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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진 칼럼] 5·18 상처, 아직 아물지 않았다

    [손성진 칼럼] 5·18 상처, 아직 아물지 않았다

    “여학생을 어떻게 했다더라.” “여성의 가슴을 어떻게 했다더라.” 5·18이 있었던 38년 전에는 기자가 아니었다. 대학 신입생, 어린 학생이었다. 시위대를 따라다니면서 이런 소문을 여러 번 들었다. 5월 15일 밤 서울역의 대학 연합 시위 현장에 있었다. 최루탄에 쫓겨 골목 안 작은 식당으로 피신했다. 학생들의 뜻에 동조하지 않는 시민도 없지 않았다. 식당의 중년 신사는 “데모를 왜 하느냐”고 우리를 나무랐다. 흉흉한 소문은 유언비어라고 ‘어린 학생들’을 몰아세웠다. 유언비어 날조는 계엄령 위반이라고 했다. 눈으로 보지 못한 학생들은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이틀 후, 오늘과 같은 날짜인 17일 밤 12시에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됐다. 18일 새벽 공수부대가 대학 캠퍼스 안으로 진입했다. 공수부대는 학교 기숙사로도 들이닥쳤다. 잠에 빠진 학생들을 모두 깨워 운동장에 모이라고 했다. 대검으로 굵은 아카시아 나뭇가지를 잘라 마구 폭행했다. 이유 불문이었다. 대학생이라는 이유 하나였다. 그러면서 유언비어를 왜 퍼뜨리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심하게 다친 학생도 있었다. 군부독재의 폭력성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후 새내기 대학생들은 더는 ‘어린 학생들’이 아니었다. 이런 정도의 폭력이야 5·18의 잔혹한 진압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38년이 흐르는 동안 5·18의 감춰진 크고 작은 진실은 한 꺼풀씩 벗겨졌다. 기숙사 운동장의 폭력보다 더 큰 폭력이 지금껏 드러나지 않은 것도 많다. 특히 성폭력이 그렇다. 피해 여성들은 스스로 쉬쉬하고 살았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앞서 용기를 내지 못했다. ‘5·18 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해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성폭력은 사실상 소외됐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그런 과정을 겪었다. 폭로는 고사하고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끌려간 사실도 숨기고 살아야 했다. 광복이 되었지만 할머니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데 50년이 걸렸다. 고 안점순 할머니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성노예 피해를 당하고도 수치심 때문에 떳떳하게 밝힐 수 없었다. 어렵사리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할 때도 가명을 썼다. 대인기피증도 앓았다. 안 할머니가 실명을 되찾고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나서기까지 10년이 걸렸다. 38년 동안 가슴앓이를 했던 5·18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전기가 마련됐다. ‘미투 운동’이다. 계엄군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10대 여고생은 충격을 이기지 못해 병을 앓다가 여승이 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5·18 당시 대학 4학년이었던 김선옥(60)씨도 용기를 내는 데 38년이 걸렸다. 그는 체포돼 고문을 받고 석방되기 전날 수사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여학생을 어떻게 했다더라”라는 미확인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순간들이다. 유언비어가 다 유언비어는 아니었다. 국가 권력에 짓밟혀 숨죽이고 살았던 피해자들의 상처는 아직도 곪은 상태다. 이 시점에서 국가가 할 일은 가해자들을 찾아내 법적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다.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만이 평생 아물지 않는 상처를 갖고 산 그들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해 주는 길이다. 아르헨티나도 ‘더러운 전쟁’(Dirty War·1976~1983)으로 불리는 군부의 공포정치를 겪었다. 군부는 여성에 대한 성폭행을 자행했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성폭행을 국가 폭력으로 규정하고 인권유린 행위를 대대적으로 수사했다. 공소시효 문제가 걸린다. 해결할 방법은 특별법 제정이나 개정이다. 사망, 상해, 실종 등만 다루는 ‘5·18 진상규명특별법’ 대상에 성폭력도 넣어서 처벌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독일은 1946년 나치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중단하고 나중에는 폐지했다. 프랑스는 나치협력자를 처벌하고자 1964년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반인륜적 범죄’라는 새 개념을 도입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5·18 성폭력’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야 하고 국가는 할 수 있는 만큼 그들을 보호하고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 국가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칡과 등나무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칡과 등나무

    갈등은 다름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다 다르다. 문화들도 다 다르다.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갈등이 많다. 남자와 여자, 좌와 우. 나라가 쪼개진다. 상대방에 대한 호전적인 태도는 물론 물리적 폭력도 간간이 등장한다. 갈등의 어원이 흥미롭다. 칡 갈, 등나무 등. 두 나무가 엉킨 모습이다. 칡과 등나무 중 누가 더 낫고 못하고가 아니다. 둘이 감는 방향이 반대일 뿐. 5월에는 등나무가 꽃을 피운다. 고운 빛, 우아한 자태, 은은한 향기. 완벽한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는 등나무가 갈등의 원조라는 사실이 신기하다. 아마도 갈등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을지도. 영화의 한 장면. 살인죄로 기소된 한 십대 소년이 법정에 선다. 소년의 운명은 이제 열두 명의 배심원들에게 달렸다. 유죄든 무죄든 결정은 만장일치라야 한다. 정식 토의 전 예비투표를 한다. “유죄?” 배심원 대표의 질문에 서너 명의 손이 먼저 올라간다. 눈치를 보며 다수를 따르는 사람들의 손이 하나씩 둘씩 더 올라간다. 찬성 열한 명. 반대 한 명. 갈등이 생겨난다. 유죄를 주장한 몇 명은 반대표를 던진 사람에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인다. 그러나 이 갈등은 궁극적으로 소년이 무죄라는 것을 밝혀낸다. 갈등이 생명을 구한다. 대부분은 갈등을 피한다. 1961년, 케네디 정부는 쿠바에서 카스트로를 몰아내려고 각료회의를 소집한다. 토의 끝에 ‘피그만(Bay of Pigs) 침공’을 졸속으로 결정하는 오류를 범한다. 후에 복기를 해 보니 의사결정 과정에 심각한 문제점들이 드러난다.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선별적으로 제공되고, 반대 의견을 갖고 있던 소수의 각료는 입도 열지 못한다. 잘못된 결정으로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쿠바에 패하는 국가적 수치가 따른다. 유능한 개인들이 모여 어리석은 결정을 하게 되는 기이한 현상은 갈등을 피하려다 얻는 병폐다. 이런 병적인 현상을 집단사고(groupthink)라고 한다. 동질성을 유달리 강조하는 우리 문화는 갈등을 부정적으로 보고 감정적으로 대한다. 갈등이 없으면 없을수록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해 본다. 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이 섞인 집단과 한국 학생들로만 구성돼 있는 집단에 같은 과제를 주고 성과를 평가한다. 두 집단 사이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난다. 다문화 그룹이 한국인 그룹에 비해 팀 성적이 1.5배가량 높다. 다양성이 팀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한 대기업의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모인 집단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최고경영진으로 구성된 팀의 성적이 다른 팀들 평균 점수의 60%밖에 안 된다. 거의 낙제 수준. 예상 밖이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올까. 기업체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의견을 물어본다. 돌아오는 답들이 동일하다. 높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과연 그러냐’고 따져봄이 없이 ‘네 맞습니다’ 하고 무조건 따라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직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동질성과 충성심이 강조되며 그 과정에 건전한 다양성은 묵살되고 실종된다. 상사와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갈등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결국 조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된다. 최근 언론에 회자되는 대한항공 최고경영진 가족의 갑질 사례도 이런 우리나라 기업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글로벌 리더는 다양성을 활용하고 동질화의 오류를 피한다. 갈등을 선한 것으로 본다. 부하들이 자신에게 자유롭게 반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애플에는 ‘리더 의견에 반대하기’라는 흥미로운 캠페인도 있다. 케네디는 피그만 침공의 실패를 통해 리더로서 새롭게 태어난다.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해결책을 모색한다. 팀을 구성할 때 개진된 의견들에 날 선 비판을 할 사람을 끼워 넣는다. 이들을 일컬어 악마의 옹호자(devil’s advocate)라 한다. 일부러 갈등을 만든다. 1962년 미국은 더 거대한 위험을 만난다. 소련과의 군사적 대립으로 세계 3차대전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 케네디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 미국뿐 아니라 세상을 전쟁의 위험에서 구한다. 갈등은 등나무의 꽃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
  • 제주판 ‘살인의 추억’ 국내 첫 돼지 실험이 풀었다

    9년 전 어린이집 교사 피살사건 당시와 유사한 온·습도 갖추고 동물 부패 실험… 사망시점 좁혀 풀려났던 용의자 택시기사 검거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리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 사건’ 피의자가 9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여)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박모(49)씨를 16일 경북 영주에서 검거, 제주 동부경찰서로 압송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2009년 사건 당시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택시기사다. 보육교사 이씨는 2009년 2월 1일 실종됐다가 같은 해 2월 8일 오후 1시 50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씨가 실종 당일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이 시점에 맞춰 수사를 벌였지만, 부검 결과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수사에 혼선을 겪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시간을 추정하지 못한 채 3년 4개월 만에 수사를 종결했으나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올 들어 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피살된 이씨의 사망 시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물 사체를 이용한 부패 실험을 했다. 개 3마리와 돼지 4마리의 사체를 이용해 사건 당시와 유사하게 온도와 습도 등 기후 조건을 갖추고 동물 사체의 부패 정도 등에 대한 실험을 했다.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착용한 동일한 종류의 옷도 동물사체에 입히고 실종 사흘째인 2월 3일에는 비가 온 것을 고려,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시신 발견 장소 등에 물까지 뿌리는 등 과학적인 사망 시점 조사에 주력했다. 실험 결과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시신 발견 시점이 아닌 실종 시점인 2월 1~2일로 추정된다는 최종 결론을 얻어냈다. 동물 실험은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주관하고 전북과 제주경찰청 등 전국의 과학수사요원이 참여,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4차례 실시됐다.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실종 당일인 2월 1일 오전 3∼4시 5분쯤으로 좁혀졌고 당시 이씨가 귀가하면서 탄 택시 운전사 박씨가 다시 용의자로 특정됐다. 박씨는 사건 당시에도 이씨가 실종됐던 2월 1일 피해자의 예상 이동 경로에 있는 폐쇄회로(CC)TV에 택시를 운행한 것이 포착돼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다른 사람을 태웠다고 주장했고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이후 박씨는 제주도를 떠나 강원도 등지를 돌며 막노동을 하며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남 제주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피의자 주소가 말소돼 주변 인물을 통해 위치를 파악, 3일간 잠복해서 검거했다”며 “사망 시점 외에 추가로 확보된 증거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개·돼지 사체로 9년 전 살인사건 범인 잡았다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리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 사건’ 피의자가 9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여)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박모(49)씨를 16일 경북 영주에서 검거, 제주 동부경찰서로 압송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2009년 사건 당시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택시기사다. 보육교사 이씨는 2009년 2월 1일 실종됐다가 같은 해 2월 8일 오후 1시 50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씨가 실종 당일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이 시점에 맞춰 수사를 벌였지만, 부검 결과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수사에 혼선을 겪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시간을 추정하지 못한 채 3년 4개월 만에 수사를 종결했으나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올 들어 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피살된 이씨의 사망 시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물 사체를 이용한 부패 실험을 했다. 개 3마리와 돼지 4마리의 사체를 이용해 사건 당시와 유사하게 온도와 습도 등 기후 조건을 갖추고 동물 사체의 부패 정도 등에 대한 실험을 했다.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착용한 동일한 종류의 옷도 동물사체에 입히고 실종 사흘째인 2월 3일에는 비가 온 것을 고려,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시신 발견 장소 등에 물까지 뿌리는 등 과학적인 사망 시점 조사에 주력했다. 실험 결과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시신 발견 시점이 아닌 실종 시점인 2월 1~2일로 추정된다는 최종 결론을 얻어냈다. 동물 실험은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주관하고 전북과 제주경찰청 등 전국의 과학수사요원이 참여,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4차례 실시됐다.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실종 당일인 2월 1일 오전 3∼4시 5분쯤으로 좁혀졌고 당시 이씨가 귀가하면서 탄 택시 운전사 박씨가 다시 용의자로 특정됐다. 박씨는 사건 당시에도 이씨가 실종됐던 2월 1일 피해자의 예상 이동 경로에 있는 폐쇄회로(CC)TV에 택시를 운행한 것이 포착돼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다른 사람을 태웠다고 주장했고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이후 박씨는 제주도를 떠나 강원도 등지를 돌며 막노동을 하며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남 제주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피의자 주소가 말소돼 주변 인물을 통해 위치를 파악, 3일간 잠복해서 검거했다”며 “사망 시점 외에 추가로 확보된 증거에 대해서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말레이기 실종 미스터리’ 기장의 자살비행?…“고향 보려고 기수 꺾어”

    ‘말레이기 실종 미스터리’ 기장의 자살비행?…“고향 보려고 기수 꺾어”

    4년 전 인도양 상공에서 갑자기 사라져 잔해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는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사건과 관련, 조종사가 고의로 추락한 것이라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특히 당시 비행기 기수가 갑자기 꺾인 행적에 대해 기장이 죽음 직전 자신의 고향 쪽을 바라보기 위해서라는 추정이 나왔다. 호주 방송 채널9의 탐사프로그램 ‘60분’은 13일(현지시간) 항공 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여객기가 기장 자하리 아흐마드 샤의 ‘자살비행’으로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3월 말레이시아항공(MAS) 소속 여객기 MH370편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인도양으로 기수를 돌린 뒤 통신이 두절됐다. 당시 이 여객기에는 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 등 239명이 타고 있었다. 실종 이후 말레이시아와 호주, 중국이 대대적으로 수색대를 꾸려 비행기의 흔적을 찾아 나섰지만 제대로 된 잔해조차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말레이기 실종 사건’은 항공 역사상 최악의 미스터리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먼저 샤 기장이 기내 압력을 급격히 낮춰 승객들을 무의식 상태에 빠지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MH370편이 항로에서 갑자기 벗어났는데도 기내에서 전혀 소란이 발생하지 않았던 점, 조난 신호나 비상 연락을 시도한 정황이 없었던 점, 승객들이 휴대전화 등으로 가족에게 연락을 시도한 흔적이 없었던 점 등이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MH370편이 비행 중 왼쪽으로 두 차례나 방향을 튼 것과 관련해, 샤 기장이 자살 직전 마지막으로 고향인 페낭을 내려다 보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조종사이자 교관인 사이먼 하디는 “주의해서 보면 기체를 왼쪽으로 한번 꺾었다가 오른쪽으로 길게 다시 한번 꺾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체는 잠시 뒤 또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이렇게 한 기술적인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 ‘누군가 창 바깥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서’라는 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즉 샤 기장이 죽음 직전 고향을 향해 보내는 ‘작별인사’였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레이더와 위성 등 각종 첨단 기술로 웬만하면 추적이 가능한 대형 여객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었던 것은 샤 기장이 그렇게 의도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하디는 사고 당시 레이더에 포착됐던 MH370편의 비행 노선에도 주목했다. 당시 MH370편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경계를 따라 비행했다. 탐지를 피하려고 각국의 영공을 넘나들며 비행했기 때문에 군이 다가가거나 무전을 수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샤 기장이 애초 예정된 항로보다 115마일(약 185㎞)을 더 비행했으며, 이는 이후 진행된 수색구역에서 더 멀리 떨어지도록 하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캐나다의 항공사고 조사관 래리 밴스는 이 방송에서 “샤 기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면서 “불행하게도 탑승한 모든 사람을 죽였고, 이는 고의적인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MH370편의 실종 초기에도 샤 기장과 부기장 압둘 하미드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샤 기장의 결혼 생활이 파경에 이르렀고, 신병을 비관해 고의로 여객기를 추락시켰다는 설부터 당시 말레이시아 야권 지도자였던 안와르 이브라힘의 투억에 반발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설 등 온갖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그의 동료들과 지인들은 그가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고, 말레이시아 조사 당국 역시 샤 기장에게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다만 전문가들의 이번 분석이 가설에 불과하며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고 신중하게 끝을 맺었다. 현재 MH370편의 잔해 수색은 민간 기업들의 투자로 계속 진행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용필 “무대 위가 가장 편해요… 난 평생 딴따라”

    조용필 “무대 위가 가장 편해요… 난 평생 딴따라”

    ‘돌아와요…’부터 ‘바운스’까지 2시간 30분 히트곡 파노라마 4만 5000석 채운 중장년 팬들 하얀 우비 입고 ‘떼창’으로 화답 ‘니가 있었기에/잊혀지지 않는 모든 기억들이/내겐 그대였지/해주고 싶었던/전하고 싶었던 그 말/땡스 투 유.’조용필의 목소리가 빗속을 뚫고 울려 퍼지자 50~60대 팬들의 ‘오빠!’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형님!’ 외치는 남성 팬들의 목소리도 지지 않았다. 데뷔 50주년을 맞아 지난 1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는 1976년 발표한 ‘돌아와요 부산항에’부터 19집의 ‘바운스’(Bounce)까지 조용필의 히트곡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무대였다. 공연 내내 비가 쏟아졌지만 4만 5000석의 야외 객석을 꽉 채운 팬들은 하얀 우비를 입고 ‘영원한 오빠’ 조용필을 외쳤다. 3층 객석에는 ‘내 삶에 깃든 당신의 음악으로 50년이 행복했습니다’, ‘가왕, 전설이라는 타이틀보다 더 자랑스러운 오빠라는 이름!’, ‘변함없는 오빠로 있어 줘서 고마워요. 땡큐! 조용필’ 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하얀 재킷과 선글라스를 끼고 무대에 오른 조용필이 “계속 날씨가 좋다가 하필이면 오늘 이렇게 비가 오는지, 아 미치겠어. 내일은 또 좋다잖아요. 여러분을 비 맞게 해서…”라며 미안함을 드러내자 관객들은 까르르 웃으며 ‘괜찮아요’를 외쳤다. 조용필의 올림픽주경기장 단독 콘서트는 2003년 이후 이번이 7번째로, 데뷔 35주년을 기념해 열린 첫 주경기장 콘서트와 2005년 ‘필 앤 피스’ 공연 때에도 비가 내려 팬들이 우비를 입고 함께했다. 조용필은 이날 록, 발라드, 디스코, 민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2시간 30분 동안 25곡을 열창했다. 그는 “항상 저는 여러분 앞에 있어야 좋은 것 같습니다. 무대에 나오면 긴장한다는데 전 안 그래요. 너무 편해요. 전 평생 딴따라인 것 같습니다”라며 영원한 음악인임을 자랑스러워했다.이어 “제 노래를 다 들려 드리려면 사흘을 해야 한다. 그래도 짧게라도 들려드리겠다”며 빨간 통기타를 잡고 ‘서울 서울 서울’, ‘허공’,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등 콘서트 선곡표에 없었던 곡들을 즉석에서 선보였다. 조용필이 짧게 한 소절만 꺼내도 팬들이 ‘떼창’으로 곡을 따라 불렀고, 공연 후반부 ‘모나리자’를 부를 때에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며 그의 음악을 만끽했다. 조용필과 그의 밴드 위대한탄생은 ‘무빙 스테이지’를 이용해 관객석 사이로 나아가 오랜 팬들과 손을 맞추는 등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다.50주년 콘서트답게 화려한 조명과 LED 영상을 통해 그의 50년 음악사가 스크린에 전개됐고, 드론이 날아 다니며 팬들의 표정을 실시간 영상으로 포착했다. 해외 음향아티스트도 참여해 공연장 전체에 4개의 첨단 ‘딜레이 타워’(음향의 시차를 없애기 위한 스피커 탑)를 세워 최고 수준의 음향을 선사했다. 그의 중학교 동창인 배우 안성기와 이선희·윤도현·알리·이승기 등 후배 가수들도 잔디석에서 가왕의 50주년 무대를 응원하며 축하했다. 조용필은 “음악이 좋아서 취미로 시작했는데 여러분이 있어 50년 동안 할 수 있었다”면서 ‘위대한탄생’, ‘미지의세계’, ‘이터널리’ 등 팬클럽을 하나 하나 거명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 곡 ‘슬픈 베아트리체’에서 ‘사랑이여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라고 마지막 소절을 부른 뒤 조용필은 벅찬 듯 팬들에게 ‘감사합니다’를 아홉 번이나 외쳤다. 공연장을 찾은 송희경(52·여)씨는 “35주년 콘서트 때 이곳에서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니와 빗속에서 즐겁게 공연을 봤던 기억이 나 뭉클했다”면서 “오프닝에서 들려준 미발표곡부터 거의 15년 만에 무대에서 부른 한오백년, 간양록 등의 선곡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조용필 50주년 투어 콘서트는 서울 공연에 이어 새달 9일까지 대구(19일), 광주(6월 2일), 의정부(6월 9일) 등에서 열린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미스트리스’ 오정세, 6화 만에 본격 등장..제작진 “압도적 大활약”

    ‘미스트리스’ 오정세, 6화 만에 본격 등장..제작진 “압도적 大활약”

    ‘미스트리스’ 오정세가 오늘(13일) 밤, 드디어 등장한다. 숱한 의문을 선사한 그는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을까. OCN 오리지널 ‘미스트리스’(극본 고정운, 김진욱, 연출 한지승, 송일곤 제작 초록뱀 미디어, 총 12부작)가 6화 방송을 앞두고 김영대(오정세)의 스틸컷을 공개했다.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그의 미스터리한 눈빛은 오늘(13일) 밤부터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할 영대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지난 5화에서 한상훈(이희준)이 보험사기 조사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세연. 상훈이 2년 전, 선박사고로 실종된 후 사망 보험금까지 나왔던 영대의 죽음을 보험사기로 의심하며 세연을 포함한 그의 주변인을 조사하고 있었던 것. “저요, 상훈씨한테 많이 고마워요”라며 상훈에게 마음을 열어가던 세연은 참담한 진실에 “그래서 접근했어요? 내가 남편 죽이고 보험사기 친 것 같아서?”라며 참았던 분노를 쏟아냈다. 세연의 차가운 눈빛에 “처음엔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에요”라며 상황을 진정시키려 한 상훈. 하지만 세연은 상훈의 손을 뿌리친 채 집으로 향했고 “김영대 당신이 아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라는 그의 한 마디는 보는 이들의 의문을 증폭시켰다. 게다가 상훈이 영대를 조사한 기록 중에서 ‘백재희(장희정)’, ‘황동석(박병은)’, ‘강태오(김민석)’라는 의외의 인물 이름은 영대를 둘러싼 미스터리에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제작진은 “드디어 오늘(13일) 밤부터 영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6화 만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만큼, 오정세의 압도적인 활약이 펼쳐질 것”이라고 귀띔하며 “매화 인물들의 거짓과 비밀이 하나씩 풀어지는 가운데 상훈이 알아낸 진실은 무엇인지, 영대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지 지켜봐달라. 화면을 장악할 오정세의 존재감 또한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미스트리스’, 오늘(13일) 밤 10시 20분 OCN 제6화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크릿마더’ 송윤아 “내가 죽였어..” 김소연 누가 죽였나 ‘폭풍 전개’

    ‘시크릿마더’ 송윤아 “내가 죽였어..” 김소연 누가 죽였나 ‘폭풍 전개’

    SBS 주말 특별기획 ‘시크릿 마더’(극본 황예진, 연출 박용순)가 송윤아, 김소연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이끌어간 몰입도 높은 극 전개, 분위기를 압도하는 디테일하고 감각적인 연출까지, 삼박자를 균형 있게 갖춘 첫 방송으로 토요일 밤 안방극장 시청자의 마음에 입주하는데 성공했다.지난 12일(토) 첫 방송된 ‘시크릿 마더’는 4회가 닐슨 코리아 시청률 기준 전국 7.8%, 수도권 8.6%의 시청률을 기록, 산뜻한 첫 출발을 알렸다. 특히, 광고주가 주목하는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의 경우엔 4.3%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프로그램 화제성 1위를 기록 중인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2049 시청률과 동률(4.3%)의 기록으로 첫 방송부터 단숨에 시청자를 사로잡았음을 입증한 수치다. 작품은 도입부터 강렬했다. ‘시크릿 마더’는 초반부, 학부모 입시 파티에서 벌어진 뜻밖의 살인사건을 보여주었는데, 피해자는 다름 아닌 의문의 입시 보모 김은영(리사 김/김소연 분)이었다. 김은영의 죽음으로 그녀를 고용한 전업맘 김윤진(송윤아 분)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었고, 같은 타운하우스에 거주 중인 강혜경(서영희 분), 명화숙(김재화 분), 송지애(오연아 분)가 나란히 용의선상에 이름을 올렸다. 김윤진의 진술에 따라 시간은 3개월 전으로 돌아갔다. 1년 차 전업맘 김윤진은 빡빡하게 짜인 스케줄에 맞춰 아들 민준(김예준 분)을 케어했지만, 넘치는 의욕에 비해 요령이 부족했고, 결국 번아웃 직전의 상태에 이르렀다. ‘힘들다’는 내색도 못하는 윤진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남편 한재열(김태우 분)은 입시 보모를 들일 것을 제안했고, 이는 재열의 동생 주희(염지윤 분)의 도움 덕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 사이, 보육원에서 자매처럼 자란 현주 언니의 행방을 찾고자 귀국한 김은영은 언니 실종과 관계된 김윤진의 과거를 추적하는 한편, 리사 김이라는 입시 보모로 신분을 위장, 김윤진에게 의도적이고도 계획적인 접근을 시작했다. 입시 보모 컨설팅 회사 대표를 매수한 김은영은 그들 주변을 서서히 맴돌았고, 애초 예정된 인터뷰가 있던 그날, 아들 민준을 공략했다. 그녀는 문제의 토끼 인형 때문에 실의에 빠진 민준을 포섭했고, 유괴범 가까운 오해를 받긴 했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윤진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됐다. 사실 1년 전만 해도 능력 있는 정신과 의사였던 윤진은 예기치 못한 의료사고에 휘말리게 됐고, 그 일이 있던 날 밤 딸 민지를 잃은 아픔이 있었다. 민준이 지닌 문제의 토끼 인형은 동생 민지가 유일하게 남긴 물건이었던 것.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드러내는 것이 두려운 윤진은 제 영역으로 들어온 입시 보모 은영을 끊임없이 경계했지만, 은영은 능률적인 학습 계획과 불량식품 같은 약간의 편법으로 민준과의 거리를 삽시간에 좁혀갔다. 이처럼 서로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던 두 여자의 관계는 1년 전 그날 밤, 민지 사고를 목격한 제보자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다. 윤진은 목격자를 자처한 낯선 이의 전화에 곧장 약속 장소로 향했고, 이를 수상쩍게 여긴 은영은 그 뒤를 밟았다. 그렇게 예정된 만남의 장소에선 진실을 알고 싶은 윤진과 돈을 요구하는 남자의 실랑이가 펼쳐졌고, 윤진이 위험에 빠진 찰나, 현장을 습격한 은영의 등장으로 사고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윤진은 딸의 죽음이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신에게 있다는 의미로 “내가 죽였어…”라는 말을 되뇌었는데, 이를 목격한 은영은 사라진 현주 언니와 윤진 사이에 모종의 사건이 있었음을 확신, 두 여인 사이에 갈등의 씨앗을 틔우는 모습으로 엔딩을 장식했다. 방송 이후 차츰 상승곡선을 그려가던 시청률은 이 장면에서 정점을 향했고, 결국 최고 시청률 10.1%을 기록, 1-4회 최고의 1분을 장식했다. ‘시크릿 마더’ 1-4회에는 수상한 두 여자의 비극적 만남뿐 아니라, 각자의 이유로 비밀을 안게 된 타운하우스 엄마들의 사연까지 인상적으로 담겼다. 바람피운 남편과 멀리하던 중, 딸 수영 강사와 불이 붙은 강혜경, 위장 이혼으로 대치동에 입성한 명화숙, 텐프로 출신에 입시 보모 은영과도 과거 인연이 있는 송지애까지, 세 여자의 복잡 미묘한 이야기는 다음 주 방송에서 보다 명확한 윤곽을 그리며 극의 재미와 긴장을 더할 전망이다. 한편 ‘시크릿 마더’는 그야말로 안방극장에 전율을 일게 만든 송윤아의 처절하고도 절박한 모성애 연기와 극과 극 캐릭터를 찰떡같이 오간 김소연의 파격 변신, 주·조연할 것 없이 캐릭터의 매력을 200% 소화한 배우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방송 직후부터 현재까지 온라인 포털 사이트 상위권에 자리 잡으며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SBS 주말 특별기획 ‘시크릿 마더’는 아들 교육에 올인한 강남 열할맘의 집에 의문의 입시 보모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워맨스 스릴러로, 매주 토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0년 지인 살해 뒤 암매장한 40대…범행 부인하고 묵비권 행사중

    10년 지인 살해 뒤 암매장한 40대…범행 부인하고 묵비권 행사중

    10년간 알고 지낸 지인을 둔기로 살해하고 경기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종암경찰서는 회사원 유모(37)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자영업자 조모(44)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5시쯤 유씨를 차에 태워 경기도 포천의 한 야산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산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씨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유씨가 약 10년 전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동네 선배 조씨를 만나러 간 뒤 사라졌다는 주변인 진술을 확보하고 조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조사했다. 경찰은 일단 지난 3일 조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때 조씨는 “유씨가 포천에 태워달라고 해서 태워줬을 뿐 이후 행방은 모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이들이 탄 차가 포천으로 이동했다가 돌아오기까지 동선을 분석했다. 그 중 차가 오래 멈췄던 곳 주변을 수색한 끝에 지난 7일 포천의 한 공원묘원 인근에서 암매장된 유씨 시신을 발견했다. 그 사이 조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다. 이에 경찰은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씨를 추적, 9일 정오쯤 광주광역시에서 그를 체포했다. 부검 결과 유씨는 ‘머리 뒤쪽을 둔기로 가격당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시신 인근에서는 유씨의 가방과 휴대전화 등 소지품과 함께 30㎝ 길이의 금속봉도 발견됐다. 경찰은 금속봉이 범행에 사용된 도구인지 확인해달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가 유씨를 포천까지 태워가는데 사용한 차는 조씨가 사건 전날인 지난달 26일 빌린 렌터카로 확인됐다. 그러나 조씨는 체포된 이후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진술하지 않는 것은 물론 혐의 자체도 부인하고 있다. 11일 오전 9시 30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성북경찰서를 나선 조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오”라고 짧게 대답했다. 모자를 쓰고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조씨는 ‘계획적 범행이었나’ ‘계속 묵비권을 행사할 생각이냐’는 등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케냐, 집중호우로 댐 붕괴 32명 사망 참사

    아프리카 케냐에서 집중호우로 댐이 무너져 3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케냐 나쿠루 카운티의 솔라이에 있는 한 농업용 댐이 9일(현지시간) 저녁 터지면서 최소 32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댐 붕괴로 현재까지 32명이 숨졌고 여러 명이 실종됐다”며 “수색과 구조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6명이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전했다. 케냐 적십자사는 댐 붕괴로 주변에 거주하던 주민 약 500가구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나쿠루주 주지사도 주민 2천명이 댐 붕괴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케냐에는 최근 두 달간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32개 지역에서 160여명이 22만 2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수렁 속 17살 ‘초코파이 소녀’… 한 여경의 헌신, 삶을 바꾸다

    [단독] 수렁 속 17살 ‘초코파이 소녀’… 한 여경의 헌신, 삶을 바꾸다

    학교전담경찰이 수소문 끝 찾아 가족 이어주고 1년여 돌봐줘 “쌤처럼 방황 청소년 구할래요” 문신 제거하고 고졸 검정고시“검정고시에 꼭 합격할 수 있도록 빌어주세요.” 지난해 3월 가출한 뒤 1년 2개월여 만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간 A(17)양은 고교 졸업 검정고시 합격자 발표를 하루 앞둔 9일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가채점 결과는 합격선으로 나왔지만 아직 안도하긴 이르다며 마음을 졸였다. A양은 이번 시험에 합격하면 또래들보다 1년 먼저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된다.지금은 우등생으로 칭찬받는 A양이지만, 1년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A양은 지난해 3월 고등학교 입학과 거의 동시에 자퇴하고 집을 나와 무작정 대전으로 향했다. 오갈 데 없는 A양에게 20대 남성 3명이 접근해 왔다. 이들은 A양을 어디론가 데려가더니 성매매를 강요했다. A양이 받은 돈까지 가로챘다. 이들은 A양에게 “너는 가출을 했기 때문에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경찰에 신고하는 순간 체포될 것”이라고 거짓 협박을 하기도 했다. A양의 이런 딱한 사정은 학교 밖 청소년들 사이에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말쯤 대전중부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인 유혜미(30) 경장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유 경장은 경찰의 가출·실종신고 프로그램에 등록돼 있는 A양의 신상 정보를 파악하고 곧바로 A양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는 “집 나간 딸 걱정 때문에 매일같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며 펑펑 울었다. 유 경장은 이 전화 한 통으로 A양이 가족으로부터 방치된 게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즉각 A양을 찾아 나섰다. 유 경장은 지난해 7월 17일 대전가정법원으로부터 우범소년 송치 및 동행 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이 가출 소년을 찾아도 이들을 보호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A양을 찾기 전에 미리 영장을 받아낸 것이다. 유 경장은 이때부터 2개월 동안 대전 지역 쉼터와 모텔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A양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유 경장이 동행 영장을 반납해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쯤인 지난해 9월 9일 대전의 한 쉼터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경장님, 지난번에 얘기했던 학생이 와 있어요.” 유 경장은 황급히 쉼터로 달려갔다. A양은 꾀죄죄한 옷차림에 고개를 푹 숙인 채 힘없이 앉아 있었다. 유 경장은 A양에게 “춥지 않느냐. 우리는 너를 보호해주러 왔다”며 말을 붙였다. A양은 작은 목소리로 “전날 경찰서 지구대 앞까지 갔다가 도저히 용기가 안 나 쉼터로 왔다”고 말했다. A양의 어머니도 유 경장의 전화를 받고 쉼터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어머니는 “어디 갔었느냐”며 A양을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 유 경장은 이날 A양과 함께 동행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갔다. A양은 “소년원에 가기 싫다”고 했지만 유 경장과 어머니가 “판사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며 설득했고 곧 수긍했다. A양이 소년원에 있는 동안 유 경장은 시간 날 때마다 초코파이를 사 들고 면회를 갔다. 불안했던 A양의 심리 상태도 점점 좋아졌다. A양이 한꺼번에 5개를 먹어치웠을 때 마음이 완전히 열렸음을 직감한 유 경장은 A양에게 ‘초코파이 소녀’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A양은 지난해 10월 말 법원으로부터 ‘6개월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대전의 한 쉼터로 거처를 옮겼다. 이곳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했고 지난달 29일 마침내 집으로 돌아갔다. A양은 지난 1월부터 문신 제거 시술을 꾸준히 받고 있다. A양은 유 경장에게 “쌤처럼 경찰이 되려면 문신이 없어야 한다면서요”라며 “저 같은 학교 밖 청소년을 구제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A양을 괴롭힌 피의자 3명 중 2명은 지난달 23일과 30일 각각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유 경장은 사범대 출신으로 교사를 꿈꾸다 학교전담경찰관 1기로 2015년 경찰에 몸담게 됐다. 그는 “학교 밖 청소년도 우리 사회가 품어야 할 대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협상 실종한 국회… “야당 몽니” vs “특검 관철”

    협상 실종한 국회… “야당 몽니” vs “특검 관철”

    文지지자 “특검 수용 절대 안돼”… 민주당 의원들에게 항의 문자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놓고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야는 8일 마라톤협상 결렬 이후에도 계속해서 특검법 처리 문제를 협상하겠다고 했지만 9일 대치 상태를 이어 갔다.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최후 통첩으로 던졌던 특검법,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지방선거 출마 현역 의원에 대한 사직서를 14일 일괄 처리하는 안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질에서 벗어난 청개구리식 협상안을 갖고 와서 국회 정상화를 하지 않고 여당이 특검에 조건을 건다는 식으로 탓을 하며 아직도 몽니를 부리고 있는 야당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14일까지 추경안 처리를 하는 건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특검법 처리 시기와 특검법 대상 등에 대한 야당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이날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이 당연히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하자 크게 반발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유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번 특검을 바라보는 본심을 드러냈다고 본다. 드루킹 특검이 아니라 ‘대선 불복 특검’, ‘닥치는 대로 특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더이상의 협의가 어렵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특검에 반대하며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항의 문자메시지를 대거 보내기도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까지 민주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통보했다. 한국당은 전날 14일 일괄 타결안을 제시했음에도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자 특검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단식 노숙 농성 7일째인 김 원내대표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민주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특검법 처리 문제 등을 논의하려 했지만 민주당이 불참해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자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은 회피와 거부의 소극적 자세로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출장에 따른 출국 일정도 취소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10일까지 여야 협상 상황을 지켜본 뒤 조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에서 11일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만큼 그때 특검법에 대한 극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배우 윤기원-황은정 이혼, 결혼 5년 만에 결국...

    배우 윤기원-황은정 이혼, 결혼 5년 만에 결국...

    배우 윤기원과 황은정이 결혼 5년 만에 이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9일 한 매체는 배우 윤기원(48)과 황은정(39)이 지난해 12월 이혼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두 사람의 정확한 이혼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 측근은 성격차이로 두 사람이 이혼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기원과 황은정 측은 아직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윤기원과 황은정은 지난 2011년 tvN 드라마 ‘버디버디’로 인연을 맺고 연인으로 발전, 열애 1년 만에 결혼 소식을 전해 화제를 모았다. 11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2012년 5월 결혼했다.두 사람은 결혼 이후 방송에 함께 출연해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잉꼬 부부의 면모를 보였다. 한편 윤기원은 1996년 SBS 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미아리 1번지’, ‘순풍산부인과’, ‘이브의 모든 것’, ‘시크릿 가든’ 등에 출연하며 명품조연으로 활약했다. 황은정은 2002년 KBS2 예능 ‘산장미팅’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그는 ‘역전의 명수’, ‘맨발의 기봉이’, ‘실종’,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등 다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단독] ‘지문 등록’ 효과… 단 10분 만에 실종 아들이 돌아왔다

    [단독] ‘지문 등록’ 효과… 단 10분 만에 실종 아들이 돌아왔다

    지문 사전등록 아동 42%뿐 미등록 땐 발견까지 평균 66분 경찰 “자녀 지문 등록은 필수”지난 5일 오후 6시쯤 전남 진도군 진도읍내 파출소에 6세 여자아이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아이 부모는 “어린이날 행사가 열리는 광장을 찾았다가 오후 1시쯤 아이를 잃어버렸다”면서 “5시간 동안 돌아다녔는데도 아이를 못 찾았다”고 했다. 실종된 아이는 지문 등록이 돼 있지 않았다. 경찰은 부모가 알려준 인상착의만으로 아이를 찾아야 했다. 현장에 15명이 넘는 경찰관이 투입됐다. 아이를 발견한 시간은 그로부터 2시간 뒤인 오후 8시쯤이었다. 실종된 지 7시간 만이다. 아이를 못 찾을까 봐 안절부절못하던 부모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경찰에 거듭 “고맙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10시 45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파출소에 한 남성이 “부모를 잃어버린 것 같다”며 4세 남자아이 의 손을 잡고 찾아왔다. 경찰은 우선 아이의 지문부터 조회했다. 다행히 지난해 9월 지문 등록이 된 것으로 나왔다. 경찰은 입력된 부모 연락처로 전화를 해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알렸다. 아이가 파출소로 인계된 지 10분 만이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어린이날 연휴 기간 동안 18세 미만 실종 아동 신고 건수는 총 182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8세 미만 미취학 아동은 27명이 실종된 것으로 접수됐다. 2016년 19명, 지난해 24명에 비해 소폭 늘었다. 실종된 미취학 아동은 신고 당일 모두 발견됐지만 지문 등록 여부에 따라 발견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 실종 신고된 아이 중 지문이 등록된 4명(14.8%)은 신고부터 발견까지 평균 23분이 걸렸다. 반면 지문이 등록되지 않은 23명은 경찰이 탐문 수색을 통해 발견하기까지 평균 66분이 소요됐다. 어린이날 연휴 기간에는 경찰 인력이 수색에 총동원되기 때문에 발견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평소 같으면 사흘 이상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지문 미등록 아동의 발견 시간은 평균 81.7시간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2012년부터 18세 미만 아동 등에 대해 지문 사전 등록제도를 운영 중이다. 부모가 직접 경찰서를 찾거나 ‘안전드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등록할 수 있다. 사전 지문 등록 비율은 2015년 말 29.9%에서 지난달 말 42.2%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아이들은 지문 등록이 돼 있지 않다. 지문 미등록 아동의 실종 시 ‘조기 발견’에 어려움을 겪자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3일 4세 미만 아이들은 반드시 지문을 등록하도록 하는 의무 조항을 신설한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문 등록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여야, ‘일괄타결’로 국회 정상화하라

    ‘국회 실종’ 상태가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당장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쌓여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딴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급기야 정세균 국회의장이 전반기 국회 종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국회 정상화 합의가 오늘 오후 2시까지 나와야 한다고 시한까지 못 박은 상태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들은 어제 만남에서도 여전히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정치 지도자란 사람들의 정치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동철 바른미래당, 노회찬 평화정의 의원모임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만났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가장 큰 쟁점은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 처리 문제였다고 한다. 민주당은 애초 ‘검·경 수사를 본 뒤 특검 도입’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특검과 추경안 처리를 24일 동시에 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한국당이 ‘조건 없는’ 특검을 주장하면서 합의가 불발된 것이다. 민주당이 특검과 관련해 추천은 야당이 하되 여당이 비토권을 갖는 조건을 제시한 것도 합의를 어렵게 했다. 국회 협상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김성태 원내대표에 대한 폭행 사태까지 겹쳐 더욱 꼬였다. 한국당은 폭행 사태를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배후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동료 의원들이 릴레이 단식에 합류하고 천막 투쟁을 확대하면서 최대한 이슈화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여당이 얻을 것이 없다는 점에서 보면 자칫 정치공세로 비치기 쉽다.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관계자를 엄벌하라고 촉구하는 정도면 족하다. 민주당이 드루킹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한국당도 국회에 복귀해 산적한 현안 해결에 나서야 한다. 조건 없는 특검 도입만 주장하고, 추경안 등은 특검이 도입되면 추후에 협의를 거쳐 처리하겠다는 것은 진정한 협치의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추경은 한시가 급하다. 추경 통과가 늦어지면서 중기 취업 청년 지원 등 정부의 각종 청년 일자리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여야는 특검 도입과 추경안뿐만 아니라 입장 차가 큰 방송법 개정안과 판문점 선언 비준 문제도 일괄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한 봉우리를 넘으면 더 큰 봉우리가 기다리는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드루킹 특검 도입과 관련해 여당의 비토권은 접기를 바란다. 방송법 개정안도 꼭 필요한 부분만 보완해 수용해야 한다. 한국당은 판문점 선언 비준에 대해 통 큰 자세로 임해야 한다. 당장 비준 동의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국회의장이 제의한 남북 정상회담 지지 결의안 처리, 북ㆍ미 회담 뒤 비준 처리 등의 약속은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여야는 한목소리로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반도 정세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민생경제가 어려운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본다.
  • 中 ‘가짜뉴스 전쟁’ 1등 공신은 위챗?

    10억명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메신저이자 중국 내 주요 뉴스 공급원인 위챗이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5억개 게시물을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7일 국책연구기관인 중국정보통신기술원 자료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운영하는 정보통신기술원은 텐센트사의 위챗이 수백명의 제3자 조직을 고용해 가짜뉴스를 막았다. 텐센트는 또 가짜뉴스를 공격하는 미니 프로그램을 위챗에 탑재했다. 미니 프로그램이란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지 않아도 위챗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이 앱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사건이나 암 치료제 개발 등에 대한 헛소문을 막고자 지난해 말까지 사용자 1970만명에게 3700건의 경고를 보냈다. 불법 개인정보 취득과 관련해 3800명 이상을 체포하는 데도 위챗이 정보를 제공했다고 중국 정보통신기술원은 설명했다. 최근 한룽빈 미국 조지아대 교수가 펴낸 책 ‘중국의 사이버 공간에 대한 고민: 온라인 표현과 권위적 탄성’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의 30%만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미국 사이트를 차단한 만리방화벽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단지 5%가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해 중국 정부가 설치한 방화벽을 뛰어넘는다. 한 교수는 중국 당국이 운영하는 ‘우마오’(五毛·건당 0.5위안을 받는 친정부 댓글부대)가 정부를 비판하는 네티즌을 ‘서양의 노리개’라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마거릿 로버츠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정책은 방화벽이 기술 교류를 제한하고, 인터넷 검열관을 고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국 기술계의 세금으로 작용한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20년 간 100명 넘는 아동 입양한 中여성, 공갈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20년 간 100명 넘는 아동 입양한 中여성, 공갈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백만장자의 삶을 포기하고 지난 20년 동안 전 재산을 다바쳐서 100명이 넘는 아이들을 입양해 귀감이 됐던 한 중국여성이 사회질서방해 등의 혐의로 최근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싱가포르 온라인 매체 아시아원, 중국신문망 영문판(ECNS) 등은 중국 허베이성 우안시 출신의 리 리후안(48)이라는 여성이 ‘공갈 협박’과 ‘사회 질서 방해’ 혐의로 기소됐으며, 2000만 위안(약 34억)과 2만 달러(약 2100만원)가 든 그녀의 은행 계좌도 동결됐다고 7일 보도했다. 우안시 당국은 지난 5일 리씨가 다중 범죄 행위로 의심받아 구금되면서 그녀가 운영해온 고아원은 폐쇄됐고, 고아원에 있던 아이들은 모두 정부 산하 고아원으로 옮겨 교육과 의료비용을 지불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리씨는 1980년에 철광석 사업에 뛰어든 백만장자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왔다. 1996년 부터 고아들을 입양하기 시작해 2007년 12월에 민간 복지 주택‘ 사랑의 마을’(Love Village)을 설립했고, 아동의 권리를 위해서라면 어디든 앞장섰다. 2005년 허베이성 당국으로부터 ‘국민들 심금을 울린 사람’으로 묘사되기도 했기에 그녀의 기소는 충격이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리씨가 버림받거나 몸이 불편한 아이들 118명을 입양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그녀의 고아원은 명성을 얻었다. 리씨는 이를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데 이용하기 시작했고, 자선가들과 공공 단체로부터 많은 자금을 받아 다수의 부동산과 고급 승용차를 사들였다. 또한 그녀가 입양한 일부 아이들은 부모가 있었으며, 당국을 속여서 기초 생활 수당을 받기 위해 아이들 이름까지 사용했다. 우안시의 민원 사무국 관계자 우 지융은 “사랑의 마을은 필수 연례 점검을 이행하지 않아 2016년부터 운영이 금지됐다. 리씨는 당국의 요구에 따라 고아들을 공공 복지 주택으로 이송하는 것도 거부했다. 그녀에게 입양된 아이들은 가난했지만 법정 후견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경찰은 리씨가 인신 매매 아동을 일부 입양했다는 시민 제보를 받고 추가 조사에 나섰다. 정확한 검사와 전문 상담을 위해 74명의 아이들을 병원으로 보냈고, 지문과 혈액 샘플을 모아 그 세부사항을 공안의 실종 아동 명부에 추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리씨의 딸 리단은 “어머지는 지난해 말기암을 진단받고 베이징에서 치료중"이라면서 "은행 계좌에 있는 거액의 돈은 사랑의 집을 운영자금을 마련하고자 철광산을 매각해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이라며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진=163닷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In&Out] 아르코 소극장 유보석을 방치하는 이유/장광렬 서울국제즉흥춤축제 예술감독

    [In&Out] 아르코 소극장 유보석을 방치하는 이유/장광렬 서울국제즉흥춤축제 예술감독

    20년 전 일이다. 1997년 무용계 최초의 국제 축제인 ‘코리아국제댄스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몬테카를로발레단의 내한공연을 추진했던 나는 개막을 불과 1주일 앞두고도 계약서에 서명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최종 합의를 저해한 요인은 생수 때문이었다. 계약 담당자인 발레단의 매니저는 무용수 1인당 2병의 생수를 매일 분장실에 비치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 문제는 그 생수가 ‘에비앙’이었다. 지금이야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수백병의 생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서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원들이 입국했고,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한 매니저는 지나친 요구를 사과하며 에비앙을 고집한 이유를 밝혔다. “나는 이 발레단의 댄서였다. 우리 단원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생수를 먹이고 싶었고, 내가 몸담았던 단체인 만큼 매니저로서 댄서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 얼마 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18년째 해 오고 있는 국제 축제를 마쳤다. 소극장 좌석배치도에는 가용좌석이 110석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정작 사용할 수 있는 좌석은 유보석을 뺀 104석이었다. 유보석 6석은 (가)구역 24-27, (나)구역 28-29로 가장 한가운데 자리였다. 지연입장 관객을 위해 일정 좌석을 비워 두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매일 12석, 객석의 10% 이상을 사용하지 못했다. 빈자리가 있음에도 공연을 보지 못하는 관객들, 한가운데 휑하니 비어 있는 객석을 공연 내내 쳐다보아야 하는 퍼포머들, 여분의 티켓을 팔지 못하는 제작자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었다. 공공 공연장들은 왜 하나같이 가장 좋은 자리를 유보석으로 지정하는 것일까. 공연 당일 사용하지 않는 유보석을 방치하지 말고 관객들에게 돌려줄 수는 없는 걸까. 100석 극장에 유보석이 6석이나 꼭 필요할까. 유보석을 객석의 통로 쪽으로 지정, 늦장 입장 관객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면 안 될까. 공연자들에게 제공하는 5000원 주차할인권 구매를 위한 절차 역시 복잡하고 불편했다. 주차권을 구매하려면 규정된 양식을 작성해 하루 전 은행송금을 하고, 이체증을 첨부해 이메일을 보낸 뒤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서 가져와야 했다. 아르코예술극장의 운영에 직접 관여해 인사권까지 행사하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지원정책의 중심에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예술가들에게 직접 돈을 쥐어 주는 것만이 지원의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공공 공연장의 대관료를 낮추고, 유능한 기술 스태프들을 상주시키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연습실 공간을 확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지원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일년에 절반 이상을 무용 공연으로 채우는 전문 공연장임에도 발레 바르 하나 구비되어 있지 않아 공연 때마다 트럭으로 외부에서 실어 와야 하는 현장 예술가들의 불편함에 대한 호소는 몇 십년째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 탄력적인 극장 운용의 실종, 서비스 정신보다는 행정편의주의에 젖은 공무원들의 창의성 부재는 기획-제작-유통으로 이어지는 창조적인 예술작업을 통제하는 ‘갑질문화’나 다름없다. 공공 공연장에서의 지나친 규제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생수 하나라도 좋은 것을 제공해 단원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고 그것이 최고의 공연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20년 전 외국의 한 예술행정가와 가뜩이나 적은 소극장 객석의 10% 이상을 방치하고 있는 우리네 예술행정가의 대비된 모습은 최근 문화계의 적폐청산과 맞물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 ‘미스트리스’ 한가인이 만난 의문의 남자는 누구?

    ‘미스트리스’ 한가인이 만난 의문의 남자는 누구?

    ‘미스트리스’ 한가인이 실종된 남편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발신 표시제한 전화를 추적한다. 일상에 들이닥친 미스터리 앞에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그녀의 적극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5일 방송되는 OCN 오리지널 ‘미스트리스’에서는 장세연(한가인 분)이 남편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백수장 분)에게 전화를 받고 망설임 없이 남편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발신 표시제한으로 걸려온 전화에서 남편이 좋아하던 노래가 흘러나온 순간부터 남편이 살아있다고 믿기 시작한 세연. 과연 오늘 밤, 그녀가 알게 될 진실은 무엇일까. 지난 1화에서 잊을만하면 걸려오는 발신 표시제한 전화에 짜증이 나려던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굳어버린 세연.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무역상이었고, 2년 전 선박 사고로 실종된 남편이 가장 좋아했던 노래였기 때문. 그 후 남편의 시체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 시작했고, 발신 표시제한 전화 역시 남편이 건 것이라고 생각하며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한상훈(이희준 분)의 도움을 받아 발신 표시제한 전화의 핸드폰 명세서 주소지까지 찾아갔지만, 세연의 남편에 관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사진 속에서 핸드폰을 손에 쥔 채 초조해하던 세연이 의문의 남자와 한 차에 탄 뒤, 그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절박한 표정을 짓는 이유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의문의 남자는 어떻게 세연의 남편을 알고 있는 것이며 그녀가 그를 통해 알게 될 발신 표시제한 전화의 진실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오늘(5일) 밤 방송되는 3화에서는 어쩌면 남편이 살아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한 세연이 적극적으로 그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세연이 의문의 남자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세연의 바람대로 그녀의 남편은 살아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며 “세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스터리의 단서가 대거 풀리기 시작할 앞으로의 전개 또한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OCN 드라마 ‘미스트리스’는 5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OC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4층 건물 90분 만에 폐허로

    24층 건물 90분 만에 폐허로

    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도심의 24층 건물이 화재가 발생한 지 90여분 만에 무너져 주변까지 폐허로 변했다. 1966년 관공서로 지어진 이 건물은 2002년 이후 버려진 뒤 노숙자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지만 건물 안에 50가구가 살던 것으로 추정돼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소방당국은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 탓에 불길이 빨리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화재로 무너지기 전인 지난달 20일 촬영한 이 건물의 전경. 상파울루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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