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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자 1년 5개월 만에 최대…실업자도 20년 만에 최대

    취업자 1년 5개월 만에 최대…실업자도 20년 만에 최대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9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만 1000명 늘었다. 증가폭은 지난해 1월(33만 4000명) 이래 1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또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0만명대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취업자는 1월 1만 9000명 증가한 후 2월 26만 3000명, 3월 25만명 증가하고 4월과 5월 각각 17만 1000명, 25만 9000명 늘었다. 지난달 취업자를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2만 5000명), 교육서비스업(7만 4000명), 숙박·음식점업(6만 6000명) 등에서 증가했고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7만 5000명), 제조업(-6만 6000명), 금융·보험업(-5만 1000명)에서는 감소했다. 금융보험업 취업자는 올해 들어 감소 흐름을 보였으며 시중은행의 점포 및 임직원 축소 계획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년 전보다 12만 6000명 줄었고,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는 8만 5000명 감소한 반면 상용근로자는 38만 8000명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 취업자가 각각 3만 2000명, 18만 2000명 줄었다. 반면 20대와 50대, 60대 이상에서는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0.2% 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은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6월 기준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월별로 보면 종전 최고였던 2017년 7월과 같은 수준이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2%로 전년 동월보다 0.3% 포인트 올랐다. 고용률 호조에도 불구하고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동반 상승한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달 실업자는 113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 3000명 늘었다. 실업자는 6월 기준으로 1999년 6월(148만 9000명) 이래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6만 3000명), 60세 이상(4만명), 30대(1만 3000명)에서 증가했다. 이는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자가 지난해보다 한 달 뒤로 밀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기보다 0.3% 포인트 올랐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0.4%였다.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은 0.5% 포인트 올라 11.9%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5만명 줄어든 1595만 1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구직단념자 수는 3000명 늘어난 51만 4000명으로, 같은 기준으로 비교를 시작한 2014년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쉬었음 인구는 24만 7000명 늘어난 200만 7000명이었다. 증가 폭은 2011년 2월(25만 6000명) 이후, 규모는 동월 기준으로 2003년 이후 가장 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후견받는 장애인 차별 275개 법령 하반기부터 손본다

    후견받는 장애인 차별 275개 법령 하반기부터 손본다

    낭비벽 탓 피후견인 신청 땐 안경사 못해 능력 있어도 획일적 권리제약·직무 배제 법무부·법제처 “과잉규제 법령 정비” “피한정후견인 결격조항부터 삭제 추진 자격시험 등 활용해 직무수행능력 검증”자신의 낭비벽을 제어할 수 없었던 안경사 A씨는 배우자에게 재산관리를 맡기려고 법원에 피후견인(한정후견을 받는 사람)을 신청했다. 자신의 권한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배우자가 후견인이 돼 금융대리권을 행사하게 하면 돈 낭비를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A씨는 후견을 받는 순간 안경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청구를 취하했다. 그저 후견을 받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될 각오까지 해야 하는 건 피후견인에 대한 각종 차별 조항 때문이다. 가령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5조는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은 안경사 등 의료기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후견을 받는 사람의 권리를 획일적으로 제약하고 직무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한 법령이 450개에 이른다. 법무부와 법제처는 ‘과잉 규제’라는 지적을 받아들여 올 하반기부터 275개 법령을 우선 정비하고, 정비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9일 밝혔다. 2013년 폐지된 금치산·한정치산제도를 대신해 성년후견제도가 도입된 지 6년 만이다. ●피후견인은 직무능력 관계없이 무능력자 간주 성년후견제도는 의사결정능력이 낮은 발달(지적·자폐)장애인과 치매노인, 정신질환자 등이 후견인을 통해 각종 법률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성년후견을 받는다는 이유로 개별 법률에서 개인의 직업 선택과 자격증 취득 자격까지 지나치게 제한해 되레 장애인을 법적으로 차별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법적 후견을 받으면 공인중개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안경사, 공무원 등을 할 수 없고, 장애를 입기 전 노력해 취득한 자격증도 취소된다. 직무수행능력을 묻지도 않고 ‘행위무능력자’로 간주해 사회로부터 배제한 것이다. 직무수행 능력이 없는 정신장애인에게 일처리를 맡기면 사회 안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속내가 깔렸다. 법제처는 “이제 피후견인 선고 여부가 아닌 직무수행 능력을 기준으로 법령상 직무수행 인정 여부를 판단하도록 결격조항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75개 법령의 피한정후견인 결격조항을 삭제하고 자격시험이나 인허가 요건 등을 활용해 피후견인의 직무수행능력을 검증할 계획이다. ●피성년후견인 결격조항 정비는 1~2년 뒤 논의 다만 차별 조항을 없애는 대상은 피한정후견인뿐이다. 성년후견제도는 특정후견, 한정후견, 성년후견, 임의후견 등 4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 중 피후견인의 법적 권리를 박탈한 제도는 성년후견과 한정후견이다. 성년후견은 정신적 제약이 심한 사람에게, 한정후견은 정신적 제약이 비교적 덜한 사람에게 내린다. 법제처 관계자는 “먼저 피한정후견인 결격조항부터 정비하고, 피성년후견인 결격조항 정비는 1~2년 경과를 지켜본 뒤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도 개선이 효과를 보려면 피성년후견인 결격조항 정비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견 제도 이용자의 상당수가 한정후견이 아닌 성년후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은종군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장은 “피성년후견인에게도 충분히 직무 수행 능력을 물을 수 있다”며 “이 기회에 결격조항을 완전히 정비하지 못하면 사회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차별적 조항이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구직급여 지급액 증가세 한풀 꺾여…고용 상황 나아지나

    구직급여 지급액 증가세 한풀 꺾여…고용 상황 나아지나

    신청자도 1만명 줄어 전년比 증가세 완화 제조·건설업↓-도소매·음식숙박업↑ 고용보험 가입자수 전년比 53만명 증가 전문가 “경기회복 조짐으로 보긴 일러”올해 들어 달마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 온 구직급여 지급액이 지난달에는 감소했다. 구직급여를 새로 신청한 이들의 증가세도 크게 꺾였다. 정부는 고용 상황이 개선되는 신호로 봤지만, 전문가들은 “더이상 나빠지지 않는 정도”라며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681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72억원(20.8%) 늘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48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 1000명(11.8%) 증가했다. 구직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노동자가 원치 않은 이유로 실직했을 때 받는다. 구직급여 신청자와 지급액 규모가 클수록 고용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직급여 지급액 규모는 발표 때마다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워 논란이 컸다. 지난 4월(7382억원)에는 사상 처음으로 7000억원대를 돌파하더니 5월에는 7587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지급액이 전월보다 줄어들자 고용부는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영철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지급액 (절대) 규모가 여전히 많지만 이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지급 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수가 줄어든 것은 최근 고용상황 개선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수는 7만 5000명으로 1년 전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지난 5월 신규 신청자수(8만 4000명)가 전년 동월보다 6000명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사이 증가세가 완화됐다. 그간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실업자가 쏟아지던 제조업과 건설업 분야에서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서는 구직급여 신청자수가 늘었다. 실제로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1368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53만명 늘었다. 서비스업과 여성, 50대 이상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고용부는 “(문재인 정부의) 사회안전망 강화 노력으로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많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 결과를 ‘경기 회복 조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상황이 나아진 것이 아니라 ‘추가로 악화하지 않았다’고 이해하는 것이 더 맞다”면서 “구직급여 지급 기간이 끝나 관련 통계에서 빠진 노동자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다. 나빠지는 속도가 줄어든 것이지 진짜로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청년 빠진 노인 단기 일자리만 느는데… 고용 전망 좋다는 정부

    청년 빠진 노인 단기 일자리만 느는데… 고용 전망 좋다는 정부

    올 취업자수 증가폭 15만→20만명 상향 하반기 고용정책도 노인 등 취약층 초점 정부는 “사회 안전망·복지 강화”라지만 단기 일자리로 삶의 질·경제활성화 미흡 “청년·3040 고용 늘릴 민간 투자로 전환을”정부가 올해 취업자수 증가 폭을 기존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상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 단기 일자리에 기댄 ‘착시 성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재정이 투입된 60대 이상 노인 일자리가 고용 통계를 떠받치는 상황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놓은 일자리 사업의 초점도 노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맞춰진 탓이다. 민간이 고령 근로자를 흡수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청년 일자리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022년까지 노인 일자리를 80만개 제공한다는 목표를 1년 앞당겨 2021년 조기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반기에 노인 일자리 3만개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올해 정부가 확보한 노인 일자리만 61만개로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4일 “노인 일자리는 단순한 숫자 늘리기가 아니라 사회안전망 강화, 복지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어린이집 보조교사나 장애인 활동 보조인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5만개를 확대해 내년에 총 20만개를 지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노인들을 위한 공공근로 일자리를 늘려서 소득을 지원해 주는 것은 포용성 강화뿐 아니라 내수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 주도의 단기 일자리로는 삶의 질을 개선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노인 일자리 사업이 노인가구의 경제적 생활수준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노인 가구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노인 일자리 사업에 6년 동안 지속적으로 참여한 노인 가구의 소득은 2011년 1858만 5000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1795만 1000원으로 오히려 3.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달 20만~30만원 남짓으로 소득 자체가 적은 데다 일자리도 불안정한 탓이다. 연구를 진행한 황남희 연구위원은 “단기 일자리가 취약계층의 숨통을 틔워 주는 역할은 하지만 경제 수준을 향상하는 데는 크게 미흡하다”며 “경제적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민간이 고령 근로자를 흡수하도록 유도하는 등 사업 방향성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현재 ‘고용 지표’에 연연하기보다 청년층과 30~40대에게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한 민간 투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활성화를 이끄는 일자리는 결국 단기 일자리가 아니라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라면서 “이번 발표에서 청년층과 30~40대를 위한 대책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통계청 자료를 보면 5월 취업자수에서 30대는 전년 동월 대비 7만 3000명, 40대는 17만 7000명 감소했다. 그럼에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일자리 대책으로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확대와 실업자 대상 내일배움카드 개편 등 기존 제도를 재탕한 수준에 그쳤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정년 연장보다 실제 일할 수 있어야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정년 연장보다 실제 일할 수 있어야

    최근 현행 60세인 법적 정년의 연장 논의가 뜨겁다. 향후 10년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매년 50만명 정도 증가하지만 15세부터 64세까지 생산가능인구는 해마다 30만명 이상 감소해 생산가능인구가 부양할 ‘노년부양비’가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을 고려할 때 법적인 정년 이후에도 거의 20년 이상 소득이 필요하다. 더구나 65세 이상 소득하위 70%에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포함해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의무적인 성격의 정부 지출이 증가하며 재정 부담이 커질 상황이어서 고령인구를 소득창출계층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재정운영계획에 따르면 노인 대상 의무(義務)성 지출은 연평균 14.6%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주에게 추가노동 비용으로 인식될 수 있는 법적인 정년 연장이 제도적 보완 없이 실시되면 이미 지금도 심각한 청년실업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공식 청년실업률은 5월 9.9%(1분기 9.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로 정의되는데, ‘조사 대상 기간에 수입 있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고,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던 사람’이라는 공식 실업자의 엄격한 정의를 고려하면 실제로 구직의 어려움으로 인해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까지 포함된 체감실업률,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 계층의 체감실업률은 공식 수치에 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재 높다고 볼 수 있다. 취업준비생 등도 포함해 실제로 체감실업률에 가까운 ‘고용보조지표3’은 5월 12.1%에 이르고, 청년층의 경우는 24.2%에 달한다. 이렇게 심각한 노동시장 상황은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인력을 정리할 필요에 직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런데 인력 정리가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고비용의 고령층 고용을 법적인 정년 연장으로 강제해 기업으로 하여금 계속 고용 부담을 떠안게 만들면 청년층을 신규 채용하지 못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2013년 58세에서 60세로 정년 연장이 법제화된 전후(前後) 시점을 중심으로 청년실업률이 7%대에서 9%대로 상승했고, 2016~17년 정년 연장 시행 당시도 청년실업률이 높아졌음에 유의해야 한다. 물론 당시 상황의 모든 것을 정년 연장 때문만으로 볼 수는 없지만, 경제성장으로 노동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이 노인과 청년 사이에 일자리 대체효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높다. 최근 정년이 연장된 일본에선 이러한 대체 현상이 뚜렷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경기 활황으로 노인과 청년이 모두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서 정년 연장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처럼 기본적으로 법적인 정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미국은 노동시장이 유연하거나 성과보상 체계가 확립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법적인 정년이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고령인구가 증가한다고 이를 단순 적용해 노동시장 구조가 다른 상태에서 다른 보완 체계 없이 법적으로만 정년을 연장하면 노동시장에 또 하나의 비용 충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현실에서는 공공부문이나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 실제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경우도 많지 않다. 결국 단순 정년 연장보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사람이 고용되고 실제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을 만드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보상을 받거나 단순히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높아지는 현재의 보상체계를 벗어나 생산성 및 성과에 부합되는 임금을 받도록 함으로써 능력 있는 인력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은퇴 연령을 늦춰 줄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더욱 중요하다. 물론 경험 축적이 생산성을 좌우하던 과거에는 연공서열이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기술과 경제여건 변화로 근무 연수보다 다양한 요인이 생산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는 성과와 생산성에 따른 임금제도와 보상 체계가 존재해야 기업이 자발적으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공공부문 등 법적인 정년이 실제 작동하는 영역은 오히려 이러한 체계와 거리가 있다. 결국 이러한 임금제도와 보상체계의 개편 없이 정년만 법적으로 연장하면 경제 전체로는 상당한 부담이 따르면서 그 혜택은 특정 부문 종사자에게만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타향 살이 서러움에 하늘이 구멍 나도록 소리쳤죠… 그게 시로 돌아왔습니다”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타향 살이 서러움에 하늘이 구멍 나도록 소리쳤죠… 그게 시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살이 서러움을 승화한 정인환 시인이 말하는 ‘인생’“젊은 시절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30대 후반에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나온 이후 고생이 시작됐습니다. 식당, 음반 판매, 봉제공장, 알루미늄제조업, 소각장 경영, 정제유협회, 환경신문 등등,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도 좋지 않아 세상을 원망하고 비관도 했습니다만 그 모든 저의 외로움, 아픔을 달래준 것이 바로 시였습니다.” 전남 보성군 벌교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한다는 정인환(73) 시인.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한 그는 KTX를 타고 올라왔다고 했다. 후덥지근한 날씨 탓인지 무거운 짐 탓인지 땀을 흘리며 트렁크를 끌고, 백팩을 매고 왔다. 시골에서의 그을린 얼굴과 약간 까칠한 모습이었다. 인사가 끝나자 트렁크를 열더니 시집을 끄집어 내어줬다. 시인은 “헝클어진 마음을 여과하고, 쓰리고 아린 가슴을 침전시켰던 것”이라고 했다. 노트북 컴퓨터가 들어 있느냐고 묻자 시인은 자신이 아날로그라며 시는 손가락 끝에서 나오는 질감으로 쓴다고 했다. 소설과는 달리 몇 자 되지 않는 글을 어떻게 컴퓨터로 치겠느냐고도 한다. “37살에 다니던 직장서 해직… 청년 백수 생활을지로서 공사장 함바집도… 단골에 거액 떼여영어회화 카세트 외판원도… 인생 많이 배워”- 국방과학연구소에 몸담았다고? 시인의 삶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군대를 제대하고 농사일을 돕다가 공무원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1976년에 ADD에 연구지원 인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전두환 정권이던 1982년 말에 연구소의 사업과 인력조정으로 해직됐습니다. 연구원을 포함해서 859명이 거리로 쫓겨났습니다. 그 뒤 ADD 해직자 구제차원에서 제가 벌교상고 출신이니 대전에 있는 은행에 들어가라고 취업을 알선해 줬지만 사정상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제가 해직된 게 37살 때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청년 백수’가 된 거죠.” - 그 뒤 어떻게 지냈나. “갑작스럽게 실업자가 되고 나니 을지로 입정동에서 한식당 토담집을 운영했습니다. 그때 지하철 2호선 공사 당시여서 우리가 함바집도 겸하며 공사장 인부들에게 라면을 200~300개를 끓여줬습니다. 사회 경험이 없었으니, 단골로 믿었던 손님에게 삼백만원가량 떼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리에겐 무척 큰돈이었습니다. 그 돈을 받으러 그 사람 사무실에 가니 출입구에 신문만 쌓여 있고, 도망가버린 뒤였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식당을 접어야 했습니다. 당시 종로3가 시사영어사 직원들이 우리 식당을 많이 찾았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그 회사가 경기도 군포에서 클래식 음반 카세트 테이프를 생산하는 서울음반 자회사가 있었는데, 저는 영어회화와 음악 테이프 외판원으로 나섰습니다. 이런저런 인생 공부 많이 했습니다. ” 시인의 변명 살다가 보니새롭게 무엇을 더 갖는다는 것이두려워졌습니다 인연을 끊어 버린다는 것은 더욱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목 잘린 후 겨우 이름만 붙들고살아왔습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는하늘 위에 구름을 바라보았고그리운 것마저도 보지 못할 때는흐르는 강물에 귀 기울였습니다.이내 말까지 못하게 될 때에는 이렇게시를 써 왔습니다.“아들 초등학교 시절 5번 이사… ‘3곡’ 생활도재봉틀 못 다뤄도 봉제공장 취업… 사회 배워軍에 녹슬지 않는 알루미늄 텐트 폴대도 납품” - 서울생활 혹독했군요. “맹모삼천(孟母三遷)이라는 말이 있지만 저는 부득이하게 오천을 했습니다. 제 큰애(45)가 초등학교 6년 동안 5번 전학을 했습니다. 저는 ‘3곡’(경기도 의왕 부곡, 서울 광진구 중곡, 관악구 난곡)을 찍은 사람입니다. 이 3곡에 제가 살던 곳은 요즘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빈민촌이었습니다. 지금은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그땐 정말 달동네의 대명사이기도 했죠. 그 아들을 생각하면 아버지로서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재봉틀을 전혀 모르는 제가 부평구 효성동의 봉제공장에서 일했습니다. 옷감을 재단해서 옷을 만들면 그 판에 깔린 옷감으로 주머니 덮개인 포켓 플랩, 칼라, 깃에 넘버링 작업을 하여야 다른 색이 나오지 않습니다. 옷감 한 롤에서 나오는 천도 색깔이 진하고 연하기도 했죠. 그 라인 작업이 색깔이 다르면 그 옷은 못 쓴다는 것, 즉 옷도 사회도 그 맞춤, 조각이 맞아야 돌아가는 것이구나를 또 배웠습니다. 제가 경험한 가장 어려운 사업이 식당이고, 두 번째로 어려운 사업이 옷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참, ADD 근무 경력을 살려서 알루미늄 제조업체에 가서 일한 적도 있습니다. 제가 병참에 대한 물품납품을 땄습니다. 녹이 슬어 처진 철조망을 녹이 슬지 않는 알루미늄으로 바꿨습니다. 또 침대나 텐트의 폴대 등이 옛날에는 나왕으로 만들어졌고, 끝에만 쇠붙이로 되어 있었는데 이것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서 바꿨습니다. 그 이전엔 나무재질이었는데, 비가 오면 습기를 머금어 엄청 무겁잖아요. 그런데 알루미늄은 가볍고 녹도 슬지 않아요. 손에 나뭇가시도 박히지 않고, 국방에 기여한 셈입니다.” “난곡 생활중 전세금 300만원 인상 요구어머님, 머리띠 매고 식음전폐 드러누워‘집 샀다’하니 머리띠 푼 머리엔 상처만아들 샀다는 집 들여다보다 창살에 찍혀어머니 이 집에서 임종… 아직도 못 팔아” - 서울 생활 보람은 없었나. “난곡에서 살던 1986년쯤 전셋집 주인이 한꺼번에 300만원을 올려달라고 했습니다. 또 이사를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던 어느 날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님이 머리에 하얀 띠를 묶고 식사도 안 하시고 드러누워 계셨습니다. 그래서 전세금 올려주려던 300만원을 들고 집 사겠다고 나갔습니다. 마침 5700만원에 나온 집이 있어 앞뒤 생각지 않고 바로 계약했습니다. 계약하고 ‘어머님, 집 샀습니다’라며 위치를 설명해 드렸더니 어머님도 그 집 위치를 아시는 거였습니다. ‘응, 그 집, 은행나무도 있고, 무척 좋은 집 같은데…’ 그러시더라고요. 다음날 퇴근하고 오니 어머니 머리띠가 없고, 머리 한쪽에 찍힌 상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다쳐 머리띠를 한 것이냐’고 여쭈니 어머님은 ‘아냐, 아무것도 아냐’라 손을 내저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것이 아들이 산 집인가 보다 하고 담 너머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다가 담장 창살에 찍혀 다치신 것이었습니다. 집을 산 것이 보람이었다는 게 아니라 어머님이 얼마나 좋아하셨는지가 제 보람이었습니다. 이 집을 팔고 집을 굴려 재산을 늘릴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이 동네 노인들 많이 아시지, 집 밖에 나가면 꼬마들이 ‘할머니, 안녕하세요’ 인사하지, 교회에서도 ‘권사님, 권사님’ 하지, 그래서 이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재산 증식이 안 됐지요. 지금도 팔지 않고 있는데 어머님은 십사 년 전에 돌아가셨지요.” - 환경 쪽 일도 많이 했다던데. “신문사 환경일보에서 일하다가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폐유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로 자동차윤활유 폐유는 끈적끈적해서 침전되면 그 주위는 그냥 다 죽습니다. 이 폐유를 정제유로 만들어서 재활용하는 회사들의 뜻을 모아 2001년 한국이온정제유협회를 만들어서 폐유에서 기름을 뽑아 목욕탕, 도자기 가마 등에 공급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버리는 폐유를 공짜로 받아와서 이렇게 돈을 만들었지요. 그런데 이게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니 돈을 주고 폐유를 사게 되고, 업체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통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손을 떼고 나왔습니다. 2005년쯤 폐기물 처리업체인 경기도 평택에 있는 금호환경에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그런데 평택시의 환경정책과 경영악화로 2008년 초쯤 그만둔 적도 있습니다. 금호환경은 평택 미군기지에서 헬기가 뜨지 못할 정도로 큰 화재를 내고 결국은 정리하여 폐업하였습니다. 그 후 환경안전공사를 만들어 공동대표로 있다가 너무 힘들고 하여 역시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보니 회사를 많이 옮겼습니다. 그러나 옮겨 다녔던 회사마다 그 과정이 생과 삶의 필수과목처럼 저에게는 고스란히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詩作, 여기저기서 부딪혀 가슴 아파 시작서러움 벗어나려 하늘 구멍 나도록 소리쳐詩란 쓰면 쓸수록 다시 고이는 넉넉한 사랑나를 치유해줘… 좌절할 땐 방향도 잡아줘”- 시, 언제부터 썼나요. “시작은 ADD 나와서 봉제공장 다니면서 여기저기 돌다가 부딪혀 가슴이 굉장히 아팠습니다. 상처를 많이 받았지요. 고통의 서러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늘이 구멍 나도록 소리쳤던 겁니다. 첫 시가 ‘수석’인데 사실은 저의 자화상입니다. 1985년쯤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1989년에 해동문학에 수석을 뒤늦게 발표했습니다. 시집 1집 ‘뜨개질하는 여인’은 1992년도에 나왔습니다. 한 7년간 쓴 시를 모아낸 것이죠. 지금까지 5집을 냈고, 올가을쯤 6집 ‘보리밭 저 청보리밭’(가제)을 낼 생각입니다. 쓰면 쓸수록 다시 고이는 넉넉한 사랑이 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수석 비바람 천둥 소리에조각난 돌이 되어구르며 깎이면서수석(修石)이 되고저계곡 따라 굴러가며물 따라 흘러와서모습을 드러내니수석(愁石)이어라 여덟 폭 폭포수에물길은 마흔 세 구비지나온 터 돌아보니수석(羞石)이구나.갈 길도 험하지만지나온 보람 안고이끼 낀 돌 물리치고수석(水石)으로 족하고 무구(無垢)의 시석(詩石)으로갈고 닦여져불굴의 생 얼룩진수석(繡石)이어라.과거를 침묵으로우주를 좌대 삼아홀로 서 임 그리는수석(壽石)인 것을. - 수석, 그런데 한자가 다 다르다. “이 시를 쓰고 난 다음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수석의 한자를 다 다르게 했습니다. 좌대를 찾아서 가는 수석, 그러니까 물건이고 사람이고 있어야 할 곳에 가야 하는, 자기 자리 찾아가는 것입니다. 내가 있을 곳이 그렇게 없냐, 있을 곳 찾기가 이렇게 어렵느냐는 제 마음이 묻어 난 것입니다. 제자신이, 사회가 너무 절박한 것이었죠. 첫발 내디딘 사람을 사회가 포용해야 하는데 배타적으로 튕겨내서, 어디에 발붙일 곳이 없었던 거죠. 시를 쓰면서 제가 치유를 받았습니다. 제 정신적 치유 방법으로 많이 썼습니다. 시는 저의 좌절에 방향을 잡아주고 나태할 때는 회초리로 다가왔습니다.” “어릴적, 절구통에 묶여 닭똥 주워 먹어동기 7남매, 한방에서 생활… 어렵게 성장7남매 함께 하는 우애… 봉사활동도 앞장늘그막 귀촌 생활… 정체성 회복하는 과정”- 형제간 우애가 돈독하다고 들었다. “제가 전남 보성군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해방 후 일본에서 트렁크 두 개에 백솥 하나 들고 나와서 살림을 일궈냈습니다. 어머님이 저를 절구통에 띠로 묶어두고 들에 나가 일했습니다. 아이를 봐줄 사람도 없고, 또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그랬던 거죠. 저는 절구통 주변을 돌면서 놀다가 울다가 배가 고프니 닭똥도 주워 먹고 했다 합니다. 아버지가 1980년 돌아가시고 난 다음 어머니는 서울에 올라오시고, 많은 식구에 집사람이 말도 못하게 고생했습니다. 제가 7남매의 맏이인데 동생들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다 사촌들까지 들락거렸습니다. 서울 봉천동의 집이라곤 방 2개뿐인데, 한 방은 아이들이 다른 방에는 동생들과 같이 지냈습니다. 부모님 택호가 강촌인데, 요즘 우리 7남매를 무지개로 부르며 ‘강촌 무지개회’를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1월1일과 4월 부모님 기일, 5월 야유회를 갖고 있습니다. 7남매 부부가 모두 모여서 쌍무지개라고도 합니다. 분당에 사는 둘째 여동생(55)이 김치를 담가 독거노인들에게 택배로 보내고 법무부 법사랑 위원으로서 다른 봉사활동을 하는 등 동생들이 지역 사회에서 남을 돕는데 앞장선다고 듣고 있습니다. 어릴 적 좁은 방에서 어렵게 같이 지내서,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시골 생활 어떻나. “2012년도에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나이가 들고 해서 농사를 짓지는 못하고 조그마한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틈나면 글 읽고 시 쓰고…. 읍내에서 지인들이 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합니다. 집 바로 옆에 부모님 산소가 있어 잡초도 뽑아주고 시묘살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참 괜찮은 일입니다. 그리고 제 탯자리도 바로 옆입니다. 도시에서 은퇴하는 사람들은 먼저 마음이 살 곳을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서울 생활만 36년이었습니다. 잃었던 나를 찾아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는데 귀촌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실은 시인의 시에 대한 뒷얘기도 듣고 시와 생활에 얽힌 사연도 들어서 옮기려고 했으나 시인이 살아온 날의 체험담을 쓰다 보니 여기서 줄여야 하는 아쉬움을 남기며 대담노트를 접는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80일 만의 국회 정상화 여야 합의안 부결한 한국당

    여야 원내대표들이 어제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했으나 자유한국당의 의총에서 여야 합의안의 추인을 받지 못해 국회 정상화는 불발이 됐다. 이런 상황은 이날 오전부터 예견되기는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등은 어제 오전 북한 목선이 들어온 강원도 삼척항에 갔다. 문희상 국회의장 등이 나 원내대표의 상경을 기다려 시정연설 참가를 설득하고 80일 만에 간신히 국회 정상화 여야 합의문을 도출했지만, 결국 한국당의 의총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한국당은 추경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정상화는 외면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에는 참석하겠다고 하니 이 정도면 안하무인이 아닌가. 지난 4월 25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안이 무엇인가. 침체된 경제를 살리자고 내놓은 구원투수가 아닌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세계 경제의 위축은 수출 의존형 경제를 지속해 온 우리의 수출을 6개월 연속 감소시킨 것은 물론 30~40대의 일자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지역 경제의 위기에 더해 노인과 실업자 등 취약계층의 고통을 심화시키고 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조금이라도 되살려 내기 위해 편성된 추경을 비롯한 재정지출 확대는 국제통화기금(IMF)도 권고한 사항이다. 한국당은 “추경을 안 하면 경제가 무너지는 듯한 표현을 쓴다”면서 비판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 침체, 청년 실업이 온통 문재인 정부의 책임인 양 전방위 공격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추경에 반대하고 어깃장을 놓는 것은 누가 봐도 모순이다. 추경뿐만이 아니다. 1만여건 이상의 안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도 상임위원회에는 선별적으로 참가하겠다고 공언했다. 한국당이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윤석열 검찰총장·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 북한 선박, 붉은 수돗물 등 세 가지 현안이 있는 상임위에만 참가한다. 대의를 받들어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인하고 입법활동을 해야 할 국회를 한국당이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에 국민은 넌더리를 낼 지경이다. 국회는 엄숙한 대의의 현장이지 입맛대로 찾아 먹는 뷔페 식당이 아니다. 그것을 한국당 지도부만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게다가 이번 추경으로 경기 대응과 민생경제 지원에 4조 5000억원은 적기에 투입해야 그나마 0.1% 포인트의 성장률 견인과 일자리 1만개 이상을 늘릴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국정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실천하는 건전한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
  • [뉴스 분석] 원론만 되풀이하는 노사…ILO 핵심협약, 비준할 수 있을까

    [뉴스 분석] 원론만 되풀이하는 노사…ILO 핵심협약, 비준할 수 있을까

    ILO 핵심협약 비준 논의 공회전토론회서 노사는 원론만 되풀이사회적 합의, 국회 통과도 난망“협약에 과열된 기대와 우려 버려야”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둘러싼 논의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원론만 되풀이하고 있어서다. 협약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평가가 너무 커서 서로 양보를 하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ILO 협약 비준만으로 노동계의 기대나 경영계의 우려 만큼 노사관계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진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동자를 위한 안전장치…국제사회 압박도 거세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한국이 비준하지 않은 ILO 핵심협약 4개 중 3개를 비준하고자 법·제도 개선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는 총 3가지 대안을 가지고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 합의안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노사가 제시한 요구안 ▲국회에서 발의한 노동관계법 개정안 등이다. 전문가 등 각계각층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9월 정기국회에 개정안과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주요 내용으로는 ▲실업자·해고자 노동조합 가입 ▲공무원 노조 가입 직급제한 폐지 ▲교섭창구단일화제도 정비 등이다.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보고 있다. 한국이 협약을 서둘러 비준해야 한다는 유럽연합(EU) 등 국제 사회의 압박도 최근 상당히 거세졌다. ●노사 온도 차만 드러낸 토론회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노사의 시선에는 온도 차가 크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입법적 쟁점 토론회’에서는 지금껏 반복됐던 노사의 입장 차이만 명확하게 드러났다. 일단 경영계는 ILO 협약을 비준하려는 마음이 크지 않다. 노사관계가 노동자 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한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단결권을 지금보다 더 보장하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부가 협약 비준에 직접 나선 것도 불만이 많다. 대통령이 약속한 ‘국정과제’라는 것 이상의 당위가 없다는 게 경영계의 시각이다. 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본부장은 “정부가 협약을 바라보는 시선을 짧게 요약하면 ‘국정과제라서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면서 “노동계도 엄밀하게는 조직력이나 영향력 등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ILO 핵심협약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국제 기준)이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조건을 달지 말아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정부에게도 ‘의지가 없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노동계는 ILO 협약 비준을 한국이 지금껏 미뤄뒀던, 일종의 ‘숙제’라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노동자의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호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노조법 시행령 개정이나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 취소 등 정부가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면서 “그런 일을 하지 않으면서 토론회만 열고 있으니 정부가 의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회적 대타협 난망, 국회 통과는 가시밭길 앞서 경사노위는 지난해 7월부터 사회적 대화를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경영계가 끝내 반대했기 때문이다. 경영계는 비준에 앞서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단협 유효기간 4년으로 확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다른 요구 사항은 논의로 하더라도 파업 시 사업장 내 대체근로 금지 조항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노동계뿐만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동자의 ‘마지막 협상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단체행동권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노사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런 상황에서 극적인 합의가 나오기는 난망하다. 어찌 됐든 정부가 오는 9월까지 개정안과 비준 동의안을 만들기로 했지만 경영계와 야당의 반대가 심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 문턱을 넘으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필수다. 하지만 ILO 협약을 둘러싼 논의가 너무 난해해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교섭창구단일화제도’, ‘쟁의대상’, ‘필수유지업무제도’ 등 추가적인 설명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로 가득하다. 일반 국민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ILO 협약을 비준하면 손흥민도 군대에 가야 한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여러 언론을 통해 전달되면서 공감대는커녕 근거 없는 반감만 쌓이고 있다. ●“ILO 협약에 대한 과열된 기대와 우려 버려야” 노사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ILO 핵심협약이 가져올 효과가 너무 과대평가 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한마디로 노동계는 너무 큰 기대를, 경영계는 너무 큰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대가 크기에 노동계는 지금까지의 숙원 과제를 한꺼번에 처리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경영계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지레 겁을 먹어 서로 양보가 어렵다는 얘기다.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동존중국으로서의 선언이지 한국적인 특수성과 노사관계의 지형을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국의 노사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ILO 협약이 아니라) 다른 정부에서도 그랬듯 다른 위원회를 만들어 풀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보기에 ILO 협약 비준은 굉장히 난망하다”고 덧붙였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ILO 핵심협약을 비준으로 노사관계가 본질적으로 달라질 거라고 전제하고 있는 게 합의를 못 하고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라면서 “외국에서도 협약 비준으로 노조 조직률이 급격히 오르거나 적대적인 노사관계로 변하는 등 노동계가 기대하는 것이나 경영계가 우려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ILO 핵심협약은 최소한의 인권”이라면서 “노사관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 역사적인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청와대 경제 투톱 교체…민주당 “적재적소 인사”, 한국당 “‘마이동풍’ 인사”

    청와대 경제 투톱 교체…민주당 “적재적소 인사”, 한국당 “‘마이동풍’ 인사”

    여야는 21일 청와대 핵심 경제라인 ‘투톱’인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교체한 것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정책실장에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경제수석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임명했다”며 “두 사람 모두 전문성과 실무 능력이 검증된 인사로서 후반기 문재인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달성해 나갈 적재적소의 인사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신임 김 정책실장은 현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아 재벌개혁과 양극화 해소 등 공정경제의 실현을 위해 탁월한 역량을 보여준 분”이라며 “신임 이 경제수석은 정통관료 출신으로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점증하는 엄중한 경제 현실 속에서 안정적인 경제 운용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실현에 박차를 가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소득주도성장 및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수정 없이 그대로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마이동풍’도 이런 마이동풍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김상조 위원장은 취임 직후 노골적인 반재벌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인물로 해외 인사들이 모인 워크숍에서 자국 기업을 매도하며 비난해 논란을 자초했고, 이호승 기재부 차관은 정권초 일자리기획비서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청년 4명중 1명은 실업자인 대한민국의 그 일자리 정책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대변인은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린 김 위원장이 이제 정책실장의 옷을 입고 또 어떤 형태로 기업 죽이기에 나설지 우려스럽다”며 “새로울 것 없는 경제수석이 또 다시 국민 세금으로 강의실 소등 알바 일자리나 만들지나 않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그 나물에 그 밥’인 인사가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회복의 의지가 없는 것인가. 갈 때까지 간 인사 단행”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기업 활동과 경제 활력을 위축시킨 장본인이다. 관료 출신 경제수석을 내정해 청와대 멋대로 경제를 주무르겠다는 야심도 챙겼다”며 “청와대가 김 위원장을 칼자루 삼아 소득주도성장의 칼로 어려운 민생을 더 난도질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소득주도성장의 실험을 완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삐뚤어진 의지가 두렵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청와대가 경제 투톱을 교체한 것은 민생경제의 악화에 대한 책임인사”라며 “하지만 새 경제 투톱 또한 현재의 경제개혁 실종과 민생경제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경제 투톱은 왜 개혁정부가 되었는데도 양극화는 해소되지 않고 여전히 양극화가 심해지는지 성찰해야 한다”며 예산 개혁을 위한 11가지 방안을 경제 투톱에게 제안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청와대 경제라인 투톱에 대한 교체로 답답한 경제 상황에 대한 타개를 위한 인사로 읽힌다”며 “청와대 경제라인 투톱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뚝심과 인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갑질경제를 공정경제로 바꾸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중심에 두고 위가 아닌 아래를 향한 과감한 민생경제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좌고우면하지 말고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뚝심 있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이번엔 실업급여… 또 코너 몰린 마크롱

    실업급여 수급을 까다롭게 하는 프랑스 노동시장 개편안에 노사가 모두 반대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실업 수당을 받기 위해 필요한 필수 근로 기간을 연장하고 고소득 노동자들이 실직 6개월 이후부터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또 단기계약직을 반복 사용하는 기업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프랑스 실업자들은 직전 28개월 중 최소 4개월을 근무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은 지난 24개월 동안 최소 6개월을 일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엔 실업자들이 매달 평균 1200유로(약 150만원)를 받았으며 기업 고위직 등 고소득 노동자였던 상위 0.3% 수급자는 최대 월 7700유로(약 1010만원)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월 4500유로(약 600만원) 이상을 벌던 고소득자들은 실업 7개월째부터는 수령액에서 30% 줄어든 금액을 받게 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개편안 시행으로 3년간 34억 유로(약 4조 4700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실업률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노측과 사측이 모두 반발하고 있어 의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로랑 베르제 민주노동연맹(CFDT) 위원장은 “구직자에게는 큰 손실이다. 몹시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제오프루아 루 드 베지외 프랑스 전국경제인연합회(Medef) 회장도 “기업 고용을 막는 비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일하고픈 노인…“고용률 등 65세이상 경제활동참가율 역대 최고”

    일하고픈 노인…“고용률 등 65세이상 경제활동참가율 역대 최고”

    일하거나 구직활동을 하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일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시기는 72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지만 OECD국가들과 비교해 임시직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65세 이상 노인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이런 상황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육체노동 은퇴연령인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5.2%로, 1999년 6월 통계집계 기준을 변경한 이후 월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경제활동참가율(취업자+실업자/인구)은 전체 인구 가운데 수입을 목적으로 일을 한 ‘취업자’와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의 비율을 말한다. 지난달 65세 이상 인구 765만 3000명 중 취업자는 263만 1000명, 실업자는 6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0만명, 2만명 늘었다. 65세 이상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월 기준으로 2001년 31.9%에서 시작해서 2003년 30.2%까지 떨어졌다가 2012년 이후 꾸준히 33%대에서 머물렀으나 올해 35%를 처음 넘어섰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역대 최고를 찍은 배경에는 고용률과 실업률의 동반 상승이 있다. 65세 이상 고용률은 34.4%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뛰었다.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9년 1월 이후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65세 이상 실업률도 2.3%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해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실업통계를 조사한 1999년 6월 이후 5월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노인 인구의 구직의사는 실업자 증가세에서도 감지된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가 114만 5000명으로, 1999년 6월 통계집계 기준 변경 이후 5월 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한 것도 고령층 실업자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만 4000명 늘었는데 연령별로는 15∼19세 4000명, 20∼29세 2만명, 30∼39세는 1000명이 각각 감소했고 40대와 50대는 보합세였지만, 60∼64세는 2만 8000명, 65세 이상은 2만 1000명 각각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육체적으로는 65세로 은퇴연령이 됐지만,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며 “은퇴연령에 다다랐지만, 노동시장에 남아 퇴출이 안 되거나 구직자 또는 잠재구직자 등으로 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이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연령은 남성은 72세, 여성은 72.2세(2016년 기준)로 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후 2위는 멕시코(남성 71.6세, 여성 67.5세), 3위는 칠레(남성 71세, 여성 67.2세), 4위는 일본(남성 70.2세, 여성 68.8세)이 각각 차지했다. OECD 평균은 남성이 65.1세, 여성은 63.6세다. 다만, 우리나라의 고령자는 다른 OECD 회원국보다 임시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55∼64세 노동자 중 임시직 비중은 30.3%(2017년 기준)로 비교 대상 32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15∼64세) 노동자 중 임시직 비중은 18.3%였다 OECD 회원국 평균으로는 55∼64세 노동자 중 7.9%만 임시직에 종사한다. 15∼64세 노동자 중 임시직 비중은 11.1%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늘어난 고령층 취업자(60세 이상 35만4천명) 중 3분의 1가량인 10만명은 임시직인 재정 일자리에서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밖에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나 자영업이 포진해있는 도매업이나 제조업 쪽에 고령층의 취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실업률 4%대 고착화 우려 왜

    65세 이상 고령층 구직활동 늘어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실직 증가 경기 부진에 자영업 흡수도 줄어 5월 취업자 수가 25만 9000명 늘었지만, 고령층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실업률은 여전히 4%대를 기록했다. 인구구조와 산업구조의 변화를 고려할 때 앞으로 한국의 실업률 기본값이 3%대가 아니라 4%대로 설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실업률은 4.0%로 5개월 연속 4%대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1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큰 위기가 없는 경우 보통 3%대 실업률을 유지하다가 2~3월 졸업 시즌에 실업률이 급등하면서 4%대를 기록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면서 “하지만 올해처럼 4%대 실업률이 5개월째 계속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4%대 실업률 고착화가 이제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말한다. 통계청의 ‘2017∼2067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9년까지 향후 10년간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연평균 48만명씩 늘어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은퇴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기대수명이 늘면서 이들이 다시 취업 전선에 나서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회적으로 고령층에 제공되는 일자리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결국 고령 실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제조업에서 구조조정된 인력이 대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산업 중심이 제조업에서 연구개발(R&D)로 가고 있다는 점도 4%대 실업률 고착화의 이유로 지목된다. 5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2년 새 15만 2000명 줄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이전에는 실직한 30, 40대가 다른 일을 찾거나 자영업자로 변신하는 게 가능했는데, 최근에는 재취업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자영업에서 흡수하는 인원도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도소매 숙박업은 올해 5월 취업자가 6만명이 늘며 반등했지만, 지난해 5월에는 10만 1000명이 감소해 일자리 감소의 원흉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제조업은 2년 사이 15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줄었지만,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자는 3만 6000개 늘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첨단산업에서는 연구 인력을 충원하는 반면 생산라인 인력은 늘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바닥친 일자리… 고용의 질은 더 나빠졌다

    바닥친 일자리… 고용의 질은 더 나빠졌다

    실업률은 외환위기 후 최장 4%대 단기일자리 취업자수 35만명 늘어5월 취업자수가 25만명대로 늘었고, 15~64세 고용률이 67.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실업률은 5개월째 4%대였으며 체감실업률도 상승하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고용 여건이 바닥을 쳤지만 신규 고용 대부분이 국가 재정을 동원한 ‘단기 일자리’라는 한계가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 활력 제고를 통한 민간 일자리 증가에 정책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는 뜻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732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만 9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9만 7000명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나타냈던 취업자수는 올해 2월(26만 3000명)과 3월(25만명) 20만명대 증가로 회복했다가 4월(17만 1000명)에 다시 10만명대로 떨어졌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5%로 1년 전보다 0.2% 포인트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기준으로는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67.1%까지 올랐다. 반면 실업자수는 114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4000명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실업률도 4.0%를 기록해 5개월째 4%대를 유지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12개월 연속 4% 이상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고 취업 시장이 개선되면서 구직자들이 늘어난 것이 실업자수와 실업률 상승으로 나타났다”면서 “고용률과 취업자수 증가세를 감안하면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재정 투입의 효과가 나타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12만 4000명(6.0%),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이 4만 7000명(10.7%) 증가했다. 2017년 12월 이후 감소세가 계속되던 ‘도소매·음식숙박업’이 6만명(2.6%) 늘며 반등했다. 반면 ‘제조업’에서 7만 3000명(-1.6%), ‘금융 및 보험업’에서 4만 6000명(-5.5) 줄어드는 등 민간 일자리는 감소세를 유지했다. 그 결과 40대 고용률은 78.5%로 전년 동월보다 0.7% 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고용 상황이 양적 측면에서는 개선되고 있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문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주당 1~17시간 일하는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35만명이나 늘었고, 체감실업률을 뜻하는 ‘고용보조지표3’은 12.1%로 1년 전보다 0.6% 포인트 상승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추가경정예산이 무리 없이 통과되면 정부가 목표로 한 연 20만개 일자리 증가도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민간 일자리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고민할 점”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상황 개선은) 단기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데 따른 착시효과”라면서 “체감실업률이 높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고용률 30년 만에 최고…실업률 외환위기 이후 최장 4%대 행진

    고용률 30년 만에 최고…실업률 외환위기 이후 최장 4%대 행진

    5월 취업자 25만 9000명 증가…외환위기 이후 최대실업률,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4%대 행진 이어져도소매업 취업자 증가 전환…40대·제조업에선 감소세 길어져 고용률이 5월 기준으로 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10만명대로 하락해 주춤했던 취업자 증가 폭은 다시 20만명대를 회복했다. 정부의 재정 일자리 사업으로 60대 이상의 고용이 늘고, 음식점업에 청년층 유입이 늘었으며, 30대의 고용률 하락이 멈춰선 영향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4%대 행진이 이어지는 등 고용 성적표의 명암이 엇갈렸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32만 2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5만 9000명 늘었다. 지난해 1월까지 20만~30만명대였던 취업자 증가 규모는 지난해 2월 10만 4000명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1월(1만 9000명)까지 12개월 연속 부진했다. 그러나 올해 2월(26만 3000명)과 3월(25만명)에 회복세를 보였고, 4월 다시 10만명(17만 1000명)에 그치며 주춤했다가 5월에 20만명대를 회복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4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6만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4만 7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하지만 제조업(-7만 3000명), 금융 및 보험업(-4만 6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4만명) 등에서는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은 1000명 증가했다. 2017년 12월(-7000명) 이후 17개월간 지속한 감소세가 멈췄다. 통계청은 도매업 업황이 개선되며 40대와 60대를 중심으로 개선세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 2월 늘어나기 시작한 뒤 매달 증가폭이 커졌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증가는 주로 50~60대에서 늘었는데, 도서관·사적지·박물관 등에 공공부문 재정 일자리가 늘어난 점과, 민간 부문에서 복권판매업·오락장·게임장 등에 청년층이 취업하고 50대 창업이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제조업은 작년 4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올해 1월(-17만명) 이후로 감소 폭이 줄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는 반도체·유무선 통신장비 관련 전자부품 제조, 전기장비 제조 부문에서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 취업자를 보면 60세 이상(35만 4000명), 50대(10만 9000명), 20대(3만 4000명)에서 증가했지만, 40대(-17만 7000명)와 30대(-7만 3000명)는 감소했다. 40대 취업자 감소세는 2015년 11월부터 43개월째다. 다만 통계청은 30∼40대가 인구 감소 계층이기 때문에 고용률과 함께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를 보면 상용근로자(33만명)와 일용근로자(1만 7000명)는 늘었지만, 임시근로자(-3만명)는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만 8000명 증가했지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5만 9000명, 무급가족종사자는 1만 8000명 각각 감소했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를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38만 2000명 감소했지만, 그 미만은 66만 6000명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5%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2017년 5월(61.5%)을 제외하면 1997년 5월(61.8%)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989년 1월 통계 작성 시작 이후 5월 기준으로 최고 수준이었다. 이는 재정일자리 사업 대상인 60대와 음식점업에 주로 유입된 청년층의 고용률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5월은 취업 시즌은 아니어서 주로 음식점업, 그 중에서도 상용직보다 임시직에 청년층 유입이 많았다”며 “(재정일자리 사업의 대상인) 60대와 청년층 고용률 상승이 15∼64세 고용률을 끌어올렸으며, 고용률이 하락하던 30대가 5월에 보합세를 보인 점도 취업자 증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실제 연령별 고용률을 보면 60세 이상에서는 작년 5월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20대는 0.1%포인트, 50대는 0.2%포인트 상승했고 30대는 보합이었다. 40대는 0.7%포인트 하락했는데, 제조업 취업자 부진과 관련이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9%포인트 상승한 43.6%였다. 작년 6월부터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14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4000명 증가했다. 이는 같은 조사기준(구직기간 4주)으로 5월치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래 가장 많다. 정 과장은 “실업자는 경기가 나빠질 때도 증가하지만 경기가 풀려 구직활동이 늘어날 때도 증가하기 때문에 실업자 증가가 항상 부정적인 신호는 아닐 수 있다”면서 “이달 지표를 보면 고용률이 상승세이고 실업자 증가 폭도 둔화했기에 구직자의 진입도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 증감을 고려해 고용률 상승세를 보면 고용 사정은 개선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월과 같았다. 실업률은 올해 들어 5개월 연속으로 4%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999년 6월∼2000년 5월 12개월 연속 4% 이상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청년층 실업률은 9.9%로 1년 전 같은 달보다는 0.6%포인트 하락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2.1%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은 24.2%로 1.0%포인트 올랐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99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6000명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은 20만 3000명 증가한 196만 3000명이다. 구직단념자는 53만 8000명으로 7만 2000명 늘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에서 5월 고용동향에 대해 “상용직 증가, 청년고용 개선 등 고용의 질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최근 고용 회복 흐름이 추세적으로 공고화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총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고용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민간일자리 창출 뒷받침과 경제활력 제고 노력을 강화하고, 특히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조속한 시일 내 통과돼 경기·고용 여건 개선에 기여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KDI, 3개월째 경기부진 진단… 구직급여 수령액은 신기록 행진

    KDI, 3개월째 경기부진 진단… 구직급여 수령액은 신기록 행진

    “수출 중심으로 경기 부진 지속되는 모습” 車수출 14% 늘었지만 반도체 31% 빠져자본재 수입 17% 줄어 설비투자 빨간불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개월 연속 ‘경기 부진’ 판단을 내렸다. 하락세가 계속 되고 있는 수출이 경기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빠른 시일 내에 수출이 개선될 기미가 없는 상태라 11일 발표되는 이달 1~10일 수출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DI는 10일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소폭 확대됐으나,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또 “내수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이 위축되는 모습을 유지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수출 부진은 지난 9일 청와대가 ‘경기 하방 장기화’로 입장을 선회한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 동안 우리 경제 상황을 ‘경기 둔화’라고 평가했다. 이후 지난 4월부터는 경기가 더 악화됐다고 보고 ‘부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표현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지난달에 보였던 경기 부진이 이달에도 계속되고 있는데, 수출 등 상황이 좋지 않아 경기가 빨리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부진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수출은 5월 마이너스 9.4%를 기록하며 4월(-2.0%)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자동차 수출이 13.6% 늘며 반등했지만, 반도체(-30.5%)와 석유화학(-16.2%), 무선통신기기(-32.2%) 등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일평균 수출액은 4월(-5.8%)보다 감소폭이 커지면서 16.7%나 줄어들었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생산은 소폭 개선됐다. 지난 4월 전 산업 생산 증가율은 0.7%로 전달(-0.5%)보다는 좋아졌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광공업생산의 감소폭이 전달(-2.3%)보다 개선된 마이너스 0.1%를 기록했고, 재정 투입 효과가 본격화 되면서 서비스업생산이 1.5% 늘어서다. 하지만 KDI는 생산이 본격적으로 개선되는 것인가에 대해선 “조업 일수가 하루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생산 증가가 추세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아직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4월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6.3% 줄었는데, 이는 3월 감소치인 마이너스 15.6%보다는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KDI는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KDI는 향후 설비투자의 가늠좌가 되는 자본재 수입액이 지난달 16.6% 줄어든 것을 근거로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1년 새 25% 껑충 뛰어 지난달 7587억 정부 “사회안전망 강화되는 청신호” 전문가 “고용 여건 악화되는 적신호” 지난달 실업자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정부는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는 청신호’로 해석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용 여건이 악화되는 적신호’로 보고 있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75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04억원(24.7%) 증가했다. 구직급여 지급자도 지난달 50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만 4000명(12.1%) 늘었다. 구직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노동자가 실직했을 때 재취업을 지원하는 실업급여 가운데 하나다. 구직급여 지급자와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본인의 뜻과 다르게 그만둔 노동자가 많다는 뜻이다. 구직급여 규모는 올 들어 큰 폭의 증가세다. 지난 1월 6256억원이었던 구직급여 지급액은 2월(6129억원)에 잠시 주춤했다가, 3월(6397억원)에 반등하더니 4월(7382억원)엔 7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정부는 최근 구직급여 지급액 확대를 긍정적 신호로 판단했다.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면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었고, 그만큼 구직급여를 신청할 수 있는 사람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66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3만 3000명 증가해 2012년 3월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인당 구직급여 상하한액은 최저임금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그만큼 구직급여 지급액도 늘어난다. 2013년 5월 1인당 구직급여 평균 지급액은 92만원에 그쳤지만 지난달엔 151만원으로 올랐다. 구직급여액을 실직 전에 받던 임금으로 나눈 ‘임금대체율’은 2013년 49.8%에서 올해(1~4월) 61.4%로 높아졌다. 고용부는 “최근 구직급여 생계보장 수준이 대폭 강화돼 더 나은 일자리로 재취업을 위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달부터 구직급여 지급 수준과 기간을 확대하는 고용보험법이 시행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구직급여 지급액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런 분석에 부정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커진 이유가 정부 주장처럼 상하한액 증가와 사회안전망 확대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고용시장이 악화된 탓”이라면서 “이렇게 지급 규모가 계속 커지면 앞으로 고용보험의 건전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희호 여사 별세] 민주화 투쟁·한반도 평화 개척… 여성 정치 확대에 ‘큰 획’

    [이희호 여사 별세] 민주화 투쟁·한반도 평화 개척… 여성 정치 확대에 ‘큰 획’

    美유학파 엘리트女, 반대 딛고 DJ와 결혼 “꾸준히 용감하게 싸워나가달라” 편지 등 DJ 민주화 투쟁 고비마다 버팀목 역할 석방투쟁·옥중 뒷바라지·가장 역할까지 ‘여가부 전신’ 여성특별위 등 출범에 앞장 퇴임 후엔 더 나은 한반도 평화위해 매진고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부인 이전에 여성인권 운동과 민주화 투쟁의 큰 별이었다. 이 여사는 일제강점과 해방, 독재와 민주화, 한반도 전쟁과 평화 시대의 개척자였고, DJ의 영원한 동행자이자 동역자였다. 이 여사는 1922년 9월 의사 부친과 한의사 모친 사이에 6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부친 이용기씨는 세브란스의전을 나온 국내 의사면허 4호로 전북 남원과 경기 포천의 도립병원장을 지냈다. 모친 이순이씨도 한의사집 가정의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난 이 여사는 가톨릭 신자인 DJ와 종교적 화합을 이루는 데도 기여했다. 이 여사는 서울 동교동 자택 근처의 창천교회를, DJ는 동교동 성당을 다녔다. 이 여사는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자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1944년 일제의 교육긴급조치로 학교가 문을 닫아 졸업하지 못했다. 해방 후 1946년 서울대에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영문학 전공이지만 2학년 때 교육학과로 옮겼다.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스칼렛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62년 5월 마흔이던 이 여사, 서른여덟이던 DJ가 종로구 체부동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아들이 딸린 빈털터리 실업자 김대중과 미국 유학까지 하고 돌아온 여성계 엘리트 이희호의 결혼에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당시 이 여사가 몸담았던 YWCA 선후배들이 반대 ‘공작’을 펼치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여정은 2009년 DJ가 서거할 때까지 47년간 이어졌다. 이 여사는 남편 DJ의 민주주의 투쟁에 가장 든든한 동지였다. DJ가 목숨을 건 민주화 투쟁에서 주춤거리거나 물러서지 않도록 단단히 매어낸 것도 이 여사다. 1971년 대선 때는 직접 연단에 올라 “여러분, 제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서 만약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습니다”라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1972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10월 유신 쿠데타를 일으키자 일본에 갔던 DJ는 사실상의 망명 생활을 했다. 이 여사는 서슬 퍼런 감시망을 피해 DJ에게 편지를 썼는데 “현재로서는 당신만이 한국을 대표해서 말할 수 있으니 더 강한 투쟁을 하시라”고 적었다. 1973년 5월에는 “꾸준히, 용감하게 싸워나가 달라”는 편지를 썼고, 3개월 뒤 도쿄납치사건이 일어났다. DJ가 지칠 때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이 여사였다. DJ도 훗날 아내에 관한 글에서 “우스갯소리로 나는 늘 아내에게 버림받을까봐. 나 자신의 정치적 지조를 바꿀 수 없었다고 말하곤 한다”는 글을 썼다. 1977년 ‘3·1 구국선언문’ 사건으로 DJ가 구속되자 이 여사는 석방투쟁으로 1년을 보냈다. 또다시 구속된 남편을 대신해 가장으로서의 책무에 시달렸다. 당시 이 여사는 몸무게 43㎏까지 야위었다. 이 여사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밥을 먹다 말고 수저를 손에 쥔 채 울었다고 한다.이 여사는 DJ가 옥중에 있을 동안 매일 편지를 썼다. 아들의 안부 등 일상을 전하는 것뿐 아니라 철학적·신학적 논쟁거리, 남편에 대한 격려 등을 담았다. 면회를 갈 때마다 남편이 청한 책 외에 자신이 직접 고른 책도 한 두 권씩 꼭 전했다. 이 여사가 이때 쓴 편지는 1998년 ‘내일을 위한 기도’라는 책으로 출판됐다.1987년, 1992년 DJ가 대선에서 잇달아 패하자 이 여사도 상심했다. 하지만 1997년 4수를 결심했을 때 이 여사가 앞장섰다. 1997년 12월 18일 남편이 당선됐다. 이 여사는 훗날 “당선이 확정된 직후에 청와대 경호팀이 우리에게 왔다. 오랜 세월 정보기관의 미행과 감시만 받다가 갑자기 경호를 받게 되니 어색하고 낯설었다”고 했다. 시대를 이끈 여성인권·사회 운동가였던 이 여사가 퍼스트레이디가 되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현재 여성가족부의 씨앗이 된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출범했고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때 부부가 동반하는 문화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1999년 발족한 한국여성재단을 탄생시킬 때도 퍼스트레이디가 재단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지 정치적 후유증은 없는지 등을 세심히 살핀 후 명예추진위원장을 맡았다. 2002년 5월 셋째 아들 홍걸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고 한 달 뒤 둘째 홍업이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여사는 감옥에 있는 아들들에게 “잘못을 회개하라”는 편지를 썼는데 항상 “내 잘못을 회개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2003년 2월 퇴임을 앞둔 내외는 청와대에서 민주당, 자민련 인사들고 고별 만찬을 했다. 당시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여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 남편”이라며 “남편이지만 저도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 무렵 대북송금사건이 터졌고 2월 14일에는 DJ가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퇴임 후 동교동 자택으로 돌아온 이 여사는 DJ와 함께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나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매진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에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던 DJ가 석달 뒤 8월 서거했다. 이 여사는 DJ 장례식 후 2015년까지 매주 두 번씩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매주 화요일에는 가족, 동지들과 묘역을 찾았고 매주 금요일에는 혼자 남편의 무덤을 찾아 기도했다. 이 여사는 보수 정부 시절 두 차례 북한을 방문, 햇볕정책의 맥을 잇고자 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당시 이 여사는 6·15 공동선언의 주역이었던 김 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을 신청했다. 육로로 방북한 이 여사는 당시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의를 표했고, 김 위원장은 “멀리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고 했다. 당시 정부는 당국 차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았고, 이 여사 일행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유족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에만 북측 조문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조문을 허용했다. 북측은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이 여사가 머물렀던 백화원초대소 101호를 내어주며 극진하게 예우했다. 막 북한의 새 지도자가 된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만난 남측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당시 방북의 의미와 상징성은 매우 컸다. 이 여사는 3년 7개월 뒤인 2015년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다시 북한을 방문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친서를 보내 이 여사를 평양으로 초청하 이뤄진 방북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당시 93세의 노구를 이끌고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을 찾았다. 하지만 3박 4일의 일정 동안 끝내 김 위원장을 만나지는 못했다. 이 여사도 방북 4개월 후인 2015년 12월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5주년 기념식에서 ”15년 전처럼 남과 북이 왕래하고 대화하는 시대로 돌아갈 것을 호소한다“며 꽉 막힌 남북관계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이 여사는 남편의 정치 인생에서 어느 때보다도 극적인 순간이었을 평양 6·15 남북정상회담도 바로 곁에서 지켜봤다. 당시 이 여사가 평양에서 과거 이화여고 재학 당시 수학선생님이었던 김지한씨와 ‘60년만의 해후’를 한 것도 화제가 됐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생을 마감한 이 여사는 생전 인터뷰에서 “여성운동가, 민주화 운동가로 기억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매달 신기록 행진하는 구직급여 지급액…청신호? 적신호?

    매달 신기록 행진하는 구직급여 지급액…청신호? 적신호?

    1년 새 25% 껑충 뛰어 지난달 7587억정부 “사회안전망 강화되는 청신호”전문가 “고용 여건 악화되는 적신호”지난달 실업자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정부는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는 청신호’로 해석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용 여건이 악화되는 적신호’로 보고 있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75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04억원(24.7%) 증가했다. 구직급여 지급자도 지난달 50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만 4000명(12.1%) 늘었다. 구직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노동자가 실직했을 때 재취업을 지원하는 실업급여 가운데 하나다. 구직급여 지급자와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본인의 뜻과 다르게 그만둔 노동자가 많다는 뜻이다. 구직급여 규모는 올 들어 큰 폭의 증가세다. 지난 1월 6256억원이었던 구직급여 지급액은 2월(6129억원)에 잠시 주춤했다가, 3월(6397억원)에 반등하더니 4월(7382억원)엔 7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정부는 최근 구직급여 지급액 확대를 긍정적 신호로 판단했다.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면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었고, 그만큼 구직급여를 신청할 수 있는 사람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66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3만 3000명 증가해 2012년 3월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인당 구직급여 상하한액은 최저임금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그만큼 구직급여 지급액도 늘어난다. 2013년 5월 1인당 구직급여 평균 지급액은 92만원에 그쳤지만 지난달엔 151만원으로 올랐다. 구직급여액을 실직 전에 받던 임금으로 나눈 ‘임금대체율’은 2013년 49.8%에서 올해(1~4월) 61.4%로 높아졌다. 고용부는 “최근 구직급여 생계보장 수준이 대폭 강화돼 더 나은 일자리로 재취업을 위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달부터 구직급여 지급 수준과 기간을 확대하는 고용보험법이 시행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구직급여 지급액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런 분석에 부정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커진 이유가 정부 주장처럼 상하한액 증가와 사회안전망 확대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고용시장이 악화된 탓”이라면서 “이렇게 지급 규모가 계속 커지면 앞으로 고용보험의 건전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내년 총선 ‘여당 승리해야’ 47% ‘야당 승리해야’ 40% [갤럽]

    내년 총선 ‘여당 승리해야’ 47% ‘야당 승리해야’ 40% [갤럽]

    내년 총선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7일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4∼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6명에게 내년 총선에 대한 의견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7%로 집계됐다. 반면 ‘현 정부의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0%였다.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와 40대에서는 ‘여당 승리’ 의견이 우세했고 60대 이상에서는 ‘야당 승리’ 의견이 더 많았다. 20대와 50대에서는 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보수층은 ‘야당 승리’가, 진보층은 ‘여당 승리’가 각각 더 많았고 중도층에서는 ‘여당 승리’는 47%, ‘야당 승리’는 41%로 나타나 전체적인 여론 방향과 비슷했다. 무당층에서는 ‘여당 승리’(28%)보다 ‘야당 승리’(42%)가 우세했고 30%는 의견을 유보했다. 향후 1년 우리나라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나빠질 것’(49%)이라는 전망이 ‘좋아질 것’(15%)이라는 전망을 크게 앞섰다. ‘비슷할 것’ 전망은 32%였고 의견 유보는 4%였다.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나빠질 것’이 31%, ‘좋아질 것’이 19%였고 ‘비슷할 것’이 49%였다. 경기 전망과 살림살이 전망 모두 13개월 연속으로 비관이 낙관보다 많았다. 실업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52%, ‘감소할 것’은 19%, ‘비슷할 것’은 24%였다. 노사분쟁은 ‘증가할 것’이 57%, ‘감소할 것’이 7%로 나타났다. 국제분쟁은 ‘증가할 것’이 45%, ‘감소할 것’이 13%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평가가 지난주보다 1% 포인트 오른 46%였다. 부정 평가도 1% 포인트 올라 46%로 긍정 평가와 같았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 긍정 평가의 이유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12%), ‘외교 잘함’(10%),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8%), ‘복지 확대’(7%), ‘서민 위한 노력’, ‘개혁·적폐 청산·개혁 의지’, ‘안전·사건사고 대처’(이상 5%) 등이 꼽혔다. 부정 평가의 이유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5%), ‘북한 관계 치중·친북 성향’(13%), ‘일자리 문제·고용 부족’(5%),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최저임금 인상’, ‘독단적·일방적·편파적’(이상 3%) 등이었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와 같은 39%, 자유한국당이 1% 포인트 오른 23%로 집계됐다. 정의당은 1%포인트 상승한 8%, 바른미래당은 2%포인트 오른 6%, 민주평화당은 1%였다. 무당층은 3%포인트 줄어 23%를 기록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실업부조 ‘눈먼 돈’ 안 되게 후속 대책 촘촘해야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저소득 구직자,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는 6개월간 월 5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받게 된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그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만 18~64세 중위소득 50% 이하의 취업 취약계층은 누구나 빠르면 내년 7월부터 직업교육 등 구직활동 의무를 이행하면 취업 지원 서비스와 구직수당을 받는다. 이런 혜택이 적용되면 빈곤층은 36만명이 줄어들고 저소득층 취업률은 17% 포인트나 오른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전망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라 이름 붙인 이 제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국형 실업부조’의 일환이다. 지난해만 해도 실업자 10명 중 6명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현실을 감안하면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안은 하루가 급하다. 일자리를 잃어 생계가 막막한 취약계층의 구직을 정부가 나서 돕겠다는 정책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현금성 복지의 실효성 여부다. 일자리 자체가 급감한 현실에서 취약계층에 짧은 기간 현금을 지원한다고 실제 구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퍼주기 정책이라는 쓴소리가 들리는 까닭이다. 보험료를 내고 실업급여를 받는 고용보험 가입자와 형평성에 어긋나는 데다 수당을 챙기려는 꼼수 행태로 사회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현금 수당을 지급하는 복지제도는 부처나 지방자치단체들마다 어수선하게 겹쳐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지급하고 있는 청년수당만 해도 정교한 관리 없이는 눈먼 돈으로 공중분해될 위험성이 있다. 고교 무상교육, 기초연금 조기 인상 등 뭉칫돈 예산이 들어갈 복지정책은 줄줄이 사탕인데, 재원 대책은 없으니 실업부조를 찬성하더라도 국민은 심란하다. 이번 대책도 고용위기의 본질을 외면한 땜질 처방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있지도 않은 일자리를 찾아 보라고 하지 말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경기활성화 등의 근본 대책을 더 치열하게 강구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다.
  • 장기 침체 시그널… 실업률 상승·국가빚 급증 후폭풍이 더 위험

    장기 침체 시그널… 실업률 상승·국가빚 급증 후폭풍이 더 위험

    한국 경제가 직면한 ‘3저(저성장·저물가·저금리)라는 상황보다 이러한 현상이 고착화될 경우 몰고 올 실업률 상승과 국가채무 급증과 같은 후폭풍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3저로 ‘잃어버린 20년’에 빠졌던 일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 노멀’ 시대에 진입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됐던 미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실제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장기 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이로 인한 부작용들도 속속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실업자 수는 총 124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 4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4.4%로 같은 기간 0.3% 포인트 올랐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5%로 1년 새 0.8% 포인트 뛰었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 청년 실업률 모두 4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다. 정부가 만든 재정 일자리 외에는 민간 일자리 창출이 부진해서다. 이번 정부 들어 2년 동안 세 차례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도, 내년 예산안 규모를 ’500조원+α’로 대폭 늘려잡은 것도 경기 부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수 호황’이 막을 내린 상황에서 나랏빚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708조 2000억원으로 처음 700조원을 돌파한 국가채무는 올해 741조원, 내년 790조 8000억원, 2021년 843조원, 2022년 897조 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0%가 안정적인 관리지표로 여겨졌는데 올해 39.4%에서 내년 40.2%, 2021년 40.9%, 2022년 41.6%로 상승하게 된다. 최근 재정 건전성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침체가 장기화되면 자본의 생산성이 낮아지는 점도 문제다. 고령화로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은 늘어나는데 일할 청년들은 줄어 투자할 곳이 줄어든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치 않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주력 산업으로 성장한 영향도 있다. 자본은 많은데 생산성이 낮아져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긴다. 기업들이 수익을 높이려고 중소기업에 납품단가를 후려치거나 독과점 시장을 만드는 등 진입 장벽을 높이게 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에 자본이 많으면 청년들이 돈을 쉽게 빌려서 창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진입 장벽이 높아지니까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3저 기조가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외부 요인이 아닌 국내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해 6개월 연속 줄었다. 설비투자도 지난 1분기에 전기 대비 9.1%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기업들이 앞으로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경기는 나쁜데 임금은 계속 올라가는 구조여서 노동비 등 비용 문제를 정부가 개선해주는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저가 고착화되면 ‘국민들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다. 1995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경제 성장이 정체됐던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경우 청년실업 문제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많은 청년들이 ‘프리터족’(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젊은층)이 됐다. 또 취업에 실패한 청년 상당수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되기도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직 일본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도 청년실업 문제가 부각되면서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노인과 여성 등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 사회적 특성 탓에 히키코모리라는 형태의 사회 문제가 발생했지만 우리는 좀 더 공격적인 ‘분노 범죄’ 형태로 표출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용어 클릭] ■‘뉴노멀’이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10년 동안 진행된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 고위험, 규제 강화 등의 세계적 경제 현상을 지칭한다. 현재는 변화된 경제 상황의 고착화로 통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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