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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경의선 숲길 유감/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시론] 경의선 숲길 유감/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철길을 숲길로 탈바꿈한 사례들이 여러 도시에서 들린다. 작은 도시개발사업의 하나로만 치부하기엔 적잖은 감동을 주는 경우가 많다. 소음·진동으로 생활이 불편하고 동네가 단절돼 쇠락을 거듭하던 곳에서 주원인이었던 철길이 사라졌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진정한 감동은 녹슨 철길이 스토리가 있는 생명의 숲길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는 공간 재생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치열한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파괴된 지형을 복원하고, 장소의 역사를 보전하며 녹지축을 연결하고 숲길 관리의 주체를 정해 가는 과정들. 이런 과정 전체가 바로 재생된 숲길의 스토리다. 이는 토건 개발에 매몰된 도시를 사람 중심 도시로 전환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서울의 경의선 숲길, 용산 문화체육센터부터 마포 가좌역까지 6.3㎞ 구간은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태어났다. 다른 점이 있다면 철로를 없애는 대신 지하로 내린 점이다. 2005년 지하화를 시작한 경의선 상부 유휴 부지를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제공받아 서울시가 457억원을 들여 10만 2008㎡의 선형 녹지이자 시민 휴식 공간으로 꾸민 곳이 경의선 숲길이다. 2009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2016년 5월 완료된 숲길은 3단계에 걸친 모든 구간에서 설계와 시공, 이후 관리까지 시민 참여가 바탕이 됐다. 도심부 고유의 지형지세를 살리고 자연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옛 도시 조직과 역사문화 자원을 최대한 보존·복원하며 조화로운 경관을 창출하도록 노력했다. ‘2015년 서울시 10대 뉴스’ 중 2위에 선정될 만큼 경의선 숲길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와 만족도는 높다. 이렇게 태어난 경의선 숲길이지만 유감스럽게도 개발주의 시대의 그림자는 여전히 아른대고 있다. 경의선 가좌역부터 효창공원앞역까지 6.3㎞ 전 구간이 하나로 이어진 선형공원을 이루지 못한 점이 그러하다. 이는 1차적으로 숲길을 가로지르는 크고 작은 도로의 탓이 크다. 도로로 인해 숲길이 이곳저곳이 끊기는 바람에 조금만 걷다 보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거나 다른 길로 우회해야 한다. 이는 선형 녹지의 단절은 물론 이용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에도 적잖은 문제를 남겼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철도역사와 판매시설, 호텔, 컨벤션시설 등이 들어간 복합역사로 인해 선형공원이 중간중간에 크게 끊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는 나무 숲 대신 빌딩 숲이 일정 간격으로 숲길을 채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덕역 일대에서는 이미 큰 면적의 빌딩 숲이 자연 숲을 대체하고 있다. 2010년 무상임대 협약 체결 전에 부지 사용 계약이 체결된 공덕역 구간은 대규모 복합역사 개발이 일찌감치 끝났다. 이어 공덕역의 마포대로 건너편 부지에도 12층 1개동, 8층 1개동의 대규모 개발이 예정돼 있다. 서쪽으로 이동해도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홍대입구역은 복합역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서강대역도 비슷한 개발이 준비 단계에 있다. 계획안을 들여다보면 서강대역 부지에는 15층 1개동, 14층 2개동이 나란히 들어설 예정이다. 2개 동은 오피스텔이어서 당초 복합역사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이렇게 선형공원 중간에 들어선 대형 건축물들은 구조물 자체로도 위압감을 줄 뿐만 아니라, 공원·녹지 축의 단절로 인해 시민들의 공원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고, 심각한 경관 부조화를 만들어 낸다. 더불어 주변 개발 수요를 자극해 대형 건축물들이 무분별하게 숲길을 따라 들어서는 빌미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된다면 선형공원의 물리적 공간 단절을 넘어 숲길 전체의 경관적 가치, 생태문화적 기능, 녹지 공간을 활용할 시민 권리가 심각히 훼손되는 상황이 닥칠 우려가 높다. 결국 철길을 숲길로 재생시키는 의미 자체가 실종되는 꼴이 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업성 위주로 고려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무리한 민간 투자 사업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정된 국가 재정 속에서 철도 건설 사업의 재원 마련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힘들여 재생한 생명 공간을 도로 개발주의 시대로 퇴행하듯 반생명적 공간으로 후퇴시키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경의선 숲길은 그동안 철길로 인해 100년 가까이 고통을 겪은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보상하되 사람 중심 도시로 재생시키는 방향으로 만들어야 한다.
  • 제주 해상서 어선 침몰 9명 구조 1명 실종

    제주 해상에서 어선이 침몰해 9명이 구조되고 1명이 실종됐다. 20일 오후 1시 30분쯤 제주시 북동쪽 40㎞ 부근 해상에서 부산선적 근해대형선망 어선인 K(278t·승선원 10명)호가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수색에 동원된 통발어선(79t)이 이들 선원 중 8명을 발견 구조했다. 이들 선원 8명은 당시 자체 보유한 구명보트에 타 바다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 해상에서 선원 1명을 구조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 치료 중이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어선의 진행 방향을 조종하는 타기가 고장 나 침몰했다고 신고가 들어왔으나 배가 완전히 침몰한 사고 원인에 대해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진도개 철마, 토종견 첫 인명구조 적합성 통과

    진도개 철마, 토종견 첫 인명구조 적합성 통과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돗개가 국내 토종견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인명구조견 적합성 시험에 합격했다. 전남 진도군은 최근 대구에서 국제인명구조견협회(IRO) 주최로 열린 ‘국제인명구조견 인증시험’에서 군이 소유한 진돗개 ‘철마’가 적합성 시험에 합격했다고 20일 밝혔다. 철마는 복종과 장애물 극복 능력을 보는 종합전술,제한 시간 내 2명의 실종자를 찾는 산악수색 등 2개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하는 개는 중앙119 소속 30여 마리 등 총 40여 마리다. 철마는 앞서 지난해 11월 이번 시험 응시 자격시험인 동반견(BH)인증시험에서 국내 토종견 사상 처음으로 합격한 바 있다. 진도 철마산에서 이름을 따온 철마는 생후 13개월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님은 내 친구’…교황과 어깨동무 셀카 찍는 소년

    ‘교황님은 내 친구’…교황과 어깨동무 셀카 찍는 소년

    한 10대 소년이 교황의 어깨에 스마트폰을 두르고 셀카를 촬영하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에 올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이탈리아 로마 산타마리아 교회에서 촬영된 프란치스코 교황과 몇몇 청소년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도했다. 이날 마이크 앞에 연설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함께 셀카를 찍고 싶어하는 간 큰 10대 청소년들의 기습(?)을 받았다. 특히 한 소년은 교황의 어깨까지 두르고 대담하게 셀카를 찍었을 정도. 처음에는 다소 당황하던 교황도 이내 앞을 가리고 있던 마이크까지 치우고 소년들과 함께 웃으며 셀카를 촬영했다. 사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간 청소년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셀카를 촬영해 관심을 모았었다. 언론들은 이같은 교황의 행보에 세상의 낮은 곳으로 임하는 소통방식이라고 입을 모은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틀 전 교황은 로마3 대학을 찾아 가족들과의 식사 시간에는 휴대전화를 치우라고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식탁에 앉아 있을 때 휴대전화로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전쟁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면서 “마주보고 하는 대화의 실종은 사회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사진=AP 연합뉴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목포경찰, 20대 여자 승객 살해하고 시신 유기한 50대 택시기사 검거

    술에 취한 여승객을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50대 택시기사가 범행 하루 만에 경찰에게 붙잡혔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18일 오전 3시쯤 목포시 하당동 노상에서 택시를 탄 A(26)씨가 술에 취해 잠들자 20분 거리에 있는 공터로 차를 몰고 가 승객의 스타킹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강모(56)씨를 19일 긴급체포했다. 강씨는 택시를 탄 A씨가 목포시 하당 집 앞에 도착했는데도 술에 취해 깨어나지 않자 허허벌판인 대양공단 공터로 데리고 가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이런 짓을 저질렀다. 강씨는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이곳에 시신을 버려두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집에 가고 있다며 연락이 왔는데도 귀가하지 않자 가족들은 같은 날 오후 10시쯤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A씨 집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 택시를 특정하고 운행 중인 강씨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범행 경위를 조사한 후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도봉순’ 박형식X지수, 브로맨스? 의심 가는 사진들 ‘박보영도 깜짝’

    ‘도봉순’ 박형식X지수, 브로맨스? 의심 가는 사진들 ‘박보영도 깜짝’

    ‘도봉순’ 박형식X지수 브로맨스가 여심 저격에 나선다. 오는 24일 밤 11시 첫 방송되는 JTBC 새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 제작 JS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측은 19일 박보영, 박형식, 지수의 예측불허 묘한 삼각관계를 엿볼 수 있는 스틸컷을 공개해 본방 사수의 유혹을 더하고 있다. 첫 방송에 앞서 ‘도봉순 커밍순’ 0회 스페셜 방송을 통해 최강 꿀케미를 자랑하며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린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 분)이 세상 어디에도 본 적 없는 똘끼충만한 게임업체 CEO 안민혁(박형식 분)과 정의감에 불타는 신참형사 인국두(지수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힘겨루기 로맨스를 그린다. 극중 박보영은 뭐 하나만 잘못 만지면 부서지고 으스러지는 괴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순수 괴력녀’ 도봉순을, 박형식은 여심(女心)을 넘어 남심(男心)까지 흔드는 ‘치명적인 매력남’이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똘끼 충만한 게임 업체 ‘아인소프트’의 젊은 CEO인 안민혁 역을, 지수는 도봉순의 오랜 짝사랑인 열혈 신참 형사이자 불의 앞에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갑을 채워버리는 ‘츤데레 박력남’ 인국두 역을 맡았다. 오랜 짝사랑인 인국두를 가슴에 품고 운명적 로맨스를 꿈꾸던 도봉순은 뜻하지 않는 사건에 휘말려 안민혁의 개인 경호원으로 취업하게 되면서 두 사람과 묘한 삼각 로맨스를 형성하게 된다. 그 가운데 박형식과 지수의 의미심장한 스틸이 공개돼 궁금증을 자아낸다. 공개된 사진에는 지수에게 윙크를 날리는 박형식의 모습이 담겨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잠든 지수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는 박형식의 꿀 떨어지는 달달한 눈빛은 두 사람의 관계에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또 다른 사진 속에는 술에 취한 듯 두 사람은 깍지손을 끼고 이마를 맞댄 채 ‘음주 댄스’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런 두 남자의 야릇한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박보영은 놀란 토끼 눈을 한 채 경악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자신의 오랜 짝사랑 ‘남사친’ 국두에게 의문의 추파를 던지는 똘기 충만한 안민혁에 질투를 폭발시키는 박보영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공개된 사진은 인국두가 도봉동 여성 연쇄 실종사건의 목격자가 된 봉순이 걱정스러워 안민혁의 집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중 하나로, 세 사람의 묘한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똘끼 충만하지만 치명적 매력을 소유한 안민혁은 각종 찌라시에 게이라는 등의 각종 루머를 휩쓸고 다니는 ‘이슈메이커’ . 그런 안민혁이 도봉순의 짝사랑남 인국두에게 추파(?)를 던지면서 도봉순을 골탕먹이며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여기에 달라도 너무 다른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의문의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으로 기대감을 더한다. 이처럼 박형식 지수의 美친 브로맨스가 예고된 가운데 ‘순수 괴력녀’ 박보영이 똘기 충만한 ‘치명적 매력남’ 박형식과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츤데레 박력남’ 지수 사이에서 어떤 로맨스를 펼쳐나갈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증폭된다. 한편, ‘힘쎈여자 도봉순’은 ‘미안하다, 사랑한다’, ‘나쁜 남자’, ‘욱씨남정기’ 등의 작품을 통해 감각적 연출력으로 사랑받는 이형민 PD와 ‘사랑하는 은동아’를 통해 감정선을 진하게 담아낸 감성적 필력을 인정받은 백미경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2년 만에 복귀하는 박보영과 대세 ‘핫’배우 박형식, 지수를 비롯해 심혜진, 유재명, 임원희, 김원해, 김민교 등 막강 꿀조합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힘쎈여자 도봉순’은 오는 24일(금) 밤 11시에 JTBC에서 방송 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공현의 공론장] 헌법상 경제질서와 경제민주화 논란

    [이공현의 공론장] 헌법상 경제질서와 경제민주화 논란

    대통령 선거를 앞두었기 때문인지 요즘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다. 직업의 유무, 소득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하자는 기본소득제가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또한 2월 임시국회에서는 상법, 공정거래법과 같이 대기업 지배 구조를 투명하게 만들려는 법안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여기에 개헌 논의 과정에서 경제민주화 조항까지 새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우리 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제2항은 국가는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재계는 상반된 가치가 공존하는 이 조항 탓에 경제는 자유의 욕구와 평등의 압력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었고, 규제개혁은 사라진 채 시장경제를 뒷받침할 경제적 자유만 실종됐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경쟁과 자유에 바탕을 두고 성장하려면 경제민주화 조항을 제거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유와 창의는 어느 때보다도 큰 의미를 갖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경제민주화는 자유와 창의 다음에 나오는 개념으로 시장 실패에 대비한 보조적 장치라는 것이다. 한편 경제민주화 조항을 명문화했다고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경제민주화란 재벌 기업을 지나치게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느 특정 경제 세력이 나라를 지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양극화로 경제·사회적 긴장이 고조되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근본적으로 위협받거나 흔들릴 우려가 커질 때 정부가 그 붕괴를 막기 위해 원용할 수 있는 비상 안전장치를 염두에 둔 것이다. 시장경제는 경쟁을 전제로 하는 데 비해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전제로 한다. 시장경제의 효율을 극대화하되 시장경제가 지속하여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하여는 경제민주화 조항이 함께 작동되지 않으면 안 된다.’ 원래 민주주의란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다수결에 따라 국가 의사가 결정되는 제도다. 정치의 영역에서 개인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정치적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를 포함한 나머지 영역에서는 다수결이나 평등의 원칙이 적용될 수 없고, 오히려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에 기초해 질서가 형성된다. 가정이나 인간 관계에서 모든 문제를 다수결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서 경제민주화라는 개념은 불명확하고 다의적 해석이 가능해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구체적인 경제정책적 목표와 과제에 대한 상위 개념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그러나 이렇게 보충적으로만 효력을 가진다면 구태여 현행 헌법에서 일부러 경제민주화 조항을 명시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경제 문제가 근대 헌법에 나타난 역사와 배경은 경제적 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 헌법에서도 경제에 관한 규정은 헌법 전문에서부터 제9장 사이에서 널리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전문에서 경제 활동의 자유와 기회의 균등을 선언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 기본권 규정은 경제질서의 형성에 개인과 사회의 자율적인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아울러 경제에 관한 제9장에서는 국가가 기본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며 적극적인 경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균형 있는 경제의 성장과 안정, 적정한 소득의 분배,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의 방지, 그리고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마련해 놓았다. 국가가 경제 정책을 통해 달성해야 할 공익을 열거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경제 영역에서 정의로운 사회질서를 형성하고자 국가가 경제민주화의 이념에 따라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위를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제민주화 조항은 우리나라에서 단순한 사회정책적 목표나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시장경제질서와 함께 특정 정책의 헌법 위반 여부를 심판하는 데 주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국가 정책들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해 본다.
  • [포토] 강렬한 하의 실종 패션

    [포토] 강렬한 하의 실종 패션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에드윙 디 안젤로(Edwing D’angelo)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국회의원의 교양과 품격/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국회의원의 교양과 품격/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대 그리스의 데메트리오스(BC 350~?)는 모의 변론을 창안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학생들을 뛰어난 연설가로 만들기 위해 가상의 민회 연설이나 법정 변론의 소재를 만들어 연설 능력을 연마시켰던 것 같다. 로마의 수사학자 쿠인틸리아누스(35?~95?)는 그리스 소피스트들의 교수법을 한층 발전시켜 로마 청년들에게 보다 체계적인 모의 연설 지도법을 만들었다. 장차 원로원 의원이나 공직자 또는 변호사가 되려는 야망을 품은 로마의 청년들은 누구나 연설술을 익히려 했다. 쿠인틸리아누스는 역저 ‘연설가 교육’에서 당시 로마의 잘못된 연설가들의 사례를 경계하면서 올바른 연설의 형식과 방법을 설계했다. 먼저 그는 어떤 연설이든 설득력을 갖기 위해 연설가에게 첫 번째로 요구되는 덕목으로 교양과 품격을 갖출 것을 제시했다. 교양이 없는 화자(話者)는 폭언을 노골적으로 빈번하게 터뜨린다는 것이다. 이들은 ‘폭언은 자유를, 조잡은 강력함을, 과대는 풍부함’이라 오판한다. 또 체계적인 심문과 논증을 피하고 ‘천한 즐거움이나, 청중의 귀에 듣기 좋은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교양 있는 언사는 찾아보기 힘들고 논리는 실종되고 무례함만 넘친다. 쿠인틸리아누스는 “교양 없는 화자가 강력하다 함은 차라리 폭력”이라고 단언한다. 그의 관점으로 본다면 요즘 탄핵 정국의 국회는 한마디로 교양 없는 국회의원들이 합법적으로 벌이는 ‘폭력’의 마당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들은 국무위원이나 반대 의견을 가진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하는 일을 예사로 한다. 또 저급한 어휘와 논리 비약, 과장과 단정, 낙인과 억지 주장을 폭포수처럼 쏟아낸다. 후안무치(厚顔無恥)다. 국무위원들과의 질의답변 내용과 행태를 보면 그 오만함에 기가 찰 정도다. 편향과 오류가 가득한 질문을 소나기처럼 퍼붓곤 정작 답변은 가로막는다. 답변을 통해 자신의 무지와 오류가 드러날 것이 두렵기 때문이리라. 실은 검증되지 않은 자신의 주장만 속기록에 남기길 바라는 모양이다. 국회의원들의 이런 저열한 레토릭은 관행이 된 지 오래다. 심각한 고질병이다. 대리인 이론에 의하면 질의하는 의원이나 답변하는 장관은 모두 동등한 국민의 공복이다. 국정의 집행자이든 감시자이든 모두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지 마시길. 학식과 교양, 품격이 넘치는 지성들의 불꽃 튀는 대결, 몰상식한 선동적 연설 대신 치밀한 논리와 증거에 따라 설득력 있게 연설하는 국회의원들이 넘치는 국회의 모습을 우리는 언제 볼 수 있을까.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은 의분에 앞서 학식을 쌓고 교양 있는 화법과 논리적 설득의 기술부터 배웠으면 좋겠다.
  • 대로 주행하던 차량과 충돌한 말, 과연…

    대로 주행하던 차량과 충돌한 말, 과연…

    중국에서 특이한 교통사고가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28일 중국 장쑤성 난퉁시의 도로에서 말과 주행 중인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28일 오후. 중국 난퉁시의 한 왕복 6차선 도로로 등장한 말의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말에는 한 남성이 타고 있었고 말은 도로를 가로질러 질주했다. 갑자기 도로로 침입한 말에 마주 오던 차량이 속도를 줄이며 말을 피해보려하지만 말은 차량과 충돌했다. 보닛과 충돌과 말과 남성이 공중에 뜬 다음, 도로에 그대로 꼬꾸라졌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말은 사고 직후 실종되었으며 남성은 타박상을 비롯해 치아와 팔이 부러진 부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교통경찰관 왕 진(Wang Jin)은 “9년간 교통경찰로 일해 왔지만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적은 본 적이 없었다”며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말이 사라지고 없는 상태였으며 부상 입은 남성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말 주인은 유씨 성을 가진 남성으로 가까운 목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통제력을 잃은 그의 말이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말과 충돌한 차량은 보닛과 앞유리, 사이드 미러 등이 파손됐으며 운전자의 부상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영상= peoples Daily China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하트 문양 가진 고양이, 밸런타인데이 맞아 ‘사랑 찾다’

    가슴에 하트(♥) 문양을 가진 떠돌이 고양이 한 마리가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새로운 집에 들어간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켄트주(州) 로체스터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에서 발견됐던 이 ‘하트 문양’ 고양이는 이제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산다. 부동산 직원들이 임시로 ‘토미 터커’라는 이름을 붙여줬던 이 작은 고양이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크게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를 불쌍히 생각한 한 직원이 먹이를 주자 고양이는 다음 날부터 매일 먹이를 얻어먹으러 찾아왔다고 한다. 이렇게 고양이의 신뢰를 얻은 부동산 측 직원들은 켄트주에 있는 반려동물 실종방지 단체 ‘애니멀 로스트 앤드 파운드’에 연락해 고양이의 몸에 반려동물 인식용 마이크로칩이 있는지 검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양이에게는 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고양이는 켄트주의 동물보호단체 ‘애님-메이츠’(Anim-Mates)의 임시 보호소에 머물게 됐다. 지금까지 이 고양이를 돌봐온 자원봉사자 바비 바지와는 “우리가 고양이를 보살핀 지 일주일이 지난 뒤에서야 그는 건강을 회복했고 몸무게도 정상으로 늘었다”면서 “그는 매우 다정하고 온순해 반려동물로서 완벽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생후 6개월 정도 됐으며 껴안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그는 멈추지 않고 갸르릉거리는 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떠돌이 고양이가 발견되면 원래 소유주가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 최소 1개월 동안 임시 거처에서 보호를 받지만 해당 고양이의 경우 모든 시도가 실패로 끝나 새로운 가정에 입양을 가게 된 것이다. 이제 이 고양이는 새로운 가족에게 새로운 이름을 받고 다른 평범한 집고양이처럼 행복하게 살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뉴스 데이’, ‘사일런스’, ‘러빙’…실화 영화들이 온다!

    ‘아뉴스 데이’, ‘사일런스’, ‘러빙’…실화 영화들이 온다!

    “임신한 일곱 명의 수녀들 이야기”…‘아뉴스 데이’“종교 역사를 뒤흔든 충격실화!”…‘사일런스’“오직 사랑으로 세상을 바꾼 위대한 러브 스토리”…‘러빙’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주목받고 있다. 임신한 일곱 명의 수녀 이야기를 그린 ‘아뉴스 데이’를 비롯해 ‘사일런스’와 ‘러빙’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3월 개봉을 앞둔 ‘아뉴스 데이’는 1945년 폴란드의 한 수녀원을 배경으로 임신한 수녀들이 희망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 의사의 노트에서 70년 만에 발견된 감동 실화를 기반으로 ‘코코 샤넬’과 ‘투 마더스’를 통해 섬세하고 우아한 연출력을 선보인 안느 퐁텐 감독의 연출작이다. 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일런스’는 17세기, 실종된 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천주교 박해가 심각한 일본으로 떠난 2명의 선교사 이야기를 그렸다. 명망 높은 페레이라 신부가 배교한 실제 이야기에서 출발한 엔도 슈사쿠 소설 ‘침묵’이 원작이다. 앤드류 가필드, 아담 드라이버, 리암 니슨 등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가 기대를 모은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러빙’은 타 인종간의 결혼이 불법이었던 1958년, 버지니아주(州)에서 추방된 한 부부가 세상에 맞서는 10여 년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테이크 쉘터’, ‘머드’, ‘미드나잇 스페셜’ 등의 작품으로 신념을 지키는 주인공들을 그려 깊은 울림을 전했던 제프 니콜스 감독이 다시 사랑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이렇게 실화를 다룬 영화 세 편이 개봉을 앞둔 가운데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6초마다 팔린 베스트셀러 원작 ‘걸 온 더 트레인’ 티저 예고편

    6초마다 팔린 베스트셀러 원작 ‘걸 온 더 트레인’ 티저 예고편

    미스터리 스릴러 ‘걸 온 더 트레인’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톰과의 이혼으로 알코올 의존자가 된 레이첼(에밀리 블런트)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통근 열차에 앉아 창밖 풍경을 보는 게 낙이다. 그런 그녀의 눈에 매건 부부가 들어온다. 어느 날 메건(헤일리 베넷)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녀의 남편 스콧이 용의자 선상에 오른다. 하지만 톰의 새로운 부인 애나는 사건 용의자로 레이첼을 지목한다. 이렇게 영화는 알코올 의존자 레이첼이 실종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와 용의자로 지목되며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예고편은 “완벽한 커플이었어요”라는 레이첼의 대사에 이어 관찰자 시점으로 사랑을 나누는 메건 부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유일한 목격자인가’, ‘유일한 용의자인가’라는 두 개의 질문과 함께 창밖을 주시하는 레이첼의 표정은 사건의 진실에 대해 궁금케 한다. 특히 누군가에게서 도망치는 메건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걸 온 더 트레인’은 전미 대륙에서 6초마다 팔린 ‘폴라 호킨스’의 베스트셀러 ‘더 걸 온 더 트레인’이 원작이다. 주연을 맡은 에밀리 블런트는 제70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극찬을 받았다. 영화는 오는 3월 개봉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5년 전 사라진 캐나다男, 아마존 정글서 발견

    지난 2012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남자가 5년 후 브라질 아마존 정글 지역에서 발견돼 화제에 올랐다. 최근 캐나다 CBC방송 등 북미언론은 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안톤 필리파(39)의 믿기 힘든 여행기를 전했다. 그가 집을 훌쩍 떠난 것은 지난 2012년 초. 정신병력이 있는 안톤은 마치 동네 마실을 다녀올 듯한 복장으로 돈도, 옷도, 신분증도 집에 둔 채 홀연히 사라졌다. 이에 가족이 실종자 전단까지 뿌리며 안톤을 찾아 나섰으나 그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렇게 5년 세월이 흐른 지난해 연말. 안톤의 가족은 무려 1만 km나 떨어진 브라질 아마존 정글 지역의 경찰서에서 그를 찾았다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이에 안톤의 동생 스테판은 곧장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로 날아가 죽은 줄 알았던 형을 기적적으로 만났다. 그렇다면 돈도 여권도 없는 그는 어떻게 남미까지 갈 수 있었을까? 사연은 이렇다. 안톤은 5년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국립도서관을 가겠다는 일념으로 옷과 신발도 제대로 갖춰 입지 않고 집을 나섰다. 물론 그의 수중에 여권과 돈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 이렇게 남쪽으로 걷거나 혹은 차를 얻어타고 그는 미국을 거쳐 멕시코,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파나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을 통과했다. 여행 과정에서 그는 과일을 따먹거나 구걸하며 배를 채웠고, 옷가지는 쓰레기통에서, 중간중간 마음씨 좋은 주민들의 도움을 얻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걸어걸어 안톤은 실제로 목적지인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도서관에 도착했다. 그러나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절당해 다시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고행길에 올랐다. 안톤이 가족을 찾게 된 계기는 캐나다계 브라질 경찰의 도움 덕이었다. 순찰 중 아마존 정글 인근 도로를 정처없이 걷고 있는 거지꼴의 안톤을 우연히 발견한 것. 수소문에 나선 경찰은 멀리 캐나다에 그의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 연락한 것이다.     스테판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쯤 안톤을 찾았다는 전화를 받기 전까지 사실 어디선가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야수와 독사, 독거미 등이 우글거리는 아마존 800km를 무사히 걸어서 통과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오랜만에 동생을 본 안톤은 담담한 표정이다. 안톤은 "여행 중 나쁜 사람도 만났지만 대부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삶은 단순하고 많은 소유물이 필요없다는 것을 여행 중 깨달았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실종신고 아이 찾고보니 “저 포켓몬 3마리 잡았어요”

    실종신고 아이 찾고보니 “저 포켓몬 3마리 잡았어요”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 열풍이 무단침입 등 각종 부작용을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 게임 때문에 아이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일이 벌어졌다. 포켓몬고를 하다가 길에서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는 실종 신고 10여분만에 경찰에 발견됐다.6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 20분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터미널 인근에서 빨간 점퍼에 핑크색 신발을 신고 있는 A(7)양을 잃어버렸다는 한 30대 여성의 다급한 신고전화가 112에 접수됐다. 현장으로 출동한 강서지구대 경찰들은 순찰차를 타고 신고장소 주변을 수색하던 중 신고내용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아이를 발견했다. 순찰차에서 내린 경찰들은 가경터미널시장 골목으로 걸어 들어가는 아이의 뒤를 따라갔다. 경찰의 예상대로 이 아이는 A양이었다. A양이 발견된 지점은 신고지역과 400여m 떨어진 곳이다. 발견 당시 A양은 ‘포켓몬고’를 하고 있었고 경찰에게 “저 포켓몬 3마리 잡았어요”라며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현장에 출동했던 김도형(28) 순경은 “신고장소가 포켓몬고 출몰지역이라 혹시 포켓몬고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이를 찾아보니 포켓몬고를 하고 있었다”며 “포켓몬고 때문에 교통사고 등이 우려돼 주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강남 재건축 불패?…길 하나에 수억 差, 옥석 가려야 할 때

    강남 재건축 불패?…길 하나에 수억 差, 옥석 가려야 할 때

    “일단 한양아파트 1·2차가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니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많아요. 하지만 아직 투자하겠다고 본격적으로 나서는 사람은 없어요.”(서울 강남구 압구정 A부동산)서울 강남권 노후 아파트들의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3 부동산 대책 이후 한풀 꺾였다지만, 그래도 강남권이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대형 우량주)인 것은 변하지 않아서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올해 강남권에서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4개 구에서 나오는 분양물량은 1만 8281가구다. 이는 지난해 1만 6023가구보다 2200여 가구 많은 것이다. 하지만 강남 4구는 11·3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조정지역으로 분류돼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고, 1순위 청약 자격도 세대주와 1주택 이하 보유자 등으로 까다로워졌다. 더이상 ‘묻지마 투자’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압구정 한양 1억대 오를 때 옆단지 현대 7억 올라 특히 일반 분양물량이 6600여 가구에 이르고,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이제 블루칩인 강남 재건축 투자에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사람들이 부르기 좋아 강남재건축이라고 묶어서 이야기하지만, 실제 강남과 서초, 송파, 강동은 각각 수요층이 많이 다르다”면서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중학교 배정 하나를 두고 수요가 갈리는 곳이 강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같은 압구정동에서도 입지에 따라 가격 움직임이 다르다. 압구정 한양 1·2차 아파트는 지난달 소유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추진위 구성을 시작했다. 1977년 12월에 입주한 한양 1차(936가구)와 1978년 9월 입주한 2차(296가구)는 모두 지은 지 40년이 지났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이 진행된다고 하면 보통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는데, 경기 때문인지 아직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구현대 1·2차와 신현대아파트가 각각 1년 사이에 최고 7억원씩 상승했다. 반면 한양 1·2차 아파트는 최고 1억 85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 어떻게 수요층이 차이가 날까. 지난해 강남 3구의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 가격은 3684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전 평균 분양가 최고치는 2007년의 3108만원이었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3.3㎡당 4225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가 3916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송파구는 2401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평균 분양가격을 봐도 강남·서초는 부유층이, 송파는 중산층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기본적으로 자산가와 기업인들의 수요가 많다. 부동산 관계자는 “테헤란로를 기준으로 북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재산을 물려받은 자산가들이 많이 산다. 반면 대치동과 도곡동에는 의사·교수·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대기업 임원들이 많이 산다”면서 “청담동이나 압구정동에 비해 대치동과 도곡동 주변에는 입시학원들이 많고 부모들의 교육열이 뜨거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개포동이나 일원동, 대치동 등은 분양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크고, 재건축 이후 다른 지역에 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반면 압구정이나 청담동은 주민들이 그대로 살려고 하는 경향이 크다”고 전했다. 강남구에선 오는 6월 개포동 개포시영 아파트 2296가구(일반분양 220가구)가 분양을 진행한다. 또 대치동 대치1지구, 청담동 청담 삼익 재건축 아파트가 나란히 10월과 11월에 분양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매입해 재건축을 진행하는 개포 주공8단지도 11월 분양 계획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 물량이 개포와 일원 등이어서 분양가격이 서초구보다 낮았지만,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압구정이나 청담동 아파트 재건축 분양가는 훨씬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초구도 자산가가 많지만 강남구에 비해 대기업 임원과 고위 공직자, 교수 등 전문직의 비율이 더 높다고 알려졌다. 대기업에 다니는 최모(47)씨는 “반포 재건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학군에 대한 관심이 더 큰 편”이라면서 “아무래도 부모들이 전문직이 많다 보니, 자녀들에게 큰 재산을 물려주는 데 한계가 있어 공부를 많이 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최근 분위기를 보면 결혼하면서 용산이나 마포 등으로 분가해서 나갔던 30~40대들이 반포 재건축 아파트 분양시장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는 이제 3.3㎡당 5000만원이 넘으면서 강남 아파트들과 가격도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에서는 서초동 서초우성1단지, 반포동 삼호가든맨션3차, 잠원동 신반포6차 아파트 등이 올해 분양을 진행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광화문 등이 리모델링되면서 강남과 도심 접근성이 모두 좋은 반포와 잠원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면서 “내년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가 부활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려고 속도를 내는 곳들이 많다”고 전했다.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중산층 수요가 두껍다는 평가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강북 지역 중산층들이 자녀들 교육문제 때문에 강남권으로 이사를 고민할 때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곳이 잠실”이라면서 “서초와 강남에서 이사 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삼성역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리모델링하는 동남권국제업무지구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근 우성 1·2·3차와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등도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진주아파트(2870가구)와 미성·크로바아파트(1878가구)가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올 4월에는 거여 2-2구역(1199가구)이 재개발을 통해 분양을 진행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 경제의 중심축이 테헤란로에서 영동대로 쪽으로 움직이면서 잠실도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면서 “제2롯데월드타워와 현대차 GBC빌딩 사이 주택에 대한 수요층이 한층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진척된 곳 투자를” 일각에서는 입지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재건축 사업의 속도가 더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재건축 사업은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재 서울에서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178곳 중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곳은 51곳이다. 만약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하면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로 인해 1인당 3000만원 이상의 수익에 대해 최대 50%의 세금을 내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대한 투자는 현재 사업시행 인가 단계 이상 진척된 곳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도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브라질·伊, 정치 위기에 경제 추락… 日, 고령화 직격탄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브라질·伊, 정치 위기에 경제 추락… 日, 고령화 직격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했다. 영국은 ‘하드 브렉시트’(완전한 유럽연합 탈퇴)를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탄핵 정국에 시계(視界) 제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 등 재벌 기업에 대한 반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경제위기 탈출에서 실패했다는 평가가 더 많은 브라질, 이탈리아, 일본 3국과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독일, 스웨덴, 덴마크 3국 사례를 통해 우리 경제의 해법과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세 차례에 나눠 짚어 본다.■브라질, 정권 부정부패가 고강도 경제개혁 ‘발목’ “호세프를 감옥에 처넣어라!” 지난해 3월 브라질의 400여개 도시에서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부패 의혹에 휘말려 5개월 뒤인 8월 31일(현지시간) 탄핵당했다. 재정 적자를 숨기기 위해 정부의 회계장부를 조작한 게 화근이었다. 결정적으로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뇌물 스캔들에 대한 검찰의 정경유착 수사가 호세프 측근들을 겨냥하면서 민심은 돌아섰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12월. 호세프를 몰아낸 미셰우 테메르 정권이 이번엔 역으로 탄핵 심판대에 서게 됐다. 테메르 정부마저 부정부패 연루로 연일 탄핵 시위가 벌어지는 등 정치 위기에 몰리면서 고강도 긴축을 기조로 한 경제개혁은 암초를 만났다. 브라질 경제는 호세프가 재선한 2014년 0%대 성장(0.1%)을 하더니 2015년에는 마이너스(-3.8%)로 추락했다. 지난해에도 -3.3%로 전망된다.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인플레이션은 9% 수준이고 2016년 7월 기준 실업률은 11.6%에 달한다. 하상섭 한국외대 중남미연구소 연구교수는 “룰라(전 대통령)의 사회복지 정책이 재정 악화로 축소되면서 시민적 저항을 맞았고 여기에 원자재가격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정치와 경제가 함께 쓰러졌다”면서 “정치상황 말고도 늘어나는 나랏빚, 증가하는 실업률, 급증하는 가계부채 등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리더십 실종·법치 후퇴에 경기회복 ‘감감’ 이탈리아도 정치가 경제 발목을 잡은 대표적인 나라다. 이탈리아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심각한 ‘이탈리아병’을 앓아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의 연이은 폭탄으로 2000년대 들어서도 경제는 1% 안팎 성장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경제 초토화의 근본적 원인은 ‘정치시스템의 지배구조 취약성’이라고 지적한다. 유럽의 금융전문가인 다니엘 그로스 유럽정책센터 소장은 “이탈리아에 만연된 부패 시스템, 유권자 참여의식 부족, 정치 불안정, 정부 효력 및 법치 후퇴 등이 경제 침체에 더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이 2016년 조사한 ‘전 세계 정부 지배구조 지표’를 살펴보면 이탈리아 부패통제지수는 1996년 0.35에서 2015년 -0.04로 후퇴했다. 이 수치(-2.5~2.5)는 숫자가 클수록 부패통제가 잘된다는 의미다. 캐나다는 1.64, 노르웨이 1.77 등 선진국들은 이 수치가 대부분 1.5 안팎이다. 이탈리아 정치상황은 최근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 연말 상하 양원제도를 바꾸는 정치개혁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하지 못해서다. 김시홍 한국외대 이탈리아어과 교수는 “이탈리아는 강력한 지방 분권하에 지방토착형 중소은행 위주로 방만한 대출이 이어져 ‘투 스몰 투 페일’(Too small to fail·小馬不死) 리스크가 확대되던 상황”이라면서 “이를 뜯어고치려던 총리는 사임했고 개혁은 공허한 외침이 됐다”고 지적했다.■일본, 생산가능 인구 감소·소비 위축 ‘장기 불황’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불안한 정치상황이 경제 위기로 전이된 경우라면 이웃나라 일본은 저성장과 인구 노령화 등 사회 구조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장기 불황에 들어선 사례다. 일본의 대표적인 백화점 업체인 미쓰코시 이세탄은 다음달 치바점과 타마센터점을 문닫는다. 또 다른 백화점 업체인 소고·세이부도 조만간 카스카베점 등 4개 점포를 접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일본 훗카이도에서 41년간 영업해 온 세이부백화점 아사히카와점이 문을 닫았다. 최근 2년간 일본의 주요 백화점 11곳이 문을 닫았다. 1990년 9조 7130억엔(약 99조원)에 달했던 일본 백화점 매출은 2015년 6조 1742억엔(약 63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경기 침체로 사람들이 백화점보다 싼 아웃렛이나 할인점을 찾기 시작하면서 유통업체들은 가격 파괴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3년 연속 2%대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생산가능 인구마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대책 마련과 선제적인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문한다. 0%대 성장률을 보이기 시작한 직후인 1993년 일본의 생산가능 인구는 정점(8695만명)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부 초빙교수는 “고령화가 갓 시작된 시점에는 노후를 대비한 예비성 저축이 늘면서 소비를 더욱 위축시킨다”면서 “일본이 1995년 물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데 이어 1999~2005년 디플레이션이 장기화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생산가능 인구가 최대치(3763만명)를 찍고 올해부터 내리막으로 접어들었다. 일본의 침체 과정에서 나타난 ‘버블(거품) 부양’의 위험, 좀비기업 구조조정 지연, 인구 고령화는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급속한 고령화 부담과 소비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화에 대한 대책 마련과 선제적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분석실장은 “이탈리아의 독특한 지방분권 형태는 우리와 거리가 있지만 장기침체 원인으로 지목되는 정치적 지배구조의 취약성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면서 “구조개혁 실패로 2014년 초 우리 정부가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2017년 잠재성장률 4%,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고용률 70% 달성 등 이른바 474 비전)이 무산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장 실장은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하면 경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교훈을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생생히 보여줬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서울신문·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공동 기획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바람처럼 사라진’ 중국 재벌이 주목받는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바람처럼 사라진’ 중국 재벌이 주목받는 까닭은?

    홍콩에서 실종된 중국 샤오젠화(肖建華·46) 밍톈(明天·Tomorrow)그룹 회장을 둘러싸고 중국 지도부의 권력투쟁설 등 온갖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올가을 19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이뤄지는 최고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지난해 18기 당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당 핵심’이라는 호칭을 부여해 시 주석 1인 권력체제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일 시진핑 주석 누나 부부의 재산 증식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샤오 회장이 중국 주식시장 폭락과 관련해 중국 요원들에 의해 강제연행돼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요원들이 어떤 기관 소속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의 조사는 2015년 중국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던 시기 무조건 팔고보자는 투매를 촉발한 조작 사건에 초점이 맞춰졌고, 그해 초 부패 혐의로 낙마한 마젠(馬健) 전 국가안전부 부부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샤오 회장의 ‘강제연행’이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가 시 주석의 누나 부부가 만든 부동산투자회사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 최고 권력 측근과의 연루설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012년 6월 29일 시 주석의 누나 치차오차오(齊橋橋)와 자형 덩자구이(鄧家貴) 부부가 가진 자산이 3억 7600만 달러(약 4315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치차오차오는 문화혁명 때 아버지 시중쉰(習仲勛)이 실각하자 어머니 치신(齊心)의 성을 따랐다. 뉴욕타임스(NYT)는 2년 뒤인 2014년 6월18일 “시 주석이 반부패로 쌓아올린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족에게 재산을 처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2012년부터 차오차오 부부는 광산과 부동산 분야에 집중된 적어도 10개 회사의 투자지분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차오차오 부부가 만든 부동산 투자업체 선전위안웨이(深圳遠爲)투자그룹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샤오 회장이 홍콩으로 도피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1971년 산둥(山東)성 페이청(肥城)시에서 태어난 샤오 회장은 1986년 15세 때 산둥성 타이안(泰安)시 가오카오(高考·중국판 수능시험) 수석을 차지해 베이징대 법학과에 입학한 수재이다. 1989년 민주화운동인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벌어지는 과정에서 베이징대 학생회 주석(총학생회장)을 맡아 당국의 입장을 대변했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1993년 수입 PC를 판매하는 베이징베이다밍톈(北京北大明天)자원과기공사를 창업했고, 27세에 상장사인 화즈(華資)실업과 바오상(寶商)그룹 등 6개 상장사를 지배하는 등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중국 부자전문 조사기관인 후룬(胡潤)이 발표한 2016년 중국 부호 순위에 따르면 샤오 회장과 저우훙원(周虹文) 부부 일가의 자산은 400억 위안(약 6조 7000억원)으로 32위에 올랐다. 적어도 9개의 상장 기업과 12개 은행, 6개 증권사 등 30개 금융 회사를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현지의 한 소식통은 “시 주석 누나 부부의 재산증식설은 진위 여부를 떠나 다른 파벌에서 시 주석을 공격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권력투쟁설로 보는 시각이다.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위한 기반 다지기 차원에서 흠결이 될 수 있는 연루 기업인을 확실히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패혐의로 낙마한 고위 관료와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해외도피설이 나돌던 중국 투자회사인 정취안(政泉)홀딩스 창업자 궈원구이(郭文貴·50)회장이 공산당 최고지도부를 공격하는 내용의 영상 인터뷰가 지난달 26일 홍콩의 중화권 매체 밍징(明鏡)을 통해 공개됐다. 궈 회장은 2년여 만에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이 인터뷰에서 부패혐의로 징역형을 살고 있는 경쟁자인 국유기업 베이다팡정(北大方正)그룹의 전 최고경영자(CEO) 리유(李友·51)의 후원자들이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있다며 후일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SCMP는 1일 전했다. 시 주석의 반부패운동을 권력투쟁으로 격하한 셈이다. 궈 회장은 2015년초 낙마한 마젠 전 부부장 등과 결탁한 의혹이 제기돼 미국 등지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은 시 주석의 2015년 9월 워싱턴 방문에 앞서 미국 측에 궈 회장의 송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시 시 주석 등 전·현직 지도부의 예우를 받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보도가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 등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다. 베이징판구(盤古)투자도 만든 궈 회장은 판구회(盤古會)라는 사교클럽을 만들어 정·재계 고위급 인사들과 인맥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인근에 조성한 ‘판구다관(盤古大觀)’은 7성급 호텔과 아파트 등 5개 건물로 이뤄져 있다. 마젠 전 부부장을 궈 회장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판구회 멤버인 장웨(張越) 허베이(河北)성 정법위원회 서기도 지난해년 4월 낙마했다. 정법위원회는 공안과 사법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한 때 판구회 멤버로 알려진 리 전 CEO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시절 비서실장격인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겸 통일전선부장이 부패혐의로 2014년 12월 낙마하면서 비슷한 시기 체포됐다. 작년 11월 내부자 거래 등의 혐의로 4년반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링지화의 부인인 구리핑(谷麗萍)의 내연남으로 알려진 리 전 CEO는 구와 함께 일본 밀항을 시도하다 잡혔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부패 기업인들이 반부패를 권력투쟁으로 폄하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 주석은 장기 집권의 정당성 확보하기 위해 당중앙 정치국 위원들이 지난해말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자진 신고하도록 하는 등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 26∼27일 시 주석 주재의 민주생활회 회의에서 정치국 위원 25명이 각자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신고하도록 했다고 홍콩 월간지 차오쉰(超訊) 최신호가 전했다. 민주생활회는 중국 공산당이 각급 기관별로 상호 비판, 자아 비판을 하는 집단토론회다. 샤오 회장의 강제연행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홍콩에서 중국 공안이 별다른 제지없이 주요 인사를 체포해 호송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샤오 회장과 경호원 2명은 지난달 27일 홍콩 포시즌스호텔에서 사복차림의 중국 공안원 5∼6명에 의해 연행됐다고 31일 전했다. 홍콩 빈과(?果)일보는 샤오 회장과 함께 중국으로 연행됐던 부인이 지난달 28일 홍콩으로 돌아와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으나, 그 다음날 샤오 회장으로부터 “일을 키우지 말라”는 전화를 받고 신고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중국 비판 서적을 판매한 홍콩 서점 관계자들이 집단 실종된 사건과 이번 사건을 연계해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시 중국은 홍콩에 통보하지 않은 채 이들 5명을 소환해 중국 내 금서 판매 혐의를 조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생기자 2016년 홍콩 당국과 협의를 해 구금자가 발생할 경우 14일 이내에 홍콩에 통보해주기로 했다. 샤오 회장의 체포 과정은 이같은 약속이 구두선(口頭禪)이 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사라진 신혼부부, 어디로 갔을까?

    ‘그것이 알고싶다’ 사라진 신혼부부, 어디로 갔을까?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난해 5월 숱한 의문만 남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신혼부부의 행방을 추적하고, 그들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아내 최성희씨는 극단에서 촉망받는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었고, 남편 김윤석(가명)씨는 부산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결혼 6개월 차의 부부는 지난해 5월 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자취를 감췄다. 부부가 실종된 지 8개월째, 경찰은 부부의 금융·교통·통신 기록은 물론 출입국 기록까지 모조리 수사했지만 단 하나의 생활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금전 문제에 의한 범죄 연루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두 사람의 보험 및 채무관계 또한 깨끗했다. 2016년 5월 27일 밤 11시와, 28일 새벽 3시, 최성희씨와 김윤석(가명)씨가 각각 귀가하는 모습이 엘리베이터 CCTV에 포착된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부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부부가 살던 아파트 곳곳에는 무려 22개의 CCTV가 길목마다 설치되어 있었지만 두 사람이 귀가하는 모습 이외에 부부가 15층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아파트 안에서 혈흔이나 자살시도를 했던 정황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둘이 떠나는 시점에는 각자 두 발로 자의적으로 떠난 게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경찰은 아파트 주차장과 옥상 그리고 물탱크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둘이 함께 사용하던 자동차만 주차장에 그대로 남아있을 뿐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최씨의 시아버지가 아들 내외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지 이틀째 되던 5월31일, 둘의 행적이 전혀 다른 곳에서 포착됐다. 부부의 휴대전화가 각각 오전 8시48분 부산과, 오후 9시54분 서울에서 순차적으로 꺼진 것으로 확인되었던 것이다. 특히 성희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서울의 기지국은 시어머니 집에서 2km 이내에 있던 곳으로 확인됐다. 최씨의 어머니는 “사는 게 사는 게 아닌데 그쪽에서는 안 오겠느냐고 기다려 보자고 한다. 자꾸 그렇게 느긋하게 이야기하니까 뭘 알고 있는가? 이런 생각도 들고”라고 의혹을 드러냈다. 최씨는 5월30일 극단 대표에게 ‘더 이상 공연하긴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것을 마지막으로 주변과 연락을 끊었다. 반면 남편 김씨는 다음날인 5월31일 최씨를 대신해 아내가 공연을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극단 대표와 통화했고, 6월2일 김씨의 핸드폰이 마지막으로 꺼지기 직전 아버지에게 ‘괜찮아요’라는 짧은 문자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부부가 남긴 작은 흔적이라도 발견하고자 서울, 부산, 김천, 속초 등 전국 곳곳을 수소문하며 부부의 행창을 찾아 나섰다. 오는 4일 밤 11시 5분 방송.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씨줄날줄] 언론 혐오증/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언론 혐오증/이동구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론 혐오증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저께(현지시간 1일)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 역사의 달’ 행사에서 그는 “언론인은 매우 부정직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또 “언론은 그들이 생각하는 만큼 영향력이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증오심이 잔뜩 느껴지는 비난이다.당선자 자격으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는 CNN 기자와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그는 질문에 나선 CNN 기자에게 “조용히 해요. 당신에겐 질문 기회를 안 줄 거요. 회사는 엉망이고 가짜 뉴스요”라는 막말을 마구 쏟아냈다. 그의 언론 혐오 증상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자신을 비판했던 것에 대한 복수로 보인다. 최근 멕시코 장벽 건설, 반이민법 등의 행정명령을 두고 언론들은 여전히 트럼프를 비난하고 있으니 그의 언론 혐오증은 쉽게 치유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장면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언론을 거의 저주하다시피 했다.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정부 부처별로 있던 기자실을 일제히 폐쇄하고 정부청사 한쪽에 공동기자실을 마련했다. 한 지방대 특강에서는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면 기자실이 되살아날 것 같아 내가 확실하게 대못질을 해 버리고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언론이 얼마나 미웠으면 그런 발언을 했을까 싶다. 원래 언론의 본질은 바른 소리를 전하는 것이다. 언론에 거론되는 당사자들로서는 듣기 싫은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어느 날 처칠의 얼굴이 불도그처럼 그려진 일간지를 확인한 그의 비서는 맹비난을 해 댔다. 하지만 처칠은 “기가 막히게 나를 닮았네. 내 사무실에 있는 초상화보다 더 나를 닮았으니, 초상화를 버리고 이 그림을 오려 붙이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솔직하고 호방한 인물로 알려진 윈스턴 처칠도 언론을 달갑지 않게 여겼지만 유머로 받아넘긴 것이다. 언론은 대통령,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 등 뉴스를 만들어 내는 유명인들을 쫓아다니기 마련이다. 대중의 관심이 그들에게 쏠려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들은 대중들로부터 잊혀 가고 있다는 의미다. 언론을 ‘너무 가까이 하지도, 멀리 하지도 말라’(不可近不可遠)는 조언은 이 때문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가짜 뉴스에 의해 정치교체 명분이 실종되고 가족과 자신의 명예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는 것을 대선 출마를 포기하게 된 이유의 하나로 밝혔다. 한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들에게 “나쁜 놈들이야”라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 언론이 지도자들한테 이래저래 욕을 얻어먹고 있다. 언론이 지나치게 의혹을 확대재생산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은 아닐는지.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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