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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제 결혼한 10세 소녀, 이혼후 자서전 출간

    강제 결혼한 10세 소녀, 이혼후 자서전 출간

    부모의 강요로 10살 나이에 20살 연상남과 결혼한 뒤 이혼 소송을 벌여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예멘(Yemen) 소녀가 자서전을 출간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10살의 나이로 이혼녀가 된 누주드 알리(Nojoud Ali)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서전을 출간했다.”고 3일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예멘은 조혼(早婚)이 성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알리는 지난 2008년 2월 실업자인 아버지의 강요로 자신보다 20살 많은 파에즈 알리 타메르(30·Faez Ali Thameur)와 결혼했다. 그러나 알리는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결국 결혼한 지 두 달 만에 예멘 법원에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측은 인권 변호사 샤다 나세르(Shatha Nasser)의 도움으로 법정에 서게 된 소녀에게 이혼을 허락했다. 그 뒤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알리는 고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타며 미국에서는 ‘2008 올해의 여성’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혼한 뒤 인권운동가들의 경제적인 도움으로 학교로 돌아가게 된 알리는 이번에 자신의 결혼 생활에 관한 괴로운 경험을 토대로 책을 펴냈다. ‘나 누주드, 10살, 이혼’(Moi Nojoud, 10ans, divorcée)이라는 제목의 이 자서전은 프랑스에서 출간됐으며 해외 출판업자들이 판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자신의 책을 선전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알리는 “앞으로 변호사가 되서 나 같은 처지의 다른 소녀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누주드 알리의 자서전 표지(www.michel-lafon.fr)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기업 고용 15%↓ 최악의 한파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채용규모를 크게 줄이면서 사상 최악의 고용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들이 이미 단행한 구조조정으로 실업자는 늘어난 반면 일자리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현대기아차·LG·SK 등 4대 그룹은 이달에만 50만~60만명의 대학·고교졸업생이 쏟아지게 되지만 아직 채용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7500여명을 공채로 뽑았는데 올해는 채용계획을 아직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올해 채용인원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감소폭이 ‘대폭’이냐 아니면 ‘소폭’에 그칠 것이냐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SK그룹도 통상 1월초에 발표하던 채용·투자계획을 빨라야 3월쯤에나 내놓을 전망이다. 상반기는 경력채용이나 수시채용, 하반기에는 그룹공채를 주로 해왔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채용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도 3월 이후에야 채용 윤곽을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해마다 3월쯤 상반기 채용공고를 내는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500명, 하반기에 1000명 가량의 인력을 뽑았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 수준만큼 채용을 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상시채용 방식을 쓰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인력 상당수를 앞당겨 뽑은 데다 경기가 침체된 사정 등을 감안하면 연간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이 무급휴가를 떠나며 ‘일자리 나누기’를 하고 있는 하이닉스는 올해 신규채용을 아예 건너뛰고 한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도 건설경기 침체를 감안해 대졸 신입사원을 제외한 경력사원은 채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철강경기 하락으로 감산체제를 지속하는 포스코도 신규 채용계획에 대한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600여명을 뽑았던 금호아시아나 역시 다음달쯤에나 채용 계획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된 한화는 올해 사업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기 때문에 채용의 폭이나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대우조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00여명 규모로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취업 전문 업체인 취업포털 커리어 관계자는 “올해 채용계획 관련 정보제공을 거부한 삼성과 LG 계열사 등을 뺀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평균 15% 정도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야생초 이야기] 앉은부채

    [야생초 이야기] 앉은부채

    미국발 금융위기가 급기야는 이 머나먼 한국 땅의 경제도 꽁꽁 얼려놓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사상 유례 없는 청년 실업자 수를 기록하는 가운데 더러는 그 어려움을 견뎌내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아이엠에프보다 더 춥고 긴 겨울이라고 한다. 이곳 지리산에는 지난 11월 말부터 높은 능선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온 산이 이불처럼 눈에 덮여 있다. 등산로엔 간간히 겨울 산행객이 지나긴 하지만 골짜기엔 고라니나 산토끼 같은 짐승 자국밖에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적막만이 눈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간간히 들려오는 박새나 오목눈이 같은 새소리도 오히려 그 적막을 거들 뿐이다. 나무나 풀들도 고요히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나뭇가지에 꽃눈이나 잎눈이 새봄을 기약하며 맺혀 있긴 하나 아직 눈을 틔우기엔 너무도 이르다. 마른 풀잎들은 지난여름 혹은 가을에 뽑아 올렸던 꽃대궁들로 지난날의 영화를 아스라이 떠올리고 있다. 해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살아 있는 꽃을 이 겨울산에서 찾아본다는 것은 난망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눈 속에 피어 있는 꽃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바람이 그리 매섭지 않은 골짜기, 물기가 촉촉한 비탈엔 제 스스로 눈을 녹이며 고개를 내미는 꽃이 있다. ‘앉은부채’가 그것이다. 이 식물은 뿌리에 저장해놓은 녹말을 분해하며 열을 내뿜어 저를 덮고 있는 언 땅과 눈을 녹이며 자라나 꽃을 피운다. 보통은 이르면 2월 중순 넘어서 3월, 4월에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지만, 성질 급한 놈은 이렇게 늦은 1월이나 이른 2월에도 더러 만날 수 있다. 앉은부채의 꽃은 불염포라 불리우는 휘장을 두르고 그 안에 숨어 있다. ‘불염’이라 함은 부처의 후광을 둘러싸고 있는 불꽃 모양을 이른다. 꽃을 싸고 있는 계란 모양의 잎새를 ‘포’라고 하는데 이 앉은부채의 꽃을 둘러싸고 있는 그것이 부처를 두르고 있는 불염과 같으니 불염포(佛焰苞)라 이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꽃의 이름은 ‘앉은부채’가 아니라 ‘앉은부처’이어야 옳다. 발음이 와전되어 고착한 것이리라. 아닌 게 아니라 그 불염포 안을 들여다보면 부처의 머리와 같은 꽃차례가 나타난다. 꽃이라 해서 모두 아름답거나 화려하거나 앙증맞진 않다. 이 꽃은 그렇듯 일반적인 꽃과 다르다. 화려한 꽃잎도 꽃받침도 없다. 그러나 분명 꽃이다. 꽃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잠시 바꿔야 한다. 둥근 구슬 모양의 꽃대에 암술과 수술이 노랗게 박혀 있을 뿐이다. 꽃이 식물의 생식기관이라면 이 암술 수술이면 꽃에겐 충분하지 않은가? 꽃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 향기로워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이기적인 판단이 작용한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자기 꽃가루를 자기가 받게 될 것을 염려하여 암술부터 발육하고 암술이 제 기능을 다하면 그 다음에 수술이 발육한다는 것이다. 오랜 진화의 결과 체득한 지혜라고 하겠다. 어찌 꽃을 미추라는 기준으로만 바라볼 것인가? 이 앉은부채는 무엇보다 냄새가 썩 좋지 않다. 그래서 서양에선 스컹크 양배추(skunk cabbage)라 부른단다. 그러나 그 냄새로 하여 딱정벌레와 같은 벌레들이 모여들게 되고 벌도 나비도 아직 깨어나지 않은 추운 겨울에 꽃가루받이가 가능한 것이다. 물론 앉은부채가 스스로 열을 내다보니 그 온기를 좇아 곤충들이 꾀기도 할 것이다. 만화방창 꽃들이 세상을 가득 채운 봄날에 꽃 같지도 않은 이 꽃을 벌, 나비가 찾아나 줄 것인가? 그러니 일찌감치 눈 속에 피어, 향기 아닌 썩은 냄새라도 피워 곤충을 모아 꽃가루받이를 하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지혜가 예사롭지 않다. 하등식물이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닌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냄새나는 방귀쟁이 동물 스컹크 이름을 붙여주었으나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갸륵한 식물에게 부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현상만 바라보는 얕은 서구적 사고와는 달라도 한참 다른 것이다. 부처라는 이름으로 거룩하게 앉아 절망과 좌절에 빠져 있는, 열악한 외적 조건만을 탓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설법을 하고 계신지도 모른다. 예쁘고 화려해야 다 꽃이 아니듯 사람도 그렇지 않겠는가? 극한의 조건 속에서도 제 스스로 열을 내어 땅을 뚫고 눈을 녹이며 피어나는 앉은부채를 본다. 벌, 나비가 없는 추위 속에서도 강인한 제 유전자를 천손만대에 이어가려는 눈물겨운 의지를 읽는다. 사람이 이 꽃보다 못해서야 되겠는가?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사람일진대. 어찌 보면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그것도 이 앉은부채가 피어 봄을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봄을 알려주는 꽃이 아니라 봄을 불러오는 꽃이다. 우리 인간 세상의 봄도 그러하리라 생각해 본다. 모질고 혹독한 시기를 희망을 잃지 않고 버텨내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 사회가 훈훈해지고 더 살 만해지는 것 아닌가 싶다. 작으면 작은 대로 초라하면 초라한 대로 생명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며 스스로를 꽃 피우는 일이 저 꽃에게나 사람에게나 다를 바가 없다. 워낙 추운 날씨에도 피어 그렇지 그렇게 보기 드문 꽃은 아니다. 자료를 보면 전남, 강원, 경기, 함남 지방에 분포한다고 하나 여러 가지 종류가 다양하게 전국에 걸쳐 분포하는 것으로도 소개되고 있다. 색깔도 다양하여 순노랑색을 띄는 것도 있고 자주빛깔을 띄는 것도 있다. 이 앉은부채는 이렇게 일찍 피었다가 져가면서 잎이 피어나게 되는데 그 잎은 30~40cm 정도로 넓게 퍼져 자란다(반대로 ‘애기앉은부채’는 잎이 먼저 피어 다 자란 후 6~7월에 핀다). 앉은부채 잎은 나물로도 식용하며 진정제, 이뇨제 등의 약재로도 쓰인다 하니 인간에게도 이로운 식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뿌리에는 독성이 있다. 천남성과 식물이 대개 그렇다. 저도 스스로를 지킬 무기는 있어야 하겠지. 하지만 이 독성을 약재로 사용하는 처방도 있어서 앉은부채를 채취하는 손길이 많아져 지켜보는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다. 글 복효근 시인
  • [고용위기 대안을 찾아라] (4·끝) 직업훈련 활용하라

    [고용위기 대안을 찾아라] (4·끝) 직업훈련 활용하라

    3개월 전 인천남동공단의 전기기계생산업체에 취업한 안모(29)씨는 인문계 고교 출신이다. 대한상의가 운영하는 인력개발원에서 2년간 직업훈련을 받고서야 취업에 성공했다.또 전문지 편집기자로 근무중인 박모(33)씨의 경우 명문 사립대 출신이지만 졸업 후 2년간 취업에 실패했다. 직업훈련기관인 P아카데미에서 6개월 과정의 편집기술을 배운 후 전문직에 취업했다. 이처럼 직업훈련의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근로자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기술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IMF 외환위기때도 무려 30만명이 직업교육을 통해 새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정호 노동부 직업능력정책관은 30일 “실물경기 침체로 근로자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직업능력개발교육을 통해 개인과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고령자 등 계층별 프로그램 다양 근로자가 실직했다면 대부분 취업상담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구직활동을 병행하면서 새출발의 기회로 직업능력 개발을 권하게 된다. 서울지방노동청 직업상담원은 “실직자는 대부분 자신감을 상실하기 쉬운 데다 재취업에 대한 조바심으로 자칫 장기 실업상태에 빠질 우려가 높다.”면서 “재취업을 위한 전문프로그램 참여, 직업능력개발교육 등을 먼저 권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도 올해는 대량실업사태에 대비, 실업자 직업훈련의 규모를 지난해 9만여명에서 15만명 수준으로 대폭 늘리고 3400억원의 직업훈련비를 확보해 놓았다. 만약 경제성장률이 1%대로 하락하는 등 고용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대상 인원을 18만 8000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직업훈련에 참여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실직자나 재직 근로자가 훈련기관에 직접 등록하면 정부는 비용을 지원해주게 된다. 일반적으로 실직자의 경우 훈련비 전액지원과 함께 교통비, 식비 명목으로 월 11만원에 우선선종직종(3D업종 등)지원자일 경우 20만원의 추가 수당도 지원된다. 재직자인 경우 사설학원 등의 수강료 전액을,비정규직근로자나 자활대상자 등 취업애로계층의 근로자들은 직업능력개발계좌제를 활용해 직업훈련에 필요한 비용 전액과 함께 생계비도 보조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청소년,여성근로자,고령자 등 계층별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근로자나 실직자가 원하는 시기,장소,종목에 상관없이 언제나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훈련기관은 사설학원 등 민간기관 4882곳, 한국폴리텍 대학 등 공공기관 49곳을 포함해 전국에 모두 4931곳이 운영되고 있다. ●해고 대신 교육 선택한 기업 지원 직업능력교육은 기업의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계기도 된다. 특히 직원들의 고용유지가 힘겹다면 해고 대신 유휴인력을 교육시켜 기술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경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업주는 정부로부터 훈련비 일체와 임금의 최대 4분의3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비정규직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라면 근로자최저임금의 최대 150%까지 지원된다. 특히 중견기업이 하청업체 근로자의 기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직업훈련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이에 필요한 장비, 프로그램 개발비 명목으로 최대 20억원까지도 지원해 준다. 만약 중소기업이 기존의 인력을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 훈련을 보내고, 그 빈 자리에 실업자를 대체인력으로 고용한다면 훈련과 신규인력채용에 소요되는 비용의 70%를 보존해 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고용위기 대안을 찾아라] ② 눈높이 구인·구직을

    [고용위기 대안을 찾아라] ② 눈높이 구인·구직을

    전주의 A기업은 배송·납품을 담당할 운전원 채용을 위해 지난 한해 노동부가 운영하는 취업정보사이트인 Work-Net에 5번이나 구인신청을 했다. 또 그때마다 고용지원센터를 통해 구직자 알선을 10차례 정도 받았지만 지금까지 직원을 구하지 못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일자리 창출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도 한편에서는 구인난을 호소하는 기업이 있는 것이다. ●中企 1만7000곳 정보 DB 추진 노동부가 지난 연말 300인 미만 사업체의 미충원근로자(고용주가 근로자를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채용에 실패한 경우)를 집계한 결과 8만 6000여명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지금 당장 8만 6000명가량의 일자리가 근로자를 찾지 못해 비어있는 것이다. 5인 이상의 사업체를 대상으로 할 때는 미충원 인원은 9만 3000여명에 이른다.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최근의 고용시장을 감안할 때 이같이 비어있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은 구직자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고용대책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연초부터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빈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Work-Net에 등록된 상시인력부족업체를 대상으로 전화조사 및 방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워크넷에 6번 이상 구인등록한 1만 700 0여곳이 우선 대상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5인 이상 고용하고 있는 업체도 포함하기로 했다. 다음달 말까지 이런 곳을 찾아 상세한 정보를 DB로 구축할 방침이다. 실업급여 수급자와 고용지원센터 심층상담자 등 각종 프로그램 참여자 가운데 취업의욕이 강하고 눈높이 조절이 가능한 구직자를 선별해 빈 일자리 구직자 DB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료를 적극 활용하면 구직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가 훨씬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열악한 근무조건 개선 시급 노동부는 빈 일자리가 생기는 원인이 주로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근무조건이 좋지 않은 사업장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 미충원 사유조사에서 취업지원자가 없다고 답한 업체가 전체의 31.8%나 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노동부는 이와 함께 우선 빈 일자리 DB에 포함된 구인기업 가운데 임금이 낮고 근로시간이 많은 업체에 대해서는 같은 지역·규모·업종의 근로조건 정보를 제공해 자발적으로 근로조건을 개선토록 지도하기로 했다. 또 작업환경이 열악한 경우 중소기업 고용환경개선 지원금, 클린사업장 조성(기술지원 포함) 자금 등을 조기에 지원키로 했다. 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기업별 전담자를 지정하고 집중적인 알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빈 일자리 기업을 대상으로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개최하고, 동행면접, 채용대행 등 채용지원 서비스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경험 쌓은후 평생직장 찾는 자세를” 아울러 전국 47개 종합고용지원센터에 3∼5명 규모의 ‘빈 일자리 지원 전담반’을 구성해 기업의 구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를 찾지 못한 빈 일자리에 인력을 충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주로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 빈 일자리가 많은 만큼 눈높이를 낮추고 실업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 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경험을 쌓고 평생 직장을 찾기 위해서는 지원자 스스로 알찬 중소기업으로 관심을 돌려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美상원 재무위, 5220억달러 경기부양안 승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상원 재무위원회가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5220억달러(약 715조원) 규모의 감세 및 재정지출 안을 통과시켰다고 AP 등 외신들이 28일 보도했다. 법안은 우선 2750억달러의 감세안을 담고 있다. 실업자 의료보험 유지 및 지방정부 보조 등을 위한 1800억달러도 포함됐다. 여기에 중산층에 대한 대체최저세(AMT)를 1년간 유예하는 데 소요되는 약 700억달러가 추가됐다. 이날 재무위를 통과한 법안은 상원 세출위원회를 통과한 3656억달러 규모의 지출안과 더해질 예정이며, 이렇게 되면 버락 오바마 정부가 마련 중인 경기부양책 규모는 9000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경제 회복을 위한 이번 조치가 일자리 창출과 신용경색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의회 내 충분한 토론 없이 새 정부와 민주당의 의도대로 졸속 처리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공화당 크리스토퍼 본드 상원의원은 “우리는 돈을 하수도에 버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 하원의회는 상원과 별도로 825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을 놓고 표결을 실시하며, 경기부양 법안은 상·하 양원에서 각각 승인과 조율을 거친 뒤 최종안으로 완성된다.kmkim@seoul.co.kr
  • [고용위기 대안을 찾아라] (1) ‘잠재적 실업자’ 비정규직

    올 들어 고용위기의 체감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고용연구기관은 실업자 수가 최대 178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한다. 정부가 각종 고용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직자들이나 실업의 위험에 내몰린 근로자들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측면도 있다. 막연한 대책보다는 일자리 구하기가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의 일자리를 지키고 빠른 시일내에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과 구직의 방법들을 몇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서울지방노동청이 최근 분석한 실업급여지급 사유를 보면 권고사직이 53%로 가장 많고 계약만료 18%, 고용조정 7% 등이었다. 이 가운데 고용조정이나 권고사직의 대상은 비정규직이 먼저 적용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최근 실직자의 60~70%는 비정규직 근로자로 파악되고 있다. ●노동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추진 이에 따라 노동부는 비정규 근로자들의 실직사태가 자칫 대규모화되고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며 관련 법·제도의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대 현안이 비정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비정규직보호법 개정 작업이다. 노동부는 다음달 국회에 개정안을 상정해 오는 7월 이전에 개정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자칫 현 경제위기의 최대 피해자가 될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7월이면 비정규직법에 따라 한 작업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2년이상 해온 기간제근로자들은 자동적으로 정규직 근로자의 대우를 받게 된다. 그러나 사업주들은 이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을 우려해 계약해지 등으로 이를 회피하려 할 게 뻔하다. 현재의 경제난과 맞물려 자칫 비정규직 근로자의 대량 해고사태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최근의 경제난으로 무려 10만명이 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해고되는 사태를 빚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오는 7월에 사용기간이 만료되는 97만명의 비정규직 근로자 모두 ‘잠재적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의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 실직한 비정규직이 재취업에 실패하면 장기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인수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최근 “현재의 고용위기는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해 실업자가 최대 178만명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국책연구기관을 비롯해 상당수 경제학자들도 경기회복 유형이 외환위기 때처럼 V자형이 아닌 U자형으로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노동계 “회복기에 비-정규직 격차 더 벌어질 것” 이처럼 비정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커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정규직법 개정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비정규직의 기간연장은 차별시정 등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려는 비정규직의 열망을 저버리는 행위”라면서 “정부의 관련법 개정작업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영원히 차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시균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때처럼 지금 당장 어렵다고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해 비정규직을 늘려 놓으면 회복기에 또다시 비·정규직간의 격차와 갈등이 사회 문제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은 이런 대량실직의 위험상태에 놓여진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보호법 개정 작업을 대승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 22일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를 제안한 것도 대량 실직사태를 막기 위한 해법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김정남 전 수석 “正初에 난 왜 이렇게 불안한가”

    김정남 전 수석 “正初에 난 왜 이렇게 불안한가”

     설 연휴를 심란하고 착잡하게 보냈다는 이들이 많다.왜 아닐까 싶다.길이 막혀서가 아니었다.고향의 정과 부모님 사랑이 예전보다 덜했을 리도 없다.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28일 창비주간논평 이메일을 통해 ‘설날 아침에 난 왜 이렇게 불안한가’라고 스스로에게 되묻고 있다.김 전 수석은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군사작전 사령부를 연상케 하는 청와대 벙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대화하고 그들을 끌어안는 국민적 통합 노력 속에서만 나온다.”고 규정한 뒤 “경제적 양극화보다 이 사회에 만연하여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생각의 양극화를 더 두려워하고 있다. 또한 오늘의 경제위기가 머지않아 치명적인 정치적 양극화의 위기로 점화되지 않을까, 그것을 나는 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전 수석은 이어 “늦더라도 함께, 소걸음으로 천리길을 가려 하기보다는 속도전과 밀어붙이기만을 능사로 알고 있다.”고 정부여당을 겨냥한 뒤 “무엇보다 용산참사는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군사통치 시대가 이 땅에 재현되고 있다는 섬뜩한 느낌마저 들게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공동체 밖으로 몰아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 김 전 수석은 “경제위기가 파괴적인 형태로 정치위기, 사회위기로 전이될 개연성은 너무도 높다.”고 진단했다.이어 “전적으로 이명박정부가 사회적 불안을 더 키울 것인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며 ‘나는 소와 같다. 먹는 것은 풀뿐인데 짜내는 것은 젖과 피’라고 자신의 헌신성을 소에 비유한 중국 작가 루쉰(魯迅)처럼 헌신적인 지도자를 우리는 끝내 만나지 못할 것인가.”라고 되묻고 있다.  기축년 새해를 맞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통합과 화해를 위한 노력을 주문한 것이다.  다음은 김정남 전 수석의 글 전문.  (…)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김종길의 〈설날 아침에〉 부분    몇해째 손으로 쓴 연하장을 몇몇 친지들에게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보내온 연하장에 답장으로 보내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연례행사가 되고 말았다. 이메일이 널리 일반화되면서 우편으로 보내는 연하장 자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판에 이런 일이 남의 손가락질이나 받는 것은 아닌가 쑥스러운 감이 없지 않다.  연하장에 적어 보내는 인사의 말은 해마다 나를 애먹이고 있다. 마땅하고 좋은 글귀를 찾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양력으로 2009년, 음력으로 기축(己丑)년 소띠해를 앞두고 보낸 연하장의 글귀는 김종길의 시 〈설날 아침에〉에서 따왔다. 다섯 연으로 된 시 가운데 한 연을 골라 받는 사람에 맞게 써보낸다고 보냈다.  다섯 연 가운데 특히 많이 인용했던 글귀는 앞의 2, 4, 5연이었다. 일찍부터 살아내기 어려울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한 해였기에 위로와 함께 조금은 깨어 있는 정신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뜻을 전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나의 소박한 뜻이 받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읽혀졌는지는 모르겠다. 근하신년(謹賀新年). 소걸음으로 천리길을[牛步千里]……  이 불안은 어디서 오는가  누군가는 가는 세월에 날을 정해놓고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가리켜 흘러가는 물에 깃대를 꽂아놓는 일과 같이 덧없는 짓이라 하지만, 계기를 만들어 나와 내 주변을 새롭게 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을 굳이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한 해를 보내고 또 맞이하면서 개인적인 성찰과 반성, 공동체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도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다 보니 지나온 한 해는 언제나 다사다난한 해였고, 다가오는 한 해는 희망찬 새해가 아닌 적이 없었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우리는 기축년 설날 아침을 희망으로 맞이하지 못했다. 지난해 3, 4분기에 우리 경제는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경제위기는 지금 다만 그 초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겨울은 이미 왔는데 이보다 더 추운 겨울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폭설과 한파의 날씨마저 추운 겨울을 더욱 실감케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설날을 며칠 앞두고 일어난 용산참사는 설 대목에 때아니게 땅을 치는 통곡과 울분을 터뜨리게 하고 있다.  설날 아침에 우리로 하여금 불안에 떨게 하는 것은 비단 다가오는 경제위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다. 한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는 그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힘으로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또한 하늘은 결코 극복되지 못할 시련을 인간에게 안겨주지 않는다고 믿는다. 우리가 일찍이 금모으기 운동 등으로 합심하여 외환위기를 극복해냈던 것처럼,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될 수만 있다면 경제위기쯤이야 극복해내지 못할 까닭이 없다.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군사작전 사령부를 연상케 하는 청와대 벙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대화하고 그들을 끌어안는 국민적 통합 노력 속에서만 나온다. 그러나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위험이나 적으로 간주하는 속에서는 결코 국민적 통합을 이루어낼 수 없다. 나는 경제적 양극화보다 이 사회에 만연하여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생각의 양극화를 더 두려워하고 있다. 또한 오늘의 경제위기가 머지않아 치명적인 정치적 양극화의 위기로 점화되지 않을까, 그것을 나는 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얼마 전 대통령으로 취임한 오바마의 미국이 가는 모습은 부럽다. 미국은 지금 검은 미국도, 흰 미국도, 라틴계 미국도, 아시아계 미국도 없는, 오직 미합중국만 있는 길로 가고 있다. 그의 존재 자체가 이미 훌륭한 통합의 메시지가 되고 있는데다, 그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더욱 더 다른 의견에 귀기울이는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이명박정부는 용산참사를 놓고서도 여전히 ‘법치와 엄단’만을 부르짖고 있다. 가난이 제 탓만이 아닌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려 하지 않고, 불의에 짓밟히고서도 호소할 데 없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보려 하지 않는다. 늦더라도 함께, 소걸음으로 천리길을 가려 하기보다는 속도전과 밀어붙이기만을 능사로 알고 있다. 무엇보다 용산참사는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군사통치 시대가 이 땅에 재현되고 있다는 섬뜩한 느낌마저 들게 하고 있다.  소띠해 설날에 소처럼 헌신적인 지도자를 바라며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공동체 밖으로 몰아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촛불시위 진압에서, 교과서 파동에서, 초·중등학교 일제고사에서, 공정방송을 외치는 과정에서, 인터넷 광장에 족쇄를 채우는 데서 궤를 같이하여 나타나고 있다. 그리하여 정치권은 물론, 노동·교육·언론·문화·환경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편이 갈리고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고 반격하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사회적 불안은 높아만 가고 있다.  지난해 말 이명박정부의 핵심인사 한 사람이 “내년 2월이 되면 대졸 실업자가 쏟아지고, 3~4월이 되면 많은 중소기업이 부도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현정부나 체제에 대한 위협세력이 될 수 있다”고 한 발언이 문제된 바 있었다. 그의 말대로 경제위기가 파괴적인 형태로 정치위기, 사회위기로 전이될 개연성은 너무도 높다. 그것은 전적으로 이명박정부가 사회적 불안을 더 키울 것인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  중국의 루 쉰(魯迅)은 일찍이 “나는 소와 같다. 먹는 것은 풀뿐인데 짜내는 것은 젖과 피”라고 자신의 헌신성을 소에 비유했다. 자신은 풀을 먹으면서도, 국민에게는 젖과 피를 짜주는 헌신적인 지도자를 우리는 끝내 만나지 못할 것인가. 소띠해 설날 아침에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한가.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이웃 생각하는 설 명절 되기를

    한파가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설 명절을 맞았다. 연휴가 시작되는 24일부터 이틀 동안 강원도와 영남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눈이 내리고 기온도 뚝 떨어져 귀성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차량과 배편으로 귀성길에 오르는 모든 이들이 각별히 안전에 신경을 써 그 어느 때보다 사고가 적은 설 귀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추운 것은 날씨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경제위기와 서울 용산 참사 등은 마음마저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경제위기로 인한 어려움은 굳이 통계 수치를 들지 않더라도 누구나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전화번호부가 전화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이번 설에는 귀성하지 않겠다고 했다. 귀성 포기 이유로는 비용부담이 41%를 넘었다. 경제위기의 찬바람이 귀성 발길마저 꽁꽁 묶어 두고 있는 것이다.이럴 때일수록 더욱 고단한 것은 소외계층이다. 빈민층, 실업자, 무의탁 노인, 소년소녀 가장, 외국인 노동자, 노숙인은 물론 공무수행 중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친 군인 경찰 소방대원과 그 가족의 아픔은 그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을 향해 내민 작은 손, 작은 정성이 큰 기쁨, 뜨거운 희망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우리 모두는 믿고 있다.힘들고 고단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파를 녹이는 훈훈한 소식도 있다. ‘희망 2009나눔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3일까지 1912억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7.3%나 늘었다고 한다. 위기상황 하에서 시민들의 이웃을 향한 공동체 의식은 오히려 크게 고양되고 있는 것이다. 내일을 향한 희망은 바로 지금 이웃을 향한 배려와 도움의 손길에서 시작된다. 올 설은 이웃을 생각하는 명절이 되도록 다같이 노력하자.
  • [사설] 경제 살리기 대화 물꼬부터 터라

    이수영 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이 그제 노사정과 시민사회단체, 학계, 종교계를 총망라하는 ‘노사민정(使民政)비상대책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경총과 노총은 “각계각층이 모여 노사간 고통분담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실업자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사회적인 합의의 전파와 정부 지원대책 등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혜로운 대안을 논의하자.” 고 제의했다.시의적절한 제안이라고 판단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재계 대표인 게이단렌과 노조단체인 렌고가 일자리 나누기를 목표로 ‘고용안정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는 ‘비상대책회의’의 구성을 전폭 지지하면서도 이 기구가 실질적인 추동력을 가지려면 각계의 진정성이 먼저 요구된다고 본다. 노동계를 양분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이 제의에 대해 “비정규직법과 최저임금법의 손질을 앞두고 막연한 고용대책만 논의하는 것은 서민들의 임금을 깎기 위한 대국민 쇼”라며 거부했다. 앞서 김대모 노사정위원장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제안했으나 말로만 그치고 있다. 민주노총의 입장은 산하 최대 산별조직인 전국금속노조의 대화제의에서 엿볼 수 있다. 금속노조는 대화에 먼저 손을 내밀면서 정부와 기업이 다 들어 주기에는 무리한 요구를 죽 늘어 놓고도 노동계의 고통분담 방안은 전혀 내놓지 않았다.경제위기를 넘어서는 사회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부터 대화를 기피해온 민주노총에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민주노총도 노정간 힘겨루기에서 주도권 잡기에만 주력하는 강경노선은 접어야 한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표한 우리 경제의 각 지표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10년 만에 올해 우리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했다. 작년 4·4분기에만 일자리 11만 6000개가 사라졌다. 실업사태를 앞두고 밥그릇 다툼과 명분싸움을 할 시간이 없다.
  • MS 실적악화에 5000명 감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소프트웨어 수요 부진 등으로 실적이 악화돼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에 착수한 가운데, 향후 18개월 동안 전체 인력의 5%인 5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MS는 이날 지난 2분기 순익이 41억7000만달러(주당 47센트)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166억달러였다고 발표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는 47억1000만달러(주당 50센트) 였다.  MS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감원대상 분야는 연구, 판매, 마케팅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부문이 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15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MS는 실적 악화에 따라 6월 말로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 나머지 기간의 매출과 주당 순익 전망치를 내놓지 않기로 했다. MS의 직원 수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9만4286명이며, 2005년 6월 이후 55%가 늘었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1월12∼17일) 신규 실업자수가 58만9000명으로 한주전에 비해 6만2000명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6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수준인 54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사설] 성장률 추락쇼크, 전방위대책 서둘러라

    고용에 이어 성장률 쇼크도 마침내 현실화됐다. 지난해 4·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5.6%,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이같은 성적표는 모든 예측기관의 전망치를 완전히 벗어날 정도여서 우리 경제가 급전직하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자칫 경기의 경착륙이 우려될 정도다. 특히 제조업의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마이너스 12%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다.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 구실을 했던 수출마저 글로벌 경제위기로 맥없이 무너지면서 성장률을 도리어 갉아먹었기 때문이다.상상을 초월한 성장률 추락 쇼크는 바로 고용 감소로 귀결된다. 소득 감소와 내수 부진, 경기 침체 가속화라는 악순환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의 회복 시점이 올 하반기가 아니라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경제위기가 실업자와 신빈곤층 양산으로 이어지면서 사회 불안, 체제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3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를 꼼꼼히 챙기라고 주문한 것도 이같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따라서 우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더불어 거시 경제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예산의 조기 집행은 물론, 추경 편성을 통한 추가 재정집행 확대와 금리의 추가 인하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무슨 수를 쓰든 경기 경착륙은 막아야 한다.
  • 대세로 굳어진 마이너스 고용

    대세로 굳어진 마이너스 고용

    경기 침체의 쇼크가 전방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올해 연간 일자리 수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을 언급하는 데 조심스러워 하던 국책 연구기관들까지 최근에는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경제연구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목표로 하는 일자리 10만개 증가는 언감생심이고, 줄어들지만 않으면 다행인데 아무리 상황을 좋게 보려 해도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는 데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직 등을 감안해 일자리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1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0.7%로 전망하면서 “올해 취업자 수가 연간으로 순증(純增)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 상반기에는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0만명 줄고, 하반기에는 10만명 늘어 연간 전체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부터 비관적인 시나리오까지 KDI가 예측의 전제로 삼은 여러 가정들 중 가장 낙관적인 경우에 그렇다는 뜻이다. 김희삼 KDI 연구위원은 “정부 일자리 창출 정책의 효과 등이 어느 정도일지 몰라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려우나 실제로는 고용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 일자리가 10만개 늘어날 것으로 본 것도 지난해 하반기 고용 사정이 워낙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상대적 반등)를 감안한 것으로, 뚜렷이 나아진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김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한국노동연구원이 경제 성장률 시나리오별로 예측한 취업자 전망에서도 현재의 경기 하강세를 감안할 때 올해 일자리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DI의 전망치인 0.7%를 크게 웃도는 2% 성장을 달성하더라도 일자리 증가는 1만 3000개로 사실상 ‘제로(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1%일 때에는 일자리가 5만 3000개 줄어들고, 0% 성장 때와 -1% 성장 때에는 각각 9만개와 12만개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이 -2%로 떨어지면 일자리는 18만개가 줄고 실업자는 95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대 이하의 성장률 전망은 피치(국제 신용평가사) -2.4%, 모건스탠리(세계적 투자은행) -2.8% 등 이미 여러 기관에서 제시한 상태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내부적으로 올 상반기 일자리가 5만개가량 감소하고, 하반기에 다소 회복되지만 연간 전체로는 마이너스(-)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허재준 노동연구원 노동시장연구본부장은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규모 재정 투입을 한다고 해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나 돼야 회복세가 가시화할 것”이라면서 “올 연말쯤 실업자 수가 일시적으로나마 100만명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상상 이상으로 낮게 나온 데다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그동안 마련해 놓은 고용 대책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효율성 높은 순서대로 선제적이고 충분하게 적기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일자리 나누기만으론 부족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어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7%로 낮춰 잡았다. 지난해 11월의 3.3%에서 대폭 끌어내렸다. 세계 경제의 급속한 추락으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국내총생산 성장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본 것이다. 보수적인 전망을 하는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이 정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미뤄 정부의 3% 성장목표는 물 건너간 셈이다. KDI는 올해 신규 취업자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의 일자리 대책에 비상벨을 강하게 울리고 있다.우리는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통한 일자리 지키기로는 예상되는 엄혹한 실업 사태를 헤쳐 나가기 어렵다고 본다. 공공기관의 대졸 초임을 깎아 일자리를 나누고, 간부에 대해서도 직무 성과를 분석해 보수를 차등지급하는 직무급제의 도입을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한화 등 민간 대기업도 호응하고 있다. 금융권의 동참도 예상된다. 바람직한 일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더 확산돼야 한다.정부도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금리의 우대와 법인세 납기연장, 세무조사 유예, 고용보험기금 지원, 정부물품 조달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공기업이 잡 셰어링을 도입하면서 구조조정 폭을 줄여 달라고 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조차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월 졸업생과 구조조정 실업자가 쏟아지면 사회적인 안정감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최대 화두가 일자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증현 경제팀은 기존대책의 강도를 뛰어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새 경제팀은 일자리 창출에 총력전을 펴야 한다. 필요하다면 실업비상사태라도 선포하라.
  • [모닝브리핑] 비정규직·실업자 생계비 저리대출

    노동부는 21일 비정규직 근로자와 실업자를 대상으로 생계비를 저리로 대출해 주기로 했다. 예산 596억원을 투입하며 비정규직 근로자 4000명과 실업자 1만 2000명가량이 혜택을 볼 수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월 100만원까지 최고 300만원, 실업자는 월 100만원까지 최고 600만원을 연리 2.4%의 저리로 대출 받을 수 있다. 대출을 원하는 근로자는 직업훈련 요건 등 증빙자료를 근로복지공단 지역본부·지사 등을 찾으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www.Kcomwel.or.kr)를 참고하면 된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열린세상] 새 경제팀의 과제/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새 경제팀의 과제/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새 경제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새 경제팀이 올바른 정책선택을 해 우리 경제를 지금의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 새 경제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우리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동시에 돈을 풀어도 돈이 돌지 않는 금융시장에서의 신용경색을 해소시키는 것이다. 새 경제팀이 이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경상수지 흑자 폭의 확대 그리고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다.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과 부실기업을 가려주는 기업 구조조정은 금융기관이 안심하고 기업대출을 할 수 있게 해 신용경색을 해소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가 부양되는 경우도 부실기업이 줄어들어 신용경색이 완화될 수 있다. 그리고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는 경우 우리 경제의 대외신뢰도를 높여 외화차입을 쉽게 하고 외국인 주식투자를 늘어나게 해 외환시장은 물론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중에서 재정지출을 늘리는 정책은 실시가 가능하나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경상수지 흑자 폭을 확대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먼저 지금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가능치 않다. 구조조정은 그렇지 않아도 높은 우리 실업률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강력한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가능했다. 그 전까지 경제는 호황을 누리고 있어 실업이 지금과 같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외환위기 이후 과도한 구조조정으로 많은 실업자가 있다. 여기에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실업이 늘어날 경우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적 요인보다 과도한 실업이라는 내부적 요인으로 경제위기를 당할 수 있다. 정책 당국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당초 계획했던 고용을 줄이는 구조조정 대신에 임금삭감을 통한 구조조정을 선호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공기업의 대졸 초임을 삭감하는 방안까지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임금을 삭감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의 합의가 필요한데 지금의 우리 상황에서 일본과 같이 노사 간의 합의로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경상수지 흑자 폭을 확대시키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세계경기 침체로 우리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경기가 부양될 경우 수입 또한 예상만큼 줄어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달러 약세가 지속되거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들어오는 경우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입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 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환율을 적정수준으로 높여야 하나 환율을 높일 경우 물가가 높아지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렇게 보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들은 실천하는 데 큰 비용이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 경제팀은 실업을 감수하면서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실시하든지 아니면 물가상승을 겪으면서 환율을 인상시키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새 경제팀은 상대적으로 위기극복에 적은 비용이 드는 정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보다는 경상수지 흑자 폭을 늘릴 수 있는 환율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위기극복의 비용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환율을 높임으로써 수출증대를 독려하고 수입을 줄이도록 해 경상수지 흑자 폭이 조기에 확대될 때 비록 물가가 어느 정도 영향을 받더라도 우리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은 안정될 수 있고 신용경색 또한 완화될 수 있다. 지금은 새 경제팀의 신중하고 현명한 정책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정종욱 월드포커스] 오바마 정부의 출범과 한·미관계

    [정종욱 월드포커스] 오바마 정부의 출범과 한·미관계

    버락 오바마가 희망과 통합의 새 시대를 약속하면서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많은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약속했지만 오바마의 경우는 좀 다르다. 그의 취임은 특별한 역사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취임에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흑인 대통령일 뿐 아니라 통합의 대통령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을 통합의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그는 흑인 노예를 해방시켰을 뿐이다. 흑백 인종 통합에 본격적 시동을 건 사람은 마틴 루터 킹 목사였다. 링컨 전 대통령과 킹 목사가 모두 괴한의 흉탄에 목숨을 잃은 것도 역사의 무게 때문이었다. 통합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제 오바마가 새로운 흑백 통합의 시대를 열었다. 오바마는 단순한 흑인이 아니다. 그는 케냐와 인도네시아인을 아버지로 가진 다인종이다. 단순한 흑백의 어느 한 쪽이 아니라 그 중간에 위치해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인종의 핸디캡을 딛고 미국의 주류 사회에서 성공함으로써 미국에서는 불가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시켜 주었다. 바로 그 때문에 변화를 요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었다. 그러나 오바마 시대는 이제 막을 올렸을 뿐이다. 그가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 2년 전 그가 변화를 약속하면서 백악관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의 대통령 출마를 불가능한 모험이라고 생각했다. 오바마 자신도 그저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백악관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돌발적 사건 때문이기도 했다. 역사상 유례없는 월가의 금융위기가 그가 내세운 변화라는 호소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의 당선에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대통령 오바마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경제위기이다. 그는 당선된 직후부터 이 일에 매달렸다. 최고의 통합경제팀을 구성하고 의회를 설득해서 8000억달러의 긴급 예산을 확보했다. 그래도 전망은 밝지 않다. 제일 큰 문제가 실업이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50만명 이상이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현재 실업률은 7.2%로 16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흑인들은 12%가 실업자이다. 실업뿐만이 아니다. 미국인 100명 중에 1명이 감옥에 갇혀 있다. 흑인은 15명 가운데 1명꼴이다. 아직도 통합의 꿈은 멀기만 하다. 외교 역시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2개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가 약속한 대로 이라크에서 철군을 강행하면 이기는 전쟁을 포기하는 무책임한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공약을 외면할 수도 없다. 아프간 전쟁도 이라크보다 더 험한 싸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이란이 핵 개발을 계속하고 있고 북한 역시 오바마의 직접 강경 외교(dir ect and tough diplomacy)를 놓고 벼랑 끝에서 줄타기를 계속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을 아시아의 새로운 다자주의 틀 속에서 어떻게 엮어낼지도 오바마의 아시아 외교팀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오바마 정부의 출범 이후 한·미 관계의 우선 과제는 새로운 지역 및 세계 질서의 창출에서 양국의 협력 방안과 전략을 도출하는 것이다. 북핵 문제나 아프간 파병과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현안도 이 속에서 풀어가야 한다. 오바마가 제시한 꿈은 미국만의 꿈이 아니라 우리의 꿈이자 인류 모두의 꿈이기도 하다.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그가 제시한 변화와 희망이 우리와 전혀 무관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이제부터 양국 정부가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고달픈 인턴세대-㉻전문가들이 말하는 대안

    노동 관련 전문가들은 ‘인턴세대’에게 취업의 돌파구를 열어주려면 정부와 기업체가 인턴 교육을 내실있게 준비해야 하고, 사회적 기업과 복지 등의 공공서비스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양대 경영학과 홍성태 교수는 독일처럼 정부와 기업이 교육기간 1년 이상인 인턴제도를 마련해야 구직자들이 제대로 된 직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5주~3개월 동안 인턴을 하다 보니 대부분 정규직 사원의 잔심부름만 하고 끝난다.”고 지적했다. 주덕한 백수연대 대표는 “정부는 행정인턴의 데이터와 보고서를 남겨 향후 인턴프로그램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면서 “소외되는 고졸과 30대 이상의 구직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김준성 직업평론가는 1999년에 시행됐던 ‘정부 지원 기업인턴제’의 부활을 제안했다. 그는 “당시 이 제도를 통해 30%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면서 “노하우가 이미 축적된 제도이기 때문에 유명무실한 현재의 행정인턴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턴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있었다. 비정규직 노동센터 김성희 소장은 “인턴은 ‘초단기 저임금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으로 고용시장의 건전성만 악화시킨다.”면서 “무분별한 인턴 확충보다는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정부는 그동안 내실있는 인턴제도를 실시해온 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행정인턴 및 기업인턴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SK그룹은 6주에 불과한 단기 인턴을 운영하지만 훌륭한 인재를 ‘입도선매’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의 인턴들은 1주는 보고서 작성·커뮤니케이션 기술·팀워크 등 직무역량프로그램을 교육받고, 나머지 5주는 각 계열사에 배치돼 실무교육을 받는다. SK 관계자는 “인턴 1인당 직무역량교육비로 2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계열사에 배치되면 기존 사원으로 구성된 멘토가 1대1로 붙어 인턴을 교육한다.”고 말했다. 인턴 6주간의 월 급여는 200만원이며, 직무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5주간 수행하고 회사로부터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게 된다. 일부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외국계 기업인 존슨앤존슨은 공채 없이 인턴으로만 정규직을 채용한다. 해마다 엄선된 인턴들은 6개월간 실무교육을 받는다. 거래처를 직접 방문하고 사내 인트라넷도 공유한다. 실무과정이 끝나면 업무평가를 받고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다. ‘인턴세대’ 구출을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공공서비스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노인복지·보육·교육훈련 등은 많은 신규인력이 필요한 분야다. 전북대 사회교육학과 정태석 교수는 “인턴정책으로 실업률 수치를 낮출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으로는 미봉책”이라면서 “여성직장인을 위한 보육·육아서비스를 사회적으로 제공할 경우 정규직을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장정욱 간사도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IT뉴딜’ 정책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북대 경제학과 김형기 교수는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인한 노무직 창출보다는 미국이 IT뉴딜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청년실업자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승협 교수는 “고학력 실업자가 증가하지만 일자리는 단순노무직만 늘어난다.”면서 “우선 전문대학을 4년제로 바꾸고 일하는 대학과 공부하는 대학을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이재연기자 kdlrudwn@seoul.co.kr
  • [전국플러스] 성과급 4억 일자리 창출에 기탁

    경남 양산시와 시 공무원노조는 올해 지급 예정인 공무원 성과상여금 가운데 18%에 해당하는 4억원을 일자리 창출에 쓰기 위해 반납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시와 공무원 노조는 반납한 상여금 예산을 최근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산불감시원을 채용하는 데 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시는 기존 산불감시원 100명 외에 일용 근로자나 실업자 등을 대상으로 이달 중에 100명의 산불 감시원을 더 뽑아 5월까지 산불감시 근무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 양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부자도시 울산경제도 ‘휘청’

    ‘부자도시’ 울산이 지난 연말 전국 최고의 실업률과 체불임금 증가에 이어 올 수출 전망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부에 따르면 지역 내 112개 수출업체 등을 대상으로 올해 수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예상 수출액이 719억달러로 지난해 791억달러에 비해 9.1%(72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1년 이후 두 자릿수를 기록해 왔던 수출 증가세가 8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으로, 지역경제에 큰 타격까지 예상된다. 무역협회 울산지부는 이번 조사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조선업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수출이 둔화되거나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업종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부진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다 대형차를 생산했던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소형차 시장에 뛰어들어 국내 자동차 업계를 위협할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 수요감소와 수출단가 하락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줄었고, 석유화학제품도 지난해에 이어 감산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앞서 울산은 지난해 하반기 불어닥친 경기 한파로 전국 최고의 실업률과 체불임금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울산출장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울산지역 실업자 수는 2만 5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1만 4000명보다 81.3%나 급증했고, 실업률도 전국 최고치인 4.6%를 기록했다. 실업률 증가세 속에서 체불임금도 지난해 12월 말 현재 480개 사업장(근로자 1811명)에 6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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