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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우려고 하는 순간 ‘기억’은 시작된다

    외우려고 하는 순간 ‘기억’은 시작된다

    오래 기억되는 정보, 습득 1~2초 전에 해마 ‘발화율’ 상승… 인코딩 준비상태 뇌 다른 부분에선 별다른 변화 없어 전문가 “결국 해당 정보에 흥미 갖고 반복·지속 노출이 기억 잘하는 방법”“따뜻한 차와 파삭거리는 빵가루가 입천장에 닿는 순간 갑자기 온몸에 소스라치는 전율이 일었고,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현상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많은 독자들에게 좌절감에 빠지게 만든 마르셀 프루스트의 걸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한 대목이다. 우연한 자극에 의해 의식 저편에 묻혀 있던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꼽히며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프루스트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사실 오래된 기억은 되살리기도 쉽지 않지만 왜곡되는 경우도 많다. 영국 더럼대 심리학과 찰스 퍼니휴 교수는 ‘기억의 과학’이라는 책에서 “진짜 기억과 가짜 기억은 상당히 비슷한 신경적 특징을 나타내며 다양한 편향이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뇌과학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억은 많은 부분이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기억은 시간여행과 함께 SF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단골 메뉴이다.이런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샌디에이고) 심리학과, 애리조나주립대 실험심리학과, 뉴멕시코주립대 심리과학과, 샌디에이고 보훈병원, 배로신경과학연구소, 뉴로텍스뇌연구소 공동연구팀은 특정 정보가 기억되거나 기억되려 하기 이전에 이미 해마에서 기억할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6월 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뇌전증 환자 34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단어를 학습하도록 하면서 해마, 편도체, 전측대상회, 전전두엽 등 기억에 관여하는 부위의 변화를 뇌파검사와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실험대상자들이 쉽게 기억하거나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는 단어들은 보거나 듣기 1~2초 전에 해마의 신경세포(뉴런)의 발화율이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해마 이외의 부분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뇌변연계에 위치한 해마는 장기기억과 학습, 감정적 행동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처럼 정보 노출 전에 해마 뉴런의 발화율이 높아지는 것을 ‘인코딩 준비상태’라고 이름 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코딩 준비상태는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뇌 부위인 해마가 선택적으로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정보에 따라 인코딩 준비상태가 달라지는 정확한 메커니즘을 밝혀내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마를 인코딩 준비상태로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원 세포신경과학부 연구팀은 단기기억이 형성되는 것은 소뇌와 대뇌 피질의 가장 작은 신경단위인 과립세포가 해마의 피라미드 신경세포로 얼마나 활발하게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는 연구 결과를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6월 2일자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기억은 신경세포들 사이의 신호전달 강화를 설명하는 시냅스 가소성이나 외부 자극으로 인해 생기는 생화학적 변화인 엔그램 개념으로 설명해 왔었다. 시냅스 가소성은 세포 수준 이하의 차원에서, 엔그램은 기억의 전체 메커니즘 차원에서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연구팀은 시냅스 가소성과 엔그램 사이의 구조적 상관관계를 설명한 것이다. 존 윅스테드 UC샌디에이고 교수는 “이번 연구들은 신경세포와 신호전달체계가 기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며 “결국 흥미를 갖고 해당 정보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기억을 잘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지부조화’ 꺼낸 吳, 감형 위한 노림수인가

    ‘인지부조화’ 꺼낸 吳, 감형 위한 노림수인가

    부하 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지난 2일 기각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우발적 범행을 한 것이며 ‘인지부조화’ 상태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범행은 인정하지만 인지부조화 상태에 빠져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지부조화는 신념과 행동 등이 불일치하는 상태를 인간이 견뎌 내지 못해 이를 제거하고 일치시키려 한다는 실험심리학 용어다. 법조계에서는 “성범죄 사건의 피의자가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는 방어 논리를 동원하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은 3일 “인지부조화라는 말은 음주감경(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을 때 그 당시 상태가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형벌을 감형해 주는 제도) 등의 주장을 펼 수 없으니 찾아낸 논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지부조화 역시 심신미약을 달리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김상균 법무법인 태율 변호사도 “정상적 사고 범주를 벗어나거나 위기 상황에서 인지부조화를 느낄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성범죄에서 가해자가 ‘우발적 범행’이나 ‘인지부조화’를 주장하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어차피 혐의가 뚜렷하고 실형 판결이 나올 듯하니 죄를 인정해 양형 시 참작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우발성을 강조해 ‘덜 나쁜 사람’이 되겠다는 의도 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성범죄 사건에서는 우발적 범죄 여부가 양형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그럼에도 오 전 시장 측이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이유는 감형을 위한 ‘밑밥 깔기’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희봉 로피드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사전적 의미로 우발적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 예기치 않게 우연히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 전 시장 측이 집무실로 피해자를 부를 당시에는 강제 추행할 의도는 없었으며 충동적인 욕구로 일어난 일이라는 논리를 펴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본인 입으로 범죄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고의가 아니었다’는 주장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인지부조화라는 독특한 방어 논리가 영장 기각에 크게 기여했다는 시각도 있다. 혐의는 인정하되 책임은 회피할 수 있는 논리여서 향후 재판에서 감형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영장실질심사 직전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법무법인 상유 대표 최인석 변호사의 선임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최 변호사는 오 전 시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전담한 조현철 영장전담 부장판사와 부산대 동문이면서 2012년부터 2년여간 부산고법에서 함께 근무했다. 검경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법관 기피 신청까지 할 수 있는 사안이다 보니 뒷말도 불거지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컴퓨터 로그인이 안 된다며 집무실에 부하 직원을 불러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지난 4월 23일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코로나 치료제 생산 속도전… 美제약사 백신 국내서 임상시험

    코로나 치료제 생산 속도전… 美제약사 백신 국내서 임상시험

    “1~3단계 임상시험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치료제 개발하려면 100명 이상 혈장 필요 혈장 공여자 적어 연내 생산 차질 우려도 식약처 ‘렘데시비르’ 특례수입 최종 결정 현재 3대 백신, 임상시험 전 동물실험 단계정부가 코로나19 국산 치료제는 올해 말, 백신은 내년 말을 대량생산 목표 기한으로 잡고 약 1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국내 의료기기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 기반도 강화한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혈장 공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목표 달성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3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관련 브리핑에서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1~3단계 임상시험을 모두 순차적으로 거칠 필요는 없고, 동시 진행도 가능하다”며 “정부가 제시한 시점은 대량생산을 말하는 것이고, 실제 접종은 훨씬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하반기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실시에 필요한 비용 1115억원을 긴급 지원한다. 치료제 분야에서 혈장치료제(완치자 혈장을 채취·농축)는 올해 안에 대량생산을 추진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완치자 1만 450여명 중 혈장 공여자가 12명에 불과하다. 개발에는 최소 100명 이상의 혈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완치자 참여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체치료제(완치자 혈액 기반)는 2021년 대량생산을 목표로 한다. 약물 재창출(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는 기존 약물을 사용)도 ‘나파모스타트’ 등 일부 약물의 국내 임상이 진행 중이다. 백신 분야에서는 3대 백신(합성항원 1건, DNA 2건) 핵심 품목을 내년 하반기까지 대량생산하는 게 목표다. 현재는 3건 모두 임상시험 전 동물실험 단계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미국 제약사 이노비오가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국내에서 백신 임상시험이 승인된 건 처음이다. 정부는 치료제·백신에 대한 특허권과 관련해 공공재로서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민간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개발 의욕을 북돋우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9일 백신·치료제 개발업체의 특허권 등을 WHO가 관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해외에서 개발된 치료제·백신의 수급 확보도 지원한다. 식약처는 이날 코로나19 치료 기간 단축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에 대한 특례수입을 최종 결정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인공호흡기, 진단키트 등 11종을 국내 의료기기 전략품목으로 지정하고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국립 바이러스·감염병 연구소와 한국 바이러스 기초 연구소 설립도 추진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낙동강 하굿둑 개방 3차 실험…한 달간 장기영향 분석

    낙동강 하굿둑 개방 3차 실험…한 달간 장기영향 분석

    낙동강 하굿둑 개방 3차 실증실험이 4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다. 부산시와 환경부는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낙동강 하구 기수(바닷물과 민물이 섞임) 생태계 복원을 위한 ‘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을 4일부터 7월 2일까지 한다고 3일 밝혔다. 환경부 등 5개 기관은 지난해 6월과 9월 두 차례 단기개방 실증실험을 했다. 당시 실증실험에서는 하굿둑 수문을 개방했을 때 유입된 소금 성분(염분)이 하굿둑 상류로 얼마만큼 이동하는지 주변 영향을 살폈다. 5개 기관은 이를 바탕으로 하굿둑 수문개방 수준에 따른 다양한 해수유입 방법을 검토해 이번 3차 실험 계획을 수립했다. 1·2차 실험에서 1시간 이내 1차례 개방했으나 3차 실험에서는 1~3시간 이내 12차례 개방하기로 했다. 장기간에 걸쳐 염분이 누적 유입되었을 때 하굿둑 상류로 이동하는 거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하굿둑은 상류로부터 흘러 내려오는 민물(담수)을 방류하기 위해 수문을 개방하며 바닷물(해수) 유입은 차단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실험 기간에는 하굿둑 안쪽 하천 수위보다 바깥쪽 바다 조위가 높아지는 대조기에 수문을 개방해 여러 차례 해수를 유입시킨다. 첫 대조기인 4~8일 중에는 수문 1기를 단시간 개방해 간헐적(불연속)으로 해수를 유입시킨다. 9일과 7월 2일 사이에는 수문 1기를 위로 들어 올려 하천 아래쪽으로 상시(연속)개방 상태를 유지한다. 5개 기관은 실험 중 서낙동강 유역 농업과 농업용수 사용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하굿둑 상류 15㎞에 위치한 대저 수문 이하로 해수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굿둑 수문 운영계획을 수립했다. 상류 15㎞ 이상 염분이 침투하는 것에 대비해 낙동강 유역 다목적댐(안동·임하·합천) 환경 대응 용수를 방류하는 비상계획도 수립했다. 기수생태계 복원 정도와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하굿둑 수문을 장기간 개방상태로 유지할 때 회유성·기수성 어종과 저서생물이 하굿둑 상류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어류포획,수중카메라,유전적 흔적(배설물,분비물,비늘,어란 등) 분석 등도 실시한다. 뱀장어 치어가 하천으로 회귀하는 시기에 수문개방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관찰하고,재첩과 같은 저서생물 등의 이동 여부도 살펴볼 예정이다. 하굿둑 개방 시 주변 지하수 염분 확산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여부 관측지점을 지난해 52곳에서 올해는 207곳으로 늘리는 등 지하수 수질 관측도 한다. 지난해 1·2차 실험 조사 결과에서 단기간 유입된 해수가 주변 지하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송양호 부산시 물정책국장은 며 “장기간 개방하는 이번 실험이 낙동강 하구 생태계 영향을 관찰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英 연구진 이부프로펜 코로나 환자 투약 실험, WHO가 손사래친 그 약

    英 연구진 이부프로펜 코로나 환자 투약 실험, WHO가 손사래친 그 약

    해열진통 소염제로 널리 알려진 이부프로펜은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제로 써도 되는지를 놓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오락가락했던 약품이다. 영국 연구진이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려고 실험에 나서고 있다고 BBC가 3일 전했다. 런던 가이스 앤 세인트토머스 병원과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호흡 곤란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약은 워낙 보편화돼 있어 가장 값싼 치료제로 환자들이 산소호흡기를 떼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해방(Liberate)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실험은 환자 절반에게 통상의 치료에 더해 이부프로펜을 복용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약국 등에서 구입하는 약과 달리 지질(脂質, lipid) 캡슐을 먹게 된다. 이미 몇몇 사람은 관절염 같은 특정 조건일 때 이렇게 복용했다. 동물 실험 결과, 심각한 코로나바이러스 합병증 가운데 하나인 급성호흡기장애 신드롬을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미툴 메흐타 교수는 “우리는 그 증거들과 우리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일이 정확히 일치하는지 실험을 통해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에 이부프로펜이 경미한 통증을 동반한 이들이 잘못 복용하면 나쁜 영향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의사 출신 올리베르 베랑 프랑스 보건 장관이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감염 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며 환자들에게 대신 파라세타몰 제제를 들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WHO는 지난 3월 이 약을 사실상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안을 내놓았다가 이틀 만에 철회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인간 제약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파라세타몰이나 이부프로펜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에 쓰는 것은 안전하다고 빠르게 결론 내렸다. 두 제제 모두 체온을 떨어뜨려 독감 증상 같은 것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경미한 증상의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는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는 이부프로펜보다 부작용이 덜한 파라세타몰을 먼저 복용해 보라고, 대다수에게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복부 궤양이 있는 환자라면 이부프로펜을 절대 복용해선 안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연구진, 인간 세포 투명화 실험 성공…오징어 단백질 주입

    美 연구진, 인간 세포 투명화 실험 성공…오징어 단백질 주입

    과학자들이 인간의 세포를 부분적으로 투명하게 만드는 실험 연구에 성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 등 공동연구진은 오징엇과에 속하는 한 연체동물의 특정 단백질을 이용해 인간의 신장 세포를 부분적으로 투명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 이들 연구자는 오징어의 일종인 캘리포니아 화살꼴뚜기(학명 Doryteuthis opalescens)의 피부 조직에 있는 리플렉틴이라고 부르는 특정 단백질을 추출했다. 그러고 나서 이 단백질을 실험실에서 배양해 유전적으로 조작한 인간 배아 신장 세포에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인간의 세포가 부분적으로 투명해졌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 기술은 앞으로 살아있는 인간의 세포나 조직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금보다 명확하게 관찰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이용한 리플렉틴 단백질은 오징어나 문어 같은 두족류가 포식자 등의 위협을 회피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이들 연체동물은 이 단백질로 색소포와 백색소포로 불리는 피부 조직의 층과 층 사이의 공간을 넓히거나 좁혀 빛의 파장을 조절해 피부를 투명하게 하거나 색을 바꿀 수 있다.특히 이들 연구자가 주목한 캘리포니아 화살꼴뚜기는 다른 두족류처럼 포식자를 피할 때 이를 활용해 몸을 위장하지만, 암컷의 경우 수컷의 접근을 막는 데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컷은 투명할 때 몸속에 흰색 정소가 외부로 드러나는 데 암컷은 자신의 피부를 이와 유사하게 만들어 접근하는 수컷들을 단념시킨다는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낙동강하굿둑 3차 개방…장기영향 분석

    낙동강하굿둑 3차 개방…장기영향 분석

    낙동강 하구 기수(바닷물과 민물이 섞임) 생태계 복원을 위한 3차 하굿둑 개방이 이뤄진다. 단기 개방했던 1~2차와 달리 3차 개방은 한달간 이뤄지며 그 결과를 종합해 연내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환경부는 3일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부산시·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을 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과 9월 1개 수문을 각각 38분, 51분 단기 개방했던 2차례 실험과 달리 3차 실험은 최대 3시간, 12회 개방해 누적 염분이 하굿둑 상류로 이동하는 거리와 생태계 변화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실험에서는 하굿둑 외측 바다조위가 높아지는 대조기에 수문을 개방해 해수를 유입시키는가 하면 상시개방기간(6월 9~7월 2일)에는 수문 1기를 위로 올려 회유성·기수성 어종과 저서 생물들의 상류 지역 이동 여부 등을 관찰한다. 특히 먼바다에서 부화한 뱀장어 치어가 하천으로 회귀하는 시기에 수문 개방이 어떻게 작용하고, 재첩 등의 움직임도 관심의 대상이다. 다만 서낙동강 유역 농업과 농업용수 사용에 영향이 없도록 하굿둑 상류 15㎞ 지점에 위치한 ‘대저수문’까지 해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운영 계획을 마련했다. 고정식 염분측정 장치 등을 활용해 하천과 해양의 염분 변화를 실시간 파악하고 염분 침투시 낙동강 유역 안동·임하·합천댐 물을 방류할 계획이다. 5개 기관은 하굿둑 개방에 따른 지하수 염분 확산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관측지점을 207곳으로 확대한다. 정부·지자체가 운영하는 지하수 관측정(35개) 외에 하굿둑 인근에 21곳을 추가하고 지하수 수질 관측지점도 145개로 늘렸다. 지난해 단기 개발에서는 해수가 주변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미자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장시간 수문 개방을 통해 낙동강 하구 수생태계 영향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실험 결과 및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거쳐 합리적인 기수생태계 복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오거돈 ‘인지부조화’는 감형 위한 밑밥깔기? [아무이슈]

    오거돈 ‘인지부조화’는 감형 위한 밑밥깔기? [아무이슈]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지난 2일 기각됐다. 변호인단은 그가 우발적 범행을 한 것이며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은 인정하나, 인지부조화에 빠진 오 전 시장이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추행했지만, 기억 안 나”… 가해자가 ‘인지부조화’? 인지부조화는 신념과 행동 등이 불일치하는 상태를 인간이 견뎌내지 못해 이를 제거하고 일치시키려고 한다는 실험심리학 용어다.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가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라는 변호는 흔치 않은 사례로 꼽힌다.“거물급, 심신미약이라고 못하니…”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 관계자는 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인지부조화라는 말은 음주감경(술에 취한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을 때 그 당시 상태가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형벌을 감형해 주는 제도) 등의 주장을 할 수 없으니까, 즉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변론을 할 수 없어서 다른 논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지부조화 역시 심신미약을 달리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의뢰인이 정치적으로 유명한 인물이니까 부담은 되는데 빠져나갈 구멍은 안 보이고 그래서 (변호인이) 뭐라도 주장해야겠다 싶어 무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상균 법무법인 태율 변호사도 “정상적인 사고 범주에 벗어나거나 위기 상황에서 인지부조화를 느낄 수는 있다”면서 “다만 성범죄에서 가해자가 우발적 범행이라든지, 인지부조화를 주장하는 일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어차피 혐의가 뚜렷하고 실형 판결이 나올 것 같으니 우선 죄를 인정해 양형에서 참작할 수 있도록 해놓고, 우발성을 강조해 ‘그나마 덜 나쁜 사람’이 되겠다는 의도 같다”면서 “차라리 큰 책임감을 느끼고 두 번 다시 그러지 않겠다, 벌을 달게 받겠다는 태도가 법과 대중에게 유일하게 용서받는 방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책임 있는 반성 태도가 용서받는 길“ 일반적으로 성범죄 사건에는 우발적 범죄의 여부가 양형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오 전 시장 측이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이유는 감형을 위한 ‘밑밥 깔기’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법조 관계자는 “성범죄의 특성상 우발적이냐 계획적이냐가 양형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면서 “모든 성범죄는 우발성과 계획성이 함께 있다. 살인이 우발적이냐 계획적이냐 하는 것과는 아주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하희봉 로피드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사전적 의미로 우발적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 예기치 않게 우연히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 전 시장 측은 집무실로 부를 당시부터 강제 추행을 할 의도는 없었다, 갑자기 충동적으로 욕구가 생겨 일어난 일이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본인 입으로 범죄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지금 와서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4월 초 ‘컴퓨터 시스템 비밀번호가 변경돼 로그인이 잘되지 않는다’며 집무실에 부하직원을 불러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 전 시장 측은 피해 여성을 회유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같은 달 23일 성추행을 실토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핵잼 사이언스] 초당 374회…최강 회전 도약력 지닌 ‘톡토기’를 아시나요?

    [핵잼 사이언스] 초당 374회…최강 회전 도약력 지닌 ‘톡토기’를 아시나요?

    톡토기라는 이름의 좀처럼 들어본 적이 없는 벌레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전 도약 능력을 지녔다고 미국의 한 과학자가 주장하고 나섰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산하 자연사박물관의 진화생물학·행동연구실 소속 에이드리언 스미스 박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 앤트랩을 통해 톡토기의 회전 도약 능력을 실험한 영상을 공개했다.절지동물 내구강에 속하는 톡토기는 몸길이 1.5㎜, 높이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은 몸집을 지니고 있는데 스미스 박사가 이쑤시개와 비교한 모습을 보면 그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가늠할 수 있다.특히 톡토기는 날개는 없지만 다른 동물에게 없는 도약기라는 기관이 배 부분에 있어 높이 도약할 수 있다. 두 개의 다리처럼 보이는 막대 모양의 이 기관은 평소 아랫배에 딱 붙어 있지만 위험을 감지하면 근육 수축을 이용해 약간 뒤쪽으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며 회전한다.스미스 박사는 이런 톡토기의 도약 모습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해 그 메커니즘(기전)을 자세히 조사했다.그는 톡토기 약 50마리를 촬영해 이들 동물은 몸길이가 1㎜ 정도밖에 안 되는 데도 수직으로 도약했을 때 도달하는 높이가 48㎜나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게다가 그 회전수는 최고 초당 374회를 기록했다. 이는 분당 회전수로 2만2440rpm에 해당한다. 헬리콥터의 회전 날개가 평균 250~660rpm, 레이싱카 엔진의 회전수가 7000~1만5000rpm 정도가 되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것이다.또 이들 동물이 도약을 시작했을 때의 회전수는 평균적으로 초당 255회, 최고 도달점에서는 초당 150회에 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속도를 계산한 결과 700㎨(미터 매 초 제곱)에 달했다. 이는 1초에 700m씩 가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 도달점 이후에는 회전수가 떨어지면서 낙하해 지면으로 안전하게 착지한다. 이번 실험에서는 또 이들 톡토기의 도약에 마그누스 효과가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스미스 박사는 밝혔다.마그누스 효과는 발사된 탄환이 커브를 도는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한 마디로 회전하면서 직진하는 물체에는 진행 방향에 대해 수직의 힘(양력)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측 회전 탄환은 직진하면서 왼쪽 위쪽 후방을 향해 공기의 흐름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진행 방향에 대해 수직으로 하향의 힘이 작용해 총알이 조금씩 휘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미스 박사는 동물의 세계에서 마그누스 효과가 작용하는 종은 아직 없다고 알려졌지만 톡토기가 그 첫 번째를 기록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톡토기는 전 세계적으로 3600여종이 보고됐으며 이 중 50여 종은 국내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앤트랩/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글로벌 In&Out] 다문화사회, ‘단군신화’ 등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다문화사회, ‘단군신화’ 등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역사는 참 신기한 현상이다. 역사는 학문의 영역이고, 때로는 수많은 사상이나 이데올로기의 기둥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부는 역사를 낭만적으로 접근하고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교리를 뒷받침하는 도구로 활용하려고 한다. 나 같은 사람들은 교훈을 얻으려고 역사에 접근하고 현재를 이해하는 도구로 쓴다. 역사는 인류의 제일 큰 사회적 실험실이다. 그 실험실에서 얻은 결과를 감정이나 정체성, 신념에서 벗어나 분석하면 많은 가르침을 얻는다. 이렇게 긴 서론을 쓰는 이유는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아서다. 한국 TV에 자주 출연한 한 외국인과 대화하다가 ‘단군신화’에서 멈추게 됐다. 그 외국인 친구가 단군신화의 내용을 모른다는 것을 알아챘다. 친구는 모른다고 시인했다. 나는 너무나 놀랐다. 한국어도 그렇게 잘하고, 한국에서 그렇게 오래 살았는데 어떻게 단군신화를 모를 수 있나 싶어서 물어봤다. “어학당 다닐 때도 안 배웠어? 나는 단군신화를 충남대 정치외교학과에서 배운 거 아니야. 난 어학당에서 배웠어. 4급 때는 가르치던데? 넌 6급 졸업한 거 아니었어?” “응, 4급이나 5급 때 그런 거 배운 적이 없어. 우리 교과서가 다른가 봐.” 이 친구가 진짜로 단군신화를 하나도 모른다는 것을 확인하고 난 후에 바로 설명했다. 일단은 단군신화를 요약했다. 환인과 환웅 이야기를 하고, 다음에 곰과 호랑이 이야기를 하면서 단군의 탄생을 서술하고, 아사달에서 건국됐다고 하는 고조선의 배경을 알려 줬다. 물론 그 친구의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 “이 이야기가 어디에 쓰여 있어?” “단군에 대한 언급은 ‘삼국유사’, ‘제왕운기’, ‘세종실록’ 그리고 ‘동국통감 외기’ 같은 문서에 있는데, 단군신화가 제일 이쁘게 나온 대표적인 문서는 일연 스님이 집필한 삼국유사야.” 그다음 대화는 왜 일연 스님이 갑자기 삼국유사를 집필했는지로 넘어갔다. 왜냐하면 외국인 관점에서는 당시에 유력한 종교의 스님이 불교적 교리와 어긋난 이야기들을 가지고 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 흥미진진하다. 그러다 보니까 대화의 주제가 몽골 제국의 한반도 침략 및 고려시대가 돼 버렸다. 몽골 지배하에서 지식인들이 종교보다는 민족적인 감정이 강해져서 삼국유사 같은 책이 나오게 됐다. 신기한 것은 삼국유사가 몽골 침략이 끝나고 나서 살짝 잊혀졌다가 조선시대 말에 다시 한번 크게 관심받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시대 말에는 주권이 다시 위협받는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단군신화를 바탕으로 그 당시에 탄생한 신흥 종교 대종교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홍익대학교, 단국대학교 그리고 경희대학교의 성립 배경을 이야기했다. 다음에 개천절이 국경일로 지정된 역사적 흐름을 말해 주니까 그 친구의 눈이 좀 커졌다. 단군신화 하나로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는 그런 눈빛이었다. 물론 나는 단군신화에 속 이야기를 믿지는 않는다. 무슨 곰이 40일 동안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고 참았다고 여성으로 변신해서 한국 여성의 조상이 됐겠는가. 오히려 개인적으로 그 동굴에서 여성으로 변신한 동물은 곰이 아니라 호랑이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단군신화가 성경이나 불경 같은 신성한 종교적인 문서는 아니지만, 한국의 공동체를 하나의 국민으로 묶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만큼 한국과 인연을 맺은 외국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론은 한국에서 살려고 결심한 외국인은 한국어만큼 한국인을 구성하는 정신적인 요소인 역사나 신화 등을 알아야 한국 사회를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각 대학의 어학당이나 한국어 교육을 하는 장소들에서 언어 교육 속에 한국의 신화와 역사를 녹여서 교육해야 한다.
  • “아직 구석에 방치”… 2000매에 꾹꾹 눌러 쓴 노동자 현실

    “아직 구석에 방치”… 2000매에 꾹꾹 눌러 쓴 노동자 현실

    “늦잠 탓 간담회 불참 더 유명세” 너스레 노동자 삼대·고공농성자인 증손 아울러 다음 작품은 코로나 이후 세계 동화 구상 “전날 광주 행사에 갔다가 막걸리를 한 잔 했어요. 광주에서는 5월 27일이 전남도청에서 시민들이 진압당한 날이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조선 술이 은근 끈기가 센 지 술이 안 깨서 집(전북 익산)에서 12시쯤 쓰러져 잤어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 불참했던 황석영(77) 작가는 “그렇게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며 미안함부터 드러냈다. 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서교빌딩에서 다시 열린 ‘철도원 삼대’ 기자간담회에서다. “펑크를 내는 바람에, 그게 더 (신간) 홍보가 됐다”며 ‘황구라’ 특유의 너스레도 곁들였다. 황석영(77) 작가가 원고지 2000장 분량으로 낸 소설 ‘철도원 삼대’는 지난 주말 새 초판 1만부가 모두 소진됐다. 철도 노동자 삼대와 고공농성을 벌이는 공장 노동자 증손까지 아우르는 한국 노동사 100년이다. 집필 배경에 대해 작가는 2017년 펴낸 자서전 ‘수인’(문학동네)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의 생애를 훑으면서 “간이나 쓸개 같은 게 떨어져 나간 것 같더라”던 그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장길산’을 쓰면서 거처를 19번 옮긴 것처럼 ‘철도원 삼대’를 쓰면서도 보따리 싸고 옮겨다녔다. “젊을 때처럼 하루 8~10시간 앉아서 썼는데, 확실히 기운이 달려 주인공 이름도 헷갈려서 대단히 고생을 했어요.” 황 작가는 자신의 문학을 방북으로 수감됐던 1993~1998년 전후로 나눴다. 전반기가 현실주의와 리얼리즘이었다면, 이후엔 이를 확장한 형식실험을 가미했다. 민담 형식을 차용한 신작은, 그가 1989년 방북 때 만난 서울 영등포 출신의 평양백화점 부지배인의 이야기가 모태가 됐다. 그는 오늘날 고공농성을 감행할 만큼 열악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언급했다. “노동시장 유연성이라면서 비정규직화하고, 자본 성격이 세계화하면서 노동 조건은 더 열악해졌다”면서 “거의 외곽에서 방치된 채로 사고를 많이 당한다”고 했다. 신문에 노동 현실에 대한 칼럼을 쓰는 김훈 작가 얘기도 꺼냈다. “자기를 보수라고 하는 김훈도 노동을 얘기한다”며 “나는 보수, 진보 아우르는 사람이다. 전체 사회가 같이, 노동자들의 좋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황 작가는 ‘노벨상을 꿈꾸는가’라는 질문에는 “낡은 얘기”라고 일축했고, 남북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코로나 시국이 가시면 다시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로 탈인간중심주의 철학을 담은 동화다. “마침 살고 있는 곳이 원불교의 발상지라, 소태산의 어린 성자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하나 쓸까 싶습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코로나 족제비 치료 성공…내년 ‘코로나 약’ 나오나

    코로나 족제비 치료 성공…내년 ‘코로나 약’ 나오나

    방대본 “이르면 오늘 청사진 밝힐 것” 국내 민관 연구진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후보물질의 치료 효능이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오는 7월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 내년 상반기 항체치료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국립보건연구원과 셀트리온이 공동연구를 통해 항체후보물질을 발굴했고, 이 후보물질을 코로나19에 감염된 족제비 15마리에게 투여한 결과 치료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주연 질본 신종 감염병·매개체 연구과장은 “치료 항체 물질을 투여한 족제비가 투여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호전됐다”며 “특히 폐조직의 염증 부분이 많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 전 비임상자료를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내년 상반기 항체치료제를 확보한다는 목표”라며 “빠르면 3일 오후 항체치료제 외에 전반적인 치료제, 백신, 방역물품, 의료기기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현재 특례수입절차가 진행 중인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경증이 아닌 중증·위중 환자에게서 효과를 보이는 항바이러스제다. 권 부본부장은 “다만 렘데시비르만으로 코로나19 유행을 꺾진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하수처리장 배설물’로 코로나19 사전 감지 가능 (연구)

    ‘하수처리장 배설물’로 코로나19 사전 감지 가능 (연구)

    오물이 섞인 폐수가 모이는 하수처리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전에 ‘간파’하는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CNN 등 해외 언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독일 헬름홀츠환경연구센터가 고안한 아이디어는 감염경로를 추적하기 어렵거나 무증상 환자로부터 전염이 시작됐을 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다 빠르게 발견하기 위해 하수처리장에 모이는 폐수 속 인분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하수처리장으로 들어오는 폐수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섞인 사람의 배설물이 포함돼 있으며, 매일 하수처리장에 모이는 폐수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해 낼 수 있다면 해당 하수처리장을 이용하는 지역의 주민들을 상대로 정밀한 표적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수행되기 위해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핵심을 이루는 리보핵산(RNA)을 탐지하는 기술력이 필요하다. 현재 연구진은 중동부 작센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라이프치히 지역의 하수처리장을 대상으로 샘플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하수처리장으로 들어오는 폐수 속에서 바이러스를 찾아낼 수 있다면, 보건 당국이 해당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표적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면서 “대다수의 하수 처리장에 조기 경보 시스템을 설치하고, 치명적인 질병의 확산을 추적하는 것이 이번 실험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재 실험이 진행 중인 라이프치히의 상수도기술 책임자인 울리히 마이어는 CNN과 한 인터뷰에서 “폐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면, 라이프치히 지역의 감염자 수를 밀 계산하는 게 가능할 것이며 이는 매우 흥미로운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쉴 새 없이 폐수가 쏟아져 들어오는 하수처리장에서 매우 소량에 불과한 바이러스의 핵심 유전 물질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연구진은 “많은 양의 폐수에서 바이러스의 흔적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슈퍼 감염자’로 인해 바이러스가 다량 검출된 하수처리장의 지역 주민들은 사실과 다른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도를 바이러스 경보 시스템으로 이용하기 위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CNN에 따르면 네덜란드 수자원연구소는 지난 2월, 전국 6곳의 하수처리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 연구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한 현재 시스템은 단 한 번에 한 사람의 감염 여부만 확인할 수 있는 반면, 하수 테스트는 전체 인구의 감염 여부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1일 기준,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8만 3494명,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00만 명을 넘어섰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늦잠으로 간담회 미룬 황석영의 첫마디는?

    늦잠으로 간담회 미룬 황석영의 첫마디는?

    “전날 막걸리 먹고 알람 세팅 못해… 대형사고 죄송”“전날 광주 행사에 갔다가 막걸리를 한 잔 했어요. 광주에서는 5월 27일이 전남도청에서 시민들이 진압당한 날이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조선 술이 은근 끈기가 센 지 술이 안 깨서 집(전북 익산)에서 12시쯤 쓰러져잤어요. 탁상시계 알람을 시간 맞춰놨는데 세팅을 안하고, 눌러야 하는데 그냥 잤어요. 그렇게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어. 죄송합니다. “펑크 내는 바람에 홍보가 더 잘된 듯” 너스레 지난달 28일 노 작가의 신간 출간 기자간담회는 뜻밖에 불참으로 화제가 됐다. 황석영(77) 작가가 닷새 만에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서교빌딩에서 다시 열린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신 멋쩍어 하던 그는 “펑크를 내는 바람에, 그게 더 (신간) 홍보가 됐다”며 ‘황구라’ 특유의 너스레도 곁들였다. ‘철도원 삼대’는 지난 주말 새 초판 1만부가 모두 소진됐다. 그가 원고지 2000장 분량으로 출간한 소설 ‘철도원 삼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고공농성을 벌이는 공장 노동자 증손까지 아우르는 한국 노동사 100년이다. 집필 배경에 대해 황 작가는 2017년 펴낸 자전 ‘수인’(문학동네)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의 생애를 훑으면서 “간이나 쓸개 같은 게 떨어져 나간 것 같더라”던 그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나이가 여든이 넘으면 절필이 속출하는 현실 속에서, ‘철도원 삼대’는 그가 작심하고 쓴 소설이다. “‘장길산’을 쓰면서 거처를 19번 옮긴 것처럼 ‘철도원 삼대’도 보따리 싸고 나와서 썼어요. 젊을 때처럼 하루 8~10시간 앉아서 썼는데, 확실히 기운이 달려 주인공 이름도 헷갈려서 대단히 고생을 했어요.”신작 ‘철도원 삼대’ 민담 형식 차용 황 작가는 자신의 문학을 방북으로 수감됐던 1993~1998년 전후로 나눴다. 전반기에는 현실주의, 리얼리즘에 입각한 글을 썼다면 이후에는 이를 확장한 형식실험이 가미됐다. 신작 ‘철도원 삼대’는 민담 형식을 차용했다. 그가 1989년 방북 당시 만난 서울 영등포 출신의 평양백화점 부지배인의 이야기가 모태가 됐다. 그는 오늘날 고공농성을 감행할 만큼 열악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언급했다. “IMF 이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니 하면서 비정규직화하고, 자본의 성격이 세계화되면서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더 열악해졌습니다. 거의 외곽에서 방치된 채로 사고를 많이 당했어요. 얼마 전에 신문을 보니, 김훈 작가가 관련된 얘기를 했더라고. 그 사람은 자기가 보수라고 그래. 나는 보수, 진보 아우르는 사람입니다. 전체 사회가 같이, 노동자들의 좋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노벨상을 꿈꾸는가”라는 질문에는 “낡은 얘기”라고 일축했고, 남북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이미 한반도를 둘러싼 화두는 다 나왔다”며 “코로나 시국이 가시면 다시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로 탈인간중심주의, 무생물·우주까지 포괄하는 철학을 담은 동화다. “마침 살고 있는 곳이 원불교의 발상지인 전북 익산이라, 소태산의 어린 성자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하나 쓸까 싶습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수학자에게 주어진 괴로운 서류 작업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수학자에게 주어진 괴로운 서류 작업

    어느 원로 수학자에게 들은 30년도 더 된 이야기다. 당시 그분은 교육부 산하 재단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를 한 후 출판한 논문을 첨부해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그런데 재단으로부터 연구과제 제목과 논문 제목이 달라 인정할 수 없다는 전화를 받았단다. 미래에 무엇이 증명될지 모르는 것이 수학 연구인데 어떻게 연구과제 제목이 그대로 논문으로 나올 수 있겠느냐고 항의했지만 규칙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 후 그분은 연구비 신청을 할 때 이미 증명을 마쳐 논문만 쓰면 되는 내용을 가지고 연구제안서를 썼다. 증명은 이미 끝낸 상태니 논문의 제목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고 연구제안서도 당연히 구체적이었을 것이다. 과제를 받게 되면 기존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연구를 진행했다. 다음에 쓸 연구제안서의 내용을 미리 연구해 둔 셈이다. 지금은 그런 엉터리 규칙을 요구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연구제안서를 쓸 때마다 그 대화가 떠오른다. 실제로 13년차 교수이지만 여전히 연구제안서 쓰는 것만큼 어려운 시간이 없다.연구제안서를 쓰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수학 연구에 어울리지 않는 옷(제안서 양식)을 주고 그 옷에만 맞춰 입으라고 하는 현실 때문인 것 같다. 몇 년간 연구하려는 주제를 정리하는 것 자체가 논문 한 편 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100% 객관적 진실만 쓰도록 훈련받는 것이 수학자라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 ‘이 연구가 어디에 응용이 된다’ 같은 것들을 적다 보면 괴로울 때도 많다. 실험이 중심인 연구라면 어떤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구성하고 시설을 갖춘 뒤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논문을 작성하겠다는 식으로 단계를 나눌 수 있어 제안서를 쓰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할지 모른다. 하지만 수학을 비롯한 이론 연구는 단계를 나누기가 어렵다. 긴 호흡의 연구를 하는 경우에는 몇 년간 하나의 주제에 매달리기도 하는데, 시도하던 방향이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하면 하나도 남는 것이 없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학회 등에서 다른 학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다가 새로운 연구주제를 발견해 흥미로운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 일상적인데, 연구제안서를 쓸 때 이 미래의 대화까지 모두 예측해 적어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20세기 이후 수학은 급속도로 발전해 수학자들끼리도 세부 분야가 다르면 서로의 연구를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 수학자의 수가 많지 않아 연구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적다. 게다가 평소 영어로만 수학을 적다가 한글로 제안서를 쓰려고 하면 전문 용어가 번역돼 있지 않아 어색하기도 하다. 미국의 맥아더 재단은 매년 수십 명의 연구자를 선정해 아무 조건 없이 큰 연구비를 지원해 준다. 반면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과학상을 받으면 부상으로 주어지는 연구장려금으로 어떤 연구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연구과제명’, ‘연구 목표 및 내용’, ‘연구추진계획’과 같은 양식에 맞춰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그 연구장려금은 맥아더 재단이 지원하는 연구비 10분의1 수준이다. 사실 한국과학상을 받을 정도의 과학자라면 자유롭게 연구하도록 둬도 세계적 연구 결과를 창출할 것이다. 왜 굳이 연구과제처럼 제안서를 받은 뒤에야 ‘연구장려금’을 수여하는 것일까. 정말 우수한 연구자에게는 연구제안서를 받지 않고도 연구비를 지원하는 방안은 없을까.
  • 12년째 ‘꼴찌’ 바이러스… 근본적 치유 필요한 한화의 구단 문화

    12년째 ‘꼴찌’ 바이러스… 근본적 치유 필요한 한화의 구단 문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지난달 31일 무기력한 8연패 끝에 결국 꼴찌로 추락했다. 본격적인 암흑기에 접어든 2008년 이후 2018년 반짝 3위를 한 것 빼고는 12년 동안 꼴찌를 5차례나 하는 등 줄곧 하위권을 맴돌던 고질병이 올해도 어김없이 도진 것이다. 어느 팀이든 성적이 나쁠 수는 있다. 하지만 한화의 부진은 일시적 판단 미스나 불운으로 보기엔 너무 장기적이고 고질적이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한화의 ‘이상한 구단 문화’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지난해 7위 이하 하위권 팀 중 감독이 경질되지 않은 팀은 한화가 유일했다는 점이 지적된다. 아무리 그 전해에 3위를 하긴 했지만, 그다음해에 꼴찌나 다름없는 9위를 한 감독에 대해 경질설조차 없었던 것은 비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키움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하는 등 계약 기간 3년 내내 양호한 성적을 낸 장정석 감독을 경질한 것과 대조적이다. 부진한 성적이 감독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한용덕 한화 감독은 종종 이해하기 힘든 리더십을 보여 줬다. 지난해 ‘국가대표 2루수’로 불리는 등 평생 내야만 맡아 온 정근우를 외야수로 기용하는 실험을 해 패배를 자초하더니 올해는 외야수만 해 온 김문호를 1루수로 기용해 어이없는 실책을 부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감독이 ‘명장(名將) 콤플렉스’에 빠진 것 아니냐는 힐난도 나온다.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과 재계약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통 팀별로 외국인 타자를 1명밖에 기용할 수 없기 때문에 비시즌에 각 팀은 최고의 외국인 타자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뛴다. 호잉은 재작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복덩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활약을 했지만 지난해엔 약점을 드러내며 부진에 빠졌다. 정상적 구단이라면 새로운 ‘최고 외국인 타자’를 구해야 했지만 한화는 연봉을 깎아서 호잉과 재계약하는 이상한 결정을 내린다. 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택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호잉은 현재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는 두산이 7년 동안 팀의 주축이었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하락세에 접어든 기미가 보이자 2018년 비정하리만큼 과감하게 방출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화의 이상한 문화를 보여 주는 결정적 장면은 2018년 모처럼 정규시즌 3위에 올랐을 때다. 3위가 확정된 날 한화는 홈구장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등 성대한 축하 행사(오른쪽)를 가졌다. 마치 챔피언이라도 된 듯한 분위기에 처음 한국 무대에서 뛴 한화의 외국인 선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불꽃놀이는 한화가 정규시즌 마지막 날 매년 해 오던 것이지만, 그날은 사회자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강조하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일일이 영웅처럼 호명하고 관중이 환호하는 등 축제 분위기가 넘쳤다. 이렇게 김칫국부터 마신 한화는 결국 당시 4위 넥센에 3승 1패로 완패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되는 망신을 당했다. 반면 2017년 기아는 정규리그 우승을 거뒀음에도 축하 세리머니를 생략했고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뒤에야 샴페인을 터뜨렸다.야구계 관계자는 1일 “인정 때문인지 의리 때문인지 한화는 냉정하고 과감한 신상필벌을 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팀이 느슨하고 안이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 실제 지난 주말 팀이 연패를 하며 꼴찌를 향해 추락하는 처참한 상황에서도 한화의 일부 선수는 실책을 한 뒤 겸연쩍은 표정으로 웃음을 짓는가 하면 더그아웃의 코칭스태프 중에도 뭔가 재미있는 듯 웃음을 주고받는 모습이 TV에 잡히기도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국과수 연구원, 전두환 재판서 전일빌딩 탄흔 헬기사격 가능성 유력

    전두환(89)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에 출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원이 광주 동금 금남로 전일빌딩 10층에서 발견된 탄흔은 헬기사격 결과물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증언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1일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공판기일이 열고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총기연구실장과 김희송 전남대 5·18 연구소 교수 등 검찰 측의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전일빌딩은 1980년 당시 옛 전남도청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2016년 리모델링을 위해 노후화 정도와 사적 가치를 조사하다가 10층에서 다수의 탄흔이 발견됐다. 국과수는 광주시의 의뢰를 받고 2016년 9월부터 2017년 3월까지 4차례에 걸쳐 현장 조사를 진행해 탄흔의 발사각도 등을 토대로 정지 비행 상태에서 헬기 사격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과수가 4차례 현장 조사 결과 전일빌딩에서 발견한 탄흔은 외벽 68개,실내 177개 등 245개였다. 김 실장은 이후 광주지법의 촉탁검증 등을 지속해 총 281개를 발견했고 하나의 총알이 여러 탄흔을 만들 수 있어 총 270개의 탄흔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증인석에 선 김동환 실장은 “더 높은 곳에서의 사격이 아니면 건물 10층 바닥에 탄흔을 만들 수 없다.당시 주변에 더 높은 건물이 없다면 당연히 비행체 사격이 유력하다는 것이 제 견해”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40∼50도 안팎의 하향 사격이 많았고 수평 사격,상향 사격 흔적도 있었다”며 “이런 식으로 각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비행체 사격밖에 없어 10층 탄흔은 헬기에서의 사격이 유력하다고 판단했다.총기 종류는 특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씨의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국과수가 전일빌딩 탄흔의 정확한 생성연도 조사와 현장 탄흔 실험,화약 성분 검출 실험을 하지 않았다며 5·18 당시에 생긴 흔적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있느냐고 질의했다. 김 실장은 “외벽 탄흔 중 일부만 방송실 실내 탄흔과 같은 시기에 생긴 것으로 판단했다.나머지 외벽 탄흔은 헬기 또는 지상에서 생긴 것인지 검증하지 않았다”며 “40년이 지나 화약물질이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 실험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전씨는 이날 재판부로부터 불출석 허가를 받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재판을 시작하면서 “형사소송법상 ‘장기 3년 이하 징역형’에 해당해 이를 근거로 불출석을 허가했다”며 “만약 피고인이 치매로 변별 능력이 없거나 질병으로 거동이 불가능하다면 공판 절차를 중지해야 하는데 그런 사유는 없다고 판단해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전씨의 건강 상태를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님을 강조했다.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됐다. 전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 열린다. 전씨 측은 백성묵 전 203항공대 대대장,장사복 전 전교사 참모장,이희성 전 육군 참모총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할 예정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가천대 전수조사자 185명 음성 판정

    가천대 전수조사자 185명 음성 판정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소속 남성을 통해 감염돼 지난 3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천대 학생 2명과 동선이 겹친 능동감시대상자 218명 중 검사결과를 받은 185명이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33명은 결과를 기다리거나 검사 중에 있다. 능동감시대상자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하지 않아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가천대는 1일부터 30명 이하 이론과목에 한해 실시간 화상강의와 대면강의를 병행할 계획이었으나 확진자 발생에 따라 실시간 화상강의로만 계속 진행한다. 이와함께 실험·실습 교과목도 당분간 화상강의로 대체하고 대면 실험·실습 강의 재개 시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조정하기로 했다. 음악학부는 실기과목을 포함해 전 과목을 실시간 화상강의로 진행한다. 가천대는 이에 앞서 31일 보직자와 김양우 가천대 길병원장,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건물전체에 대한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이중 확진자가 소속된 예술대학1, 예술대학2 건물을 잠정폐쇄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꼴찌 한화의 이상한 문화 : 가차 없는 신상필벌 없다

    꼴찌 한화의 이상한 문화 : 가차 없는 신상필벌 없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2018년 잠깐 3위에 오른 것을 빼면 10년 이상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다. 올해도 초반에 반짝 선전하다 최근 8연패를 기록하며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화가 부진한 이유는 얕은 후보 선수군, 투타 균형의 붕괴 등 야구 내적인 데서 찾을 게 아니라 팀이 손해를 보는 결정을 내림에도 이에 대한 비판 없이 밀어 붙이는 이상한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해 7위 이하 부진했던 팀 가운데 감독이 경질되지 않은 팀은 한화가 유일했다. 한용덕 감독을 교체해야 한다는 이야기조차 나오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가 단장과 감독까지 모두 교체하며 쇄신한 반면 한화는 단장만 바꿨다.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하고 계약 기간인 3년 내내 좋은 성적을 낸 장정석 감독을 곧바로 경질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 감독은 지난해 ‘국가대표 2루수’로 불리며 평생 2루수만 해 온 정근우를 외야수로 기용하는 실험을 하며 패배한 경기가 많았다. 올해는 외야수만 해온 김문호를 1루수로 기용해 실책이 속출하고 있다. 신예 정은원을 2루수로 빨리 자리잡게 하고 4번 타자 김태균의 수비 부담을 줄이는 구상에 두 선수의 커리어는 희생됐다. 결국 정근우는 팀을 떠났고, 김태균은 2군에 머물고 있다. 올해 한화의 팀 보살(補殺)은 리그 최저로, 투수가 야수 수비로 인한 도움을 가장 못 받고 있는 팀이다. 한화는 재작년 효자 노릇을 했지만 지난해부터 약점을 드러내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제라드 호잉과 재계약했다. 현행 제도에서 외국인 선수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기 때문에 매년 각 구단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한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연봉을 낮춰서 호잉과 재계약했다. 호잉은 퇴출된 모터를 제외하면 외국인 타자 가운데 최저 OPS(출루율+장타율 0.628)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키움은 10경기 만에 모터를 내쳤지만 호잉 교체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2010년대 들어 리그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는 두산은 팀의 주축이었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하락세에 접어들자 비정하리만큼 과감하게 내쳤다. 2018년 모처럼 한화가 정규시즌 3위를 했는데 구단은 3위가 확정된 날 밤에 홈구장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축하 행사를 가졌다. 마치 챔피언이 된 듯한 분위기에 처음 한국 무대에서 뛴 키버스 샘슨 등 외국인 선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김칫국을 마신 한화는 4위 넥센에 3승 1패로 완패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2017년 KIA는 정규리그 우승을 거뒀음에도 축하 세리머니를 생략했고 한국시리즈 우승 뒤에야 샴페인을 터뜨렸다. 정규리그 3위팀이 우승한 듯 축하 행사를 가진 건 한화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불꽃놀이는 시즌 끝나면 항상 해오던 것”이라며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는데 샘슨 선수도 한화 이글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뻐했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한화는 가차없는 신상필벌이 안되는 반면 엉뚱한 곳에 공력을 쏟는 이상한 문화가 있다. 한화는 지난해 이용규가 FA 계약 체결 이후 팀에 이견을 보이자 무기한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한화 관계자는 “선수가 자신을 2군에 보내거나 트레이드를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해명하지만 누가 봐도 보복을 가한 것이나 다름 없는 가혹한 조처였다. 지난해 김해님 한화 투수 코치는 인천 SK전에서 팀이 대패할 위기에 처하자 야구장 아르바이트생에게 분풀이하듯 폭행을 가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불펜에서 몸을 푸는 과정에서 그라운드 키퍼가 경기장을 가리는 위치에 있어서 비켜달라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올해 팀이 계속 패배하고 하위권으로 처진 상황에서도 더그아웃에서 한 감독이 웃는 장면과 선수들이 실책한 뒤 웃는 장면이 포착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아하! 우주] 국제우주정거장에 간 비밀 ‘공룡 승무원’…우주로 간 인형들

    [아하! 우주] 국제우주정거장에 간 비밀 ‘공룡 승무원’…우주로 간 인형들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성공적으로 도킹하며 우주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쓴 가운데 몰래(?) 탑승한 인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0일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팰컨9 로켓을 실려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진 몇 시간 후 승무원 더그 헐리(53)와 밥 벤켄(49)은 흥미로운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알렸다. 벤켄은 "오늘 발사에서 한 명의 밀항자가 기체에 탑승했다"면서 "아파토사우루스도 승선해있다"고 밝혔다. 아파토사우루스는 후기 쥐라기 북미대륙에 살았던 덩치가 크고 목이 긴 초식공룡으로 승무원이 언급한 것은 공룡 인형을 말한다. 뜬금없이 승무원들이 인형을 언급한 것은 우주 탐사에서의 전통과도 관계가 깊다. 과거에도 여러 인형들이 이번처럼 우주선을 타고 ISS에 올라 인간들도 누리지 못하는 ‘호사’를 누렸기 때문.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주 임무에 최초로 인형이 투입된 것은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처음이다. 당시 그는 작은 인형을 가지고 우주선에 탑승했으며 이후부터 전통이 됐다. 세상에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귀여운 캐릭터인 올라프가 지난 2014년 12월 돈 한 푼 안내고 ISS에 올랐다. 이는 올라프를 데려가 달라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톤 슈카플레로프 딸의 절실한 바람 때문이었다.각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우주선에 올라탔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인형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주인공인 버즈 라이트 이어다. 30㎝ 크기의 버즈 인형은 지난 2008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ISS에 탑승해 무려 15개월을 생활하고 지구로 귀환했다. 또한 지난해 3월 이번 발사에 앞서 무인으로 먼저 ISS로 간 크루 드래건에는 머리와 목, 척추 등에 센서를 장착한 리플리라는 이름의 마네킹이 탑승했다. 최종 점검 차원에서 리플리가 사람보다 먼저 탑승한 것으로 발사 후 ISS에 성공적으로 도킹해 180㎏의 보급품과 실험장비를 건넸다. 이 과정에서도 비밀(?) 승무원은 있었다. 승무원의 이름은 ‘어씨’(Earthy)로 푸른색의 지구를 닮은 20달러 짜리 인형이다. 리플리와 함께 크루 드래곤에 탑승해 기내를 둥둥 떠다니던 인형은 ISS에 남아 우주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이번 발사에는 '트레머'(tremors)라는 이름의 공룡 인형이 그 역할을 대신한 것으로 두 승무원 아들들의 강력 추천으로 우주여행을 하게됐다. 또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 인형들에게도 임무가 있다는 사실이다. 인형은 기내의 무중력 상태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행운을 상징하는 우주비행사의 '부적'으로 통한다. 인류가 우주를 탐사하는 첨단 과학 시대에도 역설적으로 미신이 한 몫하는 셈이다. 한편 31일 성공적으로 ISS와 도킹을 마친 두 승무원들은 이곳에서 짧게는 1달, 길게는 4달까지 머물며 연구 임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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