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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불안 해소 마지막 골든타임” “사회적 합의 없이 통과 없다”

    “고용불안 해소 마지막 골든타임” “사회적 합의 없이 통과 없다”

    노동 개혁 법안 처리 문제를 놓고 정치권과 재계, 노동계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법안을 연내에 통과시키지 못하면 내년 4월 총선 등 정치 일정상 자동 폐기될 우려를 제기하지만 법안 심의를 위한 상임위원회조차 열지 못해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사회적 합의 없는 노동법 통과는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핵심 대책 첫머리에 ‘노동 개혁’을 거론할 만큼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고 재계도 법안 통과를 바라고 있지만 여의도 국회는 요지부동이다. 여기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체포로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도 얼어붙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고용 절벽에 내몰린 청년들의 고용 창출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년 60세 의무화가 내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향후 3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노동시장에 잔류하게 된다. 반면 청년 실업자 수는 올해 7월 기준으로 32만명에 이르며, 그 수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을 모두 합하면 11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사정은 노동 개혁 법안 연내 처리를 목표로 지난 9월 15일 대타협을 이뤘지만 여야 충돌로 조금의 진전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당과 정부는 비정규직법안을 제외하고 다른 법안만 통과시킬 경우 정규직 보호만 강화돼 노동시장 격차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올해를 청년 고용 절벽, 비정규직 고용 불안, 장시간 근로 문제를 개선할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또 법안 통과로 ▲15만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 창출 ▲70만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 안정 ▲연간 125만명의 실업급여 147만원 추가 수혜 ▲5년간 26만명의 출퇴근 재해 보상 등이 가능해진다고 전망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사 합의에만 얽매여 입법을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노동 개혁 5대 법안 통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각종 여론조사를 근거로 노동 개혁 법안 통과를 바라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19세 이상 성인 남녀 565명을 대상으로 전날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1%는 노동 개혁 법안을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24.8%, 모른다는 응답은 24.1%로 나타났다. 재계도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노동 개혁 법안이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복지팀장은 “우리나라 경제 규모는 10위인데 노동시장 경쟁력은 거의 바닥”이라면서 “특히 근로기준법이 0순위”라고 꼬집었다. 이 팀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대법원에 5건이 계류돼 있다”며 “지금까지의 판결 내용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그 비용이 엄청나 대한민국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내년 인력 운영이나 생산계획 등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법안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기업의 생산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노동 개혁 법안만 바라보고 어려운 경기에도 채용을 늘렸는데 인력 운영이 고민된다”며 “(정부 정책이) 기업 부담을 덜어 주지 않고 의무만 늘어나는 식으로 정책이 흘러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대통령 관심 법안’을 합의 없이 그대로 통과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임시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과 국민을 겁박하기 전에 포기할 건 깨끗이 포기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합의 없는 노동법 통과는 없다. 국민이 반대하는 법안 통과도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노·정 관계도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은 7년 만에 현직 위원장이 구속될 상황에 처하면서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오는 16일 총파업과 19일 민중총궐기 대회를 통해 대정부 투쟁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1) 은메달 따고도 죄송하다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 체질부터 바꾸자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1) 은메달 따고도 죄송하다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 체질부터 바꾸자

    체력은 국력일까. 이 체력이 각종 국제대회 성적을 뜻하는 것이라면 한국은 분명 스포츠 선진국이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축구 대표팀은 이미 13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다. 해방 이후 한국이 하계올림픽에서 딴 메달은 모두 243개로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이은 3위다. 수영, 피겨 등 전통적으로 한국이 불모지라고 여겨졌던 종목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가 등장하면서 한국의 스포츠 경쟁력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언뜻 강해 보이는 이 체력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한국 스포츠계는 현재 쓰러지기 직전의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오랫동안 체육계에 곪아 있던 병폐가 한꺼번에 터진 해였다. 동계올림픽 메달밭인 쇼트트랙은 일 년 내내 성추문, 폭행 사건에 휘말려 구설에 올랐고 프로농구 개막 직전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의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혐의가 드러나 팬들을 실망시켰다. 프로야구는 올 시즌에도 연일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하며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자리를 지켰지만 해외 원정 도박 수사망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지난 6월에는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김병찬씨가 생활고로 숨지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몰린 은퇴 선수들의 삶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뒤늦게 스포츠가 국위 선양의 수단만이 아닌 개인의 행복을 위한 복지의 영역임을 인식한 정부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통합을 시작으로 기존의 엘리트 체육 중심에서 생활체육 위주로의 시스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인에게 필요한 스포츠는 무엇일까. 한국 스포츠는 앞으로 어떤 체력을 키워야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새해를 앞두고 국내 체육계 인사들이 화두를 던졌다. ●잠재적 실업자 양산하는 엘리트 선수 육성 “시대가 변했는데 엘리트 선수 육성은 여전히 예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메달 지상주의’라는 오래된 스포츠 패러다임부터 벗어던져야 생활체육 위주의 선진국형 시스템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은퇴 선수 재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장미란재단 김종성(37·전 대통령청년직속위원회 위원) 사무국장은 “어렸을 때부터 각종 대회 입상을 목표로 선수들을 훈련에만 집중시키는 지금의 교육 방식이 모든 운동선수를 잠재적 실업자로 만들고, 결국 선수층을 얇게 해 스포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스포츠 스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은퇴한 체육인은 학교 다닐 때 오로지 올림픽 메달만을 목적으로 운동만 했기 때문에 은퇴 후 지도자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끝”이라며 “그나마 중·고등학교나 실업팀 코치 같은 비정규직 지도자 자리조차 한정돼 있어 경쟁이 치열한데, 비인기 종목 같은 경우는 실업팀도 몇 개 없어 더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운동을 하려고 할까. 결국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학교 클럽이나 동호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가야 선수 저변도 넓어지고 운동만 한 실업자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드니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정부경(37·정부경유도관장)씨는 “생활체육으로 가야 한다는 큰 방향은 맞지만 전국체전과 소년체전, 각종 전국대회 입상 경력이 선수의 대학 입시 결과를 좌우하고 각 지역 체육 예산과 지도자들의 인사고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 상황에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듣기 좋은 말에 그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도 “2009년 학교체육진흥법이 통과된 이후 중·고등학교 운동부 아이들에게 의무적으로 수업일수를 채우도록 했지만 막상 현장에 가 보면 학생들이 운동도 못하고 공부도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학교, 학생, 지역이 걸린 전국체전 직전에는 하루에 훈련만 세 번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정책이 전혀 따라가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K리그는 외면, A매치만… 스포츠 단절의 예 한국 사회의 ‘메달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선수 육성 방식은 입시 비리,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한국 스포츠의 병폐와도 직결된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 윤동식(43)씨는 “10대 때부터 합숙 생활을 하는 어린 선수들은 부모의 보호 없이 또래끼리 모여 있다 보니 기본적인 윤리 의식을 키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입시가 가까워지면 승부조작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데 이런 환경에서 자란 선수들에게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을 바라는 것도 힘들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시드니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심권호(43·대한레슬링협회 이사)씨도 “운동만 했던 친구들이 사회에 나오면 아무래도 적응이 힘들지 않겠느냐. 후배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운동만 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엘리트 체육 위주의 시스템은 생활체육과의 완전한 단절을 야기하기도 했다. 류태호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특정 종목에서 메달이 나온다는 것은 그 사회의 많은 사람이 해당 종목의 운동을 하는 상태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결과여야 한다. 즉, 해당 종목을 잘하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과의 간극이 없고 서로 소통이 되는 상태를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운동을 잘하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이 단절돼 있다”며 “K리그는 보지 않고 국가대항전인 A매치에만 시선을 집중하는 우리의 모습이 이러한 단절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유도관을 열고 생활체육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정씨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도를 가르치면서 엘리트 유도와 생활체육 유도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유도 동호회 사람들은 제대로 된 유도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어 목이 말라 있더라. 블로그에 동영상을 올리고 도장에서 직접 사람들에게 코치도 해 주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체육대학교에서 5년간 선수들을 지도해 봤지만 졸업한 뒤 운동을 관두는 학생들에게 부사관 정도밖에 권할 수 없었던 게 현실”이라며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엘리트 체육인들이 동호회나 학교 클럽에서 기술을 전수해 준다면 스포츠 수준도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는 “연결점은 생활체육에 있다. 엘리트 위주의 체육 시스템을 버리고 풀뿌리(생활체육) 중심 시스템으로 간다면 당장은 메달이 안 나올지 몰라도 (유소년이 성인이 되는) 8년 뒤에는 국제대회 성적이 오히려 지금보다 잘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생활체육 시설 부족… 정책도 뒷받침돼야 “선진국처럼 보는 스포츠에서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스포츠가 ‘복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영국,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처럼 인구 대비 클럽활동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류 교수는 “한국만 스포츠를 학교 체육, 생활체육, 엘리트 체육 등으로 나눠서 분류하는데 이 분류체계부터 허물어야 한다”며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메달리스트뿐만 아니라 국가대표를 지낸 경력이 있는 것만으로도 존경을 받는다. 함께 스포츠를 즐기다가 수준에 따라 자연스럽게 선수가 되는 과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브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한국 특파원 앤드루 새먼(48·영국)은 “생활체육, 엘리트 체육 모두 중요한 건 맞지만 하나만 선택하라면 개인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스포츠가 먼저”라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14번째로 부유한 국가다. 엘리트 체육이 아닌 생활체육에 투자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열겠다는 국민 행복 시대로 갈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한국은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과 공간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며 “생활체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도움 주신 분들 (왼쪽부터) ① 김종성 (장미란재단 사무국장, 전 대통령청년직속위원회 위원) ② 정희준(동아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 ③ 류태호(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 ④ 앤드루 새먼(포브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한국 특파원, 전 타임스 한국 특파원) ⑤ 정부경(시드니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⑥ 윤동식(히로시마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 ⑦ 심권호(시드니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 [단독]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1) 잠재적 실업자 낳는 ‘엘리트 체육’

    우리나라에서 운동선수로 산다는 것은 인생을 건 모험이나 다름없다. 오로지 운동에만 매달려 온 많은 학생 선수들이 ‘엘리트 체육’이라는 낡은 틀에 갇혀 좌절한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프로·실업팀에서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을 제대로 보듬지 못하면서 잠재적 실업자로 만들어 스포츠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선진국형 체육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내걸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체육단체 통합은 낡은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8일 대한체육회 체육정보센터에 따르면 야구, 축구, 육상 등 57개 종목에 선수로 등록된 초·중·고등학생 및 대학생은 9만 8346명에 이른다. 그러나 프로 선수는 야구와 축구, 농구와 배구 등 4개 종목에 현재 1770명뿐이다. 시·도체육회와 공공기관 등 실업팀 선수도 7626명에 불과해 운동선수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학생 선수는 10%도 채 되지 않는다. 야구의 경우 현재 1만 247명이 초·중·고교와 대학에서 기량을 닦고 있으나 올 시즌 1, 2군에서 프로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외국인을 포함해 628명에 불과하다. 특히 돋보이는 성적을 거둬 신인드래프트에 나가더라도 10대1 가까운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지난 8월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는 860여명이 참가했으나 100명만이 취업에 성공했다. 프로축구 K리그 등록 선수도 1, 2부 리그를 합쳐 728명이지만 현재 1만 8103명의 학생 선수가 활약 중이다. 지난해 12월 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선 526명이 지원해 84명만이 선택을 받았다. 또 억대 연봉을 받는 스포츠 스타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특급 선수를 제외하고는 은퇴 이후의 삶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서는 은퇴선수 2942명 중 1272명(48%)이 무직이었고 강사나 심판 등 관련 업종 종사자도 18%에 불과했다. 류태호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시스템에서는 운동선수들이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태도, 역량은 제쳐 놓고 오로지 메달에만 맞춰 선수를 육성한다”며 “은퇴하거나 부상당한 선수는 잠재적 실업자가 되는 만큼 생활체육 활성화를 연결 고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뉴딜일자리사업, 시민단체 지원 사업 변질”

    “뉴딜일자리사업, 시민단체 지원 사업 변질”

    서울시 뉴딜일자리 사업이 사업목표와는 다르게 사실상 시민단체에 대한 인건비 지원 사업으로 변질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숙자 서울시의원(새누리당, 서초2)은 12월 3일 뉴딜일자리 사업의 주관부서인 서울시 경제진흥본부 2016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뉴딜일자리가 일 경험 제공 및 직업역량 배양을 통해 참여자의 민간일자리 진입을 촉진이라는 목표와 다르게 시민단체 인건비 지원 사업으로 변질되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올해 뉴딜일자리에 편성된 예산 204억 중 40%에 달하는 80여억 원이 고용승계나 일자리 창출, 실업자 구제의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거나 민간일자리로의 연계가 힘든 실질적으로 시민단체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드러났는데, 2016년도 서울시 예산안에서는 총액 251억 6천만원, 작년대비 47억 4천만원이 증액 편성되어 있어 결과를 도외시한 부당한 증액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이숙자 의원에게 제출한 2014년도 뉴딜일자리 결과자료에 따르면 청년혁신활동가, 마을로활동가, 사회적경제 청년혁신활동가 사업은 고용안정성이나 평균임금수준이 낮은 시민단체, 마을기업, 사회적경제 분야 사업장에 사업참여자를 배치하고 있다. 이 의원은 “민간영역으로의 진출을 위한 경력형성을 위해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을 경력형성 사업이라고 주장하는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의 의도에 의문”이라며 “민간영역으로 진출을 위한 사업이고, 어차피 주어야 할 보조금이라면 고용안정성이나 임금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 시민단체, 사회적경제 분야가 아니라 기업체에서 실무를 쌓게 하는 중소기업 인턴십이 훨씬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하며 서울시와 박 시장은 시민단체 지원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하며, 뉴딜일자리 예산 중 시민단체 인건비 지원 성격의 예산 80여 억원의 삭감을 주장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늙어가는 노동인구 50세이상 1000만

    늙어가는 노동인구 50세이상 1000만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50세 이상의 경제활동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취업자만 놓고 보면 50대 이상의 장년·노년층이 30대 이하 청년층을 사상 처음 앞질렀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를 사이에 두고 노동 인구의 무게중심이 30대 이하에서 50대 이상으로 옮겨 가는 셈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한 단면이다. 1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기준) 2716만 6000명 가운데 50세 이상은 1011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75만 3000명)보다 35만 7000명(3.7%) 늘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은 것이다. 39세 이하 경제활동인구는 1021만 7000명으로 지난해 3분기(1023만 4000명)에 비해 1만 7000명(0.2%)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는 현재 취업 여부에 따라 취업자와 실업자로 구분된다 50대 이상이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05년 4분의1(26.3%) 안팎이었지만 올해는 10명 중 4명(37.2%) 수준으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30대 이하 점유율은 46.5%에서 37.6%로 9%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고용시장의 연령별 점유율이 급변한 것은 인구 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청년층은 줄고 고령화로 노년층 인구는 늘어난 탓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모두 50대에 진입한 영향도 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자식을 대학까지 뒷바라지하다가 노후 준비를 못한 베이비붐 세대가 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면서 “경기가 좋지 않아 청년 취업이 안 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아인슈타인·볼테르 키운 8할은 지극한 사랑

    아인슈타인·볼테르 키운 8할은 지극한 사랑

    과학자의 연애/박민아 등 지음/바이북스/240쪽/1만 3500원 ‘사랑할수록 더 많이 혁명할 수 있다.’ 68혁명의 대표적 구호다. 비폭력 문화혁명으로서 갖는 에너지와 순수함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사랑의 힘은 과학 혁명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영화, 드라마 등에서는 흔히들 과학자는 뛰어난 두뇌와 냉철한 이성으로 우주의 운영 원리를 발견해 내고, 꽁꽁 숨겨진 자연의 비밀을 풀어 내지만, 사랑하는 여자(혹은 남자)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는 데는 젬병인 인물로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현실 속 과학자들의 사랑은 달랐다. ‘사랑의 힘’은 그들의 연구를 자극하고 격려하는, 학문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위대한 과학자들의 내밀한 연애사를 들여다보는 일은 사랑의 보편성과 위대함, 당대의 사회문화상을 다시금 확인하는 일이며 인류사에 길이 빛나는 과학적 성취를 좀더 쉽고 재미나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대성 이론을 발견한 아인슈타인은 천재 과학자이면서 희대의 바람둥이과에 속했다. 첫 아내 밀레바 마리치를 만나기 전의 젊은 시절은 좀 우울했다. 취리히대학을 턱걸이로 졸업한 뒤 실업자 신세에 고등학교 임시 수학교사를 전전하다가 얻은 직업이 겨우 특허청 심사원이었다. 그러면서도 수학과 물리학에 자신보다 탁월한 능력을 보인 밀레바를 만나 그의 도움 속에서 놀라운 학문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밀레바와 결혼 3년째, 광전효과와 브라운 운동, 특수상대성이론을 일제히 발표하며 과학사가들이 1905년을 ‘기적의 해’라고 부르도록 했다. 특히 특수상대성이론의 논문은 밀레바가 검토해 7곳의 오류를 수정해 줬고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역학적 특성에 대하여’라는 극도의 겸손한 제목까지 달아 줬다. 오만하게 기존 학계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인상을 피하기 위한 세심한 의도였다. 프랑스혁명의 사상적 이데올로그 역할을 맡았던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는 에밀리가 없었다면 그저 그런 작가로 남았을지 모른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다. 에밀리와 볼테르는 18세기 프랑스 사교계에서 불륜이면서도 공인된 연인 관계였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과학적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에밀리와 귀족이 아닌 신분의 제약으로 작가적 재능 발휘에 한계가 있던 볼테르의 만남은 단순한 염문 이상이었다. 수학과 과학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에밀리는 뉴턴의 ‘프린키피아’의 심오한 비밀을 끝까지 파고든 뒤 ‘뉴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라는 명료한 해설서를 남겼다. 볼테르 역시 에밀리의 도움을 받아 뉴턴의 법칙을 당대 정치 사회를 해석하는 잣대로 삼아 계몽주의 철학의 논리적 근간을 완성시켰다. 이 밖에도 동성애라는 금지된 사랑 속에서 인공지능의 기초를 닦은 앨런 튜링, 침팬지의 생태를 관찰한 제인 구달, 완벽한 파트너십을 보여 준 퀴리 부부 등은 사랑의 위대함을 실증하는 살아 있는 사례가 됐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불이야~ 불이야~” 외쳐 주인 살린 앵무새 화제

    “불이야~ 불이야~” 외쳐 주인 살린 앵무새 화제

    말을 배운(?) 동물이 기적처럼 사람을 살렸다. 밤에 불이 난 집에서 앵무새가 "불이야~ 불이야~"를 외쳐 주인을 깨웠다. 불이 번지면서 큰 재산 피해가 발생했지만 앵무새 덕분에 다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중미 코스타리카의 우루카 지역에서 최근에 벌어진 일이다.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화재가 발생한 건 주민들이 깊은 잠에 빠진 밤이었다. 불을 최초로 본 목격자는 베티라는 이름의 앵무새. 새장에 있던 앵무새 베티는 위험을 직감하고 날개를 치며 "불이야~ 불이야~ 불이야"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 주인 그레텔 페레이라(여)가 살펴보니 정말 옆집에서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페레이라는 남편과 자식들을 깨우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긴박한 상황이지만 가족 같은 앵무새 베티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부랴부랴 밖으로 나간 페레이라는 이웃집을 돌며 "불이 났어요, 빨리 밖으로 나오세요"라고 대문을 두드렸다. 한밤에 페레이라가 난리법석을 떤 덕분에 잠을 자던 이웃주민들은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다. 불은 빠르게 번져나갔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가 출동했지만 이미 불은 크게 확산돼 가옥 3채가 잿더미가 된 후였다. 큰 재산피해가 났지만 앵무새가 화재를 알린 덕분에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지 언론은 "앵무새가 화재를 알리지 않았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앵무새가 생명의 은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페레이라는 "베티 덕분에 모두 목숨을 건졌지만 불이 난 옆집은 정말 사정이 딱하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불이 난 집엔 자녀 셋을 둔 실업자 부부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임파르시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그들만의 공공 일자리

    그들만의 공공 일자리

    공공 일자리의 대표격인 공공근로 정책이 도입 17년 만에 ‘소수’의 전유물로 전락해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공공근로는 1998년 외환위기로 경기가 침체하자 저소득층에 공공 분야의 일자리를 한시적으로 제공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고자 마련됐다. 이 기능은 2005년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이관됐고,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때 효용 가치가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에서 생활비 보조 정책처럼 활용돼 모럴해저드 논란도 일고 있다. ●‘2년에 3번’ 규정… 실업급여 받고 버티다 2년 후 다시 근무 고용정보원의 고용이슈 9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의 공공근로 참여자는 8332명인데 이 중 4회 이상 참여하는 이들이 41.3%인 344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1회(24.6%), 2회(18.7%), 3회(15.4%)에 비해 월등히 많다. 공공근로는 40대 이하(33.7%)가 3명 중 1명꼴이다. 30대 이하(21%) 청년층도 5명 중 1명꼴이다. 자치구들은 공공근로를 평생 직업처럼 활용하는 공공근로자들이 증가하는 점을 문제로 제기한다. 원래 공공근로는 5개월 일자리를 연속 2번, 2년간 3번만 하도록 규정돼 있다. 적지 않은 이가 1년에 5개월씩 2번 연이어 일하고 3개월의 실업급여(월 96만원)를 받고서 2개월을 실업자로 있다가 재차 공공 근로자로 채용된다. 실업급여 기간까지 무직자로 5개월을 지냈기 때문에 정당한 채용이다. 이번엔 5개월 일하고 3개월간 실업급여를 받는다. 문제는 ‘2년에 3번’이란 규정이 평생에 1회가 아니라 2년을 주기로 계속 ‘기회’가 발생한다는 데 있다. 자치구의 일자리 담당자는 “이 과정을 2년마다 되풀이하니 취업이 절박하겠냐”고 지적한 뒤 “실업급여를 주지 말거나 평생 할 수 있는 공공근로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중앙정부에 촉구했다. 소수가 공공근로를 번갈아가며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있다. 10명을 모집하면 30명이 지원하는데 이 중 15명은 소득 기준(2015년 서울시 재산 1억 3500만원 이하) 이상으로 지원자격이 안 되고 나머지 15명 중에 근로 능력이 없는 사람을 빼면 10명 남짓이라는 거다. 지원자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고용주인 자치구로서는 유경험자가 여러 면에서 편리하다. 한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공공근로에서 탈락하면 자해 소동까지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원자 적고 자치구는 유경험자가 더 편해… 탈락자 자해 소동도 이런 현상은 전국적으로 비슷하다. 지난해 3만 5033명 중 4회 이상이 1만 2132명으로 34.6%였다. 4회 이상 참여자는 서울이 41.3%로 가장 높고 대구(40.5%), 경북(38.4%), 경기(37.7%), 충남(35.9%) 순이다. 정재현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실질적으로 다양한 일자리 경험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면서 “또 공공근로사업, 직업훈련, 고용서비스의 연계를 종합패키지로 구성해 참여자들의 구직 의욕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55세 등단’ 늦깎이 소설가? 인생의 결정, 50년은 고민해야

    ‘55세 등단’ 늦깎이 소설가? 인생의 결정, 50년은 고민해야

    프랑스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64)가 2013년 공쿠르상 수상작 ‘오르부아르’(열린책들) 출간을 맞아 한국을 처음 찾았다. 공쿠르상은 세계 3대 문학상이자 100년 전통의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으로, 공쿠르상 수상 작가가 직접 방한하는 건 1979년 모리스 드뤼옹 이후 36년 만이다. 르메트르는 10일 서울 중구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르부아르’에 대해 “탐정소설적 요소가 있어 두 젊은 군인이 겪는 모험소설로도 읽힐 수 있고,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회 소설로도 읽힐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독자들이 글을 읽으면서 소설적인 환상 속에서 그 시대를 사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르부아르’는 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기성세대가 벌인 전쟁에 상처 입은 두 젊은이가 위선적인 세계에 맞서 벌이는 전대미문의 사기극을 다루고 있다. “자료 수집하는 데만 18개월 걸렸다. 한 나라 전체 국민 중 2000만명이 사망하고 2000만명이 부상을 입은 지옥 같은 상황에서 20~23세 젊은이들이 살아 남았다고 생각해 보라. 그들에겐 엄청난 상흔이자 트라우마일 수밖에 없다. 국가를 위해 희생했던 젊은이들에게 국가가 어떻게 했는지를 소설에 썼다.” 르메트르는 모든 소설 후기에 작품 속 인용 구절들의 출처를 밝힌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언어적 표현, 상황 중에 예전 읽었던 책이나 영화에서 비롯된 게 있다. 이를테면 이번 소설에서 ‘젖은 앵무새처럼 머리를 흔들면서’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20년 전 읽었던 스티븐 크레인의 작품에서 인용한 거다. 빚을 갚는 마음으로 출처를 밝히고 감사의 마음을 적는다.” 르메트르는 55세의 나이로 뒤늦게 소설쓰기를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하거나 지역 공무원과 도서관 사서들을 대상으로 문학 강의를 했다. 첫 소설 ‘이렌’으로 코냑 추리 문학 페스티벌 소설상을 받은 데 이어 ‘실업자’ ‘알렉스’ ‘카미유로’ 등으로 상당크르 추리 문학상, 르 푸앵 유럽 추리 문학상, 유럽 추리 소설 대상 등을 받았다. 2013년엔 공쿠르상까지 받았다. 문학성과 예술성을 중심으로 수상작을 선정하는 최고 문학상에 탐정소설을 쓰는 대중 문학 작가가 뽑힌 건 프랑스에서도 이변으로 평가받았다. “55세가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59세에 늦둥이 아이를 얻었다. 모든 걸 남들보다 조금 늦게 하는 경향이 있다. 등단하기 전에도 계속 글을 썼다. 생각이 숙성됐다고 여겨졌을 때 작가가 되려고 했다. 젊은이들에게도 인생의 중요한 결정은 50년 정도 생각해 보고 하라고 충고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난 극복했는데...’같은 곤경’에는 동병상련 못 느낀다

    난 극복했는데...’같은 곤경’에는 동병상련 못 느낀다

    흔히 사용되는 표현인 ‘동병상련’이라는 말에서도 드러나듯, 자신과 똑같은 고민에 빠진 사람에게는 더 큰 동정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런데 이런 보편적 생각에 정면으로 반하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돼 관심을 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몇 가지 연구를 실행해본 결과, 과거에 특정 문제를 겪어낸 사람의 경우, 똑같은 문제에 처한 다른 사람을 볼 때 오히려 동정심을 덜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한 실험에서 연구팀은 ‘얼음물 수영대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동정심을 측정해봤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얼음물 수영대회에 참가하려다가 경기 시작 불과 몇 분 전에 참가를 포기하고 만 ‘패트’라는 남성의 이야기를 읽도록 했다. 이 때 실험 참가자 일부는 이 이야기를 본인들의 수영대회 시작 전에 읽었고, 나머지는 대회가 끝나고 일주일이 지난 뒤에 읽었다. 연구팀은 조사결과 “경기를 끝내고 이야기를 읽은 참가자들은 패트에 대해 더 적은 동정심과 더 많은 경멸(업신여김)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왕따 당하는 십대 청소년에 관련된 두 가지 이야기 중 하나를 들려줬다. 이중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왕따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나는 반면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상황에 대해 그저 폭력적인 반응만을 보였다. 연구팀은 두 번째 이야기를 들은 참가자들을 분석해본 결과, 이전에 스스로 왕따를 당해본 사람들일수록 오히려 이야기 속 주인공이 왕따 상황을 잘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동정심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세 번째 실험에서 연구팀은 200여 명의 참가자들에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으로 인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읽도록 했다. 이 이야기의 결말에서 주인공은 결국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마약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 중 취업난을 이기고 직장을 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해당 인물에 대해 동정심은 적게 느끼는 한편 인물의 말로에 대해선 엄한 평가를 내리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자신 또한 현재 실업 상태에 있거나 ‘비자발적 실업자’가 돼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반대의 경향을 내비쳤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심리학에서 ‘동정심 괴리’(empathy gap)이라고 부르는 현상과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동정심 괴리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함에 있어 감정적 원인은 과소평가하고 감정과 무관한 다른 요소만을 중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를테면 주변의 누군가가 공포에 질려 실수를 저질렀을 경우, 그가 느꼈을 공포 자체는 이해하려 들지 않고 그 행동의 합당성만을 따지려는 태도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것은 겉으로 드러난 행동에 비해 상대의 내적인 감정은 이해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와 유사하게, 특정한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 문제가 괴롭다는 ‘사실’은 기억할지언정 당시에 실제로 자신이 느낀 괴로움의 정도는 잊어버리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상대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만을 두고 상대를 비난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경기침체로 브라질 산타클로스도 ‘취업’ 걱정

    경기침체로 브라질 산타클로스도 ‘취업’ 걱정

    브라질 산타클로스 업계(?)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1년에 한 번뿐인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산타클로스를 모셔가겠다는 업체가 예년에 비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일자리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어지자 12월에 실업사태를 맞는 게 아니냐는 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산타클로스학교는 매년 이맘때 입학생을 받는다. 학교는 단기과정을 통해 산타클로스를 양성(?)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에 단기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매년 학교엔 산타클로스 후보생들의 웃음이 넘쳤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어둡다. 산타클로스를 보내달라는 업체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산타클로스의 수요가 올해처럼 적은 때는 없었다."며 취업 걱정을 하는 산타클로스 후보생이 많다고 말했다. 산타클로스를 찾는 업체는 줄었지만 입학생은 오히려 늘어났다. 리우데자네이루 산타클로스학교에는 올해 200여 명이 입학신청을 했다. 일자리를 얻기 힘들어지자 실업자들이 대거 몰린 탓이다. 신청을 한다고 모두 입학이 허용되지 않는다. 학교는 나름의 내부규정을 두고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만 50세 이상, 수염을 기른 자, 넉넉하게 배가 나온 자 등이 기본 조건이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침체로 구직에 실패한 20~30대가 입학신청을 내는 등 취업대란이 실감난다. 올해 브라질의 실업률은 2009년 이후 최고인 7.6%까지 치솟았다.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시즌 최고의 단기 아르바이트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단기취업에 성공하면 크리스마스까지 약 40일간 산타클로스로 활동할 수 있다. 낮게는 3000헤알(약 87만원), 많게는 1만5000헤알(약 43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너는 왜 못해?…”자신이 이겨낸 문제에는 동정심 못 느낀다” (연구)

    너는 왜 못해?…”자신이 이겨낸 문제에는 동정심 못 느낀다” (연구)

    흔히 사용되는 표현인 ‘동병상련’이라는 말에서도 드러나듯, 자신과 똑같은 고민에 빠진 사람에게는 더 큰 동정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런데 이런 보편적 생각에 정면으로 반하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돼 관심을 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몇 가지 연구를 실행해본 결과, 과거에 특정 문제를 겪어낸 사람의 경우, 똑같은 문제에 처한 다른 사람을 볼 때 오히려 동정심을 덜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한 실험에서 연구팀은 ‘얼음물 수영대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동정심을 측정해봤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얼음물 수영대회에 참가하려다가 경기 시작 불과 몇 분 전에 참가를 포기하고 만 ‘패트’라는 남성의 이야기를 읽도록 했다. 이 때 실험 참가자 일부는 이 이야기를 본인들의 수영대회 시작 전에 읽었고, 나머지는 대회가 끝나고 일주일이 지난 뒤에 읽었다. 연구팀은 조사결과 “경기를 끝내고 이야기를 읽은 참가자들은 패트에 대해 더 적은 동정심과 더 많은 경멸(업신여김)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왕따 당하는 십대 청소년에 관련된 두 가지 이야기 중 하나를 들려줬다. 이중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왕따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나는 반면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상황에 대해 그저 폭력적인 반응만을 보였다. 연구팀은 두 번째 이야기를 들은 참가자들을 분석해본 결과, 이전에 스스로 왕따를 당해본 사람들일수록 오히려 이야기 속 주인공이 왕따 상황을 잘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동정심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세 번째 실험에서 연구팀은 200여 명의 참가자들에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으로 인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읽도록 했다. 이 이야기의 결말에서 주인공은 결국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마약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 중 취업난을 이기고 직장을 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해당 인물에 대해 동정심은 적게 느끼는 한편 인물의 말로에 대해선 엄한 평가를 내리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자신 또한 현재 실업 상태에 있거나 ‘비자발적 실업자’가 돼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반대의 경향을 내비쳤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심리학에서 ‘동정심 괴리’(empathy gap)이라고 부르는 현상과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동정심 괴리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함에 있어 감정적 원인은 과소평가하고 감정과 무관한 다른 요소만을 중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를테면 주변의 누군가가 공포에 질려 실수를 저질렀을 경우, 그가 느꼈을 공포 자체는 이해하려 들지 않고 그 행동의 합당성만을 따지려는 태도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것은 겉으로 드러난 행동에 비해 상대의 내적인 감정은 이해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와 유사하게, 특정한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 문제가 괴롭다는 ‘사실’은 기억할지언정 당시에 실제로 자신이 느낀 괴로움의 정도는 잊어버리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상대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만을 두고 상대를 비난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는 1%를 위한 가짜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는 1%를 위한 가짜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정호영 옮김/이책/328쪽/1만 6000원 2011년 9월 17일~11월 15일 월가 점거운동(OWS · Occupy Wall Street)을 상징하는 주코티 공원 점거가 있었다. 미국의 경제 수도 뉴욕에서 일어났던 점거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리는 미국의 최고 부자 1%에 저항하는 99% 미국인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외쳤다. 전복자를 자처한 이들은 “열심히 일했고, 공부했고, 대학에 갔는데 실업자가 됐고,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없고 (학자금 대출로) 2만 달러에서 5만 달러의 빚이 있다”고 호소했다. 뉴욕을 넘어 미국 여러 도시, 미국을 넘어 세계의 수많은 도시로 들불처럼 번졌던 점거운동은 경제 정의를 위한 풀뿌리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아나키스트 운동가이자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인 저자는 월가 점거운동을 이끌었던 리더 중 한 명이다. 놈 촘스키와 함께 미국 보수층에게 가장 많은 공격을 받고 있는 지식인이기도 하다. 그는 점거 캠프는 4년 전 해산했지만 “민주적 감염의 꿈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며 점거운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는 1%를 위한 가짜 민주주의이며 1%의 필요에 따라 조작됐다고 주장하면서 99%를 위한 진짜 민주주의를 향해 대중적 혁명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가 점거운동 같은 풀뿌리 운동이 진짜 민주주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이다. “권력은 결코 자발적으로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자유는 위대한 헌법 제정자들이 우리에게 허락한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헌법 제정자들이 알려주기 전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러한 자유를 달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외국인 국내 취업 내년 100만 돌파

    외국인 국내 취업 내년 100만 돌파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 취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했다. 취업자 10명 중 6명은 월평균 200만원 이하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2일 내놓은 ‘2015년 외국인 고용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상주하는 15세 이상 외국인은 137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1만 8000명(9.4%) 늘었다. 취업자는 93만 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 6000명(10.1%) 증가했다. 내년이면 취업자 ‘100만명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실업자는 4만 8000명, 비경제활동인구는 38만 7000명으로 조사됐다. 전문 인력은 4만 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000명가량 줄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71.8%, 고용률은 68.3%, 실업률은 4.9%였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이 43만 7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인 7만 6000명, 중국인(한국계 제외) 5만 6000명, 미국·캐나다인 5만 2000명, 인도네시아인 3만 8000명 순이었다. 임금별로는 58%가 200만원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53.1%(47만 7000명)가 100만∼200만원을, 34.3%(30만 8000명)가 200만∼300만원의 임금을 받았다. 300만원 이상은 7.8%(7만명), 100만원 미만은 4.9%(4만 4000명)로 집계됐다. 심원보 고용통계과장은 “외국인 취업자들은 단순 직종에 많이 종사하고 근무 시간이 길다”면서 “월평균 임금은 199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1주일에 50시간 이상 일하는 외국인 취업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40∼50시간이 35만 2000명(37.6%), 60시간 이상 24만 9000명(26.6%), 50∼60시간 미만이 23만 4000명(25.0%)이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새 책]’월가 99%들의 저항’ 리더의 외침-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새 책]’월가 99%들의 저항’ 리더의 외침-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정호영 옮김/328쪽/1만 6000원   2011년 9월 17일~11월 15일 월가 점거운동(OWS · Occupy Wall Street)을 상징하는 주코티 공원 점거가 있었다. 미국의 경제 수도 뉴욕에서 일어났던 점거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리는 미국의 최고 부자 1%에 저항하는 99% 미국인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외쳤다. 전복자를 자처한 이들은 “열심히 일했고, 공부했고, 대학에 갔는데 실업자가 됐고,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없고 (학자금 대출로) 2만 달러에서 5만 달러의 빚이 있다”고 호소했다. 뉴욕을 넘어 미국 여러 도시, 미국을 넘어 세계의 수많은 도시로 들불처럼 번졌던 점거운동은 경제 정의를 위한 풀뿌리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아나키스트 운동가이자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인 저자는 월가 점거운동을 이끌었던 리더 중 한 명이다. 놈 촘스키와 함께 미국 보수층에게 가장 많은 공격을 받고 있는 지식인이기도 하다. 그는 점거 캠프는 4년 전 해산했지만 “민주적 감염의 꿈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며 점거운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는 1%를 위한 가짜 민주주의이며 1%의 필요에 따라 조작됐다고 주장하면서 99%를 위한 진짜 민주주의를 향해 대중적 혁명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가 점거운동 같은 풀뿌리 운동이 진짜 민주주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이다. “권력은 결코 자발적으로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자유는 위대한 헌법 제정자들이 우리에게 허락한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헌법 제정자들이 알려주기 전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러한 자유를 달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청년실업, 경제성장률까지 낮춘다

    청년실업, 경제성장률까지 낮춘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와 청년(15~29세)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고용시장의 불일치(미스매치)가 심화되면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들어 낮아졌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을 낮추는 등 고학력 인력 공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최영준 차장과 김현재 조사역은 21일 ‘주요국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스매치 지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렇게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육정도별 미스매치는 2013년 기준 0.86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비슷한 24개국 평균(1.07)보다 다소 낮다. 반면 연령대별 미스매치는 1.75로 평균(1.21)보다 높다. 교육정도별, 연령대별 미스매치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한 결과 대졸 이상 학력자와 청년층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마이너스 상관 관계가 나타났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될 경우 인적자본 손실 등으로 생산성을 낮춰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졸 이상 고학력자(0.40→0.69)와 청년(0.86→1.00)의 미스매치 지수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큰 폭으로 높아졌다. 청년층은 줄어드는데 대졸 이상 학력자 가운데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2014년 기준 69%로 OECD 평균 58%보다 11% 포인트나 높다. 반면 경제 상황이 불확실해 기업의 노동수요는 줄어들었고 위기 이전의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여전해 신규 채용을 더욱 위축시켰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실업자가 일자리를 찾는 기간을 늘리고 기업도 필요한 인력을 제때 채용하지 못하면서 고용 조정속도를 둔화시킨다. 최영준 차장은 “미스매치를 완화하기 위해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서비스업 및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고학력 인력의 과잉공급 조절, 중·장년층 구직기회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씨줄날줄] 효도세와 불효방지법/주병철 논설위원

    한 아버지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자신이 제의한 조건들을 아들이 흔쾌히 받아들여 줬기 때문이란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이랬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한 아들에게 아버지가 몇 가지 약속을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첫째는 대학 다니면서 빌린 학자금은 자신이 갚을 것, 둘째는 결혼 자금은 스스로 마련할 것, 셋째는 매월 받는 봉급의 20%는 부모 통장으로 반드시 넣어 줄 것 등이었다. 반신반의하던 아버지의 요구에 아들은 “여부가 있겠느냐”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버지는 셋째 조건을 받아들여 준 데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돈보다는 자식의 마음 씀씀이에 더 흡족해하는 듯했다. 청년실업률이 7~10%에 육박하고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 세대니 5포(3포+인간관계·내집 마련 포기) 세대니 하는 자조 섞인 한탄에 젖어 있는 청년 실업자들한테는 배부른 남의 얘기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직장을 잡았다고 해서, 창업으로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꼭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아르바이트나 잡일을 하면서 힘들게 사는 청년들이라고 못할 것도 없지만 현실로 부닥치면 쉽지 않은 건 분명하다. 세상 이치는 다 비슷한 모양이다. 얼마 전 중국 광저우(廣州)시 바이윈(白雲)구의 한 미용업체가 매월 직원들 월급 일부를 부모한테 보내고 있다고 외국 방송에 소개됐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미혼 직원의 경우 월급의 10%를, 기혼은 5%를 떼 직원 부모의 은행 계좌로 송금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보상으로 전 직원들에게 약간의 격려금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네티즌 가운데 일부는 강제적인 성격의 효도세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자신들만 위하는 젊은 세대를 꼬집으며 박수를 보내는 쪽도 적지 않다. 웃지 못할 일이지만 이건 그래도 봐줄만 하다. 우리는 한 술 더 뜬다. 부모가 재산을 물려줬지만 제대로 부양받지 못하면 자녀가 수증(受贈) 재산을 반환하게 하자는 ‘불효자 방지법’이 며칠 전 국회에 발의됐다. 증여 해제 제척 기간도 현행 6개월에서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과 동일하게 1년으로 확대 적용한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세태를 적극 반영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벌써 무용론이 고개를 든다. 증여할 재산이 없는 부모들에게는 소용없을뿐더러 자칫 재산 반환 소송 등으로 번져 취지와 달리 ‘불효 조장법’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기우라고만 볼 수는 없겠다. 효는 마음에서 우러나야 할진대 가족 윤리 문제에 대해 도덕적 제재를 넘어 법까지 나서야 하느냐는 의견도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닐 테다. 효의 실종은 기본적으로 핵가족화의 단면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가족과 공동체를 지켜 주는 마음의 울타리가 무너진 탓도 크다. 있든 없든 부모를 극진히 모시는 우리네의 옛 ‘효 DNA’ 복원이 절실한 때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사설] 청년 실업 감소 고무적이나 질 높여야

    9월 청년(15~29세)실업률이 7.9%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9월에 비해서는 0.6% 포인트가, 전달인 8월에 비해서도 0.1% 포인트가 각각 떨어진 수치다. 올 상반기만 해도 청년실업률이 10%를 넘었다는 점에서 7%대로 떨어진 청년실업률은 수치만 놓고 보면 고무적이다. 올 들어 취업자 증가 폭도 4월과 8월만 빼면 매월 30만명대를 웃돈다. 청년 취업자 수는 지난해 9월 386만 5000명에서 지난달엔 395만 6000명으로 9만 1000명이 늘었다. 실업자 수는 같은 기간 35만 8000명에서 34만 1000명으로 줄었다.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 분야의 취업자가 늘어난 덕이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청년 일자리 확대를 독려한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체감경기가 여전히 안 좋은 상황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개선된 통계지표와 달리 실제 고용 사정이 크게 나아졌다고 하기는 어렵다. 결국은 고용의 질이 문제다. 우리나라는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일주일에 1시간 이상만 일하면 취업자로 분류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편의점에서 시간당 7000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해도 취업자로 분류된다. 통계적 착시 현상도 영향을 미쳤다. 취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어나면 실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9월 구직 단념자는 48만 8000명으로 지난해 9월의 46만 3000명보다 2만 5000명이 늘었다. 이에 따라 구직 단념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10.8%로 지난해 9월보다 0.4% 포인트 오히려 높아졌다.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것도 우려된다. 비정규직과 시간제 근로자가 많은 주당 53시간 이하 취업자는 지난해 9월 1974만 5000명에서 지난달엔 2019만 8000명으로 45만 3000명(2.2%)이 늘었다. 반면 정규직 비중이 높은 주당 54시간 이상 일자리는 1년 전보다 1.2% 줄었다. 특히 청년층 일자리 가운데 시간제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7.6%로 낮았지만 올해는 2배 수준인 15.1%로 높아졌다. 청년층 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시간제와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청년들에게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주는 데 정부는 물론 정치권도 적극 나서야 한다. 고용의 질이 확보되지 않고 실업률만 떨어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 세계은행 “역사상 가장 암울한 청년 세대”

     “세계 청년 18억명 중 6억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다. 상황은 악화될 것이다. 10년 동안 노동시장 진입 청년 중 40%만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은행(WB)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청년 고용을 위한 해결책’ 보고서는 암울한 미래 예측으로 가득찼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5~29세 청년 인구는 18억명으로 역사상 최대 규모이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이 가운데 5억명이 실업자이거나 불완전 고용상태에 있다. 구직을 포기한 ‘니트족’ 청년까지 합치면 사실상 실업자 규모는 6억 2100만명에 달한다고 WB는 밝혔다. 각 국 통계당국에서 ‘실업’으로 집계되려면 직업이 없고 구직 활동 중이어야 하는데, 니트족은 직업은 없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실업 통계에서 제외된다.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유로 WB는 장기화된 글로벌 경기 침체, 선진국 시장에서의 고학력 청년 실업이 늘어나는 미스매칭의 문제, 저개발국에서의 청년의 비숙련 등을 꼽았다. 이어 최소한 10년 동안 청년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이들이 직업을 구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WB는 전망했다.  대규모 청년실업은 각 국에서 정치·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전망이다. 청년층의 공적연금 부담 능력이 줄어들며 사회보장 제도에 타격이 가해질 전망이며, 기업들은 주요 소비자층을 잃게 된다. 아랍권 국가에서 발생했던 청년 봉기, 유럽 등지에서 엿보인 청년 극단주의자 출현 현상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WB는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고, 이들의 창업과 기업활동을 돕는 등 적극적인 청년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노홍철, 멤버들 장난에 돌직구 “실업자라고 무시하는 거야?” 쓴웃음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노홍철, 멤버들 장난에 돌직구 “실업자라고 무시하는 거야?” 쓴웃음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노홍철, 이동욱 돌발행동에 당황 “실업자라고 무시하는 거야?” ‘잉여들 노홍철,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노홍철’ 방송인 노홍철이 자숙의 시간을 깨고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 출연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추석특집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서는 노홍철과 일행들이 앞으로의 여정 계획을 세우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태원준은 “프랑스 리옹까지 1인당 55유로(약 7만원)”라며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하는 게 24시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노홍철은 퉁퉁 부은 얼굴로 쇼파에 앉아 잠깐의 휴식을 즐겼다. 이를 지켜보던 PD는 “(노홍철) 버스 탈 때 마그네슘 많이 챙겨야겠다. 아침에 진짜 붓는다”고 말했다. 마그네슘이 얼굴 붓는 사람들에게 특효약이라며 얼굴이 잘 붓는 노홍철이 약을 건네 받았던 것. 이에 이동욱은 “클로즈업해도 돼요?”라며 카메라를 들고 노홍철의 얼굴에 들이대며 웃었다. PD 역시 “카메라로 보니까 진짜 웃기지 않냐”고 말했고, 계속해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이동욱에게 노홍철은 “죽을래? 너랑 본지 며칠 안됐어. 우린 친한 사이가 아니야. 다른 연예인 동료들은 몇 년은 같이 일했으니까 그러는 거고. 너 나랑 생면부지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동욱이 “료니형 클로즈업해서 봐봐요”라며 즐거워하자, 노홍철은 “너희들 내가 실업자라고 무시하는 거야?”라며 셀프디스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자숙기간을 거친 잠재적 잉여 ‘노홍철’과 아직 세상에 빛을 뽐내지 못한 포텐 충만 잉여들의 쌩! 리얼! 진짜 여행기!로 오늘(28일) 밤 11시 10분 2부가 방송된다. 사진=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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