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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A 불똥 튈것” 재계 후폭풍 우려

    “FTA 불똥 튈것” 재계 후폭풍 우려

    재계는 경제 불안심리를 확산시키는 ‘쇠고기 문제’가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매듭지어지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러면서도 자칫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병욱 산업본부장(상무)은 3일 “미국 쇠고기는 한·미 FTA 비준을 반대하는 미국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한 카드였는데 기회를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파장도 우려했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다른 FTA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 경제와 기업엔 위기”라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종남 조사2본부장(이사)은 “현재로서는 한·미 FTA보다 민심 수습이 더 급선무”라며 “정부가 이왕에 외교적 부담을 무릅쓰고 고육지책을 꺼내든 만큼 하루라도 빨리 쇠고기 문제를 매듭지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그러나 “만약 미국이 우리측의 쇠고기 재협상 요구를 수용하게 되면 (우리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버텨온)한·미 FTA의 자동차 재협상을 반드시 요구해올 것”이라며 “한·미 FTA 비준 부담이 커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걱정했다. 무역협회도 이날 낸 논평에서 “앞으로 한·미 양국간 협의를 통해 쇠고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18대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이 조기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밝혀 한·미 FTA로의 불똥이 튀는 것을 경계하고 나섰다. 국민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정부의 쇠고기 재협상 추진을 ‘가능성도 낮으면서 자칫 눈 앞에 다가온 실익(한·미FTA)마저 놓칠 수 있는 악수(惡手)’로 매도하기만은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거꾸로 미국이 우리측의 재협상 요구를 끝까지 거부하면 우리도 미국의 자동차 재협상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된다는 계산도 감지된다. 경제 5단체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18대 국회의원들과의 ‘만찬 상견례’에서도 시종일관 한·미 FTA를 화두에 올렸다. 한 목소리로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최용규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설] 정치 후진성 보여준 선진·한국당 야합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과 문국현 대표의 창조한국당이 어제 공동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합의했다.‘정통보수’를 표방하는 선진당(18석)과 ‘창조적 진보’를 내세워온 한국당(3석)간 물과 기름 같은 제휴다. 양당은 국회법상의 교섭단체 지위(20석 이상)를 얻게 되면서 국회운영상의 막강한 권한을 누리게 된다. 이념적 좌표가 정반대인 양 측이 손을 맞잡은 데 대해 원칙 없는 야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이 총재와 문 대표는 어제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정책연대’임을 극구 강조했다. 그러나 그 말을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양당은 원내교섭단체로 등록하면 당장 18대 원구성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상임위원장이나 국회 정책연구위원 배정 등 여러가지 과실을 따먹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나아가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사이의 제3의 교섭단체로서 캐스팅보트의 입지까지 차지하게 된다. 정당이 이런 실익을 추구하는 게 나무랄 일만은 아니다. 문제는 양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대외·대북정책은 물론이고 교육문제를 비롯한 각종 정책노선에서 상이한 행보를 걸어왔다는 점이다. 양당이 정치적 잇속을 챙기기 위해 정체성마저 팽개쳤다는 비판적 여론에 답해야 할 이유다. 우리는 과거 이른바 DJP(김대중+김종필) 공조를 통해 탄생한 연합정권이 의원 꿔주기 등 온갖 추태를 벌이면서도 권력다툼으로 끝내 결별한 사례를 기억한다. 그래서 이번에 양당이 내친김에 더 많은 국고보조금까지 챙기기 위해 합당까지 단행할지 지켜볼 것이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상이한 두 당이 정체성 수렴을 위한 사전 조율없이 연합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퇴영적 작태임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 “정부는 美쇠고기 장관고시 연기하라”

    “정부는 美쇠고기 장관고시 연기하라”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는 9일 “정부와 여당은 15일로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연기하고 미국과의 재협상을 즉각 선언하라.”고 말했다. 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대책이라고도 할 수 없는, 당연한 것”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한·미 FT A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비준할 사안이 아니며 상대방인 미국도 철저하게 자국의 실익을 따지고 있다. 국회의 검증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통과의례로 비준해준다면 무책임한 것”이라며 17대 국회 처리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는 “대운하는 그야말로 대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면서 “정부는 대운하 계획의 백지화를 국민 앞에 선언하고 국론 분열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교육·노동·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말하는 경제와 이명박 정부의 경제는 다른 것 같다.”면서 “국민들의 관심은 서민경제 안정에 있지만 정부가 말하는 경제 성장은 다름 아닌 재벌과 대기업들의 경제 성장”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그는 재래시장·중소상인을 살리기 위해 ‘지역유통산업 균형발전을 위한 특별법’을 이번 임시국회 내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쇠고기협상 개정 실익 없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9일 쇠고기 협상과 관련,“한·미 쇠고기 협상의 개정은 실익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예정대로 15일 장관 고시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이 미국과의 재협상을 주장하며 “장관 고시를 발표하기 전 국회의 비준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공세를 펼치자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수입위생 조건에 대한 국가간 협의는 세계무역기구(WTO) 검역 협정에 따른 것이며, 구체적인 검역협정은 과학적 원리와 근거에 따를 것을 요구하는 기본 원칙하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신하느냐는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의 질문에 “확실하게 안전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협상을 타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사퇴압력 논란과 관련,“새 정권이 생겼으니 새 정부의 신임을 묻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것은 신임을 위한 조치이지 경질을 위한 조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전면 재협상… 검역주권 되찾아야”

    “전면 재협상… 검역주권 되찾아야”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는 8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결정에 의해 합의된 미국의 쇠고기 협상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협상과정에서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불확실성에 근거하여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검역주권을 되찾는 등 전면적인 재협상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대표는 이어 “이번 쇠고기 협상에서 보여준 이명박 정부의 태도에서 보듯이 한·미 FTA 비준까지 졸속으로 통과시킬 수는 없다.”며 “충분히 시간을 두고 논의하고 설득해가며 정도로 나가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단축하고 실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관련해서는 “국민 설득과 동의과정도 없이 청와대와 정부 각료들이 대운하 추진을 위해 벌이는 행태는 음모정치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60∼70%가 반대하는 대운하를 왜 해야 하는지 그 필연성과 당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혁신도시 건설 논란에 대해서는 “정부는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손대기에 앞서 서울 중심주의, 수도권 이기주의부터 버려야 한다.”고 서울시장을 지낸 이 대통령을 겨냥하며 “지방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실익과 명분 없는 공기업 민영화 등을 통해 시도하고 있는 정부의 혁신도시 무산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3野, 국조·농림 해임 추진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쇠고기 협상에 대한 국정조사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를 흠집내기 위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7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이날 여야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놓고 본회의장 안팎에서 공방을 이어나갔다. 야 3당은 ‘포스트 청문회’ 대응 방안을 모색했고 한나라당은 “정치 공세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야 3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서 실시된 쇠고기 청문회를 통한 협상의 책임소재 규명이 미진했고 의혹 있는 부분이 많아서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야 3당은 ▲재협상 촉구결의안 통과를 위한 의원 서명 착수 ▲쇠고기 협상 고시 연기 촉구 ▲통상절차법 처리 등에도 합의했다. 고시 연기와 관련,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고시 연기를 안 할 경우 법적 조치도 논의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을 향해 “이제 근거 없는 정치공세를 중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열린 정치·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은 ‘제2의 쇠고기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검역 주권을 포기했다.”며 재협상을 촉구하고 나섰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쇠고기 괴담’이나 최근 촛불집회 등 민심 이반 해결을 위해 정부의 대국민 홍보를 주문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국내 판매 가능성에 대해 정 장관은 “미국 도축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고 검역 과정을 거치고, 몇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나길회 김지훈기자 kkirina@seoul.co.kr
  • [1조 클럽] 농협-동남아 등 해외시장 개척 토종 자본의 글로벌화 추진

    [1조 클럽] 농협-동남아 등 해외시장 개척 토종 자본의 글로벌화 추진

    농협이 세계적인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순수 토종 자본 금융기관으로서 글로벌 시대 협동조합의 특성을 살린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창립 46주년을 맞아 대내외에 선언한 ‘비전 2015’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내부혁신과 내실경영, 신(新)발전체제 구축을 통해 협동조합의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굳건히 하고, 대형화·겸업화, 글로벌화, 협동조합 가치 실현 등 3대 발전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융 부문에서는 종합금융그룹의 효율적 추진과 글로벌화, 농업 지원 체제 강화를 올해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정용근 신용대표이사는 “미래 성장산업인 투자금융(IB)을 강화하고, 카드와 보험 등 사업 부문별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해 종합금융그룹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자회사를 통한 겸업화를 추진하고 국내 은행간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세계 수준의 규모화를 이뤄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쌓아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금융투자회사 및 소비자금융, 부동산신탁 등을 설립하고 카드·공제(보험) 부분은 자회사로 전환을 추진,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자회사를 키우기 위한 계획도 추진 중이다. 자회사에 대한 자본확충과 함께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금융계열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최고경영자(CEO)는 공모를 거쳐 영입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최근 NH투자증권이 CEO를 공모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 CEO 공모는 농협 사상 처음으로, 업계에서도 농협의 ‘변신’에 주목하고 있다. 농협 신용 부문의 이런 변화는 세계적인 금융그룹인 프랑스 크레디어그리콜과 네덜란드 라보뱅크를 모델로 하고 있다. 단순 협동조합 은행에서 출발했지만 사업을 다각화하고 규모화를 추진하면서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농협이 규모화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종합 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쏟는 이유다. 종합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국내·외에서 균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외 영업망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 뉴욕 지점과 중국 상하이 사무소 개설은 현재 국내 금융당국과 협의를 마쳤고, 해당국 감독기관과 세부 추진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단계적인 해외 진출 액션 플랜에 따라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남아 신흥시장에 농업금융을 진출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하나로마트와 농업컨설팅을 결합시킨 독특한 모델을 개발, 농산물 수출을 위한 해외 농업시장도 적극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협동조합금융의 발전을 위해 농업 전문펀드를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대출이 전부로만 알려졌던 농업금융을 투자 부문까지 확대하자는 취지다. 농협이 신(新)농업 금융기법 개발 및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세계적인 농업금융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신호탄인 셈이다. 이와 더불어 본연의 협동조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수익센터의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과정에서 생기는 경제사업의 적자를 보전하고 농업인 실익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수익센터가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경쟁이 심화되고, 신(新)BIS 비율 도입에 따른 자기자본 확충 등 신용사업의 앞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지만, 수많은 은행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외환위기 시기에도 흑자결산으로 저력을 발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 No.1 금융리더’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특파원 칼럼] 사르코지를 위한 변명?/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 사르코지를 위한 변명?/이종수 파리특파원

    최근 프랑스의 핫이슈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 1년’을 바라보는 냉엄한 평가다. 하나 더 있다. 사르코지의 ‘이례적 사과’다. 언론사마다 ‘엘리제궁의 주인’이 1년 동안 전방위로 휘두른 개혁의 성적표를 점검하느라 분주하다. 가장 살갗에 와닿은 잣대는 지지율이다. 취임 한 달 뒤 67%까지 치솟았던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거듭했다. 최근에는 30%대까지 추락했다. 지난주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64%가 “1년 동안 프랑스 상황이 나아진 게 없다.”며 싸늘하게 반응했다. 일간 르 파리지앵이 24일(현지시간) 보도한 ‘역대 대통령 지지도’에서도 사르코지의 성적은 40%로 꼴찌였다. 공교롭게도 그가 ‘역할 모델’로 강조한 제5공화국 초대 대통령 샤를 드 골은 88%로 선두였다. 당당하던 사르코지 대통령도 마침내 24일 언론인 5명과 엘리제궁에서 가진 특별 회견에서 ‘1년 동안 실수를 했다.”며 사과했다. 물론 세계 경제 상황이 악화돼 개혁이 부진했다고 항변도 했다. 또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사과’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고해성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지지율 하락이다. 정치가 움직이는 생물이라고들 하지만 취임 한 달 뒤부터 지지율이 나락으로만 떨어지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백컨대 필자는 그의 개혁 드라이브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한국 언론에서 앞다퉈 그를 주목할 때도 시큰둥했다. 정치적 수사 혹은 제스처라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사르코지 대통령은 많이 뛰었다. 사회당 인사를 장관으로 끌어안고 여성 장관을 내각의 절반으로 구성하는 등 ‘신선한 충격’을 던진 뒤 숨가쁘게 뛰었다.‘개혁’과 ‘과거와의 단절’을 주창하면서 경제·사회·노동·보건복지 등 거의 모든 분야에 누적된 ‘프랑스병’을 고치려고 나섰다. 일간 르 몽드 집계에 따르면 그가 1년 동안 내놓은 개혁안이 55가지다. 그의 역동성은 외교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신흥 개발국인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들을 방문, 가는 곳마다 ‘비즈니스 외교’로 실익을 거두었다. 심지어 인권 탄압의 상징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도 초청해 굵직굵직한 계약을 맺으며 경제 외교를 실천했다. 그러나 지지율은 떨어지기만 했다. 이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개혁의 실패 때문이 아니라 이혼과 재혼 등 파격적 사생활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이유로 “프랑수아 피용 총리의 지지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개혁에 대한 지지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내놓은 ‘구매력 강화’ 방안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 데서 오는 실망감 때문이라고도 해석한다. 또 최근 급상승한 물가와 세금에 대한 반발도 큰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빌르누아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마르틴 술리에 사장은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하려면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사르코지의 지지층은 벌써 개혁의 결실을 바라는 것은 이르다고 주장한다. 파리 8대학의 한 학생은 “그는 너무 빨리 많은 것을 하려고 했다.”며 “경제 문제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에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상식의 용기’라는 책을 낸 미셸 고등 경제분석위원회 위원은 “노동계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연금 개혁안을 밀어붙이는 등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에게 일을 덜하고 있다는 점을 깨우쳤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스타일만의 변화라는 이미지를 주었는데 방향을 잘 잡으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남은 4년’을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이런 다짐이 또 ‘화려한 수사’에 그칠지, 현실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 “자원외교는 치밀한 전략 세워 조용하게”

    “자원외교는 치밀한 전략 세워 조용하게”

    “자원 확보가 목표라면 리스크(위험)가 있다고 해서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23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2008년도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에 앞서 22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만난 하찬호(55) 주 이라크 대사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에너지·자원외교에 대한 소신을 이렇게 밝혔다.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는 지난 2004년 9월 자이툰부대가 파병돼 활동 중이다. 이라크는 또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가 서로 유전 개발에 외국기업을 끌어들이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 대사는 “최근 이라크 중앙정부의 유전·가스전 개발에 한국가스공사가 참여하게 된 것은 파병과 직접 관련은 없다고 본다.”며 “그러나 자이툰부대에 대한 평이 좋고, 치안이 불안한 바그다드에 한국대사관이 유지되는 것에 이라크 정부가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2월 쿠드르 자치정부의 유전 개발에 참여,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소탐대실’ 우려도 있었으나 최근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 정부가 외국업체 계약에 대해 서로 인정하기로 원칙적 합의를 했다.”며 “석유공사가 당시 쿠르드 정부의 유전 개발 사업에 입찰하지 않았더라면 기회를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대사는 당시 정부 및 기업들이 쿠르드 정부 유전 사업 참여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취하며 주저했으나 쿠르드 유전 개발 시장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설득했으며, 그 결과는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가스공사와 석유공사 컨소시엄을 지역별로 나눠 접근함으로써 양측 모두 참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너무 조심하기보다 남들이 하지 않을 때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며 “그러나 에너지·자원외교가 뜬다고 해서 청와대와 총리실, 외교부, 지식경제부 등 모두가 나선다면 오히려 단가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조용히 실익 위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원외교의 목표를 치밀하고 내실 있게 이루려면 행사성으로 흐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대사는 이라크 대사로 재임 중이던 지난해 말 귀국,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투자·에너지 태스크포스(TF)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뒤 최근 다시 이라크 대사로 발령을 받는 해프닝을 겪었다. 그는 “다른 지역으로 나갈 수도 있었으나 이라크 내에 쌓아놓은 인맥을 활용, 자원외교를 위해 할 일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라크 유전 및 건설 사업이 이제 시작인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김미경기자 사진 정연호기자 chaplin7@seoul.co.kr
  • 여 “FTA 등 성공한 회담” 야 “캠프 숙박료가 비쌌다”

    20일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정치권은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조금씩 달랐다. 여당은 ‘성공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성공리에 끝났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 비자면제프로그램(VWP),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과 관련해 큰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도 과거와 이념에 얽매인 지난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말고, 선진 미래를 위해 초당적인 자세를 가져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야권은 ‘실익 없는 회담’이라고 혹평했다. 통합민주당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특히 한·미 FTA의 연내 처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쇠고기 협상을 100% 양보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주한미군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지만 주한미군 유지비용을 과도하게 분담하기로 한 건 아닌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 별장의 숙박료는 역시 비쌌다.”면서 “합의문 하나 없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된 회담은 알맹이 없는 결과에 그쳤다.”고 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확대함으로써 한·미 FTA 걸림돌을 제거하고 연내비준을 밀어붙일 태세”라면서 “캠프 데이비드의 하룻밤 숙박료를 지불한 대가는 국민적 저항이라는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보수성향의 자유선진당 박현하 부대변인은 “주한미군 추가감축 백지화와 비자면제프로그램 연내가입, 북핵폐기 공조 등은 훌륭한 성과”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도 “한·미 FTA 조기비준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은 ‘굴욕적 쇠고기 협상’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벗어날 수 없다.”며 부분적으로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실장은 “한·미 동맹을 복원하고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우리측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면서 “북핵문제 공조 등을 통해 북한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남한과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려 하지도 않았지만 전향적인 자세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의한 것은 어찌 보면 남북관계에서 휴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모양새”라고 했다. 구혜영 김미경 김효섭기자 koohy@seoul.co.kr
  • 양보 협상…‘광우병 검역’ 구멍

    양보 협상…‘광우병 검역’ 구멍

    한국과 미국 간의 쇠고기 협상이 18일 우여곡절 끝에 타결됐다. 그러나 협상의 기본인 ‘이익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퍼주기 협상’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실상 미국 쪽 요구는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진 반면 ‘강화된 사료 조치가 이행되고,30개월령 미만 쇠고기에 한해 수입한다.’는 우리 측 목소리는 거의 반영되지 못했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가 관보에 강화된 사료 조치를 공포하면 모든 월령의 쇠고기를 수입해야 하고, 미국 현지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수입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 처리를 의식, 지나치게 미국의 입김에 떠밀리다 보니 ‘국민 건강권을 그대로 내줬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협상장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FTA비준 8부능선 넘었지만… 미국 관계자들은 ‘쇠고기 수입 재개가 FTA 비준의 선결조건’이라는 입장을 지난해 FTA 협상 이후 줄기차게 밝혀왔다. 우리 정부도 외교 라인을 중심으로 ‘더 큰 국익(FTA)을 위해 쇠고기 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셌다. 이번 타결은 정치 일정에 휘말려 FTA의 의회 비준에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미국 측을 압박하는 카드가 될 전망이다. 참여정부 때 경색됐던 한·미 관계의 개선도 기대된다. 우리 측 협상 대표인 농림수산식품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이 이날 “2년 동안 한·미 간 불신을 뿌리깊게 야기했던 요인이었던 쇠고기 문제가 해결돼 한·미 관계 강화에 보탬이 된다면 그것 자체로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의 결과는 득보다 실이 더 커 보인다. 민동석 정책관은 “미국이 동물성 사료 사용을 금지한다는 시행령을 관보에 공포하면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도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면서 “공포 뒤에도 실제로 입법화가 안 될 수 있지만 미국의 의지가 보인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동물성 사료를 먹은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 역시 미 연방정부의 공포 뒤에는 ‘미국의 의지’만 믿고 우리가 수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동물성 사료는 광우병의 주원인인데다 광우병이 주로 발생하는 소는 30개월령 이상이다. 미국이 수출하는 자국산 쇠고기의 90%는 24개월 이하에 몰려 있다. 검역 관계자들에 따르면 재고가 쌓여가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처분하는 게 미국의 핵심적 요구라고 한다. 우리는 이를 충실히 들어준 셈이다. ●건강은 내주고 실익은 못 찾고 미국에서 광우병이 재발했을 때 우리는 수입 중단을 할 수도 없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이 광우병 여부를 확정하는 역학조사 기간 중에도 “특정위험물질(SRM)만 제거하면 (광우병)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측 협상단의 논리다. 수입을 잠정 중단했던 지금까지의 조건에서 대폭 후퇴한 셈이다. 여기에 SRM이 섞일 수 있는 내장 등도 그대로 수입되는 동시에 수입 물량에서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이 검출돼도 해당 작업장에 대한 수출 승인 취소도 요구할 수 없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주권 국가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검역 주권을 우리 정부 스스로 포기한 것이고, 검역에 있어 무정부 상태를 맞게 됐다.”면서 “협상 과정에서 원칙도 없고 기준도 지켜내지 못하면서 국민들을 설득할 명분도 잃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카터 前 美대통령 이스라엘서 홀대 왜?

    ‘중동 평화의 전도사’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서 푸대접을 당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책 모색을 위한 중동 순방 첫 방문국으로 이스라엘을 찾은 그를 실세 지도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AP,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카터는 13일 시몬 페레스 대통령만 면담했을 뿐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 등 실세들은 모두 그를 피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대내 정보기관인 신베트도 미국 지도자들의 방문시 경호지원을 해오던 관례를 깨고 카터 경호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978년 미국 대통령 신분으로 이스라엘과 이집트간 캠프데이비드 협상을 중재해 중동 평화의 토대를 마련한 주역이다. 이스라엘이 그런 카터를 냉대한 속사정은 따로 있다. 오는 18일 시리아를 방문해 이스라엘의 타도대상인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칼리드 마샬을 만난다는 그의 계획이 이스라엘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그는 지난주 미국방송 ABC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하마스의 지도자들과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적어도 누군가는 하마스 지도자들을 만나 그들의 시각을 말하게 하고 팔레스타인 집권당인 파타와 협력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쏟아지는 비난에도 뜻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평화의 걸림돌인 하마스와 평화를 얘기하는 게 어떤 실익을 거둘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6년 펴낸 책 ‘팔레스타인:아파르트헤이트가 아닌 평화’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르트’에 비유해 졸지에 반이스라엘 인사로 낙인찍히기도 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행정처분 무효소송도 가능

    앞으로는 무효확인 소송을 통해서도 부적절한 행정처분으로 입은 피해 등을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 종래 법원은 권리 또는 이익 침해 구제를 위해 더 효과적인 소송이 있을 경우, 무효확인 소송은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으로서는 소송 선택권이 넓어진 셈이다.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일 권모(74)씨가 수원시를 상대로 낸 하수도원인자부담금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권씨는 2004년 5월 수원시 영통지구에 신축건물을 지은 뒤 수원시에 1500만원의 하수도부담금을 냈다. 하지만 권씨는 앞서 한국토지공사가 1995년 택지개발사업을 하며 영통지구 전체에 대한 부담금을 냈기 때문에 수원시가 이중 부과했다며 2005년 뒤늦게 소송을 냈다.1,2심에서는 행정처분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취소 청구를 기각했으나 권씨가 예비적으로 청구한 무효 소송은 이유가 있다며 받아들였다. 종전 판례에 따르면 권씨의 경우에는 무효확인 소송이 각하된다. 굳이 무효확인 소송을 내지 않더라도,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으로도 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시론] 제네바 북·미 회담과 실용외교/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제네바 북·미 회담과 실용외교/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부가 남북관계를 북핵 문제의 진전과 연계시키고 북한은 간접 경고를 보내면서 탐색전을 벌이는 가운데 제네바에서 북·미 핵 협상 대표들이 만났다. 회담에서 양측은 북핵 폐기 2단계의 최대 걸림돌인 북한의 신고 문제를 집중 논의하였고,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로서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그리고 마지막 3단계 협의방안도 논의하였다. 특히 북한 핵 신고의 세 가지 대상 중 과거의 핵인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과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을 현재와 미래의 핵인 플루토늄프로그램과 분리하여 북한이 후자만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신고하고 전자는 북·미간에 비밀문서로 타결하는 방향으로 신고 형식에 대한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국측이 교착상태 타개를 위해 유연성을 발휘하여 북한 수뇌부의 결정을 수월하게 해 준 점은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김계관 부상이 회담 직후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은 과거, 현재, 미래 어디에도 없다고 단정하였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이 바라는 대로 이를 시인하고 3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중국이 제안한 상하이 코뮤니케 방식대로 미국의 의혹과 북한의 해명을 병기한 문서를 작성하고 넘어갈 수는 있을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핵 실험을 감행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까지 받고 있는 북한이 자못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데 비해 오히려 미국은 사태를 수습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다. 동북아 정세를 5년 이상 불안하게 한 제2차 북핵 위기를 발생시킨 북한의 새로운 핵 개발 의혹이 확실한 고급 증거에 입각하지 않았고, 대북 강경 일변도의 경직된 정책이 오히려 북한의 핵 물질 보유와 핵 실험까지 초래하게 하여 미국의 대북 협상력이 위축된 데 그 원인이 있다.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 격이니 수세에 몰린 것이다. 정부의 대북 관망정책 또는 북핵-남북관계 연계정책의 장래도 불투명해졌다. 현 국면이 미국이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는 차원에서 북한이 미국의 체면을 살려줄지를 결정하는 쪽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정부는 미국의 대북 협상에만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핵 문제의 진전 여부를 가릴 주도권은 북한이 가지게 되었고,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 타결에 열중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보다 엄격한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남북관계를 전면 재검토한다는 이유로 남북관계를 관망만 하고 있으면, 북한은 자연히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처럼 남한을 무시하면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여 경제적 부담만 남한에 넘기려 할 것이다. 정부의 대북 협상력 제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북·미 협상이 실패하면, 정부는 경제난에 처한 북한이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선택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에 의거, 미국과 공조하여 대북 압박에 나설 것이다. 문제는 이때 북한이 이에 굴복하기보다는 오히려 한반도 정세를 긴장국면으로 몰고 갈 모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를 곤경에 밀어넣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실용외교를 대북관계에도 적용하여 북한의 비핵화시 남북경협에 응한다는 수동적인 정책보다는 국가안보와 경제적 실익 증진을 위해 호혜적인 남북경협을 추진하여 북한의 비핵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운 상대라도 말썽 피우는 것을 그저 방관하기보다는 잘 통제·관리하는 것이 실용 아닌가.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용산기지 이전비 10조원 한국부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미경 윤설영기자|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비용이 100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르고 한국이 대부분을 부담할 것”이라고 증언한 것이 15일 뒤늦게 밝혀졌다. 벨 사령관은 또 당초 미국측이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강 이북의 미군 2사단 이전비용도 50대50 배분 원칙에 따라 50%는 미국이,50%는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벨 사령관의 발언은 오는 5월쯤 시작될 2009년 이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한국측의 분담금 증액 및 분담금 전용 허용을 요청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벨 사령관은 지난 12일 미 하원 세출위원회에 출석, 업무보고를 통해 “지난 2004년 한·미간 합의된 용산기지 재배치 계획에서 한국은 용산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옮기는 것과 관련된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한국은 이미 이 가운데 2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대신 “미국은 평택 캠프 험프리내 미군 가족 및 장병 주거시설을 15년간 임차하기로 했다.”며 그 비용이 14억달러(약 1조 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의정부 2사단 이전비용은 미국이, 용산기지 이전비용은 한국이 각각 분담한다는 ‘원인제공자 부담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벨 사령관의 발언을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 및 외교부 당국자도 “한·미 정부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나 전용을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벨 사령관은 방위비 분담금의 일부를 기지이전 비용으로 돌려 쓰면 50%만 부담하면 된다는 뜻에서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을 기지 이전비용으로 전용하는 것에 대해 국회와 시민단체들이 ‘원칙에 어긋난다.’는 등의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또 이 경우 우리 정부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동맹 차원뿐 아니라 실익과 투명성을 고려해 방위비 분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kmkim@seoul.co.kr
  • [단독]한·미 ‘이라크 파병연장’ 최우선 의제로

    다음달 중순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은 한국측의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 및 방위비 분담협상 등 한·미 동맹의 기본 축인 군사동맹 강화를 최우선 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1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및 쇠고기 개방 등 통상외교가 현안이지만 이에 앞서 이라크 파병 등 전통적 군사동맹이 회담 테이블에 먼저 오를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 11월 자이툰부대 파견이 1년 더 연장돼 올해 말까지 주둔할 예정인데, 추가 연장에 대한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파병 연장에 대해 외교부가 국방부 등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연장을 결정할 때 부대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만큼 한·미 동맹 강화를 고려할 때 연장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한·미 동맹 강화와 함께 자원외교를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라크 유전 등 에너지 개발과 동맹군 파병을 연계시킬 경우 파병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자원외교와 맞물린 파병 연장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라크 파병을 통한 한·미 동맹 강화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자원외교와 연결되는 것도 실익을 따져 봐야 한다.”며 “또 한·미 FTA와 쇠고기 문제가 맞물려 있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방위비 분담협상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어떤 카드가 국익에 도움이 될지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금산 분리 점진적 완화”

    “금산 분리 점진적 완화”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6일 “금융·산업 분리는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가면서 점진적으로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산분리가 세계적 추세이긴 하지만 바람직한 시스템이란 그 나라 특수상황에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금융위의 성공이 새 정부 성공의 시금석이라고 말했다.”면서 “금융산업이 경제 선진화를 앞당기는 새 엔진이 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산분리에 대한 입장은. -여러해 전부터 금산분리가 경직되게 운영된다고 생각했다. 무리한, 급격한 완화는 하지 않을 것이다.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치거나 무분별한 대출이 나타나는 등 잠재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신축적으로 접근,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완화 속도와 범위에 대해서는 경제적 실익을 따져본 뒤 추진하겠다. ▶완화에 대한 반대도 많다. -현 금산분리 원칙 하에서는 우리금융지주와 산업은행 등을 민영화하면 외국 자본만 투자하게 된다.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 범위는 넓히되 감독시스템 기능 강화 등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금융공기업 민영화는. -빠른 것 못지않게 옳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합병이라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고, 민영화라면 소유주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 돼야 한다. 금산분리 완화와 금융공기업의 민영화가 맥을 같이하며 기대하는 효과를 내도록 충분히 연구해 추진하겠다. ▶금융감독원 등 후속 인사는. -시간적으로 빨리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 최대한 빨리 조직체계를 마무리하겠다. ▶금융위의 서초동 이전에 대해서는. -일단 결정된 것이고 장단점이 있는 만큼 나타나는 부작용을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하겠다. 신축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일에 임할 생각이다. ▶신용불량자 문제는. -철저한 기초조사가 진행 중이다. 기초에 근거한 합리적 대책을 마련하겠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신입생은 ‘봉’

    신입생은 ‘봉’

    “왜 우리가 등록금을 더 많이 내야 하나요?” 올해 전북의 한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김모(20)씨는 등록금 명세서를 받아들고 당황했다. 선배들에게 들었던 등록금 액수와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사정을 알고 보니 이 대학은 신입생에게 훨씬 높은 등록금 인상률을 적용하고 있었다.“제 기간에 등록을 하지 않으면 입학이 취소된다는데 군말없이 낼 수밖에 없죠.” ●‘울며 겨자먹기’로 등록금 내는 신입생들 서울신문 취재 결과 많은 대학에서 신입생과 재학생의 등록금 인상률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학생은 4∼9%의 인상률을 적용하는 반면 신입생에게는 6∼12%의 인상률을 적용했다. 원광대는 재학생 등록금이 동결됐지만 신입생은 11.9%나 인상해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대학들은 한결같이 ‘수익자 부담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건물 신축이나 강의 확대 등 혜택의 실익을 신입생이 가장 오랜 기간 누린다.”면서 “그 부담을 신입생이 많이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이유라면 2학년 이상 재학생에게도 각기 다른 인상률을 적용해야 하지만 대학들은 이들에게 똑같은 인상률을 적용한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김동언 간사는 “재학생의 강경한 등록금 투쟁으로 확보하지 못한 예산을 신입생에게 전가시키려는 속셈”이라면서 “신입생은 ‘울며 겨자먹기’로 등록금을 납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값 입학금’의 용처는? 신입생을 울리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등록금과 별개인 입학금도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다. 취재 결과 서울 주요 사립대 입학금은 90만∼100만원이었다. 국립대인 서울대의 입학금이 16만 9000원인 것에 비하면 5∼6배에 이른다. 고려대는 102만 9000원으로, 사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올해 입학금이 100만원을 넘어섰다. 대학들은 ‘금값 입학금’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거나 ‘신입생 관련행사 비용’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입학금이 처음에 책정된 뒤 등록금 인상률을 그대로 적용시키다 보니 100만원 수준으로 올라갔다.”면서 “오리엔테이션이나 입학식과 같은 신입생을 위한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대부분 ‘학생회 위탁’으로 치러지고 있어 입학금을 많이 받을 이유가 없을 뿐더러 설령 대학이 행사를 기획한다 하더라도 비용이 한 사람에 100만원에 이른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서울지역 대학의 전 부총학생회장인 최모(27)씨는 “오리엔테이션은 학교쪽에서 학생회에 400만∼500만원을 지원해주고 학생회가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따로 지출하는 비용은 거의 없다.”면서 “유명 연예인의 초대비용을 감안해도 한 사람에 100만원씩 걷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김 간사는 “대학이 입학금의 용도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수업료와 다름없이 대학 회계에 편입시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신입생에 대한 횡포”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로스쿨 항명’ 정치적 책임 물은 듯

    ‘로스쿨 항명’ 정치적 책임 물은 듯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자발적으로 물러나는 형식을 띠었지만 경질의 성격이 짙다. 청와대도 이를 굳이 감추지 않는다. 김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 반나절도 채 안돼 노무현 대통령은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참여정부에서 장관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적이 적지 않지만 청와대가 곧바로 수리하지 않고 시간을 끌어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면담록 유출’ 파문을 일으킨 김만복 국정원장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15일 사의를 표시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노 대통령은 아직까지 수리하지 않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은 김 부총리의 사표를 수리키로 한 이유에 대해 “부총리가 업무를 잘 수행해 온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최종단계에서 지역간 균형을 더 충실히 반영하라는 대통령의 뜻을 이행하는 데 있어서 미흡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선정과정에서 청와대의 불만이 컸다는 방증이다.‘항명’으로 비쳐진 데 대한 정치적인 책임을 물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외견상 청와대가 먼저 사의 표시를 종용하지는 않은 듯하다. 노 대통령의 임기를 불과 19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장관 교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실익도 없기 때문이다. 천 대변인은 “청와대가 김 부총리에게 사표를 요구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1개 광역 시·도에 1개 로스쿨’ 배정 원칙을 제시했는데도 김 부총리가 지난달 31일 일방적으로 예비인가 심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배수진’을 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 끝에 청와대의 체면을 세우는 정도의 절충안이 나왔지만 청와대의 위신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김 부총리도 이미 이때부터 물러나겠다는 뜻을 굳히고 사표를 품속에 지니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4일 오후 5시 로스쿨 예비인가 최종안을 발표한 직후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밝혔다. 이어 부총리 비서실장이 이날 저녁 사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다음날인 5일 오전 사표를 곧바로 수리했다. 교육부총리의 전격교체로 이어진 로스쿨 파동은 차관 대행체제의 교육부 운영이라는 파행을 몰고 왔다. 하지만 로스쿨 파장은 계속될 것 같다. 김성수 구혜영기자 sskim@seoul.co.kr
  • “인사위 행자부에 통합 전문·공정성 확보안돼”

    “인사기관이 독립돼 있지 않다면 어떻게 상관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습니까.” 한국인사행정학회가 23일 서울 출판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이명박정부의 중앙인사기관의 위상과 역할’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단장이 ‘독립성과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은 인사기관의 문제를 이같이 지적하는 등 중앙인사위원회의 행정자치부 통합 등 인사 방향에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백종섭 대전대 교수는 “인사기관은 전문성과 공정성,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면서 “백화점식 복합기능을 하는 기관이 인사를 맡으면 비인사업무로 인해 고도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하는 인사에 전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공무원의 순환보직시스템 등 인사행정을 아마추어식으로 했을 때 국가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적 자원’의 실패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립성과 신뢰성을 위해 인사위를 ‘인사원 또는 인사관리처’로 운영하고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소한 통합된 행정안전부 내에 ‘조직인사관리본부’를 둬 국이 아닌 본부장 체제는 갖춰야 전문화와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박천오 명지대 교수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선심성 정책과 인사가 남발했는데 그것이 기관아래 들어가면 결코 효율성을 발휘할 수 없다.”면서 “인사전담 행정기관을 둬 불공정 인사를 막고 공무원 인사에서도 수월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철 부산대 교수는 “인사기관의 독립을 조직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이명박 당선인의 태도가 아쉽다.”면서 “인사의 중요성을 그렇게 강조하면서도 정작 그에 걸맞은 조직을 개발해 전략을 새롭게 짜진 않고, 되레 활동을 못하게 왜곡시키니 안타깝다.”고 직격타를 퍼부었다. 부처 통합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실현가능성에 대해 공론화도, 여론 수렴과정도 거치지 않고 너무 급커브를 틀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수렴과정을 밟아 차후에 발생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박경원 서울여대 교수는 “인사는 내부 임용 정도가 아니다.”면서 “잘못된 인사는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길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절차를 밟아 검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조건적인 통폐합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부처업무의 중복과 혼재는 완전히 사라지기 힘들고 때로는 일방적인 전달에서 오는 위험성을 상쇄시키기도 한다.”면서 “수평적 분화는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수직적 분화는 늘어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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