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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정치활성화」터는 닦았다”/막내린 임시국회… 무얼 남겼나

    ◎개혁 중간점검·대정부 견제가 성과/과거에 집착,경제등 장래문제엔 “소홀” 13일 마감한 제1백26회 임시국회에 대해서는 긍정·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린다. 긍정적인 평가는 이번 임시국회의 목표나 다름없었던 개혁에 대한 중간검증이라는 측면에서 내려지고 있다.12일의 짧은 회기에도 불구하고 개혁의 당위성과 문제점에 대해 비교적 내용있는 주장과 비판들이 오고갔다는 시각이다.적어도 법적 제도적 개혁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정기국회에 대비한 사전준비단계로서의 기능은 해냈다는 데 대해 여야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이는「정치의 복원」이라는 측면으로도 이해되고 있다.한동안 개혁과 사정바람에 밀려 잔뜩 움츠렸던 정치권이 이번 임시국회를 통해 제목소리를 냄으로써 정치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소리만 요란했지 실속은 없었다는 비판적인 지적도 적지 않다.각종 현안에 대한 겉치레식 문제제기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결실이 없었다는 것이다. 새국회상 구현이라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명분과 당략에 집착하는 구태를자주 드러냈다.이같은 양상은 회기 막바지에 두드러졌다.민주당이 폐회를 하루 앞두고 갑자기 회기연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설득력이 약했다.국정조사권 발동문제도 마찬가지였다.비리의혹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었다.그러나 시기와 방법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야당은 과거에도 비슷한 경우로 여당과 자주 마찰을 빚어왔다.이때문에 민주당의 주장이 대여 정치공세용,명분축적용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야 영수회담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통신기밀보호법 마련을 위한 여야협상이 결렬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여야 어느 쪽의 주장이 옳고 그르고 간에 사전준비 부족과 대응전략의 미비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법안마저도 처리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부정적 해석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회가 지난 5월의 임시국회에 비해 질적인 면에서 한결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여기에는 지난 명주·양양 보궐선거를 계기로 한 민주당의 입지강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개혁에 대해 야당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됨으로써 국회의 대정부 견제기능도 한층 살아날 수 있게 됐던 것이다.국회개회전 열린 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민주당대표와의 회담도 분위기 조성에 한 몫을 했다. 여당도 이같은 상황변화를 인식,국회 초반 대정부질문에서부터 내각의 개혁의지 부족을 질타하는 등 야당의 비판에 대해 「정면돌파방식」으로 대응했다.발언의 강도가 자연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개혁에 대한 시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여야 모두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경고한 것도 이채로웠다. 상임위활동에서는 현대그룹 노사분규와 율곡사업비리,평화의 댐 건설의혹,신경제 5개년계획의 문제점등이 두루 다뤄졌다.그러나 과거 문제에만 너무 집착,신경제계획등 장래문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또 과거문제에 있어서도 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실을 확인하는 수준에만 그치고 새로운 진실규명 노력이 모자랐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타당성 시비도 있었지만 이만섭국회의장이 대정부질문 모두에 선보인 새로운 국회운영 스타일도 국회의 변화 가능성을 엿보게 해준 대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 연구프로젝트 따내기 경쟁/전일동 연대교수·핵물리학(해시계)

    최근에 우리도 광학입국을 이룩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분위기 조성과 사회운동을 유도하는 시도가 한창이다.대학을 발전시키려면 이공계 학부를 앞장서서 밀고 나가야 한다는 전략을 수립하는 대학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이전에는 경비가 많이 드는 이공계 학과보다 백묵과 흑판으로 강의하는 인문사회계 학과가 학교재정에 이익이 된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으나 요즘은 이공계 학과가 인문사회계 학과를 먹여살린다고도 한다. 그 까닭은 이공계 학과는 실험시설등 경비가 많이 들지만 대회적으로 큰 연구 프로젝트를 따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학발전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다.공과대학에서는 1개 프로젝트에 몇억원의 연구비가 지급되는 것은 보통이고 그중 약2∼3%가 학교시설을 이용한다는 이유로 학교로 흘러 들어가고 또한 어떤 기업체와 공동연구를 대대적으로로 추진하기 위해 고급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학교에 연구소를 기업체가 지어준다든가 해서 대학 발전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지기때문이다.이공계학과가 없는 대학은 앞으로 그 발전에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며 이공계 학과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은 이공계를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이것은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사회일지라도 균형있게 발전해 나가야 하며 만약 그 균형이 깨진다면 사회불안이 일어나며 결국 발전이 멈추게 될 것이다.사회적 수요와 그것을 수용하 수 있는 용량이 맏아야 무리없는 발전이진행되는 법이다.요즘 몇개대학교에서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진 상태로 빠져들어 가고 잇는 듯하다.특히 공과대학 교수들이 로비를 활발하게 하여 큰 프로젝트를 소화할 수 있는 자기능력의 한계를 넘어서 따낸다는 것은 이러한 균형이 깨진 상태를 말해주고 있다.그것을 대학 당국뿐아니라 여러 교수 사회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 우리는 우려를 나타내지 아니할 수 없다.왜냐하면 과다하게 연구 프로젝트를 맡다보니 다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해 결국은 부실한 결과를 내게 마련이며 심지어 대학원생이 그 프로젝트를 맡아서 그 수준에서 처리하고 말기 때문이다. 교수는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연구실에 얼굴도 내밀지 않고 바깥일,즉 로비만 다니고 연구는 대학원생이 한다는 진기한 풍토가 조성되게 된다.이러한 현실속에서는 국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의 노하우가 나올리가 없다.필요한 만큼의 연구비가 필요할때 지급되고 자기능력과 용량에 맡게 연구 프로젝트를 맡아야 성실하고 보다 질이 높은 연구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고 또한 후학을 올바르게 교육시킬수 있을 것이다.
  • 단순한 문양 복고 스타일 인기/올 여름 액세서리

    ◎도금·모조진주 등 중저가 제품이 주류/“체형·의상에 맞는것 센스있게 착용을” 보기만해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반투명한 하늘색 귀고리,산뜻한 플라스틱팬던트 목걸이·팔찌등 각종 액세서란 여름철에는 빼놓을 수 없는 패션소품이다. 올여름 여성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액세서리는 전체적으로 이국·민속풍 문양과 70년대 복고 스타일.문양은 지나치게 복잡한것보다 큼직하고 단순한 것이,또 환경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동·식물모양의 것이 인기다. 지난 봄부터「개목걸이」란 이름으로 꾸준한 인기를 모은 가죽끈팬던트 역시 도시적인 분위기를 내는 액세서리로 캐주얼풍 의상을 즐기는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다양한 가격대가 있으나 최근들어 값비싼 보석 액세서리를 구입,오래 두고 쓰는 것 보다는 도금및 모조진주·나무등을 소재로한 2천∼3천원에서 2만원선의 중저가 액세서리를 다양하게 구입,자신의 의상에 맞게 연출하는 개성파·실속파들이 많다. 액세서리 생산업체 「세스티」디자인실의 윤수아씨는 『소비자들의 패션감각이 발달해 독창적인 패션연출을 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하고 자신의 체형과 의상에 맞는 액세서리를 센스있게 착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여름철에는 대담하면서도 산뜻한 액세서리가 우선 꼽히는데 그 대표적인 소재가 플라스틱이다.자칫 장난감처럼 유치해 보일 수 있으므로 원색은 피하고 흰색·흑색·회색 등의 무채색을 택하는 것이 좋다.투명한 아크릴의 큼직한 액세서리는 해변의 분위기를 내는데 그만이며 약간은 둔탁해 보이는 나무도 금속이 함께 조합된 것이면 자연의 시원스러운 멋을 연출해낼 수 있는 소재다. 이밖에 차가운 느낌의 크리스탈과 은을 소재로한 귀고리등도 특유의 색과 광택으로 노출의 계절에 효과 있는 액세서리다. 은으로 된 귀고리나 목걸이를 착용할때는 창백한 느낌을 줄 수있으므로 화장을 어느정도 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키가 큰 사람은 대담하고 큰 모양의 것을,왜소한 사람은 작고 귀여운 쪽으로 연출해주는 것이 좋다.특히 키가 작은 사람이 긴목걸이를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리는 것은금물이다. 또 얼굴이 가름한 사람은 귀에 딱 달라붙는 스타일을,둥근 사람은 달랑거리는 귀고리를 다는것이 좋다. 또 어떤 체형에도 치렁한 목걸이와 달랑거리는 귀고리를 함께 하는것을 피해야한다. 특히 목이 짧은 사람이 귀고리와 목걸이 모두 빽빽하게 하면 답답한 느낌을 주기 십상이므로 주의해야한다.
  • 「신경제」 총량과 조율의 필요성(사설)

    정부는 앞으로 5년안에 성장·물가·국제수지등 이른바 세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다고 확신하고있다.정부가 17일 확정,발표한 신경제5개년계획총량전망은 계획기간중 평균성장률이 6.9%,물가상승률은 3.8%가 되고 국제수지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있다. 또한 저축률이 투자율을 능가하고 1인당 GNP는 1만4천달러가 넘도록 짜여있다.한때 우리는 세마리의 토끼를 잡았다.그러나 성장잠재력의 급속한 붕괴과정을 거치면서 물가고 속에 경제는 실속하고 국제수지는 엄청난 적자로 반전되었다. 새로운 발전원동력을 찾아 경제를 정상으로 복원시키면서 필요한 성장과 함께 안정을 추구하자는 것이 신경제다.신경제의 총량지표는 기존의 7차5개년계획이나 당초 신경제시안지침의 목표를 현실적으로 낮게 조정한게 특징이다.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자체를 보수적으로 보면서도 성장률을 이보다 낮게 추정한 것이라든가 물가안정과 국제수지에 부담을 주지않도록 지나치게 무리한 수단의 동원을 가급적 회피한 것은 평가할만한 대목이다.또한 발전전략을 과감히 전환시키고 있다.정부의 지원과 규제의 배제에 노력했고 각종제도의 개혁과 경쟁질서의 정착을 통해 경제효율을 높이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거시경제정책운용의 틀을 전환시킨 것은 국경없는 경쟁시대의 돌입과 경제블록의 확산등 대외여건과 경제전반의 효율저하,시장개방등 국내여건의 변화에 따른것이다.이같은 여건의 변화로 과거 성장원동력이 기능할 수 없을 뿐아니라 과거와 같이 지시나 통제에 의한 양적성장확대전략은 더이상 유효하지않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것 같다. 5개년계획은 그것이 갖는 중요성으로 인해 각계의 충분한 의견수렴과정이 필수적이다.특히 참여와 자율을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있는 신경제는 더욱 그렇다.그래야만 국민동참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계획으로서의 기본틀의 유지는 물론 계획의 큰 줄거리가 일관성있게 성공적으로 추진될수 있는 것이다. 이번 신경제5개년계획은 비교적 짧은 일정속에서 마련되었다.이때문에 각계의 의견이 망라되고 걸러지는 협의과정이 미흡했던 것은 부인할수 없을 것이다.20여개에 걸친각부문별계획이 확정된 연후에도 정부부처간에 이견이 노출되었고 아직도 충분한 정리가 안된 상태다.앞으로의 추진과정에서라도 미정리부분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신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고통을 얼마나 균형있게 나눌수 있겠느냐는 것이다.이는 다름아닌 경제하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이 의지를 살리는 작업이 경쟁력의 회복이고 효율성의 제고이며 신경제성공의 열쇠인 것이다.
  • 대북카드가 있어야 한다/이호준(정치평론)

    미·북한간 핵담판은 아무리 보아도 미국이 밑진 것같다.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탈퇴를 선언한 지난 3월12일을 기준으로 보면 김일성은 사실상 아무것도 잃은게 없이 밉살스럴 정도로 많은 실속을 챙겼다.평양은 이번 담판을 통해 워싱턴으로부터 주권인정,내정 불간섭등을 보장받고 숙원인 대미고위협상 통로를 여는데 성공했다.지난 20년간 워싱턴의 정권교체기마다 되풀이됐던 김일성의 끈질긴 대미협상시도가 마침내 「풋내기」클린턴행정부에 먹혀든 느낌이다. 미국은 그동안 미·북한 관계개선의 선행조건으로 평양에 대해 요구했던 핵투명성 보장,국제테러행위중지및 북한내 인권개선,성실한 남북대화,미군유해 송환 등을 일거에 접어둔 인상을 남겼다.워런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은 미국이 북한에 양보한게 없다고 주장했지만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미·북한고위협상이 제3자의 눈에 미양보의 소산으로 비칠건 뻔하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북한공동발표문을 보면 4차례의 뉴욕회담에서 미국이 얻어낸건 북한의 NPT탈퇴를 일시 유보시킨 것뿐이다.미국으로선 NPT체제유지라는 세계전략상의 이해를 충족시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북한의 NPT복귀가 「잠정적」인 것으로 공표된 이상 워싱턴이 꼽는 「득」은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결의 북한핵문제를 구실로 한 미·북한고위협상이 앞으로 남북대화의 위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북한은 자신의 특사 교환논의 주장을 사실상 수용한 우리측의 15일 남북실무자접촉제의를 멀찌감치 24일로 미뤄버렸다.곧 있을 미국과의 고위후속회담을 의식한 것이 분명하다.벌써 남북접촉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는 조짐이다.이제 평양은 한반도문제 해결의 일방 당사자는 한국이 아니고 미국이라는 주장아래 대미직접협상의 열기를 높이면서 남북대화를 미·북접촉의 하위수준으로 전락시키려 들 것이다.남북관계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미·북한대화 구도속에 새로운 침체기를 맞게 될지 모른다. 돌이켜보면 우리측은 이번 미·북회담에 좀 안이하게 대처한 인상이다.주무부서라고 할 수있는 외무부는 외유중인 장관이 파리에서 대책회의를 한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본부에선 한가한 인권외교홍보에나 열을 올리는 대조적인 모습을 드러냈다.진보파로 낙인찍혀 우익 보수진영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는 통일원장관은 운신의 폭이 좁아진 가운데 구설수를 피하기 위해 모재야인사와의 접촉계획을 취소하는데 더 신경을 써야했던 형편이었다. 우리측의 지난 5월 남북대화재개 제의도 현명하지 못했던 것 같다.북한이 남북대화에 관심이 있는양 선전할 기회만 제공했을뿐 우리가 목표로한 남북상호사찰문제에선 아무런 실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겼던 대목가운데 하나는 북한의 전쟁위협에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해온 소극적 태도였다.김일성은 지난5월 유엔안보리가 대북핵결의 안을 채택하자 만일 북한에 국제적인 제재가 가해진다면 『남과 북을 가리지 않고 조선반도 전체를 전쟁의 도가니속에 밀어 넣을 것』이라고 호전적인 공갈을 서슴지 않았다.그들은 미국과의 뉴욕회담을 앞두고도『전쟁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고 큰소리쳤다. 이에대해 우리측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는 것으로 시종했다.그런 묵살과 침묵이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전술이었다면 문제될게 없다.그런데 그렇지 않았던것같다.많은 사람들은 정부가 김일성의 전쟁위협을 맞받아 치면서 북한을 능가하는 우리의 전쟁억지력을 과시하길 바랐다.또한 북한의 핵무기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전쟁불사의 각오도 천명되길 기다렸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정부쪽에서 흘러나온건 『북한을 자극하지 말자』는 유화론과 더불어 무언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듯한 불협화음이었다. 며칠전에 나온 한은발표에 따르면 남북한간의 경제력 격차가 갈수록 커져 지난해 GNP는 한국이 북한의 14배에 달했다.3년여전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했을 당시 서독의 GNP가 동독의 5배였던 것에 비하면 한국이 북한에 대해 갖는 경제적 우위는 독일 경우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다.그럼에도 우리는 과거 서독이 동독에 대해 그랬던 것과는 달리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카드가 없다.오히려 우리경제의 14분의 1밖에 안되는 북한이 맹랑한 핵카드를 갖고 한반도를 좌지우지하려고 든다. 여기서 우리의 해답은 자명해진다.북한의 핵카드를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대북카드를 개발,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그건 평양의 경제난 해결에 관건이 될 경협일 수도 있고 김일성정권의 민주화를 촉구할 인권일 수도 있다.민간단체들이 서울에서 발행되는 신문을 풍선에 실어 북한주민에게 살포하거나 조류를 이용하여 식량을 북한해역에 띄워 보내는 것도 김일성정권을 위협하는 카드가 될수 있다.그리고 그런 카드마련에 장애가 되는건 과감히 잠재우고 강경론이나 흡수통일론의 목청을 높일줄 아는 전략적 대응도 필요할 것이다.GNP 14배의 국민정서는 수세가 아닌 공세의 대북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 “제3세계 경제교사” 김우중회장/「비즈니스의 귀재」 비법은

    ◎페루·헝가리 등과 경협때 컨설턴트역/협상물꼬 쉽게 트고 민간외교 큰 기여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은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그의 협상 스타일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김회장이 해외시장을 개척할 때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그러나 어떤 비법(?)을 쓰는지 그 노하우가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김회장은 지난 3일 후지모리 페루대통령과 페루의 고속도로 건설 및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에 합의했다.이때 김회장은 페루의 자본조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일러줬다.저개발 국가가 경제개발시 이용할 수 있는 IMF(국제통화기금) 혹은 IBRD(세계은행)의 차관을 쉽게 얻는 방법이었다. 김회장은 제3세계 국가들과의 경협 협상시 단순한 비지니스 파트너에 머물지 않는다.오히려 상대국의 컨설턴트 역할까지 맡아 협상의 물꼬를 튼다.사업계획에 대해서는 물론 수월하게 사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방법까지 조언해 준다. 대우그룹은 동구권에선 최초로 헝가리에 합작은행을 설립했다.마자르 히텔 뱅크(MHB·헝가리 신용은행)와 합작으로 세운 이 은행은 달러가 절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헝가리에 큰 힘이 되고 있다.물론 대우가 얻는 이익도 크다. 대우는 헝가리 중앙은행에 달러를 예치하고 예치된 금액의 80%에 달하는 헝가리 화폐를 5%의 이율로 대출받아 이를 다시 합작은행에 입금,짭짤한 금리 차를 챙긴다.시중금리는 30% 선이기 때문에 앉아서 25%의 차익을 얻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초기인 지난 60년대 미국과 일본이 이용한 방법을 현지의 사정에 맞춰 십분 활용,생색내며 실속을 챙기는 것이다. 김회장은 해외시장 개척과 관련,『당장 실익이 없더라도 제3세계 국가들의 경제개발 과정에 충실한 동반자가 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이들 국가에서 확고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대우가 현재 세계 각국에 1백1개의 네트워크와 55개의 현지법인을 보유한 것도 이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대우자동차를 방문했던 중국의 전기침 부총리겸 외교부장은 슬라이드를 관람하던 중 주용기 부총리를 비롯한 제3세계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이 김회장과 만나는 모습을 보고 탄성을 감추지 못했다.보통의 기업인과 다른 김회장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역마살」이 끼었다는 평을 받는 김회장은 올 들어서만 11회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모두 77일동안 남미 5개국과 CIS지역 등 모두 30개국을 방문했다. 해외시장 개척과정에서 자연스레 민간외교 활동도 했던 김회장은 수단으로부터 명예영사직을 받았으며,가나,네팔,우간다,중앙아프리카 등의 국가들도 대우그룹 관계자에게 명예외교관 직책을 부여하고 있다.
  • 횡보 염상섭 대표작 「삼대」/정본으로 다시 탄생/정해염씨

    ◎64군데 530여자 교정… 원본 복원/횡보 특유의 문체와 문학성 회복/“문학 작품 출판과정서 많이 훼손” 『이미 여러번 재간행된 염상섭의 「삼대」를 다시 펴내기로 계획을 세우면서 단순한 명작의 재탕이 아니라 독자들이 제대로 된 정본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고 덤벼들었습니다.엄격한 텍스트 검토와 교정을 거듭한 결과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책이 원본에 비해 무려 64군데에 걸쳐 5백30여 글자가 무더기로 빠져 있는 것을 찾아냈어요.이것은 오자및 탈자등 단순한 오류는 제외한 사례입니다』춘원 이광수의 「무정」과 함께 근대소설의 양봉우리를 이루는 횡보 염상섭의 대표작 「삼대」를 정본으로 재발간해낸 정해염씨(64·창작과 비평사 편집고문). 「삼대」는 지난 1931년 신문연재소설로 발표된이래 47년과 48년 을유문화사에 의해 각각 단행본으로 발간됐다.이후 65년 민중서관에서 「한국문학전집­염상섭편」으로 재편집됐다.그러나 발간및 수록과정에서 빚어진 각종 오기및 문장탈락등으로 염상섭 특유의 문체와 문학성이 훼손된채 방치돼 오다 이번에 그의 손을 거쳐 비로소 작가의 의도에 충실한 원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정씨는 「글자를 바로잡는 길」을 찾아 30년을 외길로 바쳐온 사람이다.교정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및 자리매김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우리 출판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기도 하지만 한우물을 파내온 아집은 결국 그를 이 바닥에서 독보적 아성으로 평가받게 했다.경기도 파주산으로 성균관대 국문과를 나온 그는 1963년 지금은 없어진 교학도서편집자로 첫발을 내디뎠다.신구문화사와 을유문화사를 거쳐 76년 창작과 비평사 편집부장으로 입사했으며 80∼83년간 창비사장을 지냈다.84년부터 출판계에는 없었던 편집고문자리를 만들어 지금까지 1천여권의 책을 만들어 왔다.「임꺽정」「만해 한용운전집」「역주 목민심서」「채만식전집」「객주」「역사앞에서」등이 그의 솜씨로 빚어진 작품이다. 『교정작업에서 글자를 잘못 판독하는 것은 복원이 가능합니다.그러나 문장이 빠져 버리는 경우는 다시 찾을 길이 없어요.사소한 실수가 작품을 문학적 미아로 만드는 셈인데 이는 작고한 작가의 작품일 경우 되돌이킬 수 없는 실례가 될뿐만 아니라 독자및 연구자들에게도 큰 손실이 됩니다』 창작과 비평사가 상·하권으로 펴낸 이책에는 「삼대 교정후기」라는 다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글이 실려 있다.이글에서 정씨는 을유본,민중서관본중 문선이나 조판,교정과정에서 빠져나간 부문을 신문연재원본과 비교,하나하나 예문을 제시하면서 꼼꼼하게 지적하고 있다.을유본의 경우 저자의 퇴고원고를 가지고 조판을 하다가 빠뜨린 부문이 40군데,3백62자로 확인됐다.민중서관본도 24군데,1백74글자였다.합쳐서 64곳,5백30글자의 소중한 원고가 행방불명된 것이다. 『이번 작업결과로 미루어 볼때 우리 근대문학작품의 대부분이 출판과정에서 생긴 여러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훼손되었다는 심증을 가지게 됐습니다.독자들이 이런 현실속에서 문학작품을 향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느낌을 떨칠 수 없더군요』
  • 운동권 약화­내부갈등 감추기 “역공세”/한총련 과격시위 배경

    ◎투쟁 목표·이슈 사라져 입지 축소 우려/“민주적 개혁·정화 열기 훼손” 비판 비등 「한국대학총학생연합」소속 학생들이 지난 29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과격시위로 구태의연한 양상을 표출한 배경은 무엇이며 그들이 겨냥하는 것은 무엇인가. 「한총련」 출범 마지막 날 서울 시내곳곳에서 벌어진 쇠파이프와 최루탄의 공방은 문민정부 출범이후 최대규모로 이과정에서 시민들이 큰 교통불편을 겪었음은 물론 학생 30여명과 경찰 40여명등 모두 70여명이 부상을 입는등 과거의 악순환이 재연됐다. 「생활·학원·투쟁의 공동체」를 기치로 한 한총련이 과거의 전대협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과격폭력시위를 벌임으로써 문민정부의 민주화개혁 의지를 훼손하고 국민들의 사회정화 열망에 역행했다는 지적이 비등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북한 대학생대표들과 정부의 허락없이 국제전화로 남북청년학생 자매결연등을 논의하고 경찰의 진압장비를 빼앗아 불태우는등 불법시위를 벌여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학생들의 과격시위에 대해 검찰이주동자 검거령을 내리고 압수수색을 하는등 예전의 전대협과 정부당국간의 긴장양상이 다시 표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의사표시는 그것이 다중시위 일지라도 이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며 이번에도 한총련이 신고한 집회·시위를 허가했었다. 그러나 「한총련」은 5·18민주화운동의 책임자 처단을 내세워 불법·과격시위를 재현했다.이같은 학생운동의 과거회귀는 최근들어 자신들의 침체된 「운동」분위기를 일신하고 위상을 제고하는데 목적을 둔 전략적인 행동으로 풀이 되고 있다.문민정부 출범이후 민주화와 개혁이 정부주도로 추진되면서 학생운동권과 재야 운동권은 오히려 정치적인 이슈를 상실해 표류하고 있었던게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된 현실속에서 각대학 총학생회는 「생활총학생회」등을 표방하며 일반학우들의 지지와 동참을 호소함으로써 나름대로의 입지확보를 하려 했다고 볼수 있다. 특히 학생과 일반시민들에게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출범식을 계기로 「자극적인」뭔가를 보여 줌으로써 일반인들의 시선을 끌려고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출범식에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남북통일을 위한 학생예비회담을 연다며 국제통화를 감행한 사실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 「한총련」이 경찰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서울시내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전경들의 장비를 빼앗아 불태운 행위도 자신들의 투쟁성과 선명성을 돋보이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총련」이 과거 「전대협」과 달리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해 협의체가 아닌 연합체로 성격을 바꾸고 학생들의 관심사인 강의평가제·등록금문제·사립학교법문제 등을 다루는 것도 우선 대중성확보를 위한 포석이었다.이를 감안하더라도 29일의 폭력은 「우리가 옳으면 그 수단은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과거의 잘못된 학생운동행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한총련」은 자신들이 겉으로 표방하는 것과는 달리 단지 자신들의 위상제고를 위해 변화하는 사회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무언가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나가려는 의도에서 이같은 과격시위를 한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세찬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 권력형 비리수사 돌파구 열어/「동화은행 비자금」검찰조사 결산

    ◎“문민정부 첫 사정작품” 평가/이의원 등 출국에 한때 난관 안영모동화은행장의 불법 비자금조성 사건은 민자당 김종인·이원조의원과 이용만전재무장관의 수뢰사실이 밝혀지고 27일 김의원이 구속됨에 따라 검찰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외국에 머물고 있는 이의원및 이전재무장관등 2명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검찰이 현재 이들의 혐의사실에 대한 명확한 물증을 확보,기소중지 조치와 함께 강제 귀국방안을 강구하고 있어 이들이 귀국하는 즉시 사법처리가 확실시 되고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6공 실세 공직자들의 수뢰설로 인해 정가와 금융계에 사정한파를 몰아왔던 동화은행장 사건은 문민정부 출범이후 검찰의 첫 「사정작품」이라는 점에서 수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됐었다. 이에따라 대검중수부는 금융계에 대한 사정이 본격화 되고 있던 지난달 22일 안행장을 전격 연행,비자금 조성및 비자금의 정치권 유입경로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인 결과,안행장으로부터 이의원등 6공고위 공직자 3명에 대한 뇌물수수 관련진술을 힘겹게 얻어냈다. 검찰은 그러나 안행장이 조사과정에서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 진술을 자주 번복하는가 하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수표추적 작업에서도 이들이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돈세탁을 하는 바람에 물증확보에 애를 먹어왔다. 또한 수사관계자들을 힘들게 한 것은 검찰의 수사대상 가운데 한명인 이전재무장관이 지난 3월31일 출국한데 이어 이의원마저 지난 18일 도피성 출국을 해버렸을 뿐 아니라 이의원의 출국을 둘러싸고 검찰의 방조 의혹마저 일자 수사관계자들은 허탈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영삼대통령이 「성역없는 수사」를 재촉구한 21일부터 이사건 수사팀은 활기를 되찾고 증거확보 및 김의원의 소환을 강력 추진,김의원을 구속하고 나머지 혐의자들에 대해 강제귀국 조치를 취하는 선까지 이르게 됐다. 이의원 및 이전재무장관이 귀국하지 않을 경우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능해져 소문만 요란했지 실속은 없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도 없지않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수사가 권력형 부정비리사건 수사의 돌파구를 연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6공 경제의 허상을 단적으로 드러내 보였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 김시중장관에 듣는 과학기술행정(국정탐방)/대담=조남진 과학부장

    ◎“세계최고기술개발 「미디엄테크」 추진”/중간기술중 선정… 「G7」과 동시 연구/해외과학자 국내 기업활용 적극 유도/청소년의 과학탐구가 국가미래 좌우… 「책보내기」 적극 동참을 체제 이후 세계는 적과 동지가 사라지고 첨단 과학기술의 개발을 축으로 한 무제한의 경제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기술혁신 중점투자 선진국들은 지금까지 군수기술에 썼던 힘을 민군 겸용의 기술 혁신에 집중투자하는가하면 기술보호주의와 기술 패권주의의 신국제 기술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냉엄한 현실속에서 「과학기술 소국」인 우리의 낙후를 방치 할때 우리는 세계각국의 기술경제 식민지로 종속되고 만다. 2천년대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세계 역사의 중심에 서고 신한국 창조와 신경제의 건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느때보다 과학기술의 굳건한 뒷받침이 필요한 때이다. 서울신문사는 국민의 생활과학화및 청소년의 과학화운동을 활성화 하기 위해 초중교에 과학책 보내기 운동을 펴며과학기술 행정의 수장인 김시중 과학기술처장관을 만나 문민시대의 과학기술 국정방향을 들어보았다. ­신한국창조에서 과학기술정책은 어떤 자리에 위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요.그리고 현재의 위상은. ▲오늘날 국가 과학기술의 수준 차이는 결국 국가간의 빈부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이런 때문에 대통령은 「도약하는 과학기술,활기찬 경제」를 신한국 창조의 10대 과제중 하나로 제시한바 있습니다.우리경제는 개방화와 국제화의 과정에서 「기술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따라서 지도층이 과학기술의 시대적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과학기술 개발과 진흥정책을 펴는 동시에 기업은 「기술 중심의 경영」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소장 자율 선출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과학기술의 무게가 종전의 G7프로젝트 중심계획에서 미디엄 테크로 옮겨가고 있는듯한 느낌입니다.과연 정책의 변화로 봐야 할지,또 미디엄 테크의 개념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과학기술 자원이나 기술 축적의 규모면에서 미국이나 일본을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따라서 규모는 작지만 그 질과 내용에서 경쟁력과 탁월성을 최대한 살릴수 있는 기술개발전략이 필요합니다.그러므로 중장기적으로는 21세기 개척형 미래첨단기술인 11개핵심선도기술(G7)의 개발과 함께 2∼3년안에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 할수 있는 분야를 집중연구토록 하는 것입니다.이것이 중간기술개발의 목표입니다. ­취임이후 전국의 각 기업연구소나 정부 출연연구소 그리고 대학 등의 현장을 둘러보고 시정할 사항이 있으면 직접 장관실로 팩스를 보낼수 있도록 하셨는데 성과는 어떻습니까. ▲예,연구소들에 과천청사 출입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연구원들이 서울이나 들락거리면 연구가 제대로 될리 없지요.건의 사항은 팩스로 보내게 했습니다. 출연연구소의 활성화를 위해 이사회를 개편,연구소장을 자율적으로 선출하는 것에서부터 활성화해나가도록 하고 연구를 위해 횡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실을 축소했으며 소장을 중심으로 늦게까지 연구하는 분위기가 자리잡혀가고 있습니다. ­정부 출연연구소의 사기가 떨어져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사기를 올릴수 있는 방안은. ▲21세기 국가 경영전략을 과학기술에 두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웬만한 사람이면 다알고 있습니다.그간 과학자들이 소외돼왔다면 거시적으로는 국가를 보고 미시적으로는 연구 개발을 보며 고통분담과 국가 발전에 앞서 나갈때 반드시 보상과 영광이 돌아올 것입니다. ­신경제 활성화를 위해 연구인력들이 현장 기술지도에 나서 약 2백50여건의 기술지도가 이뤄졌다고 알고 있습니다.과학기술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재원 인력,산학협동면에서의 구체적인 방안은.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연구실 문을 걸어 잠그고 연구 실험만 열심히하면 그만이란 태도였습니다. 그러나 과학자들도 사회를 알고 생산현장과 함께 호흡을 해야합니다.최근 카스라는 체중기 제작회사를 방문 했을때 아주 감명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KIST에서 개발한 감지센서 기술을 이용,숫자로 표시되는 PH미터기및 체중기를 생산하는 회사인데 세계의 체중기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세계특허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무기화학자로 40년간 대학에서 과학교육을 하며 산학협동연구에도 특별한 열의를 갖고 있으시리라 보는데. ▲우리는 인력이 부족합니다.화학분야만 보아도 고분자화학의 전도성 고분자를 연구 할수 있는 사람은 전국에 10명도 채안된다.적은 인력들이 학교,연구소 기업등에 각기 흩어져 있다. 그러므로 나는 사람을 긁어모으고 연구하는 서클을 만들어 나가려합니다.이를 위해 협동연구 촉진법을 다음번 국회에서 제정하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무임승차를 한때가 있는가 하면 저임승차로 바뀌었다가 최근에는 동임승차도 거부당하는 형편이 되고 있습니다.돈을 주고도 기술을 살수 없는등 선진국들의 과학기술 보호장벽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습니다.이 장벽을 극복할 복안은. ○브레인풀제도 운영 ▲앞으로의 3년간이 우리나라에 중요한 시기가 됩니다.중국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가 지금의 발전추세로라면 곧 우리를 따라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그러므로 이들과의 격차를 벌려놓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합니다.이를위해 해외 과학자 활용촉진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경제사회 발전5개년계획을 추진하려면 이학,공학,농수산계열등 전분야에 걸쳐 약6천3백여명의 석박사가 부족합니다.해외교포등 우리 두뇌가 약4만명정도 됩니다.우선 이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국내에서 필요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과 연결시켜 활용토록 하는 것입니다.한국과학기술 단체총연합회와 재외과협을 창구로 해서 추진하고 산업기술 진흥협회와도 연결해 브레인풀제도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자꾸 미뤄지고 있는 방사성폐기물처분장 문제는 언제쯤 해결될 것인지요. ▲방사성계기물 처분장 문제는 국가적 역량을 총집결해서 해결해야합니다.지금까지 추진이 안되었던 이유는 정부와 국민들간에 서로 신뢰성이 없었던 때문입니다.정부와 국민사이의 신뢰성 회복이 급선무로 정부는 방사성 폐기물이 원자폭탄과 같은 것이 아니란 것을 알리고 우리가 자원으로 쓸수 있는 것이란 것을 알려주어야합니다.서두르거나 밀실에서 추진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폐기물 관리부지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지역주민 지원촉진법을 제정,선정된 지역에 혜택을 주고 그 지역을 문화도시로 앞서 가꿔 나갈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과학시민으로 키워 ­서울신문사는 과학교육의 해및 책의해를 맞아 잠재성 가능성이 큰 우리 어린이들을 과학시민으로 키우기 위해 초중교에 과학책 보내기운동을 벌입니다.장관께서도 관심을 많이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호기심과 지적 충족욕구가 왕성한 청소년기에 책은 그사람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어른들이 흥미위주의 TV나 오락게임등에 열중하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자연과학의 세계를 담고 있는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장래를 준비하는 일로 대단히 중요합니다.오늘의 어린이들이 이나라의 주인공이 되었을때 그들의 과학실력이 세계를 주도할만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21세기 세계 1등국민이 될수 있습니다.이미 몇차례의 조사에서 남자어린이들의 희망 직업이 과학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런 어린이들이 중학교에 가면 흥미를 잃기 시작하고 고등학교에 가서는 완전히 외면합니다.고등학교에서 문과반 이과반으로 나눠 공부하는 것부터 잘못돼 있다고 생각합니다.과학을 도구과목으로 생각하는데서 벗어나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소양적인 교육」,「전인교육적인 과학」으로 자리 잡아야합니다.
  • 작년 기업경영 “외빈내빈”/한은,3천66업체 실적 분석

    ◎매출액증가율 10%로 89년이후 최저/천원어치 팔면 15원 이익… 10년내 최악/부채비율은 무려 319%,해마다 높아져 지난 해 국내 기업들은 10년만에 가장 실속 없는 장사를 했다. 매출액증가율은 3년만에,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10년만에,부채비율은 5년만에,차입금의존도는 11년만에,노동생산성증가율은 7년만에 각각 최저(부채비율은 최고)를 기록했다.경영실적을 말해주는 거의 모든 지표들이 일제히 하강곡선을 그려 극심한 불경기였던 셈이다. 이대로는 국내 기업들이 성장의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여겨질 정도이다.이 벽을 뛰어넘어 세계 속의 기업으로 자라나기 위해서는 취약한 재무구조,구태의연한 경영기법,낙후된 기술수준과 낮은 생산성에 일대 혁신이 요구된다. 한국은행은 20일 전국의 3천6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작년 한햇동안의 경영실적을 조사·분석한 「92년 기업경영 분석」을 통해 제조업 부문의 매출신장세·수익성·생산성·재무구조 등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의 외형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알아보는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은 지난해 10.1% 늘었다.매출액증가율 10.1%는 90년의 18.6%,91년의 17.6%보다 대폭 낮아진 것으로,89년 7%를 기록한 이래 3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말해주는 지표인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1.5%였다.1백원어치를 팔면 겨우 1원50전의 이익이 남았다는 이야기이다.이는 호경기를 누렸던 88년 4.1%의 3분의1 수준이며,82년(0.9%)이후 10년만에 최저이다. 수익성이 이처럼 나빠진 것은 외부차입금(빚)이 불어나 이자등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도한 차입금 의존도(차입금과 회사채의 합계액을 총자본과 대비한 비율)를 낮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경쟁국의 지난 90년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일본이 4.3%,대만이 4.5%로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2.3%보다 2배가량 높았다. 기업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가리키는 지표인 부채비율(자기자본에 대한 부채 비율)은 3백19.7%로 90년 2백86.3%,91년 3백9.2%에 비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지난해의 부채비율은 87년(3백40.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는 47.2%로 89년 38.5%,90년 42.8%,91년 44.6%에 비해 매년 2∼3%포인트씩 높아지고 있다.이 역시 81년(49.4%)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채 또는 차입금은 이자등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자본이기 때문에 그 비율이 높아지면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수익성이 떨어져 기업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지난 90년 미국 기업의 부채비율은 1백48.7%,대만 기업의 부채비율은 83.4%인데 비해 우리나라 기업은 2백86.3%로 부채비율이 미국의 2배,대만의 3.5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제조업의 금융비용 부담률(매출액 대비 금융비용 비율)은 6.3%로 82년(6.6%)이후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금융비용 부담률은 90년에 대만이 2.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1%로 두배 이상이었다. 노동생산성을 말하는 지표인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증가율은 11.5%로 85년(9.3%)이후 가장 낮았다.
  • 남대문 삼익구두상가(전문상가)

    ◎“구두값 백화점의 3분의 1”/도산매 병행… 신사화 1만8천∼3만원 진짜 멋쟁이는 구두를 보면 안다고들 한다.굳이 값비싼 구두가 아니더라도 자신에 잘 어울리고 깨끗하면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 서울 남대문 삼익패션구두백화점은 실속있게 멋을 내려는 알뜰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구두전문상가이다.서울 남창동 새로나백화점뒤 현대식건물인 삼익패션타운 6층에 들어선 이 상가는 숙녀화·신사화·아동화등 갖가지 구두를 망라하고 있는곳.87년 소규모 구두생산업자들이 소비자들과 직접 거래를 트기위해 마련해 현재 6백여평의 매장에 98개 점포가 산매상및 일반소비자를 상대로 도·산매를 병행하고 있다.전국 구두점에 나가는 구두의 집산지로 새벽1시부터 아침8시까지 지방및 서울근교 산매상을 상대로 도매를 하며 아침9시부터 하오5시까지는 일반소비자에게 산매도 한다. 자가생산브랜드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유명 대기업체 제품은 취급하지 않으며 개중에는 대기업체에 납품하는 점포도 있다.서울 청계천7,8가 신발시장이 종류와 품질이 천차만별인 신발을 모두 취급하고 있는 반면 이곳은 소가죽·양가죽·특수가죽등 천연가죽소재의 고급구두만을 전문으로 한다.대기업체제품에 비해 가죽소재의 질이 떨어지는 면이 없지 않지만 디자인은 훨씬 다양하다.중간유통단계를 줄여 가격도 매우 저렴해 일반 대형백화점의 3분의1선이다.이 상가 상우회 정경우회장은 『질이 결코 대기업제품에 뒤지지 않는데다 가격이 싸서 한번 왔던 손님은 또 찾게된다』고 말한다.또 재래시장에선 드물게 주차장시설을 갖추고 있는것도 큰 장점이다. 최근 잘 나가는 구두는 남녀화 모두 복고풍 스타일.숙녀화는 코가 뭉툭하고 바닥을 코르크로 두텁게 덧댄 복고풍으로 검정색과 아이보리색이 인기다.가격은 3만∼5만원선.여름용으로 최근 출고가 는 샌들·망사구두와 힐·단화 등은 각각 2만∼2만2천원선이다. 신사화는 끈을 매지않는 검정구두가 인기로 가격은 1만8천∼3만원선.아동화는 가죽으로 만든 샌들과 반질반질한 인조가죽 소재 구두가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 가격은 1만2천∼1만4천원선이다.이곳 상가는 공휴일엔정상영업하지만 일요일엔 문을 닫는다.
  • 검찰은 「빈수레」인가/오풍연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검찰이 뽑아 든 「사정의 칼」은 실전용인가 과시용인가. 새 정부 출범 이후 부정·부패 척결을 앞장서서 외치며 기세 당당하게 출발했던 검찰이 요즈음 어쩐지 힘이 빠져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행차소리만 요란하다 실속도 없이 빈 바구니만 들고 오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한다. 동화은행의 비자금 조성사건이 그렇고 해군인사비리사건도 답답하다.수사에 착수할 때는 마치 엄청난 대어를 낚을 것처럼 의기 양양했다.또한 정치권과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비리수사도 곧 윤곽이 드러날 것처럼 은근히 보도진에게 흘리기까지 했다.『검찰이 달라졌으니 한 번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뽐냈었다. 안행장의 비자금 조성사건과 관련,『정치인도 연루됐느냐』는 질문에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뉘앙스만은 분명 풍겼다.물론 다른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알맹이 없는 고위공직자 및 의원내사설이 연일 신문지면을 장식하면서 심지어는 「구속임박」설까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6공의 실세였던 P모의원이나 역시 5·6공 당시 금융계의 황제였던민자당의 L모의원은 벌써 몇 번은 구속이 되고도 남았다.그런데도 그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온통 우리사회를 들끓게 했던 국립교육평가원 대입답안 유출사건도 더 이상의 공모자나 제3자로의 답안 전달 여부도 밝혀내지 못한채 유야무야될 조짐이 짙어지고 있으며 럭키개발의 관급공사 수주비리사건도 마찬가지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심지어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정관련 기사는 모두 오보라고 힐난해 결국 독자들의 궁금증만 더해주고 있다. 이같은 의혹이나 국민들의 궁금증은 사정의 중추기관임을 자임하는 검찰자신이 풀어야 한다.성역없는 수사를 강조해 온 검찰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그동안 누차 천명했던 개혁과 변화를 위한 매섭고 예리한 집도로 우리사회의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일이다. 또 한 가지 염려되는 일은 검찰이 너무 의욕과 공명심을 앞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있는 사실 그대로 조사하고 밝혀진 사실 모두를 국민들에게 알리면 그만이다.지레짐작으로 검찰이 먼저 흥분하여 국민들까지 놀라게 하거나 용두사미가 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 개혁 다음차례는 교육·종교계/곽상경 고려대교수(정경문화포럼)

    ◎육영­선교 앞세운 고질적인 비리 산적/양심의 참모습 심어주기 위해 척결을 공직자와 정치인의 재산공개로 요란하다 못해 법석이다.부정축재를 까발려 놓으니 보는 사람은 재미있고 신나고 시원하며 「멋진 쇼」를 보는 것 보다 더 흥미 있어 한다.예전에 없던 일이니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고 자기 것이 아닌 남의 재산을 놓고 말을 하니 좋은 이야기거리이고 흥미롭다.그래서 재산공개는 정권의 인기관리·권력관리·국민교육·투기관리·독자관리 등 일석다조의 지대한 효과를 거둔 쾌거라 할 수 있겠다.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일반국민의 입장에서 허실과 득실이 무엇인지 애매하기도 하다. 첫째 금융실명제와 세제개혁이 없는 상태,즉 제도적 뒷받침이 없이 무엇을 어떻게 공개하여 결과가 어떠하냐에 실속도·기준도·객관성도 없는 즉흥적 깜짝 사건이다.재산공개를 놓고 제대로 다듬고 조정하고 정렬하는 사전사후 조치가 없이 우선 저질러 놓고 보자는 인기수단인 듯한 인상이다.금융실명제와 세제개혁으로 뒷받침을 해 주었으면 공개도 정확하고 후속으로 정치적 보복과 인기관리 및 권력강화의 수단이 아니라 진정으로 부정부패척결,경제사회 정화,공직자윤리강화 및 국민의 올바른 정서확립등 실속 있는 결과를 가져다 줄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재산공개를 국민감정에 올려 놓고 인민재판식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체제하에서 위헌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경제활동과 경제운영에 문제가 발생한다.정부가 재산소유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과 척도로 합법과 위법,벌칙과 포상에 대한 규정의 저촉및 사후처리에 대한 정책 등을 밝혀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하고 악덕 공직인을 처벌하는 의무와 책임을 분명히 했어야 한다.자본주의 경제제도하에서 모든 사람은 소유에 대한 욕망을 가져야하고 소유에 대한 욕망을 당연시 해야 한다.소유를 죄악으로 몰아붙이면 경제활동은 제대로 되지 않고 경쟁은 허물어 지고 만다.공직자라고 해서 소유에 대한 욕망을 갖지 말라고 할 수 없다.월급 받아서 쓰다 보니 남은 것이 없다는 공직자와 월급을 쪼개고 쪼개서 알뜰하게 계획적으로 노후생활유지를 위해 열심히 아끼며 살아 온 결과 집도 장만하고 재산형성도 했거나 부모로부터 합법적으로 물려 받은 재산을 그대로 간직한 모범 공직자를 놓고 쓰다보니 별로 남은 것이 없는 사람은 포상의 대상이고 알뜰히 해서 남은 것이 있는 사람은 죄인 취급당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고 정당하며 헌법정신이나 국민의 경제활동 원리에 합당한지 잘 생각해 볼 일이다. 저축이 미덕이라던 사람도 저축하며 알뜰히 살아온 사람을 저주하는 모순사회가 되어 버린 것이다.합법적으로 소유를 했는데도 도둑으로 몰아버리고 불법으로 주고 받았더라도 가명으로 숨겼거나 남은 상태가 분명치 않으면 위반이나 비도덕적 행위가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혼란의 사회가 되어 버린 것이다.합법과 불법,잘한 행위와 잘 못한 행위,미덕과 부덕 등을 정리하는 정부의 의무도 없고 언론의 기준도 없다보니 혼란만 일어난다. 셋째 재산공개를 악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정치보복,기 죽이기,인기끌기,독자끌기 등에 과대활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원인과 과정이 어떻게 되었던 결과적으로악용한것이 되면 재산공개의 진실한 효과가 역으로 될 수도 있다.국민의 입장에서는 악용되지 않고 선용되기를 바란다.끝으로 공직자 재산공개는 필요하다.재산공개가 부정부패방지·투기근절·공직사회정화·정치정화·질서확립·효율적인 경제활동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가 지속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그런데 부정적인 면이 없지 않고 인기를 위한 깜짝 쇼에 그치지 않기 위해 좀 더 주도면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높은 인기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인기가 너무 급상승하고 급강하 하는 것은 안정화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은 불안하다. 이번 재산공개에서 가장 큰 소득은 대학재단의 비리가 밝혀져 해묵은 학원비리 하나가 해결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 된 것이다.앞으로 사학의 재단이사장(소유자)과 실세총장의 재산을 철저히 공개토록 하여 학원을 치부의 수단으로 대대손손 이용해 먹는 악덕 교육 「모리배」를 꼭 척결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그리고 양심을 지키고 자선을 행해야 할 종교인이 재산에 탐욕을 부리는 종교계 비리도 철저히 규명하여 우리나라의 양심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심어 주기 바란다.쇼 아닌 진실의 사회정화를 위해 학원과 종교계의 비리척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 지프/전장이 낳은 전천후차(자동차백과)

    ◎2차대전때 미 포드사 제품명서 유래/도시감각의 유선형 신모델 출하경쟁 튼튼한 차체와 강한 힘이 장점인 지프가 최근 레저인구가 늘면서 판매량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89년만 해도 겨우 1만5천대정도가 팔린 지프는 91년 2만7천여대,92년 4만5천7백대로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올해는 7만5천여대가 공급될 전망이다. 세련된 외관을 중시하는 일반 승용차와 달리 「지프」는 거친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모양새가 특징이다.이는 지프가 본래 군용으로 개발된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외관보다 실속만을 강조한 지프의 경우 산길이나 농토등 포장 도로가 없는 「전장」을 누비고 다니기 편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성이다. 제2차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미국방부는 「밴텀」,「오버랜드」,「포드」등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에 전천후로 활용할 수 있는 특수목적의 군용차량을 주문했다.각 사가 만들어낸 시제품을 갖고 전장과 유사한 모의 훈련장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마친 미국방부는 최종적으로 「포드」의 제품을 선택했다.성냥갑 생김의 볼품없는 듯한 우스운모양의 포드 제품의 본래 명칭은 「지피」였으나 당시 유행하던 뽀빠이 만화속의 작은 동물의 이름을 딴 「지프」로 세상에 알려졌다. 「2차대전의 영웅」「전장의 발바리」로 불리며 군인들 뿐아닌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게된 「지프」는 한때 압도적인 인기를 누려 동일차종의 대명사로 자리잡았으나 이제는 과거의 차가 되버렸다.험한 길을 거침없이 주파하는 성능의 개선을 빼면 20년전과 똑같은 모습의 「지프」는 새로운 유선형 지프차들에 밀려 1위자리를 내놓은지 오래다. 국내 지프시장은 쌍용자동차의 「코란도」가 지난 88년까지 거의 독점하다시피했으나 아시아의 「록스타」,현대의 「갤로퍼」가 뛰어들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있다.여기에 올 하반기쯤에는 기아자동차의 승용차형 지프 「스포티지」,쌍용자동차의 「미래형FJ지프」등 신모델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 지프시장을 겨냥한 국내자동차회사들의 한판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새로 시판될 「미래형 지프」들은 스포츠카 못지않게 유선형의 날씬한 모양새를 자랑한다.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프 제조회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유선형의 미래형지프들을 선보이고 있어 국산 지프들의 스타일링 변화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 용산 보세의류상가(전문상가)

    ◎국내 유명의류 절반값… 디자인 독특/점포 50여개… 고급정장·아동복 등 다양 실속파 멋쟁이들에게 서울의 용산보세골목은 독특한 디자인의 고급의류를 값싸게 장만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용산우체국과 태평양화학 사이에 위치한 용산보세골목에는 약50여개의 보세전문의류점이 밀집,국내 최대의 보세의류타운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일본등지로 수출되는 보세의류들로 실크블라우스·원피스·투피스등 정장류부터 티셔츠·운동복·아동복까지 품목이 다양하다.수출의류는 외국 업체들의 주문에 맞춰 한계절 앞서 생산되기 때문에 올 여름 유행할 옷들이 벌써 선보인 곳도 이곳이다. 순면·마·순모·실크등 고급소재를 사용하고 디자인과 색상이 독특한데 비해 가격은 국내 유명메이커 의류의 절반 정도여서 멋과 개성을 추구하는 전문직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우리나라에서는 잘 안알려져 있지만 「도나카란」「길리안」「리즈클레이번」「타하리」「엘렌트레이시」등 외국의 고급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상표의 의류를 현지가격의 3분의1정도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주한 외국인들 가운데도 이곳의 단골고객들이 상당수 있다. 가격은 실크블라우스가 3만∼4만5천원,면재킷 3만5천∼4만원,울개버딘 바지 4만∼4만5천원,원피스 5만5천∼7만원,순모로된 정장 재킷이 9만∼12만원선.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근사한 파티복도 6만∼9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이곳이 본격적인 보세타운으로 형성된것은 14∼15년전부터.골목 끝에 있는 미8군부대 19번게이트를 통과하면 바로 영관급 사택이 있어 이곳을 출입하는 미군장교 부인들을 상대로 몇몇 점포들이 문을 열었고 차츰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점포들이 늘어나 상가를 이루게 됐다. 이곳에서 13년째 「무지개보세」라는 점포를 경영하는 이유상씨는 『예전에는 70∼80%가 외국인 고객들이어서 부족한 영어실력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때엔 단골외국인들이 케이크나 초콜릿을 선물로 가져오는등 즐거운 일도 많았다』고 회상한다.지난해부터 상가를 개축하고 기존 점포들도 매장내부를 현대식으로 단장,허름한 가게에 창고처럼 옷이 쌓여 있던 초창기의 분위기는 거의 사라졌다.가격도 그전만큼 싸지 않지만 불경기여서인지 저렴한 보세의류를 찾는 고객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이씨의 설명이다. 보세의류의 사이즈가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입어보는 것이 좋고 제품에 하자가 없는지 원단과 바느질 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영업시간은 상오9시부터 하오7시까지.
  • 향토 물산전/고향정취 느끼며 실속구매

    ◎새봄맞아 각 백화점서 잇따라 기획/그랜드·미도파·건영옴니 등 지역특성살린 상품 선봬/우리것 애용·업체이미지부각 효과 백화점의 주요 영업행사로 자리잡은 향토물산전이 새봄과 함께 기지개를 켜듯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향토물산전을 가장 먼저 시도한 그랜드백화점이 22번째 행사로 전라남도 향토물산전을 31일까지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현대·미도파·건영옴니등에서 향토물산전을 기획,각박한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남쪽지방으로부터 날아온 따뜻한 봄소식을 전해준다. 백화점의 향토물산전은 우루과이라운드에 의한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이 대두되던 90년6월 그랜드가 우리것찾기운동의 일환으로 강원도 향토물산전을 개최하면서 등장한 영업행사.도심 판로가 막막했던 농어민들과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뿐만 아니라 우리농산물 애용에 관한 사회적 분위기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백화점의 이미지부각에도 큰 효과를 거두자 다른 백화점에서도 다투어 기획하고 있다.지역별 특산물을 중간상인들을 거치지 않고 매입,생산자인 농어민들에게는좀더 나은 가격을 제시하고 구매자들에게는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향토물산전은 지역의 풍물 및 전통문화 소개등 이벤트도 개최,도심의 소비자들에게 우리농산물 애용의식을 고취시키고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어 발길을 모으고 있다. 그랜드의 이번 전라남도 향토물산전은 지역의 특징을 살리는 장식과 매장구성으로 더욱 향토적인 분위기를 살린것이 특징.전라남도가 음식문화로 잘 알려진만큼 소개되는 특산물도 다채롭다.우리나라 10대장수마을 가운데 담양군 남면,화순군 이서면,완도군 청산면,구례군 마산면등 전라남도 소재 8개마을의 산채나물을 소개하는 「장수마을 산채마을 축제」에서는 고사리·취나물·토란대·건표고버섯·호박고지등 건강에 좋은 산나물을 소개한다.또 「청정해역 해물·어패류모음전」에서는 싱싱한 소라 전복 꼬막 개조개 바지락 낙지등을 산지직송 판매하며 전남지방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홍어 가자미 민어 참상어 우럭 준치등 다양한 무침회를 전시판매한다.그밖에 담양곡성 딸기,법성포 영광굴비,여수 김치,진도 건강차등 갖가지 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소개한다. 지난해 「한려수도전」「휴전선 지역 특산물전」「제주도전」등의 지역특산물전을 개최,지역주민들과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현대는 올해부터 우리 농어촌살리기캠페인을 전개하기로 영업방침을 세웠다.그 첫번째 행사는 전남도청과 전남농어촌 특산단지연합회의 후원아래 28일까지 열리는 「다도해 유명 특산물장터전」.목포산 젓갈,영광굴비,완도산 건어물,영광산 한우,해남 꿀,각종 야채들을 산지직송판매하고 흑산홍어무침,병어무침등 향토음식의 맛을 소개한다.이벤트행사로 무안산 양파를 1㎏당 1백원에 판매하는 산지잉여농산물소비촉진캠페인,전통고추장 담그기 설명회,화전·화병 실연판매도 열리고 있다.현대는 판매수익금중 일부를 농어촌 후계자들에게 영농관련 책자를 증정하는데 활용할 방침이다. 23일부터 호남향토물산전(4월1일까지)을 열고 있는 건영옴니에서는 전라남도 각지의 야채·양곡·정육·건어물을 판매하는 실속장터외에 인기가수모창대회·향토홍보용 비디오 상영등 이벤트도 마련했다.미도파도 29일부터 4월5일까지 호남물산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 남문 액세서리상가(전문상가)

    ◎점포 1백60개… 디자인 “천태”/남대문시장내 위치… 백화점값 30% 수준 길가는 여인네들의 옷차림새가 사뭇 달라졌다.봄빛이 여물면서 두텁고 어두운 옷차림에서 이제 가볍고 밝은 색상이 주조를 이루는 옷차림이 거리에 물결치고 있는 것이다.거기에다 화사한 장신구라도 걸치면 그 밝음은 몇배 더 하다. 최근 서울 남대문등의 액세서리상가는 액세서리로서 자신만의 개성을 돋보이려는 실속파 멋쟁이들로 붐빈다.상가에서 구입할수 있는 이미테이션(모조)액세서리들은 진짜와 다름없는 효과를 낼뿐만아니라 값이 싸서 그때그때 기호에 맞게 바꿔달수 있는등 실용성이 크다. 남대문시장에는 장안·남정·실로암상가등 여러 액세서리상가가 들어서있지만 그중 남문액세서리상가는 가장 큰곳으로 꼽힌다.대도상가 E동 2층 4백50평의 매장에 1백60여개 점포가 들어서 있는 남대문액세서리상가는 귀고리·반지·팔찌·브로치·머리핀·넥타이핀·커프스버튼 등 각종 액세서리류로 번쩍거리고 있는곳.85년 재래식 혼수용품상가에서 액세서리상가로 탈바꿈한 이곳은새벽3시부터 하오5시까지 지방산매상과 일반소비자 등을 상대로 도매와 산매를 병행한다.새벽에는 주로 지방산매상들이,낮에는 주로 근교의 일반손님들이 찾는다. 대부분 공장직영으로 점포마다 자기공장만의 독특한 물건을 내놓고 있어 액세서리의 다양함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가격은 백화점의 3분의1 수준. 최근에는 내수보다는 수출의 비중이 70∼80%로 훨씬 크다.수출은 주로 오퍼상이나 보따리장사를 통하는데 상가내에서도 물건을 잔뜩 고르는 중국인이나 콜롬비아·멕시코·나이지리아인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다. 그러나 이곳 남대문액세서리상가도 재래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들을 온전히 맞부딪치고 있는곳.주차장시설이 되어있지 못하며 대부분 영세업자들로 기술과 디자인개발이 뒤떨어져 있어 유리로 된 스톤(보석)조차도 만들지 못해 호주나 체코·대만 등지에서 수입해 쓰는 실정이다.상가 사무실의 남승호씨는 『고급화 추세로 값싼 물건이 잘 안 통하는 시대라서 상인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폴라티셔츠와 잘 어울려 겨우내 인기를 끌었던 알 굵은 목걸이는 퇴조하고 귀고리류가 많이 나간다.귀고리는 각 점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1천∼7천원이면 구할수 있다.목걸이는 1천5백∼2만원선이다. 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다는 이유로 은귀금속류도 인기품목중의 하나.은반지 8백∼1만원,은팔찌 1천∼1만원,은귀고리가 5백∼3천원 선이다.
  • 신동엽창작기금 받게 된 고재종씨(인터뷰)

    ◎“농민의 삶 그린 농민시 인정해줘 기뻐” 『아무도 돌보지 않는 농민,그리고 이들의 삶을 그린 농민시를 뒤늦게나마 인정해주어 기쁩니다』제11회 신동엽창작기금 수여자로 선정된 농부 시인 고재종씨(36).지난 13일 유치원에 들어가는 아들과 함께 아내가 다니는 경남 함양의 한 국민학교 사택에서 창작기금 수여소식을 전해들은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남 담양에서 농사를 지으며 저녁에 짬을 내 시를 쓰는 시인 고씨.농고를 중퇴하고 서울로 올라와 공원,막노동꾼,서점종업원등을 전전하다 고향땅으로 돌아온 뒤 시작에 몰두하고 있는 그에게 농민시는 「생명운동」의 의미를 지닌다. 『아무도 농민 얘기를 쓰지 않으니까 농민 얘기를 계속 써내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격려하는 사람도 많습니다.그러나 이제는 어려운 농촌현실속에서 들려오는 농민의 울분과 좌절 주위만 맴돌 것이 아니라 농민의 생활감정과 사상까지 깊에 천착해 좀 더 나은 농민세상에의 꿈을 전망해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됩니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농촌을급격한 산업화과정에서 파생된 피해대상으로 치중해 바라만 봐 농촌이 품고 있는 생명성·건강성·공동체정신등을 간과해버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그래서 『앞으로 우리의 농민시는 소재적 측면이 강조됐던 농촌시와 관조적인 시각이 강한 전원시 모두를 합쳐 인간과 대지의 관계로 그 범위를 확대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땅과 돌·농토 이야기를 묶은 연작시를 마저 끝내고 두번째 산문집을 펴낼 생각이다.지난 84년 시 「동구밖 집 열구식구」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바람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87년) 「새벽들」(89) 「사람의 등불」(92)등 세권의 시집과 산문집 「쌀밥의 힘」등을 펴냈다. 수상식은 4월9일 하오 6시30분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린다.
  • 민족철학 홍익인간(한국정신의 원류를 찾는다:8)

    ◎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한 캠페인/우리겨레 가치관의 원형은 단군신화/“군림보다 동참” 신인공영의 합리사회 건설/내세아닌 현세의 낙원화를 실천적 목표로 우리는 지금 민족통일을 이룩하여 이상적인 민족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며 21세기에는 세계사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두 가지의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과제를 완수하는 길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그러한 작업은 우리 겨레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관을 찾아내어 그것을 기초로 한 민족철학을 정립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모두가 공감할 철학을 민족통일을 이룩하기 위하여는 먼저 민족동질성을 회복하여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주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관을 찾아내어 그것을 기초로 한 민족철학을 정립해야 한다.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우리는 동일한 역사와 문화배경을 가지고 성장하여 온 같은 겨레라는 사실을 깊이있게 인식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그러한 생각을 남북을 가르고 있는 이념보다도 더 강하게 갖도록 해야 한다.이러한 작업은 통일의 준비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통일후에 남북한 주민 사이에 일어날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21세기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도 민족철학의 정립은 필요하다.역사는 상호간의 자극에 의해서 발전한다.그런데 자극을 주고 받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동일한 것 끼리는 자극이 없다.따라서 발전이 있을 수 없다.그러므로 우리 겨레가 역사의 주역으로 발전하기 위하여 우리는 다른 나라 사람과는 다른 것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우리의 민족철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겨레가 나아갈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도 민족철학의 정립은 필요하다.지금까지 우리는 기능위주의 교육에만 전념해 왔다.교육목표나 철학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지극히 구체성이 없는 구호에 불과하였다.기능위주의 교육이 우리사회 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민족철학이 없는 교육은 우리 겨레가 나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계속 시행착오를 범하면서 방황하도록 만들었다. 민족철학의 정립은 우리 역사 속에서 우리 겨레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관을 찾아내어 그것을 기초로 해야 한다.우리 사회는 우리의 자연환경 속에서 우리 체질에 맞게 가꾸어져 왔다.그속에서 만들어진 가치관은 유전인자를 통해서 아득한 옛 조상부터 우리에게까지 대대로 이어져 왔다.그것이 잠재의식 속에서 우리의 정서를 형성하고 있다.따라서 우리 잠재의식의 정서에 맞지 않은 가치관을 토대로 한 철학은 그것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우리에게는 불편만을 주게 되는 것이다. 우리 겨레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관은 그 기초를 고대에서 찾아야 한다.시대가 내려올수록 외래의 요소가 많이 혼합되어 어느 것이 우리 정신의 원류인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우리 겨레 가치관의 원형을 담고 있는 것은 단군신화일 것이다.신화는 고대인들이 그들의 체험과 의식을 압축해서 신의 이야기로 남겨 놓은 것이다.그러므로 단군신화에는 우리 조상의 체험과 사상이 압축되어 있다. ○사람이 사회·역사 주체 단군신화에 의하면 하느님인 환인의 아들 환웅이 「홍익인간」하기 위하여 지상에 내려와 「재세이화」하였다.즉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기 위하여 지상에 내려와 인간세상에 참여하면서 그곳을 합리적인 사회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우리 겨레가 일찍이 사람이 사회와 역사의 주체임을 천명한 것이다.그리고 모든 사람이 더불어 이익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음도 밝힌 것이다.신이 사람 위에 군림한 것이 아니라 인간세상에 동참하였다.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하느님의 아들인 환웅도 참여하여 신인공영을 누리고자 했던 것이다.우리 겨레의 목표는 내세에 있지 않았고 현세를 낙원으로 꾸미는데 있었던 것이다. 우리겨레는 항상 화합과 조화를 추구하였다.그리스 신화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온 제우스가 땅의 어머니신인 가이아를 살해하고 지상을 장악하였다.서양의 갈등이다.그러나 단군신화에서 환웅은 지상에 내려와 곰을 진화시켜 여자가 되게 한 후 그녀와 결혼하여 단군 왕검을 낳았다.하늘과 지상의 화합 및 조화인 것이다. ○부패·타락 치유책 필요 우리겨레는 사물은 셋을 주요소로 하여 구성되어 있고 그것이 발전하는 것도 세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일찍이 간파하였다.단군신화가 환인·환웅·단군의 세 단계로 되어 있는 것이라든가 그 구성의 주요소가 환웅·곰녀·단군 셋으로 되어있는 것,환웅의 징표인 천부인도 세 개,그가 지상에서 거느리고 일을 했던 풍백·운사·우사도 세 명,곰이 여자로 진화한 기간도 3·7일이라 하여 셋을 단위로 표현한 점 등은 이것을 알게 하여 준다.서양 종교의 삼위일체사상이나 헤결이나 마르크스 변증법의 3단계 발전법칙과 같은 것을 우리겨레는 오래 전에 터득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조상은 고조선시대 이래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나라와 겨레를 사랑하며 일을 억지로 만들어 하지 않고 순리에 따르며 행동으로 실천하되 말을 하지 않고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며 나쁜 짓은 하지 않는다는 등의 도덕규범도 지켜왔다.이러한 덕목은 유가나 도가,불가에서 온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러한 외래 사상이 들어오기 전부터 우리겨레가 지켜온 것들이었다.우리의 것을 우리의 것으로 알지 못하는 것도 우리사회의 큰 병폐이다. 우리의 민족철학은 잠재의식속에서 우리의 정서를 형성하고 있는 이러한 사상을 기초로 그것을 미래 지향적으로 해석하여 정립해야 한다. 우리겨레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굳이 역사를 들추지 않더라도 그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백남준이나 정경화·정명화 같은 세계적 예술가가 배출된 것이라든가 복잡한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도 88올림픽을 세계인의 찬사속에서 치러낸 것,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을 제패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올린 것 등은 그것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다른 면을 보면 우리겨레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만연되어 있는 부정과 비리 등 도덕성을 상실한 극단적인 타락행위 등을 치유하지 않고는 우리사회가 건실하게 성장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긍정적 민족사 교육을” 정신질환은 자존심의 상처와 열등의식에서 온다.우리겨레는 조선시대 이래 일제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5백 수십 년 동안 자존심의 상처를받으며 열등의식속에서 살아왔다.조선시대에는 중국을 종주국으로 받들며,일제시대에는 강제통치를 받으며 심한 자존심의 상처를 받고 열등의식속에서 살아왔다.광복 후에는 상황은 다소 나아졌지만 중국과 일본이 미국으로 바뀌었다.그것은 유전인자를 통해 전달되고 현실속에서 다시 체험되면서 더욱 증폭되어 정신질환이 되었다.이것이 한국병의 원인이다.그러나 우리겨레는 그것을 치유할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이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길은 민족철학이 정립된 긍정적인 국사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이를 통하여 자존심의 상처를 아물게 하고 열등의식을 씻어내야 한다.그리고 민족철학이 모든 교육의 바탕을 이루고 있도록 하여 배달겨레로서의 자존심과 긍지를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우리의 잠재력은 크게 일어날 것이고 우리 앞에는 신명나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약력 윤내현 단국대교수·사학 ▲1939년 전남 해남 출생 ▲단국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하버드대학교 대학원동아학과 수학·동대학 객원교수 ▲단국대학교 문리대 사학과 교수 ▲현재 단국대학교 중앙박물관 관장 ▲저서 「한국고대사신론」·「중국의 원시시대」·「중국사」등 13권의 저서와 40여편의 논문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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