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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軍, 나자프 총공세

    이라크 시아파 무장세력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본거지인 나자프에 대한 미군의 총공격이 마침내 개시됐다.이라크는 하루 동안 수백명이 죽거나 다치는 등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고,임시정부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군 나자프 집결,시아파 성지 봉쇄 12일 나자프에 집결한 약 4000명의 미군·이라크군은 시아파의 최대 성지인 이맘 알리 사원으로 통하는 진입로를 봉쇄했다.사원 일대는 미군의 탱크와 장갑차가 둘러싸고 있고,나자프 중심부에는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동원한 공습이 전개됐다.시민들은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고 사드르를 추종하는 메흐디민병대는 로켓포를 쏘며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미 해병대 데이비드 홀라한 소령은 “저항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중요 작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11∼12일 나자프에서 최소 25명이 숨지고 153명이 다쳤다.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무장세력은 항복하고 이맘 알리 사원에서 떠나라.”고 촉구했고,하젬 알 샤알란 국방장관은 “미군·이라크군의 합동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시아파 신자들의 반감을 고려,주공격은 이라크군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외신들은 이맘 알리 사원이 집중공격을 받을 경우 그동안 무장세력에 동조하지 않았던 시아파 신자들까지 자극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자우다트 카담 나젬 알 쿠라이시 나자프 부지사는 공격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사임했다.바그다드와 바스라에서는 시아파 수천명이 나자프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수니파 지도자들도 이라크 국민들에게 ‘점령군’에 협조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또 이날 시아파의 다른 근거지인 쿠트에서는 대규모 교전이 벌어져 75명이 숨졌다.수도 바그다드 중심부에서도 미군이 전투기와 탱크를 동원,저항세력이 밀집해 있는 하이파거리 일대를 공격했다.팔루자·모술 등지에서도 교전과 차량폭탄 테러가 이어졌다. 사드르는 12일 성명을 통해 “내가 죽거나 투옥되더라도 민병대는 점령군을 상대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나자프 또는 쿠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아파 최고지도자 알 시스타니가 “교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세력과 협력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편에서는 중재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사드르측 대변인은 “미군이 나자프에서 철수해야 휴전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CIA요원 참수 논란 11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라크의 한 무장단체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라는 미국인 1명을 참수하는 동영상을 한 이슬람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했다.이 동영상에는 한 백인 청년이 목에 CIA의 요원이라는 메시지와 ‘방문자(visitor)’라고 쓰여진 신분증을 건 채 8명의 무장괴한에 둘러싸여 있었다.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CIA 간부는 “모든 CIA 요원을 확인했지만 실종된 사람은 없다.”며 무장단체의 주장을 반박했다.한편 이라크 임시정부에서 입법부 기능을 수행할 과도국민위원회(INC) 구성을 위한 국민회의가 오는 15일 개막한다고 이라크 당국이 12일 밝혔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이라크에서 유엔의 활동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장택동기자 외신 taecks@seoul.co.kr
  • 공포영화 2편으로 돌아온 감우성

    공포영화 2편으로 돌아온 감우성

    감우성(34)은 몇가지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배우다.그럴 만한 ‘혐의’가 좀 있긴 하다.뜨문뜨문 해온 인터뷰에서조차 속을 터놓고 웃는 얼굴을 좀체 보여주지 않았다.뭔가에 조금은 욕구불만인 표정.기사를 통해 전달돼온 이미지들 역시 편견을 보태는 데 한몫했다.지나치게 논리적이다,딱딱하다,냉소적이다…. 인터뷰를 하기까지 기자에게도 그 비슷한 편견이 있었다.그도 그럴 것이 섭외에서부터 그의 ‘방식’은 적이 까다로웠다.그는 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사진찍기를 거절했다.신문사를 지척에 둔 광화문의 한 미술관 카페에서 그를 만난 건 그래서였다. 혼자 내기를 하듯 인터뷰를 시작했다.정말 그럴까,답하고 싶은 질문에만 골라서 반응하는 까탈스러운 배우일까. 스크린 데뷔작 ‘결혼은,미친 짓이다’로 배우적 자질을 원없이 발휘한 그는 조만간 2편의 영화를 잇따라 선보인다.‘전쟁공포’란 낯선 수식어를 단 ‘알 포인트’(감독 공수창·11일 개봉)와 미스터리 스릴러 ‘거미숲’(감독 송일곤·새달 3일 개봉).둘 모두 배우들의 고생이 자심하기로 충무로에서 진작에 소문난 작품들이다.찍기도,감상하기도 힘든 장르를 내리 선택한 이유부터 물었다.“멜로형 배우로 틀 지어지는 게 더는 싫었다.”며 운을 뗐다. “(멜로물로는)연기폭을 넓히는 데도 한계가 있는데다 스스로도 흥미를 잃었고요.참여의 보람이 큰,어려운 작업에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그러던 차에 눈에 들어온 시나리오가 공교롭게도 공포와 미스터리였던 거죠.” TV드라마 ‘사랑해 당신을’‘현정아 사랑해’ 등으로 평범한 멜로에 색다른 결을 살려내는 묘한 재주를 뽐냈던 그다.엄정화와 호흡 맞춘 ‘결혼은,미친 짓이다’에서는 화끈하게 도발했다.맞선본 날 밤 “택시비나 아끼자.”며 여자와 여관을 찾는 캐릭터였다.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알 포인트’에서의 역할은 8명의 소대원들을 이끌고 실종된 전우를 찾아나선 소대장.40도를 오르내리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폭염 아래서 촬영에만 꼬박 석달 반을 매달린 작품이다.“제작진의 열의를 믿지 않았다면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영화”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재작년 가을 시나리오를 받았으니 2년 가까이 영화에 매달린 셈이다. 촬영조건도 처절할 만큼 나빴다.“후반부 하이라이트 대목을 찍을 땐 실내인데도 배우들이 흔들릴 정도로 극심한 폭풍우와 싸워야 했다.”면서 “동시녹음은 애초에 포기해야 했고 끝내 NG장면을 쓰게 됐다.”며 아쉬워 한다. 영화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긴장했던 얼굴이 빠르게 풀어진다.데뷔작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고루 얻어내고도 2년 만에야 스크린에 나타난 이유에 대해서는 남의 말 하듯 한다.“무엇보다 다작할 능력이 없어요.그런데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A급이 아닌 B급 시나리오만 줄줄이 들어와서 구미를 당기지도 못했고요.아직은 돈 욕심도 별로 안 생기고.” 인기에 대한 조급증도 크게 없어뵌다.그림을 그리고(서울대 미대 출신),연기를 할 수 있는 현실에 모자람이 없기 때문이다.“성인영화를 틀어주던 쌍문사거리 동네 동시상영관이 어렸을 적 놀이터였다.”는 그다.그러고 보면 스크린을 향한 동경의 역사(?)는 꽤 깊다. 카메라를 벗어나면 철저히 일상에 파묻히려고 노력한다.어쩌면 촬영현장에서의 집요함 때문에 일상의 휴식이 더 간절한 건지도 모른다.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환상에 사로잡힌 남자를 연기한 ‘거미숲’에서는 소름돋게 극악해져도 봤다.애인을 농락한 상사를 수십군데나 찔러 죽이는 하이라이트 장면은 순전히 그의 아이디어다.대본에 없던 대목을 그가 직접 콘티까지 짰다. 감독의 꿈을 품고 있는 걸까.“배우하기도 힘들어요.감독을 충분히 보좌할 자신은 있네요.” 자신의 울타리 속에 든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연기수업 과정없이 탤런트로 곧바로 진출한 데 대해서도 그렇다.“오히려 제가 더 운이 좋았죠.나무로 짜 만든 지하의 가상무대(연극)에서가 아니라,대중과 어울리는 ‘현장’에서 연기공부를 한 셈이니까.” 이쯤해서 잠정결론.그는 익숙한 질문에 익숙한 답을 하지 않는 배우다. “쉬고 싶은데 (홍보사가)자꾸 인터뷰를 하라고 한다.”며 씨익 웃는다.그런 그가 카메라를 위해 옷을 세번이나 갈아입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너무나 평범해 너무나 특별한 그는 여느 배우들과는 좀 다른 구석이 있다.색바랜 흰 면티셔츠에 면바지.누군가 “저 남자,정말 감우성 닮았네.”하고 그냥 스쳐갈 정도다.스타냄새를 풍기지 않는다.일상에 빠져 살고 싶은,그의 의도다.의식하지 않는 자유.매니저도 두지 않는다.혼자 다닌다. 완곡어법에는 영 서툴다.영화가 흥행할 것 같냐고 물으면 “요즘 관객들의 수준에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고,덜 상업적인 이미지 같다고 평하면 “비교기준을 모르겠다.내 배우생활에만 관심 있다.”고 말하는 식이다.뻣뻣하다는 오해를 사기 딱 좋다. 그런데 아니란다.“친구들과 모였을 때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분위기가 안 뜨는데…”라며 웃는다. TV나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그는 또 딴소리다.“어떤 사람들은 지금처럼 자주 안 나타났으면 좋겠다던데요?” 많이 친해지면 많이 재미있을 것 같은 배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수렁 빠진 주택시장

    수렁 빠진 주택시장

    주택시장을 지탱하는 기둥 4개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기존 주택 거래 중단은 물론 신규 공급도 중단 위기에 처했다.미분양 아파트 증가와 청약·계약률 저조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건설업체를 더욱 옥죄고 있다. 지난해 말 나온 ‘10·29대책’등 정부의 잇단 주택시장 안정대책 조치로 부동산 경기가 꼼짝달싹 못하게 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강력한 규제→거래위축→분양침체→공급 포기’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분양 증가,자금압박으로 이어져 1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5만 97가구로 5월말 4만 5164가구와 비교,한달 만에 무려 5000여가구 늘었다. 미분양 아파트는 작년 10월 이후 2∼3개월 동안 월 4000∼5000가구 늘어나다가 올봄 이사철 수요가 몰리면서 잠시 주춤했다.그러나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된 4월 이후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미분양 아파트 적체현상은 특히 수도권에서 심각하다.팔리지 않은 아파트는 1만 464가구로 5월보다 20.1% 늘어났다.2002년 이후 줄곧 1000∼2000가구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0월에 3000가구를 넘어선 뒤 급증하기 시작했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는 건설사 자금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김홍배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은 “미분양 아파트로 인해 적어도 3조∼4조원이 묶여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시장경제원리를 무시한 정책들로 인한 폐해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감소,거래 실종 기존 주택거래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특히 주택경기를 앞서 끌고가는 서울 강남 아파트 거래는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이후 ‘실종’상태다.신고지역 지정 이전과 비교해 거래가 70% 이상 감소하고 가격도 바닥을 기고 있다. 신고지역 거래건수는 ▲강남구 140건▲송파구 218건▲강동구 122건▲성남시 분당구 140건(이상 4월26일 지정)▲용산구 34건▲과천시 15건(이상 5월28일 지정)등 모두 669건에 불과했다.신고지역 지정이 투기수요를 막고 집값을 잡는 데는 일단 성공했지만 실수요 거래까지 중단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희순 강원대교수는 “정상적인 거래와 투기 수요를 명확하게 가려내기는 어렵겠지만 실수요자 거래마저 끊기게 하는 신고제의 제도적 모순이 빚은 결과”라고 지적하고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접근하는 한편 지정 단위를 읍·면·동,또는 단지별로 묶어 지정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청약·경쟁률 하락,공급 포기 수도권 일부 택지지구를 빼고는 신규 청약·계약률도 떨어지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서 아파트를 분양 공급하는 건설업체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모델하우스 오픈과 동시에 100%청약이 예약돼야 하는데 분위기가 딴판”이라면서 “어렵사리 분양을 해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가 실시되고 분양가 연동제·원가공개,택지채권입찰제가 실시되면 시장은 더욱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공급도 더욱 줄어들고 있다.8월 신규 아파트 물량은 4만여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서울7차동시분양에 참여하는 업체는 단 2개사에 불과하다.비수기를 맞은 탓도 있지만 이보다는 미분양을 우려,공급을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철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신고제 등 강력 규제가 거래를 급감시켰고,급기야 수요자들마저 시장을 떠나게 한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경제살리기 주체 ‘실종’…‘심리적 위기론’ 커진다

    경제가 실종됐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군(軍) 갈등설,파업,경제팀 흔들기,불안한 국제유가 등 나라 안팎의 잇단 돌출 악재로 개인과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청와대도,정치권도,정부도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경제는 뒷전인 양상이다.일본식 불황·386음모론 등을 둘러싼 경제수장들의 신중치 못한 ‘입’도 이같은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진다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4·4분기(10∼12월) 성장률을 4.2%로 전망했다.분기별로 5%대를 이어가던 성장률 추정치가 4분기 들어 뚝 떨어진다는 분석이다.경기회복의 핵심열쇠인 민간소비는 올해 간신히 마이너스(0.7% 증가)를 벗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한술 더 떠 한국의 성장률이 내년에 3%대로 급강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잠재성장률(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고 성장률,현재 5%안팎)을 한참 밑도는 비관적 수치다. 이런 가운데 각종 악재들이 잇따라 불거져 불안심리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이고,물가 상승률은 4%대를 넘본다.얼마전 끝난 백화점과 할인점의 대대적인 여름세일 실적도 신통찮다.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노동계의 하투(夏鬪)도 LG칼텍스정유·서울지하철 파업 등을 시작으로 본격화돼 기업들의 일할 의욕마저 잃게 한다.여기다 온갖 음모론과 청와대와 군사이의 갈등설 등이 경제흔들기에 가세했다.KDI 우천식 지식경제팀장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5.2%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하려면 총투자 증가율이 지금보다 두배가량(3.9%→6.5%) 늘어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잠재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수장들의 가벼운 입·꼬리무는 공방 통화정책 수장인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우리나라가 일본식 불황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며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듯 발언을 했다.항간의 우려를 옮긴 것이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청와대와 경제부처 장관들이 한목소리로 “일본식 불황은 없다.”고 단언해 왔기에,혼란만 부채질한 꼴이 됐다. 그런가 하면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국민은행 자문료’ 정보유출의 주체가 “여의도(금융감독원)쪽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삼고초려해서 경제를 맡길 때는 언제고,왜 자꾸 뒷다리를 잡느냐.’라는 항변의 산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수그러들던 음모설만 다시 자극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음모설의 주체로 사실상 지목된 여권 386세대들은 21일 “부총리를 바꾸려 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불쾌한 반응이었다.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공무원 주식신탁제도 등에 대한 이 부총리의 비판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측의 반박이 이어졌다.정세균(丁世均) 의원은 “오히려 이 부총리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범여권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대통령·경제팀·386 신뢰회복돼야” 고려대 이필상 교수는 “경제부총리가 여당 경제정책을 비판할 수도 있고,386세대와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찾아내 치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1년도 안 돼 꺾이고 있는 경기지표들을 다시 살리자면 경제문제가 전면에 부상해야 하는데 정부와 국회가 다른 사안에 매달려 소모전만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그 시간에 각종 경제관련 법안들을 처리하라는 주문이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은 “대통령과 경제팀,집권여당이 서로 딴소리를 하는데 경제주체들이 소비나 투자할 마음이 생기겠느냐.”면서 “경제팀 거취,정책방향 등 불확실성 해소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이헌재 경제팀이 정책의 기본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면서 “대통령과 경제팀의 상호신뢰가 회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미현 김미경기자 hyun@seoul.co.kr
  • [사설] 경찰, 살인범 두번 잡고도 풀어줬다니

    경찰이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두번이나 붙잡았다가 풀어준 사실이 드러났다.절도범으로 검거했다가 증거부족으로 내보냈고 불심검문을 하고도 살인범임을 알아채지 못했다.며칠전 붙잡아 놓고 조사하던 유영철이 감시 소홀을 틈타 도망간,어이없는 일까지 더하면 세번이나 범인을 놓친 셈이다.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경찰의 허점은 이것 말고도 한두가지가 아니다.유영철이 살해한 여성들 가운데 일부는 몇달 전에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피해자들의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그를 잡지 못했다는 당초의 해명은 거짓임이 밝혀진 것이다.범인 체포는 전화방 업주들이 신고하고 검거 과정에서도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보여준 것은 한마디로 실책과 무능이다.이러고도 경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범죄에 무력하고 허술한 경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경찰력의 저하는 치안 불안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다.경찰이 다 무기력하고 안일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그러나 점점 그런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힘들고 열악한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은 경찰도 예외가 아니다.몇년전부터 젊고 유능한 형사들이 강력·형사 분야에 지원을 꺼리고 있다.질적 저하가 심각한 상태다.검거율이 하락하고 미제 사건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경찰의 존립 목적은 치안의 유지이다.따라서 조직의 근간은 강력·형사 분야가 돼야 한다.수사 부서를 기피한다면 사기진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수사 부서를 승진에서 우대하고 수사활동비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 ‘대어’ 놓친 서대문署 ‘초상집’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됐지만,일선 경찰서에는 오히려 비상이 걸렸다. 다른 사건으로 붙잡힌 희대의 살인범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2차례나 풀어준 데다,피해자 가운데 3명이 경찰서에 실종·가출 신고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유영철은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이틀 동안이나 조사를 받았음에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실이 19일 밝혀졌다.서대문서는 당연히 ‘초상집’분위기다.평소 폐쇄회로(CC)TV에 찍힌 혜화동 살인사건 용의자의 모습을 담은 수배전단만 유심히 봤더라도,지난 4월 이후 발생한 부녀자와 노점상 등 12명의 억울한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올해 초에도 동거녀 김모씨와 경북 경주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파출소까지 동행한 뒤 신원조회까지 받았으나 풀려났다. 다른 경찰서라고 ‘남의 일’이 아니다.전과 14범인 유영철이 사소한 사건으로도 숱하게 경찰 문턱을 들락날락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일부는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경’으로 은밀히 ‘출입 명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서울 A경찰서에서는 ‘유영철이 다녀간 적이 있다.’는 내부 ‘제보’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기록을 조회한 결과 1998년 절도 혐의로 구속됐고,1996년에는 같은 혐의로 기소중지 처리됐음을 확인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신기남의장 ‘부적절 발언’ 빈축

    연쇄 살인사건으로 온 국민이 충격에 휩싸인 19일 아침 열린우리당 신기남의장이 생뚱맞은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연쇄 살인사건에 대해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범행을 막기 어렵다.외국을 보라.자주 일어난다.”고 말한 것이다. 즉각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엽기적 살해사건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신 의장의 발언이야말로 엽기적”이라고 공세를 폈다. 문제의 발언은 열린우리당 의장·원내대표 연석회의 머리에 나왔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실종신고만 일찍 됐어도 막을 수 있었을 텐데,안타깝다.”고 하자 신 의장이 ‘현대사회에서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다음은 대화요지. 홍재형 정책위의장 안타깝다.민생치안 당정협의를 조만간 열어야겠다. 천 대표 출장안마업자들이 신분이 불안정해 신고도 못하고 해서 사건이 커졌는지 모르겠다.경찰도 노인 살해사건과 출장안마업자 사건을 연결짓기가 좀 그랬었나보다.하지만 범인인지 아닌지도 좀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피의자와 범인이 동일인인지 확인하고,자백이라는 것도 좀 그렇고,특히 살해 수법이 동일하지 않은 점도 그렇고…실종신고만 일찍 됐어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신 의장 항상 일어날 수 있는데 잡느라고 힘들었던 것 같다.(유영철은)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지문까지 없애고 말야….현대사회에서는 이런 범행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어렵다.밀행성(密行性),교통수단 때문이다.외국의 사례를 봐라.자주 일어난다. 복잡다기한 현대사회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 발언이지만 신 의장 발언으로 회의장 분위기는 다소간 어색해졌고,대화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신 의장 발언이 알려지자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어느 외국도 테러나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비상사태라고 얘기한다.”면서 “국민들이 암담한 것은 김선일씨 사건이나 희대의 살인마 출현보다 그런 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막을 수 없다고 말하는 정치인이 여당 수뇌부에 있다는 사실”이라고 힐난했다. 진경호 박록삼기자 jade@seoul.co.kr
  • ‘대어’ 놓친 서대문署 ‘초상집’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됐지만,일선 경찰서에는 오히려 비상이 걸렸다. 다른 사건으로 붙잡힌 희대의 살인범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2차례나 풀어준 데다,피해자 가운데 3명이 경찰서에 실종·가출 신고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유영철은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이틀 동안이나 조사를 받았음에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실이 19일 밝혀졌다.서대문서는 당연히 ‘초상집’분위기다.평소 폐쇄회로(CC)TV에 찍힌 혜화동 살인사건 용의자의 모습을 담은 수배전단만 유심히 봤더라도,지난 4월 이후 발생한 부녀자와 노점상 등 12명의 억울한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올해 초에도 동거녀 김모씨와 경북 경주에서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파출소까지 동행한 뒤 신원조회까지 받았으나 풀려났다. 다른 경찰서라고 ‘남의 일’이 아니다.전과 14범인 유영철이 사소한 사건으로도 숱하게 경찰 문턱을 들락날락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일부는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경’으로 은밀히 ‘출입 명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서울 A경찰서에서는 ‘유영철이 다녀간 적이 있다.’는 내부 ‘제보’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기록을 조회한 결과 1998년 절도 혐의로 구속됐고,1996년에는 같은 혐의로 기소중지 처리됐음을 확인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영화속 살인마가 현실로” “사형제폐지 안된다” 늘어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34)을 체포했다는 소식은 휴일을 즐기던 시민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19명이나 살해됐다는 사상 최악의 연쇄살인에 대한 공포심과 경악에 치를 떨면서도 “치안당국은 그토록 시민들이 희생되기까지 뭐했냐.”라며 분통을 참지 못했다.시민들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흉악범죄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리 사회의 현실이 반영된 사건 회사원 김광호(34·서울 망원동)씨는 “가족들과 TV를 지켜보다 살인범 검거 소식을 접했을 때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곪아터진 우리 사회의 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주부 김은숙(39·서울 자양동)씨는 “19명이나 사람을 살해하고도 저렇게 태연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메스꺼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백승만(36·대학원생·서울 홍은동)씨는 “서울 도심 한복판의 오피스텔에서 토막살인이 자행되고 산책로 옆에 시체를 버렸는데도 주민들이 몰랐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다.”면서 “서울이란 도시가 얼마나 삭막한지 보여주는 사건이다.”라고 꼬집었다. 주부 임일순(55·경기 파주시 교하읍)씨는 “서른 나이에 세상에 대한 분노를 온몸에 짊어진 젊은이가 무서우면서도 가엾다.”면서 “고등학교 때 처음 교도소에 들어갔을 때 어른들이 바른 길로 왜 인도하지 못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회 전반에 대한 수술이 필요 이번 사건이 결국에는 소외된 계층의 사회에 대한 반감과 폭력을 미화하는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권장희 총무는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실업 등 사회문제가 많아지면서 시민들이 날카로워지고 있다.”면서 “TV드라마,영화,게임 등도 폭력을 미화하며 살인 등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인순 대표는 “범인이 여성 혐오증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보는 것은 비슷한 범죄를 조장할 우려가 있어 대단히 위험하다.”고 말했다.남 대표는 “이번에 희생된 여성들은 전화방 등에서 불법으로 성매매를 했기 때문에,이들이 실종돼도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에 대한 보호는 결국 수사기관의 몫”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황진만(48·서울 행당동)씨는 “사회가 이렇게 썩어가고 있는데 정치권은 신행정수도 이전 등의 정쟁으로만 날을 지새우고 있다.”면서 “진정한 정치는 국민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게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형제 존폐논쟁으로도 비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범에 대한 사형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기까지 했다.‘haeng4478’란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이런 엽기적인 살인마가 아직 존재하는데 정치권은 누구를 위해 사형제 폐지를 추진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그러나 ‘hide0401’란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사형제가 있어도 엽기적인 살인마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그렇다면 사형제를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강충식 정은주기자 chungsik@seoul.co.kr˝
  • [씨줄날줄] 녹취 폭로전/우득정 논설위원

    20년 전에 발생한 허원근 일병의 사망사건을 둘러싸고 국가기관인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국방부 간에 이전투구식 진실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느닷없이 육군 대장이 살벌한 ‘협박범’으로 등장하더니 무단침입에 절도,권총 발사 위협,회유 공작,정권 실세 거론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극적인 요소들이 쏟아지고 있다.그것도 말로만 떠벌리는 게 아니라 ‘녹음’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도 함께 제시된다.한쪽에서 녹취 내용을 공개하며 공세를 펼치면 다른 편에서는 즉각 다른 녹음 내용으로 되받아치는 식이다. 주요 등장인물인 의문사위 조사관,국방부 특별조사단 수사관,특조단장 등은 자신들의 표현에 따르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만나 업무 협조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모든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그리고 4개월 뒤 폭로 공방이 펼쳐졌다.물론 자신들에게 유리하거나 상대편을 궁지로 내몰 수 있는 내용만 공개했다.그러면서도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자신의 선의를 상대편이 악의로 대응하면서 빚어진 해프닝 정도로 돌린다.그러다 보니 정작 핵심인 허 일병의 타살 여부는 실종됐다.감사원이 특감에 돌입하겠다는 것도 의문사를 둘러싼 두 기관의 공방이 도리어 수많은 의문을 낳고 있기 때문이리라. 녹취록을 둘러싼 진실의 공방은 국민의 정부 시절 ‘최규선 게이트’ 때 절정을 이뤘던 것 같다.최씨는 당시 보호 방편으로 접촉인물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지만 결국 아무런 방어막 구실도 못했다.녹음 속 등장인물들과 함께 몰락했다.그 뒤에도 각종 비리 게이트가 터질 때마다 리스트 못지않게 녹취록과 파일도 단골 메뉴처럼 오르내렸다.물고 물리며 서로 배신하는 ‘권력형 음모’라는 구도에 딱 들어맞았던 것이다. 한때 ‘몰카’가 유행하면서 연예인들이 집중 표적이 됐다.그리고 러브 호텔이나 공중화장실 등을 찾았던 보통 사람도 ‘길거리표 비디오’나 ‘인터넷 동영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요즘 휴대전화 하나로 녹음과 동영상 촬영까지 가능하니 디지털 문명이 낳은 일그러진 세태라 하겠다. 그럼에도 의문사위와 국방부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추태는 악취가 너무 진동하는 것 같다.감사원의 특감 결과를 기대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외교부관리“AP서 김선일 이름 언급 기억없어”

    “결국…,김선일씨를 구하지 못한 책임은 있지만….AP가 정황만 말해줬어도 그냥 그렇게 전화를 끊었겠느냐.” 25일 외교부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요약하는,한 관계자의 말이다.자책과,원망과 억울함이 혼재돼 있다.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문득 “비겁한 AP….”라고 내뱉었다.“이제라도 AP가 모든 것을 밝혀야 하지 않느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외교부가 서울신문의 첫 보도이후 공개한 것에 따르면 공보관실의 한 사무관은 이달 초,‘이라크에서 실종되거나 억류된 한국사람이 있느냐.’는 내용의 전화 한 통을 받는다.이 사무관은 전화를 건 사람은 “우리말을 사용하는 한국인 외신기자 같았다.”고 진술했다.그래서 상대적으로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고 한다.AP의 주장대로 전화를 건 사람이 ‘김선일’이라는 이름을 언급했는지는 “거의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밑도 끝도 없는 질문인 탓에,이 실무자는 한국인 외신기자에게 ‘(납치나 실종같은) 그런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는 식의 답변을 했다. 이 사무관은 통화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진술과정에서는 ‘(모든 게) 애매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또 한사람 아·중동국 사무관도 자신이 전화를 받았던 것 같다고 진술했으나 시기나 전화내용 등이 워낙 불분명해 외무부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정을 내렸다.외교부는 내부적으로 이같은 사실을 감사원 감사발표에 맡길지,아니면 먼저 자체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할지를 고민했다는 후문이다.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불쑥 누군가가 전화를 해서 전후 설명없이 ‘한국에 김선일이라고 발음되는 사람이 이라크에서 납치된 사실이 있느냐.’고만 물었을 경우,감각이 부족한 실무자가 ‘없다’는 답을 하는 것 말고 또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겠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가나무역 실질적 선교단체” 한편 한 정부인사는 가나무역의 성격과 관련,“실질적으로는 선교단체인 것 같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았다.그는 “겉은 무역업체이지만,돈도 벌면서 선교활동을 하러 (이라크에) 들어간 것 같다.직원 모두가 전도사다.”라고 말했다.상호인 가나무역의 ‘가나’는 성경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묘사된 ‘가나안’에서 따온 것이라는 설명이다.때문에 현지 대사가 김천호 사장을 수시로 불러서 “직원이 모두 기독교인이므로 특별히 조심하라.”고 권고했다고 덧붙였다.가나무역의 원청업체인 AAFES(미국 육·공군 복지관)와 관련,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미군의 PX 같은 것이며,외교부는 김선일씨의 안전을 위해 사건 초기에 가나무역이 미군 군납업체라는 사실을 적시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피랍 김선일씨 참수위기] 가나무역 김천호사장

    |바그다드 연합|직원 김선일씨가 피랍된 가나무역의 김천호 사장은 21일 “현지 직원이 그동안 김씨를 억류중인 저항세력과 6차례 석방교섭을 했다.”면서 “무자헤딘 하부조직 소행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나무역은 이라크 주둔 미군부대에 생필품을 납품하는 회사이며 12명의 한국인 직원을 두고 있다.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김씨는 어디에서 납치됐나. -김씨는 오래 전부터 팔루자의 미군 리지웨이 기지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었다.그런데 4∼5일 전 미군측으로부터 김씨가 미국 KBR업체 직원들과 함께 바그다드로 향한 뒤 소식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실종 사실을 알게 됐다. 왜 공관에 신고하지 않았나. -미군이 어제 빨리 좀 보자고 해서 모술에 가서 대책을 협의한 뒤 그 결과를 갖고 공관에 신고하려다 늦었다. 납치범들과 접촉했나. -김씨 행방이 묘연해져 직원들을 팔루자에 보내 행방을 수소문했다.그뒤 무장세력이 김씨를 억류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이라크인 직원 3명이 6차례 정도 팔루자를 방문해 석방교섭을 했다. 김씨를 납치한 조직은. -무자헤딘 하부조직으로 알고 있다.무자헤딘의 대장을 접촉한 결과 하부조직이 억류중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손을 써보겠다.’고 했다.그들은 특히 김씨의 안전을 보장한다고 했다.자기들의 표적은 KBR 직원들이었는데 김씨가 이들과 함께 있어 우연히 붙잡혀 온 것이라고 말했다.
  • 공포영화 달라졌네

    바야흐로 공포영화의 계절.여름 극장가의 기선을 잡으려는 납량물들이 개봉을 서두르고 있다. 올 여름 개봉하는 국내외 공포영화는 줄잡아 10여편.올해는 국산 공포물이 유난히 잰걸음이다.11일 개봉하는 ‘페이스’를 필두로 ‘령’‘분신사바’‘인형사’ 등이 바통을 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입맛대로’-다양해진 소재 공포의 소재가 눈에 띄게 폭넓어졌다는 게 올해 공포영화 트렌드의 핵심.지난해 ‘장화,홍련’의 흥행으로 동양적 공포가 주요정서로 자리잡은 가운데 낯설고 다양한 소재로 차별화를 노리는 추세다. 신현준·송윤아 주연의 ‘페이스’는 과학 스릴러물에나 어울림직한 복안(復顔)전문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스터리 공포.김하늘이 주연한 ‘령’의 중심소재는 물이다.‘가위’‘폰’ 등을 연속 흥행시켜 ‘공포영화 전문’으로 통하는 안병기 감독도 한창 막바지 촬영 중이다.김규리·이세은·이유리 주연의 ‘분신사바’(7월30일 개봉예정).여고를 공간적 배경으로 ‘여고괴담’시리즈로 익숙한 ‘왕따 문제’에다 불을 소재로 결합시킨 기대작이다. 7월 말 개봉하는 ‘인형사’는 제목 그대로 인형이 저주와 살인을 일삼는 핵심 캐릭터.할리우드 ‘처키’시리즈가 연상된다.외딴 숲속 미술관에 모인 사람들이 구체(球體)관절 인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괴이한 이야기를 담았다. 최근 크랭크업한 감우성 주연의 ‘알 포인트’(8월 개봉예정)도 참신한 접근이 돋보이는 공포영화로 손꼽힌다.‘알 포인트’는 베트남전에서 실재했던 작전지역 ‘로미오 포인트’를 일컫는 말.실종된 병사들이 밤마다 전화를 걸어오자 괴무전의 실체를 밝히려고 알포인트로 들어간 병사들이 겪는 공포담이다.해외에서 찍은 첫 국산공포물이다. #주류장르로…여배우들의 이미지 변신카드 한국 영화시장에서 공포물은 올해 주류장르로 확고히 뿌리내렸다.여름 한철을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이던 2∼3년 전과는 차원이 다르다.지난 2000년 ‘가위’를 홍보했고 현재 ‘인형사’ 마케팅을 맡은 마인엔터테인먼트의 김나영 실장은 “‘가위’ 개봉 당시 공포물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란 인식이 컸다.”면서 “‘여고괴담’‘폰’‘장화,홍련’ 등이 꾸준히 흥행하면서 관객들은 물론 영화계 내부에서 공포물을 보는 시각도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가장 뚜렷한 변화가 톱스타 여배우들의 반응이다.이미지를 훼손할까봐 공포시나리오는 거들떠 보지 않던 잘 나가는 여배우들이 오히려 ‘이미지 메이킹’용으로 눈독들이기 시작한 것.로맨틱 코미디의 캐릭터에 갇혀 있던 김하늘(령),‘광복절 특사’의 푼수로 각인된 송윤아(페이스),차분하고 내성적 분위기만 강조된 김유미(인형사) 등이 이미지의 틀을 깨는 ‘전복적 캐릭터’로 공포물을 선택했다.‘령’을 홍보하는 아이엠픽처스의 조영지 과장은 “지난해 ‘웰메이드 공포로 소문난 ‘장화,홍련’이 흥행한 뒤로 공포영화에 대한 여배우들의 시각이 급반전했다.”고 설명했다.무명의 하지원이 ‘가위’를 통해 ‘호러 퀸’으로 떳듯이,호러물로 스타 탄생을 노리는 건 이제 어렵다는 얘기다. 공포물이 주류 장르로 편입한 방증은,공포영화의 개봉일이 여름휴가철에만 반짝 집중돼 있지 않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과감한 투자와 관객들의 적극적인 소비에 힘입어 완성도를 갖춘 공포물들이,영화시장의 장르다양화를 꾀하는 계기로 작용해야 할 것”이라는 게 영화가의 지적들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北·日 정상회담] 귀국2세 5명 ‘불안한 日정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인 피랍자 2세’ 5명이 22일 귀국했지만 이들이 일본 땅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까지 상당한 시련이 예상된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만 16∼22세의 이들은 대학진학률이 10%선인 북한에서 모두 대학에 다니거나 졸업 또는 입학예정인 엘리트들이다.하지만 이들이 북한에서 습득한 교육학,컴퓨터·기계공학 등의 지식은 일본생활에 큰 도움이 안될 전망이다.이들의 부모들은 “일본어 회화 구사가 무리일 정도여서 아이들이 온 게 기쁘지만 심경은 복잡하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피랍자 2세중 일부는 귀국 뒤 불안해하는 모습을 비쳤고,부모들도 “지금부터 아이들이 어떻게 될까 불안하다.애들도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피랍자 2세가 지난 20년의 기억을 지우고,난생 처음 밟은 낯선 일본 땅에서,북한인에서 일본인으로 변신한 뒤 겪을 ‘정체성의 위기’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상호방문이란 정상외교 관례를 깨면서까지 재방북하도록 한 ‘일본인 납치사건’의 진상은 무엇인가.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은 지난 2002년 9월17일 고이즈미 총리의 첫번째 평양 방문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공식 시인,일본 내에서 우경화 바람이 거세게 일게 한 핵심 문제다. 일본인 납치는 주로 1977∼1980년 냉전 절정기에 이뤄졌다.2002년 김정일 위원장이 납치를 인정한 일본인 13명 가운데 10명이 1977년부터 3년간 실종됐다. 일본인 납치는 북한의 대남공작 변천사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된다.북한은 한국전쟁 후 초기에는 직접 양성한 북한 공작원을 남파했고,이후에는 재일 조선인을 보내다가,이마저도 어려워지자 일본인을 활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는 게 한·일 공안당국의 견해다.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된 김현희가 1991년 일본수사관의 사진대조 조사에서 실종된 일본인 다쿠치 야에코가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준 ‘이은혜 선생’과 동일인물이라고 밝혀 이런 분석은 설득력을 얻었다.˝
  • 끝모를 ‘증시패닉’

    끝모를 ‘증시패닉’

    실물경기의 회복지연에 이어 주식시장까지 ‘패닉’(공황)에 빠지면서 우리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금융시장의 혼란은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와 소비심리를 더욱 냉각시킬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특히 지금의 증시 폭락세가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붕괴 때와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살 사람이 없다…수급기반 붕괴 우려 17일 주가급락은 중국쇼크,고(高)유가,미국 금리인상설 등 악재가 여전한 가운데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일어났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특별히 새로운 악재가 없었고 매도물량도 많지 않았으나 심리냉각에 따른 매수세 실종으로 주가가 폭락했다.”면서 “지지선으로 여겼던 750선이 너무 쉽게 무너져 앞으로의 장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기관이 쏟아낸 매물을 받아갔던 개인들이 하락추세를 되돌릴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지면서 실망 매물을 내놓아 지수낙폭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6.82% 떨어진 45만 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지난달 23일 최고가(63만 7000원)보다 28.1%나 빠졌다.LG전자(-10.18%),신한지주(-9.24%),현대자동차(-8.67%),국민은행(-8.20%) 등도 낙폭이 컸다.코스닥시장에서는 다음,플레너스,CJ홈쇼핑,NHN,지식발전소,LG마이크론,웹젠,LG홈쇼핑,레인콤 등 대표주들이 일제히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상장사 시가총액 하룻새 19조원 증발 이날 주가 폭락으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주말보다 19조 3950억원이 줄어든 323조 4960억원으로 집계됐다.삼성전자의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66조 9120억원으로 지난주 말보다 무려 6조 3980억원이 감소했다.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최근 사흘간 주가폭락으로 41조 1700억원이 줄었다.중국 쇼크가 강타한 지난달 26일부터 따지면 89조 8990억원이나 급감했다.거래소시장의 하락종목도 674개로 올들어 세번째 규모였다. 특히 이날은 주식시장의 수요-공급 원칙도 적용되지 않았다.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78억원과 424억원을 순매도하긴 했지만 기관이 프로그램 순매수(1364억원)를 중심으로 1013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되면서 소량의 매도물량조차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심리적 불안감이 문제…급반등은 힘들 듯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김학규 과장은 “주가이동 평균선과 주가의 괴리를 나타내는 ‘이격도’를 보면 97년 외환위기 당시나 2000년 IT경제 거품붕괴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주가의 추가 하락을 우려했다.대신증권 성진경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주가는 보름동안 20% 이상 빠졌지만 미국은 5% 정도밖에 안 내려갔다.”면서 “미국도 다음달 말 금리인상 결정 때까지는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겠지만 아시아처럼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증시의 상승세에 기대를 걸었다. 제일투자증권 리서치팀 김승한 차장은 “지난달 말 936선에서 3주간 20%가 넘게 빠졌는데 이 정도면 단기간내 회복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미 큰 폭으로 빠졌기 때문에 추가로 더 빠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힘들지만,지수를 올리려면 외국인이 나서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아 오른다고 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특별한 대책 계획 없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주가 폭락과 관련, “관찰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주가 폭락 원인은 워낙 복합적이라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부총리는 ‘지난주말 대통령 담화 이후 시장이 불안해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질문에 “아직 그런 징후는 보지 못했다.”면서 “동남아 증시가 다 몇 포인트씩 빠졌다.”고 답했다.그러나 당장 월요일 주가가 바닥으로 곤두박칠침에 따라 이런 기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균 김미경 박지윤기자 windsea@seoul.co.kr
  • 끝모를 ‘증시패닉’

    실물경기의 회복지연에 이어 주식시장까지 ‘패닉’(공황)에 빠지면서 우리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금융시장의 혼란은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와 소비심리를 더욱 냉각시킬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특히 지금의 증시 폭락세가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붕괴 때와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살 사람이 없다…수급기반 붕괴 우려 17일 주가급락은 중국쇼크,고(高)유가,미국 금리인상설 등 악재가 여전한 가운데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일어났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특별히 새로운 악재가 없었고 매도물량도 많지 않았으나 심리냉각에 따른 매수세 실종으로 주가가 폭락했다.”면서 “지지선으로 여겼던 750선이 너무 쉽게 무너져 앞으로의 장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기관이 쏟아낸 매물을 받아갔던 개인들이 하락추세를 되돌릴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지면서 실망 매물을 내놓아 지수낙폭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6.82% 떨어진 45만 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지난달 23일 최고가(63만 7000원)보다 28.1%나 빠졌다.LG전자(-10.18%),신한지주(-9.24%),현대자동차(-8.67%),국민은행(-8.20%) 등도 낙폭이 컸다.코스닥시장에서는 다음,플레너스,CJ홈쇼핑,NHN,지식발전소,LG마이크론,웹젠,LG홈쇼핑,레인콤 등 대표주들이 일제히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상장사 시가총액 하룻새 19조원 증발 이날 주가 폭락으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주말보다 19조 3950억원이 줄어든 323조 4960억원으로 집계됐다.삼성전자의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66조 9120억원으로 지난주 말보다 무려 6조 3980억원이 감소했다.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최근 사흘간 주가폭락으로 41조 1700억원이 줄었다.중국 쇼크가 강타한 지난달 26일부터 따지면 89조 8990억원이나 급감했다.거래소시장의 하락종목도 674개로 올들어 세번째 규모였다. 특히 이날은 주식시장의 수요-공급 원칙도 적용되지 않았다.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78억원과 424억원을 순매도하긴 했지만 기관이 프로그램 순매수(1364억원)를 중심으로 1013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되면서 소량의 매도물량조차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심리적 불안감이 문제…급반등은 힘들 듯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김학규 과장은 “주가이동 평균선과 주가의 괴리를 나타내는 ‘이격도’를 보면 97년 외환위기 당시나 2000년 IT경제 거품붕괴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주가의 추가 하락을 우려했다.대신증권 성진경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주가는 보름동안 20% 이상 빠졌지만 미국은 5% 정도밖에 안 내려갔다.”면서 “미국도 다음달 말 금리인상 결정 때까지는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겠지만 아시아처럼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증시의 상승세에 기대를 걸었다. 제일투자증권 리서치팀 김승한 차장은 “지난달 말 936선에서 3주간 20%가 넘게 빠졌는데 이 정도면 단기간내 회복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미 큰 폭으로 빠졌기 때문에 추가로 더 빠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힘들지만,지수를 올리려면 외국인이 나서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아 오른다고 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특별한 대책 계획 없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주가 폭락과 관련, “관찰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상황점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주가 폭락 원인은 워낙 복합적이라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부총리는 ‘지난주말 대통령 담화 이후 시장이 불안해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질문에 “아직 그런 징후는 보지 못했다.”면서 “동남아 증시가 다 몇 포인트씩 빠졌다.”고 답했다.그러나 당장 월요일 주가가 바닥으로 곤두박칠침에 따라 이런 기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균 김미경 박지윤기자 windsea@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찾아라!맛있는TV(오전 11시5분) 봄철 산란기를 맞아 맛의 전성기를 맞은 주꾸미 요리를 소개한다.‘맛 7’에서는 싱싱한 쌈요리 열전이 펼쳐진다.봄에 꼭 필요한 비타민과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줄 다양한 쌈요리.경주 숙쌈,여수 생선조림쌈,월남쌈,새우초쌈까지 다양한 쌈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씨네24(낮 12시25분) 임권택 신중현 정일성 등 거장들이 뭉쳐 만든 영화 ‘하류인생’.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황폐한 인생을 살아가야 했던 그 시절 한 젊은이의 삶을 통해 역사 속에서 상실되어가는 인간의 꿈과 삶을 돌아본다.또한 역사상 가장 많은 진출작을 낸 제57회 칸 영화제도 살펴본다. ●청소년 원탁토론(오후 6시50분)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교사는 있지만 스승은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맞는 스승의 날.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스승의 의미와 위치를 살펴본다.또 진정한 선생님은 어떤 모습이며,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는 어떻게 회복되어야 하는지 등을 함께 생각해 본다. ●뮤직 ($) 조이(오후 6시) 30여년동안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세계 음악에 절대적 영향을 미쳐 수많은 뮤지션들의 음악적 스승이자,우상으로 군림한 뮤지션 카를루스 산타나.밴드 ‘산타나’시절 음악부터 최근 그를 존경하는 많은 동료·후배들이 함께한 ‘산타나’표 불후의 명곡들까지 라틴록의 선구자 산타나의 무대로 찾아간다. ●그것이 알고싶다(오후 10시55분) 베리아트릭 위절제수술.고도비만의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 ‘베리아트릭 수술’의 효과와 위험성 등에 대해 국내 전문가와 미국 현지를 심층 취재하고,쏟아져 나오는 비만 관련 산업들 속에서 비만 극복을 위해 사회와 개인이 선택해야 할 바람직한 접근법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MC서바이벌(오후 10시) 첫번째 테스트는 최고의 예능 MC 이혁재,코요태와 함께 좌우,앞뒤로 흔들리는 놀이기구를 타고 현장에서 주어진 돌발 주제로 자연스럽게 리포팅을 해야한다.두번째 테스트는 MC서바이벌이라는 제시어로 펼쳐진 쿵쿵따.노련한 선배들과 패기의 후배들이 펼치는 불꽃튀는 대결이 펼쳐진다. ●한국사회를 말한다(오후 8시) 어디서,어떻게 없어졌는지조차 알 수 없는 5·18 실종자들.그래서 끊임없이 암매장 의혹 등이 제기돼온 70명의 실종자에 대한 진실규명의 필요성을 조명해본다.또한 추적 과정에서 부딪히는 한계들을 통해 그동안 왜 광주학살의 진상이 밝혀질 수 없었는지도 꼼꼼하게 살핀다. ˝
  • [4·15 한국의 선택] 전문가 대담

    4·15 총선은 우리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3월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각종 ‘바람(風)’과 변수 속에 출렁거린 민심은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한나라당의 제2당 전락,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로 나타났다.이런 결과에 대해 오석홍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부터 4·15 총선의 역사적인 의미와 향후 정치권의 전망 등을 들어봤다.두 교수는 민주노동당의 약진에 대해 “사회 일각의 우려와 달리 오히려 대한민국의 대외신인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사건”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인 대전환 오석홍 교수 유권자들이 의도했건 안 했건,역사적으로 대전환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선거 과정에서 지역 감정이나 감성에 호소하는 문제들이 나타나긴 했지만,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 질서를 예고하는 역사성을 띤 선거였다.결과로만 보면,노무현 대통령에게 힘을 다시 실어주는,부패는 더 이상 안된다는 등의 암묵적인 지지가 담겨있다고 본다.열린우리당도 압승하고,한나라당이 선전한 ‘윈-윈’의 선거였다. 김영호 교수 열린우리당의 탄핵 심판론 대(對) 한나라당의 거여견제론이 부딪쳤고,민의는 일단 열린우리당의 손을 들어줬다.한편으로는 탄핵이 주된 이슈가 됨으로써 다른 정책 이슈가 실종됐다.대통령 선거전을 방불케 함으로써 각 후보를 세밀하게 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당은 승리했지만 전국 정당화에는 실패했고 선거 방식도 지역·세대 갈등이 그대로 표출되고 심화되는 양상으로 나타난 것 같다.하지만 향후 우리 한국 정치 지형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중대한 선거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 김 교수 그동안 장외에서 투쟁하던 민주노동당이 원내로 진출했다.이는 우리 국회가 보수세력 주도 의석에서 진보와 보수가 확연하게 갈라진다는 점을 의미한다.정책에 대한 의견 대립이나,차별성도 대단히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긍정적 측면이 더 많다.노사 관계도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 통해서 합리적으로 전개될 것이다.재계도 자기들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지 말고 국민의 의사이기 때문에 이에 맞는 노사 정책을 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다만,한국 경제는 ‘세계화’ 개념 속에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사안에 따라서 민주노동당의 ‘폐쇄적 민족주의’와 충돌이 예상된다.원내에서 합의를 이뤄 국부를 증대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진보 노동 세력의 제도권 진입으로,한국 정치권이 선진국 패턴으로 돌아섬으로써 대외신인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국제사회는 한국의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에 신뢰를 보내게 될 것이다. 오 교수 민주노동당도 우군을 많이 만들려면 온건하게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의석수 이상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노동계와 정치권의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진보정당의 원내 진입이)대외 신인도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대화의 상대가 뚜렷해지는 것은 어찌됐든 좋은 일이다. ●거여(巨與) 구도속,개혁 드라이브 오 교수 총선결과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이를 위한 정치권의 대타협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총선 이전보다는 훨씬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탄핵 이후 정국은 거칠게 싸우는 모습,부정 부패 정치인을 감싸는 모습으로 국민들이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을 보여줬다.개혁 드라이브도 순탄하게 이뤄질 것이며,사안에 따라 정치권의 협조는 물론 화합의 수준이 나아질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오만·독주와,한나라당의 무조건 반대 등 극렬한 대결이 빚어질 수도 있지만,가능성은 낮다.정치의 변화 추세나 국민의식 등을 감안할 때 이런 모습을 각 당이 취하긴 힘들다.민주당과 자민련도 내부 진통을 겪겠지만 전체 정치 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김 교수 열린우리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탄핵에 대한 심판은 이뤄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17대 국회가 탄핵 철회를 의미하는 정치적 타결을 모색할 것 같다.한나라당에도 상당한 부담이 되겠지만 거부하긴 힘들고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결국은 자기들이 무리하다 의석을 잃은 경험도 있다.이번 국회에 진출하는 세력들은 탄핵과 상관없는 새로온 신진 정치세력들이 많기 때문에 나름대로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재 결정과 노무현 대통령 입지 김 교수 대통령도 지난 1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힘을 받을 것이다.헌재의 결정도 법적 결정 이전에 총선 결과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운신의 폭도 커질 것이다.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도 과거 경직된 모습에서 벗어나 여론을 업고,개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몰락 의미 오 교수 민주당이 전남에서 살려달라고 했으나 졌다.특정 지역을 향해 살려달라고 한것은 우리 정치를 위해 매우 해로운 일이었다.특정 지역을 향해 뭉치자고 하면 앞으로 설 땅이 없어질 것이다.정치세력이 살아남기 위해 민의에 현저히 반하는 어떤 수단이라도 강구할 수 있는 세상은 물러갔다. 살아남기 위한 제스처로 탄핵에 호소한 모양인데 자멸한 꼴이다.참여 정부 출범 이후 경륜과 경력이 화려한 이들에 대한 애착을 못 버린 사람들이 많았다.이런 요건을 못 갖춘 사람들에 대해 멸시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김 교수 자민련 퇴진은 행정수도 이전과 밀접하게 연관됐다.지역적 이해관계에 쏠린 것이다.민주당과 탄핵에 동참함으로써 표를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민주당은 탄핵주도로 몰락했다.추미애 선대위원장이 노력했으나 탄핵 충격파를 극복하지 못했다.민의의 평가는 가혹함을 보여줬다.앞으로 흔적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지도자들이 명심해야 한다. ●여성과 장애인,신진 세력의 등장 김 교수 여성의 원내 진출이 두드러지고 장애인 출신의 비례 대표 당선자가 나왔기 때문에 국회 면모가 달라진다.국회 시설,국회의 운영도 기존의 모습과 달라질 것이다.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장애인 정책이 달라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같다. 오 교수 역사의 구비가 돌아가는 과정이다.한 두사람이 전통적 관념에서 하던 시대,기성의 질서로 끌어가던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거대한 역사의 굽이가 꺾여 돌아가는 거대한 물결의 변화가 필연코 올 것이다.한 두사람이 가로막을 수 없다.전통적인 관념인 학벌이나 성 차별,기성질서 등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게 많다.이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구나 의식하는게 혁명이다. ●‘박풍’과 ‘노풍’의 한계와 의미 오 교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미래 지도자로 본 측면이 있을 것이며,신뢰할 만해서 호응했다면 바람직하다.하지만 고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이고 경북 지역 정서에 호소한 면이 있는 만큼 부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새로운 지도자라는 인식은 정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한데,지역정서에 호소하고 박 대통령 향수에 의존했다면 본인이나 정치발전을 위해 해로운 것이다. 김 교수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과 박 대표의 등장이 한나라당 선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박 대표 등장과 함께 한나라당 정책이 우리당과 비슷해졌다.국민 소환제라든가,대북정책 등에서 상당히 우리당에 근접하고 있다.국민 소환제는,포퓰리즘(대중 인기주의)의 추수가 아닐까 우려된다.대의민주주의는 국회의원의 도덕성·전문성·헌신성을 전제로 한다.부패하거나 민의를 버리는 정치인은 각 당이 자체적으로 정화해야 한다.그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다.두 당 모두 이 점은 되새겨야 할 것이다.박 대표가 등장함으로써 지역적 결집력 강화가 됐다.경제상황이 너무 어려운 것도 플러스 요인이었고,박 대표의 캠페인 과정에서 안정적이고 차분한 모습도 중요했다.향후 관심은 박 대표가 ‘민주화된 박정희’의 모습으로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권에 바라는 주문 오 교수 대통령을 포함해 국회의원들이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공포심을 가져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언제 다시 문제에 봉착할지 모른다.민심의 흐름에 시시각각 귀를 기울이고 철저하게 겸손해야 한다. 김 교수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대화와 타협을 하고 국민의 편에 선 상생의 정치다.정치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세대·이념 분열을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이슈를 국회로 가져가서 국론을 통합하고 결집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특히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지도자는 모든 국민을 위하는 지도자여야 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층에 대해서도 정책 입장이 다르면 노(NO)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리 김수정 조승진기자 crystal@seoul.co.kr ˝
  • [4·15 한국의 선택] 각당 표정

    ■“盧대통령 살렸다” 환호…눈물 “와∼.이겼다.대통령을 살렸다.” 15일 서울 영등포동 열린우리당 중앙당사 1층 개표상황실은 총선승리를 예고하는 방송이 나오자 당직자들의 환호성으로 들썩거렸다.일부 당직자들은 기쁨의 눈물도 흘렸다. 그러나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출구조사와 달리 의석수가 다소 줄자,“탄핵심판론을 집중 제기하지 않았더라면 큰일날 뻔했다.”고 말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들도 많았다. 오후 6시 개표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열린우리당 과반의석 확보 확실’이라는 방송사의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상황실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서울을 시작으로 지역구별 유력 당선자 명단이 열린우리당 후보사진과 함께 나오자 환호성은 그칠 줄 몰랐다.하지만 부산·대구 등에서 한나라당 후보들 사진만 나오자 “에이”하며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낙마에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개표상황실 앞 자리에 앉은 정동영 의장,김근태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정 의장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직은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러나 여론조사가 사실이라면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 주시고 대통령을 지켜주신 것”이라며 고마워했다.만 사흘간 단식농성을 했던 그는 이후 강남성모병원으로 이동,링거주사를 맞으며 휴식을 취했다. 개표방송이 본격화되면서 자기 사무실로 자리를 옮긴 당직자들은 엎치락뒤치락하는 개표상황에 환호하거나 안타까워했다.특히 수도권에서 출구조사와 달리 당락이 엇갈리는 지역구가 나오자 못내 아쉬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한편 당 대변인실은 “정동영 의장이 16일 오전 중 국립현충원과 백범기념관 참배에 이어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으나,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총선기획단과의 협의 아래 이를 전면취소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탄핵역풍에 쏠린 표심 못돌려” 한나라당은 17대 총선 개표 결과 비례대표를 포함해 120석을 웃돌자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선대위 관계자들을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가까스로 넘기는 것으로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훨씬 넘길 것으로 예측되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탄핵 역풍’으로 곤두박질했던 당 지지율이 ‘박근혜 바람’과 함께 영남권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상승세를 타면서 내심 “선거운동기간이 좀 더 남았다면 열린우리당과의 1당 경쟁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기대도 가졌던 게 사실이다.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박세일 선대위원장과 윤여준 선대위 부본부장을 비롯한 당직자들은 천막당사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입을 굳게 다물었다.윤 부본부장은 30여분간 TV를 지켜본 뒤 기자들에게 “탄핵 역풍에 따라 열린우리당으로 쏠린 표심을 회복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박근혜 바람’을 이슈로 뒷받침하지 못한 게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넘긴 것은) 박 대표에 대한 신뢰와 함께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이 풀렸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수도권과 강원·제주·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출구조사와 달리 한나라당 후보들이 약진하자 “지난 16대 총선에서 방송사들의 출구조사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끝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그같은 분위기 속에 저녁 8시 박근혜 대표가 종합상황실에 도착하자 당사 중앙광장에 미리 나와 자리를 잡고 있던 당직자들과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연호와 박수로 박 대표를 맞았다.개표 초반 침울했던 분위기도 박 대표가 도착하면서 한층 밝아졌다. 전광삼기자 hisam@ ■ 수도권 전멸하자 “올것이 왔다” 민주당은 15일 밤 창당 이래 최대의 충격에 휩싸였다.당초 기대했던 교섭단체 구성과는 거리가 먼 결과에 망연자실한 가운데 일부 관계자는 혼잣말로 “올 것이 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예상 밖 낙선에 당직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앞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지역구(서울 광진을) 낙선으로 예상되자 굳은 표정으로 TV를 지켜보던 추 위원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피해 당사 6층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이어 8층 선대위원장실에 모인 추 위원장과 선대위 지도부는 저녁도 거른 채 개표 방송을 보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졌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비공개 대책회의 결과 추 위원장은 “한·민 공조와 같은 지도노선의 잘못과 개혁 공천의 실패가 원인”이라면서 “50년간 지켜온 평화개혁 세력이라는 민주당만의 존립 가치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고 장전형 선대위 대변인이 전했다. 장 대변인은 논평 도중 “청춘을 다 바친 민주당인데….가슴이 미어진다.”며 잠시 말문을 잇지 못했다.그는 “이번 선거에서 인물과 정책이 실종됐다.”면서 “서울에서 추미애·함승희·김성순·심재권 의원은 여론조사 인물적합도에서 20%포인트 가까이 앞섰는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서로 얼싸안고 “진보양당” 연호 민주노동당은 15일 개표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서울 여의도 당사 종합상황실과 당 바깥에 모인 당원과 지지자들은 11석까지 가능하다는 출구조사의 결과에는 못미쳤지만,진보정당이 제도권에 굳건히 뿌리를 내렸다는 점과 3당을 넘본다는 점만으로 충분히 승리했다는 평가를 주고받았다. 비례대표 후보들과 당직자들은 개표 방송을 지켜보는 동안 연신 서로 얼싸안고 ‘3당’,‘진보야당’을 번갈아 외치며 환호했다.이날 당사의 개표 상황실을 오가는 당직자들은 하루종일 설레고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당선 가능성이 높은 비례대표 후보들의 감격은 더했다. 비례대표 8번 노회찬 사무총장은 “18대 총선에서는 100석을 얻겠다.”면서 “진보야당은 국민들이 키워낸 것”이라고 기뻐했다.비례대표 1번 심상정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들어가면 다르다는 것을,노동자·농민·서민이 이 땅의 주인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신행정수도 장난에 텃밭 다 날아 갔다” 자민련은 초상집 분위기다.그나마 김종필 총재가 10선 고지를 점령한 듯한 데 위안을 삼는 분위기다. 당초 원내 교섭단체까지 기대했던 자민련은 개표결과가 너무 저조하게 나오자 당혹하고 침통한 분위기 일색이었다.한때 7개 선거구에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왔으나 결과는 4석으로 줄어들자 할 말을 잃은 표정들이었다. 특히 상황실 당직자들은 김종필 총재 당선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저녁 6시30분쯤 ‘비례대표 0석,김종필 총재 10선 불투명’이라는 TV자막이 나오자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오후 10시쯤 정당지지율이 3%로 오르자 “총재님이 되셨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상황실을 지키던 당직자들은 이날 밤 10시가 넘어서자 선거전 패배를 인정하기라도 한 듯 대부분 자리를 떴다. 김종기 선대위원장도 상황실에 돌아오지 않았다.유운영 대변인은 패인에 대해 “대통령 탄핵여파로 인한 영향이 컸던 것 같다.”면서 “신행정수도 이전문제로 열린우리당이 장난을 쳤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 ˝
  • [선택 4·15] “한표를…” 5당 대국민 호소문

    제1당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4·15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각각 ‘거여(巨與) 견제론’과 ‘거야(巨野) 부활론’을 펴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출사표를 던졌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각각 대국민선언문을 통해 지지표 결집과 부동층 흡수에 나섰다.선거결과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앞날은 물론 박 대표와 정 의장의 정치운명과도 직결돼 있다. 민주당은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감안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면서 막판 지지표 훑기에 나섰으며,자민련과 민주노동당은 두 자릿수 의석 확보에 목표를 두고 지지층 결속을 시도했다.주요 정당 지도부는 공식 선거전 마지막날인 이날 특히 부동층이 많고 접전 양상이 치열한 서울 등 수도권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근혜 한나라대표 “이번이 저희 한나라당에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결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4일 출사표에서 이같은 절박함을 피력한 뒤 “이번 총선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각별한 각오로 하루하루 가파른 언덕 길을 오르고 또 올랐다.”며 선거운동기간 13일 동안을 회고했다.그리고 “여의도 벌판의 천막으로 당사를 옮겼을 때,저희들 마음은 한강 너머 텅빈 하늘처럼 막막하기만 했다.새로운 각오로 신발 끈을 동여매면서도 허물이 많은 저희가 국민 여러분께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참담하고 두려운 심정이었다.”고 말을 이었다. 박 대표는 “그러나 어두운 과거를 반성하고 새롭게 거듭나려는 간절한 몸짓과 호소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시는 국민 여러분을 보면서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심경을 밝혔다.그는 “선거에서 비방하지 않고,싸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렸는데,힘들었지만 끝까지 지켰다.”면서 “앞으로도 싸우지 않는 정치로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그러면서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와 경제살리기에 모든 당력을 집중하고 깨끗하고 새로운 정치,싸우지 않는 정치로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표는 “우리 역사는 말 많은 소수가 아니라 조용한 다수의 땀으로 이끌어 왔고,말은 없지만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애국심을 보여줄 때”라면서 “15일은 국민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날이다.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이 서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 대표는 이날로 이틀째 서울과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다.한 유세장에서 10분쯤 얼굴을 내비친 뒤 곧바로 다른 유세장으로 이동하는 릴레이식 유세를 펼쳤다.그러나 “부산이 흔들리고 있다.”는 보고를 접한 뒤 오후 늦게 예정에 없던 부산으로 급히 향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추미애 선대위원장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14일 D-1 막판 유세를 모두 서울에서 소화했다.서남 벨트를 출발,강북으로 갔다가 밤 늦게 종로에서 마무리짓는 초강행군. 추 위원장은 오전에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에 다시 기회를 주시면 평화와 번영,정치 개혁,당내 개혁,경제 회생,청년 일자리 창출을 책임지고 해 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김종인·손봉숙 공동 선대위원장과 박준영 선대본부장,김강자 전 총경 등과 오랜만에 손을 맞잡고 필승을 다짐하는 여유도 보였다. 그는 “거대 야당과 무책임한 정신적 여당이 서로 견제하겠다는 투전판식 선거에 민생과 외교 등 정책이 실종됐다.”면서 특히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겨냥해 “어른 세대에 투표장에 가지 말라는 무책임한 말을 던져 놓고 다시 탄핵 정국으로 막판 세몰이를 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한 떼쓰기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추 위원장은 이어 서울 지역 14개 선거구를 돌며 민주당의 50년 전통을 지켜달라는 읍소로 유세장을 뜨겁게 달구었다.그는 “내일은 민주당의 부활절이 될 것”이라며 “실업자를 양산한 노무현 정부와 1당이 아니면 경제를 책임지지 못하겠다고 단식하는 열린우리당을 심판해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추 위원장은 자기 지역구인 광진을도 안정권이 아닌 탓에 오후 늦게 찾았다.TV에서만 얼굴을 보여 섭섭해 하던 지역민들이 거리로 대거 나와 선대위 일행을 환대했다.그는 이날 종횡무진 일정에도 불구,하이힐을 신어 눈길을 끌었다.3보1배 할 때 나지막한 단화에서 출발해 엊그제 3㎝ 높이의 굽으로 갈아 신더니 급기야 7㎝까지 올라갔다. 당 관계자는 “지지도가 그만큼 오른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정경기자 olive@ ■정동영 우리당의장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14일 “긴 절망의 터널을 벗어나 희망의 정치로 전진할 수 있는 선택의 날이 다가왔다.”면서 “국민의 위대한 힘으로 역사를 변화시켜 달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아침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단식농성중 기자회견을 갖고 “부패 탄핵세력이 원내 제1당이 될 위기에 처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정 의장은 “대통령을 탄핵한 193명이 또다시 국회를 장악한다면 그들은 탄핵소추가 정당했다고 강변하면서 헌법재판소에 압력을 가할 것이고 대통령은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우리당이 대통령 탄핵을 무효화시키고 경제를 일으킬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며 “우리당이 다수당이 된다면 싸움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을 믿고 국민에 의지하며 국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장은 “4·15총선에서 ‘3·12 의회쿠데타’로부터 한국민주주의의 후퇴를 막고 전진시키기 위한 참여의 폭발을 기대한다.국민의 참여가 이뤄지면 탄핵세력이 물러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끝낸 뒤 정 의장은 바로 중앙선관위를 방문,본인의 비례대표후보 사퇴서를 직접 제출했다.정 의장은 제출 후 기자들에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한 야3당이 과반수를 넘을지 모를 위기상황을 알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며 “원내국회 중심의 17대에서 의원직 포기가 갖는 의미를 잘 알지만,한국 민주주의 부활에서 명분을 찾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저녁 7시에는 인파가 많이 몰리는 명동 밀리오레 앞에서 마지막 지원유세를 갖고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김근태 원내대표도 서울·경기 지역을 돌며 부동표 흡수에 주력했다.김 대표는 “신(新)지역주의가 대구에서 일어나서 부산으로,서울로 올라오고 있다.지역주의에 의해 한나라당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 두렵다.”면서 “지역주의와 차떼기 부패정당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상연 박지윤기자 carlos@ ■김종필 자민련총재 자민련 김종필(JP) 총재는 14일 서울에서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오전 마포 중앙당사에서 17대 총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곧바로 서울 도봉을·노원을·중랑갑·동대문을 지역을 돌아 다니며 지지를 거듭 요청했다. 김 총재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자민련은 우리나라 정통 보수정당으로,계승해야 할 옛 것은 지키고 새로움을 계속 추구하면서 내일을 개척하는 정당”이라며 “오로지 국가와 후손의 내일을 생각하는 자민련에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이어 서울지역 릴레이 유세에서 “차떼기 부패정당인 한나라당과 정체불명의 열린우리당,잡다한 요인이 혼재된 민주당을 또 다시 지지하겠느냐.”며 “이제 그런 정당은 다시는 이 땅에 발을 붙여서는 안된다.”고 자민련 지지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원내진입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민주노동당에 대해 “지구촌이 우경화되고 있는데 반대로 왼쪽에 서서 우리 조국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절대 힘을 줘서는 안된다.”며 “그렇다면 남은 정당은 자민련뿐”이라고 주장했다.자민련은 JP의 충청권 집중유세로 24개 선거구 가운데 15곳 이상에서 승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권영길 민노당대표 민주노동당은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4일 꾸준히 치솟는 당 지지율을 실제 득표로 연결시키는데 주력했다.서울·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비례대표 후보들을 전원 가동해 ‘진보야당론’을 내세우며 ‘2004년 원내교섭단체 구성,2008년 제1야당,2012년 집권’이라는 야심찬 중장기 계획을 쏟아냈다. 권영길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집권여당의 실정과 무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부패하지 않은 야당이 있어야 한다.”며 “그 역할을 진보야당인 민주노동당이 할 수 있도록 전폭적 지지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권 대표는 “이번 선거는 대통령 탄핵으로 마감한 16대 국회 4년의 부패와 노무현 정부의 지난 1년의 실정을 심판하는 장”이라고 전제,“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최소 15석에서 최대 20석 이상의 의석을 얻어 교섭단체를 구성해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한나라당과 더불어 국정운영의 한 축으로서 기존 보수 정당들의 부패와 무능을 감시하고 질책하는 강력한 선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신의 선거구인 창원으로 내려갔고,천영세 선대위원장,노회찬 선대본부장,심상정 비례대표 후보(1번) 등은 서울·수도권의 표몰이에 나섰다.이영순·강기갑 비례대표 후보 등은 울산·거제 등 영남권에서 ‘진보야당론’ 전파에 힘을 쏟았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지난 2002년 대선 투표 하루 전날 ‘정몽준 지지 철회 쇼크’로 인해 지지표가 빠지는 등 톡톡히 혼이 났던 ‘악몽’을 떠올리며,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민주노동당 후보 투표는 사표’ 발언의 파장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민주노동당 후보를 찍으면 ‘민주노동당 집권’의 씨앗이 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사진 오정식 최해국 남상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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