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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명실종·과수원1171㏊ ‘쑥대밭’

    제14호 태풍 `나비´로 인해 울릉·울산·포항 등 동해안 곳곳에서 실종 5명의 인명과 재산피해가 났다. 또 이번 태풍으로 울산지역은 하루 570.5㎜의 비가 내려 시가지 도로가 대부분 침수됐으며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4만 1000여가구에 전기가 끊어지기도 했다. 태풍이 물러가면서 각 시·도는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울릉도에서는 7일 새벽 태풍 나비의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전기가 끊겨 1100여가구가 이틀째 칠흙같은 밤을 보내야 했다. 또 상수도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전화마저 불통됐다.572㎜의 폭우가 내린 울릉 서면지역엔 태하천과 남양천, 남서천 등 3개 하천의 둑이 터지거나 범람해 3명의 실종자가 발생했으며 일주도로 곳곳이 산사태로 유실됐다. 대구와 경북 지역 4만 1000여가구는 6일 밤부터 7일 새벽 사이에 입간판 등이 전력선 등과 충돌하면서 정전이 되기도 했다. 특히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경주와 포항, 영천 등 동해안 지역이 초속 20m의 강풍으로 과수원 1171㏊가 과일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6일 오후 경주 양남면 기구리 기구교 부근 외동에서 양남쪽으로 가던 체어맨승용차가 폭우로 도로가 갈라지면서 하천에 떠내려가 탑승객 이모(18)양이 실종됐다.울산지역에서는 공무원과 경찰, 군인, 근로자, 자원봉사자 등 3000여명이 7일 주택과 농경지, 도로 침수지역에서 복구작업을 벌였다.6일 오전 북구 효문동 율동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사람은 박모(56·건설회사 직원)씨로 밝혀졌으나 울산해경의 수색작업에는 진전이 없다.대구 황경근기자kkhwang@seoul.co.kr
  • [월드이슈] 30년새 허리케인 위력3배…무분별한 개발의 ‘역습’

    [월드이슈] 30년새 허리케인 위력3배…무분별한 개발의 ‘역습’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이 후진국에나 있을 법한 최대 1만명의 인명피해,100조원의 재산 피해를 남긴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씨름하느라 비틀거리고 있다. 카트리나 같은 허리케인, 태풍, 홍수, 가뭄 등의 기상 재해는 흔히 ‘천재지변’으로 치부되지만 인적·물적 피해를 키운 것은 인간의 탐욕이라는 것이 기상학자들의 중론이다. 대피나 구호체계 미비와 같은 ‘사후적 인재’는 차치하더라도 원천적으로 참화를 키운 것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이라는 논리다. ●지구 온난화가 재앙의 대형화 초래 유엔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4∼2003년 전세계에서 홍수와 지진, 허리케인 등 자연 재해로 피해를 입은 이들은 25억명 이상이다. 지난해 말 동남아를 휩쓴 쓰나미(지진해일) 사망자 18만명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다. 이는 그 전 10년간에 견줘 60% 늘어난 수치다. 카트리나는 특이하게도 플로리다주를 거쳐 멕시코만에 들어서면서 오히려 위력이 5등급으로 커져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 3개 주를 할퀴고 지나갔다. 미국의 석유 정제시설 중 30% 이상이 자리잡고 있는 멕시코만 일대에서 수증기를 얻어 카트리나의 위력이 커진 것이다.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환경의 응징을 당했다는 주장은 위르겐 트리틴 독일 환경장관이 처음 주장했다. 그는 “카트리나 같은 자연 재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오직 인간들이 야기한 지구 온난화로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트리틴 장관은 독일이 지난 9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을 18.5% 줄였는데, “미국인들은 유럽인에 비해 2.5배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연중 8∼10차례 발생하는 허리케인 건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화석연료가 소비되고 이를 채굴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는 악순환으로 인해 (허리케인의) 위력이 커졌다는 것이 기상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기상물리학자 케리 이마누엘은 지난 1970년 이래 허리케인은 3배, 태풍의 위력은 2배 커졌다고 분석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지난 30년간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는 섭씨 0.5도 올랐지만 열대성 폭풍우의 위력은 갑절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무분별한 습지 개발이 재앙 키워 지난해 자연 재해로 인한 전세계 보험사 지급액은 400억달러 이상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는 플로리다주를 연타한 허리케인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지니를 비롯, 모두 4개의 허리케인이 44억달러부터 70억달러까지의 재산 피해를 남겼다. 많은 미국인들이 자연재해에 취약한 플로리다, 대서양과 멕시코만 연안, 캘리포니아 등에 몰리는 것도 재해 피해 증가와 관련,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진 전문가인 로버트 해밀턴은 지적했다. 1969∼89년 상대적으로 허리케인이 잠잠할 때 플로리다 등 남부 해안지대의 무분별한 개발이 강행됐다. 습지에는 호텔과 콘도가 들어섰고 방조제 역할을 하던 모래섬과 삼나무, 층층나무 등 휴양림은 베어졌다.1930년 이래 제방과 운하가 건설되면서 무려 5000㎢의 습지가 사라졌다. 제프리 마운트 캘리포니아대 지질학과 교수는 “5㎢ 습지가 파괴될 때마다 태풍 파고는 60㎝씩 올라간다.”고 짚었다. 습지를 고갈시키고 구릉지대를 불도저로 밀어버림으로써 생태계와 물의 흐름 등 지표 환경이 교란돼 재해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뉴올리언스를 침수케 한 것은 폰차트레인 호수에 가까운 제방 붕괴였지만, 무너지지 않았더라도 제방은 그 자체로 재앙을 불러들인 원인이다. 미시시피강에서 밀려 내려오는 토사의 흐름을 차단, 결과적으로 멕시코만 연안에 퇴적돼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환경사학자인 시어도어 스타인버그 교수는 “65년 허리케인 벳시가 덮쳤을 때보다 뉴올리언스는 훨씬 더 멕시코만에 가까이 다가서 있다.”고 말했다. 이젠 만 자체가 도시가 됐다는 얘기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더 튼튼한 제방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더 훌륭한 제방을 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이 5일 뉴올리언스시의 복구보다는 이전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발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상 최악의 재앙이 수습되는 대로 부시 행정부는 교토의정서 비준과 같은 또 하나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환경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대성 폭풍 어떤것들이 있나 바다가 만들어내는 ‘핵폭탄’인 열대성 폭풍은 지역에 따라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북미 대륙을 강타하는 허리케인, 동북아시아의 태풍, 인도양의 사이클론, 호주의 윌리윌리 등으로 이름은 다르지만 생성과정은 모두 같다. 이들은 연간 80회쯤 발생하는데, 태풍이 20∼30회로 가장 많다. 허리케인은 8∼10월에 많이 생기며, 한해 평균 10회쯤 나타난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허리케인은 1900년 텍사스주 갤브스톤에서 발생한 것으로 최소 8000명이 숨졌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태풍 가운데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것은 1936년 8월 발생한 태풍. 사망자 1232명, 실종자 1646명에 이른다. 재산피해가 가장 컸던 것은 2002년 8월 강원도를 강타했던 루사로 무려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사이클론은 1년 평균 5∼7회 발생하며, 규모는 태풍이나 허리케인보다 작다. 하지만 피해는 만만치 않아 1991년 발생한 사이클론은 14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지구온난화론 부정하는 세력들 전세계 과학자들이 대형화된 기상재해의 원인을 ‘지구온난화’로 지목하고 있음에도 상당수 미국인들은 이같은 현실을 잘 모르고 있다고 보스턴 글로브가 지난달 30일자에서 신랄하게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석탄과 석유 회사들이 온난화 이슈를 희석시키기 위해 수백만달러의 홍보비를 지출해 왔다면서, 미국민 다수가 온난화의 심각성을 외면하게 된 데는 언론도 공동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미 언론은 이 문제를 다룰 때도 정치·외교적 측면에서만 조명할 뿐 농업과 환경·기후 등에 미치는 영향에는 무심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995년 미네소타주 공공설비 청문회는 석탄업계가 네 명의 과학자에게 100만달러 이상의 뒷돈을 대 지구온난화 논리를 깨려고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세계 최대의 정유업체 엑손모빌은 1998년부터 1300만달러 이상을 지구온난화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한 언론 홍보와 로비에 지출해 왔다. 마침내 이들 업계는 지난 2000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당선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기후 및 에너지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이듬해 미국이 국제적 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한 것이 정점이었다. 백악관 고위관리가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 배출의 상관관계를 다룬 보고서를 직접 조작한 일도 있다. 백악관 환경회의 수석보좌관 필립 A 쿠니는 2002년과 2003년 기후보고서의 초안을 수정해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려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6월7일 보도한 바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軍과거사 규명 4건 확정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5일 12·12와 5·17 비상계엄확대에 이어 5·18 민주화운동에 이르는 1980년대 초 신군부의 집권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과 삼청교육대 사건, 강제징집 등 녹화사업,1960년대 후반 발생한 실미도 사건 등 4건을 1차 조사대상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군 과거사위는 또 10·27 법난(法難), 언론인 해직 및 언론통폐합 사건,5·6공의 민간인 사찰, 재일동포 및 일본 관련 간첩조작 의혹사건 등을 2차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1차 조사에서는 특히 신군부 집권과정에서 벌어진 12·12사건에 관여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강제 진압한 공로로 표창을 받았던 군 인사들의 포상 내역이 조사 대상에 포함돼 경우에 따라서는 훈·포장이 박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과거사위는 신군부가 원활한 권력 장악을 위해 5·17 확대 계엄을 실시하고, 계엄 확대 이유로 내세운 당시 북한의 특이 동향 여부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5·18 당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 명령체계 및 실종자 행방 등도 의혹을 낱낱이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이 발령된 직후 신군부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가 군 부대 내에 설치한 삼청교육대사건과 관련해서는 최초 계획 입안 및 추진 과정에서의 위법성, 검거 및 교육 과정에서의 인권 유린 실태, 검거자와 입소자의 규모, 사망자 수 등을 집중 규명할 방침이다. 강제 징집 및 녹화사건의 경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와 대상자 수, 프락치 공작 실태 및 피해사례 등을 주로 규명하게 된다. 1971년 실미도사건은 공군 684부대(일명 실미도부대)의 창설 배경 및 주체, 훈련병 모집과 훈련 과정에서 자행된 불·탈법적 인권 침해 행위를 집중 규명하고 훈련병의 신원 및 유해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편 민간위원 7명과 국방부측 인사 5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과거사위는 지난달 1일부터 민·군 조사관 10명씩을 임명하는 등 본격적인 조사를 위한 기초 작업을 해왔으며, 이번 조사 과정에서 해당 사건의 피해 실태를 파악해 적절한 명예 회복 조치 등도 권고할 방침이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대구서 목욕탕 지하 보일러 폭발 48명 사상

    대구서 목욕탕 지하 보일러 폭발 48명 사상

    2일 오후 4시쯤 대구시내 한 목욕탕 건물에서 보일러 폭발로 화재가 발생,6명이 사망(5명)하거나 실종되고,43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지하층 보일러가 폭발하면서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건물 관리소홀이나 불량 기름 사용여부 등을 집중 조사중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2만 5000여개에 달하는 목욕탕이나 찜질방 등 다중이용시설들의 상당수가 대형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관련 법령 정비와 함께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폭발에 이은 붕괴로 인명피해 늘어 사고는 대구시 수성구 수성3가 시티월드 옥돌사우나 5층 건물에서 비롯됐다. 목격자들은 두 차례의 폭발음 이후 건물이 화재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현장에 119구조대와 경찰 등이 출동했지만 건물의 붕괴위험으로 현장 접근이 쉽지 않아 인명구조와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로 옥돌사우나 건물 1층 콘크리트 바닥이 완전히 내려 앉았고, 건물외벽과 천장 곳곳이 무너졌다.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5대와 주변 건물의 유리창이 박살났다. 이날 사고로 목욕탕 주인 정명식(57)씨 등 남자 1명과 여성 4명(신원미상 1인) 등 5명이 사망하고, 최경환(39·수성3가)씨가 실종됐다.43명의 중경상자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사고가 나자 2∼3층 목욕탕에서 목욕 중이던 고객들이 건물에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는가 하면 일부는 알몸으로 탈출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불량 보일러기름 사용여부 조사 보일러 폭발로 불이 났지만 화재보다는 폭발에 따른 붕괴로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층 보일러 실에서 폭발이 발생하면서 1층 콘크리트 바닥과 건물 외벽 일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사고 건물 지하는 보일러실,1층 미용실,2층 여자 목욕탕,3층 남자 목욕탕,4층 찜질방,5층은 헬스장이다. 피해는 붕괴된 지상1층에서 많이 났다. 사고대책본부를 차린 경찰은 보일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달 25일 퇴직한 사고건물 보일러 기사 신모(60)씨로부터 “(목욕탕 주인이) 오전에 전화를 걸어 (보일러실) 기계를 봐달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신씨가 그만둔 이후 옥돌사우나에서는 별도로 보일러 관리인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관리소홀 의혹을 사고 있다. 경유 대신 혼합유 등 ‘불량 기름’을 사용했는지도 조사중이다. 경찰은 세입자와 목욕탕 직원, 목격자 등을 불러 지역 재개발에 따른 일부 상가가 철시했는데도 목욕탕이 계속 영업을 한 배경, 건물관리 소홀 여부, 불량기름 사용 가능성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부상자 구조 등에서는 시민정신이 큰 빛을 발휘했다. 화재 당시 건물 2층 여탕 안에 있던 서모(32·여·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씨는 “4살난 딸아이를 구해달라고 소리를 치니 한 시민이 직접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올라왔고 다른 네사람이 지상에서 이불 귀퉁이를 잡고 쿠션을 만들어 구조했다.”고 말했다. ▲사망자(5명) 정명식(57·목욕탕 남자 주인) 박순이(43·여·수성구 지산동) 구순옥(42·여·수성구 수성3가) 김지현(25·여·수성구 수성3가. 대구가톨릭대 영문과 4년) 신원미상 여성1명 ▲실종자(1명) 최경환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호우피해 복구 5794억 지원

    이달 초 호우피해가 발생한 전북·경남 지역 등에 주택과 도로·교량 등의 시설물 복구를 위해 5794억원이 지원된다. 소방방재청은 수해 피해지역 복구지원비로 전북 4872억원, 경남 645억원, 경기 173억원, 경북 58억원, 충북 34억원, 충남 5억 4000만원, 인천 2억원, 전남 89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재민들에게는 사망·실종자 1000만원, 부상자 500만원 등의 위로금이 각각 지원된다. 또한 주택이나 농경지 경작면적의 80% 이상 피해를 당한 이재민 456가구 1160명에게는 피해 정도에 따라 최고 6개월 구호비와 생계유지를 위한 무상양곡 10가마,2분기의 고교생 학자금 등이 함께 지원된다. 국세와 지방세 감면과 영농·영어 자금 상환연기 및 이자감면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징용행불자 가족들 분통

    징용행불자 가족들 분통

    “진상규명위가 뭐하는 곳입니까. 이미 다 밝혀진 사실 확인만 하라고 만들었답니까.” 강제징용됐다가 광복 후 귀국길에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15년째 찾고 있는 최낙훈(65)씨는 요즘 들어 마음이 더 답답하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를 생각하자면 민간단체만 믿고 몇년을 허송세월한 기억이 떠오른다. ●피해자모임서 10년전 한 일 9개월째 되풀이 “1990년대 초 피해자모임에 찾아갔을 때도 그랬지. 등록하면 다 찾아주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피해자로 ‘인정’만 해준다더군. 지금 진상규명위도 똑같은 걸 되풀이하고 있어. 그럴 거면 뭐하러 특별법 만들고 국민 세금 써가면서 일하느냐고.” 진상규명위가 발족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생사여부를 모르는 이에 대한 조사는 뒷전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사망자, 생존자측이 확보한 서류의 진위를 가리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1일∼6월30일에 접수된 강제징용피해건수는 모두 20만 3055건. 현재 약 14만건이 전산입력됐고 이 가운데 6000여건이 행불자로 분류됐다. 입력이 끝나면 행불자는 1만여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진상규명위는 예상한다. 그럼에도 행불자와 관련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실종자 가족의 주장이다. 최씨는 “4년 전 아버지와 함께 징용간 사람을 겨우 수소문해 찾았는데 2년 전 죽었다더라.”면서 “당시 상황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고령일 텐데 그걸 생각해서라도 행불자 조사를 먼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63년째 아버지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의 건강이 최근 악화됐다.”면서 “평생 눈물로 사신 어머니가 눈 감으시기 전에 아버지 생사를 알았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증빙서류 있으면 진작 우리가 찾았지” 원망 1943년 징용된 직후부터 아버지 소식이 끊겼다는 이금수(62·여)씨는 “진상규명위가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또 한번 큰 상처를 주고 있다.”며 가슴을 쳤다. 생계를 포기하면서까지 특별법 통과를 위해 뛰어다닌 결과 마침내 진상규명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난 2월 접수 첫날, 서류를 들고 찾아갔을 때 부풀어 올랐던 기대가 지금은 사그라들었다. “징용 당한 아버지, 평생 재혼도 안 하고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난 아버지 찾아서 어머니 무덤 옆에 묻어드려야 해. 그런데 진상규명위는 행불자들은 신경도 안 쓰는 것 같아. 제출할 증빙서류가 있으면 진작 우리가 찾았지 정부가 해줄 때까지 기다렸겠어.” 행불자 가족들의 불만이 커지자 진상규명위측은 2주마다 열리는 정기간담회에서 행불자 가족들과의 만남을 따로 마련키로 했다. 최봉태 진상규명위 사무국장은 “행불자 문제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산작업이 완료되면 행불자 담당자를 따로 두는 등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편혜영의 첫소설집 ‘아오이’

    편혜영의 첫소설집 ‘아오이’

    사람의 첫 인상이 그렇듯 작가가 세상에 내놓는 첫 책의 인상은 두가지다. 평범하거나 강렬하거나. 편혜영(33)의 첫번째 소설집 ‘아오이가든’(문학과지성사)은 의심할 것 없이 후자다. 썩어가는 시체들, 배를 가른 고양이, 우글거리는 구더기떼 등 책장을 넘길 때마다 툭툭 튀어나오는 엽기적인 하드고어의 이미지는 또래의 젊은 작가들은 물론 한국 소설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낯설고, 새롭다. 문학평론가 이광호씨는 “한국 소설의 특별한 ‘또다른 시작’”이라고 이 도발적인 작가의 등장을 평했다. 표제작 ‘아오이가든’은 역병이 도는 어느 도시의 끔찍한 참상을 다루고 있다. 시민들은 집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고, 거리는 동물들의 시체와 배설물로 가득 찬다. 희망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을 길 없는 폐허의 형상은 디스토피아를 묘사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시킨다. 단편 ‘저수지’는 연쇄 실종자들의 사체를 찾기 위해 저수지 일대를 수색하는 사건과 외진 방안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세명의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실험용 쥐(마술 피리), 구더기 천지 속에서 삶과 죽음이 구별되지 않는 존재(문득) 등 소설집에 실린 여타의 작품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독특하고, 개성적인 상상력은 어디에서 온 걸까.“등단(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후 다양한 유형의 작품을 습작했는데 의외로 이런 스타일이 재밌고, 잘 맞았어요. 쓸 때는 재미있었는데 막상 책으로 묶여 나오니 독자들이 읽기 편한 작품들은 아닌 것 같아 걱정이에요.” 언젠가 친지의 시신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낯설지가 않았다. 시체는 이승의 육신이 빠져나간 잔해일 뿐 무서운 느낌이 안들더라고 했다.‘산 사람이 사람인 것처럼 죽은 사람도 사람이야. 자기가 살아 있다거나 죽었다고 느끼는 건 어느 한 순간이야.…그 순간을 제외하면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똑같이 살고 있는 거야.’(‘문득’,110쪽) 그의 엽기적 상상력은 우리가 살고 있는 불온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는 “내 소설이 끔찍하고, 무섭다고 하는데 어쩌면 현실은 더 잔혹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주위에 엄연히 존재하는데 우리가 애써 외면한 것뿐이라는 얘기다.‘아오이가든’은 홍콩의 사스 전염병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흰 마스크를 쓰고 유령처럼 거리를 배회하는 홍콩 시민들은 충격적이었다.‘아오이가든’은 사스 감염자가 집단적으로 발견된 아파트의 이름이다. 마찬가지로 ‘저수지’도 실제 있었던 사건의 뉴스 보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일본 괴기소설처럼 엽기적인 이미지로만 남는 소설이 되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팬터지적인 측면이 강한데 앞으로는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평범한 인상보다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강렬한 인상이 더 기억에 남듯 그의 데뷔작도 독자의 뇌리에 강한 충격을 남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美 FBI 아카데미를 가다] 18주 지옥훈련 통과해야 ‘특수요원’… 15%가 탈락

    [美 FBI 아카데미를 가다] 18주 지옥훈련 통과해야 ‘특수요원’… 15%가 탈락

    9·11 뉴욕 테러 이후 미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 테러전의 수문장 역할을 맡고 있는 연방수사국(FBI). 워싱턴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자리잡은 FBI 본부와 함께 미 전역 56개 FBI 지부,2만 8000명에 이르는 요원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FBI 아카데미’이다.FBI는 20일(현지시간) 외국 특파원들을 FBI 아카데미로 초청, 대 테러전 추진 등 FBI의 최근 현황을 설명했다. 한국 언론에서는 서울신문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콴티코(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워싱턴에서 395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40마일을 달려내려와 148번 출구로 빠지자 러셀 로드로 접어들었다. 양쪽으로 나무가 빽빽하게 벽을 친 듯한 이 도로를 15분 정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묘한 긴장감이 엄습해오는 것을 느낀다. 커다란 비닐하우스처럼 생긴 검문소를 지나면 시뻘건 바탕에 ‘위험(Danger)’이라는 샛노랑 글씨가 적힌 자극적인 입간판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읽어보니 “허가 없이 이 지역으로 들어오면 즉각 체포한다.”는 경고문이다. 곧이어 커다란 돌에 새긴 ‘FBI Academy’라는 표지가 나타나고 거기서 우회전을 하면 FBI의 요람인 콴티코 FBI 단지가 나타난다. 이곳에는 FBI 연구센터(Laboratory)와 FBI 훈련원(Training Academy), 위기대응반(Critical Incident Response Group) 등 FBI의 3개 주요 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20일 오전 9시30분쯤 콴티코에 도착, 차에서 내리자 여름 공기를 타고 낮게 깔리는 둔중한 총소리가 들려왔다. ●“범인은 반드시 잡히게 된다” FBI 연구센터에 도착하자 대외관계 담당인 특수요원(Special Agent) 앤 토드가 일행을 펜트하우스층의 브리핑룸으로 안내했다. 밖에서 본 연구센터는 실리콘 밸리의 정보통신(IT)기업 사옥과 원자력 발전소를 합쳐놓은 것처럼 보였다. 화학 실험을 많이 하느라 굴뚝을 크게 지었기 때문에 발전소 건물의 느낌을 준 것이다.FBI 연구센터는 당초 워싱턴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던 지문, 발자국, 머리카락, 해부, 컴퓨터,DNA 등 FBI의 각종 연구실이 1990년대 말 이곳으로 통합된 것이다. 현재 24개 팀,700명의 요원이 소속돼 있다. 브리핑룸에서는 연구센터 소장인 드와이트 애덤 박사가 직접 파워포인트를 통해 현황을 설명했다. 애덤 소장은 9·11이후 FBI 업무의 50% 이상이 대 테러 활동이라고 밝혔다.9·11 이후 대형 테러 사건은 없었지만 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 대표에게 ‘백색가루’가 배달됐던 것과 유사한 사건이 수백건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이를 수거해 쌓아놓은 통만 280개에 이른다. 애덤 소장은 또 FBI 연구센터는 250만명의 범죄자와 수백명의 실종자의 DNA를 체취한 CODIS(Combined DNA Index System)를 보유하고 있으며,1998년 이후 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해결한 범죄만 2만 5000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테러범의 DNA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건이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했던 연쇄 강간 사건. 피해 여성 3명 모두가 한 남자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DNA 조사결과 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 것. 결국 그는 석방됐고, 그 후 진범도 잡혔다. 애덤 소장은 브리핑을 마친 뒤 직접 연구실을 돌며 진행 중인 연구 내용을 설명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려 41XX호 폭발팀 연구실로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2001년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폭파하려던 리처드 리드의 신발 폭탄이 그대로 재현돼 있었다. 신발 한쪽으로도 고공 비행중인 여객기 한대는 쉽게 폭발될 수 있음을 애덤 소장은 영상으로 보여줬다. 조금 떨어진 42XX호 화학팀으로 들어가자 최첨단 화학 관련 기기들이 정렬돼 있었다. 애덤 소장은 최근 은행털이범을 겨냥한 ‘특수 물질을 바른 지폐’가 은행 금고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노출된 범인은 반드시 잡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자 증거반응팀이 나왔다. 톰 린튼 팀장은 특수비닐종이를 이용, 범인이 밟은 카펫이나 신문 등에서 어떻게 발자국을 채취하는가를 자세히 보여줬다. 또 일단 발자국이 나오면 그 신발의 제조사와 제조 연도, 제조 지역 및 판매 지역까지 자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남긴 발자국은 수년 뒤에도 채취가 가능하다고 린튼 팀장은 덧붙였다. ●조디 포스터가 훈련받은 호건스 앨리 FBI 연구센터에서 차를 타고 거대한 주차빌딩을 돌아나오면 낮은 구릉 지역에 세워진 가상 마을 ‘호건스 앨리’가 나온다. 이곳이 FBI 특수요원들이 실전 훈련을 벌이는 트레이닝 아카데미다. 지난 1972년 세워진 호건스 앨리에는 주택가와 상가, 호텔, 차량, 도로 등 범죄자와의 대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지형지물적 요소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트레이닝을 받는 요원의 나이는 23세에서 37세로 제한돼 있으며, 평균 연령은 30세이다. 마침 이날 훈련을 받다가 가상 모텔 앞 그늘에 앉아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요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두가 검게 그을린 얼굴이었지만 눈빛만은 살아있었다. 이곳에서 18주의 훈련 과정을 마치면 특수요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보통 1기에 50명의 요원이 신청하며 평균 15%가 중도에 탈락한다고 트레이닝 아카데미의 커트 크로퍼드 공보담당 요원이 설명했다.FBI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스타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스털링 요원으로 열연한 조디 포스터나,‘더 록’에서 화학전문가로 나왔던 니컬러스 케이지 등 20여명의 인기배우가 영화 촬영에 앞서 이곳에 들러 실전 훈련을 받았다고 크로퍼드 요원은 전했다. ●“언어 전문가 갈수록 중요” 1994년 창설된 위기대응반은 오클라호마 주청사 테러 등 각종 대형 사건의 뒤처리를 주로 맡아왔다. 이날 위기대응반의 활동을 브리핑한 시티븐 티드웰 선임 특수요원은 “테러범의 행태를 연구하는데 조직의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드웰 요원은 특히 각국 언어 전문가의 필요성이 커져가고 있으며 미국내에서 쌓은 대 범죄 분석 및 수사 기법을 문화가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티드웰 요원은 “FBI는 국내 수사 담당인데, 이곳에 외국 기자들이 온 것만 보더라도 국제사회는 점점 하나의 영역이 되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티드웰 요원은 영화 등에 이따금씩 등장하는 FBI와 중앙정보국(CIA)의 갈등에 대해 “9·11 이후 두 기관이 매우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면서 “현실은 영화와 다르다.”고 말했다. ●85% 명중해야 사격 합격 FBI 요원들이 몸을 단련하는 체육관은 농구장 세 면이 나란히 놓인 규모였다. 입구 쪽에는 러닝 머신 등 각종 기구가 벽을 따라 설치돼 있었다. 인간과 총의 모형이 다수 비치돼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FBI요원은 신체 능력을 자주 평가하기 때문에 운동을 게을리 하면 탈락할 수도 있다. 이날도 중년으로 보이는 요원들이 팀을 나눠 농구를 하고 있었다. 농구장 맞은 편에는 수영장이 갖춰져 있었다. 이곳에서는 스킨 스쿠버도 가르치며, 물 속에서 고무총을 사용하는 방법도 중요한 훈련 과목이다. 체육관 건물에는 FBI 요원들을 위한 카페테리아(식당)도 마련돼 있다. 요원들은 서명만 하면 되고, 외부 인사는 6달러 53센트를 내면 준비된 요리를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 이날의 주 메뉴는 구운 닭고기였다. 체육관 건물의 로비에는 ‘FBI의 10대 현상수배범’ 명단이 게시돼 있다. 이 가운데 한명이 오사마 빈 라덴이다. 베시 글릭 공보요원은 “최근 FBI를 가장 자주 찾는 ‘고객’이 할리우드와 캐나다”라고 말했다. 찾는 목적은 10년 전에는 어떤 무기를 사용했느냐, 무슨 복장을 했느냐, 재킷이 어떤 모양이고 무슨 색이었느냐, 촬영장소를 제공할 수 있느냐고 묻기 위한 것이다. 캐나다도 최근 FBI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많이 만든다고 한다. 포터 요원은 올가을 시즌 기준으로 13개의 TV 프로그램에 FBI가 등장한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영국인이 테러범…” 유럽 경악

    |파리 함혜리특파원 외신|7·7 런던 연쇄 폭탄테러 사건이 자살폭탄테러로 결론지어지고 있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영국 경찰은 사건의 배후 조종자를 밝히는 데 수사의 총력을 모으고 있다. 용의자들은 모두 파키스탄계 영국 시민권자들로 사고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 경찰은 수사가 급진전을 보인 12일 테러범 용의자 4명의 신원을 확보했으며 관련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 또 런던 북쪽의 기차역 주차장에 있던 렌터카 안에서 폭발물도 수거했다.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 런던 테러사건이 영국 시민권자들에 의한 자생적 자살폭탄테러로 귀결될 가능성이 짙어지자 영국 전체는 경악하고 있다.BBC는 “마주하고 싶지 않던 최악의 악몽이 현실이 됐다.”고 우려했다.‘테러범들은 우리 중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강조해온 영국내 이슬람계 주민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가장 위험하고 극렬한 자살폭탄테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유럽에서는 처음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국가 내무장관들은 비상회의를 소집했다.●자살폭탄테러, 유럽으로 이동 런던경찰청 테러전담반의 피터 클라크 수사반장은 “수사 초기에 용의자를 4명으로 압축했으며 이 가운데 3명이 웨스트요크셔 출신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면서 “4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용의자 가운데 1명은 올드게이트역에서 사망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하철 객차와 버스, 사고현장 주변에서 4명의 테러범이 소지했던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 등을 찾아냈으며 목격자들의 증언과 CCTV 화면 분석자료를 토대로 용의자의 신원을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의 고위관계자는 버스 폭발 지점 부근에서 숨진 2구의 시체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시체는 몸통이 산산이 찢겨나가 머리 부분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살폭탄테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더 타임스는 “자살폭탄테러는 외국에서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다. 이제 테러범들의 전선은 서유럽으로 이동했다.”고 우려했다.●테러 용의자의 국적은 영국 경찰은 4명의 테러범 용의자 모두 영국 국적으로 이 중 3명은 파키스탄계 이슬람교도들이 집단거주하고 있는 웨스트요크셔 리즈 출신이다. 영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하시브 후세인(19), 셰자드 탄위어(22), 엘리아즈 피아즈(30), 모하메드 사디크 칸(30) 등을 거론했다.셰자드 탄위어는 최근 파키스탄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시브 후세인이 폭탄을 가지고 2층버스에 승차했고 셰자드 탄위어는 런던 서부 에지웨어로 역 부근에서 지하철 폭탄을 터뜨렸으며, 역시 리즈시에서 온 모하메드 사디크 칸이 올드게이트 역 인근의 다른 지하철 폭발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용의자 가운데 1명은 가족들에 의해 사건 발생일인 7일 밤 10시20분 실종자로 신고됐으며 경찰은 이 때문에 쉽게 범인들의 거주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하이킹 떠나듯 가벼운 모습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3명의 용의자들은 리즈에서 런던 북부 50㎞ 지점의 루턴역에서 집결, 다른 1명을 만나 폭발물을 분배받고 런던 킹스크로스 역에 3건의 폭발사고가 발생하기 20분 전인 7일 오전 8시30분쯤 도착한 뒤 각자 테러 목표지점으로 향했다. 각자 군용 스타일의 등가방을 하나씩 멘 이들이 킹스크로스 역에 있는 장면이 CCTV 화면에 포착됐다.경찰 관계자는 “그들이 등가방을 하나씩 메고 잡담을 나누고 있어 마치 하이킹을 떠나는 젊은이들처럼 보였다.”고 전했다.lotus@seoul.co.kr
  • 수색작업 부진…1000명 실종설도

    런던 연쇄테러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10일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50명 이상으로 늘어난 가운데 테러 당일 연락이 끊긴 가족과 연인, 친구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그러나 구조 당국은 시신의 신원 확인, 증거 수집과 생존자 수색 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러셀광장 근처 지하 30m에 위치한 터널 안에 상당수 시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섭씨 60도의 고온에다 먼지가 자욱하고 추가 붕괴위험마저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신문은 올드게이트역과 에지웨어역 근처에도 많은 시신이 파묻혀 있으나 구조팀이 주기적으로 지상에 나와 호흡을 해야 하는 관계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공식 실종자를 25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일부에선 1000명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흘 동안 실종자 신고 전화만 13만통을 넘었다. 시신들도 대부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경찰은 신원 확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이에 따라 지하철역 부근 벽과 울타리, 가로등, 공중전화 박스 등에는 사랑하는 이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담은 포스터가 나붙었다. 한 남성은 “아들 필립이 7일 아침 9시30분 직장에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뒤 소식이 끊겼습니다. 아마 기절해 기억상실증으로 거리를 헤매고 있을지 모릅니다.”라고 애타는 사연을 써붙여 놓았다. 한 여성은 “7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 제이미 고든이 그날 아침 유스턴과 킹스크로스 사이 버스에 있다고 말한 뒤 아무 소식을 들을 수 없습니다. 병원 명단을 다 뒤져도 그를 찾지 못했습니다. 제발 그가 살아 있기만을….”이라고 써붙였다. 가족들은 또 집에서 인터넷 웹사이트 등에 “우리 가족 못 보셨나요.”라고 글을 올리고 있다. 사상자가 후송된 병원에서도 불안과 근심에 찬 표정의 가족들이 사랑하는 이의 미소 띤 얼굴 사진을 손에 든 채 환자 명단을 확인하고 병상을 직접 뒤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BBC는 빅토리아역 근처 복스홀 브리지로드의 한 스포츠센터에 실종자 가족센터를 24시간 운영한다고 보도했다. 일부 신문은 애끓는 사연과 함께 실종자 명단을 신문에 게재해 이들을 돕고 있다. 한편 영국 정부는 14일 정오부터 2분 동안 전국에서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국군포로 일가족 탈북

    한국전쟁 이후 지난 1950년대 북한에 국군포로로 잡혀 있던 일가족이 동반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자 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는 20일 “국군포로인 장판선(74)씨 일가족 6명이 지난 2월부터 연달아 중국으로 탈북했다.”면서 “장씨와 장씨의 차남 영철씨가 지난 3월5일 국내로 들어왔고 부인 김옥련씨와 장남 영복씨는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입국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장남과 부인은 다음달 입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장씨의 딸과 외손자도 베이징 한국대사관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탈북을 주선한 사람들에 의해 일시 억류돼 있다고 최씨는 덧붙였다. 이들은 탈북을 주선한 조직이 한국대사관측에 다른 탈북자(37·여)와 함께 입국시켜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4년 한국전쟁 당시 소위였던 조창호(74·경기 용인 수지)씨가 탈북한 이후 국군포로 일가족이 동반 탈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남 영암군 신북면 갈곡리가 고향인 장씨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2년 초 국군 제3사단 수색중대에 입대한 뒤 같은 해 가을 중공군의 대공세 때 포로가 됐고 종전 후 전사자로 처리돼 대전국립묘지에 위패가 안치돼 있다. 장씨는 1956년 북한 내 포로수용소가 폐쇄된 뒤 불량 성분으로 분류돼 함경북도 온성의 탄광촌에서 30여년간 최하층민으로 살아왔으며 자녀까지 대를 이어 차별과 멸시를 당하자 탈북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현재 주중한국대사관에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2∼3명이 입국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을 의제로 삼아 북측에 공식적으로 송환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씨의 입국으로 현재까지 송환된 국군포로는 모두 49명으로 늘었지만 5만∼8만명에 이르는 국군포로가 송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군포로 생존자가 538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유엔군사령부는 지난 1953년 8월 유엔에 제출한 ‘휴전에 관한 보고서’에서 한국전쟁으로 인한 국군포로 및 실종자수를 8만 2318명으로 집계했다. 정전 후 북한이 송환한 국군포로는 8343명에 불과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서울광장] 드라마 ‘제5공화국’과 5·18/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드라마 ‘제5공화국’과 5·18/이용원 논설위원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봉 세례에 거꾸러지는 학생·시민들과 그 위로 다시 쏟아지는 발길질, 교련복 입은 대학생의 복부로 찔러들어가는 총검…. 지난 토·일요일 MBC드라마 ‘제5공화국’을 본 시청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봉 세례에 거꾸러지는 학생·시민들과 그 위로 다시 쏟아지는 발길질, 피투성이 몸에 팬티만 걸친 채 줄줄이 연행되는 청년들, 그리고 교련복 입은 대학생의 복부로 찔러들어가는 총검…. 1980년 5월18∼19일 전남대 앞과 금남로 등 광주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계엄군의 잔악한 폭력이 화면에 그대로 살아나고 있었다. 곁에서 함께 TV를 보던 딸아이가 아빠, 저 군인들 왜 저러는 거야? 어떻게 저런 일이 있어? 라고 물었지만 목이 메어 대답할 수가 없었다. 속으로만 그래 실제로 있었던 일이야, 그것도 불과 25년전 우리땅 한쪽에서. 저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이제 너희는 저 말도 안 되는 폭력과 결별한 새 세상에서 마음놓고 살아가는 거야 라고 되뇔 뿐이었다. ‘5·18민중항쟁’의 실상이 우리사회에 두루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중반쯤이다. 금서임에도 불구하고 알음알음 전파되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황석영 엮음)이 출간된 때가 1985년 5월이었다. 또 외국 언론과 외국인 선교사가 찍었다는 다큐멘터리 필름 몇 종류가 은밀히 떠돈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후 민주화를 이루면서 ‘5월 광주’에 관한 각종 증언·기록이 쏟아져 나왔고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신군부에 대한 내란죄 재판도 열렸다.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하는 등 몇가지 과제가 남기는 했지만 ‘5·18’의 진상은 이제 대부분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지난주 방영한 ‘제5공화국’의 ‘5·18 민중항쟁’편 1·2부가 그처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걸 보면 국민 대다수는 그동안 그 내용을 어렴풋이 짐작만 했을 뿐 정확히 몰랐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 ‘제5공화국’은 ‘5·18’에 관한 최초의 대중적 보고서라 감히 평가할 만하다. 드라마는 계엄군의 무자비한 시위진압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는 한편으로, 전두환을 정점으로 한 신군부가 정권장악의 수단으로써 이 상황을 이용하려고 음모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아울러 광주시민이건 공수부대원이건, 이름 없는 백성이 거대한 격랑에 휩쓸려 희생 당하는 시대상을 일깨워 주었다.1980년 5월 한국사회의 경험이 총체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역사 드라마가 곧 역사 그 자체인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미지화한 역사가 문자화한 역사보다 역사현실을 더욱 잘 재현할 수 있다.’는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자의 지적처럼, 제대로 만든 역사 드라마에는 역사책 몇권을 합친 것 이상의 미덕이 있다. 이제 젊은 세대도 그들의 부모가 그 나이때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으리라 본다. ‘5월 광주’는 한 TV드라마를 통해 비로소 그 전모를 국민 앞에 드러냈다. 그러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서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민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하도록 지시한 발포명령자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 있다. 공식·비공식 실종자가 400명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계엄군이 희생자를 대거 암매장했다는 장소의 존재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14일 처음 전체회의를 가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5·18민중항쟁’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미제로 남아 있는 광주의 진실을 밝힐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해법은 단 하나이다. 가해 당사자들이 양심고백을 해 진실을 밝히는 길뿐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900억원대 발전기 구한 ‘바다의 119’

    최근 경남 산청 양수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 900억원대의 발전기 2대가 침수될 위기에 놓였으나 해군 특수부대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4일 해군에 따르면 산청 양수발전소에서 지난 12일 낮 12시쯤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발전기 냉각 파이프가 고열을 견디지 못해 파열, 지하 5개층 가운데 3개 층이 순식간에 냉각수로 가득찼고 발전소 직원 2명도 부상했다. 유입되는 냉각수의 양이 점점 늘어나면서 발전소의 핵심시설인 발전기 2대까지 침수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 발전기는 대당 450억원에 이르는 고가 장비로, 침수되면 수개월가량 수리기간이 소요돼 주민생활과 산업활동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발전소측은 자체 잠수요원과 지역 119구조대 잠수대원을 동원, 냉각수를 차단하려 했으나 한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자욱한 연기와 물 위의 기름띠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경남소방본부는 13일 오전 9시쯤 진해 해군작전사령부로 긴급 지원을 요청,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이 현장에 급파됐다. 해난구조대장 김동주 소령 등 12명의 숙련된 심해 잠수사로 구성된 SSU는 10시간의 작전 끝에 냉각수의 추가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주요 밸브를 잠가 추가 피해를 막았다. 김 소령은 “비록 119 구조대 소속 전문 잠수사들마저 불가능하다고 포기한 상태였지만,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900억원대에 이르는 발전기가 못쓰게 될 것이란 말을 듣고 ‘작전’에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군 특수부대인 SSU는 지난 93년 서해훼리호 침몰사건 당시 실종자 292명의 시신을 모두 인양했고,99년 남해상 150m 지점에 가라앉은 북한의 반잠수정을 건져 올리는 등의 활약으로 ‘바다의 119’로도 불리고 있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쓰나미’ 마지막실종자 시신찾아

    |방콕 연합|지난해 12월 지진해일(쓰나미) 당시 실종돼 지금까지 시신이 나오지 않았던 마지막 한국인 조상욱(당시 29세)씨의 시신이 1일 확인됐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윤지준)은 이날 푸껫 지진해일 한국인 실종자 신원확인팀이 지난해 참사때 태국 남부 팡아주 카오락 휴양지에 신혼여행을 왔다가 부인과 함께 실종됐던 조씨의 시신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한국인 신원확인팀이 푸껫에 설치된 ‘태국 쓰나미 신원확인센터(TTVI)’의 협조를 받아 바지와 반지 등 유품과 치아 확인을 통해 조씨의 시신을 최종 확인했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유해발굴/이목희 논설위원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미군 숫자가 개전 2년만에 1600명을 넘어섰다. 미국은 아까운 젊은이들의 희생을 방치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편으론 미국이 가진 저력의 일단이 드러난다.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하는 전통과 그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충분한 때문이다.‘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거기서 시작된다. 참전군인을 예우하는 대표사례가 ‘유골찾기’다. 미국은 “생사 관계없이 단 한사람의 미군도 전장에 남기지 않는다.”는 원칙에 철저하다. 세계 53개국에서 유해발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실종자수는 8000여명. 북한 지역에는 1996년부터 직접 발굴단을 파견하고 있다. 앞서 북한이 162구의 유해를 건넸으나 진짜 미군유해는 다섯구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200만달러를 지불했다. 지난해까지 1500만달러를 유해발굴 대가로 북한에 주었다. 대북지원에 인색한 미국이 미군유해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셈이다. 미국은 북한에서 10년간 220구의 미군유해를 발굴해 25구의 신원을 확인,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올해는 500만달러를 지급하고 지난달부터 한국전쟁 격전지인 평북 운산과 함남 장진호에서 대대적 발굴작업을 벌였다. 최신 장비를 갖춘 발굴단 27명이 야전텐트를 치고 하나의 뼛조각이라도 발견하려고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그런데 미 국방부는 지난 25일 북한내 미군 유해발굴 작업을 돌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지작업반이 미군 당국과의 연락을 제한받았기 때문이라지만 석연치 않다. 이들이 북에 인질로 잡힐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있다.1990년대 1차 핵위기때 제한북폭을 위해 주한 미국인 철수계획을 세웠던 것의 전조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미군이 F-117스텔스기 15대를 한반도에 배치, 훈련하려는 계획과 맞물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2002년 10월에도 유해발굴 작업이 잠시 중단됐던 적이 있다. 북한이 미국의 제임스 켈리 특사에게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직후였다. 자국군 유해찾기에 집착하는 미국이 이를 중단한 행위는 우려스럽다. 한반도위기설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미국의 협상안 제시 등이 실현되고 유해찾기가 하루빨리 정상을 되찾아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25년전 실종 아들 기다리는 母情

    어제는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25년째 되는 날이었다. 광주 국립 5·18묘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3부 요인과 각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 기념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그동안 5·18 관련행사에 참여하지 않던 상이군경회 등 8개 참전·유족 단체들이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념과 지역의 갈등을 넘어, 국민 모두가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준 뜻깊은 행사였다. 하지만 5·18을 역사의 장으로 넘기기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적잖게 남아 있다는 사실이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한다. 25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행방불명된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대문을 열어 놓은 채 잠자리에 드는 어머니, 사진에서 아들의 주검을 확인한 뒤 유해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아버지가 여전히 존재한다.18일 현재 행방불명으로 공식 인정된 희생자는 70명, 인정 받지 못한 신고사례는 300건 가까이 된다. 이들의 유해를 찾아 유족의 한을 풀어주려면 당시 학살·암매장에 가담한 이들의 양심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에 와서 책임을 묻고 처벌하자는 뜻은 아니므로 당사자들은 실상을 밝히고 실종자 찾기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발포 명령자를 가려내는 일 또한 중요하다. 전두환 씨를 비롯한 신군부 핵심인물 8명이 내란 혐의로 처벌받았지만 발포명령자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5·18민주화운동을 이에 포함시켜 발포명령자를 밝혀내야 한다. 아울러 ‘5·18학살’이 내란 행위로 규정됐는데도 그와 관련해 신군부 세력이 나눠 가진 훈·포장을 여태 치탈하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회에 제출된 상훈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 이들에게서 훈·포장을 박탈해야 한다.
  • 누가 이 ‘피아노맨’ 모르시나요

    지난달 8일 물에 흠뻑 젖은 검정색 정장에 넥타이를 맨 남자(사진 왼쪽)가 영국 켄트주의 한 해안도시를 배회하는 모습이 현지 경찰 눈에 띄었다. 그를 연행한 경찰은 신원 파악을 위해 끈질기게 추궁했지만 어떤 심각한 충격을 받았는지 도무지 입을 열지 않았다. 경찰은 할 수 없이 그를 근처 다트포드의 한 정신병동으로 옮겼고 사회복지사들로 하여금 돌보도록 했다. 병원 직원이 이름이나 쓸 줄 아는지 알아보려고 건넨 종이와 연필로 그는 그랜드 피아노를 세밀히 묘사한 크로키(오른쪽)를 그려보였다. 직원으로부터 얘기를 전해 들은 사회복지사 마이클 캠프는 그를 병원내 예배당에 있는 피아노로 데려갔고 그는 4시간동안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등을 쉬지않고 연주했다. 연주를 말리면 대들기도 했다. 신경쇠약에 시달리던 비운의 천재 피아니스트를 다룬 영화 ‘샤인’의 실제 주인공 데이비드 헬프갓을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 신원 미상의 ‘피아노 맨’이 화제를 낳고 있다고 BBC 등 영국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캠프는 20대 또는 30대로 보이는 이 남자가 평소에는 매우 불안한 증세를 보이지만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활기를 되찾는다며 외상성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과 병원은 동구권 출신 피아니스트인지 확인하기 위해 통역과 대좌시키기도 했고, 유럽에서 활동하는 오케스트라들을 상대로 그의 사진을 돌리기도 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현재 영국 국립실종자도움전화(NMPH)는 웹사이트에 그의 사진을 올려놓고 그를 아는 사람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민중가요로 풀어내는 ‘5월의 광주’

    오늘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25주기이다. 이 날을 맞아 KBS가 독특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18일 오후 10시부터 1TV를 통해 1시간 동안 ‘노래로 쓰는 오월’을 방영한다. 광주 방송총국이 직접 제작한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5·18 관련 다큐멘터리는 사건 자체에 대한 진실 규명의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었다. 이 프로그램은 5·18 이후 그 정신을 담은 노래와 음악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80년대 중반 이후 민주화를 이끈 또 다른 원동력이 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민중가요의 탄생 배경과 당시 시대적 상황을 엮어가는 것, 확실히 이전과는 차별화된 시도다. 민중가요가 다큐의 주인공으로, 록 그룹 ‘천지인’이 전달자로 나온다. 도청 앞 등 광주 민주화 운동의 성지를 순례하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솟아난 민중가요를 노래한다.‘님을 위한 행진곡’,‘타는 목마름으로’,‘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이 현재에 맞게 새로 편곡돼, 노래의 현재적 의미를 짚는다. 가수 신형원은 ‘서울에서 평양까지’를 열창한다. 또 지난 82년 제2의 애국가로 일컬어지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질 당시의 악보와 녹음 테이프 등도 공개된다. SBS는 이날 오후 11시5분 방영되는 ‘뉴스 추적’을 특집으로 마련했다.‘사라진 170여명, 어디로 갔나?-5·18 실종자 실태보고’다.5·18과 관련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망자 및 행방불명자는 모두 224명. 사망자만 397명이라는 당시 계엄군 헬기 조종사의 증언을 토대로 역사 속에 묻힌 시신 170여구의 행방을 추적한다. 또 암매장지로 제보받은 장소를 실제로 발굴하며 의혹의 실타래를 쫓는다. EBS는 20일 오후 10시부터 2시간 동안 방영되는 생방송 ‘토론 카페’에서 다양한 문화 공연과 함께 5·18의 현재적 의미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고진화 한나라당 의원, 김정란 상지대 교수,5·18 기념재단 박석무 이사장,‘바위섬’의 가수 김원중 등이 좌담에 초대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황장석기자의 아시아 창] 자국민 내쫓는 호주 백호주의

    호주 정부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필리핀 태생 호주 시민권자를 여권이 없다는 이유로 국외로 추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당국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인권단체와 야당 등은 인종 차별이 분명하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 장관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 등에 따르면, 북동부 퀸즐랜드주에 살던 필리핀 태생의 호주 시민권자 비비안 알바레즈(42)가 추방된 것은 4년 전이었다. 교통사고 직후 정신적 충격으로 기억을 상실한 그녀가 사고 조사 과정에서 여권을 내놓지 않자 이민국은 곧바로 추방해버렸다. 필리핀과 호주 양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알바레즈는 18년간 살아오던 나라에서 쫓겨났고 두 자녀와 생이별했다. 이민국에 의해 필리핀의 한 여성보호단체에 보내진 그녀는 마닐라 서부의 정신적인 치료와 보살핌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추방 이후 알바레즈는 호주 정부의 실종자 명단에 올랐으며 두 자녀는 수양부모 등에 맡겨졌다. 이같은 사연은 지난 11일 알바레즈를 보살피는 가톨릭 보호시설의 호주인 신부가 호주 위성방송 ABC의 알바레즈 실종 프로그램을 시청한 뒤 방송사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호주 정부는 그동안의 수색 작업에도 불구, 알바레즈를 찾지 못했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정부가 잘못된 추방 사실을 나중에 파악하고도 찾을 뜻이 없었던 것이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ABC에 제보한 마이크 더핀 신부는 “이민국이 (출국)기록이 없겠느냐. 아니면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바로 잊어버린 것이냐.”고 꼬집었다. 호주 정부는 1973년 유색인종의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백호주의(白濠主義)를 공식적으로 철회했지만 아시아인이 대부분인 불법 체류자를 강제로 구금하는 등 인종차별 정책을 고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urono@seoul.co.kr
  • 한국인 쓰나미 사망자 추가발견

    |방콕 연합|지난해 12월26일 태국 남부 팡아주(州) 카오락 휴양지에 신혼여행을 갔다가 지진해일로 실종된 허진연(32·여)씨의 시신이 실종 두달 만인 25일 발견됐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윤지준)은 푸껫의 한국측 지진해일 현장지휘본부가 25일 치열 대조 등을 통해 허씨의 시신을 최종 확인했으며 푸껫에 설치돼 있는 ‘타이 쓰나미 희생자 확인센터’(TTVI)를 통해 금명간 시신을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씨의 시신 발견으로 지난해 12월 지진해일로 인한 한국인 공식 실종자 수는 카오락지역 2명, 피피섬 1명 등 3명으로 줄었다. 허씨는 지난해 12월26일 지진해일 참사 때 갓 결혼한 남편 이도형(31)씨와 카오락 휴양지에 신혼여행을 갔다가 호텔에서 함께 실종됐으며, 남편 이씨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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