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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신분으로 보모 취업 후 아이들 납치한 호주 여성에 “징역 2년형”

    가짜 신분으로 보모 취업 후 아이들 납치한 호주 여성에 “징역 2년형”

    에밀리 피트, 린제이 코플린, 다코타 존슨, 조지아 매콜리프, 하퍼 헤르난데스, 하퍼 하트 등등은 호주의 악명 높은 사기꾼이자 어린이 납치범인 서맨사 아조파디가 신분을 감추기 위해 써온 가명들이다. 호주의 여러 주는 물론 아일랜드, 캐나다 등에서도 남의 아이들을 훔치는 끔찍한 짓을 계속해온 아조파디는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멜버른 지방법원에서 입주 보모로 취업하기 위해 서류를 위조하고 생후 10개월 아기와 네살배기 아이를 빅토리아주 전역을 끌고 다닌 혐의로 징역 2년형이 선고됐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순회 판사 조핸나 멧카프는 “기괴한 범죄”의 동기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돈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유명해지고 싶어 그러는 것 같다고 했다. 변호인들은 그녀가 심각한 정서 불안을 진단받았으며 의사 환각이란 희귀한 정신장애를 갖고 있으며 강박적으로 거짓말을 늘어놓는다고 했다. 일종의 심신 미약을 주장한 셈이다. 그녀에게 특별한 처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판은 툭하면 지연됐다. 과거에도 아조파디는 성매매 희생자인 척했다. 스웨덴 혈통의 러시아 기계체조 선수였는데 온 가족이 자살과 살해로 세상을 떠나 혼자만 남겨졌다고 떠벌였다. 20대부터 30대 초까지 10대인 척 행동했다. 깡마른 몸애에 목소리도 나긋하고 무엇보다 손가락을 초조하게 씹는 연기를 했다. 몇년 동안 당국과 트러블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추방된 적도 많았고, 짧게 수감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엽기 행각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 재판에서 다룬 사건은 2019년 빅토리아주 길롱에 사는 프랑스 부부에게 18세 사카라고 속여 환심을 산 뒤 아이들을 피크닉에 데려간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200㎞ 떨어진 벤디고로 데려갔다가 결국 경찰에 발각됐다. 백화점에서 체포되기 직전에 그녀는 근처 상담센터를 찾아가 임신한 10대인 척 행세했다. 여학생 교복을 입고 나타났으며 미리 전화를 걸어 아빠인 양 상담 예약을 잡기도 했다. 이전에도 아조파디는 호주의 유명 농구선수 톰 저비스와 변호사에서 나중에 인생 상담 코치로 변신한 아내 제제의 보모로 취업해 일년 가까이 일했다. 부부는 온라인으로 그녀를 소개받았으며 처음에는 전적으로 신뢰했다고 했다. 브리스번에서 멜버른으로 이사한 부부를 따라와 일할 정도로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그녀가 제제의 신분을 도용해 캐스팅 에이전트 행세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2세 소녀와 친해져 픽사 영화의 더빙 성우로 취업시켜줄 수 있다고 꼬드겼다. 아일랜드 경찰 수사관 데이비드 갤러거는 2013년 10월 더블린에서 아조파디와 기묘하게 맞닥뜨렸다. 누구도 그녀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지역 언론에 더블린의 종합우체국(GPO) 앞에 버려졌다며 ‘GPO 소녀’로 다뤄졌다. 정신이 없는 듯하고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아 경찰은 성매매 피해자인 것으로 오해했다. 나이를 물으면 손가락으로 열넷이라고만 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 동영상을 샅샅이 살펴보고 탐문 수사를 이어갔다. 아동보호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실종자 찾기 본부, 인터폴, 유전자 데이터 베이스, 이민국, 가정폭력과 성폭행 피해자 돌봄센터 등도 샅샅이 뒤졌다. 치열 교정의 흔적도 있어 전국의 치과의사들에게도 그녀를 아는지 문의했다. 갤러거는 나이를 의심하는 이들이 늘 있었으나 그녀가 나이를 속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린이 병원에 가서도 먹지도, 얘기하지도 않았다. 고등법원의 특별 허가를 받아 사진을 공개했는데 아일랜드에 처음 왔을 때 머무른 가족이 알아봤다. 결국 호주로 송환됐다. 그녀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해 숱한 시간과 인력이 낭비됐고 가짜 제보를 확인하느라 헛수고를 했다. 경찰끼리도 계속 조사를 해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 충돌을 빚기도 했다. 정신병원에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의료진 판단으로는 그럴 일이 아니란 것이었다. 이듬해 그녀는 캐나다 캘거리에 나타났다. 아일랜드와 비슷한 얘기가 되풀이됐는데 이번에는 그녀가 스스로의 상황을 털어놓았다. 오로라 헵번이며 14세에 성폭행 피해자이며 납치범으로부터 달아나 당시는 26세라고 했다. 여러 주 수사 인력이 달라붙어으나 누군가 아일랜드 얘기를 알게 돼 그쪽과 연락을 했더니 동일인이었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다시 송환됐다. 아일랜드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찰이 에스코트했는데 그녀는 이를 즐기는 것 같았다. 취재진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한 것이 그 증거였다. 비슷한 얘기는 널려 있다. 미국인 배낭여행객 에밀리 뱀버거는 일간 쿠리어에 2014년 시드니에서 만난 아조파디가 자신을 맘대로 조종했다고 털어놓았다. 캐나다로 건너가기 얼마 전 일이다. 스웨덴 왕가 출신 안니카 데커라며 어렸을 때 납치를 당했다고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퍼스의 한 가정에는 러시아 체조선수였다며 온가족이 프랑스에서 자살과 살해 극으로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혼자 힘으로 학교에 들어가고 위탁 육아 가정들을 전전했다고 복지 당국을 속여먹었다. 문제는 아조파디가 일년 이상 수감돼 있었고, 반년 정도는 재판 전 구금됐기 때문에 머지 않아 가석방을 신청해 다시 사회로 나와 비슷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누구나 될 수 있고 모두가 되어 가는,,, 지금, 관계, 가족

    누구나 될 수 있고 모두가 되어 가는,,, 지금, 관계, 가족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을 발표했다.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를 가치중립적인 ‘가족’이라는 용어로 바꾸고, 비혼·동거 커플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등 민법상 가족의 정의와 범위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선언이다. 다양한 가족의 등장과 함께 비혼 출산, 동성혼 등 가족을 구성할 권리에 대한 물음에 대한 정부의 답이다. 4차 계획의 의의, 한계와 함께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지난 25일 두 사람을 만났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와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 사랑)관계를 맺고 있는 홍승은 작가다.-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김순남 저는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로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는 호주제 폐지 이후인 2006년 시민단체와 변호사, 학자 등이 모여서 가족을 둘러싼 불평등을 의제화하자는 취지의 연구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기존의 가족 개념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판단됐던 2019년 1월 연구소로 전환됐고요.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뜨거워 너무 바빠졌어요. 아직은 낯선 개념인 ‘가족구성권’을 모두가 아는 그날까지 투쟁할 각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홍승은 저는 집필노동과 강연노동을 하는 홍승은입니다. 가족에 대해 말하는 자리니까 함께하는 식구를 소개하고 싶어요. 저는 달걀부리라는 마을에서 저를 포함한 반려인 넷, 반려견 넷, 반려식물 넷 총 열두 식구와 가족을 이뤄 살고 있어요. 반려인 두 명은 저와 애인 관계이기도 하고, 함께 활동하는 동료인 우주와 지민이고요. 나머지 한 명은 동생 홍승희 작가예요. 주위에서 ‘4인 가족’ 중에 가장 특이한 가족이라고 놀림 받기도 해요.(웃음) 홍 작가는 강원 춘천에서 인문학카페 ‘36.5도’를 운영했고, 동생 홍승희 작가는 2016년 ‘효녀연합’으로 소녀상 시위를 하며 ‘청년사회예술가’로 세간에 알려졌다. 페미니스트인 홍 작가는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은 이후 온·오프라인을 통해 더욱 음험한 시선과 편견에 시달렸다. 애인인 지민씨는 폴리아모리와 동성애, 페미니즘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한동대 재학 중 무기정학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정학 처분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들과 함께 지내며 홍 작가가 가족구성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는 2016년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한 페스티벌에서 만난 김 대표와 인연을 이어 왔다. 지난해 출간된 홍 작가의 에세이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에 추천사를 쓴 이가 김 대표다.-지난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어떻게 보시나요. 의의와 한계를 얘기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있어요. 김 기존의 가족 정의가 협소하다는 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건 이번 4차 계획이 처음이에요. 가족을 더이상 기존의 배우자, 혈연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을 주고받는 관계, 생활을 공유하는 단위라는 걸 공식화한 거죠. 그런데 앞으로 폐기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같은 경우도 출생 중심, 인구 정책 중심의 패러다임을 버리겠다고 선언해야 해요. 몇 명의 사람들이 제도가 말하는 가족에 속하는지 숫자로 호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삶의 질과 관계적 시민권에 중점을 둬야 하는 거죠. 여기서도 이성애자냐 동성애자냐, 사실혼이냐 동거냐를 논하며 인구 출생의 가능성이 있는 관계는 포섭하고, 재생산권과 연결이 안 된다고 생각한 관계는 포섭하지 않는 식의 긴장이 있어요. 국가는 인구 출생으로만 접근하지 않아야 해요. 고립감이 인간을 가장 불행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미 연결돼 있는 관계를 인정하는 쪽으로 가라는 거죠. 이 관계가 인정돼 현재가 행복할 때에만 다음 단계를 상상할 수 있는데 계속 현재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면 어떻게 우리가 다음 삶을 상상할 수 있겠어요. 홍 아주 오래전부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많이 늦었지만 조금이라도 응답한 것에 환영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발표를 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기본 전제가 비혼·동거 커플, 출산 장려, 돌봄 지원 같은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설정된 주체가 비장애인, 비청소년, 내국인, 이성애자, 유성애적 접근이라는 점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져요. 더불어 아직도 공공 정책(주거 정책, 의료 결정권, 복지, 사소하게는 휴가까지) 대부분이 덩어리째 개별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보장되고 있죠. 저는 가족구성권 논의에서 필요한 것은 차별 없이 자기가 원하는 가족을 구성할 권리와 함께 언제든 관계를 벗어날 권리도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별하고 혼자 살아가도 삶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토대가 필요하죠. 그래서 가족 논의만큼 개인에 대한 노동권(고용차별 금지, 임금 불평등 해소 등)과 주거권, 복지 제도 등의 논의가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야 또 다른 형태의 폐쇄적 가족주의가 반복되지 않고, 국가도 복지와 제도적 권리를 개개인에게 떠넘기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2014년에 논의되다가 발의되지 못했던 생활동반자법 얘기도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특정 한 명과 동거하며 부양, 협조하는 관계를 맺은 성인을 ‘생활동반자’로 규정하고,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었죠. 김 저희 연구소는 생활동반자법이라고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생활동반자법은 제도적인 가족, 제도가 인정하는 관계만이 가족으로 인정받는 독점적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봐요. 홍 분명 의미 있는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의도가 중요해요. 비혼·동거 커플에게 출산을 장려하는 계획,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구 정책 관점은 아니어야겠지요. 사실 지금 두 명의 애인과 함께 살고 있는 저로서는 특정 1인이라는 제한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아요. 단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며 사는 사람은 없잖아요. 관계는 유기적이고, 우리는 여러 관계 속에서 돌보며 살아가죠. 기존의 가족 담론에서 배우자 한 사람에게 모든 삶을 ‘몰빵’하는 식의 흐름이 형태만 바뀌고 내용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성인’이라는 제한과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리는데요. 청소년과 아동에게도 선택권, 이동권 등의 권리가 주어지길 바라고, 유성애적 커플의 관점으로만 생활동반자법을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김 생활동반자법 얘기를 하면서 많은 논의가 필요해요. 최근에 서울시의 ‘사회적 가족’과 관련된 조례를 연구한 적이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1인가구 중심의 개념이었지만 연구 결과 동거 관계, 공동체, 네트워크형 등 세 가지 유형의 가족이 있더라고요. 가족이라고 해서 꼭 한 집에 살지 않더라도 지역 내에서 일상의 돌봄을 실천하기도 하고요. 네트워크형 가족의 경우 커플들끼리 살고 있지만 커플 중심으로 독점적 관계가 아니라 돌봄 관계망으로 더 느슨한 네트워크를 같이 유지하고 있는 거죠. 이러한 유형들에 기반해 서울시 조례 개정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아이를 안 낳는 관계나 퀴어 여성들을 사회적으로 이기적이라고 바라봤는데 이기적인 게 과연 있나요. 돌봄과 연결되는 책임이야말로 가족적인 것이고, 가족은 ‘실천’이라는 개념으로 쓰는 게 맞죠. 그런 여러 관계를 하나의 모양으로 만들면 만들수록 많은 폭력과 억압과 위계가 생기는 거예요. 홍 무엇보다 기존의 가족에게 돌봄과 부양을 전부 떠넘긴 복지 정책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관계로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이면 안 되니까요. -이번 발표로 가족 정책의 큰 방향이 제시됐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무엇부터 다뤄져야 할까요. 김 민법 개정과 변화가 필요해요.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민법 제799조에 규정된 가족의 정의가 240개의 개별법에 영향을 주더라고요. 연금이나 의료보험, 장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실종됐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사람도 민법에 명시된 사람만 가능하잖아요. 호주제가 폐지되는 과정에서 가족 정의는 계속 변화해 왔죠. 부모와 조부모를 모시고 사는 대가족이 보편적이었던 시절을 떠올려 보면 지금처럼 핵가족으로 살았던 시간은 굉장히 짧죠. 성평등과 민주적인 요구가 일어나는 시점에 ‘포스트 호주제’의 시험대가 사회에 놓여 있다고 봅니다. 홍 차별금지법이 올해는 꼭 제정돼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그 안에는 다양한 이슈가 포함돼 있죠.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등의 교차적 권리가요. 여전히 정부 산하기관에서 가족구성권 관련 행사를 기획할 때 동성 커플 이야기는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지요. “당신 동성애 지지해?”라는 말이 사상 검증처럼 정치판에서 대놓고 들리는 일이 2021년에도 반복되고요. 동성애로 대표되는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장애 유무, 나아가 비인간 동물과의 관계까지요. 어떻게 관계의 위계와 차별의 연쇄를 끊을 수 있을지 고민하면 지금 가족 정책의 방향과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긴밀하게 연결돼야 하고, 꼭 필요하다고 느껴져요. 지난 24일부터 차별금지법 제정 연대에서 ‘10만 시민 청원 운동’을 시작했는데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대담은 두 사람이 생각하는 가족의 정의를 묻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김 대표는 “가족은 ‘무엇’이 아니라 ‘실천되는 것’이고 ‘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정부가 개인의 존엄을 생각할 때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삶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작가는 반려동물, 식물 등 비인간들의 얘기도 같이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 기후위기 등 같이 살 수밖에 없는 시대에 서로 연결돼 있다는 감각이 중요하다면서. 두 사람을 만나고 난 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애초의 물음으로 되돌아가면 ‘지금, 여기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주인 없는 신발들… 아동 840명 아직도 장기실종

    주인 없는 신발들… 아동 840명 아직도 장기실종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들이 25일 ‘제15회 실종아동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 서울마당에서 실종 아동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아동 신발 300켤레를 전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약 2만건의 아동 실종 신고가 접수된다. 이 가운데 840명이 장기 실종 아동으로 분류돼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주인 없는 신발들… 아동 840명 아직도 장기실종

    주인 없는 신발들… 아동 840명 아직도 장기실종

    세계 실종아동의 날인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 서울마당에서 행사 관계자들이 실종 아동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려고 전시한 아동 신발 300켤레를 정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만여건의 아동 실종 신고가 접수된다. 이 가운데 840명이 장기 실종 아동으로 분류돼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서울포토]‘주인 없는 신발’

    [서울포토]‘주인 없는 신발’

    ‘실종 아동의 날’인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 서울마당에 실종아동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전시된 아동 신발 300켤레를 관계자들이 정리하고 있다. 2021.5.25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오늘 ‘실종아동의 날’ 온라인 행사 열려

    정부가 25일 ‘제15회 실종아동의 날’을 맞이해 실종아동의 날 기념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4일 “지난해 10월 매년 5월 25일을 실종아동의 날로 그리고 실종아동의 날로부터 1주간을 실종아동주간으로 법정기념일을 지정한 후 첫 행사로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정부는 실종아동 찾기에 헌신한 유공자 25명에게 복지부 장관 표창 20점과 경찰청장 감사장 5점을 전달할 예정이다. 복지부 장관 표창 수상자로는 장기실종자·정신지체장애인·치매환자·실종아동을 끈질기게 추적해 총 250명 발견에 기여한 곽창섭 전주덕진경찰서 경위, 무연고아동을 실종아동보호전문기관·관할 경찰서와 연계해 아동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운 장희진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 상담원 등이 선정됐다. 전국 CU 편의점 1만 5000곳의 포스단말기(판매정보관리시스템)에 장기실종아동 정보를 송출하고, 실종아동 발견 시 포스단말기를 통해 신고할 수 있도록 한 BGF리테일도 표창을 받는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기준 장기실종아동은 840명에 이른다. 이 중 663명(78.9%)이 20년 넘게 실종 상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그때도 지금도 용감한 ‘삐삐’… 그녀를 꼭 닮은 소녀의 비밀

    그때도 지금도 용감한 ‘삐삐’… 그녀를 꼭 닮은 소녀의 비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상이 있다. 스웨덴이 주관하고 상의 권위가 높다는 공통점 때문에 이렇게 불리는데, 그 상의 명칭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이다. 지난해에는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가 받아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두 상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스웨덴 출신 실존 인물의 이름을 따서 기린다는 사실이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 발명가 노벨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린드그렌을 기념한다. 기성세대에게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롱스타킹은 긴 양말을 신었다는 뜻이 아니라 영어식 성이다)보다 ‘말괄량이 삐삐’라는 제목이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말이나 행동이 얌전하지 못하고 덜렁거리는 여자”가 말괄량이의 사전적 정의다. 사사건건 말대답하고 때때로 어른을 무안하게 만드니까 삐삐에게 붙여진 말괄량이 별명이 어울린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삐삐는 어른이 그것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고 강요하니까 반문하고, 어른이 이상하게도 약자를 괴롭히니까 반격에 나선다. 게다가 말괄량이라는 단어에는 무릇 여자는 말이나 행동이 얌전해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녹아 있다. 삐삐 시리즈가 출간됐을 때 당시 스웨덴 어른들은 자유분방하게 행동하는 소녀 이야기가 어린이 독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비난했다. 그렇지만 예나 지금이나 삐삐는 아이들이 속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친구로 남아 있다. 그리고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를 보면 알게 된다. 10대 시절 아스트리드(알바 아우구스트 분)의 자의식이 듬뿍 투영된 주인공이 삐삐라는 걸 말이다. 파티에서 아스트리드는 같이 춤추겠느냐고 묻는 소년들의 제안을 가만히 기다리지 않는다. 너희가 쩨쩨하게 군다면 차라리 나 혼자 춤출 거야. 격식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아스트리드는 독무를 춘다. 그녀는 삐삐처럼 씩씩한 소녀였다. 그러나 1920년대 스웨덴은 여성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예컨대 아들은 밤늦게 들어와도 되지만, 딸은 안 된다는 성차별 속에서 아스트리드는 자랐다. 그러니까 들판에서 소리 지르며 울분을 풀었던 것이다.이런 가운데 아스트리드는 (스포일러라 밝히기 어려운) 거대한 시련과 마주한다. 혼자서 헤쳐 나가기 힘든 일이었기에 그녀는 덴마크로 가 도움의 손길을 구한다. 이제 아스트리드는 삐삐가 가진 힘과 용기를 정말로 필요로 하게 된다. (실제로 그녀가 삐삐 시리즈를 집필하는 시기는 이보다 훨씬 뒤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아빠도 실종됐지만 삐삐는 호언장담하지 않았던가. “내 걱정은 마세요. 난 언제나 잘해 나갈 테니까.” 이것은 마음고생하던 어제의 아스트리드에게 오늘의 아스트리드가 해 주고 싶었던 말이었으리라. 또한 낯선 뭔가로 되어 가는(becoming) 과정에 놓인 모든 이들에게도.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하루 17명 사라지는 난민 아이들… 가족 만남 막는 브렉시트의 역설

    “우리가 구한 한 소년은 노숙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가족 모두를 잃었다고 했어요. 다른 소년은 안전하게 지낼 곳이 없어서 강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난민법률지원단 담당자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경제 분야뿐 아니라 난민 문제도 계속해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초국가적 협력이 필수적인데도 이주민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며 부모나 보호자 없는 아동은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영국 내무부가 브렉시트 이후 ‘가족 상봉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난민 아동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법은 영국에서 난민 지위나 인도적 보호 조치를 받는 이들이 타국에서 망명 중인 배우자나 파트너, 18세 미만 자녀 등과 재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英망명 허가받고도 가족들 못 만나 영국은 유럽 국가 중 어른을 동반하지 않은 아이들의 망명 신청이 많은 곳 중 하나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이 길이 닫히며 본국에서 박해받고 망명 중인 난민이 영국에 있는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법적 허가를 받고도 발이 묶이게 됐다.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출신의 17세 소년 알리는 지난해 여름부터 이탈리아에서 혼자 지내며 영국에 있는 가족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로부터 ‘입국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상봉은 아직 꿈만 같은 일이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삶이 더 나빠졌다. 나는 내 인생이 싫다”고 했다. 아동 이주 등을 돕는 비영리단체 세이프패스의 대표인 베타니 가디너 스미스는 “브렉시트 이전에는 영국에 있는 아이들이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명확한 절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영국 정부가 유럽 당국과 효과적으로 소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벼랑끝 몰린 아이들 국가 간 협력 필요 이처럼 국가 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홀로 남겨진 아동은 생명의 위협까지도 겪고 있다. 저널리즘 단체 ‘로스트 인 유럽’의 최근 조사 결과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유럽에서 부모나 보호자 없이 홀로 이주한 아동 중 실종자는 1만 8292명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7명가량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모로코나 알제리, 기니,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왔고 6명 중 1명은 15세 미만이었다. 단체에 따르면 이들은 범죄조직 등의 표적이 돼 강제 노동과 구걸, 성 착취 희생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아이들이 보호소에서 지내다가 인신매매를 통해 대마초 농장이나 네일숍 등에서 강제노동에 처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미아 관련 단체 대표인 페드리카 토스카노는 “이 데이터는 유럽에서 실종되는 아동의 문제가 얼마나 큰지 보여 준다. 유럽 내 아동 보호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우려하며 아동 보호를 위한 국가 간 협력을 촉구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경찰, 총포 제조·판매업자 범죄경력 점검 안 해”

    총포 제조·판매 업자가 허가를 받은 후 범죄·정신장애 등 결격사유가 있는데도 경찰이 허가취소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인천·충남지방경찰청에 대한 감사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전국 총포 제조·판매업자 438명 가운데 24명이 알콜 사용에 의한 정신·행동장애 등으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가운데 5명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런데도 경찰에서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 허가취소 등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찰청과 시도경찰청은 총포 등 제조판매업 허가와 사후관리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총포 등 소지허가의 경우 3년마다 갱신허가를 받도록 하고 소지허가자를 대상으로 월 1회 이상 결격사유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판매업 허가는 이같은 허가갱신과 주기적 점검 규정이 없다. 관련 법령상 총포 등 제조·판매업 허가는 범죄경력 관련 결격사유는 범죄경력조회를 통해, 정신장애 관련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병원이 발행한 신체검사서를 통해 각각 확인하도록 했다. 그런데 제조·판매업 허가시에는 신청인이 정신장애가 있는지 여부를 전문지식이 없는 내과에서 진단하도록 돼있어 정신장애 관련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정확히 진단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또 아동·장애인 생활시설 관련 감사를 통해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정보가 누락되는 등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인천과 충남 소재 아동·장애인 생활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채취의 적정성을 점검한 결과, 실종 아동 등에 해당하는 45명의 유전자를 채취하지 않았다. 이들 45명 중 15명의 유전자를 채취해 실종 신고 가족의 유전자와 대조한 결과 장애인 보호시설(충남 논산 소재)에 입소 중인 A(장애인)와 A의 친모 간 유전자 정보가 일치해 실종 후 31년 만인 지난 3월 친모와의 만남이 성사됐다. 인천 경찰서가 2019년에 유전자를 채취한 36명 가운데 7명은 유전자 채취 이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유전자를 중복 채취하기도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아직도… 저소득 8가구 중 1가구는 배곯는다

    아직도… 저소득 8가구 중 1가구는 배곯는다

    13% “충분히 못 먹어”… 전체 평균 4배근로자 사고 사망자 수 OECD 네 번째우리나라 저소득층 8가구 중 1가구는 최근 1년간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보고서 2021’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소득 수준 ‘하’로 분류된 가구 가운데 13.0%가 식품안정성 미확보 가구로 나타났다. 식품안정성 미확보 가구는 ‘한 가족이 모두가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이다. 11년 전인 2008년(29.3%)보단 16.3% 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2019년 전체 평균(3.5%)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소득 수준이 ‘상’으로 분류된 가구는 2008년 1.0%에서 2019년 0.0%로 줄었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 기준 4만 1389건으로 2015년(1만 9124건)의 2.2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실제 아동학대로 판단된 건은 3만 45건이었다. 학대 행위자는 친부(41.2%)가 친모(31.1%)보다 많았다. 여기에 계부모와 양부모까지 포함해 부모에 의한 학대는 75.6%였다. 이어 교사를 포함한 대리양육자(16.6%), 친인척(4.4%), 타인(2.2%) 순으로 이어졌다. 한국인이 차별을 경험한 사유로는 ‘성별에 따른 차별’이 13.9%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나이(13.6%), 경제적 지위(10.3%), 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7.8%), 학력(7.7%) 순이었다. 우리나라 근로자가 사고로 사망한 경우는 2018년 기준 10만명당 5.0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기준 시점이 다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7.52명), 멕시코(7.46명), 미국(5.24명)에 이은 네 번째였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6만 1769명이고, 특히 사망자는 1.48%에 해당하는 917명이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사회재난으로 인해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1047명)에 근접한 수치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는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함께 달성하기로 합의한 17개 목표를 담고 있으며, 매년 국가별 이행 상황이 점검되고 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보람이 생일 다음날… 네 번째 DNA도 석씨를 향했다

    보람이 생일 다음날… 네 번째 DNA도 석씨를 향했다

    지난달 10일 구미 상모사곡동 빌라에서 3세 여아가 반미라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발생 50일이 지난 31일 검찰은 친모 석모(48)씨와 숨진 여아의 유전자(DNA)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세 번의 검사를 통해 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임을 밝혔고, 대검 역시 같은 결과를 내놓으면서 석씨가 태도를 바꿔 출산 사실을 인정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석씨가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딸 김모(22)씨가 낳은 아이를 채혈 검사 전에 자신이 몰래 낳은 아이와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일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석씨가 구속됐고, 딸 김씨는 지난달 12일 이사로 빈집에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됐다. DNA는 석씨를 지목했지만, 석씨와 그의 남편은 끝까지 출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확도가 99.9999% 임에도 임신한 적도, 출산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대구·경북지역 의원을 뒤졌지만 석씨 출산 기록을 확인하지 못했고, 바꿔치기로 사라진 아이 행방은 단서조차 없는 상황이다. 석씨 부부는 모두 회사원으로 오래전에 결혼해 함께 살아왔다. 조선족이란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 부부 모두 초혼이고 석씨는 제조업 회사에 근무하며 평범한 가정을 꾸려왔다고 경찰은 말했다. 그렇다면 왜 부인하는 것일까. 경찰은 “개인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정신질환자는 아니라고 판단해 정신감정 영장을 받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엄마도, 아빠도 없이… 보람아 미안해 ‘보람이’로 알려진 구미 3세 여아는 엄마도, 아빠도 없이 그렇게 하늘의 별이 됐다. 2018년 3월 30일 태어나 행방불명된 여아를 두고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등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보람아 생일 축하해”라는 제목의 글들이 올라왔다. 회원들은 미역국과 케이크를 차린 상 사진을 올리고 “천천히 먹고 마음껏 누리고 가”라며 3세 여아 사진을 함께 올렸다. 하늘에서는 축복을 받으며 행복한 생일을 보내길 바란다는 글도 있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숨진 아이가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게 친모가 사실을 말해 실종된 아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구미 사라진 여아’ 실종 아동 사이트에 등록 안 한 경찰

    ‘구미 사라진 여아’ 실종 아동 사이트에 등록 안 한 경찰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아직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여아가 22일 현재까지 실종 아동 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아 행방을 찾는 것과 숨진 여아의 친모 석모(48)씨의 출산을 확인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인 만큼 경찰이 안일한 대처를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경찰지원센터인 ‘안전드림’ 사이트에는 전국 실종 아동을 등록하는데, 약 3년 전 행방불명된 여아 ‘홍보람’은 지금까지 등록되지 않았다. 경찰은 홍양을 비공개 등록해 경찰 전산망에서는 조회할 수 있지만,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사가 비공개로 진행돼 이같이 조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사와 실종 여아 찾기가 엄연히 다른 사항인 만큼 이러한 해명이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상욱 구미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행방불명된 여아 실종 사항을 공개할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해 조치하겠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구미 3세 여아 사건 관련해 사라진 여아의 행방 등 핵심 수사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해 이날 수사 인력을 대거 늘렸다. 특히 석씨가 출산을 부인한 데다 석씨 남편까지 “출산은 없었다”고 항변해 다음달 초까지 임신과 출산을 반드시 입증해야 한다. 석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사체유기 미수와 미성년자 약취 등 2건이다. 출산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행방불명된 여아를 숨기거나 유기한 혐의로 적용한 미성년자 약취 공소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친모를 확인했지만, 석씨가 두 여아를 바꿔치기하고 큰딸인 김모(22)씨 여아를 빼돌린 점을 입증하는 것은 수사 경찰 몫이다. 경찰은 이날부터 구미경찰서 형사과 4개 팀과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7개 팀 등 11개 팀을 투입해 실종된 여아를 찾고 석씨 출산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실종된 여아 행방, 친부 신원파악 주력”...경찰, 뒤늦게 인력 보강

    “실종된 여아 행방, 친부 신원파악 주력”...경찰, 뒤늦게 인력 보강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진 가운데 경찰이 뒤늦게 수사 인력 보강에 나섰다. 22일 경북경찰청은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해결을 위해 강력범죄수사대 7개 팀을 대거 현장에 투입했다. 강력범죄수사대는 수사 주체인 구미경찰서와 공조해 숨진 여아와 바꿔치기 된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3세 여아의 행방과, 숨진 여아의 친부 신원 등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4차례 유전자(DNA) 검사를 진행해 숨진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구속)씨는 경찰에 검거된 후 지금까지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유전자 검사 결과 외에 산부인과 진료기록 등 석씨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추가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석씨가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3세 여아의 생사 등 핵심 내용이 전혀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석씨가 숨진 여아를 유기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실만 추가로 밝혀냈을 뿐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10일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되자 수사에 나선 경찰은 김모(22)씨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당시 친모로 알려진 김씨가 홀로 숨진 여아를 키우다가 재혼 등을 이유로 3세 딸을 수개월 동안 빈집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서 나온 유전자 검사 결과, 숨진 여아의 친모가 김씨 어머니인 석씨로 밝혀졌다. 경찰은 석씨가 딸 김씨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출산한 뒤 딸이 낳은 아이와 몰래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 17일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적용해 석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미궁속으로’ 빠져드나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미궁속으로’ 빠져드나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이 사건발생 1개월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으면서 수사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경북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17일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찰은 그동안 여아를 빈집에 놔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혐의로 A(22)씨를, 큰딸인 A씨의 여아를 약취한 혐의로 B(48)씨를 각각 구속했다. 그러나 그동안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른 ▲3년 전 사라진 A씨의 딸 행방 ▲만일 숨졌거나 장애를 입었을 경우 B씨의 범죄를 입증 ▲신생아 바꿔치기의 명확한 확인 ▲바꿔치기에 공범 개입 가능성 등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10일 발견 당시 숨진 3세 여아를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A씨의 범죄행위만 입증했을 뿐 B씨의 범행 확인에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경찰은 이달 초 숨진 여아의 친모가 A씨가 아닌 B씨란 점을 확인했지만, B씨의 자백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수사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생아 바꿔치기를 두고 석씨가 완강히 부인하자 더는 수사의 진척을 얻지 못한 채 송치 날짜에 쫓겨 버린 것이다. 구미가 경북의 중소도시지만 형사과에 팀당 6명인 8개 팀이 있어 수사 인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특히 아동학대 범죄행위란 점을 고려하면 B씨 가족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공개 수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은 도시의 특성상 이웃이나 친구 간 밀착도가 높아 공개 수사로 빨리 전환했더라면 더 많은 제보와 정보를 수집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는데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비공개 수사를 해 B씨와 A씨의 주변인으로부터 수사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아동 유기 및 실종 사건 등의 경우 공개 수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공개 수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관한 질문에 경찰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밖에 B씨 남편이 참고인이지만 가장 가까이 있던 가족이라서 좀 더 그의 의견을 듣거나 추궁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경찰은 B씨 남편이 참고인 조사에 나오길 꺼린다는 이유로 조사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세 여아는 지난달 10일 구미시 상모사곡동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이의 시신은 발견 당시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아이를 돌보던 A씨가 이사하면서 홀로 남겨진 아이가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굴착기 구경하고 올게요”…31년 만에 DNA로 아들 찾았다

    “굴착기 구경하고 올게요”…31년 만에 DNA로 아들 찾았다

    31년 전 헤어진 엄마와 장애아들이 극적으로 상봉했다. 15일 전북 완주경찰서는 31년 전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 A(58)씨가 최근 아들 B(36)씨와 만났다고 밝혔다. A씨는 1990년 7월쯤 당시 6살인 아들이 익산IC 근처로 굴착기를 구경하겠다며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오랜 시간 수소문해왔다. 30년가량의 세월이 흘렀고, A씨는 2019년 경찰서에 다시 한번 실종신고를 했다. A씨는 실종신고를 하며 경찰의 권유로 유전자 정보를 등록하게 됐다. 이 유전자 정보는 아들을 찾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경찰이 지난 1월 실종아동 전문기관으로부터 A씨 가족으로 추정되는 유사한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A씨와 B씨의 유전자를 정밀 비교한 결과 99.99% 일치해 친자관계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A씨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최근 충남 논산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있던 아들 B씨를 만났다.지적장애를 가진 B씨는 부모와 헤어진 뒤 오랜 기간 이 시설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31년간 아들을 마음속에 품어왔는데, 경찰 덕분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꿈만 같다”며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기관이 협력한 덕분에 장기 실종자를 발견해 가족과 연결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세상으로 나오길” 아들 발달장애 고백한 주호민·오윤아

    “세상으로 나오길” 아들 발달장애 고백한 주호민·오윤아

    웹툰 작가 주호민과 배우 오윤아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임을 고백했다. 그들이 용기를 낸 이유는 “아픈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서, 많은 사람이 이런 아이들에 대해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주호민은 지난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선재(주호민의 첫째 아들 이름)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주호민은 “첫째(아들)가 발달장애가 있다”며 “초등학교를 작년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준비가 안 돼서 올해 학교에 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사를 자주 다녔던 것도, 방송 중에 집에서 연락이 오면 바로 갔던 것도 첫째를 위한 것이었다. 주호민은 “어느 순간부터 만화 스토리를 직접 쓰지 않게 된 게 바로 그런 사정이 있어서였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과거 광진구에 살았던 때 (첫째 아들이) 장애 판정을 받고 마침 둘째가 태어나 육아를 병행해야 했다. 만화를 도저히 그릴 수 없어 스토리 작가를 섭외했다”면서 “그 무렵 ‘침착맨’(웹툰 작가 이말년)과 작업실을 함께 쓴 덕분에 웃을 일이 생겼다. 만화가 김풍과 침착맨은 정말 내게 은인”이라고도 고마움을 전했다. 주호민은 “지인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는 부분은 조심스러웠다. 괜히 심각하게 받아들일까 봐 우려가 됐고, 혹시나 악용되는 경우가 있을까 걱정이 됐다”면서 “오윤아씨를 보고 나도 앞으로 첫째 얘기를 종종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아이들이 보이게 된 것처럼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다 보니 우리 주변에 발달장애 아동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됐다”며 “앞으로 관련 이야기를 만화나 영상으로 천천히 풀어낼 생각”이라고 전했다.“실종이 가장 무섭다” 오윤아의 고백 배우 오윤아는 최근 발달장애 아들과 방송에 출연해 “아픈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서, 많은 사람이 이런 아이들에 대해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오윤아는 자폐가 있는 아이들은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실종이 가장 무섭다고 이야기했다. 오윤아는 “민이를 LA공항에서 잃어버렸을 때 식은 땀이 났다. 싱가포르 여행에서도 행여 아이를 잃어버릴까 긴장을 해 지갑 등 다른 걸 다 잃어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윤아는 “우리도 똑같은 엄마다. 아들을 공개한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에게 내 아들 아프다는 얘기를 내 입으로 계속해야 했다. ‘어디가 아파?’ ‘자폐가 있어서요’라고 말하는 걸 반복해야 했다. 방송을 했는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고, 자폐 있는 엄마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부모님들이 용기가 났다고 말해주시니 그게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 ●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는 사회로’ 시민특별위원회 선언문 내기까지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 ●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美 전 대통령들 왜 콘텐츠 제작자, 초상화가, 소설가로 파격 변신했나

    美 전 대통령들 왜 콘텐츠 제작자, 초상화가, 소설가로 파격 변신했나

    다른 나라 대통령과 총리는 퇴임하면 무엇을 하며 지낼까. 대부분 자기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해 활동하면서 회고록을 집필하고 강연을 하면서 지낸다. 하지만 50~60대 ‘젊은’ 전직 대통령이 늘어나고 이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도 변화해 퇴임 후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는 영화와 TV 등의 콘텐츠 제작자로 직접 나서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추리소설 작가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아마추어 초상화가이자 작가로 활동한다. 글과 강연이라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영화와 TV 프로그램 제작, 팟캐스트 진행 등을 통해 사회 변화와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든 좋은 예술은 정치적이라고 했던 작고한 미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의 말처럼 이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자신들이 지지하는 가치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미셸 새달부터 아동 요리프로 넷플릭스 방영 8년 동안 대통령으로 재임하고도 퇴임할 때 50대 중반이었던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은 부부가 어떤 길을 모색할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바마 부부는 퇴임 1년 4개월 만인 2018년 5월 오바마재단 설립과는 별개로 영상 콘텐츠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를 세우고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업체인 넷플릭스와 자체 제작한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할리우드를 비롯해 문화예술계 인맥이 워낙 탄탄했지만 그래도 직접 제작사를 세운 것은 의외였다. 전직 대통령 부부로서는 가 보지 않은 길이었다. 오바마 부부는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일반 영화와 TV용 어린이 프로그램도 제작했다. 첫 번째 작품은 미국에 진출한 중국 공장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미국 공장’으로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장애인 인권법 제정을 이끈 주디 휴먼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크립캠프: 장애는 없다’와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의 북투어를 다룬 동명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를 제작, 방영했다. 지난 6일 소설가 모신 하미드의 작품 ‘서쪽으로’를 각색한 영화를 비롯해 SF영화 ‘인공위성’, 영국의 에드먼드 힐러리경과 함께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한 네팔인 셰르파 텐징 노르게이를 다룬 영화 ‘텐징’, 다큐멘터리 시리즈 ‘위대한 국립공원’ 등 6개 작품의 제작 계획도 발표했다. 3월 16일부터는 미셸이 인형들과 함께 출연해 세계의 음식과 요리법을 소개하는 아동 요리 프로그램 ‘와플과 모찌’도 넥플릭스를 통해 방영된다.오바마 부부는 이 외에도 2019년 6월 세계 최대 음원스트리밍서비스 스포티파이와도 팟캐스트 독점 제작 계획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부터 미셸 오바마 팟캐스트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지난 22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록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도 시작했다. 오바마 부부는 3년 전 하이어 그라운드 설립을 발표하면서 “스토리텔링은 우리에게 감명을 주고 세상을 다르게 보며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며칠 전 새 콘텐츠 제작 계획을 발표할 때도 “다양한 새로운 시각과 위대한 인물들의 스토리를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수준 높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혐오와 갈등이 아닌 사실과 감동적인 서사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클린턴 두 번째 소설 ‘대통령의 딸’ 6월쯤 발간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이례적으로 모두 추리소설가로 이름을 올린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먼저 2018년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임스 패터슨과 공동으로 추리소설 ‘대통령이 실종되다’를 발표했다. 전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은 오는 10월 테러에 맞서는 국무장관 이야기를 다룬 추리소설 ‘스테이트 오브 테러’를 친구인 캐나다 추리소설 작가 루이즈 페니와 공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들이 지난 23일 전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냈지만 소설은 처음이다. 클린턴의 국무장관으로서의 경험과 거기에서 나온 상상력이 페니의 필력, 플롯과 버무려져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첫 번째 추리소설이 북미에서만 200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는 6월쯤 패터슨과 공동으로 전직 대통령의 딸이 납치되는 상황을 다룬 두 번째 소설 ‘대통령의 딸’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달리 클린턴 전 장관은 딸 첼시와 함께 지난해 12월 콘텐츠 제작사 ‘히든라이트’를 설립하고 애플TV플러스와 프로그램 제작 및 공급 계획을 체결했다. 클린턴 모녀는 2년 전 같이 펴낸 책 ‘용감한 여성들’을 애플TV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제작할 예정이다. 이들은 “그동안 관심 밖에 있었지만 세상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해 여성과 소수자들의 스토리를 다룬 다큐와 영화, TV 프로그램을 제작할 계획임을 밝혔다. 히든라이트에는 영국의 버진그룹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의 아들이자 배우 겸 제작자인 샘 브랜슨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후 아마추어 초상화가 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 직접 그린 퇴역군인들의 초상화와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미술책을 낸 데 이어 지난해 3월 이민자 43명의 초상화와 그들의 삶을 에세이로 쓴 두 번째 책 ‘많은 이민자 중 한 명, 미 이민자들의 초상화’를 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하고도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 이민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책 서문에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부시 대통령센터에서 초상화 전시회도 개최했다. 2019년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에 맞춰 방한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재임 기간 만났던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초상화도 그리고 있다. 회고록 이외에 2014년에는 부친이자 제41대 대통령인 조지 H W 부시의 자서전을 직접 썼다. 초상화와 책을 통해 미국의 주요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단임에 그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년 뒤 재출마 계획을 접지 않고 있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을 두 번이나 당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남겼지만 단단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키워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8일 보수정치행동회의 행사 연설 예정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8일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미국 보수진영의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트럼프가 이 자리에서 자신이 ‘사실상 공화당 2024년 대선 후보’라고 선언하고 정말 다시 출마할지는 알 수 없지만, 내년 중간선거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들을 대거 의회에 보내는 식으로 공화당 내 영향력을 유지해 나가려 할 것으로 미 정치전문가들은 본다. 트위터 계정이 영구정지돼 지지층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지만,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접 소통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폭스뉴스에 배신감을 느꼈던 트럼프가 퇴임 후 직접 언론 매체를 인수해 운영할 가능성이 한때 제기됐던 이유다. 콘텐츠와 이를 확산하는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직접 TV 리얼리티쇼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는 트럼프가 오바마나 클린턴처럼 콘텐츠 제작 쪽에도 관심을 가질지 주목된다. 콘텐츠 제작자로 변신한 미국 전직 대통령과 부인의 사례는 퇴임을 앞둔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도 선례가 될 수 있다. 오는 9월 17년 만에 물러나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대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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