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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中 정상회담] 中, 南·北사이 ‘이중플레이’… MB 안보외교 시험대에

    [北·中 정상회담] 中, 南·北사이 ‘이중플레이’… MB 안보외교 시험대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은 한반도 주변의 권력구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천안함 침몰에 대한 원인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선(先) 천안함 조사, 후(後) 6자회담’을 고수하는 한국과 6자회담 참가국 사이에 입장이 갈리는 형국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 쪽을 옹호하면서도 6자회담 재개에 한층 신경을 쓰고 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 북한은 천안함 침몰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다각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미·중 양국 간에 천안함과 6자회담을 둘러싼 균열 조짐도 없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에 성공하자 ‘세일즈외교’의 개가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뚝심’을 앞세운 개인기로 불리한 판세를 막판에 뒤집었다는 뒷얘기는 단번에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원전수주전을 펼치면서 이 방식을 ‘벤치마킹’할 정도였다. 앞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서울 유치권을 따내고 지난달엔 2차 핵정상회의 서울 유치에도 성공하자,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미국의 도움이 컸고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다는 흠결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한·중 정상 회담 이후 이 대통령의 안보외교 실력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청와대와 우리 정부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폈지만 중국 측의 반응을 과잉해석하면서 ‘판’을 잘못 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30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천안함 희생장병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달하고, 한국 정부의 원인조사가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하자 정부 당국은 ‘장밋빛 해석’을 했던 게 사실이다. 청와대 측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양국 간 공식 협의의 첫 단추”, “중국의 깊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후 주석은 같은 날 오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먼저 만나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변함 없는 지지를 과시했다. 이어 사흘 뒤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고, 5·6일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렸다. 더구나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사실을 중국으로부터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 후 주석에게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를 사전에 알려주겠다고까지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결국, 후 주석의 천안함사건과 관련한 발언은 외교적인 수사로, 조만간 나올 합동조사단의 발표에서 북한의 소행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나온다고 해도 중국이 혈맹인 북한의 손을 들어주지 않겠느냐는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외교당국은 그러나 중국에 더 강한 압박을 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국을 설득하며 다독이는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오는 15·16일로 예정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과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 측의 태도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에 한 얘기가 있기 때문에 중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실제로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글로벌 시대]몽골 칭기즈칸대 총장의 소망/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장

    [글로벌 시대]몽골 칭기즈칸대 총장의 소망/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장

    몽골은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통치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새천년을 맞이하면서 뉴욕타임스가 세계를 움직인 가장 역사적인 인물 가운데 첫 번째로 칭기즈칸을 꼽은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몽골제국이 몰락한 이후 기나긴 세월 동안 국제무대의 은둔자였던 몽골이 부쩍 세계 주요국들의 전략적 관심이 집중되는 곳으로 변모하였다. 최근 몽골에서 대규모 신규 광산들이 발견되면서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몽골의 자원개발에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연유를 찾을 수 있다. 또한 1990년 이후 일방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했던 정책에서 탈피하여 전방위 실용외교를 구사하기 시작한 몽골의 독자적인 국제적 위상이 현저히 높아진 점도 주요 요인이다.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개의 거대 이웃에 둘러싸여 있던 몽골에 ‘제3의 이웃’이라 불리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이 관심을 보이면서 몽골의 전략적 가치가 급증한 것이다. 몽골은 바가반디 전 대통령이 “금덩이를 깔고 앉아 굶고 있는 딱한 처지”라고 비유할 만큼 지하자원이 풍부하지만 경제발전 수준은 뒤떨어져 있다. 몽골은 1인당 가축뿐 아니라 구리, 금, 석탄, 우라늄 등 주요 유용광물, 그리고 담수 등 중요한 천연자원 보유량에서 세계 최대 부국이다. 반면 몽골과 인구 및 가축두수 면에서 비슷하지만, 영토는 6분의1에 불과한 뉴질랜드의 1인당 국민소득은 몽골보다 20배나 많은 3만달러를 상회한다. 이는 향후 몽골의 발전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을 말해준다. 몽골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지도자의 정치적 의지와 능력, 낙후된 각종 인프라의 구축, 수준 높은 인적자원의 육성 등이 필수적이다. 세계 주요국들은 몽골의 경제발전을 지원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개발 등에 참여하기 위해 몽골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몽골 내 대부분의 인프라 구축은 국제사회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예컨대 200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의 대몽골 지원총액 중 일본이 45%(3억 531만달러)로 수위였고, 그 다음이 미국(2억 9000만달러), 독일(4300만달러) 순이었다. 러시아는 110억달러의 부채를 탕감해 주었고, 중국도 점차 유무상 원조를 확대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필자의 유학 친구이자 칭기즈칸대학교 설립자 겸 총장인 라구와수렝 박사가 제주도를 방문하고 느낀 점을 토로한 적이 있다. 한국에는 심지어 곰을 소재로 한 테디베어 박물관도 있는데, 몽골에는 칭기즈칸을 기리는 단 하나의 박물관도 없다는 사실을 개탄하면서, 꼭 칭기즈칸 박물관 건립에 앞장서겠다는 것이었다. 칭기즈칸 시기의 고고학을 전공하고 몽골 고고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 친구는 유학시절부터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과 몽골인의 기상 회복이 조국 발전의 밑거름이라고 강조하곤 했다. 칭기즈칸 박물관이 설립될 경우, 이는 몽골 국민들의 영원한 자랑거리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사가 될 것이다. 한국의 대몽골 원조는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과거 교통신호등 설치, 도로 건설과 같은 인프라 구축 원조사업에서 실패한 경험도 있다. 금년부터 ‘원조 선진국 클럽’인 DAC의 회원국이 된 한국은 10억달러인 올해의 ODA 규모를 5년 후에는 30억달러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국제사회에 효율적으로 기여하는, 한국적인 ODA정책 모델을 만드느냐에 있다. 몽골인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칭기즈칸 박물관 건립 지원이 설사 ODA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우회적인 지원 방안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이 칭기즈칸 박물관 건설을 지원한다면 한·몽 관계 증진은 물론 신아시아 외교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지혜가 담긴 현지 친화적인 한국형 지원정책의 표본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가 이러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 [열린세상] 성숙한 외교가 성숙한 세계국가 만든다/조윤영 중앙대 국제관계학 교수

    [열린세상] 성숙한 외교가 성숙한 세계국가 만든다/조윤영 중앙대 국제관계학 교수

    아이티 지진 참사를 돕기 위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지원금이 12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이 1억 1000만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유럽연합(EU)도 약 5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타이완의 마잉주 총통은 아이티에 대해 부채 탕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은 아이티에서 활동하는 평화유지군 병력 9000명 외에 추가로 3500명을 증강, 치안 안정과 원활한 구호품 공급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민간차원에서도 미국인들의 기부금은 2억달러를 육박한다. 2004년 쓰나미 참사와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카트리나 대재난 때의 기부금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은 아이티 지진참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 100만달러의 지원방침을 내놓았다. 실망스러운 규모다. 지난해 말 한국이 드디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 정식으로 원조를 주는 국가로서의 지위를 획득한 뒤 처음으로 맞은 국제적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더욱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국가목표가 글로벌 코리아이고, 기여외교를 통해 국격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면 좀더 신중히 대응했어야 한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아이티 상황의 심각성을 보고 지원규모를 1000만달러로 늘린 것은 적절한 결정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 결정의 변화는 아직도 정부의 외교가 목표와 실제 정책 간에 간극이 적지 않다는 점을 웅변한다. 정부는 ‘성숙한 세계국가’와 ‘창조적 실용외교’라는 외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전개해 왔다. 정상외교를 통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격상하고 우호협력을 강화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미국과는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라는 주요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세계 평화에 공헌하는 내용의 전략적 동맹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한 바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와 원전 수출도 분명 우리 외교의 주요 업적이다. 미래지향적 정책기조를 바탕으로 우리의 외교 지평을 세계로 넓히고 경쟁함으로써 국가의 위상도 높이고 국익도 신장하는 결실을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선진 외교를 위해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성숙한 세계국가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21세기를 가로질러 나갈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외교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은 그동안 빠른 국력신장에도 불구하고 일관되면서 장기적인 외교전략을 추진하는 데는 미흡했다. 이는 초강대국 위주의 국제정세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고 주변 4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분단국가라는 점에 기인한다. 최근 20년간은 북한의 핵문제가 한국의 외교전략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21세기 글로벌시대의 한국은 국제적 환경에 대한 평가와 시대적 의미가 담긴 외교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기초로 세계 각 지역에 대한 전략과 개별국가전략과 같은 세부전략들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거시적 외교전략의 틀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로드맵 작성은 정책목표와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안에 대한 대응과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 국가의 외교전략은 국가가 지구상에서 생존을 기반으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필요한 핵심가치를 지키고 이를 위해 선택된 국가자원으로 효율적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이다. 외교전략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정부는 한·미동맹, 대북정책, 동아시아 국제관계, 기여외교 등을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외교정책과 대북정책 또는 통일정책이 어떠한 유기적 관계를 가질 것인지, 북핵 폐기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한·미 관계에서 전략적 유연성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의 전략적 동맹의 실현과 북핵문제를 포함하는 지구촌의 현안에 대한 협력의 문제가 한국의 외교전략과 어떠한 연결고리를 갖도록 해야할 것인지 구체적 전략이 필요하다. 성숙한 세계국가는 성숙한 외교전략이라야 달성할 수 있다.
  • ‘오바마식 실용외교’ 亞순방서 선보여

    ‘오바마식 실용외교’ 亞순방서 선보여

    시간을 거슬러 지난 12일 아시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19일 미국으로 돌아간 그가 지난 8일간 보여준 궤적을 되밟아 보면 그 일단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그랬듯이 오바마 역시 이번에 철저히 국익을 위한 외교를 구사했다. 하지만 ‘전법’은 많이 달랐다. 그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체면도 버렸고, 입에 발린 칭찬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인권마저 외면했다. 실용의 극치를 보여줬다. 첫 방문지인 일본에서 그는 아키히토 일왕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지나친 저자세라는 비난이 미국 안에서 쏟아졌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실수가 아니라 의도였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지난 4월 런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도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허리를 깊숙이 숙인 전력이 있다. 도쿄에서 그는 자신이 미국 최초의 태평양계 대통령이라고 주저없이 선언했다. 실용 외교는 중국에서 절정을 이룬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민주당 출신인 이 흑인 대통령은 티베트의 인권 문제는 입에도 올리지 않은 채 되레 “티베트는 중국의 영토”라고 선언했다. 중국인이 자랑스러워하는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몸소 방문하고서는 “중화문명에 대한 탄복과 존경을 갖고 간다.”고 극찬사를 쏟아냈다. 서울에서는 대북 특사 방북 일정을 깜짝 공개하는 마지막 파격을 구사함으로써 한국 정부를 흐뭇하게 했다. 오바마가 워싱턴에 귀환하기 무섭게 미국 언론은 얻은 게 없는 ‘빈손 순방’이라고 비판을 퍼부었다. 동시에 아시아 쪽에서는 아시아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자찬하는 소리가 들린다. 과연 그럴까. 오바마의 ‘립서비스’대로 G2임을 인정하는 순간 중국은 그만큼 많은 것을 미국에 내놓아야 한다.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판단하는 중국 지도부가 가장 꺼리는 시나리오다. 오바마의 90도 절을 보고 흡족해하는 순간 일본은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양보해야 한다. 그렇게 보면 대북특사 뉴스를 띄운 뒤 바로 한·미 무역역조를 설파한 오바마의 화법은 우연이 아니다. 1848년 미국은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이긴 뒤 그냥 차지해버려도 되는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 등을 후환을 없애기 위해 굳이 돈을 주고 멕시코로부터 구매하는 형식을 갖췄다. 그만큼 용의주도한 나라가 미국이다. 물론 오바마가 백인 주류 출신 대통령이었다면 허리의 각도가 그토록 깊숙이 굽혀지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서희 외교/김종면 논설위원

    동서고금의 전쟁사를 살펴보면 이기고도 진 것 같은 싸움이 있다. 기원전 279년 고대 에피루스의 피루스 왕이 로마군과 벌인 전투가 대표적인 예다. 피루스 왕은 싸움에서 이겼지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병사를 잃었다. ‘피루스의 승리(Pyrrhic victory)’라는 말은 거기서 비롯됐다. 그리스 신화에는 페니키아 왕자 캐드머스가 종자(從者)를 죽인 용을 물리친 ‘캐드머스의 승리(Cadmean victory)’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 얻은 ‘치명적’ 승리를 뜻하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경우도 있다. 993년 거란 적장 소손녕과 담판, 강동 6주를 획득한 고려 재상 서희의 외교전이 첫 손에 꼽힌다. 그의 탁월한 협상 덕에 평양 이남으로 쪼그라들 뻔했던 우리 영토는 압록강변까지 확장됐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진짜 승리다. 서희의 외교 KO승은 손자병법의 가르침 그대로다. 말로써 나라를 구한 협상의 달인. 지금 우리는 그를 애타게 부른다. 외교통상부는 지난달 ‘우리 외교를 빛낸 인물’ 1호로 장위공 서희를 선정했다. 외교안보연구원 앞마당에는 서희 동상도 들어섰다. 서희외교아카데미를 세우자는 움직임도 있다. 엊그제 열린 외교전략가 서희 재조명 학술회의에선 서희 외교의 비결을 당시 고려 사회의 활발한 토론문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국왕 앞이라도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고려의 정치 전통과 좋은 의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국왕 성종의 열린 자세로 말미암아 서희의 협상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종은 서경 이북 땅을 거란에 내어주자는 할지론(割地論)에 반대한 서희의 의견을 존중했다. 최근 토론과 참여를 중시하는 ‘토참문화’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 수평적 토론문화가 국정 전 분야에 스며들어 정책으로 승화돼야 한다. 10세기 서희의 빛나는 외교정신을 어떻게 21세기 창조적 실용외교로 이어나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훈련된 협상가의 부재, 대외협상에 대한 사회인식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꼽는다. 협상의 대가 서희에게서 해법을 구해보자. 외교에도 온고지신의 자세가 필요하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열린세상] MB의 대일 실용외교/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MB의 대일 실용외교/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일요일 도쿄를 방문, 아소 다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한 핵 문제, 경제문제 그리고 글로벌 협력 문제에 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불과 9시간 동안 체재하며 정상회담 이외에도 한·일경제인, 재일 한국인들과의 미팅을 갖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당일 귀국했다. 격식이나 의전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내용과 실질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 특유의 실용외교의 단면을 보여준 방일 외교였다. 정상회담은 작년 9월 아소 총리가 집권한 이래 여섯 번째의 양자 회담이며 다자회담 등에서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한 것까지를 합하면 여덟 번째로, 두 정상은 35일 만에 한 번씩 만난 셈이 된다. 두 나라 정상이 쉽게 만나 격의 없이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은 과거와는 달리 한·일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우호와 협력의 무드 속에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초 아소 총리 방한에 이어 이 대통령의 방일이 실현됨으로써 우여곡절 끝에 정상 간 셔틀 외교가 한·일관계의 외교관행으로 정착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현안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한·일의 입장과 시각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두 정상은 여기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일의 공조방침에 대해 확고한 결의를 다짐했다. 즉, 양국은 북한 핵 보유를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모든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며,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 간의 협의 필요성에 관해 인식을 공유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양 정상의 합의는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의 기본 라인과 정확하게 합치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정세는 북한의 광명성 2호 로켓발사와 제2차 핵실험 등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보위기 상황의 고조는 기본적으로 북한체제가 안고 있는 내부의 모순과 직결된 것으로 김정일의 건강 악화와 그에 따른 무리한 후계구도 확립 과정에 그 근본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위야 어쨌든 북한이 보이고 있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강경 움직임에 대해서 우리는 면밀한 대응을 다차원적으로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방일 외교의 최대 성과는 북한 핵 문제에 관해서 한·미 정상 간의 합의에 이어 한·일 간에도 확고한 대북정책의 공조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한·미·일의 공조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한 데 있다. 정상회담에서는 북한문제 이외에도 대일무역 불균형 극복을 위한 한·일 협력방안, 9월의 G20 정상회의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대처 방안 그리고 한·일 FTA의 촉진 및 대학생을 비롯한 한·일 인적 교류의 확대 방안 등 실질적인 차원의 이슈에 관한 논의가 깊숙하게 다뤄졌다. 이러한 이슈야말로 미래의 한·일관계를 설계하는 데 빠져서는 안 될 요소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경제, 생태환경, 과학기술, 문화·인적교류 분야의 협력이야말로 한·일 양국이 양자관계를 넘어 동아시아 지역과 글로벌 영역에서 추진해야 할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독도, 과거사 갈등 문제가 애초부터 의제에서 제외되었다. 돌이켜보면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한·일관계는 독도, 교과서, 야스쿠니 참배, 망언 등의 역사 관련 악재가 주기적으로 터지면서 마찰과 갈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과거사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 측의 도발이 있을 시는 단호하게 대처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경우 선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방일에서는 이러한 실용외교의 면모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잘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한·미 정상회담] 정치권 엇갈린 반응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야당은 실속이 없고 미흡하다며 비판했고 한나라당은 실용외교의 전형이라며 치켜세웠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국민은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성과를 기대했는데 실질적 성과는 전혀 없고 포괄적 합의에 그쳤다.”면서 “소리만 요란했지 실속 없는 회담으로 판명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강력하게 제재하겠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없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남북 대화가 복원되고 북·미 회담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당 5역회의에서 “전시작전권 이양과 관련해 새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 미국 핵우산의 확장 억지력에 관해 원론적 수준의 선언에 그친 점, 북한을 뺀 5자회담을 제안하지 못한 점 등은 미흡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그야말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정상외교의 전형을 보여줬다. 하루 회담에서 만리성을 쌓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반도 핵문제, 핵억지력 확보 등 확실한 방안을 제시해 안보 불안감을 씻어줬다.”고 평가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R&D 국제협력 활성화 시급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분야 국제공동연구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공동연구는 과학기술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꼭 필요한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정책연구보고서 ‘창조적 실용외교 노선에 따른 전략적 국제공동연구 추진방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제공동연구(R&D 국제협력) 수준은 세계 수준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책연구보고서는 교과부 의뢰로 홍익대 산업협력단이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국제공동특허건수는 연구원 1000명당 0.15건으로 OECD국가 평균(0.6건)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국가 R&D예산 중 국제협력사업 비중은 6.7%로, 핀란드(54.1%), 독일(25%)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같은 격차의 원인으로 그동안 우리나라 과학기술계가 지나치게 순혈주의를 강조했고, 한국 시장에 적합한 신제품 개발에만 치우쳐왔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국제공동연구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연구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적공동연구 참여 유형을 선정해 기술수준과 기술의 중요도에 따른 ▲관련 전문가의 해외파견 ▲외국연구자 유치 및 기술연수 ▲정보교환 ▲위탁연구 ▲국제협약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홍익대 경영대학 정태영 교수는 “아직도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는 개방이 덜 돼 있고 비자율적이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전략적 한·미동맹의 현주소/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전략적 한·미동맹의 현주소/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1952년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방한한 뒤 지난주 런던에서 열린 G20 세계금융정상회의까지,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 만난 횟수는 50회 정도이다. 한국·미국에서건, 아니면 이번과 같이 제3국에서 만난 것이건 다 합한 것이다. 정상회동은 대부분 양국 대통령의 취임 초기에 이루어지거나 한국 대통령이 먼저 미국을 방문했다는 특징이 있다. 정상회동은 한국의 위상과 양국관계의 수준을 대변해 준다. 1961년 11월 국가재건회의 의장 박정희는 미국을 방문해 케네디를 만났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시커먼 선글라스를 걸친 채 케네디가 묻지도 않은 베트남 파병을 제안했다. 5·16 이후 반 년도 지나기 전 이루어진 박 의장의 방미는 자신의 좌익 경력에 대한 의심을 씻고 쿠데타 성공을 보장받고자 서두른 것으로 풀이되곤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케네디에게 패배한 닉슨이 개인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이동원 당시 외무장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1968년 대통령선거에서 화려하게 재기한 닉슨은 1969년 취임 뒤 열린 정상회동 참석차 방미한 박정희 대통령에게 미국측 환영 인사를 공항에 내보내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닉슨은 제 별장에 박 대통령 일행이 들어올 때까지 아무도 기다리지 않게 했다. 당연히 오찬도 만찬도 없었고 답방도 없었다. 전두환 대통령은 1981년 취임 1주일 만에 레이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는 특별한 능력을 발휘했다. 취임식 후 정상회동으로는 가장 빨랐던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도 취임 첫 해인 1988년 10월에 미국을 찾아 레이건 대통령과 만났다. 같이 보수적인 정상 사이의 회동은 상대적으로 더 발빠르게 진행된 듯하다. 1993년 7월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반년 만에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을 성사시켰다. 김대중 대통령도 취임 첫해인 1998년 6월에 미국을 방문해 클린턴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에서 정권이 교체되자 다시 2001년 3월 방미하여 부시 대통령을 만났다. 이때 부시는 김 대통령을 ‘디스 맨’이라 불렀다. 한·미 사이에 대북 정책으로 인한 이견 때문이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2003년 5월 취임한 지 얼마 안 되어 부시를 만나러 방미했다. 역시 북한문제로 갈등관계에 있던 부시는 노 대통령을 ‘이지 맨’이라 칭했다. 이 방문에서 노 대통령은 “만약 53년 전에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구설에 시달렸다. 2008년 2월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은 그해 4월부터 11월 사이 아주 짧은 기간에 임기 말인 부시 대통령을 무려 네 차례나 만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명박 대통령은 ‘창조적 실용외교’라는 기치 아래 한·미동맹을 과거보다 발전된 전략적인 동맹 수준으로 격상시켰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2009년 1월에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시작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첫 정상회동이, 런던에서 일과 동반되어 진행된다는 점에서 실용이라면 실용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이 대통령과 부시 사이에 형성된 긴밀하고 애틋한 관계가 이어지지 않는 듯하다. 게다가 이 대통령이 추구하던 전략적인 한·미동맹이 공허해졌다.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발표한 한국 정부가 무색하게 미국측은 미사일이 아니라 우주발사체 실험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을 서두르고 있는데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지명자는 현상태대로라면 한·미 FTA가 통과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아예 한·미 FTA에서 자동차 교역 문제가 핵심 이슈라며 재협상 요구를 분명히 했다. 목하 오바마는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무역관계를 재정비 중인데 이 대통령이 외국 유력신문에 대놓고 무역장벽을 쌓는 나라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동맹이 어떤 경로를 밟을지 지켜보게 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PKO 파병 확대 실익있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하는 평화유지군 파병 확대를 위한 법적·제도적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외교’가 강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PKO 참여 확대는 이명박 정부의 ‘글로벌 외교’가 말뿐만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을 보여 줄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24일 “PKO 파병은 다국적군 등 전투파병이 아니라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한 평화유지활동인 만큼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우리나라가 경제 규모에 비해 PKO 참여가 미흡해 당정간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PKO 참여 확대는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는 ‘글로벌 외교’의 핵심 방안일 뿐 아니라 지난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했을 때 가장 강조했던 외교 정책 중 하나다. 적극적인 기여외교를 통해 국제 평화 유지에 동참함은 물론, 유엔에서의 위상과 파병국에서의 대외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다수 유엔 회원국들이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레바논 동명부대(350명 규모) 등 총 403명 규모로 운영, 유엔 회원국 가운데 37위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 따른 유엔 분담금 규모가 연간 1억달러 안팎으로, 10위임을 고려하면 파병 규모는 부족하다. 정부 소식통은 “유엔 분담금을 많이 내고 있지만 PKO 파병을 통한 수익 확보 차원에서는 손해가 크다.”며 “실용외교 차원에서도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PKO 파병 1명당 유엔 분담금에서 월 1000~1200달러가 수당으로 지원된다. 선진국뿐 아니라 방글라데시·인도·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도 PKO 참여를 강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화유지군이 현지에 파병되면 이를 통해 군사적 훈련과 무기 시험도 가능해 군 전력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분쟁 지역이 늘면서 위험 지역도 많아 철저한 현지 조사와 훈련을 거쳐 PKO 파병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국적군도 국회 사전 동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일부의 의견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아 PKO를 추진한 뒤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론] 2009 한·일 실용외교 정착할까/조양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시론] 2009 한·일 실용외교 정착할까/조양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올해 첫 정상급 의전행사인 한·일정상회담이 12일 열려 경제 분야의 실질적인 협력 등 두 나라 관계 발전을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벌였다. 이번 정상회담은 2009년의 안정적인 두 나라 관계 및 대일(對日) ‘실용외교’의 정착을 기약하는 중요한 포석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2009년은 한·일간 상호협력을 통한 실리추구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정상회담은 이를 향한 두 나라 정상의 강력한 의지표명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숙한 세계국가(Global Korea)´ 실현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는 ‘실용주의’를 대일외교의 기조로 삼고 경제협력에 주력한 결과, 한·일관계는 영토·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대립에서 벗어나 실리·경제 위주의 협력으로 국면이 전환됐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사건으로 양국 관계는 위기를 맞았지만, 9월 아소 내각 출범과 10월 아시아·유럽정상(AS EM), 12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협력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뉴욕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극복이 당면한 최대 국정과제인 상황에서, 한국은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외환 관리 차원에서 지난해 300억달러에 이른 대일 무역적자의 개선 및 통화교환(스와프)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으로선 올해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앞두고 정국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신정부 출범과 세계금융위기라는 국제환경변화 대응에 대외관계의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저조한 내각 지지율을 고려할 때, 영토·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대립을 최소화하면서 외교적 성과를 올릴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협력 문제가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 개선책의 일환으로 부품소재산업 분야에서 일본 기업의 대한(對韓) 기술이전과 투자확대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금융위기 극복과 실물경기 회복을 위해 지난 12월 한·중·일 3국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재확인했다. 즉 국제금융체제의 개혁, 거시경제정책, 보호무역주의 대처 등에서 상호 협력,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의 다자화 및 규모 확대, 독자적인 역내(域內) 금융시장 감시기구 설립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합의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렇지만 걸림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서로가 필요로 하는 협력방안을 효과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한·일간 과거사·영토 마찰의 재발 방지가 절실하다. 내년 일본 총선을 전후해 일본 정치가들의 대중 영합적 언동이나 일본 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상의 독도 관련 기술 등이 우려된다. 특히 일본에서 제도적 정비가 진행 중인 종합해양정책에는 해양 영유권 및 해저지명 문제,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 등 해양자원개발,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등 영토문제 관련 현안이 포함된다. 일본은 종합적인 해양전략 차원에서 독도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의 교과 과정에는 독도 영유권 주장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처럼 두 나라 사이에 협력과 갈등의 요인이 병존하는 상황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협력의 영역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지혜를 짜내야 한다. 조양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국회연설·국민과 대화·경축사 ‘종합판’

    정부가 7일 확정, 발표한 ‘이명박 정부의 20대 국정전략과 100대 국정과제’는 이명박 정부가 향후 4년여간 꾸려갈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담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발표한 193개 과제를 추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수정, 보완했지만 큰 틀에서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이날 발표한 100대 과제는 구체적인 추진계획 없이 추상적인 목표만 밝히고 있어서, 면밀한 분석은 정부가 990여개 세부 실천과제를 공개하는 10월 중순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부 출범 이후 정책추진 환경을 반영해 일부 과제를 조정했다.”면서 “부처 업무보고, 국회 개원연설,8·15 경축사, 대통령과의 대화 등에서 이 대통령이 새롭게 밝힌 과제들을 추가하는 작업을 거쳤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 결과 100대 과제에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빠지고 녹색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지방행정체제 개편 등이 새롭게 들어갔다.8·15 경축사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밝힌 내용들이다. 100대 과제는 주로 규제완화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인수위 과제에 포함돼 있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재검토, 국방개혁 2020 보완, 비핵·개방 3000 등 안보분야 과제도 목록에 올랐다. 정부는 각 부처별로 매월 담당 과제를 점검하고, 분기별로 국무총리실과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주재하는 ‘국정과제점검협의회’에서 추진 상황을 확인 점검할 방침이다. 각 지표별로 ‘섬기는 정부’에서는 ▲알뜰하고 유능한 정부 ▲지방분권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법과 원칙 지키는 신뢰사회 구현 ▲안심하며 살 수 있는 안전한 나라 등 5개 전략이 담겼다. 이 가운데 지방행정체제 개편, 자치경찰제 도입, 언론 공공성 강화, 지적재산권 보호 공정거래 질서 확립, 안전한 먹을거리 등이 눈에 띈다. 쇠고기 촛불시위를 겪으면서 법질서, 사회 갈등 해소와 소통이 새롭게 강조됐다. ‘활기찬 시장경제’에는 ▲투자환경 획기적 개선 ▲규제 대폭 완화 ▲녹색성장 통한 일자리 창출 ▲신성장동력 서비스 산업 육성 등이 담겼다. ‘능동적 복지’에는 ▲평생복지기반 마련 ▲맞춤형 복지 ▲서민생활과 주거 안정 ▲일을 통해 보람 느끼는 사회 등이 들어갔다. 이 안에는 연금체계 개편, 취약계층 자립 지원, 비정규직 근로자 보호 등이 포함됐다. ‘인재 대국’에는 ▲학교교육 자율성과 다양성 ▲교육복지 확대 ▲세계적 수준의 우수인재 육성 ▲미래 이끌 과학기술 발전 등이 담겼으며 대학 자율화, 교원 전문성 확보, 기초원천연구 진흥 등이 과제로 들어갔다. ‘성숙한 세계국가’에는 ▲한반도 새로운 평화구조 구축 ▲국익 우선 실용외교 수행 ▲굳건한 선진안보체제 구축 ▲품격 있고 존중받는 국가 등이 들어갔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한·중·일 금융공조 빠를수록 좋다

    한·중·일 금융공조가 가시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세 나라가 공동대응키로 한 것이다. 역내(域內)공조는 그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에 매우 바람직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제 “한·중·일 금융정상회담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하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기점으로 잡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 신제윤 차관보는 “3국을 중심으로 80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긴급 자금지원이 목적이다. 우리는 이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를 먼저 평가한다. 지금 시점에서 3국간 금융정상회담은 의미있다고 본다. 동아시아는 세계 최고의 외환보유국이다.3국이 힘을 합치면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중국이나 이제 막 출범한 일본 정부보다는 자유로운 처지여서 이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밀한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아셈에 앞서 정부 당국간 논의를 강화해야 한다. 외교력을 총동원하라는 얘기다.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를 가질 필요도 있다. 밑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가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위기 앞엔 유럽연합(EU), 두바이도 없다. 각 나라가 ‘마이 웨이’를 지향하고 있다. 자국(自國)부터 살고 보자는 심리에서다. 유럽연합의 공조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공동대응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한·중·일 협력방안을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 그러려면 상대방의 의도와 계획을 살피는 게 먼저다.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금융공조는 빨리 이뤄질수록 좋다. 실용정부의 실용외교를 기대한다.
  • 靑 “MB 6개월 민생 집중·실용외교 구축”

    청와대 홍보기획관실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맞아 그동안의 정부 성과를 소개하는 보도자료를 24일 냈다.‘이명박 정부 취임 6개월 성과 및 향후 국정방향’이라는 제목의 16쪽짜리 이 자료는 그러나 시종 자화자찬하는 내용으로 일관, 국민 70%가 현 정부의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와대 홍보기획관실은 자료를 통해 “규제개혁을 통해 산업단지 인허가 기간을 2∼4년에서 6개월로 줄였고, 고유가 대책과 통신요금(인하), 학자금 지원 등 서민생활 안정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에도 착수, 상반기 외국인 투자가 전년보다 35% 늘고, 해외건설 수주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외교·안보분야와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실용외교의 모델 제시’ ‘남북관계의 새 틀 구축’ 등의 표현을 써가며 자찬으로 일관했다. 반면 8%대를 위협하는 고물가 행진이나 경기둔화 등 경제 분야의 그늘이나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로 상징되는 인사 논란, 부분개각 파동을 몰고온 쇠고기 촛불시위 등 민심 이반의 직접적 계기가 된 실정에 대해서는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한·미정상, 미래의 큰 그림 다시 그릴 때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늘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세 번째 갖는 회동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 또한 작지 않다. 우리 역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걸맞은 결과가 나오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늬만 정상회담이 아닌 실질적 회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양측이 각별히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미국측이 성의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 4월 정상회담 때 합의한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의 연장선에서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동맹국에 대한 예우차원에서도 그렇다. 두 나라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에 대한 큰 틀의 원칙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측이 조율한 결과로 여겨지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지금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비롯해 북한의 비핵화 3단계 진입을 위한 공조, 한국인의 미국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여기에 독도 사태와 금강산 여성관광객 피살사건도 짚고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 이처럼 의제가 많다 보니 자칫 소리만 요란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자기네 국익을 먼저 챙긴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은 “우리는 한국인들이 아프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 파병을 공식 요청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돕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군 파병은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라크 파병 문제도 있는 터라 신중할 필요는 있다. 따라서 동맹국에 대한 미측의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결단을 지켜 보아야 할 이유다.
  • 국회 ‘독도·금강산’현안질의 여야 공방

    국회 ‘독도·금강산’현안질의 여야 공방

    ‘맥 못추던 야당의 반전’ 21일 실시된 독도 영유권 문제 및 금강산 총격 사건과 관련된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민주당은 ‘야성(野性)’을 다시 드러냈다. 날카로운 질문으로 지난 16,18일 이틀간 열린 현안질의에서 준비 부족을 드러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사안에 따라 질타와 방어를 섞어가며 정부측의 ‘선방’을 지원했다. ●野性 드러낸 민주 기선잡기 나서 민주당 의원 중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부겸 의원은 질의에 앞서 기선 잡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 대정부 질의에서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의 질문에 대해 기싸움을 벌이면서 고압적이고 오만한 태도, 논쟁해서 이기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태도를 보였다.”며 국무위원들을 질타했다. 같은 당 최영희 의원은 ‘요미우리 오보’ 사건에 대해 “MBC PD수첩에 대해서는 청와대, 여당은 물론 검찰이 전담팀까지 구성한 정부가 국민 자존심까지 훼손시킨 요미우리에 대해서는 진실규명도 못하고 시정조치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총리 “전정권 정책도 영향” 이날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대일 정책에 대해 집중 비판했다. 김 의원은 “비핵 개방 3000은 방법이 없어 정책으로서 구실을 할 수 없다.”고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같은 당 강창일 의원은 “실용외교라는 허황된 얘기는 하지 말고 경제적 실리를 제일로 하는, 이렇게 얘기하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총제적 위기는 지난 잃어버린 10년의 귀결”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책임을 돌렸다. 공성진 의원은 금강산 사건으로 드러난 정부의 보고 시스템 문제에 대해 “늑장 보고가 실무자 자질 문제냐, 조직 축소에 의한 구조적 문제냐, 노무현·김대중 정부 10년의 국가기관 무력화로 인한 연장의 귀결로 보냐.”고 질의했다. 이에 한승수 총리는 “셋 모두 이번 상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 것 아닌가 보고 있다.”고 답했다. ●여야 정부 늑장대응 한목소리 독도 문제와 금강산 총격 사건에서 정부가 보여준 늑장 대응에 대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 금강산, 독도 문제 등 일련의 사태 대응을 보면 정부의 위기 대응 시스템에 심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공 의원은 “청와대 내 위기 정보 상황팀은 한시적 존재”라고 지적한 뒤 “미국은 외교안보수석에게 모든 보고가 직보가 되고 언제 어디서든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 의무화돼 있다.”고 위기관리 시스템의 보완을 촉구했다. 나길회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외교안보 이슈 땜질 대응이 능사 아니다

    북한과 일본발 악재가 겹치면서 정부의 외교안보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이어 어제는 고위 당·정·청 회의가 열렸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땜질식 대응보다는 긴 안목의 처방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NSC에서 위기 예방과 범정부적 공조를 통한 대응이 가능한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어제 “현안을 헐떡거리며 따라가는 국정운영은 곤란하다.”고 했다. 사후약방문격이지만 온당한 현실인식이다. 진즉에 그런 체계적 위기대응이 이뤄졌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금강산 피격사건 직후 이 대통령이 국회연설에서 준비한 원고 그대로 남북대화를 제의하는 식의 엇박자를 냈겠는가. 범여권이 부실한 위기대응 시스템의 심각성을 늦게나마 깨달은 것은 다행이지만, 임기응변식 대응만 남발하고 있다면 더 큰 문제다. 금강산 문제만 해도 그렇다. 정부는 진상 규명시까지 대북 물자지원을 보류키로 했다. 북측이 비인도적인 일을 저지르고도 공동조사에 응하기는커녕 적반하장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마당에 강경 대응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장비 지원까지 미루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북측에 이산가족 상봉을 요구해야 할 우리에게 자승자박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해양기지 건립이나 해병대 파견 신중 검토 등 각종 독도 유인도화 대책도 장기적 상황분석의 결과인지 궁금하다. 옥석을 가리지 않는, 무더기 대증요법이 문제를 오히려 꼬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교안보 현안은 말부터 앞세우거나 오락가락하지 말고 원칙있게 대응해야 한다. 부디 최근 일련의 악재들이 이명박 정부의 실용외교 노선이 분명한 장기 비전을 갖고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日 독도영유권 명기 파장 확산] “日 능숙한 거래 직시했어야”

    [日 독도영유권 명기 파장 확산] “日 능숙한 거래 직시했어야”

    ■이종원 日 릿쿄대 교수 일본의 우파들은 10여년 전부터 독도 문제를 집중 부각시켰다. 일본의 우경화와 함께 내셔널리즘과 맞물려 있다. 아시아 외교를 중시하는 후쿠다 야스오 총리 역시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낼 수 없다. 우파들을 누를 만한 리더십의 부재도 문제이지만 당내의 지지기반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총선거의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독도 문제의 미온적인 처리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명박 정권은 대일 외교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한마디로 순진하게 접근했다. 일본 정치의 냉철하고 능숙한 거래를 간과했다. 실용외교를 내세운 유화적인 어프로치만 있었다. 일본의 대응을 예측하지도, 보장을 약속받지도 못했다. 대가 없는 일방적인 선언이었다. 결과적으로 겉돌았다. 일본 중학교 사회교과 해설서의 독도 명기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외교적 쟁점 부각은 성급한 조치 지난 3월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이 발표됐을 때 독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일 정상회담에 따른 정치적 판단이었다. 단지 미뤘을 뿐이다. 해설서에 넣을 것이라는 사실은 기정사실화됐었다.5월18일 언론을 통해 해설서의 독도 명기 움직임이 보도됐을 때까지 한국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해설서의 독도 문제가 불거졌을 때의 접근 방식도 서툴렀다. 독도는 한국의 실효적 지배권에 있다. 한국의 영토다. 그런데 성급했다. 정부 차원에서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하는 등 외교적 쟁점으로 부상시켰다. 외교적 채널을 최대한 가동시키되 물밑 협상, 비공식 협상을 진행했어야 맞다. 일본은 독도 표기 움직임이 있었지만 공식화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의 해설서 발표를 앞둔 지난 9일 후쿠다 총리와의 회담 때에는 보다 확고한 한국의 입장을 전달했어야 했다. 과정 과정에서 대응 부족이 나타났다. ●정상회담때 ‘독도=한국땅´ 쐐기 박아야 한·일 관계의 냉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대사 소환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쉽게 거둬들일 수도 없다. 외교적 모양새도 중요하다. 일본으로부터 해설서의 시정을 받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으로 영토 주권과 관련 쐐기를 박는 분명한 발언과 행동을 이끌어 내야 한다. 흐지부지 넘겨서는 안 된다. 셔틀외교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후쿠다 총리가 방한할 차례다. 이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잘못하면 일본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한국은 더욱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점은 한·일 관계의 긴 외교 공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 [日 독도영유권 명기 파장 확산] 정권마다 반복되는 對日 ‘냉온탕 외교’

    [日 독도영유권 명기 파장 확산] 정권마다 반복되는 對日 ‘냉온탕 외교’

    일본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병기 문제가 터지면서 한·일간 역사·영토 문제를 둘러싼 ‘질곡의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거 정권마다 출범 초기에는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섰다가 일본측으로부터 번번이 ‘뒤통수’를 맞아 여론이 악화되고 또다시 양국 관계가 냉각되는 ‘냉온탕 외교’가 반복돼온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용외교’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日측에 번번이 뒤통수 맞아 여론 악화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일 갈등은 1950년대 이승만 대통령의 ‘해양주권 선언(이승만 라인)’ 후 불거졌고 65년과 98년 두차례 한·일 어업협정 등을 통해 분쟁이 심화됐다. 또 90년대 들어 일본의 우경화 현상이 강해졌고 김영삼 대통령의 독도 접안시설 설치 등이 일본을 자극, 한·일 어업협정 파기 등으로 이어졌다. 이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정권 초기 대일 유화책을 펼쳤다가 일본이 도발하면서 강경책으로 선회, 양국 관계가 급랭하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98년 ‘21세기 신 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발표, 미래로 가자고 역설했다. 그러나 일본은 2000년 외무성이 발간한 외교청서에 ‘독도 고유 영토설’을 명기했으며 2001년에는 왜곡된 역사 교과서 검정이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국 내 반일 감정이 확산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3년 취임 후 미래를 향한 새로운 한·일 관계를 담은 ‘대일 신독트린’을 발표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2004년 우리측의 독도 우표 발행에 반발,“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이어 일본 시마네현이 2005년 독도 영유권 주장을 조례로 만들어 발표했고 이후 양국 관계는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 ●“지금이라도 치밀하게 전략 세워 대응해야”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앞세운 실용외교가 참여정부 때 악화된 한·일 관계 회복을 서두르다 보니 일본측에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지난 4월 대통령 방일 전 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내용의 설명서를 올렸지만 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등 처음부터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저자세 외교’로 일관하다 보니 일본측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일본 입장에서 인위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교과서 해설서 명기도 이미 예고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본의 선의를 기대하고 정책을 펼치면 실패한다는 것을 지난 정권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독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한·일 관계가 근본적·구조적 모순이 있는 만큼 정치적 의도에 말리지 않고 치밀한 전략을 세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일본은 독도 영유권 문제를 영토분쟁화해 국제적·법적 문제로 끌고 가려고 한다.”며 “이에 말려들지 않고 실효적 점유를 강화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원혜영 “李·후쿠다 대화 밝혀라”

    원혜영 “李·후쿠다 대화 밝혀라”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15일 일본 중등교과서 해설서의 독도영유권 명기에 대해 “일본의 오만방자한 영토주권 침해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일본의 도발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찬물을 끼얹는 일로써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역사적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난 9일 한·일정상 회동에서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명기입장을 전달했다는 교도통신과 NHK의 연이은 보도내용”이라면서 “이 대통령은 9일 홋카이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일본의 도발에 현 정권의 외교적 무능과 실책이 조금이라도 빌미를 줬다면 이 대통령은 그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독도문제와 쇠고기협상 등은 편의주의에 빠진 잘못된 실용주의”라면서 “원칙도 국익도 잃어버리는 실용주의·실용외교를 즉각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잘못된 인식 ▲이 대통령의 구시대적 리더십 ▲잘못된 정책방향 등 3대 함정에 빠졌다고 지적하면서 “신뢰 상실과 민생 파탄을 초래한 책임이 가장 큰 경제팀을 중심으로 내각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전면 개각을 주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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