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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G20·원조공여국 국격 웃고… 고물가·양극화에 서민 울고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G20·원조공여국 국격 웃고… 고물가·양극화에 서민 울고

    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4년을 맞는다. 다시 말해 이제 1년의 임기를 남겨 두게 됐다는 얘기다. 2007년 12월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531만표 차의 압승을 거두며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그러나 최근 잇따른 친·인척, 측근의 비리에다 사회 양극화의 그늘에 가려 출범 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남은 1년은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하루도 소홀함 없이 마지막날까지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1년을 남겨 둔 이명박 정부의 경제·외교·복지정책과 남북관계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공과를 짚어 본다. [경제] 금융위기 속 무역 1조달러 시대 열어… 일자리·실질소득 줄어 민생경제 신음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회생을 바라는 국민들의 뜨거운 기대 속에 4년 전 임기를 시작했고, 이제 시장의 냉정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는 등 외부 상황이 녹록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경제분야에 대한 평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야권에서는 참여정부와 비교하면 낙제점에 가깝다고까지 비난한다. MB노믹스의 강행으로 저성장 고물가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됐고, 일자리 감소로 민생경제가 파탄났다는 것이다. MB정부의 핵심 공약은 ‘747’(연 7% 경제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강국진입)로 요약되는데, 4년 평균 3.1%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등 수치상으로는 목표에 미달한 게 사실이다. ●4년간 평균 성장률 3.1% 그쳐 또 MB노믹스의 핵심은 ‘낙수효과’(트리클다운)였으나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기업들을 위해 고환율,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면서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고 투자와 고용에 나서면 그 부(富)의 효과가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밑으로 흘러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득 양극화를 부추기면서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성장 위주의 거시정책을 지속하면서 고물가를 초래했고, 실질소득이 줄면서 서민의 삶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때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2.9%였지만, MB 정부는 4년간 연평균 3.6%를 기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현 정부 들어서는 오히려 개선됐다.”고 반박했다. ●7대 수출국 도약·신용등급 상향 경제지표나 수치로 보면 지난 4년간 경제분야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적인 현상인 청년실업률도 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양호하며, 지난해부터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지만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상향조정됐다. 국가채무비율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국민의 정부(6.7% 포인트), 참여정부(12.1% 포인트) 때에 비해 증가속도(2.6% 포인트)가 크게 둔화됐다. 우리나라는 2010년 세계 7대 수출국으로 도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영토도 세계 3위로 넓어졌다. 특히 열린 고용사회를 지향하면서 공공기관 신규채용시 고졸자 비중을 올해 2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고졸자 채용을 늘리는 것도 대표적인 현 정부의 성과로 꼽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정치] ‘脫여의도 정치’ 여당과 소통부재 불러… 세종시·신공항 등 이슈때 지원 못 받아 취임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와의 관계를 ‘탈(脫)여의도’로 설정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여의도와 인연이 많지 않아 매인 것이 적었다는 점은 대선 때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요소이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들은 ‘여의도식 정치’와는 차원이 다른 ‘통치’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탈여의도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먼저 발생했다. 이른바 ‘소통의 단절’이 먼저 터져 나왔다. ●특임장관 신설도 부작용만 불러 이 대통령은 특임장관직을 신설하고 당·정·청 회의체를 활성화시키는 등의 조치로 정치를 부활시키려 했지만, 정치는 살아나지 않았다. 특임장관은 ‘위인설관’ 시비에 시달렸고, 당·정·청 회의는 청와대의 의사전달 통로쯤으로 인식됐다. 이후에는 현실로서의 정치를 외면하려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제기됐다. ‘레임덕’이라는 실체를 부정해 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절대 없을 것이라던 친·인척과 측근 비리의혹이 터져나왔는데, 사전에도 나오는 레임덕이 없을 것이라고 하는 생각이 현실성 결여를 입증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친박근혜계’의 실체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야당보다는 여당과의 관계 유지에 실패하면서 더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친이 직계의 관리도 원활하지 않았다. 창업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정두언·정태근 의원은 정권이 출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당 내 야당의 역할을 해 왔다. 이러다 보니 세종시 건설안 수정과 동남권 신공항 신축 문제 등 대형 이슈마다 정치권의 도움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여당 내 지원도 변변히 이끌어내지 못했다. ●친이 직계 관리도 실패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 청와대와 여의도는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4·11 총선 공천과 관련, 청와대는 당과 연결점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 관계, 4대강 정비사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원자력발전소 증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임기 말 현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치 복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복지] 역대정부 중 복지지출 최고수준 증가… 올해부터 5세이하 보육료 전액 지원 이명박 정부 들어 복지분야 지출은 역대 정부 중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61조 4000억원이던 복지예산은 올해 92조 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연평균 8.5%의 증가세다. 총지출 대비 복지지출의 비중 역시 2007년 25.8%에서 올해 28.5%로 늘었다. ●복지예산 비중 28.5%로 늘어 이처럼 늘어난 복지재원을 바탕으로 이명박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충했다. 아동·노인·장애인 등 다양한 복지수요층을 대상으로 출산부터 노후까지 맞춤형 지원을 해주는 생애주기별 복지제도를 구축했다.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자녀양육 부담도 완화했다. 2008년 차상위 계층에 한정됐던 보육료 전액지원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 지난해부터는 중산층(소득하위 70%)도 혜택을 받도록 했다. 2009년에는 양육수당을 처음으로 도입, 차상위계층 가정 보육 아동(0~2세)에게 월 10만~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육관련 예산을 2007년 1조원에서 4조원으로 대폭 확대해 부모의 소득에 관계없이 5세 이하 아동을 둔 모든 가정에 보육료를 전액 지원키로 하는 등 책임보육시스템을 구축했다. 장애인을 위해서는 2010년 장애인연금(대상자 32만 7000명, 월 17만 4000원)을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중증장애인들에게 방문목욕·간호 비용을 지급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치매 등 노인성질환을 가진 노인들에게 가사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노인장기보험도 2008년 도입했다. 또 일선 시·군·구에 복지담당공무원을 오는 2014년까지 7000명 충원하는 등 보건·복지·고용 등 서비스를 통합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 호평 특히 지난해부터는 독거노인의 정서적 고립과 고독사(死) 예방을 위해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을 시작해 노인들로부터 “역대 정부 정책 중 가장 실효성 있는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현 정부 출범 이후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3대 서민금융상품을 출시, 사채를 이용하거나 20~30%대의 고금리 부담을 져야 했던 저신용·저소득 계층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 생계난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외교안보] 천안함·연평도 도발 뒤 6자회담 표류…자원·에너지외교 확대 속 CNK 잡음 이명박(MB)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비핵·개방·3000’을 핵심 대북정책으로 표방했으나 취임 4주년을 맞은 지금 이 정책목표의 실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졌다. 첫 단계라 할 북한의 비핵화부터 6자회담 표류 등으로 인해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비핵화가 진전을 거두지 못하면서 다음 단계인 북한의 개방, 이를 통한 북한 국민소득 3000달러 달성은 물 건너가는 상황이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이 시급한 북한 역시 임기 말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 진전에는 뜻을 두지 않고 있다. 급작스러운 도발 사태를 억지하는 등 안정적인 남북관계 관리가 당면과제가 된 셈이다. ●‘통일 항아리’엔 정치권 무관심 정부도 지난해부터는 ‘비핵·개방·3000’을 언급하는 대신,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 등을 앞세우고 있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이후 5·24 제재 조치 등 대북 강경책을 지속하면서, 정상적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대북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유연한 대북정책’을 표방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조치와 남북 적십자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등 대화 여건 조성에 나섰지만 북한은 정작 별다른 호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정책 추진에 한계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통일 항아리’ 마련 등 통일 기반 구축 정책도 정치권 등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고 있다. 반면 MB 정부의 외교정책은 한·미 동맹 강화 및 ‘글로벌 코리아’ 실현을 위한 국격외교 추진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를 통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선진 공여국으로 바뀐 위상을 강화하고, 공적개발원조(ODA)의 확대·선진화 등을 추진한 것은 국격외교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역시 G20(주요 20개국)의 일원으로 성장한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의미를 지닌다. ●대중·대일외교는 다소 미지근 또 적극적인 자원·에너지 외교로 아프리카·중동·남미 등 전략 지역으로의 진출 기반이 확대된 점도 현 정부 외교정책의 공으로 평가된다. 다만 CNK 사태 이후 자원외교가 위축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의 자원외교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탈북자 북송 논란에서 보듯 대중·대일 외교에 있어서는 정상 간 빈번한 셔틀외교에도 불구하고 독도·교과서·위안부 문제 등 현안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CJ, 삼성에 공개 선전포고

    CJ, 삼성에 공개 선전포고

    CJ그룹이 23일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CJ 회장을 미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 14일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자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씨가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재산 반환 소송을 제기한 이후 터져나온 터라 관심이 만만찮다. CJ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이 회장 집 앞에서 며칠 동안 이 회장을 미행하던 승용차를 세우려다 사고가 나 신분을 확인한 결과 삼성물산 소속 김모(42) 차장으로 드러났다. CJ는 이 회장에 대한 미행이 “지난 15일부터 계속됐다.”면서 미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CJ는 입장 발표문에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삼성은 왜 이런 일이, 누구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책임 있고 성의 있는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CJ그룹 법무팀은 김 차장에 대해 업무 방해와 불법 미행 등의 혐의로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고소장에 삼성그룹과 관련된 내용을 적시하지 않은 데다 피고소인도 미행자인 김 차장이 아닌 ‘성명 불상자’라고만 썼다. 삼성그룹 측은 이에 대해 “사실 관계부터 확인을 해봐야 한다.”면서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삼성물산 측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인근 부지 활용 방안을 찾으러 다니던 중 21일 사고를 냈고, 경찰에서 사고 조사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고를 낸 김 차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감사팀에서 사업성 진단(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사고 후 승강이를 벌이다가 확인서를 써주고 집에 돌아갔는데 이틀이 지난 뒤에 문제를 제기하다니 황당하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사건이 이맹희씨의 7000억원대 상속분 청구 소송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맹희씨의 소송과 관련, CJ가 중국으로 직원을 파견해 중재에 나섰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삼성과 CJ 측의 접촉은 끊어진 상태다. 이런 와중에 사건이 발생하자 CJ는 삼성을 의심하고, 삼성은 단순 사건을 CJ가 확대,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서로 의혹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두 그룹은 1995년 계열 분리 이래 빈번하게 부딪혔다. 지난해에는 대한통운 인수전을 둘러싸고 크게 충돌했다. 떠들썩했던 삼촌과 조카의 다툼은 CJ가 인수전에서 이긴 뒤 수습에 나서면서 봉합된 듯 보였다. 하지만 CJ가 미행 사건을 공개적으로 터뜨린 행위는 삼성을 상대로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CJ가 소송과 관련해 내심 확전을 원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재계에서는 CJ의 최근 행보 배후에 이재현 회장의 모친인 손복남 고문이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손 고문은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누나로, 남편 이맹희씨를 제치고 며느리로서 그룹의 지분을 당당히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맹희씨는 20억원의 소송 비용을 마련할 여력이 안 되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룹의 실세인 손 고문이 이 모든 일을 지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류지영·김동현기자 alex@seoul.co.kr
  • [사설] 연대보증 폐지 풍선효과 대책도 세워야

    새누리당과 금융위원회가 어제 창업자에게 족쇄로 작용했던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제도가 5월부터 폐지되면 앞으로 5년에 걸쳐 기업에 연대보증을 선 80만명 가운데 44만명이 금융 연좌제의 굴레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제 강점기에 도입돼 패가망신의 주범처럼 지목됐던 연대보증제도를 대주주 등 실제 경영자만 보증을 세우는 선진 금융국의 표준으로 개편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가족이나 친인척, 친구 등의 보증을 섰다가 한평생 일군 가산을 날리고 길거리로 나앉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 조정을 신청한 신용불량자 중 18%가 빚보증을 섰다가 덤터기를 쓰게 된 피해자다. 연대보증은 돈을 빌린 법인에 상환의 부담을 지우는 방편으로 대표이사나 가족 등의 재산을 담보로 잡았지만 선의의 피해자들이 양산되면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금융기관들은 대출금 회수의 안전판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개선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부도 법인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음에도 연대보증인은 회생 불능의 상태로 빠지는 모순이 생겼다. ‘바지사장’과 같은 편법이 난무한다든가, 금융기관들이 여신관리의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연대보증제도와 무관치 않다. 따라서 금융선진화를 위해서도 여신 리스크를 연대보증에 의존해온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연대보증제도가 폐지되면 리스크 관리 강화를 핑계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어려워지거나 대출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정책이 도리어 중소기업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도 개선에 발맞춰 금융권의 의식 전환과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풍선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후속조치를 세심하게 강구해야 한다. 제도 개선에 따른 채권 회수 지연 등 추가 비용 발생부분에 대해서는 재정에서 뒷받침해 줘야 한다. 연대보증제도 폐지가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도 조속히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 7000억대 규모… 삼성-CJ 파장 최소화 부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재산 분쟁에 휘말리면서 ‘형제의 난’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벌가의 상속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삼성의 경우 이 회장이 그룹 회장을 승계한 뒤 그동안 별다른 분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소송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삼성 등에 따르면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한 이맹희(81)씨는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한때 삼성전자 부사장 등 직함이 무려 17개에 이를 정도로 강도 높은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1970년대 이후 아버지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결국 그룹 경영권을 3남인 이건희 회장에게 내줬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 세계 최고 기업 가운데 하나인 삼성을 이끄는 동생을 상대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맹희씨의 소송에는 그룹 경영권을 내준 형과 경영권을 차지한 동생 간의 오래된 갈등이 깔려 있다고 분석된다. 실제로 1994년 CJ(당시 제일제당)가 삼성에서 계열 분리할 당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건희 회장의 집 앞 폐쇄회로(CC)TV가 바로 옆 이재현 회장 집 정문을 향해 있어 논란이 됐다. 삼성이 CJ쪽 출입자를 감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지난해 6월에도 CJ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던 대한통운 인수전에 삼성이 뛰어들면서 ‘CJ 견제’ 의도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CJ는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수 비용을 지불해야 해 ‘승자의 저주’라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현재 두 그룹은 이번 사태가 범삼성가의 갈등으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하며 파장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두 형제 간 갈등일 뿐 그룹과는 무관하다.”면서 “내부에서도 맹희씨가 소송을 취하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역시 “상속 문제는 계열 분리 과정에서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개인기업 연대보증 5월부터 사라진다

    개인기업 연대보증 5월부터 사라진다

    보증인이 채무자의 빚을 대신 지는 연대보증이 없어진다. 개인사업자는 오는 5월부터 새로 대출을 받을 때 연대보증인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기업심사·신용분석 강화” 새누리당과 금융위원회는 14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창업·중소기업 금융환경 혁신을 위한 연대보증 및 재기지원 제도 개선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개인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연대보증인을 세우지 않아도 되지만, 법적 대표 외에 실제 경영자가 따로 있을 때는 실제 경영자가 연대보증인을 세워야 한다. 중소기업 경영자가 책임을 회피하고자 명의를 빌려 속칭 ‘바지사장’을 내세우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법인은 실제 경영자만 연대보증을 서면 된다. 대표자가 여러 명일 때는 연대보증 총액을 개인별로 균등하게 나눠서 분담하게 된다. 정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연대보증제가 폐지되면 대출 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동안 금융기관들이 손쉽게 대출을 하고자 연대보증인을 세우도록 했지만 기업 심사나 신용분석은 미흡했다.”며 “금융기관 스스로 신용, 기술력, 사업성 등을 판단해 돈을 빌려 줘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을 회수하는 데 따른 어려움으로 인해 보험료가 인상되면 재정 지원 문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대보증 폐지로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들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 검사 때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실제 경영자 연대보증은 유지 법정관리 기업의 채무가 줄어들어도 연대보증인의 빚은 줄지 않는 관행도 사라진다. 주채무가 감면되면 연대보증 채무도 감면되는 민법과 달리 통합도산법에서는 법정관리 기업의 채무가 조정돼도 연대보증 채무는 감면되지 않았다. 금융위와 새누리당은 통합도산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기존에 연대보증인을 세웠던 대출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개선된다. 은행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신·기보) 등이 기관별로 자체시행 계획을 세우도록 해서 중소기업 대출이 위축되는 것을 예방하게 된다. 신·기보의 구상권 회수가 줄어들 수 있는 점은 여신 관리와 부실 여신 회수 노력을 강화해 보완할 예정이다. 연대보증 등으로 파산한 중소기업인도 신용회복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신·기보가 대위변제하고서 5년이 지난 상각채권은 자산관리공사에 팔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관련 금액은 18조 4000억원으로 채무자 32만명이 채권 추심을 면제받게 된다. ●사업자 44만명 부담 덜어 기존에 연대보증을 선 개인사업자 80만명 가운데 44만명이 제도 개선 덕분에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은 51만 5000명 가운데 29만 4000명,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서 대출을 받은 28만 2000명 가운데 14만 4000명이 5년 안에 연대보증으로 말미암은 부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연대보증으로 신용불량자가 돼 파산한 기업인이 재창업하는 길도 열린다. 신용회복위원회 안에 ‘재창업지원위원회’를 신설해 앞으로 3년간 5000억원의 지원금을 금융권이 함께 조성할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태광 이호진 회장 등 핵심3명 퇴진

    태광 이호진 회장 등 핵심3명 퇴진

    재계에서 ‘은둔의 오너’로 알려진 이호진(50) 태광그룹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최근 검찰에 기소된 데 책임을 진다는 취지지만 좀 더 유리한 법원 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무시할 수 없다. 이 회장의 모친인 이선애(84) 전 태광그룹 상무는 ‘왕사모’로 불리며 44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관리해 온 몸통으로 알려져 있다. 태광그룹은 10일 “검찰에 의해 기소된 이 회장과 오용일 부회장 등 회장단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의 모든 지위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대표이사를 포함, 티브로드 홀딩스 등 그룹의 모든 법적 지위와 회장직에서 퇴임했다. 오 부회장도 그룹 부회장은 물론 태광산업과 티브로드 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상장사인 대한화섬 박명석 대표이사 사장도 같은 이유로 사임했다. ●李회장 최근 7년형·벌금 70억 구형받아 태광그룹은 회장단 사임을 계기로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사를 새 경영진 및 사외이사로 적극 영입하는 등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제도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무자료 거래와 회계 부정처리, 임금 허위지급 등으로 회사돈 약 400억원을 횡령하고 골프연습장 헐값 매도 등으로 그룹에 97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 기소됐다. 최근 검찰로부터 징역 7년과 벌금 70억원을 구형받았다. 이 회장의 사퇴에는 건강 문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간암 수술을 받았다. 태광 관계자는 “건강이 악화되면서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해 사임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오는 21일 열릴 선고 공판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4년 이상을 구형받은 경우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기업 총수들이 검찰 수사나 법원 선고를 앞두고 사퇴해 형량을 낮춘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장직으로 복귀했던 것과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회장의 퇴진에 따라 이 전 상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전 상무는 4400억원의 비자금을 실질적으로 관리한 혐의로 징역 5년, 벌금 70억원의 중형이 구형된 상태다. 창업주 고 이임용 회장의 부인인 이 전 상무는 부산에서 포목점을 하며 종잣돈을 마련해 남편이 1954년 태광산업을 창업하는 데 기여했다. 1962년부터 상무에서 퇴임한 지난해까지 그룹의 자금 업무를 총괄 지휘했다. 태광 본사 유료주차장 매출까지 챙길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 그룹 내에서는 실질적 기업지배권을 가진 ‘왕사모’로 불렸다. ●李회장 모친 이선애 前상무에게도 관심 그러나 2010년 불거진 태광 비자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되면서 팔순을 넘긴 나이로 검찰 수사를 받아 왔다. 슬하에 3남 3녀를 뒀으며, 이 회장은 셋째 아들이다. 이임용 회장이 작고한 1996년 이후 그룹 부회장을 지낸 장남 식진씨는 2003년 사망했고 둘째 영진씨는 일찍 세상을 떴다. 이 상무의 남동생은 선대 회장 작고 직후 그룹 회장직을 맡은 이기화씨와 이기택 민주당 전 총재 등 2명이다. 태광은 군사정권 시절 이 전 총재의 매부 기업이라는 이유로 여러 차례 세무조사를 받았고, 이후 ‘은둔형 경영’이 시작된 계기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40위권인 태광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이 오는 3월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고,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 계열사인 티브로드 역시 케이블업계 선두권을 달리는 등 탄탄한 편이라 이 회장이 퇴진해도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 회장과 유사하게 기소된 대기업 총수들 역시 거취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무려 358억…세계서 가장 비싼 페라리 화제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가장 아름다운 페라리란 별명을 가졌던 ‘페라리 250 GTO’가 우리 돈으로 약 358억원에 거래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페라리에 이름을 올렸다. 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재벌 사업가 존 헌트(58)가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차체번호 5095번이 적힌 1963년형 페라리 250 GTO 차량이 지난 2주 전 2020만파운드(약 358억원)에 극비 거래됐다. 이 차량은 지난 2008년 클래식카 수집가이기도 한 존 헌트가 1570만파운드(당시 환율 약 300억원 이상)에 구매한 것으로, 당시 세계 자동차 경매 최고 기록을 경신한 적이 있다. 존 헌트는 영국의 대표 부동산 중계업체인 ‘폭스턴스’(Foxtons)를 창업한 인물로, 주택 경기침체 이전 회사를 3억7000만파운드(약 6565억원)에 매각해 단 3년만에 450만파운드(약 79억원)의 이익을 얻은 바 있다. 이번 판매는 최근 비밀리에 거래가 성사됐지만 곧 빈티지 자동차 업계에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알려졌다. 클래식 페라리 전문업체 탈라크레스트 소유주인 존 콜린스는 최근 250 GTO 모델 판매를 확인했지만 존 헌트가 소유했던 모델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기록에 따르면 5095번의 현 소유주는 존 헌트로 나타나 있으며 이제 이 차량은 스페인으로 향하고 있을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날(6일) 존 헌트는 250 GTO 매각에 대한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 250 GTO는 지난 1960년대 페라리 설립자인 엔조 페라리가 만든 페라리 슈퍼카 계보의 첫 번째 모델이다. 지난 1962년 첫 공개된 250 GTO는 당시 6000파운드에 판매됐다. 이는 당시 고급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거금이라고 한다. 250 GTO는 3리터 12기통(V12) 2953cc 엔진을 장착해 302마력를 내며, 제로백 6.1초, 최고 속력 280km/h를 자랑한다. 250 GTO 차량은 출시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1963년 프랑스 대회를 우승하는 등 3년간 각종 레이스 대회를 휩쓸다시피 했다. 특히 지난 1963년 9월 생산됐던 5095번 차량은 실제로 1964년 프랑스 피카르디와 리무쟁에서 열린 랠리와 레 장드리에서 열린 힐크라임에서 3회의 우승을 차지해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페라리 250 GTO는 지난 1962년부터 64년 사이 총 39대 밖에 생산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클래식카 수집가들 사이에서 드림카로 손꼽힌다. 30년 경력의 팔라크레스트 역시 클래식 페라리 판매 중계로 큰 이익을 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판매를 기록했다. 콜린스는 “클래식 페라리는 다른 차량보다 더 많은 이득을 보여줘 왔는데 이는 마치 자동차 업계의 피카소 작품 같다.”면서 “페라리 250 GTO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내게 보여 달라”고 말했다. 전설적인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드러머 닉 메이슨(68) 역시 지난 1975년 이 차량을 구매해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멀린자동차박물관에 전시된 부가티 타입 57SC 애틀랜틱로, 지난 2010년 우리돈으로 약 481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반짝이는 창의력… 다른 친구들과 겨뤄 보세요

    반짝이는 창의력… 다른 친구들과 겨뤄 보세요

    ‘평범한 것은 가라.’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학생들은 외모, 취미 등 다방면에서 자신만의 특색을 추구한다.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자신만의 경력쌓기에서도 청소년들의 개성이 뚜렷이 나타난다. 수학 경시대회, 과학 올림피아드 같은 전통적인 시험은 물론 디자인·로봇·미용경진대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기량을 뽐낸다. 문화 콘텐츠 창작 경진대회,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경진대회 등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분야도 많은 학생들의 도전 대상이다. 청소년 대상 경진대회는 실력 겨루기라는 경쟁의 의미 외에도 해당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도전을 자극하는 교육적 차원도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월 둘째주면 전국의 모든 중·고등학교가 긴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맞는다. 다가오는 새학기에는 각종 경진대회에 참가해 방학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겨뤄 보자. 자기소개서에 한 줄 추가될 스펙 이상의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21세기는 디자인의 시대라고 했다.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디자인 공모전의 인기도 뜨겁다. 과거에는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전공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경진대회도 속속 생기고 있다. 디자인 경진대회 입상은 특히 디자인 전문 고등학교나 대학의 디자인 관련 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중요한 경력이 될 수 있다. ●2차 통과 땐 500만원 받아 제품화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 학생 디자인 경진대회’가 대표적인 행사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초·중·고교생들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고, 디자인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증진시키기 위해 서울 학생 디자인 경진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1회 경진대회에는 서울지역의 112개 초·중·고교에서 206개팀 1638명이 참가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예상 밖의 큰 인기에 1차 예선 심사를 거쳐 60개팀을 선발한 뒤 최종 본선심사를 거쳤다. 초등 부문 대상을 차지한 서울 목운초교의 ‘수납 옷을 입은 책걸상과 즐거운 청소’는 기존의 책걸상 디자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분리수거함과 청소도구를 일체형으로 만들어 좁은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한 작품이었다. 또 중등 부문 대상인 미래산업과학고교의 ‘Line&Edge를 이용한 안전한 횡단보도·신호등디자인’은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일체화시켜 차량과 보행자가 선을 따라 이동하도록 했다. 선을 넘거나 밟지 않으려는 심리적 효과를 이용한 안전한 횡단보도 신호등을 디자인한 작품으로, 기발한 아이디어에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갖춘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서울시는 올해에도 디자인 관련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이를 현실화시키는 기회로 디자인 경진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청소년 미래상상 기술경진대회’ 역시 중·고등학생의 독창적이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개발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대회로 청소년들의 친(親)이공계 마인드를 기르기 위해 마련됐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매년 4월 열린다. 참가자격은 동일 학교 소속으로 구성된 지도교사 1명, 학생 2명으로 구성된 팀이며 산업용품·학습용품·재활용품·생활용품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 1차 관문만 통과해도 2박 3일간 이공계 체험 기회가 주어지며, 약 40팀이 통과하는 2차 관문을 넘으면 3개월 동안 담당교수의 지도 아래 500만원의 예산을 가지고 학생이 직접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아이디어 실용신안을 낼 수 있도록 지원도 해 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학생들의 관심사도 변하듯이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경진대회에도 유행이 있다. 최근에는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스마트폰 전용 앱을 개발하는 경진대회나 문화 콘텐츠 창작 경진대회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 대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SK플래닛은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성화고 창작 앱 개발 경진대회’를 진행한다. 42개 팀, 4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지난해에는 모두 10개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1년 최우수상을 차지한 선린고 재학생팀의 ‘내멍멍이’ 앱은 애완견을 키우는 데 필요한 동물병원 및 각종 애완용품 쇼핑 정보 등을 제공하는 앱이다. 이 밖에도 개인 맞춤형 소셜 커머스 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 자석의 성질을 이용한 퍼즐 게임 앱 등 신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앱들이 입상했다. 특히 대회과정 중 참가자 11명이 SK컴즈, 게임동아, 아이윅스 등 관련 기업에 취업하거나 인턴으로 채용되는 등 성과를 보여 경진대회를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창업·취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누렸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해 9월 ‘제2의 앵그리버드(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 앱)를 찾아라’를 모토로 대규모 앱 개발 경진대회 ‘슈퍼 앱 코리아’를 진행했다. 이 대회는 참가자들의 앱 개발 과정이 한 케이블TV 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돼 앱 개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를 높이기도 했다. ●심폐소생술·회계 관련 대회도 인기 만화·게임·사용자제작콘텐츠(UCC)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문화 콘텐츠 창작 관련 경진대회도 큰 인기다. 지난해 7월 대구시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청소년 UCC캠프 대회’는 버스나 자전거로 대구 전역을 투어하며 문화유적지, 관광지, 일반시민 생활상 등을 통해 젊은이들이 느낀 대구의 정서를 카메라 앵글에 담아 내는 창작작품 활동으로 86개팀 503명이 참가해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문화 콘텐츠 경진대회에서의 수상은 대학 입학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건국대는 2012학년도부터 새로 문화콘텐츠특기자 전형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공인된 문화콘텐츠 분야 전국 규모 공모전 등의 수상 경력(50%)과 면접고사(50%)로 선발했다. 이 밖에도 중·고교생들에게 응급의료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응급처치 생활화를 위해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경진대회, 회계 관련 지식의 저변 확대와 특성화고 학생들의 전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된 전국 고교생 회계경진대회 등 다양한 경진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여도 야도 봇물 터진 20·30대책

    여도 야도 봇물 터진 20·30대책

    20·30대를 겨냥한 4·11 총선 공천 경쟁을 벌였던 새누리당(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이번에는 젊은 층을 사로잡을 정책 대결을 통한 ‘표심 잡기’에 뛰어들고 있다.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공약도 적지 않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자칫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정치 혐오증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쏟아내고 있는 20·30 정책을 들여다봤다. ■ 與, ‘중핵기업’ 입사땐 장학금 새누리당이 졸업 후에 중소기업 중 중요 산업에 포함되는 이른바 ‘중핵기업’에 입사하기로 약속한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과 고교 의무교육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을 총선 공약에 넣는 것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새누리당 총선공약개발본부 일자리창출 부문 공약개발팀장인 손범규 의원은 이날 “국가산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을 중핵기업으로 선정할 것”이라면서 “4년제 대학생 기준으로 졸업 후에 중핵기업에 입사할 뜻을 밝힌 3학년 이상 재학생에게 2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전날 당 총선공약 개발회의에서 논의가 모아졌다.”고 밝혔다. 명칭은 ‘88장학금’이다. 중소기업이 전체 고용의 88%를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붙인 것이다. 88장학금을 받는 재학생은 졸업 후 4년 동안 중핵기업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된다. 졸업한 뒤 입사하지 않거나 의무 근무기간을 채우지 않고 중도에 퇴사하면 받은 장학금을 물어내야 한다. 손 의원은 “주조·금형·용접 등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 분야 중소기업에 입사할 경우 장학금뿐만 아니라 생활비까지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 현상으로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이 심각해졌고, 특히 이 분야 구인난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게 당의 판단이다. 현재 9만원 선인 일반 사병들의 월급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재정 문제를 감안해 일률적으로 똑같이 올리지 않고 복무지에 따라 월급을 차등화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뢰제거병,수색대 등 위험성이 높은 특수보직의 경우 더 높은 월급을 주는 식이다. 당 일각에서는 20만~40만원까지 월급을 높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와 함께 80대가 된 6·25 참전 유공자들의 수당도 현행 12만원 선에서 20만~30만원 선으로 대폭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당은 또 최근 새 정강·정책에 명시한 ‘고교 의무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해 총선 공약으로 내놓는 안을 검토 중이다. 대학등록금 인하 방안도 총선 공약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당은 소득 하위 70% 계층에 대해 대학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는 방안과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ICL) 금리를 2%대로 낮추는 방안 등을 이미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총선용 공약을 마구 내놓는다고 이미지가 바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이영표·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野, 대기업 청년고용할당제 민주통합당은 2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대기업에 매년 3%의 추가 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대기업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에 권고하고 있는 3% 이상 청년 미취업자 고용 의무를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보편적 복지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청년 고용·노동·사회보장 정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대기업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통해 300인 이상 사업체에 매년 3%의 추가고용 의무를 부과할 경우 31만 70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한 기업에 조세 감면이나 보조금 지급 등의 혜택을 주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고용률은 3%에 못 미친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말 공공기관 청년 고용률은 2.53%, 지방공기업의 청년 고용률은 1.48%에 그쳤다. 강제성을 높이기 위해 민주당은 청년 고용 의무를 지키지 않는 기업에는 부과금을 물도록 하고, 이 재원으로 청년희망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매년 법인세의 0.5%도 청년희망기금으로 조성해 자립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김용익 민주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대학생 반값등록금을 추진하는 것처럼 대학에 가지 않은 청년들도 대학생이 받는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청년들에게 반값등록금 평균 수준인 1200만원을 2년 안에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월 50만원씩 2년간 1200만원의 임금을 보조하고 개인 창업을 할 경우 목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최대 12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공공임대주택 10만호 중 5000호를 공공 원룸텔 방식으로 대학생 등 주거취약 단신 가구에 지원하고 군 복무자에게는 사회복귀지원금으로 제대할 때까지 매월 30만원씩 적립해 종잣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재정 문제를 고려해 2017년까지는 단계적으로 매월 21만원(70%)을 지원하고 2022년까지는 목표 지원액의 100%를 적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Weekend inside] 농촌형 1인 창조기업이 뜬다

    [Weekend inside] 농촌형 1인 창조기업이 뜬다

    경남 의령의 종갓집 맏며느리인 어머니에게서 전수받은 방식 그대로 조청과 고추장을 만드는 성삼섭(54)씨. 88세 노모와 성씨 부부 등 3명의 상주 직원만으로 지난해 연 매출 1억 1000만원을 올렸다. 강원도 평창의 해발 700m에서 재배하는 고랭지 배추 김치와 민들레·고들빼기·당귀·뽕잎 등으로 담근 약선 김치를 판매하는 박광희(58·여)씨도 지난해 종업원 3명과 함께 3억 7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은 식품 산업이 대형화·기계화되는 추세 속에서 역으로 지역 특산물을 재료로 전통 방식대로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든 것을 성공 비법으로 꼽았다. 농촌형 1인 창조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1인 창조기업이란 본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술·전문지식 보유자가 혼자 운영하는 기업으로 게임·출판·디자인 등 지식콘텐츠 분야에서 활성화됐다. 최근에는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나 지역 특산물을 가공, 판매해 농사만 지을 때보다 2~3배 높은 수익을 올리는 농촌형 1인 창조기업이 가세했다. 먹거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생산지와의 직거래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생긴 사업 분야다. 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 관계자는 27일 “도시에서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청년층이 주로 1인 창조기업에 도전하고 있다면, 지방에서는 장년층들이 갖고 있던 기술력을 활용해 농산물을 가공하는 1.5차 산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통주부터 장류, 차, 음료, 김치, 한과, 절임음식, 공예 등 농가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일 모두를 1인 창조기업 형태로 사업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경북 문경에 문을 연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는 한과, 과일 가공, 장류 제조 업체부터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 가공품을 만드는 업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입주가 이뤄졌다. 이 센터에 입주해 오미자청을 만드는 1인 창조기업가 김현명(52·여)씨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로를 개척하는 법을 교육 받은 뒤 사업에 대한 막막함을 떨칠 수 있었다.”면서 “도시 지역 직거래 장터 같은 안정적인 수요처가 확보되면, 사업 수완이 부족한 농민들도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로 개척과 함께 시급한 게 농민들이 생산한 제품에 ‘사연’을 입히는 일이다. 이종수 중앙대 행정대학원 연구교수는 “농촌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기존에 갖고 있던 집안의 비법이나 특산물을 활용해 1인 창조기업에 도전하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 등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지원하면, 판매뿐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도 농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특히 전통주의 경우 100종류가 넘는데도 술마다 하나하나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며 사연 발굴 등 체계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컨대 농촌진흥청이 발간한 ‘전통명주 이야기’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의 감홍로는 별주부전에서 별주부가 토끼를 용궁으로 데려가려고 유혹하는 미끼로 나온다. 강원도 홍천의 옥선주는 부모가 괴질에 걸리자 자신의 허벅지살을 떼어 국을 끓여 먹인 조선시대 효자 이용필의 집안에 내려온 술로 전해진다. 서울의 삼해주는 순조의 둘째 딸인 북온공주가 안동 김씨 가문에 시집오면서 빚는 법을 전수한 궁중의 술을 기원으로 꼽는다. 조선의 청백리 황희 정승이 즐긴 호산춘은 경북 문경의 전통주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농업법인이나 기업 형태로 제조하는 곳도 있지만, 전남 진도 등지에는 노인들이 고유의 제조법을 살려 홍주를 빚는 가구도 있다.”면서 “지금은 알음알음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스토리텔링을 통해 홍주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면 명품 전통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충호 경상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농가에서 주변 농산물을 활용해 첨가물을 줄인 가공식품을 만들어 판매한다면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라면서 “농가들이 대량생산 욕심에 무리하게 사업을 늘리기보다, 건강한 식품을 생산해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나선다면 1인 창조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농촌형 1인 창조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폐수처리 기준 등을 농촌 환경에 맞춰 조정해주고, 지역 거점 대학에 농업 전문 창업보육센터 등을 운영해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MB 입김·여론 악화… 꼬리 내리는 재벌

    MB 입김·여론 악화… 꼬리 내리는 재벌

    호텔신라가 커피·베이커리 카페인 ‘아티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것은 최근 재벌 기업들이 커피숍과 빵집 등 ‘골목상권’ 사업에까지 무분별하게 나선 데 대해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경주 최 부자의 예를 들며 비판한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호텔신라는 이 대통령이 “대기업 2, 3세의 빵집 진출 실태를 파악하라.”는 지시가 있은 뒤 만 하루도 안 돼 커피·베이커리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MB “대기업 2·3세 빵집 진출 실태 파악” 호텔신라 측은 이번 결정이 대기업의 영세 자영업종 참여에 대한 사회적 반감과 중소업체와의 상생경영 실천이라는 취지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언급과는 별개로 동반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지난해 말부터 내부적으로 고민해 오던 것이라는 입장이다. 2004년 외국계 커피 전문점에 대항하는 토종브랜드를 키워 가겠다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운영 중인 27개의 아티제 매장이 대부분 오피스 빌딩에 입주해 있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골목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업 철수는 정치권의 압박과 악화된 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를 방치했다가는 그룹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한몫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아티제 철수와 관련해 사회와 아티제 종업원들에게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상생경영 모델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룹까지 불똥?… 위기 의식도 한몫 호텔신라의 결정과 관련,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 구자학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종합 외식업체 아워홈이 이날 순대 등 소매시장에서 철수키로 한 것 외에 다른 기업들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재벌가 딸들의 커피·베이커리 사업으로는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씨가 운영하는 회사 ‘블리스’의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조선호텔베이커리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달로와요’, ‘데이앤데이’와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가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긴 하나 그룹 내에서 장선윤씨의 개인사업체 취급을 받는 ‘블리스’가 자꾸 롯데와 연관돼 언론과 여론에 오르내려 곤혹스럽기는 하나 현재 사업철수 등과 관련해 내부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신세계 부정적 반응 속 여론 주시 신세계그룹 또한 조선호텔베이커리 사업 철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달로와요는 신세계백화점, 데이앤데이는 이마트 식품관에 구색 맞추기용으로 전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이며, 베키아에누보 또한 백화점과 조선호텔 위주로 입점되는 레스토랑으로, 단 한 곳에도 가두점이 없어 골목상권 침해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박상숙·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잡 콘서트’서 취업·창업 잡자

    강남구는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맞춤형 취업·창업지원 서비스인 ‘잡(Job) 콘서트’를 매월 정기적으로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구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서울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에서 취업관과 창업관, 부대행사관 등 11개 부스를 운영해 청년들의 구직을 도울 계획이다. 구는 지난해 총 구직희망 등록자 9442명 가운데 30세 미만 청년층이 36%인 3401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자 취업 및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확대·강화한 것이다. 27일 열리는 첫 콘서트에서는 강남구 일자리지원센터의 전문 취업상담사가 현장에서 구직등록 접수와 맞춤형 취업상담을 실시한다. 강남구 청년창업지원센터와 사회적 기업 대표들도 참여해 예비 창업자들에게 전문 상담과 사업계획의 타당성, 창업가능성 등을 진단해 준다. 아울러 미취업자의 진로설정을 돕기 위해 실제 대기업에서 실시하고 있는 인성·적성검사와 무료 이력서 사진관 운영, 면접 메이크업 및 헤어스타일 컨설팅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신연희 구청장은 “잡 콘서트에서 구직등록을 하면 취업컨설팅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만날 때까지 사후관리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與, 소득 하위70% ‘반값 등록금’ 검토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날 현역 의원 물갈이 목표치를 제시한 데 이어 ‘정책 물갈이’에 본격 나설 태세다. 방향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친서민 정책 강화다. 이명박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가 급류를 탈 전망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17일 열린 비대위 정책쇄신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실정이 이렇게 양극화의 갈등 구조로 가다가는 언젠가 한번 폭발할 위험 수위까지 도달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향후 한나라당의 정책 역량을 양극화 해소에 집중할 뜻임을 시사했다. 분과위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친서민 정책의 첫 과제를 대학 등록금 추가 인하로 잡았다. 분과위원들은 현 정부의 대학 등록금 인하 방안이 실제로 대학생들이 체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키로 했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소득 하위 70%의 계층에 대해 25% 정도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 기존 방안을 강화, 국가장학금 지급 등의 방법을 통해 50%까지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ICL)의 상환 부담을 추가로 낮추는 방안도 제시됐다. 국회는 지난해 말 예산심의에서 추가 재원을 확보해 ICL 대출금리를 4.9%에서 3.9%로 인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분과 자문위원인 권영진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준석 비대위원이 기업체가 신입사원의 학자금 융자를 갚게 하자고 제안해 논의가 있었다.”면서 “좋은 제안이지만 민간에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에 권유하는 사항으로 가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분과위는 또 현재 2.1%인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과 저신용자 창업 지원 대출을 위한 미소금융의 대출 문턱을 낮추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권 의원은 “카드 수수료 인하는 분과위에서 이미 결정된 사안이므로 대폭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추가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과위는 18일 이에 대한 추가 논의를 거쳐 19일 친서민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18일부터는 정책 18개 조항 변경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도 시작된다. 분과위는 이 대통령 정책의 상징인 선진화, 대북 강경노선, 대기업 중심 경제체제, 복지 문제 등에 대한 본격적인 수정 작업을 통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과의 정책 차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기존의 100배 저장 새 반도체 나온다

    기존의 100배 저장 새 반도체 나온다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인 고든 무어는 1965년 “1년 6개월마다 하나의 반도체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가 2배씩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반세기 넘게 전 세계 물리학계와 정보기술(IT)업계를 지배했던 이른바 ‘무어의 법칙’(메모리 성장론)의 탄생이었다. 트랜지스터 수가 2배씩 늘어난다는 것은 정보의 집적도가 그만큼 높아진다는 뜻으로, 더 작고 성능 좋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무어는 로버트 노이스, 앤디 그로브와 함께 1968년 인텔을 창업했고, 스스로 반도체의 역사를 이끌었다. 무어의 법칙에 가장 강력하게 도전했던 사람은 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전략기획단장이었다. 그는 삼성전자를 이끌던 2002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 총회 기조연설에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메모리 신성장론’ 또는 ‘황의 법칙’으로 불리는 이 주장은 기술의 가능성을 지나치게 높게 본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치열한 기술 경쟁 덕분에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원자 단 12개로 1비트 저장 ‘무어의 법칙’과 ‘황의 법칙’은 언젠가는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무한정 작아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노 단위까지 작아진 반도체 기술은 더 이상 작아질 수 없는 장벽 앞에 서 있다. 실리콘을 이용한 현재의 반도체 원리는 집적도를 일정 수준 이상 높일 경우 반도체라는 특성 자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나노 단위로 작아진 물질은 원래의 성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같은 차이는 신소재 등 일부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되지만, 특성을 그대로 이용하던 분야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이 때문에 학계와 기업들은 미래의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연구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왔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이 현재 가장 각광받는 연구 분야인 것도 반도체의 미래로 유력하게 꼽히기 때문이다. 기술이 항상 단계를 거쳐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획기적인 발상은 때로는 문제를 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고 한 분야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된 IBM 앨머데인연구소의 데이터 저장기술이 전 세계 물리학계와 반도체업계를 흔들고 있다. 18개월마다 2배의 집적도를 가진 반도체를 만드는 데 매달려 온 과학자들의 노력을 허무하게 만들 정도로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절대온도(영하 273도)에 가까운 아주 낮은 환경에서 6개씩 2줄로 묶인 철(Fe) 원자 12개로 기본 저장 장치인 ‘반강자성체’를 만들었다. 현재의 데이터 저장 기술은 강자성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강자성체는 원자의 회전이 정렬되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신호를 만들어내는 원리다. 반면 연구팀이 이용한 반강자성체는 원자들이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데이터의 기본 단위인 1비트(bit)를 저장할 수 있다. 원자들의 회전 방향을 바꾸는 방식으로 디지털 신호인 0 또는 1을 표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이언스는 “현재의 하드디스크(HDD) 형태에 1비트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만 개 이상의 원자가 필요했지만, IBM의 연구 결과는 단 12개의 원자로 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인리히 박사는 “이 기술을 적용한 장치는 기존의 하드디스크 크기에 100테라바이트(TB) 이상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무어·황의 법칙 무력화 이는 집적도가 현재의 최신 기술보다 최소 100배 이상 높아지는 수준으로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주사터널링현미경을 이용해 원자가 배열된 모습은 물론 정보 처리 과정에서 방향을 바꾸는 모습까지 찍는 데 성공했다. IBM 측은 “이번 연구는 해당 연구실을 처음으로 설립하고,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미래의 반도체를 연구하는 데 평생을 바친 돈 아이글러 박사의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아이글러 박사는 최근 연구소를 은퇴했지만 이번 사이언스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허핑턴포스트는 “전통적인 반도체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가 어떤 데이터 저장 장치로 발전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연구팀은 “현재와 같은 형태의 하드디스크를 만드는 방향과 새로운 형태의 메모리를 만드는 방법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핵심 차세대 메모리인 ‘STT-M램’ 등 현재의 D램을 대체할 미래 기술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상용화까지는 최소 5년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모든 물질의 활동이 거의 정지 상태에 가깝게 되는 절대 온도 근처에서 진행됐다. 실제로 연구팀은 온도가 5도만 올라가도 저장 장치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저장을 하더라도 이를 읽어낼 하드디스크나 레코드판의 ‘바늘’ 역할을 할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열린세상] 실패한 기업인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실패한 기업인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개인채무자가 파산하면 재산을 채권자에게 배당하고 나머지 채무는 면책된다. 불운과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부터 벗어나는 새 출발이니 발본적 신용회복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정책은 금융업자가 신용을 제공할 때 상환능력을 심사하고 사후에 고객의 행동을 감시하게 하여 과다한 신용 창출을 억제한다. 또 회사 채무에 대하여 기업인에게 보증책임의 굴레를 씌우는 것에 대한 ‘제한’으로 작용한다. 조세 및 부양료 채무는 면책에서 제외되니 공익에도 부합하며 채무상환이라는 강제저축을 해소함으로써 내수를 진작하는 거시경제적 효과도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 발전되어 선진국에 정착된 이 제도를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도 시행하고 있는데, 2000년 329건에 불과하던 파산 신청이 2007년 15만 4039건으로 팽창하였고 초기 57%에 불과하던 면책률도 98% 이상으로 높아졌다. 가계와 기업이 국제적 무한경쟁에 적응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의 중심에서 엘리트 법관들이 내외의 반대를 극복하고 파산절차의 간소화와 신속성을 추구한 결과, 삶의 여백을 유린당한 빚의 노예가 해방되었고 투명인간처럼 제도 바깥을 떠돌던 낙오자들도 경제활동으로 돌아왔다. 채권자는 위협적 언동을 삼가게 되었고, 신용회복위원회는 변제조건을 현실적으로 조정해 주기 시작하였다. 순기능의 현저함에 남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는 일시적으로 억제될 수 있었다. 그런데 2008년 파산신청이 줄기 시작하여 2010년에는 7만 7728건, 2011년 11월까지 6만 3386건으로 떨어져 2007년의 절반 이하가 되었고 면책률도 85%까지 낮아졌다.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신용회복의 필요성이 줄이든 것은 아닐 테고 결국 원인은 파산신청을 심리적으로 억제해 왔기 때문으로 보아야 한다. 법원은 2007년 이후 제도 남용 방지를 명목으로 가족의 재산에 관한 사항도 명시를 요구하고 재산이 있는 경우 조사를 위한 파산관재인을 지정하고 있다. 그 주된 대상은 실패한 기업인과 의사 등 전문직업인이 되는데, 선별적 지정을 면책불허에 관한 법원의 의지로 생각하는 파산관재인의 지나친 활동은 많은 민원의 대상이 되었고, 당연히 가족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파산 신청을 채무자는 주저하게 되었다. 심지어 민사법상 요구되는 엄격한 증명 없이 채무자가 가족의 명의로 기업을 설립하여 실제로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로 면책이 허용되지 않는 사례까지 생겨났다. 이쯤 되면 가족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고위 공직자의 가족재산공개거부권에 비교하면 차별이다. 제도의 남용이 있다면 구체적인 경우를 가려 형사처벌 등으로 배제하면 될 일이다. 가족의 재산에 관한 사항의 진술은 법률상 요구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유지되고 있는 이러한 관행의 근저에는, 파산보호는 장래에도 갚을 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시혜이고 고소득자는 제도를 이용할 적격이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이것은 파산제도에 대한 오해이다. 파산제도는 인적 자본을 해방함으로써 높은 소득과 재산 축적을 통하여 다시 중산층과 부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실 서민은 파산제도로 얻을 것이 없다. 채무를 면하여 준들 그들이 저축하여 부자가 되겠는가. 다시 빚을 쓰고 영원히 빚을 갚는 것이 보통이다. 창업지원정책으로 기업활동에 가담할 수 있었던 사람들 대부분은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신용불량자가 된다. 이들의 재기 노력을 도덕 타락으로 비난하고 가족의 능력을 재산은닉이라고 강변한다면, 어느 누가 비난에서 자유롭겠는가. 인재가 넘쳐 흐르던 정보통신(IT)업계에서 사람을 못 구하고 공무원 학원에 애늙은이가 넘쳐나는 현실은 기업하다 실패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젊은이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안철수씨도 기업활동의 실패를 딛고 재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말은 파산제도가 기업인들에게 차별 없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실패를 허용하는 시장경제를 지탱하는 굳건한 안전띠로서 파산제도가 기업인에게 차별 없이 적용될 때 그들은 실패를 과거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 [사설] 연대보증 철폐보다 신용대출 정착이 먼저다

    개인사업자, 중소기업, 벤처 창업자 등이 금융권에서 대출받을 때 일일이 연대보증을 세우는 관행이 폐지된다고 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연대보증의 폐해를 거론하며 개선할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이 ‘전당포 영업’ ‘독버섯 같은 존재’라고 지적했듯이 연대보증의 폐해는 컸다. 개인 대출과 관련된 연대보증은 2008년 7월 신용대출 활성화 방안으로 없어졌지만 기업들에는 자산이나 사람을 담보로 끌어들이지 않고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 점에서 기업등의 금융 지원을 위한 연대보증 철폐는 만시지탄이다. 우리는 김 위원장이 추진하려는 연대보증 철폐가 담보 중심의 대출 관행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본다. 사실 기존의 대출 관행은 감독 당국과 금융권의 책임이 크다. 금융권은 신용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돈을 빌려주고 수익률을 좇는 약탈적 대출에만 골몰해 왔다. 금융권이 돈을 떼이면 정부가 이런저런 구실로 슬그머니 정리해 줬다. 그러다 은행이 부실화되면 공적자금을 투입해 땜질처방을 해온 게 정부였다. 그 피해는 국민들이 떠안았다. 감독의 초점을 금융권의 건전성보다는 수익성에 두었기 때문이다. 금융권만 배불리는 이 같은 대출 구조가 지속되면 부채 버블로 금융시스템이 망가진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는 900조원을 넘어섰다. 중소기업 대출로 따로 분류되는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은 100조원가량 된다. 모두 합하면 1000조원을 웃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능력이 상용직 근로자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고 한다. 신용 상태에 따라 옥석을 가려줘야 하는 이유다. 분명한 것은 연대보증을 철폐한다고 해서 약탈적 대출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신용대출 시스템 정착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금융권이 개인 신용과 기술력 등 기업평가 능력을 확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실제 소유주가 이른바 ‘바지 사장’을 내세워 연대보증을 면제받는 등 제도 완화 때 생길 수 있는 도덕적 해이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관련 규정 개정 등 감독 강화와 함께 금융기관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조치를 토대로 담보보다는 신용으로 평가하고, 평가받는 선진금융이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 중소기업 전용 제3 주식시장 생긴다

    중소기업 전용 제3 주식시장 생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이어 중소기업주식 거래에 특화된 장내시장이 내년에 개설될 예정이다. 미소금융과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을 통한 서민과 저신용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중소기업은행 본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금융위는 먼저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토록 하기 위해 중소기업 주식만을 거래하는 전문투자자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이 중견 중소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장외시장인 프리보드는 부실기업 시장이라는 인식 때문에 자금조달 통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전문투자시장 상장 대상은 코스닥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성장 초기 단계의 중소기업이며, 투자자는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로 한정된다.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가가 투자할 수 있고, 일반 개인투자자는 참가할 수 없다. 중소기업 주식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해 위험이 큰 만큼 일단 전문투자자로 자격을 제한했다. 금융위는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코스닥시장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소기업의 연대보증 부담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법인은 실제 경영자만 보증을 서게 할 계획이다. 청년창업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청년 특례 보증은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된다. 내년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서민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미소금융의 경우 현재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은 재단에서 돈을 빌릴 수 없지만, 저소측등에는 대출을 허용할 방침이다. 햇살론은 대환대출 보증지원 비율을 85%에서 95%로 확대하고, 새희망홀씨는 공급 규모를 올해 1조 2000억원에서 내년 1조 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통해 제2금융권의 전세자금대출을 이자가 낮은 은행전세자금대출로 전환하는 특례보증제도도 신설된다. 대학생은 소득 증빙이 없더라도 신용회복 지원을 허용하고, 신용회복 개시와 함께 최대 2년간 변제금 상환을 유예해줄 계획이다. 금융위는 특히 내년 1분기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시장 안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은행은 최소 3개월 동안 필요한 외화자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대외 불안요인, 외화 수급 여건 등을 감안해 자본유출입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생각이다. 연기금의 주식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증시 변동성을 줄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가계부채에 대한 점검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 이하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며 필요하면 추가 대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은 “가계부채 대책은 양날의 칼인 만큼 ‘외줄타기’를 하는 심정으로 접근하겠다.”며 “취약계층 자금 공급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공공기관 열린채용정보 박람회 가보니

    공공기관 열린채용정보 박람회 가보니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 1층에서 열린 2011 공공기관 열린채용정보 박람회장. 삼삼오오 모인 취업 준비생들이 여기저기 채용상담 부스를 옮겨다니며 부지런히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공공기관의 인기를 반영하듯 부스마다 길게 줄을 서서 나눠준 유인물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는 취업 준비생들의 눈빛은 비장하기까지 했다. 이틀간 박람회장을 다녀간 참석자들은 무려 2만여명에 달했다. 구직자들의 관심이 높은 35개 기관들은 주요업무와 채용정보 등에 대한 설명회를 따로 열었다. 1~2년차 입사 선배들이 취직 관련 노하우를 전해주는 1대1 멘토링도 인기가 높았다. 또 컨설팅관에서는 취업에 필요한 이력서와 면접화술,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이 진행됐다.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 기계공학과 졸업을 앞둔 김모(22)씨는 “공공기관은 안정성이 있고, 자기계발 기회를 많이 준다는 점이 맘에 든다.”면서 “학벌보다는 실력 위주로 채용한다는 점에서 공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기업 예찬론을 펼쳤다. 기획재정부가 주최하고 한국조세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공공기관들이 ‘열린 채용’을 통해 민간기업 채용 확산을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 참여한 공공기관 수는 106곳으로 지난해 84곳보다 22곳이 더 늘어났다. 내년 신규채용 역시 1만 4000명으로 올해 1만명보다 크게 늘었다. 이준균 재정부 정책총괄과장은 “공공기관 채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취업 준비생들이 정보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부담을 덜어주고자 이번 행사가 기획됐다.”고 말했다. 고졸 채용이 늘어나면서 앳된 외모를 지닌 고교 졸업 예정자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경복비즈니스고교(특성화고) 디자인비즈니스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백모(18·여)양은 “대학을 가는 대신 디자인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배운 뒤 창업하는 게 꿈”이라면서 “전문 분야에 대한 취업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미흡한 점도 있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평이다. 경희대학교(국제관계학 전공) 졸업예정자 이모(28)씨는 “인사담당자들이 시험 문제 등 민감한 정보는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라면서 “취업 준비하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기는 힘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장애인들에 대한 채용정보 공개 역시 마찬가지였다. 행사장에서 만난 뇌병변 장애2급 이모(23)씨는 “장애인들만 제한적으로 경쟁하도록 하는 등 공공기관들에서 장애인 채용을 일반인보다 꺼리는 느낌”이라면서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정보 위주로 형식적으로 설명해주는 점이 좀 아쉽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취업 힘들어…” 非수도권대 학생들 창업에 눈 돌린다

    “취업 힘들어…” 非수도권대 학생들 창업에 눈 돌린다

    #고려대 산업정보디자인학과 3학년인 전해나(24)씨는 지난 3월 ‘애드투페이퍼’라는 벤처회사를 차렸다. 대학 프린트 출력물의 여백 하단에 배너 형태의 광고를 함께 노출시키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도전이었다. 대학생을 겨냥한 광고주들이 용지와 출력 비용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달 말 현재 168개 대학 2만 7000여명이 114만장의 공짜 프린트를 이용했다.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창업 신화를 꿈꾸는 대학생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대학들도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학생 창업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사립대에서 한층 활기차다. 반면 대학의 지원규모는 수도권, 국·공립대가 월등히 높다. 산학협력 수익이 가장 큰 대학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0일 대학정보공개 사이트 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고등교육기관의 학생 창업 및 창업지원 현황, 산학협력단 운영수익 등 12개 항목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32개 일반대에서 281명의 대학생이 학교의 지원을 받아 모두 253개의 기업을 창업했다. 전체 창업 기업수는 사립대가 73.9%인 187개에 달했다. 비수도권 대학은 66.4%인 168개를 차지, 수도권보다 많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수도권 대학 재학생들이 적극적인 창업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학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학생들이 창업한 사례는 포함되지 않은 만큼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인간 질문 속뜻 파악 ‘좌르르’ 인공지능 컴퓨터 등장 눈앞?

    인간 질문 속뜻 파악 ‘좌르르’ 인공지능 컴퓨터 등장 눈앞?

    ‘인공지능’이란 무엇일까?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현재의 컴퓨터는 아직 인공지능과는 거리가 있다. 인간의 언어로 검색창에 질문을 하면 컴퓨터는 ‘답일 수도 있는 수많은 검색 결과’를 내어놓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컴퓨터를 연구하는 수많은 학자들의 목표는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는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터넷망 또는 서버를 통해 인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컴퓨터가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면 과학은 물론 경제, 사회의 발전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이다. 이런 컴퓨터가 만들어지면 “이 환자의 수술을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부터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가?”, “실업률을 1% 낮추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며 반대급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명쾌하게 답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직접 고민하는 대신 컴퓨터에게 무엇을 물어보아야 하는지만 고민하면 된다. ●컴퓨터 ‘왓슨’ 올해 초 퀴즈왕에 승리 4년 전 IBM이 창업자의 이름을 딴 슈퍼컴퓨터 ‘왓슨’을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시키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형화되지 않은 유머 또는 반어법이 섞인 질문 속에서 정확한 답을 찾아내는 것이 컴퓨터에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왓슨은 올 초 실제 방송에 출연해 역대 최고 퀴즈 챔피언들과의 승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질문자의 의도에 가장 가까운 답을 골라내는 프로그램이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는 것을 의미한다. IBM은 최근 발표한 ‘2011 IBM 기술 동향 보고서’를 통해 “왓슨의 정교한 분석 기술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교육, 의료, 금융서비스, 생명과학, 정부 등에서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컴퓨터를 활용하는 시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왓슨은 지난 10월 미국 병원인 ‘세톤 헬스케어 패밀리’의 환자 데이터 분석에 채택되면서 상용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인공지능에 도전하는 것이 IBM만의 영역은 아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은 물론 기계공학자, 로봇공학자, 뇌과학자, 심리학자 등 수많은 분야의 학자들이 셀 수 없이 많은 각자의 접근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 또한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현지시간) 안나 코헤넌 케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기존 과학의 연구 방식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이 만들어낸 스스로 연구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CRAB의 등장에 전 세계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수준 높은 과학 학술지를 읽는다. 비슷한 종류의 연구를 하는 전 세계 과학자들의 성과와 의견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학술지에 축적되는 양이 많아지고 학술지 종류도 늘어나면서 한 연구자가 새로운 정보를 무한정 습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미국 의생물학 데이터베이스에는 현재 1900만건의 논문이 저장돼 있고 매일 4000건씩 늘고 있다. 언어학을 전공한 코헤넌 교수는 ‘0’과 ‘1’로 된 디지털코드만 인식할 수 있는 컴퓨터가 인간이 작성한 단어 또는 문장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구해 왔다. 이를 통해 논문 수천만건에서 찾아낸 문장에서 신뢰도가 높은 부분을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을 학습시켰다. 또 인과관계에 따른 논리적인 사고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결론 또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프로그램을 다듬었다. 영국의 컴퓨터월드는 “이런 작업을 거쳐 탄생한 CRAB는 논문의 진실성을 검증해 연구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꼭 알아야 할 지식과 바람직한 실험 방향까지 내놓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코헤넌 교수는 울라 스타이너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교수팀과 함께 CRAB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의학 중 가장 활발한 연구가 펼쳐지는 ‘암 연구’ 분야를 선택했다. CRAB는 암과 관련된 화학물질을 다룬 논문을 검색하고 선택해 어떤 화학물질이 암 발병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찾아냈다. 특히 CRAB는 새로운 화학물질이 매년 수천개 이상씩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실험 데이터가 없는 화학물질에 대해 암 발병과 관련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 CRAB는 합성을 할 경우 전혀 새로운 성질을 갖게 되는 화학물질들의 모습을 예측해 실험의 우선순위와 실험 방법도 내놓았다. ●인터넷 활용 누구나 이용 가능 CRAB가 주목받는 것은 수천년간 과학자들이 독점해 온 영역에 컴퓨터가 개입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연구는 경험과 지식을 통해 과학적 사실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그것을 입증하는 형태로 이뤄져 왔다. 기계나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에도 실험 결과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가설을 세우는 것은 순수하게 과학자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CRAB는 컴퓨터가 인간이 입력한 정보만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는 생명공학, 특히 암 분야에 국한돼 최적화돼 있지만 검색과 프로그램의 방향을 바꾸기만 하면 다른 과학 분야, 궁극적으로는 경제나 사회과학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CRAB는 인터넷 검색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면서 “이는 CRAB의 확장성이 무궁무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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