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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일·러 ‘中 6자 제의’ 반응

    28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의 제의에 대해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국들은 온도차는 있으나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자회담이 재개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으나 지난 3월 천안함 사태에 이어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이라는 도발행위를 잇달아 자행한 북한에 대해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는 한 대화의 전제조건이 성립하지 않을 뿐더러 대화의 실익도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6자회담 재개 자체가 자칫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성사 가능성을 줄이는 대목이다. 미국과 일본은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는 6자회담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밝혀 왔다. 이번 경우에도 피해 당사국인 한국이 중국이 6자회담 제의를 곧바로 일축한 만큼 미국, 일본은 물론 포격 직후 북한의 도발을 강력하게 비판한 러시아도 회담 재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정부는 한국, 미국과의 협조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후쿠야마 데쓰로 관방 부장관은 이날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한국 및 미국과 협조하면서 신중하게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및 미국과 협조’라는 전제 자체가 사실상 6자회담 재개를 반대한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일본 정부가 사실상 6자회담 재개 반대의 뜻을 피력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택한 것은 최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사건 등으로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제의를 대놓고 거부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22일 일본 방문 중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나서는 와중에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6자회담의 목표 자체가 한반도 비핵화인 만큼 북한이 핵개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회담재개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인 러시아는 계산이 복잡해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4일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담에서 “러시아는 가능한 한 빨리 6자회담이 재개돼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재개를 주장하기에는 러시아의 외교적 부담도 적지 않다.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 직후 강력히 북한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나선 점 등을 감안하면, 현 상황에서 즉각적인 6자회담 재개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한 외교 전문가는 “러시아는 항상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과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해 온 만큼 결국에는 중국의 제안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北 “남조선 도발땐 추가 타격”

    북한이 25일 유엔군사령부가 제의한 ‘북한군-유엔사 장성급회담’을 거부했다. 북한은 또 ‘물리적 보복타격’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유엔사가 제의한 장성급회담을 거부했다.”면서 “북한은 장성급회담에 나와 실익을 얻지 못할 것이란 판단 때문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또 “조선 서해가 분쟁수역으로 된 것은 미국이 우리 영해에 제멋대로 그은 ‘북방한계선’(NLL) 때문”이라며 “남조선이 또 군사적 도발을 하면 주저없이 2차, 3차로 물리적 보복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측의 책임 전가와 보복 협박은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23일부터 발표 주체를 바꿔 가며 매일 되풀이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미 FTA 전면재협상 아니다”

    “한·미 FTA 전면재협상 아니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는 18일 한·미 FTA 추가협상에서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데 최선을 다하되 논의는 전면 재협상이 아니라 극히 제한된 부분만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극히 제한된 부분만 논의” 최 대표는 “정부는 협정을 수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었지만 미국에 제시한 내용을 다루려면 단순한 협의로서는 부족해 주고받기식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협상이 재협상임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추가협상 범위에 대해선 “자동차 이외 모든 범위로 논의가 확대되는 전면 재협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극히 제한된 부분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쇠고기 문제는 FTA와 상관없는 만큼 앞으로 양측이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데 포함되지 않는 별개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이럴 경우 우리의 히든 카드는 무엇일까. 우선 우리는 미국과 같이 자동차 부문의 관세문제를 꺼낼 수 있다. 한·미 FTA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산 자동차(8%)와 부품(3∼8%)에 붙는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은 3000㏄를 초과하는 승용차에 한해선 관세(2.5%) 철폐를 3년간 미룬다는 조건을 달았다. 따라서 우리도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를 미루겠다든지 ▲중대형 국산승용차에 대한 관세 철폐시기를 당겨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종목이 소나타(배기량 2000㏄ 이상)급 차종에서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 3000㏄ 이상)으로 바뀌고 있다. ●車관세·의약품 등 히든카드? 또 다른 카드는 의약품 분야의 ‘허가-특허’연계의 유예다. 한·미 FTA에서는 지적재산권과 관련, 출원일로부터 20년까지는 허가와 특허를 연계해 복제약 시판을 금지하도록 돼 있다. 주로 복제약을 만드는 국내 제약사는 생산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어 막대한 기술료를 물어야 한다. 따라서 시기 조정을 요청하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미국이 자동차 부문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만들겠다고 주장한 만큼 농산물에 우리도 세이프가드의 적용범위를 넓히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팀장은 “처음부터 자기 장벽은 쌓고 남의 벽은 허물겠다는 것이 추가 협상에서 미국의 목표인 만큼 뭘 주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주 LG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협상 테이블 위엔 보기엔 그럴듯하지만, 손익계산을 따져보면 먹을 것이 전혀 없는 카드가 난무한다.”면서 “실제 자동차 부문에서 스냅백(분쟁 시 결과에 따라 이전 관세로 복귀할 수 있는 제도) 등은 우리가 받아 와야 실익이 없는 대표적인 카드”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하나 ‘두 토끼 전략’ 금융권 지각변동 오나

    하나 ‘두 토끼 전략’ 금융권 지각변동 오나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지분 51%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16일 알려지자 금융권은 하루 종일 놀라움에 들썩거렸다. 하나금융이 현재 금융권에 나와 있는 인수·합병(M&A) 2대 매물인 우리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을 동시에 M&A 대상으로 검토하면서 금융권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MOU 구속력 없어 무산돼도 손해 안봐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의 키워드를 ‘논바인딩(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된다고 해도 우리금융과 론스타는 불이익을 보는 일이 없다. 하나금융이 우리금융과 외환은행이라는 양대 카드를 모두 손에 쥐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하나금융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M&A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에서 외환은행으로 M&A 전략을 선회한 것은 정치적 문제와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M&A와 관련해서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라는 점에서 ‘특혜 논란’에 시달려 왔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 우리은행과는 중복되는 영업 분야가 많지만 외환은행과는 기업 금융과 외환 업무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점포를 합치면 1041개로 3대 시중은행과 비슷해질뿐 아니라 구조조정 수요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외환은행은 국내에서 외환업무의 40%를 점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들의 가치가 높고 직원들도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간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호주 ANZ은행과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인수가액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론스타는 줄곧 5조원 선을 주장했지만 ANZ는 3조원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덧붙여 5조원대에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론스타 먹튀 논란이 변수 외환은행 최종 인수까지는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당장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론스타는 ANZ은행과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푼이라도 더 받겠다고 하나금융을 불러냈다.”면서 “론스타의 ‘먹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들러리를 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먹튀’ 논란이 재현될지도 주목된다. 정부는 그간 국내 은행에 대해 론스타는 2006년 국민은행에 지분 전체를 약 6조 5000억원에 팔기로 계약까지 체결했다가 단물만 빼먹고 떠난다는 논란에 휩싸여 본계약이 무산된 바 있다. 2007년에도 HSBC와 계약했다가 막판에 결렬됐다. 여기에 자금 동원이 가능한지도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끌려다니다 실익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도 M&A가 무산된 적은 수없이 많다.”면서 “이번 매각협상의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우리금융 “경쟁 불발땐 민영화 중단”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면서 우리금융 민영화는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당장 우리금융 인수의향서(LOI) 제출 시한인 26일까지 우리금융 컨소시엄 외에 하나금융이 LOI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유효경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상목 공적자금위원회 사무국장은 “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분명 안 좋은 것”이라면서 “12월 중순 복수입찰자 선정까지는 진행한 후 유효경쟁이 없다면 재입찰 또는 강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새로운 입찰자로 떠오른 KB금융지주는 당초 방침대로 당분간 M&A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경주·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오늘의 눈] 북한이 핵 전문가 헤커 부른 이유/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북한이 핵 전문가 헤커 부른 이유/김미경 정치부 기자

    북한이 최근 미국의 저명한 핵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불러 25~30㎿ 용량의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 중이라고 밝히면서, 북한이 핵무기 재료인 고농축우라늄(HEU)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수로 원료는 3~5%의 저농축우라늄이지만 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HEU를 생산해낼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북한의 HEU에 대한 야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파키스탄 등으로부터 HEU용 알루미늄관 등을 수입, 수십년째 HEU 생산을 추진해 왔다는 것이 지난 3월 기자가 미국 연수 중 만난 헤커 박사의 전언이다. 그러나 헤커 박사는 뜻밖에도 북한의 우라늄 농축은 핵무기용이 아니라 경수로용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이미 플루토늄을 생산했고 핵실험도 했는데 돈이 많이 드는 우라늄 핵개발은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그들의 속을 뻔히 아는 헤커 박사를 초청, 영변 핵시설 주변의 터파기 움직임을 경수로 건설이라고 밝혔을까. 헤커 박사는 지난 2004년부터 지난 9~13일 방북까지 모두 5차례나 북한에 갔다. 북한은 헤커 박사가 올 때마다 자체 생산한 플루토늄 샘플을 보여주거나 핵시설 불능화 작업을 확인시켜 주는 등 그의 방북을 대외정책에 십분 활용했다. 특히 2004년 방북 때는 사진 촬영을 막더니 나중에 사진 수십장을 국제특송으로 보내주는 성의까지 보였다고 한다. 그만큼 미국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전문가를 통해 자신들의 핵능력을 과시하고 대미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려는 포석인 것이다. 헤커 박사의 방북 결과가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우리 정부는 벌써부터 북한의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고 나섰지만 미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북한은 터파기를 경수로 건설이라고 공개할 정도로 다급하다. 한·미 간 철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출구전략’을 이끌어 내고, 6자회담 재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다. chaplin7@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살얼음 정국’과 여권의 고뇌

    [김형준 정치비평] ‘살얼음 정국’과 여권의 고뇌

    G20 서울 정상회의가 막을 내리면서 4대강 예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대포폰 수사 등 정치권에 산재했던 현안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정치권에 전개될 몇 가지 흐름과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MB)의 국정운영 지지도의 후광효과에 대한 흐름이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MB의 지지도가 50%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결과는 ‘대통령이 일은 열심히 한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친서민과 공정사회’와 같은 미래가치를 토대로 국정 어젠다를 주도하고 있으며, 각종 정상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민의 자긍심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MB의 높은 지지도에 힘입어 여권 수뇌부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추진할 기세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최근 “선진국으로 가고 부패를 없애고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을 이루려면 나라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안했다. 이런 제안은 4년 중임제 개헌을 지향하는 친박계와의 대충돌을 예고하는 것이다. 친박계는 오래전부터 어떤 형태의 ‘분권형 개헌’도 ‘박근혜 죽이기’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야당은 여권의 개헌 드라이브에 대해 “국면전환용”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도 “개헌이야말로 정치인을 위한 정치놀음”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하튼 친박계와 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개헌은 성사될 가능성은 없고 실익도 없다. 더구나 대통령이 집권 4년차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정치 전면에 나설 경우, 역대 정권에서 보듯이 오히려 역풍이 불어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 여하튼 의욕만 앞선, 준비 안 된 ‘분권형 개헌론’은 최근 형성된 MB와 박 전 대표 간의 ‘전략적 밀월관계’를 한방에 날려 버릴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세종시 때와 같이 친이-친박 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MB와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동반하락할지도 모른다. 둘째, 청목회 수사를 둘러싼 정치권과 검찰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사다. 검찰이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정치권 길들이기에 나설 경우, 의외의 복병을 만날 수 있다. 궁지에 몰린 정치권이 역으로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부실수사를 명분으로 국정조사 카드를 들고 나올 개연성이 있다. 정·검(政·檢) 충돌은 모두를 패자로 만들 것이며, 오히려 정치권이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사정정국이 초래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정정국은 의도하지 않은 정국의 불확실성과 불예측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다. 셋째, 주요 정치 현안을 둘러싼 여당 내 갈등이 향후 정국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당장 감세논쟁을 둘러싸고 현재 권력인 MB와 미래 권력을 노리는 박 전 대표 간에 충돌이 예상된다. MB는 “원칙적으로 정책의 방향은 감세해서 세율을 낮추고 세원은 넓히는 쪽으로 가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감세기조 유지 원칙을 천명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소득세 최고 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법인세는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감세 부분철회 입장을 밝혔다. ‘MB 노믹스’의 근간인 감세를 둘러싼 두 권력의 충돌은 예기치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여당은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지도부가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갈팡질팡할 경우, 씻을 수 없는 내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전개될지도 모를 ‘살얼음 정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일차적인 책임은 여권 수뇌부에 있다. 개헌안에 대한 당내 합의도 없이 지금이 개헌 시점인지,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새로운 물증이 나온 상황에서 검찰 재수사에 언제까지 침묵을 지킬지, 감세 철회가 당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여권 수뇌부의 깊은 고뇌가 필요할 때다. 민감한 정치 현안들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해서 생산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역동적 리더십만이 해법이 될 수 있다. 리더십의 핵심은 여당 수뇌부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담대하게 행하는 것이다.
  • 삼성·현대차 등 ‘글로벌 개척’ 호기로

    삼성·현대차 등 ‘글로벌 개척’ 호기로

    ‘재계의 유엔 총회’로 불린 G20 서울 비즈니스 서밋이 지난 12일 막을 내리면서 국내 기업들이 거둔 실익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인들이 ‘비즈니스 서밋 의장국’이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 평소 약속 한번 잡기 힘든 세계 재계 거물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한 점이 최대 성과로 꼽힌다. ●CEO 회동 96 건… 네트워크 강화 14일 G20 서울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회의 기간 조직위를 통해 신청된 국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공식 미팅 건수는 모두 96건. 기업측에서 미팅 대상 및 내용 공개를 꺼려 비공개로 회동을 진행한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성사된 CEO 간 미팅은 200건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진 공식 회동만 86건이 나 된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적지 않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독일 보쉬의 프란츠 페렌바흐 회장, 세계적 철광석 업체인 브라질 발레사의 호세 아그넬리 회장 등과 만나 신사업 분야에서의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미국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 시스코의 윔 엘프링크 부회장, 휼렛패커드 리처드 브래들리 부사장 등을 잇따라 접촉하며 정보기술(IT) 분야의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에너지 분야 기업 7곳의 CEO를 초청해 ‘G20 에너지 정상 회의’를 갖는 등 왕성한 행보를 보였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러시아 1위 철강 원료사인 메첼사와 세베르스탈, 프랑스 알스톰, 브라질 발레, 호주 리오틴토, 덴마크 베스타스 대표를 모두 만나며 글로벌 물류채널 확보에 나섰다. 특히 메첼사와는 지난 10일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자원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하며 실리를 챙겼다. 박용현 두산 회장은 일본의 이토추, 폴란드 국영발전 유틸리티 회사인 PGE 등 협력관계가 없던 외국기업 CEO들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신시장 공동 진출 등을 구체화하기로 하는 등 ‘깜짝 실적’도 거뒀다. 비즈니스 서밋이 진행되는 회의장과 숙소에 국산 제품을 선보여 세계 재계 리더들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의 우수성을 알린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한국 제품 우수성 세계에 알려 삼성은 비즈니스 서밋과 G20 서울 정상회의에 태블릿PC, 3차원(D) TV, 노트북, 프린터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 글로벌 리더들이 국내 IT의 위상과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현대기아차는 에쿠스 리무진을 정상 의전용으로 지원한 것을 비롯해 스타렉스, 카니발, 모하비 등 172대의 차량을 제공해 홍보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진은 비즈니스 서밋과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한 CEO와 국가원수들의 항공운송 부문을 맡아 대한항공의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즈니스 서밋이 자유무역 촉진, 도하개발어젠다(DDA) 조기 타결 등을 추구하고 있어 (수출지향적인) 우리 기업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청목회·대포폰·FTA… 앞길 험난

    청목회·대포폰·FTA… 앞길 험난

    9일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정국 ‘대란’은 일단 피했다. 한나라당은 야권이 요구한 ‘본회의 현안 질의’를 받아들였고, 민주당은 ‘유통법과 상생법 동시 처리’ 주장에서 한 발 물러났다. 하지만 청목회 입법로비, ‘대포폰’ 의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산적한 쟁점은 하나같이 인화성 높은 사안들이다. 난맥상이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여야 모두 이날 합의 결과를 놓고 서로 양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완전한 정상화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음을 자인하는 셈이다. ●與 ‘청목회 터널’ 일단 탈출 청목회 파문은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우선 10일 현안 질의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경우다. 여론도 그다지 정치권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미 법무부장관의 답변은 거의 다 들었다. 현안 질의에서 ‘입법권 침해에 대한 사과와 유연한 수사’ 정도는 나와야 국민적 명분이라도 얻게 된다. 청목회에 관한 한 실익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현안 질의 이후 11일부터 예산심의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다소 성급하다는 지적이 민주당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반면 검찰·청와대·야당 사이에서 곤혹스러웠던 한나라당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청목회 터널’에서 벗어났다. 유통법 처리를 통해 서민정책을 선점하고 예산 심사를 주도하는 효과도 챙겼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가 “야당이 국회의 발목을 잡는 구도였는데 이번 합의로 예산 국회가 정상화되고 향후 정국에서도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반긴 것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게다가 행안위는 뒤늦게 정치자금 문제를 건드리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검찰이 제기해 국회가 바꾸는 꼴이 됐다. ●대포폰은 ‘추후 논의’ 대포폰 의혹에 대한 여야 합의는 ‘추후 논의’다. 전날 야 5당은 검찰의 각종 부실수사에 대한 국정조사 및 특검을 촉구했다. 야권 입장에선 미진한 합의로 보인다. 이 정도 합의로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워낙 센 사안이라 실무적·정치적 성과를 따지는 원내대표 회동에서 일치된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복수의 여야 원내 관계자들은 “스폰서 검사 문제는 특검을 거쳤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야 5당은 스폰서 검사 문제를 포함, 대포폰 의혹 전반의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진전시키려면 요구서 내용과 타이틀을 바꿔야 한다. 적어도 야권 입장에선 이 문제에 천착하다간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한 듯하다. 이에 대해 야권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현안 질의가 이루어지면 다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도 “본회의가 열리면 청목회에 집중하면서 동등한 비중으로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우선 큰 틀에 합의하고 1차 본회의에서 공세를 취한 뒤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가 대포폰 문제를 ‘쉼표’라 이른 것은 의미심장하다. 어쨌든 한나라당은 ‘대포폰 국정조사’라는 1차 관문에서 한숨 돌렸다. ●한·미 FTA 마찰 재점화 이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국회를 격랑 속으로 몰고 있다. 추가 협상에서 자동차 안전기준 및 연비·배기가스 등 환경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의총을 열고 추가 양보가 사실로 드러나면 비준 반대는 물론 전면적인 재검토까지 요구하기로 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번 협상은 일방적인 양보이며 굴욕적인 협상”이라면서 “정부가 자동차는 양보하되 쇠고기는 양보하지 않는다며 마치 ‘빅딜’처럼 선전하는 건 가증스러운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에 힘을 실어 줬다.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쇠고기 문제는 협의를 안 했고,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에 대한 협의도 신중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고있다.”며 퍼주기 협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구혜영·김정은기자 koohy@seoul.co.kr
  • [한·미 FTA] 韓, 쇠고기 고수 美, 자동차 개방 폭 확대… 실익 기싸움

    [한·미 FTA] 韓, 쇠고기 고수 美, 자동차 개방 폭 확대… 실익 기싸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사흘 앞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은 8일 자유무역협정(FTA) 최종 타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였다. 2007년 4월 타결 이후 3년여를 끌어온 한·미 FTA 협상이 종착점에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쇠고기 부문에 대해서는 협상 거부 입장을 단호하게 밝히고, 자동차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전략을 세워 왔다. 따라서 우리 측은 자동차 시장 개방 확대를 어느 정도까지 양보할 것이냐가 관심이고, 미국은 최대한 개방의 폭과 시기를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에 대해 2015년까지 최대 3년간 한시적으로 연료 소비효율 규제를 면제해 준다고 내부방침을 정했고, 한국시장 내 판매량과 적용 유예기한 등 세부사항에 대해선 관련부처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첫날 협상에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관세환급 규모와 온실가스 배출량 등 자동차 관련 현안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김 본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측이 양보 요구를 우리 측에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쇠고기와 관련해서 미국 측이 관심이 많지만 쇠고기는 FTA와 무관하다는 게 우리 기본 입장인 만큼 쇠고기 문제에 대해선 논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대로 협상이 마무리된다면 한국은 쇠고기 부문의 추가개방을 막아 내고 미국은 자동차 부문에서 수출 규제를 풀어 실속을 챙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미국의 입장에서 자동차 부문 재논의는 절실했다. 국가 간 회담인 탓에 에둘러 자동차 연비 문제를 말하지만, 미국의 속마음은 이번 기회에 자동차 부문의 무역 불균형을 깨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미국에서 한국차는 연간 75만대가 팔리지만, 한국에서 팔리는 미국 차는 한해 3000대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추가로 한국산 픽업 트럭 관세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은 과거 협상문 등에는 없는 내용으로 미국이 자동차 부문에서 실익을 더 챙기려는 모습으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쇠고기를 지키려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선택할 카드는 처음부터 많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도 또 다른 이유로 꼽는다. G20과 FTA는 별개의 사안이지만 미국의 도움이 절실한 초보 의장국의 입장에서 FTA와 관련해 어려움에 봉착한 오바마 정부를 모른 척한 채 G20에서 “우리를 도와 달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남은 과제는 양국이 만든 합의 사안을 어떤 형식으로 담아내느냐다. 이에 따라 두 나라 의회 비준과정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정부는 협정문을 손대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미국은 구속력 있는 이행방안을 보장받길 원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만약 미국의 요구대로 협정문 등을 수정하면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협정문 외 부속서를 고쳐도 ‘협정문 수정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부속서는 협정문 본문의 조항에 따라 관세 철폐 일정 등이 담긴 문서인 만큼 법적으로는 협정문 본문과 같은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개헌-4대강 빅딜 없다”

    “개헌-4대강 빅딜 없다”

    “개헌은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마는 것이지, 4대강 사업과 맞바꿀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여야가 개헌을 둘러싸고 혼란에 빠진 가운데 개헌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이재오 특임장관이 15일 ‘개헌-4대강사업 빅딜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동행한 기자에게 “개헌과 4대강 사업은 서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주고받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이 4대강 공사 기한을 늦추는 대신 야당이 개헌특위를 수용하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언급하자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들 사이에 ‘빅딜’이 오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데 대해서는 “수석(부대표)들이야 정기국회 원내전략을 짜야 하니까 전략상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당은 여당대로 원하는 것이 있고, 야당은 야당대로 원하는 것이 있으니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장관은 또 “일부 언론에서는 ‘(한나라당)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가 이재오 직계’라고 하고, 그러니까 내가 그런(빅딜을 하려는) 뜻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그렇지 않다).”라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이어 “내가 원내대표를 두번이나 해봤는데 뭐가 가능하고 아닌지 모르겠느냐.”면서 “개헌은 하면 하고 말면 마는 것이지 다른 정치적 사안과 딜(주고받기)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야당이 요구하는 4대강 검증특위와 관련해서도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쌀 조기관세화… 저소득에 무상공급”

    “쌀 조기관세화… 저소득에 무상공급”

    정부가 쌀의 조기 관세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더 이상 쌀시장 개방을 미뤄 봤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정면돌파의 성격이 강하다. 저소득층 무상 쌀공급과 농지 연금 시행 등이 대책의 골간이다. 이는 정치권이 주장하는 대북 쌀지원과 맥을 같이하면서 공감대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농민 등 농촌단체가 쌀직불금 단가 인상 등 직접지원이 아니어서 정부와 농민단체의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내년의 쌀 조기 관세화를 위해서는 이달 내 세계무역기구(WTO) 등에 일정을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농민단체 등과의 협상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쌀의 조기 관세화(쌀 시장개방)를 위해 영세·고령농 지원과 저소득층 무상 공급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내 쌀 재고 해소를 위해 내년부터 조기 관세화가 필요하다.”면서 “쌀 직불금 단가 인상 등 일부 농민단체들이 요구하는 조기 관세화의 선결조건을 들어주기 어렵지만 쌀 과잉생산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농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책은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구체안으로 ▲농지연금제 시행 등 영세·고령농 지원을 위한 특단의 정부 대책 마련 ▲저소득층 쌀 무상공급 등 재고 쌀 처리를 위한 긴급대책 수립 등을 제시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매년 2만t씩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최소시장 접근물량’(MMA)이 올해 32만t에 이르는 등 올 6월 현재 143만t의 쌀 재고량이 쌓이면서 조기 쌀 관세화가 불가피하다는 데 따른 조치다. 우리나라는 2014년까지 관세유예기간으로 정해져 있지만 내년부터 곧바로 관세화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 장관은 “쌀의 조기 관세화가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농민 및 농민단체들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며 이달 말까지 입장 정리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오일만·유대근기자 oilman@seoul.co.kr [용어 클릭] ●쌀 조기 관세화:2015년으로 예정된 관세화 시점을 내년으로 앞당겨 매년 늘어나는 의무도입량(MMA)을 줄이자는 주장. 우리나라 농산물 시장은 1993년 말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1995년부터 관세를 매기는 조건으로 개방됐지만 쌀은 유예했다. 대신 정부는 일정 물량의 외국쌀을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하고 의무 도입량은 1995년 5만 1000t에서 해마다 2만여t씩 증가한다. 2015년으로 예정된 관세화를 내년에 하면 2012년부터 4년간 8만t가량의 쌀을 덜 수입할 수 있게 된다.
  • [서울광장] 국민 청문회는 이제 시작이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민 청문회는 이제 시작이다/박대출 논설위원

    민심은 저울이다. 절묘하게 균형을 맞춘다. 강한 권력에겐 견제한다. 약한 권력에겐 힘을 보태 준다. 이명박정부는 초반 독주했다. 민심은 한나라당에 6·2 지방선거 참패를 안겼다. 집권 후반기는 위기에 처했다. 민심은 7·28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을 회생시켰다. 노무현정부 땐 어떤가. 한나라당은 대통령을 탄핵했다. 민심은 총선 역풍으로 살려냈다. 그 대통령은 민심을 이반했다. 박근혜 대표에겐 40대0의 불패 신화를 안겨줬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때도 그랬다. 김태호 내각이 좌초됐다. 지방선거 참패의 자성이 실종됐다. 재·보선 선전으로 오만해졌다. 후보 검증은 안이했고, 잣대는 느슨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종료됐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이제부턴 국민 청문회다. 여권의 향후 수순에 달렸다. 복기(復棋)가 필요하다. 잘못된 수(手)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다. 후임 인선이 출발점이다. 8·8 개각은 절차부터 하자였다. 총리·장관 후보자를 동시 발표했다. 이벤트하듯. 물러날 총리가 임명 제청권을 행사했다. 구두 제청이냐, 사후 제청이냐, 논란까지 샀다.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 총리 후보자를 먼저 냈어야 했다. 시차를 두면 시행착오도, 충격도 줄일 수 있었다. 결국 실리도, 명분도 잃었다. 새 총리에겐 실질적인 제청권이 필요하다. 39년 만의 40대 총리카드는 처음엔 괜찮았다. 신선한 충격이 지역적 한계마저 덮는 듯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이것으로 족하다. 새 총리는 비영남이 낫다. 그보다 더한 충격이나 감동이 있다면 몰라도. 대통령-총리-국회의장-여당 대표가 영남 일색이라면 곤란하다. 충청 총리나 호남 총리가 필요하다. 세종시 앙금을 씻으면 충청 총리 후보군이 넓어진다. 호남 총리는 화합과 소통의 상징이다. ‘친이’ 소장파는 김 후보자를 낙마시킨 주역들이다. 거의가 김 후보자와 같은 40대다. 결과적으로 세대교체는 같은 세대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후임 인선 기준으로 청렴이 힘을 받는 듯하다. 자칫 무능으로 쏠리면 안 된다. 자라 보고 놀랐다고 솥두껑을 겁낼 일인가. 후보군이 언론에 거론되기 시작했다. 검증 유경험자로 쏠리는 인상이다. 더 찾아야 한다. 감동을 주는 인선이 기본이다. 두번째 하자는 당·청 관계였다. 한나라당은 여론조사로 험악한 민심을 확인했다. 그런데도 국회의장 직권상정까지 검토했다. 후보자들에게 ‘조금 문제’가 있고, ‘결정적 하자’는 없다고 했다. 그 인식이 ‘큰 문제’였고, ‘결정적 하자’였다. 소장파 반란이 당을 살려냈다. 총리 인준을 강행했다면 위기를 부를 뻔했다. 당은 로봇지도부,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하고. 몰랐다면 판단 능력의 결여다. 여권 분란이 위험 수위다. 소장파 반란은 충정 때문일까. ‘보이지 않는 손’ 얘기가 나온다. 김태호 카드는 누가 꺼냈나. 그가 총리가 되면 누가 손해를 보나. 낙마로는 누가 이득을 보나. 곰곰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친이 내부의 갈등이 확산일로다. 정태근 의원은 이상득 의원을 사찰 배후로 공개 거명하고, 정두언 의원은 청와대 인사더러 ‘차지철’ 운운한다. 전열이 흩어지면 위기를 부른다. 잘 다스려야 화를 면한다. 생존한 각료들은 안도할 게 아니다. 흠집투성이다. 일로써 흠집을 메워야 한다. 멸사봉공하는 길밖에 없다. 수오지심(羞惡之心)으로 출발해야 한다. 청문회로부터 자유로운 장관들이 있다. 외교·안보 부처 장관들이다. 잘해서 살아남은 게 아니다. 외교안보 정책의 일관성이란 우산 아래 생명을 유지했다. 실익 없는 외교, 뻥 뚫린 안보에 대한 재신임이 아니다. 그들에게도 국민 청문회는 남아 있다. 민심은 선거를 통해 심판한다. 정치는 부메랑이다. 국정 지지도에 함몰될 때가 아니다. 그 수치에 안주하면 화를 부른다. 6·2 지방선거에서 입증됐다. 이명박정부가 고개 숙이면 회생할 수 있다. 민심은 너그럽다. 7·28 재·보선 때 기회를 다시 줬다. 놓치면 안 될 기회다. 민심은 주시하고 있다. dcpark@seoul.co.kr
  • [韓-페루 FTA 타결] 한국 FTA ‘이제부터 시작’

    [韓-페루 FTA 타결] 한국 FTA ‘이제부터 시작’

    지난 30일 페루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지만 ‘FTA 전선’에는 여전히 먹구름이 가득하다. 3년째 잠을 자던 한·미 FTA 2라운드는 이제 시작이다. 기존 협정서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8%)를 발효 즉시 철폐하고, 배기량 2000㏄ 초과 차량의 개별소비세율은 10%에서 5%로 낮추게 돼 있다. 반면 미국은 3000㏄ 이하 한국산 승용차는 바로 관세(2.5%)를 철폐하지만 그 이상은 3년 뒤에, 픽업트럭은 10년에 걸쳐 없애도록 돼 있다. 미국이 불리할 게 없다. 때문에 미국은 비관세장벽 해소에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미 무역대표부 (USTR)의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는 한국의 자동차 연비와 배출가스 규제를 비관세 장벽 사례로 지적했다. 또 다른 쟁점인 쇠고기는 FTA의 대상도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제품 수입위생조건(농식품부고시)’을 손봐야 하는 문제다. 그럼에도 쟁점으로 부상한 까닭은 FTA 비준의 ‘길목’을 지키고 있는 상원 재무위원장 맥스 보커스(몬태나주) 의원이 목소리를 높인 탓이다. 그의 지역구에는 미국 내 30개월 이상 소의 80%가 집중돼 있다. 미국의 표면적인 요구는 ‘30개월 미만’으로 제한된 현재의 조건을 ‘30개월 이상’으로 확대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미 FTA의 다른 쟁점이나 다른 나라와의 쇠고기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한 ‘레버리지(지렛대)’ 성격이 짙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쇠고기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자동차 협상에서 ‘망외소득(望外所得)’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중국과 일본, 타이완 등 동아시아 4개국 중 한국의 수입조건이 관대한 편이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20개월 이하의 뼈를 포함한 쇠고기만 수입하고, 중국은 아예 수입하지 않고 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FTA는 걸음마도 떼지 못했다. 2007년 3월에 시작된 산·관·학 공동연구(타당성 조사)가 5월에야 마무리됐다. 간신히 사전협의 격인 ‘민감분야 협의’를 9월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한·중 FTA는 기존 FTA와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일관되게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협정을 지향했다. 반면 중국은 경제적 효과보다는 정치적 영향력 확대 등에 FTA를 활용했다. 또한 중국은 투자협정이나 금융 개방 확대 등은 꺼리면서 관세를 철폐하는 낮은 수준의 FTA를 원하지만, 우리에게는 기대효과가 떨어진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과의 FTA는 시간과 순서의 문제일 뿐 피할 수는 없다.”면서도 “높은 수준의 FTA를 고집하면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을 테고, 낮은 수준의 FTA는 실익이 없는 상황이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공권 5400억 유지…삼성, 실리는 챙겼다

    시공권 5400억 유지…삼성, 실리는 챙겼다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개발㈜(AMC)의 경영권을 포기한 것에 대해 업계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해석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이름값’ 탓에 마땅한 퇴로를 찾지 못하다가 코레일의 사업 정상화 압박이 가해지자 건설주간사 자격을 포기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는 것이다. ●PF 부실로 수익성 하락 불보듯 삼성물산은 AMC의 경영권을 포기하더라도 1조원에 가까운 사업권과 시공권을 그대로 유지한다. 철도시설이전공사와 토양오염정화사업 등 4000억원대 사업권과 17개 건설투자사에 지분별로 배정되는 5400억원의 시공권이다. 이는 9조원의 전체 시공물량 가운데 11%가 넘는 수치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개발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의 지분 6.4%만 유지하더라도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코레일이 주축이 된 PFV 이사회가 8월 말까지 AMC 지분을 전량 양도할 것을 요구하면서 삼성물산의 대외 이미지는 타격을 받고 있었다. 결국 요구를 거부하면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AMC 계약해지를 위한 정관개정 절차를 밟게 되는데, 이는 피하려 한 것이다. 삼성물산 등 건설투자자들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4조 6000억원가량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급보증 규모가 너무 많은 점 때문에 고민했고, 코레일은 랜드마크 빌딩 매입의 조건으로 삼성물산의 퇴진을 내걸며 압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임시주총이 열리면 코레일의 의지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토지대금 지급보증을 건설사들이 떠맡으라는 코레일의 요구로 빚어진 힘겨루기는 코레일의 판정승으로 끝난 모양새다. 그러나 실익과 명분을 챙긴 삼성물산도 합리적으로 물러선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삼성물산의 AMC 경영권 포기로 신규 건설 투자사 영입이 가능해졌지만, 지급보증을 통해 땅값을 댈 건설사들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압박으로 퇴로 확보 명분도 삼성물산은 애초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2007년 사업자 선정 때 땅값으로만 8조원을 써냈다. 그러나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며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땅값 마련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수익성도 크게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코레일은 “충분히 예상했던 당연한 수순으로 사업 정상화를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PFV 지분에 대해선 “사유재산으로 강제로 포기하라고 말할 권한이 없다.”면서 “(삼성물산의) 철도시설이전공사 시공권 등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기아차勞, 유급 전임자 204명→21명… 20년만에 무파업 임단협

    기아자동차 노사가 20년 연속 파업의 고리를 끊고 임금·단체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특히 노동계 최대 쟁점인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 적용을 놓고 개정 노동법을 준수하기로 한 점에서 주목된다. 이로써 완성차업계 5개사는 노조 출범 이후 사상 처음 ‘무(無)파업’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기아차 노사는 31일 경기 광명 소하리공장에서 진행된 18차 본교섭에서 모든 종업원의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에 노조 전임자는 크게 줄이는 데 합의를 이끌어 냈다. 노사는 타임오프제 시행에 대해 개정된 노사관계법에 따라 유급 노조전임자 수를 204명에서 21명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사측은 유급 전임자 21명에 대해선 급여를 지급하되, 전임수당은 폐지하기로 했다. 무급 전임자는 노사 협의를 통해 따로 결정하기로 했다. 대신 기아차는 전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보장합의서’를 제시했다. 또 임금부분 합의 내용을 보면 ▲기본급 7만 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일시금 300%+500만원 지급 ▲신차 성공 및 생산·판매 향상을 위한 회사주식 120주 지급 등이다.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 20일 만에 전격 합의를 이뤄낸 것은 노사 갈등이 최근 ‘잘나가는’ 기아차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노조는 특근 및 잔업 거부를 강행해 대내외적인 비판을 샀고, 사측도 노조와의 협상이 원활하지 못해 최고의 사업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여기에 일부 노조원들이 노조 지도부의 강경투쟁 방식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노사 모두가 유연한 자세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2일 실시된다. 재계 관계자는 “개정 노동법을 준수하기로 한 기아차 노사의 합의는 내년 단체협약 개정을 앞둔 다른 강성 사업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독설’ 김문수 입지 강화

    ‘독설’ 김문수 입지 강화

    29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중도 사퇴는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간 역학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친이계 내부에서 차기 주자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에 참패를 안긴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친이계 내부에서 ‘박근혜 대항마’로 떠오른 김 지사에게 김태호 카드의 급부상은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었다. 개각 발표 직후인 지난 9일 김 지사가 경기도청 월례조회에서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불만의 표출로 풀이됐다. 김 지사는 이날 김 후보자의 중도사퇴와 관련,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 친이계 재선의원은 “김 지사가 더 이상 왈가왈부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대권경쟁 구도 혼선에 따른 걱정을 덜어냈다. 그동안 친박계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의 발탁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대권구도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며 달갑지 않게 여겼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정권 재창출’을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낙마는 이런 의심을 일정부분 씻어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청와대가 임명 강행 의지를 내비쳐 걱정이 컸는데 이제라도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지명 때와 같이 이번에도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만 말했다.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는 이번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실익이 교차했다. 그는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 3명이 낙마할 정도로 ‘빡빡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낙마로 ‘김태호 총리, 이재오 특임장관’이라는 기존의 구도가 깨진 것이 이 특임장관의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6·2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몽준 전 대표와 ‘신승’(辛勝)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은 잠재적 경쟁자였던 김 후보자의 도태가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자유로운 경쟁 체제가 이뤄지는 것은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 측도 “정치인이 자신이 보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에서까지 국민의 정서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준 계기였다.”고 논평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오늘의 눈] 통일세 논란, 통일 막지 말아야/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통일세 논란, 통일 막지 말아야/김미경 정치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통일세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통일부·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이제부터 준비하겠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고, 거세게 반대하는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청하고 있는 형국이다. 통일에 대비해 재원을 준비하자는 이 대통령의 제안이 오히려 국론 분열과 조세 부담 우려 등 상당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통일비용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을뿐더러, 북한의 급변사태에 따른 ‘흡수통일’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한반도 상황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왜 통일세를 제안했을까. 일각에서는 ‘경제대통령’답게 남북경협은 실익이 없다며 축소하고, 통일과정의 부담은 어차피 남측이 짊어져야 하니 통일세를 내놓았다는 해석도 있다. 천안함 사태 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쟁 가능성이나 급변사태에 따른 통일비용 부담 등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고, 이 같은 평가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실리적인 접근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통일세 제안 후 통일비용 마련을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지자 청와대 측은 반기면서도 여론 추이를 살피고 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2008년 4월 미국 방문 때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과 평양에 상설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가 북측이 거부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이번 통일세 제안이 그때처럼 뜬금없는 발언이거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남북관계·북핵문제에 따른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립서비스’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통일세 논란이 통일의 걸림돌이 되지 않고 평화통일로 가는 과정에 기여하려면 이 대통령이 나서 우리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 뒤 차근차근 준비해 가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시론] 체벌금지 이후를 고민하라/윤용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체벌금지 이후를 고민하라/윤용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체벌 논란은 왜 잊을 만하면 터지는가. 문제가 될 때마다 미봉책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이 ‘오장풍’으로 바뀌었을 뿐 이번에도 비등하는 비난 여론과 언론매체의 집중보도, 허용과 금지를 둘러싼 열띤 토론과 교육당국의 급조된 재발방지대책 등이 단골 메뉴처럼 이어졌다. 교사의 폭력이 파장을 일으키자 서울시교육청은 기다렸다는 듯이 신속하게 체벌 전면금지 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대해 교총은 객관적 타당성을 갖춘 체벌은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공식처럼 진행되고 있어 그 결론 또한 뻔히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체벌 문제가 좀 떠들썩하다가 곧 잠잠해져도 좋을 일은 결코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똑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실익 없는 논쟁으로 끝날 것이다. 교육당국의 대책이 성과를 거두기 바라는 마음에서 두 가지 의문을 제기 한다. 먼저, 서울교육청의 체벌 전면금지에서 금지되는 체벌이 과연 무엇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육법규는 이미 체벌을 금지하고, 다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청의 조치는 이 예외적 허용조차 금지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예외적 체벌 허용에는 형법상 정당방위나 긴급피난 등에 의한 허용과 교육법규에 의한 것이 있는데, 전자는 형법의 일반적 정당화원칙이므로 금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면 후자의 경우만 남는다. 교육법규에 의하면 예외적으로만 할 수 있는 체벌에 대해 체벌 장소와 체벌시 제3자 입회, 매의 규격과 횟수 등에 대해 아주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게다가 학생의 동의를 전제로 해서만 행해질 수 있게 했다. 즉, 학생은 체벌 이외의 다른 벌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동의에 의한 체벌은 그 자체로 아무런 문제도 발생시키지 않지만, 그 이전에 위와 같이 지키기 어려운 조건 때문에 체벌규정은 사실상 사문화된 것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교육법규에 따를 때 체벌은 이미 완전히 금지된 것과 같다. 바로 이 점에서 교육청의 ‘전면 금지’ 조치가 갖는 실익과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교육청의 조치는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답으로 보기도 어렵다. 체벌은 법적으로 전면 금지된 것이나 마찬가진데 학교에서는 왜 여전히 교사의 폭력이 빈발하는가.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물음이 아닌가. 그러므로 교육청은 어떻게 하면 체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내놨어야 했다. 체벌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 체벌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안을 찾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현행 체벌금지도 지켜지지 않는 마당에, 더 나아가 예외적인 경우까지 금지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한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마치 체벌문제를 거의 이용되지도 않는 체벌 허용 탓으로 돌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발생하고 있는 폭력이 금지를 선언한다고 방지되는 것은 아닐진대, 교육청의 이 조치는 학생인권신장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체벌 발생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따라서 철 지난 체벌 허용·금지의 되풀이는 체벌논의를 퇴행시킬 뿐이다. 법으로 10년 이상 금지한 체벌을 다시 허용하자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자는 것이며, 이미 금지한 체벌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열린 문을 또 열겠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정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체벌금지 이후의 대책 마련’이다. 오랜 세월 관습법적으로 인정되어온 체벌이 금지됨으로써 생겨날 수밖에 없는 학생지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대책은 체벌을 금지한 초중등교육법의 제정(1998년)과 함께 만들어졌어야 했다. 교육당국이 이를 부작위함으로써 결국 그 짐을 일선교사에게 떠넘긴 셈이 되었고,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폭력의 피해자로 고통 받게 했던 것이다. 늦었지만 이번만큼은 학생지도와 제재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기를 고대한다.
  • BDA때도 발빼던 중국 이번엔?

    로버트 아인혼 조정관이 2일 우리 측 당국자들과 대북 금융제재 협의에 이어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해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1874호가 채택된 뒤 미·중 간 관련 협의를 해 왔지만 중국 측의 소극적 대응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관련 질문에 정색을 하며 중국 측의 책임 있는 협조를 촉구했다. 그는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큰 책임을 안고 있다.”며 “도발이나 비확산 체제에 반하는 행동이 있었을 때 결과가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줄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란에 대한 제재에 있어서도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중국 방문 시 북한뿐 아니라 이란에 대한 제재 협조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 이후에도 북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한반도 안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모호한 입장을 보여 왔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지난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채택에는 찬성했지만 여전히 북한 편에서 미국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아인혼 조정관의 방문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중국은 2007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동결 자금을 풀어줄 때 이를 중개해 달라는 미국 등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등 글로벌 금융 협력에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BDA 문제가 막바지에 꼬여 결국 2007년 6월 러시아의 한 지방 은행이 북한 동결 자금 2500만달러 송금을 중개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이 한·미와 입장을 같이하면서 북한을 압박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별로 없기 때문에 선뜻 대북 금융제재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등을 앞세워 중국을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김·안 지사, 4대강 지지 지역여론도 헤아려야

    국토해양부가 최근 김두관 경남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4대강 사업을 계속할지, 4대강 사업 대행사업권을 반납할지 여부를 답변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현재 4대강 사업의 시행 주체는 정부와 지자체로 각각 나뉘어져 있다. 정부는 보 건설과 준설 공사 등과 같은 예산이 많이 드는 대규모 사업을, 지자체는 자전거 도로 공사· 생태 공원 조성 등 소규모 공사를 맡고 있다. 지자체의 사업권도 사실 정부가 ‘대행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못하겠다며 대행 사업권을 반납할 경우 정부가 대신 하면 된다. 정부 공문을 받아든 김 지사는 “6일까지 답하기는 어렵다.”며 당혹스러워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요구나 조건을 받아주면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안 지사는 “선거 때는 반대했지만, 지사로 당선되고 나서는 풀어나가는 방법은 다르다.”면서 4대강 사업에 무조건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이들은 4대강 사업과 관련, 당초 강경한 입장에서 ‘조건부 승인’으로 돌아서는 듯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내걸 조건은 ‘보 건설과 준설 공사 반대’가 될 것 같다. 만약 이들이 4대강 사업에 ‘조건부 승인’ 입장을 밝힌다면 이 또한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다. 이들은 목소리 큰 4대강 사업 반대론자뿐만 아니라 지지하는 지역주민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변화된 입장을 정직하게 밝혀야 한다. 또 도지사로서 4대강 사업의 실익을 따져 봤을 때의 손익계산서에 대한 입장도 지역주민에게 솔직히 설명해야 한다. 사실 4대강은 ‘국가하천’이지 ‘지방하천’이 아니다. 정부가 시행주체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특정 지역을 관통하기에 사업권을 지자체에 줬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 두 지사는 보 건설과 준설 공사에 반대할 권한은 없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국책사업인 만큼 해당 지자체장을 비롯한 지역주민의 의견을 모으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도 공문을 보내는 방식으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단체장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4대강 반대 목소리를 줄여 나가는 명분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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