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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졸자 40% 채용 LH 인사혁신 확산되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신입 사원의 40%를 고졸자로 채용해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회사의 열린 채용은 학력 파괴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토지주택공사가 회계, 전산, 토목, 건축, 전기, 기계, 조경 등 7개 분야에서 뽑은 고졸 신입 사원 200명은 공기업 최대 규모라고 한다. 토지주택공사는 고졸자들도 사내대학 등을 통해 대졸 사원과 동등한 승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학력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 중심의 신(新)인사 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2배를 웃돈다. 특히 높은 대학 진학률로 인해 고학력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있어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업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최근 정기 인사에서 대기업들이 학벌보다는 능력 위주로 임원들을 발탁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은행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고졸 최고경영자(CEO)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 분석기관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1000대 상장기업에서 활약하는 고교 졸업 출신의 CEO는 2.7%인 35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오너 경영자 29명을 제외하면 전문 경영인은 6명에 불과하다. 학벌주의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지 실감케 한다. 올해 4월 1일 기준 대학 휴학생 수가 93만 2703명이라고 한다. 휴학률이 31.2%로 전국 대학생 3명 중 1명은 휴학생이다. 대학생 10명 중 8명은 휴학을 하거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휴학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이다. 특히 졸업해도 일자리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휴학을 하고 스펙을 쌓는 데 몰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스펙 쌓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한 토지주택공사의 인사 혁신이 공기업은 물론 사기업으로도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
  • [책꽂이]

    ●인생 갈림길 너는 알고 가는가(안희옥 지음, 문학스케치 펴냄) 서울대 법대 졸업 후 9급 동사무소 서기보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1급 청와대 비서관에 오른 저자가 황소처럼 걸어온 행정 33년, 개구리처럼 뛰어오른 정치 10년을 이야기한다. 분명한 목적 의식, 튼튼한 기초, 치밀한 계획, 과감한 추진, 꼼꼼한 마무리 등 인생에서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1만 2000원. ●36 시간:길고도 아픈 치매가족의 하루(낸시 L. 메이스·피터 V. 라빈스 지음, 안명옥 옮김, 조윤커뮤니케이션스 펴냄) 존스 홉킨스 의대 교수들이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30여년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치매 가족이 겪는 절박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어떻게 치매환자를 돌볼지, 치매 진행속도와 고통스러운 증상을 어떻게 완화할지, 가족과 친지의 고통을 어떻게 덜지 등 다양한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2만 5000원 ●통계에 담긴 진짜 재미있는 경제 (유병규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저자가 국내 경제지에 4년 동안 기고한 글을 모았다. 세상에 알려진 통계가 사실을 어떻게 왜곡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여론조사, 경제성장률, 실업률, 물가상승 같은 사회·경제 지표 속에 숨은 사실을 파악한다. 다양한 통계를 제대로 읽고 분석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준다. 1만 5000원.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고상만 지음, 돌베개 펴냄) 숱한 의문이 불거진 장준하 의문사 사건의 담당 조사관이었던 저자가 사건의 모든 것을 낱낱이 짚어냈다. 최초로 공개하는 자료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법정스님, 박정희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 등 당대 주요 인물과 나눈 상세한 대화를 실었다. 이 사건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1만 3000원. ●고용 없는 성장과 응원석 경제(박웅서 지음, 북치는마을 펴냄) 어렵고 구조적인 경제학, 그 중에서도 이 시대 최대 과제로 꼽히는 고용 문제를 상식에 근거한 이야기로 풀었다. 방법론이나 실증, 통계적 증명이 아니라 정치, 역사, 문화, 윤리, 과학 기술 등 여러 차원에서 원인과 대책을 찾으면서 경제를 바라본다. 1만 8000원. ●불한당들의 미국사(새디어스 러셀 지음, 이정진 옮김, 까치 펴냄) 해적, 술꾼, 창녀, 춤꾼, 히피, 게이 등 ‘불량한 사람’들이야말로 미국의 혁명가로, 이들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시민’의 억압을 뚫고 어떻게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투쟁했는지 전한다. 미국 역사를 민중사적으로 새롭게 조명한 시각이 흥미롭다. 2만 5000원. ●리슨:5분 경청의 힘(버나드 페라리 지음, 장세현 옮김, 걷는나무 펴냄) 20여년간 세계 50대 기업의 최고 경영자를 컨설팅한 저자가 ‘경청 노하우’를 담았다. 탁월한 리더와 그저 그런 리더의 결정적 차이는 ‘경청’에 있다고 확신한다. 능동적으로 듣는 노하우로 질문의 달인이 될 것, 존중하는 마음을 가질 것, 침묵을 지킬 것,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반대 의견을 낼 것 등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1만 3500원.
  • “中 내년 성장 목표 7.5%”

    중국이 내년도 경제 성장률 목표를 7.5%로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반관영인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주도적으로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첫 번째 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다음 달 중순 열리며 이 회의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7.5%로 정할 계획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GDP 성장률 목표치를 8% 이하로 설정하는 것은 두 번째가 된다. 신문은 “이는 중국 정부가 12차 5개년 개발계획 기간(2011~2015년)에 설정한 연평균 GDP 성장률 목표(7%)와 비슷한 수준인 데다 7%대의 성장률이 경제구조 전환 등의 정책 연속성 유지에도 유리하다.”며 7.5% 성장 목표가 낮은 수준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또 “최근 폐막한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에서 중국인들의 1인당 국내총생산을 2020년까지 2010년의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가 제시됐는데 앞으로 매년 7%의 경제 성장만 유지하더라도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서 “경제성장률 목표 7.5%는 신규 취업 인구를 흡수하고 실업률을 통제하는 데에도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시선집중] (5)윈윈 전략 찾는 노원·도봉

    [시선집중] (5)윈윈 전략 찾는 노원·도봉

    창동역 일대 개발을 두고 노원구와 도봉구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윈윈 전략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창동역 환승주차장, 차량기지, 도봉면허시험장 등의 이전에 따른 개발 방향에 대해 두 자치구가 지역과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개발 청사진을 찾고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의 최종 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대규모 아레나공연장의 창동 일대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과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지난 21일 노원구청장실에서 만나 1 시간가량 그들이 바라는 개발 방향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창동’이 노원과 도봉의 신개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동진(이하 이) 도봉구청장 창동역 환승주차장이 생긴 게 18년 전이다. 당시엔 창동역이 종점이었기 때문에 8만 3068㎡나 되는 주차장이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존재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다. 서울시에서 이곳을 오래전에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지껏 그것도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주차장으로 쓰는 건 말이 안 된다. 어떻게든 이 지역에 변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고민 끝에 나온 게 아레나공연장 건립 계획이다. 김성환(이하 김) 노원구청장 주민들에게 별 도움도 없는 차량기지와 면허시험장이 노원구의 가장 중심지에 24만㎡나 차지하고 있다. 이전 요구가 나온 지 20년 가까이 된다. 최근 차량기지를 경기도 남양주시로 이전하고 차량기지 부지는 개발 승인을 받았다. 노원구 처지에서 보면 최대 숙원이 이제야 본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이곳에 무엇을 할지 중론이 완전히 모아진 건 아니지만 노원의 백년을 좌우한다는 마음으로 신중히 결정하려 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은. 김 구청장 창동역 차량기지는 개발 승인을 받았지만 도봉면허시험장의 문제가 남아 있다. 창동역 차량기지를 이전하더라도 면허시험장을 그대로 두면 기형적 개발이 될 수밖에 없다. 면허시험장을 적절한 장소로 이전하는 것을 포함한 종합적인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구청장 얄궂은 일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장 골치다(웃음).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부 고시 사업으로 아레나공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부는 최근 선정 기준을 바꿔서 해당 자치단체장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절차를 추가하고 입지 선정도 12월 말로 연기했다. 정부 얘기로는 민간이 아레나공연장을 지으면 국비 250억원을 들여 부대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투자위험분담제도에 따라 사업이 제대로 안 될 경우 정부가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최근 문화부 고위 간부를 만나 이 사업을 민간 제안 사업으로 방식을 변경하고 사업 예정지도 타당성 있는 여러 곳을 선정해 민간에서 나서도록 제안했다. →아레나공연장의 사업 방식은. 이 구청장 최근 몇 년간 민자사업의 폐해가 많았다. 특히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다음 정부로부터 적자를 보전받는 식으로 특혜를 누리는 게 가장 큰 비판 대상이었다. 우리는 민간 제안 사업 방식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수익에 대한 모든 책임은 민간 사업자에게 있다. 도봉구에선 서울시에 아레나공연장 건립 제안서를 이미 제출했다. 민자사업 문제를 풀기 위해 박원순 시장 지시로 설립된 공공투자지원센터에서 아레나공연장 건립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는. 이 구청장 아레나공연장을 창동에 유치한다면 파급효과가 동북 4개구 전체에 미친다. 실업률 15%를 상회하던 폐탄광 도시인 영국 세이지게이츠헤드는 아레나공연장이 들어선 뒤 일자리 3만 7000개가 생기고 대학 졸업생 정착률이 46%로 영국 도시 중 최상위를 차지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차량기지나 면허시험장, 환승주차장 모두 포함한 ‘창동’ 일대는 동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규모 부지다. 과거 같은 개발논리로 접근하자는 게 아니다. 자치구 경계를 놓고 생각하기보다는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어떻게 연계하고 어떻게 협력할지 끊임없이 함께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김 구청장 최근 도시계획은 인구 10만~20만 자족도시를 지향한다. 일자리와 주거를 조화시킨다는 관점에서 보면 노원·도봉구는 서울에서 가장 출퇴근 거리가 길다. 주거 여건은 좋지만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환승주차장, 차량기지, 면허시험장은 서울의 동북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일자리와 품격 높은 문화를 즐기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함께 조화롭게 발전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서울 동북의 업무문화 중심이 되면서 일자리 창출, 주거·일자리 조화, 문화 발전 등 지역 발전에 비약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노원구의 ‘제2 코엑스몰’ 계획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다. 김 구청장 일자리 관점에서 볼 때 서울에서 가장 취약한 곳이 동북 4개구다. 인구가 180만명가량이지만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4호선을 타 보면 당고개역에서 동대문역까지 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거주지와 일자리 거리를 줄여야 한다. 그래서 ‘제2의 코엑스몰’이라는 상징적 표현으로 종합개발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걸 두고 오해가 있는데 핵심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시설 유치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교통인프라는 거의 완성이 돼 있기 때문에 추가 설비투자가 거의 필요없는 데다 동북 4개구에 자리한 4년제 종합대학이 14곳이나 되는 걸 잘 활용한다면 업무와 문화 중심지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글로벌 시대] 다문화로 아름다운 사회를/장수영 코트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무역관장

    [글로벌 시대] 다문화로 아름다운 사회를/장수영 코트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무역관장

    글로벌화의 진척이 가져온 수많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들은 또 다른 형태의 과제들과 맞닥뜨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문화 사회가 점점 더 확대되면서 생기는 갈등들은 결코 대처가 쉽지 않은 난제들이다. 포용력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조차 이민자 그룹이 일으킨 소요사태를 겪으면서 과거의 정책들을 송두리째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니 다른 나라들이야 오죽할까 싶다. 이런 점에서 다문화 선진국 뉴질랜드의 경험은 우리에게 소중한 참고가 될 것 같다. 다문화 사회가 겪는 갈등의 근본 원인을 살펴보면 경제문제로 귀착되는 경우가 많다. 경제가 호황일 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가 실업률이 증가하고 소득이 감소하는 침체기가 찾아오면 인내심을 잃은 사람들이 경쟁의 판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짜고 싶어 한다. 이때 약자인 소수 이민족이 희생양이 되기 쉽다. 심지어 일부 표에 눈먼 정치인들이 이런 심리를 이용한 득표 전략을 펴면서 갈등을 더 부추기기도 한다. 이곳 뉴질랜드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50년대 말부터 피지, 사모아, 통가 등 남태평양 섬나라에서 많은 이민자들이 뉴질랜드로 건너왔다. 이들은 당시 제조업이 활발했던 뉴질랜드 산업계의 노동현장에 투입되었는데, 1973년 오일쇼크가 발발하자 일자리를 가로채서 실업률을 높인 주범으로 취급받았다. 게다가 각종 도시 문제와 범죄 증가의 책임까지 떠안았으니 이들 입장에서는 억울했을 것이 분명하다. 뉴질랜드에서 이민자 그룹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아시아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부터이다. 주로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아시아 이민자들은 교육수준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자금을 보유한 투자 이민인 경우가 많았다. 이민자들을 받아들여 경제 활성화를 꾀했던 뉴질랜드 정부의 의도에 딱 맞는 이민자였던 셈이다. 이 정책이 효과를 거두면서 이민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크게 개선되었다. 그래서 이민정책은 뉴질랜드의 주요 경제 정책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문화 문제를 경제적 이해관계로만 판단해서는 물론 안 된다. 불황기를 거칠 때마다 똑 같은 갈등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문화는 기본적으로 인류 공통의 보편적 가치인 인류애(愛)의 관점에서 접근할 문제이다. 이와 관련, 뉴질랜드는 훌륭한 자산을 하나 가지고 있다. 1840년 2월 영국에서 온 총독과 원주민 마오리족 추장들 사이에 체결된 ‘와이탕이(Waitangi) 조약’이 그것이다.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어 보이는 이 조약으로 뉴질랜드는 두 인종의 평화로운 공존을 택했다. 영국인은 통치를, 마오리족은 안전을 확보한 것이다. 그 결과, 현재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약 15%가 원주민인 마오리족이고 이들은 사회 각층에서 크게 활약하면서 주류를 이루는 유럽계 현지인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가졌음에도 원주민 비중이 채 1%가 되지 않는 이웃 나라 호주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런 배경 때문일까? 인구 150만명이 사는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는 이민족 축제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뉴질랜드 정부가 적극 지원함은 물론이고 해당 이민족, 현지인,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모두의 축제’이다. 다문화 덕분에 오클랜드가 훨씬 다채롭고 평화로운 도시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듯하다. 우리 역시 다문화 사회로 아주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지방에서 온 우리 중소 수출기업 관계자들은 외국인 노동자들 없이는 단 하루도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한다. 농촌 총각들과 결혼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결혼이주여성들은 또 어떤가? 이들은 이미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제 이들과 아름다운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과제가 우리에게 던져졌다. 반만년을 단일민족으로 살아 온 우리이기에 더더욱 단단한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 美 디트로이트市 “공무원 수천명 강제휴직”

    벼랑 끝의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가 급기야 수천명의 직원에 대해 강제 무급 휴직을 단행키로 했다.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와 함께 미국 4대 도시로 영화를 누리던 곳이 이제는 극약 처방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데이브 빙 디트로이트 시장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시 재정상 현금 고갈을 피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강제 무급 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다만 경찰과 소방관, 세금징수 직원 등 핵심 인력은 휴직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디트로이트시가 이처럼 전례 없이 과격한 방안을 채택한 것은 전날 밤 시 의회가 미시간주의 ‘시 재정 회생안’을 끝내 반대했기 때문이다. 미시간주는 3000만 달러(약 320억원)를 디트로이트에 긴급 지원하는 조건으로 민간 로펌 ‘밀러 캔필드’에 시의 구조조정을 맡기는 안을 제시했으나, 시 의회는 밀러 캔필드가 빙 시장과 사적 친분이 있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다. 디트로이트의 재정은 빚이 빚을 낳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1년 전부터 급속히 악화됐다. 지난 1월 기준 디트로이트의 부채는 132억 달러에 이르고, 연간 이자로만 1억 5000만 달러가 나갔다. 디트로이트 재정난의 근본 원인은 GM 등 자동차 3사의 지속적인 위축으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인구가 줄면서 세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기준 디트로이트의 실업률은 19.6%로 전국 평균 8.1%의 2배가 넘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버마군부 핵개발 포기 안할 것… 北과 군사관계 단절도 없을 것”

    “버마군부 핵개발 포기 안할 것… 北과 군사관계 단절도 없을 것”

    “버마(미얀마) 군부는 핵 개발을 포기하지도, 북한과의 군사 관계를 끝내지도 않을 것이다.” 미얀마 군사정부의 탄압을 피해 망명한 미얀마인들이 주축이 된 ‘재미 버마 불자 연합회’(BABA)의 틴 멍 터(63) 부회장은 2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에 따른 파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처음으로 ‘미얀마’ 호칭을 사용한 것과 달리 터 부회장은 인터뷰 내내 옛 국명인 ‘버마’로 호칭해 미얀마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차를 보여줬다. →오바마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을 어떻게 평가하나. -버마의 개혁을 고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현 단계는 단지 개혁을 향한 첫 걸음일 뿐이다. 버마는 아직도 내전이 계속되고 있고, 정치범 문제도 여전하다. 화해를 통해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버마는 탄 슈웨 장군 등 5~6명의 군벌이 국부를 독점하고 있기에 대부분의 국민이 가난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길 기대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왜 재선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미얀마 등 동남아를 선택했을까. -외교적 업적 과시 차원이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버마를 방문해서 40년 이상 해결이 안 되던 버마 문제를 처음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으려 한 것 같다. 동남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으려는 의도도 작용했다. →미얀마 정부는 왜 미국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인가. -동남아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키워 가는 중국에 위기의식을 느껴서다. 군사적으로뿐 아니라 정치적·경제적으로 중국에 예속되는 상황을 버마 정부는 두려워하고 있다. 버마 정부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통해 국익을 최대화하려 할 것이다. 미국의 경제적 지원으로 버마의 경제적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버마의 경우 젊은 층 실업률은 50%가 넘어 결혼으로 가정을 이루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국의 투자는 일자리를 증가시킬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한다고 해서 중국과 소원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긴가. -그렇다. 중국과의 관계도 유지하면서 이익을 챙길 것이다. 지난해 중단됐던 중국과의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재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미얀마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시기상조라고 비판하는데.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과거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의회 의석의 25%가 선출되지 않은 군부 인사에게 자동 배정되고 야당이 선거에서 이길 경우 언제든 군부가 정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민주화는 요원하다. 현재 의회 의석의 97%와 정부 당국자의 95%를 군부 내지 친군부 인사가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시기상조였다는 얘기인가. -좀 더 기다려야 했다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등 다른 지역에서 지지부진한 외교적 성과를 버마 방문을 통해 과시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미얀마 국민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더 많은 자유와 기회, 번영이 올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꿈에 그칠 수도 있다. 미국도 ‘재정절벽’ 등 재정적자 문제로 여유가 있는 형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얀마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874호 준수와 함께 북한과의 군사관계를 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진정성이 있다고 보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버마 군부는 현대적 무기를 갖길 원한다. 핵무기도 갖고 싶어 한다. 핵개발을 위한 비밀 프로젝트는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 →IAEA 사찰을 수용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핵개발을 계속한다는 얘기인가. -아무도 갈 수 없는 정글 같은 곳에서, 위성으로도 탐지할 수 없는 지하에서 핵 개발을 할 수 있다. 이란과 북한의 사례를 보면 된다. →그런 게 의심되는 정도라면 오바마 대통령이 몸소 미얀마를 방문했을까.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빌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에 핵 포기를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했지만 북한은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테인 세인 대통령은 실권이 없고 군부가 뒤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군부는 공식 정부 예산과 별도로 그들만의 예산을 따로 갖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급한 외교적 성과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청년 실업한파, 국가지속성 경고음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고용률은 57.0%로 4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10명 중 4명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거나 일자리를 구하다가 지쳐 구직을 포기했다는 얘기다. 공식적인 20대 청년 실업률 6.9%에 가려진 우울한 자화상이다. 게다가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와 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고졸자 채용 확대가 맞물리면서 본격적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20대 후반의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청년층의 근속기간이 5년 전 17.6개월에서 올해에는 15.6개월로 줄어들 정도로 일자리의 질도 좋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이 땅의 젊은이들은 섣불리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도 못하고 ‘스펙쌓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대선후보들은 젊은 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창조경제’(박근혜 후보), ‘공정경제’(문재인 후보), ‘혁신경제’(안철수 후보) 등 요란한 구호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내놓은 청년층 일자리 창출 방안을 보면 한결같이 뜬구름 잡기식이다. ‘스펙 초월 채용시스템 정착’(박 후보), 청년고용 의무할당제(문 후보), ‘청년고용특별조치법 제정’(안 후보) 등 일자리 창출 주체인 기업의 의지나 능력과는 동떨어진 규제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상인 청년층으로부터도 냉소적인 쓴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물론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앞으로 5년간 ‘한국호’를 이끌겠다면 청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고심의 흔적은 보여야 한다. 더구나 청년층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지탱할 버팀목이 아닌가. 지금 유로존은 재정 긴축과 일자리 감소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유로존 전체의 실업률이 11.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그리스와 스페인의 실업률은 25%를 넘어섰다. 특히 스페인의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무려 54.2%에 이른다.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퍼주기 경쟁이 빚은 참사다. 유로존의 ‘잃어버린 세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국가 지도자가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청년 실업한파가 울리는 국가지속성 경고음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 2명중 1명만 ‘일터로’ 일하지 않는 청년 300만

    2명중 1명만 ‘일터로’ 일하지 않는 청년 300만

    일하지 않는 20대 청년이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에는 일을 할 의사가 아예 없는 20대도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 일하지 못하는 청년도 상당수다.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는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불황으로 질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20대 청년들이 ‘고용 빙하기’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취업자는 353만 9000명으로 전달(357만 5000명)보다 3만 6000명 줄었다. 9월에 세웠던 역대 최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도 9만 4000명 줄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전체 인구가 663만 7000명이니 46.1%인 306만 2000명이 ‘일하지 않는 청년’인 셈이다. 여기에는 구직 포기자도 포함돼 있다. 20대 고용률은 지난 5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며 57.0%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쳤던 2009년 3월(56.9%) 이후 4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직 포기자를 뺀 경제활동인구만 놓고 산출하는 실업률도 20대는 6.9%로 전체 실업률(2.8%)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본격적으로 취직하기 시작하는 연령인 25~29세의 실업률(6.7%)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포인트나 올랐다. 같은 기간 20대 전체 실업률이 0.2% 포인트 상승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대신 50대(23만명)와 60세 이상(22만 5000명) 취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질 낮은 일자리에도 생계형 구직 인파가 몰려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취업 준비자와 구직 단념자도 늘었다. 각각 57만 1000명, 17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2000명, 7000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수(2506만 9000명)는 1년 전보다 39만 6000명 늘었지만 실질적인 고용 상황은 호전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경기 회복세 지연과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20대 후반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와 고용률 등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美 오바마 2기] “美 재정절벽 땐 실업률 9.1% 간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재정 절벽’(fiscal cliff)이 미국 경제를 경기 후퇴로 다시 몰아넣고 내년 말까지 실업률을 9.1%로 치솟게 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재정 절벽이란 정부가 재정 지출을 갑작스럽게 축소해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때 실시했던 경기부양책과 일부 재정 지출 항목이 올해 말로 자동 종료되는데, 만약 여야 정치권이 새로운 지출에 합의하지 않으면 당장 내년부터 재정절벽이 현실화해 내년 상반기에만 총 6000억 달러의 지출 삭감과 가처분 소득 감소가 발생하게 된다. CBO는 재정 절벽이 현실화하면 실업률 상승은 물론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5%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초 자동으로 적용되는 세금 상승 및 지출 축소를 막는 법안 마련에 의회가 실패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의회가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소득·배당·자본소득의 세율은 내년 1월 1일부터 상향조정되고 우선적으로 국방 등 국내 부문의 연방 정부 지출이 1100억 달러 자동 삭감될 것이라고 CBO는 설명했다. 초당적 성격의 CBO는 그러나 재정 절벽과 무관하게 미국 경제는 장기적으로 성장률도 높아지고 실업률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2020년까지 미국의 실업률은 5.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CBO는 만일 의회가 연말까지 재정 절벽을 피하는 방안에 합의한다면 연방 정부의 2013회계연도 예산 적자는 5030억 달러, 2014회계연도 적자는 682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바마 집권 2기] 서민·노인·여성 집중 공략… ‘마이너파워’로 경합주 싹쓸이

    올해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만 해도 경기침체 탓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대공황 이후 실업률이 7.2%를 넘는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없다는 사실도 오바마의 재선 가도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그렇다면 오바마는 어떤 전략으로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 재선에 성공하게 됐을까. 오바마의 선거운동 과정과 투표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전면전을 펼치기보다는 특정 계층과 지역을 타깃으로 삼아 ‘정밀타격’(surgical strike)하는 전술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세울 경제 실적이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는 국민 전체를 상대로 경제 얘기를 떠들어봤자 설득력이 적을 것으로 판단, 캐스팅보트를 쥔 특정 계층의 이익을 확실히 보장해주는 식으로 표를 모았다고 볼 수 있다. 바둑으로 치면 대마(大馬)를 잡기보다는 작은 집을 차곡차곡 챙기는 전술을 사용한 셈이다. 오바마가 공략한 대표적 표적이 히스패닉계다. 지난 6월 오바마는 불법 이민 청소년 80만명에 대한 사면을 전격 단행했다. 이는 백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결국 히스패닉의 지지로 연결됐다. 개표 결과 히스패닉의 69%는 오바마에게, 29%는 밋 롬니에게 표를 던졌다. 4년 전 36% 포인트에서 올해 40% 포인트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대부분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에서 히스패닉 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스윙 스테이트 ‘싹쓸이’ 결과로 나타났다. 여성을 겨냥한 전략도 적중했다. 오바마는 기독교계가 반발할 수도 있는 낙태 권리 옹호 발언을 불사했는데, 이는 공화당 인사들의 성차별 발언과 대비되면서 오바마에게 이득을 가져왔다. 개표 결과 오바마는 미혼여성 지지율에서 롬니에 38% 포인트나 앞섰다. 오바마는 또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동성결혼 찬성 입장을 밝힘으로써 동성애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끌어냈다.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을 통해 서민과 노인층의 지지를 견인하고, ‘부유층 대 중산층’ 구도의 ‘계급전쟁’을 불사한 것도 득이 됐다. 지역적으로 오바마는 미 자동차 3사의 구제금융 조치를 실시, 최대 승부처인 오하이오의 표심을 붙들었다. 오하이오 개표 결과 자동차 연관산업이 많은 북부의 클리블랜드 지역에서 오바마에게 몰표가 나왔다. 오바마는 TV토론에서 청정에너지 개발을 거듭 강조했는데, 이는 스윙 스테이트인 콜로라도의 청정에너지 산업을 교묘하게 겨냥한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바마 집권 2기] 푸에르토리코, 美 51번째州 될까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미 카리브해의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되는 것을 선택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주민투표를 통해 국가 지위를 현재의 미국 자치령에서 미국의 주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투표 결과 ‘미국 주 편입’ 의견이 6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자치권이 허용되는 ‘자유연합’은 33%, ‘독립국가’는 5%에 각각 그쳤다. 국가 지위에 관한 푸에르토리코 주민투표는 이번이 4번째로, 이전에는 자치령 존속 의견이 높았다. 투표결과가 이전과 다른 것은 실업률이 무려 13%에 이르는 등 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탓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의 주에 편입되면 지역경제 활성화 및 범죄 예방 등을 위해 연방정부로부터 매년 200억 달러(약 21조 7000억원) 이상의 각종 지원을 받게 된다. 당장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미 의회의 승인과 미 대통령의 추인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 의회 내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아 진통도 예상된다. 1493년 콜럼버스가 발견한 푸에르토리코는 1508년 스페인령으로 편입됐지만 1898년 스페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114년 동안 미 자치령으로 운용돼 왔다. 푸에르토리코 주민은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대통령 선거권은 없다. 연방의회에는 하원의원 1명을 뽑아 파견하지만 표결권은 없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저무는 지구촌 대선의 해/이순녀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저무는 지구촌 대선의 해/이순녀 국제부 차장

    그저께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어제는 중국 차기 지도부를 뽑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가 개막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으로 당선자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미 대선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17기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 전회)에서 최고 지도자로 사실상 내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은 이번 전대를 통해 향후 10년을 이끌 명실상부한 리더의 자격을 얻게 된다. 국제사회의 양축으로서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권력 재정비가 같은 시기에 일어난 경우는 드물다. 미국은 4년마다 선거를 치르고, 중국은 10년 주기로 지도부를 교체하니 단순 계산해도 20년이 걸리는 일이다. 때문에 세계 각국은 역사적인 G2의 동시 지도자 선출 이벤트를 주의 깊게 지켜봤고, 그 결과에 따른 이해득실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돌아보면 올해 유독 지구촌에 대선을 치른 나라가 많았다. 굵직한 사례만 꼽아도 타이완이 1월 14일 총통 선거를 치렀고, 러시아 대선(3월)과 프랑스 대선(4월)이 뒤를 이었다. ‘아랍의 봄’의 결실로 이집트 대선이 6월에 실시됐고, 남미 지역에서도 멕시코(7월)와 베네수엘라(10월)가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각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후보 간 대결구도에 차이가 있으며, 또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제각각인 만큼 대선 결과를 일반화하는 시도는 섣부른 오류일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선거에서 현직 지도자의 재선이 많다는 사실은 어쨌든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타이완의 마잉주 총통,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임기를 한번 건너뛰었지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자리를 맞바꾼 셈인 만큼 재선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현직 지도자가 재선되면 흔히 ‘국민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식으로 분석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지구촌 거의 모든 나라가 재정 감축과 고실업률에 시달리는 불확실한 현실에서 안정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해진 것으로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선거는 그렇게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특히 대선은 최고 난이도의 정치함수로 통한다. 수천, 수만 가지의 변수가 당락을 좌우한다. 때문에 투표함을 열 때까지 함부로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오직 결과를 통해 국민들이 현 시점에서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것을 유추할 뿐이다. 그래서 재선이든 정권교체든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승리한 쪽이 국민의 열망과 욕구를 더 잘 꿰뚫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마잉주 총통의 ‘친(親)중국·성장’ 이슈가 상대 후보의 ‘주권론·분배’보다 국민을 더 잘 설득했고, 오바마 대통령의 ‘중산층 중심 경제 살리기’가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감세 위주 경제 정책’보다 국민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반면 프랑스 국민들은 현직 대통령인 니콜라 사르코지의 ‘긴축 우선 정책’보다 야당 후보인 프랑수아 올랑드의 ‘성장 중심 정책’에 더 큰 기대를 걸었다. 푸틴 대통령이나 차베스 대통령처럼 특수한 상황에서 장기집권의 수혜를 누리는 지도자라 할지라도 이들에게 표를 던진 국민들의 희망까지 과소평가할 순 없다. ‘지구촌 대선의 해’가 저물고 있다. 대미는 다음 달 실시되는 우리나라 대선이다.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4개국 중 러시아에 이어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까지 최종 확정되면서 한국의 차기 지도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중의 파워게임 가운데서 입지를 강화하고, 남북한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힘든 과제가 놓여 있다. 투표일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명확한 후보 대결구도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갈 길이 바쁘다. 우리 국민들은 어떤 후보에게, 어떤 열망과 기대를 걸고 있을까. 다음 달 19일, 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 coral@seoul.co.kr
  • 여성·흑인·젊은층서 압승…부동층州 사로잡아 롬니 꺾어

    극적인 승리였다. 선거전에서 드러난 초박빙 양상은 출구조사부터 개표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역전 드라마 끝에 승리의 여신은 민주당 후보로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후의 미소를 보냈지만 누구도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여정이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8년간 실정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찌감치 압승을 예상했던 4년 전과 달리 오바마는 이번 대선에서 좀체 나아지지 않는 경제사정과 높은 실업률에 발목을 잡혀 막판까지 고전했다. 유권자들이 경제를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여긴다는 사실은 선거 당일 투표소 출구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사 대상 유권자의 60%가 경제를 최우선 관심사로 꼽았다. 미국 경제가 ‘그다지 좋지 않거나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70%에 달했다. 그러나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응답이 40%로 ‘나빠지고 있다’는 응답 30%보다 높았고, 특히 현 경제문제의 책임이 부시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응답이 50%로 오바마 대통령을 지목한 응답 40%보다 높게 나온 점 등으로 볼 때 경제 이슈가 실제 투표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를 더 잘 이끌 후보에 대한 질문에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보다 근소한 우위를 점했지만 다수가 오바마의 정책이 일반적으로 중산층을 우선시한다고 생각한 반면 투표자 절반 이상은 롬니가 부유층 편이라고 답한 것도 오바마에게 유리한 판세를 뒷받침한다. 오바마의 재선을 가능케 한 핵심 요인은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의 표심이었다. 특히 최대 격전지인 오하이오주에서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오바마는 또 승패를 가늠할 수 없었던 버지니아주와 플로리다주를 사수했다. 또한 롬니가 막판까지 인력과 자금난을 집중시켰던 콜로라도와 뉴햄프셔도 손에 넣었다. 그러나 2008년 대선 때 오바마가 9개 주요 스윙 스테이트에서 평균 7.6% 포인트 차이로 압승했던 것에 비해 이번 대선에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패배한 것을 비롯해 다른 스윙 스테이트에서도 초박빙 승부 끝에 가까스로 이기면서 4년 전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진 점을 실감케 했다. 한편 출구조사에서 오바마는 여성과 흑인, 18~29세 젊은 층에서 지지율이 롬니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를 지지하는 여성은 55%로, 롬니를 지지하는 여성 43%보다 많았다. 반면 남성은 45%가 오바마를, 52%가 롬니를 선호했다. 인종별로는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흑인의 93%, 히스패닉의 69%, 아시아계의 74%가 오바마를 지지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대 성장·7% 초반 실업률 ‘숙제’… 美는 경제회복 원한다

    2%대 성장·7% 초반 실업률 ‘숙제’… 美는 경제회복 원한다

    6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4년간 최우선적으로 경제를 회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그가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 막판 대추격을 당한 것도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 때문이었다. 선거 기간 둘로 갈라진 민심을 융합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도 경기를 살리는 것이다. 과거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가까스로 재선에 성공한 뒤 2기 임기에서는 경제 회복과 재정 균형을 이뤄 높은 인기로 백악관을 떠난 바 있다. 지상과제는 국민 불만의 진원지인 높은 실업률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지난달 현재 8% 미만(7.9%)까지 떨어진 실업률을 적어도 7% 초반까지 낮추기 위해 오바마는 당분간 저금리 기조 아래 돈을 대규모로 푸는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양적완화의 조정이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국채 매도, 장기국채 매수) 연장 실시 등은 언제든 단행될 수 있다.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소 2%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달성을 1차적인 경기 회복 조짐으로 보고 있다.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감축도 숙제다. 오바마는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종식에 따른 국방비 삭감과 부유층 증세를 통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또다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협조가 없는 한 불가능한 일이어서 계획 관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자칫하면 지난해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을 불렀던 여야 간 극한 정쟁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 오바마가 최대 치적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는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정책이 됐다. 이번 선거 내내 “당선되면 취임 첫날 오바마케어를 철폐하겠다.”고 공언했던 롬니가 패배했기 때문에 오바마케어는 명분을 다지게 됐으며, 관련 법률에 따라 오는 2014년부터 ‘전국민의료보험’ 체제가 본격 가동된다. 이민정책도 더욱 유화적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오바마는 이미 올해 대선 국면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젊은 층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사면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대외적으로는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목표로 한 ‘외교적 성과’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 가능성이다. 이스라엘의 성향상 미국의 ‘허락’ 없이도 감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바마로서는 외교적 해결 노력을 우선시하며 이스라엘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기침체·중동전쟁에 울고… 샌디·실업률 하락에 웃고

    경기침체·중동전쟁에 울고… 샌디·실업률 하락에 웃고

    미국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이어 최초의 재선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혼혈이라는 열등감을 딛고 전인미답의 새로운 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미 역대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힘든 성장 배경을 가졌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시련에 당당히 맞서 이겨냈다. 그의 아버지 버락 후세인 오바마 1세는 케냐 출신의 미 유학생이었고, 어머니 앤 던햄은 미 캔자스주 출신의 백인이었다. 1961년 8월 4일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어릴 때부터 순탄치 못한 생활로 좌절을 겪었다. 2살 때 부모가 이혼한 탓에 하와이에서 외할아버지의 손에 자라기도 했고,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을 하는 바람에 어머니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도 살았다. 혼혈은 성장기의 오바마를 더욱 고단하게 만들었다. 1995년에 쓴 회고록 ‘나의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통해 고교 시절 마리화나와 코카인에 손을 댔다고 고백했고, 청소년 시절 인종 문제로 정체성의 갈등을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바마는 로스앤젤레스의 옥시덴털 칼리지에 입학해 교환학생으로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1985년 시카고에서 도시빈민운동에 뛰어들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났다. 3년간의 빈민운동을 끝낸 그는 1988년 하버드대 로스쿨에 들어갔고, 1990년 법률 학술지 ‘하버드 로 리뷰’ 104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편집장에 올라 ‘담대한 희망’을 가슴에 품었다. 로스쿨을 졸업한 오바마는 시카고로 다시 돌아가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0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들었지만, 2004년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정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인상적인 기조연설로 전국구 스타가 된 그는 같은 해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무려 7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3년 뒤인 2007년 2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흑인 노예해방 투쟁을 시작한 일리노이주 옛 주청사 앞에서 대권 출사표를 던진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을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그 여세를 몰아 2008년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누르고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다. 미국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나라 안팎에서 악재가 겹쳐 ‘가시밭길’을 걸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대해서도 논란이 거듭돼 인기가 급락했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정책을 비롯해 동성애자 평등 정책, 부자 증세, 이민정책 개혁 등에 대한 논란으로 이념적 갈등을 부추겼다는 보수진영의 무차별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재선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제지표,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한 슈퍼스톰 ‘샌디’ 피해복구 등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7%대로 떨어진 실업률로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 다시 한번 세계 최강 미국호를 이끌게 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롬니, 네거티브 광고·부동층에 울었다

    롬니, 네거티브 광고·부동층에 울었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추격전이 결국 현직 대통령의 벽을 넘지 못하고 멈추고 말았다. 지난 5월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뒤 줄곧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지율에서 1~4%포인트 밀리던 롬니 후보는 지난달 3일 1차 대선 후보 TV토론에서의 예상치 못한 선전으로 승기를 쥐는 듯했다. 토론에서 압승을 거두며 롬니의 지지율은 오바마를 역전해 한때 7% 포인트까지 격차를 벌이는 ‘이변’을 연출했다. ‘뻔한 선거’라는 나라 안팎의 시선을 단숨에 거둬들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롬니의 추격전은 사실상 거기까지였다. 2·3차 TV토론에서 독기를 품은 오바마에게 연거푸 패했다. “미국인의 47%는 소득세도 안 내는 무임승차자”라는 일명 ‘47% 발언’(9월 17일)은 지지율을 깎아먹는 부메랑이 됐다. 지난달 동부지역을 강타한 슈퍼스톰 샌디는 롬니의 지지율을 약화시킨 결정타였다. 오바마가 재해와 맞서는 최고사령관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실업률도 9월(7.8%)에 이어 10월(7.9%)에도 2개월 연속 7%대를 굳히면서 롬니가 믿었던 ‘경제문제’도 그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롬니의 패배 요인으로 네거티브 광고, 전술의 문제 등을 꼽고 있다. 플로리다, 오하이오, 버지니아 등 주요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에서는 각 후보 캠프의 광고, 특히 민주당 측에서 롬니의 이미지를 흠집내는 네거티브 광고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바마 진영은 롬니의 사모펀드(베인캐피털) 최고경영자 이력을 공장폐쇄, 해고 등과 연결하는 데 열을 올렸다. 부동층의 표심을 착각했다는 분석도 있다. 투표 전날까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대통령 등 선출직 공직자보다 도전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는 ‘인컴번트 룰’(incumbent rule)을 롬니 진영이 맹신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공화당 전략가 칼 로브 등은 오바마의 지지율이 50%가 안 되기 때문에 부동층이 이 룰에 따라 롬니에게 표를 몰아주면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부동층이 한 후보에 쏠린다는 증거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 허핑턴포스트의 마크 블루멘탈은 “현직 후보들도 상대 후보를 선거 초기부터 자주 공격해 유권자들이 네거티브 정보로 지지 여부를 빨리 결정하도록 하기 때문에 인컴번트 룰은 사문화됐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백인 보수층 견제 딛고 “4년 더” 신화… 美 인종민주화 가속화

    백인 보수층 견제 딛고 “4년 더” 신화… 美 인종민주화 가속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는 미 국내적으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 재선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오바마는 4년 전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이라는 역사를 만들었고,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물론 4년 전 오바마의 당선은 ‘오바마 바람’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역사적 대사건으로 평가됐다는 점에서 이번 재선 성공은 그에 못 미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재선 성공의 의미가 더 클 수도 있다. 2008년 대선 승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실정(失政)에 따른 반사적 이익의 측면이 있는 반면 이번에야 말로 흑인으로서 순수하게 실력으로 당선됐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 4년간 ‘흑인 대통령’을 심리적으로 거부하며 정통성을 부여하지 않았던 백인 보수층의 목소리는 한층 위력을 잃을 수밖에 없게 됐다. 사실 오바마는 ‘미국의 1인자’ 자리에 올랐음에도 지난 4년 간 흑인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백인 보수층의 끊임없는 인종차별적 견제에 시달렸다.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가 대통령인 자신의 면전에 삿대질을 하며 비난을 퍼부었던 일과 일부 극우파가 자신을 케냐 출생이라며 줄기차게 의혹을 제기했던 일, 백인 경찰관의 공무집행을 비판해 논란에 휩싸인 오바마에게 해당 경찰관이 백악관 맥주 회동을 제안한 일 등은 백인 대통령이었더라면 감히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더욱이 오바마는 이런 일들에 대놓고 맞비난을 하지 못했다. 선거가 흑·백 대결 구도로 가면 불리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오바마로서는 이런 수모를 견뎌내고 흑인 대통령 재선이라는 신화를 쓴 셈이다. 오바마의 재선 성공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 흑인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흑인에게 국정을 맡긴 데 대한 국민적 평가가 어찌됐든 합격점을 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흑인들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묻지마 몰표’를 던진 것은 오바마의 실패를 자신들의 실패로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화당 정부에서 흑인으로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까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것은 흑인들의 위기의식을 웅변한다. 흑인뿐 아니라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등이 오바마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낸 데에도 미국 사회 내 유색인종의 약진이라는 염원이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백인 천하였던 미국은 이제 흑인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인종적 민주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구구성비 변화 추이상 갈수록 백인 인구 비율이 줄고 유색인종이 늘어나는 만큼 공화당은 생존을 위해 백인 보수층과 부유층 위주의 노선을 심각하게 재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오바마는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 입장을 밝혔고, 낙태에 있어서도 여성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단언하는 등 역대 대통령들이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모호한 자세를 취했던 이슈에 대해 선명한 입장을 주저하지 않았다. 결국 오바마의 승리를 계기로 미국 사회의 이념 전선은 한층 ‘왼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실업률이 7.2%가 넘은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첫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는 점도 오바마에게는 의미가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취업 빙하기/육철수 논설위원

    일본의 젊은 층 사이에는 ‘하시모토 신드롬’의 위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이 현상의 주인공은 40대 초반 정치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지난 8월 일본군 위안부 망언으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샀던 바로 그 인물이다. 그가 20~30대 청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유는 이들을 대변하며 기존 정치권의 구태 타파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잘 알려진 대로 ‘노인의 나라’다. 취업과 복지정책 등이 노년층에 집중되고 젊은 세대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 그래서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삶이 귀찮고 울분에 찬 청년세대가 정치적으로 급속히 뭉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됐다. 혹독한 취업 한파도 불어닥쳤다. 1992년 어느 취업잡지는 이런 분위기를 ‘취업 빙하기’라는 신조어로 표현했는데 크게 공감을 샀다. 채용시장의 어려움이 길어지면서 일본사회는 생활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1990년대 말에는 ‘히키코모리’(집에만 있는 외톨이), 2004년에는 ‘니트족’(공부도 취업도 하지 않는 청년)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였다. 이듬해에는 ‘하류사회’라는 말이 나돌 만큼 미래의 꿈을 접은 청년 사회계층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최근에는 정치세력화하면서 하시모토에 올라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사회의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우리도 한가하게 이웃나라 얘기를 할 처지가 못 된다. 일자리 부족으로 벌써 몇년째 ‘취업 빙하기’가 이어지면서 젊은 층은 ‘대학 5학년’ ‘잉여인간’ ‘NG(No Graduation·졸업유예)족’이라는 말에 익숙하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졸업을 늦춘 대학생이 1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이 대학에 남음으로써 발생하는 ‘포기 소득’ 등을 합친 간접 교육비만 5조 5000억원에 이른다니 고급인력의 이만저만한 낭비가 아닌 셈이다. LG·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에 취업자 수가 28만~30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고, 기업의 구조조정도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고용은 2010년 32만명, 2011년 42만명이 증가했고 올해엔 43만명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후반~3% 초반으로 예상되고 기업의 투자·고용 위축으로 취업 사정은 더 나빠질 것 같다.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대통령 선거의 주요 변수라고 하는데, 우리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11·6 선택 2012 D-4] 롬니 바람 잠재운 ‘샌디’… 오바마, 플로리다주 탈환

    [11·6 선택 2012 D-4] 롬니 바람 잠재운 ‘샌디’… 오바마, 플로리다주 탈환

    나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층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양상이다. 결정적 승부처인 오하이오주의 승부가 오바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왔고, 최근 네 차례 대선에서 승자 예측을 적중시킨 갤럽도 오바마를 승자로 예측했다. 오바마는 또 지난달 3일 1차 TV토론 이후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게 우위를 빼앗겼던 전국 득표율에서 롬니를 앞질렀다. 플로리다주에서도 지지율을 역전시켰다. 퀴니피액대학과 CBS방송, 뉴욕타임스(NYT)가 허리케인 샌디가 상륙하기 전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해 31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오바마는 전국 지지율에서 48%를 얻어 47%의 롬니를 앞질렀다. 이에 따라 전국 득표율에서는 지고도 선거인단 확보에서 앞서는 ‘비정상적 승리’ 가능성이 제기됐던 오바마가 최종적으로 전국 득표에서도 롬니에 우위를 보일지 주목된다. 오바마는 특히 최대 승부처인 오하이오에서 롬니를 50% 대 45%로 5% 포인트 앞섰다. 앞서 지난달 25일과 26일 시사주간지 타임과 CNN방송 조사에서도 오바마는 오하이오에서 각각 5% 포인트와 4% 포인트 앞선 바 있다. 이처럼 신뢰도가 높은 언론기관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4~5%대의 우위가 확인됨에 따라 오하이오에서 오바마의 지지도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조사 결과는 오하이오가 오바마에게 기울었다는 자체 분석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날 조사에서 오바마는 1차 TV토론 이후 롬니에게 우위를 빼앗겼던 플로리다와 버지니아에서 각각 1% 포인트와 2% 포인트 앞섰다. 선거인단 구성상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에서 33명의 선거인단만 챙기면 과반을 달성하는 오바마와 달리 롬니는 79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롬니가 스윙 스테이트 가운데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플로리다(29명)에서 진다면 오하이오(18명)의 투표함을 열어 볼 필요도 없이 사실상 패배로 귀결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갤럽이 이날 발표한 ‘대선 승자’ 예측 조사에서도 오바마가 롬니를 압도했다. 지난달 27∼28일 전국의 유권자 1063명을 대상으로 ‘누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물은 결과 오바마가 승리한다는 답변이 54%로 나왔으며 롬니 후보는 32%에 머물렀다. 이 조사는 최근 네 차례의 대선에서 승자를 정확하게 예측했던 방식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허리케인 변수도 오바마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10명 중 8명꼴로 오바마의 허리케인 대응이 ‘훌륭했다’거나 ‘잘한 편’이라고 답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의 3분의2도 오바마가 잘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주요 부동층주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산술적으로는 오차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판세가 뒤바뀔 가능성은 상존한다. 이제 남은 변수는 2일 발표되는 월간 실업률 통계 정도다. 다만 대다수 유권자의 표심이 이미 정해진 시점에 발표된다는 점에서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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