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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직사회가 중심 잡아 천안함 혼란 막아라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군의 후속 대응에 대한 질타와 함께 갖가지 음모론과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나돌고 있다. 해군 내부의 가혹행위 등에 시달린 병사가 폭발물을 터뜨린 ‘해군판 김일병 사건’이라는 주장에서부터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따른 침몰이라느니, 심지어 아군의 오인포격에 의한 침몰이라는 등의 억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군 당국의 사고 수습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던 야권도 자체 진상조사위를 꾸리는 등 정부에 대해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태세다. 어제 여권 지도부가 음모론과 유언비어를 자제해 줄 것을 각계에 호소한 바 있으나, 이들의 당부가 아니더라도 근거 없는 추측으로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과 사회적 혼란을 키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물에 잠긴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의 위치를 모두 파악한 만큼 피격이든, 좌초든, 아니면 내부폭발이든 침몰의 원인은 가라앉은 천안함의 파손 부위를 정밀 분석하면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는 지금까지 군 당국이 보여준 사고 대응에 대해 적지 않은 국민이 실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군 당국이 어떤 진상규명 결과를 내놓더라도 다수 국민의 신뢰를 얻기 힘든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침몰 직후 군 당국이 내놓은 침몰 시각과 위치, 상황 등에 대한 혼선에서부터 어제 천안함 함미를 해군이 아니라 어선의 음파탐지기가 찾아내는 등 이후 군 당국이 보여준 허술한 대응이 이런 불신을 자초하는 요인들이 되고 있다. 군 당국을 중심으로 공직사회의 향후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유언비어나 음모론은 불신과 불투명성을 먹고 자란다. 제 아무리 정확한 사실을 내놓더라도 한번 신뢰에 금이 가면 설득력을 얻기가 어렵다. 정부와 군 당국은 실종자 수색 등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 진상규명과 후속조치에 있어서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투명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진상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 각 부처 또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잘 잡아 우리 사회가 더 큰 혼란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이번 사태와 지방선거의 유불리를 저울질하려는 유혹을 떨치기 바란다. 원인이 무엇이든 천안함 침몰은 안보의 위기다. 국민 모두가 혼연일체의 자세로 극복해 나가야 할 도전인 것이다.
  • [천안함 침몰 이후] 與 “초당적 협력을” 野 “靑 안보회의 결과 뭐 있나”

    여야는 천안함 침몰 나흘째인 29일에도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고, 조속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등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여당은 이번 사건이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야당은 해군의 초기 대응 미숙 및 정부의 정보 미공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고로 여권 전체에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보고 긴장감 속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안보 대책 미흡 또는 군 시스템 붕괴로 결론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중앙당 상황실을 유지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로 일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중앙당 상황실에 접수되는 각종 의견을 국방부에 전달하는 협조체제도 갖추기로 했다. 비상대책회의도 계속 가동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세종시 중진협의체 회의는 하루 연기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근거 없는 예단이나 추측, 유언비어는 실종자 구조와 사고 원인 규명에 혼란을 주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면서 “국회는 정쟁을 중단하고 관련 상임위를 지속적으로 가동해 실시간 상황을 파악하고,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통해 국회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 요구는 거절했다. 민주당은 그동안에는 실종자 구조가 급선무라고 판단, 상황을 조용히 지켜봤지만 사건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자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과 안보태세 문제점을 본격 제기했다. 문희상 국회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위도 구성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지하벙커에서 여러 차례 안보장관 회의를 열고도 아무런 내용도 밝히지 못한 것에 국민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도 “정부는 차분한 대응도 못하면서 회의만 소집하는데 뭘 만지작거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첫 폭발지점과 침몰 시작 지점에 부표 표식을 하지 않아 실종자 대부분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수색에 차질이 생겼고, 민간 어선이 함미 부분을 발견할 때까지 해군은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며 대응 미숙을 지적했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金국방 “北기뢰 흘러왔을 수도 있어”

    金국방 “北기뢰 흘러왔을 수도 있어”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실종자들이 몰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艦尾)의 위치를 확인했으니 모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색작업에 나서 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국가위기상황센터에서 천안함 함미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생존자가 있다는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면서 “또 한점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거듭 주문했다. 이어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돕고 있는 민간 잠수사들에게도 최대한 협조하고, 이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당분간 비상체제를 지속하겠다.”면서 “국정에 소홀함이 없도록 각 부처가 노력해 달라. ”고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 기뢰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일부 지적과 관련, “현재 특별히 어느 원인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지는 않다.”면서 “(선체를) 인양해 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오늘부터 실시간 상시 점검체제를 유지하면서 가급적 일정은 정상적으로 소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과 관련, “서해상에 한국군의 기뢰는 없기 때문에 그로 인한 폭발 가능성은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재 서해안에 기뢰가 있느냐.’는 민주당 문희상 의원의 질문에 “전시가 되면 운용할 계획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국군이 기뢰를 깔아놓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의 질문에도 “제가 합참의장을 하던 2008년에도 (기뢰로 인한 폭발사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두 달 동안 (백령도) 지역에 기뢰가 있을 가능성을 모두 탐색했고, 폭뢰를 개조해 설치했던 시설 등을 모두 수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그러나 다른 어떤 방법에 의해 기뢰가 설치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북한 기뢰가 흘러들어와 우리 지역에 있을 수 있다.”면서 “북한은 과거 6·25 전쟁 당시 4000여기의 기뢰를 옛소련으로부터 수입해 3000여기를 동해와 서해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많은 기뢰를 제거했지만 기뢰가 물속에 있어 100% 수거는 안 됐을 것”이라며 “1959년에도 (북한 기뢰가) 한 발 발견된 바 있고, 1984년에도 제거된 바 있다.”고 부연했다. 김성수 유지혜기자 sskim@seoul.co.kr
  • “함미 두들겼으나 반응 없었다”

    “함미 두들겼으나 반응 없었다”

    천안함의 함미(艦尾)가 발견되면서 해군이 29일 오전부터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생존자는 확인하지 못했다. 군은 이날 밤 9시30분까지 실종자 수색과 함미 선내 진입 시도를 계속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군은 30일 새벽 2시쯤 수색을 재개했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구조요원들이 바다 밑으로 들어가 함미 외부를 망치로 두들겼으나 안에서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해군은 46명의 실종자 중 30여명이 함미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존 가능성 점차 낮아져 앞서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은 필사적인 구조작업을 벌였다. 본지가 찾은 구조작업 현장인 백령도 서남쪽 2.7㎞ 해상에는 함미가 가라앉은 지점을 알리는 주황색 부표가 수면에 선명하게 떠 있었다. 해상은 쾌청했고, 바람도 거의 없었다. 군은 북서풍 10노트, 파고 1m라고 밝혔다. 수온은 3.9도로 무척 찼다. 거센 조류로 작업이 가능한 시간은 오후 2시, 오후 8시 두 차례. 촌음을 다투는지라 밤까지 기다릴 겨를이 없어 보였다. SSU 대원의 기지역할을 하는 4300t급 상륙함인 성인봉함과 잠수대원들을 지원하는 3000t급 광양함을 비롯한 3대의 구조함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하늘에는 대잠헬기(LYNX) 한 대가 부유물을 탐색하기 위해 ‘윙∼윙’ 굉음을 내며 선회했다. 성인봉함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나온 SSU 대원 수십명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대여섯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대원들의 표정엔 긴장감과 비장함이 감돌았다. 바닷속은 30㎝ 앞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탁했다. ●선내 실린더 한 개 분량 산소 주입 하지만 대원들은 병사들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절박감에서 필사적으로 수색했다. 한 구조대원은 “물속 유속이 생각보다 빠르고 전방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작업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구조 현장에서 500m 떨어진 성남함에서 살아 있기를 바라는 실종자 가족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아들아, 조금만 참거라.” 한 어머니는 절규했다. SSU 대원들은 오후 8시13분부터 27분까지 선체의 벌어진 틈 사이로 실린더 한 개 분량의 산소를 주입했다. 함미 선실에 생존해 있을지도 모를 장병의 생존력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김상연 최재헌기자 carlos@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천안함 침몰 이후] 늑장… 뒷북… 軍 위기대응 매뉴얼은 있나

    [천안함 침몰 이후] 늑장… 뒷북… 軍 위기대응 매뉴얼은 있나

    “도대체 위기대응 매뉴얼이 있기나 한 건가.” 지난 26일 밤 천안함 침몰 이후 실종자 수색을 위한 군 당국의 대응이 주먹구구식에 뒷북치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종자를 찾는 일은 시간이 곧 생명이어서 한시가 급한데도 군의 태도는 너무 느긋하다는 것이다. 바닷속 탐색을 위한 해군 해난구조대(SSU)의 첫 투입은 사고가 난 다음날 낮에야 이뤄졌다.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27일 늑장 출동을 지적하는 국회의원들에게 “SSU는 평소 경남 진해에 대기하고 있는데, 사고 직후 요원들을 소집해 새벽에 서해로 올라왔다.”면서 “어차피 밤중에는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천안함이 만약 아침에 침몰했다면 고스란히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는 얘기일까. SSU가 북한군과 충돌이 잦은 서해상에 평소에 대기하고 있지 않은 점이 의아하다. 군은 사고해역의 높은 파도 때문에 SSU의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자 그제서야 구조함인 광양함(3000t급)을 파견했다. 사고 시각으로부터 이틀(41시간)이나 지난 28일 오후 2시30분쯤이었다. 왜 처음부터 구조함을 투입할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군은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1만 4000t급) 파견도 뒤늦게 결정했다. 독도함은 사고 후 사흘이 꼬박 지난 29일 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전문가들이 실종자가 배 안에서 생존할 수 있는 최대 시간으로 잡은 69시간을 넘긴 시점이다. 미 해군과의 공조도 늦었다. 미군 구조함인 살보함(3000t급)은 29일 오전에야 구조에 나섰다. 평소 미군과 각종 훈련을 수도없이 실시해 왔으면서도 이런 유형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 공조체계는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28일 실종자 가족들이 민간 구조대의 수색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자 처음엔 난색을 표하다가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허용했다. 군이 이런 상황에 대한 매뉴얼을 따로 갖고 있지 않다는 강력한 방증이다. 처음엔 민간 구조대의 투입을 꺼리던 해군은 28일 아예 민간인 구조전문가를 공식 모집한다고 밝혔는데, 알고 보니 정치권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경기 평택의 해군 2함대사령부를 찾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을 받고 해군에 이 같은 뜻을 전달하자 손정목 해군본부 전략기획참모부장이 “천안함 수색을 위한 자원봉사에 나서고 싶은 이들은 해군2함대 상황실로 전화해 달라.”고 공지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천안함 침몰 이후] “샤워 중 ‘쾅’… 어둠속 선임병 안내로 탈출”

    “샤워 도중 ‘쾅’ 소리와 함께 배가 출렁거렸어요. 사방은 온통 깜깜해졌어요. 선임병이 침착하게 살길을 알려 주었어요.” 지난 27일 밤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에서 살아남은 이은수(22) 이병. 그는 당시 생사의 기로에 섰던 순간을 아버지 이윤원(50)씨에게 이렇게 전했다. 사고 직후 해군2함대사령부로 이송된 아들을 만나 조마조마한 가슴을 쓸어내린 이씨는 이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된 아들을 두 차례 더 만났다. 다음은 이씨가 아들로부터 전해 들은 당시 상황. 지난 1월10일 의무병으로 입대한 이 이병은 사고 당일 오후(시간을 잘 기억하지 못함) 일과를 마치고 갑판 밑에 있는 목욕실에서 혼자 목욕을 하고 있었다. 목욕실 옆에서는 이 이병의 동기(이름 모름) 한 명이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쾅’ 하는 폭발음이 귀청을 때렸다. 순식간에 목욕실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쓰고 있던 안경까지 없어져 버린 상태에서 이 이병은 어두운 선실 벽을 더듬어 목욕실 밖으로 나왔다. 거기에는 빨래를 하고 있던 다른 이병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떨고 있었다. ●갑판위 올라오자 선체후미 안보여 어둠 속에서 미처 옷도 입지 못하고 떨고 있던 이 이병에게 한 선임병이 옷을 가져다주며 “얼른 입으라.”고 했다. 그러고는 이 이병과 빨래하고 있던 동기의 손을 이끌고 서둘러 갑판 위로 올라갔다. 갑판 위는 선실에서 황급히 탈출한 다른 병사 수십 명이 몰려 있었다. 일부는 바다로 뛰어내리려 했으나 선임병들이 말렸다. “아직 가라앉으려면 시간이 남았다. 침착하라.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구조를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구명조끼 입고 침착하게 기다려라” 이때 이 이병은 선체 후미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가라앉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또 선임병들 말고 부사관이나 장교가 있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구조대가 큰 배를 이끌고 천안함 근처로 다가왔다. 이 이병은 참수리호라고 했다. 그러나 배가 너무 커서 천안함 가까이 다가오면 충돌할 위험이 있다며 선임병들이 돌려보냈다. 얼마 후 해경선이 왔고 해경이 건네준 소방호스를 잡고 갑판 위에 있던 생존자 수십 명이 침착하게 탈출했다. ●해경 소방호스 잡고 수십명 탈출 이 이병은 곧바로 해군2함대사령부로 이송돼 1차 진료를 받고 27일 밤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큰 상처는 없었지만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밤이었다. 손자를 보고 싶어 하는 노모를 모시고 29일 국군수도병원에 찾아온 이 이병의 아버지는 “침착한 선임병들이 아니었으면 우리 아들은 죽었을지도 모릅니다.”라며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수도병원에 있는 모든 구조자가 실종자 구조상황을 지켜보며 똑같은 마음으로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고 기원하고 있다.”면서 “부디 꼭 모두 살아서 구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천안함 침몰 이후] 반총장 “신속한 수색·구조 기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9일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실종자 수색과 구조가 원활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위로 전문에서 “한국 서해에서 발생한 해군 함정 사고 소식을 접하고 깊은 충격과 슬픔을 금치 못하였다.”면서 “특히 한국 국토를 지키던 젊은 장병들에게 이런 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현재 진행 중인 수색·구조 작업이 신속하게 잘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대통령님을 통하여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천안함 침몰 이후] 생존자중 심리치료 대상자 아직 없어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 생존자 58명 가운데 국군수도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44명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병원 측은 29일 “상태가 심각한 부상자는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상태가 크게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생존자의 3분의2에 이르는 장병이 국군수도병원에 이송돼 주말과 휴일 동안 부상자들에 대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등 심리치료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후유증이 심각한 부상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부상자 대부분이 경상이지만 정신적인 충격을 치료하기 위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치료를 받고 있는 43명 외에 최원일 천안함 함장 등 5명은 현재 사고해역에서 실종자 수색을 돕고 있으며, 나머지 10명은 2함대 생활관에서 안정 중이다. 이에 대해 분당차병원 정신과 의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두려움이나 무기력감 혹은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세심한 관찰과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천안함 수색.. 9시 뉴스 전체 시청률 1위

    천안함 수색.. 9시 뉴스 전체 시청률 1위

    천안함 침몰 사고를 보도한 KBS1 ‘9시 뉴스’가 월요 전체 일일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30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9일 방송된 KBS 1TV ‘KBS 뉴스9’는 23.5%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했다.SBS ‘8뉴스’, MBC ‘뉴스데스크’가 16.6%, 15.9%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하는 등 뉴스들이 전반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이같은 결과는 지난 26일 천안함 침몰 이후 실종자 수색 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한편 한 주 전 10%대 시청률로 출발했던 SBS ‘오 마이 레이디’는 뉴스의 강세에 밀려 9.1%로 시청률이 하락했다.사진 = KBS 뉴스9 캡쳐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천안함 침몰 이후] “선미 아직도 못찾았다니”… 軍은 도대체 뭘하나

    [천안함 침몰 이후] “선미 아직도 못찾았다니”… 軍은 도대체 뭘하나

    군은 28일 실종된 46명의 장병에 대한 수색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고도로 훈련된 특수 잠수부대인 해군 해난구조대(SSU·Ship Salvage Unit)를 사고 해역에 투입해 탐색작업에 돌입했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군은 이날 오전 8시27분쯤 물살이 다소 잠잠해지자 해역에 즉각 요원들을 투입해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조류가 멈춰 구조가 가능한 시간대는 오전 7시, 오후 1시, 오후 7시 모두 3차례로 시간별로 1시간 정도였다. 해군은 이날 모두 7회에 걸쳐 해난구조요원 수중 탐색구조 활동을 펼쳤다.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배 꼬리가 가라앉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오전 8시27분부터 오후 7시10분까지 모두 3차례 수색을 펼쳤지만 유속이 빠르고 해저 시계(視界)가 좋지 않아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빠른 조류에다 개펄 형태의 바닥 때문에 탐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면 위 상황과 달리 바닷속 물의 속도가 빠르고 개펄 형태 바닥에서 올라온 부유물 등으로 물속에서 확보할 수 있는 시야가 ‘제로(0)’이기 때문이다. 뱃머리가 가라앉은 지점에서도 낮 12시52분과 오후 1시35분 등 모두 3차례 탐색 작업을 했지만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 군은 폭발 당시 해상에 가라앉은 배끝 부분의 정확한 위치를 식별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정밀 탐색하고 있으며 떠내려간 뱃머리 부분은 위치가 확인돼 인근에 대기하며 수색을 준비 중이다. 군은 당초 전날 오후에는 모두 3차례에 걸쳐 SSU를 투입하려 했으나 높은 파고와 거센 물살로 투입하지 못했다. 군의 수색과는 별개로 정부와 군당국이 사고 관련 정보에 대한 공개를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와 군 당국은 사고 원인과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정보부서에 근무했던 영관장교 출신의 한 인사는 “구조된 장병들 중 장교들에 대한 모든 조사가 이뤄졌을 텐데 사고 원인을 선체 인양 뒤로 미루는 것은 납득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실종 장병의 가족들은 1분 1초를 아까워하며 수색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 사건 초기에 군당국은 사고 사실 정도만을 확인해 주고 생존자 일부를 통해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부실한 설명회를 갖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실종 장병 가족들은 군이 사실을 숨기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사고 원인이 제대로 밝혀진 뒤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한 지휘책임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고 발생 직후 함장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부터 천안함 지휘라인의 사고대응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게 불가피하다. 또 함장의 사고 보고 후 해군 지휘부의 구조작업에 대한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도 평가받게 된다. 그러나 해군을 비롯한 군은 현 상태에서는 지휘책임을 묻는 것보다 실종자 구조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찾아내는 것이 지휘책임을 묻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에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생환 기원… 시민축제·집회 등 줄줄이 취소

    천안함 침몰 사고로 주말 개최 예정이던 시민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규모가 축소돼 간략하게 치러졌다. 행사 관계자들은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8일 오후 2시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린 시민걷기대회는 축제성 행사를 모두 취소한 채 경건하게 치러졌다. 대회를 주관한 고양시체육·생활체육회는 예정됐던 길놀이, 풍물놀이, 비보이 공연 등 축제성 식전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참가자 4000여명은 걷기대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실종자들이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를 희망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구상회 고양시 체육진흥과장은 “국가적인 대형사고가 터져 행사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미 4000여명의 시민들이 등록을 마친 상태여서 그대로 진행했다.”면서 “대신 시민들이 차분한 마음으로 걷기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 일정을 일부 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원 200여명은 27일 오후 3시 서울역광장에서 열기로 한 ‘종교계의 정치활동 자제 촉구’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사고로 인한 국민 정서를 감안했고, 민감한 시기에 회견을 강행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도 생길 것 같아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녹색연합은 27일 오후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충무로 한옥마을에서 개최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인 ‘지구촌 불끄기(Earth Hour)’ 행사를 당초 계획보다 축소해 진행했다. 풍물패와 통기타 공연 등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간소하게 열었다. 행사는 실종자의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묵념을 하는 등 경건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 회원 등 80여명도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금강산 관광 재개 촉구대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행사 시간을 40분으로 단축했다. 또 경건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래공연을 취소하고, 참석자들의 발언 위주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니 발로 돌아온나” 실종수병 홈피에 기원글 쇄도

    [천안함 침몰 이후] “니 발로 돌아온나” 실종수병 홈피에 기원글 쇄도

    “제발 무사히 돌아오세요.” 갑작스러운 천안함의 침몰사고에 네티즌과 천안함에서 근무했던 전역자들은 물론 전 국민들의 관심은 실종자들의 생존소식에 모아졌다. 특히 28일 오후에는 실종된 것으로 발표된 승조원이 침몰된 배안에서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이버상의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실종된 서대호 하사의 미니홈피에는 이날 “니 아니다. 뉴스에서 본 건 인정 몬하겠으니 빨리 온나. 두눈 똑바로 뜨고 니 발로 돌아와라.”는 지인의 안타까운 반응을 비롯해 서 하사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글이 100여개나 달렸다. ‘날려날려 편지. 11월 제대’라는 제목과 함께 해군2함대 주소가 올라와 있는 정범구 상병의 미니홈피에도 “많이 춥겠지만 제발 무사히 돌아오세요. 기다리는 사람이 많습니다.”라는 네티즌의 기원의 말이 달렸다. 천안함에서 근무했던 전역자들의 인터넷 카페인 ‘대한민국 해군 천안함 전우회’에도 사고소식이 알려지면서 후배 장병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박모씨는 ‘후배들아’라는 글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눈물만 흘린다. 부디 한명이라도 더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적었다. 1999년 5월부터 2000년 3월까지 천안함에 승조했었다고 자신을 밝힌 임모씨도 “진짜 눈물이 난다. 한명이라도 더 생존해 있기를 정말로 기도합니다.”라고 밝혔다. 인터넷포털 다음 아고라에서도 ‘실종 해군 장병의 무사귀환을 바랍니다.’라는 게시판에 실종 장병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기원의 글이 이어졌다. ‘열공’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추운 바다속에서 꼬옥 이겨내시고 구조가 신속하게 이루어지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라며 “민간기업이 동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이날 오후 군당국이 사고 실종자 가운데 신영빈 하사와 서승원 하사가 휴대전화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했다는 소식에 대해 확인에 나서면서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글과 빠른 구조작업을 촉구하는 의견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살아서 돌아 오시길. 끝까지 버티세요. 온국민이 힘을 모아 기원합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 [천안함 침몰 이후] ‘연평해전 용사’ 박경수 중사 이번엔 지각 결혼식 앞두고…

    [천안함 침몰 이후] ‘연평해전 용사’ 박경수 중사 이번엔 지각 결혼식 앞두고…

    천안함 실종자 가운데 제2 연평해전 용사인 박경수(30) 중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 중사는 2002년 6월29일 제2 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정 보수장으로 탑승, 북한 함정과 마주보고 있던 좌현의 사수가 총탄에 쓰러지자 대신 기관총을 잡고 싸운 ‘진짜 해군’이었다. 그는 치열한 교전 중에 적탄에 맞아 부상을 입었지만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전투에 임했던 용사였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박 중사는 제2 연평해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6년 가까이 항해에 나서지 못하다 공포심을 떨쳐내기 위해 천안함에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천안함은 제1 연평해전에 참전한 초계함이었다. 박 중사는 천안함이 26일 밤 서해상에서 침몰하기 전까지 천안함에서 1년 정도 근무하면서 함정의 보수와 정비를 담당했다. 제2 연평해전 당시 갑판장이었던 이해영(59) 원사는 “연평해전 이후에 전역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계속 함정을 탔다.”고 말했다. 박 중사는 부인 박모씨와 슬하에 6살 난 딸을 뒀다. 박 중사는 이번 훈련에서 돌아오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는 2004년 혼인신고를 한 뒤 딸까지 낳았지만, 바다에 나가 있는 시간이 많아 미처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전장에서도 살아 돌아온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실종되자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부친 박종규(62)씨는 27일 해군 제2함대 사령부를 찾아 “전함의 함장이라면 부하를 구출하고 난 뒤 맨 마지막에 배를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함장이 혼자 살겠다고 미리 탈출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오열했다. 박 중사의 장모는 “무섭고 떨려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수색대원 115명 탄 구조함 투입

    28일 오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인근의 천안함 참사 해역은 막막했다. 쉴 새 없이 출렁이는 거친 파도로 취재진이 탄 해군 지원정은 검푸른 바다 위에서 거칠게 요동쳤다. 이날 현장에 투입됐던 수색구조함 광양함 역시 정확한 사고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채 대기 중이었다. 광양함 함장 김현태 중령은 “115명의 새로운 수색 대원들을 투입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육상 지휘부의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전달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이날 백령도 용기포 선착장으로부터 약 2.5㎞ 떨어진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해역에서는 광양함 1척을 비롯해 상륙함 1척, 초계함 2척, 호위함 4척, 고속정 4척 등 10여대의 선박들이 계속해서 수색활동을 펼쳤다. 정박해 있는 함선들 사이로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이 탄 고무보트 10여대가 오가며 바다 위를 살폈지만 실종자 수색의 결정적인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같은 시각 백령도 장촌포구 해안. 천안함 승무원 46명이 실종된 해군 천안함 침몰 현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는 무거운 적막감과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섬 주민들은 마치 자신의 가족을 잃은 듯 슬픔에 잠겨 말을 잊었다. 곳곳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경계근무에 나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검은 잠수복을 입은 30여명의 해군 해난구조대 잠수대원들이 분주하게 출동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백령도 서남쪽 1.8㎞ 해상의 사고 해역 주변에서 수색 작업을 마친 구명 보트 5~6대가 귀대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사고 지점 주위를 수색 중인 해군 함정 2척이 선명히 보였다. 맑은 날이었지만 수색대원들의 얼굴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수색대원들에게 수색에 성과는 있었느냐, 언제쯤 끝날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한 대원은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라며 서둘러 장비를 챙겼다. 옆에서는 다른 수색 교대조들이 구령을 외치며 구명 보트에 몸을 실은 뒤 사고지점으로 출발했다. 장촌포구에서 차로 20여분 떨어진 용기포 선착장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오후 1시쯤 도착한 여객선 데모크라시 5호에서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승선한 관광객과 주민, 취재진 등이 쏟아져 나왔다. 여객선 운항을 총괄하는 원진수 사무장은 “토요일에는 관광객보다 취재진이 많아 사고를 실감했지만 하루 만에 정상을 되찾은 것 같다.”면서 “오늘은 지난주 일요일과 별다른 차이 없이 358명 정원에 195명이 탑승했다.”고 전했다. 주민들도 담담한 표정이었다. 2002년 ‘2차 연평해전’을 떠올리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북한과의 교전이 아니라는 소식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현실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듯했다. 사고 이후 조업이 제한되면서 일부 어선들의 발이 묶였다. 천안함 인양 등 사고 수습까지 한 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여 생업 차질을 우려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주민들은 실종자 수색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길 소망했다. 한 주민은 “사고 원인이 빨리 규명되고 실종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살아 돌아오도록 군 당국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그러면서 실종자 수색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더 늦으면 안될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안석 윤샘이나기자 ccto@seoul.co.kr
  • [오늘의 눈]실종자 가족 모욕한 軍/김상연 정치부 차장

    [오늘의 눈]실종자 가족 모욕한 軍/김상연 정치부 차장

    26일 밤 천안함 침몰사고는 발생 30여분 만에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군의 보고체계는 비교적 무난하게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 중에서 가장 먼저 보고받아야 마땅한 천안함 승선 장병들의 가족은 보고라인에서 배제됐다. 아들을 열달 동안 배 안에 품고 20년 넘게 키우느라 골수가 다 말라버린 어머니들은 TV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뉴스만으로 아들의 생사를 짐작해야 하는 가족들의 불안과 공포는 가히 고문이라 할 만큼 서서히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이었다. 평소 아들이 천안함을 탄다는 사실만 알고 있던 한 어머니는 그 밤중에 여기저기 수소문해 “천안함이 몇 대 있느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고, “천안함은 한 대뿐이다.”라는 소리에 실신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채 봉두난발로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로 들이닥친 가족들은 “(군 당국으로부터) 전화 한 통 못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책임 있는 간부가 나타나지 않자 이들은 바리케이드를 뚫고 안으로 쳐들어갔다. 그 앞을 아들과 같은 나이 또래의 병사들이 총구를 겨누며 막아섰다. 그 병사들의 조준은 군법에 의하면 정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성을 상실한 총구는 무너져가는 제국의 깃발처럼 허망해 보였다. 가족들에 대한 모욕은 해군 측이 생존자와 실종자 명단이 적힌 종이 쪽지를 전단지 나눠주듯 배포할 때 절정에 달했다. 그것은 흡사 대입 합격자나 아파트 분양 당첨자를 알려주는 모습과도 닮아 있었다. 그곳에서 실종 장병들의 목숨은 종이 한 장만큼이나 하찮게 보였다. 병사가, 그리고 그 가족이 이렇게 욕을 당하면 군 수뇌부 역시 그쯤되는 집단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아무래도 모르는 모양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모욕한 뒤에야 남으로부터 모욕을 받는다는 옛 중국 성현의 말씀은, 오늘날에도 동방의 이 나라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carlos@seoul.co.kr
  • [천안함 침몰 이후] “21시25분쯤 ‘펑’ 소리뒤 정전” “선체 오른쪽 직각으로 기울어”

    [천안함 침몰 이후] “21시25분쯤 ‘펑’ 소리뒤 정전” “선체 오른쪽 직각으로 기울어”

    서해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의 함장 최원일 중령은 폭발 당시 상황에 대해 “내부나 외부의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6일 오후 9시25분쯤 ‘펑’ 하는 폭발음이 들린 후 선체가 오른쪽으로 직각 형태로 기울었고 이후 발전·통신 등 모든 교신수단이 두절됐다.”고 설명했다. 최 함장은 27일 오후 경기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동원예비군 안보교육관에서 실종자 가족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고 경위는. -26일 오후 9시25분쯤이다. 함장실에서 작전계획을 검토 중이었다. 그때 ‘펑’ 소리와 함께 선체가 직각 형태로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폭발과 동시에 내몸이 50㎝가량 날아올랐고, 책상 밑에 깔렸다. 이후 모든 교신수단이 끊겼다. →사고 원인은 어떻게 분석하나. -내부나 외부의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순식간에 선체가 반파돼 배 반쪽은 없어진 상태였다.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한 사항이다. →폭발 후 상황은. -폭발음이 난 다음 전원이 끊겨 암흑상황이었고 함장실에 5분가량 갇혀 있었다. 누군가 밖에서 망치로 깨고 문을 열어줘 올라가 보니 이미 선체의 후미 반쪽은 없어진 상태였다. →안에서 화약 냄새가 났다는 얘기가 있다. 비명소리는 들었나. -화약 냄새는 안 났다. 폭발로 인해 유류탱크에서 기름이 샌 것으로 보인다. 폭발음만 들었다. →장교들만 모두 생존한 이유는 무엇인가. -함정 지휘소가 모두 함수 부위에 위치해 있다. 함교나 전투상황실 등이 모두 배 상부에 위치하고 있어서 장교들 모두 살아남았다. 사고 후 함장실에서 올라와 줄과 로프, 소화호스까지 이용해 마지막까지 남은 승조원들을 끌어올리고 이함했다. 함장으로서 지휘책임을 통감한다. 죄송하다. →배가 노후해 사고난 것 아니냐. 사고 전에도 3차례 바닥에 물이 스며들어 수리했다고 들었다. -그런 적 없다. 이번 작전에 나갈 때 모든 장비와 선체에 문제가 없었다. →지금 시급한 문제는 실종자들에 대한 탐색·인양 구조작업인데 진행상황은. -나도 탐색 구조작업을 하다 오늘 오후 부대로 복귀했다. 군과 해경 등이 온 역량을 동원해 탐색·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 [사설] 천안함 침몰은 안보 빈틈 경고한 신호

    대한민국 해군사에 초유의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을 대형 참사가 서해상에서 발발했다. 해군이 30여대를 보유한 주력 전투함이 원인도 모른 채 두동강이 나 순식간에 가라앉는 사고를 당했다. 1200t급 초계함에 탑승한 승조원 104명 중 46명은 사흘째 실종 상태다. 대양 해군의 기치를 내건 우리 해군은 물론 선진 강국으로 도약하는 우리나라의 국격에 씻지 못할 상처를 입혔다. 실종자 구조부터 원인 규명 및 수습,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만전을 기해 안보 체제를 다시 가다듬어야 할 때다. 천안함 사고 사흘째인 어제 오전 9시부터 군은 본격적인 수색작업을 재개했다. 밀폐된 선체 격실에서 버틸 경우 최대 69시간 생존이 가능하다는 게 해군의 분석이다. 36시간 만에 재개된 수색을 기준으로 하면 33시간이 남아 있다. 20m 아래 차가운 바닷속에는 구조를 기다리는 장병들이 있을지 모른다. 배 안에 생존해 있다는 아들과 휴대전화 통화를 했다는 어머니나, 실종자로부터 부재중 휴대전화가 울렸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군당국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지만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한다면 결코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된다. 1분 1초를 아끼며 생존자를 찾아내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대기 중인 SSU 요원을 더 투입할 필요가 있다. 사고 원인이 내부인지, 외부인지조차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내부 요인으로는 폭뢰나 76㎜함포탄 폭발, 함정 결함, 불만을 품은 내부 소행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외부 요인으로는 아군 혹은 북한군 기뢰 충돌, 북측 어뢰 공격 등 도발, 암초 충돌 등이 나온다. 생존 장병들은 선내 폭발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속단하기 어렵다. 군 당국이나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부 폭발이냐 외부 충격이냐는 쉽게 판명날 수 있다고 한다. 함선 철판이 휜 방향이 바깥쪽이냐, 안쪽이냐로 가름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진상 규명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선체 인양 후에나 가능하다. 현 시점에서는 예기치 않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어떤 예단도 금물이다. 원인이 외부이든, 내부이든 모두 문제라는 점이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외부라는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북 잠수정 출몰설 등은 확인되지 않는 소문에 불과하다. 주한미군 대북 특별취급 첩보도 없고, 북한 도발 내지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낮더라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게 안보의 기본이다. 만일의 하나 현실로 드러날 경우 생각조차도 하기 싫은 상황이 된다. 반대로 내부 사고라도 안주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함포나 어뢰 등 무기 폭발이든, 엔진 폭발이든 엄중한 사안이다. 또 그런 사고가 단순한 실수이든, 고의적인 일부의 소행이든 어떤 경우에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무기나 장비는 물론 군 장병 관리 등 총체적인 안전 체제에 허점이 드러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는 유비무환을 생명으로 삼는 군에는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결함이다. 초동 단계부터 군의 대처는 걱정스러운 게 한둘이 아니다. 폭발 시간만 해도 합참은 사흘 전 오후 9시45분이라고 했다가 국회 보고에선 오후 9시30분으로 바꿨다. 사고 지점에 9시58분에 도착한 해군 고속정이 아니라 10시40분에 도착한 해경정이 승조원 58명을 구조한 것은 뭘 말하나. 군은 시간을 생명으로 하고, 현대전에서는 촌음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스럽다. 게다가 가족들에게 위로와 설명이 아니라 총을 들이대는 자세로는 안 된다. 그들의 항의를 시위 막듯 할 게 아니라 필요하다면 고위관계자가 직접 설명해야 한다. 그런 자세만이 사태를 수습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선체 인양 등 필요한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정밀한 조사 결과를 얻어내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때까지는 국가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부터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한 군, 6년 만의 총대기령이 내려진 공무원 등 모두가 총력을 다해야 한다.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는 일부 언론들의 어설픈 속보 경쟁도 자제돼야 한다. 정치권은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시민들도 성숙한 자세로 힘을 보태야 한다. 최소한의 정황 제시나 근거도 없이 음모론을 흘리지도 말고, 그에 현혹돼서도 안 될 일이다.
  • [천안함 침몰 이후] 실종자 휴대전화 발신음 가는 이유

    “내 아들한테 전화를 하면 아직도 신호가 가고 있어요. 구조 작업을 서둘러 주세요.” 천안함 실종 가족들의 애끓는 호소다. 그러나 휴대전화 배터리를 빼거나 전원을 끄지 않는 한 전화를 걸면 발신신호는 정상적으로 울릴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휴대전화를 물에 빠뜨리는 등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전원이 꺼졌을 경우에는 발신신호가 울리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 통화는 ‘통신사 중앙교환기-기지국-휴대전화’ 등의 경로로 이뤄진다. 착신자가 직접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면 교환기는 이 신호를 휴대전화로부터 받고 ‘통화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발신자에게 알린다. 그러나 교환기는 사용자가 직접 전원을 끄기 전에는 휴대전화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한 기지국 전파 범위 내에 휴대전화가 있다고 인식한다. 예컨대 A라는 사람이 서울 광화문에서 마지막으로 통화를 하고 충남 서산에서 낚시를 하다가 휴대전화를 바다에 빠뜨려도 교환기는 이 휴대전화가 여전히 광화문 지역에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물에 빠지는 등의 이유로 휴대전화가 저절로 꺼졌을 때 중앙교환기는 휴대전화의 전원이 나간 걸 인식하지 못하고 전화를 건 사람에게 착신 신호를 계속 들려준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장병들이 천안함 어딘가의 밀폐된 공간에 갇혀 휴대전화가 제대로 작동하더라도 통화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기적적으로 발신과 수신이 이뤄지면 정확한 위치 파악은 가능할까.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일반 휴대전화는 발신 당시 이용한 기지국 위치만 파악된다. 바다에서는 근처 섬에서 전화가 걸린 것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위치 파악이 어렵다. 또 GPS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도 바닷속 선체 내에 갇혀 있을 경우에는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성 전파가 바닷속을 뚫고 선박 내부의 특정구역에 있는 실종자의 휴대전화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방송인 정동남 ‘천안함’ 생존자 구조 동참

    방송인 정동남 ‘천안함’ 생존자 구조 동참

    방송인 겸 구조연합회 회장 정동남 씨가 군과의 합의 끝에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생존자 구조 작업에 투입됐다. 지난 28일 백령도에 도착해 초계함 실종자를 구하며 안타까움을 호소해왔던 정동남 씨는 29일 군과의 합의 끝에 민간인과 함께 하는 구조 작업에 동참하게 됐다. 앞서 현재 구조연합회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동남 씨를 포함한 한국구조연합회 회원 33명은 침몰한 해군 초계함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 스킨스쿠버 장비를 갖추고 백령도 용기포항에 도착했지만 군이 끝내 불허하면서 구조작업이 무산됐다. 해군 측에서 침몰 함선에 군 기밀사항과 무기 등이 많아 민간단체에 수색작업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당시 정동남은 “군과 해경의 요청이 없는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는 마음으로 왔지만 무산됐다.” 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실종 장병 가족들의 요구와 해군 해난구조대의 지지부진한 구조작업이 맞물리면서 군 당국은 민간구조대의 수색 및 구조작업을 전면 허가토록 방침을 변경했고 29일 오전부터 구조작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한편 지난 26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서해안에서 침몰해 배 안에 타고 있던 선원 46명이 실종됐다. 하지만 구조의 중요한 단서가 될 배의 꼬리부분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실종자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천안함 침몰 이후] “제대 보름밖에 안 남았는데…” 실종자 가족 눈물바다

    [천안함 침몰 이후] “제대 보름밖에 안 남았는데…” 실종자 가족 눈물바다

    전역을 채 3개월도 남기지 않은 이상민(21) 병장의 가족과 친지들은 26일 밤 천안함이 침몰됐다는 소식을 듣고 발을 동동 굴렀다. 불과 보름 전인 지난 13일 제2함대 면회소에서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마련해온 미역국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던 그였다. 손위 누나 세 명과는 나이 차가 많은 데다 외동아들이어서 이 병장의 부모는 누구보다 간절히 아들이 무사히 군생활을 마치길 기도해 왔다. ☞해군 천안함 침몰…긴박한 사고 및 수색현장 막내누나 상희(28)씨는 “면회할 때 같은 배에 탔던 박보람(실종) 하사를 친형처럼 따르며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준다고 좋아했는데….”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병장의 삼촌과 매형은 사고 다음날인 27일 밤 안타까운 마음에 수색작업이라도 보기 위해 백령도로 떠났다. 이 병장은 군 입대 전 고향인 충남 공주시 인근의 대학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해 등록금을 낸 ‘효자’였다. 어머니가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자 자신이 어렵게 번 돈 300만원을 선뜻 내놓아 가족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누나 이씨는 “해군 측이 문이 잠겨 있다면 물이 들어가지 않아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면서 “상민이가 돌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역을 불과 보름 앞둔 이상희(23) 병장의 가족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충남의 한 대학교 조리학과 1학년에 다니다 군에 입대한 이 병장은 조리병으로 근무하면서 전역 후 일본에서 요리를 공부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가족들은 “이번이 마지막 훈련이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고 눈물을 훔쳤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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