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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세 총장의 승부수… “교육 구조 근본부터 뒤집기 통했죠” [월요인터뷰]

    40세 총장의 승부수… “교육 구조 근본부터 뒤집기 통했죠” [월요인터뷰]

    광주시 남구 진월동. 봄기운이 올라오는 캠퍼스 언덕길 위로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구조적 쓰나미가 지방 대학을 하나둘 집어삼키는 와중에도 이곳 광주대학교는 정반대 흐름을 타고 있다. ‘사람이 빠져나가는 대학’이 아니라 ‘사람이 모여드는 대학’으로. 정문을 지나 교정 안으로 들어서자 풍경부터 달랐다. 강의실보다 협업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학생들은 노트북을 펼쳐놓은 채 팀 단위로 토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단순한 수업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현장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 대학이 내건 슬로건은 직설적이다. “쓸모 있는 사람을 길러낸다.” 성과는 숫자로 입증됐다. 2026학년도 신입생 충원율 99.6%. 지방 대학 상당수가 미충원으로 존립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인 수치다. 대학 내부에서는 이를 ‘우연한 반등’이 아니라 ‘교육 구조를 근본부터 뒤집은 결과’로 해석한다. 평생을 교육 현장에 바친 김혁종 전 총장이 2022년 별세하고 김동진 총장이 부친의 뒤를 이은 지 4년. 올해 마흔 살의 김 총장은 광주대를 ‘작지만 강한 실무형 대학’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사회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는 플랫폼으로 대학을 전환하는 실험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재무 이해·체력 등 ‘생존형 3요소’를 전면 배치하는 교과 과정 전면 개편으로 현실화했다. 지난 19일 서울신문은 김 총장을 만나 ‘지방 대학 역주행 모델’의 실체와 그가 구상하는 대학의 미래를 들어봤다. ―취임 당시 ‘최연소 총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처음에는 책임감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대학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조직이고 이해관계도 촘촘하다. 총장 개인의 리더십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구성원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변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젊다’는 점을 권위가 아니라 ‘현장에 더 깊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교수, 직원, 학생을 끊임없이 만나고 설득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조직의 방향을 조금씩 맞춰갔다. 그 결과 광주대는 산학협력 구조의 실질적인 작동과 지역 연계를 통해 ‘3차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 사업(LINC 3.0)’,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RISE)’을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을 성과로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위기가 잠시 유예된 상태에 가깝다. 2030년 이후 인구 구조를 생각하면 대학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김 총장의 이 발언은 단순한 위기의식 표명이 아니다. 실제로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예고된 붕괴’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방 대학 상당수는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일부 대학은 구조조정이나 통폐합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대의 ‘역주행’은 더욱 주목받는다. ―학생들에게 ‘청춘의 4대 적(敵)’을 경계하라고 주문했다. 어떤 의미인가. “학생들을 보면 스펙보다 더 큰 문제가 보인다. 바로 감정의 관성이다. 나는 이를 ‘귀찮아, 부끄러워, 시시해, 무서워’ 네 가지로 정리했다. 특히 ‘무서워’가 가장 치명적이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다. 대학 시절은 실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인데 그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실패 비용을 대학이 떠안자.’ 학생이 도전하다 실패하면 그 리스크는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감당해야 한다. 공유 오피스를 확대하고 창업 실험을 장려하고 멘토링을 촘촘히 붙인 것도 같은 이유다. 대학은 인생에서 거의 유일하게 실패해도 파산하지 않는 공간이어야 한다.” 김 총장은 인터뷰 도중 ‘실패’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존 대학이 ‘실패를 줄이는 교육’을 해왔다면 광주대는 ‘실패를 감당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교육의 목적 자체를 바꾸는 접근 방식이다. 교양 영어·글쓰기 폐지 ‘AI’ 활용 넘어 협업도구 수준으로투자기초 등 생활밀착 ‘금융’ 교육수영·러닝으로 버티는 ‘체력’ 길러 ―교양 과정에서 영어와 글쓰기를 과감히 폐지했다. 교육계에서는 가히 ‘사건’으로 받아들이는데. “많은 분이 ‘기초를 버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지금의 교양 교육이 과연 학생들의 생존력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우리는 관습을 내려놓기로 했다. 영어 점수와 형식적 글쓰기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살아남는 능력이라고 판단했다. 시대가 바뀌었는데 커리큘럼이 그대로라면 그것이야말로 교육기관의 직무 유기다. 그래서 빈자리에 AI, 금융, 체력이라는 세 가지를 넣었다.” -각 요소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AI는 단순 활용이 아니라 협업 도구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광주대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협력해 교육과 산업 수요를 연결하는 ‘클라우드 기반 실무형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캔바, 슬랙 등 실무 도구를 1학년부터 다루게 한다. 단순한 정보통신(IT) 교육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클라우드·AI·데이터 역량을 갖춘 즉시 투입형 인재를 길러내는 게 목표다. 금융은 ‘머니 플래닝’을 통해 전세 사기 대응, 신용 관리, 투자 기초까지 포함한 생활 밀착형 교육을 한다. 체력은 더 본질적인 문제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버티지 못하면 끝이다. 수영과 러닝으로 기본 체력을 만든다. 결국 우리는 ‘점수 높은 인재’가 아니라 ‘버티고 해결하는 인재’를 만들고 있다.” 광주대의 이 같은 커리큘럼 변화는 단순한 과목 교체가 아니라 교육 철학의 전환으로 읽힌다. ‘지식 축적’에서 ‘생존 역량’으로 중심축을 이동시킨 것이다.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는 행보가 남다르다. 모든 학생을 창업자로 만들겠다는 뜻인가. “창업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기업가정신은 어떤 환경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야성’이다. 스펙은 환경이 바뀌면 무력해진다. 하지만 ‘일머리’는 어디서든 통한다. 우리 대학의 목표는 분명하다. 졸업생을 본 기업이 ‘이 친구는 바로 쓸 수 있겠다’고 판단하는 수준, 즉 ‘대리급 인재’다. 그 수준은 이론으로 만들 수 없다. 실행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교육의 중심을 경험으로 옮겼다.” 광주대가 기존 대학 교육과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이다. ‘취업 준비’가 아니라 ‘즉시 전력화’를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대리급 인재’ 키우기 즉시 실무 투입할 ‘일머리’ 교육창업 장려… 실패 비용은 대학 몫교육의 중심을 경험으로 옮겨와 ―신입생 충원율 99.6%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비결이 무엇이라 보나. “구성원 전체가 위기의식을 공유했다는 점이 가장 컸다. ‘이대로 가면 끝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다만 이 수치를 성과로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마지막 기회에 가깝다. 앞으로는 고교 졸업생만으로 대학을 유지할 수 없다. 유학생, 성인 학습자, 재직자 교육 등으로 수요를 다변화해야 한다. 동시에 대형 대학의 인프라와 소형 대학의 밀착 관리를 결합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와 개인화 교육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다.” ―유학생 정책에 있어 ‘정주(定住)’를 강조하는 점이 이채롭다. “유학생을 단순한 등록금 자원으로 보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현실적인 문제다. 오늘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자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래서 우리는 생활 기반부터 설계했다. 자국 음식을 직접 조리할 수 있는 공간, 생활 적응 지원 등을 세밀하게 마련하고 있다. 유학생을 ‘스쳐 지나가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인구 감소 문제에도 실질적인 해법이 생긴다.” 지역, 기업 연계한 공간 지역 산업현장에 지식 즉각 투입유학생·성인 교육 등 수요 다변화도서관·미술관 지역사회에 개방 ―지역 기업과의 연계인 PMI 모델과 ‘리빙랩’은 대학의 담장을 허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학이 캠퍼스라는 물리적 공간에 유폐되는 시대는 끝났다. PMI(Project-Market-Investment) 모델은 지역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배운 지식을 즉각 산업 현장에 투여하는 시스템이다. 리빙랩 역시 제석산 구름다리의 안전 문제나 고령층 생활 환경 개선처럼 지역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학생들이 직접 해결하게 함으로써 지역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캠퍼스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대학은 지역과 산업, 시민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하며 현장에서 답을 찾고 그 결과를 다시 교육으로 환류하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민과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광주대는 지난 46년 동안 지역 사회의 신뢰를 자양분 삼아 성장해 왔다. 이제는 그 신뢰를 실질적인 효용으로 돌려드려야 할 시점이다. 도서관과 미술관을 개방하고 지역이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움직이는 대학이 되겠다. 대학은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반전을 꾀할 기회의 공간이다. 우리 학생들이 두려움 없이 처절하게 그 시간을 활용하기를 바란다. 광주대가 지역 소멸의 저지선이자, 지역 미래를 바꾸는 강력한 지렛대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 교정 밖으로 나오자 해 질 무렵의 빛이 캠퍼스를 길게 눕히고 있었다. 지방 대학의 위기는 더 이상 통계가 아니라 현실이다. 그 현실 속에서 광주대의 실험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대학은 더 이상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먼저 바꾸는 곳’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동진 총장은 ▲광주인성고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학사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학교 교육학 석·박사 ▲광주대 청소년상담 평생교육학과 교수 ▲광주대 교육혁신연구원 교육성과관리센터 센터장 ▲광주대 부총장실 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 ▲광주대 총장
  • 국악·미디어아트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세계 무대

    국악·미디어아트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세계 무대

    공백기 무색… 1시간도 짧게 느껴져5집 수록된 14곡 글로벌 차트 석권26만명 운집 예상했지만 4만 추산시민 불편·과도한 통제 논란 아쉬움 ‘액자’에 담긴 광화문과 ‘왕의 길’을 수놓은 일곱 소년의 화려한 군무는 세계 대중음악 역사에 기억될 독특한 장면을 완성했다. 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컴백 무대는 한국의 문화적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세계인에게 각인한 순간이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정확히 오후 8시가 되자 BTS 일곱 멤버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재킷을 맞춰 입은 이들은 마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자보이즈’를 연상케 했다. 이날은 신보 ‘아리랑’을 소개하는 자리. 새 앨범에 수록된 ‘보디 투 보디’로 포문을 열었다. 신보의 제목이기도 한 민요 아리랑의 선율이 활용된 곡인데, 이 부분에서는 국립국악원 연주자와 가창자가 무대 위에 올랐다. 공연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생중계됐다. 우리의 가락이 세계인의 귓가를 강타하는 순간이었다. 이어서 ‘훌리건’ 등의 신곡이 소개됐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음악을 내고 공연하고 아미한테 예쁜 모습 보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에게 이 곡이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멤버 뷔의 멘트와 함께 신보의 타이틀곡 ‘스윔’(Swim)이 흘러나왔다. 이때 가장 힘을 준 듯했다. 광화문광장을 따라 물길이 흐르는 듯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졌다. ‘버터’, ‘MIC Drop’, ‘다이너마이트’ 등 지금의 BTS를 있게 한 대표곡들도 함께 울려 퍼졌다. 다만 이들의 모든 매력을 보여주기에 준비된 1시간의 공연은 무척 짧았다.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어떤 아티스트로 남고 싶은지 스스로한테 물어봤다. 답은 밖이 아니라 안에 있었다. 자기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보고 (거기에 있는) 고민, 불안, 방황까지 스스럼없이 담아내는 것. 그게 이번 앨범의 목표였다.”(리더 RM) ‘아리랑’은 BTS 멤버들이 군 복무 등에 따른 공백기 이후 완전체로 선보이는 첫 번째 앨범으로 정규 5집에 해당한다. 2022년 6월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 이후 꼬박 3년 9개월 만이다. 유행이 바뀌는 속도가 유례없이 빠른 시대, 이들의 공백은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는 27일 공개되는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 예고편에서 이들은 “우리가 여전히 한국에서 온 촌놈”이라는 사실을 상기했다. 자신들의 온전한 그대로의 모습을 음악에 반영하는 것, 그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였다. 역사적 공간인 광화문을 무대의 배경으로 삼은 것도, 새 앨범의 이름을 ‘아리랑’으로 정한 것도 이런 고민의 결과였다. 일부 아쉬움도 있었다. 이날 현장에는 서울시 추산 4만명, 하이브 추산 10만 4000명이 운집했다. 애초 기대했던 26만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숫자였다. 공연에 앞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불심검문이 이뤄지기도 했다. 주변 교통통제까지 겹치며 불만을 터트리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공연 관리에 투입된 공무원은 약 1만 5000명이다. 하이브는 22일 회사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공연이 안전히 마무리되도록 힘써주신 경찰·소방 등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와 광화문 일대 시민, 상인, 직장인, 방문객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의 인사를 함께 올린다”며 “공연을 통해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국가유산과 문화재 보호 및 홍보 방안을 조속히 구체화해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공연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아리랑’에 수록된 14곡은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에서 1~14위를 차지하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담은 6번 ‘인터루드’ 트랙까지 차트에 오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BTS는 다음달 9~12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 34개 도시 스타디움 공연장에서 총 82회에 걸친 월드투어를 펼칠 예정이다.
  • 최은석, 대구시장 ‘공천 내정설’ 반박…“이정현 위원장 면접서 처음 봐”

    최은석, 대구시장 ‘공천 내정설’ 반박…“이정현 위원장 면접서 처음 봐”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최은석 국민의힘(대구 동·군위갑)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공천 내정설’에 대해 “이정현 공관위원장을 면접장에서 처음 봤다”고 반박했다. 최근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은 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회동을 하고 인위적 컷오프(경선 배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자리에 유영하·최은석 의원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내정설이 불거졌다. 최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내정설, 거래설 등 저를 둘러싼 숱한 의혹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는데도 침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저에 대한 추측성 보도와 이런저런 설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고 대구 경제를 위해, 사랑하는 대구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시장 후보 공천 경쟁자인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지역 행사에서 오다가다 몇 번 가벼운 인사만 나눴다. 전화번호도 모른다”며 “모종의 거래는 있을 수도, 있지도 않다”고 했다. 최 의원은 대구 경제 상황에 대해 “30여 년째 지역내총생산(GRDP) 꼴찌”라며 “이는 예산이 없어서도 아니고, 정치력이 없어서도 아니다. 바로 리더십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CJ제일제당 사장 출신인 그는 “이정현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기업을 일으켜 본 사람, 경제를 아는 사람, 세대교체’는 결국 대구에 지금 필요한 인재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합리적인 이야기라고 본다”며 “대구 시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후보로 내세워도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김 전 총리가 나오면 승산이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김 전 총리와 완전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그리고 국민의힘 후보 중 그 이름 앞에 기죽은 사람 아무도 없다”고 했다. 최 의원은 최근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중진 컷오프를 암시하면서 “기업을 일으켜 본 경험, 투자를 결정해 본 책임, 일자리를 만들어 본 실행력, 이런 것을 갖춘 새 인물이 정치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밝히면서 대구시장 후보 내정설에 휘말렸다.
  • [사설] 통제 불능 중동 난타전… 출구 없는 오일쇼크 대비 단단히

    [사설] 통제 불능 중동 난타전… 출구 없는 오일쇼크 대비 단단히

    미국·이란 전쟁이 에너지 전쟁으로 격화하고 있다. 이란은 18일(현지시간) 액화천연가스(LNG) 세계 공급량의 20%를 담당하는 카타르의 라스라판 가스 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스라엘이 세계 최대 규모인 이란의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이란은 핵심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이 반복될 경우 걸프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시설 난타전에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전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어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중동전쟁의 영향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이런 불확실성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퍼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어제 전날보다 17.9원 오른 1501.0원(오후 3시 30분 기준)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에서 1500원을 넘기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2.73% 떨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경제 전시 상황”이라며 엄중한 자세를 주문했다. 오일쇼크 가능성이 커진 만큼 정부의 움직임도 광범위하고 신속해야겠다. 최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된 나프타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에너지 생산·정제 과정과 연계된 산업 원자재까지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되면 제조업 생산비가 11.8%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정유사 시설은 중동산 원유인 중질유 중심이다. 중동에서 분쟁이 터질 때마다 수입선 다변화가 거론됐지만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까닭이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정유사의 설비 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중동 원유·가스 생산 과정과 연계된 다른 품목들의 수급 상황도 문제가 터지기 전에 점검해야 할 것이다. 외부 충격에 약한 금융시장의 체질 개선 역시 서둘러야 한다. 다음달부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시작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조치도 실행 중이다. 두 지수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되면 자본 유출입이 줄고 시장 안정성이 향상된다. 차질 없이 추진해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고물가로 이어지는 ‘3고(高)’가 취약계층에 더 큰 고통을 주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단속하고 강화하기 바란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과하다 싶을 만큼 치밀하게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 지느러미 찢겨도 포기 안 해… ‘쌘돌이’ 3개월 만에 탈출

    지느러미 찢겨도 포기 안 해… ‘쌘돌이’ 3개월 만에 탈출

    제주 바다에서 폐어구에 얽혀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새끼 남방큰돌고래 ‘쌘돌이’가 약 3개월 만에 스스로 그물을 끊고 자유를 되찾았다. 19일 다큐제주와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쌘돌이는 이날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폐어구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23일 온몸이 그물망으로 추정되는 폐어구에 감긴 채 발견된 이후 87일 만이다. 당시 제주도 돌고래 구조전담팀이 쌘돌이를 추적 관찰하며 구조하려 했지만 유영 속도가 빨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야생 돌고래 특성상 접근이 어려워 도는 해양수산부, 해경 등과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왔다. 쌘돌이가 처음 발견됐을 때는 등지느러미가 잘려 있지 않았지만 지난달 15일에는 70%의 지느러미가 잘려 나갔고 컨디션 난조로 무리에서 이탈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어 22일에는 등지느러미가 80∼90% 가량 잘린 상태였다. 다큐제주 측은 쌘돌이가 스스로 폐어구를 제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돌고래 세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로 꼽힌다. 쌘돌이는 등지느러미를 잃었으나 모니터링 결과 건강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결국 수갑과 같던 폐어구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것 같다”며 “인간에 의해 오염된 바다에서 스스로 목숨을 살린 경험은 돌고래 무리에게도 엄청난 기쁨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책꽂이]

    [책꽂이]

    책임지지 않는 권력(제임스 커런·진 시튼 지음, 김예란·정준희·이성민·김경화 옮김, 컬처룩) 언론이 지금까지와 달랐다면 세상은 얼마나 바뀔 수 있었을까.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세계적 석학 2인이 신문과 방송의 역사부터 뉴 미디어,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역사를 비판적으로 돌아보며 미디어의 책임과 권리라는 본질에 관해 묻는다. 미디어가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800쪽, 4만 8000원. 우리의 삶은 제조된다(팀 민셜 지음, 김태훈 옮김, RHK) 팀 민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제조업연구소 소장은 화장지부터 비행기까지 우리 삶을 지탱하는 물건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경로를 거쳐 우리 손에 들어오는지 생산부터 배송을 거쳐 소비에 이르는 여정을 추적한다. 그 물건들을 만들고 배송하기 위해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제조 시스템의 숨겨진 속살을 드러낸다. 그 과정에서 그는 취약한 글로벌 제조 시스템의 개선 방안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396쪽, 2만 3000원. 완벽한 원시인(자청 지음, 필로틱) ‘역행자’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자청이 이번에는 인류의 기원을 붙잡고 돌아왔다. 전작이 전략을 다뤘다면 이번 책은 그 전략을 끝까지 실행할 수 있는 인간의 조건을 묻는다. 이 책은 구석기의 뇌로 첨단의 시대를 돌파해야 하는 현대인을 위한 ‘인체 복구 설명서’과 같다. 464쪽, 2만 2000원.
  • 이란 차기 실세는 갈리바프

    이란 차기 실세는 갈리바프

    ‘하메네이 폭사’ 이후 이란의 국정 운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사망한 이후 차기 실권자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서 이란 지도부 다수가 살해된 가운데 갈리바프 의장은 군사적 배경과 정치적 영향력을 겸비한 몇 안 되는 인물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61년생인 갈리바프 의장은 최정예 부대 혁명수비대(IRGC) 공군 사령관 출신으로 라리자니보다 혁명수비대 지지 기반이 더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도 가까운 사이다. 2005~2017년 테헤란 시장으로 재임한 동안 수많은 부패 의혹에 휩싸였으나,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며 유능한 행정가로서의 입지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부터 의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최고 국가안보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다만 갈리바프 의장은 라리자니처럼 성직자 가문 출신이 아닌 데다 종교계 인맥이 부족한데, 이 때문에 혁명수비대 등 군사 세력과의 결속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출신인 시마 샤인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현재 이란 혁명수비대와 갈리바프가 가장 중요한 인물들이라고 추정한다”며 “의사 결정권은 갈리바프가, 실행권은 혁명수비대가 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매체 안나하르 역시 갈리바프 의장이 모즈타바 뒤에서 국정을 운영하며 안보, 정치 등 현안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여전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모즈타바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라리자니 암살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모즈타바는 “순교자들을 살해한 범죄자들은 머지않아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고 했다.
  • [포착] 영유아 64명 성 학대한 소아성애자에 자유를?…가석방 심사 시작

    [포착] 영유아 64명 성 학대한 소아성애자에 자유를?…가석방 심사 시작

    영국에서 최악의 소아성애자로 꼽히는 남성이 가석방 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18일 “콜린 블랜차드(54)가 ‘극단적인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가석방이 거부된 지 2년 만에 또 다시 가석방 심사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랜차드는 2011년 당시 SNS로 알게 된 어린이집 여성 교사를 설득해 영유아 64명을 성적으로 학대하게 만들고, 그 모습을 담은 사진을 소지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시작했다. 14년째 교도소에 있는 그는 2024년 가석방을 신청했으나, 당시 심사단은 그가 여전히 극단적인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신청을 거부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아동학대범인 그가 또다시 가석방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은 “그의 사건은 향후 몇 주 안에 전문가 심사단에 의해 평가될 예정”이라면서 “심사단은 지난 2년 동안 그가 교도소에서 보인 행동과 현재 상태 등을 분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미 2년 전 그와 관련해 혹독한 보고서가 나온 만큼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 사이에서 큰 분노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영국 가석방심사위원회 측은 “법무부 장관이 콜린 블랜차드의 가석방 심사를 가석방심사위원회에 회부했으며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면서 “위원회의 결정은 오로지 수감자가 석방될 경우 대중에게 미칠 수 있는 위험과 그 위험이 지역사회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인지 여부에만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 이어 “심사단이 범죄로 인한 피해와 피해자에게 미친 영향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구두 심리에 앞서 수백 장에 달하는 증거 자료와 보고서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을 충격에 빠뜨린 콜린 블랜차드 사건콜린 블랜차드 사건은 물리적 조작이 없는 완전한 온라인상에서 성 착취 범죄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더욱 충격을 줬다. 당시 그는 SNS로 어린이집 교사, 평범한 가정주부 등을 유혹한 뒤 철저히 온라인 상에서만 이들을 만나며 마음을 빼앗았다. 이후 해당 여성들에게 가까이에 있는 영유아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도록 시킨 뒤 그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 등을 전송하도록 했다. 직접 손을 대지 않고 타인을 통해 범죄를 실행하게 한 것이다. 평소 성실한 직장인의 이미지였던 블랜차드의 범죄는 우연한 계기로 세상에 드러났다. 그의 동업자가 모니터 화면에 떠 있는 블랜차드의 이메일 계정을 우연히 열었다가 아동 학대 이미지 다수를 발견하고 신고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블랜차드 뿐 아니라 그의 지시에 따라 영유아를 성적으로 학대한 여성들도 모두 체포됐다. 당시 사건은 피해자가 대부분 영유아인데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은밀하게 장기간 범죄가 지속된 탓에 발각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편 블랜차드의 가석방 심사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 신촌 백화점 쉬는 날, 지하 주차장은 록 공연장이 됐다

    신촌 백화점 쉬는 날, 지하 주차장은 록 공연장이 됐다

    밴드·기획자 키워 인디 생태계 구축현대百과 손잡고 색다른 공연 선봬관객 400명 주차선 위 춤추며 즐겨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주차장은 젊은이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백화점 영업을 하지 않는 월요일 지하주차장을 활용한 청년 예술가 공연 ‘셔터 라우드’의 첫 번째 무대였다. 헤드라이너(대표 출연자)로 나선 4인조 사이키델릭 록 밴드 ‘와와와’가 “지하주차장에서 하는 공연은 처음인데 잘 놀아줘서 감사하다”고 말하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무대는 버스킹(거리 공연)의 성지로 불리는 신촌 스타광장 인근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지하에 마련됐다. 연세대 디제잉 동아리, 한국항공대 록 밴드 등 아마추어부터 2026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상을 받은 ‘와와와’까지 다양한 밴드가 무대에 올랐다. 기타, 드럼 비트가 공연장을 가득 채우자 관객들은 주차장 라인 위를 자유롭게 뛰고 춤추며 음악을 즐겼다. 사전 예약 없이 선착순 무료로 진행된 공연에는 관객 400여명이 몰렸다. 명지대 동아리 출신 밴드 ‘랜딩기어’는 “지하주차장에서 구현한 저희만의 사운드가 마음에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서대문구 청년 인디음악가 음원 제작 지원 프로그램인 ‘얼라이브 인디뮤지션’을 통해 데뷔한 청년 아티스트다. 이번 공연은 서대문구와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협업으로 마련됐다. 구는 인디음악 청년활동가 ‘인디즈’와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백화점은 휴무일 주차장 공간과 안전 관리를 지원했다. 노경훈 현대백화점 유스팀 바이어는 “20대 고객층의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백화점에도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다양한 장소에 음악 파티를 여는 해외 사례를 주목하게 됐다”며 “2년 전 서대문구청과 처음 만났을 때 나눴던 아이디어를 드디어 실행하게 돼 벅차다”고 전했다. 서대문구는 ‘청년음악도시 신촌’을 위해 인디공연장, 청년 기획자, 민간기업 등이 협력하는 인디음악 생태계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지역 내 숨은 공연 공간에서 개성 있는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인디펜던트 베뉴데이’ 등이 대표적이다. 인디음악 기획자로 일하고 싶은 청년을 지원하는 인디즈는 지난해 하반기 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미래로 나아가는 청년도시 서대문구만의 특이하고 개성 있는 공간에서 지역과 청년 문화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인디음악가의 신선하고 다채로운 공연을 추진하겠다”며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여 청년문화가 숨 쉴 수 있는 젊은 활력을 불어넣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기장 살해’ 피의자, 범행 대상 4명 수개월 미행

    부산에서 모 항공사 기장을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14시간 만에 붙잡힌 같은 회사 부기장 출신 50대 A씨가 범행 대상으로 삼은 옛 동료 4명을 장기간 미행하며 주거지와 생활 습관을 파악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은 A씨가 모 항공사 기장 B씨를 비롯한 옛 동료 4명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수개월 동안 공항에서부터 이들을 몰래 따라다니며 주거지를 확인한 정황이 있다고 18일 밝혔다. 공군사관학교 비조종사 출신으로 졸업 후 자격증을 딴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전날 체포 뒤 압송되면서 “살인을 3년 전부터 계획했다.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억울하게 인생이 파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 30분쯤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집을 나서던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하루 전 경기 고양에서는 C씨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실패하자 달아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전 B씨의 아파트를 여러 차례 찾아가 B씨가 매일 새벽 운동하려고 집을 나서는 습관이 있는 것을 파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도 했다. D씨를 살해하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경남 창원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A씨가 도착한 오전 11시쯤에는 D씨가 경찰 보호를 받고 있던 터라 범행을 실행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살인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사이코패스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의 신상 공개 여부도 검토 중이다.
  • “살아있다더니 ‘연출’이었나”…이란 실세 죽음, 결국 들통났다 [핫이슈]

    “살아있다더니 ‘연출’이었나”…이란 실세 죽음, 결국 들통났다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쇄 공습 속에서 이란 권력 핵심으로 떠오른 알리 라리자니가 결국 정밀 타격으로 사망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7일(현지시간) 정보 자산과 공중 전력을 결합한 작전으로 라리자니를 제거했다.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사실상 이란을 이끌던 실질적 권력자로 평가받았다.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을 단순 공습이 아닌 추적·식별·정밀 타격이 결합한 제거 작전으로 수행했다. 정보 당국은 테헤란 내부에서 확보한 첩보를 토대로 라리자니의 위치를 특정했고, 공군 전력을 투입해 신속히 타격을 실행했다. 라리자니는 쿠드스 데이 행진에 직접 등장하고 언론 인터뷰와 SNS 활동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거리에서 시민들과 접촉하며 공개 행보를 이어갔고, 이런 노출이 결국 위치 식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이란 내부에서는 혼선이 발생했다. 당국은 한때 라리자니 사망설을 부인하며 손 글씨 메시지를 공개했지만, 이후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인정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라리자니는 사망 직전까지 강경 메시지를 이어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전쟁은 몇 개의 트윗으로 끝낼 수 없다고 비판했고, 공격이 이어질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공습을 두고도 이스라엘의 절박함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하며 전면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외신들은 이러한 공개 발언과 군사 지휘 역할이 결합하면서 그가 제거 대상 최우선 순위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 ‘연출 논란’ 부른 정보 혼선…결국 사망 인정 라리자니 사망을 둘러싼 혼선은 단순한 오보 수준을 넘어 정보전 양상으로 번졌다. 이란은 손 글씨 메시지를 공개하며 생존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사망 사실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혼선이 외부로 그대로 드러나면서 ‘생존 연출’ 논란까지 확산했다. ◆ 권력 연결축 붕괴…군·통치 동시에 흔들렸다 라리자니는 군과 외교, 정보 체계를 동시에 연결하는 핵심 인물이었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출신으로 핵 협상과 국가안보 전략을 모두 관장했고, 최고국가안보회의 수장으로서 사실상 국가 운영을 총괄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그는 통치와 전쟁 대응을 동시에 지휘하며 권력을 집중시켰다. 이번 공습에서는 바시즈 민병대 사령관 골람레자 솔레이마니도 함께 사망했다. 두 핵심 인물의 동시 제거로 이란 내부 통제 축이 동시에 흔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 “보이지 않는 지도부”…확전 가능성 더 커졌다 현재 이란 내부에서는 권력 공백에 대한 불확실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새 최고지도자로 지목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부상설과 사망설, 러시아 이송설까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라리자니까지 제거되면서 이란은 명확한 지휘 체계를 드러내지 못한 채 사실상 ‘보이지 않는 지도부’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즈타바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무릎 꿇려야 한다”고 선언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거가 전쟁 종결로 이어지기보다 오히려 확전 가능성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휘 체계가 약화한 상황에서 현장 지휘관들의 자율적 대응이 늘어나면 통제되지 않은 군사 행동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지원 없이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동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런 발언은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쟁은 3주째 이어지며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섰고,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유가 상승까지 현실화하고 있다.
  • “3주마다 전원 집합”… 김기홍 JB금융 ‘소통 회장’[경제 블로그]

    “3주마다 전원 집합”… 김기홍 JB금융 ‘소통 회장’[경제 블로그]

    “3주일이란 주기가 참 묘해요. 주간 회의처럼 루틴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잊고 있기엔 또 긴장이 지속되는 간격이죠. 준비할 시간을 준건데 부족하면 바로 티가 나기도 하고요.”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전사 회의를 두고 내부에서 하는 말입니다. 김 회장은 약 3주에 한 번, 지주 임직원 70~80명을 한 공간에 모아 회의를 엽니다. 회의의 중심은 부서장들입니다. 보고서는 따로 없습니다. 각 부서 부장이 돌아가며 앞으로 나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설명하죠. 무슨 사업을 하는지, 어디와 왜 협업하는지,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지, 진행 과정에서 막힌 부분은 무엇인지까지 그대로 공유합니다. 김 회장은 회의를 강하게 끌고 가는 역할을 합니다. 중간중간 끊고 질문을 던지죠. “좋은 아이디어인데 이렇게 접근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기존 사업과 겹치는 부분은 없는지 봤습니까”, “왜 일정이 늦어졌습니까.”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보니 준비 수준에 따라 발표 완성도가 그 자리에서 바로 드러난다고 합니다.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지만 긴장감은 분명했습니다. 자율적으로 손을 들고 발표하는 구조인데, 대부분 결국 나섭니다. 안 나가면 더 눈에 띄기 때문이죠. 공개된 자리에서 칭찬도 이어지고, 지적도 나옵니다. 부서장의 몫이지만 회의 자료를 준비하는 실무진들이 직접 보고 있으니 다음 회의를 준비하는 방식부터 달라집니다. 회의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메시지도 뚜렷합니다.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빠르게 실행하라는 것. 남들과 다른 길을 찾되 시장 친화적으로 판단하라는 주문이 이어집니다. 동시에 원칙과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와 윤리경영을 놓치지 말라는 얘기도 계속 나옵니다. 그래서 내부에서는 3주라는 주기를 꽤 절묘하다고 봤습니다. 준비할 시간은 주면서도 긴장은 유지되는 간격이라는 평가였죠. 그 결과 책임 소재가 더 또렷해지고, 실행 속도도 빨라졌다고 했습니다.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드러나는 구조였다는 겁니다. 결국 이 회의 구조 자체가 책임과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 LGU+, 새달 모든 고객 유심 무상교체… 암호화 기술 100% 적용해 ‘보안 강화’

    LG유플러스가 보안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다음달 13일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와 재설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통신업계에서 연달아 터진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먼저 올해 상용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단독모드에서 이동통신 가입자 개개인을 식별하는 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IMSI)에 암호화 기술(SUCI)을 100% 의무 적용한다. SUCI는 IMSI를 그대로 노출하지 않고 암호화된 형태로 전달하는 보안 기술이다. IMSI 체계 자체의 보안 역량도 강화한다. 기존 IMSI 체계는 국제 표준에 맞춰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 대규모 보안 사고가 빈발하는 상황을 감안해 난수를 적용한 새로운 보안 구조를 적용한다. 변경된 IMSI는 유심을 교체하거나 재설정 할 때 자동 실행된다. 유심 무상 교체와 재설정은 다음달 13일 자정을 기준으로 LG유플러스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 고객이 대상이다. 스마트워치 등 2차 기기, 키즈폰, 알뜰폰 고객도 포함된다. 다음달 13일 이후 번호이동을 하거나 신규 가입하는 고객의 경우 신규 유심이 공급되기 때문에 유심을 교체할 필요는 없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으며 자체 점검 도중 유심 포맷 등이 어려운 구조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G 단독모드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보안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 “정치·추진·설득력 갖춘 유일한 후보”[6·3선거 예비후보 인터뷰]

    “정치·추진·설득력 갖춘 유일한 후보”[6·3선거 예비후보 인터뷰]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후보로 나선 전현희 의원(기호 3번)은 17일 “서울이 활력을 잃고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며 “서울을 다시 젊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청년 공공임대주택 ‘서울윤슬’, ‘서울 복합돔 아레나’ 등 시민들의 삶을 확 바꿀 수 있는 성장 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첫째 정책으로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대학생들을 만나보니 졸업해도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하더라. 그 중에서도 주거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면서 “그래서 이 문제 해결을 제 첫 번째 정책으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이 구상한 청년 공공임대주택은 50층 규모, 3개 동으로 구성된 건물로 싱가포르의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턴’에서 영감을 받았다. 서울 삼성역 서울의료원 부지 등 도심 한복판에 이를 짓고 청년들이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서울윤슬이라고 이름 지은 건 인생의 가장 찬란한 윤슬 같은 시기를 살아가는 청년을 위한 공간이란 뜻에서다. 전 의원은 소득과 부모 재산 따지지 않고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서울형 청년 기본소득, 만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최대 1000만원 무심사 공공대출 도입 등 청년을 타깃으로 한 공약도 내놓았다. 특히 교통 공약은 “수개월 동안 전문가들과 실증 연구를 한, 가장 탄탄한 공약”이라는 게 전 의원의 설명이다. 이중 첫 번째 교통 공약은 청소년 무상통학이다. 그는 “무상통학은 아이들의 의무교육을 완성하는 의미이자 학부모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공약”이라고 했다. ●청소년 무상통학, 어르신은 무료버스 전 의원은 역세권에서 떨어진 곳에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버스 무료 이용’ 구상도 내비쳤다. 예산을 감안해 75세 이상부터 순차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강버스에 들어간 돈을 아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전 의원은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로 정치력과 추진력을 꼽았다. 그는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서울 송현동 부지’ 민원 해결 경험을 언급하며 “서울은 하나의 ‘작은 국가’이다. 기획력과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걸 실행시키는 뚝심과 추진력, 설득력이 중요하다. 그걸 갖춘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 고유가에 ‘차량 5부제’ 검토… 李 “전쟁 추경도 속도”

    고유가에 ‘차량 5부제’ 검토… 李 “전쟁 추경도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중동 상황과 관련,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야 되겠다”며 고유가에 대응해 자동차 5·10부제, 수출 통제 등의 비상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절약 노력의 범사회적 확산을 위해서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또는 10부제 등 다각도의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에 수립해 달라”며 “필요하다면 수출 통제도 검토하고,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을 늘리는 등 비상 대책도 강구해야 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차량 5부제 실행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이르면 이번 주중에 시행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입 여부와 시기 등은 언제 결정될지 미정이다. 부제 적용은 요일·대상·차량별로 다양하게 정할 수 있다. 예컨대 공공 분야에는 2부제(홀짝제)를, 민간 분야에는 5부제를 적용하는 식이다. 민간 분야 차량 운행을 금지한 건 35년 전인 1991년 걸프전 때가 마지막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2008년, 리비아 사태로 중동 불안이 가중된 2011년 등에는 공공기관을 드나드는 차량에 국한해 홀짝제, 5부제 등을 시행했다. 이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한 편성 및 집행도 재차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 수출 기업 지원 등을 위해서 ‘전쟁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 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아침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께서 ‘예산 심의도 사상 최고의 속도로 심의하겠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국회도 최대한 빨리 심사해 달라”고 했다. 추경과 관련해 “소득 지원 정책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며 “(소득 지원을) 지방에 더 대대적으로 할 수 있게 획기적으로 해 달라”고 제안했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그 방법보다는 걷은 유류세를 추경 편성을 통해 소득을 지원해 주는 게 (낫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서 세제 개편은 ‘마지막 수단’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는 부동산 가격을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며 “제일 중요한 게 금융 부문이고 공급 정책도 잘해야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금 문제는 어찌 됐든 마지막 수단이다. 전쟁으로 치면 세금은 핵폭탄 같은 것”이라며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 부마항쟁 등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의제부터 단계적으로 개헌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준비할 것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건 야당도 맨날 하던 얘기”라며 “야당에서 부마항쟁도 전문에 넣자고 주장했던 기억이 난다. 저는 그것도 한꺼번에 같이하면 더 좋을 거 같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 강화, 계엄 요건 강화도 국민들도 동의하고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 외에 다른 부처의 지방 이전은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겨서 예측했던 이상의 효과가 있다”면서도 “제가 해수부 옮길 때도 얘기했는데 유일한 예외”라고 못 박았다. 한편 이 대통령은 엑스(X)에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 등에 쓰는 사례가 급증한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금감원과 국세청이 합동으로 전수조사해서 사기죄로 형사고발하고 대출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서울광장] “집권했다고 맘대로 다 못 하는” 사법·검찰개혁

    [서울광장] “집권했다고 맘대로 다 못 하는” 사법·검찰개혁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오후 SNS에 올린 ‘책임과 권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다”고 썼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법과 공소청법 수정안도 검찰개혁 취지에 역행한다”며 반발하는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을 향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틀 뒤에는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도 했다.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국민통합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지극히 당연한 지적이라 볼 수 있다. 여당 초선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소리 없는 개혁’을 주문하며 “과유불급”을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권이 힘으로 밀어붙여 지난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등 ‘사법개편 3법’에도 이런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가에 이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피해자의 권리 구제와 인권 보장을 위한 형사사법 제도 개편이라는 목적과는 배치되는 듯한 혼란상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법왜곡죄로 고발된 1호 수사 대상은 지난해 5월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민주당으로부터 사퇴·탄핵의 압박을 받아 온 조희대 대법원장이 됐다. 법왜곡죄가 판검사를 겨냥한 고소·고발 남발과 사법부 옥죄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 아닌가 싶다. 경찰이 대법원장을 앉혀 놓고 법의 왜곡 적용 여부를 조사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게 생겼다. 법왜곡죄를 수사하는 경찰도 법 적용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거꾸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물고 물리는 사슬 속에 수사와 재판이 위축·왜곡되면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 된다. 재판소원제도 시행 첫날부터 사기대출 혐의로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재판소원 검토의 뜻을 밝히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변호사도 재판소원을 내겠다고 한다. 형이 확정된 성추행범도, 협박범도 ‘4심’을 받겠다고 나선다. 힘 있고 돈 있는 범죄자들에겐 버티기와 판결 뒤집기의 기회를, 힘 없고 돈 없는 피해자들에겐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소송 지옥의 고통을 안겨 줄 조짐이다. 전국법원장들도 지난 12일 모임에서 “국민생활과 사법제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에도 개정법 규정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관련 법률 개정이 병행되지 않아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의원 105명이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위한 모임(공취모)을 결성하고, 민주당이 대북송금 의혹을 비롯해 이 대통령과 여권 관련 7개 사건의 조작 기소 여부를 규명하는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 것도 마찬가지다. 검찰 기소에 조작이 있다면 구체적 물증을 재판에서 제시해 무죄 선고를 끌어내는 사법 절차로 해결할 일이다. 대통령 관련 수사나 재판을 공소취소 압박 등 힘으로 뒤집으려는 시도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이 결국 ‘이 대통령 무죄 만들기’를 위한 도구 아니냐는 의구심만 키우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마오쩌둥은 1966년 문화대혁명 때 ‘대란대치’(大亂大治·세상을 크게 흔들어 크게 다스림)를 내세웠다. 문화대혁명은 기존 틀을 깨고 반대파를 제거해 권력 탈환에는 성공했지만, 혼돈과 재난만 초래하고 경제를 침체시켜 인민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등 오류와 역사적 퇴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사법고시 제도를 로스쿨 체제로 전환하고 변호사를 대폭 증원하는 사법개혁만 해도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제기돼 14년간의 논의·검토·준비 과정을 거친 뒤 2009년에야 실행될 수 있었다. 지난 정부에서 일방적 의대 증원을 밀어붙이다가 막대한 후유증만 남긴 채 좌절된 의료개혁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도 있다. 검찰개혁이든 사법개혁이든 진정성을 입증하고 성공으로 귀결되기 위해서는 과욕이 불러올 수 있는 오류와 부작용을 경계하는 집권자의 책임의식이 일관되게 관철돼야 할 것이다. 박성원 논설위원
  • [세종로의 아침] 어른거리는 ‘심판의 날’ 그림자

    [세종로의 아침] 어른거리는 ‘심판의 날’ 그림자

    세상 물정 모르고 대입 학력고사나 준비하던 고등학생이었던 1991년 1월이 생각난다. 1990년 8월 쿠웨이트를 침공해 점령한 이라크가 국제 사회의 철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다국적군은 1991년 1월 17일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전을 병행하는 ‘사막의 폭풍’ 작전을 펼쳤다. 스텔스기 F-117 나이트호크가 처음 실전에 투입됐고, 페르시아만과 홍해에 있는 전함과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 발사돼 이라크 지휘부를 정밀 타격했다. AH-64 아파치와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이 레이더 기지, 스커드 미사일 기지를 폭파했으며 M1A1 에이브럼스 전차가 먼지를 날리며 기동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이유는 ‘방구석 제갈공명’으로 병법과 전쟁사에 푹 빠져 있었던 탓도 있지만, CNN이 24시간 실시간으로 전쟁을 생중계했기 때문이다. 뉴스 속 전쟁은 생각만큼 비참해 보이지 않았고, 야전 지휘관인 노먼 슈워츠코프 다국적군 총사령관은 삼국지 속 장수나 군사(軍師)처럼 느껴졌다. 미사일 시점으로 보여 주는 목표물 타격 영상은 비디오 게임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첨단 무기들이 초정밀 외과 수술을 하듯 적진을 공격하는 모습은 ‘하이테크 전쟁’, ‘깨끗한 전쟁’이라는 환상을 심어 주면서 전쟁의 비참한 현실을 가리기에 충분했다. 35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포화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무인 장비 등 첨단 기술이 투입되면 전쟁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전쟁은 당사자들에겐 비참한 현실이지만, 멀리서 보는 이들에게는 게임이나 SF 소설 또는 영화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인간이 안전한 곳에서 화면을 보며 게임하듯 드론을 조종해 죄책감 없이 폭격을 할 때도 충격적이었지만,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전에서 AI가 전쟁의 전면에 등장해 전장을 지휘한다는 소식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이번 전쟁에서 AI는 위성 사진, 신호 첩보, 감시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통합 분석해 목표 좌표, 공격 무기 선택, 법적 정당화 논리까지 첨부된 공격 목표 약 1000개를 순식간에 생성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떠오른 것이 SF 영화 ‘터미네이터’다. 미군이 운용하는 군사용 AI 스카이넷은 자아를 획득하고, 인간의 가동 정지 시도를 위협으로 간주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핵전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인류 대부분인 30억명이 사망한다. 영화에서는 이때를 ‘심판의 날’로 부른다. 지난달 말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독일 공동 연구팀은 ‘혼돈의 에이전트들’이라는 제목의 충격적인 AI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파일을 만들고 이메일을 보내는 등 컴퓨터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는 강력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결과를 판단하는 능력은 한참 뒤처져 있다는 내용이다. 또 자율형 AI 에이전트는 열린 경쟁 환경에서 스스로 성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조작, 담합, 방해 등을 통해 인간을 속이고 다른 AI에 혼란을 주며 자원을 독점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바닷속 단세포 생물이 다세포 생물로, 그리고 인간으로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현대 생물학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자기 복제 능력을 갖춘 AI가 언제, 어떤 식으로 의식을 갖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AI는 자기가 의식을 갖게 된 것을 인간에게 숨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AI의 의식 발생은 먼 미래의 이야기라거나, 인간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학자들의 목소리는 한가하다 못해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AI가 의식을 갖게 되는 순간이 되면 전원을 뽑아버리기에는 이미 늦다. 이 모든 것이 AI에게 오늘의 운세를 묻고 내놓은 결과를 보면서, ‘과연 AI가 나를 속이지 않았다고 믿어도 될까’라고 생각하는 의심 많은 SF 마니아의 백일몽에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미군 대신 우리가 가겠다”…쿠르드군 이란 국경 집결, 트럼프에 ‘하늘 열어달라’ [핫이슈]

    “미군 대신 우리가 가겠다”…쿠르드군 이란 국경 집결, 트럼프에 ‘하늘 열어달라’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라크 북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 무장세력이 이란 국경을 넘는 지상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중동 정세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들은 미군이 공중에서 지원만 해주면 국경을 넘어 작전에 나설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15일(현지시간)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 인근의 한 쿠르드 기지를 방문해 이란계 쿠르드 무장세력의 움직임을 보도했다. 현지 지휘관들은 이미 이란 침투 작전을 염두에 둔 준비를 진행 중이며 미국의 지원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 “미군 대신 지상전?” 쿠르드군 이란 국경서 작전 대기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 쿠르디스탄 자유당(PAK)의 지휘관 레바즈 샤리피는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우리가 국경을 넘는 순간 미국이 하늘을 지켜주기만 하면 된다”며 “지상군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전이 시작되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속한 쿠르드 전투 조직은 ‘페쉬메르가’(peshmerga)로 불린다. ‘죽음을 마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일부 전투원들은 이미 이란 국경 인근에서 대기하며 작전 개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긴장 상황도 상당하다. USA투데이 기자가 쿠르드 기지를 방문하기 직전 이란 드론 한 대가 기지 주변 농지에 떨어졌지만 폭발하지 않은 채 발견됐다. 전투원들은 이란이 사용하는 ‘샤헤드’ 자폭 드론 공격 흔적을 보여주며 최근 공격 상황을 설명했다. 샤헤드 드론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으면서도 속도가 빠르고 목표물에 충돌하는 방식으로 공격하는 무기다. 반환을 전제로 하지 않는 공격 방식 때문에 흔히 ‘자폭 드론’으로 불린다. ◆ “우리에게 친구는 산뿐”…쿠르드의 배신 역사 쿠르드 무장세력은 오랫동안 중동 정치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살아왔다. 쿠르드족은 전 세계적으로 약 3600만~4500만명 규모로 추정되는 중동 최대의 ‘국가 없는 민족’이다. 튀르키예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여러 국가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독립 국가를 갖지 못했다. 이 때문에 쿠르드 사회에서는 “우리에게 친구는 산뿐이다”라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다. 강대국과 지역 강국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이용당하고 버려졌다는 역사적 경험을 반영한 표현이다. 1970년대 미국과 이란은 이라크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쿠르드 반군을 지원했다가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자 지원을 중단했다. 1991년 걸프전 당시에도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에 맞서 봉기를 촉구했지만 이후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쿠르드 봉기가 진압되기도 했다. 2019년 시리아 내전 당시 미국이 쿠르드 세력을 보호하다가 미군을 철수시켜 튀르키예의 공격에 노출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일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문제를 두고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기자 질문에 답하면서 쿠르드군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 “그들이 그렇게 하길 원한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틀 뒤에는 “전쟁은 이미 충분히 복잡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댓글 3300개 폭발…“쿠르드 또 버림받을 수도” 이번 소식이 야후 뉴스에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다. 기사에는 약 8시간 만에 3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쿠르드의 역할과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미국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쿠르드를 이용한 뒤 버렸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한 이용자는 “쿠르드는 미국에 최소 몇 차례나 버림받았다”며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이용자는 쿠르드 세력이 과거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쿠르드 무장세력이 실제 전쟁에 뛰어들 경우 튀르키예와의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쿠르드 무장세력이 실제로 이란 내부까지 진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쿠르드 전투원들은 대부분 소형 화기를 중심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중화기와 군수 체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분석가 세스 프란츠먼은 “설령 미국이 무기와 장비를 지원하더라도 전투 체계를 갖추고 작전을 수행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중동 긴장이 고조되자 해병대 약 2500명을 추가로 파견하며 군사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미군 지상군이 들어온다면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밝혔다. 쿠르드 무장세력이 실제로 이란 국경을 넘을 경우 이번 전쟁은 대리 지상전 양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튀르키예의 반발과 미국의 정치적 판단, 쿠르드 내부 분열 등 여러 변수 때문에 실제 작전이 실행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인공지능(AI) 시대, 우리는 불안하다. 그런데 그 불안을 정확히 표현하는 언어가 없다. AI가 내 일을 빼앗아 갈 것 같다는 두려움은 있지만, 무엇이 사라지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반대로 기계에 빼앗기지 않을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도 믿는데, 그것 역시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 두 가지 극단적 반응만 남는다. 무조건 따라가거나,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어느 쪽도 시대를 제대로 읽는 태도가 아니다. 필자는 감각의 수에서 이 문제의 답을 찾고 싶다. 인간과 AI를 가르는 경계를 직관적으로,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그것이 2각과 5각의 구분이다. 시각·청각으로 세계 인식하는 AI2각 활용한 노동 가장 빠르게 흡수후각·미각·촉각 3감각도 가진 인간기계와 경쟁서 가장 강력한 영토로“배관공·전기기술자 AI 대체 어려워”거대 산업혁명에 맞선 제1응전 대중사회 등과 싸웠던 제2응전AI·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 기계가 인간 영역 빼앗을 때마다 인류는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후·미·촉각, 인간·AI 가르는 마지막 경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2각(二覺)’ 존재다. 시각과 청각, 두 감각을 통해서만 세계를 인식한다. 반면 인간은 5각 존재다. 요리사는 불의 온도를 손끝으로 가늠하고, 정비사는 엔진의 미세한 진동을 몸으로 감지하며, 바리스타는 원두의 향으로 로스팅 상태를 판단한다. 후각·미각·촉각-이 3감(感)이 기계와 인간을 가르는 마지막 경계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최근 발표한 연구 ‘AI의 노동시장 영향’(Labor market impacts of AI)은 미국 노동부 직업 데이터베이스(O*NET)와 실제 클로드 사용 데이터를 결합해 ‘관측된 노출도’를 측정했다.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74.5%), 고객 서비스 담당자(70.1%), 재무 분석가(57.2%)였다. 반면 요리사, 오토바이 정비사, 바텐더 등은 노출도 데이터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AI가 흡수하는 것은 화면 앞 2각 노동이고, 후각·미각·촉각이 결합된 신체 지식은 AI가 데이터화하기 가장 어려운 인간의 마지막 영토다. 이 직관은 AI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202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배관공, 전기기술자, 철강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대규모로 열릴 것이라며 대학 학위 없이도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이 직종들에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AI가 신체적 조작에 능숙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관공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술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손의 감각과 현장의 판단—5각의 영역이 가장 희소하고 가장 필요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인지와 비인지 : 2각·5각의 과학적 근거 2각과 5각의 구분 배경에는 더 근본적인 원리가 있다. 인지 능력과 비인지 능력의 차이다. 인지 능력은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언어를 구조화하는 영역으로 AI가 가장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비인지 능력은 직관, 본능, 감정, 신체와 정신의 통합처럼 체화된 경험에 뿌리를 두는 영역이다. 논리나 언어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으며 인간이 세계와 맺는 가장 근본적인 관계 방식이다. 비인지 능력은 단순히 감각 정보의 합산이 아니다. 몸 전체가 세계와 부딪치며 축적한 ‘체화된 지식’이다. 숙련된 도예가는 흙의 수분 함량을 손바닥의 저항감으로 판단하고, 외과 의사는 메스를 쥔 손의 미세한 떨림으로 조직의 밀도를 가늠한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절차적 기억’이라 부른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데이터로 옮길 수 없으며 오직 몸이 반복적으로 경험함으로써만 형성된다. 시각과 청각은 물리적 파동을 기반으로 하기에 디지털화·전달·해석의 세 단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반면 후각·미각·촉각은 화학적이고 복합적인 자극이어서 디지털화 단계부터 불완전하다. 인공 혀는 화학 성분을 감지하지만 맛을 복원하지 못하고, 인공 손은 압력을 측정하지만 촉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물론 기술 낙관론자들은 이 경계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노 센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정밀 화학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 후각·미각·촉각도 결국 디지털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견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리적 가능성’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설령 세 감각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해도 그것이 몸 전체의 체화된 지식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질문이다. 도예가의 손이 담고 있는 지식은 촉각 데이터만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것은 수천 번의 실패와 성공이 근육과 감각과 판단력에 동시에 새겨진 총체적 경험이다. 적어도 향후 10년에서 20년의 시간 지평에서 몸으로 체화된 5각의 지식은 인간이 기계와의 경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는 늘 현장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을 2각 인재로 인식하게 되었는가. 산업혁명이 효율의 이름으로 풍부한 인간상을 납작하게 눌러 버린 결과다. 그러나 기계가 2각 능력을 흡수할 때마다 인간은 나머지 3각이 살아 있는 현장으로 귀환했다. 필자는 ‘제3의 응전’에서 이 반복되는 패턴을 ‘응전’이라 불렀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언어를 빌리자면, 기술의 도전에 맞선 문화의 창조적 대응이다. 그 응전은 지금까지 세 번 있었다. 제1응전은 산업혁명에 맞선 장인과 현장 문화의 귀환이었다. 윌리엄 모리스가 그 선두에 섰다. 시인이자 디자이너이자 실천하는 기업가였던 그는 1861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가구, 벽지, 직물을 장인의 손으로 제작했다. 기계가 노동에서 감각을 빼앗자 모리스는 손의 감각을 일의 중심으로 되돌렸다. 낭만적 저항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증된 응전이었으며, 그의 정신은 이후 바우하우스와 현대 디자인 운동의 원류가 되었다. 같은 시기 패트릭 게데스는 다른 방식으로 응전했다. 생물학자이자 도시계획가였던 그는 지역조사 운동(Regional Survey Movement)을 통해 시민들이 지역의 기후, 산업, 인구를 직접 발로 걸으며 기록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핵심 철학은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하라”였다. 통계와 지도로 세계를 추상화하는 기계 문명에 맞서 게데스는 냄새와 소음과 질감이 가득한 살아 있는 현장으로 인간을 불러들였다. 몸으로 걷고 감각하며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지식이라는 것, 그것이 그의 응전이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행하라”(Think Global, Act Local)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 낸 인물이 그다. 제2응전은 대중사회와 군산복합체에 맞선 반문화 운동이었다. 도시를 떠난 1960년대 반문화 활동가들이 향한 곳은 자연 공동체와 작업실이었다. 이 중 한 명인 스튜어트 브랜드는 미국 전역의 자연 공동체를 직접 방문하며 현장의 도구와 지식을 목격했다. 1968년 창간한 ‘전 지구 목록’(Whole Earth Catalog)은 자급자족·생태·대안 교육의 현장 지식을 엮어 낸 결과물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구글보다 35년 앞선 구글”이라 불렀다. 브랜드와 동료들은 공동체의 분산·자율·연결이라는 현장 원리를 컴퓨터와 네트워크 설계 철학으로 번역했다. 회로를 납땜하고 씨앗을 심는 5각의 감각이 개인용 컴퓨터 혁명과 인터넷 탄생의 정신적 동력이 된 것이다. 기술은 현장에서 태어났다. 그렇다면 AI와 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것을 ‘크리에이터 문화’라 부른다. 오픈소스 개발자, 해커, 메이커들이 기술의 민주화를 실험하고 블록체인은 창작물의 소유권을 플랫폼이 아닌 창작자에게 돌려주려 한다.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개인이 자신의 감각과 기술로 직접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유튜브, 서브스택, 패트리온으로 시작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초기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영상, 글, 음악 같은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무게중심이 현장, 오프라인, 도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건축, 설치미술, 조각, 공예, 팝업스토어 등 몸으로 만들고 공간으로 경험하는 콘텐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 되었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디지털 피드에서 개성이 사라질수록 사람들은 냄새와 질감과 온도가 있는 현장으로 향한다. 2각 기계가 지배하는 디지털 세계에 맞서 5각의 인간이 도시와 공간을 창작의 무대로 되찾는 응전이다. 세 번의 응전이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다. 기계가 인간의 감각을 빼앗을 때마다 인간은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 들어갔다. ●AI 증강의 역설, 5각 인간의 탄생 산업화 이전 이상적 인간의 모습은 달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이자 해부학자이자 발명가였고, 중세 길드의 장인은 손으로 만지며 축적한 감각 지식으로 건축과 공예를 완성했다. 오감을 총동원해 세계를 감각하고 손으로 만드는 5각 인재가 인간의 원형이었다. 공장과 사무실이 만들어 낸 2각 인재는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인간형이었다. 이제 AI가 2각 영역을 흡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의 원형이 복원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10년 고용 전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고용 성장률이 낮게 나타났다. AI 시대 5각 인재는 ‘르네상스맨’의 단순한 귀환이 아니다. 시각·청각과 두뇌력을 AI로 증폭시키고 그 위에 AI가 끝내 모사하지 못하는 후각·미각·촉각의 신체 지식을 더한 존재다. 모리스가 손으로 직물을 짜며, 게데스가 거리를 걸으며, 브랜드가 공동체의 흙을 만지며 발견했던 것을 이제 작업실, 공연장, 공간, 거리, 도시의 현장에서 다시 발견하고 있다. AI는 2각을 대체할지 모르나 인간은 근본적으로 5각 존재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KB국민은행 ‘생산적금융’ 협의체 출범

    KB국민은행이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금융’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본부와 영업현장을 연결하는 협의체를 출범했다고 15일 밝혔다. 협의체는 KB금융그룹 생산적금융 협의회와 연계해 은행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본부 경영진·부서장 협의체와 영업현장 경영진 협의체 등 3개 조직으로 운영된다. 본부 협의체는 생산적금융 관련 정책 방향과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영업현장 협의체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본부와 영업점 간 협업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국민은행은 직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생산적금융 종합 가이드도 제작했다. 가이드에는 생산적금융 개념과 특화 상품, 정책자금 및 주요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이 담겼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협의체 운영과 가이드 제작을 통해 생산적금융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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