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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에 건 46억 소송 취하…470억 손해배상 제기한 한화오션도 취소 검토

    현대제철이 2021년 파업을 벌인 비정규직 노동조합 노동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46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했다. 한화오션도 파업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47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소를 검토하고 조율하는 등 더불어민주당이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자발적 소송 철회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14일 내부 공지를 통해 “노조법 개정 추진에 지회가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불법 파견과 소송 부당성을 제기하고 국정감사 대응에 나선 결과”라며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2021년 당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던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소속 협력사 노동자들은 사측이 불법 파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 방안을 제시하자 반발해 50여일간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에 사측은 노동자 180명을 상대로 200억원대 손배소를 제기하고, 461명을 상대로 46억 1000만원의 2차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에 취하한 것은 2차 소송 건이다. 1차 소송은 지난 6월 1심 법원이 노조의 배상 책임을 5억 9000여만원으로 인정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고, 노조가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의 손배소 취하는 앞서 민주당이 지난달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상대 손배소 취하를 요청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 풀이된다. 노란봉투법에는 노조 활동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한 제3조 2항의 적용을 법 시행 전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하도록 해 법안이 통과되면 소를 유지할 실익이 없다. 한화오션도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22년 6월 도크를 점거하며 51일간 파업한 하청노동자회 소속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같은 해 8월 470억원의 손배 소송을 걸었다. 대우조선해양의 후신인 한화오션도 민주당의 중재에 따라 손배소 취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조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큰 틀에서 합의했으며, 재발 방지 약속 문제를 놓고 막판 협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에 건 46억 소송 취하…470억 손해배상 제기한 한화오션도 취소 검토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에 건 46억 소송 취하…470억 손해배상 제기한 한화오션도 취소 검토

    현대제철이 2021년 파업을 벌인 비정규직 노동조합 노동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46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했다. 한화오션도 파업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47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소를 검토하고 조율하는 등 더불어민주당이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자발적 소송 철회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14일 내부 공지를 통해 “노조법 개정 추진에 지회가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불법 파견과 소송 부당성을 제기하고 국정감사 대응에 나선 결과”라며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현대제철 측도 “손배소 취하 사실이 맞다”고 확인했다. 2021년 당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던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소속 협력사 노동자들은 사측이 불법 파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 방안을 제시하자 반발해 50여일간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에 사측은 노동자 180명을 상대로 200억원대 손배소를 제기하고, 461명을 상대로 46억 1000만원의 2차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에 취하한 것은 2차 소송 건이다. 1차 소송은 지난 6월 1심 법원이 노조의 배상 책임을 5억 9000여만원으로 인정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고, 노조가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의 손배소 취하는 앞서 민주당이 지난달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상대 손배소 취하를 요청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 풀이된다. 노란봉투법에는 노조 활동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한 제3조 2항의 적용을 법 시행 전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하도록 해 법안이 통과되면 소를 유지할 실익이 없다. 한화오션도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22년 6월 도크를 점거하며 51일간 파업한 하청노동자회 소속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같은 해 8월 470억원의 손배 소송을 걸었다. 대우조선해양의 후신인 한화오션도 민주당의 중재에 따라 손배소 취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조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큰 틀에서 합의했으며, 재발 방지 약속 문제를 놓고 막판 협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미 통상관계 ‘리셋’… 가까운 미래에 WTO 복원도 어려울 듯”[월요인터뷰]

    “한미 통상관계 ‘리셋’… 가까운 미래에 WTO 복원도 어려울 듯”[월요인터뷰]

    미국이 지난 30년간 유지돼 온 세계무역기구(WTO) 다자무역 체제 종식을 선언했다. 관세와 제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기존의 세계무역 질서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합의 체결 장소인 스코틀랜드 턴베리 지명을 따 새 무역 질서를 ‘턴베리 체제’라고 이름 붙인 미국은 “우리는 이제 ‘트럼프 라운드’를 목도하고 있다”(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고 했다. 강대국이 정한 ‘룰’이 곧 새 질서가 되는 뉴노멀의 시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30년 넘게 직업 외교관으로서 양자·다자 협상에 참여했으며 지금은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팀 고문으로 활동하는 최석영(70) 전 주제네바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는 10일 “지금은 글로벌 통상 질서가 다자 질서에서 근본적으로 강대국 중심의 일방주의 질서로 재편되는 시기”라면서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의 동맹 관계, 통상 관계도 ‘리셋’(재설정)되는 시기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美, WTO체제 종식 선언WTO 체제 더이상 작동하지 않아강대국 중심 통상질서로 재편 중한미 양국 관계도 재설정되는 시기-이제 자유무역 체제는 끝난 것인가. “2차 대전 이후 자유무역 질서를 지탱해 왔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와 WTO 체제는 더이상 작동을 안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까운 미래에 이 체제가 복원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다. 지금은 과거 확립된 질서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질서도 아직 형성되지 않은 과도기로, 힘에 의한 질서가 지배하는 상황이다.”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동맹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는 시각이 있다. “한미 간 통상 협상은 조용하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양국 정부와 민간 기업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고 최근에는 통상 문제가 안보와 직결되면서 협상 자체가 굉장히 민감한 사항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전에 비해 협상에 따른 충격도 훨씬 큰 상황이다.” -곧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어떤 대비를 해야 하나.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 동맹 관계의 향후 방향을 특징 짓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실제 무역 협상 테이블에서 같이 논의를 안 했을 뿐이지 같은 시간 다른 테이블에서는 논의를 해 왔다. 주한미군 역할 확대, 방위비 및 국방비 증액 문제도 핵심 사안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 부분 관련 미국의 청구서가 나오거나 양국 간 일정한 양해 사항을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 관세 협상에 대해선 합의 자체를 평가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대한 방향을 언급할 것으로 본다.” -관세 협상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25% 관세를 맞는 최악의 국면을 피했다는 점,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면이 있다. 다만 대미 투자 펀드가 어떤 방식으로 조성되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누가 소유하며 누가 이익을 갖고 가는지에 대한 양국의 이해가 다르다. 농산물 수입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다르다. 세부적인 내용의 모호성은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는데, 최악의 국면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타결을 먼저 한다는 점에서 ‘건설적 모호성’이라고도 한다. 쉽게 말해 숙제를 뒤로 미룬 거다.” -협상 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나. “이를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협상을 또 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지금은 일종의 정치적 합의를 하는 단계이므로 모호한 대로 놔두는 게 양쪽에 다 좋다. 섣불리 문서화 작업을 해 트럼프가 생각하는 선물이 구체화되면 우리가 바가지 쓰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므로 후속 협상이 더 힘들고 중요하다.” -자동차 협상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일본, EU 등 경쟁국에 비해 미국 시장에서 2.5% 관세 격차 우위를 누리고 있었는데 이게 소멸돼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렇지만 협상을 잘못했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강자가 약자에게 ‘그냥 돈 줄래, 맞고 돈 줄래’ 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협상이기에 우리 협상단이 ‘잘했다’, ‘못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면에서 보면 미국의 힘을 이용해 미국 주도의 통상 질서를 재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정치 게임을 잘하고 있는 거다.” -최혜국 대우를 적용받는다고 하지만 반도체 관세 우려가 크다. “미국 정부가 약속했다고 하는 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되 미국에 생산설비를 가지고 있거나 설비투자 계획을 시행하는 경우 예외를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투자했거나 공장을 건설 중이므로 유리한 입장에 있을 수 있으나 워낙 변동성이 많은 여건을 감안해 예의 주시해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 대비 어떻게 동맹 관계 방향 특징 짓는 계기 될 것주한미군 역할·방위비 등 핵심 사안관세 협상 구체화 방향 등 언급 전망-관세 수입이 막대해 미국이 관세를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다고 한다. “트럼프 1기 때 중국에 초강경책을 쓰면서 한국·일본·EU에 대해서도 철강 관세를 부과했는데, 조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없어지기는커녕 그대로 승계했다. 통상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좀 과한 측면이 있지만 상당 부분 의회가 정한 입법에 근거해 무역 정책을 취하고 있고, 의회의 태도가 행정부 태도와 거의 비슷해 앞으로 행정부가 바뀐다 해서 이 정책이 갑자기 바뀔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관세 인상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계속될까. “미국 입장에서는 부채를 줄이고 제조업 생산 기반을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자동으로 들어오는 관세 수입을 스스로 막을 이유가 전혀 없다. 물가 인상이 있을 수 있지만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가는 상황이 되면 그때는 관세를 신축적으로 조정하면 된다. 미국이 미래의 어떤 불확실성 때문에 ‘관세를 미리 낮춰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은 안 할 거라고 본다.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보는 이유다.” -시급하게 교역 다변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교역 관계가 특정 국가, 특정 품목에 너무 치우쳐 있으면 취약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다변화할 새로운 시장이 없는데 무조건 미국 시장 의존도부터 줄이는 게 가능한 것인지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다만 특정 시장에 편중돼 있는 위험을 분산시키려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같은 지역 협력 체제 등 우방국과의 협력 체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CPTPP 참여 가능성은. “문재인 정부 때 CPTPP 가입을 추진했지만 정부가 협상하기 전 국회에 보고하는 절차 단계에서 막혔다. 이 협정에 가입하려면 농산물 쪽을 좀더 열어야 한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국가들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 정부 아닌가. 여당도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있으니 이제는 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단순한 무역 자유화가 아닌 공급망 안정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핵심 광물,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경제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통상 뉴노멀 시대 생존 전략 美에 수출 때 환적·원산지 위반 조심세계 각국 보조금 대놓고 주는 시대기업 지원 정책·입법 흐름 반영해야-뉴노멀 시대에 기업들은 난리가 났다. “이제 수출할 때마다 미국 관세를 계속 맞아야 하는 구조다. 미국이 우회 수출을 방지하기 위해 원산지 검증을 굉장히 까다롭게 한다. 즉 환적, 원산지 위반을 조심해야 한다. 미국 정부가 원산지 위반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40% 추가로 더 부과하고 벌금도 매기겠다고 했다. 미국이 이렇게 하면 다른 나라도 대응 조치를 마련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각 나라들이 취하는 무역·투자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을 훨씬 더 강화해야 한다.” -기업 지원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보조금을 대놓고 주는 시대다. 국제 규범 위반을 따지는 것은 전혀 실익이 없다. 세계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 기조하에 막대한 재정과 조세 혜택을 자국 기업에 쏟아붓고, 경제안보 확보를 위한 배타적인 법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의 경제안보 정책과 입법에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야 할 엄중한 시기다.”
  • 내란 특검, 신원식 재소환… 계엄 해제 가결 후 ‘尹 행적’ 조사

    12·3 비상계엄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 특검)이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을 불러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적 등에 대해 들여다봤다. 11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된다. 10일 내란 특검은 지난 7일에 이어 신 전 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신 전 실장은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이후 합동참모본부 지하 결심지원실에서 윤 전 대통령을 대통령 집무실로 안내한 인물이다. 내란 특검은 계엄 당일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행적 확인 절차에도 착수한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 8일 “추 전 원내대표 등 주요 피고발인은 어느 정도 사실관계가 확정된 다음 소환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비상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로 공지했다가 여의도 당사로 바꿨고, 이후 다시 국회로 공지했다가 또다시 여의도 당사로 변경했다. 특히 추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의 경우 계엄 선포 후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던 기록도 남아 있어 직접적인 지시를 받은 게 있는지 따져 볼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체포영장 재청구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는다 해도 윤 전 대통령이 계속 집행을 거부할 경우 실익이 없다는 판단 아래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12일 김건희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당한 영장 집행을 거부하는 피의자의 적반하장식 태도는 결국 유죄 가능성과 불법성만 크게 가중시킬 뿐”이라며 “정당한 법 집행을 거부한 법치 훼손 행태에 대한 적절한 처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한미 통상관계 ‘리셋’…가까운 미래에 WTO 복원도 어려울 듯”

    “한미 통상관계 ‘리셋’…가까운 미래에 WTO 복원도 어려울 듯”

    미국이 지난 30년간 유지돼 온 세계무역기구(WTO) 다자무역 체제 종식을 선언했다. 관세와 제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기존의 세계 무역 질서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합의 체결 장소인 스코틀랜드 턴베리 지명을 따 새 무역 질서를 ‘턴베리 체제’라고 이름 붙인 미국은 “우리는 이제 ‘트럼프 라운드’를 목도하고 있다”(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고 했다. 강대국이 정한 ‘룰’이 곧 새 질서가 되는 뉴노멀의 시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30년 넘게 직업외교관으로 양자·다자 협상에 참여하고 지금은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팀 고문으로 활동하는 최석영(70) 전 주제네바 국제기구대표부 대사는 10일 “WTO 체제는 더 이상 작동을 안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가까운 미래에도 이 체제가 복원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과거 확립된 질서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질서도 아직 형성되지 않은 과도기로 힘에 의한 질서가 지배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트럼프 관세 압박에 ‘동맹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는 시각이 있다. “지금은 글로벌 통상질서가 다자질서에서 강대국 중심의 일방주의 질서로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시기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의 동맹 관계, 통상 관계도 ‘리셋’(재설정)되는 시기로 보는 게 맞다. 더군다나 한·미간 통상 협상은 조용하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양국 정부, 민간 기업 이해관계가 걸려 있고 최근에는 통상 문제가 안보와 직결되면서 협상 자체가 굉장히 민감한 사항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전에 비해 협상에 따른 충격도 훨씬 큰 상황이다.” -곧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어떤 대비를 해야 하나.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 동맹 관계의 향후 방향을 특징 짓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실제 무역 협상 테이블에서 같이 논의를 안 했을 뿐이지, 같은 시간 다른 테이블에서는 논의를 해 왔다. 주한미군 역할 확대, 방위비 및 국방비 증액 문제도 핵심 사안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 부분 관련 미국의 청구서가 나오거나 양국간 일정한 양해 사안을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 관세 협상에 대해선 합의 자체를 평가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대한 방향을 언급할 것으로 본다.” 주한미군 역할 확대, 방위비·국방비 증액 언급되나“한미 정상회담, 동맹 관계 향후 방향 특징 지을 것”“방위비 분담금, 같은 시간 다른 테이블서 논의해와”“관세 협상, 지금은 모호하게 놔두는 게 양쪽에 좋아”-관세 협상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25% 관세를 맞는 최악의 국면을 피했다는 점,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면이 있다. 다만 대미투자펀드가 어떤 방식으로 조성되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누가 소유하고 누가 이익을 갖고 가는지에 대한 양국의 이해가 다르다. 농산물 수입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다르다. 세부적인 내용의 모호성은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는데 최악의 국면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타결을 먼저 한다는 점에서 ‘건설적 모호성’이라고도 한다. 쉽게 말해 숙제를 뒤로 미룬거다.” -협상 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나. “이를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협상을 또 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지금은 일종의 정치적 합의를 하는 단계이므로 모호한 대로 놔두는 게 양쪽에 다 좋다. 섣불리 문서화 작업을 해 트럼프가 생각하는 선물이 구체화되면 우리가 바가지 쓰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므로 후속 협상이 더 힘들고 중요하다.” -자동차 협상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일본, EU 등 경쟁국에 비해 미국 시장에서 2.5% 관세 격차 우위를 누리고 있었는데 이게 소멸돼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렇지만 협상을 잘못했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엄밀히 말하면 이건 대등한 협상 또는 평평한 운동장에서의 협상이 아니다. 강자가 약자에게 ‘그냥 돈 줄래’, ‘맞고 돈 줄래’ 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협상이기에 우리 협상단이 ‘잘했다’, ‘못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면에서 보면 미국의 힘을 이용하여 미국 주도의 통상질서를 재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정치 게임을 잘 하고 있는거다.” -최혜국대우 적용받는다고 하지만 반도체 관세 우려가 크다. “미국 정부가 약속했다고 하는 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이미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되 미국에 생산설비를 가지고 있거나 설비투자계획을 시행하는 경우 예외를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도체는 수출도 많이 하고 투자도 많이 했기 때문에 사실 관세가 부과되면 굉장히 치명적이다. 우리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투자했거나 공장 건설 중이므로 유리한 입장에 있을 수 있으나 워낙 변동성이 많은 여건을 감안해 예의 주시하여야 한다.” -의약품 관세도 예고돼 있다. “의약품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부과하되 최대 250%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도 흘러 나온다. 우리나라도 바이오시밀러 계통의 의약품을 대량 수출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관세 부과는 물론 예외 조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관세 수입이 막대해 미국이 관세를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다고 한다. “트럼프 1기 때 중국에 초강경책을 쓰면서 한국·일본·EU에 대해서도 철강 관세를 부과했는데 조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없어지기는커녕 그대로 승계했다. 통상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좀 과한 측면이 있지만 상당 부분 의회가 정한 입법에 근거해 무역 정책을 취하고 있고, 의회의 태도가 행정부 태도와 거의 비슷해 앞으로 행정부가 바뀐다 해서 이 정책이 갑자기 바뀔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관세 인상이 고물가 부담 안기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계속될까. “미국 입장에선 부채를 줄이고 제조업 생산 기반도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당장 자동으로 들어오는 이 관세 수입을 스스로 막을 이유가 전혀 없다. 물가 인상이 있을 수 있지만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가는 상황이 되면 그때는 관세를 신축적으로 조정하면 된다. 미국이 미래의 어떤 불확실성 때문에 ‘관세를 미리 낮춰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은 안 할 거라고 본다.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보는 이유다.” 미국 행정부 바뀌어도 고율의 관세 정책 유지될 듯고물가 부담에도 부채↓, 제조업 생산 기반 이점 커한미 FTA, 관세 부분 고장…다른 부분 여전히 작동-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무력화된 것인가. “한국은 영세율(제로 관세율)을 유지하면서 미국은 갑자기 15%가 됐다. 이건 한미 FTA의 내용은 물론 정신에 어긋난다. 다만 관세 부분이 망가졌다 해도 비관세, 규범, 서비스, 투자, 지식재산권, 정부 조달 등 다른 부분은 여전히 살아 있다. 또한 제도적 협력이라고 하는 장관급 회의, 차관급 회의, 각 분과별 회의 등 양국간 소통 채널이 작동하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시급하게 교역 다변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관세 압박은 결국 강대국의 강압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 강압에 취약한 부분이 뭔지를 살펴야 한다. 교역 관계가 특정 국가, 특정 품목에 너무 치우쳐 있으면 취약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는 미국과 중국이고,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에 우위를 점한 품목은 10여개밖에 안 된다. 한편 다변화가 말이 쉽지, 현실적으로 다변화할 새로운 시장도 없는데 무조건 미국 시장 의존도부터 줄이는 게 가능한 것인지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다만 특정 시장에 편중돼 있는 위험을 분산시키려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와 같은 지역 협력 체제 등 우방국과의 협력체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CPTPP 참여 논의는 이전에도 있었는데 진척이 없었다. “문재인 정부 때 CPTPP 가입을 추진했지만 정부가 협상을 하기 전 국회에 보고하는 절차 단계에서 막혔다. 이 협정에 가입하려면 농산물 쪽을 좀 더 열어야 한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이런 국가들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 정부 아닌가. 여당도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있으니 이제는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지금은 단순한 무역 자유화가 아닌 공급망 안정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핵심 광물,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경제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특정 국가·품목에 편중돼 취약성 증가CPTPP 등 지역 협력 체제 참여 필요국내 기업, 환적·원산지 위반 유의해야세제 혜택이든 보조금이든 쏟아부어야-뉴노멀 시대에 기업들은 난리가 났다. “이제 수출을 할 때마다 미국 관세를 계속 맞아야 하는 구조다. 또한 미국이 우회수출을 방지하기 위해 원산지 검증을 굉장히 까다롭게 한다. 즉 환적, 원산지 위반을 조심해야 한다. 미국 정부가 원산지를 위반한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40% 추가로 더 부과하고 벌금도 매기겠다고 했다. 미국이 이렇게 하면 다른 나라도 대응 조치를 마련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각 나라들이 취하는 무역 투자 정책에 대해 모니터링을 훨씬 더 강화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도 변화하는 통상 환경에 대응할 수 있게 내부 조직을 보강해야 한다.” -기업 지원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보조금을 대놓고 주는 시대다. 국제 규범 위반을 따지는 것은 전혀 실익이 없다. 규범에 기반한 질서는 소멸되고 힘에 의한 질서로 재편되는 시기다. 국가 경제의 기둥이 되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세제 혜택이든 보조금이든 재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미국에서도 지난달 대규모 감세법(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이 시행됐다. 외국 기업에 주는 보조금이나 혜택을 줄여 감세로 인한 재정부족을 충당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식이다. 세계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 기조 하에 막대한 재정과 조세 혜택을 자국 기업에게 쏟아 붓고 있고, 경제안보 확보를 위헤 배타적인 법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의 경제안보정책과 입법에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야 할 엄중한 시기다.”
  • 尹측 “의자째 들렸다가 떨어져 부상”… 특검 “적법한 영장 집행”

    尹측 “의자째 들렸다가 떨어져 부상”… 특검 “적법한 영장 집행”

    尹측 “10여명이 사지 붙잡아 옮겨팔 빠질 것 같아 놔달라 부탁도 해”특검 출석 실익 없다고 판단한 듯법무부 “尹 진료 결과 특이사항 없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7일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두고 김건희 특검과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적법한 집행”과 “가혹행위”라고 맞서며 또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2차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특검팀은 당분간 추가 영장 집행 또는 연장 없이 수사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전 8시 25분쯤 서울구치소에 체포영장 집행을 지휘했으며, 물리력도 행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9시 40분쯤 집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집행 과정에 대해서는 “특검보는 가지 않고 검사, 수사관이 현장에 참여했다. 물리력 행사에는 기동순찰팀(CRPT)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명이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체포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력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오 특검보는 영장 집행의 적법성을 강조하며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적법하게 집행했다. 부적절하거나 불필요한 논란이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이 물리력까지 행사하며 윤 전 대통령을 강제로 인치한다면 목적이 조사가 아니라 망신 주기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법률대리인단에 따르면 집행 과정에서 교도관 등 10여명은 윤 전 대통령의 양쪽 팔을 끌고 다리를 들어서 차량에 태우려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완강히 거부하자 앉아 있는 의자까지 통째로 들어 옮기려다 윤 전 대통령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이 그 과정에서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놔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보도 설명자료에서 “특검 측이 집행을 종료한 후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 접견 도중 강제인치로 인한 어깨 통증 등 부상을 주장했다. 의료과 진료를 실시했으며 건강상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완강하게 조사를 거부하는 이유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출석의 실익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상 협조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거나 수사의 주도권을 흔들고 정치적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검에서 말한 내용들이 보도되면 조사받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구속된 피의자의 입장에서는 조사를 피하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했다. 반면 특검은 수사 주도권과 특검의 수사 성패가 걸려 있는 등 수사기관으로서의 책임감과 다른 피의자들과의 형평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조사에 불응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추가 조치 없이 곧바로 기소하면 오히려 특혜로 비춰질 수 있는 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원리 원칙 그대로 가는 판사 출신 민중기 특검의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내란 특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의 해제를 위해 의장으로서 수행한 역할과 당시 국회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블랙아웃’ 걱정되는 에너지 고속도로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블랙아웃’ 걱정되는 에너지 고속도로

    2011년 봄이었다. “이러다 전기 꺼뜨린다”고 정부에 몇 번 이야기했었다. 당시는 이명박 정권에서 한전 등 발전공기업 민영화 추진이 완전히 정지된 것도 아닌 어수선한 임기 말이었다. 그해 9월 15일, 결국 일부 지역 순환 정전을 하면서 가까스로 블랙아웃 즉 대정전을 피하게 됐다. 여러 국가가 독립 전원 계통을 운용하면서도 국가 간 ‘슈퍼 그리드’(초대형 전력망)로 연결된 유럽국들과 달리 한국은 전기에서는 섬과 다를 바가 없다. 계통망을 연결할 다른 나라가 없다. 게다가 완벽한 중앙형 단일 시스템이라서 한국에서 블랙아웃은 치명적이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사이클이 다른 두 계통을 동쪽과 서쪽에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도 국가 전체의 전기가 꺼지지는 않는다. ‘에너지 고속도로’라는 좀 황당한 공약이 나왔을 때 오랫동안 이 일을 했던 사람들이 적당한 타협책을 생각하고, 그러다 말겠거니 했다. 별 논의 없이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강압적으로 밀고 나가면 언제 어떻게 전기를 꺼뜨릴지 모르는 위기가 생겨난다. 어지간한 대규모 국책사업은 사실 실패해도 돈만 손해 보면 그만이지만 전기는 몇 초 만에 전국적 계통 붕괴가 일어나고, 전국 모든 국민의 일상이 악몽으로 변한다. 소위 에너지 고속도로라는 생각은 에디슨과 테슬라의 직류와 교류 전쟁까지 올라간다. 결국은 테슬라가 이겨서 우리는 교류 송전을 사용하게 됐다. 그렇지만 교류를 직류로 전환해서 송전을 하면? 직류가 전송 손실이 적어서 교류를 변환하는 손실을 감안하고도 이익이 날 수 있다. 그렇지만 대체로 500㎞ 이상이 되는 장거리 송전의 경우가 그렇다. 이 직류 송전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검토된 것은 밀양의 송전탑 반대 투쟁 때의 일이다. 교류에서 발생하는 송전 중 전자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과는 상관없이 검토가 시작됐다. 그리고 시범사업으로 일부 도입되기도 했다. 제도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직류 송전로는 일단 고장 나면 사고 수습 기간이 길어진다. 전환소도 기술적으로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고, 주민 반대도 심하다. 에너지 고속도로 공약 이전에 한국이 제도적으로 합의한 것은 중앙형 전원 시스템을 분산형으로 바꿔 나가자는 것이었다. 법도 이미 만들어졌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이런 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U자형이라고 하지만 동서 연결은 실제 그런 수요가 없어서 그냥 모양내기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핵심은 결국 전남의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고압선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규모 직류 송전이 포함되면 중앙형 전국 계통망 운전이 훨씬 복잡해진다. 500㎞보다 짧은 거리라서 경제적 실익은 없는데, 대정전 위험성은 갑자기 높아진다. 전력 계통 전문가들이 대규모 전기 저장장치 확충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진짜 이유다. 비용도 모른다. 20조원에서 100조원 사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 이상일 것이다. 그렇게 돈을 들이면 결국 송배전을 담당하는 한전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 안 그래도 더불어민주당 내에 그 어느 때보다 한전 민영화론자가 많은 지금, 한전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에너지 공공성도 지키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수도권에 풍부한 전기를 정부 돈으로 공급해 준다고 하는데, 어느 기업이 수도권 밖으로 나오겠는가. 전기 분야에 쌓인 과제가 많다. 첫째는 역시 민간용 전기와 산업용 전기의 요금 역전 현상이다. 20~25% 정도의 전기요금 차이가 있으면 기업들도 지역을 옮길 동기가 된다고 한다. 지역별 요금 차등제도 도입하고 에너지 고속도로에 쓸 돈을 이전 기업의 전기요금 지원 등 에너지 인프라와 서비스에 투입하는 게 훨씬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 분산형 전원 시스템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는 환경과는 반대 방향이다. 송전 거리를 줄여야 결국 도움이 된다. 수도권 과밀화만 커지고, 전력 개혁은 지체된다. 게다가 블랙아웃의 위험성은 물론 안보상의 위험도 급격히 높아진다. 이러다 진짜 전기 꺼뜨리면, 정권도 같이 날아간다.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할 이유가 없는 사업이다. 우석훈 경제학자
  • “용리단길 정비·한남뉴타운 속도전… 모든 현장 행정 중심은 구민”[민선8기3년- 서울 기초단체장에게 듣다]

    “용리단길 정비·한남뉴타운 속도전… 모든 현장 행정 중심은 구민”[민선8기3년- 서울 기초단체장에게 듣다]

    핫플레이스 부작용 신속 대처한전 변전소 부지 주민 주차장 마련보행 안전·편의 강화 동행거리 조성공개 공지 발굴해 힐링 공간도 마련발로 뛰며 생활 밀착 난제 해결지역 문제 발굴·해결 ‘용용랩’ 운영폐기물·재활용 통합 수거 체계 도입경로당·어린이집 등 돌며 점검 보수 ‘미래도시 용산’ 성장 기반 다져20년 숙원 한남뉴타운 7곳 통합기획국제업무지구와 AI·ICT 허브 구축문화·관광 체질 개선 이끌 재단 설립 “주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걸었던 여정에는 항상 ‘현장’이 있었습니다.”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은 민선 8기 4년 차를 맞이한 지난달 14일 “현장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정책 플랫폼”이라며 이같이 소감을 말했다. 오래된 주거지와 최첨단의 개발 지역이 공존하며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는 “주민에게 늘 열려 있는 행정을 하기 위해 현장에서 함께하자는 첫 마음을 이어 가겠다”고 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용리단길 동행거리’ 역시 현장 행정의 대표 사례다. 대통령실 이전을 전후로 부상한 ‘핫플레이스’의 보행 안전을 높이기 위해 보도를 확보했다. 상권의 에너지를 보존하는 동시에 주민 안전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박 구청장은 “골목에서 확인한 구조적 어려움을 현장의 실마리를 통해 해결한 사례”라고 했다. 이런 노력은 용산형 리빙랩 ‘용용랩’, ‘스피드 용반장’ 등으로 구현되고 있다. 현장 중심 행정은 한남재정비촉진지구(한남뉴타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로 본격화하고 있는 ‘미래 도시 용산’과도 맞물려 있다. 어린 시절을 용산에서 보내 그간의 변화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그는 토박이로서 유독 ‘개발의 균형과 질서’를 강조한다. 박 구청장은 “용산은 도시의 유전자 자체를 바꾸는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질서 있는 개발을 이끌고 구민 중심 행정의 균형을 잡는 데 남은 1년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용리단길에 동행거리를 조성하게 된 계기는. “‘위드 코로나’와 대통령실 이전을 전후로 용산이 뜨기 시작할 때였다. 옛 삼각지 시장이 있었던 이곳에 베트남 음식점, 와인 주점 등 젊은이들 취향에 맞는 업종이 들어왔다. 상가가 주택가의 경계를 넘다 보니 갈등이 빚어졌다. 원래 주차난이 심한 지역에 차도와 보도의 구분까지 없었다. 첫 번째 해결의 실마리는 미래전략실이 인근 한국전력공사 변전소 개발 부지를 활용해 거주자 주차 공간을 234면 확보하게 되면서 풀렸다. 서울시 특별조정교부금도 확보했다. 거주자 우선 주차 공간을 옮기고 보도를 만들었다. 고흥석을 활용해 디자인도 신경 썼다. 공개 공지도 발굴해 보호수 옆에서 버스킹을 할 수 있는 힐링쉼터까지 마련했다.” -핫플레이스 부상과 함께 발 빠르게 대처했다. “민선 8기 출범 직후 찾아간 현장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했다. 상권 급성장으로 주차 민원이 빈번했고 주민 안전과 편의도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동행거리를 통해 함께 걸어가는 거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상권이 반짝 떴다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몸살을 앓는 일도 최소화하고 싶다.” -용산에는 서울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한다. 도시 문제 해결 노하우가 있다면. “용산에는 오래된 주거지와 최첨단 개발 지역이 맞닿아 있다. 미군기지, 철도로 인한 지역 단절 문제도 있다. 새로운 상권 인근에는 복합적인 민원이 발생한다. 난도 높은 문제들은 단순히 전화 한 통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현장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정책 플랫폼이다. 현장성과 연속성이 중요하다. 현장에서야 진짜 문제가 보이고 해법도 나온다. 상인과 주민이 생활 속에서 필요로 하는 해법을 반복적으로 경청하는 일이다. 전문가와 함께 주민을 만나는 용용랩이 대표적이다. 3개월 동안 이슈를 분류하고 해법을 설계하며 효과를 분석하는 단계를 거친다.”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어떤 난제들을 풀어냈나. “가장 만족도가 높은 대목은 역시 청소 체계 개편이다. 한 지역에서도 일반 폐기물과 재활용 담당 업체가 각각 달라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가 남았던 기존 시스템을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혁신했다. 지역별 통합 수거로 바꾸니 거리 청결도가 향상됐다. 구민의 84%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피드 용반장은 경로당, 어린이집 등 소규모 복지 시설을 대상으로 문고리 하나, 스위치 하나까지의 잔고장도 고쳐 주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다. 특히 운영자가 여성이거나 고령자인 복지 시설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 구릉지를 중심으로 열선 38곳도 설치하고 있다.” -용산구의 굵직한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용산구 3분의2 정도가 개발 중이거나 개발을 앞두고 있다. 빠르고 복합적인 변화를 앞둔 시기일수록 개발의 균형과 질서가 중요하다. 개발의 실익과 혜택이 구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용산구는 두 개의 철도 노선이 교차해 생활권 단절 어려움을 견뎌 왔다. 그렇다면 철도 지하화의 혜택은 구민이 먼저 누려야 하는 게 아닐까. 20년간 속도가 나지 않았던 한남뉴타운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7곳의 신속통합기획이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이 개발의 방식만 합의해 주시면 적극 행정으로 지원하고 있다. 멈춰 서 있던 개발의 시계가 다시 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배터리를 잘 충전해 드리고 있다.”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허브로 바꾸는 구상은 어디까지 진척됐나. “서울시가 지난 4월 특정개발진흥지구 대상지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달 구청 내 전담팀도 신설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산업 육성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기업을 유치하고 지원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정책 포럼을 열 예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함께 도시 공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업이다. 국토교통부, 서울시와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용산은 도시의 유전자 자체를 바꾸는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질서 있는 개발을 이끌고 구민 중심 행정의 균형을 잡는 데 남은 1년을 집중하겠다.” -용산문화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서울 25개 자치구에는 대부분 문화재단이 있다. 문화 행정의 전문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식이다. 용산문화재단이 만들어진다면 문화와 관광 분야의 체질이 개선될 것이다. 구청이 직접 운영하는 문화 시설의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이미 서울연구원의 타당성 검토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내 행정절차 마무리와 내년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선 8기의 남은 1년, 각오나 계획이 있다면. “주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걸었던 여정에는 항상 ‘현장’이 있었다. 3년 전 주민들을 만나면서 스스로 한 약속이 있다. 4년 뒤에는 주민들이 저를 보고 ‘선거 때가 또 됐구나’라는 생각은 들게 하지 않도록 하자. 지난 3년간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언젠가 이 자리를 떠나도 집 밖에서 이웃 아줌마처럼 만나야 할 주민의 한 사람이다. 자연인으로 돌아가도 주민과 가까이 있는 용산인으로 영원히 살지 않겠나. 주민에게 늘 열려 있는 행정을 하기 위해 현장에서 함께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그대로일 것이다.”
  • 용인 반도체단지 수혜주,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 관심 집중

    용인 반도체단지 수혜주,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 관심 집중

    경기 용인시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1호 공약으로 ‘세계 반도체 산업 중심지 육성’을 꼽으면서 각종 개발 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자 부동산 시장이 발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차량으로 10분대 거리인 양지지구에 조성되는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은 최고의 수혜단지로 평가받으며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입지적 측면뿐 아니라 합리적인 분양가와 고품질 시공 등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투자 및 실수요자들이 대거몰릴 것으로 지역 부동산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480여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가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집중돼 있다.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입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와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선다. 이들 단지가 완공되면 고용유발 효과가 192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서울 등 수도권뿐 아니라 고속도로 접근성이 좋아지는 등 교통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를 차량 10분대로 이동 가능한 처인구 양지면에 들어선다. 지하 3층~지상 29층, 13개 동, 총 997세대 규모로 양지지구에 처음 공급되는 중대형 아파트이며,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84㎡와 희소가치 높은 전용면적 123㎡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앞서 공급된 1164세대 규모의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1~3단지’와 더불어 2161세대 규모의 ‘아너스빌 브랜드타운’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반도체와 교통 호재로 투자·실수요자 몰려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은 타 단지 대비 경쟁력 있는 상품설계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 아파트 거실 대비 약 1.7m 넓은 약 6.2m의 초광폭 거실을 적용했다. 전면과 후면은 물론 측면까지 활용 가능한 3면 발코니 설계로 더 넓고 쾌적한 실사용 면적을 누릴 수 있다. 또 현관 창고, 주방 팬트리, 드레스룸 등 집안 곳곳 넉넉한 수납공간을 마련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계약금 5%만 있으면 내집마련이 가능하다. 1차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로 초기 자금 부담을 덜었고 2차 계약금은 1차 계약 후 30일 이내 납부하면 된다. 중도금 60%는 전액 무이자 혜택을 마련해 계약금 5%만 내면 입주 시까지 추가 금액 부담이 없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계약 조건에서 오는 실익과 입지적 장점을 모두 갖춘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은 실거주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면서 “입주 시점까지 금융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시장 전반에도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 [사설] 막판 관세협상, ‘조선업·기술력’ 돌파구로 최상의 성과를

    [사설] 막판 관세협상, ‘조선업·기술력’ 돌파구로 최상의 성과를

    한미 관세 협상이 운명의 한 주를 맞았다. 협상 시한인 8월 1일을 앞두고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미국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을 갖는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수출 기업들에는 생존이 걸린 순간이다. 다행히 실마리도 보인다. 대통령실은 그제 “미국 측이 조선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가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산업 협력을 넘어 전략적 이해가 맞물린 ‘제조업 동맹’ 수준으로 확장될 수 있는 신호다. 미국은 조선업을 안보와 공급망 복원 차원에서 재건해야 할 핵심 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업의 중심에 서 있다. 조선업을 지렛대로 관세 인하와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실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탈중국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임을 각인시킬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여기에 정밀가공, 친환경 선박, 해양플랜트 기술 등 연계 분야까지 패키지로 제시한다면 협상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해양력 확장과 기술 굴기를 경계하며 대중 견제를 국가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간 조선 협력은 자유주의 공급망 복원의 명분까지 갖춘 전략 카드로서 미국으로서도 환영할 수밖에 없는 제안이다. 하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카드를 제시하며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유럽연합(EU)도 같은 수준을 기준으로 최종 조율 중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이들보다 불리한 25% 관세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국가 산업의 미래는 위태로워진다.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제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는 구조적 타격을 입게 된다. 일본, EU보다 불리한 조건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협상에 임해야 하는 까닭이다. 관세 협상은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가의 문제다. 미국이 민감하게 요구하는 소고기·쌀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나 비관세 장벽 완화에 대해서는 국내 여론과 산업 기반을 고려해 신중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자급률이 낮고 산업적 충돌 우려가 적은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 비핵심 품목의 수입 확대도 하나의 현실적 카드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국익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냉철한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 李대통령 “금융기관, 이자놀이 말고 투자 신경 써야… 배당소득 세제개편 필요”

    李대통령 “금융기관, 이자놀이 말고 투자 신경 써야… 배당소득 세제개편 필요”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금융기관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투자 확대에 더 신경 써 달라. 그래야 국민 경제 파이가 커지고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발전하지 않겠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살아야 나라 경제가 살고 더 많은 국민이 투자해야 기업이 산다”면서 “자본시장 제도 개선은 신성장 혁신 기업과 평범한 개인 투자자의 소득이 함께 증대되는 양면 효과가 있다. 배당소득세제 개편은 이런 관점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다음주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을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확인한 것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 성향이 40% 이상인 상장사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5%(지방세 포함 49.5%)의 세율을 매기지 않고 따로 분리해 10~20%대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정부는 ‘증세’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도 함께 추진한다. 기재부가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증세안은 ▲법인세 최고세율 24%→25% ▲증권거래세 0.15%→0.18%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50억원→10억원 등이다.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에서) 세입 구조가 붕괴한 상태를 어떻게 정상화할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증세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던 데다 통상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기업의 세 부담을 늘리는 게 적절한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대통령실은 “최근 관계부처로부터 국세 기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았고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증세로 유턴하려는 건 세수 때문이다. 법인세수는 지난해 62조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조 9000억원(22.3%)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을 비롯해 ‘확장재정’으로 내수 경기를 살리려면 ‘실탄’이 필요하다. 다만 거론되는 정도로는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에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수가 줄어든 건 감세가 아니라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 탓이다. 1% 포인트 올린다 한들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설] 한미 2+2 협상, 명분 주고 실리 챙기는 묘수 기대한다

    [사설] 한미 2+2 협상, 명분 주고 실리 챙기는 묘수 기대한다

    한미 양국이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2+2 통상협의’를 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미국 재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양자 협상을 벌이는 것이다. 8월 1일로 예정된 미국 측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한을 일주일 앞둔 이번 협의는 의미가 각별하다. 사실상 마지막 협상 테이블로서 국익이 걸린 중대 분기점이라 할 수 있다.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25% 상호관세 벼락을 피할 수도 있고 꼼짝없이 맞을 수도 있다. 정부는 그간 미국 측의 관세·비관세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전기차, 철강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패키지형 대응안’을 조율해 왔다. 2+2 협의에서는 그 내용을 종합해 제시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을 구체적인 구도로 전환하게 될 전망이다. 이 협의를 앞둔 시점에 미국 재무장관은 “서두르지 않겠다. 속도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질적인 협상 내용에서 미국이 단단히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한 셈이다. 미국은 최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과의 협상에서 관세 감축을 조건으로 패키지 딜을 성사시켰다. 대규모 에너지·식품 수입이나 미국산 제품의 시장 진입 확대 등 자국산업을 보호하는 방식이었다. 한국은 이런 협상 패턴을 잘 분석할 필요가 있다. 관세 감축과 규제 완화의 명분을 미국에 제공하는 대신에 그 이상으로 실익을 챙길 수 있어야 한다. 전략물자 협력, 공급망 참여, 기술 공동개발 등 미국의 요구에 부합하는 항목들을 구체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을 수 있어야 한다. 소고기·쌀시장 개방 등 비관세 분야의 경우 수입 품목과 물량의 조정, 단계적 이행 등 국내 농축산업의 보호 방안도 물론 제시돼야 한다. 미국이 우리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항목들은 전방위적이다. 농산물 분야에서 쌀 수입 쿼터 확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농산물 검역 기준 완화, 미국 플랫폼 기업 규제 금지,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허용 등이다. 시한보다는 실질적인 협상 내용을 챙기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미국과의 협상이 녹록할 리는 만무하다. 어느 선에서의 타협과 양보는 불가피해 보인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도 “지금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우리가 줄 건 좀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냉정한 현실 판단으로 줄 것은 주되 더 큰 것을 받아내는 묘수가 절실하다. 한미 통상관계는 안보 동맹과도 결합된 고차방정식이다. 협상의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까지는 국익의 여지를 한 뼘이라도 더 넓힐 수 있게 정부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 “이재명 정부 최우선 과제는 노동·자본 개혁 위한 노사정 대타협” [박성원의 직설대담]

    “이재명 정부 최우선 과제는 노동·자본 개혁 위한 노사정 대타협” [박성원의 직설대담]

    인수위 없던 새 정부 국정운영 80점트럼프 통상 압박 ‘패키지딜’ 필요하나하나 양보 땐 회복 못 할 손실방위비·조선·방산 등 모아 협상해야지금 경제는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노동자·재벌 ‘빈익빈부익부’ 가속화글로벌 기준에 맞는 자본개혁 추진정치 리더십으로 대타협 만들어야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반면교사’盧정부 균형발전·文정부 세금폭탄결국 공급정책 뒷받침되어야 성공중산층에 장기 공공임대 많이 공급미중 갈등과 통상협상, 저성장과 내수 침체가 겹치면서 한국은 지금 경제·안보의 복합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이재명 정부가 성공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경제관료 출신으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5선 국회의원에 국회의장까지 역임한 김진표 전 의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김 전 의장은 “노동개혁과 자본개혁을 함께 이루기 위해서는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 내야 하며, 이것이 이재명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분담금이나 방위비 증액과 함께 관세 인하와 조선, 방산 협력 등의 패키지딜을 통해 한미 간 통상협상을 타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6주 가까이 돼 가는데 지금까지의 국정 운영 성적을 매긴다면. “인수위 기간도 없이 정부가 출범했던 점을 감안하면 80점은 줘야 한다. 초대 내각 인사를 비롯해 다양한 말과 행동으로 취임사에서 약속한 실용을 보여 줬다고 본다.” -한미 상호관세 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이 너무 높다며 30개월 넘는 소고기 수입 제한, 디지털 장벽 등을 거론하고 방위비 증액도 요구하는 등 많은 이슈를 열거하고 있다. 이것들 하나하나를 따져 보면 우리가 대부분 을(乙)의 지위에 있다. 하나하나에서 다 양보하면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입게 된다. 이를 다 뭉쳐서 패키지딜을 하지 않으면 큰일난다.” 김 전 의장은 “한미 간 방위비 문제를 포함해 조선, 방산,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 앞으로 협력 가능한 문제들을 트럼프가 얘기하는 비관세 장벽과 함께 뭉뚱그려서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4년간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호관세 인하, 품목별 관세 인하 같은 데서 실익을 얻어내고 대신 우리가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중장기적 협력을 꾸준히 약속하고 추진해 나가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에서도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중심에 두고 한국에 대해서도 주한미군 감축이나 역할 변경, 방위비 증액 등의 협조를 요구하는 분위기인데. “한미동맹의 특성이나 핵과 미사일이라는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생각할 때 국방비나 주한미군 분담금 증가와 같은 것은 긍정적 방향으로 지지해 줘야 한다. 핵과 미사일에다 재래전 능력에서도 북한에 밀리면 우리는 설 땅이 없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우리 경제는 글로벌 무역전쟁에다 내수 침체와 성장률 하락이 복합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잠재성장률이 1.9%까지 떨어질 걸로 추정했는데. “잠재성장률은 소득이 높아질수록,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너무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위기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1997년 터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김대중 정부에서 기업·금융·노동·공공 4대 부문 개혁을 한 이후론 한 번도 자본개혁과 노동개혁이 없었다. 여기에 노사 갈등과 진영정치, 패권정치가 심화되면서 노동과 자본의 생산성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과 자본의 개혁을 가능케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재벌들은 엄청나게 커지고 고소득자, 재벌기업의 고액 연봉자들은 엄청나게 돈을 버는데 왜 우리 노동자들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당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정치가 이걸 풀어야 한다. 정치가 풀려면 노사정 대타협을 하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게 그동안의 경험이다.” 김 전 의장은 1997년 외환위기보다 더 큰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노동개혁과 재벌개혁 즉 자본개혁을 같이 해야 하며, 이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노사정 대타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대타협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정치 리더십이고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25년간 제도권 밖에서 강경 투쟁을 했던 민주노총 출신 고용노동부 장관의 역할에도 기대감을 표했다.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도 관계를 개선해 나간다는 게 정부의 구상인데. “보수·진보 갈등 격화로 외교안보까지도 정쟁화되다 보니 진보 진영에 ‘반미친중’이라는 낙인효과가 남아 있다. 한미 정상외교 출발이 매끄럽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신중한’ 자세인 듯 비치게 만든다면 외교적으로 미숙한 것이다. 정치, 경제, 안보 모든 면에서 가장 중요한 우방인 미국의 존재를 생각하지 않고는 어떤 정책도 수립하거나 집행할 수 없는 것이 한국과 일본이다. 중국과의 협력은 필요하지만 소극적 협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다만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지난해 8년 만에 재개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한중 간 미래지향적 협력의 심화 과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엔 한미 간 전작권 전환 문제까지 불거졌는데. “통상 마찰과 관련해서는 전작권 전환을 전혀 거론할 필요가 없다. 우리 정부도 거론을 안 하고 있고, 미국도 이야기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걸 자꾸 끄집어내 말한다면 미국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의구심을 유발할 수 있다.” -회고록에서 과거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거론하셨는데 이재명 정부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노무현 정부 때는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도그마에 빠져서, 문재인 정부 때는 세금폭탄을 떨어뜨려 투기꾼의 싹을 자르겠다는 무리한 정책으로 개혁을 하려다 실패했다. 결국은 공급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공급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다들 말하고는 있는데. “싱가포르와 대만에 주택문제가 없는 것은 주택 공급을 정부가 맡아서 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지어서 서울 시내와 수도권에 공급해 주는 것이다. 나는 2017년부터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자고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통 공약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그 위에다 임대주택을 짓는 것이다. 많은 중산층 맞벌이 부부가 살 수 있는 20, 30, 40평짜리 아파트 10만 채를 공급할 수 있다.” 김 전 의장은 임대주택 부지와 관련, 서울시청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내에 정부가 운영하는 골프장이 태릉, 88, 뉴서울 등 3개나 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여기에 또 10만채를 지을 수 있다는 거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공약했는데. “첫 번째, AI 인재 양성이 급선무다. 대학의 AI 정원을 늘리고 이광형 KAIST 총장이 제언했듯 기업과 대학들이 협력해서 AI 창업연구소, AI 혁신연구소를 만들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에너지다. AI 시대에는 지금의 100배는 되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도그마에 빠져 원전을 폐쇄하고 안 짓겠다고 했는데 치명적 실책이다. 신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해 나가되 원자력발전소 1개를 폐쇄하면 1개를 더 짓는 식으로 원전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새로운 원자력 에너지 개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1947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다. 서울 경복고, 서울대 법대와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 공공정책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제13회 행정고시에 합격 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을 거쳐 김대중 정부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았다. 17·18·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원내대표 등을 거쳤고 21대 국회 후반기(2022년 7월~2024년 5월) 국회의장을 지냈다. 현재 글로벌혁신원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를 출간했다. 박성원 논설위원
  • 정권 바뀌면 손댔던 법인세… 이재명 정부선 안 건드린다

    정권 바뀌면 손댔던 법인세… 이재명 정부선 안 건드린다

    이재명 정부가 현행 법인세율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세도 감세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신 기업의 국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수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4일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서) 법인세 체계를 대폭 고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 24%를 건드리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제출한 법인세법 개정안 가운데 세율 체계를 조정하는 내용의 법안 역시 단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안 깎아 줘도 되는 초대기업의 상속세·법인세를 깎아 주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기에 정부의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증세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법인세는 조세정책의 색채가 그대로 드러나는 세목이다. 보수 정권은 ‘감세’, 진보 정권은 ‘증세’ 기조를 띤다. 때문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수술대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는 ‘친기업’ 기조 속에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대폭 낮췄다. 문재인 정부는 ‘부자 증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와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강조하며 세율을 다시 25%로 끌어올렸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출범하자마자 법인세율을 다시 22%로 내리려고 했지만 민주당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1% 포인트만 낮췄다. 당시 ‘-1% 포인트’ 중재안을 수용한 민주당 대표가 바로 이 대통령이었다. 이 대통령이 ‘진보 정권=법인세율 인상’이란 기존 통념을 따르지 않으려는 배경에는 ‘실용주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그간 “경제는 철저하게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정책의 탈이념과 균형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이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확장재정을 통한 경제 성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법인세율 인상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법인세 ‘현행 유지’에 힘을 싣는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행 법인세율에는 이미 민주당의 의중이 많이 반영돼 있다. 또 세수를 확충하겠다고 고작 1% 포인트 올리는 건 아무런 실익이 없다”면서 “대외 경제 여건까지 악화한 상태라 법인세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법인세수 기준 1% 포인트 인상 효과는 6250억원에 불과하다.
  • 정권 바뀔 때마다 수술대 오른 법인세… 이재명 정부는 손 안 댄다

    정권 바뀔 때마다 수술대 오른 법인세… 이재명 정부는 손 안 댄다

    이재명 정부가 현행 법인세율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세도 감세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신 기업의 국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수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4일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서) 법인세 체계를 대폭 고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 24%를 건드리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제출한 법인세법 개정안 가운데 세율 체계를 조정하는 내용의 법안 역시 단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안 깎아 줘도 되는 초대기업의 상속세·법인세를 깎아 주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기에 정부의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증세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법인세는 조세정책의 색채가 그대로 드러나는 세목이다. 보수 정권은 ‘감세’, 진보 정권은 ‘증세’ 기조를 띤다. 때문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수술대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는 ‘친기업’ 기조 속에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대폭 낮췄다. 문재인 정부는 ‘부자 증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와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강조하며 세율을 다시 25%로 끌어올렸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출범하자마자 법인세율을 다시 22%로 내리려고 했지만 민주당이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1% 포인트만 낮췄다. 당시 ‘-1% 포인트’ 중재안을 수용한 민주당 대표가 바로 이 대통령이었다. 이 대통령이 ‘진보 정권=법인세율 인상’이란 기존 통념을 따르지 않으려는 배경에는 ‘실용주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그간 “경제는 철저하게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정책의 탈이념과 균형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이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확장재정을 통한 경제 성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법인세율 인상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법인세 ‘현행 유지’에 힘을 싣는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행 법인세율에는 이미 민주당의 의중이 많이 반영돼 있다. 또 세수를 확충하겠다고 고작 1% 포인트 올리는 건 아무런 실익이 없다”면서 “대외 경제 여건까지 악화한 상태라 법인세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법인세수 기준 1% 포인트 인상 효과는 6250억원에 불과하다.
  • 군포시, 시흥~수원 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 반대 재확인

    군포시, 시흥~수원 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 반대 재확인

    하은호 시장 ‘부작용은 크고 실익이 없다” 경기 군포시가 ‘시흥~수원 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 건설에 대해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군포시는 10일로 예정된 ‘시흥~수원 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전략적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및 공람 결과 보고회를 앞두고, 일부에서 군포시가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유언비어가 돌고 있어 반대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시흥시 금이동(도리분기점)에서 의왕시 고천동(왕곡나들목)을 연결하는 총 15.2km 길이의 왕복 4차로 도로건설사업으로, 지난 2020년 9월에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경기도에 사업을 제안했다. 군포 구간은 수리산 도립공원과 납덕골천 등을 지나는 약 5.4km인데, 타 도로와의 연계 및 나들목 계획이 없어 군포시민들은 직접 이용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군포시는 지난 2020년 11월 경기도에 시흥~수원 민자도로사업의 노선 변경 없이는 수용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제안사는 지난 2023년 9월 KDI 민간투자사업 적격성조사 통과 이후, 2025년 3월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시도했다가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경기도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도 무산될 경우 온라인 설명회 등으로 대체하고 사업추진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아 2027년 착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은호 군포시장은 “시흥~수원 고속화도로는 계획대로라면 2027년 착공 후 5년간 공사가 이뤄지며 이 기간 터널, 교량 공사에 의한 소음, 분진을 견뎌야 하고 고속도로가 개통되더라도 군포 시민의 직접적인 이용은 어려워 다른 지역의 교통편의를 위해 군포시민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라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 [사설] 3주 유예 상호관세… ‘윈윈’될 수 있게 정상외교 총력을

    [사설] 3주 유예 상호관세… ‘윈윈’될 수 있게 정상외교 총력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한국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는 공식 서한을 보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장벽 해소에 진전이 없다면 예고한 조치를 그대로 강행하겠다고 명시했다. 당초 9일이었던 발효 시점이 3주 연기됐으나 안도할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 방식의 압박이자 최후통첩이다. 이번 관세 압박은 단순한 무역 분쟁의 차원을 넘어선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고기 등 농산물 시장 개방, 온라인 플랫폼 규제 완화, 방위비분담금 증액,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다층적인 요구를 해 오고 있다. 통상과 안보, 규제와 산업구조 전반이 하나의 협상 전선으로 겹쳐지고 있다. 이달 안에 미국이 납득할 수 있는 협상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철강과 자동차를 넘어 한국의 수출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미 주요 기업들은 실적 악화로 타격을 입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LG전자도 6391억원에 그쳐 9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이 같은 ‘어닝쇼크’는 외풍에 취약한 산업 기반과 글로벌 질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반영된 결과다. 통상 환경의 급변 속에서 산업 체질 개선 없이 외교만으로 버티는 건 한계 상황에 왔다는 적신호이기도 하다. 이러한 구조적 경고에 대응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으로 날아가 있다.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의 국내 진입 장벽 완화, 에너지·조선 협력 원칙 등을 포함하는 기본 틀 협상에 착수했다. 관세 유예를 넘어 실익과 신뢰를 조정하는 구조적 대응이 돼야 한다. 어제 대통령실도 통상 관계 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국익의 관점에서 협상력 극대화 전략을 점검했다. 경제·외교·안보 부처가 일관된 메시지를 조율해야 하겠으나 협상의 최대 관건은 결국 한미 정상회담일 수밖에 없다. 한미 모두 조기 정상회담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다음달 1일 관세 발효 이전 회담을 성사시켜야 한다. 실무 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졌다고 해도 정상 간 직접 협의 없이는 관세 문제를 포함한 패키지 협상의 마무리 설득이 어렵다. 3주 남은 협상 시한은 짧더라도 한미 간 신뢰와 실익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을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 남은 것은 행동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각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국익을 위한 방향으로 전략을 정교하게 조율해야 한다. 전방위 압박 속에서 실용외교의 성과를 어떻게 내느냐에 새 정부의 역량이 판가름난다. 한미 정상회담을 이달 안에 열어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 [최석영 칼럼] 한미 ‘7월 패키지’, 이기는 협상이 되려면

    [최석영 칼럼] 한미 ‘7월 패키지’, 이기는 협상이 되려면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국제정세가 유동적인 가운데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시한도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4월 초 상호관세를 발표한 후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7월 8일까지 적용유예를 선언한 바 있다.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및 인도 등과 함께 우선 협상 대상국이 된 우리나라는 5월 장관급 회의에서 ‘7월 패키지’ 추진을 발표하고 후속 협상에서 균형무역, 비관세, 디지털, 경제안보, 원산지 및 상업적 고려 등 6대 분야에 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지난달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협상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지난주 워싱턴에서 첫 고위급 회동을 했다. 와중에 미국은 한국의 방위비를 현재보다 2배인 국내총생산(GDP)의 5%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별개 사안으로 치부됐던 방위비마저 테이블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전환됐다. 한미 간 무역협상은 언제나 민감하고 국내 파급효과가 컸다. 미국은 동맹국이자 최대 수출 및 투자처이면서도 우리의 시장개방을 압박해 왔기 때문이다. 1990년대 슈퍼301조에 따른 시장개방 협상에 이어 2000년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추가 협상은 결과적으로 선방했으나 개방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과 갈등을 겪어야 했다. 2008년 소고기 수입 위생 조건을 둘러싼 어설픈 협상과 대응으로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기 큰 위기를 겪었다. 2018년 한미 FTA 개정과 철강 쿼터 협상에서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1기 정부의 일방적 요구를 수용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강압적 청구서를 받아 든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첫째, 한미 양국이 윈윈할 수 있도록 협상 패키지와 주고받을 카드의 조합을 엄선해야 한다. 산업협력·투자와 균형무역 패키지 등 호혜적 카드는 물론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의 예외 또는 면제 등 공세적 카드를 구성해야 한다. 미국의 비관세 장벽 철폐 요구에 대해서는 개방의 실익을 검토하면서 마지노선을 포함한 신축성의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방위비 인상 요구는 불편하지만 국방력 강화의 기회로 삼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또한 한미 간 선제 타결을 하는 경우에도 추후 합의하는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미국의 압박과 협상 시한에 유념하되 구속될 필요는 없다. 미국은 20여개국과의 협상이 지연되자 일방적 관세 부과를 위협하는 한편 시한 연장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강대국은 상대의 양보를 압박하는 전형적 전술로 레드라인과 데드라인을 활용한다. 미국은 한미 FTA 협상 막바지에 데드라인을 변경하면서 추가 양보를 밀어붙였다. 미국의 패스트트랙처럼 법정 시한이 정해진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조정 가능한 것이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시종일관 깊은 신뢰와 진정성을 상대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셋째, 미국과 다른 나라 간 협상 내용과 형식은 물론 미국 사정도 모니터링해야 한다. 영국 및 중국과 타결한 프레임워크 합의는 문안 작성 이전에 골격을 먼저 타결함으로써 정치적 승리를 선언하는 방식이다. 합의문의 상세를 유추할 수 있는 반면 상당한 모호성으로 추후 분쟁의 빌미가 되는 맹점이 있다. 국가안보 이유로 거부됐던 일본의 US스틸의 인수를 승인하고 영국 자동차에 쿼터 내 저율 관세를 부과한 선례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의 상호관세 조치가 위법이라는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의 판결과 후속 항소심의 추이는 물론 미중 간 협상에서 트럼프의 조급증과 중국의 대항조치가 미국 협상력을 약화시켰다는 분석도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실이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 방위비와 비관세 장벽 등 포괄적 의제를 다루려면 정상의 개입이 필수적이지만 협상 과정에서 수석대표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 협상 대표에게 조기 타결을 닦달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협상 의제의 정치적 민감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와 이해당사자 간 긴밀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미국의 연방 및 주 정부와 의회, 산업계, 싱크탱크 등을 통한 로비와 아웃리치 활동도 긴요하다. 이번 협상은 한미 동맹과 FTA에 기반한 새로운 경제안보 파트너십 구축의 시금석이라 할 만큼 엄중하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유) 고문·전 주제네바 대사
  • 차주식 경북도의원 “교육정책, 이제는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차주식 경북도의원 “교육정책, 이제는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경북도의회 차주식 의원(경산1)이 대표발의한 ‘경북도교육청 정책 관리 조례안’이 지난 24일 제356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이번 조례안은 차 의원을 포함한 28명의 도의원이 공동 발의한 것으로, 경북도교육청이 수립·시행하는 각종 정책을 기획부터 평가, 정비, 사후관리까지 전 주기에 걸쳐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조례에는 ▲정책의 정의와 적용범위 설정 ▲정책 평가 및 정비 절차 마련 ▲정책관리위원회 설치·운영 ▲정비 결과의 공개 및 사후관리 등 정책의 실효성과 책임성을 중심으로 한 관리체계를 위한 조항들이 담겨 있다. 특히 외부 전문가와 내부 인력으로 구성되는 정책관리위원회를 통해 정책의 유효성과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불필요하거나 실익이 낮은 정책을 선제적으로 정비할 수 있도록 했다. 차 의원은 “정책은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어떤 변화’를 끌어냈는지가 더 중요하다”라면서 “이번 조례가 경북교육 정책을 보다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이끄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 [씨줄날줄] 중재국 카타르

    [씨줄날줄] 중재국 카타르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간의 무력 충돌 끝에 전면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이 조율한 중재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로 공식화됐다. 외교적 물밑 작업의 중심에는 또 하나의 국가가 있었다. 카타르다. 중동의 지정학적 요충지에 자리한 카타르는 미국에 전략기지를 제공하면서도 이란과 외교 채널을 유지하는 보기 드문 국가다. 이번 사태에서도 이란은 미사일 공격 정보를 사전에 카타르를 통해 전달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카타르를 경유해 휴전 조건을 조율했다. 미국·이란·이스라엘의 삼각 관계 속에서 정보와 입장을 연결하고, 충돌의 틈을 봉합하는 접착제 역할을 수행했다. 이 같은 외교력은 이번만이 아니다. 미국·탈레반 평화협정, 하마스·이스라엘 간 인질 교환, 미국·이란의 수감자 및 자산 교환 등 고난도 협상에서 조정자 역할을 반복하며 ‘신뢰할 수 있는 중재자’의 지위를 굳혀 왔다. 축적된 역량과 네트워크가 이번 이란·이스라엘 사태에서 빛을 발했다. 그 토대는 유연한 실용주의에 있다. 카타르는 종파 갈등이나 진영 대결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모든 외교 관계를 실익 중심으로 설계해 왔다. 1971년 독립 때부터 사우디·바레인과의 영토 분쟁과 강대국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였으나 스스로를 연결의 플랫폼으로 만드는 생존 전략을 택했다. 더욱 본질적인 기반은 헌법에 있다. 카타르 헌법 제7조는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국가 외교의 기본 원칙으로 명시한다. 평화 중재를 국가 운영의 철학으로 격상시키면서 외교 강국이라는 독특한 브랜드를 완성한 것이다. 카타르의 외교는 한국에도 함의를 던진다. 미중일러의 각축과 북핵, 공급망 재편이 겹치는 복잡한 외교 지형 속에서 중견국의 카드는 명확하다. 막연한 추종이 아닌 설득력 있는 조정력이다. 카타르가 보여 준 능동적 중재 외교는 지금 우리의 지정학적 현실에서 매우 유효한 모델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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