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EO 연봉 폭등 브레이크가 없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USA투데이는 미 100대 기업 CEO의 지난해 소득 중간치가 무려 1790만달러(약 170억원)로 전년보다 25%나 올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3.1%였다.
미국 내에서는 CEO들이 이처럼 막대한 수입을 올릴 만한 업무를 수행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 왔다. 그러나 CEO의 몸값 폭등세는 10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소득을 올린 미 대기업 CEO는 금융회사 캐피털 원 파이낸셜의 리처드 페어뱅크. 그가 360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올린 수입은 자그마치 2억 4930만달러(약 2400억원). 이는 굿이어, 리복 등 1000대 기업의 연간 이익보다도 많은 액수다.
이어 면도기를 만드는 질레트의 CEO 제임스 킬츠는 지난해 P&G와의 합병에 따른 주식 배분, 세금 대납(代納) 등의 혜택으로 총 1억 8500만 달러(약 1800억원)를 벌어들였다. 또 주택건설업체 KB홈의 CEO인 브루스 카라츠는 봉급과 보너스로 610만달러, 스톡옵션으로 1억 1840만달러, 인센티브로 3140만달러를 받는 등 총 1억 5590만달러(약 1500억원)를 챙겼다. 이와 함께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제럴드 피시먼은 1억 4890만달러(약 1400억원), 센던트의 헨리 실버맨은 1억 3330만달러(약 1300억원), 노스 포크 뱅코프의 존 캐너스는 1억 2700만달러(약 1200억원), 리먼 브라더스의 리처드 펄드 주니어는 1억 440만달러(약 1000억원)를 받는 등 지난해 천억원대 소득을 올린 CEO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 CEO들의 소득 분석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천억원대의 수입을 기록한 CEO의 상당수가 거대 기업이나 초우량기업의 경영자가 아니라는 점이라고 USA투데이는 지적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스톡옵션과 엄청난 연봉, 보너스 등을 통해 보통사람들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거액을 1년 사이에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 인수합병과정에서 물러나는 경영진들에게 위로금 형식으로 지급되는 이른바 ‘황금 낙하산’으로 거액을 챙긴 CEO들도 많았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특히 미국 대기업 CEO들은 이처럼 공식 집계된 거액의 소득 이외에 각종 클럽 회원권과 회사 전용기, 거액의 주택수당, 세금 혜택, 호화 여행 경비 등을 회사로부터 제공받기 때문에 이를 합산할 경우 실제 소득은 더욱 많은 것이라고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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