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개발… 「국제관광지의 꿈」이 익는다
◎최북방 특정개발지역 고성군을 가다/금강산 초입… 통일위 연계 준비/내년부터 매년 10억 시설 투자/2천1년까지 평화의 댐등 관광권 조성
금강산을 바로 눈앞에 두고 북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강원도 고성군.
통일의 빗장이 열리면 이곳은 「국제적 관광지」로 발돋움하게 돼 주민들의 기대 또한 한껏 부풀어 있다.
더욱이 지난달 13일 노태우대통령이 강원도를 순시한 자리에서 이곳을 비롯,강원북부 3개지역을 통일에 대비한 특정지역으로 지정해 단계적으로 개발해 나가고 민통선을 북상시켜 이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덜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면서 「통일의 전진기지」로 급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따라 실향민이 전체주민 4만1천명 가운데 60%를 차지하고 있는 고성군민들은 북쪽과 서쪽에 30.5㎞의 휴전선을 끼고있고 동쪽해안을 포함,3면이 접적지역으로 안보의 상징이던 이곳이 통일의 길목이 된다는 자부심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다.
지금의 고성군은 천하제일 명산인 금강산과 고성읍등이 속해있는 원래 군지역의 51%가 북한지역이고 나머지 49%인 6백21㎦에 군청소재지인 간성읍등 2개읍과 민통선북쪽인 현내면을 비롯,3개면으로 되어있다.
○통일의 전진기지
절경의 동해안을 끼고 북으로 달리는 7번국도를 따라 속초를 벗어나 고성군으로 들어서면 곧바로 바닷가쪽에 자리잡은 관동팔경의 하나인 정간정을 지나게 된다.
삼포·송지호 해수욕장을 거쳐 화진포를 지나 약 50분을 자동차로 달리면 민통선 최북방인 현내면 명호리 통일전망대에 이르고 손에 잡힐듯이 가까이 다가와 있는 금강산 1만2천봉의 마지막 봉우리라는 구선봉.그곳이 외금강에서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초입이다.
통일전망대에서 만난 주민 최영봉씨(38·간성읍 상2리)는 『이 지역은 금강산과 설악산 중간지점으로 만약 개발만 된다면 국제적인 관광명소가 될것』이라면서 『민통선 이남지역도 발길 닿는 곳마다 관광지요,휴양지』라고 말했다.
고성군이 통일의 전진기지로 발돋움하려는 노력을 시작한 것은 지난 84년 통일전망대가 세워지면서부터였다.
그동안 호국과 통일을 갈망하는 건봉사 복원이 추진되고지난해 세계잼버리대회개최로 토성면 신평리의 땅 2·825㎦를 깎아 대형야영장과 콘도등 위락시설을 갖추었다.
지난해부터는 거진읍 화진포 국민관광지사업장의 망치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화진포는 그언덕에 6·25전에는 김일성별장이,종전후에는 이승만대통령의 별장이 있었던 곳.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게 하는 이곳에서 아픔을 씻어내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변하고 있었다.
○곳곳에 천혜자원
오는 2001년까지 모두 90억6천여만원을 들여 이일대 1.697㎦를 개발,정부가 제3차국토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철의삼각지∼평화의 댐∼통일전망대를 연결하는 통일안보순환관광권의 중심지역으로 조성한다는게 고성군의 계획이다.
지난해에만 10억7천여만원을 들여 8천2백㎡의 광장을 만들고 도로를 개설했으며 올해에는 9억8천여만원을 투입,이달초부터 본격적으로 각종 기간시설및 주변환경조성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와함께 군에서는 현내면등 민통선 북쪽 주민들이 살고 있는 명파·배봉·화곡·마달리등 4개마을 중심으로 새로운 개발계획을 수립,통일전망대에서 끊겨진 7번국도가 이어질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고성군수 이용선씨(47)는 『사실 지금까지 민통선 북쪽지역의 사업은 마을안길을 넓히고 다리를 놓는다든지 주거환경개선사업차원에서 소규모사업에 그쳐왔다』면서 『앞으로는 빠른속도는 아닐지 몰라도 남북을 연계하는 고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 조성 방향으로 개발사업의 성격이 바뀌게 되지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지난 82년부터 민통선북방지역개발사업이 추진되어 왔으나 투자규모가 매년 3천만∼3억여원수준으로 마을 안길포장,농수로개설등에 지나지 않았으나 내년부터는 10억원이상이 투자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그동안 민통선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민통선북상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이곳을 포함해 철원·양구지역의 민통선을 3∼5㎞정도씩 북쪽으로 당기기로 하고 있어 통일기반조성에 보다 한발짝 더 다가서고 있다.
○철저한 공영개발
통일전망대부근 남방한계선 근처인 수풍면 덕산리에 살다 종전후 가족들과 명파리에 정착한이백규씨(47)는 『고향과 가까운 곳에 살기위해 이곳에 왔는데 민통선이 더욱 위쪽으로 올라간다면 잘하면 고향까지도 갈 수 있을것 같다』면서 『그동안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군사적인 이유로 출입에 많은 통제를 받았는데 이 기회에 동네어귀에 있는 검문소도 좀더 북쪽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설악산에서 나와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인 화진포를 중심으로 동해안쪽에 있는 송지호·삼포·문암이 3대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이들 지역사이를 잇는 20개 소규모해수욕장주변에 위락시설공사를 하고 있는 곳이 늘어나면서 관광벨트로의 가능성도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대진·고성산·가진 공현진·봉포·신평·원암등 6개지역 3·354㎦를 종합휴양지로 지정,각종 휴양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아래 군은 올해 송지호등 6개지역의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고성산지역등 5개 지역에 대해서는 종합휴양지 승인신청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군은 지난 89년 2월 금강산개발소문으로 한 때 일었던 부동산투기바람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위해앞으로의 개발은 점진적으로 추진하되 철저히 공영개발방식으로 하고 민자를 유치하더라도 민·관공동출자형식인 제3섹터방식으로 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고성은 멀지않아 「통일을 위한 길목」이 될것은 분명했다.
◎이용선군수에 들어본 고성의 청사진/“금강∼설악 관광특구 장기적 추진”/북녘연결 7번국도 따라 휴양지 건설(인터뷰)
『이제 고성군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안보의 첨병이라기보다는 통일의 빗장을 여는 교두보로서 자리를 굳혀나갈 것입니다』
이용선고성군수(47)는 『남북교류를 위한 금강 설악권을 연계한 관광특구조성 가능성이 무르익고 정부의 민통선 북상조치가 구체화됨에 따라 그중심에 있는 고성군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금강산과 설악산을 연계하는 관광특구의 개발을 한다면 고성군이 그 주축이 되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고성군은 설악산과 금강산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으며 금강산으로 가장 손쉽게 들어가는 길목입니다.그리고 수려한 해안을 끼고 있는데다 민통선지역인 탓에 아름다운 경관이 그대로 보존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대비해 금강산을 가는 우리쪽의 거점지역조성을 위한 계획이 있어야 할텐데요.
▲그래서 화진포를 중심으로 금강산으로 향하는 7번국도를 따라 국민관광지구와 휴양지구로 나눠 지난해 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습니다.특히 화진포는 현재 정부차원에서 철의 삼각지대∼평화의댐∼통일전망대와도 연결되는 통일안보 순회관광권역 개발차원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볼 때 금강·설악권 연결과도 무관하다고 볼 수 없지요.
그러나 현재 화진포의 개발지역은 전체면적의 20%도 채안되지 않습니까.
▲개발이 확정된 지역은 전체 1·697㎦가운데 0·2㎦에 지나지 않고 있습니다.나머지 지역도 장기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은 세우고 있습니다.정부에서 민통선북상을 계획하고 있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남북교류에 대비,현내면 명파리등 민통선 북쪽지역의 개발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
▲지금까지는 마을 안길포장등 소규모 동네사업만을 해왔으나 앞으로 민통선이 마을 북쪽으로 올라가면 다른지역보다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입니다.북쪽으로 갈수록 경관이 더욱 아름다운 이상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인 이 지역의 개발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그리고 개발을 한다면 또다시 투기바람이 일지않도록 철저히 대비책을 강구할 계획입니다.
주민들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북쪽의 고성읍이 6·25전까지만해도 이지역의 중심지여서 왕래가 잦았고 실향민들이 많아 교류를 위한 개발은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