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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의회 남재경의원 “북촌-서촌 등 관광명소 주민피해 개선 길 터”

    서울시의회 남재경의원 “북촌-서촌 등 관광명소 주민피해 개선 길 터”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ion), 일반 주거 지역이 관광지화 되면서 거주민 생활이 위협받아 결국 이주에 이르는 현상을 말한다. 한 때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주민들이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한 피로감과 불편을 견디다 못해 ‘You`re not welcome’이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던 일이나, 2015년 중국인 관광객의 사재기와 무질서로 인한 피해를 참다 못한 홍콩 주민들이 ‘중국인들 물러가라’고 외치며 2주 이상 격렬 시위를 벌였던 일 등은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말해준 사례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옥마을이나 벽화마을 등 주택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한 소음, 낙서, 쓰레기 투기, 사생활 침해 등과 같은 피해사례가 늘어나면서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인 한옥밀집지역인 북촌(가회동 31번지 일대)에서도 최근 정숙관광 캠페인과 더불어 정주권 보장을 요구하는 주민모임 및 피켓시위를 열고, 서울시에 문제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명소화된 주거지역 거주자들의 인권‧주거권‧재산권 등을 회복하고 정온한 주거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과 지역주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조례개정안이 발의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남재경 서울시의원(종로1, 새누리당)은 최근 주택가 관광명소 주민들의 정주권 보장을 골자로 하는「서울특별시 관광진흥 조례」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 지난 9월5일 제270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일부 수정가결 됐다. 개정조례안은 북촌한옥마을, 세종마을(서촌) 일대 등 한옥밀집지역과 이화동 벽화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등 서울시내 주요 주거지역 관광명소 중 관광객으로 인한 거주민 피해가 심각한 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조사위원회 구성과 실태조사, 개선사업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 제9조의2는 시장은 관광활성화와 더불어 다수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주거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정온한 생활환경 유지를 위하여 ‘관광객으로 인하여 주민의 정온한 생활환경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지역’, ‘관광객으로 인한 주민의 민원이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지역’ 등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시장은 구청장이 특별관리지역의 신청 및 관리를 위하여 시행하는 실태조사를 지원할 수 있고, 지역주민과 전문가 및 공무원으로 구성한 특별관리지역 조사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개선방안을 제시하거나 개선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옥밀집지역 경우 개발제한과 보존 정책으로 인해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전기‧가스‧수도료 감면, 각종 세금 감면, 교통비 지급, 용도‧높이제한 완화, 건축법 완화, 한옥지원금 상향 등 개선사업 범위를 대폭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남의원의 설명이다. 금번 개정조례안은 그간 관광객 중심의 관광산업 육성‧지원에 집중되어 있던 서울시의 관광정책 패러다임을 ‘관광객과 지역주민의 공존’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개정안을 발의한 남재경 의원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거지역의 평균 소음 정도가 70db를 초과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는 하루종일 전화벨을 듣고 있는 수준이라고 하는데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상이상일 것”이라며, “그 동안 주민들을 중심으로 정숙관광과 가져온 쓰레기 다시 가져가기 같은 캠페인을 벌여봤지만 한계가 있었다” 고 주민들의 고충을 전했다. 「서울특별시 관광진흥 조례」일부개정조례안은 오는 9월9일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문형주의원 “학교폭력 처벌 위주 방식 탈피해야”

    서울시의회 문형주의원 “학교폭력 처벌 위주 방식 탈피해야”

    최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전문성과 공정성 문제가 방송되면서 학교폭력 가해자 처분 및 피해자 심리적 치료 등 후속 대책에 대한 재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문형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3)은 2일 서울시교육청 업무보고 회의에서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적극적인 예방대책이 시급하다며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의 업무보고에 따르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생 월 1회, 교직원 및 학부모 분기별 1회 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학교폭력 실태조사(3/21-4/29)를 실시하여 93.1%의 참여율을 보였지만 정작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참여는 1.4%에 불과하였다고 밝혔다. 이에 문 의원은 학교폭력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형식적인 교육만으로는 효과가 없고,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위한 현실적인 제도가 필요하며, 교실 내에서 컴퓨터를 통해 실태조사를 하는 것은 공개된 장소에서의 조사이기 때문에 피해학생이 제대로 된 응답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태조사의 형식에 대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피해학생 신분을 보호할 수 있고 가해학생의 압박이 없는 편안한 환경에서 조사에 응답할 수 있는 방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문형주 의원은 “학교폭력이 점차적으로 늘어가고 있고, SNS를 통한 신종 언어폭력 등이 증가되고 있어 현재 시행중인 제도는 실질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장치로는 부족하다”며 “가해자 처벌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서로간의 진심어린 사과와 관계회복이 주가 되어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급식 시설 좋은 사립高 골라… 현장점검 ‘보여주기 쇼’

    급식 시설 좋은 사립高 골라… 현장점검 ‘보여주기 쇼’

    식중독 유행에 예정 당겨 진행… 살균실·전처리실 등 모두 ‘깨끗’ 학교 급식이 총체적 비리와 부실 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당국이 부랴부랴 ‘보여주기식’ 현장점검에 나서 빈축을 샀다.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전국 초·중·고교 급식 실태에 대한 합동단속을 벌인 끝에 유통기한 위반 등 모두 677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다는 소식과 전국 5개 고등학교에서 727명의 학생들이 식중독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인 24일 오전의 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10여명으로 이뤄진 현장점검반은 이날 오전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선정고등학교 급식실을 찾았다. 주요 신문과 방송의 기자 20여명이 이들의 현장 방문을 따라나섰다. 점검반은 식재료를 확인, 분류하는 검수실과 재료를 씻고 다듬는 전처리실, 그리고 식당 순으로 둘러봤다. ●“위생 관리 철저해 지적할 것 없다” 먼저 찾은 검수실은 무엇 하나 지적할 것 없이 완벽한 수준이었다. 냉장실과 냉동실 온도는 각각 영상 5도, 영하 19도였다. 사용한 기름 처리나 조리실 청소 등에 대한 질문에도 임현숙 영양사는 “환풍기는 매주, 조리실은 매일 조리 전후로 청소하고 콩기름은 한 번 쓰고 모두 폐유로 처리한다”고 주저 없이 답했다. 전처리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앞치마가 용도에 따라 세척용, 음식처리용으로 구분돼 살균실 안에 들어 있었다. 도마, 칼 등 조리도구도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이미 음식 조리가 끝나고 정리까지 마쳐 바닥과 싱크대는 깨끗이 세척돼 있었다. 점검반이 급식 현장을 둘러본 시간은 불과 30분. 더 둘러볼 것도 없었다. 식약처 직원은 “원자재 유통기한부터 위생 관리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관리되고 있어 특별히 지적할 상황이 없다”며 점검 종료를 선언(?)했다. 점검반이 찾은 선정고는 사실 상대적으로 예산 사정이 좋은 사립학교다. 게다가 3년 전 서울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급식소를 신·증축했다. 서울교육청은 이날 선정고만 점검했다. ●“환기시설조차 없는 학교 수두룩” 앞서 영양사와 조리사 등으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관계자는 기자에게 “실태조사를 위해 학교 방문을 다니다 보면 조리실에 에어컨이 아예 없어 선풍기만으로 일을 하는 학교도 많다. 조리실 적정 온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는 셈이지만 건의해도 학교 예산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온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조리사는 “최신식 환기시설을 갖춘 신설 학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오래된 학교는 환풍이 제대로 안 돼 매일 이온음료를 마시면서 버티지 않으면 일을 하지 못할 정도”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선정고는 이들이 전한 학교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모범학교’였던 셈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점검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이곳처럼 모범적인 학교 급식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는 당당했고, 기자는 맥이 빠졌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국군병원 간부에 이어 병원장까지…부하 여군 성추행으로 ´징계´

     경기 지역의 한 국군병원 간부가 성추행 혐의로 최근 군 검찰에 기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장교인 윤모 중령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2차 회식 장소인 노래방에서 부하 여군과 여성 군무원 6명을 껴안거나 몸을 만지는 등 추행하고 성희롱 발언도 여러 차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중령은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로 보직해임 됐고, 오는 9월 재판을 받게 됐다.  그런데 이 병원의 병원장인 김모 중령도 지난달 초 여군 대위를 성희롱한 사실이 밝혀져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6월 중순 윤 중령의 성추행 피해자가 감찰관에 신고하면서 혐의가 드러나 병원 조직이 발칵 뒤집한 상황에서 병원장이 부하 여군을 성희롱 한 것이다.  국군의무사령부는 2차 야간 회식을 자제시키고 전국 14개 국군병원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지방규제 개혁 어디까지] 중앙·지방 간 ‘시차 없는 규제 개혁’ 절실

    [지방규제 개혁 어디까지] 중앙·지방 간 ‘시차 없는 규제 개혁’ 절실

    인허가 업무를 맡는 지방자치단체와 접점에서 일하는 기업은 지자체의 조례·지침, 공무원의 업무 태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기업에 지방규제 개혁이 특히 중요한 까닭이다. 따라서 대다수 중소기업은 중앙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일선 지자체에서 이를 시행하지 않아 중앙과 지방이 괴리되는 ‘창구 미적용형’ 규제를 양산하거나 현장에서 쏟아지는 건의를 방치하는 등 일선 공무원의 소극적 업무 태도와 같은 행태를 겪을 때 가장 답답하다고 느낀다. 이원섭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16일 “창업 후 5년 생존율이 29.6%에 불과한 데다 외부환경에 민감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시차 없는 규제 개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가 현장에 빠르게 정착되도록 신속한 자치법규 제·개정, 지자체 소관 계획 변경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독려해 주기 바란다는 희망도 빼놓지 않았다. 이어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지자체 공무원의 적극적 업무 태도”라며 “인허가 전담창구 확대 등 제도적 노력뿐 아니라 일선 공무원의 의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지금처럼 규제 개선 추세를 이어 간다면 상향 평준화돼 전국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적극행정을 위해선 다른 부서와 주민·기업을 설득해야 하고 업무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고난도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보상 측면에서 만족도를 높여야 실효성을 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관행을 개선하고 적극적으로 규제개혁을 추진할 경우 감사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된다는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감사받을 걱정을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국민불편 규제 개혁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행정에 대해선 면책을 과감하게 시행하고 감사부서에서 미리 컨설팅을 통한 해법을 제시한 뒤 행자부 점검으로 뒷받침하는 ‘사전 컨설팅 감사’ 제도를 널리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홍윤식 행자부 장관은 “하반기엔 지방규제 개혁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끔 과제를 발굴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냉정하게 평가해 높은 점수를 받는 지자체엔 재정 인센티브를 늘리고 공모사업 우대, 정부포상 확대 등의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확산 단계에 놓인 사전 컨설팅 감사를 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오는 12월쯤 지자체 포상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자부는 지난 4월 사전 컨설팅 감사를 규정한 총리훈령을 제정한 바 있다. 사전 컨설팅 감사는 상반기에만 2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나 늘어났다. 빈틈 없는 개혁을 위해 지방공기업, 공유재산까지 영역을 넓혔다. 올 6월 관광·문화시설로 장기대부 허용 범위를 넓히는 시행령 개정을 마친 데 이어 8월엔 지방공기업의 숨은 규제 817건을 일괄 정비했다. 홍 장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아 있는 규제 개혁 저해 업무 태도에 대해서는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민원처리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공무원 행태를 개선토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왼손잡이 불편과 편견에 속상한 아이들

    왼손잡이 불편과 편견에 속상한 아이들

    억지로 오른손 사용 교정 땐 우울증·읽기 저하 등 부작용 국내 왼손 필기 비율 1%뿐… 글씨 교육·학습 도구 마련해야 “양손을 쓰면 두뇌 발달에 좋다고 말은 하는데 모든 시설이나 용품이 오른손잡이 중심이어서 왼손잡이로 살기가 여전히 어려운 것 같아요. 힘들어도 아이가 오른손을 쓰도록 교정하고 있습니다.” 16일 김모(35·여)씨는 “네 살배기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지금 왼손잡이를 교정하지 못하면 아이가 사는 데 불편할 거라고 했다”며 “지금은 오른손으로 밥을 먹고 글씨를 쓰게 하는데, 아이가 혼란스러워하거나 힘겨워할 때가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인구의 10% 정도 차지 지난 13일 전 세계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왼손잡이의 고충과 인권 신장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세계 왼손잡이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의 경우 왼손잡이 인권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어린 나이에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강제 교정시킬 경우 읽기 능력 저하, 우울증 등 심리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왼손잡이를 위한 교육법을 별도로 만들고 학습 자재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박모(41·여)씨는 “연필잡이를 교정하는 학용품을 살 때도 왼손잡이용은 찾기가 너무 어렵다”며 “삐뚤삐뚤 글씨를 쓰던 아이가 ‘난 왼손잡이라서 안돼’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오른손으로 쓰게 교정시켜야 하는 것 아닌지 고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왼손잡이인 직장인 신모(38)씨는 “어릴 때 밥을 먹을 때도 다른 친구와 팔이 부딪쳐 갈등이 생기곤 했다”며 “특히 우리 사회는 다수와 다른 것에 대해 관용이 부족하지 않냐”고 전했다. 2013년 한국갤럽의 설문조사에서 자신이 왼손잡이라고 밝힌 경우는 5%였고 왼손으로 밥을 먹는 사람은 4%, 필기하는 사람은 1%였다. ●초등학교 교과서도 오른손 쓰기 사례만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올바른 글씨 쓰기의 자세에 대해 오른손잡이만 사례로 보여 준다. 또 한국교육개발원이 한 학교에 대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왼손으로 글씨 쓰는 아이에게 왼손쓰기 방법을 알려 준 경우는 6%에 불과했고, 오른손으로 교정해 준 경우는 이보다 5배가량 많은 29%나 됐다. 나머지는 아이에게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반면 영국 등 선진국들은 왼손으로 글씨 쓰는 법을 따로 만들어 교육한다. 또 마주보고 바라봤을 때 오른쪽에 레버가 달린 좌변기, 왼손용 컴퓨터 마우스,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야 작동되는 연필깎이 등 왼손용 물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뇌 발달 아이는 왼손이 더 효율적 김영훈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우뇌가 발달한 왼손잡이는 오른손보다 왼손을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아이들에게 오른손을 써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을 심하게 주면 읽기 능력 저하, 우울증 등 정서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미희 광주보건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왼손잡이용 책걸상이 학교에 비치되고 왼손잡이용 가위, 칫솔이 생겼지만 왼손잡이를 보는 편견은 제자리걸음”이라며 “왼손으로 글씨 쓰는 법을 만들고 왼손잡이용 학용품이나 학습 자재를 마련해 주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론] 폭염 속 쓰러져 가는 에너지 빈곤층/김현미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부센터장

    [시론] 폭염 속 쓰러져 가는 에너지 빈곤층/김현미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부센터장

    충남 태안군에 거주하는 이모(79) 할머니는 폭염이 심한 지난달 9일 한낮에 밭일을 하다 폭염으로 숨졌다. 지난 13일에는 전남 광양에서 김모(73) 할아버지가 풀베기 작업을 하다 열사병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올여름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로 노인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홀로 거주하는 독거노인의 폭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노인은 대부분 고혈압, 심장병, 당뇨 등의 질병을 하나 이상 앓고 있다. 게다가 몸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상성이 약하고 면역력, 저항력이 모두 떨어져 젊은 사람보다 온열 질환에 더 잘 걸릴 수 있다. 대처 능력도 약해 질병이 있는 노인은 온열 질환으로 더 쉽게 사망하기도 한다. 경제적 상황도 취약한 편이다. 2015년 보건복지부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년층의 경제적 빈곤율은 4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5%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취약계층 가운데 특히 독거노인의 월평균 소득액은 18만 7000원 수준이다. 한 달에 1만~2만원 나오는 전기료도 부담인 어르신들에게는 선풍기가 사치다. 전기료가 몇천원 더 나올 뿐이지만 부담이 돼 시원하게 선풍기 바람을 쐴 수 없다. 영업용이나 공장용보다 일반 가정의 누진세가 형평성 없이 너무 높아 가계 부담의 요인이 되고 있는데, 이런 누진세의 가장 큰 피해자가 저소득 수급자와 독거노인, 독거 장애인 가구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6조 3000억원의 이익을 봤으며, 하반기 전기 요금 누진세를 합치면 지난해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공기관 영업이익의 혜택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가는 것일까. 에어컨을 빵빵 틀고선 문을 열고 영업하는 대형마트와 선풍기 바람 한번 시원하게 틀어 보지도 못하는 독거노인, 장애인 가구를 비교해 보자. 또 하나의 사회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사회복지의 기본은 분배인데, 에너지 분배에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3급 이상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 가구에 월 8000원씩 전기료를 정액 할인해 주고 있다. 차상위 계층은 2000원, 세 자녀 이상 가구는 월 1만 2000원 한도 내에서 20%를 깎아 준다. 하지만 이런 전기료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이 수두룩하다. 저소득층 독거노인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사회적 관계가 단절돼 거의 온종일 집에 머물기 때문에 그 어느 가구보다 전기가 필요하다. 요즘처럼 한낮 온도가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는 더욱 절실하다. 전기료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 등 복지 사각지대 취약계층에 대한 전기료 감면 확대가 시급한 이유다. 또 에너지 소외 계층이 더위를 피하는 ‘무더위 쉼터’의 고장 난 냉난방기를 교체해 주거나 전기료를 무상 지원해 소외계층이 쉼터에서나마 마음 놓고 냉방기를 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독거노인의 주거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외부의 뜨거운 기온에 영향을 덜 받도록 장판, 벽지, 창호 등을 방열 기능이 있는 것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독거노인의 냉난방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렇게 근본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 빈곤 해소 대책을 지금이라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한겨울 저소득층에게 난방비를 지원하는 것처럼 취약한 독거노인에게 에너지 바우처(이용권)를 지원하는 것도 대안이다. 독일, 일본 등은 정부가 취약계층의 에어컨과 전기 온열장비를 교체해 주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빌려준다. 영국은 사회복지요금 실태조사를 통해 ‘연료 빈곤가구’의 에너지 요금을 할인해 주는 등 구체적인 지원책을 펴고 있다. 연료 빈곤 가구란 가구 수입의 10% 이상을 전기와 가스, 등유 등 연료비로 지출하는 가구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독거노인이나 보호가 필요한 노인 가구에 대한 지역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긴요하다. 폭염에 쓰러진 노인이 멀리 떨어져 계신 내 부모의 모습일 수도 있다.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적 관계망을 확대하고 지역의 취약한 독거노인과 노인 가구의 안전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폭염 속에 모두가 안전할 수 있는 길이다.
  • [기획]명동 등 서울 30% 일제 잔재… 日전함 딴 송도도 ‘치욕의 지명’

    [기획]명동 등 서울 30% 일제 잔재… 日전함 딴 송도도 ‘치욕의 지명’

    ‘서울 명동(明洞)과 금호동(湖洞), 인천 송도(松島) 등 일제의 잔재가 서려 있는 지명을 바꿔야 한다.’ 14일 우리 역사와 문화계 등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왜곡하려고 만든 지명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이는 해방 이후 범정부적 차원의 체계적 노력 없이 지방자치단체가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민원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지명을 바로잡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일제는 강점기 동안 우리의 국호 ‘대한제국’을 ‘조선’으로, 서울 ‘한성’을 ‘경성’으로, ‘순종황제’를 ‘이왕’으로 격하시켰다. 한반도의 허리인 ‘백두대간’을 ‘태백산맥’으로 바꿔 놓더니 산봉우리와 하천의 이름에서 ‘크다’는 의미가 담긴 ‘대’(大)자, ‘한’(韓)자가 들어가는 명칭은 모조리 없애거나 바꿨다. 여기에 1914년 10월 대대적인 행정구역 개편을 단행하면서 우리 민족이 자자손손 사용해 오던 지명을 일본식으로 바꿨다. ●‘의미 왜곡’ 파주 문산 한자 바로잡아 일제의 지명 변경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해당 지역의 지형이나 물, 산 등 특징이 담긴 지명을 일본식 한자로 아무렇게나 바꾼 사례가 가장 흔하다. 서울 금호동의 경우가 그렇다. 무쇠로 솥을 만드는 가마터와 대장간이 많이 있다고 하여 ‘무쇠막’또는 ’무수막’으로 불리던 옛 수철리(水鐵里)는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 때 금호동(湖洞)으로 바뀌었다. ‘새마을’로 불리던 경기 파주 금촌(村)은 일본이 경의선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쇠마을’로 잘못 알아듣고 일본식 한자로 고쳤다는 말이 전해 온다. 파주 교하의 ‘새터마을’, ‘괸돌’ 등은 그 일대에 지석묘가 많은 점을 들어 한성과 가까운 쪽은 상지석리(上支石里), 먼 쪽 마을은 하지석리(下支石里)로 불렀다. 높은 산봉우리에 주로 붙던 ‘왕’(王)자에 일본을 뜻하는 ‘일’(日)자를 더해 ‘왕’(旺)으로 바꿨듯, 특정 한자에 부정적 의미의 부수를 더해 완전히 다른 뜻의 지명으로 왜곡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파주 문산이 대표적이다. 본래 지명은 ‘문산’(文山)이었으나 1910년 전후부터 ‘문산’(汶山)으로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여기서 ‘문’(汶)자는 ‘더럽다’, ‘불결하다’라는 뜻이 있어 1990년대 심각한 홍수를 겪었던 문산 주민들이 삼수변이 없는 ‘문’(文)자로 바꾸자는 운동을 벌였다. 파주시는 2014년 6월 지명위원회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문산읍과 문산리의 한자 표기를 ‘汶山’에서 ‘文山’으로 바로잡았다. 한글학회가 1966년 발간한 한국지명총람은 서울 편에서 원남동(苑南洞)을 “창경원 남쪽에 있으므로 원남동이라 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다른 학설 및 주장도 있지만 ‘본래 순라동이었으나 1911년 순종황제가 머물던 창경궁을 동물원(창경원)으로 바꾸고서, 창경궁의 남쪽에 있는 마을이라 해서 일제가 개명했다’는 것이 정설로 알려졌다. 지금의 서울 옥인동, 인사동 등 성격이 서로 다른 2개 이상의 마을 이름을 제멋대로 합성하는 경우도 많았다.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은 “청운동은 청풍계(창하동)와 백운동에서 한 글자씩을 차용해 만들었다. 또 옥인동도 옥동과 인왕동의 합성 지명”이라면서 “일제가 4개 지명을 2개로 줄이면서 의미가 축소되고 고유 의미가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땅이름학회에 따르면 서울 동(洞) 이름의 30%, 종로구 동명의 60%가 일제 잔재라고 한다. 향토사학자들은 “토박이 지명이 일본 강점기를 거치면서 유래조차 짐작할 수 없는 엉뚱한 지명으로 변질한 경우가 많다”면서 “원남동처럼 일제가 우리 민족의 정통성을 끊고 모욕을 주기 위해 개명했거나, 땅이름 속 우리의 얼과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합성 지명화한 곳은 마땅히 본래대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제도가 뿌리를 내리면서 지역별 특색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부정적 이미지의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지명 변경도 그중 하나다. 충남 홍성군은 ‘홍주(洪州) 지명 되찾기 범군민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1000년 가까이 사용해 오던 지명을 일제가 강제 개명한 만큼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물어 2018년 시 승격을 앞두고 홍성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다. 반면 일제 잔재 지명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바꾸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명동(明洞)과 송도(松島) 등처럼 일부 지명은 이미 널리 통용되고 있고 그 자체가 상품성을 갖고 있어 고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또 일부 지역 주민들도 지명이 갖고 있는 ‘가치’ 때문에 반대하기도 한다.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인 명동은 조선 시대에 명례동(明禮洞)이나 명례방으로 불렸다. 그런데 일제가 1943년 6월 명치정(明治町·메이지초)으로 바꿨다. 서울의 한복판, 행정구역의 중심에 일본의 ‘메이지’(明治) 일왕을 기리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후 명치정에서 ‘치’(治) 한 글자만 빠진 채 사용되고 있는 이름이 지금의 명동이다. 또 인천을 대표하는 국제 신도시인 ‘송도’는 일본 전함 송도호, 일본명 마쓰시마호의 이름을 딴 지명이다. 일본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섬 이름이기도 하다. 일본에는 ‘송도’라는 이름의 섬이 1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원남동 역시 한때 지명 변경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확실하지 않고, 악의적 지명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전문가 “日 문화침탈 계속된다는 방증” 부산 동구 범일동에 ‘조방’(朝紡)이라는 지역이 있다. 1917년 일제가 부산에 세운 가장 큰 군수공장(조선방직)의 줄임말이다. 조선방직은 1968년 사라졌으나 줄임말이 새로운 도로명과 각종 상호, 심지어 지자체가 지원하고 지역 경제단체가 추진하는 거리축제에도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독립운동가 이광우 선생의 아들 상국(56)씨가 “식민지 노동 약탈의 상징이었던 조선방직의 줄임말을 사용하지 말자”고 호소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조방 앞 일원의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의도로 ‘조방 이끌리네 거리축제’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 이윤희 파주지역문화연구소 소장은 “지명은 지역의 특성, 자연의 이치, 역사적 사실 등 다양한 사연 및 유래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광복 70년이 넘었지만 아직 우리 주변엔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는 지명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제강점기 왜곡된 수많은 지명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은 일본의 문화 침탈이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며, 정부 주도의 전국적인 실태조사와 동시에 지명 회복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원장 역시 “현재 진행 중인 독도와 동해 표기 전쟁은 한국과 일본의 ‘지명 전쟁’”이라면서 “하루빨리 일제 잔재가 남아 있는 지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 환전한 지 3시간도 안 돼 판돈 반토막 났다

    [단독] 환전한 지 3시간도 안 돼 판돈 반토막 났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열풍을 타고 불법 스포츠 도박이 기승을 부리면서 경찰이 집중 단속에 나섰다. 불법 스포츠 도박은 ‘당연히’ 사용자에게 불공정한 게임이다. 도박 운영자는 가만히 있어도 돈이 들어온다. ‘홀수’와 ‘짝수’를 고르는 단순한 게임이 있다. 이기면 베팅액의 85%를 추가로 받는다. 15%는 불법 도박 운영자의 몫이다. 사이버머니를 현찰로 환전할 때 수수료 28%도 운영자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한다. 30만원으로 도박을 해 10만원을 더 땄다고 해도 40만원의 28%인 11만 2000원을 환전 수수료로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28만 8000원으로 오히려 잃은 꼴이다. 그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사람들은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진다. 최근 이런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이 20조원 규모로 커지고, 유명인들이 사기에 가담하는가 하면 더욱 조직화·기업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경찰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름, 계좌번호, 나이 알려주세요.” “스포츠토토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 본 적은 있나요?” “사이트마다 배당률과 규칙이 다르니 공지사항 잘 읽어 보시고요.” 지난 11일 오후 해외에서 걸려 온 전화를 통해 2번째 검증을 통과하자 가입이 처리됐다. ●해외서 온 전화 받으면 검증·가입 완료 앞서 페이스북에서 리우올림픽의 펜싱 에페 결승전을 보던 중 ‘메이저 놀이터’(안전한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뜻하는 은어)라고 적힌 광고가 떴다. 광고의 지시대로 카카오톡으로 사이트 담당자와 연락을 했다. 중간책 정도로 보이는 상대는 신상을 물으며 첫 번째 검증을 했다. 경찰 수사가 아닌지 확인하는 듯했다. 별다른 이상을 못 느꼈는지 사이트 주소와 추천인 코드를 알려 주었다. 온라인상으로 휴대전화 번호, 계좌 정도 등을 입력하고 추천인 코드를 넣었다. 성인 인증 같은 것은 없었다. 이후 2번째 검증을 위한 해외전화가 올 때까지 3분 정도가 걸렸다. 올림픽 경기를 두고 수많은 게임이 있어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이날 밤 9시, 첫 베팅을 했다. 25분 후에 열릴 올림픽 남자 배구 종목, 이란과 쿠바의 경기다. 세계랭킹이 높은 이란(10위)에 15만원을 걸면 3000원을 딸 수 있지만, 쿠바(17위)라면 25만 5000원의 순익이 생긴다. 안전하게 승률이 높은 이란에 걸어서 3000원을 받았다. 12일 오전 11시 30분. 40분 뒤인 낮 12시 10분에 시작하는 벨라루스 대 터키의 여자 농구 경기에는 3만원을 나누어 베팅했다. 먼저 7득점을 할 팀, 이길 팀, 총점의 홀짝 여부 등에 1만원씩 넣었다. 모두 잃었다. 운이 없었던 걸까. 겨우 두 번째 게임이었는데도 잃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앞으로 벌 돈과 승리할 때 받을 돈이 얼마인지 확인하게 됐다. ‘일확천금’을 좇다가 도박 중독에 빠진다는 경찰의 설명이 이해가 된 순간이다. ●환전 수수료 28%… 운영자 주머니만 채워 농구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둘러본 불법 도박 사이트는 홀짝 맞히기, 사다리 타기, 개 경주, 파워볼 등 다양했다. 이 중 1분마다 진행된다는 홀짝 맞히기를 해봤다. 1만원을 걸고 첫판을 맞혔더니 원금 1만원과 이익금 8500원을 주었다. 1만 8500원을 들고 곧 2만원을 잃었다. 승패가 빠르게 결정되면서 판돈도 순식간에 줄었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사이버머니로 환전한 20만원은 3시간도 안 돼 반 토막이 났다. 10만원이라도 건지자 싶었지만 사이버머니를 돈으로 환전하는 수수료가 28%였다. 결국 7만 2000원만 손에 쥘 수 있었다. 경찰의 도움으로 체험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승리의 짜릿함이 찰나처럼 지나더니 매 순간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게 했다. 끝도 없는 본전 생각에 다른 사이트를 기웃거리게도 만들었다. 중독이란 단 하루 만에도 가능한 일일 수 있었다. 이런 불안은 온전히 사용자의 몫이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는 그저 즐길 뿐이다. 기자처럼 20만원을 들고 시작한 사람이 500명만 돼도 판돈은 1억원,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환전 수수료만으로도 불법 사이트 운영자는 2800만원을 번다. 실제 지난달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박모(35)씨 등은 2900억원의 부당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들이 운용한 판돈은 1조 3000억여원에 달했다. 박씨는 경찰을 피해 도망다니면서도 9000만원이 넘는 스위스 명품시계를 차고, 차 트렁크에는 도피자금 1억원을 넣어 다녔다. 불법 사이트가 잘 되면서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명문 축구팀 스완지시티와 스폰서 계약을 맺기도 했다. ●불법도박 사이트 1460곳·年 20조원 규모 추정 12일 만난 경찰은 온라인에서 ‘베트맨’과 ‘인터넷복권’ 사이트를 제외하면 모든 도박 사이트는 불법이라고 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제3차 불법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불법 영업 중인 스포츠도박 사이트는 대형의 경우 40~60개, 중형은 160~200개, 소형은 800~1200개로 추정된다. 최대 1460개가 온라인상에서 영업하고 있다는 의미다. 액수로는 연간 20조 2774억원 규모다. 2013년 실태조사에서 7조 6000억원 규모였으니 3년 만에 166.8%가 증가한 셈이다. 합법 사이트는 축구, 야구 경기에 한해 승·무·패로 돈을 걸 수 있으며 한 번에 최대 10만원까지만 베팅할 수 있다. 반면 사설 스포츠 토토는 첫 득점, 첫 안타 등 수많은 게임을 만들어 내며 베팅액 상한선도 통상 100만~300만원, 높게는 1000만원까지 둔다. 변민섭 서울지방경찰청(서울청) 사이버수사대장은 “PC와 모바일은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불법 도박장은 줄고 온라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또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스포츠 토토는 다른 도박에 비해 분석자료도 있고 공정하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몇 분 만에 원금 5배 벌어… 짜릿함 못 끊어” 10여년 동안 온라인에서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다는 한 30대 남성은 “배당률, 상대전적, 홈원정 승률, 선수 컨디션 등을 꼼꼼히 보고 마감 1분 전에 베팅한다”며 “한 경기에 10만원, 많게는 100만원 정도를 건다”고 말했다. 그가 도박에 빠진 건 대학생 때 재미로 건 10만원이 몇 분 만에 50만원까지 불어났던 경험 때문이었다. 그는 “이후에 그렇게 잘 맞은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 짜릿함 때문에 끊기가 어렵다”며 “스포츠 도박 때문에 대출을 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청소년의 불법 스포츠 도박이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많이 보는 사이트에서 BJ(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들이 온라인 스포츠 도박을 홍보한다. 또 모집책들은 청소년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 ‘재미있는 용돈벌이’라는 문구로 신규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통상 모집책들은 신규 가입자가 투입한 판돈의 20~30%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기업화하면서 경찰의 단속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 투자부터 병원이나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다. 김태형 서울청 사이버수사대 경감은 “돈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서비스 센터는 기본이고, 회원이 도박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 변호사 대행비를 내주고 벌금까지 대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구속해도 피라미드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간관리자가 회원들을 데리고 다른 사이트로 싹 옮겨간다”며 “무엇보다 검거 후 부당이익을 철저히 환수해 더이상 이런 범죄로 돈을 벌 수 없다는 생각을 심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라미드식 운영… 부당이익 철저 환수해야” 불법 도박 사이트의 조직화, 기업화에 따라 경찰은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들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을 즐기기만 했더라도 금액을 불문하고 형사 입건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용자는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운영하는 합법적인 스포츠 도박이 불법 도박의 창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도박 중독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실상 도박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은 국가”라며 “국가 차원의 사후관리가 없다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연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심각한 도박 중독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처벌규정과 치료방법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중·고등학생들도 불법 도박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다문화가족 ‘색안경 벗기’ 나선 영등포

    ‘다문화가족에 대한 색안경을 벗어야 합니다.’ 영등포구는 다문화가족 실태 조사와 지원 부서, 각종 지원 대책을 담은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7월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꾸린 다문화지원과의 첫 번째 작품이다. 구는 지원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11월까지 다문화가족의 정확한 욕구와 현실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구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복지관 등과 함께 전담팀(TF)을 구성,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설문 표본은 다문화가족 중 500가구 이상(전체 대상의 6.7%)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설문 항목은 지역사회활동에 대한 관심이나 참여 욕구, 지역 주민과의 관계,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감 및 소속감 등이다. 또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이 가장 많은 대림동 지역에는 전용의 공간(가칭 다드림 문화복합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간은 다문화 가정의 전 세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소통과 화합의 공간으로 꾸민다. 공간 마련을 위해 서울시 예산 8억원과 구 예산 2억 7500만원을 확보했으며 적합한 건물을 물색 중이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변화된 환경에 걸맞은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통해 내·외국인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영등포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워킹맘’ 송희경 의원, 저출산 4종 패키지法 발의 “남성 육아휴직 3개월 의무화”

    ‘워킹맘’ 송희경 의원, 저출산 4종 패키지法 발의 “남성 육아휴직 3개월 의무화”

     새누리당 송희경(비례대표) 의원은 육아휴직을 현실화하고 직장 어린이집을 활성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패키지’ 법안 4건을 발의한다고 7일 밝혔다.  송 의원이 8일 발의하는 법안은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고 육아휴직제도의 활용도를 높이도록 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 개정안과 고용보험법 개정안, 직장 어린이집 활성화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아이돌봄서비스소개업 및 서비스제공자의 관리 내실화를 위한 아이돌봄지원법 개정안 등 총 4건이다.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부부 합산 24개월 활용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법 개정안과 고용보험법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남성과 여성 각각 1년으로 명시돼 있는 육아휴직 기간을 부부 합계 24개월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제도상 부부가 모두 1년씩 총 2년을 사용하는 경우가 0.08%로 매우 드물기 때문에 부부의 육아휴직을 활용하는 데 탄력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24개월 가운데 남성이 3개월을 의무로 사용하게 해 남성근로자의 육아 참여도 강조했다.  ●직장 어린이집 놀이터 설치기준 완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직장 어린이집의 설치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는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의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하고, 원아 수가 50명 이상인 어린이집은 옥외 놀이터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올해부터 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에게 1년 최대 2억원의 강제이행금도 집행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 사업장 1143곳 가운데 미이행 사업장이 48%나 됐다. 보건복지부의 ‘2015년 직장 어린이집 실태조사’에 따르면 직장 어린이집 미이행 사업장의 25%는 “설치 장소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미설치 사유로 꼽았고, 특히 놀이터 설치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호소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놀이터 설치에 부담을 느껴 공간에 여유가 있는데도 원아를 50명 이하로 제한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같은 문제를 감안해 송 의원은 지방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육상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직장 어린이집에 한해 놀이터 설치기준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개정안을 냈다.  ●아이돌봄서비스소개업 등록제 신설  이밖에 아이돌봄지원법 개정안은 아이돌봄서비스소개업에 대한 등록제를 신설하고 서비스제공자의 자격과 교육 기준을 정해 권고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맡기는 민간 아이돌봄서비스(베이비시터)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가 부족해 업체 및 베이비시터 개인에 따라 보육의 질이 편차가 크고 아동학대와 근무태만, 소개비 분쟁과 같은 문제점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는 지적에서다.  송 의원은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일하면서 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면서 “육아현장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행복한 가정은 여성 혼자서는 꾸려나갈 수 없다는 시각을 갖고 이같은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해수욕장이 사라지고 있다

    해수욕장이 사라지고 있다

    해수부 총 6곳 연안 관리… 모래 소실로 인명·재산 위험… 강원 31곳이나 C·D등급 해수욕장이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30년 뒤면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고 물장구치던 해수욕장을 옛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할 지도 모른다. 수천년간 유지돼 왔던 해변이 불과 수십년에 걸친 인간의 개발로 빠르게 훼손되고 있는 탓이다. 해양수산부는 5일 강원 삼척 원평 해변(위), 경북 울진 금음 해변(가운데), 충남 태안 꽃지 해변(아래) 등 해수욕장 3곳을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지난해에도 삼척 맹방 해변, 울진 봉평 해변, 신안 대광 해변 등 여름 피서지로 유명한 해수욕장 3곳을 관리구역으로 지정했다. 이곳들은 모래사장이 침식으로 인해 사라지고 수심이 깊어져 해수욕을 즐기기 위험한 해변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파도의 완충 역할을 해주던 모래가 소실되면서 제지받지 않는 파도는 해안도로를 그대로 덮쳐 붕괴시키거나 인근 주택을 덮쳐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내고 있다. 너울성 파도의 급습에도 속수무책이다. 노진관 해수부 연안계획과장은 “기후 변화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하고 보, 저수지, 방파제와 같은 인공구조물 설치가 증가하면서 연안공간 침식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가 지난해 실시한 연안침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해변 250곳 중 침식이 심각하거나 우려되는 C, D등급을 받은 곳은 60%인 149곳에 달했다. C, D등급은 1년 만에 40곳(16%)이 더 늘었다. 이번에 중점관리구역으로 지정된 원평 해변은 최근 3년 연속으로 당장 사고가 생길 수 있는 D등급을 받았고, 금음 해변도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다. 방파제와 레일바이크 등이 들어선 원평 해변은 매년 1000㎡의 백사장이 사라지고 있다. 금음 해변도 1971년 10만 7255㎥에 달했던 백사장이 40년 만인 2011년 7만 7357㎡로 28%가 줄어들었다. 아름다운 모래언덕으로 유명했던 꽃지 해수욕장은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관광객 유인을 위해 모래언덕을 깎고 도로를 놓으면서 1989년 기준으로 백사장 면적의 8638㎡(2012년)이 바닷물에 잠식됐다. 백사장 폭도 2.7m나 줄었다. 해수부는 원평 해안선은 30년뒤 육지 쪽으로 최대 100m, 금음 해변은 최대 220m, 꽃지 해변은 최대 400m가 후퇴될 것으로 예측했다. 3곳 외에 해돋이로 유명한 강릉 정동진도 레일바이크가 해변과 가까운 곳에 설치되는 등 침식관리구역 후보에 오른 상태다. 수심이 깊고 파고가 높은 동해안의 침식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연안침식 등급 평가에서 강원 지역 해변은 31곳, 경북 33곳, 울산 4곳이 C·D등급을 받았다. 갯벌 등 수심이 얕은 서해안도 매립이 진행되면서 전남 30곳, 인천·경기 11곳, 충남 10곳, 전북 4곳이 C등급을 받았다. 핵심관리구역은 유사시 출입도 제한된다. 이를 어기면 연안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잠깐 하던 인턴·알바가 직업처럼 돼… 종합 실태조사 필요”

    “잠깐 하던 인턴·알바가 직업처럼 돼… 종합 실태조사 필요”

    청년 노동권 보호 장치 만들어야 독일처럼 인권교육 일상화 필요 “아르바이트와 인턴이 하나의 직업처럼 됐다. 종합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시장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시장실’을 통해 알게 된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인턴 노동 실태는 심각했다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박 시장은 “예전에는 아르바이트나 인턴이 잠깐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버는 일시적 노동 형태였는데 이제는 아니더라. 충분한 연구조사로 청년들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앙정부의 책임이 크지만 서울시 차원에서 도울 것이 있는지 살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시장실은 박 시장이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토대로 서울 곳곳을 직접 찾아 주요 현안을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박 시장은 노동인권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노동권은 대한민국 헌법 제32조 1항, 세계인권선언 제23조 1항이 보장하는 당연한 권리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적극적인 교육으로 아르바이트 청년들의 권익 침해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독일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모의 노사교섭’이 일상화된 수업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연구 사례를 보면 노동인권교육을 경험한 집단은 최저임금보다 적은 시급을 받거나 휴식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가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레 나왔다. 박 시장은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하는 청년들이 취업이나 스타트업(신생 벤처)으로 넘어가면 좋은데,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 자체가 시간이나 비용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청년수당으로 지원해 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청년수당은 월 50만원으로 지원 대상자 3000명에게 최대 6개월간 지원된다. 특히 박 시장은 위험한 노동에 내몰린 청년들을 우려했다. 그는 “최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군이나 2011년 대형마트 냉동고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숨진 서울시립대 학생처럼 충분한 훈련과 교육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안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서울시가 만드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앞으로 서울시는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을 위해 청년수당뿐 아니라 일자리박람회와 푸드트럭 확대, 전통시장 내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경단녀´ LH로 오세요… 강남·수원 등 8개 권역별로 70명 채용

    ´경단녀´ LH로 오세요… 강남·수원 등 8개 권역별로 70명 채용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력단절여성 70명을 채용한다고 2일 밝혔다. LH가 채용하는 경단녀는 기간제 근로자로 부정입주 우려가 있는 수도권 지역의 임대주택 거주자 실태조사 업무를 맡는다. 임신·출산·육아 등의 사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만 59세 미만의 여성으로 강남·수원·성남·화성·안양·용인·파주·인천 등 8개 권역별로 모집한다. 학력제한은 없고 LH 유관업무 경험자와 통계조사 유경험자를 우대한다. 근무기간은 다음달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3개월이다. 9일부터 11일까지 접수한다. LH 홈페이지(www.LH.or.kr) 채용게시판을 참고하면 된다.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 [칼럼] “중소기업 신규 일자리 창출, 전문대학 앞장서야”/김영일 두원공대 교수

    [칼럼] “중소기업 신규 일자리 창출, 전문대학 앞장서야”/김영일 두원공대 교수

    우리나라 중소기업 330만개 중 2015년 1월 22일부로 3만개 벤처기업 시대(Venture Business Age)가 개막됐다고 한다.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서도 벤처기업 수가 3만개로 증가했으며, 이중 1000억 이상의 벤처 출신 스타 기업은 460개, 매출 1조원 벤처기업은 6개로 집계됐다. 매출액, 영업이익, 고용 등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성장함으로써 벤처기업이 국가경쟁력 성과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벤처기업은 첨단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개발해 사업에 도전하는 창조적인 중소기업으로, 연구 개발형 기업, 기술 집약형 기업, 모험기업, 위험기업 등으로 부른다. 벤처기업협회에서는 ‘개인 또는 소수의 창업인이 위험성은 크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기대수익이 예상되는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독자적인 기반 위에서 사업화하려는 신생 중소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벤처기업의 주요 특징을 요약해 보면, 소수의 기술 창업인이 기술혁신의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기 위해 설립한 신생기업이다. 높은 위험부담이 있으나 성공할 경우 높은 기대이익이 예상된다. 모험적 사업에 도전하는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가에 의해 주도된다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2015년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2015.12.28)의 주요 내용을 분석해보면, 벤처기업 매출액 합계는 214.6조원(기업 당 71.9억원)으로 추정되고, 기업당 영업이익은 4.2억원, 순이익은 3.0억원으로 2014년(‘13년 3.6억원, 2.8억원) 대비 각각 14.9%, 6.0% 증가했다. 벤처기업은 총 매출액의 2.9%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중소기업(0.8%)의 3.6배, 대기업(1.4%)의 2.1배에 해당한다. 벤처기업의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연구전담 부서 설치 비율도 70.6%(각각 56.7%, 13.9%)로서 일반 중소제조기업(10.8%)의 6.5배 규모다. 기업당 국내 산업재산권 보유건 수는 7건(국외 0.4건 별도)이고, 그 중 특허가 4.2건(60%)으로 나타났다. 또 벤처기업 근로자 수 합계는 71만 7000명으로 추정되며, 기업당 근로자 수는 전년 22.6명 대비 6.2% 증가한 24명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은 기업 당 0.7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전체 벤처기업의 50.1%가 2016년 평균 3.2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으로 있어 전체 5만 여명의 신규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자금, 기술사업화, 국내 판로 개척뿐만 아니라 필요 인력 확보, 유지관리 순으로 경영상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벤처기업의 5대 핵심 현안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 137개 전문대학 3만 여명의 전문가그룹의 교수 요원을 활용한 중소기업 5대 애로사항(자금, 기술사업화, 국내 판로 개척, 필요 인력 확보, 유지관리)을 토탈 해결하는 기업과 교수가 1:1로 매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영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기반 구축을 지원하고, 선진국형 선순환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으로 벤처/창업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문대학이 해결사 역할을 담당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는 중소기업의 5대 애로사항 중 특히, 부족한 연간 인력 5만 여명의 우수한 인재양성을 위해 2017년부터 교육부가 야심차게 집중 육성하려고 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맞춤형학과(주문식교육과정, 계약학과 등)를 개발하여 3만개의 벤처기업들과 공동으로 개설 운영함으로써 중소기업 국제경쟁력 확보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인력난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 [In&Out] 게임문화 진흥, 실태 파악이 먼저다/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In&Out] 게임문화 진흥, 실태 파악이 먼저다/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게임문화의 두 장면. 최근 출시된 포켓몬고를 하기 위해 속초로 달려간다. 닌텐도가 자신의 캐릭터를 소재로 만든 이 증강현실 게임은 이용자들을 어두운 골방에서 끌어내 건강에도 좋은 걷기를 하면서 게임을 즐기게 해 준다. 넥슨의 MMORPG 게임(온라인으로 연결된 여러 플레이어가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인 클로저스의 게임 공간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력 발언에 대항해 여성 게이머들이 남성 게이머들에게 똑같은 언행으로 대응하며 다른 온라인 공간은 물론 오프라인으로까지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상황을 단순하게 기술했는지 모르지만, 이 두 장면은 현재 우리나라 게임을 둘러싼 문화와 담론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이른바 ‘소통과 공감의 게임문화’ 진흥 계획을 발표했다. 게임문화 공감대 형성, 게임의 활용 가치 발굴, 제도 지식 생태계 기반 확충, 과몰입 대응 체계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 게임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도를 폐지하고 친권자가 요청하면 게임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부모선택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산업 진흥과 과몰입(중독) 대응 사이에서 고민해 왔다. 이번 진흥 계획은 과몰입 대응은 별도로 추진하되 산업 진흥에 더 많은 비중을 둔 듯하다.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게임문화 개선이 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게임문화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과몰입 대응이든 산업 진흥이든 그 기반이 될 인식을 개선하려면 게임문화, 특히 게임 행태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 분석이 필수적이다. 실태조사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조사는 방법론적으로 인식에 기반한 태도 조사지 관찰에 의거한 행태 조사가 아니다. KBS의 국민생활시간조사나 KISDI의 미디어패널조사는 게임 행태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한다. 두 조사 모두 매 15분 단위의 시간대별로 게임을 하는 비율을 인구통계학적 집단별로 제공한다. 다른 한편으로 게임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기기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방송계에서 현재 논의 중인 통합시청률 조사처럼 플랫폼과 기기 차원을 망라해 특정 게임 타이틀이 어떻게 플레이되고 있는지 마치 TV 프로그램 시청률처럼 통합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게임문화를 둘러싼 담론은 산업, 학문, 병리 등으로 나뉘어 제시돼 왔고 각기 다른 이론과 방법론으로 게임을 분석하고 게임문화를 이야기한다. 산업은 프로그래머와 같은 인적·물적 기반 강화, 규제 완화를 강조하며 병리 현상에 대한 우려는 장애물로 생각한다. 인문학에 기반을 둔 학술계는 게임의 내러티브, 게임플레이의 시간구조 등 다소 ‘선험적’ 측면을 보려 한다. 학부모나 보수적 엘리트는 여전히 게임을 하나의 문화 형식이자 여가 양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게임문화의 각기 다른 모습에 주목하는 각계의 전문가들이 ‘게임문화’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가질 수 있을까. 정부가 말하는 소통과 공감의 게임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영역별로 파편화된 담론을 연결해 줄 토대가 필요하다. 그런 토대는 다름 아닌 과학적인 실태조사 자료, 나아가 미디어 이용 행태 자료다. 이런 자료에 의거할 때만 여전히 모호하기만 한 게임문화에 대한 정의도 가능하고, 나아가 새로운 게임 개발이나 과몰입 대응도 가능할 것이다.
  • 42%… 백두대간이 앓고 있다

    42%… 백두대간이 앓고 있다

    보호지역 지정 후 되레 훼손… 축구장 107개 면적엔 풀 없어 “예약탐방제 등 대책 절실” 한반도 등뼈이자 생태축인 백두대간이 2005년 보호지역 지정 후 오히려 훼손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탐방·방문객이 증가했지만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결과다. 백두대간 보호를 위한 전담조직 신설 및 예약탐방제 도입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31일 녹색연합이 발표한 ‘백두대간 마루금 등산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등산로 중 풀 한 포기도 없는 땅이 76만 9566㎡로 나타났다. 국제기준 축구경기장을 107개 이상 건설할 수 있는 면적이다. 백두대간보호지역 지정 전인 2001년 조사(63만 3975㎡)와 비교해 21.4%(13만 5591㎡) 늘어났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9월부터 지리산 천왕봉~강원도 진부령 간(실측거리 732.9㎞)을 49개 구간, 3629개 지점으로 나눠 전수 및 추가 조사 등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백두대간 등산로의 평균 폭이 2001년 112㎝에서 128㎝로 14.2%, 지표식물이 자라지 않는 평균 나지노출폭은 86㎝에서 105㎝로 21.8% 각각 증가했다. 전체 조사지점의 42.2%인 1539개 곳에서 나무뿌리가 노출됐고 암석이 노출된 지점도 906곳이나 됐다. 또 등산로폭이 확대된 지점은 649곳, 등산로가 이중으로 난 ‘노선분기’ 지점이 466곳으로 파악됐다. 다만 일부 등산로 정비가 이뤄지면서 침식 깊이는 2001년 평균 11.8㎝에서 10.8㎝로 개선됐다. 조사 지점 중 등산로폭이 1m 이하, 침식 깊이가 5㎝ 이하로 지표식물이 살아 있는 건전한 구간은 19.2%인 699개에 불과했다. 2001년 조사와 비교해 노폭·나지노출폭·침식 깊이 등이 50% 이상 증가한 곳은 경북 문경에서 충북 충주를 잇는 조령~하늘재 구간과 충북 영동~경북 김천을 연결하는 궤방령~작점고개 등 46곳으로 확인됐다. 노폭과 나지노출폭이 가장 넓은 지리산 노고단~정령치 구간은 돌계단과 데크 등 등산로 시설 정비로 침식 깊이는 줄었지만 흙을 밟을 수 있는 곳이 크게 줄었다. 덕유산 육십령~삿갓재는 침식 깊이가 평균 24.7㎝에 달했고, 삿갓재~빼재구간은 나무뿌리 노출 79개소·암석노출 64개로 훼손도가 심각했다. 배제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탐방객 증가와 무분별한 탐방문화가 생태계 훼손을 가속화시킨다. 유실된 흙 1㎝를 스스로 회복하려면 최소 100년 이상이 소요된다”면서 “단계적으로 국가보호지역 등산로에 대해 ‘예약제’를 도입하는 것이 보호와 이용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승로의원 “교육환경개선 시민 검증 9월 재심사”

    서울시의회 이승로의원 “교육환경개선 시민 검증 9월 재심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부위원장 이승로 의원(더불어민주당·성북4)은 7월 14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진행된 2017년 교육환경개선 대상사업 ‘시민참여 현장검증단’ 운영 평가 발표회에 참석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하는 교육환경개선사업은 각 급 학교의 노후시설 및 위험시설에 대해 현장 실태조사를 거쳐 2017년 교육환경개선 요구사업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공개하여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이 의원은 시의원 16명, 교육 분야 전문가 16명, 지원단(기술직 공무원) 16명, 서울시공무원 3명, 시민사회단체 29명 총 80명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시민참여 현장검증단’에 단장으로 선임되었으며 검증단의 원활한 운영을 지원했다. 한편 ‘시민참여 현장검증단’의 검증 대상 학교는 총 320교로 화장실개선, 냉난방개선, 창호개선, 외벽개선, 외부환경개선 등 5개의 단위사업을 중점으로 분과별로 16개의 팀으로 나누어 실질적인 학교 현장 방문검증이 진행됐다. 이 의원은 “시민참여 현장검증단의 운영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교육환경개선사업에 대해 지역대표, 전문가, 시민이 참여하는 현장검증을 통해 교육환경개선사업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고 합리적 예산확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9월 중 2017년 교육환경개선사업 예산편성을 위해 다시 한 번 심사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통안전 행복운전] 고속도로 사고 5건 중 1건 ‘졸음운전’… 사업용車 근로환경 개선도 병행 돼야

    [교통안전 행복운전] 고속도로 사고 5건 중 1건 ‘졸음운전’… 사업용車 근로환경 개선도 병행 돼야

    지난 17일 오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전세버스와 승용차 간 5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4명이 사망하고, 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대형사고였다. 원인은 버스 기사의 졸음 운전이었다. 졸음 운전은 가장 빈번한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원인이다. 전체 고속도로 사고의 21.4%를 차지한다. 고속도로를 시속 100㎞로 주행 중인 차량의 경우, 운전자가 3초만 앞을 바라보지 않아도 그 차는 80m를 눈을 감은 채 달리는 것과 같다. 졸음 운전의 치사율은 30∼50% 수준이다.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평균이 13%인 것에 비하면 최대 4배 수준으로, 과속 사고보다도 사망 확률이 높다. 모든 승합차량은 최고 속도 제한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고 110㎞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부산에서만 최고 속도 제한장치를 무단 해제한 전세버스와 대형화물차 5500여대가 적발됐다. 최고 속도 제한장치의 효과적인 관리와 함께 설치 차종 확대, 차종별 최고 속도 제한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세버스 운전자의 31%, 고속·시외버스 운전자의 39%가 졸음 운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대다수 국가에서는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의 1일 근로시간 및 1회 연속운전시간과 휴식시간을 법률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운수업은 근로기준법상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노사 간 합의만 있으면 어떠한 제한도 없이 연장근로가 가능하고 휴게시간도 변경할 수 있다. 타 업종에 비해 사업용 운전자의 근로환경이 매우 열악한 이유다. 근로시간 상한제와 연속운전 시간 제한 및 최소 휴게시간을 보장할 수 있는 관련법 개정이 시급하다. 전방추돌경고장치(FCW), 차선이탈경고시스템(LDWS), 비상자동제동장치(AEB) 등은 교통사고 사망자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첨단화된 기술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미 의무화된 장치들이지만 우리나라는 장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 의무장착 대상 확대 등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를 비롯한 교통안전 기관·단체들은 202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시는 영동고속도로 사고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전방위적인 노력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 맞고도 참는 상명하복 검찰 문화, 이번엔 바뀌나

    맞고도 참는 상명하복 검찰 문화, 이번엔 바뀌나

    상급자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린 젊은 검사의 죽음을 계기로 검찰의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 검사장)는 27일 김홍영(33·사법연수원 41기) 검사의 자살 사건과 관련, 그의 상급자였던 김대현(48) 부장검사에 대해 해임 청구를 결정하면서 유사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병하 감찰본부장은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검찰 내외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관리자들의 올바른 역할 정립 방안을 마련하고 상하 간 효율적인 소통의 길을 모색하겠다”면서 “김 검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바람직한 조직 문화를 만들고 사후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직적 조직문화는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불거질 때마다 거론됐던 단골 메뉴다. 과거에 비해 수평적인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민감한 사건들을 다루고 매사 결재가 필요한 업무 특성상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처음 이번 사건의 폭언·폭행 의혹이 불거졌을 때에도 일각에선 “김 검사가 마음이 약해 그렇다. 우리 때에는 수시로 맞고 욕먹어 가며 배웠다. 그 정도로 자살까지 한다는 것은 특이한 케이스”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 이런 분위기를 말해준다. 김 검사의 죽음을 계기로 법조계 안팎에선 자성과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검찰청의 A부장검사는 “누구도 폭언, 폭행을 정당하다 여기진 않았지만, 반면 누구도 나서서 말하진 못했다”면서 “대들거나 못 견뎌 하면 ‘형편없다’고 낙인찍혀 버리기 때문에 숨기는 분위기였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청의 B부장검사도 “우리 청에서도 그런 일이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선 검사들에게 설문지를 돌리기도 했다”면서 “익명을 전제로 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인 법무법인 더쌤의 김광삼 대표 변호사는 “검사에 대한 독립성 보장이 시급하다. 검사들이 직속상관과 맞지 않아 다른 부로 옮기고 싶을 경우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찰도 현재 비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제는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부당한 지시와 처우에 대해서도 감찰의 범위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김 검사의 사법연수원 41기 동기회는 유족의 형사고소가 있을 경우 해당 사건을 대리할 예정이다. 동기회장인 양재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이 개정돼 문자 메시지에 대해서도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김 검사가 맞았다는 내용의 메시지 등이 물리적 폭력의 증거로 존재하는 만큼 고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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