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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락하는 日 ‘3월 위기설’

    추락하는 日 ‘3월 위기설’

    일본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정치·외교·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일본은 1968년 이후 42년 만에 세계 2위 경제대국에서 내려앉았다. 일본 내각부는 14일 일본의 지난해 달러 환산 국내총생산(GDP)이 5조 4742억 달러로 중국(5조 8786억 달러)에 비해 4044억 달러 적었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지난해 10∼12월 GDP 실질성장률도 전기 대비 0.3% 포인트 감소했으며, 연율로 1.1%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5분기 만이다. ●中·日 GDP 역전… 3위로 밀려나 외교도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경제협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와의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분쟁을 유리하게 이끌려던 일본의 전략이 러시아의 완강한 태도로 무위에 그쳤다. 일본은 지난해 9월 발생한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후속처리와 관련해 순시선의 수리비 등 1430만엔을 배상하라고 중국에 요구했지만 면박만 당했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도 선결 문제인 주일 미군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지율 10%대 간총리 사임 압박 내정은 더욱 오리무중이다. 3월까지 2011년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제1, 제2 야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반대하는 데다 참의원이 여소야대여서 정상적인 통과는 이미 물 건너간 상태다. 참의원에서 예산 관련 법안이 부결되더라도 중의원에서 뒤집을 수 있는 의석 3분의2 확보를 위해 간 총리는 사민당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중의원 전체 479석의 3분의2는 319석이다. 민주당(307석), 국민신당(4석), 민주당계 무소속(2석) 등 연립여권 313석에다 사민당의 6석을 보태야 가능하다. 하지만 사민당은 후텐마의 오키나와 현내 이전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공동 보조가 쉽지 않다. 내각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 간 총리가 정국 운영 능력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이 지난 주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간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19.9%를 기록해 지난해 6월 출범 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민주당 1기 내각을 이끌었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비롯해 자민당 아소, 후쿠다, 아베 등 최근 5년간 집권했던 역대 총리들도 ‘지지율 20% 선’이 무너진 뒤 모두 조기에 사임했다. 이에 따라 간 총리 조기 사임과 4월 지방선거를 앞둔 각 당의 합종연횡 등 정계 개편이 맞물리면서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3월 위기설’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경제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를 기록중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상식’에 거침없는 메스를 들이댔다.  장 교수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금융업이 아니라 제조업이며,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편다면 성장여력도 충분하다.”면서 “한·미 FTA가 오히려 성장동력을 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파헤친 ‘상식의 오류’를 주제별로 질문·답변 형식으로 구성했다.    ●고도성장은 옛날 얘기일 뿐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에서 보듯 현재 한국 경제는 지표와 체감이 괴리되는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과거 같은 높은 경제 성장률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주장도 많다. 일각에서는 ‘통큰치킨’ 논란에서 보듯 과거 과감한 설비 투자로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던 재벌기업이 이제는 중소 자영업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도 한국경제가 성장여력을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제 살 깎아먹기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끊임없이 ‘성장동력이 없어진다, 먹을 게 안보인다’ 하는 비관론을 펴면서 ‘제조업 시대는 끝났으니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가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근거가 아주 없진 않겠지만, 단순하게 말한다면 성장동력을 찾기 귀찮으니까 자꾸 그런 얘길 하는 것이다. 국가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게 맞다. 만약 경제 수준이 높아져서 자연스럽게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라면 그 추세가 완만해야 하는데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까지 6% 정도였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이건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라면서 추진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개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증거다.  ‘중국이 쫓아온다’는 샌드위치론도 말도 안되는 궤변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와 제일 못하는 나라를 빼고는 세상 모든 나라가 언제나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이 어려운 경쟁 상대라는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가령 태국은 1990년대까지 노동집약을 무기로 한국을 추적했지만 크게 걱정할 게 없다. 임금이 낮은 대신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상대적인 임금 수준도 낮고 기술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다고 게임 끝났다고 볼 게 아니다. 왜 쫒아오는 국가만 걱정하고 도망가는 국가는 무서워하지 않는지 반문하고 싶다.  중국 추적 때문에 이제는 금융업과 서비스업으로 가자는 얘기가 많지만 그 분야는 이미 선진국들이 단단히 똬리 틀고 앉아 있다. 금융업이 겉보기엔 좋아보여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금융혁신이란 사실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로비를 통해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생겨난 허상에 불과하다. 그런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더구나 정부가 정말 심각하게 금융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겠다면 과거 고도성장기처럼 수십년짜리 목표를 세우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금융허브라는게 지금처럼 적당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부나 재계가 ‘금융업 해서 쉽게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하나’ 하는 생각하니까 자꾸 제조업 끝났다는 담론을 확산시킨다. 결국 설비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게 힘들고 귀찮으니까 성장동력 없어진다는 얘기가 자꾸 나온다. 언제는 경제여건이 쉬워서 경제발전했나? 언제는 선진국들이 낮잠 자는 틈에 경제성장했나? 충분히 할 수 있다. 불과 수십년 전에 우리는 전쟁으로 모든 게 잿더미가 된 속에서도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60년대 포항제철 건설할 때를 생각해보자. 전세계가 다 미쳤다고 비웃었지만 결국 해냈다.        ●경제성장을 위해 한미 FTA를 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등 적극적인 FTA 정책을 추진하면서 FTA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끼리 FTA를 체결하는 것까지 비판할 생각은 없다. 서로 시장도 커지고 경쟁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규모와 수준에서 차이가 큰 나라와 FTA를 하게 되면 문제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민소득도 그렇고 많은 분야에서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한국이 미국이나 EU와 FTA를 한다면 자동차나 전자 등 일부 분야는 이득을 좀 볼지 모르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에선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부품소재를 비롯해 한국이 GDP 4만불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꺾어 버릴 것으로 본다. 한국이 언제는 FTA 덕분에 고도성장했나. 남들이 미쳤다고 비웃어도 기를 쓰고 기술개발해서 성장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미FTA가 갖는 장밋빛 미래를 홍보하는 글을 읽어봐도 한미FTA가 경제성장에 미미한 도움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국책연구기관에서 한미FTA 타결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2% 증가라고 했다가 그것밖에 안되느냐는 비판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6%로 전망치를 바꾼 전례가 있다. 경제학 예측에서는 변수를 어떻게 가정하고 어떤 모델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조차도 한미FTA 명분으로 삼기엔 한참 부족하다.        ●기업자금조달 위해 주식시장 활성화해야 한다?    ▶돈줄이 막혔다고 하소연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기업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과거 개발 독재 당시처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간접금융방식도 없어진 지금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외환위기 이전 방식은 은행중심 경제 시스템인 반면 지금은 주식시장 중심 시스템이다 (@@@) ‘기왕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되돌리느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좋은 게 있으면 되살려야 한다. 주식시장을 활성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환위기 이전 은행중심 경제시스템을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은행은 기업대출을 기피하고 주식시장은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을 떠올려보자. 우리나라 은행은 기업대출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는 총대출금 중 80% 정도가 기업대출이었는데 외환위기 이후 몇 년만에 가계대출이 85% 정도가 돼 버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게 뭘까. 지금 은행들은 엄청나게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 소비자한테 주택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뒤 문제가 발생하면 차압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쉽게 돈벌게 해줘선 안된다.  주식시장도 개편해야 한다. 1972년부터 1991년 사이에 한국의 투자자본 조달에서 주식발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13.4%로 영국(7.0%)이나 미국(-4.9%)보다도 훨씬 높았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은 기업에서 돈을 빼가는 장치가 돼 버렸다. 거기다 인수합병(M&A)을 자유화하면서 세계에서 M&A가 가장 쉬운 나라가 돼 버렸다. 이제는 대기업조차 과거처럼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외국자본이 단기간에 몰려왔다 나가는 과정에서 거시경제까지 불안해진다. 이제는 M&A를 좀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의 포이즌필이나 스웨덴·벨기에처럼 차등의결권을 도입할 수도 있다. 독일식으로 노조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을 골고루 참고하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더 논의해야 겠지만 기존 선진국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정책은 관치경제다?    ▶과거처럼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방식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사회적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정부는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유치산업을 ‘선별’하고 집중 지원했다. 이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많았다. 선별적 정책이 나쁘다는 얘길 많이 하지만 따지고 보면 기업도 항상 선별을 한다. 모든 계열사에 똑같이 지원하는 기업이 어디 있느냐. 정부가 선별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이다. 경제발전 단계와 정책목표에 따라 지원방식이나 지원방향은 달라지게 돼 있다. 개입 방식도 은행을 통할수도 있고 연구개발 지원을 통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대규모 조립가공산업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대기업에게 은행대출을 집중해줬다. 지금 단계에선 부품소재산업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초기자본이 많이 필요한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한다?    ▶현재 대기업이나 수출 기업은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내수 기업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제도적 대안이 절실해 보인다.  -1966년 상위 10대 재벌 중 세 곳만이 1974년 상위 10위 안에 남았다. 1974년 상위 10위 기업 중에서 1980년에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런 구조변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는 몇 가지 차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 대기업들이 불공정 경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쟁 상대가 될 만한 기업이 성장하는 걸 막는다거나, 하청기업이 기술 개발하면 납품단가를 깎아서 싹을 잘라 버리는 행태가 존재한다. 규제를 통해 그걸 막아야 한다. 단순히 ‘상생하자’고 말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된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이 잘 이뤄지는데 마음씨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다. 정부가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에 규제를 강화해서 대기업 행태에 제동을 건 덕분이다.  그 다음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제일 취약한게 부품소재 산업이다. 우리나라 무역적자 가운데 일본과 무역하면서 발생하는 적자가 제일 많은데 그 대부분이 부품소재산업에서 경쟁력이 없어서 발생한다. 더구나 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품소재 수입의존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진국 진입은 어림없다. 문제는 부품소재산업은 고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를 보거나 중소기업들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고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꼭 개발해야 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기술개발하도록 보조금을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세번째, 정치적 차원을 봐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하는 현상은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나지만 한국은 양상이 더 심각하다. 거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과거 사회통합과 평등을 유지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복지제도에 제약이 많을 때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편 정책이 바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에게 진입 규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에 식당이나 치킨집이 그렇게 많은 것도 과거 그런 방식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유지를 도모해준 덕분이었다. 이게 나름대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해왔는데 그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서 재벌들이 특정 업종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거나 그게 아니라면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고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니다.  서비스업이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재벌이 진출하면 생산성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처럼 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선 경쟁에서 탈락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죽기살기로 저항하고 결국 생산성도 못 높이고 갈등만 첨예해지는 것이다. 내 주장은 차라리 대기업에게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대기업과 부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거둬 그 재원으로 기본생활권 보장하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식으로 일괄타결하자는 것이다. 지금 대기업들은 세금도 내기 싫고 옛날처럼 사업규제를 받기도 싫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은 척결대상이다?    ▶민주화 이후 박정희 정부의 산업정책과 개발계획은 독재시대의 유산으로 취급받으면서 ‘개방과 자유화’가 대세가 됐다. 이를 꾸준히 비판해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정희 독재시대를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럼 박정희가 잘했단 말이냐’ 하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 자체가 바로 우리가 아직도 군부독재의 망령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런건 잘했지만 이런건 못했다는 걸 용납을 못하는 자세, 그런 이분법이야말로 박정희와 그 이후 군사독재가 남긴 가장 해로운 유산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그건 마치 북한에 대해 한 가지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친북 낙인을 찍는 식이다. 그것부터 벗어나야 한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의 ‘성공’을 말하는 건 독재를 찬양하는게 결코 아니다. 사실 민감한 문제라는 건 잘 안다. 당시 투옥되는 등 피해를 본 분드링 많다. 선뜻 용납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이분법을 극복할 때만이 군부독재 유산이 청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 위해 주주중심 경영해야한다?    ▶재벌을 비판하는 핵심 주장 가운데 하나가 ‘극히 일부 주식만으로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꾸준히 주주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참여연대 등이 벌인 소액주주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최근 ‘회사 돈 빼돌리는 총수를 고발하는 시민단체 활동이 뭐가 잘못됐다는 말일까’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재벌 총수의 횡령을 막자는 걸 비판한 적이 한번도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건 소액주주운동은 국제적 맥락에서 봤을 때 주식으로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들이 ‘우리도 끼워달라’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주주자본주의와 소액주주운동이 강화됐는데 그 이후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처음에는 전문경영인들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운동의 명분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전문경영인들의 연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선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을 사회운동으로 승화시키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주주자본주의 시대에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써서 재벌을 비판하니까 특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주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주자본주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걸 조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판을 한 건데, 박정희 문제 못지않게 재벌문제도 민감하니까 재벌옹호론자로 오해를 산다. 내 입장은 참여연대가 좋은 일을 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로운 논리를 정의로운 논리로 잘못 인식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비판하는 것이다.        ●사회적대타협은 물넌거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통해 국가·자본·노동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달성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그 제안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지.  -현실적 조건을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 얘길 처음 했던 때는 외국 투기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하고 재벌조차도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던 때였다. 지금은 그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 재벌들 자체도 금융자본화 경향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그런 흐름에 동조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6년 전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복지국가를 목표로 제시했을 때 개혁·진보진영에서도 많은 이들이 현실성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어떤가. 복지국가는 기본 전제로 깔고 방법론을 갖고 논쟁하고 있다. 그걸 지렛대로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 당시 구상했던 사회적 대타협은 힘들겠지만 정신 자체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본다. 물론 구체적인 방식은 계속 바뀌는 조건 속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재벌들 예뻐서 이러는게 아니다. 지금같은 식으로 그냥 놔두면 재벌들이 제조업은 버려둔 채 금융자본으로 변신하거나 외국 금융자본에게 다 먹히게 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자본의 출처가 러시아 마피아인지 이탈리아 마피아인지도 불분명한 투자자본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다. 그때는 누구와 싸워야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것보다는 정씨 재벌 이씨 재벌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과 싸우는게 낫다. 자본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재벌들과 타협하는게 낫다. 재벌들 미우니까 재벌 해체하고 외국자본 들여와 견제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다같이 죽자는 것밖에 안된다.        ●복지제도가 경제성장 가로막는다?    ▶‘더 나은 자본주의’로서 ‘복지국가’를 강조하기만 그 길로 가기 위한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복지국가의 주체 혹은 동력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그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은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얘기해주길 바라시겠지만 내가 보기에 동력은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라고밖에 얘길 못하겠다. 현실적 조건을 봐야 한다.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복지국가 담론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건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정치세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이 스웨덴처럼 노조 조직률이 80%를 웃도는 나라도 아닌 상황에서 노동 중심으로 복지국가 하자고 해서는 얘기가 먹히질 않는다. 특정집단이 논의 끌어갈 상황이 아니고, 둘째로 논의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도 우리가 주체다 하는 식으로 얘길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다. 중요한 건 국민들이 마음만 바꾸면 안 될 일도 된다는 점이다. 그게 민주국가가 위대한 점 아니겠는가.        ●복지정책은 빈곤층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무상복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3+1 복지정책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포퓰리즘과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일단 ‘무상’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낸다. 반면 의무급식에 대해 ‘부자복지’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부자들이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내니까 부자들도 엄연히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자복지’를 문제삼으려면 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용어 문제를 빼고 민주당이 내세우는 3+1 복지정책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나는 보편적 복지확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부와 여당은 빈곤층을 대상으로한 복지정책만 얘기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결국 부자한테 돈을 뺏어서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식이 되기 때문에 미국처럼 복지에 대한 거부감과 조세저항만 높아지게 된다.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복지를 잘해야 개인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가령 복지가 안 돼서 미래가 불안하니까 우수한 인재들이 안정성 높은 직업을 갖기 위해 의대와 법대로 몰리면서 이공대 기초학문 분야가 어려움에 빠졌다. 복지제도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국가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지가 안되니까 저출산문제가 가중되고, 복지가 안되니까 자녀들에게 엄청난 사교육을 시키려는 과열 경쟁이 벌어진다. 복지가 안되니까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다.        ●대처 총리가 영국병 고쳤다?    ▶영국은 석유산업과 금융업, 프리미어리그를 빼고는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 특히 대처 총리의 감세와 복지지출 삭감 등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논거로 자주 거론된다. 제조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영국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장근본주의, 이른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분들이 ‘대처리즘’을 많이 얘기한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영국병’이란 것은 영국병이란 건 그들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영국병은 실체도 없고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당장 경제성장률을 보자.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영국 경제성장률이 1인당 2% 안팎이다. 대처 총리 등장 이후인 1990년대 평균 경제 성장률이 2.2%이다. 변화가 없다.  대처가 과감하게 복지 삭감했다거나 세금을 엄청나게 깎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대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봐도 복지지출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최고소득세율을 엄청나게 깎은 건 맞지만 그건 극히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해당될 뿐이고 또 간접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세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특별히 더 작은 정부가 된 것도 아니다.  대처가 노조를 꺾고 세금은 깎고 금융업 키운 것을 두고 영국을 살렸다고 하지만 따지고보면 대처야말로 영국병의 원인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의 소득분포 최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이 1975년에 5.37%였는데 1998년에는 9.57%가 됐다. 대처 총리 정책으로 제조업은 다 무너지고 금융 분야만 강해졌지만 그마저도 미국발 금융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물론 대처 이전에 영국 노조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가령 산업별 노조가 아니라 직능별 노조가 많다보니 한 직장에 노조가 대여섯 개씩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경영진이 노조들과 협상을 마무리해도 노조 하나만 거부해도 파업이 터지는 식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서 말했듯이 노조가 강했을 때와 노조가 약해진 이후 경제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처가 노조를 희생양삼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와서 어떻게 하느냐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 속표지에 쓴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메모가 화제다. 이 메모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것 두세 가지를 꼽아달라.  -먼저 우리나라에 우선 한정시켜 보자면,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세계 1위 (최소한 OECD 1위)를 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 주당 노동 시간, 복지 지출(OECD 꼴찌에서 2위, 꼴찌는 국민소득이 우리의 반도 안 되는 멕시코) 등 분야에서도 앞으로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자동으로 오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10년 전만 해도 정말 깨질 것 같지 않던 한국의 남아선호 현상이 깨진 것을 보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꼭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이전에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이야기했듯이 선진국이 후진국을 압박하는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지금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 속에서 선진국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그런 속에서 후진국 지위를 방금 벗어나 아직도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두 세계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문제에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의 역할을 떠맡는다면 이 문제에 있어서 좀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경제학은 계량분석만 잘하면 된다?    ▶한국 사회과학계는 미국식 영향으로 계량분석에만 치중하면서 현실 현실 설명력을 잃고 대중들과 괴리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그런 고민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온다. 너무 수학이나 통계 쪽으로만 발전하니까 방향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열심히 배우긴 하는데 왜 배우는지 잊어버린 셈이다. 영미 경제학계에서도 교육방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가 있다. 왜 배우는지도 모르면서 계량분석만 배워서는 나중에 길을 잃어버린다. 뭘 배울지 목표를 정하고 큰 그림을 배우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테크닉만 배우니까 그것에 빠져 버리는거다.    ▶그동안 제도경제학에 입각해 한국과 세계 경제를 분석하는데 천착해 왔다. 한국에선 낯선 분야인 제도경제학을 소개해달라.  -쉽게 말해 ‘덜 추상화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주류경제학은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추상적인 논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제도경제학은 현실을 좀 더 복합적인 제도의 망과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본다. 기업을 놓고 보면 국가별 차이와 역사적 맥락에 따라 조직형태나 사회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고 접근한다. 역사적 비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현실을 봐야지 이론만 보면 상상력을 제약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많이 드는 예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자유무역을 중시하면서도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고 대부분 주택을 국가가 공급하고 GDP에서 공공부문 비중도 엄청나게 크다. 어떤 단일한 경제이론으로도 싱가포르를 설명하지 못한다. 현실을 보지 않으면 특정 이론에만 빠지게 되고 그런 눈으로 싱가포르 보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게 된다.  사실 제도경제학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제도가 무엇인가를 두고 논쟁할 정도로 대단히 범위가 넓다. 일반적인 흐름은 제도가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제도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 미치는가를 많이 보려고 한다. 개인은 물론 자유의지가 있고 개인 선택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선택에 영향 미치는 건 어떤 제도적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스웨덴과 한국에서 똑같이 정부 역할 축소를 말하더라도 그 실상은 전혀 다르다. 같은 환경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관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잘나가는 거시지표… 물가가 복병

    잘나가는 거시지표… 물가가 복병

    지난해 우리 경제가 6.1% 성장했다. 2002년(7.2%)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년 만에 명목기준 국내총생산(GDP)이 1조 달러,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 복귀가 확실시된다. 한국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올해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상했지만 미국 경제의 호조 등으로 한달 만에 5% 안팎의 상향 조정을 시사했다. 그만큼 거시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서민 체감경기와 밀접한 물가가 올해 한국경제의 복병으로 떠올라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7%로 올해 연간 목표치(3.5%)를 넘어섰다. 연초부터 인플레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우리 경제는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변곡점에 서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2010년 4분기 실질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터키에 이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측은 “수출 호조와 제조업 생산 증가, 설비투자의 활기에 따른 것”이라면서 “2009년 성장률이 11년 만에 최저치인 0.2%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 효과’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2009년 마이너스 3.8%포인트에서 지난해 7.0%포인트로 반등해 민간 부문이 성장을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 500달러로 2007년 이후 3 년 만에 2만 달러대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같은 고성장과 달리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탓에 날씨만큼이나 춥다. 한은의 ‘1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7%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급등했다. 2009년 7월(3.8%)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CSI) 가운데 6개월 후의 물가 수준 전망지수는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53(기준치 100)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농수산식품 가격 등 ‘밥상 물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것이 체감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 주재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도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와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따라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소지가 크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또 “앞으로 경제정책의 우선 순위를 물가안정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위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릴지 주목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은, 올 경제성장 전망치 높이나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전망치를 발표한 지 한달여 만에 상향 조정을 시사했다. 한은은 국내총생산(GDP)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추세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4.5%로 발표한 올 경제성장 전망이 5.0% 안팎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구조적인 물가상승 압박도 커져 올해 3.5%로 전망한 물가상승률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24일 “올해 실질 GDP 규모가 한은이 추정한 우리 경제의 장기 추세치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가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속도보다 더 빠르게 팽창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제성장이 정상궤도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는 추월한다는 뜻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앞서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은의 입장이 이처럼 달라진 배경에는 미국경제의 빠른 회복이 꼽혔다. 이 국장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4.5%로 전망했지만 미국 경제의 상황이 한달 사이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미국 성장률이 애초 예상한 수치보다 0.6%포인트 높은 3.0%를 충분히 넘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인 만큼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은 수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한은은 오는 4월로 예정된 경제성장률 수정전망 발표에서 정부와 마찬가지로 5% 안팎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물가상승률(3.5%)과 경상수지 흑자(180억 달러) 전망치도 높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김중수 세 번째 ‘물가 경고’

    김중수 세 번째 ‘물가 경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불안감을 또 드러냈다. 올 들어 세번째다. 발언의 강도도 더 세졌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값의 가파른 상승이 당장 수요 측면의 비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데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상당 기간 물가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도 물가 안정을 위해 거시 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펼칠 방침임을 내비쳤다. ‘경제성장률 5%, 물가 3%’라는 연간 목표치를 놓고 시장 상황에 따라 성장과 물가 가운데 우선 순위를 두고 운용하겠다는 얘기다. 김 총재는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중앙은행 입장에서 (성장보다) 더 큰 관심은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면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신년사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13일)에 이은 세번째 물가 불안 언급이다. 김 총재는 “원유 등 공급 측면의 문제와 ‘GDP 갭’(실질 국내총생산과 잠재 국내총생산의 격차)의 플러스 전환에 따른 수요 측면의 압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이달(1~18일) 평균 배럴당 92.13달러로 전월(88.95달러) 대비 3.6% 상승했다. 국제 원자재값 동향을 알려주는 ‘로이터지수’도 1월 평균 3225.8로 지난달(3118.7)보다 3.4% 올랐다. 여기에 공급 물가가 수요에 미치는 시차도 빨라지면서 1~2월 소비자물가의 급등도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4%대 중·후반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한은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오르면 불과 1~2주 안에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모습”이라면서 “유통기술의 발달 등으로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시차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2%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도 당초 경제운용계획을 마련할 때보다 물가 움직임이 가파른 만큼 인플레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5% 성장과 3% 물가 달성이 비슷하게 가야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벌어지면 나중에 둘 다 잡기가 어렵다.”면서 당분간 물가가 경제운용의 중심임을 시사했다. 정부가 이처럼 거시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배경에는 경제성장률 5%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어서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경제의 주요 지표들이 개선되면서 우리나라의 하반기 성장세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총재는 올해 미국경제와 관련, “애초 한은이 2.4% 성장률을 전망했고 국제통화기금(IMF) 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2%를 전망했지만 최근 완전히 달라져 3.5%를 넘을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면서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제시했다. 한은은 현재 내부적으로 경제성장률을 4% 후반까지 예상하고 있다. 전경하·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뛰는 서민물가 종합대책 촘촘히 짜라

    정부가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값이 폭등하고 이상한파 탓에 식료품 값이 줄줄이 오를 조짐을 보이자 오는 13일 특별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서민물가의 동시다발적인 인상을 막는 데 역점을 두고 부처별로 세부계획을 짜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요금은 최대한 인상을 억제하고 시기 분산을 유도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는 정책이 구사될 것 같다. 수요면에서 가격 인상 압박이 강한 농수축산물은 비축물량을 대량으로 공급해 가격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 물가 불안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의 원자재 공급시장인 중국의 물가가 폭등하면서 예고됐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나드는 등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떠올랐다. 신선식품은 1년 새 100% 이상, 가공식품은 한달 만에 두 자릿수의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신년연설에서 3% 수준의 물가억제 목표선을 제시한 데 이어 어제 국무회의에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한 부처별 물가관리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도 다급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물가와의 전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물가 억제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물가는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려운 계층일수록 충격파가 더 크다. 서민에게 물가 안정이 더 긴요한 이유다. 따라서 서민물가 종합대책을 세우되 치밀하고도 촘촘하게 짤 것을 당부한다. 잠시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의 우격다짐이나 전시행정 성격의 관치(官治)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미시적·기조적 대응책을 함께 구사해야 한다고 본다. 억누르기 일변도의 과거 방식에서는 탈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자면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잠재 GDP 증가율을 앞선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갈수록 커지는 물가인상 압력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품목별 대응 외에 통화정책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만 물가를 장기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눈앞의 실적을 의식해 저금리·고환율 정책에 미련을 갖는 듯한 조짐도 보이고 있으나, 시장을 역행하게 되면 반드시 비용을 치르기 마련이다. 올 한해 전체를 내다보면서, 성장 잠재력을 추스르는 선제적이고도 촘촘한 물가 종합대책을 기대한다.
  • 한국 성장률 2010~2015년 OECD중 1위

    한국 성장률 2010~2015년 OECD중 1위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으로 통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향후 5년간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25년까지 고령화와 저출산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 5일 OECD의 중장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3% 증가해 32개 회원국 중 칠레와 함께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멕시코(4.0%), 슬로바키아(3.8%), 호주·이스라엘·룩셈부르크(3.6%), 체코·폴란드·포르투갈(3.2%) 등이 뒤따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에 OECD 평균 성장률이 2.7%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성장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생산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 또한 2015년까지 한국이 최고일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 2010~2015년 평균 잠재성장률이 3.7%로 32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을 것으로 평가됐다. 칠레·이스라엘(3.6%), 슬로바키아(3.3%), 호주(3.2%)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한국 경제가 급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6~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은 한국이 1.8%에 그치면서 32개 회원국 중 17위까지 밀려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기간 중 OECD 평균은 2.1%로 예측됐다. 한국의 잠재성장률도 2016~2025년 평균 1.8%로 18위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국이 2016년부터 저성장 국가로 변모한다는 의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미 FTA 타결-달라지는 생활] GDP 10년간 80조 증가… 농업피해 年 6700억

    [한·미 FTA 타결-달라지는 생활] GDP 10년간 80조 증가… 농업피해 年 6700억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 가운데 가장 크다. 2007년 4월 30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1개 연구기관은 한·미 FTA 체결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0년간 80조원(6%) 늘어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 국민을 5000만명으로 계산하면 1명당 실질소득이 연 16만원 정도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10년간 소비자에게 돌아갈 후생 혜택도 20조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산 수입품이 싸게 들어오는 덕에 한 사람이 1년에 4만원의 돈을 아낄 수 있다는 말이다. 10년간 무역수지는 46억 달러, 전체 무역흑자는 200억 달러가 각각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도 230억~320억 달러 정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지만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에 비해 외국인 직접 투자가 미진하다. 최석영 통상교섭본부 FTA 교섭대표는 “2007년 타결된 한·미 FTA보다 후퇴할 것이라는 비판을 무릅써 가며 협상을 이어간 것은 그래도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는 많다는 판단에서였다.”고 말했다. FTA를 더 잘살기 위한 방법이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전체 GDP에서 수출입의 비중이 80%인 우리나라로서는 경쟁국보다 한 발 먼저 좋은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 FTA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낮은 생산원가를 경쟁무기로 수출을 늘려가는 브릭스 등 신흥경쟁 국가에 밀리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비롯된 미래 생존전력”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선점 효과와 시너지 효과다. 이미 발효된 칠레, 싱가포르, 아세안(ASEAN) 등은 물론 내년 7월 잠정발효되는 한·유럽연합(EU) FTA에 이어 한·미 FTA까지 효력을 갖게 되면 우리나라 교역 중 FTA 체결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5%를 넘어선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FTA는 그만큼 한국의 무역 경쟁력이 강해진 것을 의미한다. 당장 일본과 중국이 급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 직후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다자간 무역협정 등으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국과 미국의 FTA로 2020년 자동차·전자·기계분야 등 수출에서 1조 5000억엔, 국내 생산에서 3조 7000억엔의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미 무역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중국도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한·미 FTA 타결 직후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 총리는 “한·중 FTA도 빨리 체결하자.”고 채근한 바 있다. 물론 한·미 FTA가 장밋빛은 아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농업 생산이 연 평균 67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축산업 예상 피해액은 매년 4664억원으로 전체 농업 피해액의 70%에 달한다. 생산이 줄면 일자리가 없어진다. 특히 자동차 관세 철폐 연기로 예상됐던 이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미 FTA 타결-달라지는 생활] 日 “EU·美수출 심각한 타격”

    일본은 한국이 유럽연합(EU)과의 FTA에 이어 미국과도 FTA 추가협상을 타결하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일본은 아세안(ASEAN) 및 멕시코, 칠레 등과 FTA를 포괄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하고 있으나 무역 총액에서 차지하는 체결 상대국의 비율은 16%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한국은 아세안, 인도, EU에 이어 미국과의 합의로 36% 수준으로 확대된다. 일본 정부와 민간연구소는 내년 7월부터 한국과 미국, EU와의 FTA가 발효되면 일본이 수출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각부는 한국이 FTA를 체결하거나 할 예정인 미국, EU, 중국과 일본이 FTA를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6000억~7000억엔(약 9조 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시아경제연구소는 한국이 EU 및 미국과 FTA를 발효하면 이들 지역에서 일본은 한국 기업에 연간 14억 달러 정도의 수출을 빼앗길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산업성의 추산 결과 한국과 미국의 FTA로 오는 2020년 자동차·전자·기계분야 등의 수출에서 1조 5000억엔, 국내 생산에서 3조 7000억엔의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해 기준 8조 6500억엔의 대미 수출액 가운데 약 60%에 관세가 붙지만 한국은 FTA를 통해 관세가 면제될 경우 일본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우려했다. 간 나오토 총리는 한국에 뒤진 FTA를 일거에 만회하기 위해 다자간 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서두르고 있지만 농업계와 정치권의 반대로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부동산 버블이 재정위기로… 한국은?

    부동산 버블이 재정위기로… 한국은?

    후진 농업국가에서 선진 지식강국으로 비상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아일랜드가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됐다. 아시아에 ‘한강의 기적’(한국)이 있다면 유럽에는 ‘켈틱 타이거’(Celtic Tiger·켈트족의 호랑이)가 있다고 회자되던 아일랜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도 성장 신화를 배우기 위한 벤치마킹의 행렬이 신흥국과 저개발국으로부터 이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 이후 2년 남짓 만에 아일랜드는 1997년 12월 외환위기를 맞은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경제 주권을 IMF에 내주는 사태를 맞았다. ●외국인 직접투자로 고도성장 아일랜드로부터 ‘성공학’을 전수받기 위해 혈안이 됐던 나라들이 이제는 ‘실패학’ 연구에 나서고 있다. 2000년대 들어 5~6%대를 유지하던 아일랜드의 경제 성장률은 2008년 -3.5%로 하락하고 지난해에는 -7.6%로 떨어졌다. 올해에는 -0.3%로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3년째 ‘거꾸로 성장’은 불가피하다. 아일랜드가 위기에 빠진 것은 서서히 다가온 위기의 징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아일랜드가 2007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6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도성장을 거듭하게 된 데에는 대규모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결정적이었다. 높은 교육수준, 고급 노동력, 법인·소득세율 인하, 해외에 퍼져 있는 대규모 아일랜드 교포 등이 원동력이 됐다. 1990년 379억 달러였던 아일랜드 FDI는 2003년 2227억 달러로 6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1990년대 하반기 성장률이 평균 9%대에 달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기업의 효율성이나 생산성 향상이 FDI 유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동구권 국가들의 경쟁력 강화도 이유가 됐다. 이 과정에서 화폐가치가 지나치게 뛰었다. 같은 유로존 안에서도 자국 내 가치를 따지는 실질실효환율 절상률이 2000~2008년 33.1%에 달해 역내 최고를 기록했다. ●글로벌 위기로 부동산 급락 이런 가운데 급격히 진전된 부동산 버블(거품)은 금융위기에 민간과 정부 부문의 취약성을 한꺼번에 가중시키는 계기가 됐다. 2008년 글로벌 위기가 터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고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해졌다. 그해 9월 아일랜드 정부는 6개 은행의 예금·부채에 45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2007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를 유지했던 재정수지는 2008년 7%대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에는 15%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버블 때문에 민간에서 막대한 부실이 발생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탄탄했던 국가재정이 극도로 부실해졌다는 점에서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이번에 만든 인맥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공 들여야”

    “이번에 만든 인맥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공 들여야”

    글로벌 국제질서의 틀이 새롭게 짜여진 G20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회의의 의장국인 한국의 역할이 국제적으로 부각된 가운데 향후 회의 성과를 어떻게 현실화시키느냐가 주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14일 서울신문은 전성인(경제학) 홍익대 교수와,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김정식(경제학) 연세대 교수, 이창용 G20 준비위 기획조정단장 등 전문가들과 전화를 통한 긴급지상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번 G20 서울선언이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에 남긴 의미와 구체적인 성과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단장 의장국이 아니라면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얻은 게 가장 큰 성과다. 합의가 안 되고 모든 게 실패했더라도 국익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이라고 느낄 정도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 선진국 문턱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설 때 필요한 것을 배웠다고 보면 된다. 또 하나는 인적 네트워크다. 결국 모든 게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이번 기회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인맥을 맺었다. 사무관부터 국장 레벨까지 다양한 층의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가 생겼는데 직위가 높아지면서 인맥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는 이제껏 관료든 민간이든 인맥이란 게 다 미국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20개국 인맥을 다 뚫었다.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엄청난 자산이다. -김 교수 국제적으로 위상도 많이 올라갔고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중간에서 중재를 해 여러 가지 신흥시장국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 자본이동에 대한 규제나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보호무역에 대한 조치, 그런 것들이 우리나라를 위해서는 도움이 되는 의제가 아닌가 본다. -권 실장 금융 안전망 구축은 외부 충격에 취약한 우리로서 실질적인 측면을 갖는다. 사후적인 규제에서 예방적 제도로 바뀐 것도 평가할 만하다. 금융규제 부문에 있어서 단기자본 유·출입 등을 규제한 것은 우리의 금융불안을 줄이는 데 있어 간접적 효과를 거둘 것이다. 개발의제는 단기적 이익은 없지만 우리가 앞으로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다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환율문제에 대한 평가와 서울선언의 실현 가능성은. -전 교수 미국 스스로가 경상수지 적자가 왜 그렇게 큰지 자각하고 환율이라는 쉬운 출구 이외에 근본적인 출구로 가는 어려운 결단을 해야 환율전쟁이 끝날 수 있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 중국이나 미국에 대해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대표적 나라이고 중국 역시 미국에 대해 흑자를 내고 있다. 이런 나라들은 지금까지 상당부분 화폐가치를 절상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대중, 대일 무역적자가 현저하게 감소하지도 않았다. 한국의 경우 ‘자기 목에 밧줄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에 대해 흑자국인 우리는 일본에 대해서는 적자국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너무 세게 밀어붙이는 것은 국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원화를 절상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언하지 않는 한 조용하게 상황을 처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권 실장 환율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단기적으로 봉합된 것이며 근본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1년 후인 프랑스 정상회의까지 전쟁을 휴전시킨 것이고 이 기간 동안 ‘샅바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은 쉽게 합의될 수 없는 사안이다. 환율 조정만으로 경상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다. 환율 이외에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이것은 각국의 국내 경제정책을 손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예컨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 등 국내정책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유로화 존의 복잡한 내부 경제정책을 단일한 기준으로 통합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김 교수 결과적으로 환율 문제에 있어서 중국과 독일이 미국을 이겼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실패했다고 본다. 앞으로 환율전쟁이 지속될 수 있고 여기에 무역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우리가 ‘회담 성공’이라고 자평하기에 앞서 냉정하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1년 뒤에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해 합의를 한다는 보장도 없다. 설사 합의한다 하더라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많이 줄어들지 장담할 수 없다. 나라마다 경제상황이 다른데 무조건 일정한 수치(예컨대 GDP 대비 경상수지 4% 이내)로 정하는 게 맞는지, 또 정했는데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규정이 없다. 4% 넘는 나라가 독일과 중국 정도밖에 없는데 두 나라가 조금 줄인다고 해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 의문스럽다. 신흥시장국들도 대부분 반대하고 있어 합의까지는 참으로 어려운 길이 남아 있다.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코리아 이니셔티브’(개발 어젠다와 금융시장 안전망)에 대한 평가와 향후 실행력을 갖기 위한 방안은. -김 교수 원칙에 합의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지만 좀 더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나와야 한다. 실행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설 사무국을 설치해 추진해야 한다. 이번에 나온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이 예방대출제도(FCL)를 만들어서 그냥 가만히 놔둬도 시행되는 것이다. 특히 개발 의제의 경우 가장 중요한 투자·지원 자금을 어떻게 모을지에 대해 아직까지 합의된 것이 없다. -전 교수 글로벌 안전망 방안 가운데 중앙은행 간 외환스와프 확대는 이루지 못했고 대안으로 IMF 규모를 늘리는 정도로 끝났다. 개도국에 대한 개발어젠다는 우리나라가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돈을 써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 한국이 먼저 돈을 내놓고 다른 나라를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시적인 이익에 매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길게 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과 통화스와프 한도 확대 등에 노력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인 것이다. -이 단장 이번에 코리아이니셔티브의 개발이슈를 합의한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성과다. 우리가 낸 의제를 세계가 합의하고 큰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다. IMF의 쿼터 조정도 마찬가지다. 누가 뭐래도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서울회의 이후 G20 정상회의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권 실장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질서의 개편 과정에서 G20 협의체를 이해해야 한다. 현재로선 G7국가가 결정한 것은 정당성과 실행력도 갖기 어렵다. 다만 G20 회의가 성과 없이 모임만 갖는다면 자연스레 유명무실화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처럼 IMF 개혁 등의 실효성 있는 결과들이 나온다면 향후 자생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 교수 역사적으로 보면 많은 국제 회의와 모임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곤 했다. 회의에 임하는 회원국들의 태도와 실효성 등 모든 것이 고려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이번처럼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환율, 글로벌 균형 등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경우 결코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실패를 서로에게 전가하면서 손가락질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김 교수 회의 자체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선진국, 신흥시장국 그룹이 정례화 미팅을 하지 않고 있고 신흥시장국 그룹의 경제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흥시장국과 선진국이 협력해야 세계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옛날처럼 선진국끼리만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 신흥시장 비중과 경제 의존력이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의 돈들이 신흥시장국으로 많이 이동하면서, 앞으로도 G20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 단장 G20 이후 의장국인 한국의 입장이 더욱 중요하다. 한국의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지금껏 우리 정부가 100%를 다해서 뛰면서 많은 것들을 제안했는데 내년에 G20 준비위 인력들이 각자의 조직으로 다 돌아가버리면 어떻게 되겠나. 예컨대 1월 1일부터 G20에서 한국사람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치자. 그러면 우리가 주도했던 이슈들이 다 날라가 버릴 수도 있다. 또 다른 회원국들이 보기에는 ‘한국사람은 이렇게 일을 하는구나. 필요할 때 반짝 도와달라고 하고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구나’란 오해가 생길수도 있다. 내년까지는 전임 의장국 자격으로 스티어링그룹(조정모임)에 남는데 그만큼 역할을 해야 한다. 문제는 올해처럼 범정부 차원의 정치적인 지원이 얼마나 있을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지금은 이런 것들을 생각할 때다. 행사는 기가 막히게 치르는데 끝나면 나 몰라라 하는 분위기가 과거에 있었다. 인맥도 마찬가지다. 한번 만든 인맥을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공을 들여야 한다. 건축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건물하나는 빠르고 멋지게 잘 올린다. 하지만 사후관리가 안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고, 성과도 퇴색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한국은 선진국 문턱까지는 빨리 왔지만 결정적인 고비는 못 넘게 된다. 정리 오일만·임일영·정서린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서울 G20 정상회의와 ‘코리안 이니셔티브’/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열린세상] 서울 G20 정상회의와 ‘코리안 이니셔티브’/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세계의 시선이 서울을 향하고 있다. 오늘부터 이틀간 열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막이 올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정상회의의 의장국이 됨으로써 세계의 중심국가로 급부상했으며, 서울 역시 지구촌의 중심도시로 떠올랐다. 근대 말 우리 선조의 예언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정상회의에서 이른바 ‘코리안 이니셔티브’라고 할 수 있는 우리만의 독특한 주도권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까지 G20 정상회의의 기본의제는 ‘거시경제정책 공조’, ‘금융규제 개혁’, ‘국제금융기구 개편’과 같이 경제 권력구조와 관련된 것 일색이었다. 이는 1974년 석유파동 당시 경제 위기를 풀고자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G5회의가 개최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나중에 이탈리아(1974), 캐나다(1976), 러시아(1997)가 합류하면서 G6, G7, G8로 확대되었지만, 이들 국가그룹의 일차적 목표는 자국의 재정 안정화였다. 물론 그들의 의제가 경제 문제에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항공기 납치와 인질 문제 등 정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자국의 이익추구에 급급하였다. 아시아 국가들의 유동성 위기가 극에 달했던 1999년에 G7국가와 우리나라, 브라질, 인도, 중국 등 주요 신흥국의 재무장관들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개최에 합의한 것은 위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리고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또 다시 전 세계를 강타했다. 미국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세계금융위기를 극복하려고 G20재무장관회의 회원국의 정상들을 워싱턴으로 초청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제1차 G20 정상회의이다. 그 후 런던·피츠버그·토론토에서 잇달아 정상회의가 열렸으며, 그 다섯번째 회의가 바로 서울 G20 정상회의인 것이다. 20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전 세계 GDP의 85%라는 점에서 G20은 실질적으로 지구촌 그 자체이며, 코리안 이니셔티브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중국경제의 일방독주를 견제할 목적으로 미국이 꺼낸 환율문제가 결국 이번 서울회의를 망칠 것이라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환율문제 타결의 단서가 될 수 있는 경상수지 목표관리제라는 기본 틀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중국, 일본의 이익이 충돌할 때 우리나라가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그러나 여진(餘震)은 아직 남아 있다. 비록 미국과 중국의 합의를 이끌었지만, 이 제도가 유럽연합(EU)에 치명적 손실을 가져다줄 것이 분명하므로 이번 정상회의에서 실효적 안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특히 중국의 금리 인상 조치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60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 공급 조치가 세계 각국의 외환 및 무역 정책에 미칠 파급 효과를 고려한다면, 각국의 이해관계는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환율 충돌을 막지 못하면 세계경제는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위험이 있으며, 그렇게 되면 우리의 수출도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처음에는 이번 회의에서 환율전쟁을 회피하고자 하였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경상수지 목표관리제를 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더욱이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개발 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개발도상국들의 문제를 반영하고자 노력한 것은 세계평화를 위한 위대한 진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세계의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선진국들이 세계의 절대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각성하고, 정치영역에서의 절차적 정의와 경제영역에서의 분배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촉구할 필요가 있다. 서울 G20 정상회의가 전 세계 시민들이 더는 폭력 시위나 테러와 같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의사표명을 하지 않아도 될 새로운 도덕적 세계질서의 창출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할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 [李대통령 기자회견] “개헌은 국회가 중심… 국민과 이해관계 가지고 논의해야”

    [李대통령 기자회견] “개헌은 국회가 중심… 국민과 이해관계 가지고 논의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면서 글로벌 환율문제, 개발의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헌, 남북관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주요 내용을 분야별로 정리한다. ■ 개헌 이 대통령은 개헌논의와 관련, “대통령이 하겠다, 안 하겠다가 아니라 국민과 여야가 이해관계를 가지고 해야 하며, 국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저는 직접 관여하거나 주도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원론적인 언급은 G20 이후 여권 지도부를 중심으로 공론화될 개헌 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 대통령이 개헌보다는 행정구역개편이나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더 오랜시간 동안 강조한 것을 놓고 개헌 추진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경제구역으로서는 한 지역(area)인데도 100년 전 농경지 중심일 때 만든 행정구역에 따라서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가 지역감정을 유도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뒤 “국가가 진정으로 화합하고 발전하려면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미 FTA 한·미 FTA 체결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G20 정상회의 이전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 체결은 세계경제에 우리가 자유무역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데에도, 미국의 입장으로 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국 모두에 산업별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봐서 미국이나 한국의 일자리를 더 창출할 수 있고, 국내총생산(GDP) 성장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양국은 미국산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 허용기준 등 미세한 부분에 대한 조정을 남겨 놓고 있으며, 오는 11일 양국 정상회담 직후 최종합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 환율 이 대통령은 지난번 경주회의에서 환율문제 하나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경상수지를 가지고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균형을 잡자는 대안을 제시해 첨예하게 맞선 중국·미국 등의 국가로부터 환율문제 합의를 이뤄 냈음을 설명하면서,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이 같은 합의를 더 구체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며, 경주에서 합의한 그 정신에서 정상들이 한걸음 더 나아가서 자유롭게 토론해서 아마 어떤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저 합의에 참여해 준 중국 정부에 고맙게 생각하고, 또 정상회의에서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긍정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G20 의제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새로 추가한 의제로 개도국에 대한 지원방식을 상세히 정해 G20 차원에서 ‘다년간 행동계획’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자금지원 일변도에서 벗어나 개도국의 자체 성장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이제까지의 단순한 재정적 원조를 넘어 개도국이 성장 잠재력을 키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채택해야 한다.”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아마 개도국에 혜택을 주는 100대 행동계획을 수립하는 데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 남북관계 이 대통령은 개발 의제와 관련, 북한도 해당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질적인 빈국의 하나이며, 북한이 국제사회에 참여하게 되면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이) ‘중국과 같은 모델을 가지고 참여를 하라’, ‘국제사회 개방을 하라’ 하는 이런 조건을 맞추게 되면 이번 정상회의에서 결정할 개발 문제뿐만 아니라 남북 간의 문제에 있어서도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전적으로 이건 북한 당국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G20 이후 남북정상회담 추진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中 소비시장 공략을 위한 전문가 제언] 중국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해야

    [中 소비시장 공략을 위한 전문가 제언] 중국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해야

    아직 한국기업이나 한국인들이 눈여겨 보지 못하는 곳이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지역이다. 현재 1인당 GDP 5000달러 수준이지만 실질 구매소득으로 보면 2만 달러에 육박한다. 이곳은 왕성한 소비성향을 바탕으로 ‘먹고 마시고 꾸미는’ 서비스업이 강세다. 미용실이나 음식점, 안마 등 자영업이 성공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국인을 고용하지 않고 자기가 직접 경영해야 승산이 있다. 최소한 중국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한 정도가 돼야 한다. 최근 이곳에 뿌리를 내리는 한국 자영업자들은 유학생으로 왔다가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한 경우인데, 대부분 중국어가 되고 현지 사정이 밝기 때문에 가능하다. 산업의 경우, 환경을 훼손하는 공해산업은 이곳에 진출하기 어렵다. 내수시장을 겨냥한 유통이나 홈쇼핑 등의 발전속도가 무척 빠르다. 롯데나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승부를 걸 만한 지역이다. 후난성 지도부는 한국을 경제발전 모델로 삼고 있어 한국의 투자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다. 최근 연해에 본거지를 둔 중국 대기업들이 내륙 진출을 위해 관문인 후난성으로 몰려오는 분위기다. 연해보다 상대적으로 싼 인건비와 편리한 교통 여건이 주 원인이다. 한국기업들과의 다양한 제휴, 합작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다. 창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글로벌 경제위기에 새 해법을 제시하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열린세상]글로벌 경제위기에 새 해법을 제시하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자본 축적의 총아인 기업이 힘을 얻는 것은 당연하다. 구 소련이 미국과 대립하던 냉전시대에도 코카콜라나 맥도널드 햄버거가 러시아인에게 사랑받은 것처럼, 어떤 점에서는 기업이 국가의 힘을 능가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공상과학 영화에서 거대 기업이 사회, 국가, 나아가 세계를 지배하는 설정에 관객들이 수긍하기도 한다. 이런 거창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기업은 우리 실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오·폐수를 몰래 흘려보내 지역사회에 타격을 입히는가 하면, 대규모 공장을 지어 주민에게 새로운 소득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기업이 경제적 이윤 추구에 더해 비경제적 차원에서 사회에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기업은 국제사회의 요구와 기대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독립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동태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한 국가의 위기가 도미노 식으로 번져 이웃나라, 나아가 세계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면서 정부의 힘만으로는 위기극복과 그 이후 예상되는 경기 회복기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와 거의 동시에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서밋이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1차 세계 대공황으로 불리는 1873년과 2차인 1930년, 그리고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를 거쳐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위기 극복은 정부가 주도했지만 정작 경기 부흥의 실질적 수혜자이자 주도세력은 기업이었다. 1873년 불황기에는 철도·전기·철강산업이 태동해 이후 호황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1930년 대공황이 지나면서는 섬유 등 화학산업, 자동차 등 기계산업, 고속도로·댐 등 인프라 개발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마디로 위기극복의 ‘키 플레이어’(Key Player)는 기업이었던 것이다. 이번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재단 회장을 필두로 로열더치셸·네슬레·뱅크 오브 아메리카·중국 공상은행 등은 물론 삼성·현대·LG·SK·포스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들까지 모두 1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전 세계 중소기업을 대표해 국제상공회의소(ICC)의 전·현직 회장들도 초청됐다. 이들 기업은 2009년 총 매출액이 4조 달러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4.8배, 그리고 남미대륙 전체 GDP를 상회한다. 자산 총액은 30조 달러로, 전 세계 인구가 하루 세번씩 1년 1개월 동안 빅맥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 전체 근로자 수는 917만명으로 스웨덴과 그리스의 근로자를 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마디로 이들은 세계인들의 먹거리, 탈거리, 입을거리 등 생활 전반은 물론 생각까지 좌우하는 막강한 힘을 지녔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현재와 향후 있을지 모를 경제위기에 ‘정부-기업 간 공조를 통한 위기극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를 정례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는 곧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가 확립된다는 뜻으로, 국제 경제질서 논의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키울 좋은 기회다. 비즈니스 서밋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다보스 포럼이나 보아오 포럼 같은 이벤트 위주의 토론이나 사교의 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 하에 ‘무역투자’, ‘금융’, 그리고 G20 회의에서는 논하지 않는 미래 발전전략인 ‘녹색성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포함시켜 꾸준히 의견을 교환해 왔으며, 토론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어 G20 정상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서밋을 포함한 G20 정상회의가 성공했을 때 우리가 거둘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수출 증대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31조원에 달하고, 16만 6000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격이 상승하고 국가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가 높아져 230억 달러의 수출증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오는 10일은 글로벌 민·관 공조체제 시대의 서막이 오르는 날이다.
  • 성장둔화 현실? 한은 “거품 빠져”

    성장둔화 현실? 한은 “거품 빠져”

    한국경제의 성장 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4.5%로 4분기 연속 5% 이상 달성에 실패했다. 정부 소비와 이상 기후의 영향을 받은 농림어업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컸다. 다만 민간소비가 다소 살아나고, 설비투자가 여전히 강세인 점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요소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로 나오지 않는다면 올해 6%대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 성장률은 ‘상고하저’ 올해 경제성장률은 ‘상고하저’가 뚜렷할 전망이다. 3분기 재고증감은 전기 대비 마이너스 0.6%를 기록, 올 하반기 성장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향후 경기둔화를 우려해 재고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를 부양할 재정지출 수단도 다 써버린 모습이다. 올 1분기 5.8%, 2분기 0.1%를 기록한 정부소비는 3분기에 마이너스 0.6%를 찍어 경제성장률을 깎아먹었다. 특히 재화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 향후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분기 성장률 7.0%로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재화 수출은 3분기에 1.9%로 대폭 하락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하반기 환율 하락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점을 감안한다면 수출 여건은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성장률도 전분기 5.2%에서 3분기 2.0%로 크게 줄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부양 등의 일시적인 외부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이를 대체할 민간의 자생적인 성장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비투자 강세는 희망적 경기둔화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지만 한은은 한국경제가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국장은 “올 1분기와 2분기의 빠른 성장에 대한 반사 효과로 수치상으로는 낮아졌지만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수치 거품’이 빠졌다는 의미다. 3분기 성장률을 1·2분기 성장률과 견줘 상대적으로 둔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년동기 대비 4.5%의 성장률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는 한국경제가 본격 회복세에 들어간 시점이다. 하반기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없지만은 않다. 3분기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1.3% 성장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가 끝난 상황에서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경기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 2분기 민간소비 성장률은 각각 0.7%, 0.8%에 그쳤다. 설비투자도 2분기 9.1%에 이어 3분기에도 6.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지구촌 핫머니 中유입 부채질 가능성”

    중국 정부가 2년 10개월 만에 1년 만기 예금·대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대해 세계 각국은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장 반응을 주시했다. 위안화 절상 압력 가중 등 일부 긴장 요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적절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향후 완만한 속도로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호주 “中금리정책 정상화 신호탄” 국제금융센터는 중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중국 경제가 그만큼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는 점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연속적인 추가 인상이 없을 경우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9%를 상회하는 높은 성장세를 감안할 때 이번 금리인상이 금리 정상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는 것이다. 중국이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사흘 앞두고 금리인상을 전격 단행했다는 점에서 3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일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도 나온다. 호주 ANZ은행 류리강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금리인상에 대해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이너스 실질금리 때문에 금리 조정이 필요하던 차에 중국이 금리정책을 정상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라면서 “이번 금리인상은 중국의 자산거품 위험을 다루기 위한 첫걸음이며 왜곡된 재정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금리인상이 국제투기자본(핫머니) 유입을 부채질하고 신흥국 거품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벤 심프펜도퍼 스코틀랜드왕립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리인상은 자본 유입을 심화시키고 인플레이션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이번 금리인상 조치로 1년 만기 중국인민은행채와 미 국채 사이의 금리 차이가 1.83%까지 확대된 점이 앞으로 국제투기자본의 중국 유입을 부채질할 가능성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주요 도시 고급 주택시장 가격은 전 세계 금융위기 동안 두배가량 급증한 것을 비롯해 중국 증시는 최근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로부터 위안화 절상 요구를 받아온 중국 정부가 전 세계에 위안화 절상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씨티 “中금리 내년께 추가인상” 전망 주요 투자은행들은 향후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의 물가가 식품가격 때문에 상승했고 향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 금리인상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앞으로 물가와 자산거품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지 잘 지켜봐야 한다는 점을 단서로 달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 ‘인플레 억제’ 칼 빼들었다

    19일 중국이 2년 10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이유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부동산시장 거품과 물가상승이 계속되자 인민은행이 ‘금리 인상’이라는 확실한 긴축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은 부동산·주식 등으로 옮겨다니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조장하고 있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9월 70개 중대형 도시의 집값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1%, 전달 대비 0.5% 각각 상승했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집값은 선진국 수준이다. 주식시장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시장 억제의 영향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는 등 거품 우려가 제기된다. 루정웨이(政委) 흥업은행 수석경제학자는 “지난해 이후 집행된 4조위안(약 672조원)의 경기활성화 자금이 시중에 풀려 있고 상업은행들의 신규대출도 높은 수준이어서 금리인상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도 한몫하고 있다. 중국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월 3.5%로 22개월 만에 최고로 치솟은 데 이어 9월에는 3.7%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제조업 경기는 4개월 만에 최고수준이었고 원자재 가격도 뛰었다. 홍콩 모건스탠리 제임스 창 연구원은 “21일 발표될 경기지표가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에는 다른 계산도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은 다음달 서울 G20 정상회의와 미국 중간선거까지는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 관망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류광열 주중 한국대사관 재경관은 “다음달 G20 회담에서 위안화 절상 외에 선진국의 초저금리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속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중국의 기습적인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일단 시장은 금리 인상의 폭이 0.25%로 미미해 파장 역시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달 SK증권이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 올라갈 때 중국의 GDP는 0.05%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SK증권 박정우 투자전략 파트장은 “추가 금리인상으로 기준 금리가 0.5% 올라가더라도 떨어지는 GDP는 0.1%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실제 경제 흐름을 바꿀 만한 규모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문제는 금리인상이 기습적이었던 만큼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심리적인 양향이 시장을 예상보다 크게 흔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유영규·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서울광장]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지난 6·2지방선거 이후 서민들은 말의 성찬에 배가 부르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명박 정부는 돌파구를 ‘친서민’ 강화에서 찾았다. 이 대통령이 몇몇 부처와 대기업을 질타한 이후 ‘친서민’은 그야말로 질풍노도 양상을 띠고 있다. 각 부처의 친서민 관련 정책이 봇물을 이뤘고, 민간기업들도 앞다퉈 가세했다. 보수층을 중심으로 ‘시장경제 기본질서를 뒤흔드는 포퓰리즘’이라는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다시 한번 ‘친서민’에 방점을 찍었고 한 발 더 나아가 ‘공정사회’라는 어젠다까지 제시했다. 후반기 국정 장악력 약화를 막겠다는 포석이겠지만, 방향 자체는 공감받을 만하다. 야당이 ‘친서민’ 주도권을 되찾겠다고 나선 것이 하나의 방증이다. 문제는 현실이다. ‘친서민’ ‘동반성장’의 요란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서민과 중소기업들의 손에 잡히는 것이 아직은 별로 없다. 지표경기는 분명 화려하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2%나 늘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년 만에 2만 달러를 회복, 구매력 기준 3만 달러에 육박한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는 8월까지 195억 6000만 달러, 외환보유고는 사상 최대인 2897억 80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듣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지만 서민과 중소기업의 형편은 여전히 팍팍하다. 양극화 심화 속에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지면서 지난 2분기 적자가구 수는 6년 만에 최대인 28.1%로 나타났다. 전체 고용이 호전됐지만 청년실업은 아직도 출구를 못 찾고 있고, 사상 초유의 ‘배추파동’ 속에 치솟은 생활물가는 고통스럽기만 하다.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 이른바 엥겔계수가 지난 2분기 9년 만에 최고(13.3%)를 기록한 데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얼마나 크고 현실적인 것인가를 실감케 한다.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에서 탈락한 이들의 재기도 여전히 요원하다.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납품단가 조정, 기술·노하우 탈취, 융통어음 결제 등의 관행은 요지부동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경제·산업구조적 접근보다는 자잘한 대증요법에 주력한 탓이다. 우리 경제의 규모나 질은 이미 정부가 어찌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거대한 국제경제 질서 속에서 기업들의 이윤추구 논리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시장경제 질서를 존중하되 공정한 심판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대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되 불공정한 게임에 대해서는 가혹하리만치 냉혹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아울러 시장경제가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이른바 ‘시장실패’에 적극 개입해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규모의 경제’라는 미명 아래 대기업이 두부장사에서 학원 영업까지 문어발 확장을 멈추지 않고, 중소상인의 밥그릇을 빼앗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전국적으로 이미 800개를 넘어선 상황에서 ‘친서민’ 구호는 공허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스스로 밝혔듯이 경기회복의 온기가 서민들에게까지 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친서민 정책의 초점이 물가안정과 내수 진작, 특히 서비스산업 육성 등에 맞춰져야 한다. 국제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 국내 고용창출과 실질소득 증가에 파급 효과가 큰 의료·교육·관광·법률 등 서비스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살리고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역할에도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이 지난 6일 앞으로 3년간 사회적기업 7곳을 육성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물가와 경기가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그런 만큼 친서민 정책은 서민들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보완되고 강화돼야 한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친서민 정책의 A이자 Z이다. obnbkt@seoul.co.kr
  • 1인당 구매력 3만弗 육박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 수준이지만 실제 소비력을 나타내는 구매력지수(PPP)는 3만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12일 전망됐다. 12일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 9790달러로 지난해의 2만 7938달러보다 1852달러 증가하면서 3만달러에 육박할 예정이다. GDP를 인구로 나눈 1인당 명목 소득과 달리 PPP 기준 소득은 전 세계의 물가와 환율이 동등하다고 가정할 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올해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소득은 프랑스(3만 492달러), 일본(3만 3828달러)에 이어 세계 22위 수준이다. 일본의 경우 1인당 명목소득은 4만 2325달러로 한국을 크게 앞서지만 실질 구매력만 따지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구매력 지수가 높은 나라는 1위 룩셈부르크(8만 304달러), 2위 싱가포르(5만 7238달러), 3위 노르웨이(5만 2238달러), 4위 미국(4만 7132달러) 순을 기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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