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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지금부터 금융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김성수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지금부터 금융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김성수 금융부장

    “우리의 역사적인 만남에 커다란 관심과 기대를 표시해 준 기자 여러분들께도 사의를 표합니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27 판문점 선언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이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위원장이 기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직접 한 것은 더욱 뜻밖이었다. 4·27 남북 정상회담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의 구체적인 결과물을 이끌어 냈다. 이전 보수정권 9년 동안에는 못 했던 일이다.‘김정은과 주사파의 합의’라는 제1야당 대표의 비난은 ‘한반도의 봄’을 환영하는 여론에 깊이 파묻혔다. 회담 직후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80%에 육박했다. 문재인 정부 1년간 남북 관계 등 외교 분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반면 내치는 기대에 못 미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추진한 개헌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갈수록 의문투성이다. 경제 사정은 더 심상치 않다. 각종 경제지표부터 불안하다. 임기 초부터 일자리를 강조했지만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제조업 설비는 30%가량 놀리고 있다. 9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수출도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만 간신히 버티고 있다. 자동차, 기계 등 다른 주요 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다간 올해 3%대 성장도 어려울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걱정이다. 금융개혁 역시 진척이 없다. 금융감독원장은 한 달여 동안 두 명이 잇따라 낙마했다. 금융기관을 현장에서 감독하는 금감원의 수장(首長)은 중요한 자리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을 차질 없이 수행하려면 지금 같은 ‘원장대행’ 체제는 서둘러 끝내야 한다. 다행히 이르면 오늘이나 내일쯤 신임 금감원장이 발표된다는 소식이다. 이번만큼은 ‘하자 없는’ 인사가 임명되기를 기대한다. 안 그래도 갈 길이 먼데 금감원장 인사가 더이상 금융개혁의 발목을 잡는 악재가 돼서는 안 된다. 금융개혁은 ‘적폐청산’과도 맞닿아 있다. 서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고금리 대출이나 담보대출 위주의 전당포식 영업, 금융권의 갑질 등 이른바 ‘약탈적 금융‘을 몰아내는 건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금융 소비자인 국민들은 자기 돈을 맡기면서도 그간 잘 ‘몰라서’ 적잖은 피해를 봤다. 금융사의 ‘불완전판매’로 억울한 희생양이 됐지만 일이 터진 뒤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쩔쩔맸다. 금융 소비자의 권익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해 주겠다는 개혁 방향은 그래서 당연한 일이다. 은행의 가산금리 선정 체계 등이 적정한지 신용카드 수수료는 더 내릴 여지가 없는지도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도 있다. 하지만 돈을 굴려 이익을 내야 하는 금융기관에 공공성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관행은 뜯어고치되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 주는 이른바 투 트랙 접근이 필요하다. 금융 당국은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 금융제도도 손봐야 한다. 금융기관의 사기를 북돋우는 ‘치어리더’의 역할도 기꺼이 떠맡아야 한다. 금융개혁은 시장을 놀래킬 ‘깜짝 인사’를 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전면적인 시스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이제부터는 금융개혁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 sskim@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적다고 불만, 많다고 비난…공무원 월급 ‘근속연수의 비밀’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적다고 불만, 많다고 비난…공무원 월급 ‘근속연수의 비밀’

    공시족(공무원과 공공기관 시험 준비생)이 30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공무원시험 준비생만 가려낸다면 25만 7000명에 달한다. 대졸 고졸 할 것 없이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은 서울 신림동과 노량진 등지에서 밤잠을 안 자고 씨름을 하지만 정작 시험에 합격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98%는 고배의 쓴잔을 들이켜며 다시 책상에 웅크리고 앉지만, 내년을 기약하기도 쉽지 않다. 왜 그렇게 공시에 매달리는 것일까. 취업이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6%였다. 젊은이들이 공시에 매달리면서 여기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인사혁신처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 내 임용된 국가공무원 1065명(5급 163명, 7급 370명, 9급 5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무원시험 준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합격까지는 평균 2년 2개월이 걸렸고 3년 이상 걸린 사람도 17.5%나 됐다. 12년 만에 합격한 경우도 있었다. 월평균 지출은 62만원(지방 출신은 100만원)에 달했다. 서울 출신을 기준으로 해도 연간 19조원이 넘는 돈이 공시 준비에 들어가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17만명을 뽑는다고 한 이후 그 수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공무원의 장점은 무엇일까. 급여일까 아니면 직업의 안정성일까. 일반인은 공무원이 일은 안 하면서 급여는 많이 받는다고 비판을 하고, 공무원들은 학력 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에 비해 급여가 훨씬 못 미친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공무원들의 급여 체계와 그들 속으로 들어가 봤다. “50대 중반이면 급여가 제법 되는데 이게 보도되면 공무원시험에 사람이 더 몰릴까 봐 걱정됩니다. 자료 제공은 어렵겠네요.” 50대 중반의 고시 출신이 아닌 일반직 5급 공무원의 급여 명세표 좀 받아볼 수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모 중앙부처 담당자의 얘기이다. 공무원 연봉은 1급 비밀(?)이다. 친구는 물론 친척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 민간보수(상용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체의 관리·전문·사무직 중 20~59세 풀타임 정규직 기준)와 공무원 보수를 비교하는 공무원보수민관심의위원회에서도 공무원 급여자료는 제공했다가 그 자리에서 거둬 간다. 매번 “100인 이상이 아닌 중소기업과 비교하라”고 요구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게 민간 심의위원의 얘기이다. 직급별, 부처별 급여를 공개하라고 해도 “지금껏 조사를 해 본 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일반직 공무원 봉급표를 공개하지만 33개쯤 된다는 수당은 포함하지 않는다. 그러니 공무원 급여를 일목요연하게 비교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인사혁신처에서 매년 나오는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이것도 코끼리 다리 만지기이다. 올해 전체 공무원의 월평균 세전소득, 이른바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은 522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510만원보다 12만원(2.35%) 오른 것이다.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은 전년도 1월부터 12월까지 계속 근무한 공무원의 봉급과 성과상여금, 연가보상비, 모든 수당을 더한 작년 총보수에 올해 임금인상률을 적용해 산정된다. 물론 세전이다. 기준소득월액만 놓고 보면 공무원의 평균연봉은 6264만원이다. 인사혁신처는 “522만원은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 일반직보다 임금 수준이 높은 판검사, 외교관 등을 모두 반영해 산정한 금액”이라며 “일반직 공무원 46만명만 따져 보면 올해 월평균 세전소득은 49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의 불만은 대단하다. 공무원이 일은 제대로 안 하면서 급여는 많이 받는다고 비판한다. 게다가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에 비해 안정적이고, 국가가 보전을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공무원연금 충당 부채는 675조 3000억원이었다. 앞으로 공무원 등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가치 기준으로 산출하는 만큼 당장 갚을 빚은 아니지만, 재정에 영향을 끼친다. 국민 입장에서는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세금으로 공무원연금을 지원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불만이 있기는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보수가 민간 보수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 민간보수율을 100으로 할 때 공무원 보수 수준은 정무직을 포함한 전체는 86.0%, 일반직은 78.0%였다. 공무원들은 이를 근거로 민간에 훨씬 못 미친다고 하소연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진실일까. 결론은 양쪽 다 타당성이 있다. 일반 공무원들의 보수가 민간에 못 미치는 것은 맞지만, 하위직의 얘기이다. 실제로 2018년 기준 9급 공무원 1호봉 기본급은 144만 8000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기존 공무원 수당 인상분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해 월 1만 1700원을 보전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9급 1호봉의 경우 최저임금에 대비한 기본급은 100.2%, 기본급에 직급보조비를 포함한 임금(산입범위를 고려한 임금)은 112.5%에 지나지 않는다. 정준 공무원노조 사무총장은 “직급보수체계가 57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임시방편으로 땜질처방만 하고 있다”면서 “직급체계를 9계급에서 5계급이나 7계급으로 줄여야만 하위직의 처우가 개선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속연수가 늘어나면 얘기는 달라진다. 50대 중반부터는 누적소득이 민간인을 추월한다. 통계청 공공부문 일자리 통계에 따르면 공무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4.9년이고 전체 임금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4.5년으로 공무원이 10.4년 길다. 이는 누적 소득의 차이로 이어진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공무원시험이 퇴직 전 누계 소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입사 후 퇴직까지의 누계 소득을 산출할 경우 공무원의 퇴직 전 누계 소득이 민간 기업체보다 최대 7억 8058만원 높아진다고 밝혔다. 공무원의 퇴직 전 누계 소득이 민간 기업체 종사자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인상률과 늦은 퇴임 연령 때문이다. 처우 개선율과 호봉 인상률을 고려하면 공무원의 임금 인상률은 약 7%대 수준으로 대기업(1000인 이상의 규모)의 6.2%보다 높고, 퇴임 연령 또한 평균 56~59세(일반직 공무원 정년은 60세를 원칙으로 함)에 달해 대기업 평균인 52세보다 늦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통계청 2016년 일자리 행정통계에 따르면 전체 소득자들의 월평균소득은 40대가 341만원, 50대가 318만원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기업체에 비해 과도하게 설정된 정부의 보수 체계를 시급히 조정해 경제 성장에 친화적인 인적 자본의 배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unggone@seoul.co.kr
  • 소비·수출 호조…올 성장률 2.8%→3.1%로 상향

    한국금융연구원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1%로 0.3%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민간 소비가 활성화되고 세계경제의 호조로 수출이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이유다. 금융연구원은 1일 ‘2018년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2.6%보다 높은 2.8%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규 주택 입주 증가, 환경 관련 가전수요 확대, 기초 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등의 영향이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3.9%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수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설비투자 증가율은 3.6%로 지난해(14.6%)보다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봤다. 앞서 한국은행과 정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내놓았다. 금융연구원은 이보다 0.1% 포인트 높게 잡았다. 민간 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그보다 낮은 2.8%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 전망은 어두웠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취업자 증가폭이 27만명에 그치고 실업률은 지난해보다 0.2% 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7%로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미국 시장금리와의 격차를 좁혀 가면서 점진적으로 상승해 지난해(1.8%)보다 높은 연평균 2.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 시장금리는 한은의 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미국 시장금리의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달러당 1131원)보다 하락한 달러당 1064원으로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수준이지만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면서 “북핵 위험 완화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남북 경협 활성화에 대한 기대에 따른 경제심리 개선, 미국 금리 급등 가능성, 미·중 통상갈등 심화,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 등이 요인”이라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해외 영토 방치한 佛… 성난 주민들 “경제·치안 대책 내놔라”

    [글로벌 인사이트] 해외 영토 방치한 佛… 성난 주민들 “경제·치안 대책 내놔라”

    “정부는 주민 여러분들께 병원 시설, 우회 도로, 학교 등 인프라를 신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 밖에 공항 시설도 개선하고 항공권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도록 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의 경쟁을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아프리카의 작은 섬 마요트 주민을 위한 인프라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마요트는 아프리카 대륙과 마다가스카르 사이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유럽의 프랑스 본토와는 직선거리로 7500㎞나 떨어져 있지만 엄연한 프랑스의 18개 ‘레지옹’(주에 해당하는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하나다. 앞서 지난 3월 12일에도 아니크 지라르댕 프랑스 해외영토부 장관이 마요트를 직접 방문해 주민들에게 경찰과 공공서비스 예산 증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인프라 확충과 치안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주민들을 달래기는 역부족이라 이번에 총리가 직접 나서게 된 것이다.‘위대한 프랑스의 재건’을 기치로 내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부가 역설적으로 해외 영토에서 순차적으로 쏟아지는 각종 요구와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랑스에 있어서 해외 영토의 존재는 단순히 ‘유럽연합(EU)의 일부인 프랑스’가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있는 강대국’으로서 프랑스의 높은 위상을 상징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해외 영토 주민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난 70년간 등한시하고 방치했던 결과가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프랑스에 대한 이들 해외 영토의 결속력도 약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20세기 전반까지 72개 국가에서 세계 육지의 8.7%인 1289만 8000㎢의 식민지를 보유하며 영국 다음가는 제국주의 열강으로 군림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들 식민지가 대거 독립해 열강으로서 입지는 위축됐지만 여전히 많은 해외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가 유럽 대륙 밖에 보유하고 있는 해외 영토는 남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의 11개 지역에 걸친 11만 1700여㎢에 달한다. 이는 남한 면적보다 넓고 프랑스 전체 영토(약 64만㎢)의 17%에 해당된다. 해외 영토의 인구는 270만여명(프랑스 전체 인구는 6700만명)으로 집계됐다. 영국이 보유한 잔존 해외 영토가 포클랜드섬을 비롯한 13개 지역(남극 제외) 1만 8170㎢(총주민 25만여명)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프랑스는 1946년 이후 이 해외 영토를 더이상 ‘식민지’라고 부르지 않는다. 11곳의 해외 영토 가운데 5곳(기아나, 과들루프, 레위니옹, 마르티니크, 마요트)는 행정구역상 유럽 본토와 별 차이가 없는 레지옹의 지위를 갖추고 있다. 이 밖에 규모가 작은 5개 지역은 ‘해외 집합체’(생마르탱, 생바르텔레미, 생피레르 미클롱, 왈리스 퓌튀나, 폴리네시아)로 운영하고 있으며 독립성이 강한 뉴칼레도니아(프랑스명 누벨칼레도니)는 ‘특별 공동체’의 지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프랑스 상원 343석 가운데 21석, 하원 577석 가운데 27석이 이들 11개 해외 영토에 할당된 의석일 정도로 본토와 동등한 정치적 권리를 허용하고 있다. 영국이 본국에만 의회 의석을 할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하지만 최근 두 달 가까이 시위가 이어진 마요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달러 정도에 그친다. 인근 국가인 코모로(748달러), 마다가스카르(368달러)에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본토의 4분의1 수준이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마요트의 실업률은 프랑스 전체의 2배인 25.9%에 이르며,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는 18명으로 프랑스 전체 평균의 10분의1에도 못 미친다. 무엇보다 인근 다른 섬들에서 프랑스령인 이곳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폭증하면서 공공서비스 마비와 치안 불안에 시달려 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학교에서 갱단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마요트 주민들은 “인근 다른 지역이 프랑스에서 독립할 때 우리는 프랑스에 남아 있기를 택했는데 결국 프랑스로부터 배신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남미 대서양 연안에 있는 해외 영토 기아나 주민들도 지난해 4월 인프라 확대와 치안 강화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특히 기아나에는 프랑스의 쿠루 우주기지가 있어 프랑스뿐 아니라 EU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지난해에 총파업으로 이 우주기지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고, 한국의 통신위성 ‘코리아샛’ 7호의 발사도 지연됐었다. 프랑스는 기아나 주민이 요구한 공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경제 활성화를 약속하며 겨우 파업 사태를 진정시켰지만, 청년실업률이 50%에 이르고 인구의 30%가 식수나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프랑스 인구통계연구소의 클로드 발랑탱 연구원은 AFP통신에 “해외 영토 주민들의 요구는 교육·경제·보건·치안 등의 분야에서 프랑스 본토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신혼여행지로 많이 알려진 남태평양의 뉴칼레도니아 자치의회는 오는 11월 4일 프랑스로부터의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뉴칼레도니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세계적 관광지인 데다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4분의1에 가까운 양이 매장된 자원의 보고로 경제 수준은 비교적 높다. 하지만 뉴칼레도니아에서는 1985년부터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주장한 무장단체가 활동하기 시작했고, 1988년에는 원주민인 카나크인 무장단체가 프랑스인 판사와 경찰 등 27명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다 결국 프랑스군에 진압돼 70여명이 사망한 비극적 역사가 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소요 사태가 확산되자 뉴칼레도니아의 자치권을 대폭 확대해 주면서 이를 무마했다. 이후 10년 뒤인 1998년에는 프랑스가 추가 자치권 이양을 단행했고, 뉴칼레도니아는 2014년 이후에는 독립을 포함한 정치적 문제를 언제든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출범한 뉴칼레도니아의 새 자치정부는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민의 24.4%만 독립에 찬성해 반대 여론(54.2%)이 우세하지만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21.4%)도 많아 그동안 뉴칼레도니아의 과거사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던 프랑스 정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4일 뉴칼레도니아를 방문해 현지 여론을 청취하고 1988년 인질극 사건의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프랑스가 지금까지와 같이 해외 영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할 경우 이들 지역이 중국과 같은 여타 강대국의 영향권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실제로 남태평양의 또 다른 해외 영토 폴리네시아에서는 2000년대부터 중국 자본의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티앤루이 그룹은 폴리네시아 현지 양식장과 식품 회사에 투자하고 HNA그룹은 호텔을 건립하는 등 폴리네시아에서 중국 자본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고마운 존재로 각인되고 있다. 폴리네시아는 1995년 프랑스 정부가 핵실험을 실시한 지역이지만 프랑스 정부는 이 지역에서 정확한 환경 피해를 산정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해 프랑스 정부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반감은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폴리네시아 타히티섬의 중국 영사관이 건물주의 허락 없이 공관에 위성안테나를 설치해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 영사관의 행태에 화가 난 건물주는 지난 2월 공관 임대 기간이 종료하자 공관 건물을 비워 달라고 요구했지만 중국 영사관은 이를 거부하고 건물주에게 공관을 중국 정부에 팔라고 압박했다. 건물주가 소송을 제기하려 하자 중국을 의식한 폴리네시아 자치정부는 오히려 “어떤 법원도 관련 소송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해 이 지역에서 프랑스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외교안보전문매체 더 디플러맷은 “프랑스 정부가 해외 영토에 대해 신경을 덜 쓰는 동안 이들 지역은 중국과 같은 신흥 경제대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만큼 안보나 환경 측면에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실패한 실험’ 핀란드 보편복지, 남 얘기 아니다

    핀란드가 세계 최초로 시행했던 ‘기본소득’ 정책을 중단하기로 했다. 기본소득이란 국민이 기본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국가에서 조건 없이 지원금을 주는 복지 제도다. 핀란드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25~58세 실직자 2000명에게 매월 560유로(약 74만원)를 현금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실효 없이 국가 재정 부담만 늘었다는 판단에서 이 제도를 도중에 접은 것이다. 기본소득은 누구에게나 조건 없는 보편복지의 상징적 제도다. 핀란드의 이 복지 실험에는 세계가 주목했다. 25~58세 실직자 17만명 중 무작위로 뽑힌 2000명은 중간에 구직을 해도 정해진 돈을 계속 받을 수 있었다. 급여가 적은 일자리는 기피하면서 실업수당만 챙기는 장기 실업자를 줄이려는 취지였다. 2년 실험 기간을 다 채우지도 않고 정책을 접은 이번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점이 크다. 실업률을 낮추고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였던 만큼 더욱 그렇다. 여러 가지로 지금 우리의 고민 환경과 닮은꼴이다. 재작년에는 스위스도 성인 한 사람에게 매월 270만원쯤 주는 기본소득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쳤다가 국민 77%가 반대해 없던 일로 했다. 스위스와 핀란드의 인구는 각각 850여만명과 550여만명으로 우리보다 훨씬 적다. 이런 부자 나라들도 미래 재정이 걱정돼 보편복지를 조심스럽게 실험하는 현실이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고, 모두에게 다 주겠다는 정책은 누구에게나 달콤하다. 우리 현실을 냉정히 따져 보자면 눈앞이 아찔하다. 복지 포퓰리즘이 위로는 중앙정부에서 아래로는 지방자치단체들까지 구석구석 만연하다. 지방선거의 표심을 의식해 청년 배당, 무상 교복, 산후조리비 지원 등 모두에게 무차별로 퍼주겠다는 공약이 남발한다. 세금으로 생색내겠다는 즉흥적인 선심 공약은 이제 여야,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최저임금의 후유증에도,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도, 근로시간 단축 노동자의 줄어든 월급에도 요술방망이 두드리듯 하루아침에 뚝딱 혈세를 밀어 넣으려고 한다. 보편복지 제도는 한 번 주게 되면 엄청난 사회적 저항에 회수가 불가능하다. 백번 천번 신중해도 모자라지 않는 이유다. 핀란드가 왜 기본소득을 일부 국민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실험을 했는지, 무엇 때문에 미련 없이 포기 선언을 했는지 새기고 또 새겨 봐야 한다.
  • 핀란드 기본소득제 2년 만에 중단

    대상자 확대 부담… 내년 1월 종료 핀란드 정부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시험 도입한 실업자 대상 기본소득 보장제를 내년 1월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막대한 재정 부담에 비해 실업률 개선과 소득불평등 완화 등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BBC 등에 따르면 핀란드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사회보장국(KELA)이 기본소득 보장제 확대를 위해 요청한 예산 확충을 거부했다. 기본소득의 설계자인 KELA 올리 캉가스 박사는 “정부에 4000만~7000만 유로(약 526억 1800만~920억 8150만원)의 예산을 요청했지만 거부됐다”고 밝혔다. 기존 기본소득 지급도 올해 12월을 끝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번 실험의 결과는 2019년 말 이후에 공개된다. 핀란드 정부는 지난해 1월 기본소득보장제를 도입한 뒤 25~58세 실업자 중 2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매달 560유로(약 74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2년간 시험 운영한 뒤 대상을 소상공인, 저소득층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었다. 이 실험은 빠르게 자동화하고 있는 노동시장에서 국민을 보호할 안전망을 만들고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조건 없이 지급돼 실업급여 중단을 이유로 저임금 노동을 포기하는 일도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 있었다. 하지만 핀란드 정부는 시행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기본소득 보장제의 기대한 효과를 입증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핀란드의 기본소득 제도가 비용은 많이 들면서 효과는 미미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OECD는 핀란드가 기본소득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득세를 30%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산층 이상에도 기본소득이 지급됨에 따라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빈곤율도 11.4%에서 14.1%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핀란드 의회는 지난해 12월 법을 개정해 실업자가 최근 3개월간 18시간 이상 일하거나 직업훈련을 받았을 때만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취업 및 구직 활동과 수당 지급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역소득세 정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책은 일정 기준 이하로 소득이 떨어질 경우에만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재무장관은 기본소득 실험을 끝낸 뒤 도입할 대안 복지제도로 영국에서 시행되는 ‘유니버설 크레디트’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OECD도 보고서에서 기본소득보다는 ‘유니버설 크레디트’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핀란드에 조언했다. 유니버설 크레디트는 기준에 따라 일부 대상자에게 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본소득 보장제가 증가시키는 빈곤율을 9.7%로 낮추면서 복잡한 수당 제도를 간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대학생 5명 중 1명 ‘졸업=백수’

    고등학교나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층의 실업 고통이 특히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월간 노동리뷰의 ‘청년 졸업자 주요 고용지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졸업자 실업률은 15.9%를 기록했다. 신규 졸업자는 경제활동인구조사 연도와 졸업 연도가 같거나 한 해만 차이가 나는 청년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2016~2017년 학교를 졸업한 청년이다. 지난해 전체 청년층 실업률은 9.8%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졸업자는 2009년 99만 7000명에서 지난해 120만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실업자는 8만 1000명에서 12만 5000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같은 기간 12.4%에서 15.9%로 폭증했다. 보고서는 “신규 졸업자는 학교에서 직장으로의 첫 이행기간을 거치는 만큼 (취업 경쟁에서) 큰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학 졸업자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11.2%의 실업률을 기록했고, 신규 졸업자는 18.3%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학을 갓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려는 청년 5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취업하지 못한 셈이다. 이런 실업률은 전문대나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높은 수치다. 아울러 체감실업률은 전체 청년층의 경우 지난해 21.8%였지만 신규 졸업자는 33.6%를 기록했다. 체감실업률은 실업률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취업준비생과 주당 근로시간 36시간 미만자, 구직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을 실업률에 포함하는 지표다. 신규 대학 졸업자의 체감실업률을 전공 계열별로 살펴보면 인문사회 40.2%, 공학 40.1%, 예체능 38.3% 등이다. 이 때문에 졸업 뒤 실업자가 되는 상황을 피하고자 학교 도서관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졸업유예자도 매년 줄지 않고 있다. 교육부의 졸업유예제 운영 현황 전수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전국 197개 대학 가운데 130곳이 졸업유예제를 운영 중이고 졸업유예를 선택한 학생은 1만 5898명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기고] 큰 개혁이 필요하다/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ㆍ경제학 박사

    [기고] 큰 개혁이 필요하다/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ㆍ경제학 박사

    수출주도형, 재벌 중심의 경제발전이 지속되던 시절이 있었다. 수출의 증가는 고용과 임금의 상승 그리고 가계소득의 증대라는 ‘낙수효과’를 낳고, 또다시 기업 투자와 수출의 증가를 통해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됐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수출 증가로 경제성장률이 3%를 넘겼음에도 고용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은 가계소득과 고용을 늘려서 경제성장을 견인해야 한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소득주도 성장의 주요 정책 수단으로 채택했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이 ‘분수효과’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여부는 확정적이지 않다. 먼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어느 정도 감소하느냐에 따라 가계의 총소득이 증가할지 정해진다. 둘째, 가계소득의 증대가 소비의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소득 증대가 일시적이거나 퇴직 이후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높을 때는 증가된 소득이 소비 지출이 아닌 저축으로 흘러가거나 부채를 갚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계 소비의 증대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야만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은 마치 보수적인 공급측 경제학에서 주장한 래퍼 효과와 유사한 것으로, 이 역시 실증돼야 할 문제다. 그런데 최근에 공개된 1분기 고용 및 취업활동에 대한 통계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상당히 줄어든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낳는다. 물론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과거 다섯 차례 두 자릿수 이상으로 최저임금이 올랐을 때 실업률이 6개월 이후에 안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일회성이지 않고 3년간 지속된다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사뭇 다를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현재와 같은 가격경쟁력 위주의 산업구조와 자영업 비중이 과도한 경제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분수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산업 및 경제구조가 고용 없는 성장과 낙수효과의 부재도 야기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큰 개혁이다. 많은 기업에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고 기술 탈취를 막을 수 있는 징벌 배상과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만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더 많은 더 좋은 일자리의 창출이 가능하다. 기업연금 제도의 정상화와 강화를 통해 연금으로 노후 생활이 가능한 인구가 증가해야만 자영업 문제와 미래에 대한 경제적 불안감을 해결할 수 있다. 재벌개혁과 동시에 노동개혁, 재정개혁이 병행돼야만 지속 가능한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 수 있다. 틀을 바꾸는 큰 개혁 없이는 어떤 정책도 실효성 없는 당위론에 그치게 됨을 지난 10년간 경험했다. 계속 이대로 간다면 결국 한국 경제와 사회는 주저앉고야 말 것이다.
  • “美, 유일한 슈퍼파워…中은 기본 역량 부족”

    “美, 유일한 슈퍼파워…中은 기본 역량 부족”

    “중국만의 세계 질서 제시 못해 군사·경제·소프트파워 부족”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74) 전 파리대 정치학연구소 교수가 “국제사회의 유일한 ‘슈퍼파워’는 미국”이라면서 “중국은 야망과 목표를 이루기에 기본 역량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의 초청으로 ‘유럽이 보는 시진핑(習近平) 체제하의 중국과 세계질서’라는 주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과거 냉전 시대 소련이 강력한 국가라고 생각했지만,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할 경제적 역량이 없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중국 역시 현재 지정학적으로 높은 야망과 목표를 품고 있지만 이를 달성할 군사적·경제적 능력과 소프트파워 모두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시아를 주도하고 싶은 중국이 중국만의 세계질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태평양, 대만,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이 중국의 영향력에 들어 장기적으로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고 싶어하지만, 어떤 군사력을 통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질서나 그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제시하는 모델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혁신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미국에 뒤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전 세계 특허출원 건수가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순”이라며 “중국 국가의 우수한 인재가 미국으로 가는 등 개발도상국의 고급 인재가 미국에 있고, 미국이 전 세계 자금과 우수 인재, 특허를 끌어들이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에 이 분야에서의 우위를 내 줄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임금과 간단한 수출품에 의존하는 중국의 기술개발은 독일이나 일본에서 출원한 특허에 약간 변화만 줘서 출시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강점을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꼽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아무리 강력한 주장을 해도 정책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입법부, 사법부, 군부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는 강력한 시스템 덕분”이라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미국이 있었고, 그가 임기를 마쳐도 미국은 존속하기에 미국은 앞으로도 유일한 경제 초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청년 실업률이 늘어나고 성장이 둔화하며 한국식 경제모델이 더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현재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김동연 “고용부진, 최저임금 탓 아니다”

    김동연 “고용부진, 최저임금 탓 아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최근 고용 부진과 관련,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다. 고용 부진이 심화된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김 부총리가 직접 반론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4.5%로 3월을 기준으로 2001년 이래 가장 높았다. 청년실업률은 11.6%에 달했다.김 부총리는 “2~3월 고용 부진은 작년 같은 기간에 대한 기저효과와 조선, 자동차 등 업종별 구조조정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자영업의 경우 고용원이 없는 숫자는 줄었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 같은 문제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서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통과를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청년 일자리 대책과 추경을 통한 정책 패키지로 에코세대의 추가실업 14만명을 방지하고 청년실업률을 1~2% 포인트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3조 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추경시정연설도 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김 부총리는 한국 제너럴모터스(GM) 사태에 대해서는 대주주 책임, 이해관계자 고통 분담, 지속가능한 독자생존 가능성 등 3가지 구조조정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한국GM 사태와 관련, “산업은행 중심으로 실사와 동시에 실무협상을 하고 정부는 외투기업 문제 등을 검토 중인데 원칙 아래에 빠른 시간 내에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뒤 김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환율 주권’이라는 단어를 다섯 차례나 반복하며 “환율은 시장에 맡기되 급격한 쏠림에 대처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시장 개입 공개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과 수년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투명성을 올리는 방안으로 간다면 대외신인도나 환율보고서 등에서 한국에 대한 평가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공개 월례보고를 통해 다음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출장계획, 한국GM 사태 실사 신속 진행 상황 등을 보고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경제부총리가 매월 한 차례씩 대통령에게 비공개로 현안을 정례보고했고 이번이 세 번째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청년들 취업할 만한 中企 1만여곳 명단 6월 공개

    중소기업중앙회가 청년들이 취업할 만한 중소기업 1만여곳의 명단을 공개한다.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청년 구직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실업률도 낮추고 기업의 구인난도 해결하기 위해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청년 구직자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중소기업 기준인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준에 맞는 중소기업 명단을 6월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연봉 등 근로조건과 복지조건, 회사 재무상황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연봉은 2500만∼3000만원을 기준선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명단은 중기중앙회 홈페이지(www.kbiz.or.kr) 등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中 관광객 13개월 만에 첫 증가… 내수 ‘훈풍’ 기대

    中 관광객 13개월 만에 첫 증가… 내수 ‘훈풍’ 기대

    3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회복세’ 경기 회복세에도 고용 상황은 더 악화 실업률 0.4%P↑ 4.5%… 청년 11.6%지난달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생산, 소비, 투자가 ‘트리플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달리는 말에 채찍’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3월 중국인 관광객이 1년 전보다 13.3% 늘어났다는 점이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지난해 2월(8.1%) 이후 처음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해 3월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을 내리면서 중국인 관광객은 같은 달 40.0% 감소한 뒤 최근까지 비슷한 흐름을 유지했다. 물론 지난해 관광객 수가 워낙 많이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향후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분위기 자체는 전체적으로 좋아지는 것 같다”면서도 “본격적으로 증가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인 방문객 증가는 회복 조짐을 보이는 내수 경기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소비 동향을 보여 주는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0% 늘었다. 백화점과 할인점의 3월 매출도 전년 같은 달보다 각각 5.5%, 14.9% 증가하고 신용카드 승인액도 1.2% 늘어났다. 또 2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1.3% 늘어나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2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반도체 생산 확대에 힘입어 2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전산업 생산 역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문제는 고용이다.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사정은 오히려 악화됐기 때문이다. 3월 취업자 증가 폭은 11만 2000명으로 2월(10만 4000명)에 이어 2개월 연속 10만명대를 맴돌았다. 취업자 증가 폭이 두 달 연속 10만명선에 그친 것은 2016년 4~5월에 이어 23개월 만이다. 전체 실업률은 4.5%로 1년 전보다 0.4% 포인트, 청년 실업률은 11.6%로 0.3%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경제 회복세가 일자리, 민생 개선을 통해 체감될 수 있도록 2018년 경제정책방향 및 청년일자리대책, 2단계 지역대책 등 정책 노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17년 만의 최고 실업률, 당장 추경 논의 시작하라

    3월 실업률이 4.5%로 3월 기준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은 우리의 암울한 고용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취업자 수는 10만 4000명으로 두 달 연속 10만명대에 그친 반면 실업자 수는 125만 7000명으로 석 달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우리의 미래인 청년층(15~29세) 실업은 더욱 심각하다. 무려 11.6%로 전체 실업률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이 정도면 일자리는 비상 상황이다.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구직자는 늘어나니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조 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집행하고 올 들어 소득 주도 성장 차원의 최저임금 인상을 단행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성동조선의 법정관리 등 구조조정의 여파로 고용 여건은 뒷걸음치고 있다. 이처럼 고용 상황이 악화하면서 정부는 지난 5일 구조조정 지역 지원 1조원, 청년 일자리 대책 2조 9000억원 등 모두 3조 9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국회에 제출했다. 세금감면 등을 통해 2022년까지 18만~22만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 것은 못 되지만, 어떻든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추경은 국회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묶여 있다. 알다시피 4월 임시국회가 개원(2일)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개헌과 방송법 개정, 김기식 금감원장 문제 등 민감한 정치적 이슈들에 묻혀 정상화되지 못하고 공전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이나 여야가 논의 중인 것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정부는 일자리 추경이라고 주장하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8개월 만에 추경을 편성한 것을 두고 야당이 주장하듯이 선심성 의도가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따지기에 앞서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은 것이 일자리 대책이다. 정부든 국회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모두 시도해 보는 게 마땅하다. 이왕 문을 열었으니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안에 대해 우선적으로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 선심성 예산은 도려내고, 실제 보탬이 되는 부분은 살리는 심의를 하는 게 국회 본연의 업무다. 실업 대란이 눈앞인데 일자리 추경 명목으로 제출된 안건을 논의조차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청년 체감실업률 24%… 노동시장 구조적 문제 탓, 질좋은 中企일자리 발굴… 대기업 진입 장벽 낮춰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 동향’에서 나타난 지표는 ‘고용 쇼크’로 부를 만하다. 통상 2월을 지나면 고용 상황이 나아지는 추세로 진입해야 하는데도 3월 기준으로 17년 만에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십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는데도 고용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해 일자리 예산으로 전년 대비 7.9% 늘어난 17조 736억원(본예산 기준)을 투입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합치면 일자리 예산은 18조 28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18년 일자리 예산은 19조 2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늘었고, 청년일자리 예산의 경우 3조원 수준으로 지난해(2조 6000억원)보다 늘어났다. 그런데도 청년 실업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수치로 나타난 실업률보다 체감실업률은 더욱 심각하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의 경우 전체 체감실업률이 12.2%로 1년 전보다 0.8% 포인트 증가했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4.0%로 전년과 동일했다. 국제 기준에 맞춘 공식 청년 실업률은 3월 기준으로 11.6%이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현재의 고용 한파는 산업 구조적인 측면의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출 위주의 대기업 중심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강했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 제조업은 수출이 늘어나도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는 한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고용 창출이 제한적이다 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일자리 미스매치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 수강 등 취업준비’는 69만 6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3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취업준비생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취업 재수, 삼수가 누적돼 나타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결국 단기적인 대책과 함께 중장기적인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윤 교수는 “단기적으론 공공일자리 창출로 충격을 완화하면서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을 자꾸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펴야 하고 대기업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숙박·음식업 취업자 2만명 감소… 최저임금 논란 재점화

    숙박·음식업 취업자 2만명 감소… 최저임금 논란 재점화

    도매·소매업 9만 6000명 감소 부동산업도 취업자 3만명 줄어 정부 “최저임금 탓 단정 어려워날씨·관광객 감소 등 복합적 영향”3월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1일 고용절벽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최저임금이 직격탄이 됐다는 근거는 숙박·음식업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2만명(-0.9%) 감소함과 동시에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줄었다는 지표로 제시한다. 도매·소매업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만 6000명(2.5%) 줄었다. 교육서비스업(-7만 7000명, -4.0%), 부동산업(-3만명, -5.7%) 등도 취업자가 줄었다. 반면 정부 측은 이런 지표가 반드시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가 힘들다고 반박한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통계지표만 갖고는 최저임금의 영향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임시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9만 6000명(-1.9%), 일용근로자가 전년 동월 대비 1만 6000명(-1.1%) 감소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례적인 추위 때문에 2월 감소폭이 컸다는 주장이다. 3월에 평년 기온을 회복하면서 감소폭이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게다가 상용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자영업자 감소(전년 동월 대비 4만 1000명, -0.7%) 역시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3분의2가량을 차지하는 종업원 없는 이른바 ‘1인 자영업자’가 감소한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무급가족종사자는 전년 동월 대비 4만 3000명(-4.1%) 감소했다. 빈 과장은 “음식숙박업은 관광객 감소 같은 경기 영향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영향’이라는 틀만 갖고 보기 시작하면 다 영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지표로 보면 반대 현상도 확실히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3월 고용률이 66.1%로 1년 전과 같다는 건 일자리 ‘파이’ 자체는 그대로란 의미”라면서 “가령 음식숙박업에서 저임금 일자리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동시에 다른 곳에서 늘어나는 일자리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3월 고용 17년 만에 ‘최악’

    기재부 “추경 예산 조속 추진” 실업자 규모가 3월 기준으로는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 역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준비’도 69만 6000명으로 역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고용한파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조기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4.5%로 2001년 3월 5.1%를 기록한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취업자 수는 2655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 2000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폭이 두 달 연속 10만명대에 그친 것은 2016년 4∼5월에 이어 23개월 만이다. 실업자 수는 125만 7000명이었다. 2000년에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실업자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3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11.6%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2016년 11.8%에서 지난해 3월 11.3%로 완화됐다가 다시 반등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 실업률)은 전체는 12.2%였지만 청년층은 24.0%로 지난해 3월과 같았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는 숙박 및 음식점업은 취업자가 지난해 3월보다 2만명 줄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작년 6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황인웅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청년고용 부진과 구조조정 위험 등에 대응해 청년 일자리 대책과 추경을 차질 없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일자리 보릿고개와 추경/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월요 정책마당] 일자리 보릿고개와 추경/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보릿고개라고 하면 대다수 청년들은 “그게 무슨 말이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것 같다. 보릿고개란 지난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바닥나고 보리는 채 여물지 않은 5~6월에 겪는 식량난이다. 보릿고개는 없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21세기를 사는 대한민국 청년들은 지금 ‘일자리 보릿고개’로 고통받고 있다.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향후 3~4년 동안 이전 세대보다 무려 39만명이 많은 ‘에코 세대’가 구직 대열에 합류한다. 급히 손 쓰지 않으면 14만명의 실업자가 추가로 늘어날 우려가 있다. 조선·자동차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최근 구조조정 밀집지역 실업률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재난 수준의 일자리 보릿고개라 하겠다. 우리 조상들은 보릿고개를 어떻게 넘겼을까. 한 예로 고구려에선 재상 을파소가 봄에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줘 보릿고개를 넘긴 뒤 가을에 추수한 곡식으로 되갚게 하는 ‘진대법’(賑貸法)을 제안해 수많은 백성들을 아사(餓死)의 위기에서 구했다. 일자리 보릿고개에 맞닥뜨린 오늘, 정부는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실업이야말로 청년들이 겪는 모든 고통의 근원이며 저출산, 양극화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다. 다행히 우리 국민들이 지난 한 해 열심히 일해 주신 덕택에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는 곡식이 나라 곳간에 쌓여 있다. 빚을 더 내지 않고도 풀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귀중한 자원을 가장 시급한 청년 일자리와 구조조정 지역·업종의 고용 위기에 즉시 투입하고자 한다. 직접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연내에 집행 가능한 핵심 사업 중심으로 한시적으로 추진하는 고강도 대책이다. 이번에 정부가 마련한 추경은 크게 두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청년 일자리 지원이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원하는 기업과 일하기를 원하는 청년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 주려 한다. 청년들이 중소·중견기업에서 일하면 목돈 마련, 교통비 보조 등을 통해 실질소득을 지금보다 최대 1000만원 이상 높여 준다. 청년들이 좋아하는 근무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산업단지에 스마트공장과 보육·문화·체육시설 등도 설치해 준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자금 부족으로 서랍 속에 묻히지 않도록 3000개 창업팀에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창업 활성화 방안도 담았다.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가 발굴하는 청년 취업·창업 사업을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다음은 구조조정 지역과 업종의 단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이다.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노동자를 해고하기보다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했다. 노동자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생활안정대부 기준을 완화하고 다른 일자리로 조속히 전직, 재취업할 수 있게 지원한다. 더불어 구조조정의 영향이 협력업체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파급되는 도미노 효과를 막기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재창업·전환자금을 확대하고 소상공인 융자자금을 대폭 늘려 저금리로 공급한다. 정부도 이번 추경만으로 모든 일자리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추경 외에도 세제·금융 지원, 규제 완화 등 정책 수단을 함께 하고 혁신성장 등 구조적 대응도 강화할 계획이다. 진대법을 시행해 당장 보릿고개의 극심한 고통을 막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농법 개량과 치수 사업에도 힘쓴 조상들의 지혜와 같은 이치다. 정부가 곳간을 풀어 보릿고개를 넘도록 돕는 동안 청년들은 기업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고 블루오션을 찾아 창업에 도전하는 등 진취적인 기상을 발휘하면 좋겠다. 중소기업도 기술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구조조정의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추경이 위기 극복을 넘어 값진 미래 투자의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
  • 청년 5만명 일자리에 2조 9000억 푼다

    청년 5만명 일자리에 2조 9000억 푼다

    올 청년일자리 예산만큼 투입 구조조정 경남·전북 등엔 1조문재인 정부가 재난 수준의 고용위기를 막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3조 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추경)을 편성했다. 청년일자리 대책에 올해 전체 청년일자리 예산과 비슷한 규모인 2조 9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어 5만명 안팎의 청년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으로 생산과 고용이 위축된 경남과 전북, 울산 지역에는 1조원을 투입해 추가 위기 확산을 차단할 방침이다. 정부는 5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추경을 의결하고 6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추경 편성 배경에 대해 “청년 4명 중 1명은 체감실업률 기준 사실상 실업상태로, 2021년까지 유입되는 에코 세대 39만명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재난 수준의 고용위기 상황이 예견된다”고 추경 편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추경은 4월 임시국회 내 처리되면 이르면 5월부터 집행된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선심성 추경’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국회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올해 추경은 2006년 2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 이후 최소 수준으로 2015∼2017년에 이어 4년 연속이다. 상반기에 추경을 편성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에 직면한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추경 재원은 초과세수 활용이나 국채 발행 없이 지난해 세계잉여금 2조원, 한국은행 잉여금 6000억원, 고용보험과 도시주택기금 등 기금 여유자금을 활용한다. 3조 9000억원 가운데 2조 9000억원은 청년일자리 대책에 집행한다. 청년일자리 증가 등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0.1%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정부는 추경 의결에 발맞춰 전북 군산, 경남 거제·통영·고성, 창원 진해구, 울산 동구 등 6개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병수 부산시장의 매니페스토 평가결과 왜곡…민주당 등 시민 기만 홍보 비판

    부산시가 최근 한국매니페스토본부가 발표한 ‘민선 6기 시·도지사 공약이행평가’ 결과를 왜곡 및 고의 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서병수 부산시장이 한국매니페스토 평가결과를 부풀리거나 고의 누락해 발표했다고 주장하며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 측은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병수 시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공약이행 평가를 왜곡한 보도자료를 만들어 발표한 책임을 지고 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오 후보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은 “평가 대상 13개 지자체 중 서울 등 6곳이 종합평가에서 최고등급(SA)을 받았으나 부산시는 최고등급을 받지못했는데도 이 부분은 빼고 잘한 부분만을 뽑아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또 “부산시는 고용률 증가는 13위에 그치고, 실업률 증가율은 4위로 나타났지만, 이 수치 역시 부산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부산시는 보도자료에서 공약이행률 전국 1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고 홍보했지만 역대 최대 꼼수를 부린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바른미래당 이성권·정의당 박주미 부산시장 예비후보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인 종합평가는 빼고 공약완성도와 목표달성도 등 몇몇 SA를 받은 분야만 소개됐다”고 주장했다. 두 예비후보는 이어 “평가항목 중 주민소통 분야는 부산국제영화제사태, 기장해수담수사태 등으로 SA 평가를 받지 못하자 발표 자료에서 쏙 빼는 옹졸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부산시는 이에 대해 “종합평가에서 SA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세부 3개 평가 항목 중 2개 분야에서 SA 평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고 이를 의욕적으로 알리려다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시는 지난달 26일 서 시장이 서울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동 주관한 민선 6기 시·도지사 평가에서 공약이행률과 목표달성률에서 최고등급인 SA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일자리·노후 불안에 꼭꼭 닫은 서민지갑

    일자리·노후 불안에 꼭꼭 닫은 서민지갑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 가계 소득 대비 부채 159.8%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성장의 온기가 가계까지 퍼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자리는 부족하고 빚은 불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마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GDP 대비 민간최종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0.6% 포인트 떨어진 48.1%다. 2013년부터 5년 연속 하락했으며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970년대만 해도 70%대였던 민간소비 비중은 2015년(49.3%) 처음으로 50%를 밑돈 뒤 여전히 내리막길이다. 이는 2015년 기준 미국 68.1%, 영국 64.9%, 일본 56.6%, 독일 53.9% 등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다. 민간소비 비중 하락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출 주도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면 충격을 줄일 완충제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동소득 분배율은 1년 전보다 0.3% 포인트 내린 63.0%로 2010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기업 이윤은 늘었지만 가계에 돌아가는 몫은 줄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은 11.1%였다.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9.9%,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무려 22.7%에 달했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8.1%)도 소득 증가율(4.5%)을 훨씬 웃돌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기준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59.8%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였다. 가계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돈보다 빚이 1.6배 많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을 앞두고 알아서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악화된 가계·기업 분배 구조, 부족한 일자리, 늘어난 가계부채 등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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