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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on] 질긴 이권, 선거제 카르텔/손지은 정치부 기자

    [서울 on] 질긴 이권, 선거제 카르텔/손지은 정치부 기자

    ‘어게인 위성정당.’ 지난 21대 총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던 준연동 비례대표 선거제의 위성정당이 22대 총선에서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모든 정당이 당시 위성정당이 선거를 욕보이고 정당 정치 질서를 교란했다고 비판하지만, 선거법을 시한 내 고치겠다거나 현행 선거제가 유지되더라도 위성정당은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거대 양당이 지난 총선에서 거둔 의석은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합해 283석으로 의석 점유율은 95.3%에 달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실시된 역대 총선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비례대표 선출에 병립형과 연동형을 혼합해 다당 체제를 구축하고 비례성을 높이자던 당시의 논의 취지와는 너무나도 멀어진 결과였다. 제1당과 제2당이 만든 위성정당은 실제 득표와 의석 점유의 ‘비례 관계’를 오히려 낮췄다. 뿐만 아니라 지역 구도까지 한껏 단단해져 민주당은 대구·경북(TK)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광주·전남·전북에서 0석을 기록했다. 일차적인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 국회법을 기괴하게 해석해 안건조정위원회 등 선진화법의 보완 장치를 모두 무력화해 선거법을 밀어붙였고,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창당에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국회 재적 중 5분의3을 갖고도 21대 국회 내내 선거법 손질에 나서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원로는 지난 7월 “‘저쪽이 하니 우리도 한다’는 건 천벌받을 짓”이라고 비판했다. 수십 년 동안 선거제도 개혁의 권위자, 선거개혁 전문가를 자처하며 거대 양당을 꾸짖던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4+1’ 구도로 민주당에 힘을 보탰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위성정당에 ‘배신’당했고, 거대 양당에 우월함을 과시하던 정치 개혁의 힘도 잃었다. 22대 총선을 앞둔 여야는 여전히 선거법 협상에 ‘진심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20년 만의 국회의원 난상 토론’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나흘간의 국회 전원위원회는 사실상 실패했고, 여당 대표가 “의원 숫자가 10%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갑니다”라고 했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무책임했다. 법이 정한 ‘선거 1년 전 선거구 획정’을 또다시 어긴 불법 상태도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회의장의 압박에 민주당은 현행 준연동형을 유지하면서 ‘3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비례 의석수 확대를, 국민의힘은 병립형 원상 복구를 일단 당론으로 내놨다. 하지만 극한의 대치를 일상화한 여야가 갑자기 마주 앉아 선거법 합의를 해낼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결국 민주당이 그럴듯한 선거법을 단독으로 처리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현행 선거법을 고치지 않고 총선을 치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양당은 ‘두 번째’인 만큼 위성정당을 더 노련하게 만들 수 있다. 국민에게 ‘최악’일지 몰라도 양당의 기득권 유지에는 이 시나리오가 나쁘지 않다는 게 비극이다. 국민의 선택이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되지 않는데도 양당의 의석 점유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세상이 온통 카르텔이라지만 거대 양당의 선거제 이권만큼 질긴 카르텔도 없어 보인다.
  • 이 미소, 이 태극기, 파리를 기대한다

    이 미소, 이 태극기, 파리를 기대한다

    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용인시청)이 2m33을 넘고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를 2연패한 이진택 이후 21년 만에 높이뛰기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2㎝가 모자랐다. 우상혁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은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날 2m15부터 경기를 시작한 우상혁은 2m19, 2m23, 2m26, 2m29, 2m31, 2m33까지 모두 1차 시기에 바를 넘었다. 2m19에서 출발한 바르심도 같은 과정을 밟았다. 결선에 오른 12명의 선수 중 9명이 2m29 이전에 탈락하고 신노 도모히로(일본)가 합세해 3파전으로 압축됐다. 신노는 2m31에서 1~3차 시기에 모두 실패해 동메달이 확정됐다. 이어진 맞대결에서 바르심이 이겼다. 우상혁은 2m35 1차 시기에 실패한 반면 바르심은 성공했다. 우상혁은 바로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보다 1㎝ 높은 2m37로 바를 높여 도전했으나 두 차례 연속 바를 넘지 못해 도전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넘었던 2m35에서 걸렸다. 바르심도 2m37을 결국 넘지 못했으나 앞서 2m35를 성공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4위,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과 실외 세계선수권 2위,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등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우상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에도 연속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선수권 3연패,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 등 화려한 이력을 쌓은 바르심은 아시안게임에서도 2010년 도하, 2014년 인천 대회로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대회에서는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으나 항저우에서 다시 정상에 복귀했다.
  • 레슬링 첫 메달… 정한재 60㎏ ‘銅’

    한국 레슬링 경량급 에이스 정한재(수원시청)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패자부활전 기회를 살려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한재는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패자부활전 동메달결정전에서 이슬로몬 바크흐라모프(우즈베키스탄)를 5-4로 누르고 메달을 거머쥐었다. 정한재는 경기 종료 14초 전 4점짜리 들어 메치기 기술을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지만 10초를 남기고 상대 반칙으로 한 점을 얻어 극적으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정한재는 이날 8강에서 세계랭킹 1위 조라만 사센베코프(키르기스스탄)에게 0-9, 2피리어드 테크니컬폴로 패했으나 조라만이 결승 진출에 성공하면서 패자부활전 기회를 얻었다. 은퇴를 미루고 이번 대회 금메달에 도전했던 레슬링 간판 류한수(삼성생명)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8강에서 이란의 다니알 소라비에게 0-9, 1피리어드 테크니컬폴로 패해 ‘아시안게임 3연패’ 꿈이 무산됐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삼성생명)도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날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 1라운드 16강에서 패한 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지만 중국의 류루이에게 3-5로 졌다. 김현우는 경기 후 “선발전 과정에서 늑골을 다쳐 파테르 방어 훈련을 거의 못 했고 오늘도 무통 주사를 맞고 경기에 나섰다”면서 “이겨 내 보려고 노력했으나 결과가 이렇게 됐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어 준다고 약속했는데”라고 아쉬워하며 헌신적으로 도와준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사이클 간판 나아름(삼양사)은 이날 여자 개인도로 경기에서 139.7㎞ 구간을 3시간36분7초 만에 통과해 은메달을 따냈다. 홍콩의 양첸위와 기록이 초 단위까지 같다. 하지만 양첸위가 간발의 차로 앞서 금메달을 가져갔다. 지난 8월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복식 우승을 한 세계 4위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은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16강에서 세계 8위 류위천-어우쉬안이(중국)에게 1-2(19-21 21-18 13-21)로 패했다. 또 다른 남자 복식 조인 세계 15위 최솔규(요넥스)-김원호(삼성생명)는 16강에서 세계 2위 중국의 량웨이컹-왕창을 접전 끝에 2-1(21-10 18-21 23-21)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다른 종목도 순항 중이다. 혼합 복식 서승재-채유정(인천국제공항), 여자 단식 안세영·김가은(이상 삼성생명), 여자 복식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백하나(MG새마을금고)-이소희(인천국제공항)도 8강에 안착했다.
  • “현장에서 해답 찾아야… 지역 특색 맞춰 인구정책 대폭 수정을”

    “현장에서 해답 찾아야… 지역 특색 맞춰 인구정책 대폭 수정을”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지역의 현실과 특성을 고려해 대폭적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합니다.” 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2023 저출산고령사회 서울신문 광주·전남 인구포럼’ 종합토론에서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인구정책 개편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김대성 전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문제를 ‘사악한 문제’(wicked problem)로 규정하고 다양한 관점과 입장을 수용해 현장에서 답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의 인구정책 실패의 근본적 원인은 지역을 모른다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인구문제와 관련해 각 지자체에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이후 인구팀, 인구청년정책과로 확대한 상황에서 그에 부합한 중앙정부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면서 “국가의 공식 의결로서 명확한 목적과 전략, 사업을 가진 총리급 중앙부처 신설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미 동신대 교수는 저출산과 인구문제에 대한 범국민적 인식 전환과 정치개혁 차원의 거시적 접근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원 그레이트, 서울 메가시티’라는 현실을 타파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로, 파격적이고 대전환적인 비전과 정책이 나와야 한다”면서 “임신과 출산, 보육을 위한 필수·기본적인 의료 인프라에는 정부가 나서야 하고 경제구조가 매우 취약한 지방을 위한 공세적인 기업 유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과감한 지방 투자와 개발 촉진에 대한 범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지방의 관점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입법에 적극 반영해 지역구 국회의원 정수 산정 방식도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인 국립목포대 디지털전환지원센터장은 지역 청년들을 위한 정책 마련을 주문했다. 인구 유입에 앞서 지역 청년 유출을 막는 일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이 센터장은 “‘전남에서 먼저 살아 보기’ 시책은 지역 청년의 유출을 막고 타 지역 청년을 지역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좋은 정책이지만 청년 유입에만 국한한 접근이기도 하다”면서 “지역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유년기, 청소년기부터 지역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체험·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행정연구원 이재호 기획조정본부장은 지방소멸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인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지자체가 여건에 맞는 투자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하도록 하고 있지만, 지역의 역량과 자율성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으로 지역 간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기금의 도입 배경과 목적, 기금의 배분과 운영 방식을 재검토하고 위원회나 전담부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획재정부 등이 중장기 인구전략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종우 전남도 인구청년정책관은 지방소멸 위기 타파를 위해 정부의 정책과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오 정책관은 “지금의 위기는 사회, 경제, 문화 등 복합적 요소가 작용한 결과로 지방 차원에서 해결하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저출산 문제, 부동산 과열, 양극화,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풀기 위해선 정부, 국회, 지자체가 한뜻으로 지역을 견인할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대女 떠나는데 저출산 대책 먹히나… 지방소멸 대응 선행돼야”

    “20대女 떠나는데 저출산 대책 먹히나… 지방소멸 대응 선행돼야”

    “지역 노동, 시장에만 맡겨선 안 돼청년 고용 세제 혜택 등 정책 필요지속성 회복돼야 저출산도 해결” “지방의 노동 시장은 ‘시장 실패’에 직면했습니다. 정책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홍석철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은 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2023 저출산고령사회 서울신문 광주·전남 인구포럼’ 기조강연에서 “지역 간 일자리 격차와 문화 인프라, 교통 편의성 등을 고려해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건 비용과 편익을 고려한 합리적인 결정이지만,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사회적으로 최적의 결과를 보장하진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동 인구의 이동을 시장 기능에 맡기면 모두 수도권으로 몰려가 시장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하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또 “저출산으로 청년의 노동 공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형평성만을 고려한 국가 균형 발전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 상임위원은 기업과 양질의 일자리가 지방으로 분산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원활한 인력 공급이 어렵고 기업의 이주와 입지가 개인 노동의 이동보다 높은 비용을 수반하고 시장 변화에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지방 이동을 촉진하는 방안으로는 ▲기업의 지방 청년 고용 실적과 세제 혜택 연계 ▲공공임대주택 등 지역 생활 기반 시설 투자 시 인센티브 제공 ▲국가첨단산업특화단지 등 전략적 산업 이전 유도 등 지역경제 활성화 위주의 대책을 제안했다. 홍 상임위원은 지방의 청년 유출 특징에 대해 “20대 여성의 지방 이탈이 더 크게 관측된다”고 소개했다. 2020년 기준 전남의 10~30세 순유출 인구 가운데 여성 비율은 57%로 남성(43%)보다 14% 포인트 높았다. 여성 중 20대의 비중은 80%에 달했다. 젊은 여성이 남성보다 수도권 등 대도시로 더 많이 떠나는 이유는 여성의 서비스업 일자리에 대한 선택지가 남성보다 폭넓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젊은 여성의 지방 이탈은 저출산 대응 정책을 무력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방의 결혼·출산이 급감하면서 지자체의 출산지원금제도 자체가 무의미해진 것이다. 여기에 결혼식장·산부인과·산후조리원 등 여건까지 열악해지면서 지방의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과 합계출산율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이런 점에 대해 홍 상임위원은 “지방의 지속가능성이 회복돼야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장 청년층 인구 유출로 소멸할 위기에 처한 지방은 저출산 대응에 앞서 지역 소멸 위기부터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다.
  • “전남과 경기 농촌은 달라… 획일적 인구정책 실책”

    “전남과 경기 농촌은 달라… 획일적 인구정책 실책”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구 소멸 대응에 수많은 정책을 적용했지만 시원한 해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기대만큼 성과가 없었다면 우리의 사고와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지 않나 되돌아봐야 합니다.” 김대성 전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2023 저출산고령사회 서울신문 광주·전남 인구포럼’ 주제발표에서 “정부의 획일적 사고로는 지역문제를 이해하지도 풀어내지도 못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전남도 총인구는 2004년 200만명대가 무너진 이후 지난해 말 기준 181만명으로 조만간 180만명대도 붕괴될 전망으로 20년 새 20만명이 줄었다”며 “지난 10년 동안 인구문제는 국가와 지역의 핵심 의제로 자리잡았고 많은 사람들이 지역 인구문제를 진단하고 방안을 제시했지만 큰 의미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선 중앙과 지방정부는 ‘인구문제’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인구문제는 ‘사악한 문제’(wicked problem)로 해결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인데도 지금까지 정부는 많은 사업과 재정을 투입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백조 원의 재정투입 대비 사업의 효과성을 따져봐도 여러 면에서 확실한 정부 실패 사례지만 결코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부처 합동이라는 추진 주체를 방패로 삼아 책임 소재도 불분명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의 인구정책 실패의 근본적 원인은 지역을 모른다는 데 있다”며 “도시와 농어촌이 다르고 읍과 면의 조건이 다르지만, 같다는 것을 전제로 공식을 만들어 시행했던 점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했다. 경기도의 농촌과 전남도의 농촌이 결코 같을 수 없는데도 획일적으로 지역을 구분하는 등 지역을 잘 안다는 엘리트 의식과 태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망쳐 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무엇보다도 인구정책은 다양한 입장을 수용하면서 현장에서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협력 과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인구문제는 과학적, 전문가적 사고로는 풀 수 없고 특단의 대책이나 해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앙의 시각을 전제로 한 기존의 접근 방식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현장에서 끊임없이 학습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대로 폭삭 망할라… 프로배구의 날개 없는 추락

    이대로 폭삭 망할라… 프로배구의 날개 없는 추락

    추락하던 한국 배구의 현실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4일 중국 항저우사범대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8강리그 중국전에서 81분 만에 0-3(12-25 21-25 16-25)으로 완패했다. 남은 북한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더라도 준결승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한국보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이 한 단계 위인 베트남(39위)에 진 여파다. 예고된 참사였다. 2020 도쿄올림픽 4강 이후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부상한 여자배구는 선수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지만 실력은 끝을 모르고 추락했다. 2년 연속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전패했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없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2006년 도하 대회 5위를 빼면 최소 동메달 이상 따냈던 배구다. 1994년 히로시마, 2014년 인천 대회에선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그간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기록했다.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써내며 영광의 시대가 찾아온 듯 했지만 김연경(흥국생명)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전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는 대형 국제대회가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VNL 전패로 배구팬들에게 부끄러움만 안겼다. 순위가 쭉쭉 내려가더니 그간 라이벌로 생각하지도 않았던 베트남보다 못한 40위라는 순위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참사는 여자배구만의 일이 아니다. 남자배구는 개막식도 하기 전에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최종 순위는 역대 아시안게임 최악의 성적인 7위. 한국 배구는 남녀 통틀어 61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성적표를 받들게 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남자배구 선수단 연봉 총합이 66억원이 넘고, 여자배구 선수단 연봉 총합이 22억원을 넘는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는 것도 이만한 연봉으로 이 정도 성적밖에 내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이정철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우물 안 개구리가 돼서 그 인기에 너무 취해 있다. 연봉이 높아져 판이 커졌으면 그에 비례해 국제경쟁력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세사르 감독은 경기 후 “남은 순위 가운데 가장 높은 5위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는 했지만 팬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그는 “결과가 위치를 알려준다. (4강 좌절이) 한국 여자배구의 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남겼다. 문제는 당장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족한 선수층을 갑자기 늘릴 수도 없고, 이미 올라간 연봉 상한을 깎을 수도 없는 일이다. 프로에서 한창 활약하는 선수들이 이제 와서 갑자기 실력이 일취월장하게 늘어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배구계로서는 이대로 가면 인기 스포츠로서의 지위도 잃고 폭삭 망한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대대적인 개선책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기로에 섰다.
  • 높이뛰기 우상혁 ‘은빛 비상’ 바르심 이어 은메달 [포토多이슈]

    높이뛰기 우상혁 ‘은빛 비상’ 바르심 이어 은메달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27·용인시청)이 2m33을 넘고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를 2연패 한 이진택 이후 21년 만에 높이뛰기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2㎝가 모자랐다.우상혁은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은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에 이어 2위에 올랐다.이날 2m15부터 경기를 시작한 우상혁은 2m19, 2m23, 2m26, 2m29, 2m31, 2m33까지 모두 1차 시기에 바를 넘었다. 2m19에서 출발한 바르심도 같은 과정을 밟았다.결선에 오른 12명의 선수 중 9명이 2m29 이전에 탈락하고 신노 토모히로(일본)가 합세해 3파전으로 압축됐다. 신노는 2m31에서 1~3차 시기에 모두 실패해 동메달이 확정됐다.이어진 맞대결에서 바르심이 이겼다. 우상혁은 2m35 1차 시기에 실패한 반면, 바르심은 성공했다. 우상혁은 바로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보다 1㎝ 높은 2m37로 바를 높여 도전했으나 두 차례 연속 바를 넘지 못해 도전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미국 유진에서 열린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넘었던 2m35에서 걸렸다. 바르심도 2m37를 결국 넘지 못했으나 앞서 2m35를 성공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세계선수권 3연패,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 등 화려한 이력을 쌓은 바르심은 아시안게임에서도 2010년 도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대회에서는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으나 항저우에서 다시 정상에 복귀했다.
  • 5년 전보다 5㎝ 더 높이 날아오른 우상혁, 바르심에 2㎝ 모자란 은메달…“파리에선 2m37 넘겠다”

    5년 전보다 5㎝ 더 높이 날아오른 우상혁, 바르심에 2㎝ 모자란 은메달…“파리에선 2m37 넘겠다”

    “파리에선 2m37을 넘겠습니다” 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용인시청)이 2m33을 넘고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를 2연패한 이진택 이후 21년 만에 높이뛰기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2㎝가 모자랐다. 우상혁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은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에 이어 2위에 올랐다.이날 2m15부터 경기를 시작한 우상혁은 2m19, 2m23, 2m26, 2m29, 2m31, 2m33까지 모두 1차 시기에 바를 넘었다. 2m19에서 출발한 바르심도 같은 과정을 밟았다. 결선에 오른 12명의 선수 중 9명이 2m29 이전에 탈락하고 신노 도모히로(일본)가 합세해 3파전으로 압축됐다. 신노는 2m31에서 1~3차 시기에 모두 실패해 동메달이 확정됐다. 이어진 맞대결에서 바르심이 이겼다. 우상혁은 2m35 1차 시기에 실패한 반면 바르심은 성공했다. 우상혁은 바로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보다 1㎝ 높은 2m37로 바를 높여 도전했으나 두 차례 연속 바를 넘지 못해 도전을 마무리했다. 바르심도 2m37에 세 번 도전해 넘지 못했으나 앞서 2m35를 성공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4위,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과 실외 세계선수권 2위,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등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우상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2m28)에서 2위를 했고, 이번엔 5년 전보다 5㎝ 더 높이 날아올라 또 은메달을 땄다. 경기 뒤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 2m33을 1차시기에 넘는 게 1차 목표였다. 2m35도 한 번에 넘었으면 바르심과 경쟁하면서 더 높은 기록에 도전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며 “어릴 때 바르심같은 선수와 같이 뛸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지금은 같은 높이를 뛰어 넘으며 경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엔 넘지 못했지만 파리 올림픽에선 2m37을 넘어 보이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
  • [속보]우상혁, 항저우 높이뛰기 은빛 점프…아시안게임 2회 연속 은메달

    [속보]우상혁, 항저우 높이뛰기 은빛 점프…아시안게임 2회 연속 은메달

    ‘스마일 점퍼’ 우상혁(용인시청)이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넘어 은메달을 따냈다.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에 도전했던 우상혁은 아쉽게 꿈을 이루지 못했다. 금메달은 2m35를 넘은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가져갔다. 2m35는 바르심이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세웠던 아시안게임 기록과 타이다. 우상혁은 이날 2m15부터 경기를 시작해 2m19, 2m23, 2m26, 2m29, 2m31, 2m33까지 모두 1차 시기에 바를 넘었다. 2m19에서 출발한 바르심도 2m33까지 모두 1차 시기에 성공했다. 결선에 오른 12명의 선수 중 9명이 2m29 이전에 탈락하고 신노 토모히로(일본)가 합세해 금메달을 놓고 3파전이 벌어졌으나 신노가 2m31에서 1~3차 시기에 모두 실패해 동메달이 확정됐다. 이어진 2파전에서 바르심이 결국 승리했다. 우상혁은 2m35 1차 시기에 실패한 반면, 바르심은 성공했다. 우상혁은 곧바로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보다 1㎝ 높은 2m37로 바를 올렸으나 두 차례 연속 바를 넘지 못해 도전을 마무리했다. 우상혁은 지난달 미국 유진에서 열린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2m35를 넘어 우승했으나 이번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바르심도 2m37를 결국 넘지 못했으나 앞서 2m35를 성공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예선에서는 우상혁이 2m15, 바르심이 2m19를 한 번의 시도에 가볍게 넘고 결선에 진출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 4위,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 실외 세계선수권 2위,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등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우상혁은 아시안게임에선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에서 10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2개 대회 연속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선수권 3연패,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 등 화려한 이력을 쌓은 바르심은 아시안게임에서도 2010년 도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는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던 바르심은 9년 만에 다시 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 “초등생 딸이 남친과 성관계…정말 믿을 수 없네요”

    “초등생 딸이 남친과 성관계…정말 믿을 수 없네요”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이 좋아하는 남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게 됐다는 엄마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초등생 딸의 성관계 사실을 알게 된 후 큰 충격을 받았다는 엄마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우연히 딸과 남자친구의 음란 대화 메시지를 발견했다. 충격을 받은 A씨는 딸에게 “그 남자애와 어울리지 말라”며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전했다. 며칠 뒤 딸은 “잘못했다”며 “처음에는 (남자친구가) 만지려고 해서 싫다고 했는데 몇 번 그런 일이 있게 된 후 성관계까지 하게 됐다”고 엄마에게 털어놨다. A씨는 “(딸이)추행을 당한 게 아니고 합의 하에 했다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내 자식이 그랬다는 게 정말 믿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남편한테 얘기하는 게 맞는 건지, 그냥 혼자 묻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씨는 “아이에게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라고 얘기했지만 사실 당황해서 제대로 얘기 못해줬다”면서 “정답을 모르겠고 생리도 하는 아이라서 걱정도 된다”고 낙담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은 “엄마가 정신 차리고 잘 말해줘야한다”, “요즘 초6이면 알 것 다 안다”, “제대로 된 피임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성관계 시작하는 연령은 평균 13.6살”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은 지난 2009년 5.1%에서 2019년 5.9%로, 성관계를 시작하는 연령은 평균 13.6살(2018년 기준)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으로 고3 남학생의 경우 100명 중 15명(14.6%), 고3 여학생은 100명 중 7명꼴(7.2%)로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실제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진 경우도 적지 않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모(母)의 연령별 출생건수’에 따르면 15~19살 여성이 출산한 건수는 1907건(2016년), 1520건(2017년), 1292건(2018년)이다. 원치 않는 임신의 가장 큰 문제는 여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학업과 직장 등 사회 활동에도 적지 않은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에 의료전문가들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피임 정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때임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유엔(UN) 인구기금에 따르면, 2015-2019년 여성 임신의 약 48%가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었으며, 매년 약 1억 2100만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계획되지 않은 임신의 61%가 결국 인공임신중절로 이어지는 상황이다.“청소년들에게도 ‘현대적 피임법’ 강조”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임신 12주 이후인 후기에 낙태 수술받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임신중절보다는 원치 않는 임신이 줄어야 하기에 피임 교육과 성교육이 필수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인공임신중절을 했을 당시 어떠한 피임도 하지 않은 경우가 46.2%였고, 질외사정이나 월경주기법으로 피임한 경우가 41.3%였다. 이에 청소년들에게도 ‘현대적 피임법’에 대한 정보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현대적 피임법이란, 피임 실패율이 높다고 평가되는 ‘질외사정법’과 ‘월경주기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피임을 말한다. 콘돔과 경구피임약, 사후피임약, 피하이식제(임플란트), 자궁내 장치(IUD), 난관 및 정관 수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청소년을 위해 ‘100원 콘돔 자판기’를 국내 최초로 설치한 박진아 인스팅터스 대표는 “청소년기에 성교육만 제대로 받아도 불필요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며 “청소년기부터 콘돔이 ‘성인용품’이 아닌 ‘생활용품’이고, 불이 나든 안 나든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소화기’라고 인식하도록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월3일 개천절? 한국 농구 민낯 드러낸 날

    10월3일 개천절? 한국 농구 민낯 드러낸 날

    10월 3일은 한민족의 하늘이 열린 ‘개천절’이지만 국내 농구계에서는 한국 농구가 민낮을 드러낸 날로 기억될 전망이다. 3일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농구 경기에서 한국 남녀 대표팀은 나란히 참패를 당했다. 추일승호는 8강전에서 중국에 70-84로 완패하며 17년 만에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정선민호는 4강전에서 일본에 58-81로 대패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여자농구가 아시안게임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은 17년 만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센터가 3점슛을 던지고 가드가 포스트업을 하는 등 포지션 파괴를 기빈으로 파생되는 세계 농구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 농구의 현주소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자의 경우 아시아 최고 빅맨 저우치가 부상으로 빠져 최상의 전력이 아닌 중국과 신예를 주축으로 2군에 가까운 전력의 일본을 비집고 9년 만의 금메달을 꿈꿨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물론, 오세근을 비롯해 송교창, 여준석, 최준용, 이현중, 문성곤이 부상 등으로 합류하지 못해 추일승 감독이 구상한 포워드 농구에 차질을 빚기는 했다. 일본과의 조별리그 경기부터 이상 징후는 감지됐다. 역동적으로 움직여 공간을 만들어내고 거침 없이 외곽포를 쏘아 올리는 일본에게 당했다.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던 것처럼 무기력한 수비로 무려 17개의 3점포(성공률 41%)를 얻어맞았다. 결국 조 2위로 밀린 한국은 바레인과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른 뒤 14시간 만에 중국에 맞서야 했다. 그런데 키가 큰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외곽보다는 포스트업과 골밑 득점에 치중하다 완패했다. 키 큰 중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보다 더 빠르고 슛이 좋고 돌파도 능했다.여자 농구 한일전은 일본 농구의 장점이 도드라진 경기였다. 남자와 달리 최정예로 구성된 일본 여자 선수들도 공이 있든 없든 끊임 없이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었다. 이러한 스페이싱을 기반으로 한 과감한 돌파와 컷, 그리고 한 박자 빠른 외곽포를 휘몰아쳤다. 또 3점 라인보다 먼 거리에서 ‘딥3’까지 거푸 성공시켰다. 정선민 감독이 허탈한 웃음을 지었던 대목이다. 일본은 이날 3점슛 14개(성공률 44%)를 림에 꽂았는데 박지수(198㎝)보다 13㎝ 작은 빅맨 다카다 마키가 5개를 던져 3개나 넣었다. 한국은 3점슛 3개(20%)에 그쳤다. 일본은 공수 전환도 빨라 속공 득점에서도 21-4로 한국을 압도했다. 박지수는 경기 뒤 “일본은 키가 작은데도 국제 경쟁력이 있는 팀”이라며 “우리도 신장 탓을 할 게 아니라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농구의 강점이었던 스피드와 3점슛이 더이상 강점이 아니게 됐다”면서 “국제 무대에서 선진 농구를 배워보고 싶은데 국내에서만 하다 보니 접할 기회가 없다는 게 아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러·우크라, 공격 주고 받느라 영토 획득에 지지부진

    러·우크라, 공격 주고 받느라 영토 획득에 지지부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선에서 공격을 주고 받느라 영토 획득에 지지부진하다고 미국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서 나온 다수의 공식 및 비공식 보고는 우크라이나의 여러 지역에서 군사적 움직임이 거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하루 동안 러시아군과 35차례 교전을 벌였다고 밝히면서도 적군은 47차례 공습을 감행하고 정착촌 100여곳에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동부 전선: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전선인 바흐무트의 북쪽에 있는 쿠피얀스크에서는 러시아군이 더는 진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군은 바흐무트의 남쪽으로 영토 확장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보고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방향으로 러시아 병력을 더 많이 끌어들여 다른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흐무트 일대에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제3독립강습여단의 언론담당 장교인 올렉산드르 보로딘은 전날 현지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적군은 잃어버린 고지를 다시 차지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우리는 대비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적들은 보병보다 전투기와 대포, 드론 등 더 많은 화력을 투입하고 있다. 바흐무트의 남쪽 철도 주변에서 격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량의 지뢰 탓에 진군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8차례 공격을 처지했다며 “적군의 손실은 3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남부 전선: 남부 지역에서의 양측 움직임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자포리자주의 베르보베와 말라 토크마츠카 주변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반격이 실패했지만 자신들도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베르보베와 말라 토크마츠카는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군이 공식 탈환한 같은 주 마을 로보티네에서 각각 4시, 1시 방향으로 10㎞ 이상 떨어져 있는 정착촌들이다. 헤르손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이 드니프로강 너머에서부터 발생했다. 헤르손 군사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는 헤르손 지역에 대해 다양한 종류의 탄약이 500발 이상 발사됐으며 포탄 약 60발이 헤르손 시 안팎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북부 전선: 겨울이 다가오면서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작전을 다시 벌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북부 작전전략집단군 사령관인 세르히 나예우 중장은 북부 전선에 이동식 방공 시스템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렉시 다닐로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전날 CNN에 우리는 여전히 연료 및 에너지 시설과 상수도 등 기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방공 시스템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 한국에서 가장 빠른 김국영 “나는 잘 뛰는 선수가 아닌 운이 좋은 선수, 그리고 노력하는 선수”

    한국에서 가장 빠른 김국영 “나는 잘 뛰는 선수가 아닌 운이 좋은 선수, 그리고 노력하는 선수”

    37년 만에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아시안게임 동메달이 나왔다. 그리고 계주팀을 이끈 ‘맏형’이자 한국에서 100m를 가장 빨리 달리는 김국영(32·광주광역시청)은 자신을 잘 뛰는 선수가 아닌 노력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결선에서 이정태(27·안양시청), 김국영, 이재성(22·한국체대), 고승환(26·광주광역시청) 순으로 달린 대표팀은 38초74의 한국 타이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3위에 올랐다. 한국 육상이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에서 메달을 딴 건, 성낙균, 장재근, 김종일, 심덕섭이 이어 달려 3위를 한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37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대표팀을 이끈 김국영은 김국영은 2010 광저우 대회부터 4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세계선수권 5회, 올림픽 1회 등 굵직한 국제 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그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려고 애를 썼는데, 주로 실패에 관한 이야기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16년째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사실 나는 잘 뛰는 선수가 아닌 운이 좋은 선수, 그리고 노력하는 선수”라면서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했지만, 실패도 그만큼 많이 했다. 내가 한 실패를 우리 후배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실패담을 자주 얘기했다”고 전했다.실패를 많이 했다고 하지만 김국영은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스프린터다. 김국영은 현재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07) 보유자다.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 남자 100m에서는 한국 육상 단거리 사상 최초로 준결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김국영은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동료를 의심하지도 말라. 일단 나부터 죽기 살기로 달려 배턴을 다음 주자에게 넘기고, 동료들의 레이스를 응원하면 분명히 전광판에 한국 신기록이 찍히고, 우리는 메달을 얻게 될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결국 한국 육상 400m 계주팀은 항저우에서 한국 타이기록을 세우고, 동메달을 따냈다. 김국영은 “오늘은 타이기록에서 멈췄지만, 능력 있는 우리 후배들이 곧 신기록을 세울 것이다. 앞으로는 꾸준히 아시안게임 계주에서 메달이 나오고, 단거리 개인 종목에서도 메달리스트가 나올 것”이라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 한혜진, 전현무 긴장할 폭탄발언 “환승연애 나가고파”

    한혜진, 전현무 긴장할 폭탄발언 “환승연애 나가고파”

    모델 한혜진이 전 공개 연인 전현무도 덜덜 떨게 할 폭탄 발언을 내놨다. 3일 한혜진 채널에는 “나는 상의를 드러내는 게”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모델 후배 이현이, 김성희가 내빈으로 출연해 매운맛 모델 토크를 이어갔다. 한혜진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며 “오늘 친구 2명 초대했다. ‘박명수의 라디오쇼’ 듣고 있는데 오늘 올 이현이 씨가 거기 가 있더라. 한여름처럼 입고 왔다는 박명수 씨 말에 더워 미칠 것 같다고 해서 콩국수를 준비했다”고 했다. 이어진 음식은 레토르트 떡볶이. 물에 재료를 다 쏟아붓고 끓이니 떡볶이가 완성됐다. 마지막 메뉴는 토르티야. 과카몰레를 직접 만든 한혜진은 너무 많은 재료 탓에 첫 번째 토르티야 말기에 실패했다. 재도전 끝에 모든 음식을 완성하자 손님들이 도착했다.모델 김성희는 “갑자기 무슨 일이냐. 배달 음식 전문가인데 요리했다”며 놀랐다. 이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의 잠정 휴식을 알리며 “질풍노도의 시기다”라고 씁쓸해했다. 시원한 민소매 차림으로 등장한 이현이는 “너무 덥다”며 팔을 올려 겨드랑이를 보여줘 주변을 경악게 했다. 한혜진은 김성희에게 “유튜브 1년 만에 폭삭 늙었다”고 지적했고, 이현에게는 “축구 1년 만에 폭삭 늙었다”고 했다.나는 솔로 vs 환승연애 vs 하트시그널‘ 인기 있는 연애 현실 예능 프로그램 중 ‘본인이 나가고 싶은 프로그램은?’ 질문이 나온 가운데 한혜진은 “난 환승연애”라며 “내가 전에 만났던 애들….”이라고 퍼부었다. 제작진은 ‘폭탄 발언’이라며 다음 주 공개를 예고했다.
  • “269편 영화의 바다… 이건 놓치지 말아요”

    “269편 영화의 바다… 이건 놓치지 말아요”

    4일 막 오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열흘 동안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을 비롯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외국 영화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체 상영작 269편 가운데 BIFF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을 주목하자. 3명의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9편을 소개한다.●일탈 결심한 은행원 사연 ‘비행자들’ 박가언 프로그래머는 아르헨티나 뉴웨이브 시네마를 이끄는 로드리고 모레노 감독의 ‘비행자들’을 우선 꼽았다.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금고를 털기로 한 은행원 모란의 사연을 다룬다. 박 프로그래머는 “전통적인 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나 예상치 못한 경로로 이탈하고 변주하며 관객의 호기심을 붙든다”고 설명했다. ●한 고교의 일주일 ‘모든 것의 설명’ 가보르 레이츠 감독의 ‘모든 것의 설명’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주일을 그린다. 졸업 고사를 앞두고 있지만, 시험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벨과 그가 짝사랑하는 여학생 얀카, 역사 교사 야캅의 관계가 얽히고설킨다. 박 프로그래머는 “때로는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에 대한 일방적 헌신을 강요하고, 협치를 거부하는 입장 차이로 분열을 향해 치닫는 우리 사회를 반추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카메라 200년 고찰 ‘판타스틱 머신’ 인류의 생활 양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카메라의 200년을 고찰한 악셀 다니엘손과 막시밀리언 반 아에르트릭크 감독의 다큐멘터리 ‘판타스틱 머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단체들이 NG컷을 연발하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고 나치 프로파간다 영상을 제작한 감독이 촬영 및 편집 기법이 얼마나 정교했는가를 자랑하는 모습 등은 소름 끼친다.●환생 남녀와 이들의 관계 ‘더 비스트’ 서승희 프로그래머는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의 ‘더 비스트’를 우선 추천했다. 세 시대에 걸쳐 환생하는 한 여자와 남자 그리고 매번 두려움 때문에 실패하는 이들의 관계를 담았다. 보넬로 감독은 음악가 출신으로, 2021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수상작 ‘티탄’에서 배우로도 활약했다. “감독의 영화적 경험과 연출력이 집대성된 작품으로, 망설임 없이 갈라 섹션의 작품으로 선정했다”고 서 프로그래머는 밝혔다. ●빅토르 에리세 귀환 ‘클로즈 유어…’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50년 동안 단 3편의 영화만 찍은 빅토르 에리세 감독이 30년 만에 내놓은 장편이다. 친구이자 주연인 훌리오 아레나스가 갑자기 사라지는 바람에 촬영을 중단한 미겔 가레이 감독의 이야기다. 서 프로그래머는 “올해 가장 기다렸던 영화를 묻는다면 바로 이 영화이고,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감동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역시 이 영화”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깊은 교감의 순간을 경험한 ‘히어’ 다른 추천작은 바스 데보스 감독의 ‘히어’다. 브뤼셀에서 건설노동자로 살고 있는 루마니아 출신의 스테판이 고향으로 휴가를 떠나기 전 정성껏 끓인 수프를 들고 가까운 지인들을 만나러 다닌다. 우연히 이끼를 연구하는 중국계 여성 선태학자 슈시우와 만나게 되고 숲속에서 깊은 교감의 순간을 경험한다. 서 프로그래머는 “비밀처럼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은 영화, 자꾸 생각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폭력성과 빈곤에 대한 통찰 ‘모로’ 박성호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모로’는 필리핀 뉴웨이브 감독 브리얀테 멘도사의 작품이다. 필리핀 서부의 마긴다나오 지역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형 자심과 노름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있는 동생 압델의 이야기다. 어머니는 두 아들을 화해시키려 노력하지만, 예상치 못한 정부군의 개입으로 지역 전체가 심각한 폭력 사태에 휘말린다. 비극적인 인간의 폭력성과 구조적 빈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 준다. ●10년 뒤 디스토피아 ‘10년: 미얀마’ ‘10년: 미얀마’는 10년 뒤의 디스토피아를 옴니버스로 담아냈다. 홍콩을 시작으로 일본, 대만, 태국에서 제작됐다. “5명의 미얀마 감독이 한 치 앞을 알기 어려운 구조적인 공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도 꿈과 열정을 저버리지 않는 인간의 강인함을 보여 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박 프로그래머는 추천 이유를 밝혔다. ●유망주 감독 5인의 단편 모음 ‘특별기획 프로그램: 인도네시아 영화의 르네상스’는 장편 데뷔작을 준비 중인 유망한 미래가 엿보이는 감독 다섯 명의 단편을 모았다. ‘바스리와 살마의 네버엔딩스토리’ 같은 코믹하고 발칙한 상상력이 엿보이는 작품, 뜻밖의 반전으로 따스함과 감동을 주는 ‘바다가 나를 부른다’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공장 가동까지 14개월… ‘꿈의 소재’ 그래핀 생산 자부심으로 버텼다”

    “공장 가동까지 14개월… ‘꿈의 소재’ 그래핀 생산 자부심으로 버텼다”

    “파주 산업단지에 있는 기존의 물티슈 제조 공장을 인수했다. 그래핀을 생산하고자 공장을 개조해 파주시·경기도·환경부의 허가·승인을 받는 데 무려 14개월이 걸렸다. 멀쩡한 기업도 영업정지 3개월이면 문을 닫을 정도로 충격이 큰데, 1년 넘도록 생산도 못 하고….” 그래핀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케이비엘러먼트의 배경정 대표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월 초부터 그래핀 생산을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격식보다는 내실을 중시하는 엔지니어 특유의 분위기에 대량생산 체제를 갖췄다는 자부심이 물씬 풍겼다. 설립 8년차의 회사는 지금까지 투자금 167억원을 유치했다. 배 대표는 2016년 9월 수원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제공한 40평 크기 공간에서 그래핀 개발에 집중하면서 법인을 설립했다. 2018년 3월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산화’ 그래핀 개발에 성공했다. 그래핀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하고자 작년 초 전용면적 1200평 규모의 기존 공장을 매입, 파주 신촌단지로 이전했다. 케이비엘러먼트는 KB국민은행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고, ‘한국에서 최고(Korea Best for World Best)가 되면 세계 최고가 된다’는 의미에서 붙인 사명이란다.●국내 단 두 곳에 불과한 고난도 기술 배 대표는 시장 선점을 향한 장밋빛 꿈으로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을 확보했다. “기존 공장을 인수한 데다 우리는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허가가 순조로울 줄 알았다. 하지만 관공서에 서류를 낼 때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퇴짜를 맞았다. 신생 기업이 1년 넘도록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니 직원들 급여도 줄 수 없었다. 기존 투자자들은 ‘허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회사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탓 아니냐’고 질타했다. 허가받으러 관청을 들락거리면서 혼자 차 안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다행히 지난 2월 최종 승인이 났다.” 그러곤 연간 21t의 그래핀 생산 체제를 갖췄다. 국내에서 그래핀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기업은 두 곳에 불과할 정도로 고난도 기술을 갖추고 있다. 케이비엘러먼트는 이달 글로벌 완성차 협력사에 그래핀을 공급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발열 폭주를 막기 위해 그래핀의 방열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차전지는 전기차 바닥에 깔린다. 배터리에 열이 날 경우 그 열을 차량 외부로 방출하도록 하는 소재에 그래핀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의 배터리 발열 폭주를 막는 것이다.” 회사는 국내 배터리 3사와 비밀유지(NDA) 계약을 맺고 배터리 제조에 그래핀을 적용, 열 폭주 현상을 지연시켜 운전자와 탑승자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시간을 벌어 주는 제품도 개발 중이다. 그래핀은 다양한 특성 때문에 ‘꿈의 소재’로 불린다. 하지만 실험실 단계가 아닌 대량 생산은 쉽지 않다. KB엘러먼트가 채택한 생산 방식은 비산화 공법이다. “기존의 산화·환원 방식 그래핀 생산은 흑연 원료에 강산을 사용하면서 30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하지만 우리의 공법은 단 한 방울의 화학물질조차 투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정도 5단계로 단순화했다. 세계 최초다.” 배 대표의 혁신적인 생산 방식은 대기압 플라스마 기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공기 중의 질소 가스를 포집해 섭씨 1만 4000도의 플라스마를 만든다. 여기에 미세한 흑연 가루를 흘려 대기 플라스마와의 반응을 통해 그래핀을 만든다. 이렇게 생산된 그래핀은 기존 방식을 활용한 것보다 6배 정도 품질이 좋다.” 회사가 보유한 특허 55건 가운데 ‘고온 플라스마 방사법’은 미국·중국·일본·영국에도 등록한 비장의 친환경적 기술이다. 배 대표는 그래핀 문외한인 기자에게도 동영상만 보여 주었을 뿐 실물 공장의 접근은 막았다. 화학물질 투입 없는 비산화 공법그래핀 오폐수·오염 물질 안 나와관공서에 공장 허가 요청했지만뚜렷한 이유도 없이 수차례 퇴짜엔지니어에서 회사 대표로 변신‘미친 짓’이란 이야기도 많이 들어그동안 흘렸던 눈물이 동기부여2025년 그래핀 회사 첫 IPO 목표 ●가격·환경오염 문제 해결한 생산방식 그래핀 상용화의 걸림돌을 묻자 그는 가격이라고 즉답했다. 기존 방식으로 생산된 그래핀 가격은 단독 소재일 경우 g당 10만원이다. 그는 “금보다 훨씬 비싼 이런 가격대로는 그래핀이 아무리 좋아도 최종 제품 가격이 엄청 올라가는데 누가 도입하겠나.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산공정을 단순화해야 한다. 이런 전략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 방식으로 생산하면 단가가 g당 1만원 이하로 내려간다”고 강조했다. “더 심각한 것은 환경오염이다. 기존의 산화·환원 방식에는 강산이 사용된다. 그래핀 1㎏을 생산하는 데 중금속 오폐수 2.4t이 발생하고 대기오염 물질도 대량으로 나온다. 정제한다고 하지만 완벽하지도 않고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우리 방식으로 생산하면 오폐수와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래핀이 나노 화학으로 분류됐다는 이유로 공장 허가 과정이 그렇게 까다로웠다.”●21년간 삼성에서 근무한 ‘삼성맨’ 배 대표는 어떻게 그래핀과 인연을 맺었을까. 그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1년간 근무한 ‘삼성맨’ 출신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투명 전극인 ITO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다 ‘투명하면서 접을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2008년 회사를 나왔다. “그동안 엔지니어로만 살아 세금계산서도 끊을 줄 몰랐다.” 한 벤처기업에 들어가 경영과 영업을 맡으면서 8년간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러곤 2015년 5월 책상 3개로 시작한 수원의 공유오피스에서 그래핀 생산을 모색했다. 그의 전공이 궁금했다.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삼성전자에 취업했다. 유도 선수로서 올림픽 금메달 꿈을 키워 가던 고교 시절에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부모를 여의는 바람에 외톨이가 된 그는 유도 코치의 추천으로 삼성반도체에 입사했다. 하지만 공부에 대한 갈증으로 사내 대학인 ‘삼성전자공과대학’(SSIT) 1기로 입학해 화학과 소재, 물리 등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파고들어 갔다. 그는 “투자 유치를 하거나 그래핀 산업에 대해 발표할 때 패널이나 대학교수들로부터 무시를 당한 경우도 많았다”며 말을 아꼈다. “2018년에는 펀딩을 위한 IR(투자설명회)을 진행하면서 벤처캐피털사 80곳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처음 1, 2년이 지났을 때 ‘당신 학벌로 한국에서 소재 사업을 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열정만 가지고 이 사업을 하다간 6개월 뒤에 망할 것이다’, 문전박대를 넘어 심지어 ‘너 자살해 봤나’ 이런 말까지 들었다. 여기 준공할 때 그분들에게 제일 먼저 초대장을 보냈는데 안 오셨더라. IR 당시 ‘자동차사를 타깃으로 그래핀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더니 100명이면 100명 모두 ‘불가능하다. 자동차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서 너희 같은 소재는 절대로 못 들어간다’고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해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래핀은 한때 ‘밈 주식’처럼 유행했다. 많은 이들이 그래핀을 한다면서 투자를 유치했으나 결과물은 없고 투자 실패 사례가 만들어졌다. 투자업계는 냉담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첫 그래핀 중간재 상용화 성공 그가 생산하는 그래핀은 고객 맞춤용으로 기능화한 신소재 중간재다. 공급 가능한 제품은 2차원 구조의 비산화 그래핀 파우더와 그래핀 분산 제품이다. 이차전지와 전자 부품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 시스템으로 전달하는 소재인 방열 소재(TIM)와 100% 수입에 의존하던 방열 소재 필러도 공급할 수 있다. 이런 그래핀 중간재 상용화를 위해 삼성과 LG로부터 2년 동안 평가를 받았고 2020년 이들의 협력사로 등록되면서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그래핀 상용화에 성공한 회사가 됐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회사는 내년 150억원을 목표로 시리즈B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투자금은 생산라인 2개 추가와 제2공장 설립에 투입할 계획이다. “정말로 별의별 소리를 다 들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런데 그것들이 동기부여가 되고 꼭 해내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2025년에 기업공개(IPO)를 통해 그래핀 회사로는 대한민국 첫 상장회사라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 그의 이야기에는 절절함이 묻어났다. “2019년 직원들 급여를 주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을 때 일부 직원들이 2000만원을 모아 와 ‘우리는 몇 달 안 받아도 되니깐 나머지 직원들 급여에 보태라’며 줬다. 이런 친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정부도 말로만 ‘소부장’ 지원이 아니라 정말로 소부장을 만나 보고 현장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 2337조 가계빚 증가율 세계 1위… GDP 대비 108%, 임계점 넘었다

    2337조 가계빚 증가율 세계 1위… GDP 대비 108%, 임계점 넘었다

    한국 경제 3대 주체인 가계·기업·정부가 모두 빚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각자 부채를 떠안게 된 원인은 다르지만, 정부와 민간부채 모두 경제의 건전성을 해치는 시한폭탄으로 인식된다는 점에선 차별점이 크지 않은 악재다. 경제 3대 주체가 동시에 ‘부채 리스크’를 지면서 한쪽에서 금융 불안이 발생했을 때 다른 경제주체가 방어할 역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 기업, 가계(소비) 측면에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여지가 줄어든 점도 한국 경제의 새로운 위협으로 평가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3일 ‘세계 부채 데이터베이스’에서 명시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8.1%로 스위스(130.6%)에 이어 세계 2위다. 지난해 명목 GDP가 2161조 7739억원임을 고려해 IMF의 가계부채 비율대로 역산하면 가계부채 규모는 약 2336조 8775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해 기준 인구 1인당 약 4500만원의 빚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금융기관 채무가 아니어서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전세보증금 약 850조원(2020년 기준)을 더한다면 가계부채 규모는 사실상 3000조원을 돌파한다고 볼 수도 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폭은 16.2% 포인트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6개국 중 가장 높다. 코로나19 확산기에 부동산과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 열기가 가계부채를 늘린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이 기간에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20~30대 중심으로 ‘대출 영끌족’과 ‘주식 빚투족’이 양산됐다. 다만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요국에서 동시에 일어난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문제는 코로나19 시기가 지난 뒤 세계 각국이 가계부채 줄이기 정책을 편 끝에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내는 동안 우리나라만 가계 부문에서 ‘빚 다이어트’에 실패했다는 데 있다. 금리상승 시기에 맞춰 가계가 ‘부채 관리’에 돌입했어야 했던 올해에도 오히려 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푼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을 한시로 운영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 금액은 35조 4000억원이었다. 30대 이하 청년층이 대거 이 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신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30대 이하 청년층의 1인당 대출 규모는 2019년 6200만원에서 올해 7900만원으로 4년 새 27.4% 확대됐다. 가계부채 부담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진다. 또 개인이 대출 원리금 상환을 못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금융, 기업 부문으로 연쇄적인 파급력이 작동한다. 이런 시나리오 때문에 관리 임계치를 벗어난 수준의 가계부채를 국가 경제를 무너뜨릴 뇌관으로 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임계치를 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이를 20% 포인트 이상 넘은 셈이다. 이에 지난달 말 금융당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까지 내리는 데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당국은 부채 외에도 성장, 물가 등 다른 악재들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커질 대로 커진 가계부채 리스크를 연착륙시킬 마땅할 방도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의 경영 실적 악화로 기업부채 비율이 지난해 173.6%에 달한 데다 하반기 식품·석유 물가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기관 기업 대출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1842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1713조 1000억원에서 129조 7000억원(7.57%) 증가했다. 2018년 말 1121조 3000억원과 비교하면 5년 새 64.3% 급증했다. 여기에 부동산시장 불황 장기화로 건설사가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의 부실 우려가 커지는 등 특히 취약한 산업 부문도 돌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분기 131조 6000억원에서 1조 5000억원 늘어난 133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2.17%로, 2020년 0.55%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민간 부문이 부채에 위협받는 동안 정부부채 역시 늘어나면서 정부의 사태 수습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만리장성도 와르르… ‘넘사벽’ 황금막내

    만리장성도 와르르… ‘넘사벽’ 황금막내

    한국 탁구와 배드민턴, 수영이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만리장성의 견고한 벽을 깨고 영광의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그간 특정 스타 한 명이 외롭게 중국을 대적했던 것과 달리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황금세대의 2000년대생 막내 주역들이 선수단 전체를 밀고 끌며 ‘팀 코리아’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결승에서 신유빈(19·대한항공)과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는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4-1로 꺾고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탁구 금메달을 따냈다. 탁구는 중국이 세계 최강인 데다 중국의 안방에서 열린 대회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난관을 딛고 거둔 성과라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 탁구가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로 막내 신유빈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신유빈은 띠동갑인 전지희와 2019년부터 줄곧 호흡을 맞췄고, 신유빈의 실력이 성장하면서 두 사람의 세계랭킹도 1위까지 올라갔다. 전지희 역시 금메달을 따고 “유빈이한테 고맙다”며 신유빈의 이름을 거듭 언급했다. 전지희는 “유빈이가 많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파리 메달 도전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유빈이와 한 번 더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고 싶다”는 꿈을 드러냈다.배드민턴에는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막내 안세영(21·삼성생명)이 있다. 지난 1일 언니들과 함께 중국을 무실세트로 꺾고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 금메달을 따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천적인 천위페이(25·중국)에 막혀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단련하면서 성장해 얻어낸 결과다. 안세영은 지난 3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 우승을 거머쥐더니 8월에는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의 역사를 쓰는 등 올해 제대로 전성기를 맞았다. 세계 정상급이긴 했지만 중국에 막혀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한국 배드민턴계에 세계 최고 선수가 등장하면서 제대로 시너지 효과가 났다.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2-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며 균열을 내자 복식의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 단식의 김가은(25·삼성생명)까지 연달아 승리를 거두며 만리장성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세대와 이런 시간에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아직 그랜드 슬램을 달성 못 해서 안세영 시대라고 할 수 없다.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순간 제 시대라고 제가 알리겠다”고 당찬 자신감을 드러냈다.금 6개, 은 6개, 동 10개로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을 낸 한국 수영(경영) 대표팀에는 황선우(20·강원도청)가 있었다. 이제 겨우 스무 살로 대표팀 막내급이지만 존재감만큼은 맏형급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무시무시한 10대 수영 선수의 출현을 알린 황선우는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고, 대한수영연맹이 황선우를 중심으로 한 선수단을 호주 특별 전지훈련에 보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역대급 성적을 거뒀다. 61년 만에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평영 100m 메달을 따낸 최동열(24·강원도청)이 “황선우를 비롯한 자유형 대표들이 열심히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았다”고 말한 대로 황선우는 대표팀 전체의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탁구와 배드민턴, 수영은 중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종목이다. 이런 중국을 넘어선 데다 성장 가능성이 더 열려 있는 막내 영웅들이라 내년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 ‘핵무력’ 헌법화한 北… 러 도움 받아 10월 위성 쏘나[뉴스 분석]

    ‘핵무력’ 헌법화한 北… 러 도움 받아 10월 위성 쏘나[뉴스 분석]

    북한이 최근 ‘핵무력 강화 정책의 헌법화’를 채택함으로써 비핵화 문제가 더는 흥정 대상이 아님을 대내외에 공표한 가운데 조선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전후로 앞서 두 차례 실패했던 군사정찰위성을 또 쏘아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정찰위성은 엔진과 발사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다는 점에서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되기에 이번에 성공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고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는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위성 관련 기술에 대한 조력을 받았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징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측은 지난 8월 24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에 실패한 직후 “10월에 제3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한 채 3차 시기를 못박은 것을 두고 이른바 ‘4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당 창건일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내부 결속을 다지고 첨단 군사기술 능력을 과시하기에 최상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결국 10월 3차 발사 여부와 성패의 최대 변수는 2차 실패의 원인을 완벽하게 보완했느냐다. 2차 발사 실패 직후 짧게는 한 달, 길어야 두 달 남짓한 ‘10월 3차 발사’를 예고한 것은 그만큼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1, 2차 발사 정황으로 볼 때 북한 자체 기술로 궤도진입에 문제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본다”면서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의 자문을 받았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정치적 변수도 있다. 북러 결속이 가속화한다고는 하지만 오랜 세월 ‘뒷배’ 역할을 해 온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망치는 모양새는 평양도 부담스럽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아시안게임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은 낮다. 폐막식(8일) 직후인 9일과 10일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9~10일에 기상 상황이 뒷받침될지는 또 다른 변수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러시아와의 인적교류 추정 정황들이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2월로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특별한 움직임을 포착한 건 없다”면서 “언제 발사를 시도할지 알 수 없는 만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위성 발사 시기와 관련해 주목할 또 다른 지점은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이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만났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 우주개발의 상징이다. 북한 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푸틴 대통령이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이라고 밝혔다. 정찰위성 발사 외에도 북한이 지난해 10월처럼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 등 군사적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26~27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에서 ‘사회주의 헌법’에 ‘핵무기 발전을 고도화해 나라 생존권·발전권을 담보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지역과 세계 평화·안정을 수호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안건을 채택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10~11월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북측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SLBM이나 단거리 탄도미사일, 포사격 같은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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