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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내 코로나19 감염 막는다”...컨테이너 교실·2부제 수업 등장

    “교내 코로나19 감염 막는다”...컨테이너 교실·2부제 수업 등장

    학교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을 막기 위해 컨테이너 교실과 2부제 수업이 등장한다. 12일 광주시교육청이 발표한 등교수업 대책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등교 개학에 대비해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학교를 대상으로 컨테이너 교실과 2부제 수업을 도입하는 방안을 실시한다. 시 교육청은 일단 학교장과 협의를 거쳐 수완초등학교(11개)와 수완 유치원(6개)에 컨테이너 교실 17개를 만들기로 했다. 수완초등학교의 경우, 오전·오후반 형태의 2부제 수업도 한다. 컨테이너 교실을 설치하지 않는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학교는 교실 비품 등을 교실 바깥으로 빼내어 서로 간 거리를 최대한 넓히고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추가로 지급한다. 이 외에도 시 교육청은 수학여행과 현장 체험학습은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하도록 했다. 시 교육청은 수학여행을 취소하면 초등학생 10만원, 중학생 15만원씩 지원되는 수학 여행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등교 시간은 학년(급)별로 오전 9시 기준 30분 내에서 학교 자율로 조정하고, 수업 시간은 급식 시간 조정을 위해 5분 내에서 학교별로 증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동식 수업, 토론, 실험 실습 등은 학생 간 접촉이 많은 만큼 자제하고 쉬는 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학생들의 이동도 최소화하도록 했다. 학교급식을 통해 감염이 확산하지 않도록 학급별 시차 배식을 하고 급식실 좌석 배치를 한 방향 앉기, 한 칸씩 띄어 앉기, 지그재그식 앉기 등을 하도록 했다. 장휘국 교육감은 “빈틈없는 방역과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 학부모, 선생님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등교수업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정에서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매일 자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안전한 등교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나만 빠지면 안 되지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나만 빠지면 안 되지

    1년에 몇 번 전체회식을 한다. 회식은 가끔 할 만하다는 올드스쿨이지만 끝날 때쯤 풍경을 보면 씁쓸하다. 고깃집 테이블 위에 반쯤 먹다 남은 냉면, 고기 조각이 즐비해서다. 나중에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날 냉면 맛이 없었냐고. 모두 냉면을 시키고 다들 남긴 이유가 궁금했다. “안 먹으면 손해잖아요. 맛있었어요.” 그런 것이었다. 회식자리에선 맘껏 먹을 뿐 아니라 남들이 다 먹는 것에 나만 빠질 수 없었던 것이다. 맛이 아니라 평등의 문제였다. 재난지원금의 하위 70% 지급 여부 논란을 보다 떠오른 기억이다. 기획재정부는 재정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고 대중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냐며 100% 지급하라는 반응이 거셌다. 결국 정부는 100% 지급을 결정했다. 반응의 원천은 불평등에 대한 혐오(inequality aversion)로부터 온 것이었다. 바이러스로 힘든 것은 평등하니 재난지원금도 평등해야 한다는 심리. 최후통첩게임이 있다. A에게 10만원을 주며 B에게 얼마나 나눠 줄지 제안을 하라고 한다. A의 제안을 B가 받아들이면 그대로 나눠 갖고 거절하면 둘 다 한 푼도 갖지 못한다. 단돈 1만원이라도 공돈이 생기니 무조건 제안을 수락하는 게 이성적 판단이나 막상 현실의 결과는 달랐다. 5만원씩 나눠 갖자고 제안할 때 수락률이 제일 높았고 2만원을 제안하는 순간 거절률이 50%로 증가한다. 아무리 공돈이라도 공평하지 않다면 둘 다 못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3년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이 이때 뇌의 변화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불공평한 제안을 받은 사람의 뇌 앞섬엽이 활성화됐다. 고통, 분노, 혐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이 생겼다는 의미다. 동시에 결정 과정에 인지적 노력을 반영하는 배외측전전두엽이 함께 활성화됐다. 이곳은 부당한 제안을 거절하거나 수락했을 때 모두 강하게 반응했다. 어떤 방향이든 부정적 감정이 생기고 나면 억제하거나 따르는 것 어느 쪽이건 결정하는 데 힘이 들었다는 걸 반영한다.한마디로 “너는 내게 모멸감을 줬어”라는 느낌이 드는 상황이 오면 불편한 감정적 반응이 뇌에서 솟구치는데 이걸 억제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들고, 대부분 감정에 따라 손해를 보더라도 거절하게 된다. 우리 뇌는 남보다 잘나기를 욕망하는 것에 앞서서 최소한 불평등한 것은 막아야겠다는 원칙이 우선권을 갖도록 본능적으로 세팅돼 있었다. 다른 실험을 하나 더 보자. 교실 청소를 하고 난 두 아이에게 3개의 지우개를 보상으로 주며 하나씩 나눠 갖고 세 번째 지우개는 아무 일도 안 한 다른 아이에게 줘도 되겠냐고 묻는 실험을 했다. 6세쯤부터는 차라리 쓰레기통에 버리자고 대답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모두가 하나씩 가지는 무임승차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청소를 더 열심히 한 아이에게 남은 지우개를 주자는 제안에는 쉽게 동의했다. 불공정한 공평보다는 공정한 불평등이 더 낫다는 걸 여섯 살 아이도 인식한다는 증거다. 오직 평등만 추구하는 프리라이더를 공동체가 응징해야 한다는 심리는 꽤 어릴 때부터 관찰된다. 이런 우선순위 덕분에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친사회적 행동을 하고, 순서를 지키고, 이기적 행동을 제재하며 그 상황을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었다. 정리해 보자면, 모두는 평등하게 배분받기를 원한다. 예민하게 남과 비교하며 손해 보지 않으려 애쓴다. 그렇지만 만일 과정만 공정하다면 더 노력한 사람이 많이 갖는 불평등한 배분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나도 나중에 더 많은 걸 가질 수 있다는 희망 덕분이다. 만일 과정마저 불공정하다면? 불평등은 참을 수 없는 혐오와 분노를 일으키고 만다. 그렇기에 정책을 계획할 때에는 최대한 공정하게, 불평등하다고 여기지 않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했던 것이다. 조국 전 장관 사태에 대한 분노, 공공 마스크의 요일제 분배의 정착에도 적용할 수 있다. 회식자리 냉면 남긴 것 가지고 열받았던 아저씨가 재난지원금 공방을 보면서 급기야 평등과 공정함에 대한 사유까지 가 버리고 말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생각만 많아진 덕분. 냉면 남기고 일어나는 모습조차 그리워지는 나날이다. 어느새 냉면의 계절이 성큼 왔다.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행복을 위한 인생의 최적화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행복을 위한 인생의 최적화

    대학원 시절 논문 제목으로 ‘최적화’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공학에서 거의 모든 문제는 최적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굳이 이 단어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공학 문제는 외부 환경의 제약을 나타내는 어떤 제한 조건이 주어졌을 때 효율이나 효용 등의 특정 목표를 최대화하는 최적화 문제의 꼴을 띠고 있다. 이러한 최적화 개념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의 문제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합리적 선택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삶의 제약 조건을 파악하고 인생의 목적을 정의한 후 이를 최대화하는 방법을 찾는 최적화 문제로 인생을 환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인생에 주어진 제약 조건을 파악하는 것과 그 조건하에서 인생의 목적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가 중요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시간이라는 요소가 제약 조건과 목적 두 가지를 정의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먼저 제약 조건의 경우를 보자.사람마다 주어진 환경과 조건이 다르며, 따라서 각자가 가진 자원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제약 조건이 될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때 기억해야 할 한 가지 법칙으로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가 이야기한 ‘최소율의 법칙’이 있다. 그는 식물의 생장에 있어 비료와 물, 태양 등의 다양한 요소가 필요할 때 이 중 가장 부족한 요소가 전체 생장을 결정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생에 있어서도 시간, 돈, 건강, 능력 등의 여러 조건 혹은 자원이 있을 때 이 중 가장 부족한 요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이들 요소 중 무엇이 가장 부족할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며 다른 자원으로는 이를 일반적으로 가능한 만큼 이상을 살 수 없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시간은 매우 특별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인생의 목적을 정의할 때 시간은 좀더 미묘한 역할을 한다. 이는 다름 아니라 우리 인간이 시간을 인식하는 방법의 문제 때문이다. 인생의 목적에 있어 그 구체적인 요소는 사람마다 다를지언정 우리는 대체로 행복이라는 하나의 개념을 이야기한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순간을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과, 지나간 순간을 행복했던 순간으로 기억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에게는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라는 두 가지 자아가 있다고 말하며 유명한 대장내시경 실험을 소개한다. 이 실험은 짧지만 고통스럽게 끝나는 검사와 같은 고통을 받은 후 추가로 더 긴 시간 동안 약한 고통이 주어지는 두 가지 검사에 대해 사람들의 선호를 본 것으로, 상식적으로는 짧은 검사를 선호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후자를 더 선호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결과를 설명하며 경험하는 자아는 고통의 길이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기억하는 자아는 그 검사가 끝날 때의 고통을 포함한 전체적인 인상을 기억하기 때문에 이런 모순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곧, 우리가 인생의 목적을 행복으로 정하고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행복한지를 파악해 이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다시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행복한 기억으로 남길 순간들을 추구할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 알츠하이머 새 치료법 찾았다

    알츠하이머 새 치료법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알츠하이머 치매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임미희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가 주도하고 백무현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이주영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을 모두 억제 가능한 치료 방법을 찾아내고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회지’에 실렸다. 연구팀은 방향족 저분자 화합물의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해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활성산소종,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구리 같은 금속이온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산화 정도가 다른 물질을 합성해 알츠하이머의 여러 원인 인자를 한꺼번에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하면 활성산소종에 대한 항산화 작용은 물론 베타아밀로이드, 금속-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과 섬유 형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원시예술이 쌓아 올린 돌의 미학

    원시예술이 쌓아 올린 돌의 미학

    전 세계에 남아 있는 고인돌은 5만여 기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한반도에 적어도 2만 9500기가 현존한다니, 60%가 이 땅에 밀집된 셈이다. 면적당 밀도는 물론이고 절대 숫자에서도 이미 2500년 전 청동기 시대에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한반도는 가히 ‘고인돌 왕국’이라 부를 만하다.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 모든 자원을 자연 상태에서 얻어야 했던 원시 시대, 돌은 가장 견고하고 영원했다. 크고 기묘한 바위는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 됐다. 큰 돌을 가공하고 옮겨서 원하는 곳에 세우면 최고의 랜드마크가 된다. 선돌, 열주석, 석상, 고인돌 등 인류 최초의 문화, 거석문화가 탄생하는 과정이다. 그중 건설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것은 고인돌이다. 석기와 청동기뿐 도구도 충분하지 않았고 채석부터 이동과 조립까지 모든 순서를 온전히 인간의 노동으로 감당해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을까.세계 최대라는 고창 운곡리 고인돌은 300t에 달하는 무거운 돌덩어리를 끌어와서 들어 올려 고정했다. 불가능할 것 같은 결과를 실현하면 완성물이 주는 감동의 크기는 극대화된다. 그래서 고인돌은 최초의 기념물이 된다. 중력을 거슬러 지붕을 들어 올려 내부공간을 만드는 것이 건축이다. 이른바 탁자식 고인돌은 지상에 돌방을 만들었으며 고창 향산리 고인돌은 네 귀퉁이에 돌기둥을 세워 거의 기둥식 건축물을 만들었다. 고인돌은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거대한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 지배자들의 무덤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한반도 바깥의 고인돌들은 족장 무덤설이 정설일 수 있다. 한 지역에 소수의 고인돌만 존재하고, 고유한 지역적 양식을 갖고 있으며, 여러 대를 이어 합장한 흔적도 종종 발견된다. 그러나 한반도의 상황은 다르다. 크고 작은 다양한 규모의 고인돌들이 밀집돼 있다. 가능한 모든 형식이 공존할 정도로 고유한 양식도 없다. 합장 흔적은 거의 없이 1인 1기로 매장했다. 심지어 무덤이 아닌, 단순한 기념물로 세워진 예도 종종 나타난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 한반도의 고인돌이다. 독특한 고인돌 문화의 가치 때문에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고창 유적은 1.8㎞ 거리 안에 447기가 밀집했다. 다양한 형태, 크고 작은 규모가 총망라된 세계적인 야외 고인돌 박물관이다. 화순은 보검재 계곡에 596기가 분포한다. 고창 고인돌들의 배치가 다분히 계획적인 배열을 보인다면, 화순 것은 숲속과 계곡에 흩어져 있어 자연주의적 문화의 양상을 보여 준다. 강화에는 총 127기가 있는데 조형미가 뛰어난 대형 고인돌들이 산재한다. 2000여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많은 고인돌들이 사라졌다. 논밭을 경작하는 데 방해가 돼 없애 버리기도 하고 깨뜨려 건축자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해방 후 도시 건설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사라진 사례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고창군만 해도 일제기에 파악한 숫자의 2분의1만 현존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185군데에 1600기 이상이 분포한다. 족장들이 이리 많았을까? 인구 확률적으로 본다면, 고창을 비롯한 한반도의 고인돌은 족장이 아니라 당시 중산층의 무덤이며 지역적 공동묘지일 것이다.●탁자식은 기념물, 기반식·지석식은 실용물 고인돌은 형태에 따라 탁자식, 기반식, 지석식 등으로 나눈다. 탁자식이란 넓적한 받침돌 2~4개를 수직으로 세워 지상에 무덤방을 만든 후 그 위에 덮개돌을 얹는 형식이다. 북한의 고인돌은 거의 이런 모습으로 알려져 한때 ‘북방식’으로 이름 짓기도 했다. 그러나 고창, 화순같이 남쪽에도 분포해 지역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반식이란 지하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에 작은 받침돌을 고인 후 육중한 덩어리의 덮개돌을 얹었다. 두꺼운 바둑판 모습을 연상시켜 붙여진 이름이며 ‘남방식’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석식이란 지하 무덤방 위에 받침돌 없이 덮개돌만 덮은 모습이다. 비교적 만들기 쉬워 가장 많은 유구들이 남아 있다.고창이나 화순의 유적에는 이 모든 형식들이 혼재한다. 뿐만 아니라 지하무덤방과 탁자식이 결합된 변형탁자식, 기반식 아래에 지상무덤방을 만든 변형기반식도 있다. 경사지에 세워 앞은 기반식이고 뒤는 지석식인 중간 형식도 다양하다. 심지어 제주에만 존재한다는 위석식 비슷한 사례도 보인다. 여러 형식들이 한 밀집군 안에 혼재돼 있다. 이쯤 되면 지역적 유형을 찾거나 형태로 분류하는 건 무의미해진다. 탁자식은 당시 가장 높은 구조물로서 언덕 위나 넓은 평원 가운데 홀로 서 있는 경우가 많다. 독자적 형태와 존재감으로 중요한 랜드마크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2~3m 높이에서 수십 톤에 달하는 덮개돌을 얹는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인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족장의 무덤이라 해도 지상에 노출된 무덤방이 훼손되기 쉽다. 탁자식보다 기반식이, 기반식보다 지석식이 건설하기에 용이하다. 지하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를 육중한 돌로 덮으면 훼손 도굴의 염려도 적다. 만들기 쉬우니 꼭 지배층이 아니어도 가능하고 떼로 있어도 좋다. 반면 주변의 비슷비슷한 여러 고인돌과 식별하기는 어렵다.다시 말해 탁자식은 독자적 성격의 기념물에 적합하고 기반식이나 지석식은 밀집된 무덤이라는 실용적 목적에 적합하다. 기념적 건축물이 되기 위한 조건이 있다. 크기나 높이가 압도적일 것, 독자적인 형태를 가질 것, 고도의 인위성을 보일 것. 기반식이지만 280t 무게의 화순 핑매바위 고인돌은 압도적 크기만으로 뛰어난 기념물이다. 반면 탁자식이라도 규모가 작고 낮거나 밀집돼 있으면 공동묘지라는 실용물이 된다. 채석장은 높은 산 위에 있고 마을은 낮은 평지에 있다. 산 위에서 뗀 돌을 옮기려면 우선 경사진 운반로를 만들어야 한다. 수평 운반로는 이동하기에 큰 힘이 들기에 고인돌군집은 대개 산중턱, 마을 위쪽에 위치한다. 실험고고학에 따르면 100t 정도의 고인돌을 옮기려면 500여 장정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략 2500명인 부족공동체의 협업작품이 된다. 자연 상태인 부정형의 돌 위에 큰 돌을 얹어 견고한 구조를 만들려면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덮개돌의 생김새에 맞추어 받침돌을 깎아 끼워 맞춘다. 한국 목조건축의 전통인 ‘그렝이질’은 고인돌부터 개발한 경제적인 기술이다. 고인돌에도 정면이 있다. 대개 경사지의 아래 방향, 마을 쪽 면이 정면이다. 더 쉽게 정면을 판정할 수 있다. 다듬은 면 또는 보기 아름다운 면이 정면이다. 하나의 조형물을 완성하려면 이처럼 많은 고려와 디테일이 필요하다. 무덤인 고인돌이 아름답기까지 하니 예술적 기념물이다.●죽음을 묵상하는 정신 공동체이자 협업하는 경제 공동체 인류는 동족의 죽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동물이다. 5만년 전 프랑스의 네안데르탈인들은 동료의 사망 직후 동굴에 매장하고 꽃 무덤을 만들어 장식했다. 인근 계곡에 공존했던 호모사피엔스들은 더 먼 곳의 꽃들을 가져와 장식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소규모 공동체로 생활했고 호모사피엔스는 더 큰 공동체를 이루었던 차이다. 기념이란 실재하지 않는 대상을 기억과 상상을 통해 재현하는 행위다. 무엇을 기억할지, 어떻게 상상할지는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가 만들어 낸 문화적 내용이다. 장례와 묘제는 공동체의 고유함과 동질성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 풍장은 파키스탄 칼라시족의 전통 장례법이며 마스타바는 고대 이집트 사회의 고유한 묘제였다. 전 세계적으로 고인돌은 유럽의 대서양 연안과 지중해 일부, 인도, 동남아 일부 그리고 동북아시아에만 분포한다. 동북아시아는 한반도 전역과 중국 랴오닝성 일부, 일본 규슈 지역이다. 미국 고고학자 세라 넬슨은 아예 한반도 일대를 고인돌의 기원지로, 다른 학자들은 고인돌의 분포지가 바로 고조선의 강역과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왜 한반도의 고대인들은 이처럼 압도적으로 많은 고인돌을 만들었을까. 돌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물리적 조건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공동체만 죽음을 묵상하고 기념할 수 있다. 그리고 풍요로운 생산물을 평등하게 누리는 사회만 이처럼 많은 실용적 기념물들을 만들 수 있다. 한반도 고인돌 사회는 묵상하고 기념하는 정신 공동체였고 평등하고 협업하는 경제 공동체였다. 2500년 후 코로나19 방역으로 세계적 모델을 창조할 잠재력을 이미 품고 있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질병관리청 승격 급물살… 文정부 ‘큰 그림’ 스케치될까

    청장, 인사·예산권 행사… 지방 조직 구축 대규모 조직 개편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여당,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분리 기류 코로나19라는 나비의 날갯짓이 정부 조직 개편으로 이어질 것인가.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 소속 기관에서 독립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11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질병관리청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설치를 담은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당장 29일 끝나는 20대 국회에서 구체적인 형태와 규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밝혔듯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 개편으로 가을 전에는 모든 작업을 마쳐야 한다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이 되면 가장 큰 변화는 청장이 인사권과 예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언급처럼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체계도 구축해 지역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할 수 있다. 공공보건의료 체계와 감염병 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과 조직·예산 확대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조직 개편은 단순히 예산과 인력을 늘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당장 질병관리청의 손발 역할을 담당할 지방 조직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럼 경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권역별로 지방청을 두거나, 작게는 지역본부 형태를 생각할 수 있다. 전국 13개 검역소와 지방자치단체 환경연구원 실험실, 보건소 관련 인력 등을 질병관리청으로 통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만 정부 조직 개편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절차가 복잡하다.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인사혁신처와 국민안전처만 해도 공론화부터 신설까지 반년가량이 소요됐다. 이재영 행안부 조직실장은 “정부 조직이란 게 비유하자면 나 혼자 변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가 변함으로써 옆 사람도 같이 변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부처 간 권한 배분과 조직체계 변동, 그에 따른 업무 배분과 필요 인원 논의도 필요하기에 신중히 검토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질병관리청 신설에 그치지 않는 더 큰 규모의 정부 조직 개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집권 후반기를 위한 조직 개편을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당 쪽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여당 지도부 쪽에선 기획재정부를 노무현 정부 때처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나누는 게 필요하지 않으냐는 기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캠프에서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인수위원회가 없어 시간이 촉박한 데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접었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제19회 문신미술상 본상 수상자 임형준 교수 선정

    제19회 문신미술상 본상 수상자 임형준 교수 선정

    경남 창원시는 올해 제19회 문신미술상 본상 수상자로 임형준 경남대 미술교육과 교수가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청년작가상 수상자로는 창원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재신 작가가 선정됐다.창원시가 주관하는 문신미술상은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1923~1995)의 예술 정신과 창작 활동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문신미술상운영위원회는 심사위원 6명이 본상 후보자 7명과 청년작가상 후보자 6명을 대상으로 작품성과 활동사항 등을 공정하게 검토하고 토론을 한 뒤 무기명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주로 악기, 신체 또는 악기와 신체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개성 있는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나팔을 소재로 한 조각작품을 많이 창작해 나팔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조재신 작가는 주로 탱화 기법과 설치미술 기법으로 창작하며 파격적인 실험을 통해 생명의 기본 질서 발견과 깨달음에 근거한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문신미술상 수상자에게는 본상은 상금 2000만원, 청년작가상은 1000만원을 준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서 열린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알츠하이머 여러 원인 한번에 차단한다

    알츠하이머 여러 원인 한번에 차단한다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알츠하이머 발병원인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알츠하이머 치매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임미희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가 주도하고 백무현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이주영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을 모두 억제 가능한 치료 방법을 찾아내고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회지’에 실렸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 원인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유발 원인으로 다양한 요소들이 제시됐지만 이들 사이의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알츠하이머는 활성산소종,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구리 같은 금속 이온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개별적으로 질병을 유발시키기도 하지만 상호작용을 통해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금속이온이 베타아밀로이드가 응집, 축적되는 속도를 빠르게 하고 활성산소종들을 과다하게 생성해 신경독성을 유발해 알츠하이머를 악화시키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은 복잡하게 얽힌 여러 원인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치료방법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연구팀은 방향족 저분자 화합물의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해 알츠하이머의 여러 원인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산화 정도가 다른 물질을 합성해 알츠하이머의 여러 원인 인자를 한꺼번에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하면 활성산소종에 대한 항산화 작용은 물론 베타아밀로이드, 금속-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과 섬유형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발시킨 생쥐에게 방향족 저분자 화합물을 주입한 결과 뇌 속에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응집이 줄어들고 손상된 인지능력과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임미희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주 단순한 방향족 저분자 화합물의 구조변화를 통해 산화환원 정도를 조절해 여러 원인인자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단히 치료제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이번 기술을 신약 개발의 디자인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비용과 시간을 훨씬 단축시켜 최대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고대 그리스의 놀라운 ‘4가지 천문학적 발견’

    [이광식의 천문학+] 고대 그리스의 놀라운 ‘4가지 천문학적 발견’

    지난 10일 자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발표된 고대 그리스의 놀라운 천문학적 발견에 관한 칼럼을 소개한다. 고대인들의 놀라운 지성과 과학수준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으로, 필자는 영국 버밍엄 대학의 박사후 과정에 있는 개리스 도리언이다. 헤로도투스(기원전 484~425)의 ‘역사’는 기원전 5세기 중반 고대 그리스인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놀라운 창을 제공한다. 그들이 몰랐던 사실에 관한 것도 흥미롭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사실도 흥미롭기 그지없다. 향후 몇 세기 동안 고대 그리스인들은 순전히 자신들의 관찰에 의존해 놀라운 지적 성장을 이룩했다. 헤로도투스는 아프리카가 거의 완전히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는 이집트의 네코 2세(기원전 600경)가 파견한 페니키아 선원들이 홍해에서 시작하여 시계 방향으로 아프리카 대륙 연안을 항해한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인류가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 연안을 일주한 기록이 되며, 여기에는 고대 세계의 천문 지식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도 포함되어 있다. 항해에는 몇 년이 걸렸다. 아프리카의 남단을 돌아 서쪽으로 선수를 돌린 선원들은 태양이 북쪽 수평선 위 오른쪽에 있는 것을 관찰했다. 그러나 지구가 구형이고 남반구가 있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 관찰은 당시에는 별로 의미가 없었다. 1. 행성은 태양을 공전한다 그러나 몇 세기 후 고대 그리스의 지성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사모스의 아리스타르코스(기원전 310~230)는 태양이 우주의 ‘중심 불'(central fire)이라고 주장했으며, 당시 알려진 모든 행성을 올바른 순서로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태양 중심설, 곧 지동설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태양 중심설을 주장한 원문이 남아 있지 않아 아리스타르코스가 어떻게 그 같은 결론을 도출해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태양과 지구, 달의 상대적 거리와 크기를 알고 있었던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이 지구나 달보다 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당연히 태양계에서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추론했을 것으로 보인다. 16세기에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재발견하기까지 무려 1700년 동안 아리스타르코스의 지동설이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잊혀졌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2. 달의 크기 현존하는 아리스타르코스의 저작 중에 태양과 달의 크기와 거리에 관한 것이 있다. 이 놀라운 논문에서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과 달까지의 상대적인 크기와 거리에 대해 최초로 시도한 계산을 제시했다. 오랜 관찰에 의해 태양과 달은 하늘에서 겉보기 크기가 같으며, 태양이 달보다 더 멀리 있다는 사실이 당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달이 지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태양 앞으로 지나가는 일식에서 이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달이 정확히 반달일 때, 태양-달-지구가 이루는 각도가 직각이며, 세 천체가 직각삼각형을 만든다는 점에 착안,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해 세 천체 간의 상대적 거리를 계산해냈다. 그 결과 태양까지의 거리가 달까지의 거리의 18~20배가 되는 값을 추정했다. 또한 달의 크기는 월식 때 달에 떨어진 지구 그림자의 곡률을 계산하여 지구 크기의 약 1/3이라고 추정했다. 여기서 태양의 크기(지름)는 지구의 약 7배라는 계산이 나온다. 지름이 7배라면 부피는 7^3 배, 곧 343배나 된다. 이렇게 큰 것이 작은 지구 둘레를 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그는 생각한 것이다. 당시에는 망원경이 없어 태양까지의 예상 거리가 너무 짧았지만(실제 비율은 390배), 달과 지구 크기의 비율은 놀랍도록 정확하다. 달의 지름은 지구의 지름 0.27배다. 오늘날 우리는 첨단 망원경, 레이더 관측 및 아폴로 우주 비행사에 의해 표면에 남겨진 레이저 반사경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달까지의 거리와 크기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3. 지구의 둘레 에라토스테네스(기원전 276~195)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수석 사서이자 유능한 실험가였다. 그의 많은 업적 중에는 최초로 알아낸 정확한 지구 둘레 계산이 들어 있다. 피타고라스는 일반적으로 지구 구형설의 초기 지지자로 간주되지만, 지구의 크기까지는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지극히 간단한 방법은 지구 둘레의 크기를 알아냈는데, 그것은 태양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어느 날 에라토스테네스는 도서관에 있던 파피루스 책에서 ‘남쪽의 시에네(지금의 이집트 아스완) 지방에서는 하짓날인 6월 21일이 되면 수직으로 꽂은 막대기의 그림자가 없어지고 깊은 우물속 물에 해가 비치어 보인다’는 문장을 읽었다. 이는 곧 시에네가 북위 23.5도인 북회귀선 상에 있다는 뜻이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실제로 6월 21일을 기다렸다가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워보았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막대 그림자가 생겼다. 이는 지구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곡면이라는 뜻이다. 에라토스테네스가 파피루스 위에 지구를 나타내는 원 하나를 컴퍼스로 그렸을 순간,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수학적 개념이 정확한 관측과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확인해주는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다. 그림자 각도를 재어보니 7.2도였다. 햇빛은 워낙 먼 곳에서 오기 때문에 두 곳의 햇빛이 평행하다고 보고, 두 엇각은 서로 같다는 원리를 적용하면, 이는 곧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 사이의 거리가 7.2도 원호라는 뜻이다. 당시 알렉사드리아와 시에네 간의 거리는 약 925㎞로 알려져 있었다. 그 다음 계산은 간단한 것이다. 925x360/7.2 하면 약 46,250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이는 실제 지구 둘레 4만㎞에 약 15%의 오차밖에 안 나는 것이다. 2300년 전 고대에, 막대기 와 각도기 하나로 이처럼 정확한 지구의 크기를 알아낸 에라토스테네스야말로 위대한 지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 최초의 천문 계산기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계식 계산기는 안티키테라 기계(Antikythera Mechanism)다. 이 놀라운 장치는 1900년 그리스 안티 키테라 섬의 고대 난파선에서 발견되었다. 기계의 표면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설명서의 역할을 한다. 이 중 약 25%에 해당하는 3500여 개의 글자를 해독한 결과 태양, 달, 금성 등 천체들의 움직임과 위치, 일식에 관한 예측 등이 담겨 있었다. 기계는 이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편화되었지만, 손상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십 개의 정교한 청동 톱니바퀴를 가진 박스형 장치였다. 손잡이를 수동으로 회전하면 톱니는 외부의 숫자를 통해 연중 달의 위상, 월식 시간 및 5개의 행성(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위치를 표시한다. 심지어 행성의 역행을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는 누가 그것을 만들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BC 3세기에서 1세기 사이 유물로, 어쩌면 아르키메데스의 작품일지도 모른다. 안티키테라 기계의 정교함을 갖춘 기어 장치 기술은 그후 수천 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이들 작품의 대부분은 역사에서 사라져버렸고, 그로 인해 인류의 과학적 각성은 천년 이상 지체되었다. 이 고대 과학이 계속 이어졌더라면 우리 인류의 문명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발전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셀트리온, 코로나 항체치료제 유럽서 임상 추진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유럽에서 임상시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해외 영업 및 마케팅 등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올해 7월 유럽에서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논의 중이다. 일각에선 영국, 스페인 등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한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으나 회사 측은 임상시험을 유럽 내 어떤 국가에서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 함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 능력을 검증해 최종 항체 후보군 38개를 선별하고 세포주(대량 증식해 원하는 항체의약품을 만들어 주는 세포) 개발에 돌입했으며 완료되면 인체용 임상물질과 실험용 쥐, 원숭이 등의 영장류 대상 독성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오는 7월 국내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는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코로나19 환자의 보조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정보 제공기관 심포니에 따르면 램시마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올해 1분기 10.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유럽에서도 램시마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덕분에 셀트리온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55.4%(1202억원), 67.1%(1053억원)로 늘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치타서 영감…美 연구진, 기존 이동속도보다 3배 빠른 ‘소프트 로봇’ 개발

    치타서 영감…美 연구진, 기존 이동속도보다 3배 빠른 ‘소프트 로봇’ 개발

    미국 연구진이 치타의 생물역학에서 영감을 얻어 기존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8일(현지시간) 과학 정보포털 ‘유레카 얼러트’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가 주도한 이들 연구자는 1초에 단단한 표면 위에서 자체 길이(BL)의 2.68배 거리를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을 제작했다. 이는 기존 기록인 초당 자체 길이의 0.8배를 움직였던 것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다.중량 45g에 전장 7㎝·폭 6㎝인 이 작은 로봇은 네 개의 구부러진 다리와 소프트 실리콘과 스프링으로 만든 길고 유연한 몸통을 가지고 육상에서 가장 빠른 생명체인 치타처럼 달리도록 설계됐다.이에 대해 연구 교신저자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기계항공공학과 조교수인 인지에 박사는 “우리는 치타에게서 영감을 얻어 스프링으로 작동하는 쌍안정(bistable) 척추를 제작했는데 이는 로봇이 두 개의 안정된 상태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인 박사는 또 “우리는 소프트 실리콘 로봇을 연결하는 채널에 공기를 주입함으로써 이런 안정적 상태 사이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게 했다. 두 상태 사이를 전환하면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방출돼 로봇이 딱딱한 표면에서 빠르게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이는 이 로봇이 표면을 가로질러 질주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소프트 로봇이라는 분야는 더욱더 유연한 소재를 사용해 자연적 형태를 모델로 한 로봇을 만들어 더욱더 역동적이고 다양한 지형에서 더 잘 움직일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이들 연구자는 또 이번 소프트 로봇이 비록 평지보다 느리지만 가파른 경사도 오를 수 있고 심지어 물속에서도 헤엄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설계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소프트 로봇 기초가 되기를 희망하며 로봇을 ‘리프’(LEAP·Leveraging Elastic instabilities for Amplified Performance)라고 부른다.이들은 또 이 로봇이 어떤 물체를 섬세하게 잡을 수 있고 심지어 11.4㎏에 달하는 무거운 물체까지 들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보여줬다. 앞으로 인 박사는 이런 로봇의 역동적인 능력으로 사회에서 여러 가지 다른 생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잠재적인 응용 분야로는 속도가 필수인 탐색 및 구조 기술과 산업용 로봇 제조 기술이 포함된다”면서 “예를 들면 더 빠르지만 여전히 부서지기 쉬운 물체를 다룰 생산 라인의 로봇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5월 8일자)에 실렸다. 사진=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극비 우주선 X-37B, 6번째 비행 나선다…임무 일부 공개

    美 극비 우주선 X-37B, 6번째 비행 나선다…임무 일부 공개

    미 공군의 무인 우주왕복선 ‘X-37B’는 임무 특성상 기밀성이 높아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 우주선은 2017년 9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780일에 이르는 장기간의 임무(OTV-5)를 완수한 뒤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보고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는 16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이 우주선이 새로운 임무(OTV-6)를 수행하기 위해 발사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미 우주군(USSF)의 최신 발표에 따르면, X-37B의 이번 임무에는 미 공군사관학교(USAFA) 생도들이 제작한 인공위성 팰컨샛8호(FalconSAT-8)의 방출이 예정돼 있다. 팰컨샛8호는 생도들의 교육을 위한 위성으로 기술을 시연할 실험장치 5가지를 탑재한다. 이 임무에 참여한 레이건 굿 사관후보생은 “(생도들에게는) 실제 프로젝트를 체험할 실천적인 임무가 할당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무 중에는 또 미 해군연구소가 주관하는 태양 에너지를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상으로 전송하는 실험도 진행된다. 이는 우주 태양광 발전과 관련한 실험으로, 궤도상에 배치한 발전 위성이 태양광에서 얻은 전기를 마이크로파로 변환, 지상으로 전송해 수신한 마이크로파를 전기로 변환해 전력을 얻는 방법이다.지난 2월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마이크로파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실험이 이뤄진 바 있다. 우주 태양 발전은 전력 발전과 전송 효율 그리고 비용 등의 과제가 있지만, 날씨에 좌우되기 어렵고 재해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에 발사되는 X-37B의 뒷부분에는 기존 임무보다 더 많은 실험이 예정돼 서비스 모듈이 처음으로 장착된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서비스 모듈이 수행하는 구체적인 역할까지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X-37B를 제작한 아서 그랜츠 보잉사 기관장이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격납 공간이 개체 내부에만 있는 X-37B의 외부에도 화물을 실기 위해 서비스 모듈을 이용하는 것을 당시 검토한 바 있다. X-37B는 어느 정도 실험 내용이 공개돼 있지만, 역시 어딘가 수수께끼가 남아 있는 모양이다. 이번에는 최대 몇백 일 동안 임무를 수행할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목포해양대, 코로나19에 1학기 전체 재택수업 결정

    목포해양대학교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학기 전체를 재택수업으로 대체한다. 목포해양대는 관련 부서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학생의 안전, 학습권 보호,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대면수업이 불가피한 실험·실습 및 현장실습 교과목 중 승인된 교과목은 다음달 1일부터 코로나19 감염증 예방 수칙을 준수해 제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1학기 중간시험은 미실시 원칙으로 교수의 재량에 따라 실시여부와 방법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비대면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기말시험은 대면시험으로 오는 7월 2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학과 및 학년별로 분산해 치른다. 이성렬 목포해양대 교무처장은 “재택수업 운영 및 학사일정 변경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미국 정부, 코로나 초기 ‘마스크 증산’ 제안 묵살했다”

    “미국 정부, 코로나 초기 ‘마스크 증산’ 제안 묵살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미국에서 감염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1월 정부에 마스크 생산량을 늘려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묵살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주요 마스크 제조업체인 ‘프리스티지 아메리테크’가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보건복지부에 마스크 생산기계를 복구해 생산량을 늘리자는 의견서를 보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10일 보도했다. 마스크 제조업체, 美 첫 확진자 나오자마자 보건복지부에 제안 미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보고된 다음날이다. 당시 이 회사의 마이크 보웬 부회장은 홍콩과 같은 나라에서 마스크 주문량이 증가하자 의료용 N95 마스크의 국내 생산을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정부에 우선권을 주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접촉했다고 한다. 보웬 부회장은 로버트 캐들렉 질병 준비 및 대응 담당 차관보를 포함한 보건복지부 고위 관료에게 이메일을 통해 “우리 공장에 N95 생산라인이 있는데 이를 재가동하는 게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심각한 상황에서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웬 부회장은 “지금도 전화 주문이 몰리고 있어 정부 수주는 필요 없다”면서 “단지 상황이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알려주는 것이다. 나는 애국이 먼저고, 사업은 그 다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당국 “아직 답변할 상황 아니다” 제안 수용 안해 이에 보건복지부 측은 답장에서 “아직 정부가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상황은 전혀 아닌 것 같다”고 답해 보웬 부회장의 제안에 즉각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결국 정부는 보웬 부회장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고, 이 회사에선 한 달에 700만개까지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이 있지만 여전히 주문 물량 외엔 가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보웬 부회장의 제안은 보건복지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의 국장이었던 릭 브라이트가 폭로한 89페이지짜리 문서에 간략히 포함돼 있다. 브라이트 전 국장은 정치보다 과학과 안전을 우선시하려다 캐들렉 차관보 등으로부터 보복을 당해 지난달 말 직무에서 배제된 후 국립보건원으로 전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극찬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브라이트 전 국장은 캐들렉 차관보를 비롯한 보건복지부 지도부에 마스크 부족 사태에 대해 설득하려 했지만 납득시키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 커지자 의료진까지 ‘마스크 대란’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초반 마스크 생산량을 늘릴 기회를 놓쳤고, 몇 주 뒤 바이러스가 미국 내에서도 급속히 확산되자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다. 특히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투 중인 의료진이 감염에 노출되는 위험을 안게 됐다. 의료진마저 마스크 부족 사태를 겪게 되자 그제서야 트럼프 정부는 통상 가격의 몇 배를 주고서라도 마스크를 조달하기 위해 백방으로 공급처를 알아봤다. 또 비상 행정명령을 통해서라도 민간기업에 마스크 생산량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됐다고 WP는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측은 보웬 부회장의 제안서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WP의 요청에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한 정부 고위 관료는 익명을 전제로 “보웬 부회장은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이라며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당시에는 예산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다른 보건복지부 관료는 “정부에는 계약 절차가 있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 빠르지 않다”고 밝혔다.정부의 느린 대처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의료진들은 환자 치료 과정에서 숨진 동료들을 추모하며 지난달 21일 백악관 앞에서 의료물자 부족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마스크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한 방역용 N95 마스크 상당수가 인증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이 67종의 수입산 마스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약 60%에서 미세입자를 걸러내는 기능이 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하! 우주] 수소 대기 지닌 외계행성에도 생명체 존재 가능

    [아하! 우주] 수소 대기 지닌 외계행성에도 생명체 존재 가능

    이미 은퇴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수천 개 이상의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케플러의 후계자인 테스(TESS·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를 통해 훨씬 많은 숫자의 외계행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외계행성을 발견한 것은 외계 성 연구의 시작일 뿐이다. 과연 이 가운데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 어디인지 알아내고 실제 생명체가 있는지 검증하는 일이 앞으로 외계행성 연구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지구처럼 질소와 산소로 구성된 대기와 지구와 비슷한 크기,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지닌 행성이 있다면 과학자들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높게 볼 것이다. 하지만 만약 대기 구성 성분이 지구와 크게 다르다면 어떨까? 사실 지구도 초기에는 대기 중에 산소와 질소가 거의 없고 암모니아, 메탄, 이산화탄소, 수소 등 지금과는 다른 성분이 풍부했다. 초기 지구 생명체는 이런 환경에서 탄생했다. 따라서 지구형 외계행성이 현재 지구와 다른 대기를 지녔다고 해도 생명체는 존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와 다르지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대기 조건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사라 시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독특한 조건에서 지구 생물을 연구했다. 바로 수소가 100%인 대기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생명체를 찾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수소 100%인 대기 조건에서 생존할 수 있는 지구 생명체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 수소 자체는 독성을 지닌 물질이 아니다. 단지 산소와 격렬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위험 물질로 여겨지는 것뿐이다. 100% 수소 환경에서는 매우 안정한 기체다. 연구팀은 두 종류의 생물이 100% 수소로 채워진 실험실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바로 메탄생성균과 효모가 그 주인공이다. 전자는 원시적인 고세균의 일종으로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생물이고, 후자는 진핵생물이지만 산소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생물이다. 따라서 이들은 100% 수소를 채운 실험실 환경에서도 영양배지 속에서 문제없이 증식하고 살아간다. 메탄 생성균의 경우에는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수소가 풍부한 지구형 외계 행성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수소는 가벼운 기체이기 때문에 수소가 풍부한 원시적 대기를 지닌 행성이 있다면 대기 상층부로 상승해 지구에서 가장 쉽게 관측된다. 물론 현재 지닌 망원경으로 수백 광년 떨어진 작은 외계 행성의 대기를 직접 관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과학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차세대 우주 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경우 가능할 수 있다. 수소가 풍부한 대기를 지닌 지구형 외계 행성은 어쩌면 원시적인 메탄 생성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될 순 없다. 많은 연구자들이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라도 진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우선 태양계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나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에 대한 탐사를 준비하는 한편 망원경을 통해 생명활동의 징후를 찾아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수소가 풍부한 대기를 지닌 행성에서도 예상보다 높은 메탄의 존재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당장에 답을 얻긴 어렵지만, 결국 과학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핵잼 사이언스] ‘극한 변비’ 걸린 도마뱀… “몸의 80%가 대변”

    [핵잼 사이언스] ‘극한 변비’ 걸린 도마뱀… “몸의 80%가 대변”

    미국 플로리다에서 극심한 변비에 시달리던 도마뱀이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전문매체의 8일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대학의 생물학 박사 과정 준비생인 나탈리 클런치는 플로리다의 한 피자전문점 앞을 지나다 독특한 외형의 도마뱀 한 마리를 발견했다. 당시 도마뱀은 마치 과일 배와 비슷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고, 클런치는 이 도마뱀이 암컷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임신을 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도마뱀을 집어 들었다. 그 순간 클런치는 도마뱀의 복부에서 느껴지는 ‘정체’가 둥그렇고 커다란 콩과 같은 알들이 아니라, 반고체의 덩어리 즉 배설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곧바로 실험실로 도마뱀을 옮겨 정밀 관찰했다. 그 결과 복부의 80%가 덩어리 진 배설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확인했다. 클런치는 “도마뱀의 내장은 그 어떤 먹이도 삼킬 수 있는 공간의 거의 없었다. 도마뱀은 스스로 배설물을 내보낼 수 없는 변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 도마뱀의 발견 당시 몸무게는 28g. 전문가들이 도마뱀의 복부 내장에서 제거한 대변의 무게는 무려 22g이었다. 몸무게의 78.5%를 배설물이 차지하고 있던 셈이다. 몸 속에 배설물을 가장 많이 ‘품고’ 다니는 파충류로는 버마왕뱀이 꼽히는데, 이런 버마왕뱀도 몸무게의 최대 13%만이 대변일 뿐이다. 함께 분석을 진행한 플로리다 자연사 박물관 파충류 부서의 에드워드 스탠리 박사 등 전문가들은 “엄청난 양의 곤충과 기름기, 그리고 모래가 모여 대변 덩어리로 응고된 상태였다”면서 “아마도 근처 피자집에서 흘러나오는 기름과 기름기가 섞인 모래 및 다른 곤충을 주로 섭취해서 이 정도의 변비가 생긴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이번에 발견된 것은 북부말린꼬리도마뱀(northern curly-tailed lizard) 종으로, 모든 동물을 통틀어 살아있는 동물 중 체중 대비 대변 비율이 가장 높은 동물로 기록될 것”이라며 "검사를 진행할 때 대변으로 가득 찬 배가 터지진 않을까 매우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비 걸린 도마뱀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분석을 모두 마친 뒤 해당 도마뱀을 안락사 시켰다. 장기 대부분이 대변으로 가득 차 상당한 통증이 예상될뿐만 아니라, 소화기능도 거의 망가져 먹이 섭취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양서·파충류학회(SSAR) 전문지 ‘파충류학 리뷰’(Herpetological Review)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상된 뇌세포 발달 제어 효소 처음 발견”… 취리히대 국제연구팀

    “손상된 뇌세포 발달 제어 효소 처음 발견”… 취리히대 국제연구팀

    인간 뇌의 신경 줄기세포는 초기 뇌를 발달시킬 뿐만 아니라 평생 활성 상태를 유지한다. 이런 신경 줄기세포가 끊임없이 새로운 신경세포(뉴런)를 만들어내는 덕분에 뇌는 새로운 요구에 끊임없이 적용하고, 손상된 조직의 복구에 필요한 신경세포를 수시로 확충할 수 있다. 문제는 불시에 나타나는 돌연변이가 뇌 신경 줄기세포의 분열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신경 줄기세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뇌의 학습과 기억 능력이 감퇴한다. 이런 뇌 신경 손상이 어떤 생리적 경로를 거쳐 발생하는지는 지금까지 거의 밝혀진 게 없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 취리히대(UZH) 뇌 연구소의 제바스티안 예스베르거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뇌의 신경 발달을 제어하는 지질 대사 효소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미국고등과학협회(AAAS)가 운영하는 비영리 뉴스 매체인 유레카얼럿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결과는 뇌의 신경 줄기세포 분열을 치료적 목적으로 조절하는 실마리를 찾아낸 것이다. 특정 지질 대사 효소가 뇌의 줄기세포 활동을 평생 제어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런 요지의 논문을 8일 저널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발표했다. 지방산 합성효소(FASN)는 말 그대로 지방산의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다. 하지만 이 효소를 생성하는 특정 유전자 코드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뇌 인지 기능의 결함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과 인체 기관을 모방해 배양한 3차원 줄기세포인 인간 뇌 오르가노이드에 실험하면서 FASN의 유전적 변이를 관찰했다. 인지 기능이 손상됐을 때와 똑같은 변이가 FASN에 나타나도록 유전 정보를 조작하자, 생쥐와 오르가노이드 양쪽 모두에서 뇌 신경 줄기세포의 분열이 줄었다. 변이를 일으킨 FASN 효소는 과도한 활성 상태로 변하면서 줄기세포 내의 지방 축적을 늘렸다. 그러자 스트레스를 받은 줄기세포는 분열 능력이 떨어졌다. 아울러 FASN에 돌연변이가 생긴 생쥐도 학습과 기억 기능이 약해졌다는 게 확인됐다. 예스베르거 교수는 “FASN 지질 대사와 줄기세포 분열과 인지 능력이 기능적으로 서로 연관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코로나로 위기 겪은 中, 당 중앙이 안전 직접 챙긴다… 한중 새 협력 시급”

    “코로나로 위기 겪은 中, 당 중앙이 안전 직접 챙긴다… 한중 새 협력 시급”

    코로나19로 국가적 위기를 겪은 중국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한 법과 시스템 정비에 돌입했다.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26~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17차 회의를 열고 생물안전이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임을 명시하는 생물안전법 초안을 심의했다. 다음달 21일 시작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심의 내용을 토대로 처음으로 생물안전법을 제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한국 학자들이 지난달 30일 국내 학술지 ‘환경법 연구’에 ‘중국 생물안전법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실태와 해결 방안들이 자세하게 제시됐고 현재 논의 중인 중국 생물안전법 초안에도 유사한 내용들이 많아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 집필자인 중국 저장성 싱크탱크 둥하이(東海)연구원의 한승훈 연구원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이현우 선임연구위원에게 생물안전과 관련된 중국의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한중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중국 내 한국인 환경법 박사 1호인 한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전인대에서 생물안전법 1차 심의 소식을 듣고 논문을 구상했으며 현재 가족과 함께 우한에 거주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76일간의 ‘우한 봉쇄’ 상황에서 논문을 작성했다고 한다. 인터뷰는 이메일과 전화로 이뤄졌다.-중국의 생물안전법 제정 배경은. 한승훈 “중국은 이번 사태로 국가적 위기를 겪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당국 대응 정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국가 생물안전법 체계와 제도적 보장 시스템을 조속히 만들라고 지시했다.” -중국 생물안전에 대한 법체계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한승훈 “기존 중국에는 생물안전과 관련된 수많은 단행법이 산재해 있어 이들 법률을 통합적으로 조율할 법률이 없을 뿐 아니라 기존 법률 간 내용이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문제가 있다.” ●공공안전사건땐 지방委 → 국가委 직접보고 -향후 중국 법체계 개편 방안은. 한승훈 “중국은 중장기 생물안전 계획을 수립해서 관리체계 강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분담, 생물안전 분야별 대응방침, 민관군 협력체계, 생물안전 목표, 대외 협력방안 등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복잡한 관리체계를 간소화하고 생물안전에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어 국가안전을 책임지는 중앙국가안전관리위원회 산하에 국가생물안전회를 신설하고 각 지방정부의 당위원회 산하에 지방생물안전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염병 또는 돌발적인 공공안전사건이 발생할 경우 지방생물안전위원회가 직접 국가생물안전위원회에 보고하고 관리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 공산당 중앙이 직접 지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국가생물안전 업무협조 시스템 역시 국무원의 위생건강위, 농업농천부, 과학기술부, 외교·군사 등 관련 부서의 유기적 체계를 구성해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같은 생물안전 문제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처리법은. 한승훈 “정보보고·정보공개·응급조치 이 3가지 절차는 한 세트이고 이 세트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생물안전 문제 해결의 성패가 달려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이 일부 전염병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전파되기 때문에 과학적 분석과 판단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빠른 시간 내에 응급조치를 취해 확산을 차단하고 초기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억제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안 심의 내용을 보면 상시 모니터링과 조기경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한승훈 “전문기관에 주도적으로 모니터링, 수집, 분석, 정보 보고, 새로운 돌발성 전염병 예측 등의 업무를 진행토록 한 뒤 보고를 받은 국무원 관련 부문과 지방인민정부가 즉시 조기 경보를 하고 상응한 예방 및 통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초기에 과할 정도로 억제조치 취해야 -논문에서 위험성 예방(사전배려) 원칙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한승훈 “전 세계가 사스, 에볼라, 메르스, 페스트,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이런 유사한 상황을 매번 겪을 때마다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해 왔다. 많은 국가가 예방의학 관점에서 전염병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한 후 대응조치를 하는데 이러면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위험성 예방 원칙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전염병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과 의심이 되면 즉시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 인과관계가 증명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소 인권침해의 소지도 있어 보이는데. 한승훈 “물론 예측과 의심은 상당한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생물다양성 협약 선언에도 명시돼 있다. ‘생물다양성이 심각한 감소 또는 피해의 위협을 받을 시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러한 위험의 회피와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는 조치를 지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중국 생물안전법에 위험성 예방(사전배려) 원칙을 규정한다면 앞으로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중국법 초안에 포함된 다른 주요 내용은. 한승훈 “다른 사람에게 전염병 발생 상황을 숨기거나 지연·거짓 보고하도록 해서는 안 되며 타인이 전염병이나 모니터링 범위에 속하는 원인불명의 질병에 대해 보고하는 것을 막아서도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어기면 시정명령 및 경고를 하고 관련 책임자를 강등·면직·해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발병 원인인 야생동물과 관련한 중국의 법체계는. 이현우 “현행 야생동물보호법은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판매와 이용에 대해 금지 및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적용 대상이 일부 법적 보호종에 국한돼 있다. 바이러스 숙주로 자주 거론되는 박쥐 같은 경우 법적 보호종이 아니다. 앞으로 육상 야생동물(특히 포유류, 조류)은 일률적으로 식용을 금지하되 사육이 잘되고 전염병을 퍼뜨릴 위험성이 낮은 가축 같은 일부 종들만 사육을 허용하게 될 것이다. 이번 생물안전법 제정과 함께 야생동물보호법, 동물방역법의 개정을 서두르고 있어 관련 법률과 정책이 상당히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유전자편집 아기 출산이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이번 생물안전법에서는 유전공학기술의 오남용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가. 이현우 “우리나라에도 꽤 알려졌지만 중국에서 에이즈에 걸린 부부를 모집하고 DNA 편집기술을 통해 쌍둥이가 출산됐다고 해서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있다. DNA 편집기술이 급속히 보편화되고 있지만 당국의 관리 감독이나 제도가 허술해서 발생한 대표적 사례다. 중국도 DNA 편집과 인간배아 실험을 엄격하게 허가하고 행정 및 형사처벌을 강화할 것이다.” -중국의 생물자원, 인류 유전자원, 외래종 침입에 대한 대책 방안도 있는가. 이현우 “이 분야도 생물안전법에서 다루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중에서 생물자원과 외래종 문제는 기본 법제도가 다소 취약하다. 이번에 관련 법률과 법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생물안전에 대한 한국의 실상은 어떤가. 이현우 “한국도 부처 소관에 따라 생명공학기술과 산업, 전염병, 외래종, 생물무기 등을 따로 다루고 있고 생물안전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법률이 없다. 생물안전 문제에 대한 국가기능을 더욱 견고하게 하기 위해 우리도 정부와 국회, 학계에서 생물안전기본법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주석 방한 때 양해각서 체결을 -생물안전과 관련해 한중 간 협력할 여지는. 한승훈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중은 교민대피나 방역물자 지원, 임상정보 교환 등 다양한 협력을 했고 효과도 컸다. 하지만 생물안전 분야는 이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한중 간 기존의 전염병 예방 관련 양해각서를 시대적 흐름에 맞게 개정 보충하거나 또는 생물안전 협력 양해각서를 새롭게 체결해 보다 효율적으로 공동 대응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추진 중인 시 주석의 방한 시 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oilman@seoul.co.kr
  • 피고 지는 것이 우리 인생, 웃음꽃 필 날 기다리며…

    피고 지는 것이 우리 인생, 웃음꽃 필 날 기다리며…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 해 매출이 성수기 환경에 좌우되는 화훼농가는 직격탄을 맞은 시장이다. 졸업식과 입학식, 결혼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대부분 취소되거나 간소하게 치러진 탓이다. 경기 남부 지역의 최대 화훼 재배 지역인 용인시 남사화훼단지를 찾아 농가의 목소리를 들어 봤다.이른 아침의 수국농장. 꽃봉오리가 채 올라오지 않은 푸릇한 수국 화분 수백여개가 트럭에 실리고 있었다. 본래는 꽃이 핀 분재 형태로 출고됐지만 최근 몇 달간 경매시장에 간 꽃들은 대부분 유찰돼 그대로 반품된 처지다. 그렇게 돌아온 꽃들은 상품 가치가 떨어져 처리하는 것만도 큰 일. 처치 곤란한 천덕꾸러기로 버려지느니 싼값에라도 조경용으로 대량 판매하는 것이 그나마 해결 방법인 것이다. 일부는 트럭으로 실려 나가지만 농장 곳곳엔 출하도 못한 채 엎어 버린 화분이 군데군데 무덤처럼 쌓여 있었다. 농장주 입장에서는 수입재여서 가격이 만만찮은 용토라도 건져 재활용해 보고 싶은 심산일밖에. 본래 도매만 취급했지만 반품된 수국을 소매로라도 팔아 볼까 싶어 농장 주인은 마른 잎을 정리하고 있었다.인근 카네이션 농장도 가정의 달을 맞아 모처럼 분주해졌다. 비닐하우스 가득 빨갛게 꽃을 피운 카네이션 출하에 한창이다. 일손이 모자라 먼 데서 가까운 데서 지인들이 다 동원됐다. 관광버스업을 하던 홍성덕(58)씨도 함께했다. 코로나19는 국내 관광업에도 큰 해를 끼쳤다. 한동안 일거리가 전혀 없었다는 홍씨는 직원들을 데리고 합류했다. 어차피 일감이 없으니 농장 일이라도 거들겠다는 것이다. 농장 주인은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이렇게 잠도 못 자고 정성 들여 키운 꽃들이 빛을 볼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10여종의 장미를 재배하는 화성시의 한 농장. 농장주 김원일(61)씨는 “장미는 연중 재배하고 판매할 수 있는데도 코로나19 파동을 이길 수 없어 간신히 본전치기”라고 했다. 유동 인구가 줄어 가격이 3분의1 가까이 떨어진 데다 연료비까지 올라 수지가 맞지 않았다. 꽃은 온도, 습도 등의 관리 유지비와 인건비가 한 달에만 수백, 수천만원씩 들어가기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김씨는 “팔면 팔수록 손해여도 피고 지는 것이 꽃의 순리니 그저 시장에 내보낼 도리밖에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1인당 연간 화훼 소비액은 1만 1888원이다. 그동안 국내 꽃시장은 기형적으로 발전했다. 전체 꽃 소비의 약 80%가 경조사용. 꽃은 특별한 날에 누군가로부터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크다.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화훼농가를 돕고자 다양한 곳에서 꽃을 기부하고 나눠 주는 행사가 진행됐다. 이런 움직임은 다행스럽지만 행여나 ‘꽃은 받는 것’이라는 편견을 심어 주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화훼유통업을 하는 권영석씨는 “태풍이든 전염병이든 위기는 다시 올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위기를 견뎌 내는 실험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민간육종가연합회 임육택 회장은 “얼마 전 대형마트에서 만난 손님이 ‘놀러도 못 나가는데 집에서 꽃이라도 봐야지’ 하더라. 맞는 말이다.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꽃만 한 것이 세상에 또 없다”며 웃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두 고단하고 팍팍해진 이 시간. 오늘 문득 나를 위한 꽃 한 다발, 어떨까. 글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지금, 기본소득을 논할 때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지금, 기본소득을 논할 때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도입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각급 지자체에서도 의미 있는 제안과 실천이 쏟아진다. 이참에 ‘기본소득’을 실현해 보자는 것이다. 금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BIKN) 이사의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는 기본소득이 왜 현실 사회에 합당한 제도인지, 기본소득이 가져올 변화는 어떤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AI시대 일자리 현저히 감소… 가난한 사람 도울 방법 기본소득 하면 어떤 사람들은 선거철의 흔하디흔한 포퓰리즘이라 생각한다.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무조건적으로 일정한 금액의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아야 한다’고 세뇌당하듯 들어온 탓이다.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낚시 방법을 알려 주면 된다’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자주 쓰인다. 그러나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일자리가 현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난한 사람을 도울 다양한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저자는 그중 기본소득이 가장 합당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오랜 금언(金言)은 금언(禁言)이 돼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로마 시절부터 시작돼 자본주의 CEO들도 지지 자본주의 사회가 기본소득을 금기시하는 이유는 소유권 개념 때문이다. 사유재산으로 저마다 이윤을 창출하며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마땅한데, 그걸 나누자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그런 건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에서나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고대 로마 시절부터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철학자 키케로는 당대 최고 권력자라 해도 손색없는 집정관을 지냈는데, 그는 “모든 자연물은 개개인의 사적 소유가 아니라, 모든 인류의 공유물”이라 주장했다. 나아가 “이를 사적으로 선점한 사람은 거기에서 수익을 얻는 만큼 소유하지 못한 사람을 경제적으로 도울 의무를 갖는다”고 천명했다. 그 시절이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현대 자본주의의 혜택을 누구보다 많이 받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구글 전 CEO 에릭 슈밋 등도 기본소득을 지지한다. 기본소득은 지급 범위와 수준, 방법 등 다양한 가능성이 병존한다. 저자도 이를 인식한 듯 “아직도 많은 연구와 정책적 실험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지금이 가장 적절한 기본소득 논의 시점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코로나19 이후를 논의하는 가장 첫 단계는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기본소득도 마찬가지다. 각급 지자체는 물론 중앙정부도 이미 경험을 했다. 더 넓고 깊은 공론의 장으로 나아가기 전에 이 책을 읽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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