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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드에 유명인 이름 못쓴다

    ‘장하성펀드’‘고승덕펀드’ 등 유명인 이름을 딴 펀드에 금융감독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금융감독원 전홍렬 부원장은 27일 “법적으로 펀드가 아닌데도 펀드 명칭을 쓰거나 유명인 역할이 제한돼 있는데도 유명인 이름을 쓰는 것은 일반인에게 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펀드가 아닌 경우 펀드 용어를 못 쓰도록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명인 이름을 쓴 펀드는 장하성펀드와 고승덕펀드 외에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의 ‘진대제펀드’, 영화감독 강우석씨의 이름을 딴 ‘강우석펀드’ 등 4가지다. 이중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간투법)상 펀드는 사모투자펀드(PEF)인 진대제펀드 하나뿐이다. 장하성펀드는 외국법령에 의한 외국펀드, 고승덕펀드는 신탁업법상의 특정금전신탁, 강우석펀드는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이다. 유명인이 펀드를 직접 운영해도 펀드 매니저 이름을 펀드 이름에 쓰는 것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자산운용협회 차원에서 자율 규제로 금지하고 있다.금감원은 이에 따라 앞으로 간투법상 펀드라도 유명인의 역할이 실제 펀드 운용 형태와 다르면 이들을 이용해 광고나 홍보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할 계획이다.기존 펀드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을 위배했는지를 지속 검사할 방침이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씨줄날줄] ‘북 키즈 07’/이용원 수석논설위원

    마이크로 소프트사를 창업해 지구촌에 퍼스널컴퓨터 시대를 연 천재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나에게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굳이 빌 게이츠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 아들·딸에게 독서하는 습관을 갖게 해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아이들이 조금만 크면 학원이다, 과외다 내몰리는 판에 꾸준히 책을 읽게끔 분위기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요즘 아이들에게는 PC를 비롯한 갖가지 놀거리가 있어 책이 외면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독서를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마당에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국민 독서운동’의 총본산을 자처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에는 독서생활에 소외되기 쉬운 노령층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오디오북을 제작·배포하거나, 외국인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한국의 요리·대중음악·영화·전통문화 등을 소개하는 실용서를 번역해 해외에 배포하는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핵심은 역시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간행물윤리위는 전국 초등학교 1학년 학급에 연 2회 좋은 책을 보내 독서 습관을 들이고, 그 결과를 독후감 대회를 통해 확인하는 ‘BK(Book Kids) 07’, 아이들이 특정장소에 모여 각종 놀이를 즐기는 한편 책을 상호 교환하는 ‘아동 북페어’ 사업 등을 내년부터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초대해 책 사랑과 문화탐방의 기회를 함께 제공하는 ‘동시가 흐르는 기차여행’은, 초등학교 4∼5학년생 121명을 초대해 오는 7일 처음 진행된다. 국민 누구나가 책읽기를 생활화하도록 습관 들이는 일을 어찌 한 기관이 도맡아 책임지겠느냐만은 간행물윤리위의 이같은 계획들은 참으로 신선하다. 마침 독서진흥법 제정도 눈앞에 둔 만큼 우리사회 성인 모두가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일찌감치 들여주는 일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같이 노력해야 하겠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단순함 & 여성 파워’

    ‘단순함 & 여성 파워’

    ‘단순함, 원대함, 여성 파워, 낙관적 사고, 그리고 믿음….’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2007년 사업 성공의 요소로 이같은 ‘키워드’를 제시했다. 언뜻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것 같지만 하나같이 체험에서 비롯된 깊은 뜻이 담긴 화두다.CNN의 경영 전문지인 ‘비즈니스 2.0´이 세계의 최고경영자 50명으로부터 들어본 내년도 성공의 핵심 개념을 소개한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서비스의 단순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품과 서비스를 너무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도 있었다는 것이다. 컴퓨터도, 전자 제품도, 인터넷 기술도 이제는 더욱 단순해져야 한다고 브린은 주장했다. 구글은 출발부터 검색에 집중했고, 홈페이지부터 단순함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비스의 종류가 많이 늘어났다. 브린은 특성이 비슷한 서비스를 선정해 그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크게 사고하라 델 컴퓨터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마이클 델은 “크게 생각하라(Think Big).”고 제안했다. 현재 세계에서 10억명 정도가 컴퓨터와 인터넷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은 세계인이 60억명이나 된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새로운 사업을 창조하고 세계를 더욱 풍요하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델 회장은 말했다. 따라서 60억명에게 컴퓨터와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은 시장을 확대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미국판 싸이월드에 해당하는 마이스페이스의 창업자인 크리스 드울프는 사업이 이뤄지는 커뮤니티 내부의 규범과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에게 원하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제품도 마찬가지이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규범과 가치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드울프는 말했다. 대형 전자제품 판매 체인인 베스트바이의 브래드 앤더슨 최고경영자는 여성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제품 구매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여성이라는 소비자 그룹에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법은 회사 내의 여성 직원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여성 직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앤더슨의 논리다. ●신뢰가 성공의 열쇠 버진항공의 창업자이며 모험가로 유명한 리처드 브랜슨은 ‘노’라는 대답을 확실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 외부에서 공동의 비즈니스를 제안해 오거나, 직원이 사업 아이디어를 제출했을 때, 혹은 소비자로부터 이메일이 왔을 때에도 할 수 없는 일은 반드시 ‘노’라고 회신하라는 것이다. 특히 면전에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입장을 확실하게 알려주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비디오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의 창업자 채드 헐리는 내년에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사람들에게 세 가지 조언을 했다. 첫째는 투자자금을 모으기 전에 직접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시연해 보라는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제로 팔릴 수 있는가를 점검해 보라는 얘기다. 둘째는 외부의 반응을 구하라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 회장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직원의 신뢰, 고객의 신뢰가 성공의 열쇠라는 설명이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거품의 폭발에 대비하는 수단을 마련하라.”고 조언했다. dawn@seoul.co.kr
  • [뉴욕 현지 취재] “진짜부자” 100년의 숨결소리

    [뉴욕 현지 취재] “진짜부자” 100년의 숨결소리

    글 인순환 자유기고가 미국 뉴욕 맨해튼 50번가에서 51번가 두 블록 사이에는 록펠러 빌딩들이 조성돼 있다. 이곳은 오랜 세월 ‘미국의 부’를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졌던 존 데이비슨 록펠러의 이름값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곳이다. 뉴욕의 한 블록은 한쪽 측면이 50m는 족히 넘는다. 그렇게 구분된 두 블록 사이에 큰 빌딩들이 들어서 있으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족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맨해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달리면 허드슨 강이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록펠러 생가를 만나게 된다. 생가라고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러한 생가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이곳은 록펠러 가문이 4대에 걸쳐 생활했던 곳으로, 100년 가까이 된 건물들은 물론 잘 가꿔놓은 정원, 록펠러 일가가 수집했던 작품들을 모아놓은 미술관 등으로 매우 체계적으로 꾸며져 있다. 록펠러는 1839년 7월에 태어나 1937년 5월에 세상을 떠났다. 스탠더드오일의 창업자인 그는 사업에 성공한 뒤로 미국을 대표하는 자선사업가로 살았다. 이 생가는 그로부터 시작해 뉴욕 주지사를 지낸 록펠러 4세(넬슨 록펠러)가 1979년까지 살았던 곳이다. 사람들은 건물 주변은 자주 오가면서도 정작 록펠러의 생가는 자주 가지 않는 분위기였다. 뉴요커들에게 록펠러의 생가가 어디냐고 물어보아도 정확한 위치를 아는 경우는 드물었다. 현지에서 10년 가까이 살고 있는 한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록펠러 생가는 맨해튼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려가면 나오는 웨체스터 카운티의 테리 타운에 있다. 생가 입구에는 주차장과 안내원이 있었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안내소에서 22달러를 내고 버스에 올라 5분 정도를 들어가자 영화나 캘린더에 자주 보았던 거대한 성 같은 집이 나왔다. 이곳이 바로 매년 4월부터 추수감사절까지만 개방한다는 록펠러 생가였다. 생가 곳곳에 있는 건물들은 지은 지 100년 가까이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설과 조경이 말끔하고 아름다웠다. 정원과 건물 사이사이에 있는 조각품, 크고 작은 분수 등도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9홀 골프장에서는 바로 옆을 흐르는 허드슨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생가 밖에서는 자유로이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촬영은 절대 금물이었다. 생가 현관 입구에는 사자상이 놓여 있었는데, 그 느낌이 서울 광화문 입구 양쪽에 버티고 있는 해태상과 너무도 닮아 이채로웠다. 7개나 되는 크고 작은 공간으로 마련된 1층의 넓직한 거실에는 조각품, 역대 미국 대통령 초상화, 록펠러 가문의 가족사진 등이 깔끔히 정돈돼 있었다. 그 가운데는 불상도 몇 개 있었는데, 록펠러 가문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음을 감안할 때 특히 이채로웠다. 실제 주방에서 사용하던 1789년에 만든 중국 도자기와 1815년산 영국 도자기도 눈길을 끄는 전시품들이었다. 생가는 통로를 따라 관람하다 보면 정원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었다. 정원은 록펠러라는 이름에 걸맞게 너무도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었다. 정원 손질을 하다 지친 듯 관광객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난간에 누워 낮잠을 즐기는 정원사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다양한 모양의 분수가 줄을 잇고 있는 정원을 둘러본 뒤 다시 집안으로 들어오면 이번에는 지하로 발걸음을 옮기도록 돼 있었다. 가이드를 따라 들어가 본 지하는 두 개 층으로 꾸며진 갤러리였다. 록펠러 일가는 수집한 미술품의 대부분을 맨해튼에 있는 현대미술관 MOMA에 기증했다고 한다. 필자는 MOMA를 들러 록펠러가 기증했다는 피카소 작품 등 희귀 명화들로 가득한 전시관을 미리 둘러보았던 터였다. 그래서 생가의 미술관에는 달리 특별한 게 없을 것으로 지레짐작을 했었다. 하지만 직접 둘러본 생가의 갤러리에는 수작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100호는 충분히 될 듯한 Andy Warhol의 Acrylic 초상,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피카소 작품을 타피스트로 짠 것이 족히 10작품은 넘는 것 같았다. 지하실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허드슨강을 보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골프장과 연결된 또 다른 정원을 만나게 돼 있었다. 이 정원에도 곳곳에 조각품들이 있었고, 여신을 본뜬 듯한 조각상이 들고 있는 항아리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인상적인 분수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 모두가 지은 지 100년 가까이 된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정리돼 있었다. 록펠러의 재력과 예술적 감각 등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코스로 잠시 차를 타고 가다 내려서 100년 역사를 실감케 하는 또 다른 건물 앞에서 내렸다. 이건 또 무슨 역사를 간직한 곳이길래 이렇게 훌륭하게 꾸며놓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에서 보던 마차들과 옛날 차량들을 시대별로 전시해 놓은 건물이었다. 그곳에는 품위 있는 마차들과 1950년대에 만든 리무진까지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수십 대의 마차와 차량들로 가득한 현장의 분위기는 누구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록펠러 가문의 저력을 웅변해 주는 듯했다. 록펠러 생가는 미국사람들이 말하는 부자란, 선한 일을 많이 하고 사회적으로도 존경을 받는 ‘진짜 부자’임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었다. 록펠러에 대한 존경은 오늘날은 워렌버핏이나 빌 게이츠 같은 부자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록펠러 생가 방문은 그 자체가 커다란 예술작품 속에 있는 또 다른 예술품들을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예술작품 속을 거닐면서 느끼는 풍요로움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록펠러 생가 방문은 미국의 역사, 진정한 부자의 모습, 록펠러라는 일세를 풍미한 위인의 삶 등을 두루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재계 “중기만의 반쪽 대책” 중기 “일자리 창출 큰 도움”

    재계는 정부가 발표한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에 ‘고무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노력한 흔적이 보이며 투자심리를 살리는 반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소기업에만 적용되는 ‘반쪽대책’이라는 우려와 실망감도 적지 않다. 대한상의는 논평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나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 상속세제 부담완화 방안 등이 빠진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추가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앞서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한 것에 비하면 재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그만큼 대기업들이 바라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투자금액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나 창업기업에 대한 부담금 면제 등은 중소기업에 한정됐다. 대기업들이 수차례 요구했던 수도권 규제완화는 선별적 허용이라는 기존의 입장에 묻히고 말았다. 특히 하이닉스 이천공장의 증설은 보류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공장 증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기업 투자가 지역뿐 아니라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만큼 수도권 규제완화를 기대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중소기업협동중앙회는 “투자보조금과 소규모 공장설립 규제완화 등은 중소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중소기업 판로대책이 빠진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규제완화가 단발적이고 평면적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대책은 창업에서 퇴출까지의 기업활동에 미치는 규제와 법률 등을 포괄적으로 다뤄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백문일 김경두기자 mip@seoul.co.kr
  • 중국車의 ‘역습’

    중국車의 ‘역습’

    |도쿄 이춘규특파원|중국발 자동차 대혁명이 시작됐다. 지난 4월 미국 의회에는 ‘헨리 포드 이래의 혁명이다. 자동차의 대량생산에 성공했던 미 포드자동차 창업주에 견줄 만한 자동차의 대중화가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보고서가 제출됐을 정도다. 중국은 지난해 자동차 생산대수가 전년보다 12% 늘어난 570만대로, 세계 3위인 독일에 5만대 차로 따라붙었다. 생산대수가 1079만대인 일본에는 못 미치지만 올해 독일을 앞지를 것은 확실해 보인다. 판매도 올 한 해 670만대로 584만대인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가 된다. 이처럼 중국이 생산과 판매 양면 모두에서 자동차 대국으로 급격히 부상하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 합종연횡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GM이나 포드 등의 인원감축, 한국 및 일본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과 퇴직 고급인력의 ‘이삭줍기’를 통해 기술력을 향상, 세계 자동차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18일 발행된 경제전문 주간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중국이 이처럼 자동차 대국으로 도약, 세계적인 제2의 자동차혁명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3만위안(약 360만원) 전후에 판매되며 중국 내외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토종 자동차다. 현재 배기량 800㏄인 소형승용차 ‘QQ’는 최저 3만위안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되며 올해들어 7월까지만 7만 2300대가 팔렸고,3만 4000위안인 중국 토종차 샤레드(샤리의 수출명)는 10만 3100대로 중국 내 차종별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중국은 1950년대부터 옛 소련의 기술지원으로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후 84년 서방자본으로는 처음 독일 폴크스바겐이 합병회사 형식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중국은 외국자본이 중국에 진출할 때 현지기업과 합병을 의무화하는 방식을 채택, 기술을 이전받았다. 자동차업체만 해도 지난해 현재 145개사이고, 독자브랜드차 생산업체도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일본·이탈리아·영국 등 자동차 선진국의 기술자들이 중국 자동차산업에 모여들며 중국의 자동차 기술수준과 경쟁력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나 미쓰비시자동차 계열의 우수한 기술자 출신 퇴직자들이 ‘최고기술고문’ 형식으로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가르침을 받고 싶다면 누구에게도 가르친다.”면서 기술지도를 해 생산성과 기술을 급속히 향상시키고 있다. 연봉은 200만∼1000만엔(약 8100만원) 정도다. 이처럼 향상된 중국의 자동차는 300만원대의 값싼 경승용차를 중심으로 시리아·이라크·알제리·리비아 등 중동 및 아프리카는 물론 남미와 북미, 유럽지역까지 수출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12만 5545대가 수출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이런 수출신장세에 힘입어 지난해는 수출 17만 2600대, 수입 16만 1900대로 처음으로 수출 물량이 수입을 넘어섰다. 하지만 중국 저가 자동차의 한계도 지적된다. 초저가 자동차 QQ는 외관이 한국 GM대우의 마티스와 유사,GM으로부터 제소당했다가 화해를 하는 등 ‘짝퉁’ 논란에 따른 지적재산권 문제가 심각해질 전망이다. 기술수준이 떨어져 일본·유럽의 기술협력이 불가피하고, 공해 대책이 숙제로 떠오르는 등 한계가 여전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taein@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김정길 체육회장 동생 부산 오락실 지분 참여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친동생인 김모(52)씨가 바다 이야기 오락실에 지분 참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E오락실 실제 업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씨를 소환해 조사한 결과, 김씨로부터 1억 5000만원을 투자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은 창업자금 6억 9000만원 가운데 나머지는 오락실 사장으로 알려진 김씨의 친척동생 김모(42)씨가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오락실 수익금은 실질 영업과 매장 및 종업원 관리를 맡은 이모(33)씨가 월 300만원, 명의 사장인 김씨가 1400만원, 김씨가 600만원 정도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오락실이 바다이야기 복제 오락기를 사용하다 적발됨에 따라 김씨 등 3명에 대해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한나라당 부산시당은 이재웅 의원을 단장으로 한 11명으로 ‘권력형 도박비리 부산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진상조사단은 ▲부산 성인오락 업체들의 대정부 로비 실태 ▲김 회장 친동생의 오락실 실제 경영 여부 ▲㈜삼미의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특혜의혹 등을 폭넓게 조사하기로 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5) 美 헤리티지 재단

    [세계의 싱크탱크] (5) 美 헤리티지 재단

    ■ 에드윈 풀너 이사장 인터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현재 미국의 주류는 보수이며, 보수의 주류는 헤리티지이다.” 에드윈 풀너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헤리티지는 27만 5000명에 이르는 풀뿌리 지지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정부, 의회, 기업과 협력하면서도 우리의 독립성과 독자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헤리티지가 다른 싱크탱크보다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첫째, 명확한 타깃이 있다. 워싱턴의 정책 결정자들, 말하자면 의회와 정부의 스태프들이 우리의 고객이다. 둘째, 헤리티지는 단기 정책보고서(Short Position Paper)에 중점을 둔다. 의원들이나 정부 고위관리들은 다른 연구소가 발간하는 긴 보고서들을 읽을 시간이 없다. 셋째, 우리는 연구 방향을 공동으로 결정한다.‘슈퍼스타’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연구소 전체의 의견을 만들어낸다. 넷째, 매우 광범위한 지원자층을 갖고 있다. 특정한 기업이나 산업이 아니라 미국의 전반적인 보수층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헤리티지는 공화당을 지지하나. -그렇지 않다. 우리는 어느 당파에도 속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강력한 국방, 미국의 전통적 가치, 법치를 신봉하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지지한다. 보수주의 안에서도 다른 생각들과 다른 정책적 해법들이 존재한다. ▶연구원들을 뽑을 때 특별한 기준이 있나. -똑똑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기본적으로 헤리티지의 임무에 동조하는 인재들을 선발한다. 우리는 세계가 어떤 식으로 ‘가야한다.’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식으로 ‘가는가.’를 연구한다. 따라서 좌파적 진보주의자가 헤리티지에서 일한다면 결코 편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의 다른 보수적 싱크탱크들과는 경쟁관계인가, 협력관계인가. -양쪽 측면이 다 있다. 개인적으로 케이토(CATO)나 미국기업연구소(AEI), 스탠퍼드대학의 후버연구소를 후원한다. 헤리티지는 이들과 공동으로 연구도 진행한다. 그러나 보수적 싱크탱크 사이에도 특정 사안을 놓고 경쟁적으로 서로 다른 해결책들을 내놓기도 한다. ▶극좌를 1, 극우를 10이라고 할 때 헤리티지는 어디쯤 서있는가. -우리는 주류 보수주의자들이다. 아마 7이나 8쯤일 것이다. ▶미국에서도 정치적, 경제적 양극화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헤리티지의 연구활동에 진보적 시각은 어떻게 반영되는가. -우리는 이념을 떠나 올바른 정책적 해법을 제시하는데 집중해 왔다. 따라서 우리는 7이나 8이지만 4,5,6도 수긍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1,2,3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쪽으로 오지 않을 것이다. ▶정부나 대기업과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하는가. -지난해 헤리티지가 받은 기부금은 3500만달러(약 350억원)다. 이 가운데 정부로부터는 받은 돈은 전혀 없다. 기업들로부터 온 기부금도 200만달러, 즉 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개인이다. ▶한국에 헤리티지와 같은 싱크탱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에서는 기부 전통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우선은 기업의 힘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 재벌기업들이 사회에 많은 돈을 환원하고 있다. 그 돈을 서너개의 싱크탱크에 집중 지원하면 될 것 같다. 서울에도 싱크탱크가 어떤 식으로 운영돼야 하는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그 돈을 맡겨서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연구자들을 초빙하면 좋은 연구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특정기업도 5% 이상을 기부하면 안 된다. 독립적인 연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으로 헤리티지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가. -혁명 대신 변혁을 할 생각이다. 우리가 하는 일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 그러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현재 헤리티지 연구의 75%는 인터넷 사이트에 먼저 올라간다.4년전 상원에 독극물 배달 사건이 발생한 뒤 우편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젊은 세대는 우편보다 이메일로 정보를 받기 원한다. 기술 발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며칠전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이곳에서 강연을 했다. 강연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우리는 24개월마다 웹사이트를 대폭 개편한다.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춘다. 또 삼성이나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이 실시하는 마케팅 기술을 재단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dawn@seoul.co.kr ■ 부처 정책에서 인사 방향까지 제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헤리티지 재단은 미국의 정치권과 매우 가까운 기관이다. 물리적으로도 근접해 있고 심리적으로도 친밀하다.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북쪽으로 5분쯤 걷다 보면 곧바로 매사추세츠 애비뉴 214번지에 자리잡은 헤리티지 재단의 8층짜리 건물에 도착하게 된다. 재단의 로비에 30분만 앉아 있어도 미 의회와 정부 관계자 여러명과 마주치게 된다. 헤리티지 연구원들은 정책 보고서를 만들 때 정부나 의회 담당자들과 협의를 거친다. 예를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담당하고 있는 다니엘라 마크하임 연구원은 미 무역대표부(USTR)의 한국 담당자들과 거의 매일 만나고 전화 통화를 한다는 것이다. 헤리티지는 ‘학생없는 대학’이라는 기존의 싱크탱크 개념을 ‘정부의 자문기구’로 바꾼 기관이다. 그런 만큼 헤리티지가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특히 1981년 발간한 ‘리더십 지침 (Mandate for Leadership)’은 싱크탱크 역할에 ‘혁명’을 가져온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무려 1000쪽에 이르는 이 지침서를 통해 헤리티지는 모든 정부 부처의 예산과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들을 내놓았다. 또 정부 고위직에는 반드시 정치적 인사들을 임명하라는 요구도 담았다. 헤리티지의 이같은 제안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 당선자는 전폭적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1990년대까지 헤리티지는 레이건 행정부 대외정책의 길잡이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헤리티지는 1994년 공화당이 의회에서 수십년만에 민주당을 제치고 다수당이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의 ‘미국과의 계약’을 탄생시키는 데도 핵심적 역할을 하는 등 국내 정치 및 정책에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해왔다. 헤리티지는 1973년 쿠어스 맥주 창업자 조지프 쿠어스가 기탁한 50만달러를 종자돈으로 삼아 설립됐다. 쿠어스는 정치적 보수주의자였다. 헤리티지는 재단 임무를 ‘자유로운 기업활동과 제한된 정부, 개인의 자유, 전통적인 미국의 가치, 강력한 국방의 원칙에 따라 공공정책을 제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1977년에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에드윈 풀너는 헤리티지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로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레이건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리처드 앨런, 이라크 전 당시 미 행정관을 맡았던 폴 브레머, 현 노동장관인 일레인 차오, 국방부 대변인인 로렌스 디 리타 등이 대표적인 헤리티지 출신 인사들이다. dawn@seoul.co.kr ■ 이사장 비롯 ‘한국통’ 수두룩 현대·한화등 기부금 내기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헤리티지는 워싱턴에서 한국과 관계가 가장 ‘끈끈한’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다. 우선 에드윈 풀너 이사장부터 한국을 잘 안다. 풀너 이사장은 지금까지 100번 넘게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교분을 가져왔다. 풀너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였던 시기에 워싱턴의 싱크탱크 및 정부 전직 관리들과 함께 플라자호텔에서 만나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과 관련한 정책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현재 헤리티지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는 발비나 황 동북아정책분석관이다. 황 분석관은 한·미동맹과 남북관계, 미·북관계는 물론 한·미간 경제 현안도 관심있게 다뤘다. 황 분석관은 국무부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특별보좌관으로 내정된 상태다. 경제분야에서는 한·미 FTA를 담당하는 다니엘라 마크하임 연구원이 있다. 이와 함께 안보 및 테러 전문가인 피터 브룩스 선임연구원도 한국 및 한반도와 관련한 정책 보고서를 내거나 언론 기고 등을 통해 한·미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브룩스 연구원은 올해 헤리티지의 ‘정주영 펠로’로 선정됐다. 정주영 펠로는 고 정주영 전 현대회장의 기부금을 통해 설치된 연구직이다. 현대 말고도 한화 등 많은 한국 기업들이 헤리티지에 기부금을 냈다. 삼성은 지난 1995년 40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국제교류재단을 통해 지금까지 100만달러(10억원)가 넘는 기부금을 연구 용역 형태로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 보수세력의 한국 정부에 대한 공격이 심해진 탓인지 올해 들어 국제교류재단의 지원 목록에서 헤리티지는 빠졌다. 헤리티지에는 다른 싱크탱크에서 만나기 어려운 한국인 연구원들도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발비나 황 분석관과 국제무역경제센터의 앤서니 김 연구데이터담당자는 한국계이며, 아시아연구센터의 신지혜 연구조교는 한국인이다. 또 올해부터 이기호 전 노동부 장관이 헤리티지에서 초빙연구원으로 한·미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커리어 우먼] 안신영 바이넥스트창업투자 팀장

    증권·보험계의 예와 마찬가지로 벤처캐피털 업계도 여성들이 드물다. 바이넥스트창업투자의 안신영 팀장은 “모든 가능성을 꼼꼼히 점검하고 투자 대상 후보측에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여성에게 오히려 잘 맞는 편”이라고 진단한다. 바이넥스트창업투자는 정보기술(IT) 외에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환경·에너지기술(ET) 등 차세대 첨단기술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다. 최근에는 ‘말아톤’,‘웰컴 투 동막골’,‘괴물’ 등 영화에 대한 투자에서도 명성을 얻고 있다. 대구도시가스가 소속된 대성그룹의 투자전문회사이다. 벤처캐피털은 대체로 설립된 지 몇년밖에 안된 기업에 기술력과 시장 가능성만을 보고 10억원 안팎을 투자한다. 때문에 기업 선정과 적절한 투자 시점(타이밍), 사후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모든 리스크(위험)를 다 점검하지만 투자 이후 예기치 않았던 요인으로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는 예도 종종 있다. 따라서 벤처업계의 기술 동향을 아는 것은 필수다. 안 팀장은 대학을 졸업한 뒤 회계법인에 근무하다 1999년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미공인회계사(AICPA)를 따고 4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2003년 입사 당시에만해도 안 팀장은 첨단기술 용어를 잘 알아듣지 못할 정도였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기술관련동향, 산업동향, 투자를 요청한 업체들에 대한 서적이나 자료 등을 꾸준히 읽었다. 봐야할 보고서는 집에 가져가 두 아들을 재운 뒤에라도 다시 봤다. ●기업 선정·투자 시점·사후관리 3박자 중요 벤처 분야에 투자할 시기를 선정할 때는 승부사적인 기질이 필요하다. 안 팀장은 2004년에는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터치스크린 제조사인 디지텍시스템스에 4억원을 투자했다.PDA, 내비게이션 등에 쓰이는 터치스크린을 제조하는 이 회사는 국내 최고 기술을 인정받았고, 대기업에 납품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고, 올 하반기 중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안 팀장은 투자 대상을 국내에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의 바이럴지노믹스(VGX)에 1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VGX는 에이즈 신약과 C형 간염 신약에 대해 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유가증권상장업체인 VGX인터내셔널(옛 동일패브릭)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섬유·패션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1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정부도 참여하는 이 펀드가 결성되면 안 팀장은 국내 최초의 대표 펀드매니저가 된다. 이 펀드는 안 팀장이 산업자원부가 낸 공고를 보고 기획·제안해 받아들여졌다. 안 팀장의 실적에 대한 회사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매주 1~2개 회사 방문… 1년 4~5곳 투자 안 팀장은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본사를 방문한다. 매주 1∼2개의 업체를 찾아가지만 실제로 투자가 이뤄지는 곳은 1년에 4∼5개 정도다. 판매는 전혀 신경을 안쓰고 개발만 해놓으면 된다는 회사, 팔기만 하면 된다며 이익이 나는지 여부는 모르는 회사, 기술은 좋지만 시장이 거의 없는 회사 등이 투자 기피 대상이다. 해당 기업에서 각종 자료와 설명을 들으면 정확성 여부를 경쟁업체 또는 관련 업체와 협회 등에서 확인한다. 리스크 분산도 하고 결정이 옳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받기 위해 여러 벤처캐피털과 함께 투자하기도 한다. 안 팀장의 목표는 ‘수익을 냈다.’는 꼬리표를 갖는 것이다. 투자한 기업들이 증권시장에 상장되거나 투자 이후 회사의 경영 상태가 개선되면 펀드매니저가 수익을 거둔 것으로 계산된다. 안 팀장은 “한두번이 아니라 어떤 기업에 투자해서 얼마만큼의 수익을 냈다는 중·장기 운용 실적(트랙 레코드)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남들이 찾아내지 못한,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찾아 전국을 누빈다. ■ 안신영 팀장은 ▲1972년생 ▲1996년 이대 통계학과 졸업 ▲1997년 세동회계법인 ▲1998년 신한회계법인 ▲2000년 AICPA 취득 ▲2003년 바이넥스트창업투자 글 전경하 사진 최해국기자 lark3@seoul.co.kr
  • 이상철 교수에게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수도론’ 묻다

    이상철 교수에게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수도론’ 묻다

    수도권 정책이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大)수도론’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인천·경기지역이 힘을 한 데 모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굳이 따로 놀 이유가 무엇이냐는 주장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당연히 ‘수도권 이기주의’라는 반론이 나왔다. 사실 이런 논란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참여정부에서 지방분권을 들고 나왔을 때부터 세계화로 인한 경쟁압력이 거세지고 지식기반산업으로 바뀌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를 테면 ‘집적’은 인구과밀과 공해와 같은 부정적 측면도 있지만,‘혁신’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낳는다는 것이다. 반년간지 ‘민주사회와 정책연구’에 ‘수도권에서의 집적과 혁신-산업구조변화와 혁신활동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한 이상철 성공회대 경제학 교수에게 ‘대수도론’에 대해 물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수도권 집적으로 인한 혁신 효과는 그다지 발견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수도론쪽에서는 런던·도쿄 등 외국 대도시의 사례를 드는데, 대수도론은 세계적인 추세인가. -그렇지는 않다. 어느 나라에나 균형발전론은 다 있다. 영국도 런던과 그 인근지역이 지나치게 발달한 것을 바로 잡고자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클러스터 구성을 통한 내발적 발전론 등도 여기서 출발한 것이다. 물론, 그게 내실있게 추진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영국도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하다. 그만큼 쉽지 않은 문제다. 우리의 경우 수도권정책은 IMF사태를 기점으로 ‘과밀해소’를 위한 네거티브 정책에서 ‘균형발전’이라는 포지티브 정책으로 바뀌었으나 여전히 규제위주이다. ▶과밀해소와 균형발전은 동전의 앞뒤와 같은 문제 아닌가. -물론 그런 측면이 있다. 대신 예전에는 수도권 집적은 물류비 상승이나 환경오염같은 외부불경제를 뜻했지만, 지금은 외부경제·규모의 경제를 강조하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자면 문화적 다양성이 보장된다거나 교육·서비스 등의 질이 높아진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일종의 인큐베이팅(incubating) 기능을 수도권에 제안했다. 혁신기업을 육성한 뒤 완숙단계에 들어서면 지역으로 내보내자는 것이다. ▶논문에서는 수도권 집적이 혁신과 별 관계가 없다고 밝혔는데. -창업초기의 중소기업은 재무·회계·컨설팅 등에서 외부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도시 입지가 유리하다. 또 산업단계상으로도 그렇다. 실제 조사해보면 초기에는 혁신이 일어나다가 산업이 안정단계에 들어서면 공정혁신에 그친다. 이론상으로는 그런데, 실제로도 그런가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이번 논문이었다. 그런데 수도권과 다른 지역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아직은 수도권에 혁신을 부추기는 입지적 요소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면 왜 수도권 집적은 사라지지 않는가. -‘혁신’ 외에 다양한 다른 요소들을 감안해야 한다. 고급노동력을 확보하기 쉽다거나, 미국의 연구사례처럼 의료·교육 등 공공서비스의 질이 높다던가 하는 다양한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대수도론이 ‘생활권’이라는 관점에서 환경·교통 문제 등을 통합해서 다루자는 얘기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까지 내세운다면 그 주장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면 부동산 문제다. 수도권 지역은 땅값이 떨어지지 않는다. 인천 남동공단의 경우 사업은 망했는데 처음에 공장짓는다고 불하받은 땅의 지가상승으로 꽤 많은 이득을 낸 사례도 있다. 수도권에 공장을 지으려면 그린벨트나 농업용지를 공장용지로 바꿔야 하는데, 이것도 결국 부동산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야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하겠지만. ▶대수도론에 경기도가 가장 적극적인 이유는 뭔가. -아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이야 어차피 생산기능이 다 빠져나가고 대신 고급부가서비스산업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인천은 어차피 경제자유구역이라는 큰 덩어리가 있으니 수도권 규제니 이런 문제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경기도 입장으로서는 수도권 규제를 일종의 족쇄라 생각하는 것도 이해는 할 수 있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술 배우고 돈도 벌고… 자신감 ‘쑥쑥’

    전남 구례농업고등학교가 ‘학교기업’ 운영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농어촌 실업계 고교 활로모색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17일 구례농고에 따르면 2004년 3월 농어촌 학교 가운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학교기업 실험연구학교’로 지정받아 3년째 농촌학생들에게 기업경영 기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가 기업 경영과 교과 과정을 접목시켜 운영 중인 ‘학교 기업’은 과자, 빵을 만들어 파는 ‘섬지뜰 제과’와 7개 종류의 야채를 생산, 판매하는 ‘무농약 채소 농장’이다. ‘섬지뜰 제과’는 지난해부터 우리밀과 산수유, 녹차 등 지역 특산품을 활용, 각종 과자와 빵 34개 품목을 만들고 있다.21년 경력의 제빵 기술자를 고용해 식품가공과 제과·제빵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직접 지도, 자격증 획득과 창업 노하우까지 전수하고 있다. ‘섬지뜰 제과’는 지난해 6000만원에 이어 올해는 1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또 원예과 학생들은 상추, 쌈케일, 청경채, 쑥갓 등 채소를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소문이 나면서 무공해 채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져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배 및 제조, 생산 기술에서부터 시장조사, 납품, 계약, 판매방식 등 경영기법을 그대로 배워 실제 적용하고 있다. 이수진(18·식품가공과)양은 “평소 하고 싶었던 빵을 만들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정례 교사는 “학생들을 특기 적성교육과 연계해 집중 지도하고 있다.”며 “기업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기능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대부분 졸업 후 창업을 마음에 두고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우리는 맞수 CEO] 유제품 한 우물… 박빙의 점유율 전쟁

    [우리는 맞수 CEO] 유제품 한 우물… 박빙의 점유율 전쟁

    ‘싸우면서 닮는다.’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이런 속설이 딱 들어맞는 기업이다. 두 기업의 문화와 업종이 너무나 닮았다. 마치 ‘일란성 쌍둥이’같다. 우유를 근간으로 하는 두 기업은 분유·치즈·발효유·음료 등 생산 제품군이 겹친다. 때문에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매출 규모는 지난해 남양유업이 7944억원으로 매일유업 7080억원보다 다소 앞선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우리는 치즈와 식자재 공급이 별도로 분리됐기 때문”이라며 “남양처럼 이를 포함하면 1000억원 이상 우위”라고 주장했다. 초장부터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일란성 쌍둥이 같은 두 기업 두 기업의 창업 배경을 살펴보면 닮은 점이 많다. 남양유업은 홍두영(87) 명예회장이 1964년 설립한 반면 매일유업은 지난 1월 타계한 김복용 회장이 1969년 한국낙농가공에서 출발했다. 창업주 두 사람 모두 이북 출신인데다 홍 명예회장이 한 살 많을 정도로 나이도 거의 비슷했다. 보수적이면서 유업 한 우물만 판 것도 닮았다. 두 회사는 이제 2세 경영체제로 접어들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김정완 매일유업 사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경희대와 미국 웨슬리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김 사장은 86년 평사원으로 매일유업에 입사, 각 부서를 돌았다. 주식 14.18%(190만주)를 보유한 김 사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거친 홍 회장은 대학 시절인 73년부터 회사에 나와 가업을 도왔다. 등기임원으로 등재한 채 홍 회장은 부친 홍 명예회장과 함께 담당 업무를 ‘회장’으로 하고 있다.19.44%(13만 9964주)로 최대주주인 홍 회장이 남양호의 키를 쥔 사실상 CEO이다. ●보수적 경영 닮은 점 2세 경영으로 내려온 두 회사는 여전히 닮은꼴이다. 크렘린처럼 베일에 가린 경영, 언론 노출을 싫어하는 CEO 성격,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지 않는 보수적인 경영 방식 등 창업주 경영스타일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두 기업은 분유와 우유 등의 시장이 팽창하던 과거 모방과 카피 논란이 많았지만 서로에게 상당히 관대했다. 복제품인 미투(me-too) 제품에 대해서도 일정 정도 눈을 감아줬다. 그러나 출산율이 1.08%로 줄어들고, 우유에 대한 수요가 크게 감소하자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상황이 바뀌자 경영스타일은 그대로 둔 채 상대에 대해 발톱을 세웠다. 과거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경영관행과는 전혀 딴판이다. 발효유 공방이 대표적이다. 불가리스(남양유업)와 불가리아(매일유업)의 법정 공방 끝에 법원은 최근 남양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남양은 매일에 대해 손해배상소송과 함께 김 사장 등에 대해 형사고발 등 강력한 후속조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주한 미군납 우유 논란으로 대치했다. 이면에는 우유 품질에 대한 대리전 양상이다. 미국의 경우 다른 식품은 모두 식품의약청(FDA)에서 관리하지만 기초식품이자 필수식품인 우유는 살균유법령(PMO)을 만들어 따로 관리하고 있다. 소가 마시는 식수부터 최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엄격히 관리한다. 남양이 지난해 3월, 매일이 지난해 6월 각각 PMO를 통과했다. 남양유업은 자사가 “전세계 미군의 납품 자격을 얻은 국내 유일의 우유”라고 자랑하자 매일유업이 “과대 광고”라고 맞받아쳤다. 매일유업은 “남양의 제품이 미군내 매점 등에서 판매되는 것을 과대 선전하고 있다.”며 “실제 급식용으로 납품되는 것은 매일의 우유”라고 주장했다. 이에 남양은 “제품이 공군의 도시락 메뉴 등에 공급되고 있다.”며 발끈했다. 이와 관련, 매일유업이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제소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의 차이점으로 “남양이 마케팅에 강하다면 매일이 연구개발 부문에서 좀더 나은 것 같다.”며 “감정싸움보다는 소비자 신뢰를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두 기업의 다툼이 제품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먹을거리 창업 서울서 시작해야 히트치나?

    먹을거리 창업 서울서 시작해야 히트치나?

    ‘모든 유행은 서울에서 시작된다?’ 의류나 식음료 회사가 새 브랜드형 매장을 시작할 때는 으레 서울 명동이나 종로, 강남 한복판에 ‘플래그 숍(대표매장)’을 낸다. 얼리어댑터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유행은 서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주위를 잘 살펴보면 낯선 이름의 체인점들이 서울 주요 상권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고급스러워야 잘 팔린다.’는 중심 상권에서도 색다른 아이템과 저가 정책으로 거꾸로 유행을 몰고 온 곳들이다. ●저가형으로 고가 시장 공략 인천 부평에서 시작된 생과일 전문점 ‘캔모아’도 그런 경우다. 부평지역 중·고등학교 주변 허름한 상가 건물에서 시작한 이 매장은 현재 서울에 50개, 수도권에 113개나 자리잡고 있다. 비결은 서울의 고급형 외식 브랜드와는 정반대의 저가 정책에 있다. 이곳의 주 메뉴는 생과일 음료와 과일, 그리고 토스트. 과일음료, 과일라볶이(라면볶이) 등 과일을 응용한 메뉴들이 대부분 3000원선을 넘지 않는다. 생크림과 토스트가 3회이상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학생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캔모아 강석준 이사는 “지역 학생들을 주 타깃층으로 삼아 싼 메뉴 위주로 구성했는데 의외로 서울에서도 통했다.”면서 “출발이 서울이 아니었기 때문에 타브랜드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면서 지역 내 입소문을 기반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1000원숍’으로 1000원숍 열풍을 다시 끌어낸 이랜드월드의 ‘에코숍’은 경기도 안산 소비자들에게 검증받아 성공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7월 2001아울렛안산점에서 상품 구성과 유통 방법 등을 검증한 뒤 서울 영등포로 진출했다. 집안 인테리어 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컨셉트로 호응을 얻었다. 이랜드에 따르면 불과 20여평의 매장에서 나오는 일 평균 매출은 약 500만원. 현재 18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안으로 40개 매장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서울 60개, 수도권에 300여개의 매장을 둔 ‘코리안숯불닭바베큐’는 수원 영통의 대학가 작은 매장에서 시작됐다. 배달 치킨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은 ‘멕시칸 치킨´(전국 매장 800개)의 고향은 경기도 김포. 전국 매장 158개를 둔 체인점 ‘장충동 왕족발’도 알고 보면 이름만 장충동일 뿐 실제론 대전 대덕에서 출발한 곳. ●‘세련’과는 멀지만 색다른 분위기로 승부 코리안숯불닭바베큐의 경우 한국 전통 가옥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로 꾸몄다. 세련된 인테리어보다는 비용이 덜 들면서도 친숙한 치킨집 이미지를 살린 것. 메뉴는 양념·치킨 통닭의 단조로운 방식에서 벗어나 한식·양식 바비큐, 소금구이 바비큐, 칠리 바비큐를 만들어 다양하게 구성해 서울 사람들의 입맛 확보에도 성공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여성창업지원 현실과 괴리

    경기도가 창업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창업자금을 마련했지만 실제 지원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는 4월말 현재 여성창업자금 지원실적이 수중펌프를 제조하는 1개 회사에 건축자금 용도로 2억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창업자금지원이 제조업이나 제조업기반 서비스업, 지식기반사업 등 비교적 여성의 진출이 적은 분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는 예비 여성창업자나 창업 2년 이내의 여성을 대상으로 시설자금의 경우 3년거치 5년 균분상환으로 3억원까지, 운영자금은 1년 거치 3년 균분상환으로 5000만원까지 각각 4.4%의 고정금리로 지원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창업을 하려는 여성으로부터 문의는 많이 들어오지만 주로 식당이나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며 지원대상인 제조업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신랑·신부감 순위의 허실

    신랑·신부감 순위의 허실

    미혼남녀라면 누구나 자기 배우자에 대해 환상을 갖는다. 외모나 성격이 가장 우선이겠지만 미래 신랑신부의 직업도 그에 못지 않은 고려 요소다. 이팔청춘 막무가내식이 아니라 결혼을 염두에 둔 사랑이라면 배우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더욱 중요해진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조사결과 우리나라 성인 미혼 남성들은 아내의 직업으로 교사-공무원-일반 사무직 순으로 선호했다. 여성들은 남편이 공무원-교사-금융직이길 바란다. 그렇다면 이런 직업을 가진 배우자와 결혼한 사람들은 마냥 행복할까. 직업에 대한 환상을 뒤집어봤다. ■ 결혼생활 행복은 직업순? 서로 반대되는 사람끼리 결혼해야 잘 산다는 말이 있다. 다른 점 때문에 다투기도 하겠지만 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완해 더 좋은 관계가 될 것이란 뜻일 게다. 그렇다면 실제 결혼에 골인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자기와 닮은 사람일까 아니면 전혀 다른 사람일까. ●동일직업, 지역 등 비슷한 조건 선호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3년간 결혼에 성공한 회원 6000명(3000쌍)을 분석한 결과, 동종업계 종사자와 동일지역 거주자의 성혼율이 높게 나타났다. 직업 부분에서는 같은 종류 직업간의 결혼이 뚜렷했다. 일반 사무직 남자의 36.8%는 같은 일반 사무직을 아내로 맞았다. 일반 사무직 여성도 일반 사무직 남성을 만나 결혼한 경우가 전체의 42.4%로 가장 높았다. 의사나 약사는 남녀 모두 의사나 약사를 만나 결혼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남자는 23.6%, 여자는 그 두 배가 넘은 52.7%가 동일직종내 결혼을 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남녀의 결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처럼 같은 지역(수도권·충청·영남·호남 등)에 살다 결혼한 경우가 90.6%(2719쌍)나 됐다. 나머지 9.4%만이 타 지역 여성과 결혼했다. ●비슷한 성격은 비교적 결혼 만족도 높아 외부 조건 외에도 성격이 비슷하고 가치관과 결혼조건에 대한 생각이 일치할수록 결혼생활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대 사회심리연구실이 부부 280쌍의 결혼만족도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외향적인가 내성적인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가 ▲신경이 예민한가 아닌가 등에 따라 성격을 분석했고 성격이 비슷할수록 결혼 만족도가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1위 공무원 남편 결혼 11년차인 김연수(40·여·회사원)씨는 공무원 남편에 대해 “나름대로 장점은 있지만 절대로 1위 신랑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경기가 나쁘다 보니 안정성 측면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 같다고도 했다. 김씨는 “공무원 급여는 여전히 답보 상태”라면서 “사명감이나 명예가 없다면 진작 그만두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야근이나 술자리가 더 잦아진다는 것도 단점이다. 정년과 연금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승진이나 부서 이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일반 기업보다 크다고도 했다. ●2위 교사 남편 결혼 2년째에 접어든 우정림(29·여)씨는 교사 남편의 가장 좋은 점으로 시간적인 여유를 들었다. 역시 교사인 우씨는 “다른 직업보다 일이 빨리 끝나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그만큼 가정에 신경도 많이 써주고 함께 등산을 가거나 영화를 보는 등 취미를 함께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봉이어서 씀씀이가 넉넉지 않은 것은 불만스럽다고 했다. 남자 교사들이 많이 지적당하는 좀스러운 면을 남편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 ●4위 대기업 근무 남편 대기업의 연구소에서 일하는 남편을 둔 이모(29·회사원)씨는 다른 직종보다 급여가 높은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직장생활 3년차인 남편이 벌써부터 이직이나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남편이 항상 뭔가에 쫓기며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씨도 직장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경제적 형편은 남부럽지 않지만, 이면에 불안한 마음이 늘 자리한다. ●6위 의사 남편 과거 최고 신랑감이었던 의사 남편을 둔 김민정(30·주부)씨는 “신랑감 순위가 6위로 떨어진 것 자체가 의사들의 현실을 반영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수입 좋다는 것도 옛말이란다. 개업을 해야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요새는 혼자 개업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남편이 의사면 가족들의 건강은 걱정할 필요 없겠다고 생각하지만 의사 남편은 가족들의 웬만한 병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1위 교사 아내 아내가 중학교 국어교사인 이재학(33·공기업 직원)씨는 교사 아내의 장점으로 ‘육아’를 꼽았다. 이씨는 “이제 갓 돌을 지난 딸을 키우고 있다.”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사람들보다 아내가 편하게 육아휴직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학교에서는 일반 회사와 달리 육아휴직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내의 출·퇴근 시간이 정확한 점도 마음에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교사 아내가 신부감 1위라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 “살아보면 다르다.”고 말한다. 아내가 남편을 학교에서 학생 대하듯 하는 것은 가장 큰 단점이다. 이씨는 “여러 차례 다투면서 지적도 했지만 직업적 특성이어서 쉽게 고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잦은 회식문화와 승진에 대한 스트레스 등 일반 회사의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도 단점이다. 굳이 하나 더 꼽자면 교사 월급이 전문직종보다는 적다는 점도 포함되겠다. ●2위 공무원 아내 신부감 순위 2위에 오른 공무원과 결혼한 김성민(29·중소기업 직원)씨는 아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수적 안정성’을 꼽았다. 김씨는 “아내가 대체로 다툼보다는 원만한 해결을 원하고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려 들기보다는 합리적인 중도를 찾으려 애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직업상 특성이 가정생활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상위권 신부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를 받고 있지만 부부 사이의 다툼은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6위 간호사 아내 안성춘(30·대기업 직원)씨는 2003년 10월 간호사 아내(29)씨와 결혼했다. 현재 두돌 된 아들을 두고 있는 안씨는 아내가 간호사라는 데 대해 전반적으로 좋게 평가하면서도 “과연 6위까지 오를 정도인가.”라며 의아해 했다. 안씨는 우선 아내가 자기 못지 않게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돈을 많이 버는 만큼 함께 할 시간은 적다.”고 말했다. 특히 종합병원 간호사인 신씨는 3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남편과 시간을 맞추기가 무척 어렵다. 안씨는 “간호사랑 살면 다른 직종의 아내보다 더 건강을 잘 챙겨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씨는 “개그맨들이 집에 와서 오히려 과묵한 경우가 많은 것처럼 자기 직장 일을 집에까지 연장하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요.”라고 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이야기] (42) 여성 경제활동 지원

    [서울이야기] (42) 여성 경제활동 지원

    지난 3월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었다. 이 날은 1908년 미국 뉴욕시에서 노동조건이 열악한 의류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이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 자유를 외치며 대규모 집회를 가진 날을 기념한 데서 비롯됐다. 이로부터 약 100년이 지난 현재 대다수의 국가에서 여성은 선거권을 갖게 되었다. 한편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 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전문, 기술 및 행정관리직에 종사하는 여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근로조건이 남성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현황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48.6%에서 2004년 51.6%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남성 경제활동 참가율 75%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캐나다와 미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약 60%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는 결혼과 자녀 양육에 큰 영향을 받는다. 서울여성의 경우 20∼24세 여성의 49%,25∼29세 여성의 57.1%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다 30∼34세가 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3.5%로 뚝 떨어진다. 이 시기에 직장을 떠난 여성의 대부분은 이후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20∼24세 74.9%에서 25∼29세 80.6%로 증가하고,30∼34세에도 80%,35∼39세에도 81.5%를 유지해 거의 변화가 없다. 미국의 경우도 20∼24세 72.9%에서 25∼29세 76.1%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증가하고,30∼34세의 경우 75.5%,35∼39세 76.1%로 거의 변화가 없다.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2004년 대졸 이상 여성의 62.6%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성 취업자의 전문·기술·행정관리직 종사자 비율이 서울의 경우 2000년 19.9%에서 2004년 21.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 근로자의 절반인 47.8%가 임시직 및 일용근로자로 일하고 있으며, 여성임금은 남성의 61.1% 수준이고, 이직률도 여성이 남성보다 30%로 높다. 이것은 여성의 경제활동 여건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직 열악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여성이 생계를 주로 책임질 것으로 보이는 여성 가구주의 수는 점차 증가하여,2000년 현재 서울시 가구의 19.5%가 여성 가구주이다(인구주택총조사보고서,2000). 서울의 여성 가구주 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여성 가구주의 가구 소득은 남성 가구주에 비해 매우 낮다. 남성 가구주 중 월평균 가구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가구는 13.6%이나, 여성 가구주는 33.4%에 이르고 있다. 남성 가구주 중 월평균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인 가구는 37.9%이나, 여성 가구주는 66.7%에 이르고 있다. 반면 남성 가구주 중 월평균 400만원 이상 가구소득은 12.8%를 차지하나, 여성 가구주는 5%에 불과하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욕구와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여성 경제활동 여건이 여전히 열악하고, 여성가구주 소득이 낮다는 점에서 여성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 절실히 요구된다. ●서울시의 여성 경제활동 지원사업 # 사례 1 김영혜씨는 1년 전, 일반 옷가게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빅 사이즈 여성의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했다. 김씨는 결혼 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 둘을 낳고 키웠다. 김씨는 아이들이 모두 초등학교에 들어가 한숨을 돌리자, 자신도 뭐라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반상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저렴한 수업료로 여성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서울시 여성발전센터가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여성발전센터에서 김씨가 처음 선택한 강좌는 홈패션 수업이었다. 원래 체격이 좋았던 김씨는 살이 찌면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사는 것이 힘들어졌다. 이참에 간단한 옷은 직접 자신이 만들어 입겠다는 의지가 작동했던 것이다. 기술이 좋아지면서, 빅 사이즈를 입는 동네 아줌마들 옷을 만들어 주는 부업도 하게 됐다. 자신이 만든 옷이 의외로 호응이 좋자, 김씨는 이를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는 것도 좋을 듯했다. 여성발전센터의 창업 설명회에 참가하면서 김씨는 사업경험도 없고 자본도 없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사업방식은 인터넷을 통한 사업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김씨는 여성발전센터에서 인터넷 쇼핑몰 창업을 위해 필요한 홈페이지 제작과 관리교육을 받았다. 최근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하는 방안을 구하기 위해, 남부여성발전센터의 여성기업보육센터를 방문했다. SOHO 창업지원실에서 제안한 대로 여성 두 사람을 공동사업자로 맞이했다. 향후 이 사업을 확대발전하는 데 여성기업창업보육센터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에는 여성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5개의 여성발전센터가 광진구, 양천구, 금천구, 노원구, 마포구에 있다. 여성발전센터는 여성 직업훈련강좌 이외에 여성 여가 및 건강생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무학자를 위한 한글교실, 초등학생 방과후 교실, 실버컴퓨터교실 등 다양한 복지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2004년 약 2만명의 여성들이 여성발전센터에서 직업교육을 받았으며, 이 중 15.2%인 3000명이 취업을 했다고 한다.(5개 여성발전센터 정보는 http:///womancenter.seoul.go.kr 참고) # 사례 2 최희경씨는 대학을 졸업한 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몇 개월씩 임시직으로 일한 것 외에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였다. 대졸 여성의 취업률이 늘어나고 있으나, 특별한 기술이 없는 한 여성들에게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 최씨와 친구들은 ‘결혼은 선택, 취업은 필수’라는 생각을 하는 세대이다. 최씨는 취업보다 창업을 하는 쪽으로 마음을 먹으면서, 인터넷 홈페이지(http:///vocation.or.kr)에서 여성인력개발센터에 대한 정보를 검색했다. 서울시에는 15개의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있는데, 각 기관별로 특화된 직업훈련사업을 하고 있다. 자신처럼 애완견을 가족처럼 키우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에 착안하여, 애완견 옷 제작 전문가 양성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최근 개를 좋아하는 친구 2명과 최씨는 애완견 관련 사업을 하기로 하였다. 서울시에서 여성 예비 창업자에게 실비로 사무실과 인터넷 망, 회의실 등의 부대시설을 제공하는 여성기업창업보육센터가 있다는 정보를 구했다. 이곳에서는 세무, 회계, 법률, 특허 등의 자문서비스도 해주고, 비즈니스 상담실과 창업관련 도서 및 자료를 갖춘 자료실도 있다고 한다. 자본도 없고,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하고자하는 여성들에게 매우 필요한 지원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 사례 3 이민자씨는 소규모의 중소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여성기업인이다. 내수경기가 나빠지면서 여성기업인의 경우 제품 판로 개척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가 수의계약 물품 중 서울시 소재 여성중소기업의 물품구매 비율을 확대하면서, 이씨의 기업도 큰 도움을 받았다. 이씨는 서울시가 저리로 융자 지원하고 있는 중소기업 육성기금을 신청했다. 서울시가 여성기업인 우대 평가기준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이씨 기업은 경영안정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었다.2004년 서울시 중소기업육성기금을 받은 기업체의 29.4%가 여성기업이며, 전체 지원액의 15.9%가 여성기업에 지원됐다. # 사례 4 박경아씨는 2004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여성일자리갖기 지원프로젝트’사업을 통해 복지시설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여성발전센터와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직업교육과정을 수료한 교육생 가운데 취업의지가 있는 2600명을 선발하여,3개월간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 민간단체 민간업체에 배치했다. 1일 6시간, 주 5일 근무조건에 하루 3만원을 받았다. 박씨처럼 3개월 근무 후, 실제 취업으로 이어진 여성은 약 8%라고 한다.2006년 올해에도 서울시는 직업교육을 수료한 여성 희망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성일자리갖기 지원프로젝트’를 4월과 9월에 두 차례 나누어 실시할 예정이다. 근무조건은 하루 8시간 주 5일제 근무로 하루 2만 8000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올 9월 중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구직을 희망하는 여성과 구인을 희망하는 기업체가 만남의 장을 가져,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여성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여성취업지원사업 및 여성복지에 대한 정보는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로 들어가 분야별 정보에서 여성/청소년으로 들어가면 된다.
  • [위기의 일본공항] 간사이 20km 사이 공항2개 ‘출혈비행’

    [위기의 일본공항] 간사이 20km 사이 공항2개 ‘출혈비행’

    지난달 16일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 국제공항 옆에 고베공항이 새로 문을 열면서 ‘과잉 중복투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 봄을 목표로 후지산 시즈오카공항(이하 시즈오카공항) 개항이 추진되고 있어 공항 증설 회의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의 국내선 공항은 과잉인 반면, 아시아의 허브(거점)를 노렸던 나리타공항은 한국, 중국 등에 밀린다는 평이다. 국내·국제선의 균형 투자 실패로 일본의 공항 정책이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시즈오카 이춘규특파원|간사이·오사카공항과 반경 20㎞ 거리에 있는 고베공항이 지난달 개항한 데 이어 16일에는 후쿠오카공항에서 불과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신기타큐슈공항이 또 문을 연다. 공항 과잉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방경제 활성화를 노린 자치단체와 정치인, 상공인들의 과열된 경쟁 탓이다. 시즈오카공항만 해도 2009년 개항되면 세수 효과만 수십억엔을 기대하고 있고 신규 고용도 6000∼8000명을 예상하고 있다. 회사 창업이나 유치에도 유리한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즈오카현에는 스즈키, 혼다, 야마하, 가와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본사가 있다. 실제로 고베공항 개항으로 간사이·오사카공항과의 승객 쟁탈전은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중앙 정부는 내각책임제이기 때문에 정치인 눈치를 살펴야 했고 이로 인해 적절하게 개입, 통제해내지 못했다는 것이 한 외교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이유로 일본의 국내선 공항은 현재도 과잉 상태라고 개탄했다. 일본은 1967년 이후 7차례에 걸쳐 시행된 공항 정비 5개년 계획(7차는 7개년 계획)에 따라 공항 증설과 항공기 대형화에 따른 정비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2000년 회계검사원 보고서에서도 지적됐듯이 이용객 예상 수요와 실적 비교가 가능한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9개 공항의 실적이 예상 수요를 밑돌았다. 그 가운데 4곳은 예상 수요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적자는 주민 부담으로 전가되기도 했다. 실제로 2003년 이시가와현 노토공항은 당초 하네다, 오사카, 나고야 등 3개 노선을 운항하겠다며 문을 열었다. 하지만 현재 하네다 노선만 운항하고 있을 뿐이다. 1990년대를 전후해 항공 수요가 예상치를 밑도는 현상이 나타난 데다 중복·과잉투자 논란이 불거지자 국토교통성은 2001년 공항 정책을 전환, 외딴 섬 등을 제외한 지방공항 신설을 동결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정부는 국제선 공항의 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나리타·간사이·주부공항이 국제 거점공항이다. 이 가운데 간사이공항은 2007년 두개째의 활주로가 완성될 예정이다. 나리타공항 B활주로(2180m)는 2009년을 목표로 2500m로 확장키로 했다.3000m급의 C활주로는 계획을 보류했다. 하지만 “한국의 인천공항이나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물론 태국의 신방콕공항 등이 엄청나게 신·증설, 나리타공항은 아시아의 허브공항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일본 국내 정기선 여객의 60% 이상이 이용하는 도쿄국제(하네다)공항은 이미 처리 능력의 한계를 보여 2009년에 4개째의 활주로가 정비된다. 하네다공항은 국내선 수요는 물론 한국, 중국 등 근거리 노선에 개방, 국제선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시즈오카공항은 1998년 11월 착공, 현재 80% 안팎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개항하면 국내 4개 노선과 한국과 타이완 등 해외 9개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활주로는 2500m로 나리타, 하네다공항의 보완 역할을 하겠다는 게 중앙·지방정부의 구상이다. 시즈오카현측은 이용 인구가 3000만명선인 유럽 공항의 활주로가 6∼7개인 데 비해 나리타와 하네다공항의 활주로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개항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시아권 인구는 유럽의 4배지만 공항 활주로 수가 너무 적어 앞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여객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시아 노선은 하네다공항이, 유럽과 미주 노선은 나리타공항이 맡는 역할 분담으로는 아시아 여객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두 공항은 소음문제를 일으키거나 토지 확보에 난점이 많아 활주로 증편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taein@seoul.co.kr ■ 이시가와 시즈오카현 지사 |시즈오카 이춘규특파원|“매년 국제선 항공 수요는 늘고 있다. 그런데 간토지방에는 국제선 활주로가 절대 부족하다. 그래서 시즈오카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근 현청에서 인터뷰한 이시가와 요시노부 시즈오카현 지사의 변이다. 그는 “공항이 개항하면 후지산 관광, 학술 등 한국과의 교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시즈오카공항은 과잉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있는데. - 학자나 연구자 등이 도쿄에 집중돼 생긴 도쿄 중심주의에서 비롯됐다. 우리가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신칸센이나 고속도로로 충분하다고 하는데 결코 아니다. 시즈오카를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가 확대될 것이다. ▶ 재정 압박은 없나. - 문제 없다. 재정 자립도가 도쿄, 아이치, 오사카, 가나가와에 이어 5번째다. ▶ 유럽과 아시아 상황을 비교하면. - 하루 출장이 가능한 아시아 국가로 연결되는 운항 편수가 너무 적다. 유럽은 2000년 기준으로 연간 7600만명인데, 유럽의 4배 인구를 갖고 있는 아시아는 4900만명이다. 교류가 활발해져야 하고, 활발해지면 국가간 경제력 격차도 현저히 줄게 된다. ▶ 아시아 국가들과 비즈니스 교류는 어느 정도인가. - 우리 현의 국제 교류 중 아시아 국가 비중은 63%다. 우리 현 기업이 한국에는 32개, 중국에는 339개, 싱가포르에는 25개 진출해 있고 계속 늘고 있다. ▶ 아시아 국가 국민이 얼마나 찾나. - 연간 21만명의 아시아인, 세계에서는 40만명 이상이 찾는다. 착실히 증가하고 있다. 개항은 상승작용을 일으켜 비즈니스와 관광 등의 복합 교류를 가능케 한다. ▶ 자매 도시들은 있는가. - 한국 제주도를 비롯, 중국, 영국, 미 캘리포니아주와 교류하고 있다.12월엔 학술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아시아·태평양포럼을 10년째 갖고 있다.3년 전 아시아암학회 교류도 시작했다. ▶ 투자금 1900억엔(약 1조 5770억원)의 회수 가능성은. - 모든 사회간접자본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직접 계산은 어렵다. 그러나 세수 증대, 고용 창출, 기업 창업 유인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치화는 어렵지만 지역사회를 원활하게 운용하는 기반이 된다. ▶ 도쿄권에 정말 공항이 부족한가. - 나리타, 하네다, 시즈오카공항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2월 초 가고시마공항에 갔었는데 근처 공단에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 출신 사업자가 5월에 공장을 연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시즈오카에는 공항도 없고, 인건비도 비싸 그곳으로 옮겼다고 했다. ▶ 건설과 운영 주체는. - 설치 및 관리는 시즈오카현이 맡는다. 터미널 운영과 유지는 전부 민간회사에 맡기고 현청은 일절 간여하지 않는다. ▶ 공항 건설에 시민 참여는. - 공항 르네상스 운동을 전개 중이다. 지금까지 7회 정도 했고, 지난 5일에는 1000여명이 나무를 심었다. ▶ 후지산이 폭발할 조짐이 있다는데 개항에 영향은 없겠나. - 후지산은 300년 전인 1707년 분화(폭발)했다. 화산의 수명은 100만년인데 후지산은 5만∼10만년밖에 안됐다. 도쿄대와 기상청이 징후를 면밀히 감시 중이고 폭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 징후가 있으면 100% 가깝게 예측이 가능하다. ▶ 탑승률이 저조할 경우는. - 지금부터 연구하겠다. 일본의 공항은 이용 비용이 너무 비싸 국제 경쟁력이 약해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 국제선 승객 분담은 어떻게 하나. - 나리타와 하네다공항의 활주로 증편은 한계가 있는 반면, 시즈오카공항은 가능하다. 중앙정부는 국가항공정책 차원에서 기대한다. 도쿄도는 반대한다. 고베공항의 상황과는 다르다. 당초 간사이공항을 현 고베공항에 건설한다고 하자, 고베시가 반대하다가 간사이공항이 거의 완공될 즈음 건설에 나섰다. 따라서 고베공항은 국제선 운항 허가가 안 났다. taein@seoul.co.kr
  • 맞춤형 귀농박람회

    맞춤형 귀농박람회

    귀농(歸農)을 촉진하기 위한 ‘귀농 박람회’가 처음으로 열린다. 농촌관광이나 도시와 농촌간 교류 차원을 넘어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최적의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맞춤형’ 박람회다. 8일 농림부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사흘동안 서울 양재동 농수산물유통센터(aT센터)에서 ‘2006 농정 및 귀농 박람회(가칭)’가 개최된다. ‘농업정책 및 농산업 창업·취업 박람회’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는 일방적인 전시 위주의 기존 정부 주도 박람회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도시민이 귀농인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프로그램, 선배 귀농인 및 귀농 설계를 도와줄 전문 민간단체 등과 직접 만나 실제 귀농을 실현하는 장(場)이 마련될 예정이다. 농림부가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하지만, 박람회의 모든 진행은 농촌정보문화센터 등 민간 주도로 이뤄진다. 전시회장에는 귀농을 주제로 한 ‘창업·채용관’이 전시장 전체의 절반을 넘는 규모로 마련된다.‘대화의 장’,‘변화의 장’,‘기회의 장’이라는 주제로 3개의 부스도 설치된다. 전국 도단위 지자체들 대부분이 참가해 각 지역의 특징을 담은 다양한 귀농 유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귀농 관련 학교와 시민단체, 동호회 등도 초청돼 귀농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화의 장’에서는 농업 관련 분야 30개 구인 업체가 참가, 귀농을 원하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현장 면접을 통해 즉석 채용을 실시한다. 귀농운동본부 등 단체도 현장에 상주하며 귀농에 관한 자세한 정보 제공과 함께 상담을 해준다.‘변화의 장’에서는 귀농으로 성공한 벤처기업 CEO 등을 초대해 성공 사례를 전시한다. 귀농·귀촌에 성공한 도시민들의 성공 노하우도 소개한다. ‘기회의 장’에서는 창업박람회 역대 수상작과 창업아이템, 제품 등이 전시돼 귀농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예정이다. ‘예비 귀농인’이라 할 수 있는 농업 관련 고교생과 대학생, 도시 은퇴자들을 대거 초청해 취업 프로그램도 제공할 방침이다. 농업정책을 홍보하는 부스도 설치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개방확대 등에 따라 날로 침체되고 있는 농업·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도시민을 유치하는 귀농 유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 개발에서 선별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참가 주체인 지자체, 기업, 단체 등의 제안을 받아들여 실질적인 귀농인 유치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지역 마을 이장, 농업인 등 500명을 초청해 농업 정책의 홍보 역할을 도울 ‘농정도우미’로 선정하는 행사도 열린다. 농업 정책을 소개하는 ‘중앙 농정관’에는 쌀 산업 대책, 농어촌복합생활공간 조성 등 정부의 주요 농업 정책이 소개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풍산그룹-류진 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풍산그룹-류진 회장家

    ‘풍산’하면 어떤 회사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소비재를 만들지 않는 회사인 까닭이다. 하지만 풍산은 이미 생활속에 깊이 스며있다. 누구나 사용하는 동전에 무늬를 넣기 이전 상태인 소전(素錢)을 생산한다. 그래서 ‘돈을 만드는 회사’라고 하면 ‘들어봤다.’는 사람이 많다. 군대 갔다온 남자들은 ‘총알 만드는 회사’로 알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방위산업체라고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이런 것으로 풍산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반도체 칩에 전기를 공급하고 이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리드프레임 등 기초소재를 생산하는 등 첨단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이 모든 것을 꿰뚫는 것은 구리 합금기술이다. ●한 손엔 돈, 다른 손에 총알을 2세 경영인 류진(48) 회장이 이끄는 풍산은 ‘동전의 왕국’으로 불린다. 지난 1970년 4월부터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소전 생산업체로 지정된 풍산의 기술력은 세계적이다. 오는 2008년까지 호주에 1억달러어치의 소전을 공급하기로 최근 계약을 맺었다. 유럽연합(EU) 동전의 소전도 공급하고 있다. 풍산의 소전은 세계 시장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73년 타이완 수출을 시작으로 세계 60여개국에서 30억여명이 풍산의 소전으로 만든 동전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했던 소전을 이어면 지구를 40바퀴 돌 수 있는 분량이다. 소전은 구리를 기본으로 한다. 기원전 6000년경부터 사용해왔던 케케묵은 소재다. 하지만 동에 니켈 등을 적당히 합금만 하면 되는 그렇고 그런 굴뚝산업이 아니다. 까다로운 제조기술이 요구되는 첨단산업이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73년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방위산업에 진출했다. 소구경 총탄뿐만 아니라 포탄까지 국군이 쓰는 탄약 국산화를 시작했다. 이후 모든 탄약을 국산화했다. 수입대체 효과를 매우 높였다. 지능화와 정밀화 등을 통한 첨단 탄약 개발에도 적극적인 국내 대표적인 방위산업체로 성장했다. 창업자 류찬우(1923∼1999) 회장이 ‘방위산업의 대부’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풍산의 출발은 미미했다. 눈에 띄지도 않았다. 풍산은 지난 1968년 10월 창업주 류 회장이 일본에서 번 1000만달러로 출발한 신동(伸銅·구리가공산업)업체다. 창업주 류회장은 기업을 일으키지만 돈을 벌기보다도 당시 허약했던 국가 산업발전에 힘을 쏟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비철금속소재 가운데서도 구리를 골랐다. 현대문명에서 구리가 들어가지 않는 제품은 없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창업 다음해인 1969년 부평공장 준공과 함께 정부의 5대 핵심업체로 지정되면서 사업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73년 경북 안강공장을 준공하면서 방위산업을 통한 자주국방의 의지를 실현했다. 방위산업 진출에는 조선시대의 명재상인 그의 조상 서애 류성룡(1542∼1607)의 징비록(懲毖錄·국보 제132호)을 읽고 유비무한 정신에 감명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980년에는 온산신동공장을 세워 한국을 세계적인 신동산업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아울러 92년부터 미국 현지공장,2000년 12월 태국 현지법인을 가동하면서 풍산은 연산 46만 5000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다국적 신동기업인 KM유로파 메탈에 이어 세계2위이다. 쉽게 설명하면 비철금속에서 풍산의 위상은 철강에서 포스코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첨단업종으로 변신중 구리가공산업이란 한 우물을 파던 풍산은 지난 79년 서울 퇴계로 극동빌딩에 세들어 사무실을 마련한 뒤 지금까지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방위산업체인 까닭에 군관련 인맥 네트워크가 해외까지 탄탄하다. 풍산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다. 지난 97년부터 2세 류진 회장 체제가 구축되면서 풍산은 기업변신을 꾀하고 있다. 류 회장은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가 하면 첨단 통신사업 등에도 조금씩 발을 담그고 있다. 이문원 풍산 사장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전 등 전기가 통하는 곳은 어디나 동 압연재가 필요하다.”며 주력인 신동산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현재 풍산그룹의 계열사는 핵심기업인 ㈜풍산을 중심으로, 풍산마크로텍, 풍산산업 등 16개(해외법인 포함)에 이르고 있다. 특히 류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일본, 미국, 상하이 등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풍산이 안고 있는 과제 중 하나는 점차 줄어드는 방위산업을 첨단산업에 어떻게 접목시켜 나가느냐 하는 점이다. 이런 고민의 중심에 선 류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타개하는 것과 신사업 진출을 통해 기업변신을 꾀하는 두 가지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핵심사업인 동, 스테인리스, 티타늄 분야에서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새로운 첨단소재산업 분야로 진출할 도모하고 있다. 또 방위산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밀 지능탄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의 탄약 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와 함께 항공기와 유도무기에 필수적인 가속도계, 속도 및 고도측정센서 등 정밀 센서류와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등 정밀산업분야에서도 영역을 확대하는 등 첨단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류 창업주의 4남매 가운데 막내인 류 회장은 82년에 풍산에 입사한 지 15년 만인 97년 풍산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지난 2000년 4월 회장에 올랐다. 일본에서 아메리칸 고교를 거쳐 서울대 영문학과를 마쳤다. 미국 다트머스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수료한 류 회장의 영어 구사력은 재계의 누구 못지않게 훌륭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동전의 제왕’ 류 회장은 미국통 류 회장은 ‘미국통’이다. 김대중 정권 이후 대통령의 방미에 단골로 수행하는 경제인 가운데 한사람이다. 특히 지난 2003년 초 출범한 노무현 정부의 대미외교와 관련해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는 그해 4월 W 부시 대통령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국내에 초청하는 일을 맡았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의 방한은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의 전초전 성격이 강했기에 큰 관심을 모았다. 공식적으로 부시 전 대통령의 방한은 전경련 초청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경련 부회장인 류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7월28일 전경련 주최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환송 만찬의 사회를 보는 등 단순히 경제인 차원을 넘어서 민간외교 분야에서 큰 활약을 보였다. 앞서 지난 2002년 12월 국내에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로 인해 촛불시위가 연일 이어질 당시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사과 전화를 한 것도 류 회장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후문도 있다. 이런데서 보듯 류 회장은 부시 공화당 행정부 인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지난 92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풍산의 미국법인 PMX인더스트리의 공장 준공식에서 바버라 부시 여사가 기념 테이프를 자르면서 직접적인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풍산이 방위산업체라 일찍부터 대미관계에 공을 들였고, 미국의 거대 방위산업체 인맥은 물론 정계 인맥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류 회장은 일년 중 반 이상은 미국 등 해외에 머물며 사업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활약에도 국내에는 풍산이나 류 회장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류 회장이 매우 겸소한 성품이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질 기회가 없었던 것. 유교적 가풍이 심한 집안에서 차남으로 가업을 이어받은 부담도 한 몫하고 있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족보상 명문가의 후손인 풍산의 류진가는 재계의 혼맥에서도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풍산 류씨 서애종파의 류 회장은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의 13세손이다. 바로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류씨 가문의 후예다. 류 창업주는 회사 이름을 풍산 류씨인 자신의 본관을 따서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류 창업주는 병산교육재단을 세워 고향인 풍산에 풍산중·고등학교를 세웠다. 이 재단에 서애가 후학을 양성했던 병산서원과 그 일대 땅을 기증하기도 했다. 류 회장이 지난 99년 11월 숙환으로 별세한 뒤 풍산그룹의 경영권은 차남 류진 회장으로 이어졌다. 류 회장은 풍산그룹 계열의 ㈜풍산과 풍산마이크로텍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풍산의 공익법인인 병산교육재단과 93년 설립된 학록장학재단(학록은 류 창업자의 호)와 서애기념사업회의 이사장으로 명실상부하게 풍산가의 대표자 역할을 하고있다. ●대통령가에 닿았던 화려한 혼맥 류 창업주는 부인 배준영(79) 여사와의 사이에서 2남2녀를 두었다. 배씨는 한국여자테니스연맹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969년 풍산의 첫 공장인 부평공장을 지을 당시 배 여사는 동대문시장에서 장을 봐 부평 공장의 종업원들의 음식 뒷바라지를 할 정도로 창업고생이 많았던 것으로 전한다. 이문원 사장은 “모든 직원들을 따뜻하게 감싸줄 정도로 온화한 성품”이라고 치켜세웠다. 장남이자 류 회장의 형 류청(57)씨는 풍산의 미국 현지법인 PMX인더스트리 사장을 지냈다. 지난 198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인 박근령(53·당시 이름 박서영)육영재단 이사장과 결혼해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대통령 딸과의 결혼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처음 있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은 1년도 못돼 파경을 맞아 더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류청씨는 미국을 오가며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배 여사는 여전히 박씨를 “큰 며느리”로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 회장의 큰 누이인 류지(54)씨는 서울 강남에서, 작은 누이 류미(52)씨는 미국 LA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진 회장은 노신영(77·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전 국무총리의 딸과 혼인했다. 류 회장의 부인인 노혜경(47)씨는 노 전 총리의 딸이다. 노씨는 미국 스탠포퍼드 법대 출신에 두 개의 석사학위와 한 개의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며, 김수환 추기경의 주례로 서울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들 부부는 성왜(17)양과 성곤(14)군을 두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풍산의 류진가는 노 전 총리와의 통혼을 통해서 재계 혼맥의 중심부에 진입하게 됐다. 노 전 총리의 장남 노경수(53)서울대 교수는 정세영 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작고)의 딸 숙영(47)씨와 결혼했다. 노 교수는 정몽규(44)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매형이 된다. 류 회장은 노신영가를 통해 현대가와 순환혼맥을 이룬다. 노 전 총리의 둘째아들 노철수(51)씨는 P.Wian&Associate 대표이사 사장. 그의 부인은 홍진기 전 내무장관의 막내 딸인 홍라영(46)씨로 삼성그룹 비서실을 거쳐 레오버넷 코리아 사장을 지내고 삼성리움미술관 부관장이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부인 홍라희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로써 풍산의 류진가는 이건희 삼성 회장,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노 전 총리 셋째아들 노동수(48)는 고려서적 사장을 맡고 있다. chuli@seoul.co.kr ■ ’동전 왕국’ 일군 숨은 일꾼들 신동(구리가공산업)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오늘의 풍산은 창업주 류찬우 회장이나 2세 경영인 류진 회장 못지않게 숨은 공로자들이 많다. 풍산은 대표적으로 정훈보(68) 전 사장, 류민하(78) 전 부사장, 이진우(72) 전 부사장, 김사철(70) 전 감사, 류인한(79) 전 부사장 등을 꼽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농협 중앙회 금융계획과장을 지냈던 정 전사장은 지난 78년 풍산의 전신인 풍산금속공업에 이사로 입사했다. 타고난 기획통으로 사세 확장에 막대한 공헌을 했다. 특히 지난 80년대 초 중동건설 붐이 일어났을 당시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플랜트를 수출할 때 백동관을 자체 기술로 개발, 공급함으로써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97년 풍산 부회장을 거쳐 99년 한국철도차량 사장을 지냈다.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농협중앙회 자금부장을 지낸 류민하 전 부사장은 지난 73년 풍산금속공업의 상무로 입사, 류 창업주와 함께 초창기의 회사 기틀을 다졌다. 회사가 해마다 2배씩 성장을 거듭할 70∼80년대 자금과 인사 등 회사의 안살림을 두루 맡았다.80년 부사장을 거쳐 90년 감사를 지냈다. 풍산의 후배들은 학자풍인 그를 ‘선비형 매니저’로 기억하고 있다. 역시 고려대를 거쳐 농협 중앙회 출신인 이진우 전 부사장은 지난 75년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80년대 초 회사의 경영정보관리시스템(MIS)을 도입, 당시로서는 국내의 어느 회사보다 빨리 선진적인 경영관리시스템을 받아들였다. 특히 90년 노사대립이 한창일 때 헌신적인 대화를 통해 노사관계 증진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노사협력우수기업으로 인정도 받았다. 지난 97년 중앙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서울대 상대 출신의 김사철 전 감사의 경우 뛰어난 분석력과 판단력을 가진 타고난 최고재무관리자(CFO)이다. 세무사·공인회계사·공인감정사 자격을 갖춘 그는 재무부·국세청·총무처 등 정부의 여러 부처를 거쳐 76년 풍산금속에 이사로 들어왔다. 재무업무의 기본 프로세스를 조성했으며 시설·자재·감사 등에서 회사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도 수상했다. 한양대 공대 출신의 류인한 부사장은 세계 최상급의 품질과 능력을 자랑하는 동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계설비와 생산프로세스의 토대를 구축한 산증인으로 전통적인 엔지니어 출신의 임원이다. 지난 73년 부평공장 공무부장으로 입사, 동제품 생산기술과 공정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78년 온산공장 건설본부장으로 온산공장 건설의 총책임을 맡았으며 온산공장장을 지냈다. 풍산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토대가 됐다. 88년 온산공장 제2공장을 준공해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25만t 생산능력의 신동공장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온산공장 건설경험을 바탕으로 90년대 이후 풍산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건설한 미국 현지법인 PMX사와 태국 공장건설에도 공헌했다. chuli@seoul.co.kr ■ “선조에 누 되는 일 하지 마라” 풍산의 창업주 류찬우 회장은 조선시대 명재상으로 임진왜란을 넘긴 서애 류성룡의 12세손이다.“선조에 누가 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게 류 창업주의 확고한 인생관이다. 이런 정신이 2세 경영인 류진 회장에게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지난 68년 순수민족자본에 의해 창업, 세계적인 신동기업으로 발전한 풍산은 전통 문화의 계승에 남다르다. 풍산이 유비무환과 자주국방이라는 방위산업에 참여하게 된 동기이다. 서애의 가르침이자 영향이다. 풍산의 기틀이 잡힌 지난 76년 12월 류 창업주를 중심으로 서애의 후손들과 학자들이 ‘서애선생기념사업회’를 설립했다. 서애가 징비록에서 남긴 유비무환과 자주국방의 뜻을 계승하고 역사왜곡을 바로 잡는다는 뜻에서 기념사업회를 세웠다. 또 류 창업자는 지난 80년 4월 사재를 출연, 육군사관학교에 서애관이라는 체육관을 기증했다. 지난 일을 되살려 앞날을 대비하자는 서애의 가르침을 호국 간성에게 일깨우고자 건립된 상무의 도장이다. 지난 91년 5월 서애의 정치·경제사상과 애국애민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서애전서 전4권을 출간했다. 일본 도쿄대 종합도서관, 미국 하버드대 동아시아연구소, 러시아 과학대 동방연구소, 중국 베이징대 등 30여개국 50여개 대학과 연구소 등에 흩어져 있었다. 약 10년 동안의 편찬사업 끝에 서애의 저술과 관계자료를 수집, 망라한 것으로 그동안 흩어져 있던 자료를 규합해 완성한데 의미가 깊다. 이로부터 10년 뒤인 2001년 7월 서애전서 국역본을 발행, 일반인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새롭게 했다. 특히 지난 2003년 임진왜란의 극복 경험과 교훈을 적은 ‘징비록(The Book of Corrections)’ 영역본을 출간, 세계화시켰다. 호남대 최병현 교수가 6년에 걸쳐 번역한 것으로, 미국 캘리포니아대(버클리) 동아시아 연구소에서 출간됐다. 기념사업회는 특히 내년 서애 서거 4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 범유림기념사업회에서 당파를 초월해 서애 서거 40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중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유럽 최대기업 부상 이지그룹 성공 노하우

    유럽 최대기업 부상 이지그룹 성공 노하우

    |글 사진 런던 함혜리특파원|런던 북부에 있는 캠던타운 지역의 글루체스터 크레센트 42번지. 길모퉁이에 원형으로 지어진 건물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강렬한 오렌지색이다. 그 다음으로 즉각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오렌지색의 물결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였다. 칸막이도 없이 트인 공간에서 방향도 제각각으로 앉은 20여명의 직원들이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인 이지제트(easyJet)를 비롯해 여행, 렌터카, 호텔, 인터넷 카페 등 15개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이지그룹(easyGroup) 본사는 그룹의 전략을 보여주듯 군살 하나 없이, 그러나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유럽의 불경기가 지속되는데 10년 만에 고객 인지도 최고의 그룹으로 다가선 이지그룹의 성공비결은 뭘까. ●군더더기를 과감히 제거한다 지난 1995년 11월10일 오전 7시 런던 북부의 루턴공항에서 비행기 한 대가 이륙했다. 동체에는 커다랗게 오렌지색으로 예약 전화번호를, 오렌지색의 꼬리에는 이지제트라고 적은 비행기였다.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 이지제트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런던과 스코틀랜드를 잇는 노선운항을 시작한 이지제트는 이듬해 암스테르담 노선으로 국제선 운항에 들어갔다. 싼 항공요금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지제트는 출발 10년이 지난 현재 10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내 230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수개월 전 예약을 할 경우에는 대형 항공사의 10분의1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지제트가 평균 3분의1 정도 싼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이지그룹의 대외관계 담당 제임스 로스니는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모두 없앤다.”는 그룹의 가치를 꼽았다.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전자 예약 시스템을 이용하고 신용카드로 지불방식을 통일해 여행사의 커미션, 민간항공기구(IATA)에 내는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존 항공료의 15%를 줄인다. 기내식을 없앤 것은 물론이며 커피 등 음료수를 기내에서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이지제트는 어디에서든 제2의 공항을 이용한다. 공항이용료가 싼 데다 붐비지 않아 공항 체류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도 줄고 그만큼 자주 운행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항공기당 하루 평균 운항시간은 11시간으로 브리티시에어라인의 7시간보다 4시간이나 많다. 항공기 2대로 3대의 운항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비행기내에 있는 좌석은 모두 이코노미석이다. 같은 종류의 항공기로 다른 항공사보다 더 많은 좌석을 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보잉 737기의 경우 비즈니스석을 포함해 일반적으로 109석이지만 이지제트는 이보다 44%가 많은 149석이다. 기내 승무원은 3명으로 한정해 인건비를 줄였다. 기종을 통일해 유지 및 보수비용, 정비기술자와 조종사 훈련 비용을 줄였다. 로스니는 “이같은 가격절감의 노하우는 다른 이지그룹의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최소의 가격으로 최대의 가치를 창조한다 싸다고 해서 지저분하고, 서비스나 제품의 품질이 엉망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지그룹이 ‘낮은 가격’ 다음으로 중시하는 것은 가격대비 최대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지제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고급 샴페인과 기내식이 제공되는 안락한 비행을 기대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싼 비용, 깨끗한 환경, 안전한 비행을 원한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한다. 가격대비 상품의 질은 고객들이 평가한다. 이지제트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2960만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전년보다 21.4% 늘어났다. 이지제트의 총매출은 13억 4140만파운드(약 2조 2800억원)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유럽 8개국과 미국 타임스 스퀘어 등에 74개 프랜차이즈점을 둔 인터넷카페의 경우 이용료 2유로(약 2300원)면 하루 종일 안정된 고속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올 여름에는 무선접속, 게임, 프린트,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 다운로드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4세대 인터넷 카페도 나온다. 인터넷 카페 이용객은 하루 1200만명이나 된다. ●고정관념의 틀을 깬다 이지그룹이 관리하는 사업분야는 모두 15개. 대부분 기존에 대기업들이 사업을 장악한 분야로 가격대가 국제적으로 통일된 것이 일반적이다. 이지그룹의 창업자 스텔리오스는 매번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뉴스를 만들었다. 이지제트가 출범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렌터카, 영화티켓 판매, 온라인 주문피자 등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매번 선점 대기업들의 거센 시장진입 저지압력을 받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싸움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가격을 제공하는 이지그룹의 브랜드가 항상 승리했다. 고정관념의 파괴는 호화로움의 상징인 크루즈 여행에서도 입증됐다. 돈 많고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을 여유 있게 보내려고 떠나는 크루즈 여행이라는 관념의 틀을 깨고 이지크루즈는 지난여름부터 20∼40대의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지그룹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스텔리오스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는 것은 바겐세일과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지불하는 금액에 적절한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돈을 적게 들이고 좋은 물건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을 다르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lotus@seoul.co.kr ■ 유럽 최저가 ‘이지호텔’ 투숙해 보니 이지호텔(easyHotel)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쯤이었다. 런던 시내 한복판이지만 이지호텔이 위치한 렉스함가든 지역은 적막감이 돌 정도로 한산했다.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올라 벨을 누르니 이지호텔 마크가 새겨진 회색 점퍼를 입은 젊은 여성이 문을 열어준다.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예약서류를 내 보이고 간단한 입실수속을 마쳤다. 이지호텔은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고 예약때 요금을 내야 숙박이 가능하다. 신용카드로 지불한 하룻밤 숙박료는 40파운드(약 6만 8000원). 아침식사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혼자서 객실 34개인 이 호텔을 지키는 자라(23)는 입실수속이 끝나자 카드키와 함께 호텔 투숙객들이 지켜야 할 주의사항과 안내문이 담긴 종이 한 장을 내 주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호텔에서 토스터, 미니쿠커를 사용할 수 없다. 모든 구역에서 금연이다. 체크인 시간은 오후 4시, 체크 아웃은 다음날 오전 10시. 체크아웃 이후에 짐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도 없다. 하루 이상 머물 경우 청소 및 시트 교체를 원하면 10파운드(약 1만 7000원), 새로 수건을 받으려면 1파운드(약 1700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방은 1층 5호. 오렌지색 방문에는 아주 작은 방(very small room)이라고 적혀있다. 이지호텔은 지난해 8월 오픈한 가격파괴 호텔이다. 런던에서 가장 작은 호텔방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작을지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카드키로 문을 연 순간 ‘앗!’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창문도 없는 방은 표준사이즈의 더블침대(가로 120㎝, 세로 180㎝) 하나가 거의 다 차지했다. 발을 디딜 틈도 없고 마땅히 짐을 놓을 공간도 없다. 책상이나 의자도 없고 옷장도 없다. 가방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코트를 어디에 걸어야할지 난감했다. 옷걸이가 벽에 2개 있었지만 너무 높이 달려 있어 사용할 수도 없었다. 객실에는 전화도 없고 인터넷도 안된다. 천장 가까이에 평면 텔레비전이 걸려 있지만 리모컨(빌리는데 5파운드)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비행기 화장실 크기의 욕실에는 변기, 세면대, 샤워 부스가 오밀조밀 들어차 있다. 수건 한장, 휴지, 벽에 부착된 물비누, 플라스틱으로 된 휴지통이 비품의 전부다. 호텔 종업원 자라는 ‘방이 너무 작고 서비스가 많지 않아 불평하는 손님들이 없느냐.’는 질문에 “모두 사전 정보를 갖고 오기 때문에 큰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방으로 돌아와 문 뒤편 바닥에 가방을 놓고 짐을 푼 뒤 잠자리에 들었다. 밀폐된 작은 공간이 오히려 숙면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었을까. 이튿날 아침의 기분은 신기하리만치 상쾌했다. lotus@seoul.co.kr ■ 스텔리오스는 이지그룹의 최대주주(41%)이자 창업자인 스텔리오스(39)는 그리스 사이프러스 출신으로 해운업을 하는 백만장자 루카스 하지 이아누의 아들이다. 고등학교까지 그리스에서 나온 그는 명문 런던경제대학과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공부했다.21세 때 유조선 선박회사 스텔마 슈핑을 창업했던 그는 28세에 집안의 사업과 다른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항공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자신을 ‘연쇄 창업가’라 부른다.“리스크(위험)는 커다란 자극제가 된다.”는 그의 꿈은 세상을 이지그룹의 상징인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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