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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에 잠시 나온 사이 대구지하철 참사 소식을 들으니 자신의 유익만을 챙기고 인간의 허술함을 은폐하려는 모든 행위가 밉고 분통 터진다.세상에서 지옥이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구지하철 참사 실종자 가족들이 개설한 공식 홈페이지에 네티즌 ‘누군가’가 올린 글에서-
  • 대구 지하철참사 2주일 /실종자 인정사망 범위 최대논란

    대구지하철 방화참사가 3일로 발생 2주일째를 맞았다.지하철 사고 사상 최대 희생자수를 기록한 이번 참사는 다시 한번 대형 안전사고에 대한 경보음을 울렸다.대구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7만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가는 등 애도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각계각층에서 유가족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밀물을 이루고 있다.1일부터 중앙특별지원단이 대구에 상주하면서 사고수습을 지원하고 있다.대구지하철 참사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과제와 당국의 대책,유가족의 목소리 등을 통해 사고수습 상황을 점검한다. 대구참사 수습의 최대 난제는 실종자 처리 문제다.당국과 유가족 모두 총론적인 입장에는 공감하고 있다.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들어가면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NA추출 어려운 실종자 137명 실종신고자 중 미확인자가 286명이 되는 데서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북대 법의학팀이 DNA검사를 통해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체는 149구에 불과하다.따라서 137명은 흔적도 찾지 못해 영원히 실종자로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수습된 사체 중 상당수가 사고 당시 섭씨 1000도가 넘는 고열로 인해 심하게 타버려 DNA추출이 불가능해 신원확인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실종자 가족들은 정황증거를 사망으로 인정하는 인정사망제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도 호적법 90조를 원용할 움직임이다.‘수난·화재·기타 사변으로 인해 사망한 자가 있는 경우 그를 조사한 관공서는 지체없이 사망자의 시·읍·면장에게 사망보고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다.실종자심사위를 구성한 뒤 이를 참고해 사망인정을 받도록 하겠다는 게 대책위의 복안이다. 1009명이 실종신고를 했던 95년의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경우 실종자심사위원회에서 삼풍 직원,입주업체 직원,유류품 또는 유실물이 발견된 자,목격자가 있는 자 등에 대해 잠정 사망으로 결정한 전례가 있다. ●휴대전화등 정황증거조차 없을수도 이에 따라 지원단과 대책본부는 조만간 실종자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주민증·학생증·수첩 등 본인 확인이 가능한 유류품 ▲전화통화나 휴대전화 위치 확인 여부 ▲폐쇄회로 등을 통해 당시 지하철을 이용했다는 정황 ▲평일 같은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한 출·퇴근기록 등을 검토해 사망을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해도 정황증거가 없어 인정사망에서 탈락하는 실종자들의 처리는 여전히 문제로 남을 전망이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았거나 폐쇄회로 등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실종자 가족들은 법정다툼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숨기지 않는다.이들은 대구시가 사고 다음날부터 물청소를 하는 등 현장보존을 하지 않아 많은 증거가 사라지거나 뒤섞여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금 500억원 예상… 배분기준 논란 보상금 산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보상금에는 정부지원금, 성금,위로금 등이 포함된다.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최고 1억 2339억원까지 지급되는 정부지원금에는 대책본부와 유가족측이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성금의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사망자와 부상자에게 어떤 비율로 배분하느냐는 것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성금을 전부 지급할 것인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400억원선인 성금은 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원단과 대책본부 일각에서는 너무 많은 보상금이 지급될 경우 앞으로 유사한 다른 사건이 발생하면 보상금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책임자 처벌·원인규명 과제… 검찰 재수사 사고 원인규명은 장기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짙어보인다.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한 사람의 방화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지하철 사고의 구조적인 문제점 파악을 위한 전문가들의 접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다만 방화 사고 요인으로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위기상황에서 사령실 근무자와 기관사들의 위기대처능력 부족,안전의식 결여,화재에 취약한 전동차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정확한 발화 지점까지 오락가락하는 등 의문점이 수두룩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찰이 기관사 등 ‘피라미'들을 처벌하는 수준에 그칠 경우 책임소재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대구지검은 전담수사반에서 차장검사를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로 확대개편해 전면 재수사에나섰다.이는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수사의 칼끝이 지하철공사와 대구시 고위급 간부를 겨냥하고 있음을 뜻해 사법처리 수준이 주목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김상화기자cghan@ ◆김중량 중앙특별지원단장 “유가족의 입장에서 한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수습을 위해 대구에 온 중앙특별지원단 김중량(金重養·사진·58)단장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고 실종자 처리문제 등을 신속하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중앙지원단은 행정자치부와 법무부,보건복지부,경찰청 등 5개 부처의 국·과장급 5명 등 13명으로 구성돼 1일부터 대구에 상주하고 있다. 김 단장은 “유가족 문제해결,보상,실종자 가족처리,인정사망 등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또 “총리께서 중앙특별지원단이 실질적인 사고대책본부라고 생각하고 유가족·피해자들과 대화하고 타협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관심을 끄는 실종자 처리와 관련,실종자 유가족측이 ‘인정사망 심사위’ 구성시 대책본부와 같은 수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 단장은 “인정사망위 구성은 유가족대표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면서 “총리께서 유가족들이 추천한 전문가를 절반 정도 참여시켜 빠른 시일내에 구성하도록 당부했다.”고 설명했다.특히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없도록 하기 위해 사고 당시 지하철 CCTV,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당시 정황증거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공사 등이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 단장은 “대검찰청 주관으로 원점에서 수사를 다시 시작하는 등 한점의 의혹이 없도록 투명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역할분담에 대해 김 단장은 “대구시는 기본적인 사고 수습업무를 맡고 모자라는 부분은 지원단이 해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대화창구 일원화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실종자유가족대책위가 요구하는 ‘장관급 이상의 지원단장’에 대해 “특별지원단이 대구시에 예속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관급이든 차관급이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황경근기자 kkhwang@ ◆윤석기 실종자가족대책위원장 “실종자 가족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게 아닙니다.평소 건강한 생활인이었고,사고 시간대와 해당 구간에서 지하철을 타던 시민이면 실종자로 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구지하철 사고의 희생자 유가족들이 조직한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의 윤석기(尹錫琪·사진·38·서울 강남구 도곡동) 위원장은 혼란을 겪고 있는 실종자 인정 범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실종자 범위를 포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희생자의 신원을 명확하게 가리기 힘들다는 이유로 억울한 경우가 단 한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각종 재난을 관리하는 현행 법률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공무원 사회의 ‘냄비 근성’을 이참에 뜯어고쳐 터무니없는 희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따라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권이 국가 안전망 부실 때문에 침해당하는 경우에 대비한 ‘재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사고의 축소·은폐에만 급급하다며 조해녕 대구시장 중심의 사고대책본부 대신 중앙정부의 지휘가 필요하다는 강경입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관행과 현행 법률에 매달리고 몇몇 허위신고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억울한 죽음이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차적으로는 실종자 인정사망 평가에 대책위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함으로써 객관성을 높여야 합니다.” 윤위원장은 법률구조공단에 실종자 인정사망심사위원회의 구성과 보상문제 등에 대한 도움을 요청키로 했다.이번주중에 2명의 변호사를 선임해 실종자 대책위와 함께 사고수습에 나설 계획이다. 외국계 보험회사에 다니던 그는 이번 사고로 처형(妻兄)을 잃었다.최근 출산한 부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처가쪽에 문제 해결에 나설 만한 가족이 없어 대책위에 참여하게 됐다. 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 ‘대구참사’ 정부가 해결나서

    정부는 28일 고건(高建) 국무총리 주재로 대구지하철 참사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중앙특별지원단’을 구성하고 수사 주체를 현재 대구지검 형사5부에서 대검 강력부로 격상시키는 등 중앙정부가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고 총리는 회의에서 “어제 현장을 방문한 결과,사고가 수습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사고 가해자가 명목상 지방정부이긴 하나 (중앙)정부가 나서 조속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신중식(申仲植) 국정홍보처장이 전했다. 정부는 또 오는 4일 첫 국무회의에서 대구 참사 수습대책을 긴급현안으로 올려 재난관리청 신설 등 방재체제 개선방안을 중점 논의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실종자 확인 논란과 관련,호적법 90조에 따라 ‘인정사망’ 여부를 심사할 ‘인정사망자심사위원회’를 조속히 구성,유가족측이 추천하는 법의학자·종교계 인사 등을 포함시키고 피해자 가구당 최고 2000만원까지 생활안정자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광숙기자 bori@
  • 사고현장의 감초 ‘점박이’ 정동남씨

    “열흘이 넘도록 찜질방에서 쪽잠을 자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을 힘껏 도와야죠.” 대구지하철 참사 수습과정에 ‘점박이’ 탤런트 정동남(鄭東南·사진·53·서울 서초구 방배동)씨가 현장 곳곳을 누비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사고 당일인 지난 18일 곧장 대구로 달려온 그는 한국구조연합회 회원 125명을 이끌며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아수라장이었던 현장이 어느 정도 정리된 요즈음 정씨가 힘쏟는 일은 아직도 중앙로 역사(驛舍)에서 생활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안전을 돕고 이들과 사고수습을 책임진 대구시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것.정씨는 “실종자 인정의 폭을 넓게 적용해야 한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를 대구시에 설득력 있게 설명함으로써 결국 받아들여지도록 한 ‘물밑 역할’도 맡았다. 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 대구지하철 대참사/ “정부차원 특별지원단 구성”

    고건(高建) 신임 국무총리는 27일 대구 지하철참사와 관련,“중앙정부 차원의 차관보급 또는 1급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지원단을 구성,사고수습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구에 상주시키겠다.”고 밝혔다. 고 총리는 이날 오후 취임 첫 일정으로 대구시민회관 합동분향소를 찾아 실종자 가족대표와 면담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대구시 중심이 아닌 별도의 사고대책본부를 원하지만 이와 동등한 위상을 갖춘 지원단을 만들어 유가족이 원하는 바를 수렴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 총리는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하는 과정에 근처에 있던 수백명의 유가족들이 정부의 대책이 부실하다며 심한 욕설과 함께 항의를 해 곤욕을 치렀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지하철공사 오모(58) 감사부장이 사고 당일인 18일 오후 중앙로역 구내를 촬영한 CCTV 녹화테이프를 멋대로 가져가 보관해 온 사실을 확인,공사 경영진이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를 기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경찰은 운전사령실과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상열(39)씨와 오간 대화내용 일부가누락된 녹취록을 공사 감사부가 작성한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감사부 안전방재팀장인 김모(42)씨 등 직원 3명이 유선테이프 녹취록을 조작한 사실을 자백받고 이들의 직속상관인 오모씨와 윤진태 전 사장 등이 미리 알았는지를 추궁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 송한수기자 shkim@
  • 부상자 간병- 속옷·신문스크랩 제공…톡톡 튀는 자원봉사

    ‘자원봉사도 경쟁시대’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고대책본부가 설치된 대구 시민회관에는 기업체와 각종 봉사단체,종교기관 등 48개 단체가 유가족과 조문객들에게 24시간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봉사분야도 차와 음료수,식사제공 등 고전적인 서비스는 물론이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유가족과 조문객,사고대책본부의 손과 발이 돼 주고 있다. 화장실 청소,부상자와 유가족 심리상담,부상자 간병,세면도구와 속옷 지원,무료 49재 봉행,무료 투약 및 진료,실종자유가족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사고현장 사진 및 영상기록,사고 관련 신문스크랩도 봉사활동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최근에는 현장에서 자원봉사자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이색 자원봉사까지 등장했다. 유명 대기업체들은 사고발생 후 대책본부 앞마당에서 치열한 자리 선점 경쟁을 벌였다.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내에서도 친절하기로 소문난 직원들을 선발,최고급 호텔수준의 친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너무 친절해 오히려 봉사받기가 미안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식사시간이면 서로 자기네 천막에서 식사를 하라고 호객(?)행위를 하는 진풍경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정당의 자원봉사단은 비좁은 대책본부 사무실 3층을 전세내 봉사는 없고 자리만 차지한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유가족과 조문객들은 “자원봉사는 만점인데 경찰과 사고대책본부의 사후 대응은 낙제점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구 황경근기자
  • 대구지하철 대참사 / 전동차 옮겨 유품유실 가능성

    *유가족대책위, 현장 보존 가처분신청 경찰·대책본부 책임 떠넘기기 급급 ‘뼛조각 하나라도 찾고 싶은데 유해를 쓰레기로 방치하다니….전동차에 있던 유품도 많이 사라진 것이 틀림없어…’대구지하철 참사로 불탄 전동차를 서둘러 월배차량기지로 옮기면서 실종자들의 유류품이 유실됐을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종자가족대책위 윤석기(38) 위원장은 26일 “전동차의 일부 출입문이 열린 상태로 6㎞ 떨어진 월배차량기지로 옮기는 과정에서 유해와 유류품 등이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찰과 사고대책본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유가족들의 이같은 주장은 대구지하철 참사 실종자 유해 4구와 유류품 147점이 중앙로역 사고현장에서 수거한 잔해물 더미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점으로 미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은 “하마터면 실종자 단서가 될 유해와 유류품이 쓰레기로 취급돼 쓰레기매립장에 영영 묻힐 뻔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유족들의 분노가 폭발하자 경찰과 사고대책본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전전긍긍하고 있다.특히 유가족들이 “사고발생 후 경찰이 대충대충 엉터리 현장 수색 및 감식작업을 한 것이 입증됐다.”면서 “현장 보존 실패와 훼손을 방치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실종된 딸 지현(27)씨를 찾기 위해 사고 잔해물 수색작업을 지켜봤던 윤근(57)씨는 “너무나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면서 “실종자 유해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유실됐을 가능성도 많다.”며 분개했다. 경찰은 사고현장에 대한 초동 수색작업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당시 사고현장이 너무 어수선해 미처 유해와 유류품 모두를 찾아내지 못한 것 같다.”는 군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대구시와 지하철공사는 “경찰이 수색 및 감식작업이 끝났다고 통보해와 지난 19, 20일 현장 정리작업을 벌였다.”면서 “유해와 유류품 등은 경찰이 모두 수거한 것으로 알았다.”고 해명했다. 실종자가족대책위는 이날 대구지법에 대구시장과 대구지하철공사를 상대로 ‘지하철역 지하 2층과 3층,천장과 역구내 벽에 붙은 각종 시설물을 보존하며 불이 난 전동차 2량 등의 이동과 소각을 금지해 달라.’는 사고 현장과 유류품 훼손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대구 황경근 강원식기자 kkhwang@
  • 지하철 참사 추모가요 나왔다/정태춘·박은옥씨 부부 ‘우리 가슴에‘ 발표

    ‘저 딸들과 아내들의 마지막 목소리 허공에서 맴돈다/휴대폰의 신호가 울면 또 다시 무너지며/그 지하역 중앙로 차가운 거리로 망연히 배회한다/…/저 지옥의 연기가 대구의 하늘에서 천천히 걷히고/…/남은 우리들 가슴에 다시 하얀 꽃을 새겼다.’ ‘노래하는 음유시인’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대구지하철 참사로 숨진 넋들을 달래는 추모곡을 만들었다. 정씨 부부는 이번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위해 ‘우리 가슴에 하얀 꽃을 또 새긴다’라는 제목의 가요를 만들어 26일 오후 7시 사고현장인 중앙로역 입구 아카데미극장 앞에서 실종자가족대책위원회(위원장 윤석기)가 개최하는 추모집회에서 발표했다. 이들 부부는 당초 지난 22일 대구에서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공연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이번 참사로 연기하고 대신 추모곡을 만들어 숨진 이들의 넋을 기렸다. 정씨는 “노래를 통해 희생자들의 억울함이 다 풀릴 리는 없겠지만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이번 사고가 쉽사리 잊혀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래를 지었다.”고 말했다. 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 대구지하철 참사/유족들까지 건강 잃을라

    포근한 봄날씨도 지하 먼지 구덩이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마지막 흔적을 찾으려는 유족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지는 못했다. 대구지하철 대참사 8일째를 맞은 25일 중앙로역 사고현장 바닥에서 실종자·유가족대책위원회 A(56)씨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맏딸 황정미(32)씨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딸의 친구 홍모(여)씨가 찾아오자 슬픔이 다시 몰려왔기 때문이다. 그을린 시신 탓에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느라 사고원인 규명이 늦어지는 시간 만큼,사고대책위 본부의 무성의에 유족들은 지쳐만 가고 있다.유족대책위 관계자는 “사고 이후 지하철 역사에서 밤을 지새우다 보니 탈진해 하루 1∼2명이 링거를 맞는 등 피곤이 겹쳐 있다.”고 귀띔했다. “힘을 내라.”는 말도 위로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A씨는 같은 고교·대학을 다니던 딸의 친구가 “자주 찾아뵐테니 딸 대하듯 해주세요.”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자 “고맙다.”는 짧은 외마디 소리와 함께 눈물만 쏟아냈다. 대책위를 이끌고 있는 윤석기(38·서울 강남구 도곡동)씨는 올바른사고수습을 촉구하고 유족들의 질서를 바로잡느라 동분서주하는 통에 걷기도 힘든 상태다.검정색 구두는 헤질 지경이고 베이지색 코트에는 사고현장을 누빈 흔적이 얼룩으로 뚜렷이 남아 있었다. 300여명에 이르는 유족들의 가슴은 이날 오후 유족대책위의 기자회견장에서 또 한번 무너져내렸다. 사고수습본부의 유족대책반장인 김모(3급·대구시 모 국장)씨가 같은날 오전 1시50분쯤 제대로 된 사고수습을 요청하기 위해 자신을 방문한 유족들에게 취중 욕설을 한 장면이 담긴 1분50초짜리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됐기 때문이다.지친 몸으로 기운이 소진한 가운데서도 이 장면을 보고 분노한 한 유족은 벌떡 일어나 “모두가 사형감”이라며 구두를 벗어 테이프가 돌아가는 TV화면에 던지기도 했다. 대책위는 유족들의 건강검진을 위해 이날 오후에는 40인승 버스 3대를 동원해 대구의사협회 자원봉사단이 있는 시민회관으로 떠났다. 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 대구지하철 대참사/ 쓰레기더미서 유해 4구 발견

    대구지하철 화재 현장에서 수거된 잔해물에서 25일 희생자의 시체 일부를 포함해 실종자 신원확인이 가능한 단서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이에 따라 실종자 유가족들이 대구시 사고대책본부에 몰려와 거칠게 항의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중앙로역 사고현장 훼손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찰 합동감식팀은 이날 실종자 유가족과 공동으로 대구시 동구 방촌동 안심차량기지 야적장에서 잔해물 더미 300여부대를 풀어헤친 뒤 정밀검색을 벌였다. 이 검색에서 왼쪽·오른쪽 발등 각 1개씩,오른쪽 손등,불에 타 확인이 불가능한 신체일부 등 시체 4구와 틀니 1개,뼛조각 2개,머리카락 뭉치 7개 등을 찾아냈다. 시커멓게 불에 탄 채 발견된 유해는 한눈에도 실종자 시체임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여서 현장수습이 졸속으로 이뤄졌음을 증명했다. 또 모자와 불에 탄 휴대폰,옷가지,안경테,머리띠 등 유류품 100여점도 찾아냈다. 이 유류품들에 대한 정밀 감식은 잔해물 부대가 대구 안심차량기지에 방치돼 땅에 묻힐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대한매일 2월23일자 1면 보도)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합동감식팀은 “발견된 유해는 각기 다른 사람의 것으로 보이며 손등은 어린이 시체의 일부로 추정된다.”면서 “유해는 유전자 검사를 하고 유류품은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소유자 확인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잔해물에서 유해가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경찰이 사고현장에 대한 초동 수색을 얼마나 엉성하게 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문제의 잔해물을 매립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따졌다. 유가족들은 이어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로 몰려와 “쓰레기로 처리한 잔해물에서 시체가 발견된 것에 대해 조해녕 시장이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대구시는 이날 윤진태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을 해임하고 김영창 종합건설본부장을 사장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지하철공사 감사부서 직원들의 녹취록 조작과 관련,지하철공사 경영진이나 간부들이 개입됐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또 종합사령팀 운전사령이 기관사에게 ‘전동차 전원을 끄라(마스컨키를 빼라).’고 수차례 되풀이한 것이 승객들의 대피를 막는 원인이 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구체적 정황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대구 황경근 강원식 김상화기자 kkhwang@kdaily.com ◆실종자가족 “”정황증거 인정”” 대구지하철 안심차량기지에 보관된 잔해물 부대에서 사망자의 시체 부위를 포함한 신원확인 단서가 될 유류품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실종자 문제 처리가 난항을 겪게 될 전망이다.대구 지하철 사고대책본부에 신고된 실종자는 모두 520명.이중 248명은 사망·부상 등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됐으나 나머지 320명은 미확인 상태다. 사고전동차에서 수습된 시체는 25일 현재 128구.90% 정도가 수습된 단계다.하지만 200여구에 가까운 실종자는 흔적도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화재로 철구조물까지 녹일 정도의 높은 온도가 상당기간 지속된 밀폐공간에서 일부 시체는 잿가루로 변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이를 감안해 정황증거가 증명되면 사망으로 인정하는 ‘인정사망제’를 도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날 발견된 유류품과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에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이날까지 실종자 휴대전화 위치확인을 요청한 222건 가운데 159건의 통화시간대와 위치를 확인한 결과 71건이 사고 당시 중앙로역 지점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정황증거조차 없는 실종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이들의 발발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이들은 대구시가 사고 다음날부터 현장 보존은커녕 물청소를 하면서 많은 증거를 훼손시켰다며 법정다툼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대구 한찬규 송한수기자 cghan@
  • 외면 당하는 부상자들

    대구지하철 참사의 부상자들이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극도의 정신적 충격으로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면서도 사망자와 실종자 유가족의 딱한 사정 앞에서 드러내 놓고 아픔을 호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120여명의 부상자들은 대구지역 20여개 병원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 사망자나 실종자처럼 ‘협의회’도 구성하지 못한 실정이다.이들은 “사망자와 실종자에 대한 지원과 대책도 중요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피해를 입은 부상자들에게도 눈길을 돌려달라.”고 하소연한다. 특히 경북대병원에 입원한 부상자 가족들은 망설임 끝에 대구시에 공동 건의서를 냈다.지금까지 시 관계자가 한 차례도 부상자를 방문하지 않는 등 무성의하게 대응한 것에 대한 서운함과 항의의 표시였다.동산의료원에서는 일부 부상자들이 퇴원했다가 후유증이 심해 다시 입원하기도 했다. 곽병원에서는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부상자들을 돌보던 가족 2명이 실신,같은 병실에 입원하는 사태도 빚어졌다.동산의료원에 입원한 김모(31·여)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심장이 떨려매일 밤 수면제를 먹을 지경인데 정신과 치료 지원은 눈씻고 찾아볼 수도 없다.”면서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 앞에서 드러내 놓고 불평할 수도 없다.”고 고개를 떨궜다. 대구 이영표 이세영기자 tomcat@
  • 대구지하철 참사/참사 이모저모...실종자가족들 ‘사망확인’ 늦어 발동동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7일째인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사건 현장인 중앙로역 일대에서 유골과 유류품 재발굴에 나섰다. 현장을 물청소하고 유류품을 무단반출해 유족들의 분노를 샀던 대책본부는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가족들에게 뒤늦게 서한을 보내 “각종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실종자 304명으로 압축 이날까지 대책본부에 접수된 실종자 550명 가운데 사망·부상자와 이중 신고자를 제외한 ‘순수’ 실종자는 304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당국의 무성의로 신원확인이 늦어지는 바람에 지쳤다.”면서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지하철역 승강장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통해 하루빨리 사망자를 확인해달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전국으로 퍼지는 추모열기 대구시민회관 2층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이날까지 5만여명의 추모객이 찾아 희생자의 영혼을 달랬다.김석주 뉴욕한인회장도 직접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인천시는 오는 26,27일을 ‘시민 애도의 날’로 선포해 오전 10시에 추모 사이렌을 울리기로 했다. ●의사·변호사도 자원봉사 동참 대구지역 신경정신과와 정신과 의사들이 무료진료 활동을 펴고 있다.이들은 두통·불면증·호흡곤란·우울증 등 각종 후유증을 호소하는 부상자와 유가족들을 상대로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변호사 160여명도 ‘지하철참사 법률지원단’을 구성,피해배상과 실종자 인정 여부 등에 관한 법률상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 이세영기자 sylee@kdaily.com ◆유가족 신원확인 돕는 이달식씨 “먼저 간 딸도 강의실에서 자기 대신 다른 학생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할 겁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로 딸을 잃고도 자원봉사에 나선 아버지가 딸의 대학 합격을 취소하고 대신 다른 학생을 입학시켜 줄 것을 학교에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사건대책본부에서 유가족들의 신원확인 작업을 돕고 있는 이달식(사진·45·대구시청 총무과)씨는 이번 참사에서 외동딸 현진(19)양을 잃었다.현진양은 올 입시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합격했다. 현진양은 참사가 났던 지난 18일 오전 고교 때 친구를 만나러 외출했다가 변을 당했다.이씨는 딸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병원 8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다. 딸이 마지막 전화를 걸어 “안돼,안돼.”라고 울먹이던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을 맴돌고 있다는 이씨는 “학교측의 배려로 딸의 빈자리가 채워졌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대기실내 약국서 활동 배은호씨 “내 가슴이 무너져도 남을 도와야 진정한 봉사 아닙니까.” 대구 지하철 참사로 딸 소현(20·영남대 생화학 2년)양을 잃은 배은호(사진·49·약사·경북 영천시 완산동)씨는 사건 이틀째인 지난 19일부터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희생자 대기실내 임시 약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소현양은 약대에 편입하기 위해 중앙로에 있는 학원에 공부하러 전동차를 타고 가다 실종됐다.지난 22일 유가족에게 공개된 지하철역 구내 폐쇄회로(CC)TV에 찍힌 뒷모습이 마지막 ‘작별 인사’가 됐다. 배씨는 “주위에서 극구 말렸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도저히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면서 “약사가 돼의료봉사활동을 하겠다던 딸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슬퍼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다리가 불편한 배씨는 매일 유가족과 실종자 환자 300∼400명을 돌보고 있다. 대구 이영표기자 tomcat@
  • ‘대구 참사’ 뒷수습 정신없는데…여론 집중포화에 악소문까지 시장·지하철공사 사장 곤욕

    지하철 참사 뒷수습에 바쁜 대구 공직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구시장과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이 연일 곤욕을 치르면서 부하 직원들도 안팎으로 처신하기가 매우 힘들어진 탓이다.대구 관가에는 저기압골이 오래 머물 전망이어서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5년 상인동 대구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사고 직후 조해녕(曺海寧)시장이 지하철과는 악연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그가 대구시장으로 재임했던 점을 빗댄 말이었다. 조 시장은 이번 참사 다음날인 19일 설화까지 당했다.시장실 앞에서 “지하철역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달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에 “나도 바쁜 사람이다.”라며 고함을 질렀다는 것.대구시측은 이를 부인했으나 일부 언론을 접한 네티즌들이 시장을 비난하는 글로 대구시 홈페이지를 연일 도배하고 있다. 조 시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사고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았다는 여론의 집중포화. 특히 실종자 가족들은 유류품을 하나라도 더 찾기 위해 밤을 지새우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고 이 것을 바로 조 시장에 대한 불신감으로 연결시키고 있다.엉터리 실종신고가 넘쳐나면서 두번 울고 있는 실종자들의 격앙된 심정이 반영된 것. 20일에는 유가족들과 면담 도중 조 시장이 다리를 꼬고 앉자 유족들이 문제삼는 등 조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실종자 가족에게 감시당하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실종자로 인정하는 범위를 협의하기 위해 23일 실종자 가족들과 조 시장이 만나는 자리에서는 마이크가 날아드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다행히 조 시장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면담 분위기는 일순간에 썰렁해지고 말았다. 윤진태(尹鎭泰)대구지하철공사 사장도 마음이 착잡하다.지하철 안전에 대한 관심이 유별났지만 이제는 안전이 그의 목을 옥죄고 있어 아이로니컬하다. 지난 2001년 7월 제 3대 지하철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던 윤 사장은 취임 초기 1개월여에 걸쳐 지하철 전구간(26㎞)을 걸어다니며 시설점검을 했다.그 뒤에도 1년에 2∼3차례에 걸쳐 심야 점검에 나서 숨은 일꾼이란 평을 받아왔다. 이 같은 그의 노력도 이번 참사로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경찰이 여론을 감안해 수사 수위를 조절하면서 사법처리 대상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에는 예정했던 외아들(26)의 혼사를 치르면서도 참석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훼손 파문 확산,복구 전면중단… 정밀조사 착수

    대구지하철 참사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고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대구지하철공사가 복구공사 등을 전면 중단한 뒤 현장통제와 함께 정밀 조사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는 23일 지하철 참사 실종자 가족과 합의할 때까지 복구작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구지하철공사는 (사)한국건설안전기술협회에 의뢰해 화재가 발생한 중앙로역의 구조시설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벌이기로 했다.중앙로역 3층 승강장 슬래브와 지지구조물 등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은 한국건설안전기술협회 등 전문기관이 맡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팀은 물론 건물구조·전기·방재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동원,현장에 대한 재감식작업을 벌일 방침이다.사고전동차가 견인돼 있는 월배 기지창과 피해자 유류품 등 사고잔재물이 쌓여 있는 안심 차량기지에도 감식 전문가를 파견,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복구작업이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대구 지하철의 정상운행은 올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강대형 대구경찰청 차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는 수사체제를 갖췄다.경찰은 방화 피의자와 기관사,종합사령실 근무자,역무원 등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지하철 1호선 시공에서부터 운영체계 등 대구지하철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본격 파헤치기로 했다. 경찰은 현재 대구지하철공사 창사 이후 현재까지 종합사령실과 각 기관사간의 교신내용이 모두 담긴 마그네틱 테이프를 압수해 정밀 분석중이다.경찰은 역무일지·순찰일지 등 대구지하철 업무체계 전반에 대한 수사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범과 직원들의 과실여부를 확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구 지하철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밝혀내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며 “대구지하철의 운영체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잡고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대구지하철 참사/ 유품등 300부대 빗속 방치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서둘러 수거된 잔해물 300여부대가 안심차량기지에 일반쓰레기로 방치돼 있는 사실이 23일 확인됐다. 대구지하철공사는 특히 수사상 중요 증거물이 될 유류품을 매립대상인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두고 있어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중앙로역 현장에서 서둘러 수거된 잔해물은 20일 야간을 이용,대구시 동구 방촌동 안심차량기지로 옮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유류품이 사고 다음날 공사직원들과 군장병들에 의해 서둘러 수거된 뒤 현장에는 물청소가 실시됐었다. 이와 관련,실종자가족들과 시민단체 대책위측은 “아직도 사고현장에서 유골과 유류품이 발견되고 있는데 사고현장의 잔해물을 쓰레기 청소하듯 쓸어담아 빗속에 방치해 놓고 있는 것은 사건을 은폐·축소하기 위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고 발생 후 5일이 지난 23일에도 사고현장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과 유류품 등 20여점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 잔해물 더미에도 상당수의 실종자 유골과 유품이 포함돼 있을가능성이 높다.하지만 22일부터 2일간 대구지역에 내린 비로 잔해물 더미 속의 실종자 유해와 유류품 등이 크게 훼손됐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또 공사가 잔해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 치우듯’ 마구잡이로 수거,신원확인 등에 단서가 될 유골과 유류품 등이 마구 뒤섞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본사 취재진이 잔해물 더미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서자 지하철공사는 23일 부랴부랴 빗속에 방치하고 있던 이들 잔해물 더미에 비닐을 덮어씌우는 등 잔해물 관리에 들어갔다. 화재 당시 발생한 고열에 시신이 모두 타버려 DNA추출이 불가능해지는 등 난관에 부딪힌 실종자 확인작업을 위해서는 이들 잔해물 더미의 체계적인 분류와 정밀 감식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체 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는 국과수 집단사망자관리단(단장 이원태)도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실종자 수와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모든 유류품에 대한 감식작업이 필수적”이라며 “그동안 월배차량기지 사고 열차 등에 대한 시신수습과 감식작업만 이뤄졌을 뿐 다른유류품 등 증거 자료는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국과수도 안심차량기지에 옮겨진 사고 잔해물 더미의 정밀 감식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지하철공사 시설부는 “사고 현장에 대한 안전정리가 시급해 현장감식 작업을 벌인 경찰로부터 허락을 받아 잔해물을 수거,안심차량기지로 옮겼다.”고 해명했다.지하철공사 관계자는 “국과수 등으로부터 이들 잔해물에 대한 감식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김상화기자 shkim@kdaily.com ***대책본부 따로 감식반 따로...현장보존 안돼 실종자 확인 난항 “전동차내 가로 1m,세로 2m 구역을 조사하는데 5시간 이상 걸리는데,수백명이 희생된 사건 현장이 단 하루 만에 사라지다니 정말 어이없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사건대책본부와 현장 감식반 사이에 손발이 맞지 않아 재난 관리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사건은 물론 수습도 총체적·구조적 부실로 얼룩지고 있는 것이다. ●초기대응 손발 안 맞아 사건 발생 직후 대책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반의 의사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실종자 신원확인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건 다음날인 19일 대구 지하철공사의 복구작업으로 사건 현장이 말끔히 치워지는 과정에서 대책본부는 감식반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감식반은 월배차량기지에 옮겨진 전동차 내부의 시신이 워낙 심하게 훼손돼 신원확인을 위해서는 DNA보다 유류품쪽에 기대를 걸었으나 현장이 ‘없어진’ 탓에 차질을 빚게 됐다.엄청난 인재(人災)를 겪고도 주먹구구식 대처로 제2의 인재를 자초한 셈이다. 지하철공사 복구팀장 김욱영(52)씨는 “상부에서 현장을 치워도 좋다는 말을 들었을 뿐 특별한 주의사항이나 감식반과의 의견교환에 대해서는 따로 들은 것이 없다.”고 털어놨다.이에 대해 국과수 관계자들은 “있을 수 없는 난센스”라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국과수 감식반이 사건 발생 후 30여시간이 지나서야 현장작업에 본격 투입된 것도 재난관리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장보존 없는 재난관리 규정 대구시의 ‘재난관리규정’에는 ‘현장보존’이나 ‘감식 체계’ 등 재난복구에 반드시 필요한 규정이 아예 담겨 있지 않다.지난 95년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이후 96년 9월 대구광역시 재난관리규정은 훈령 903호로 재개정됐지만,대부분 지휘체계나 인원배정에 대한 내용들뿐이다. 대구 이영표 유영규기자 whoami@
  • ‘애도의 날’ 弔鐘… 울음삼킨 대구

    대구 지하철 참사 엿새째이자 ‘시민 애도의 날’인 23일 달구벌에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졌다.노래방을 포함해 대부분의 상가가 영업을 전면 중단,추모행렬에 동참했다.사건 현장인 중앙로역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지하2층 입구에는 시민들이 두고간 국화꽃 수만 송이가 쌓여 숙연함을 더했다. ●실종자 가족 항의농성 지하철 중앙로역 복구공사에 반발하며 지하1층에서 이틀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실종자 가족 300여명은 지하철운행 전면중단과 사건 현장보존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이들은 “새벽 2시쯤 지하3층 승강장에서 이번 사건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을 발견했다.”면서 “대구시와 지하철공사측이 현장수습을 서둘러 유골과 유류품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모비 위치 놓고 신경전 피해자대책위측과 대구시가 추모비 위치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대책위측은 “사건현장인 중앙로역 근처에 추모비를 세워 희생자의 원혼을 달래고 시민을 위한 안전교육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그러나 대구시측은외곽공원에 추모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감식 직원 과로로 실신 사건 전동차가 옮겨진 월배차량기지에서 유골 및 유류품 수습 작업을 하던 김상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물리분석실장이 새벽 3시쯤 숙소에서 실신,병원으로 옮겨졌다.국과수의 한 관계자는 “김 실장이 이틀간 밤샘조사를 벌여 피로가 쌓인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 박지연기자 anne02@
  • 참사현장 개인정보 유출 무방비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유출돼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분향소,유족대기실,참사 현장인 중앙로역 길거리 등에는 사망자·실종자뿐만 아니라 경상자들의 주소,주민등록번호,집전화·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명단이 관리없이 나붙어 있다. 때문에 일부 상인들은 개인 정보를 보고 피해 당사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품 구매를 종용하는 등 상업적인 목적에 악용하고 있다.일부는 피해 당사자의 주민번호와 집 주소를 신용카드,홈쇼핑 등에 멋대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당사자들은 이같은 대구시와 사고대책본부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해 “대책을 세우라.”며 분노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에 입원한 권모(24)씨는 “사고를 당한 다음날부터 ‘화상에 좋은 약이 있으니 사라.좋은 병원이 있는데 소개시켜 주겠다.’는 전화가 매일 서너통씩 걸려와 골치아프다.”면서 “어떻게 개인의 신상정보를 담은 정보를 여과없이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별취재반
  • 대구지하철 참사/ 사고수습 이모저모

    대구 지하철 참사 나흘째인 21일 실종자 가족들이 DNA분석을 위해 혈액을 채취하는 등 시신확인 작업이 본격화됐다. 경찰은 허위 실종자를 가려내기 위해 실종자와 신고자의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다시 제출하도록 유가족들에게 요청했다. ●사진 속 주인공 생존 참사 직전 한 승객이 찍어 화제가 된 1080호 전동차의 내부 사진에 담긴 대부분의 승객들이 사고현장을 탈출,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영남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안세훈(19)군과 김소영(28·여),이현경(22·여),김주연(22·여),안승민(33)씨 등은 “사진이 찍힌 뒤 문이 열렸고 곧바로 전동차를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진 왼편에서 두 손으로 코를 막은 중년 남자와 붉은색 상의를 입고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여성의 생존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성 오간 설명회장 대구 시민회관 대강당에서는 이날 실종·사망자 가족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책본부측이 마련한 설명회가 열렸다.실종자 가족들은 “전동차 안에 79구의 시신만 남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으로 사망확인을 해야 한다.”고 따졌다. 한 유족은 “사건 이후 인적지원이나 지하철 구조문제 등은 개선하지 않은 채 지하철 운행을 재개,유족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면서 “사건 수습이 다 끝날 때까지 모든 지하철 운행을 중단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하상가 썰렁 지하철 참사 이후 ‘지하공포’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평소 발디딜 틈없이 혼잡했던 동성로 지하상가와 주변의 대형 지하쇼핑몰에는 사고 이래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M쇼핑몰 관계자는 “도심 지하통로와 연결돼 고객이 들끓었던 지하 1,2층 상가가 한산해졌다.”고 전했다. 특별취재반
  • 대구지하철 대참사/확인된 시신 79구 실종신고는 395명

    대구 지하철 참사 사흘째인 20일 대책본부에 신고된 ‘실종자 숫자’가 최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대책본부측의 추정치와 실종자 가족의 신고자 수가 5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실종자수는 참사 수습과정에서 미확인 신고자의 행방 확인은 물론 ‘보상금 지급’이라는 민감한 문제와 직결돼 있다.대책본부는 20일 오후 7시 현재 월배차량기지로 이송된 전동차에서 발견된 시신을 79구로 잠정 집계했다.반면 실종자 가족이 대책본부에 신고한 실종자 수는 395명으로 집계됐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실종 시기나 거주지에 관계없이 신고 내용을 모두 접수받고 있다.”면서 “당시 지하철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희박한 외지 사람들과 오래 전에 실종된 사람들까지 포함돼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반면 실종자 가족들은 “자체 조사결과 허위신고 숫자를 빼더라도 실종자가 200명은 족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사고대책본부가 지하철 방화 참사 규모를 고의로 축소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실종자가족 대표 윤석기(38)씨는 “대책본부측이제공한 지하철 CCTV 화면을 확인한 결과 안심역 등 일부 구간의 촬영화면이 빠져 있다.”면서 “대책본부가 제공한 당시 지하철 탑승 인원 추정치도 1시간 단위로만 돼있어 전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는 CCTV화면을 모두 공개하고 사체 수습현장과 사고현장 감식 등에 가족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반
  • 대구 지하철 참사/시신 신원 확인 한달이상 걸릴듯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실종자로 분류되고 있는 시신 71구의 신원확인은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탑승자 명단이 확보되는 비행기 사고와는 달리 무작위로 장기간 확인 작업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최상규 박사는 19일 “치아,다리골절 등 여러가지의 신체적 특징과 법의학적 분석 등을 통해 1차 신원확인을 하겠지만 이번 사고처럼 전동차가 녹을 정도의 강력한 화재에 의한 시신은 확인작업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삼풍백화점 사건 때에도 시신 상태가 온전치 못해 30%가량은 끝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과수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신원 미확인 시신은 시료 등을 채취한 뒤 유전자 분석 작업을 하지만 시신 유전자와 접수된 유가족 307명의 유전자를 일일이 대조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문 장택동기자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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