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농협-동남아 등 해외시장 개척 토종 자본의 글로벌화 추진
농협이 세계적인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순수 토종 자본 금융기관으로서 글로벌 시대 협동조합의 특성을 살린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창립 46주년을 맞아 대내외에 선언한 ‘비전 2015’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내부혁신과 내실경영, 신(新)발전체제 구축을 통해 협동조합의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굳건히 하고, 대형화·겸업화, 글로벌화, 협동조합 가치 실현 등 3대 발전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융 부문에서는 종합금융그룹의 효율적 추진과 글로벌화, 농업 지원 체제 강화를 올해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정용근 신용대표이사는 “미래 성장산업인 투자금융(IB)을 강화하고, 카드와 보험 등 사업 부문별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해 종합금융그룹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자회사를 통한 겸업화를 추진하고 국내 은행간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세계 수준의 규모화를 이뤄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쌓아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금융투자회사 및 소비자금융, 부동산신탁 등을 설립하고 카드·공제(보험) 부분은 자회사로 전환을 추진,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자회사를 키우기 위한 계획도 추진 중이다. 자회사에 대한 자본확충과 함께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금융계열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최고경영자(CEO)는 공모를 거쳐 영입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최근 NH투자증권이 CEO를 공모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 CEO 공모는 농협 사상 처음으로, 업계에서도 농협의 ‘변신’에 주목하고 있다.
농협 신용 부문의 이런 변화는 세계적인 금융그룹인 프랑스 크레디어그리콜과 네덜란드 라보뱅크를 모델로 하고 있다. 단순 협동조합 은행에서 출발했지만 사업을 다각화하고 규모화를 추진하면서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농협이 규모화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종합 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쏟는 이유다. 종합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국내·외에서 균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외 영업망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 뉴욕 지점과 중국 상하이 사무소 개설은 현재 국내 금융당국과 협의를 마쳤고, 해당국 감독기관과 세부 추진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단계적인 해외 진출 액션 플랜에 따라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남아 신흥시장에 농업금융을 진출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하나로마트와 농업컨설팅을 결합시킨 독특한 모델을 개발, 농산물 수출을 위한 해외 농업시장도 적극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협동조합금융의 발전을 위해 농업 전문펀드를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대출이 전부로만 알려졌던 농업금융을 투자 부문까지 확대하자는 취지다. 농협이 신(新)농업 금융기법 개발 및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세계적인 농업금융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신호탄인 셈이다.
이와 더불어 본연의 협동조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수익센터의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과정에서 생기는 경제사업의 적자를 보전하고 농업인 실익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수익센터가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경쟁이 심화되고, 신(新)BIS 비율 도입에 따른 자기자본 확충 등 신용사업의 앞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지만, 수많은 은행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외환위기 시기에도 흑자결산으로 저력을 발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 No.1 금융리더’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