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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미술 탈장르화의 현주소

    현대미술 탈장르화의 현주소

    ‘결코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지한 사색과 튀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지난 9월 29일 개막한 ‘젊은모색 2006´전을 둘러본 느낌이다. 이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갈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자리다. 향후 우리 미술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시각을 제시해보겠다는 게 미술관측 의도. 100여명의 후보작가 중 최종 선정된 작가는 김신일 목진요 박미경 안정주 진기종 최상아 황종명 등 16명. 회화, 조각, 비디오, 설치, 사진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44점을 출품했다. 이번 작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가벼운 일상 소재를 통해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상아는 잡지에 소개되는 수많은 소비재들을 다양한 기법으로 조형화함으로써 소비와 소유로 대변되는 현대인들의 행복에 조소를 보낸다. 진기종은 TV, 즉 거대언론의 이미지 조작을 통한 정치권력의 음모 가능성에 주목한다. 작가는 단지 몇 개의 사진과 오브제 등으로 연출된 설치물에 카메라를 들이댔을 뿐이다. 그럼에도 아폴로11호의 달 착륙,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아마존 생태 다큐프로,9·11테러 장면 등이 실제상황처럼 화면에 나타난다. 프랑스의 청소부 모습을 담은 황종명의 회화작품 ‘투명인간’도 마찬가지다. 작가의 설명이 의미심장하다.“사람들은 청소부의 복장, 기능에만 주목합니다. 그들에게 청소부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아요. 그들은 현대의 ‘투명인간’이 아닌가요?”청소부뿐일까. 사실 현대인들 모두 그 기능과 지위에 의해 평가받고 평가하는 투명인간이 아닐까.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계의 탈 장르화, 복합화 경향을 뚜렷이 보여준다. 캄캄한 공간의 한쪽 벽에 뚫린 사각틀에 비친 빛을 통해 다정보 영상시대의 몰인간성을 비판한 김신일의 작품 ‘TV Enlightment’, 기증받은 책으로 종이옷을 만들어 입고 거리를 누비는 모습을 담은 안강현의 ‘너의 말, 나의 말’, 진기종의 ‘방송중 2006’ 등은 설치와 영상을 혼합한 작품이다. 또 목진요의 ‘Eman’은 디자인과 조각을, 박미경의 ‘나’는 설치와 드로잉을, 황종명은 조각과 화화를 섞어 작품을 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미술인들이 아직도 서양화가, 조각가, 사진가 등 획일적으로 규정되는 데 대한 거부이자, 작품 내용에 따라 얼마든지 매체를 변형 적용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의 표시로 읽혀진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작가들이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미술과 대중의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 관람객들의 반응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을 제작했는가 하면(목진요), 건반을 두드리면 그에 따른 영상이 나타나기도 하고(안정주), 연극무대를 설치하여 관람객들이 그 속에서 독특한 상황을 체험케 한 작품(홍보람)도 있다. 이번 작품들은 실험성 짙은 신작이면서도 주제가 뚜렷해 난해하지 않게 읽힌다. 특히 어렵게만 인식돼온 최근의 설치·영상작업에 대중성을 부여한 점이 반갑게 다가오는 전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광주비엔날레 개막… 32개국 89개작품 전시

    2006광주비엔날레가 8일 공식 개막,65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오전 10시 광주시 북구 중외공원 야외공연장과 주 전시관 앞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한명숙 국무총리와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한갑수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김홍희 2006광주비엔날레 총감독 등 국내외 미술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열풍변주곡’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비엔날레엔 32개국 127명의 작가가 참여,5개의 전시관에 총 89개작품을 선보인다. 이날 전시를 둘러본 전문가들은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는 표정이었다. 주제를 충실히 반영했고 소재의 다양성이 돋보인다는 호평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새롭거나 실험성이 담긴 작품이 많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다. 아시아 정체성이란 테마 자체가 진부하고, 지나치게 소재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실험성을 중요시하는 비엔날레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 한 미술평론가는 “아시아 정체성은 서양의 한계를 넘는 대안 제시라는 의미가 있는데, 이번 전시는 아시아의 토속적·이국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호평받는 작품들도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품은 중국 작가인 쑹둥의 ‘버릴 것 없는’(2전시실)과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 주의 ‘보디 옵푸스케터스’(1전시실).2006비엔날레 대상작으로 7일 선정된 작품이다.‘버릴 것 없는’은 작가의 어머니가 30여년간 모아온 잡다한 물건들을 정리·분류해 늘어놓은 설치작품. 마이클 주의 작품은 삼국시대의 ‘반가사유상’을 이용한 설치작업이다. 불상 주변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전시실의 모니터들에 불상의 각 부분을 조각난 파편처럼 보여준다. 광주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한국은 ‘점프’처럼 넌버벌 퍼포먼스에 강해”

    |에든버러(영국) 이순녀특파원|올해로 60회를 맞은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은 매년 700개 이상의 공연단체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이다. 지난 6일 개막해 28일까지 진행되는 올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735개 단체가 참가해 총 1860여개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1999년부터 8년째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을 총지휘하고 있는 폴 거진(42) 위원장은 20일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자유로운 참가 방식,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시도의 가능성, 그리고 에든버러가 지닌 축제 도시로서의 매력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돼 성공적인 축제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축제 초반에 발생한 런던 항공기 테러음모의 여파가 우려됐으나 실제로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전언.“일부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연착되는 돌발상황이 벌어지긴 했으나 축제 분위기는 예년과 다르지 않다.”면서 “오히려 티켓 판매실적은 지난해보다 좋다. 축제 기간이 아직 일주일 남았는데도 티켓 판매량이 140만장으로 지난해 전체 판매량(133만 5000장)을 벌써 앞섰다.”고 자랑했다. 1947년 에든버러인터내셔널페스티벌의 주변부(프린지) 행사로 8개 공연단체가 참가해 첫 행사를 치른 프린지페스티벌은 1970년대부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1990년대 이후 세계 진출을 꿈꾸는 공연단체들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아트마켓으로 각광받고 있다.한국 작품 중에서도 99년 ‘난타’가 이곳에서의 흥행을 발판으로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했고,‘점프’도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참가하면서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다졌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올해 한국 참가작은 ‘점프’ 외에 현대인형극회의 ‘퍼펫 시티’, 극단 초인의 ‘기차’ 등 7편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는 “한국은 ‘난타’와 ‘점프’처럼 넌버벌 퍼포먼스에 강하다.”고 평가했다. 프린지페스티벌이 열리는 기간에 인터내셔널, 재즈, 도서, 영화 등 여러 장르의 페스티벌이 동시에 진행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매년 여름, 다양한 축제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은 40여만명으로, 에든버러 전체 인구(50만명)에 버금간다.한 해 100만파운드의 예산으로 치러지는 축제가 거둬들이는 경제적인 효과는 7500만파운드. 폴 거진 위원장은 “축제 규모가 커지면서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실험성과 도전성을 중시하는 프린지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맨체스터와 리버풀 등 영국 내 다른 도시에서 대규모 공연예술축제를 준비하는 것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이 60년간 쌓아온 경쟁력을 믿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coral@seoul.co.kr
  • 모처럼 보여주마… 중견작가의 힘

    ‘중견작가 수난시대’란 우스갯소리가 국내 미술계에서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화랑과 경매사 등 미술시장이 극소수 인기 원로 작가와 급부상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만 관심을 가지면서 중견작가들이 좀처럼 전시 기회를 얻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다음주부터 서울 강북과 강남에서 나란히 열리는 중견작가 황영성과 함섭의 개인전은 매우 귀중하고 의미 있게 읽혀진다. 두 사람은 우리 전통과 서구 형식미학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작업으로 각기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이다. 23일부터 9월10일까지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황영성-Family story’전은 오랜 기간 ‘가족’이란 주제에 몰입해온 황영성의 근작전이다. 그가 작품에서 던지는 ‘가족’은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날갯죽지 깊숙이 병아리를 품은 어미닭 혹은 성능좋은 기계에서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톱니바퀴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초가집, 소, 가족 등 과거 주변의 생활에서 접하였던 향토적인 소재들을 작품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화폭에 등장시켜 왔다. 특히 형태를 단순화시켜 잘 짜여진 하나의 가족도를 만들어낸다. 그 속엔 우리가 쳐다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에피소드나, 체험, 환경 등 평범하기 그지없는 것들이 기본 단위가 되어 가족과 그 주변 일상 이야기를 끊임없이 펼쳐나간다. 작품 하나하나는 분명 전통에 뿌리박고 있지만 유리나 알루미늄, 실리콘 등 재료의 다양성을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의 실험성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현대의 일상생활과 소비문화의 미학에도 아주 가까이 있어 보인다.(02)734-6111. 24일부터 9월2일까지 청담동 박영덕갤러리에서 열리는 함섭의 ‘Day Dream’전은 ‘한지’라는 토속 재료와 전통 색채에 서구적 추상미학을 조화시킨 작품들을 보여준다. 작가는 1980년대 초 유채나 아크릴 물감이 지니는 표현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지 미술을 시작해 25년간 몰두해왔다. 그는 “유화, 아크릴을 고집하면 그 본고장인 서구작가들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한지미술에 몰입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의 작업은 90년대 중반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아트페어에서 출품작이 모두 팔려나가는 등 해외 미술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은 염색된 한지나 고서, 한지 원료인 닥나무 껍질 등을 삶거나 짓이겨 틀 위에 붙여 완성된다. 이 때 사용되는 색지는 모두 천연재료로 염색된 것으로 전통색채인 오방색(청, 적, 황, 흑, 백)을 바탕으로 한다. 대부분 형태를 가늠하기 어려운 추상화이지만 오랜 기간 시간의 흐름이 배어있는 듯한 편안한 느낌을 준다.(02)544-8481.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미술계 ‘젊은 비주류’ 세계를 사로잡다

    미술계 ‘젊은 비주류’ 세계를 사로잡다

    지난 3월 뉴욕 소더비의 한·중·일 3개국 현대미술품 경매에서 함진(29)의 미니어처 조각이 2만달러에 낙찰되면서 국내외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달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선 데비 한(35)의 사진작품이 2400만원에 거래되는 등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 추정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 이어 열린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에선 사진작가 정연두의 출품작 3점이 모두 고가에 판매됐다. ●국제비엔날레·경매등서 연일 상한가 이들의 공통점은 대안공간 출신의 20·30대 작가라는 점이다.7년 전 재능있는 젊은 작가 발굴을 위해 처음 생겨났던 비영리 전시공간인 대안공간을 통해 선보여온 이들의 실험성과 독창성이 비로소 활짝 꽃을 피우며 ‘대안’을 넘어서 젊은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들은 최근 2∼3년간 순수 전시행사인 각종 국제비엔날레뿐만 아니라 유명 아트페어나 경매 등 상업적 이벤트에서도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또 이같은 상승세를 타고 파격적인 지원을 받으며 국내 대형화랑들의 전속작가로 나서는 등 눈부신 행보를 내딛고 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상업화랑에서 작품 판매는커녕 전시 기회조차 얻지 못해 가슴앓이하던 작가들로선 엄청난 변화다. ●실험·독창성 활짝… 함진·데비한등 ‘스타´ 배출 손톱 크기의 미니어처 조각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함진을 비롯, 중국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오인환, 일본의 한 도시에 작품을 영구 설치키로 한 김창겸 등은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가 배출한 작가들이다. 일상의 진실과 거짓에 대한 사색을 담은 사진작업을 하는 정연두와 패러디 사진기법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는 작업을 하는 데비 한을 비롯, 성낙희·함경아·낸시랭 등은 쌈지 스페이스가 낳은 미술계 스타들이다. 대안공간 1호인 대안공간 루프에서도 이지현, 이환권, 권오상, 이진경 등 최근 국내외에서 각광받는 작가들을 배출했다. 이들 중 2개 이상의 대안공간에서 활동하거나 지원을 받은 작가들도 상당수 있다. 1999년 대안공간 루프를 시작으로 하나 둘 생겨난 대안공간은 현재 전국적으로 20여개가 운영 중이며, 서울 인사동과 서교동에 주로 몰려 있다. ●대형화랑들 모셔가기… 찬밥서 주류로 미술계가 이들에게 열광하는 것은 실험성을 바탕으로 한 파격적인 독창성이 이제 단순한 가능성 수준을 넘어 상업적으로도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함진을 전속작가로 두고 있는 PKM갤러리 박경미 대표는 “예전엔 파격적인 실험성이 상업화랑에 부담이 됐지만 이들의 작품이 국제무대에서 통하게 되면서 국내 화랑들도 젊은 작가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두씨는 “젊은 작가들이 처음엔 공짜로 전시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안공간을 찾았지만 요즘엔 재능 있는 작가들이 모여 서로 작품을 봐주고 비평하는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 젊은 작가군의 층이 보다 두꺼워진다면 현재 중국에 열광하고 있는 세계 미술시장의 큰손들이 머지않아 한국을 주목하게 될 것으로 미술계에선 기대하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파격·실험적 색깔’ 국제스타로

    ‘파격·실험적 색깔’ 국제스타로

    성공한 작가 중에 대안공간 출신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나타내는 이도 일부 있다. 이들은 ‘대안공간이 없었다면 결국 그 역할을 할 다른 무언가 생겼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안공간과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 대부분은 그 효용성과 매력에 대체로 공감한다. 대안공간이 발굴한 작가의 활약상이 그야말로 눈부시다. 국제 미술무대에선 중견·원로 작가 못지않게 성과를 내고 있으며, 국내 인기도 그에 비례해 급상승하고 있다. 한국 미술의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는 대안공간 출신 작가들의 면모를 살펴본다. ●국제미술계 스타로 부상하는 작가들 오는 10월 타이완비엔날레 참가, 이어 프랑스 상업화랑 전시, 대안공간 루프에서 한·프·영·일 4개국 그룹전,11월 스페인 전시,12월 네덜란드 전시…. 최근 서울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 ‘Are you lonesome tonight?’이란 타이틀의 개인전을 가졌던 정연두씨의 개략적인 스케줄이다. 이미 상하이비엔날레, 베니스비엔날레 등 굵직한 전시에 참여하면서 국제 미술무대에 이름을 올려왔던 정씨는 이제 중요한 국제미술행사의 단골손님이 됐다. 서울대 조소과를 나와 대미언 허스트를 배출한 영국 런던대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회화를 전공한 정씨는 조각과 회화, 사진을 가리지 않는 미술판의 올라운드 플레이어.2000년 대안공간 루프에서 ‘보라매 댄스홀’이란 전시로 화제를 모은 뒤 인사동 쌈지스페이스, 동숭동 인사미술공간 등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대안공간이 배출한 스타작가 중 대표주자다. 정씨는 “첫 개인전에서 천장과 벽을 온통 작품에 이용하는 파격과 실험성을 수용하는 대안공간의 컨셉트가 작가로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1999년 대안공간 중 하나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를 통해 데뷔한 함진(29)은 손톱만 한 크기의 조각을 시도하는 역발상 조각가로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작품 ‘애완(愛玩)’ 시리즈가 지난해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1000만원에 팔리더니, 올 3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선 ‘파리를 날리는 소년’이 2만달러에 낙찰됐다. 함진은 지난해 8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화제를 모은 뒤 해외에 나갈 때마다 작품값이 치솟고 있다. 함진은 “현재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은 대부분 대안공간과 인연을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미교포 작가인 데비한도 대안공간이 낳은 스타 중 한 명. 지난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에 대한 고정관념을 패러디한 사진작품 ‘비너스 Ⅱ’가 2400만원에 낙찰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밖에 함경아, 성낙희, 정수진, 이지현, 정소연, 권오상, 이동기, 김홍석,, 이형구, 이용백, 손정은, 이진경, 장영혜, 이형구, 박준범, 양혜규, 함양아, 이중근, 최정화, 김기라, 김상길, 배영환 등도 대안공간을 발판으로 성장,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이다. ●전속작가 대열 합류하는 대안 작가들 젊은 작가 열풍이 불면서 상품성이 있는 작가를 선점하려는 대형화랑들의 러브콜도 뜨겁다. 전속작가 시스템이 젊은 작가들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상당수는 대안공간을 활동무대로 삼았던 20·30대 작가들이다. 전속작가에 대한 지원 액수나 방식은 화랑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개인전이나 기획전을 통해 전시를 열어주고 작품 제작비, 전시 프로모션 비용 등을 지원해준다. 하지만 최근 아라리오 갤러리처럼 자본력을 바탕으로 작가당 월 300만원씩 정액으로 지급해주는 곳도 생겼다. 아라리오는 국내 작가만 10명을 전속작가로 끌어들였다. 권오상 박세진 이동욱 고동희 백현진 이형구 전준호 정수진 이지현 등이다. 그중 권오상 정수진 이지현 등이 대안공간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이다. pkm갤러리도 10여명의 작가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있는데 그중 함진 배영환 김상길 등이 대안공간을 통해 성장한 젊은 작가들이다. 이들에겐 작품 제작비와 전시, 작가·전시 프로모션 비용 등이 지원된다. 국제미술계에서 한껏 성가를 높이고 있는 정연두씨는 국제갤러리 전속작가다. 해외 네트워킹에 강한 국제갤러리를 통해 국내는 물론 다양한 해외전시를 지원받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국제교류 활성화로 위상 높여야

    국제교류 활성화로 위상 높여야

    서울과 지방에서 운영 중인 대안공간들은 각자의 모토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재능있는 젊은 작가 발굴과 대안적 미술문화 형성을 위한 근거지 마련, 실험적 프로젝트 발굴, 미술인 네트워킹을 통한 문화적 소통 등을 내걸고 운영해 왔다. 지난 1999년 서울에서 대안공간 루프 설립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창원, 수원으로까지 확산됐다. 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는 인사미술공간과 개인 혹은 기업이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쌈지 스페이스, 샘표 스페이스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안공간들은 외부 후원을 통해 공간운영과 전시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가장 어려운 점은 돈 문제다. 대안공간 루프 서진석 디렉터는 “일부 정부지원금과, 전시기획 대행이나 후원행사 등을 통한 자체 수익금을 통해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며 “자금 조달이 대안공간 대표의 가장 큰 역할이자 고충”이라고 말한다. 대안공간의 역할 문제도 풀어나가야 할 문제.7년 전 대안공간 출범 당시와 미술 환경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90년 이전만 해도 화랑의 95%가 대관화랑이었고, 전시기간도 1주일에 불과했기 때문에젊은 작가들의 실험성이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었다는 것. 하지만 대안공간을 바탕으로 젊은 작가들을 위한 공간이 폭넓게 제공되고 사립미술관이나 상업화랑에서도 젊은 작가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따라서 대안공간은 이제 재능있는 젊은 작가 발굴 이상의 역할을 요구받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대안공간들은 보다 다양한 역할 찾기에 나섰다. 가장 주목하는 게 한국미술의 국제화다. 세계 미술 안에서 우리 미술의 가능성, 진면목을 보여주자는 것. 이에 따라 작가 발굴뿐만 아니라 발굴된 작가들의 국제교류전을 활성화하고 있다. 사루비아 이관훈 큐레이터는 “프로그램의 개선과 지역·해외 네트워크 강화 등 대안공간 전반에 대한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안공간에 대한 일부 우려도 제기된다. 몇몇 대안공간들이 대형화하고 미술관체계를 갖추게 되면서 대안적 임무에 모순되는 위계화된 조직화가 이루어 지고 있다든가, 대안공간 출신 젊은 작가들의 급속한 상업화에 따른 미술계 세대간 갈등, 상업갤러리의 운영체제를 일부 도입하는 공간들이 늘어나면서 초기에 지녔던 비영리성 개념과 취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매화 향기까지 쏙 빼담았네

    매화 향기까지 쏙 빼담았네

    집주인의 너털웃음 소리가 따사로운 봄 햇살과 함께 집안 가득 부서져 내린다. 창밖은 온통 매화 천지. 백, 청, 홍매가 어우러진 풍광은 방안 가득 꽃그림자를 드리우며 누운 자의 가슴을 서늘하게 적신다. 광주 무등산 자락 춘설헌(春雪軒)을 찾은 기자를 집주인 직헌(直軒) 허달재는 특유의 너털웃음으로 맞았다. 직헌은 현대 남화를 완성한 의재 허백련 선생의 장손이자, 그의 남화를 이어받아 현대화한 ‘신남화’풍 작업으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다. “뚜렷한 거처 없이 떠도시던 할아버지께서 50년 전 이곳에 자리를 잡으셨어요. 전 할아버지 발치에서 서예를 배웠고요. 손님들이 워낙 많이 찾아와 세 칸짜리 집이 항상 북적였습니다.” 직헌은 의재를 사사했으면서도 미술대학에서 현대 미술사조를 배웠고, 이는 현재 그가 독자적 화풍을 일구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대가(大家) 밑에 대가 없다.’는 고언(苦言)이 마음에 짐이 되다 보니 한때 늘 거기서 벗어나야겠다는 강박이 있었다고 했다. 허나 이젠 그마저도 체화함으로써 좀 편안해졌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남화풍을 전수한 직헌은 90년대 중반 이후 화풍에 큰 변화를 준다. 먹과 물감이 흘러내리는 추상적 배경에 새와 달, 오리나 인간형태 같은 상형 그림을 주로 그렸다. 또 ‘매’(梅),‘난’(蘭) 등 글자와 그림을 조합하여 화면을 구성하는 등 실험성 짙은 작업을 시도했다. 이들은 선화(禪畵)의 이미지를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는데, 직헌은 “현실보다는 내재적 사의(寫意)로 미의 무한함을 순간적인 삶과 결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이같은 시도는 전통적 동양화 평가에 인색한 파리나 뉴욕 등지의 전시로 이어졌고, 호평을 받았다. 25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열리는 ‘허달재’전은 이같은 신남화풍의 진수들을 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엔 특히 지난해 상하이 아트페어에서 주목받았던 작품들이 많다. 대작인 ‘포도’와 ‘홍매’ 그림을 비롯해 사군자에 포도와 연화를 포함한 병풍그림, 잔 글자의 반복을 통해 조형을 이룬 작품 등이 대표적이다. 사선 구도의 ‘홍매’나 둥근 여백을 남긴 ‘포도’는 여전히 직헌의 인기품목답게 세련된 화면운영을 보여준다. 즐겨 그리던 소재 ‘죽림초옥’에 구현된 고요한 대밭 바람의 분위기도 직헌다운 화풍이다. 특히 ‘雪’이나 ‘茶’ 등의 글자를 달항아리와 조합시킨 작품들은 소탈하면서도 현대적 미감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직헌은 1년 중 3분의1만 이곳 춘설헌에서 머문다. 성남 분당에 집이 있다 보니 가까운 서울 염곡동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매화 만발한 춘설헌과 아파트 빽빽한 염곡동을 오가며 그는 몸안에 내재된 ‘전통’과 ‘현대’의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것은 아닐까.(02)549-7574. 광주 무등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공간·사진으로 빚은 조각전

    공간·사진으로 빚은 조각전

    조각이나 소조가 단순히 재료를 깎고 다듬거나 빚어 형태를 완성하는 전통적 방식을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다. 요즘은 재료적, 방법적 변화를 넘어 ‘공간’이라는 비물질적 요소를 강력하게 끌어들이거나 사진이나 영상적 형상을 연출해놓고 ‘조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평창동 김종영미술관과 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각각 열리고 있는 ‘TranSpace:There is no sculpture’전과 ‘권오상 개인전’에 가보면 이같은 현대 조각의 실험성과 다양성을 제대로 체험해볼 수 있지 않을까. 김병규 김신일 오창근 정정주 등 4 작가가 참여하는 ‘TranSpace:There is no sculpture’전은 공간에 대한 사유를 확장하는 미디어 전시다. 관객이 구조물에 앉아 조이스틱을 조작하면 구조물이 움직이면서 스크린 위에 투사된 영상이 바뀌는 김병규의 인터랙티브 작품 ‘Layer Tracer’.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루벤스의 작품을 모사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은 후 스틸 이미지를 압인 드로잉으로 제작하여 애니메이트한 김신일의 ‘Painter’. 김종영미술관의 건물 모형 내부에 CCTV 카메라를 장착한 후 카메라가 포착한 영상을 스크린에 투사하는 정정주의 영상설치작품 ‘김종영미술관’ 등등. 이들은 조각에서 부수적 요소로 간주되는 공간을 벗어나서, 공간을 즉물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하고, 더 나아가 ‘공간’이라는 비물질적인 것에 대한 사고의 확장을 꾀한다.5월4일까지.(02)3217-6484. 권오상은 1998년 사진조각 시리즈 ‘데오도란트 타입’을 발표한 후 2003년 평면조각 ‘더 플랫’을 발표하며 한국 젊은 작가군의 선두로 뛰쳐나간 작가다. 사진과 조각 사이에서의 연구를 마치고 등장한 새로운 연작 발표와 더불어, 지난해 파격적인 계약으로 국내 미술계를 놀라게 했던 아라리오 갤러리 전속작가 8명중 첫 번째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에서 권오상은 한층 밀도가 높아진 ‘데오도란트 타입’ 및 ‘더 플랫’시리즈와 함께 전통적 기법으로 슈퍼카 ‘람보르기니’를 형상화한 ‘더 스칼프쳐’ 등 13점을 선보인다. ‘데오도란트 타입’은 권오상이 조각의 물성과 재료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며 현대적 조각에 도전장을 내민 시리즈. 촬영한 사진을 조각내 이를 그가 원하는 형상으로 붙여 만드는 사진조각으로, 현대의 무한한 복제 가능성, 그리고 가벼움을 표상하는 작품이다. ‘더 플랫’ 시리즈는 잡지에서 오려낸 고급 브랜드 광고사진들을 모아 이를 다시 촬영한 작품이다. 사진과 조각이라는 장르에 대한 실험과 도전이자 광고 이미지로 대표되는 현대의 고도 소비문화를 가치 중립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4월9일까지.(041)551-5100.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서예·디자인의 만남

    중견 서예가인 국당 조성주씨가 전통 서예를 현대 디자인과 접목시킨 ‘국당 조성주의 캘리그래피 전’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고 있다.3월7일까지. 이번 전시에서 조씨는 전통 필묵을 바탕으로 현대적 디자인과 조형성에 착안한 다양한 실험작업 결과를 선보이고 있다.특히 함께 배치할 경우 자칫 겉돌기 쉬운 한자(漢字)와 한글을 파격적인 크기와 디자인을 통해 미적으로 융화시킨 작품들이 돋보인다. 한자를 산수화속 그림처럼 배치하고, 한쪽 여백을 독특한 한글체로 채워넣은 ‘안상화기’(安祥和氣),‘완학관여’(玩鶴觀魚) 등이 대표적이다. 또 포장, 간판, 로고 등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디자인을 응용해 작업한 천태만상의 먹터치 소스 300여점과 작가가 창안해낸 필묵 문양류 70여점도 특별한 느낌을 준다. 특히 필묵과 전각의 문자를 정제된 점과 선 및 도형과 조화시켜 디자인화시킨 작품들은 전통의 멋을 살린 독특한 추상화를 보는 듯하다.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는 병사들의 모습을 전각문자 ‘車’ 무리와 무거운 느낌의 필묵글자 ‘門’으로 디자인한 작품 ‘개선’(凱旋), 세상이 만들어지는 태초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전각문자 ‘천지창조’(天地創造)와 그래픽으로 표현한 ‘태초2’ 등은 이같은 실험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02)399-1151.임창용기자sdragon@seoul.co.kr
  • [가슴속 그림 한폭]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가슴속 그림 한폭]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먹고살기 힘든 시절, 몇몇 미술 작가와 평론가들의 전유물이었던 그림의 애호층이 경제 성장과 함께 한층 넓어진 것이지요. 서울신문은 이같은 미술애호 문화를 더욱 확산하기 위해 미술을 사랑하는 명사들의 그림 사랑 이야기 ‘가슴속 그림 한 폭’을 매주 1회 연재합니다. 문화계를 비롯한 각계 명사들을 찾아가 좋아하는 그림과 화가, 그림 편력 사연 등 흥미롭고 생생한 이야기들을 듣고 전해드릴 것입니다. 겸재와 단원. 이 두 거장이 없었다면 조선의 미술, 아니 한국 미술은 얼마나 심심했을까. 겸재가 중국 그림 베끼기 일색이었던 당시 조선 화풍에 한국 자연 특유의 기운을 불어넣었다면 단원은 이를 보석처럼 다듬었다. 국립중앙박물관장과 한국문화재위원장을 지낸 원로이자 국내 고미술품 감정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정양모(72) 문화재위원. 그는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로 주저없이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를 꼽는다. 대학(서울대 사학과)을 나와 20대 후반 박물관 학예직에 첫발을 디뎠던 시절. 중국과 일본 고미술의 다양함과 화려함에 견주어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한국 고미술에 실망했을 때, 한 가닥 위안을 준 이들이 바로 두 거장이었다. 정 위원이 겸재 그림에 빠져든 것은 중국 그림과 완전히 다른 차별성. 그가 보기에 겸재는 그때까지 판치던 중국풍 진경산수에 한국 산하의 미학을 우뚝 세운 화가였다. 당시 다소 거칠면서 단순해 보이는 겸재의 그림을 처음 본 중국의 평론가들은 코웃음을 쳤다.‘무슨 그림이 이 모양이지.’라며. 하지만 한국에 와서, 북한산, 금강산을 둘러본 그들은 비로소 무릎을 쳤단다. 중국과 다른 한국 자연미의 진수를 겸재만이 제대로 그려냈던 것. 겸재의 진경산수의 포인트는 우리 산하에서 느끼는 생동감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꿈틀거리는 듯한 바위, 청정한 빛을 뿜어내는 소나무. 생생한 산하에선 자연의 기운이 솟고, 이 청신한 기운은 보는 이의 몸속으로 파고든다. 겸재의 천재성은 특히 실험성에서 빛난다. 그의 작품 ‘혈망봉’을 보면 전통 산수화가 아닌 현대 추상화 냄새가 난다. 골짜기와 폭포, 바위, 나무 등을 단숨에 갈겨 그린 듯한 필치가 놀랍다. 정 위원이 단언컨대 겸재는 ‘흉중구학(胸中丘壑)’, 즉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산수를 제대로 구현한 화가다. 비교적 장수한 겸재(1676∼1759)는 작품을 많이 남긴 편이다. 특히 60대 이후에 뛰어난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중 정 위원은 금강산 만폭동(萬瀑洞) 그림을 좋아한다. 겸재는 7점 안팎의 만폭동 그림을 남겼는데, 그중 서울대박물관 소장 작품이 가장 맘에 든단다. 작지만(33㎝×22㎝) 자연의 기운이 꽉찬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배경으로 폭포가 사방에서 꽂혀 소용돌이 치면서 시선을 집중케 하는 풍경을 담았다. 강한 필치와 대담하고 깊이 있는 농담(濃淡)을 구사했다. 단원 김홍도는 겸재가 세운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석처럼 깎고 다듬은 화가다. 그래서 그의 산수화는 단아하면서도 절묘함이 배어 있다. 두 거장은 우리 산하를 깊이 관조함으로써 각기 다른 맛의 작품들을 남겼다. 정 위원은 겸재와 단원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정도는 나이에 따라 달랐다. 어깨너머 지식이었지만 그 느낌과 즐거움이 20대 후반에 보았을 때와 30대가 달랐다. 또 40대와 50대,60대가 각기 달랐고,70대에 들어선 지금 또 다르다. 연륜과 함께 보는 눈과 느낌도 자꾸 변한다는 것을 그는 요즘 새삼 깨닫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설] 시대를 앞선 ‘백남준 예술혼’을 기리며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 선생이 어제 미국 마이애미의 자택에서 74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의 타계 소식에 접해 우리는 시대를 앞서 인류사회가 나아가는 길을 예측하고, 이를 예술의 장에서 구현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한 그 예술혼에 다시금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영전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선생은 전자매체의 발달이 결국은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전자커뮤니케이션 시대를 불러오리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예견했다. 그리고 그같은 변화를 회화·조각 등으로 구분되는 기존의 예술 장르에 나눠 담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았다. 그 결과 TV·비디오 등 전자기기를 활용해 현대사회의 새로운 삶과 사상을 농축해 보여주는 방식인 비디오아트라는 예술 장르를 탄생시켰다. 그의 예술세계는 1960년대 초 이미 유럽·미국의 예술계에서 인정 받아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이며 현대예술의 선구자로서 자리매김되었다. 그후에도 선생은 끊임없는 실험성을 추구함으로써 예술의 지평을 넓혀 나갔으며, 그 치열한 작가정신은 10년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에도 중단되지 않았다. 선생이 세상을 떠난 날에도 서울에서는 ‘로봇, 백남준에서 휴보까지’가, 뉴욕에서는 ‘무빙 타임전’이 열리는 등 세계 곳곳에서 그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또 국내에는 ‘백남준미술관’이 오는 5월 착공돼 내년 10월 문을 열 예정이다. 선생은 가도 그의 예술, 예술혼은 계속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 땅이 배출한 세계적인 예술가의 죽음을 기리며 우리는 제2, 제3의 백남준이 줄이어 등장해 인류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그날을 기다린다.
  • 댄스뮤지컬 ‘겨울 이야기’

    댄스뮤지컬 ‘겨울 이야기’

    최청자 툇마루무용단이 댄스 뮤지컬 ‘겨울 이야기’를 23∼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셰익스피어의 ‘겨울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이번 공연은 무용 기악 노래 연극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져 파격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무대가 될 듯하다. 무용단측은 “현대무용의 대중화와 적극적 예술실험으로 무용관객의 저변확대를 노린다.”며 “송년 분위기에 걸맞게 ‘사랑과 화해’를 주제로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총괄안무 최청자, 총연출 이종훈. 출연 뮤지컬 배우 조승룡, 길성원, 최청자 툇마루무용단 단원(김형남 김영신 최윤영 최문석 전미라) 등 30여명.23일 오후8시,24·25일 오후3시 6시.2만,5만원.(02)2263-468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론] 지상파 낮방송, 소외계층 배려를/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

    [시론] 지상파 낮방송, 소외계층 배려를/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

    지난 1일 지상파 DMB 개국과 함께 지상파 TV 낮방송이 전면 실시되었다. 케이블TV, 신문 등 다른 매체의 강한 반발이 있었지만 어려운 사회경제적 여건상 전력낭비를 방지하고, 후발매체인 케이블TV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보되었던 지상파 방송 낮방송이 시작된 것이다. 케이블에서 위성DMB,IPTV까지 뉴미디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모두 유료서비스라는 점을 감안한다면(시청자들의 장시간 시청 환경이 바람직한 것인가의 문제와는 별개로) 특별한 문화소구거리가 없는 시청자, 특히 낮시간 동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장애인, 노인 등 소외계층 시청자들에겐 무료 보편적서비스 채널인 지상파의 방송시간 연장은 반길 만한 일일 것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본다면 낮방송시간 연장으로 가장 염려스러운 점은 프로그램의 질 문제이다. 시간이 늘어나면 그만큼 프로그램 수가 증가해야 하는데 지상파방송의 제작능력을 고려할 때 제작인력 등 제작여건의 개선 없이 질 높은 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한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과연 지상파 낮방송 전면 실시에 따라 다양한 시청자 수요에 부합할 종합편성을 통한 다양성 확보와 소외계층의 방송접근권 강화에 기여하는 프로그램들이 방송되고 있을까. 지상파 방송의 낮시간 방송시작 후 보름 정도 지났다. 아니, 지상파DMB 개국일과 맞물려 실질적으로는 한 주 남짓 방송된 프로그램 내용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이 시간대 편성을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 연장방송시간을 전후해 하루 3개 정도의 프로그램을 재방송하고 있는 KBS 2TV를 제외하고는 애초 우려했던 것만큼 프로그램 재방송 편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의 재방률도 그리 높지는 않다. 재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인간극장스페셜’‘스타다큐스페셜’‘꼭한번만나고 싶다 스페셜’등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셜이라는 이름을 붙여 뭔가 특별한 프로그램처럼 방송하고 있다. 오히려 뉴스 및 다양한 정보제공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의 편성이 눈에 띈다. 시청률 경쟁을 위한 맞편성도, 특정 장르 집중편성도 잘 보이지 않는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지역 네트워크 프로그램과 나눔의 의미를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편성되어 있다. 그러나 매일매일 편성되는 토크성 정보프로그램은 여전히 주부 시청자층을 위해 집중되어 있는 느낌이 강하다. MBC의 경우,‘일촌클리닉 터놓고 말해요’‘1%나눔 행복한 약속’‘희망채널 더불어좋은세상’‘문화지대’ 등 비교적 다양한 계층을 배려한 프로그램 편성이 눈에 띈다.SBS는 ‘웰빙라이프’나 ‘세계로 떠나볼까’등 문화중심 프로그램의 편성을 볼 수 있다. 반대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방송위원회의 권고 때문인지, 재방송 비율이 염려할 정도로 높지 않고, 질 저하가 우려되는 프로그램도 거의 없어 보인다. 지금 이 원칙이 초기의 눈치보기가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자막·화면해설 방송도 아주 미흡하다. 장애인의 방송접근권 강화 차원에서 전 프로그램 확대를 위한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 어린이 등 그 시간대 주시청자층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한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공익적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만으로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락프로그램의 편성도 중요한 일이기에 재미와 유익함이 어우러진 프로그램, 실험성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방송사 편성정책뿐만 아니라 모든 매체 정책들이 시청자(미디어수용자)들의 주권과 커뮤니케이션 권리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에서 결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
  • 만추에 만나는 정통극 두편

    만추에 만나는 정통극 두편

    ‘아일랜드 희랍 비극을 볼까, 프랑스 낭만 희극을 볼까.’ 가벼운 소극장 연극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 정통극의 진수를 선사할 두 편의 대극장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아일랜드 여성작가 마리나 카의 ‘고양이늪’(1∼1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19세기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시라노 드 베르주락’(8∼27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중견 연출가 한태숙과 김철리가 각각 연출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는 화제작들이다. ●현대판 ‘메디아’-고양이늪 고대 희랍비극 ‘메디아’를 연상케 하는 ‘고양이늪’은 극중 여주인공 헤스터의 광기와 에너지에 압도당하는 연극이다.‘당신 안의 어둠을 난 볼 수 있어. 어떻게 아는지 궁금해? 나도 그렇기 때문이지’ ‘나처럼 되게 하진 않을 거야, 평생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진 않아.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으니까.’ 등의 대사는 오싹한 한기와 격렬한 열기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아일랜드 한 농가의 습지. 외지에서 흘러들어온 헤스터는 열살 연하인 카사지를 만나 딸 조시를 낳고 마을에 정착한다. 그러나 카사지는 부잣집 딸과 결혼하겠다며 그녀에게 떠나줄 것을 요구한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에 이어 또다시 버림받게 된 헤스터는 증오와 복수심으로 불탄다.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헤스터역은 극단 미추의 간판배우 서이숙이 낚아챘다. ‘허삼관매혈기’로 지난해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그는 기존의 중성적인 이미지를 벗고,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여인의 광기를 밀도있게 표출해낸다. 몸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많아 온몸에 시퍼런 멍이 든 그는 “좋은 작품, 좋은 연출가와 작업하는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며 웃었다. 카리스마와 섬세함을 겸비한 여성연출가 한태숙이 보여줄 무대미학도 관심거리.“난생 처음 혼을 빼놓는 희곡을 만났다.”는 그가 ‘레이디 맥베스’ ‘서안화차’ ‘꼽추, 리처드3세’ 등에서 선보인 파격성과 실험성을 이번 작품에선 어떻게 형상화할 지 기대를 모은다.(02)744-7304. ●시인검객의 사랑-시라노 드 베르주락 프랑스 낭만주의문학을 대표하는 ‘시라노 드 베르주락’이 예술의전당 ‘토월정통연극시리즈’의 여섯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토월정통연극시리즈’는 세계 연극사에 빛나는 고전을 재조명하기위해 마련된 무대로,2003년 ‘보이체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갈매기’‘리처드3세’‘아가멤논’등 작품의 명성에 비해 관객들이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명작들을 잇따라 선보여왔다. 17세기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락’은 추한 외모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 앞에 나서지 못하고 다른 남자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는 시인검객의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다. 1897년 파리의 포르트 생 마탱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프랑스 연극 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고,20세기 들어서는 호세 페레, 제라르 드 파르디유를 주인공으로 여러차례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1971년 극단 실험극장이 초연했고, 이후 1992년 대학로 학전소극장에서 공연된 정도다. 당시 이 작품으로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연출가 김철리가 13년 만에 다시 연출을 맡은 점이 이채롭다. 그는 “코미디에 기울었던 이전 공연에 비해 사회적인 메시지에 좀더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오디션에서 선발한 배우 최규하 이안나 오동식 등이 출연한다.(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이야기(25)] 인사동과 대학로

    [서울이야기(25)] 인사동과 대학로

    서울엔 다양한 모습이 있다. 종로 5가엔 약국이 모여 있고, 사당동엔 가구점이 몰려 있다. 아현동엔 웨딩거리가 있고, 또 경동시장엔 한약재가 있다. 어떤 지역에 특정 자원이 밀집되어 고유한 이미지가 연출되는 것, 이를 우린 클러스터(cluster)라 부른다. 한 지역에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 중요한 이유는 시너지(synergy) 효과 때문이다. 한 곳에 몰려 있다 보니 경쟁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보다 끊임없는 혁신이 이루어진다. 지속적인 혁신과 발전,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중요한 이유다. 다른 하나는 특정 자원이 밀집되어 있다 보니 서로 연관관계가 형성되고, 지역을 통하는 고유한 이미지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어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는 것. 지가가 비싸도 클러스터에 들어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술계는 어떨까. 예술계 또한 마찬가지다. 작가들과 경쟁해야 하고, 세계적인 흐름과 교류해야 하는 이상 다른 분야보다 강도 높게 밀집이 전개된다. 전통적인 서화와 표구점, 화랑, 필방이 모여 있는 인사동과 연극 자원이 밀집되어 있는 대학로. 아틀리에와 클럽이 있는 홍대 지역 등 서울에도 그런 지역은 상당수 많이 분포되어 있다. 외국의 경우 이런 지역은 문화회랑이나 특별지구로 지정 보호한다. 정부 또한 이런 지역을 보호하겠다는 명목 하에 2000년 문화지구 제도를 도입하였다. 문예진흥법에 문화지구를 법제화함으로써 특정 지역 내 문화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지원할 수도 있고, 위해한 업소 및 영업행위는 퇴출시키기 위해 그 영업을 금지할 수도 있다. 현재 이 문화지구로 지정된 곳이 인사동과 대학로 등 두 곳이다. ●인사동, 세월의 흐름이 멈춘 도시의 쉼터 2003년 최초로 문화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인사동이다. 제도 자체가 인사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지정한 인사동은 문화지구 지정의 표본 모델이었다. 지정을 고민하던 1998년 당시 이 지역엔 172개의 골동품점과 87개의 표구사,108개의 화랑이 있었다. 전통의 업소가 484개나 밀집된 곳은 세계적으로 그리 흔하지 않다.2000년 전통의 업소가 366개로 크게 줄고, 인사동 전반에 개발의 압력과 상업화의 열기가 일자 문광부와 서울시는 이 지역을 문화지구로 지정했다. 문화지구 지정 이후 거리는 많이 변했다. 전통업소는 상당수 늘었고, 개발압력도 가라앉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전통업소 중 상업적인 공예품점이 크게 늘어난 반면, 골동품점과 표구사, 필방 등은 크게 줄어들었다. 인사동의 주인이었던 전통예술이 크게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공예품점이 주인을 차지한 것이다. 오히려 지금은 고서점과 표구점, 필방이 모두 공예품을 팔려고 나서고 있다. 인사동의 가치는 단지 전통업소가 아닌 전통예술이 촘촘히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는 데 있다. 조선왕조부터 풍류를 즐기던 예술가들이 모여 살았던 인사동은 본래 서화의 거리였다. 그러던 것이 일제강점기에 들어서 다수의 골동품과 고서화가 나오며 일본인들에 의해 골동품과 고서화를 취급하는 거리로 바뀌었고, 화랑과 표구점, 필방, 지업사들이 들어서면서 인사동은 고미술 네트워크를 구성하였다. 지역에 자리잡은 예전 다방과 찻집, 음식점은 모두 이 예술가를 위한 것이었다. 한 때 ‘메리의 거리’(Mery’s Alley)라 불릴 정도로 번성하던 거리는 88 올림픽과 더불어 국제적인 관광의 거리로 바뀐다. 올림픽 기간 중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방문할 수 있는 거리로 인사동을 만든 것이다. 그 결과 많은 고서점과 골동품점이 떠나게 된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들끓는 개발압력과 지가 때문에 전통 예술업종이 하나 둘 밀려나게 된 것이다. 오늘날 공예품점이 늘어선 건 지가 때문이다. 그러나 인사동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인사동을 위해서도, 우리의 관광과 예술을 위해서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예술이 시장을 만나고, 전통의 느낌이 현대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멈추는 곳. 사실 인사동이 지니고 있는 매력은 ‘시간이 멈추어 선 전경’이다. 인사동에 들어서면 전통이 주는 무게가 가볍게 느껴진다. 그것은 마친 시장에 옮겨 논 박물관처럼 누구나 손쉽게 만지고 즐기게 만든다. 가격부담 없이, 조용할 필요 없이 전통을 즐기며 맛볼 수 있는 공간. 인사동 거리를 걷다 보면 어느 덧 시간은 멈춰 과거 속에 특정한 시간과 조우한다. 가장 바쁘고 현대적인 도심 내에 가장 여유롭고 전통적인 멋이 있는 곳. 인사동은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거리로서, 우리의 예술을 보여줄 관광지로서, 전통의 예술과 자원이 밀집된 지역으로서 우리에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예술창작 지구, 대학로 대학로는 세계 최고의 공연예술지구다. 현재 대학로에 있는 공연장 수는 정확히 70개. 멀티플렉스로 지어진 최근 공연장을 고려하면 극장 수는 70개를 훨씬 상회한다. 숫자로는 세계 최고의 수준. 대학로 만한 밀집공간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대학로가 갖는 특징이라면 모든 연극자원이 밀집되어 있다는 데 있다. 공연장은 말할 것도 없이 극단이 무려 48개나 밀집되어 있다. 우리나라 극단 중 32%가 대학로에 자리잡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민대와 중앙대, 상명대 등 각 대학교의 연극 관련 학과가 있다. 예총과 연극협회, 배우협회가 있고, 우리나라 문화예술 지원의 종합창구인 ‘문화예술위원회’도 여기에 자리잡고 있다. 연극에 관한 한 모든 것이 있는 곳, 그곳이 대학로다. 대학로의 가치는 이 많은 자원들이 경쟁하며 살아 있는 실험성과 창의성을 창출한다는 데 있다. 우리가 보기에 언뜻 초라해 보이는 100석에서 300석 규모에 달하는 극장. 그러나 이 극장들은 창의성과 실험성을 발휘하기엔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본래 낭만주의 시대에는 대규모 극장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극장에선 관객의 느낌을 느낄 수 없자 작고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극장을 세우게 된다. 독일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소극장운동이라 불리는 새로운 연극을 정착시키게 된다. 대학로의 극장은 바로 그렇듯, 소극장 운동의 핵심이 된다. 관객과 호흡하며 관객과 관객끼리도 커뮤니케이션하는 공간. 그런 만큼 연기는 충실하고 연습의 강도는 강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한국 영화에서 언뜻언뜻 만날 수 있는 우리 연극배우들의 이름들. 그 이름들은 대학로의 연극이 우리나라 영화와 영상산업의 바탕이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대학로에는 또한 특징적이고 전문적인 극장이 있다. 하늘땅 소극장은 어린이 전용극장이며, 샘터 파랑새 극장은 ‘라이어’를 장기공연하는 극장이다.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지하철 1호선’이 공연되고 있는 ‘학전그린’극장, 품바 중심의 ‘강강수월래’ 극장 등 그 전통의 명맥은 대학로를 연극의 1번지, 연극의 갯벌로서 만들고 있다. 이런 대학로도 최근 위기에 빠져 있다. 문화지구 지정 등 최근 관심이 고조되면서 300석 이상의 대규모 극장이 들어서고, 극단보다는 상업적인 기획자나 건물주가 운영하는 공연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관료가 올라가고 연극은 상업적으로 변하고 있다.100석 이하의 공연장이 줄고,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연극은 삼선교 등 성신여대 주변으로 이전하리라는 예상이 곳곳에서 그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학로에서 지켜내지 못하는 한 우리나라 연극의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 필요는 있다. 대학로는 촘촘히 박힌 공연장과 연극관련 학교, 극단, 단체, 협회 등이 숨쉬는 곳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창작활동과 연기연습이 이루어지며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바탕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 모든 공연예술의 살아 있는 생태계를 형성하는 지역. 대학로를 보존할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인사동과 대학로, 변화 진통 문화지구 지정과 더불어 인사동도 대학로도 변해가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전통적이고 자그마한 업소가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인사동도 고서화점과 표구점이 위기다. 대학로는 작은 극장들이 위기다. 이 위기는 어쩔 수 없는 현상 중 하나다. 문화지구는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도다. 그러나 지정하려는 순간 그 지역은 어느새 유명해져 지가가 상승하기 시작한다. 문화를 보호하려는 정책이 지역의 생태계를 바꾸고 작은 것이 큰 것에 먹히는 사태를 만들 수 있다. 지금 우리의 문화지구는 그런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 숲의 건강함은 여러 수종의 나무에 있다. 물은 또한 다양한 어류가 살아야만 깨끗함을 보장받을 수 있다. 문화 또한 마찬가지다. 자그마한 시설이 세태와 관계없이 살아남을 때 우린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인사동에 있는 자그마한, 그리고 보잘것 없는 골동품점. 대학로에 있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극장.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자산이다. 이번 주말 이 자그마한 시설을 찾아보자. 심금을 울리는 연기와 배우들의 땀방울이 당신의 머리에 튈지 모른다. 우리 조상이 남긴 멋진 골동품 한 점이 초라하게 숨겨져 있다 해도 우리가 찾으면 보배다. 주말 그 보배를 찾아 떠나보자.
  • 유인촌의 ‘극단 유’ 햄릿 무대올려

    유인촌의 ‘극단 유’ 햄릿 무대올려

    ‘문제적 인간 연산’에서 ‘햄릿’까지. 중견 배우 유인촌(54)이 이끄는 극단 유가 올해 10주년을 맞아 ‘햄릿’을 무대에 올린다. 1995년 ‘문제적 인간 연산’으로 창단한 극단 유는 그동안 ‘택시드리벌’‘홀스또메르’‘철안붓다’‘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등 여러 편의 화제작을 내놓으며 우리 연극계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더욱이 지난 99년 연극의 불모지로 꼽히던 강남구 청담동에 소극장 유시어터를 개관해 연극 관객의 저변을 넓히는 데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지방으로까지 눈을 돌려 강원도 봉평에 달빛극장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극단 유가 탄탄대로를 걸어온 건 아니다. 오히려 가시밭길이 더 많았다. 성수대교 붕괴현장에서 공연한 ‘철안붓다’나 러시아 음악극 ‘홀스또메르’처럼 실험성과 작품성에 치중한 공연들을 선호하다 보니 극단과 극장의 재정은 늘 적자였다. 유 대표는 “CF를 찍은 돈으로 적자를 계속 메우지 않았다면 벌써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장을 접을 생각까지 하던 참에 뜻하지 않게 ‘대박’이 터졌다.2001년 5월 초연한 가족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아이들보다 어른 관객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지금까지 30만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원년 멤버들을 모두 불러모아 재공연중인데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10주년 기념작 ‘햄릿’(12월9∼1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유 대표가 직접 연출을 맡기로 해 더욱 관심을 끈다. 수차례 ‘햄릿’을 연기했던 그는 이번 공연에선 숙부를 연기할 예정.“햄릿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주변에서 하도 말리는 바람에 욕심을 접었다.”는 그는 “대신 아주 섹시한 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줄의 대사도 삭제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작품으로 3시간30분에서 4시간가량의 러닝타임을 예상하고 있다. 공형진, 김수로 등 극단 유 출신의 영화배우들을 비롯해 100명의 단원이 전원 출연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점프’등 한국작품들 서양인 정서 잘맞춰

    ‘점프’등 한국작품들 서양인 정서 잘맞춰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시도가 얼마든지 가능하죠. 또 공연을 다음 단계로 성장시키는 아트마켓의 역할도 큽니다. 올해도 세계 각국에서 1500여명의 공연 기획자와 극장 관계자들이 좋은 작품을 찾아 이곳을 방문합니다.” 지난 99년부터 7년째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을 이끌고 있는 폴 거진(41) 위원장. 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축제이자 아트마켓으로 성장한 프린지페스티벌의 성공 요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에든버러 프린지에서의 호평은 뉴욕·런던 등 모든 공연예술인들이 꿈꾸는 세계 무대로의 진출 가능성을 의미한다. 올해 참가작들의 특징은 ‘Manifested destiny’(미국),‘Jihad’(영국) 등 테러를 소재로 한 연극·뮤지컬이 두드러진다는 점. 그는 “프린지페스티벌은 재미있고, 에너지 넘치는 공연 못지않게 정치적 현안을 다룬 작품들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99년 ‘난타’ 이후 매년 늘어나는 한국 공연들과 관련, 그는 “서양인의 정서에 맞게 작품을 잘 손질해 가져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페스티벌의 규모가 커지면서 실험성보다는 상업성으로 흐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업적이라기보다 프로페셔널하게 바뀌는 것이며 이는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프린지페스티벌의 예산은 150만파운드(약 30억원). 이중 에든버러시의 지원은 2∼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작품당 300파운드의 참가비와 광고비,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시에서 더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도 있지만 간섭받을 우려가 있어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에든버러 이순녀특파원 coral@seoul.co.kr
  • [SICAF 2005] 애니메이션 온몸으로 즐겨요

    ‘영화 감상으로만 즐기면 손해?!’ 오는 주말 이틀 동안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SICAF의 풍성한 특별 행사가 줄을 잇는다. 유명 만화가들이 함께하는 사인회와 만화방, 일러스트 전시회가 열린다. 애니 캐릭터로 얼굴을 꾸며보는 페이스 페인팅 기회도 제공된다. 또 뽀로로, 스폰지 밥, 검정고무신 등 인기 캐릭터들의 퍼레이드 등도 펼쳐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케이블 애니전문채널에서 선사하는 2가지 행사가 주목된다. 12일 금요일 오후 6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애니메이션전문채널 챔프가 주최하는 ‘챔프 데이’가 열린다.‘강철의 연금술사’ ‘이누야샤’ 등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코스튬 플레이가 열린다. 한국 캐릭터를 이용한 코스튬 플레이가 보이지 않은 점은 아쉽다. 또 인디 펑크밴드 ‘노브레인’과 ‘레이지본’ ‘로켓 다이어리’ ‘Shorty Cat’이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열창하는 무대도 마련된다. 곧이어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등으로 국내에도 친숙한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재패니메이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이 야외상영된다. 인기가수들이 애니메이션 테마곡을 함께 부르는 무대는 13일 토요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인기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가 ‘2005 투니버스 데이’를 여는 것. 신세대 록그룹 ‘버즈’를 포함, 박혜경 박완규 이용신 등 인기가수와 성우가 총출동해 한여름 더위를 애니 뮤직으로 날려버리게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계 애니축제 SICAF 11일 개막지구촌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몸을 담그는 즐거운 여행을 떠나보자.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이 11일부터 6일간서울 강남구 코엑스와 서울애니시네마, 서울시청 앞 광장 등에서 열린다.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을 위해 1995년 처음 개최된 이 행사는 올해 9회째로 매년 50여만명이 찾는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페스티벌 기간 내내 코엑스 태평양홀에서는 ‘역사와 만화의 만남 전’(메인테마), 지난해 SICAF 코믹 어워드 대상 수상자인 ‘이두호 작가 특별전’(어워드), 청계천의 어제와 오늘을 담은 ‘만화 속 청계천과 서울’(스페셜), 색다른 표현 기법을 사용한 해외 작가들의 작품전(글로벌) 등 7개테마존으로 나뉘어 전시회가 개최된다. 여러 행사 가운데 역시 세계 방방곡곡에서 한국을 찾아온 애니매이션을 골라보는 재미가 우선일 듯. 공식 경쟁부문 88편 등 장·단편 애니 350편이 쏟아진다. 자세한 상영일정은 SICAF 홈페이지(www.sicaf.or.kr)와 메가박스 홈페이지(www.megabox.co.kr)를 참조할 것. #SICAF 기초코스 유럽에서 전해 내려오는 우화를 바탕으로 꾀많은 여우 르나르의 좌충우돌 가난 탈출기를 그린 개막작 ‘르나르 이야기’를 포함해, 역대 SICAF 수상작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애니들이 준비됐다. 룩셈부르크에서 만든 ‘르나르 이야기’는 각종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휩쓸며 유럽 전역에서 선풍을 일으켰다. #가족나들이 코스 호기심 많은 펭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국내작 ‘뽀로로의 대모험’이나 최근 TV시리즈로 어린이들의 인기에 모으고 있는 ‘스폰지밥’을 추천한다.TV 인기를 힘입어 극장용으로 제작된 ‘둘리의 얼음별 모험’도 필수 추천작이다. #마니아 필수 코스 1992년 출범, 화려한 비주얼로 마니아를 양산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 ‘곤조’의 작품들이 앞장섰다.‘암굴왕’ ‘스피드 그래퍼’ ‘트리니티 블러드’ ‘사무라이7’ 등 최근 ‘곤조’가 제작한 TV애니들이 구미를 당긴다. 또 영문학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헝가리 작품 ‘디스트릭트’ 등 색다른 화면을 제공하는 작품들이 엄선됐다. #올드팬 추억코스 옛날 정서를 자극하는 작품들도 마련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애니매이션 ‘홍길동’의 후속편 ‘호피와 차돌바위’(1967년)와 지금까지 애창되는 주제음악으로 유명한 ‘태권동자 마루치아라치’(1977년)가 돋보인다. 설명이 필요없는 국산 TV시리즈 ‘둘리야 놀자’도 흥미를 끈다. #아티스틱 감성코스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꾸려졌다.‘이상한 나라의 애니들’이라는 제목으로 체코의 초현실주의·그로테스크 작가인 얀 슈반크마이에르의 단편이 한꺼번에 제공된다. 라이벌 마술사의 이야기를 다룬 ‘마지막 트릭’(1964년) 등 5편이다. 또 러시아의 이바르 코바요프 감독의 최신작 ‘밀크’를 비롯, 경쟁 단편 부문의 출품작을 감상하는 ‘경쟁단편 일반’과 프랑스 애니메이션 14편을 감상할 수 있는 ‘프랑스베스트단편선’도 시선을 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가야금 선율로 느끼는 록·재즈

    가야금 선율로 느끼는 록·재즈

    가야금으로 재즈와 록을 연주하는 이색 연주회가 열린다. 이화여대 국악과 출신의 신세대 연주자로 뭉친 ‘여울’. 기숙희(26), 이수은(25), 안나래(24), 박민정(24)씨 등 4명으로 구성된 가야금 앙상블이다. 이들은 오는 19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갖는 두번째 연주회에서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한다. 가야금이라는 전통악기의 특성을 기조로 전통은 물론 재즈, 록, 퓨전,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넘나드는 연주를 할 계획이다. 이들의 연주곡 중 레드 제플린의 ‘천국으로 가는 계단’(Stairway to Heaven)은 록 마니아들에게는 불후의 명곡일 만큼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4대의 가야금을 위해 새로 편곡했다. 매우 서정적인 이 곡을 가야금으로 편곡·연주하는 것은 취약한 대중성을 조금이나마 확보하려는 의도에서다. 또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피아노 연주자 클로드 볼링과 클래식 기타리스트 라고야가가 함께 연주한 곡 ‘히스패닉 댄스’(Hispanic Dance)도 들려준다. 라틴 리듬에 바탕을 둔 재즈 곡을 생기발랄하고 유괘한 가야금 4중주로 새롭게 느껴지도록 할 예정이다. 영화,CF에도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재즈 보컬곡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도 가야금 연주로 새로 태어난다. ‘여울’의 멤버들은 국립국악중·고교와 이화여대 선·후배 사이이다 보니 그 어느 팀보다 완벽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자연 연주에도 이들의 하모니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들의 활발한 활동 뒤에는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씨가 든든한 버팀목으로 있다. 이들의 음악적 재능과 열정을 주시해온 황씨의 제안으로 팀이 결성하게 된 것.“음악계의 물살을 바꾸라.”는 의미가 담긴 ‘여울’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도 황씨다. 이들은 물론 1979년 황씨가 작곡한 실험성 돋보이는 ‘영목’과, 가야금 4중주와 드럼을 위한 모음곡 ‘산책’도 선보인다.“시대의 감성을 대변하는 새로운 전통음악을 창조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다짐이다.(02)599-6268.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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