 만큼의 품질로 제공하고, 적절한 가격으로, 소비하고 싶어 하는 플랫폼에 쉽게 접근하게 해 준다면 소비자들은 콘텐츠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독자가 거기 있는 한 출판은 어떠한 서비스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 삼성반도체 백혈병·세월호… 무대에서 달래는 ‘우리 시대의 아픔’

    삼성반도체 백혈병·세월호… 무대에서 달래는 ‘우리 시대의 아픔’

    ‘7번 국도’ ‘명왕성에서’ 이슈 다뤄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과 세월호 사건 등 우리 사회가 겪었던 대규모 사회적 참사들을 소재로 한 연극들이 무대에 오른다. 남산예술센터는 동 시대 이슈를 담은 2019년 새 시즌 프로그램 6편을 23일 소개했다. 지난해 시즌 프로그램이었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의 재연 무대를 비롯해 새로운 작품들이 올 한 해 관객을 만난다. 주요 시즌 프로그램은 4월 17~28일 공연하는 ‘7번 국도’를 비롯해 ▲명왕성에서 ▲묵적지수 ▲드라마/센타(가제) ▲휴먼 푸가 등이다. ‘7번 국도’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을 다룬다. 지난해 낭독공연을 통해 먼저 관객들을 만난 작품으로, 연출가 구자혜의 손을 통해 장막극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명왕성에서’는 올해 5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를 다시 연극 무대에 올린다. 당시 실제 증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으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진혼’의 의미를 담았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휴먼 푸가’는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음악적 형식으로 풀어 낸 작품이다. 연극과 미술의 경계를 뛰어넘는 실험적 연출이 기대된다. ‘드라마/센타’는 남산예술센터의 공공성 훼손 문제를 직접 다룬다. 학교법인 동랑예술원(서울예대) 소유의 남산예술센터는 현재 서울시가 임차해 2020년까지 계약된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동랑예술원이 임대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하면서 극장의 소유권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장강명 소설 원작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선정,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수상 등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올해 다시 관객을 찾는다. 이 밖에 ‘중국 희곡 낭독공연’, 공모프로그램인 ‘서치라이트’ 등도 예정돼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지긋지긋한 미세먼지, 인공강우가 ‘뚝딱’ 해결해줄까

    지긋지긋한 미세먼지, 인공강우가 ‘뚝딱’ 해결해줄까

    강수량 증가 도움… 워싱 효과는 미지수 구름·대기상태·바람 방향까지 영향 미쳐 ‘고기압 영향’ 한반도 미세먼지엔 부적합 요오드화은 등 사용, 안전성 증명도 안 돼미국 북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 호피족에는 가뭄이 들었을 때 들판에 홀로 나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비를 기원하는 제사장인 ‘레인메이커’(rain maker)가 있었다. 죽음을 각오하고 하늘에 기원하는 행동이 비구름을 불러 비를 내리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이다. 요즘은 ‘좋은 소식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라는 의미까지 포함돼 경영,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레인메이커’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사전적 정의는 여전히 ‘비를 내리게 하는 사람’으로 인공비를 만드는 기상과학 전문가를 이야기한다. 많은 나라에서 레인메이커에 관심이 집중되는 때는 강수량이 적은 가뭄철이다. 그런데 이제는 오염물질을 씻어내리는 ‘워싱 효과’를 기대하며 미세먼지 해결책으로 인공강우가 주목받는 상황이 됐다. 비는 공기 중 수증기가 응결돼 액체상태의 물방울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미세한 물방울로 이뤄져 있는 구름은 위로 뜨는 부력이 아래로 내려가는 중력보다 크기 때문에 하늘에 떠 있는 것이다. 비로 내리기 위해서는 구름입자가 10만개 이상 모여 지름이 최소 0.2㎜ 정도 돼야 한다. 이보다 작은 경우는 150m 상공 정도에서 모두 증발해 사라져 버린다. 빗방울의 지름이 0.5㎜ 이하일 경우 이슬비라고 부르고 그 이상이 돼야 비라고 부른다. 온대지방의 경우 빗방울의 평균 크기는 1~3㎜이고 5㎜ 이상의 빗방울은 표면장력보다 마찰항력이 커서 작은 물방울로 쪼개진다. 이 때문에 ‘굵은 빗방울’이라고 하더라도 크기는 5㎜ 이상이 될 수 없다.인공강우의 핵심은 구름이 빗방울을 떨어뜨릴 수 있게 물방울을 적당한 크기로 뭉쳐줄 수 있는 구름씨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런 시도는 엄격히 말하면 인공강우라기보다는 인공증우로 봐야 한다. 비를 내릴 수 있는 정도의 수증기를 포함한 구름에 비 씨앗을 만들도록 자극해 강수량을 증가시키는 정도이지, 구름 한 점 없는 사막이나 맑은 날씨를 보이는 곳에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전기장을 이용해 대기 속 수증기를 끌어모아 구름이 없는 곳에서 비를 내리는 연구를 한 적이 있지만 아직 성공하지는 못한 상태다. 국립기상과학원과 국립환경과학원은 인공강우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25일 경기 남서부 지역 해상에 있는 덕적도, 자월도, 영흥도 인근 상공에서 기상항공기를 이용해 요오드화은을 살포하는 인공강우 합동실험을 실시한다. 이번 실험은 올해 첫 인공강우 실험으로 올 연말까지 15회 안팎의 실험이 있을 예정이다. 이번 실험에 대해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인공강우 실험은 가뭄 해소 방안으로 주로 연구됐었지만 이번 실험은 최근 국외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로 인한 미세먼지 수치 증가에 따라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멕시코, 호주, 태국, 이스라엘 등 전 세계 37개국에서 150여종류의 인공강우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자원 확보나 우박이나 안개 같은 악기상(궂은 날씨)을 억제하려는 목적이다. 물론 중국과 태국에서 인공강우를 활용해 미세먼지 저감을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아직 성공 사례가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게다가 국내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때는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가 있어 인공강우를 실시하기에 부적합하고 인공강우로 만들 수 있는 비의 양이 시간당 0.1~1㎜에 불과해 우리의 기상 조건은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인공강우는 구름과 대기 상태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라지고 바람의 방향까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하는 정확한 위치에 비를 내리게 하는 것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인공강우에 쓰이는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 등이 환경이나 생태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인공강우로 미세먼지를 저감하겠다는 주장은 국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한 것일 뿐 실효성은 없는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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