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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詐欺 특례입학 근절해야

    대학은 도대체 눈이 멀었는가.지나친 규제와 간섭으로 비판 받던 교육부가 이번에는 잠을 잤단 말인가.가짜 문서를 들이밀고 대학에 특례입학한 건수가 검찰 수사도중 밝혀진 것만 20건이 넘고,이 숫자는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명문 대학에 자녀를 부정하게라도 넣으려는 부모와 거액을 받은 알선자,거기에 국내외 문서위조꾼이 끼어 벌인 사기행각에 대학들이 농락당했다니 기가 막힌다. 이런 범죄가 저질러질 수 있는 것은 첫째로 제도와 그 운용의 허점때문이다.외국에서 12년이상 공부한 학생은 외국 학교의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출입국사실증명서,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 시험을 보지않고 정원외로 입학할 수 있게 돼 있다.수학 능력을 검증받는 절차없이 서울시내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이다.대학들은 재정에 도움을 줄 정원외 학생 입학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구태여 서류의 진위를 가려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특례입학제도를 시행해 온 것이 한두 해가 아니고 지원자가 그리 많지도 않은데 여태 그렇듯 안이하게 처리해 왔다는것은 업무 태만이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12년의 국내생활을 외국 수학기간으로 둔갑시키는 무리가그대로 통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대학측은 전형기간이 짧고 외국 학교기록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한다.그렇더라도 직원이서울시내에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가서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을 떼어 보는 것쯤은 아주 쉬운 일이다. 혹시라도 대학측 업무 담당자가 부정을 암묵적으로 방조하거나 범죄사슬의 고리가 돼 있지는 않았으면 하는 희망은,일부 대학에서 그렇게 한 단서가 검찰에 포착됨으로써 깨졌다.교육부가 불비한 제도를방치해왔다 해도 이를 운용하는 대학에서는 자율적으로 보완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일부 대학에 내부 공범자마저 있다 하니 개탄하지않을 수 없다. 검찰은 범행의 모든 고리들을 샅샅이 수사하고 관련자의 이름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그래야 이런 부정이 근절될 수 있다.자녀가 이름있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거의 모든 부모의 꿈이다.돈과 사기적 수법으로 특례입학을 도둑질한 이들에 대한 사회의 분노는 거셀수밖에없다.이 사건은 병역비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부유층의 극단적인이기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돈과 힘이 있는 사회 저명인사가 다수포함돼 있으리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이번에도 힘있는 자들이 빠지거나 이름이 감춰지면 수사 당국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 특례입학 부정 수사

    재외국민 특별전형 대입부정 사건 수사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인기가수 남진씨(55·본명 김남진) 등 연루된 학부모들을 조사해 사건의 윤곽을 파악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K외국인학교 이사 조모씨(52·여)의 신병을 21일 확보함에 따라 두 갈래로 부정의 실체를 본격적으로파헤칠 계획이다. [브로커 조직 전면 수사] 검찰은 조씨가 학부모들로부터 수천만원씩의 돈을 받고 출입국 사실증명서 등을 위조,부정입학을 알선한 것은물론 영주권 위조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캐고 있다. 검찰은 외국인학교 주변에 전문적인 위조 조직과 결탁된 부정입학알선 조직이 활동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3∼4년간 이같은 유형의 ‘대입 뒷거래’가 관행화된 것으로미뤄 제2,제3의 브로커 조직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이에 따라 서울시내 외국인학교와 외국인학교 졸업생들의 진학을 알선해 주는 S학원등 서울 강남의 학원 밀집 지역을 집중 탐문중이다. 아울러 출입국 사실증명서 등의 공문서를 정교하게 위조한 전문 위조 조직도 추적하고 있다.위조 조직이 파악되면 브로커들의 실체를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학측 연루 여부 수사] 부정입학 알선 브로커 조직과 대학측 관계자 사이에 ‘은밀한 거래’가 있었는지는 또다른 수사 초점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학측이 영어 인터뷰 등을 통해 외국생활 경험이거의 없는 부정입학생을 쉽게 가려낼 수 있었을텐데도 이처럼 광범위하게 부정입학 사례가 발생한 것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학가에서는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영어 과목에서 낙제하는 사례가 많아 부정 입학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검찰은 ▲재외국민 특별전형이 정원과는 관계없이 이뤄져 대학측의‘부담’이 없는 점 ▲서류상 일부 ‘하자’를 발견해도 대학측만 묵인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점 등을 중시,수사 초기부터 대학측연루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특례입학 알선자 밤샘조사

    재외국민 특별전형 대입부정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李德善)는 21일 부정입학을 알선한 것으로 알려진 K외국인학교 이사 조모씨(52·여)가 이날 오후 자진 출두함에 따라 학부모들로부터금품을 받고 부정입학을 알선했는지 등을 밤샘조사했다. 조씨는 “재미교포 강모씨에게 학부모들을 소개해줬을 뿐”이라며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로부터“조씨를 통해 부정입학이 이뤄졌다”는 진술을 확보,금명간 조씨에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지금까지 적발된 부정입학생 대부분은 K외국인학교 출신으로 조씨는이 학교의 실질적인 설립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가 이 학교의 전신인 M학교 명의의 계좌를 통해 96년부터 최근까지 부정입학사례금을 받고 영주권 위조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확인중이다. 검찰은 이날 학부모와 K외국인학교 관계자 등 10여명을 조사한 결과조씨와 강씨 외에 부정입학 알선 브로커 조직이 2∼3개 더 있다는 단서를 포착했다. 검찰은 또 K외국인학교 등에서 압수한 졸업생 명부와 각 대학 특례입학생 명부를 대조,지금까지 적발된 부정입학생 외에 숙명여대생 3명을 포함해 추가로 부정입학한 것으로 의심되는 10여명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전날 밤 중견 가수 남진씨(55·본명 김남진)를 세딸과 함께 소환,조사한 뒤 돌려보냈다.남씨는 딸을 부정입학시켰다는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2일쯤 교육부로부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시내 8개대학의 재외국민 특별전형 운영 실태 조사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부정입학 관련자 전원을 불러 조사한 뒤 업무방해,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또 2년 이상 해외에 체류한 외교관과 상사주재원 자녀들의 일반특례입학제도도 부정입학에 악용됐다는 의혹과 관련,대학 관계자 등을 불러 수사하기로 했다. 한편 교육부는 재외국민 특별전형의 부정입학자는 이날까지 7개 대학 17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추가로 확인된 부정입학생은 숙명여대 3명과 동국대 1명,단국대 3명이다.이에 따라 지금까지 드러난 대학별 부정입학자수는 고려대·연세대·숙명여대 각 3명,단국대 3명,동국대 2명,홍익대 2명,이화여대1명이다. 교육부는 또 서울의 20개 대학에 대해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올해와 지난해 재외국민 특별전형 합격·재학생의 출입국 사실증명서를모두 확인토록 지시했다.전국의 나머지 대학들에게는 내년 1월말까지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선발한 모든 재학생 및 합격자의 출입국증명서 등 각종 서류를 확인,결과를 보고토록 했다. 박홍기 박홍환 장택동기자 hkpark@
  • 특례입학 ‘조직적 부정’ 수사

    검찰이 대학에 정원외로 입학하는 ‘재외국민 특별전형제’를 악용한 부정입학 사건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李德善)는 19일 ‘서울 광진구 K외국인학교모 간부와 전문 브로커 강모씨가 부정 입학에 개입했다’는 첩보를입수,관련자들을 출국금지하고 K외국인학교 간부와 강씨 등의 소재파악에 나섰다.지금까지 밝혀진 부정 입학생들은 대부분 K외국인학교 출신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출입국 사실증명서 등을 위조해 특례 입학한 것으로 드러난 학생은 고려대 4명,연세대 3명,이화여대,동국대,홍익대 1명씩 모두 10명이다. 앞으로 검찰 수사와 대학별 자체 조사가 진행되면 부정입학자 수는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해당 대학들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이르면 20일부터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등을 소환,입학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인기가수 A씨의 세딸이 3개 대학에재외국민 특별전형 서류를 위조해 부정입학했다는 설과 관련,사실 여부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국내의 외국인학교는 교육부의 허가없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만 하면 설립할 수 있는 등 관리가 소홀하다는 점에서 다른 학교에도 브로커 조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특례입학 부정 3명 입학취소

    교육부는 18일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홍익대·동국대 등 5개대에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5명이 관련 서류 등을 위조,합격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려대·이화여대·홍익대 등은 관련 학생의 입학을 취소하기로 했다.연세대에 2000학년도에 입학했던 사회계열의 여학생 1명은 이날자퇴했다. 고려대에서는 지난달 합격자를 발표한 2001학년도 특별전형 합격자의 서류를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남학생 1명이 출입국 사실증명서를위조한 사실을 발견,합격을 취소키로 했다. 이화여대와 홍익대에서는 2000학년도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해 재학중인 1학년생 중 1명씩이 출입국 사실증명서와 초·중·고교 성적증명서 등을 허위로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홍익대의 여학생은미국 학교에 입학하지도 않고 초·중·고 12년 모든 과정을 미국에서마친 것으로 가짜 졸업증명서와 성적표를 만들었다. 적발된 학생 중에는 서울의 외국인학교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외국인학교가 특례입학 부정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전국 192개 대학들에 최근 재외국민 특별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에 대해서도 관련 서류를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협조를 얻어 재확인토록 하고,부정입학자가 추가로 발견되면 고발과 함께 입학을 취소토록 주문했다. 박홍기 이순녀기자 hkpark@
  • 金노동 상생의 노사공동체 방안 제시

    김호진(金浩鎭) 노동부장관은 18일 노동문제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경험을 토대로 ‘노동과 민주주의’라는 책을 펴냈다. 정치학자 출신으로 노동행정의 최고책임자가 된 김 장관은 노사문제에 대한 기본적시각과 21세기의 노동관계,영국·네덜란드 노동개혁 등을 실증적 차원에서 다뤘다. 부제를 ‘역사의 진보를 위하여’로 붙인 그는 “가장 바람직한 실업정책은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전제,‘자유와 정의가 살아 숨쉬는 사회’를 이상 사회로 상정했다. 이어 “산업현장에서 민주주의와 대화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소모적 대립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는 주장을 펴면서 ‘상생의 노사공동체’ 건설 방안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21세기 노동관계 패러다임 모색’(4장)을 통해 독일·네덜란드·오스트리아의 노사 현장을 소개,‘참여 민주주의’를 통한 노사해결을 제시했다. 지난 7월 노사정위원장 시절,긴박했던 금융노조 파업의 막전막후와대타협까지의 비사(秘史)가 일시별로 기록돼 있어 눈길을 끈다. 오일만기자 oilman@
  • 불법체류자 교육길 열려

    난항을 겪던 불법 체류자 자녀들의 교육권 보장이 교육부와 법무부의 전격적인 합의로 법제화될 전망이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17일 “법무부와의 논의 끝에 불법 체류자 자녀들의 전·입학에 ‘기관이 발급하는 출입국 사실증명서’를 이용토록 하는 절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대한매일 12월9일자28면 참조] 따라서 불법 체류자의 자녀들은 현행처럼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발급하는 출입국 사실증명서가 아닌 ‘시·군·구청에서 발급하는 출입국 사실증명서’만으로 전·입학이 가능하게 된다.구청 등에서는 불법 체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여권번호·입국 날짜’ 등이 적힌 증명서를 발급하기 때문에 불법 체류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번주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하지 않고 법제처에 올리기로 했다. 박홍기기자
  • 정신분석학 태두 프로이트·라캉 전기 출간

    인류를 ‘무의식’이란 미답지로 인도해 그때까지 금과옥조이던 인식론을 첫줄부터 다시 쓰게 만든 프로이트.상담실의 치료술로 말라붙어가던 프로이트를 현대 서양철학의 혈전장으로 되불러내 사상사적으로 다시 한번 꽃피워준 라캉. 20세기 인류 지성사에서 생산적 부자관계로 꼽힐 두 사람의 전기가제각기 나왔다.‘정신분석 혁명-프로이트의 삶과 사상’(마르트 로베르 지음,이재형 옮김,문예출판사 펴냄)과 ‘자크 라캉 1,2’(엘리자베트 루디네스코 지음,양녕자 옮김,새물결 펴냄). 프로이트와 라캉의 지적 탐험은 욕망·육체 등의 화두로 이미 세기말 지성계를 후끈 달군 바 있다.한바탕 회오리가 지난 자리에 나온 텍스트들을 통해,50여년이라는 시간과 빈에서 파리까지란 공간을 두고두 유럽 석학이 서로 어떻게 스미고 짜여 지성사의 거대한 물굽이를이뤘는지 톺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89년 출간된 ‘정신분석…’은 학자로서 늘 엄격한 자기통제로 무의식의 늪을 헤쳐나갔을 법한 프로이트의 인간적 초상에 초점을 맞춘글.프로이트 전문가인 지은이는 그렇기는 커녕 프로이트가 자기속의출렁이는 격정,모순투성이 기질과 줄곧 사투를 벌여나갔다고 단언한다.연인 마르타,이념적 동지였던 플리스에게 보낸 방대한 편지를 뒤져낸 결론.그렇기에 위대함이 더욱 빛난다.‘히스테리 연구’‘꿈의해석’등은 세간의 반유대분위기,성적 해석에 대한 의도적 무시 등을 무릎쓴 용기있는 명저들이다.누구라도 프로이트 전모를 어림잡아볼만큼 쉽게 쓰였다.대중을 위한 라디오 강연원고를 토대로 했기 때문. 여기 견주면 ‘…라캉’은 한결 현란한 정신사적 탐구.하이데거에서부터 초현실주의,소쉬르 언어학,아날학파,구조주의적 맑시즘까지 유럽 현대 인문학의 혁명적 성과들을 두루 섭렵,관습적 프로이트 비틀기를 시도하는 라캉의 이론 전개부터 숨가쁘다.‘거울단계’‘아버지-의-이름’ 등 독창적 개념들은 모두 프로이트를 지적 신조류속에 담궈 단련시켜가며 얻어낸 것. 라캉의 교유관계는 그대로 유럽 인문학 별들의 계보다.부르통,야콥슨,페브르,퐁티,사르트르,촘스키,레비-스트로스,피카소,들뢰즈,리쾨르등이 그를 축으로이합짐산하는 장관을 연출한다.이중 몇은 학문적이론도 제법 읽을만하게 소개됐다.조르주 바타이유가 바람피는 동안라캉이 그 아내 실비아와 재혼하는 대목에선 유럽 지식인들의 대책없는 바람끼(?)도 엿보인다. 저자들은 약속이나 한듯 상대편 대상인물을 다소 삐딱하게 촌평했다. 로베르가 라캉을,프로이트를 제멋대로 소설쓴 이단으로 규정할때 루디네스코는 임상·실증적 프로이트 연구자들을 한칼에 바보취급하는식.그럼에도 프로이트와 라캉은 유난히 공통점이 많다.의사로 시작했으되 더 넓은 독창성의 바다로 나간 점,자기 써클에서조차 끝없는 배반과 도전에 직면한 점,무엇보다 업적에 안주하지 않고 말년까지 새로운 학문적 요구에 성실히 응전한 맹렬한 지적 욕구가 꼭 닮음꼴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불법체류자 자녀에 정식교육기회

    불법체류자의 자녀들은 물론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 자녀들에게도정식 교육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4일 불법체류자들의 자녀들이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대한매일(4일자 1면,21면)의 지적과 관련,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법무부측은 “불법체류자 자녀들에 대한 교육 제공은 불법체류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법제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재외국민이나 외국인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전·입학할 때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발급하는 출입국 사실증명서 또는 거류신고증을 학교장에게 내도록 한 규정을 바꿔 ‘학구내에거주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로 대체토록 했다. 중학교의 전·입학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교육감이 결정,허용토록 할 방침이다. 1만쌍 정도로 알려진 국내 여성과 결혼한 외국인 노동자,외국인끼리결혼한 부부 등의 자녀에 대해서도 교육혜택이 주어진다.박홍기기자 hkpark@
  • 기동취재/ 불법체류자 자녀 실태‘대안

    *불법체류자녀 시민단체·선교회서 극소수만 교육.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의 자녀들이 학교 밖을 떠돌고있다. 학교에 갈 나이이거나 본국에서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도 불법체류자로 낙인 찍힌 부모 때문에 학교에 전·입학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법체류자의 자녀들은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부모가 일터에나가면 집안에 있는 일이 허다하다. 실제 국내 현행법 어디에도 불법체류자 자녀들에게 교육을 보장하는 규정은 없다. 시민단체들은 “불법체류자에 대한 법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아이들에게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교육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불법체류 현황] 지난 8월까지 국내 불법체류자는 17만2,501명으로집계되고 있다. 몽골인의 예를 들 경우 불법체류자가 1만2,155명에 이르며 이들의 20세 이하 자녀는 200명 가량으로 추산된다.몽골인들은 다른 나라 출신과는 달리 입국할 때 또는 정착한 뒤 가족을 데려오는 경향이 강하다. 정부는 몽골인을 비롯,다른 국가출신 불법체류자들이 일터를 찾아자주 이동해미성년자수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실태 및 관련법]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19조에는 ‘재외국민및 외국인이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이 국내의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 전입학할 경우,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발행한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서나 거류신고증을 거주지를 관할하는 학교장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불법체류자가 아닌 합법 체류자를 위한 조항이다.불법체류자들이 자녀의 교육을 위해 출입국 사실증명서 등의 서류를 발급받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식으로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는 일은 불가능하다.현재불법체류 외국인 자녀들은 간혹 시민단체나 선교회 등의 도움을 받아교육을 받는다. 성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교육청의 승인 아래 성남초등·금빛초등·창곡중·성남동중에서 불법체류 몽골학생 10여명을 전·입학시켰다.엄밀히 따지면 ‘변칙’인 셈이다. [유엔협약과 외국예] 유엔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에는 ‘아동은 인종·피부색·언어·종교·정치적 또는 사회적 출신 등의 신분에 의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며 아동의 교육권리를 적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불법체류자 자녀라 하더라도 거주 사실이 확실하면 유치원은 물론 초·중학교까지 학비를 면제해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미국도 불법체류자의 자녀에 대해 교육의 권리만은 보장하고 있다. [대안] 외국인노동자대책위원회 가족분과 이금연(李今淵·40)위원장은 “교육은 인간의 기본권”이라면서 “불법체류자 자녀들의 교육제공은 자칫 불법체류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지만 우선 법에 앞서 인권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불법체류자의 자녀들이 학교에 다닐 수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 “법개정 여부를 관련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박홍기 조현석기자 hkpark@. *재외국민자녀, 성남초등교에 정식 입학. ‘교장선생님께.외국인 노동자 자녀들이 학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교장선생님을 비롯,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얼마전 경기도 성남초등학교 교장실로 한통의 편지가 배달됐다.이학교 2학년에 다니는 몽골학생 오양가양(8)의 어머니 앵흐씨(40)가보낸 글이었다.불법체류자로 떠도는 신세지만 자식만은 어떻게 해서든 가르치고 싶었던 앵흐씨는 딸을 받아준 학교가 그저 고맙고 감사할 뿐이라고 적었다. 오양가양처럼 불법체류자 자녀의 신분으로 이 학교에 다니는 몽골아이들은 모두 6명.‘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통해 지난해부터인연을 맺었다. 처음엔 교실 한켠에 자리만 하나 더 차지하는 ‘청강생’이었으나지금은 출석부에 이름이 어엿하게 올라있는 정식 ‘재학생’이다. 올초 졸업을 앞둔 몽골학생 바이에르군이 수료증만으로는 중학교에진학할 수 없게 되자 학교측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다.재외국민 자녀전입학절차를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원용해 정식으로전입시켰다.엄밀히 따지면 ‘변칙’인 셈이다.현재 성남에는 금빛초등과 성남동중·창곡중도 몽골 학생들을 받고 있다. 말만 다를 뿐 얼굴 생김새나 행동이 여느 우리나라 아이들과 다름없다.두달 정도만 지나면 한국말도 눈에 띄게 늘고 같은 반 친구들과도거리낌없이 어울린다. 손규동(58)교감은 “학생들도 몽골 아이들을 따돌리기보다는 오히려감싸고 보살펴준다”고 전했다. 부모가 일나가고 나면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아이들은 학교가 마냥즐겁기만 하다. 오양가양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공부하고 노는게 너무 재밌다”며 즐거워했다.6학년인 밍크양(12)도 “사회와 국어는 어렵지만 미술시간은 맘에 든다”며 즐거워했다. 김선옥(金仙玉·55)교장은 “불법체류자는 규제해야 하지만 부모손에 이끌려 타국에 온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면서 “인도주의차원에서 교육의 권리는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 *김해성 목사 “한국 알릴 민간사절 키우는 셈”. “2년전 한 몽골부부가 초등학생 연령의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집안에 가둬놓고 일하러 간다는 얘기를 듣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청 부근에서 ‘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운영하는김해성(金海性·39)목사.‘외국인 노동자의 대부’로 통하는 그는 합법적인 교육의 길이 막혀있는 불법체류자 자녀들에게배움의 기회를주기위해 지난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인근 학교를 찾아가 간곡히 부탁했으나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하나같이 난색을 표했다.김목사는 ‘청강생이라도 좋으니 일단 받아달라’고 간청하다시피 해 성남초등학교에 이들을 맡겼다.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는 각서도 썼다. “본국에서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부모의 불법체류로 교육의 권리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건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게 김목사의 주장이다.다행히 성남지역 몽골 학생들은 시교육청과 학교측의 배려로 정식 교육을 받게 됐지만 다른 지역 불법체류자 자녀들의 교육기회는요원하기만 하다. 김목사는 “일차적으로는 인도주의 입장에서 이들을 가르쳐야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어에 능숙하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이들이 고국에 돌아가면 양국을 잇는 훌륭한 민간외교 자원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자칫 불법체류자를 양성할 우려도 있으나 국제인권규약 등을근거삼아 학령기 아동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관련 부처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순녀기자
  • [발언대] 日 ‘구석기 날조사건’ 국수주의의 산물

    다시 한번 일본의 가식역사를 본다.“초초하던 끝에,심리적인 압박이 심해 마가 끼였다” 그래서 구석기 발굴을 날조했다는 것이 일본인 후지하라 신이치의 양식이다.그렇게 해서라도 일본열도의 고고학인문사를 60만∼70만년 전으로 끌어올려야 했나.그런데 이런 국수주의자의 ‘신의 손’ 놀음으로 그간 100여건의 발굴 성과가 발표될 때마다 일본은 서둘러 교과서를 개편하곤 했다.한국이라면 웬만한 발굴도 수년간,심지어 수십년간 검정을 거쳐 겨우 교과서에 싣는다. 한국에서는 1930년대의 동광진 구석기 유적 발견 이래 상원 검은모루봉,덕천 승리산,연천 전곡리,공주 석장리 등 허다한 지역에서 30만년 전,50만∼60만년 전의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었다.그런데도 일제관학은 한국에는 구석기시대가 없다고 통설화했다.그때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구석기 유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전후해서 일본 역사학에는 독일계통의 랑케사학을 변형도입한 실증사학이 풍미했다.랑케사학은 역사란 국가와 개인의 가치,이념에 따라 통일적인 발전원칙,발전과정을 전제로 각 민족(국가)의 역사적 필연성을 설정하는 것이다.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식 필연에 맞추어 역사를 구성한다.그것이 황국사관이고 식민사관이다.그러자니 역사에 가식과 조작이 붙는다.없는 자료도 필요하면 만들고 있는 자료도 무시하거나 고쳐 특정가설 하에 역사서술을 꿰맞추는 것이 그들 실증사관이다. 그러다 보니 왜곡이 심해진다.‘일본서기’라는 픽션에 광개토대왕비·칠지도의 조작과 임나일본부라는 허구같은 가식에 왜구활동,침략,강탈,전쟁놀이,강자지배 논리의 미화 등.그들은 이를 왜곡으로 여기지 않으며 역사란 그런 것이란 인식이 일본인 일반의 심성이다.지금일본에는 국수주의가 팽배하고 있다.2차대전 종전 50년을 지나며 부쩍 그 도가 심해진다.82년의 역사왜곡 등으로 한국 등의 반발이 거세자 참회,수정하겠다던 것은 잠시고 90년대 들어서는 다시금 과거 영광을 되살리자는 분위기다.일본 문교당국자는 이번 ‘후지무라 날조사건’을 계기로 고고학 기술을 재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일본인의 가식성은 또다른 각도로 역사를 호도할 것이 뻔하다.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반성하기는 커녕 매스컴이 폭로한 해프닝의 하나 정도로 여긴다.오히려 일본 구석기시대가 단축되지나 않을까,일본의 고고학·고대사 체계의 허구가 노출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우리로서는 앞으로의 진행을 지켜볼 뿐이다. 곽창권[한국사회정보연구소 대표]
  • 인터뷰/ MBC ‘엄마야 누나야’

    4일부터 시작하는 MBC의 새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대리모에게태어난 이란성 쌍둥이가 성(性)차이로 다른 운명을 걷다가 다시 만나면서 겪는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이란성 쌍둥이의 여자역은 ’이브의모든 것’에서 악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김소연이 맡았고 남자역은 시청자들에게 다소 낯선 신세대 연기자 고수가 맡았다. *승리役 김소연. “악역 아니예요.악역이면 안했을 거예요”.지난달 31일 ‘엄마야누나야’의 시사회장에서 만난 김소연은 이번에도 악역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하게 도리질을 했다.‘이브의 모든 것’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허영미의 이미지가 뚜렷하기도 했지만 사전에 배포된 ‘엄마야 누나야’의 시놉시스에는 그가 맡은 승리의 이미지가 악역에 가까왔기 때문이다. “승리는 씩씩하고 자생력이 뛰어난 애예요.남들이 걱정할까봐 강한 척 할 정도로 착하기도 해요.성격은 좋은데 주위 상황이 너무 나빠안좋게 보이는 것 뿐이에요” ‘이브의 모든 것’이 끝난 뒤 악역 섭외가 계속 들어왔다.자신이악역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이 “너무 싫어” 다시는 악역을 하지 않으리라고 다짐까지 했다.작가(조소혜)가 김소연의 캐스팅을 결정한것은 ‘이브…’의 마지막 부분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때문이었다는 설명까지 덧붙인다. ‘이브의 모든 것’이 끝나고 촬영이 시작되기 전 한달동안 김소연은 여행을 주로 다녔다.친한 연예인으로 소문난 SES의 바다와 함께일본 도쿄에 일주일 머물렀고 강원도 횡천 외할머니댁에도 갔다 왔다.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중학교 1학년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와 함께 오른 북한산이다.“아빠는 매주 등산을 가셨고 저는 등산이 싫어 안 갔거든요. 이번에는 엄마,아빠랑 두번 등산을 함께 갔다왔다”며 뿌듯해 한다. “그동안 미니시리즈 위주로 해와서 주말극을 해보고 싶었어요.이번 배역도 맘에 들었구요”.미니시리즈는 젊은 연기자 위주로 극이 흘러가,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은 반면 주말극은 선배들과 함께 출연해배우는 점이 많고 여러 사람이 함께 꾸려나가다 보니 여유가 있는 점이 좋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는 대리모로 나오는 장미희씨와 호흡을 맞추게 돼 이것저것 배우는 맛이 쏠쏠하다고 한다.그동안 해왔던 역과 달리 다소 거칠고 남성적인 승리 역도 꽤 맘에 드는 눈치다.정장 위주로 입다가 헐렁한 바지에 티셔츠를 걸치는 것이 편안하단다. 김소연은 앞으로는 멜로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며 대표적인 예로 KBS2의 ‘가을동화’를 들었다.특히 은서역이 가장 탐이 난다고.영화는 제안은 많이 들어오지만 아직 때가 이른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경빈役 고수. 드링크제 광고에서 여자친구 손을 잡고 열심히 달리던 청년.“아직안 늦었지”라는 대사 다음에 그 집 앞에 앉아 숨을 고르던 친구가고수다.그뒤 시트콤 ‘점프’,‘가문의 영광’,‘논스톱’등에 출연했지만 시트콤들이 조기종영되고 인기를 누리지 못한 탓에 눈길을 끌지 못했다.그런 그가 MBC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의 중심 역할을맡았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남들이 불안해 하는데 저는 얼마나 불안하겠어요”.고수는 불안한속내를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경빈이 되자’는 것.그가 맡은 경빈은 부자집 외동아들로 주위사람들의사랑을 한몸에 받고 자란다. 그뒤 자신이 대리모를 통해 태어났다는사실을 알게 되고 여자라는 이유로 버려진 쌍둥이 여동생 승리를 만나면서 방황과 갈등을 겪다가 결국 여동생과 대리모를 받아들인다. “대본이 18회까지 나왔어요.대본을 읽을수록,작가선생님을 볼수록눈물이 나고 오기가 생겨요.경빈을 그렇게 불쌍하게 만들수 있는지모르겠어요”라며 이를 앙다무는 고수는 바로 경빈이었다. 그는 이번 배역에 은근히 속상해 한다.좀 더 연습해 완벽한 자신을보여주고 싶은데 너무 일찍 사람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것이 아쉽단다.그래도 ‘엄청난 기회’를 위해 함께 출연하는 안재욱이나 고두심 등 모든 출연진에게 자문을 구한다.연출자와 작가랑 이야기를많이 하고 대본은 10번 숙독이 기본이다.촬영현장에서는 조명기사에게 까지 연기에 대한 도움을 받으려 애쓴다. “제가 여자형제가 없거든요.그런데 경빈이는 누나만 셋이에요.여자들한테 살갑게 구는 게 아직은 낯설어요”.실제로 고수는 2남 중 막내다.무뚝뚝하고 애교부리는 것과는 담을 쌓아온 자신에게 여자들이많은 촬영현장은 어색하기만 하다.스스로 생각해도 숫기도 없다.인터뷰 초반에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사람들의 집중적인 질문을 받는 게 적응이 안돼서”라는 것이다. 고수는 현재 상명대 영화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가끔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편입했냐고 물어요.얼굴을 못봐서 그러나봐요.요즘은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도 올리고 그래요”.원광대 의상학과2년을 다니다가 다시 들어온 학교라서 그런지 유독 학교생활에 대한집착이 강해보였다. 전경하기자 lark3@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 (13)의열단 자취 남은 南京·廣州

    광복군 제3지대가 있던 안휘성 부양(阜陽)에서 침대열차를 타고 밤새 달려 강소성 성도 남경에 내렸다.중경·무한과 더불어 중국의 ‘3대 찜통’이라 부른다더니 아침부터 사우나실처럼 후꾼후꾼했다.양자강이 가까워 고온다습하기 때문이었다.남경은 수운의 이점이 있어 예로부터 강남의 중심 구실을 했고 삼국시대에 손권이 오나라를 세운이래 10개의 왕조가 왕도로 삼은 곳이다.근대에 와서도 태평천국의봉기군이 청나라 정규군과 서구열강에 대항해 싸울 때 거점으로 삼았으며 신해혁명 이후 손문도 중화민국의 임시수도로 삼았다.중일전쟁때도 임시수도였으며 일본군에 의해 양민 30만명이 학살당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국민당 정부의 임시수도 시절,우리 선열들의 항일운동도 이곳을 거점으로 삼았다. 취재팀이 먼저 찾은 곳은 남경대학.그곳에 항일전쟁사의 걸출한 인물 여운형(呂運亨)과 김원봉(金元鳳)이 다닌 금릉(金陵)대학 캠퍼스가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조국에서 3·1운동이 실패하자 무력항쟁 밖에 없다고 생각한 김원봉은 금릉대학을 중퇴하고 서간도로 신흥무관학교를 찾아갔다.그러나 그곳의 교육은 중국 명문대학을 다닌 그를충족시키지 못했다.그는 길림으로 가서 저 유명한 암살 폭파 비밀결사인 의열단을 만들고 수많은 테러공작을 감행해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이때 그의 나이는 약관 21세였다. 30대 장년이 되자 김원봉은 의열단의 테러공작을 지양하고 군대조직을 계획했다.뒷날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민족혁명당과 조선의용대였다.그는 스스로 광동성 광주(廣州)로 가서 황포군관학교를 나와 조선혁명간부학교를 만들었다.이 학교출신으로 유명한 이는 뒷날 태항산에서 전사한 윤세주와 진광화,그리고 민족시인 이육사이다.김원봉의그런 활동은 거의 남경에서 이루어졌다.황포군관학교 동기생으로 중국의 첩보기관 삼민주의역행사(三民主義力行社)의 대표였던 등걸(騰傑)이 그를 도왔다. 남경대학은 우리 대학들과 달리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이 넓고 녹지가 많아 여유로워 보였다.플라타너스·팽나무가 지천이었다.시 인민정부가 발행한 백서를 보면 가로수가 40만 그루라던가.금릉대학 캠퍼스는 예스러운 품격을 지닌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푹신한 네모꼴의 잔디밭을 두고 3동의 건물이 둘러앉아 있었다.그 앞쪽에 뚝 떨어져서 대례당(大禮堂)이란 간판이 붙은 회당 건물이 있었다.민족혁명당을 창당한 곳이 이 대학의 강당이라 했으니 이것이 틀림없을 듯싶은데 전면이 일부 개축되어 있다. 남경대학을 나온 취재팀은 얼음이 섞인 생수병을 들이키며 의열단원들이 묵었던 명양가(鳴羊街)와 화로강(花露崗)을 찾아나섰다.한상도교수의 논문 ‘재중한인군관학교연구’를 보면 조선혁명간부학교는 1932년 10월20일 남경교외 탕산(湯山)의 선사묘(善祠廟)라는 사원에서 개교했고,교관들은 남경성내 명양가 호가화원(胡家花園)에서 묵었다.골목을 더듬어 찾아가보니 명양가와 화로강은 이어진 골목이었다.김원봉에게 호의적이었던 부호 호대해(胡大海)는 자신의 장원 호가화원에 김원봉을 식객으로 묵게 했고,김원봉은 자신의 의열단 동지들을위해 근처 화로강에 머물게 하면서 혁명간부학교 교관들의 숙소도 마련했을 것이다. 어림짐작으로도 어마어마하게 컸을 듯한 호가화원은 퇴락된 채 빈민들이 살고 있었다.그 옛날 주인이 손님과 더불어 풍류를 즐겼음직한연못가의 팽나무 그늘에 앉아 땀을 식혔다.문득 ‘지절시인’ 이육사가 떠올랐다.그는 조선혁명간부학교 1기생 명단 26명 가운데 육사(陸史)라는 가명으로 실려있다.그가 이 연못에서 올곧은 의지로 시를 썼을 것 같은 생각에 이곳저곳 두리번거렸다.연못가에서는 얼굴에 여유로움이 가득한 노인이 낚시질을 하고,해오라기 한 마리가 긴 부리로우렁이를 찍어올리고 있었다. 남경에는 백범 김구가 만든 한국특무대독립군 본부도 와 있었다.‘김구구락부’로 더 알려진 테러공격 비밀결사였는데 목장영 고안리(木匠營 高安里)에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호가화원의 연못에서 낚시를 하는 노인이 목장영이 가까운 곳에 있다고 일러주기에 찾아갔으나 새 아파트단지 입구에 붙은 ‘목장영’이라는 간판을 본 것만으로만족해야 했다. 취재팀은 저녁 비행기로 광동성 광주로 날아갔다.우리 항일투쟁사에 큰 몫을 한 도시이기 때문이었다.광주 백운(白雲)공항에서택시를타고 달리는 동안 필자는 중국의 도시라기보다는 유럽에 온 느낌이었다.네온사인이 현란하고 거리를 질주하는 깨끗한 중형차들이 질서있게 차선을 지키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도 세련되어 보였다.건물의 외형까지도 첨단화된 미를 뽐내고 있었다.하기야 북경,상해에 이어 중국 3대도시이며 1인 평균 생산액이 전국 1위인데다 백년전부터 중국내륙으로 들어가는 교통요지였고 홍콩과 가깝다보니 그럴 것이었다. 광주는 중국의 역사에서 혁명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손문이 혁명을일으켜 ‘호법(護法)정부’를 세웠고 공산주의자들은 광주봉기를 일으켰다.광주봉기를 배경으로 쓰여진 앙드레 말로의 소설이 ‘정복자’이다.우리의 항일투사들도 이곳에 와서 크고 작은 자취를 남겼다. 그 대표적인 것이 황포군관학교(본래의 이름은 육군군관학교)이다.수많은 우리 항일투사들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황포군관학교는 1924년 1월 손문이 국민당과 공산당을 합작한 결과탄생했다.국민당측의 장개석이 교장을,공산당 측의 주은래가 정치주임을 맡았는데 그로 인해 학생들도 양분되었고 그곳에 재학중이던 한인청년들도 뒷날 임시정부와 광복군,조선독립동맹과 조선의용군으로갈라서는 결과가 되었다.그들의 입학은 1924년의 3기생들로 부터 시작되는데 유명한 이는 박효삼(朴孝三)·왕자량(王子良)·김원봉 등이다.그밖에 남경과 무한에 있던 분교를 졸업한 이도 많다. 황포군관학교에는 우리 교관요원들도 있었다.청산리 전투에 참가했다가 러시아 유학을 하고 돌아온 양림(楊林.본명 金勳),1922년 의열단원으로 상해 황포탄 의거를 일으켰던 오성륜(吳聲輪),뒷날 만주에서 동북항일연군 간부로 활동한 최용건(崔庸健),의열단원이었다가 조선의용대 간부로 활동한 박효삼,이빈(李彬),양달부(梁達夫),김원봉,채원개(蔡元凱)등이다.님 웨일즈의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金山. 본명은 張志樂)도 교관이었다고 하나 연구가들의 실증은 없다. 취재팀은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군관학교를 찾아갔다.광주시를 관통해 흐르는 주강(珠江)의 제방을 따라 보리수가 싱그럽게 가지를 뻗치고 있었다.대절한 자동차를 페리에 싣고 20분쯤 걸려 도시의 동남쪽에 있는 장주도(長州島)로 건너갔다.섬 거의 전체가 해군부대 주둔지였는데 황포군관학교는 옛날의 모습 그대로 보존,복원되어 있었다.우리나라의 중고생들이 극기훈련,야영훈련을 가듯 남녀 학생들이 입영훈련을 받고 있다.김원봉이 생도시절 중국인 생도 등걸과 우정을 쌓으며 토론을 한 곳은 어디일까.필자는 그런 상상을 하며 강의실,생도 숙사,강당,연병장 등을 돌아보았다.발길을 돌려 중산대학을 찾아갔다. 아나키스트였던 김성숙(金星淑)과 김산이 졸업한 중산대학은 필자가 돌아본 십여개의 전통있는 중국의 대학들 가운데 건축미가 가장 돋보였다.새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옛날 것들인데 깨끗하게 보존되어고상하면서도 웅장한 품격을 뽐내고 있었다. □광주(중국 광동성)■이원규(소설가·동국대 겸임교수)
  • 빌 리제베로‘서양 건축 이야기’

    서양의 건축사를 읽는다는 것은 건축이라는 코드로 서양의 역사와문화를 읽는 일에 다름 아니다.예컨대 19세기 말 과거 교회 지붕에서나 쓰이던 둥근 돔을 상업건물의 지붕에 얹는다든가 귀족의 방을 꾸몄던 사치스런 장식들이 극장의 벽면에 등장한 것은 시민사회의 정착을 알려주는 중요한 변화였다.그런가하면 자기과시적인 공공건물은사람들을 현혹케 하는 정치적 통합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영국의 건축학자 빌 리제베로가 쓴 ‘서양 건축 이야기’(오덕성 옮김,한길아트)는 건축은 당대의 예술적 역량과 사상,사회적 성숙도를 집약해 보여주는 하나의 기호임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드러낸다. 자본주의가 건축에 끼치는 영향을 가장 훌륭하게 예언하고 비평한사람은 영국의 시인이자 혁명가인 윌리엄 모리스였다.그는 “목적을위해서는 어떠한 인간적인 문제도 개의치 않는 위대한 건축가”라는말로 자본주의 아래서의 건축가의 사회에 대한 관계를 비판했다.저자 역시 모리스와 비슷한 관점에서 서양의 건축사를 읽는다.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와 건축가의 관계는 복잡해지고 건축가와 사용자의 유기적 관계는 멀어짐으로써 건축은 스스로 사회적 소외에 빠지게 됐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그는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을 과학의 확실성과 기술,그리고 19세기 실증주의에 뿌리를 둔 근대주의자들의 기본이념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한다.모더니즘에 반기를 든 포스트모던 건축가들은 근대건축의 양식은 물론 그 이념과 급진적인 사회변화에 대한 관심까지도 거부했다.포스트모던 건축이 사회복지를 위한 건축물이 쇠퇴하는 시기에 나타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건축사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정형화된 시대구분과 각 시대의 대표적인 양식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그러나 저자는 건축의 발전을양식사 중심으로만 본다면 근본적인 변화의 양상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650∼1200년경 고딕미술에 앞서 중세 유럽 전역에서 발달했던 것이 로마네스크 양식이라는 식의 설명보다는 당시 건축물의수와 교회 규모 등에 주목할 때 중세 건축사를 보다 역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20세기 말 건축의 두가지 경향으로 건축과 환경,건축과 인간의 관계를 꼽는다.영국의 ‘공동체 건축(community architecture)’,건축가 랠프 어스킨의 작품인 뉴캐슬 온 타인 인근의 ‘바이커 월’ 주거단지 등을 의미있는 시도로 평가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한반도를 평화중심지로] (3)金대통령 민주·인권 장정

    젊은 세대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한대장정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한다.30년이 넘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기도 하지만,국내언론에 ‘김 대통령의 진실’이 제대로 보도된 적이 없는 까닭이다. 오죽했으면 지난 97년 대통령 선거때 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꼭한번만이라도 공정한 보도 속에서 선거를 치르고 싶다”고 했을 것인가.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한 노력 김 대통령의 인생역정은 인권신장과 민주주의를 위한 생생한 역사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박정희(朴正熙)정권하에서 ‘3선 개헌’과 ‘10월 유신(維新)’ 반대 투쟁에 앞장서다가 73년 도쿄 납치사건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79년 10·26사태 이후 신군부가 집권한 뒤 ‘5·18 광주민주항쟁’ 연루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그 때마다 집권층은 온갖 회유와협박으로 유혹했으나,한 길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굴하지 않은 민주주의 신념 때문이었다. ■국내 인권신장 노력 김 대통령의 그러한 신념은 취임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진다.사상전향 제도를 폐지하고 준법서약서 제도를 도입했으며,국가보안법의 확대해석과 남용을 금지시켰고,대폭적인 사면·복권을 단행함으로써 마침내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그들의 희망대로 북송되기에 이르렀다. 또 노조의 정치 참여와 전교조가 합법화됐으며,재소자의 인권을 위해미결수의 경우 사복차림으로 재판을 받도록 조치했고,가족간 유대를위해 ‘부부 만남의 집’ 운영 및 모범 재소자의 외출·외박제를 도입했다. 나아가 사회와 가정에서 여성 및 청소년 인권 보호를 위해 남녀고용평등법과 남녀차별금지법,가정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성폭력방지특례법 등을 제·개정했다.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제주 4·3특별법과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등을 제정한 것은 인권이 단순한 수사(修辭)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 덕목임을 보여주는 실증적인 사례다. ■국제무대에서 인권외교 이러한 인권의 지평은 국내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국제무대로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뉴질랜드 APEC정상회의 때는 동티모르 사태를 회담 의제에포함시켜 끝내 한국군 파병으로 연결지었다.또 지난달 뉴욕 밀레니엄정상회의와 한·미,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연금중인 미얀마 아웅산수지 여사의 자유로운 정치활동 보장 촉구를 정상회담 공동 발표문에담는 일을 주도했다. 김 대통령은 수상후 노르웨이 NRK 국영 TV와의 회견에서 “인권은오늘날 국제정치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강조,이같은 노력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향후 전망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김 대통령의 이같은 노력은 국내외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다.그동안 논란을 거듭해온 인권법 제정과인권위원회 설치,그리고 국가보안법 개정 문제가 속도를 더할 것으로관측된다.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 권리를 보장할 ‘외국인근로자보호법’ 제정 역시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北·美관계 진전 관련 金대통령 역할·시각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그동안 미·일이 한·미·일 3국의 철저한공조라는 기본틀을 유지한 가운데 북한과 관계개선에 나서줄 것을 권유해왔다.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을 강조한것이나 일본 모리총리의 뜻을 직접 북측에 전한 것도 이를 실증하는대표적인 사례다. 클린턴 미 대통령이 지난 7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북한 조명록(趙明祿)차수의 미국 방문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김대통령의 권유’를밝힌 것도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북한 조차수의 방미를 긍정 평가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김대통령은 8일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조차수의 방미를 거론한 뒤 “이제 북·미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으며,상당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급진전이 이뤄질 수도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외교관계자들은 조차수의 방미로 북한에 대한 테러지정국 해제와 교류 확대를 위한 조치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의 부연설명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박대변인은 이날 “북·미관계에 중요한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북·미가 테러에 반대한다고 합의했고,(관계개선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북·미간에,또 한반도 주변환경에 큰 틀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한 뒤 “이는 대단한 의미를지닌다”고 평가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시각은 이번 북·미간 고위급회담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과 그 뒤 이어진 여러 조치들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즉 북·미관계 개선,나아가 북·일관계 진전이 남북관계의 안정된 개선과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박대변인도 “남북관계가 북·미관계 및 북·일관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이북도민 체육대회 연설에서 “일본도 멀지않아 북한과좋은 관계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는 희망을 피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굄돌] 풍납토성과 慶州 이야기

    올 봄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내 아파트 예정부지에서 초기백제 유물이 다량 출토되었다.많은 국민이 1,500년 전 역사를 실감하며 흥분하기도 했다.그러나 한 주민이 유적 발굴현장을 불도저로 밀어버린 사건이 일어났고 논란 끝에 정부 보상 방침이 정해졌다.한편 경주는 아직도 많은 신라의 역사유적을 매장하고 있는데,고고학 기술이 매장유물을 원형대로 발굴할 정도로 발전하기 전까지는 유적보전을 위해 지역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그래서 고속전철이 지나가느냐 마느냐를 놓고 의론이 분분했었다.더 나아가 고층아파트 신축은물론 전통가옥 개보수 말도 꺼내기가 어려운 분위기라 일부 주민은땅을 파다 문화재가 한 점이라도 나오면 쉬쉬하고 파괴해 버리거나다시 덮어 버리기도 한다. 풍납토성과 경주 이야기를 접할 때 우리는 이런 미봉의 해결방식을극복할 정부 당국의 종합적인 문화재 보호대책을 요망하게 된다. 문화재는 우리의 역사적 존재가치를 일깨워주며 민족의 자긍심을 세계에 높일 수 있는 실증자료이다.문화재 보전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없는 이득을 주며,문화재 사랑은 현실의 삶을 가치있게 하는 것으로이를 위한 비용을 기꺼이 부담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이런 자세를갖출 때 풍납토성 유적보존을 위한 국가보상 결단과 고도(古都)주민의 재산권 행사제한 조치 등을 직접 이해당사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가장 명쾌한 해결책은 국가가 문화재 보호 비용을 전담하는 것이나,이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다면 문화유적지 전문 건설회사 면허를 주는 방식은 어떨까.업체의 매장문화재 발굴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제공하여,적립된 인센티브에 따라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또한 전통가옥 전문가를 양성하여 전통가옥 개보수를 담당하게 하고,전통가치 보존을 위한 추가비용을 국가가 부담할 수도 있다.특히 이러한 해결책은 모든 문화유적에 적용되어야 한다.특정지역만 특별법으로 묶어 놓은 채 그 이외 지역은 마구잡이로 개발한다면 이는 필시 나라의 미래가치를 훼손하는 행위가 될 것이며,‘조상 탓에 개발이 묶인’ 고도주민들의 문화재 사랑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윤호 울산대 산업공학부 교수
  • 佛 철학자 바슐라르 ‘공기와 꿈’

    프랑스 현대 사상사의 독보적 존재로 평가받는 가스통 바슐라르(1884∼1962).그는 과학적 진리의 객관성을 강조하는 실증주의적 과학관을 부정하고,과학적 진리가 인간 이성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라는 ‘능동적 이상주의’를 내세워 과학인식론에 혁명을 가져온 과학철학자다.학문 이력상으로 보면 그는 과학철학자로서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그의 면모는 ‘상상력의 형이상학’을 확립하려 노력한 문학사상가로서의 모습이다. 바슐라르는 1938년 ‘불의 정신분석’을 출간,과학적 인식론에서 출발해 문학에 관한 연구로 접어들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이 책을 경계로 바슐라르는 과학적 이성에서 시적 상상력으로 관심을 옮겨 상상력의 역동성과 창조성에 주목한다. 그는 이후 문학상상력 연구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으로 불리는 연구서들을 잇따라 발표하며 현대문학비평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바슐라르의 후기 저술에 속하는 ‘공기와 꿈-운동에 관한 상상력’(정영란옮김,이학사 펴냄)은 그 대표적인 저서.질료에 관한 상상력 연구(‘물과 꿈’등)에서 상상력의 현상학(‘공간의 시학’‘몽상의 시학’등)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책이다. 바슐라르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역동적 상상력이다.그는 정지돼 버린 이미지나 상상적인 것으로서의 힘을 상실한 이미지들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한다.그 대신 인간의 내적 영혼까지 바꿔 놓을 수있는 문학 이미지,즉 상승의 이미지나 공기의 이미지들을 중심으로상상력 이론을 펼친다. 바슐라르에 따르면 상상력은 외계 대상의 이미지와는 관계없이 고유의 독자적인 법칙에 따라 작용한다.심층심리학자 융이 ‘원형’이라고 부른,인간 정신의 가장 깊은 심층을 지배하는 근본적인 이미지들이야말로 상상력의 독자적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란 것이다.상상력은 어떤 대상의 이미지라도 원형을 향해 역동적으로 변화시켜 나아가는 속성을 갖고 있다.역동적 상상력은 인위적인 이미지와 자연스런이미지를 구별하게 한다. 바슐라르의 이미지 연구, 혹은 상상력의 심리학은 콤플렉스나 꿈과같은 프로이트적 용어들을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정신분석’의 입장에 선다. 바슐라르는 문학작품에 나타난 상징들이 리비도의 억압에서 비롯된것이라는 프로이트의 결정론적 정신분석학에 따른 텍스트 이해를 거부한다.그는 공중을 나는 꿈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고전적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상징론을 뒤집는다. ‘신화 종교 상징총서’ 첫 권으로 나온 이 책은 ‘공중을 나는 꿈’‘날개의 시학’‘상상적 추락’‘로베르 드주아이유의 작업’‘니체와 상승적 정신 심리’등 12장으로 이뤄졌다.바슐라르의 글은 독특한 글쓰기 방식과 어투로 인해 문맥을 제대로 따라잡기 힘들다.옮긴이(방송대 불문과 교수)는 이런 점을 감안,난삽한 문맥을 쉽게 풀어쓰는 데 역점을 뒀다.또 동어반복에 가까울 만큼 많은 각주를 달았다. 김종면기자 jmkim@
  • 감사원 박사 풍년…간부4명 동시 ‘패스’ 경사

    주경야독(晝耕夜讀)-.4명의 감사원 간부가 최근 있은 각 대학의 하계 학위 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감사원은 전문성을 요구하는감사업무에 비춰 경사스런 일이라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기획관리실장인 노옥섭(盧鈺燮)관리관(51)은 고려대에서 ‘TQM 접근방법에 의한 정부 환경 감시체계 발전에 관한 연구’로 행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노 실장은 다른 직원과는 달리 일반 대학원에서학위를 받아 가치를 더했다. 노 실장은 10년간 업무 틈새를 활용해 만학열을 불태웠다는 게 주위의 귀띔이다.서울대 교육학과와 행정대학원,미 보스턴대학원을 졸업했고 합리적이면서 학구적이라는 평이다. ‘한국산 생석회의 공학적 특성 및 현장 적용성에 관한 연구’로 한양대에서 학위를 받은 고갑수(高甲洙) 3국1과장은 토목기술 분야 전문가.대형 공사의 부실 예방 감사 분야에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또 최근 지방재정 감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김조원(金照源)7국 1과장은 건국대에서 ‘상장기업 환경정보 공시의 유용성에 관한 실증적 연구’로 경영학 학위를 받았다.지자체 전담국인 7국 업무를 실무적으로 총괄하고 있으며,환경 분야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베테랑으로 꼽힌다. 문태곤(文泰坤)국책사업2과장도 ‘첨단산업의 공간적 분포 특성과동 산업의 입지요인에 관한 연구’로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학위를 받았다.그는 최근 월드컵경기장 건립 및 지능형 교통체계(ITS) 감사를총괄,마무리했다. 정기홍기자 hong@
  • 한준호 중기청장 경희대서 벤처활성화 연구로

    지난 1여년간 벤처기업의 지원업무를 총괄해온 한준호(韓埈皓·55)중소기업청장이 최근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 행정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은 논문의 제목은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활성화 요인에 관한 연구’.한 청장은 “국내 벤처기업의 현황과 벤처기업 지원정책을 분석,벤처기업을 활성화시키는 요인을 밝히는 데 논문의 궁극적인 목적을 뒀다”고 밝혔다. 총 7장으로 이뤄진 논문은 국내 벤처정책의 이론적 고찰을 비롯,외국 정책과의 비교,벤처기업의 현황 및 실태 분석,벤처기업의 발전방향과 연구과제 등을 담고 있다.중기청에 등록된 벤처기업 4,000여개를 대상으로 2개월간 설문 및 면접조사를 실시하는 등 실증연구에 주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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