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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천영화제 어제 폐막

    제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스페인 영화 ‘어글리 우먼’(감독 미구엘 바르뎀)에게로 돌리고 21일 폐막됐다.남우주연상은 ‘최후의 연인들’의 파스칼 그레고리(벨기에)가,여우주연상은 ‘위치 크래프트’의 사라 도그 아스지스도터(아이슬란드)가 각각 차지했다. 이밖에 ▲감독상에는 ‘올빼미의 성’의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일본) ▲관객상에는 ‘투발루’(독일) ▲단편영화 대상에는 ‘페스트’(독일) ▲단편심사위원상에는 ‘백작부인’(영국) ▲단편영화 관객상에는 ‘블랙 엑스엑스엑스마스’(영국)가 선정됐다. 영화제 심사위원단(위원장 신상옥)은 ‘어글리 우먼’이 “작품의 완성도와관객에 대한 호소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부천영화제가 추구하는 젊은 실험정신에도 부합했다”고 밝혔다.이 작품은 경찰서장이 토막살인사건을 수사해가는 과정에서 접하게 되는 엽기적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황수정기자 sj
  • 25일부터 제1회 대전유머페스티벌

    대전에서 웃음보를 터뜨려 전국을 전염시킨다(?)썰렁한 삼행시 개그나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 유머에 흐물거리는 웃음이나 흘리던 우리에게 낯선 페스티벌 하나가 다가온다. 대전시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은행동과 대흥동 일대에서 25일부터 나흘동안펼쳐지는 제1회 유머 페스티벌. 유머와 웃음을 주제로 내건 페스티벌 자체가신선해 보이지만 충청도 양반고을, 대전에서 개최된다는 점도 도드라져 보인다. 주최측은 번잡한 인간사를 초월한 듯 눈매와 입가에 고요함과 그윽함이 번지는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의 미소가 이곳 사람들의 심성에 닿아있다고 설명한다.현재 활동중인 코미디언 중에 충청도 출신,그것도 대전사람들이 압도적으로많은 것도 직설적이지 않은 충청도인의 보수성에 기인한다. 또한 급격한 도시팽창으로 고향떠난 이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북적이는 대전에서 웃음보를 터뜨릴 수 있으면 전국적인 ‘웃음 전염병’을 확산시킬 수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내건 케치 프레이즈가 ‘대전이 웃으면 한국이 웃는다’. 창작판소리 ‘오적’과 마당극 ‘밥’을 연출했고 마당극 운동의 선두주자임진택(50)씨가 총연출을 맡은 점도 이채롭다. 행사는 웃음을 통해 문화적 구심점이 흐려 보이는 대전에 정체성을 부여하자는 문화운동적 차원에서 기획됐다.개그 코미디는 말할 것도 없고 설치미술,풍속화,마당극,국악에 담긴 웃음의 실체를 조명하고 심지어 클래식조차 웃음으로 버무린다. 27일 오후7시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코미디언 엄용수의 지휘로 코믹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려준다. 시민들의 참여 폭도 넓다랗다.도로에 깔린 흰 천 위로 맨발에 물감을 묻혀자유롭게 걸어다니며 흔적을 남기는 퍼포먼스가 26일부터 매일 오전11시부터1시간 진행된다. 유머낙서방,유머만화방 등 거리에서 참여할 수도 있고 홈페이지(www.huhahaha.co.kr)의 인터넷 유머카페를 통해,그리고 인터넷 유머 애니메이션 콘테스트에서 N세대의 실험정신과도 만난다. 피에로와 마임도 빠질 수 없다.캐나다 출신 마임이스트 다도가 은행동과 대흥동 일원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내국인 피에로들은 저글링 등 묘기를자랑한다. 대전광역시와 지역 기업들이 기꺼이 후원했다. 문의 (042)600-2412
  • 섹스:애너벨 청 스토리/ 충격적 영상

    인간의 관음증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은밀한 성애 영화,배우들의 리얼 섹스를 내세워 성의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영화,새디즘·마조히즘 등 다양한 욕망의 변종들이 감각을 자극하는 영화,동성애를 그린 퀴어 코드의 영화….일탈된성 혹은 포르노그래피를 다룬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그런 만큼 내용도 가지각색이다.포르노그래피는 이미 현대영화의 화두가 되어버렸다. 일본영화 ‘감각의 제국’의 음란성 시비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가운데 ‘섹스:애너벨 청 스토리’(감독 고프 루이스)라는 노골적인 포르노영화가 개봉(29일)을 앞두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섹스:애너벨 청 스토리’는 10시간동안 251명의 남자와 섹스 릴레이를 벌인 애너벨 청(본명 그레이스 깼紋㈏繭?여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애너벨 청을 관음증적인 시선으로만 훑지 않는다.내부에 잠재된 에이즈에 대한 공포,홀로 남겨질 때면 엄습해오는 절망과 자해의 충동,부모에 대한 죄책감까지 한 여인의 삶을 솔직하게 드러낸다.그 파격성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저항과실험정신의 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도지난해 화제가 됐다. 애너벨 청은 영화의 주인공이자 포르노 배우다.그는 무엇을 위해 이 희대의갱 뱅(gang bang)이벤트를 벌인 것일까.싱가포르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애너벨 청(28)은 ‘먹물’배우답게 자신의 논리를 늘어놓는다.여성에게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적 통념에 당당히 맞서기위해 섹스파티를 벌였다는 것.요컨대 포르노그래피는 사회적으로 억압된 욕망을 발산하고 정치적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수단이라는 얘기다.그러나 그것은 급진적이고 전투적인 ‘페미니스트’의 상투적인 자가발전 논리일 뿐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말 국내 수입심의를 통과했고,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21일에는 영화홍보를 위해 주인공인 애너벨 청이 한국에 온다.문제는 수입영화들이 가치의 잣대가 다른 외국 영화제에서의 화제성 등을 근거로 ‘과대포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애너벨 청은 결코 ‘포르노그래피의 잔 다르크’가 아니다. 한편 최근 개봉된 파격적인 성애영화들이 끝없이 논란을 낳고 있는 데서 보듯 영상물등급위의 등급판정만으론 더이상 청소년층에 끼치는 해악을 막을수 없다.등급외전용관 문제를 다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김종면기자
  • 민중가수·노래패 “새앨범 향해 진군”

    민중음악을 표방하고 나선 곽주림,김호철,이지상 등 한국민족음악인협회소속 가수들이 일제히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 운동권 가요의 ‘2000년대 버전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총선시민연대의 로고송 ‘바꿔’를 불러 주목받았던,대학노래패 ‘조국과 청춘’출신 곽주림은 여성로커로서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한 독집을 12일부터녹음한다.“음악으로 승부하겠다”며 극구 내용 공개를 꺼리고 있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지만 조국과 청춘 분위기의 노래들과 ‘노란 참외’ 등이 수록될 예정이다. 역시 같은 단체와 ‘노래마을’ 소속이었던 손병휘가 포크를 기조로 한 프로그레시브 분위기의 새 앨범을 만들고 있다.도종환 시 ‘오늘 하루’와 안도현 시 ‘그대를 만나기 전에’ 등을 담아 5월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전대협노래단 준비위 출신으로 손병휘와 함께 작업했던 이지상은 ‘사람이사는 마을 2집-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에서 치열한 삶의 뒤안길에서 고통받는 공허와 허무에 대해 노래한다.백창우,정지원,신동호,민병일 등의 시에 곡을 붙여 조선독립군 출신 노인과 북한동포,기지촌 여성으로 살다 미군에 의해 살해당한 고 윤금이씨 사연 등을 노래한다.‘통일은 됐어’‘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철길’등. 노래마을에서 활동하고 ‘산책’ 영화음악에도 참여했던 윤정희도 서정적인삶과 희망을 노래한 앨범을 기획 중이다.가장 고전적인 의미의 민중음악 진영에 속하는 대구지역 노래패 ‘소리타래’는 준비중인 4집 ‘화수분’에서우리 가락과 록리듬의 접목을 꾀해 솔직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전달하겠다는 의지다.불러도 불러도 지치지 않는 희망의 화수분을 퍼올리겠다는 것이다. 80년대 ‘단결투쟁가’‘무노동무임금을 자본가에게’ 등 전투적인 노동가요히트곡들을 양산한 바 있고 90년대 들어 인터넷 방송 ‘노동의 소리’를 운영중인 김호철도 박준 2집,박은영,류금신 등의 새음반을 통해 그간 가다듬은목소리를 토해낼 계획이다. 이들의 실험정신이 21세기들어 어떤 변화를 치러낼지 주목된다. 임병선기자
  • 서양화가 조덕현 ‘겹’ 전

    서양화가 조덕현(43·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교수)의 예술적 상상력은 끝간 데가 없다.특유의 절제된 시각으로 인간과 삶에 애정을 표현해온 그가 파천황의 상상여행을 떠난다.서울 소격동 국제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겹(Layers)’전 (20일까지)은 작가의 독특한 주제의식과 발상법이 빛을 발하는 아주 색다른 전시다. 우선 눈길을 끄는 작품은 ‘구림(狗林)?’이다.구림은 전라남도 영암에 있는조그만 마을 이름.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구림마을의 역사는 백제 왕인박사가 일본에 문물을 전하기 위해 배를 타고 떠났던 상대포,풍수의 대가 도선국사의 탄생설화 등 숱한 유적과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고장이다.비둘기가내려온 숲이라는 전설을 지녀 ‘구림(鳩林)’이지만 작가는 이 마을을 굳이 ‘구림(狗林)’이라고 부른다.바로 이 지점에서 작가의 설치 프로젝트 작업은 시작된다. 조덕현은 구림에 얽힌 지금까지의 전설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그 역사적 배경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뒤엎고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다.이를 위해 그는 홀로 영암 구림마을의 현장발굴에 나섰다.물론 진짜 발굴은 아니다.개의형상을 한 유물을 흙속에 파묻고 다시 발굴해내는 작위적인 연출과정을 통해 수십마리의 황구들을 되살려냈다.작가는 그 처연한 모습을 형상화해 전시장안에서 오롯이 보여준다. 화랑 한 켠에는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해줄 논문도 갖춰 놓았다.우리나라에북방계 문화가 내려오면서 개를 멸시하는 풍조가 생겼고,이로 인해 구림마을에 얽힌 전설이 왜곡됐다는 것이 요지.하지만 “영암 마을 사람들에게는 송구스런 일”이라고 밝히는 작가는 이론의 진위 여부보다는 실험정신에 무게를 둔다.그래서 작품 제목에도 물음표가 붙었다.‘구림?’은 현재 영암 구림마을에서 열리고 있는 ‘흙의 예술제’에도 나와 있다. 캔버스에 콩테(소묘용 연필)로 그린 ‘겹1’이란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화폭안에 8명의 인물이 묘사돼 있다.갓난 아이에서 노파에 이르기까지 연령대가다양하다.그러나 실제론 두 사람만 존재할 뿐.나머지는 같은 얼굴의 다른 모습이다. 이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그림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작가는 순간의 삶에 쫓겨 지난 시간의 ‘겹’들을 잊고 사는 현대 도시인의 숙명을 아쉬워하는 듯하다. 또 ‘부계(父系)·모계(母系)’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한 가족 3대의 모습을 수십장의 비단천에 컴퓨터로 분사한 뒤 겹쳐 놓은 작품이다.깊은 터널에 떠있는 것 같은 입체적인 영상이 홀로그램의 효과를 만들어낸다. 조덕현의 작가적 미덕은 무엇보다 탄탄한 드로잉 능력을 바탕으로 한 고전주의적 품격에 있다.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이러한 특장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거기에 전복적인 상상력이 가미돼 생기를 불어넣는다.유구한 시간의 흐름과공간을 초월,삶의 원형속에 숨어 있는 신화를 건져내는 조덕현의 작업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신비로운 상상의 모험을 떠나게 한다.(02)735-8449. 김종면기자 jmkim@
  • 이왈종씨, 제주 칩거 10년 결산 서울 나들이展

    제주도 서귀포시 동홍동 해안마을에는 ‘중도관(中道觀)’이란 당호의 집채가 하나 들어서 있다.한국화가 이왈종(55)이 홀로 기거하며 그림을 그리는 화실이다.260평 남짓한 안마당엔 희귀한 흰 동백이 소담스레 피어 있고,인근 정방폭포는 시원한 물소리를 바람결에 실어 전해준다.교수직(추계예대)도 버리고 가족과의 만남도 유보한 채 그림삼매경에 빠져 있는 이왈종은 영락없는 수도승이다.그가 공안으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생활속의 중도(中道)’다. 그토록 ‘생활속에서’ 찾으려고 하는 중도란 무엇인가.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본연의 마음,곧 항상심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제주도에 칩거하며 창작활동을 한 지 10년째인 이왈종이 제주 정취 물씬한작품들을 가지고 서울 나들이를 한다.25일부터 3월19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초대전에는 모두 75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왈종의 작품세계는 한국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하게 변모돼 왔다.70년대 그는 탈춤이나 병신춤 같은 민속놀이와 무속적인 것들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80년대 중반까지는 발묵법을 위주로 한 실경산수로 인기를모았다.하지만 80년대 후반들어 그는 실경산수의 사실성을 버렸다.들끓는 내면의 세계를 소박 단순한 실경산수의 그릇에 담아내기에는 힘이 부쳤기 때문이다.작가는 “당시 평창동 집 근처의 북한산자락을 그린 실경산수화는 한국화붐을 주도할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거기 안주하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라고 회고한다. 그 뒤 새로 작가가 착목한 것이 바로 자연과 인간의 일체를 모색하는 중도의 세계다.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뛰어넘는 초현실성이 이왈종 그림의 특징.삼라만상이 상하·좌우 구분 없이 화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그림들을 보면 마치 기호의 제국에 든 듯하다.그만큼 환상적이고 동화적이다.그의 요즘작품들은 이전의 현란한 원색 그림과는 다르다.벽화처럼 희뿌연 느낌을 주는가하면 꼬챙이로 표면을 긁어내 마티에르효과를 최대한 살린다.장지위에 그린 두터운 질감의 그림은 독특한 ‘부조(浮彫)회화’의 미학을 보여준다.꽃·돌하르방·배·새·물고기·텔레비전 등이 그가 즐겨 그리는 대상.“사랑하는 사람을 찔레꽃으로,쾌락을 즐기는 사람을 동백꽃으로,증오하는 사람을새로,고통받는 사람을 텔레비전으로,희망과 평등·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을물고기로 바꿔 그리는 가운데 나의 마음은 평상심에 다가서고 중도의 세계에 이른다” 그는 자연을 해체하고 재구성해 ‘이왈종식’ 심상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지그림 외에 실험정신이 두드러진 陶彫작품과 천을 사용한 콜라주 형태의 대형보자기도 처음으로 공개된다.그중에는 전기가마에 구워 만든 흙 향로작품도 있어 눈길을 끈다.향로는 이씨가 최근 죽은 친구를애도하기 위해 하나 둘씩 만들기 시작한 것.울퉁불퉁한 남근 형상의 이 향로에도 이왈종 특유의 에로틱한 정사장면들이 새겨져 있다.“색즉시공 공즉시색 아니냐”는 그는 정형화된 틀을 피하다보니 일반 향로와는 좀 다른 모습이 됐다고 겸연쩍어한다. 자유와 평화를 갈구하며 타히티로 떠난 고갱.고갱은 아니지만 본연의 마음을 찾아 제주도로 떠난 이왈종.고갱이 ‘해변의 두 여인’‘도끼 든 남자’‘미개의 이야기’같은 걸작들을 타히티의 원시 속에서 건져냈다면,이왈종은제주섬을 정서적 탯줄로 해 어떤 작품을 남기고 있을까. 이번 제주 창작생활10년 결산전은 그런 점에서 퍽 주목되는 전시다. 서귀포 김종면기자 jmkim@
  • 언더·오버무대 통하는 실험정신 ‘델리 스파이스’

    언더와 오버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델리 스파이스’가 평단의 주목을 받는 3집을 이번 주 내놓는다. 이들에게 1990년대를 대표하는 그룹이란 상찬이 늘 따라붙는 것은,언뜻 들으면 헐렁하기 그지없는 사운드에 깃들인 정성스러움과 실험정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 기타와 보컬을 맡으며 안정적인 멜로디와 사운드 창출에 주력하는 김민규가음악적 리더로서,베이스와 보컬을 담당하며 실험적인 사운드에 집착을 보이는 윤준호와 이루는 앙상블이 그룹의 주동력이다.여기에 ‘퓨어 디지털 사일런스’와 ‘코스모스’를 거친 키보드주자 양용준과 드러머 최재혁이 가세해 ‘평범에 숨긴 비범함’을 무기로 평단에 칼을 들이댔다. 이번 앨범은 라이브무대에서도 똑같이 연주할 수 있게끔 효과음을 삼갔으며복잡한 사운드를 피해 악기와 곡 구성에 신경을 썼다.자아에 치중하던 데서탈피해 사회에 대한 염세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타이틀곡 ‘고양이와 새에 관한 진실’에서 “뒤틀린 발목 너덜너덜 헤진 날개”라고 세상을 비하하는 이들의 시선은 ‘1231’에서 “그래날 증오해 날 죽이고 싶어”라고 절규하기에 이른다.그러나 이러한 가사는 아름답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선율,단순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낚아채는 리듬과 보컬에 파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누가 울새를 죽였나’에서 들리는 재치있고 호기심을 자아내는 멜로디와 가사,마지막의 정체모를 웃음은 압권이다.성악가 신시아가 참여했다. 기존 음반들이 강조해온,기타음을 지연시키는 연주방식에서 탈피해 단조로운 톤과 리듬에 기대는 연주로 돌아왔다.줄곧 지적받은 여성적인 연주 스타일에도 변화를 주었다.다소 거친 느낌의 연주는,‘달려라 자전거’‘종이 비행기’등에서 세련된 포크음악과의 결합을 꾀한 2집 ‘웰컴 투 더 델리 하우스’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변화는 재미교포 출신이 주축인 인디밴드 ‘심(Seam)’의 존 리를 비롯한 세션맨들의 포진에서 엿볼 수 있다.이한철,사이드 비,DJ Wredkx 등이 참여한 ‘이어폰 세상’에서 들려주는 민속적인 리듬은 이 그룹의 무게를 실감케 해주었다. ‘나랑 산책할래요’에서 돌연 보사노바 리듬이 터져나오고,이를 지난 98년일본 공연때 구입했다는 아프리카 민속악기 카림바와 입으로 부는 하프로 토해낼 때 듣는 이는 혀를 차게 될 것이다. 이처럼 ‘맛있는 양념’을 두루 갖춘 맛깔스런 밴드는 오는 3월 4·5일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서 3집 출반 기념공연을 갖는다. 사실 ‘델리’의 음악은 어렵지 않게 들린다.힘들이지 않고,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결코. 임병선기자 bsnim@
  • 2000년 봄·여름 패션…더 화려하게, 여성스럽게

    프랑스의 저명한 작가 아나톨 프랑스는 “죽은 후 100년 뒤에 다시 태어난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겠느냐”는 기자 질문에 “패션잡지를 읽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패션잡지 한권으로 지난 100년의 모든 것을 한눈에 알 수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 말처럼 패션에는 사회변화와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21세기가 시작되는 올 봄·여름 패션에서도 우리는 새천년에 관한 생각을 읽을수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서정미 수석연구원은 “새천년이란 단어에는 희망보다 휠씬큰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세기말로 표현되던 불과 며칠전과 달리 사람들은 새롭게 전개될 시대에의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심리가 패션에도 영향을 미쳐 무채색 분위기에서 벗어나 노랑 빨강파랑 흰색 등 밝고 환한 색상과 편안하면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디자인,그리고 생태주의에 영향받은 천연소재와 자연적인 색상이 큰 흐름을 이룬다.전자음과 번쩍거림으로 묘사되는 테크노 열풍에 맞춘 ‘글리터리 룩’도 패션리더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재는 화려한 색상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고자 천연소재를 많이 사용한다.그러나 순수한 천연소재보다는 여기에 화학섬유를 섞은 신소재와 표면을 특수가공처리한 것들이 눈에 띈다. 하늘거리는 시폰과 레이스,러플과 리본 등으로 여성미를 강조한 옷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실험정신을 발휘,한동안 전위적인 옷들을 내놓은 ‘프라다’조차도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정도다. ‘글리터리 룩’은 소재 자체를 반짝이는 것으로 사용하거나 구슬·스팽글·크리스털 등 장식물을 부분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다양한 그래픽 패턴도 특징중 하나.선과 면 동그라미 삼각형 등이 어우러진기하학적인 무늬가 강렬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선사한다. 브랜드 별로 세계 패션의 특징을 살펴보자. 전위적인 스타일과 소재 개발 등 여러가지 실험을 해온 프라다는 “이제 실험은 끝났다”고 선포하면서 “고전적이고 여성스러운 것만이 유일하게 남은 새로움”이라고 밝혔다.프라다는 여성스러움을 표현하고자 베이지·흰색·파랑색을 기본으로 보라색과 그린 등으로 액센트를 줬으며 캐시미어 시폰 실크 등 천연소재로 세련된 분위기를 표현했다. 20세기 여성복식사에 혁명을 불러일으킨 샤넬은 이번 컬렉션에서 라이크라·스웨이드 등을 사용한 ‘퀼트’를 주요 아이템으로 내놓았다.화려한 색깔로젊고 경쾌한 느낌을 주며 청바지 소재인 진을 나이트 웨어로도 활용한 점이눈길을 끈다.시폰 프린터물을 사용,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셀린이 내세운 테마는 편안함이다.휴양지의 느긋함을 나타내는 푸른색 계열을 사용했다.부분부분을 묶은 후 염색하여,묶인 부분에는 염료가 묻지 않게하는 묶음 염색법(Tie-Dye)과 색상을 진하게 혹은 연하게 변화를 준 옴브레염색법(Ombre-Dye)등 독특한 방법으로 단순한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실크 데님과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셀린의 C-블라송 로고를 프린트한 재킷과바지 신발 가방도 선보였다. 가죽의류를 생산하는 로에베는 가죽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색상은흰색과 노란색,아콰블루로 젊고 밝은 느낌을 준다. 이밖에도 루이뷔통·프라다·펜디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최근 활동성을 강조한 스포츠웨어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도 여가시간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심리를 포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선임기자 sunnyk@
  • 프로젝트 앨범 ‘2000 대한민국’

    새 즈믄해다 뭐다 해서 시끄러운 요즘,한국적 힙합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프로젝트 앨범 ‘2000 대한민국’이 30일 발매된다. 국내 최고의 래퍼 34명이 총출동해 발매 석달만에 10만장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전작 ‘1999 대한민국’이 IMF에 대한 극복과 세기말에 대한 불안,한국적 랩의 방향을 주제로 했다면 이번 앨범은 새천년에 거는 기대와 희망을 중심으로 힙합 본류에 흐르는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들에 비중을 두었다. 참가자 면면은 전작보다 늘어났다. 허니 패밀리와 디바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양창익이 이끄는 ‘팀’,한국 힙합의 큰 형님격인 이현도,대중적 인기를 누리면서도 동료 래퍼들의 본보기가되고 있는 DJ D.O.C의 이하늘,정통 이스트코스트 힙합의 주역 윤희중 등 오버그라운드 멤버 외에도 한국M-TV JAMS 프로그램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래퍼로 선정된 언더 최고의 랩아티스트 가리온,주석,다 크루,돕 보이즈,커빈,사이드-비 등 모두 56명이 참여했다. 프로듀서는 전작을 프로듀스했던 양창익과 허니 패밀리가 맡아 전작과의 연결고리 역할을하고 이현우의 ‘꿈’으로 힙합장르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블랙뮤직의 대가 김홍순이 참여해 빛을 발했다. 김홍순이 직접 만든 타이틀곡 ‘비상’은 멜로디를 중시하는 웨스트코스트스타일이 주류를 이룬 국내 힙합계에 정통 이스트코스트 스타일을 뿌리내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강한 비트와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스트링 연주가돋보인다.역시 직설적인 느낌의 공격적인 힙합. 이 앨범에 참여한 팀들이 돌아가면서 ‘문화식민지였던 과거를 거름삼아 당당히 문화 주체자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내용의 랩을 만들었다.보편적인 힙합리듬이 4분의 4박자라면 이 노래는 박자를 더욱 세분화해 변주시켰다. 또 이현도가 무겁고 장중한 사운드에 강렬한 랩을 속사포처럼 쏟아붓는 ‘두 다 라이트 원’,그루브한 비트 위주의 메인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중적인 멜로디와 스트링 선율을 뒤섞어놓은 윤희중의 ‘죄송합니다’,가야금과 대금해금의 선율이 어우러지는 리쌈트리오의 ‘풍류가’ 등 실험정신 역시 도드라진다. 국내 최초로 MP3로 음반을 제작,화려한 각광을 받았던 O.D.C도 재즈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천년의 꿈’을 선보이고 힙합의 잉베이 말름스틴으로불리는 속사포 랩의 대명사 다 크루의 ‘파수꾼’은 가야금 소리에 얹어 1분당 최고 36마디의 랩을 쏘아대는 현란한 묘기를 선사했다.산울림의 ‘아마늦은 여름이었을거야’를 샘플링,듣기 편하고 쉬운 라임(Rhyme)으로 구성한도프 보이즈의 ‘우리 것’도 들을 만 하다. 천리안 GO 20KOREA를 가면 제작현장을 담은 비디오클립,뮤직비디오,수록곡가사해설 등을 만날 수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굿모닝 새천년] (16)기업 의사결정방식 변화

    21세기 기업내부의 바람직한 의사결정구조는 무엇일까. 새 천년을 눈앞에 둔 지금 기업들은 글로벌 무한 경쟁이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면하고 있다.소비자들의 욕구는 날로 다양해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소비자 주권의 시대’가 도래했다.정보통신의 발달은 이같은경쟁과 소비패턴의 급속한 변화를 부추기는 기술적 기반이 되고 있다. 이같은 경영환경속에서 기업들은 창조와 부단한 혁신이 경쟁력의 ‘키워드’가 됐다.같은 제품을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만드는 낡은 틀로는 기업경쟁력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유연한 조직 구조,아래로의 권한 이양 등 회사 구성원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이 기업의 생존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대부분 아직도 위계서열을 중시하는 다단계의 수직적 의사결정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직적 의사결정구조의 문제점 전문가들은 기존의 수직적인 다단계 의사결정 구조의 가장 큰 병폐로 관료적 병리현상을 들고 있다. 아주대 경영대학 조영호(趙永鎬) 교수는 “수직적 조직에서는 상부에서 지시한 것 이외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가 조장되기 마련이어서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업무풍토를 찾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즉 경직된 조직문화속에선 창조를 위한 실험정신이 퇴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그는 “고객의 요구 등 경영환경이 시시각각 변하는 새로운 상황에선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수직적 구조가 모두 그른 것은 아니다.그는 “일부 전통적 산업의 경우 위로부터의 강한 통제가 조직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 왜 필요한가 현대 경제연구원 조직전략실 원상희(元相喜)실장은 “수평적 조직은 밑으로의 권한 이양을 의미한다”고 요약했다. 조직을 사업부나 팀으로 쪼개 사업부장이나 팀장에게 인사권,업무결재권을넘겨주는 팀제,사업부제(소사장제)가 그 예다. 수평적 조직의 장점은 여러가지다.첫째 결재단계가 축소돼 조직의 순발력즉 환경적응능력을 키워준다.둘째 조직의 개방성과 유연성을 높여준다.팀제도입으로 프로젝트마다 이에 맞는 전문가들로 신설팀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예컨대 제품개발을 할 때 마케팅,연구개발,구매,생산 등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일을 하면 사업오류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셋째 조직이 투명해져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된다.자기책임하에 업무를 수행하므로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제너럴 모터스(GM) 프레몬트 공장의 부활은 이같은 제도의 장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전통적인 경영방식으로 운영된 이 공장은 지난 81년 경영난으로문을 닫게 된다.GM은 그 뒤 일본의 도요타사와 합작으로 NUMMI사를 설립,이공장을 재가동했다.도요타사는 자율관리팀제를 도입,5∼7명 단위의 350개팀으로 조직을 재편했다.과거 80명의 관리직원들이 하던 일을 팀원 스스로 하고 작업방법도 팀원들이 스스로 개선해나갔다.그 결과 2배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이뤘다. ■국내기업의 도입현황과 대책 팀제는 5년전쯤부터 국내기업에 확산돼 상당수의 기업들이 시행중이다.사업부제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국내도입이 활발하다.사업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기업들로 삼성물산,삼성SDS,대우통신,한화,효성,대상,새한,두산 등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이뤄지지 않아 시스템이 제대로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경영전략 자문회사 IBS컨설팅 최용주 소장은 “우리의 경영문화가 아직은 관료적인데다 직원들의 인적 능력과 마인드도아직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따라서 경영자의 굳은 의지와 직원들의 능력계발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한결같은충고다. 김환용기자 dragonk@ [밀레니엄 탐방] 인터넷 장비업체‘시스코 코리아’ 서울 삼성동 경암빌딩 7층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 사무실은 거의 텅 비어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영업중심의 외근조직이라는 특성때문이기도 하지만거의 모든 의사소통이 전자우편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이처럼 전자우편이활성화될 수 있는것은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단순한 결재구조 덕분이다.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는 세계적인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미국 시스코사의 한국 지사.70여명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미국 본사와는 독립체제로움직인다.인사,영업 등 일체의 회사경영을 홍성원(洪性源)사장이 책임진다. 경비지출과 사업추진 과정에서의 중간결재,최종 계약에 이르는 전결권을 홍사장이 도맡고 있다.말하자면 국내기업들이 최근 도입하고 있는 소사장제와같은 형태다. 회사는 영업팀,사업팀,관리팀 등 7개팀으로 나뉘어져 있다.결재단계는 직원과 임원급 팀장,사장 3단계로 지극히 단순하다.팀원이 상부에 결재를 받아야 할 일은 매우 제한돼 있다.홍사장은 “사장을 포함,임원들이 해야 할 일은직원에 대한 지시가 아니라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건당 수천만∼수억원에 이르는 계약도 최종단계까지 일선 직원이 거의 모든 일을 알아서 한다.다만 계약과정에서 구매회사측이 값을 지나치게 후려칠경우 상부의 조언을 듣는 정도다. 팀간 교류도 활성화돼 있다.최근 영업팀 한 직원은 모 기업과의 통신장비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장비 성능시험을 위해 엔지니어가 필요했다.다른팀에 속해 있는 엔지니어를 당겨 쓰기 위해 그는 전자우편으로 자기 팀장과엔지니어 소속팀장,해당 엔지니어에게 글을 띄웠다.팀장들도 즉각 전자우편으로 승인을 통보했고 덕택에 업무협조가 즉시 이뤄져 신속하게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 홍 사장은 “국내 기업들도 사내 의사소통수단으로 전자우편을 많이 도입했지만 결재의 신속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복잡한 결재구조와 정보공유 마인드의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아무리 전자우편을 이용한다고 해도 계장-과장-차장-부장-임원-사장 등의 다단계 결재구조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얘기다. 연봉제는 이같은 아래로의 권한이양에 따르는 책임을 지우기 위한 장치다. 이 회사는 사장부터 직원까지 완전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이에 따라 자기관리를 스스로 하게 돼 이 회사의 관리팀 인원은 고작 2명이다.국내기업처럼관리파트가 직원의 근태를 감시하는 부서가 아니라 지원조직의 성격을 갖고있다. 김환용기자 [밀레니엄 인터뷰] 한국리더십센터 韓根泰소장 “기업내 의사결정구조를 바꾸려면 먼저 최고경영진의 리더십이 바뀌어야합니다”. 한국리더십 센터 한근태(韓根泰)소장(43)이 다년간 기업을 상대로 인사및조직 컨설팅을 하며 내린 결론이다.그는 “국내기업 경영진들이 옛 경영문화에 젖어있는 한 경직된 의사결정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그는아직도 우리 경영자들이 직원들의 근태관리 등 일상적인 관리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소장은 “단순 반복적인 작업성격의 전통적 산업에선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감시하고 독려하는 일이 경영효율을 높이는 길이었으나 정보통신 등 제품수명이 짧고 창의성이 중시되는 21세기 주력산업에선 이같은 경영행태가 오히려 기업의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그보다는 기업의 현금흐름 등 수익성 제고를 꾀하고 장애물을 제거하는 전략적 고민이 주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근태관리 중심의 경영은 결재폭주,결재단계의 복잡화를빚게 마련이라는 진단이다. 이같은 병폐는 대체로 오래된 기업일수록 심한 경향이 있다.한 소장은 “지난해 국내 유수의 식품회사를 컨설팅 했었는데 최고경영자는 미국 유학파로팀제,연봉제 등을 의욕적으로 도입했다”며 “그러나 주위의 원로 경영진들이 관료적 속성을 버리지 못해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었다”고소개했다.또 짧은 산업화기간에 기업의 규모가 급격하게 커진 것도 우리 기업들이 규모의 대형화에 걸맞는 리엔지니어링(업무 재구축)을 순발력있게 하지 못한 이유로 꼽았다. 팀제나 소사장제가 겉돌면서 이들 제도의 인센티브 역할을 하는 연봉제도조직 수평화를 통한 창의성 유도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임금삭감을 위한편법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그는 “외국 기업들의 경우 소사장제나 팀제는 물론 연구개발,관리 등 회사의 특정 기능을 전문기업에 아웃소싱(외주)하는 추세”라면서 “이처럼 권한이양을 통한 전문역량의 강화가새로운 세기 기업 경쟁력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김환용기자
  • ‘신문만평만화의 바람직한 방향’ 세미나

    “편집국의 간섭 뿐만이 아니라 자기검열로부터도 벗어나야 합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지역감정을 일으키는 만평작가들을 퇴출합시다” 전국 일간지 시사만평만화가들이 지난 19∼20일 대전 유성 홍인호텔에서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언론개혁시민연대가 마련한 ‘신문만평만화의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토론회에서 이들은 스스로를 비판하는 등 격의없이 의견을나눴다. 발제에 나선 손상익 한국만화문화연구원장은 “대부분의 만평작가들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과중한 업무로부터 벗어나 여유있는 창작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김종배 ‘미디어오늘’ 편집부장은 “우리 시사만평만화는 단순화를 뛰어넘은 평이함과 무리한 연결,정치집착적과장,빈곤한 표정묘사 등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시사만화에 대한 언론계의 깊이있는 대처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벌어진 토론에서 강원대 전규찬(신방과) 교수는 “시사만평만화가 단시 풍자물로만 전락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작가로서 균형성을 잃지 않고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대 한창완(영상만화학과) 교수는 “대중문화의 다양성을 고려해 신세대적 실험정신을 갖춘 시사만평작가들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각 지방을 대표해 참석한 시사만평만화가들도 목소리를 높였다.전남매일신문 정광숙 화백은 “호남지역의 화백으로서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특히 지방의 만평작가들은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도록 개인역량을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매일신문(대구소재) 김경수 화백은 “지역정서를 항상 느껴야 하는 상황에서 중심잡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면서 “만평작가들에 대한 모니터팀과 독자들의 끊임없는 지적이 있어야 한다”라고말했다. 전남일보 오금택 화백은 “언론이 보수적이고 자사이기주의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만평만 바뀐다는 것은 무리”라면서 “언론개혁이 선행되어야 만평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대한매일 백무현 화백은 “왜곡된 만평과 만평작가에 대해 노동조합,언론단체 등에서 강하게 항의하고 비판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권미혁 간사는 “대부분의 시사만평만화에서 여성은 부정적이고 주변적인 인물로 묘사된다”면서 “여성들의 정치참여 등활동적이고 긍정적인 모습들이 실려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한국 평면회화의 젊은 힘 한눈에

    ‘회화의 회복-21세기의 주역’전이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10월14일까지 열린다. 오늘날 심화되고 있는 미술의 탈장르화와 실험정신에 의한 평면의 해체 양상 속에서도 전통적 평면 회화의 미감을 추구해온 젊은 작가 21명의 집단초대전이다.이들 작가들은 여러가지 새로운 표현매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오일이나 아크릴의 ‘물감성’,그리는 행위,그리고 2차원으로 제한되는 평면에 매혹되고 집착하면서 전통 회화가 21세기 미술의 주역으로 회복되리라 기대한다. 전시회를 주최한 미술관과 주관한 월간 ‘미술시대’는 21세기 한국 회화미술의 붐을 일으킬 미래의 주역으로 이 작가들을 선정했다.주최측의 작가선정이 자의적일 수 있고 출품작이 꼭 빼어난 명품이라 할 수는 없지만 한국 평면회화의 젊은 힘을 모아보는 전시회로 시도되었다. 전시회를 기획한 윤상진 성곡미술관 큐레이터는 초대작가들을 몇몇 그룹으로 묶어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종목·김택상·고낙범·김찬일·엄정순·박영근 등은 기존의 회화전통 속에서 새로운 미니멀화된 이미지 또는 형상의 구축과 함께 시간의 문제에 귀결하려는 작가들로 지목된다.특히 이종목은 동양회화가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개념과 요소들만으로 풍부하고 명상적인 의미가 담긴 미니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통적인 리얼리즘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주제의식과 미래에의 환기에 주목하는 그룹에 다수 작가들이 묶여진다.강운·김재홍·이강화·조광현 등은 한국 리얼리즘 화풍에 근거를 두면서 제각기 나름의 의식과 철학을 풍경의 언어로서 구축하고 있다.이중 이강화의 경우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풍경 속에서 자신의 관념세계가 투영된 내면의 풍경을 이끌어 낸다. 앞의 네 작가가 자연의 실체를 통해 리얼리즘을 구축해나고 있다면 김지원과 정세라의 경우는 일상 속에서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또 동양화의 조순호와 박순철 역시 기존의 전통적인 양식에서 벗어난 개성있는 필치를 과시하고 있다. 화면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회화적 전통의 맛과 미의 구현에 충실한 작가들로 장현재·하정민·정현숙·이은호·정용일·도윤희·김성남 등을 묶을 수있다.특히 도윤희는 서양의 낭만주의와 동양의 신비주의를 적절히 조화시켜한국 회화미술의 세계화에서 한 모델로 제시된다. 김재영기자 kjykjy@
  • ‘독립예술제99’ 17일부터 예술의 전당서

    주류에 몸담기를 거부하는 언더그라운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판을 벌인다.17∼26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독립예술제 99’는 국내 인디문화의 현주소를 확인하고,미래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자리. 지난해 첫 행사와 마찬가지로 공개모집,자유참가의 원칙에 따라 161개 공연·전시 단체와 65편의 영화가 참여한다.이번에는 특별히 ‘한국적 프린지의실험’을 모토로 내걸었다.주변부를 뜻하는 프린지(fringe)는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유래한 ‘열린 축제공동체’를 뜻하는 개념으로,독립예술제는 이를 통해 그동안 소외돼 온 비주류 문화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을 분출시키는 출구 역할을 지향한다. 대학로에서 어렵게 행사를 꾸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예술의 전당이 공동주최자로 나서 한결 진행이 수월해졌다. 자유소극장,한국정원 야외극장,만남의 광장 등 예술의 전당 10여군데 실내·외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프로그램을 연다. 행사는 이구동성(무대예술제),고성방가(음악축제),내부공사(미술전시축제),암중모색(영상축제),중구난방(거리예술제)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구동성’은 연극 무용 마임 등 젊은 예술가들의 다양한 몸짓 예술을 선보이는 무대로 23팀이 참가한다.‘고성방가’에서는 말 그대로 록 테크노 힙합 클래식 국악 재즈 포크 등 온갖 장르의 새로운 음악들을 접할 수 있다. ‘내부공사’의 ‘호부호형·호형호제’전은 기성 미술계의 권위와 매너리즘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다.독립영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암중모색’에서는 기존의 독립영화에 대한 무거운 이미지를 변화시킬 ‘판타스틱·재기발랄전’‘암중모색 라이벌전’등이 기획됐다. 축제 프로그램외에 ‘대안의 길찾기’‘독립문화와 시각이미지’등을 주제로한 학술포럼과 ‘미술인의 밤’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한가위인24일 오후8시에는 영상·테크노·타악·무용이 어우러지는 흥겨운 레이브 파티가 열린다.(02)512-6903이순녀기자
  • ‘세계명작 춤으로 읽는다’ 30일 서울세계무용축제 개막

    ‘희랍인 조르바’‘로미오와 줄리엣’.영화나 희곡,연극 등의 장르를 통해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이 작품들을 무용으로 보는 기회가 마련된다.오는 30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열리는 99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99)는 그리스의나프시카,일본의 H.아트 카오스,미국의 세컨드 핸드 무용단 등 6개 해외단체와 국내 중견무용인들이 참여해 예술의전당·국립극장·정동 이벤트홀·창무포스트 극장에서 20여일 동안 계속된다. ‘세계무용 100년의 정리와 재창조’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 축제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주최하는 행사.작년보다 규모는축소됐지만 최신 무용조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구성해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되는 단체는 그리스 나프시카 무용단과 일본의 H.아트 카오스 무용단.나프시카 무용단이 선보일 ‘희랍인 조르바’는 70분짜리무용극으로 주인공 조르바의 침착함과 순수한 영혼,영웅주의와 용기,순박함을 춤으로 표현했다.안무가 소피아 스마일루는 희랍적인 주제에 발레와 그리스 민속무용을 조합하는 작업을 했으며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연극적인 요소를 많이 도입했다. 카오스 무용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하는 여자무용수 시라카와 나오코는 재일동포로 뉴욕 댄스 매거진 선정 최우수 무용수상을 3년연속 받은 춤꾼.1인2역을 맡으며 80분 동안 관객을 사로잡는다.원작에서 나타난 가족제도의 비극을 현대사회의 정보처리 비극으로 재해석한 연출자의 참신한 시각이돋보인다. 남성으로만 구성된 미국의 세컨드 핸드 댄스,프랑스 르 갈레 그리 무용단,인도의 조티 스리와스타우 무용단도 만날 수 있다.특히 세컨드 핸드 댄스의 무용·코미디·체조가 뒤섞인 독특한 동작은 인체를 이용해 보여줄 수 있는 동작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특별초청 작품으로는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조형예술가 한영원의 ‘이것은 무용이 아닙니다’와 홍신자의 ‘시간 속으로’가 선보인다. ‘이것은…’은 한영원과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세계적인 무용수 조르주 몸보이,비디오 아티스트 미셸 스코트가 참여해 영상과 춤을 통해 인간과 자연,기계문명이갈등을 벗어나 하나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축제에 소개되는 우리 춤으로는 조흥동,정재만,채상묵,김말애,서영님등 중진 5인이 풀어내는 전통춤과 30대 초중반의 안무가 한소영·조현진·최병희·이화석 4명의 실험정신이 담긴 춤이 있다. 이밖에도 세계 무용 100년을 정리하는 학술행사와 워크숍도 함께 열린다. 강선임기자 sunnyk@
  • 보완의학교실-동종요법(상)

    감기에 걸렸는지 눈과 코가 몹시 맵고 콧물이 흐르면서 재채기가 연속적으로 난다.그러나 열은 없고 한기도 느껴지지 않는다.이런 증세가 있을 때 양파를 잘게 썰어 그 즙을 내 한두방울만 혀밑에 떨어뜨려보자.신기하게도 각종증상이 없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양파의 성질은 감기증세와 비슷하다. 동종의학은 바로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며 ‘동종의 법칙(law of similarity)’에 근거를 둔 특이한 형태이다. 250년전쯤 독일의 하네만이라는 의사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동종의학을 만들었다.그는 실험정신이 강해 스코틀랜드의 쿨렌이라는 의사가 ‘신코나’라고 하는 약용식물이 말라리아를 치료한다는 사실을 발표하자 자신이 그 식물을 직접 먹어보았다.그런데 건강한 자신의 몸에 말라리아와 똑같은 증세가 나타났던 것이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정상인의 몸에 병이 생긴 것이 아니라 병에 대항해 싸우는 과정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즉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을 건강한사람이 복용해 얻어지는 각종 증상을 알고 있다가 어떤 질병에 걸려 유사한증상이 나타날 때 그 물질을 사용하면 병이 치유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하네만은 이런 원리를 ‘동종의 법칙’이라고 이름 붙였다. 동종요법이 현대의학의 백신과 어떻게 다른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백신은 약화한 병균이나 죽인 바이러스를 주사하여 몸안에 항체가 생기게 하는면역의학이다. 이에 반해 동종요법은 물질을 희석해 더이상 어떤 물질적 분자마저도 남아있지 않게 만든 것을 주사가 아닌 내복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동종요법에 쓰는 물질은 세계적으로 약 3,000종에 달한다.보통 즙을 내거나우려내 알콜 또는 물에 100∼1만배 정도로 희석해 사용한다.가벼운 증상일때는 하루 3∼5회 정도 복용하면 없어지는 경우가 많으며,일단 증상이 없어지면 몸에 방어능력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더이상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 [오홍근 오홍근신경정신과의원 원장·한국대체의학회장]
  • SBS 오락프로‘엉뚱한 실험’눈총

    SBS의 새 프로 ‘서세원의 슈퍼스테이션’은 생활 속의 궁금증을 실험을 통해 알아내보자는 의도에서 마련된 프로이다.지난 13일 내용은 ‘엉뚱함’을넘어서 ‘치졸’하기 짝이 없었다.두 코너의 제목은 ‘미인은 정말 머리가나쁠까?’와 ‘흉가의 비밀’.소재가 비과학적이어서 답이 제대로 나올 수도 없었지만 ‘미인의 머리’를 풀어가는 과정은 성차별과 성희롱 그 자체였다.우선 그룹 티티마 등 여성들에게 각각 평상복과 수영복을 입은 채 수학문제를 풀도록 했다.처음에는 이들만 교실에서 평상복을 입고 답을 구했는데 평균점수는 65점이었다.이어 남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르도록 한 시험의 평균점수는 60점이었고 마지막으로 남자 앞에서 수영복차림의 평균점수는 48점이었다. 한마디로 이 코너는 기획의도를 알 수 없었다.아울러 사회자가 프로 중간에 ‘미인들은 남의 시선을 많이 받는다.남의 시선을 받으면…’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코너의 성격을 더욱 이해할 수 없게 했다. 특히 좌뇌와 우뇌의 발달에 대해 연예인의 예를 들면서 “놀랍게도 김희선도 좌뇌형 미인이다”라고 말하는 등 ‘주관적인 인신공격’도 펼쳤다. 또 ‘흉가’로 알려진 어느 집에서 무속인과 수맥탐지용 막대기,적외선 카메라 등을 동원해 여러가지 실험을 벌였으나 예전의 초과학적인 현상을 소재로 한 프로의 ‘재탕삼탕’이었다.코너 끝부분에서 ‘실험정신은 높이 살 만했다’고 자평했으나 과연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꼈을까.실험에 참여한 여자진행자가 ‘프로그램 제작후 아무 이유없이 응급실로 실려갈 만큼 아팠다’고 한 말이 귀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까.또 설령 귀신이 있건 없건공중파가 그런 프로를 내보내도 괜찮은 것일까.오락프로들이 교양과 정보를제공하는 형식으로 바뀌어가는 것이 현재의 추세이다.그러나 ‘억지 실험’이 정보와 교양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허남주기자 yukyung@
  • [발언대] 스포츠문학 활성화로 도전의식 심자

    운동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게 해주고 이웃간에는 즐겁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그래서 스포츠가 대중화된 사회일수록 행복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목적과 이념을 잘 나타낸 것이 올림픽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대 올림픽도 이웃 국가간의 대립된 전쟁의식을 완화시키기 위해 시작된 것이며 근대올림픽도 침체된 사회를 건강하게 재건하기 위해 부활됐다. 스포츠문학 작품은 청소년들에게 도전의식을 고양하며 희망을 갖게 하는 까닭에 스포츠문학 작품 수준은 그 사회의 체육문화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스포츠문학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며 그러한 잠재력과 가능성은 충분하리라고 본다.그것은 운동선수 출신 작가들이 활약중이고 체육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문인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현장성을 충분히 소화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개념은 체육의 의미까지 승화시키는 것으로 생각되며 스포츠 문학작품은 그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한 창작의 한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스포츠소설이 독자에게 새롭게 인식될 수있는 것은 실험정신에 입각한 작가의 소명감,그리고 스포츠문학이란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개척의 시도측면에서다. 한국의 스포츠문학과 외국의 것을 비교해보면 각 나라 스포츠 팬들의 특성을 파악해볼 수 있다.한국의 스포츠팬들은 남을 위한 희생적 정신을 보여주는 반면 미국의 팬들은 적극적이고 활달한 다혈질을 보여준다. 또 일본은 특유의 의지와 함께 세속적 애욕에 구속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적인 스포츠소설이 스포츠 자체를 새롭게 할 수 있을 뿐아니라 스포츠가 인격형성과 도전성,인내성,규범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즉 청소년들에게 있어 스포츠문학은 신화적 스포츠영웅을 통해 희망적인 세계를 갖게 하는 것이다. [한이석 용인대
  • [화제의 책] 마일스

    끊임 없는 실험정신으로 퓨전재즈 등 재즈의 다양한 장르를 개척했던 마일스 데이비스의 자서전 ‘마일스’(전 3권,성기완 옮김)가 나왔다. 마일스가 재즈와 함께한 40년 인생사는 곧 스윙,비밥,쿨재즈,하드밥,프리재즈,퓨전재즈의 탄생사였다.이 책은 마일스가 죽기 2년전인 89년까지 명 트럼펫 연주자로서,불후의 재즈음악 작곡가로서 그의 인생을 담고 있다.19살때 줄리어드 음악학교 중퇴,당대의 재즈 명장이던 찰리 파커와의 만남,쿨재즈의 길을 연 앨범 ‘쿨의 탄생’ 발표,즉흥연주 정착에 결정적 역할을 한 앨범 ‘카인드 오브 블루’ 발표 등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마일스는 69년록음악을 재즈에 접목한 ‘비치스 블루’를 발표,퓨전재즈란 새로운 장르를개척한다.희대의 실험작으로 평가되는 이 앨범은 그의 실험정신의 절정이었다. 이 책은 마일스의 구술을 저널리스트인 퀸스 트루프가 기록한 것으로 흑인특유의 비속어와 같은 말의 반복까지 여과 없이 서술한 게 특징.40∼80년대뉴욕의 재즈계를 거울 보듯 들여다보는 느낌을 갖게 한다.각권 8,000원. 임창용기자
  • 새 비디오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 지난해 파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등 5개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프랑스영화.새로운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파격적인 코믹 공포물이다. 매력적인 추리소설 작가 끌레 도스테(미셸 라호크 분)는 생일을 맞아 4명의 남자애인을 한꺼번에 아파트로 초대한다.남편감을 고르기 위한 것.그러나그녀가 저지르는 갖가지 실수로 4명이 차례로 목숨을 잃는다. 깨진 유리창,테이블 모퉁이에 놓인 칼,선반 위의 스케이트 등.이런 물건들이 사소한 실수로 흉기로 돌변,남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사건 직후 마다 바람처럼 등장하는 형사 셸리에(알베르 디퐁텔 분).딱딱한 표정과 건조한 목소리가 오히려 잔혹한 장면들을 코믹하게 만든다. 프랑스에서 천재감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제임스 허스의 데뷔작이다.25일 출시.새롬엔터테인먼트
  • 라이브클럽서 인생을 즐기세요

    도심 한가운데서 생(生)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라이브 클럽은 각박한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에겐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곳이다.그것이 흐느끼는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재즈의 선율이든,세상을 온통 뒤집어놓을 것같은 하드록의리듬이든.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문화적 쉼터로서,또 대중음악의 자양분 역할을 해오면서도 한켠으론 ‘식품위생법시행령’이라는 법조항에 묶여 물심양면으로 고생이 심했던 라이브클럽이 오는 6월 드디어 ‘불법’의 꼬리표를 뗀다.서양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정착된 ‘클럽 문화’가 이땅에도 튼튼히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울 수 있게끔 뒤늦게나마 토양이 마련된 점은 반가운 일이다. 라이브클럽 합법화를 계기로 서울지역의 가볼만한 클럽들을 소개한다. 재즈 클럽 76년부터 20년넘게 꾸준히 재즈팬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올댓재즈’를 비롯해 서울에만 10여곳의 클럽이 성황중이다. 지난해 4월1일 문을 연 ‘원스 인 어 블루문’은 이제 갓 1년밖에 안됐지만 재즈를 즐기지않는 사람도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곳.천정이 3층까지 훤히 뚫려있고 음향과 영상,특수조명 시설이 골고루 갖춰져있어이상적인 연주 환경으로 꼽힌다.한쪽 벽을 가득 채운 대형스크린외에 2·3층에 비디오를 설치,어디에서나 생생한 라이브공연을 즐기도록 신경썼다. 대학로에 있는 ‘천년동안도’는 96년 8월 오픈했다.건물 전면이 모두 유리인데다 검은 색을 주조로 한 실내장식과 푸른 색 조명 등이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풍긴다.대형 TV로는 외국 재즈뮤지션들의 공연실황을 감상할 수 있다. ‘야누스’는 국내 대표적인 재즈가수 박성연씨가 운영하고 있는 명소.신촌,대학로를 거쳐 97년 청담동으로 옮겨왔다.재즈 마니아들과 올드 팬이 많은것이 특징이다.96년 5월 이화여대 후문에 둥지를 튼 ‘버드랜드’는 이탈리아식 삼각지붕과 천장 곳곳에 박힌 수많은 백열등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정통 스탠더드부터 팝까지 골고루 연주돼 재즈마니아가 아니어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지난 연말 압구정동에 문을 연 ‘빅애플’은 재즈가수 윤희정씨가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곳.20대 젊은이들부터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처음부터 재즈라이브 공연을 전제로 공간을 개조했기 때문에 확실한 음향시설을 자랑한다. 국내 재즈클럽의 원조격인 ‘올댓재즈’는 지금도 초창기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다.이태원이라는 지역적인 특성상 출연하는 공연진의 상당수가 외국인이고 손님들도 외국인이 적지 않아 이국적인 분위기속에서 재즈에 흠뻑 취할 수 있다.이밖에 삼청동 ‘재즈 스토리’도 독특한 분위기로 관객을 유혹하고 있고,뉴욕의 ‘블루 노트’는 올해안에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 지하에 분점을 열 예정이다. 록 클럽 90년 들어 홍익대근처에 집중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록클럽은 파격과 실험정신으로 똘똘 뭉친 인디밴드와 공생관계를 이루면서 대학로·강남 등지로 급속히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크라잉 너트,18크럭 등이 출연하는 ‘드럭’은 이미 펑크록의 명소가 된 지 오래.‘마스터플랜’은 록,테크노,힙합이 공존하는 클럽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고,강남의 ‘록커’는 블루스,모던 록,펑크 등 장르 구분없이모든 록커들이 공연하고 있다. 하드코어 펑크 등의 강한 음악만을 추구하는 밴드들의 아지트인 ‘하드코어’,모던 록,펑크 밴드들이 주로 등장하는 ‘스팽글’도 클럽가에서는 소문난 장소들이다.지난해 8월 압구정에 문을 연 ‘타임 투 락’은 한번에 500명을 수용하는 대형 클럽으로 일본의 클럽문화에 뒤지지 않는,우리 고유의 클럽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록밴드 공연뿐만 아니라 퍼포먼스,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경연장인 ‘빵’,전문 블루스 음악 클럽 ‘플레이 더 블루스’와 ‘프리버드’‘롤링스톤즈’등도 주목받는 라이브클럽들이다. 각 클럽의 현재 공연 일정과 연락처는 별표 참조. 이순녀기자 coral@ 라이브클럽의 스타들 수십만장의 앨범이 팔리고,TV에 나와야만 스타는 아니다.대중적인 인기는아니더라도 자신의 음악을 최고로 여기고,또 이를 기꺼이 즐기는 관객이 있다면 그 역시 스타임에 틀림없다. 먼저 재즈클럽가의 스타들.‘원스 인 어 블루문’의 경우 최세진 쿼텟과 여성 보컬리스트 웅산이 가장 인기가 높다.평일에도 140석의 좌석이 거의 차는 편이지만 이들이 출연하는 날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미리 전화로 요일을 물어보고 오는 이들도 많다. 예순아홉이라는 나이가 믿기지않을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최세진의 강렬한 드럼과 부드러운 색소폰 연주가 일품.정말로와 함께 차세대 재즈 보컬로 꼽히는 웅산은 재즈 경력이 3년에 불과하지만 중저음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그의 노래를 듣기 위해 서울을 찾는 외국인 팬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버드랜드’는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무대에 오르는 화요일과 허스키한 음색과 풍부한 성량의 임희숙이 고정 출연하는 목요일이 가장 북적인다.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비좁은 보조의자에 앉거나,발길을 돌려야 할만큼 이들의 인기는 높다.유진박의 공연에는 자녀들과 함께 오는 가족단위 손님도꽤 많다. 최근 민요와 가요 10곡을 재즈로 재해석해 ‘화두’란 앨범을 낸 색소폰주자 이정식의 무대도 항상 관객들로 꽉 찬다.70년대부터 재즈 피아노연주자,작·편곡자로 정통재즈 보급에 앞장서온 신관웅의 빅밴드도 많은 고정팬을확보하고 있다.재즈계의 대모 박성연과 가스펠가수 출신의 재즈가수 윤희정은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꽉 찬 느낌을 주는 거물급 스타에 속한다. 홍대앞 라이브클럽가에도 속칭 ‘뜬’ 밴드들이 있다.‘크라잉 너트’는 케이블은 물론 공중파 방송에까지 여러차례 나오면서 가장 유명세를 많이 탄밴드.대표곡 ‘말달리자’는 CF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됐다.인디밴드의 음반판매량에서도 1위를 고수하고 있다.‘마루’는 데뷔 앨범에 윤도현 밴드가 참여하고,윤도현 밴드의 전국투어 공연 오피닝에도 참가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언니네 이발관’은 96년 ‘비둘기는 하늘의 쥐’로 데뷔한 뒤 최근 2집‘유리’를 발표하면서 독특한 밴드이름과 참신한 음악성으로 많은 음악마니아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그로테스크한 음악적 성향을 지닌 ‘레이니 선’은 지난해 11월 데뷔앨범 ‘포르노 바이러스’를 발표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들의 앨범은 PC통신 음악동호회가 뽑은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3인조 헤비 얼터너티브 밴드 ‘위퍼’는 평균 21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꽉 찬 사운드와 발군의 실력으로 언더그라운드 클럽가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순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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