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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브니코프(전 평양주재 구소련대사)가 말하는 김정일 부자와 북정권

    김일성이 사망한지 40여일이 넘었으나 북한은 김정일체제 공식출범을 미룬채 핵관련 미­북대화만을 진전시켜나가고 있다.그들은 남북대화등 대남정책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긍정적 변화조짐을 보이지 않고있다.김일성사후 김정일의 위상과 그가 그리고 있을 남북관계 청사진등 북한의 향후 진로와 내부동향등에 대한 궁금증만 커가고 있다.또 김정일의 자질과 성격등에 관해서도 여러 엇갈리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본지 이기동 모스크바특파원은 최근 북한사정에 정통한 미하일 슈브니코프 전평양주재 구소련대사(70)를 만나 김부자의 행적,향후 북한정권의 장래에 관한 그의 견해등을 들었다.통산 13년간 평양대사관에서 근무한 북한통인 슈브니코프 전대사는 특히 소­북한관계가 원만한 82∼87년 평양주재대사로 근무,김일성부자와는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1924년 러시아 툴라시에서 출생한 그는 소련군사외국어학교를 졸업했고 소련공산당 중앙위 국제부 한국(남북한)과장을 역임했으며 외교관으로선 주로 북한관련 업무를 담당했었다.슈브니코프 전대사는 인터뷰에서 김일성의 모스크바 비밀방문,김정일의 사생활과 주변인물등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얘기들을 털어놓았다.그러나 특별한 개인적 유대 때문인듯 그의 김부자 평가는 비교적 후하다는 인상을 주었다.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사정에 밝고 특히 김부자를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전직 구소련고급외교관의 북한평가와 분석은 향후 「김정일 평양」의 향방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귀기울여 볼만 한 것들이었다. ◎평양식사회주의 미래가 없다/김일성 추모기간 끝나면 권력승계 무난/핵탄제조 능력… 플루토늄 보유량 적어 ­북한주재 대사로 근무했던 80년대는 소련과 북한관계가 밀월과도 같은 순탄한 시기였던 것으로 아는데 평양근무는 얼마나 했는지. ▲60년부터 3년간 첫번째로 평양대사관에서 근무했다.그리고는 본국으로 돌아와 당중앙위 국제국 한국과에서 일했고 69년부터 73년까지 다시 평양근무를 했다.모스크바로 돌아와 당중앙위 국제국 한국과장으로 일하다 82년 12월 북한주재 대사로 발령받았다.87년 12월까지 대사로 근무했으니 평양대사관에서만 13년을 일한 셈이다. ○13년간 평양에서 근무 나의 북한대사 재임기간이 소련­북한 양국관계가 가장 우호적인 시기였다는 점에 동의한다.이 기간중에 김일성주석이 모스크바를 두번 방문했다.나는 그중 한번은 김주석을 직접 수행,1개월에 걸친 기차여행을 함께 했다.60년 이후 그는 모스크바를 방문한 일이 없다.주재국 대사인 나 개인으로서는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김주석의 모스크바방문의 구체적 시기는 언제였는가. ▲첫번째는 체르넨코 서기장 재임시인 84년이었고 두번째는 고르바초프 서기장 때인 86년이었다.이중 84년 방문때 내가 모스크바까지 김주석과 동행했었다.1개월간 기차로 시베리아를 거쳐 모스크바로 왔다가 귀국 때는 벨로루시,우크라이나,몰도바,루마니아를 돌아 평양으로 갔다.모스크바는 공식방문이었지만 나머지는 비공식방문이었다.86년 방문 때는 비행기편을 이용했는데 나는 동행치 않았다. ­김주석은 고소공포증으로 비행기여행을 극히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고소공포증은 아니다” ▲그가 비행기여행을 피한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그것은 척추에 문제가 있으니 비행기여행은 피하라는 의사들의 권유 때문이었다.비행기 착륙시의 충격이 허리에 무리를 줄수 있다는 것이었다.그가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알수 있겠지만 그는 항상 허리를 똑바로 펴고 꽂꽂이 서 있었다.그것은 조금이라도 굽히는 자세가 되면 척추에 통증이 왔기 때문이다. ­김주석은 말년에는 심장질환을 앓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사망원인도 심근경색으로 발표되었다.평소 그의 심장병 병세는 어느 정도였는가. ▲나이가 들면서 심장에 이상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80년대 중반에 심장발작을 한차례 겪었다.내가 대사로 있을 때였는데 소련의사를 보내달라는 부탁도 자주 있었다.대부분 김정일이 직접 찾아왔고 외교부장을 보낼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본국에 요청해 의사를 보내주었다.하지만 당시 러시아의사들의 최종진단은 『심장질환의 증세는 있으나 집무에는 지장이 없고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는 것이었다. ○북서 모반 있을수 없다 ­김주석 사망과 관련,한때 자연사가 아니고 정치적 변고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1백% 불가능한 이야기다.자연사가 분명하다.김일성 주변을 보면 모반은 불가능하다.절대 불가능하다.김일성 주변의 인물은 김정일이 모두 통제하고 있다.그리고 김일성·정일 부자의 관계는 어떻게 보면 부자지간 이상이었다.김정일은 정실 소생의 장자다.김일성은 그를 끔찍이 아꼈다.김일성이 김정일을 못마땅하게 여긴 때가 많았다는 얘기가 있지만 내가 아는한 그렇지 않다.텔레비전을 통해서 보니 김주석 사망후 김정일의 얼굴이 아주 못쓰게 됐던데 무엇보다 부친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물론 김주석 사망으로 받는 정치적 중압감도 큰 짐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추모기간 지나면 승계 ­김일성 사망 1개월이 훨씬 지났는데 아직 김정일이 주석과 당총서기직을 승계했다는 발표가 없다.다소 이상한 일 아닌가.후계구도에 진통이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데. ▲김정일은 70년대 중반 공식 후계자로 확정되면서부터 실제로 국가경영 실습을 해왔다.70년대 당중앙위원으로 들어간 뒤 이후 정치국원,그리고 4∼6인으로 구성되는 정치국 상임위원이 됐고 김주석 사망당시는 군최고사령관이었다.그리고 요로에 자신의 심복들을 배치해놓고 있다.부친과 같은 세대인 원로들로부터 한결같은 지지를 받고있다.그래서 그의 권력승계는 별 문제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김일성 추모기간만 끝나면 주석직 승계와 함께 국가지도자로서의 일을 시작할 것이다.당총서기는 정치국에서 이미 선출해놓고 발표만 미루고 있을수도 있다.당대회소집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김정일은 이미 「경애하는 지도자」였고 군통수권자였다.부친 사망과 함께 자연스럽게 제1인자가 되도록 미리 치밀한 장치가 돼있었던 셈이다. ○김일성 음주 극히 자세 ­김정일이 아버지와 같은 카리스마도 없고 세습승계에 대해 일반주민은 물론 권력층 내부에도 반발이 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김정일은 과연 북한 최고지도자가 될만한 인물인가. ▲대사로 근무할 당시 김정일을 비교적 자주 만나 가깝게 지냈다.그는 수시로 나를 불러 식사도 하고 술도 함께 마셨다.당시 그는 술을 아주 조금 마셨다.김일성도 술은 극히 자제했다.이점에 대해 외부에서는 잘못 알고있는 것 같다. ○카레이스·영화 큰 관심 내가 겪은바로는 김정일은 말이 적은편이다.지나치게 자기 생활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점이 특징이다.북한 같은 사회에서 2명의 지도자가 존재할 수는 없다.그래서 그는 의식적으로 부친의 그늘에 숨어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생각한다.때때로 『이 사람은 진짜로 권력 정상에 오를 생각이 없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김정일은 부친과 사진을 함께 찍는 것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쓸 정도로 몸조심을 했다.소련대표단이 그렇게 북한에 자주 갔는데도 김부자와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은 단 한번 뿐이었다. 젊었을 때 김정일은 여러 스포츠를 즐겼다.특히 카 레이스를 좋아했고 영화·음악등에 관심이 많았다.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차츰 성격이 조용하고 신중한 쪽으로 바뀌었다.부친의 영향 때문으로 볼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보통사람들이 겪는 인격성장 과정과 같다고 할수 있다.김일성대학 철학부에 다닐때 성적은 좋은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외국에서 공부한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 ○손혜림,손성필의 친척 알콜중독자라느니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느니 하는 말을 나로서는 이해할수 없다.그와 자주 낚시도 다녔는데 나라문제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있고 또 나름대로 정치에 대한 철학도 가지고 있는 교육받은 사람이란 인상을 받았다.그의 사생활등을 무조건 비난하는 것보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그의 경력은 물론 부친이 만들어 준것이 사실이다.그러나 김일성이 5자녀중 그를 후계자로 택한 것은 장남이기 때문만은 아니지 않겠는가.나름대로 그의 능력을 평가하지 않았겠는가. ­김정일의 가족관계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데.몇차례 이혼했다는 얘기도 있고. ▲가까이 지내면서도 그의 집에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부인이 있고 자녀가 2명 있다는 사실만 안다.내가 평양에 대사로 있을 당시 그의부인 이름은 손혜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모스크바주재 대사 손성필과 친척인 것으로 안다.김정일은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고 북한에서는 이것이 비밀사항으로 돼있다.그는 60년대초 부친을 따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적이 있고 80년대 중반 북경에 간적이 있으나 그외 외국이라고는 나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한때 동독 방문설이 있었으나 루머임이 확인됐다. ­아웅산 폭파사건,대한항공기 폭파사건,그리고 여러차례의 한국인 납치사건의 배후에 김정일이 있었다는 것이 정설로 돼있다.대사가 그의 성격등에 대해 잘못 알고있는 것 아닌가. ○소·동구 붕괴에 위기감 ▲솔직히 말해 그 사건들의 배후에 대해 나는 들은 것이 없다.한국에 적대적인 세력이 저지른 사건임은 분명하지만 당시 소련정보기관들은 추가정보를 전혀 얻지 못했었다.북한 정보기관의 소행이었더라도 그들의 속성상 비밀사항이 외부에 새나오지는 않는다. ­앞으로 김정일이 어떤 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국내정책과 대외정책을 포함,모든 정책방향이 김일성생존시와 동일할 것으로 보면 된다.다소의 변화가 있더라도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고 본질적으로 동일할 것이다.지금 북한에서 정책을 바꾼다면 체제변화가 불가피하다.김정일은 소련,동구의 예를 지켜보았다.체제변화를 쉽게 용납지 않을 것이다. ­경제난 때문에 결국 정책변화가 불가피한 시기가 올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김영주도 정일을 아껴 ▲북한은 폐쇄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라는 것은 사실이다.북한경제는 소련에 의존한 체제였는데 지금은 그 관계가 단절됐다.지금 러시아지도자들은 북한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그러나 북한은 외부세계가 그들을 고립시킬수록 더 주체체제를 강화하는 특성이 있다.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그들은 살아간다.북한은 지금도 철저한 분배사회다.그래서 사회안정면에서 본다면 어쩌면 러시아보다 낫다고도 할수 있다. 예를들어 현재 러시아에서는 소비재가 상점에 넘쳐나지만 주민 90%가 이를 살 능력이 없어 불만이다.북한은 그렇지 않다.그들은 아예 가난하지만 주민 모두가 이를 참고 사는데 익숙해있다. 다시 말해 북한을 고립시키는 정책은 좋은 결과를 낳기 힘들다는 것이다.한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물론 김정일은 한국과의 협력이 북한사회의 내부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하겠지만 그들을 고립시키는 것보다는 이 개방을 유도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북,내부붕괴 우려 개방 신중/“주석,정일 매우 아껴… 부자관계 이상”/후처소생 평일은 대권 넘볼수 없다/김정일 나이들며 술적게 마시고 신중/김일성 항공여행 기피,척추통증 때문/80년대 중반에도 심장발작… 자연사 확실 ­삼촌인 김영주,이복동생 김평일은 개인적 야심이 없겠는가. ▲그들은 김정일과 같은 라인이라고 생각한다.나는 김영주와 아주 가까운 친구로 지냈다.그는 모스크바대학을 나왔는데 김정일을 매우 아끼는 것으로 느껴졌다.김평일은 후처소생이어서 어차피 북한사회에서 김정일과는 격이 다르다.김일성은 생전에 김정일내외,그리고 거기서 난손자들을 특히 귀여워하며 아꼈다. ○불만있어도 표현 못해 ­북한에 반정부,반체제세력이 있는가.김정일에 대한 군부의 충성은. ▲심각한 반대세력은 없다.인텔리겐차,교육받은 계층가운데 다소 불만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상식적으로 짐작할수 있는것 아닌가.그러나 어떤 사람이고 그런 생각을 드러냈다가는 엄청난 불이익을 당한다.조심해야 한다.따라서 사회전반에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군부의 김정일 지지는 확고하다.오진우는 김정일의 젊은 시절 스승이었고 그를 아주 좋아한다.오진우가 언젠가 심한 교통사고를 당했을때 김정일이 직접 내게 찾아와 모스크바로 보내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부탁해 그렇게 해준일이 있다.후일 오진우와 술자리를 함께 했는데 그는 김정일과 내게 진심으로 감사했다.오극렬도 김정일을 매우 아끼는 사람이다. ­반정부 시위,주민들의 봉기가 일부 있었다는 얘기도 간혹 들리는데. ▲북한은 그런 일이 가능한 사회가 아니다. ­김정일의 여성편력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 대사의 견해는. ▲물론 내가 그의 사생활을 다 안다고는 할수 없지만 그런 유의 얘기는 잘못된 정보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사회주의국가 간부들은 끝없이 밀려드는 일거리들로 숨돌릴 틈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김정일이 오래전부터 실질적 국가경영을 맡아왔다고 볼때 방탕한 생활에 할애할 시간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능력과 의사가 있다고 보는가. ▲영변의 핵단지는 연구·훈련용으로 규모도 매우 작다.물론 핵폭탄을 제조할수 있는 인력과 기술은 갖고 있고 운반수단도 가지고 있다.그러나 핵폭탄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북한은 갖고있지 못한 것으로 알고있다.그들을 밀어붙이기 보다는 협력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화해의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북한은 이론적으로는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지만 실제로 이를 현실화할 능력은 없다고 본다. ○핵탄 현실화 어려울것 ­대사의 평양근무 기간은 소련이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하던 시기였는데 북한당국의 항의나 섭섭함의 표시는 없었는가. ▲공식적인 항의는 없었다.당시 소련지도부는 한반도의 평화를 원했다.그러나 그 방법에 있어서 북한정부와 차이가 있었다.우리는 국제사회가 모두 문을 활짝 열고 살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북한은 주체사상을 고수했다.소련지도자들은 주체에 대해 반대했고 이것이 양국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그러나 북한당국이 주체사상을 굳이 고집하는 데는 우리로서도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가까이서 본 김일성은 어떤 사람이었는가. ○66년에 조·소 정상회담 ▲ 그가 취한 정책의 옳고 그름은 일단 논외로 하자.우선 분단,남북대치등의 어려운 상황에서 50년 가까이 집권한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있었던 브레즈네프와 김일성간 양자회담을 4시간 가량 지켜본 적이 있는데 그는 참모의 도움없이 회담을 잘 이끌어나갔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그런 회담이 있었다는 것은 금시 초문인데. ▲외교비밀인데 실수로 발설한 것 같다.66년 그런 회담이 열렸었다.당시 소원했던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해 두 지도자가 비밀리에 만났고 그후 양국관계는 급속히 좋아졌다.양국관계사에 매우 중요한 회담이었다.이 자리에서 공식 협정체결 같은 것은 없었으나 주로 경제분야에서 많은 원조약속이 이루어 졌고 군사원조를 포함한 군사협력,기술지원 약속도 이뤄졌었다. ­공산주의,특히 북한 공산주의체제의 장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러시아에서는 70년이나 되는 실험이 실패로 돌아갔다.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나는 사회주의가 지향하는 인간의 삶에 대해 지금도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그러나 북한이 하고있는 사회주의는 미래가 없다고 본다.전혀 없다.남한을 방문한 적은 없지만 체제경쟁에서 북한이 졌다.그러나 그들이 굳이 그렇게 살겠다면 그렇게 놓아두고 그들이 스스로 변화를 택할 때까지 도와줄수 밖에 없지 않은가.
  • 미­북 연락사무소 합의이후 정부 고민

    ◎「두개의 한국」 눈앞… 외교환경 대변화/미의 「새로운 질서」 추구에 북고립 풀려/프리미엄 상실… 남북 외교대결 불가피 미국과 북한이 3단계회담 1차회의에서 관계를 정상화 하고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제 40년 동안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겠다는 뜻이다.또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가 사라지고,이 지역에 새질서가 들어설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북한과 국교를 정상화 하면 곧 일본도 뒤따를 게 분명하다.일본은 벌써부터 북한에 미소를 보내고 있다.이는 북한의 개방에 대비,미리부터 진출 발판을 마련해 놓겠다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미일의 이같은 발빠른 행보는 즉시 영국·독일등 서방 각국으로 번질 게 뻔하다.그렇게 되면 이제껏과는 달리 강대국들의 「두개의 한국정책」이 보편화되는 단계에 들어선다.미국·일본과 달리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와 국교를 정상화 함으로써 「두개의 한국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정부의 대외정책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지금까지 누려온 외교적 프리미엄을 더이상 유지할 수 없는묘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정부의 한 당국자는 『두개의 한국정책은 남북한 문제를 민족 내부문제로 규정하고 우리의 주도로 풀어나가려던 통일정책의 기초를 흔드는 변화』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정사실화 하고 대북정책을 추진해왔던 게 사실이다.그러나 이제부터는 미국을 「혈맹의 우방」이 아닌 「외교교섭 상대국」으로 간주하고 대미정책을 추진해야 할 판이다.한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미국이 북한에 대해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모두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할 정도다. 특히 미국은 이번 합의가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풀어줬다는 점을 내세워 남북한에 대해 모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것이 미국이 추구하고자 하는 「새로운 질서」의 핵심이기도 하다. 우선 미국은 합의문에 밝혔듯이 북한에 대한 무역·투자장벽을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에 곧 북한을 적성국가에서 제외할 공산이 크다.미국기업들이 벌써부터 북한 방문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이러한 가능성에 기초하고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미국기업들은 북한방문 및 대북투자를 위한 우리정부의 건설적인 역할과 제도적 뒷받침을 끈질기게 요구해오고 있는 상태다.미­북관계의 개선이 가시화된 만큼 그 강도는 갈수록 거세질 게 틀림 없다. 정부는 이 때문에 남북한이 이제 새로운 외교적 대결의 장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보고 「신외교」의 저변과 기본 축을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는 또 한반도 4강에 대해 적극적인 균형외교를 추구할 방침이다.과거처럼 대북 우위확보 및 강경노선 추구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교류협력·경협등 실질적이고 실리적인 외교노선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뜻이다.북한에 대해서도 핵문제와 경협의 고리를 서서히 풀어나가는 단계적인 전략을 구사할 복안인 것 같다.한 관계자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은 외교무대가 새롭게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정부의 외교구상은 이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수로 지원」 국회동의거칠까/10여년 끌 장기사업… 「수차례 동의」 부담/초당적 결의안·보고후 추인 방안 검토 북한의 경수로 전환비용을 우리가 일부 부담하려 할 때 그에 따른 국내 절차는 어찌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홍구통일부총리는 17일 『경수로 지원문제는 국회에 보고해야 할 사항이며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지지를 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정부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부총리의 발언이 국회의 동의를 받겠다는 확정적 방침을 밝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을 좀더 주시하며 적절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이처럼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국회의 동의를 받는다면 국민적 승인을 받는 것이 되므로 보다 떳떳하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또 미국등 관련국에 『우리가 경수로 전환비용을 지원하려면 국회나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전제를 내걸어 한국형 경수로의 채택및 비용부담 수준의 최소화에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 야당은 현재까지는 국회동의 절차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을 지지하고 있다.그럼에도 정부는 국회 동의절차가 번거로워질 까봐 우려하고 있다.경수로의 지원과 관련해 우리가 흡족한 협상결과를 끌어 내지 못했을 때,혹은 과다한 부담이 지워졌을 때 야당이 과연 순순히 동의안을 처리해주겠느냐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염려하는 것은 또 있다.경수로의 건설은 한두해에 끝나지 않고 10년은 끌텐데 그동안 수시로 동의를 받는 게 여간 번거롭지 않을 것이란 걱정이다.정부는 내심 국회가 하나의 결의안만으로 이 문제를 한꺼번에 만장일치로 동의해주도록 바라는 눈치이다.경수로의 지원문제야말로 남북관계의 전반을 바꿀 수 있는 중대 사안이기에 남북경제협력의 차원에서 초당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이같은 결의안이 안된다면 정부가 국회에 보고를 하고 여야 정당이 그것을 정치적으로 추인하는 형식도 기대하고 있다. 국회 동의행위가 꼭 필요한지의 여부는 경수로의 지원을 정치적 행위로 보느냐,아니면 일반적인 국가 채무·채권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7·4남북공동성명,남북기본합의서는 국회에 보고만 했다.러시아에 경협차관을 제공할 때는 일부 현금차관 보증부분만 동의를 얻고 소비재차관은 동의를 받지 않아 위헌 시비를 낳기도 했다. 경수로 지원문제는 러시아차관보다도 더 첨예한 사안이므로 정교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한국과 미국의 협정이 필요하거나 여러 나라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그에 따른 조약 혹은 협정이 체결된다면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을 수 없다.헌법에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부담을 지우는 조약의 체결은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국회도 동의절차에만 구애받지 말고 결의안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익을 극대화 하는 쪽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대세인 것 같다.
  • 다단계판매 양성화 필요한가(오늘의 쟁점)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최근 상공자원부에 의해 입법예고됐다.상공자원부가 현행 방문판매법의 법체계 및 논리상의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이 법률개정안은 다단계판매를 여러 조문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론 다단계판매를 폭넓게 양성화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다단계판매 양성화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논리를 대비시켜본다. ◎찬성론/김준령 한국전략마케팅연소장/영세중기 유통비용 줄이는 유일방법/악덕기업 폐해 과장… 개방대비 육성을 「신문에 연일 강도사건이 보도되므로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강도다」라는 것처럼 어리석은 결론은 없을 것이다.그동안 사회적으로 비정상적인 다단계기업의 피해사례가 극에 달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부 악덕기업의 피해사례를 가지고 올바르게 운영해보려는 기업들이나 그 가능성까지 짓밟아버린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것이며 사회적 무지의 소산일 뿐 오히려 소비자의 권익향상을 저해하거나 국가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심히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정반대로 다단계판매의 본질은 매우 합리적인 유통방식으로 소비자로하여금 중간유통마진이 제외된 싼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직접판매의 이점을 지니고 있으며,미국·일본 등지에서도 초기에 많은 인식의 혼란이 있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강력한 마케팅방법의 하나로 주목받으며 정립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본래적 의미의 다단계판매는 오히려 소비자피해도 산출해내지 않는 법이다.또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다단계판매가 품질을 중요시하는 소자본 우량중소기업이 품질력만을 바탕으로 해서 대기업,나아가 국제기업으로 일약 성장이 가능한 매력적인 측면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세한 중소기업이 막대한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자체유통을 시도할 수 있는,사실상 유일하게 실현가능한 제조업 마케팅이다.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다단계판매에 대한 인식이 이토록 심하게 오염된 이유는 이제껏 국내에서 활동한 불건전한 다단계판매기업들의 피해사례로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한편 유통시장개방과 더불어 선진유통기법들을 속속 개방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과 낙후된 국내 유통기술의 발전이라는 측면으로 미루어볼 때 다단계판매시장의 개방은 필연적인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다단계판매의 경우 폐해방지에만 급급하여 국내기업들의 건전한 참여는 꿈도 꾸지 않았으며 국내기업들은 사회적으로 불건전하게 형성된 다단계판매의 이미지 때문에 선뜻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악순환 속에 시간만 흘러오다가 막바지에 이른 지금 다른 어떤 시장개방 때보다 더욱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왕 이렇게 된 마당에 왈가왈부 논란하고 있을 시간이 없고 한시라도 빨리 국내기업을 육성하는 데 힘을 모으는 것만이 가장 현명한 대비책이라 할 것이다.세계시장은 국내시장규모의 수백배다.따라서 단 한개의 국내기업이라도 다단계판매의 강점을 충분히 습득하여 국제화될 수 있다면 모든 외국기업의 국내시장침투를 상쇄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국익적 차원에서 무역수지흑자를 도모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반대론/이용철 변호사/판매보다 간접수익 노리는 “인간장사”/허용땐 탈법·폭행등 부작용 재연될것 한때 들불처럼 번져가며 커다란 사회적 물의와 극심한 폐해를 가져온 다단계판매조직들의 사기적 상행위가 최근에는 상당히 진정된 상태다.이처럼 다단계판매로 인한 사회적 물의가 잠잠해진 것은 92년7월1일부터 시행된 현행 방문판매에 관한 법률 덕택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그리고 방문판매에 관한 법률이 다단계판매의 폐해를 억제할 수 있도록 한 가장 핵심적인 조항이 바로 2단계이상의 판매실적에 의한 이익분배를 금지한 법 제18조였다. 그러나 다단계판매조직에게 추상같이 느껴지던 현행법 제18조 아래에서도 다단계판매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었으며 온갖 형태의 탈법행위가 공공연히 자행되어온 것이 사실이다.일부 다단계판매조직원에 의한 살인·폭행,그리고 다단계판매로 인해 헤어나기 힘든 피해를 본 피해자의 자살 등이 방문판매에 관한 법률 시행이전은 물론 시행이후에도계속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법 제18조를 삭제하고 다단계판매를 단계제한 없이 허용하는 최근 상공자원부의 이 법개정안이 수용될 경우 간신히 가라앉힌 사태가 또다시 재연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며칠 전에 있은 법개정공청회에 참석한 많은 다단계판매업종사자들이 자신들의 회사는 건전한 다단계회사로서 불법 또는 탈법조직인 피라미드회사와는 구별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것을 보았다.그러나 다단계판매와 피라미드판매를 구분하자는 것은 매우 자의적인 논리에 불과하다.피라미드구조를 가진 판매형태를 우리말로 다단계판매라고 칭하는 데 불과한 것을 이처럼 극구 구별하고자 하는 것은 그동안 사회적 폐해가 극심하던 다른 판매회사와 자신들의 회사 사이에 존재하는 현상적인 차이를 최대한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비록 현상적으로는 약간의 차이를 나타내며 상대적으로 약간의 건전성이 엿보인다 하더라도 위 두 회사의 본질에 있어서까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단계판매의 본질은 판매회사들이 매출의 획기적인 신장을 도모하기 위해 상품의 품질이나 기술력에 의존하기보다는 판매원들에게 소매이익 이외에 하위판매원들의 실적에 의해 별다른 노력이나 부담 없이도 쉽게 간접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유인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그런데 이러한 간접수익은 근본적으로는 불로소득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며,판매원의 관심을 상품의 판매보다는 조직의 확장에 두게 하여 장기적으로는 「인간장사」로 발전하는 경향을 갖게 된다. 상품의 품질과 기술력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면 숱한 오해와 비난을 감수하면서 다단계판매를 고수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으며 이러한 점에서 다단계판매가 과연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유익한 유통기법인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 국내외학자연구로 본 남북단정수립 과정

    ◎“평양 45년말 실질적 공산정권 수립”/「5도인민위」 조직 등 남측보다 3년 더 빨라/“「서울단정」 출발로 분단고착 ” 주장 허구 입증 대한민국 정부는 민족과 국토가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난지 만 3년째 되는 날인 1948년 8월15일 출범했다.비록 해방된 민족의 염원인 「통일 조국」을 실현하지는 못했지만,대한민국의 수립은 민주사의 정통성을 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자못 심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 일각에는 「대한민국이 38선 이남에 세워진 단독정부」라는 이유로 그 의의를 평가절하하는 시각이 남아 있는데다 급진세력은 『남한에서 단정이 출범함으로써 분단이 고착됐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의 출범에 떠넘기는 이같은 주장이 어느정도 타당성을 갖는지 학계의 연구성과를 통해 알아본다.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관한 역사적 평가를 위해서는 당시 남한지역을 통치하던 미 군정과 정치주도 세력이 통일정부를 이룩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단정을 강행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신용하·김학준·진덕규교수등 국내 학자와 미국의 스칼라피노(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이정식씨(펜실베이니아대 교수)등 국내외 학자 대부분이 한반도 남쪽에서의 단독정부 수립이 불가피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 학자의 입장은 ▲광복이후의 정국이 남쪽과 북쪽간에 크게 달랐고 ▲남쪽에서는 새로 탄생할 국가의 주도권을 놓고 좌·우의 정파가 극한대립하고 있었던 반면 ▲이북에서는 소련주둔군의 지원아래 공산세력이 「실질적인」정부를 구성하고 있었음을 지적한다.특히 북한지역에서의 공산통치는 현실적으로 통일정부 수립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남한지역은 미군이 군정을 실시하면서 나름대로의 일정표에 따라 민의를 수렴한 정치단체가 등장하기를 기다리는 실정이었다.그러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으로 남북을 통괄할 임시정부 수립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에 참가신청한 정당·단체가 4백25개에 이른 예에서 보듯 당시의 남한 정국은 지리멸렬한 상태였다.이에는 46년 9월의 「9월총파업」,10월의 「대구폭동」등 광복이후 잇따라 발생한 좌익의 준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반해 이북에서는 45년 8월16일 「함경남도 인민위원회」결성을 시작으로 연내에 황해도·평안남북도·함경남북도등 5개 도의 인민위원회 조직을 완료했다.또 46년 2월에는 김일성을 위원장으로 한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를 수립하는등 급속히 통치조직을 확립해 나갔다.이 과정에서 소련식 소비에트정권 수립에 반대하는 기독교·지주·지식계층등의 반대파를 일사불란하게 숙청했음은 물론이다. 「한국전쟁의 기원」이란 저서로 유명한 미국학자 브루스 커밍스마저도 자신의 책에서 『북한에서는 45년 말에 이미 실질적인 정권이 들어섰다』고 인정하는 정도이다.그는 「단정 수립은 한반도 남부를 장악하려는 미국의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는 학파의 대표격 학자이다. 따라서 당시 남북 제 정당·사회단체의 논의에 따른 통일정부 수립은 불가능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유엔에 넘길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유엔총회는 「남북한 전지역에서 자유총선거를 실시해 정부를 구성」할 것을 결의했지만 당초 한반도문제의 유엔상정 자체를 거부했던 소련은 유엔감시단의 입북을 거절함으로써 결국 남한의 단독선거를 가져왔다. 대한민국은 48년 5월10일의 총선거,7월17일의 헌법 공포를 거쳐 8월15일 출범했다. 이에 북한은 기다렸다는듯 8월25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치르고 9월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성립시켰다. 이로써 45년 미·소 양군의 진주로 시작된 영토분단은 48년 체제분단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에 앞서 ▲47년 2월의 「조선인민군 창설」 ▲48년 4월의 「헌법 채택」등 발빠르게 정부수립을 위한 준비를 다져왔다.막상 정부수립 일자만 한달여 늦었을 뿐 단독정부를 준비하고 이룩한 과정은 남쪽보다 북쪽이 훨씬 빨랐으며 그들이 주장하는 「단정의 분단책임론」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입증하는 대목이다.
  •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전문가 좌담(금융실명제 1년:7·끝)

    ◎“차·도명거래 근절 보완조치 시급”/차명땐 기관포함 가입자도 처벌 마땅/자금투명성 확보·신용사회 정착 성과/차명추정 예금 30조원중 10만% 실명 전환/법인세 인하… 특소세 개편 등 세제손질 절실/사정 명분으로 거래비밀 보장 안하면 곤란 ▷참석자◁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 이필상 (고려대 교수) 위성복 (조흥은행 상무)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지 1년을 맞는다.실명제 초기에는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현금인출 사태가 발생하고 기업들의 연쇄부도가 속출할 것이라는 「금융 대란설」까지 나돌았으나 예상과 달리 순조롭게 정착했다는 평가이다.그러나 한편에서는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유보돼 차명거래를 뿌리 뽑고 지하경제를 추방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다.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를 좌담으로 엮어본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실명제의 지난 1년은 1단계에 해당하는 실명화 단계입니다.가명거래를 실명으로 바꾸는 과정으로 이 단계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오지 않습니다.다만 심리적인 불안감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 우려됐습니다만 보완조치를 통해 자금의 해외도피나 부동산 투기 등을 잘 막은 것 같습니다.자금을 미리 풀어 중소기업의 부도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부작용을 최소화했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지만,실명제를 개혁의 수단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은 다소 실망했을 것입니다.이것은 실명제의 마지막 단계에 가야 충족 될 것입니다.그러나 기업부도와 관련,중기에 대한 금융지원책이 미흡했고 과세자료를 노출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실명제는 자금의 흐름을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그런데 그러한 경제논리 대신 세무조사를 무기로 사정논리를 펼친 것이 잘못됐습니다.또 실명제의 주체인 금융기관에 대한 마땅한 통제수단이 없었던 점도 지적돼야 할 것 같습니다.그래서 실명제를 위반한 경우가 많았지요.자금시장의 경색을 막기 위해 보완 조치로 장기 무기명 채권을 내놨지만 투자상품으로서의 매력은 없었습니다.오히려 당장의 위기를 막기 위한 각종 보완조치 때문에실명제의 취지가 상당히 퇴색된 감이 있습니다.느슨해진 실명제로 지하자금을 산업자금으로 끌어들이는 데 실패한 것 같습니다.무장 해제된 실명제라고 할까요. ○사정논리 펼친건 잘못 ▲위성복 조흥은행 상무=금융기관의 입장에선 성과를 3가지로 봅니다.우선 음성적인 기업의 비자금이 많이 줄었습니다.자금의 흐름이 투명해져 기업의 실상을 파악하기가 쉬워졌습니다.둘째로 신용사회로의 진전이 빨라졌습니다.신용대출이 증가하고,결제수단이 직불카드 등 다양화됐지요.요즘은 기업의 접대비도 현금이 아닌 법인카드로 결제합니다.지난 해 5월 13만개에 불과했던 법인카드 수는 올해 20만개로 늘었습니다.또 금융기관의 경영혁신도 가속화되는 중입니다. ▲이소장=제2 금융권 특히 증권 쪽은 실명제 초기에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결과가 좋았습니다.큰손들의 영향력이 떨어져 이젠 장난을 치지 못합니다.대신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커졌습니다.질적으로도 많이 개선돼 주식의 위장 분산도 옛날보다 어려워졌습니다.아직도 차명계좌가 많아 만족할 수준은 못 되지만 실명제 이전보다는 훨씬 개선됐습니다. ▲이교수=실명제는 정치자금과 이권의 연결고리를 차단,정경유착을 단절시키고,지하경제를 불식시켜 돈의 흐름을 투기에서 투자로 전환시킵니다.국민들은 지하자금의 노출로 세금 부담이 줄어들지요.부의 세습이나 기업의 불공정 거래도 차단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정경유착은 많이 사라진 것 같은데,내면적으론 그대로 남아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상무대 관련 국정감사에서 예금비밀 보호 규정은 부패를 덮어주는 보호막 구실을 했습니다.지하경제 척결도 요원합니다.금융기관이 단기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변칙거래를 하기 때문입니다.이런 측면에서 지난 1년간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위상무=지하경제와 불로소득의 근절은 오는 96년으로 예정된 종합과세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과소비 풍조,저축률의 하락,무자료 거래자들의 은행 기피현상 등과 같은 실무 차원의 문제점이 있지만 보완책이 마련되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증시큰손 사라져 다행 ▲이교수=실명제 그 자체는 목표가 아닙니다.경제정의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 목표입니다.따라서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내놔야 합니다. ▲위상무=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이교수=실명제 1년이 지난 지금도 차명거래는 근절되지 않았습니다.위상무님도 말씀하셨다 시피 차명예금으로 추정되는 30조원 가운데 실명으로 전환한 것은 3조원에 불과합니다.차명 규모에 대한 추정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만,아직도 차명예금의 상당부분이 실명 형태로 숨어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습니다.현 시점에서 최대 과제는 실명화가 진정으로 뿌리내리게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따라서 차명 및 도명 거래를 근절할 수 있는 보완조치가 시급합니다.이를 위해 금융기관 이외에 거래당사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실명화 의무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금융기관들도 직원들이 실명제를 위반하지 않도록 맹목적인 수신경쟁을 지양해야 합니다. ▲위상무=실명제의 최대 과제는 세제 및 세정의 개혁을 통해 공평 과세를 실현하는 것입니다.그러자면 우선 과세자료를 양성화해야 합니다.그런데정부는 기업들이 과세자료를 양성화하면 그 실적에 따라 세율을 점차 낮춰주겠다고 하고,반면 기업이나 상인들은 정부가 먼저 세율을 대폭 낮추지 않는 한 현재의 세율로는 도저히 모든 거래자료를 노출할 수 없다고 합니다.따라서 기업들의 과표 양성화를 유도하려면 정부가 과감하게 먼저 세율을 낮춰야 합니다.법인세율을 대폭 낮추고 특소세 및 부가세 제도도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종합과세 실시 대상을 연간 금융소득 얼마 이상으로 설정하느냐가 중요합니다.종합과세 대상을 지나치게 확대하면 금융자산이 빠져나가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옮겨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교수=제 눈에는 세제와 세정을 과감히 개혁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대표적인 예가 종합과세 대상 금융소득의 기준금액을 설정하는 문제입니다.조세연구원은 종합과세 대상을 연간 금융소득 4천만원 이상으로 하자고 재무부에 건의했습니다.금리를 연 10%로 본다면 예금이 4억원 이상인 사람만 종합과세한다는 얘기인데,대상이 과연 몇 명이나 될 지 의문입니다.주식과 채권의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도 이 정부 임기 중에 않겠다고 한 것도 재고해야 합니다.재테크 등 자금의 왜곡현상을 심화시키고,형평과세의 원칙에도 맞지 않습니다. ○종합과세 과신은 금물 ▲위상무=차명거래를 뿌리 뽑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이 문제는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96년부터 시행되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만,그 이전에라도 예금의 명의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명의자 과세 제도를 도입하고,상장증권의 예탁을 의무화해 실물보유를 억제하며,실물보유자에 대한 배당금은 손비로 인정하지 않는 등 다각적인 보완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교수=종합과세를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낙관입니다.실명제가 실시된지 1년이 지난 지금 쯤은 그동안 감춰졌던 세원이 드러나면서 세수는 늘어나고 세율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야 합니다.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정부는 실명제를 했으니 할 일 다 했다는 식으로,보완작업을 게을리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이소장=차명거래는 실명제의 2단계인 종합과세가 시행되면 상당 부분 해결되겠지만,그렇다고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습니다.실명제가 모든 병리적 현상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입니다.실명제에 지나친 기대를 갖는 것도 금물입니다.부정부패의 척결은 공무원의 봉급을 현실화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으로 풀어야지 실명제에만 맡긴다고 되는 일이 아니지요. ▲이교수=금융거래의 비밀보장 조항은 비리 척결을 위한 조사가 가능하도록 완화돼야 합니다.무엇을 위한 실명제인지 납득이 안 될 때가 많습니다.국회·감사원·국세청 등 공적인 사정기관의 계좌조사는 허용해야 합니다.다만 수사기관이 얻은 금융거래 정보를 수사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남용하는 것만 막으면 됩니다. ▲위상무=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금융거래에 대한 비밀은 앞으로도 철저히 보장돼야 합니다.실명제 1년이 지나면서 이 문제가 점차 소홀히 다뤄지는 경향이 있어 걱정입니다.사회정의를 위해 각종 불법·음성 거래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도 일리가 있습니다.그러나 저축증대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투자확대를 위해 더욱 절실한 과제입니다.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우선은 실명으로 거래하는 의식과 관행을 정착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사정활동은 나중의 과제입니다.실명제의 성공 여부는 1차적으로 금융거래를 실명으로 하는 관행과 인식을 어떻게 뿌리내리느냐에 달려있습니다.만약 비밀보장에 구멍이 생긴다면 실명거래가 정착하기 어렵습니다. ▲이소장=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명분으로도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을 허물어서는 안 된다는 위상무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전반적으로 비밀보장 장치를 허무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그 대신 일정 직급 이상인 공직자에 대해 재임기간 및 퇴임 후 3∼5년까지 비밀보장의 예외로 하면 두가지 목표를 어느 정도 조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이 정도만 조사하면 우리나라의 부패는 다 나오지 않겠습니까. ○중기신용대출 바람직 ▲이교수=경제개혁에서 실명제는 그 시작이지 결코 전부가 아닙니다.실명제가 성공을 거두려면 다른 개혁조치들이 지속적으로 뒤따라야 합니다.중앙은행의 독립성 보장,재벌의 경제력 집중 및 부의 세습 방지,금융의 자율화 등이 입체적으로 추진될 때 실명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소장=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시행되면 실명제의 부작용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저축의욕이 떨어지고 금융자산이 빠져나가 땅이나 귀금속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기가 일거나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따라서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합니다.예컨대 토지관련 세금을 매기는 기준시가를 대폭 현실화해야 합니다.자산을 상속하는 경우 지금은 예금보다 땅이 훨씬 유리합니다.땅은 실제 가격의 20∼30%만 과세표준으로 잡히지만 예금은 전액이 과세표준으로 잡히기 때문입니다.세제상 예금보다 땅을 우대하는 것은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큽니다.또 중소기업을 너무 소홀히 다루는 것 같습니다.실명제를 계기로 이번 기회에 상당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관행을 확립해야 합니다.지금까지는 말 뿐이었지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중소기업의 법인세율을 지금의 절반으로 낮추고 그 대신 과세자료 양성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2백만명째(외언내언)

    세계인구 가운데 2억4백만명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이는 경제활동인구 9명가운데 1명,전세계 노동력의 10.6%가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메가트랜드 2000」으로 유명한 존 네이스비트는 최근 그의 신저 「글로벌 파라독스」에서 이런 자료들을 인용해 앞으로의 세계최대산업은 관광이라고 단정한다. 그는 이미 관광산업이 에너지,전자,농업보다 실질생산성으로는 앞서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1994년 법인세 소득세등 관광업관련 세수입은 6천5백50억달러로 추산돼 있다.이는 소득세 원천으로 최대이다.93년 관광업은 3조4천억달러의 순익을 기록,이 항목에 있어서도 전 산업최고의 자리에 올랐다.현재 관광업은 소비자 가계지출의 10.9%,자본투자의 10.7%를 차지하고 있다.이런 사실들을 나열하는 그의 논지는 설득력이 있다. 경쟁도 맹렬해지고 있다.많은 항공사들은 비즈니스여행자를 확보키위해 「토털려정」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승객을 자신의 집 문앞에서부터 가고자 하는 곳 문앞까지 리무진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다.콴터스,캐세이 퍼시픽,버진 애틀랜틱등이 그 항공사들이다. 관광상품개발도 시의를 쫓아 더욱 부지런해지고 있다.「자연학술관광」「생태관광」들이 그 예.환경과제인「지속가능한 환경관리」를 직접 관광프로그램으로 설정한 것이다.인기도 있다. 올해를 「한국관광의 해」로 정한 것까지는 이 흐름을 바로 본 것이다.그러나 올해내내 이런저런 이유로 관광은 부진했다.북한핵위기까지 장애였다.그런데 29일 올해의 2백만명째 관광객이 입국을 한 모양이다.이렇게 되면 지난해보다 좀 나아질 공산이 있다.관광의 해에 더 줄었다는 낭패는 면할 것같아 다행이다. 관광업계대표가 청와대오찬에서 한 말이 있다.「객실1개수익이 차 2대수출효과를 내긴하지만 연간 정부지시문서를 1천4백건씩 받아가지고서는 더 잘 해갈수가 없습니다」관광산업에 좀더 효율적 접근을 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얼굴 다른 근로자/양해영(서울광장)

    세계경제를 통틀어 지난 6개월동안 예측이 수정되지 않고 일관되게 제기되고 있는 현상의 하나는 미국경제에 대한 찬사일 것이다. 거의 모든 경제전문가들이 미국경제가 10수년래의 장기호황을 구가할 것이라고 한 예측이 빈틈없이 맞아떨어지고 있다.경제성장이 연속해서 상승곡선을 향해 달리고 있고 다른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안고있는 실업문제도 미국만큼은 해소돼가고 있다.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도 한층 가벼워 보인다.미국을 대표하는 5백대기업들은 그동안의 적자수렁에서 벗어나 지난해 엄청난 흑자를 누렸다. 경제전문지들은 이같은 현상을 2차대전 당시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쫓겨났다가 다시 돌아간 맥아더장군의 귀환에 비유하기도 하고 막 잠에서 깨어난 코끼리가 초강력엔진을 달았다고 평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미국경제가 이제 죽어가고 있는 공룡이라고 혹평한 사람들을 비웃고 있는 것이 작금 미국경제의 실상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미국경제회복의 원동력은 무엇인가.냉전 종식으로 국방력에 치중했던 에너지를 경제쪽으로 돌린탓도 있을 것이다.또 그동안 꾸준히 진행돼온 엔고현상의 영향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그동안 줄기차게 시행해온 미국경제의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내면적으로 경쟁력을 갖춰온 것이 회복의 가장 큰 동인이 아닌가 싶다. 또 미국내 5백대기업이 적자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밀어 닥칠수 있는 것은 수십만의 인력감축을 통한 군살빼기가 성공을 거둔데 그 이유가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미국경제는 그렇다치고 일본이나 유럽선진국들은 어떤가.모두가 저성장과 실업의 고통이라는 공통된 문제를 안고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은 처절하다. 한때 미국이 부러워했던 일본의 종신고용제도 한시대의 유물로 전락되어 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일본에서 실업을 모른다는 말은 더이상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우에노와 신주쿠의 지하철역에는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이 구멍뚫린 담요나 마대를 들고 서성거리는 장면이 자주 등장되곤 한다. 혼다사에서는 종신고용은 물론 연공서열을 파기,일정기간내에 승진을 못하면 임금이 깎여한직으로 물러나야 한다. 프랑스는 실업난완화를 위해 청소년 근로자들의 임금인하 계획을 세웠다가 격렬한 시위로 철회되긴 했으나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세계 경제의 최우량아로 손꼽았던 독일도 예외는 아니다. 폴크스바겐자동차회사는 3만명을 해고하는 대안으로 주4일근무제를 채택,실질임금을 깎아내렸다. 렘페파운드리테크놀로지사는 급여증액없이 주간근무시간을 5시간 늘리는데 노사간에 합의,시행중이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지는 아시아에서 투자환경이 가장 열악한 국가로 한국을 지목했다.큰 이유의 하나가 임금이 비싸고 노동쟁의가 많다는 것이다. 철도와 지하철노조의 파업은 문제를 묻어둔채 일단 끝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굵직굵직한 대기업의 파업문제가 잇따르고 있고 앞으로 어디까지 갈 것인지 점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더군다나 이러한 현상이 올해로 끝나고 내년으로 끝날것 같은 조짐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용문제에 관한한 아직은 태평성대처럼 보여서 그런지는 모르되 선진국의 움직임과 우리의 그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최근의 파업사태를 지켜본 여론의 주조는 법의 엄격한 집행에 있는 것 같다.불법파업과 공권력투입,그리고 몇몇 노조간부들의 구속,그리고는 다시 모든 것이 해결된양 원상으로 돌리고,때로는 이것도 부족해 파업자들에게 갖가지 명목의 장려금까지 준다.이런 순환과정이 불법파업을 손쉽게 일으키게한 하나의 원인은 될 수 있다.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하나가 간과되어 있다. 그것은 파업의 목표 또는 목적이 진정 노조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한두명의 노조간부가 주도하는 파업이 아니라 전체를 위한 파업이라야 최소한의 설득력이라도 있을 것이다.누구를 위한 파업인가를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경쟁력강화를 외치고 있는 가장 근본적 이유는 일자리 창출에 있다.경쟁력이 없으면 그 일자리는 다른나라 근로자들에게 주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세계경제의 흐름이다. 이따금 근로자들이 주체가 되어 망해가는 회사를 살렸다는 전설같은 얘기도 들린다.노조간부들이 출연해서 회사제품을 선전하고 품질을 보장한다는 광고도 본다.불법파업하는 근로자는 누구이며 회사를 살리는 근로자는 누구인가.결코 서로 다른 근로자는 아닐 것이다.
  • 올 7.8% 성장… 경제운용 안정 역점/한은,경제 수정 전망

    ◎수출입 호조 지속·설비투자 급증/물가 연6.2% 상승·과소비 우려 올 하반기 경제운용의 기조는 안정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한국은행은 23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거시경제 정책의 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당초 예상을 3배나 웃도는 설비투자 증가율과 견실한 수출 신장세로 상반기의 경제성장률(GNP성장률)은 8·3%,하반기에는 7.5%를 기록,연간 7.8% 내외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은이 작년 12월에 전망한 6.3%보다 1.5%포인트 높은 것이다.또 삼성·대우·현대·쌍용 등 민간 경제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전망치 7.3∼7.7%보다 다소 높다. 당초 5.8%로 전망한 설비투자 증가율이 15.9%로 뛰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수출도 작년의 전망치 7.9%보다 월등히 높은 11.3%에 이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그러나 원유 및 국제 원자재값 상승·높은 실질임금 상승률·공공요금 현실화 등 원가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하반기의 소비자 물가는 상반기의 4.2%보다는 낮지만 작년 동기보다는 높은 1.9%로,연간 6.2%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당초 예측치 6.1%보다 0·1%포인트 높고,정부의 억제선 6%를 다소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호황과 더불어 민간소비도 빠른 속도로 늘어 연간 7%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GNP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하나 자칫 과소비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수출의 높은 신장세에도 불구하고 자본재를 중심으로 한 수입물량 증가 및 수입단가 상승,무역외수지의 적자폭 확대로 경상수지는 25억달러 정도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당초 전망치(5억달러 흑자)보다 적자규모가 30억달러가 많다. 실업률은 경기상승과 더불어 작년보다 0.2%포인트 낮은 2.6% 수준으로 예상했다.실업률 하락과 함께 일부 호황 업종에서는 숙련 기능인력을 중심으로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등 부문별 및 업종간 인력수급의 불균형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은행의 박재준 조사1부장은 『민간 소비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경우 과소비로 치달으면서 물가를 자극,국제수지에까지 부담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성장률이 민간 소비로 파급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 백화점 업계 개방극복 심혈/소비자 경영참여 크게 확대

    ◎신세계/주부 명예점포장이 서비스 등 점검/대구 동아/고객중역 회의 운영… 문제점 등 건의/한양 유통/「고객의 전화」 설치,소비자불만 접수 「고객 제일」을 최우선으로 꼽는 백화점업계가 주부들을 백화점의 명예점장으로 위촉하고,고객중역회의를 운영하는가하면 사장실 직통의 「고객의전화」까지 설치하는 등 백화점 경영에 소비자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유통시장 개방등을 앞두고 백화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시각을 통해 백화점 종사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운영상의 문제점들을 발견,개선해 보려는 노력으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사 고객중 이용횟수가 많고 관심이 크며 사회경력 등이 풍부한 주부들 가운데 각 점의 소비자 중역 4명을 선발,지난달 23일부터 본점과 미아리·영등포·천호점에 2개월간의 명예점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소비자 점장은 각 점별 간부회의를 주관하는것은 물론 장기 판촉사원 채용 면접,신입사원 교육,매장순시 및 상품점검과 판매사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서비스 개선을 제시하는 등 실질적인 점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물론 그에따른 대가도 중역(이사)에 준하게 해 출퇴근시 차량을 제공하고 주 2회 출근,하루 4시간 근무에 매월 50만원의 활동비도 지급한다. 요즘 신세계 본점의 명예점장으로 근무중인 주부 최윤희씨(49·서울 서대문구 연희동)는 『소비자 입장에서 그동안 백화점을 이용하는 동안 영업사원들이 손님을 대하는 자세라든가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에 이르기까지 하고싶은 이야기가 더러 있었다』고 밝힌후 명예점장으로 일하는 동안 이런것들을 중점적으로 잘 살펴서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 동아백화점도 주부와 학생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동아고객중역을 공개모집,6월초 8명을 뽑고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6개월간 활동을 맡겼다.이들의 주 업무는 백화점 매장과 시내 슈퍼체인의 시설관리 상태,판매원 서비스 수준,상품품질 및 가격 등 각종사항을 모니터하고 광고·기업이미지·소비자 구매행태 분석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문제점을 건의하는 것.동아백화점측은 앞으로 이 제도를 같은 그룹사인 서울의 쁘렝땅 백화점에도 확대할 계획으로 준비중이다. 한편 갤러리아와 슈퍼체인 등을 갖고 있는 한양유통은 고객상담실외에 고객소리함을 설치,소비자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이나 불만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사장실 직통으로 「고객의 전화」를 설치,경영주가 직접 소비자들의 불만을 접수하는등 의견청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도시근로자/소비풍조 확산조짐/월 161만원 벌어 122만원 지출

    ◎통계청,1분기 가계수지 동향/외식비 30%늘어 9만원,교통비 “껑충”/지출 13.3%증가,소득증가율 상회… 품위유지비도 한몫 올 1·4분기(1∼3월)중 도시근자들이 쓴 외식비는 월평균 9만2천8백원이다.전년동기보다 30.3%를 더 썼다.자가용승용차의 구입 및 유지에 드는 개인교통비도 60.3%나 는 월 6만5천9백원을 지출했다.경기회복으로 가계소득이 늘면서 씀씀이도 헤퍼진 것이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 1·4분기 도시근로자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도시근로자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1백61만6천4백원이다.전년동기보다 13.1%가 증가한 것으로 92년 4·4분기(14.7%)이후 가장 높았다.소비자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증가율은 6.2%이다. 경기가 풀리면서 가구당 취업자수가 1.39명에서 1.49명으로 늘어 주부 등 가구구성원의 소득도 45.1%로 크게 늘었다.부업(30.1%)과 이자 및 임대료 등의 재산 및 이전소득(21.4%)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월평균 지출액은 1백22만6천9백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3.3%가 높아져 소득증가율을 웃돌았다.이중 소비지출은 1백9만3천2백원으로 전년보다 12.1%가 증가,92년 3·4분기이후 가장 높았다. 부문별로는 개인교통비가 60.3%가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대중교통수단의 요금이 인상되면서 공공교통비도 18.2%가 늘었다. 외식비가 큰 폭으로 늘면서 식료품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30%를 넘었다.식료품비도 전년동기보다 14.3% 증가,전체 소비지출액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는 엥겔계수도 전년동기의 26.9%에서 27.4%로 높아졌다. 각종 회비와 부조금 등 품위유지에 드는 잡비도 18만6백원이나 됐다.개인교통비와 외식비,잡비 등 3개 항목이 소비지출증가를 주도한 셈이다.차 굴리며,먹고,노는 소비행태가 번지는 징후이다. 전체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1백48만2천7백원으로 12.3% 증가했다.여기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전년동기보다 12.7% 증가한 38만9천5백원이다.그러나 쓰지 않고 저축한 돈(흑자액)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흑자율은 26.3%로 0.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처분소득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73.7%로 전년동기보다 0.1%포인트 줄었지만 가처분소득증가액중 소비지출증가액을 나타내는 한계소비성향은 72.1%에서 72.9%로 높아졌다.소득보다는 지출의 증가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다.소비의 시대가 너무 성급하게 다가온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 구호만 요란한 「고객주의」/백종국 생활과학부기자(오늘의 눈)

    가전업체들을 중심으로 「고객주의」경쟁이 시작됐다.삼성전자가 8일 자사 제품의 「무상보증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다」 등을 골자로 한 소비자보호안을 발표하고 대대적 광고에 나섰는가 하면 10일에는 금성 대우 등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잇따라 발표했다.평소 소비자 알기를 우습게 아는 우리 기업풍토에서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랄 수 있다.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현금환불제」나 「제조물 책임법」을 주장해온 소비자운동단체들은 기업의 이번 조치들이 판매전략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기업들이 내세운 「고객이 애프터서비스에 불만을 느낄 경우 산지 6개월 안에는 새제품으로 교환해준다」는 항목은 제품에 문제가 있을 때는 보증기간,이유 등을 따지지 않고 교환,환불해주는 선진국의 경우와 비교할 때 크게 미흡하다는 것이다.마땅히 「현금환불제」가 광범위하게 도입되어야 하나 기업은 이를 외면한채 『소비자의 수준이 낮아 악질 소비자에게 악용당할 우려가 크다』는 궁색한 변명을 한다는 것. 또 「모든제품을 배상책임보험에 들어 안전사고시 충분히 보상한다」는 항목도 기업윤리상 당연한 것이고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상품에 한해 이미 실시되고 있다.그러나 피해소비자는 배상을 받으려해도 법원에서 기업의 고의나 과실을 입증해야 하므로 얼마나 실질혜택을 받을지 궁금하다.이같은 이유로 소비자단체들은 소비자가 기업의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지 않아도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제조물 책임법」의 제정을 촉구해왔으나 외면당하고 있다.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강화시키고 수입상품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이유로 중국과 필리핀까지도 도입하고 있는 실정임에도….아무튼 이번 조치로 소비자들은 다소 이득을 볼 것이며 기업도 판매량이 늘어 이익이 커질 수 있다.그러나 소비자문제 전문가들은 『기업이 먹다가 바닥에 떨어뜨린 팝콘을 주워먹는 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소비자보호를 내세우며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주는 조치들을 거부하는 기업들의 이율배반이 없어지지 않는한 소비자들이 팝콘을 봉지째 먹게될 날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 삼성전자,「고객 권리장전」 선포/제조업 서비스경쟁 치열해질듯

    ◎무상 보증기간 1년 연장/6개월안엔 새제품 교환/모든 제품 배상책임 보험에/선진국수준 「소비자시대」 예고/적자감수 3년간 3천억 투입 삼성전자는 8일 「작은 약속,큰 실천」이라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일종의 「고객 권리장전」을 발표했다. 앞으로 전 제품의 무상보증 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고,애프터서비스에 만족하지 않는 고객에 대해선 구입 후 6개월 이내 제품에 한해 새 제품으로 바꿔준다.또 모든 제품을 배상책임(Product liability)보험에 가입,안전문제 발생시 충분히 보상한다.한마디로 선진국 수준에 못지 않는 소비자 보호 시대가 열린 것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세가지 조치는 세계에서도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획기적인 내용들이다.국내 동종 업계는 물론 모든 제조업체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제조물로 인해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배상(PL보험)은 일본에서조차 최근에 겨우 제도적 장치를 검토하는 사안으로,소비자단체들이 오래 전부터 꾸준히 제기해 왔으나 제조업체들의 반발로 아직 입법화되지 못한 「제조물배상법」과 관련된 것이다. 김광호사장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삼성전자 고객 신권리」를 선언하며,『과거 구호성,행사성 고객만족 활동과는 달리 앞으로 실시할 고객보호 활동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활동을 펴기 위해 삼성전자는 오는 96년까지 향후 3년간 3천억원의 비용과 1만여명의 인력을 투입한다.연간 1천억원의 경비가 가외로 드는 셈이다.지난 해 가전 및 사무기기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올린 매출은 1조7천여억원.순 이익은 7백억원이었다.따라서 단순 계산으로는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겠다는 얘기다.
  • 유럽정치 실질통합 첫걸음/9일 유럽의회선거 의미와 앞날

    ◎유권자 12개국 2억7천만명/독·불·영 등 국내정치 영향 클듯 입법기관으로서 첫시험대가 될 유럽의회선거가 오는6월 9일부터 12일까지 각 회원국에서 실시된다.12개회원국 18세이상의 유권자 2억7천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직접선거다. 특히 이번 선거는 EU회원국 시민들이 마스트리히트조약의 「유럽시민권」조항에 따라 EU소속 어느나라에서도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을 누리는 첫무대이다.따라서 유럽의 정치통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회원국의 인구비례에 따라 모두 5백67명의 의원을 뽑는다.이 의석수는 독일이 통일되면서 동독의 인구가 편입됨에 따라 그 비례에 해당되는 47석이 더 는 것이다. 유럽전문가들은 유럽연합(EU)이 공고해지고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이 증대됨에 따라 한때 「종이호랑이」로 불리던 유럽의회가 명실상부한 입법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춘다는데 이번 선거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1958년 창립당시 유럽의회는 유럽공동체(EC)의 협상 중재자에 불과했고 그나마 그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됐었기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또 유럽의 정치조류를 총결산하는 여론조사 성격이 강하다는데도 특징이 있다.이탈리아 총선에서의 우파 득세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사회주의 계열과 환경정당의 흐름은 가속화될 것인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독일·프랑스·영국·스페인에서는 국내정국의 향방까지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선거라는 것이다. 이가운데 올해 10월 총선거가 있는 독일과 내년봄 대통령선거가 있는 프랑스에서는 전초전의 성격이 강하다.또 메이저총리의 정치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영국의 경우 이번 선거결과가 정국전개에 큰 영향을 끼침은 물론이다. 유럽통합조약이 실제 이행됨에 따라 이번에 구성되는 의회는 교육과 환경,의료와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EU법제정에 대해 처음으로 비토권과 수정권한을 행사한다.지금까지 법제정 권한은 유럽이사회가「독주」해왔다.시간이 흐르면서 EU법이 각국의 국내법을 대체하게 될 경우를 상정하면 유럽의회가 유럽인의 일상생활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칠 날도 멀지않았다. 유럽의회는 이밖에 직접선거로 뽑기 때문에 EU의 유일한 민주적기관으로도 볼 수 있다.이번에 구성되는 의회는 EU집행위원에 대한 임명승인권한도 갖고 있어 처음으로 EU집행위원 임명승인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유럽의회가 직접 법을 만들지는 않지만 EU법이 해당국에 잘못 적용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이에 대해 조사권도 갖는다. 이와 관련,최근 유럽의회는 자동차 배기가스의 규제를 정한 EU법의 엄격한 집행을 회원국에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하면서 자체영역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또 EU조치에 대해 수정안을 내놓으며 해당국의 국내법을 초월하는 조치들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공동체의 문제들 이를테면 EU의 외교정책,정치망명자 처리문제,마약등 범죄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문제등에 대해서는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 한­러 정상회담에 바란다/바자노프 특별기고

    ◎“관세·합작공장 등 「실질문제」 논의를”/가전품·차 등 한국상품 진출 호기/관세/방산업체 시설·인력 투자 매력적/합작/대북정책 「압력」보다 「개방유도」 합심 노력 필요 솔직히 말해 너무 산적한 국내문제들로 인해 김영삼대통령의 방문은 러시아인들의 관심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물론 언론들이 이따금씩 한국의 발전상과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정치에 관해 보도한다.많은 학자들이 한국의 경제 기적의 비결을 연구하고 있다.하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많은 러시아 국민들은 한국대통령이 방한하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주요 정치세력들간에 정쟁중지를 위한 소위 「화합헌장」이 가까스로 채택됐지만 극좌 야당세력들은 옐친정부를 전복시키자고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산업생산량은 지난 1년새 또 25%가 감소했다.많은 공장들이 자금·부품·원료부족으로 또한 주문이 없어 가동을 중지했다.이 공장들의 수백만명 노동자들이 일도 없고 월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 범죄발생건수는 기록적으로늘고 있고 교육·의료·문화적 제제도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도처에서 재정지원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정부는 이에 응답할 여력이 없다.파시스트를 비롯한 극단주의자들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계속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관리들은 김대통령의 방문이 한·러 관계증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한국은 러시아의 경제회복에 없어서는 안될 파트너이다.러시아는 한국의 생산품·기술·자금이 필요하고 한국은 아울러 러시아의 중요한 수출시장이다.무엇보다도 러시아는 한국시장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체제에 편입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한국의 안보분야의 중요성도 경제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다.러시아는 국경지역에서 계속돼온 유혈분쟁에 지쳤다.러시아정부는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날 경우 이는 지상의 어떤 분쟁 못지 않게 위험한 유혈을 동반한다는 것임을 알고 있다.한반도의 분쟁은 곧바로 핵전쟁,강대국간 전쟁으로 발전할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는 러시아의정책입안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관심사이다.크렘린지도자들이 보기에 한국은 우호국가이다.한국과의 우호관계는 극동에서 약화된 군사대국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시켜준다고 이들은 믿고 있다.따라서 한국의 지도자들이 러시아와의 관계증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양국관계는 미래가 있다. 두 나라의 바람직한 관계를 위해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우선 경제면에서 거창한 프로젝트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대규모 프로젝트는 양측에 기대만 부풀렸다가 결국 실망만 안겨줄 것이기 때문이다.지난 1992년 옐친대통령 방한때 체결된 20가지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들 가운데 지금까지 이행된 게 한 가지도 없다.러시아의 관리와 경제인들은 한국이 말로만 약속하고 실제로 이행하는 것은 없다고 불평한다.물론 한국측에선 러시아에 대해 불만이 있을 것이다.바라건대 실현불가능한 대형 프로젝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하지 않는 게 좋다.그대신 실현가능성이 높고 현실적인 작은 사업들을 논의하자.예를 들어 질좋은 한국상품들이 러시아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장애중 하나가 높은 수입관세이다.많은 러시아 수입회사들이 이 수입관세 때문에 한국의 우수한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수입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러시아정부로서는 이 수입관세를 인하하는 게 바람직하다.하지만 지방 산업체들의 압력때문에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이에 대한 해결책중 하나가 러시아영토내로 생산라인을 옮겨오는 방안이다.현재 러시아에는 일거리가 없어 쉬고 있는 우수한 방위산업체가 수없이 많다.노동자들은 공장사무실에서 체스나 두고 텔레비전을 보며 소일하고 있다.이들 모두가 외국의 투자진출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많은 공장들이 생산라인을 약간씩만 바꾸면 질좋은 소비제품들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을 포함,많은 외국투자자들이 장기 투자에 대한 위험부담을 우려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하지만 설사 앞으로 러시아에서 공산주의 정권이 복귀한다 치더라도 지금의 시장경제화 개혁방향 자체를 뒤바꾸지는 않을 것이다.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투자의위험부담은 그렇게 높지가 않다. 중소 무역업자들의 활동을 더욱 지원해주어야 한다.러시아 소비자들은 질이 낮지만 값싼 중국제품들을 찾던 시절을 지나 이제 좀더 정교하게 만들어진 한국상품쪽으로 선호도를 옮겨가고 있다.많은 러시아 무역업자들이 의류·신발·장신구를 사기 위해 한국의 도시들을 찾아 다닌다.이들 대부분이 비자를 발급받고 비행스케줄을 잡는데 그리고 까다로운 수출입절차 때문에 애를 먹는다.양국지도자들은 겉으로 보기에 대수롭지 않게 보이지만 중요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안보분야에서 두나라간 가장 중요한 사안은 역시 북한에 대한 정책조율일 것이다.그러나 핵문제를 포함,어떤 문제에서든 북한에 대해 지나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그보다는 북한이 개방을 하고 외부사회와 협력토록 부추기는 것이 필요하다.그렇게해서 북한이 경직된 독재체제로부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로 서서히 바뀌어지도록 도와야 한다.이런 차원에서 두만강지역을 포함,국경지역에 경제특구를 건설하는방안등이 논의됐으면 한다.호전적이고 적대감으로 가득찬 북한정권을 다스리는데 이것은 매우 효과적인 정책이 될 것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러 시장 공략 「비결」/핵심인사 만나 일처리 신속히/합작·구상무역 유리 「러시아에서의 성공은 인맥형성에 달렸다」 「상담이나 방문시 선물은 필수」 「술자리에서 보드카를 많이 마셔라」 「최종 교섭은 핵심인사와 담판,신속하게 처리하라」 대한무역진흥공사가 권유하는,러시아에 진출한 기업인들이 필수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이다. 지난 89년을 전후로 시작된 대러시아 진출은 소련붕괴로 인한 정치불안과 30억달러의 대러 경협자금의 중단으로 91년부터 냉각되다 지난해부터 활기를 되찾았다.지난해 총교역량은 15억7천만달러(수출 6억달러,수입 9억7천만달러)로 수출은 92년보다 4백%나 늘었다.투자는 허가금액으로 3천만달러(40건),실제투자는 2천4백만달러(23건).미국의 「서부개척」에 비유되는 러시아 시장의 공략법을 김영삼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알아본다.대러 교역의 특징으로는 ▲과도기를 틈탄 비공식적인 거래의 확대,예컨대 부산 등에서 활동하는 보따리 장수들이다. ▲러시아 은행들의 신용도가 낮아 신용장 이외의 거래가 급증한다. ▲소비재를 수출하고 원자재를 수입하는 보완적인 구조 등을 들수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성공비결은 첫째,특정 지역에의 집중은 피하라는 것이다.모스크바는 모피 등 소비재 위주의 투자,시베리아 극동지역은 수산물 가공,삼림벌채 등에 주력해 원자재 수입 및 자원개발 등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둘째,진출형태는 단순 투자보다는 현지 생산을 위한 합작투자가 유리하다.러시아 정부도 현지 생산·판매,수출 라이선스(허가증)의 획득 및 경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현지투자 법인 설립을 권장하고 있다.셋째,외화부족 및 정치 불안으로 당분간은 원자재 수입과 상품수출을 연계하는 구상무역이 바람직하다. 러시아는 자원개발과 기술협력 등이 폭넓게 추진돼야 하는 복합시장이다.특히 극동지역은 한­러 교역의 관문이며 동북아 경제협력의 중심지로 사할린주의 유전개발,하바로프스크의 유연탄 개발 등의 전망이 높다.
  • 김 대통령의 북방카드/최평길(시론)

    야당총재로 89년 최초로 사회주의 소비에트연방을 방문한후 그 여세로 통합집권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90년에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만나 지금의 한­러외교의 장을 연 김영삼대통령의 이번 6월1일 국빈방문은 그에게는 자못 감회가 깊다.8명의 공산당 서기장이 76년간 지배해온 15개 연방공화국이 해체되고 대표주자인 러시아가 자유시장 개방으로 체질개선하는 이순간 김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은 북방이 개척된 단군이래 최초의 자주북방외교의 활동 시험대가 된다. 외교에서 갖고있는 경제·군사력 두가지 카드가운데 경제카드를 가지고 김영삼대통령이 이번 러시아를 방문한다.핵무기제조로 말썽이 되고있는 북한 무기의 8할이상이 러시아제이고 아직도 북한이 무기부품을 제공받아야 되는 러시아에 생필품 경제원조를 해주러 가는 것이다.스스로 소우주의 중심에 있다고 자부하는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우랄산맥 서쪽의 대서양 유럽권에서 국가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나 경제회복을 위해서 우랄동쪽에 눈을 돌려 극동의 동북아시아 한국에까지 손을 내밀게 되었다. 자체경제회복에 여념이 없는 미국은 밑빠진 항아리에 물붓기 식인 러시아에 내밀성 있는 경제원조에 선뜻 나서지 않고,북해 4개 섬을 반환하지 않으면 경제협력이 없다고 버티고 있는 일본때문에 러시아가 한국에 기대하는 경제협력은 자못 크다.옐친대통령의 외교군사안보보좌관인 부루린 박사는 『우리는 그저 김대통령이 실질적이고 강도높은 경제협력의 청사진만 갖고 오기를 학수고대한다』고 불과 1주일전 크렘린 대통령궁의 사무실에서 들려준 바 있다. 러시아국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본 연구팀의 6개월전 여론조사에서 러시아정부나 국민이 모두 해내야할 당면과제로 물가고,시장경제개혁,생필품 적기공급,사회보장의 개선등 경제분야가 6할이 넘고 대학생은 열악한 기숙사개선,생활비 인상등을 더욱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우리 대학생이 주장하는 도덕·개혁정치 구호와는 사뭇 거리가 멀다. 한국이 역사상 군사력으로 원정군을 대규모로 파견한 것은 월남전 파병이고,경제적으로 15억달러라는 큰 돈을 원조한 것은 러시아차관이다.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카드가 소진되기 전에 한단계 높은 경제카드를 만드는 일이고 이를 군사력카드 강화와 연계시키는 것이다. 이 작업은 국제경쟁력이 높아 러시아가 내놓을수 있는 첨단과학기술,특히 국방과학기술의 한국이전과 시설도입,상호 공동생산으로 한국의 과학기술을 한단계 높이는 일이다.이 과정에서 한국이 군수산업을 민수산업으로 전환하는 러시아에 기술,자본을 제공하면 상호공동협력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러시아는 국가 기초자원인 원유,희귀광물,어획량등은 차관변제로 하는 것과 더불어 국방과학기술 이전을 더욱 선호하고 있어 경제상황 악화로 그나마 이 정책이 변하기전에 우리도 차관변제와 연계하여 러시아자원과 국방차관,기술이전과 시설도입 생산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볼만 하다.러시아정부의 한국 담당자들은 이런 말을 자주한다.『15개 연방국이었던 소련이 15억달러를 빌렸는데 남아있는 러시아공화국만이 유독 채무를 갚아야 된다면 한국 주도로 통일될 통일코리아가 북한에 빌려준 러시아의 30억달러 빚도 갚아야 할 것 아닌가.그렇게 되면 우리는 나머지 15억달러의 채권국이 된다』 러시아와 국방과학기술협력은 지금 한창 시끄러운 북한 핵개발에 쐐기역할도 할 것이다.아울러 내친김에 1961년7월6일 스탈린과 김일성이 맺은 조소우호협력과 상호원조조약의 수정보완 제의를 해야 할 것이고,제1조에 명기된 조약당사국인 러시아·북한 양국중 일방이 어떠한 국가 혹은 국가연합에 무력침략을 받아 전쟁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 북한·러시아 당사국은 상대방 국가의 재량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즉각 군사,혹은 기타의 원조를 제공한다라는 즉각 개입의 협약은 이번 방문기회에 수정하도록 협의되어 북한 핵개발 즉각 중단과 전쟁도발 억제에 대한 러시아의 단호한 안보카드를 받아와야 될 것이다. 러시아는 통일된 코리아의 군은 비핵무장,비공격형 군사력을 갖추되 해공군만은 일본을 비롯한 남방세력의 북방공략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다소 공격형 무력체계를 갖추기 바라고,현재 한국이 유지하고 있는 미일과의 군사협력체제와 동등한 수준의 군사외교관계를 유지하기 바라고 있다. 21세기에 대비하는 통일 한국이 남북방 세력권의 힘있는 동반자,균형조정 국력을 갖는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도 김대통령의 방러는 경제와 군사카드를 한단계 높이는 북방외교면에서 획기적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수출·설비투자가 주도“내용 견실”/1분기 GNP 8.8%성장 의미

    ◎제조·건설·서비스업 등 고른 성장세/공산품값 안정… 일부선 과열우려도/경공업 부진 시정노력·「과속」 대비 사전준비 필요 경기의 회복세가 무서운 속도로 탄력을 얻고 있다.성장속도가 작년의 3.9∼6.8% 수준은 물론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인 7%도 훨씬 넘는다.과열로 번질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과열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과열의 초기 징후로 꼽히는 원자재난과 구인난 등 공급애로 현상이나 물가와 국제수지의 급격한 불안현상 등이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직전의 경기확장기(7순환기) 초기인 89년 4·4분기∼90년 3·4분기나 그 직전(6순환기)인 85년 4·4분기∼86년 3·4분기에 비해 93년 2·4분기∼올 1·4분기(8순환기)의 성장내용을 비교하면 질적인 면에서 지극히 견실하다.6순환기와 7순환기의 실질 성장률은 각각 11.5%와 9.7%였으나 이번 8순환기는 아직 6.7%에 불과하다.가계소비와 비영리 단체의 소비를 합친 민간소비 증가율도 8.1%와 10.9%에 못 미치는 6% 수준이며,고정투자 증가율도 12.4%와 25.1%보다 월등히 낮은 8.2%에 머물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만이 78.5%와 79%보다 약간 높은 80.3%이다.따라서 가동률이 올 하반기부터 생산능력으로 나타나면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수출은 늘어 국제수지도 상당히 개선될 전망이다. 과거의 경기확장기는 내수를 부추기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이 동원됨으로써 과열과 물가불안,국제수지 악화로 귀결됐으나 이번에는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 등 경제 내적인 요인이 성장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그 근거로 예상을 뛰어넘는 8.8%라는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전체 국민총생산(GNP) 규모는 잠재성장률 7%를 기준으로 산정한 잠재성장 능력보다 약1백45억 정도 모자란다고 지적한다.비교시점인 작년 1·4분기의 성장률이 3.9%로 지극히 낮은 탓이다. 또 올 4월까지의 공산품 가격도 작년의 같은 기간보다 도리어 0.3%포인트 낮은 1.6%의 상승에 그쳐,과열 징후인 공산품 가격의 폭등현상도 없다. 도리어 91년 4·4분기 이후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한 제조업(9.8%)을 필두로 광공업(9.7%),농업(4.8%),전기가스 및 수도사업(16.1%),건설업(8.2%),서비스업(10.3%)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출 면에서도 수출이 8.9%의 견실한 신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산업용 기계류를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설비투자 증가율이 작년의 평균 증가율 0.2%보다 1백배나 높은 20.2%를 기록하고,재고도 4천56억원이나 늘었다.경기침체와 사정한파로 움츠렸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까닭이다. 물론 외형적으로 나타난 견실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계절적인 변동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성장속도는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지금까지는 청신호가 비치고 있으나 가까운 장래에 황색을 지나 적색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자칫 청색등만 믿고 지금처럼 가속페달을 밟다가는 교차로를 건너기도 전에 적색으로 바뀌면서 충돌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아직 제동장치를 작동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눈을 부릅뜨고 가속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1년 반만에 경공업의 성장률이 감소세에서 벗어나 1.2%의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내용에서는 여전히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중화학 분야인 자동차 산업에 부수된 타이어 업종의 호조로 전체적인 성장률이 향상됐을 뿐 고용효과가 높은 신발이나 섬유부문은 작년과 같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중공업과의 격차를 해소하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으로 해석된다. 결국 올 1·4분기의 국민총생산에 나타난 우리 경제는 병목구간을 지나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속력을 올리는 단계로 평가된다.과거처럼 과속으로 사고를 내거나 고장을 일으키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도시가스 공포 목포뿐인가(사설)

    4만㎥의 가스가 폭발직전에 있었다.23일저녁 목포의 공포는 수습된 지금에도 간담이 서늘하다.파일을 박던 포크레인의 실수로 가스관이 파열됐다는 것이다.언뜻 실수도 있겠거니 할지 모르겠다.그러나 이것은 있을 수 있는 실수가 아니다.가스관 근처에선 어떤 공사작업도 미리 안전대책을 세우고서만 가능케 하는것이 원칙이다.뿐만아니라 보호장치도 있어야 한다.결국 이 사건은 단순한 포크레인사건이 아닌 것이다. 도시가스의 공포는 사실상 곳곳에 있다.사용자로서는 늘 불안한것이 도시가스의 이미지다.왜 그런가.안전성이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지난해 광주시내 2만4천가구에 대한 안전성조사를 한것이 있다.37.4%인 97개 아파트가 통째로 폐가스배출시설을 갖추지 않았다.사용중에도 사고위험은 상존하는 것이다.그런가하면 전국적으로 저장소 대부분이 주택가에 있다.가스배관공사비가 시공업체에 따라 부당하게 소비자에게 전가되기도 하고,이를 전가하는 업체일수록 영세시공업체라는 현실도 있다.가스관리체계라는 것이 아직은 시공부터 사후 점검까지 안전보증체계화가 돼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도시가스는 앞으로 우리가 믿고 살아가야할 대표적 에너지다.92년에 세운 정부의 「에너지자원부문 7차5개년계획」도 도시가스보급률 16.4%를 29.4%까지로 끌어올리자는 것에 핵심이 있었다.도시가스는 대기정화대책이기도 하다.서울시는 93년 「맑은 공기보전 5개년계획」을 세웠다.이 내용이 단지 도시가스가구를 늘린다는 것이다.아황산가스를 줄이기 위한 규제책으로 97년까지 단독주택 1백만가구에 4천7백㎞의 가스관을 확충해야겠다는 것이 골자고,물론 지금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도시가스 시공은 「배짱장사」라는 별명만 듣고 있다.행정이 보급쪽만 우선 지원하고 있기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규제보다는 도시가스설치과정을 보다 쉽게 만드는데 관심을 가져왔다.이런 연유로 시공의 모든 책임을 시공회사에 주고 있다.이렇게 되니까 안전점검은 느슨하게 마련이다. 이번 계기에 안전우선이라는 근본책을 새 원칙으로 삼는것이 좋을 것이다.안전관리는 가스관관리에만 있지도 않다.대형사고를 전제로 한대비책도 필요하다.이번 경우 다행히 전기스파크를 막기위한 단전은 이루어졌다.소방차는 대기했다고 하지만 아마도 폭발했다면 무력감만을 느꼈을 것이다.가스사고에는 내폭화학소방차가 있어야 한다.이 특수차는 올림픽때 서울서만 구입했다. 어느 분야에서건 안전관리의 능력없이 진실로 선진국이 되기는 어렵다.그리고 가스사고는 대형사고일 수밖에 없다.안전검사제도의 확립,가스안전을 담당하는 전문검사요원의 실질화등 심각하게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 동부화학/“한비주식 입찰 불참”

    ◎손건래사장/“매각방식 변경요청 거부 이유”/비료사업 자체도 재검토 밝혀/정부는 “예정대로” 강경입장 동부그룹은 오는 26일 실시될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비료 주식의 공개 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건래 동부화학 사장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비의 경쟁입찰 방식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며 『그동안 정부에 입찰 방식의 재검토를 간곡히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식은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비료산업의 2원화 정책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경쟁 입찰을 통해 한비를 민영화한다면 동부화학은 비료사업 자체도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사장은 『먼저 동부화학과 한비를 통합한 뒤 주식을 국민주로 매각하는 게 최선의 민영화 방안』이라며 『자금 문제 때문에 불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비료의 주식은 산업은행이 34.6%,삼성이 32.4%,동부가 30.8%씩 갖고 있다.동부가 불참,삼성만 참여하면 입찰은 자동 유찰된다. 그러나 정부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한국비료의 산은지분을 당초 예정대로 매각하기로 했다.경제기획원의 김병균 심사평가국장은 이날 한비의 민영화입찰에 대한 동부의 불참발표에 대해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공정성 및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당초 입장에 아무런 변함이 없으며 한비 민영화와 관련,동부그룹의 삼성그룹 입찰참여 제한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초 예정대로 산은지분(34·6%)을 오는 26일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공부의 한 관계자는 『동부화학이 비료산업을 포기하면 산업구조적 측면에선 손실이 크지만 영남·강원지역의 비료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농림수산부의 한 관계자는 『복합비료의 25%를 생산하는 동부가 비료부문을 포기하면 요소를 공급하는 한비도 타격을 받아 비료산업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는 2인 이상이 돼야 유효한 한비 주식의 경쟁입찰이 삼성의 단독참가로 계속 유찰될 경우,규정대로 수의계약을 거쳐 산은지분을 매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동부,입찰불참 선언 배경/“「정규전」 불리”… 유찰 작전으로 선회/출자한도등 여건 삼성에 크게 열세/정부 시큰둥… 「선통합」 성사 어려울듯 동부가 최강수로 버티고 있다.정규전으로는 한비를 인수할 수 없다고 판단,입찰 자체를 지연시키는 「유찰 전략」으로 돌아섰다. 동부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한비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비료산업 자체를 재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생산을 중단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경쟁 입찰만은 막겠다는 생각이다. 동부측 주장은 이렇다.울타리를 사이에 둔 한비와 통합하면 원가를 20% 절감하고 가동률도 높일 수 있다.호남과 중부권을 남해화학에,영남과 강원을 동부와 한비에 맡긴 비료산업의 2원화 정책과도 맞아떨어진다. 지난 85년 영남화학을 인수한 것과,인수 후 요소공장을 폐쇄한 것도 정부의 통합 방침에 따랐다는 얘기이다.10년이 넘도록 한비와의 통합을 추진한 동부로서는,불명예스럽게 반납한 삼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실질적인 이유는 돈 문제인 듯싶다.공정거래법상 타법인 출자한도는 순자산의 40%로 규정돼 있다.동부의 출자한도는 1천7백60억원,이미 타법인에 출자한 1천80억원을 빼면 7백억원 밖에 쓸 수 없다. 금융,보험의 자산 운용준칙에 따라 동부증권,자보 등 5개 금융관련 계열사가 한비 주식 5%씩 총 25%를 인수한다 치더라도 삼성이 동부의 출자 한도를 훤히 알기 때문에 삼성과 싸움은 백전백패이다.입찰가를 높게 쓸 수 없는 동부로선 비료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앞세워서라도 입찰이 아닌 통합으로 무혈입성할 수밖에 없다. 동부의 불참 선언으로 이번 입찰은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삼성이 들러리를 내세우면 낙찰이 확실시되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여론의 화살을 받으면서까지 한비를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게 삼성측 입장이다. 그렇지만 동부의 생각대로 한비와의 선통합이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올해 우리나라 비료의 총 수요량은 복합비료 1백25만t,요소비료 45만t 등 총 1백70만t.총 생산 능력 3백66만t의 절반 수준이다. 남해화학이 복합비료 80만t과요소비료 28만t 등 1백8만t을 생산,전체의 64%를 공급한다.한국비료가 요소 17만4천t을 공급하고 진해화학,경기화학 등이 나머지를 충당한다.동부화학은 48만t의 복합비료를 생산할 수 있지만 지난 해 농협이 실시한 입찰에서 공급량을 따지 못했다. 따라서 정부는 동부의 불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한비와 통합되면 생산성이 높아지겠지만 앞으로 있을 공기업 민영화 때문에 특혜를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게다가 동부의 생산능력이 복합비료 부문에선 24%,전체 비료에선 13%를 차지하지만 비료산업 전체로는 과잉공급 상태라는 것. 상공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동부화학이 비료생산을 중단하면 산업구조적 측면에서 손실이지만 비료 공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경기화학,풍농산업,조선비료 등의 다른 업체들의 복합비료 생산능력을 합치면 동부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부는 『비료는 공급능력이 수요량의 2배 정도돼야 화재,노사분규 등 불의의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 85년 영남화학을 인수할 때 삼성과 효성의 입찰가는 3백70억원 안팎,동부는 5백40억원을 썼다.출혈 지출을 하며 영남화학을 인수한 동부가 이번에는 경쟁입찰을 반대,그 귀추가 주목된다.
  • 겉도는 정책(외언내언)

    쓰레기규제정책이 겉돈다는 감사원지적이 나왔다.그럴만 하다.1회용품 사용이 금지되고 과태료가 3백만원이나 되지만 아직 도처에서 그대로 쓰고 있다.지난달부터 시작된 백화점 쇼핑백 안쓰기도 지키는 곳이 없다.기업을 대상으로한 폐기물회수처리예탁금제도는 더 어정쩡하다.폐기물회수보다 예탁금을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실리가 있다는 계산이니까 이 제도 자체가 예탁금액수를 크게 높이지 않는 한 실효 얻기가 어려운 것이다. 어떻게 해야 정책이 겉돌지 않을까.많은 나라에서 이미 실습을 했다.논리적으로 쓰레기처리정책의 우선순위는 쓰레기발생원의 감소,폐기물의 직접적인 재이용,재순환,소각,그리고 최후수단인 매립이다.이 순서는 유엔환경계획(UNEP)이나 미국의 「자원보전 및 복구령」에도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제적 행정책은 이 반대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그래서 미국,일본,유럽제국들이 모두 소각로건설에 집중해 왔다.80년대 미각주정부가 소각로건설에 쓴 돈은 여타 모든 재활용계획에 쓴 비용의 39배였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소각로는 쓰레기 중량을 75%까지,부피는 90%까지 줄여준다.물론 단점도 있다.소각은 물질과 에너지를 모두 낭비하는 파괴적행위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소비행태가 변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린다.어느날 갑자기 규칙이나 벌금으로는 바뀌지 않는다.삶의 양식이 바뀌는 기간만큼 실질적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아직도 산업사회는 끝나지 않았다.산업사회의 경제적 건강도는 생산한 상품의 총매출고로 측정돼왔다.그리고 구매대중이 참아 넘길수 있는 정도의 가장 짧은 기간동안만 지탱하는 값싼 구조의 상품을 생산해야 판매량을 최대화할 수 있었다.이 산업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는 프로그램까지 가져야 쓰레기 해결책은 완성된다.국민적 각성에만 의지하기보다 정책의 전술적 선택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 개도국 중산층 늘어난다(현장/세계경제)

    ◎소비성향 급신장/전문가집단 양산/동아지역 GNP 해마다 6.5% 증가/중국 8천만·한국 1천2백만명으로/세계의 소비경제 좌우할 잠재세력 부상 『개도국 중산층을 주시하라』80년대 이후부터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아시아·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산층을 두고 선진국이 하는 말이다.이들의 걸신들린 듯한 소비욕을 환영하면서도 동시에 이 집단의 전문가들이 장차 경쟁상대라는 인식에서 나온 경계심리가 복합된 말이다. 「아시아의 네마리 용」「NICS」「세계 10대시장 」등의 호칭으로 모범적 경제성장의 표본이 된 동아시아지역은 지난 83년부터 93년까지 10년동안 1인당 연간소득이 매년 평균 6.5%(중국 8.5%)씩 늘어나 탄탄한 경제적 기반을 닦아왔다.80년대 후반 해체된 동구와 구소련을 제외한 지역의 개도국들은 향후 10년동안 국내총생산(GDP)이 연4.8%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될만큼 성장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물론 이 지역 개도국들은 대부분 성장주도형 정부 경제정책의 산물이지만 이 정책을 수행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중산층에서 배출됐다.이들은 국영기업 민영화에 적극 참여하고 국가의 대외무역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동시에 그동안 맛보지 못한 정치적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즉 이 지역 중산층은 개도국의 발전주체이면서 동시에 개도국 성장의 부산물을 자양분으로 새로 생긴 막강한 소비자 군단이 된 것이다. 개도국 중산층의 특징은 한마디로 GDP 성장률을 앞지르는 엄청난 소비성향이다.미국의 경제전문 「포천」지 최신호는 실질구매력 지수를 근거로 대략 1만∼4만달러의 연간소득을 올리는 집단을 중산층으로 규정하는 정의를 원용해 관심을 모았다.이 분류법에 따르면 중산층의 총 숫자는 중국이 8천3백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인도(3천2백만명),브라질(1천7백만명),인도네시아(1천6백만명),멕시코(1천3백만명),한국(1천2백만명)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킨지사 보고에 따르면 이들 개도국들의 실제 중산층의 기준은 서구 선진국의 소득규모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또 나라마다 다르다.중국에서는 연소득이1천달러면 중산층으로 간주되고 폴란드는 3천달러선,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월1백40달러의 쇼핑청구서가 있는 가정은 여지없이 중산층으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라틴아메리카에서 자동차판매량은 미국에서 4%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히려 19% 늘어났고 휴랫패커드사의 컴퓨터도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에서 각각 45%,58%씩 판매신장률을 기록한데서 보이듯 이들의 소비규모나 양태는 선진국과 거의 다름없는 수준이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개도국 중산층의 구매력을 지탱하는 돈주머니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포천은 이를 물가(생활비)에서 찾는다.중국소비자들은 임대료및 교통,의료및 교육비등에 미국인들이 총수입의 45∼50%를 지출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5%만 투입한다.아시아의 개도국들도 중국보다는 높지만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25∼40%를 지출,적은 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재량소득」을 확보한다는 것이 그 비결이다. 인도네시아의 중산층은 월2백40∼3백50달러 정도의 생활비로도 1천6백여만명의 중산층중 94%가 컬러TV를 갖고 있으며 3분의2가 승용차를 소유할 수있다. 개도국 중산층의 소비를 늘린데는 대가족적 생활양식도 기여한바 크다.결혼적령기의 젊은이들은 임대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고 맞벌이부부는 아기돌보는 비용을 별도로 지출할 필요가 없어 그만큼 소비여지가 커진다. 이에따라 「P&G」와「질레트」「훨풀」등 다국적기업들은 이들의 소득수준이 증가해도 자사제품을 소비하도록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개도국 증산층들은 이제 경제력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엘리트 독주의 경제정책에 제동을 걸고 경제개방정책에 적극참여 관세인하와 소득세인하를 추진했다.또 각종 편의점과 가전제품 덕분에 가사에서 해방된 여성전문인력의 진출도 두드러진 현상이 됐다. 이같이 개도국 중산층들은 선진국으로 향한 평탄한 길을 달리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세계 소비경제를 좌우할 잠재세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그러나 이들 개도국들에는 멕시코의 「치아파스」봉기처럼 빈부갈등과 같은 해묵은 문제의 해결이 선결과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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