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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제 회복의 기회를 살리자

    한국경제를 짓누른 대내외 여건이 급속히 호전되면서 경제상황이 회복될 조짐을 보인다.이라크 전쟁이 조기 종결되고 북핵 위기도 다자간 대화를 통한 해법이 가시화돼 다행스럽다.여기에 정부 대표단의 런던·뉴욕 투자설명회가 성공적이어서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가능성도 적어져 외자의 유입이 기대된다.국제유가의 하락과 종합주가지수 600선 돌파,원화환율의 하락,성장률 회복 및 경상수지 흑자 기대감 등도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경제는 올들어 이라크전과 북핵 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제운용정책의 혼선,정치·사회적 갈등,내수위축과 기업의 투자부진 등이 겹치면서 침체를 거듭해왔다.김진표 경제부총리 말대로 5중고에 처해 있었다.이라크전과 북핵위기,국가신용등급 하락 가능성,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계부실 등이었다.이 때문에 거시경제지표는 물론 투자 및 소비,실업률 등 실물경제가 5년전 외환위기를 떠올리는 경고음을 잇따라 보내왔다.급기야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을 5.7%에서 4.1%로,경상수지는 흑자에서 적자로,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에 이를 것으로 수정했다.스태그플레이션의 현실화 우려로 하반기 경제회복 가능성마저 어두웠다. 우리는 경제변수들이 호전되는 기회를 살려 정부와 재계가 경제회복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한다.먼저 나머지 3중고 해결이 급선무다.국가신용등급의 유지와 대기업의 지배구조개선 및 투명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SK사태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관련 대책의 철저한 시행을 기대한다.복병으로 떠오른 신용불량자 300만명,가계부실 대책에 대한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각별한 배려도 요구되고 있다.정부는 재정의 조기집행과 규제완화 등의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펀더멘털의 강화와 시장의 신뢰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기업은 정부·근로자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투자를 늘리고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특히 청년층의 고용창출에 적극 나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주기 바란다.
  • [밀레니엄]미증시패턴 대공황 직전 상황과 유사

    ■로버트 프렉터 e메일 인터뷰 경기침체속에서도 물가가 올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거론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세계 다른 나라들에선 디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의 동반현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온다.이미 일본과 홍콩은 디플레의 수렁에 빠져있고,싱가포르·중국 등도 디플레 조짐이 있다.이라크전 이후에도 세계 경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가하락도 이어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디플레 뛰어넘기’(Conquer The Crash)의 저자이자 시장분석가인 로버트 R. 프렉터(54)가 주가 대폭락과 세계적 디플레를 주장,눈길을 끈다.그는 “주식침체,경기불황에 따른 디플레는 불가피하며 이미 디플레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디플레에 대비한 안전한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다음은 프렉터와의 e메일 인터뷰 내용. 책 출간 이후 9개월이 지났는데 디플레가 발생할 것이라는 소신에는 변함 없나?그렇게 믿는 근거는. -그렇다.디플레 압력은 강하게 형성돼 왔다.미국에서는 현재 모든 투자등급 채권의 50% 정도가 ‘BBB’등급으로 평가받는데,이것은 가장 낮은 투자등급이다.여기서 한 단계만 떨어져도 이 채권들은 ‘휴지’로 전락할 것이다.책에서도 언급했지만 디플레는 빚(신용)의 위축이다.신용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시장이 ‘채무 불이행’에 더욱 취약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디플레보다 인플레 우려가 컸다.이라크전 이후 통화를 풀어 인플레 우려 의견도 있다.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는 대체로 잘못된 것과 보통 과거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걱정한다.자연스럽게도 대다수가 1970년대의 문제였던 인플레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이같은 실수는 또 사람들이 좋은 일을 기대할 때 나타난다.10여년전 걸프전때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있었고,사람들은 이라크전도 똑같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번에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이번에는 인플레가 아니라 디플레가 문제다.그리고 향후 주식시장은 시장분석에 따라 ‘위’가 아닌 ‘아래’로 움직일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때는 각국의 협조가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중앙은행도 신속하게 대응한다.통화정책을 통해 디플레를 막을 수 있지 않나. -국가들이 어떤 일에서는 협조를 잘했다.미국은 영국 중앙은행의 부채 관련 처리를 돕기 위해 협조했다.나는 통화정책이 디플레를 막을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통화정책은 지난 수십년간 신용 인플레를 조장했다.신용팽창의 한계가 디플레로 반전될 것이다. 디플레때는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아 현금확보가 우선이라고 했다.그러나 한국은 부동산 경기가 좋았다.자산은 어떻게 갖는 것이 바람직한가. -부동산 경기의 호황은 팔 기회를 제공해왔고,또 여전히 처분할 기회다.나는 이 책을 주식·부동산을 처분할 때 썼다.그것이 포인트다.호황은 매도의 가장 좋은 기회다.호황과 랠리를 활용하려면 안전한 현금과 같은 스위스 국공채나 싱가포르 채권,미국 재무부 채권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이라크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있다.전쟁이 끝난 뒤 세계경제의 상황 및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모든 전쟁은 기대보다 항상 오래 갔다.향후 경제 전망은 심각한 위축과 침체가 될 것이다.예상컨대 주식시장은 2004년 하반기까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이후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더 생길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디플레 위험과 대책 로버트 프렉터는 자신의 책에서 증시붕괴에 따른 공황 및 디플레의 위험을 경고했다.1929년과 같은 대공황 직전의 상황은 이미 2000년에 도래했다는 것이다.필자가 이 책을 마지막으로 손질하고 있던 2002년 1·4분기말에 S&P500 지수는 1147.39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초 870선으로 내려왔다.디플레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일까?프렉터 저서의 주요 내용과 자산보호법을 간추린다. ●증시,이대로 주저앉나. ‘신(新)경제’에 대한 장밋빛 보고서가 넘쳤던 지난 90년대에 대해 프렉터는 다우지수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서 신경제의 허상을 꼬집는다.1932년 이후 다우지수의 다섯차례 파동에서 제5파동기(74∼2000년)의 실물경제가 제3파동기(42∼66년)보다 취약했다고 지적한다.주가상승률은 5파동기가 2배 정도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제·금융의 건강성은 뒤떨어졌던 것이다. 영국·미국의증시흐름을 보면 장기간 상승한 뒤에는 폭락이 있었다.이어 실물경제의 하락이 찾아와 공황을 겪게 된다.프렉터는 증시패턴을 ‘엘리어트 파동원리’에 따라 5단계로 나누고,마지막 상승장에 초점을 맞춘다.현재 증시는 마지막 랠리를 하고 있지만 기간은 짧을 것으로 전망한다.2001년 9·11테러 이후 추락했던 증시는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다시 대세하락으로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5파동기에는 주가가 고평가돼 거품이 금방 꺼질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 PER(주가수익비율)도 주가를 예측하는 유용한 지표가 된다.2000년들어 S&P지수와 PER를 살펴보면 주가가 정점을 지난 이후 기업실적도 하락하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비정상적으로 낙관적이어서 PER는 역사상 최고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이는 곧 실물경제의 몰락을 의미하고 투자심리가 비관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디플레,벌써 시작됐다? 공황은 팽창한 신용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발생한다.이는 생산의 전반적인 위축으로 이어지며 생산위축은 채무상환 능력을 떨어뜨려 디플레를 유발,악화시킨다.미국은 1835∼42년,1929∼32년 사이에 신용팽창이 한순간 무너지면서 각각 디플레와 공황을 경험했다. 현재 전세계적인 신용팽창은 전례가 없다.미국은 거대한 ‘빚더미제국’이다.생산활동과 관계없는 카드빚이 폭발적으로 늘었다.이같은 신용팽창은 폭발 일보 직전에 놓여있으며 디플레가 발생할 경우 역사상 최악의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프렉터는 물가하락과 산업생산 급감이 뒤따른다면 경기변동 사이클에 따라 2004년쯤 공황 저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그는 또 파동의 길이를 예측한다면 공황의 종말은 2011년에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플레에서 살아남으려면. 디플레에 따른 신용경색은 부동산·주식·채권시장의 폭락을 불러올 수 있다.그러나 치밀한 준비를 통한 올바른 자산선택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리스크를 줄이거나 적잖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디플레로 각종 자산가치가 폭락하면 매입 가능한 자산 리스트를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이후 대부분의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고 일부는 국채나 국채편입 펀드에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석유·철광 등 상품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이나 은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 세계적으로 우량한 은행·보험사를 찾아 자산을 맡기는 등 투자판단의 시야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스스로 판단하기 힘들다면 각종 투자자문 및 자산운용사 등의 정보를 활용하면 된다.프렉터는 자신의 조언을 따르지 않으면 파산을 피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반면 자신의 말대로 행동할 경우 큰 수익을 놓칠 수는 있지만 파국으로부터 자산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프렉터의 예측과 조언이 맞는지 두고 볼 일이다. 김미경기자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를 디플레이션이라 하는 반면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태를 말한다.이런 구분에서 본다면 현재 세계경제가 직면한 상황은 디플레보다 디스인플레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 물가하락이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다.미국의 상품가격 상승률은 2001년 4% 상승에서 최근에 -6%로 낮아졌다.그러나 상품가격 하락은 최근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다.90년대 초에도 비슷한 수준의 하락률이 나타났고,지난 12년간을 놓고 보면 연간 상품가격이 하락했던 때가 상승했던 때보다 훨씬 많았다.시장 진입이후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서 상품 가격이 자연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따라서 아직까지 선진국 경제가 디플레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을 예로 들면 상품 가격은 하락한 반면,서비스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지난 몇 년간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인데 실업률이 추가로 급등하지 않는 한 서비스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00년 이후 경기둔화로 공급압력이 많이 줄어든 점도 디플레를 막는 역할을 한다.1930년 대공황은 경기가 호황을 지속하다 갑자기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이 요인이었다.호황기간이 길수록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급증하는데 이때 불황이 갑자기 닥칠 경우,수요와 공급간의 괴리가 커져 디플레가 나타난다.이런 측면에서 지난 3년간 경기침체는 초과 공급을 줄이는데 일정한 역할은 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적 대응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지금까지 10년 넘게 디플레를 겪고 있는 일본은 경기 둔화 후 긴축정책을 강화하는 우를 범했고,이런 정책적 실패가 사태를 악화시키는 단초가 됐다.반면 미국의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2년간 12번의 금리인하를 단행했고,선진국 정부 역시 재정정책을 강화하고 있다.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계속되고 월가의 예상대로 하반기 경기가 회복된다면 위험은 현저히 줄 것이다.
  • [사설] 재계, 위기 탓하기보다 투자확대를

    전경련 등 경제 5단체가 그제 ‘현 경기침체를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로 진단한 것은 적확한 경제상황 인식이라고 평가한다.위기의 원인이 주로 이라크전과 북핵 위기 등 경제외적 변수에 기인하고,재계가 경제상황을 다소 과장한 면도 있지만 모두가 겸허하게 경청할 일이다.정부도 사실상 이같은 위기상황은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노무현 대통령이 기업이 감당할 수준에서 시장개혁의 속도를 조절해 추진하고,김진표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제의 5중고를 언급한 점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우리경제는 지금 무척 어려운 형국이다.거시지표는 물론 실물경제 동향 또한 엉망이다.무역수지가 4개월째 적자를 기록하고,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다.기업들의 재고가 쌓여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투자심리마저 얼어붙어 있다.라면이 안 팔리고 택시가 텅텅 빌 정도로 국민들의 소비심리도 위축돼 있다.여기저기서 5년 전보다 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특히 가계부채는 외국투자가들이 제2의 환란 진원지로 꼽을 만큼 심각한수준이다. 우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이 먼저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정부가 경제운용방향과 시장개혁 정책을 공표한 이상 기업은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력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위기론을 앞세워 경제개혁에 딴죽을 걸기보다는 핵심사업과 기술개발 투자를 늘려 난국 극복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감축경영으로 고용불안과 내수위축을 부추기기보다 이럴 때일수록 채용을 늘리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정부도 안이한 경제인식을 버리고 시장의 불안감을 씻어줘야 한다.기업의 투자 및 수출촉진책을 조속히 시행해 신뢰를 되찾고 재계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 [사설] 성장 동력 꺼질까 우려된다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경상수지 적자에 이어 고물가,성장률 둔화 등 거시경제 3대 지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이라크 전쟁이 끝나더라도 최악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더하고 있다.우리는 현 경제상황을 이라크전과 북핵 위기,고유가라는 외생적 변수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이럴 때일수록 성장동력을 내수와 수출,투자 등 국내 요인에서 찾아야 한다. 실물경제의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지표상으로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통계청이 어제 밝힌 소비자물가는 3월 목표치인 3%선을 넘어 4.5%로 치솟아 서민생계를 위협할 지경이다.한국은행도 소비자들이 6개월 뒤의 경기전망과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지수가 2년래 최저치라고 발표했다.얼마 전 통계청 산업활동조사에서 소비가 10개월째 하락추세를 보이고,투자도 50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수출마저 국제유가와 원자재 수입값 상승으로 수입증가율을 밑돌아 3개월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지적이 나온다.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생산활동 저하,고용 감소,성장 둔화라는 악순환이 우려된다.한은이 성장률 4%대,물가 4%초반,경상수지 소폭 적자로 지표를 하향 조정하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우리는 현 경제상황이 대외적 충격요인이 장기화되고 펀더멘털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낙관할 단계는 이미 지난 것으로 본다.따라서 정부는 안이한 자세를 버리고 실물경제의 위기 신호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성장동력이 저감되고 경제위기설이 나오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물가의 악순환과 장기침체로 가는 고리를 끊어야 하는 게 급선무다.새 정부의 경제운용 방향대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수출과 내수를 부추기는 정책을 실천해 시장에 믿음을 줘야 한다.경기부양을 위한 금융 등 정책 수단도 강구해야 한다.
  • 콜금리 인하 ‘샅바싸움’

    SK쇼크,미국-이라크전쟁,북한핵 문제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콜금리 인하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최근에는 내수·투자 활성화와 같은 기존 주장 외에 취약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방안으로서의 금리인하 주장이 투신권을 중심으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한은,콜금리 인하 논란 한은은 1999년 5월 콜금리 목표제를 도입한 이후 경기변화에 맞춰 7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올리거나 내렸다.콜금리는 금융기관끼리 급전을 빌릴 때 적용되는 것으로,은행 대출금리나 채권 등 시장금리의 잣대 역할을 한다. 통화당국은 경기의 과열기미가 보이면 콜금리를 올리고,하강국면이면 내려 경기가 한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치지 않게 한다.북한핵 문제,미국-이라크전쟁,국제유가 상승,경상수지 적자,소비·투자심리 냉각 등 나라 안팎의 악재가 널려있는 현 상황은 외형으로만 보면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정석이다.그래야 물가안정과 내수진작,생산·수출 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정부는 상황이 심상치 않자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수조원대의 국가재정을 투입키로 했으나 금리 동원 얘기는 꺼내지 않고 있다. 다만 콜금리 결정권을 가진 한국은행의 입장은 뚜렷하다.금리인하는 현 시점에서 적절한 처방이 되지 못할뿐 아니라 실효성도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쟁점1:금융시장 숨통 트일까 투신권 등은 현재의 기형적 금융시장 구조를 바로잡는 수단으로 콜금리 인하를 강조한다.현재의 ‘높은’ 콜금리가 자금을 채권시장으로만 몰아가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장·단기채권의 균형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현투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당국이 콜금리를 묶어놓고 있어 금융시장의 단기 부동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면 단기채권은 물론 장기채권도 덩달아 금리가 떨어질 것이 뻔하다.”면서 “금리인하가 자금시장의 일시적 경색을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은 금리가 아닌,통화안정증권 환매나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 등 미세조정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쟁점2:내수·투자 등 실물경제 살아날까 한은은 금리조정은 실물경제의 활성화와는 상관 관계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북한핵과 미국-이라크전쟁 등 나라밖의 경제외적인 변수가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국내에서 금리인하를 통해 해법을 찾는 것은 ‘번지수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또한 소비와 투자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금리를 내렸다가는 이미 ‘마이너스 금리’의 딜레마에 빠진 일본처럼 정책수단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한다.상황이 더 악화될 것에 대비,실탄(금리조정 등의 정책수단)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정한영 연구위원은 ‘가능하면 금리에는 손을 안대는 것이 최상’이라는 전제 아래 “현 상황에서 성장률 자체가 큰 폭으로 둔화된다면 금리조정이 필요하다.”면서 “금리를 내리면 급격하게 위축된 소비심리와 금융시장의 일시적 경색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폭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금리를 낮추더라도 투자는 거의 영향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국내경제 악화일로 IMF “2% 성장” 전망

    이라크전쟁,북핵사태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SK글로벌의 분식회계사태까지 맞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경상수지·수출입물가 등 각종 실물경제 지표도 심상찮다.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13일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당초 5%대에서 2%대로 떨어질 수 있는 공식 보고서를 내놓았다.우리 경제가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경상수지 빨간불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가 3억 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작년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적자를 나타냈다.해외여행 경비 증가 등으로 여행수지에서 5억 9000만달러 적자를 냈고,이 때문에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11억 9000만달러로 불어났다. 여행수지는 지난해 8월(-4억 6000만달러)의 역대 최대 적자기록을 경신했고,서비스수지 적자규모도 지난해 12월의 종전 최대 적자기록(-10억 4000만달러)을 갈아치웠다. ●소비자 심리,9·11테러 때보다 낮아 소비심리도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월 소비자전망 조사에 따르면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가 73.5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9·11테러 직후인 지난 2001년 10월(79.0)보다 낮고 2001년 2월(7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유가,물가도 심상찮다. 국제유가는 현재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배럴당 30달러안팎이다.이라크전쟁이 터지면 최대 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돼 국내 물가를 상승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제 원유가격 급등 여파로 지난 2월 중 수출물가와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각각 2.5%,3.5% 올라 소비자물가와 수출채산성에 부담이 되고 있다. 반면 256메가D램 등 반도체 가격은 4달러를 밑도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해 교역조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내는 가계대출이 핵폭탄 은행계 신용카드와 가계대출 연체율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계 신용카드 연체율(1개월 이상)은 11.9%로 전월 말의 10.2%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지난달 말 가계대출 연체율도 2.1%로 전월 말의 1.9%에 비해 0.2%포인트 올라 신용카드에 비해 증가폭은 크지 않지만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주병철·워싱턴 백문일기자
  • “민영화 만병통치약 아니다” 스티글리츠교수 내한강연

    *고용문제는 ‘국가 어젠다' 실업보험제 도입 바람직 “무조건적인 민영화에는 반대합니다.” 지난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60·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주최 ‘기로에 선 한국경제:경제정책’이라는 강연에서 이같이 말하고 “개인이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동아시아 경제위기때 세계은행 부총재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고금리·긴축처방 등을 강도높게 비판했던 그는 노무현 정부가 창설할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 해외경제자문위원회의 초대 위원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다음은 강연의 요약. ●민영화는 만병통치약? 민영화가 반드시 효율성을 가져다 준다는 증거는 없다.‘현명한 민영화’에는 찬성하지만 ‘잘못된 민영화’,특히 전기 등 공공재의 민영화에는 반대한다. 금융이나 자본의 이동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실물경제를 떠받치는 선에서다.한동안 칠레에서는 돈이 넘쳐나 사람들은 부자가 된 것으로 착각했다.그러나 외국인자본이 빠져나가자 실물경제의 붐은사라졌다.민영화 과정에서 외국인 자본도 중요하지만 외국인 자본이 고용을 창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할 수 있는 권리’는 중요 시장 경제가 완전고용을 창출하지는 못하지만 사람들은 ‘일할 수 있는 권리’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다.실업은 자원의 낭비이다.따라서 고용은 가장 중요한 국가적인 어젠다가 되어야 한다. 노동시장은 다른 시장과 달리 회사 측과 근로자 간에 힘의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다.일반적으로 근로자들의 힘은 약하다.특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가 가장 많다.물론 노동 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되어있는 것도 문제다.근로자를 해고하고 불이익을 주는 등 회사가 온갖 종류의 왜곡된 인센티브를 쥐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근로자들로부터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앗아가는 회사들도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일과 소득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이를 위해 연금 등의 다른 사회보험을 통합하고구직활동에 인센티브를 주는 실업보험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또 실업보험 비용의 일부는 회사가 내게 해서 근로자의 실업이 회사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그래야 회사도 마음대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을 것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고교생 경제이해력 낙제점- KDI테스트 평균 55.7점

    ‘우리나라의 통화공급량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 ‘경제 이해력 테스트’의 14번 문항이다.정답인 ‘요구불 예금’을 맞힌 학생은 고작 10명중 1명꼴.‘찍기’가 가능한 4지선다형임을 감안할 때 진짜로 알고 맞힌 학생은 훨씬 적을 것 같다. 지난해 말 전국 고교생 265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KDI 테스트 결과가 20일 공개됐다.이 시험에서는 미시경제,거시경제,국제경제 등 40문항이 출제됐다.전체 평균은 100점 만점에 평균 55.7점(남학생 54.7점,여학생 56.7점)이었다.통상적인 기준에 따르자면 60점을 못넘었으니 낙제를 한 셈이다. 특히 사회에 일찍 진출하기 때문에 경제를 더 잘 알아야 할 실업계 학생들이 일반계보다 오히려 성적이 나빴다.실업계 점수는 평균 43.9점으로 일반계 57.4점보다 13.5점이나 낮았다. 학생들은 정답률이 11.1%에 불과했던 14번 문항을 비롯해 인플레이션 억제정책(정답률 21.5%),소득세율의 형태(37.1%),가격상승과 공급(36.8%) 등의 문항을 특히 어려워했다.반면 불경기때의 실업률(85.3%),경쟁기업의 수요와 공급(76.9%),국내총생산의 개념(72.8%) 등에는 수월하게 답을 했다. KDI는 점수가 낮게 나온 이유를 “대부분 고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데다 대학입시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는 이유로 2학년 이후 경제과목을 듣지 않고 있는 탓”이라고 진단했다.이 때문에 시장경제 원리와 복잡한 경제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경제지식을 축적하지 못한 채 대학이나 사회에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KDI 박문규 정책홍보실장은 “미국에서는 고등학교에서 이른바 ‘경맹’(經盲)을 양산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아지자 재무부 안에 ‘경제교육실’을 만들어 청소년에 대한 실물경제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학교내에서의 경제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참여정부 경제부총리의 조건/업무조정력 실물경제통 국제적감각 ‘3박자’

    ‘책임은 무겁고,조정수단은 없고….’차기 정부 경제부총리의 역할을 빗댄 얘기다.청와대 직제 개편으로 기존의 경제수석이 폐지되면 각종 경제정책을 총괄할 새 경제부총리의 어깨는 한층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차기 정부의 별칭이 ‘참여정부’로 정해진 점을 감안하면 봇물처럼 쏟아질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과 요구에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 정부 조직체계로는 경제부총리가 경제관련 부처를 총괄하기에는 역부족이다.한때 재정경제원 산하에 있던 예산실은 기획예산처로 떨어져 나갔고,금융분야도 금융감독위원회로 딴 살림을 차린 지 오래다.경제관련 부처들을 아우르고 조정할 수단이 없는 것이다.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안정적인 경제운영도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다. ●새 경제부총리의 조건은 경제 부처 관리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새 부총리의 조건으로 ▲거시경제,금융 및 세제에 대한 이해와 신념 ▲경제부처를 아우를 수 있는 탁월한 조정능력 ▲국가 생존전략에 대한 비전 제시 ▲과감한 인사개혁과 추진력 ▲국제적감각 등을 들고 있다.특히 경제부총리와 대통령 사이의 연결고리인 경제수석이 폐지되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해박한 지식과 경제부처의 수장으로서의 조정능력이 중요한 인선기준이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이런 저런 인사들중 한명을 고르는 식이 아니라 새 정부의 부총리 역할과 기준을 먼저 정하고 사람을 고르는 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종전에는 경제수석과 경제부총리간에 보이지 않는 ‘견제와 협조’라는 긴장관계를 유지했었다.”며 “그러나 앞으로 경제수석이 폐지되면 경제부총리의 역할이 더 커지는 반면 책임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金泳三·YS)대통령 시절,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재정경제원으로 통합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한이헌(韓利憲) 경제수석의 입김으로 세 부총리와 적지 않은 마찰을 빚었다.현 정부에서도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과 부총리간의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다. ●역대 부총리들의 면면은 YS 시절,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역임했던 홍재형(洪在馨)씨와 현 정부에서 초대 재정경제부장관을 지낸 이규성(李揆成)씨는 실무형으로 꼽힌다.홍씨는 금융·부동산실명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고,이씨는 문제가 생긴 곳은 직접 챙겨 마무리해내는 살림꾼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둘다 안정위주의 경제운영에만 집착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뒤따랐다. 실물감각이 뛰어난 강봉균(康奉均)씨는 국회답변도 직접 쓸 정도로 실무적이었으나 추진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장관이 직업’이란 얘기를 들었던 진념(陳)씨는 균형감각과 조정능력이 뛰어났지만 ‘개혁성부족’이 결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나웅배(羅雄培)씨와 한승수(韓昇洙)씨는 학자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에 밝아 무리없이 업무를 수행했다.나씨는 해태제과·한국타이어 등 기업체에서 근무한 경험이 밑거름이 돼 실물흐름에 밝았고,한씨는 폭넓은 인간관계와 탄탄한 경제지식이 장점이었으나 둘다 단명에 그쳤다. 경제기획원 출신의 강경식(姜慶植)씨는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현재보다는 미래의 어젠다(의제)설정에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그러나 정권의 마무리작업보다 개혁을 치중했으며 외환위기를 초래한 주범이란 엇갈린 평가도 있다. 임창열(林昌烈)씨와 이헌재(李憲宰)씨는 뛰어난 식견과 강한 추진력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임씨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했으나 외환위기의 책임을 미뤄 곱지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수재형의 이씨는 몇수 앞을 내다보는 정책집행과 어려운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했으나 정부 안팎의 견제를 이겨내지 못해 7개월여만에 물러났다. ●후보는 오리무중(?) 최근 경제부총리 후보로는 강철규(姜哲圭) 부패방지위원장,김종인(金鍾仁)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정우(李廷雨)인수위 간사,장승우(張丞玗)기획예산처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의외의 인물로 윤진식(尹鎭植)차관 등이 부상하고 있다.전윤철(田允喆)부총리의 유임설도 있다.또 사공일(司空壹)세계경제연구원장 등도 이름이 오르내린다.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의 95%는 대상이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학자출신들은 실무경험과 정책조정능력에 문제가있다.”고 지적했다.또 “옛 재무부 관료출신들은 금융 또는 세제에 밝으나 거시 경제나 정책조정에 어두우며 옛 경제기획원 출신들은 경제의 큰 틀을 잘 파악하지만 재경부 일의 큰 부분인 금융·세제에 문외한일 경우가 많다.”고 문제를 지적했다.청와대 경제수석이 없어진 새 정부에서 거시 경제정책과 금융정책을 아우르는 인사는 거의 없어 경제부총리 ‘구인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병철 김태균기자 bcjoo@
  • 지역별 설 民心기자 방담/””인사 탕평.경제 회복 급하다””

    ◆수도권·충청 ‘경제문제 해결과 능력위주의 인사’. 취임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쏟아진 국민들의 주문은 이렇게 요약된다.설연휴 기간,대한매일 기자들이 전국 각지의 ‘귀향 사랑방’에서 채집한 민심이다.‘설 민심’을 기자 방담으로 풀어본다. -서울에선 노무현 당선자에 대해 호감과 기대감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대체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설 연휴를 즈음한 불경기를 체감해서인지 실물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느낌입니다. -수도권 신도시와 경기도 지방도시도 엇비슷한 반응입니다.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더 나아질 것도 없지만 잘못 뽑았다고 실망할 이유도 아직 없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TV 등을 통해 당선자의 활동 모습에 친숙해지면서 “우려한 만큼 과격하지 않은 것 같다.”,“서민적인 모습이 괜찮더라.”는 등 달라진 호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선 개표 직후 일제히 방송된 노 당선자의 홍보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다는 사람들도 지난달 31일 노 당선자와 권양숙 여사가 SBS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을 관심있게 시청했다는 대답을 제법 많이 했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50대 이상 연령층의 경우 노 당선자가 ‘진보적인 위험 인물’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찍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런 의식이 희석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문제입니다.갖가지 불만도 쏟아졌습니다.경기도 광명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50대 운전기사는 “이번 설 연휴가 2∼3년 동안 최악의 불경기”라면서 “별다른 기대감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서울 구로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40대 여성은 “언론에 노 당선자의 근황이나 인수위 기사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특별한 감흥이 없다.”면서 “새 정부가 시급히 손 볼 일은 불경기를 푸는 것뿐”이라고 주문했습니다. -대체로 부유층이 많이 사는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 주민들은 불경기를 직접 호소하지는 않았으나 “노 후보의 당선 이후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면서 최근 주가하락으로 낙담한 이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분당에서 강남으로 출퇴근을 하는 40대 남성은 “차기 정부의 취약성은 경기 침체와 대미 외교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역감정 해소 문제도 우리 사회에선 중요한 문제입니다.“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지역감정이 사라졌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었더니 “나아질 것이 뭐가 있겠느냐.”라는 부정에 가까운 대답을 많이 들었습니다.경기도 수원에 사는 50대 남성은 “김대중 정권 때에는 지역차별을 너무 의식해 오히려 능력이 있으면서도 역차별을 받는 일이 많았다.”면서 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재들도 두루 등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시했습니다. -충청권의 서민층은 대선 당시 노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대체로 많은 편이었습니다.반면 부유층에선 “정치에 관심없다.”는 식으로 즉답을 피하는 경우가 흔했지요. -하지만 한편으론 노 당선자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공약 탓인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희망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정국의 핫이슈인 2억달러 대북송금에 대해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에 소떼를 몰고 간 것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한나라당이 집권을 해도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대답이 많아 흥미롭더군요. 아마도 고 정 회장의 서산 농장이 충청권에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면 노무현 새 정부가 국정조사 등을 통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습니다. ◆영남·강원 -영남권에서는 ‘비(非) 노무현’ 성향이 여전히 강하더군요.“노 당선자가 TV에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요즘 뉴스도 잘 안 본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이런 부류의 유권자들은 노 당선자를 여전히 불안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채널을 돌린다.”고 한 부산의 50대 자영업자는 “앞으로는 ‘노(盧)’를 지지할 생각”이라면서도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많다.”고 인상을 찌푸렸습니다.“믿음이 가지 않는다.불안하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전달된 인수위와 정부간,인수위 내부의 불협화음도 이런 인식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 듯합니다. -경남의 한 시골마을의 60대 노인도 “이제는 노 당선자를 지지하려고 해.그런데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해….”라고 하더군요. 경북의 한 60대 도민은 “노 당선자의 말(공약을 지칭)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도 했습니다. -경남의 한 공단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배성춘(41)씨는 “지역에서 전폭적 지지를 보낸 후보가 2차례나 떨어진 데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노 당선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엿보입니다.호감도가 높아지진 않았지만,뉴스를 안 볼 정도의 거부감도 없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증언이었습니다.변화라고 할 수 있죠. -대구의 60세 자영업자는 “처음에는 (TV에서 당선자의) 얼굴을 보기가 싫었지만,서민적인 모습이 차츰 익숙해지면서 이제는 그냥 본다.”고 말했습니다. 30대의 자영업자와 회사원도 “그저 습관적으로 본다.”며 적극적인 거부감을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니 지지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상당한 것 같아요.“바꿀수도 없고…,힘은 몰아줘야지.”라고 한 유권자도 많았거든요. -상대적으로 강원지역은 기대감이 큽니다.“이번에는 ‘찬밥신세’ 면하나….”하는 정서라고 봐야죠. -‘인사에서의 소외’가 원인인 듯합니다.역대 정권에서의 ‘피해의식’이 표출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인사문제에 관한 한 피해의식은 영남권이 더 강한 편입니다.그렇기에 ‘공평한 인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에 신물이 난다.검증된 인사를 배치해야 한다.(60대·경북)” “도와준 사람 쓰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능력없는 사람 갖다 놓으면 또 망한다.(39세·대구)”고들 지적했습니다. -경제에 대해서는 비관론도 많았지만,막연한 낙관론이나 기대감도 강하게 표출됐습니다. 특히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바람이 높았는데,아마도 노 당선자가 내건 ‘지방분권화’에 대한 기대 심리 때문일 것입니다. -대구의 한 40대 중소 상공인은 노 당선자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면서도 “지방분권화에 역점을 둔다고 한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대북 문제도 큰 현안입니다.특히 설 기간 내내 ‘현대상선의 2억달러 대북 송금’과 ‘통치권 논란’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명백한 실정법 위반인 만큼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밀실 뒷거래 지원을 비롯한 각종 비리를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고요.향후 여야 관계가 원활하지 못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강원 지역에서도 이 문제만큼은 비판적인 시각이 강했습니다. 정리 김경운·이지운기자 kkwoon@kdaily.com ◆호남·제주 -노 당선자에 대한 호감은 호남과 제주 지역의 민심이 대체로 비슷했습니다.두 곳 모두 노 당선자의 지지 기반이었죠. -광주에선 지난해 3월 민주당 경선 당시에도 노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반면 김 대통령에 대해선 의외로 여러 가지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광주 양동시장에서 30여년간 좌판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김 대통령이 더 잘 해서 끝냈으면 노 당선자에게도 좋았을 텐데….”라면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호남지역의 젊은층은 대북 2억달러 지원에 대해 “김 대통령이 노 당선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권 막판에 털어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름의 해석을 내렸습니다.또 전남 순창의 40대 남성은 “통치권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위해 한 일이라면 관계 인사들을 사법처리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습니다.반면 광주의 40대 대학교수는 “남북문제를 떠나 현대상선이 대북지원을 하는 바람에 그 영향으로 발생한 부실을 투자자들이 떠안아야 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전남과 광주 주민들은 대선 당시 노 당선자를 95% 이상 지지했던 자신들의 모습이 다른 지역에 어떻게 비춰졌는지 궁금해 하더군요.그러면서 “우리는 민주당을 보고 찍은 것이 아니라 노무현의 개혁성과 사람 됨됨이를 보고 투표했다.”고 말했습니다.“노 당선자가 영남 출신이 분명한 데도 찍은 것은 5·6공 세력에 대한 반감이 뿌리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북 주민들은 “노 당선자를 좋아하긴 하는데 김대중 정부와는 달라야 한다.”고 말하더군요.김대중 정부가 전남과 광주에는경제적 혜택을 주었으나 전북은 소외시켰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선지 차기 정부에 대해서도 경제적 기대감은 별로 크지 않았습니다.다만 행정수도가 전북과 가까운 곳으로 옮기면 반사이익이 클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은 전남·광주 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별반 좋아진 것이 없는데 노무현 정부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호남 주민들은 자신들이 노 당선자의 든든한 후원자라는 생각이 깊은 탓인지 기대감보다는 주문이 많았습니다.광주의 한 대학생은 “서민 대통령 당선자인 만큼 학벌철폐와 지방대 육성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전북 남원의 60대 남성도 “김대중 정부가 잘 하고도 인사 정책에 왜 실패했는지를 뼈저리게 따져봐야 한다.”면서 노 당선자에게 측근과 친·인척 관리를 각별히 당부했습니다. -제주 민심은 ‘인간 노무현’에 대해선 기대감이 있으나 ‘민주당=호남당’이라는 고정관념 탓인지 민주당 출신 당선자라는 사실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다만 수도권 주민들처럼 경제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제주시의 한 여대생은 “김대중 정부 때 오히려 빈부격차와 지역경제간 차별이 심했다.”면서 “취임 직후부터 경제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서귀포시의 50대 주부는 “북한에 2억달러를 지원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으나 우리 경제부터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 설자금 3조원 푼다

    이번 설 자금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3조∼3조 5000억원 정도 풀릴 예정이다.한국은행은 20일 올해 설과 관련한 개인 및 기업의 결제성 현금 수요는 지난해 4조 2000억원보다 적어 이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한은은 설 자금 수요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화폐 발행액을 늘리는 등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설 자금 수요가 줄어든 이유는 설 연휴기간이 지난해 4일에서 3일로 축소된 데다 신용카드 등 대체지급 수단의 사용확대,최근 경기전망 불투명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설 자금 수요는 장기적으로 경제규모 확대에 따라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경기상황·소비심리 등의 실물경제 여건과 설 시기,연휴 일수 등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 97년 이후 설 자금 수요는 대체로 3조∼4조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경기회복기대 등으로 소비심리가 높아진 데다 연휴기간이 4일로 늘어나면서 4조 2000억원까지 상승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서울 지법 파산부,법정관리기업 잇따라 경영정상화 자산규모 2년새 5위서 10위로

    지난 2001년 자산규모상 재계 5위까지 치솟았던 서울지법 파산부가 최근 10위권으로 떨어지는 등 ‘흐뭇한 추락’을 하고 있다.경기 호전,자구책 강구 등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들의 경영이 정상화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지법 파산부가 밝힌 2일 현재 자산규모는 13조원으로 산하 법정관리 기업은 모두 44개사.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에서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만 비교해 보면 재계 서열 10위로 현대(11조 8000억원)나 금호(10조 6000억원)그룹보다 자산규모 면에서 여전히 앞서고 있다. 그러나 재작년 자산규모 30조 6000억원에 육박해 당시 현대(89조원),삼성(67조원),LG(48조원),SK(40조원)그룹에 이어 재계 5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파산부는 지난 한해 20개사의 법정관리를 종결시켰다.덩치가 큰 미도파,쌍방울 등 19개 기업을 M&A 방식으로 정상화시켰다. 파산부를 고심케 했던 자산 1조 6000억원의 한보철강도 매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법정관리 및화의업체에 내린 과감한 퇴출 결정도 다이어트에 성공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서울지법 파산부 변동걸(卞東杰) 수석부장판사는 “법정관리를 조속히 마무리하려는 법원의 노력과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실물경제의 회복이 어우러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재계 ‘긴장’

    재계는 26일 대통령직 인수위의 7개 분과위원회 간사가 대부분 개혁성향의대학교수들로 구성되자 사뭇 긴장하고 있다.그러나 당장 기업경영을 위축시킬 만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인수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경제분과 간사들의 진보적 색채와 무관치 않다.특히 재계와 밀접히 관련있는 경제1분과(재경·통상산업) 간사에 도시빈곤층대책,소득분배론 등에 밝은 경북대 이정우 교수가 임명되자 노무현 당선자의 ‘분배우위’ 정책이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S그룹 관계자는 “전혀 의외의 인물들이 인수위에 포진했다.”면서 “정책을 집행하는 관료들이 진보적 성향인 이들 인수위 인사들의 ‘입맛’에 맞게알아서 행동할 수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D그룹 관계자는 “인수위가 대부분 교수진으로 구성된 것은 문제”라면서대기업 정책 등이 ‘마땅히 그렇게 돼야 한다.’는 당위성에 입각한 이론중심으로 치우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L그룹 관계자는 “재벌의 폐단이란 것이오너 독단경영,경영권 세습,경영의 불투명성 등에 한정돼 있는 것이지 전반적인 경영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경제정책을 무조건적인 재벌개혁,기업규제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고 주문하기도했다. 인수위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당부도 일부 나왔다. H그룹 관계자는 “성장과 분배가 균등하게 조화되는 정석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느냐.”면서 “기업이야 경쟁력 강화나 경영투명성 등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고 밝혔다. 다른 S그룹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7% 성장’ 공약을 이행하려면 기업의경제활동이 중요하다.”면서 “실물경제를 염두에 둔 정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여경 김경두기자 kid@
  • [편집자문위원 칼럼]경제 대통령을 기다리며

    대통령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막판 후보들간의 정책대결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지난 주에는 대선 후보들간의 TV경제정책 토론이 있었다.어제 사회문화 분야 토론에서도 행정수도 이전 등 경제문제와 관련한 공방도 적지않았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세계경제가 지극히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미국과 이라크 전쟁위기,유가 불안 등 대외 변수와 가계신용 위기 가능성,내수및 수출부진,실업률 상승,국제수지 적자 등 대내외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져있는 현실이다.더욱이 북핵 위기 등 한반도 주변 정세도 심상찮아 자칫 우리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지 모를 일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대통령은 ‘경제’를 최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한다.미국의 부시 대통령도 지난 중간선거 이후 차기 선거의 승리는 경제에 달려 있다는 생각에서 경제수석과재무장관을 경질하고 이에 모두 실물경제에 정통한 민간인을 기용하여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 후보들의 경제토론을 지켜보면서 과연 TV에서 토론된 경제정책에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면서 한 단계 도약할 비전이 보였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특히 앞으로 어떠한 성장 엔진을 가지고 경제에 활력을 이룩할 것인가에 대하여는 뚜렷한 정책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들간의 즉흥적인 말싸움이 넘쳐났을 뿐 명확한 정책비전 제시는 미흡했다는 느낌이다.국민들이 토론내용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는데 얼마나 도움이됐을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대한매일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기존 재벌정책이나 시장개방 등 나타난 문제점보다 새로운 성장활력과 재도약을 위한 청사진에 대하여 현재 조직되어 있는 자문위원,명예논설위원제도를 더 활용하여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심층적 대안을 제시하는것이 언론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정치,사회,문화 분야 등에서 새정부의 어젠다 설정에 많을 의견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대부분 후보들이 대선에 임박하여 그동안 전혀 검토하지도 않았던 정책들을 선심성으로 내놓았다.신문방송할 것 없이 각종 언론이 정책선거 유도를 표방했지만 경제가 정치논리에 왜곡된 사례가 많았으나 이를 집중 조망하는 노력은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교육문제도 이번 선거의 중심 이슈가운데 하나였다.고교평준화 이공계기피현상 등에 대한 대책도 다양하게 쏟아졌다.이런 가운데 지난 주 대한매일 기사 가운데 ‘이공계 문제의 참해결을 위하여’라는 데스크시각은 신선하면서 시의적절했다.정부의 대증 요법을 경계하고 보다 거시적인 대책을 주문한시각이 돋보였다. 대선 이후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인 성장엔진에 대하여 기업들의 ‘새해 성장엔진’에 대한 취재와 기업투자살리기에 대한 논고도 이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잘 다루어졌다고 본다.결국 어느 정도 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전반의 문제가 얽히게 되고 복잡해지게 된다. 이제야 말로 정말 경제의 근본을 다지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하는 시점이다.방향을 제시하는 언론의 객관적인 역할을 기대해 본다. 이금룡 이마켓플레이스 협의회장
  • ‘방황하는 돈’ 370조… 사상 최대

    시중의 단기 부동(浮動)자금이 370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금융권의 대출 등은 대부분 장기인 반면 시중자금은 갈수록 단기화돼 자금운용 미스매칭(불일치)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이 우려된다. 15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은행·투신·종금사의만기 6개월 이하 단기자금은 370조원이다.전체 수신자금(783조원)의 47.2%로 사상 최대다. 2000년말 254조원→2001년말 313조원과 비교하면 매년 갈 곳 잃고 방황하는 돈이 60조원씩 불어난 셈이다.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는 증권사의 고객예탁금(10일 현재 9조 3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시중부동자금은 380조원으로 추산된다. ◆수시입출금식 예금·MMF에 돈몰린다. 한은에 따르면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지난 9월부터 매월 2조∼3조원씩 늘고있다. CD(정기예금양도성증서) 등 단기 시장성 수신상품의 증가액도 10월 3600억원에서 11월 3조 50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투신권의 대표적 단기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 역시 11월에 3조원이 불어난 데 이어 이달 들어 10일 현재까지 2조 5000억원 증가했다. ◆단기부동자금 왜 급증하나.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최근 3년물 국고채와 하루짜리 콜(금융기관간 초단기 거래자금)의 금리차이는 1%포인트에 불과하다.지난해말(1.9%포인트)의 반토막 수준이다.장기상품의 매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얘기다. 예금금리도 1년짜리나 3개월짜리나 별반 차이가 없다.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국민은행의 경우 3개월 정기예금 이자는 연 4.5%,6개월짜리는 4.6%,1년짜리는 4.75%이다. ◆내년 1~2분기가 고비. 금융당국은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가 주기를 기대하지만 그럴기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한때 부동산시장으로 옮겨붙으면서 집값 급등을 야기했지만 정부의 강력한 억제대책으로 주춤하는 양상이다. 한국은행 윤한근(尹漢根) 금융시장국장은 “부동산시장 과열이 어느 정도진정돼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가 당장 금융시장을 크게 위협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은행들이 장기 기업대출을 꺼리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우려된다.”고 지적했다.그렇다고 인위적으로 금리조절에 나설 형편도 못된다. 금감원측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안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내년 1∼2분기를 고비로 단기부동화가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 잘나가는 기업에 ‘테크노CEO’ 있다/699개 상장사CEO 4명중 1명 이공계출신

    ‘기술경영이 미래의 힘이다.’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인 이른바 ‘테크노 CEO’들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삼성,LG,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마다 테크노 CEO들이 포진,그룹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있다.이공계 진학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돼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가운데정작 실물경제의 중심부에서는 이공계 출신 CEO들이 맘껏 자신들의 능력을발휘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올해는 테크노 CEO들의 활약상이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올해를 빛낸 테크노 CEO들 경기불황 속에서도 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올해는 특히 테크노CEO들의 두각이 눈에 띈다.삼성전자,SK텔레콤,현대자동차,LG화학 등 실적 우수 기업들은 어김없이 이공계 출신 CEO들이 성장을 주도했다. 윤종용 부회장,이윤우 반도체총괄 사장,진대제 디지털미디어 사장등 쟁쟁한 테크노 CEO들이 버티고 있는 삼성전자에서는 이기태 사장과 황창규 메모리사업부 사장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인하대 전기공학과 출신인 이 사장은 이른바 ‘애니콜 신화’의주인공.지난해 휴대폰만으로 1조원 순익을 기록,반도체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올해도 비슷한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삼성전자는 올들어휴대폰 매출 계획을 3∼4차례 상향 조정할 정도로 엄청난 특수를 누렸다. 올해 초 D램 가격의 하락에도 불구,삼성전자가 경쟁 업체보다 높은 수익을올리고 있는 것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인 DDR(더블데이터레이트)와 플래시메모리 등으로의 적기 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메모리사업부 황 사장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서울대 전기공학과와 미국 MIT 전자공학박사 출신인 황 사장은 인텔에 근무하다 1989년 삼성전자에 영입돼 256메가D램 개발을 주도한 전형적인 테크노 CEO다. LG화학 노기호 사장은 대표적인 현장형 CEO로 통한다.한양대 화공과 출신으로 73년 입사 이래 줄곧 화학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한국 화학업계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성재갑 LG석유화학 회장도 LG의 석유화학 수직계열화를 이루는데 큰 기여를 했다.부산대 화공과 출신. ‘디지털TV의 아버지’라는 별명을갖고 있는 LG전자 백우현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MIT를 나와 퀄컴,제너럴 인스트루먼트 등에 근무하다 98년 LG전자에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입사했다.디지털TV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진두지휘하고 있다.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SK의 대표적인 이공계 출신 전문경영인이다.SK텔레콤이 업계 1위 자리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인 현대자동차 김동진 사장은 정몽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실세 중 실세로 통한다.현대우주항공에서 한국형 탱크를개발한 김 사장은 2000년 현대차로 옮겨 상용차 담당 사장을 맡아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성사시켰다. ◆테크노 CEO 전성시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올해 669개 상장사 CEO 9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공계 출신이 전체의 25.1%인 233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2000년 23.2%,지난해 24.3%에서 계속 늘고 있다. 코스닥쪽도 마찬가지다.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가 집계한 ‘코스닥법인 경영인명록’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738명의 코스닥기업 CEO중 이공계 전공자가 42.3%인 312명이었다. 실제 주요 기업의 내로라하는 전문 경영인 상당수가 이공계 출신이다. 윤종용 부회장,진대제·이윤우 사장 등 ‘삼성전자 3인방’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선후배 사이.삼성전자에는 또 임형규 시스템LSI 사장,이상완 LCD사업부 사장 등이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등 9명의 사장단 가운데 7명이 테크노 CEO다. LG는 한양대 출신의 테크노 CEO가 두드러진다.LG화학의 노기호 사장을 비롯,LG마이크론 조영환 사장,LG홈쇼핑 최영재 사장 등이 한양대 출신이다. SK에는 최동일(서울대 기계공) SKC 사장,문우행(연세대 토목) SK건설 사장,조재수(전북대 화공) SK가스 사장 등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 2명이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연구·개발 분야를총괄하고 있는 민계식 사장과 최길선 사장이 모두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다. 테크노 CEO들은 옛 공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포스코의 유상부(서울대 토목),KT의 이용경(서울대 전자공) 사장 등은 민영화된 옛 공기업의 ‘조타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이색 테크노 CEO ‘전공 따로,경영 따로’인 테크노 CEO도 많다.삼성에는 서울대 화공과 출신인 이형도 삼성 중국본사 회장,서울대 수의학과를 나온 이수창 삼성화재사장,제일기획 배동만(고려대 축산)·호텔신라 허태학(경상대 농학) 사장이전공과 무관한 분야에서 사령탑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SK는 화학을 전공,오랫동안 정유쪽 분야에 있다가 이동통신업체를 맡아 반석을 쌓은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과 한양대 화공과를 나온 이승권 SK해운사장 등이 있다. 대한항공의 심이택(서울대 화공),광고회사 오리콤의 전풍(연세대 건축),롯데건설의 임승남(연세대 화공),CJ개발 문성기(서강대 화학),금호건설 신훈(서울대 수학) 사장 등도 마찬가지 케이스다. 최태원 SK㈜ 회장(고려대 물리),허동수 LG에너지 회장(연세대 화공) 등은이공계를 나온 대표적인 오너들이다. 산업팀 종합
  • 선택2002경제공약 제대로 지켜질까/3후보 경제적 배경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지난 1997년 대통령선거 때부터 경제공부를 해왔다.당시에는 시간이 좀 부족했고 본격적으로 파고든 건 총재로 복귀한 뒤부터다.특히 지난봄 당내 후보경선 때가 집중 학습기간이었다고 한다.당 외곽에서 조언을 하는 경제학자들과 그룹별로 조찬모임을 갖고 의견을 주고받기도하고,이한구 의원 등 당내 전문가들로부터는 자료를 받고 대화·토론하는 방식의 학습방법을 택하고 있다. 국가운영의 철학으로 선택한 신인본주의가 경제에 대한 기본인식에도 깔려있다.이 후보는 ‘사람중심의 경제’를 주요 개념으로 설정했다.그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은 인재 육성의 인프라가 구축돼야 가능하다.”면서 “사람에 투자해야 중장기적으로 고용이 안정된다.”고 강조해왔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경제정책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경제이론과현안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등 ‘경제대통령’이 되기 위한 수업을 받고 있다.민주당 고문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초부터 경제자문단을 구성,경제현안 등에 대해 공부해 왔다. 기본교양을 쌓기 위해 경제철학서인 ‘자유로서의 발전’을 탐독하고,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간한 ‘동북아 경제협력’,한국개발연구원(KDI)이 펴낸 ‘비전 2011’ 등을 읽으며 국내외 경제에 대한 지식을 쌓고 있다.노후보가 강조하는 재벌개혁과 분배·정의·복지 우선정책 등은 이해관계에 따라 외부 저항을 받지만 “분배가 잘 이뤄져야 성장도 잘 된다.”는 신념을바탕으로 분배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제정책 마련에 노력을 기울이고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어느 누구보다 실물경제에는 자신이 있다고 한다.민주노총 산하 금융·건설 등 각종 노조 실무자들과 늘 대화를 나누며 경제동향을 익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소장·진보적 교수 등이 포함된 자문그룹들로부터 경제전반에 대한 강의도 수시로 받고 있다.그의 경제인식의 근간은 근로자도 경영에 참여하는경제 민주주의와 복지국가로 요약된다. 이지운 김미경기자 jj@
  • ‘디플레이션 우려’ 전문가 긴급인터뷰/ 송태정 LG경제硏 연구원 “”물가안정 집착땐 디플레 현실화””

    LG경제연구원 송태정(宋泰政·사진) 책임연구원은 14일 ‘우리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이란 보고서를 통해 “당국이 물가안정 위주의 정책을 계속하고 중국의 저가공산품 유입이 이어질 경우,디플레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송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이미 부분적으로 디플레가 시작됐다고 했는데. 제조업 물가지수는 1999년 -10.6%,2000년 -1.6%,지난해 -4.0% 등 3년 연속하락했다.그럼에도 우리경제 전체에 디플레가 표면화되지 않은 것은 서비스부문에서 제조업의 디플레를 상쇄하고 있어서다. ◆디플레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많은데. 디플레는 ▲공급과잉 ▲수요부족 ▲자산 등 크게 3가지가 원인이다.다행히 재앙에 가까운 자산디플레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공급과 수요측면의 압박은 크게 높아졌다.값싼 중국제품 유입,노령화로 인한 소비수요 둔화,기술발전에 따른 물가하락 등이 대표적인 이유다.한국은행이 정책의 초점을 물가안정에 맞추고 있는 점도 디플레 가능성을 더욱 짙게한다. ◆그렇다면 디플레 발생 시점은.현재의 경기회복기가 침체기로 전환되는 시점이 유력하다.일단 내년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올해보다 물가상승률은 더 높아지고 성장은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정책대안이 필요할까. 현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물가상승에 연연하지 말고,실물경제의 흐름에 부담주는 정책은 피해야 한다.탄력적인 통화정책이 중요하다.금리인상 주장이 나오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이미 우리나라 단기금리는 일본 0.1%,미국 1.25%,중국 2.5%와 비교할 때 세계최고 수준이다. ◆자산디플레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자산디플레는 자산가격 하락으로 금융기관에 부실채권이 쌓여 금융시스템이 무너지는 현상이다.자산디플레의 대표적인 사례인 일본은 80년대말 부동산값이 수직상승하자 주택담보 대출을 집값의 120%까지 해주기도 했다.반면 우리나라는 담보비율이 평균 63%에 불과한데다 대손충당금 확보 등 안전장치가 많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시중 통화량 넘치나 모자라나

    저금리 기조에서 시중에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려 있는 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요즘의 자금시장 성격을 유동성 과잉현상으로 진단하는 쪽은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자율 하락,채권시장에서 은행권으로 옮겨다니는 뭉칫돈 등을 예로 든다. 하지만 활발했던 산업활동 등의 실물경제를 반영하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게 아니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이같은 논란은 7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거래금리) 결정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금통위의 과잉유동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주목된다. ◆과잉유동성 아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曺永武)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유동성 과잉 우려할 수준인가’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우리의 과잉 유동성은 심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원은 “총통화(M2) 증가와 실물경제의 상관관계를 반영한 초과유동성(통화유통량 증가율-산업생산지수 증가율)은 지난해 7월 급등한 뒤 올해 5월 17.8%까지 치솟았다.”면서 “하지만 초과유동성은 7월 마이너스 0.4%와 8월 마이너스 6.8%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초과유동성이 플러스면 실물경제에 비해 통화량이 많다는 뜻이고,마이너스면 시중유동성의 증가 속도가 실물경제의 확대 속도를 따르지 못해 돈이 쪼들린다는 의미다. 조 연구원은 “과잉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내수와 수출 등의 실물경제가 좋았다는 얘기”라면서 “최근 몇개월동안의 초과유동성 추이를 지켜보면 현재의 시중유동성은 과잉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과잉 유동성이 걱정 한국은행은 시중에 여전히 돈이 많이 풀려있다고 판단한다.한은은 6일 발표한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서 “9월에 12.4%를 기록했던 총유동성(M3)증가율은 10월들어 12% 초반으로 낮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적정하다고 평가하는 감시수준(8∼12%)에서는 여전히 벗어나 있는 것이다. 한은은 하지만 “M3는 올들어 10월까지 평균 증가액인 10조원 안팎의 여전히 높은 증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10월 가계대출 증가액도 6조 1221억원으로 9월의 6조 4976억원과 비슷했다.정부의 가계대출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LG경제연구원의 분석은 제2금융권을 제외한데다 단기적인 현상을 분석한 데 불과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금융연구원 이명활(李銘活) 연구위원도 “2·4분기까지만 봤을 때는 시중유동성은 적정 수준을 넘어선 과잉수준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금통위의 판단에 주목 유동성 과잉에 대한 논란은 일단 7일 금통위에서 매듭지어질 것 같다.금통위는 시중에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렸는 지에 대한 판단과 내년의 경제전망을 종합해 콜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은이 과잉 유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긴 하나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한은 관계자는 “내년 경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콜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하이닉스 정상화로 선회하나

    하이닉스반도체 처리의 무게중심이 ‘선(先) 정상화’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가 마련한 구조조정안의 핵심도 채무재조정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정상화시켜 놓은 뒤 ‘몸값’을 올려 분할매각 등을 노려보라는 것이다.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달중 채권단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논의한 뒤 확정할 방침이다. 게다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선후보 등 정치권에서도 하이닉스 처리문제를 중요한 대선전략으로 삼고 있어 ‘선 정상화’는 점차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정치권까지 “일단 살리고 보자.” 한나라당 이후보는 최근 “하이닉스는 선 정상화후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지난 주말 KBS 심야토론 프로그램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정치권 인사들이 실물경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채권단도 ‘기업가치 극대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세계 반도체 업계의 불황으로 시장에 내놓아도 ‘원매자’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실제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된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7분기 연속적자의 ‘늪’에 빠지는 등 당장 매각하기에는 시황이 너무 좋지 않다. 문제는 이같은 ‘선 정상화’ 방안이 정부안과 배치된다는 점이다.정부측은 반도체 경기 불투명과 투자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일관되게 해외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정상화 방안은 있나? 하이닉스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일단 채무재조정이 급선무다.하이닉스가 내년에 갚아야 할 원리금은 1조원이지만 2004년에는 3조 4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결국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감자(減資)가 필요하다는 얘기다.이 때문인지 채권단은 선행조건으로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있다.한스 베른하르트 메어포르트 외환은행 부행장은 최근 “구조조정을 안하면 하이닉스는 생존할 길이 없다.”고 단언했다. 다행히 하이닉스는 최근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고는 있다.지난달 자회사중 덩치가 가장 큰 하이디스(TFT-LCD 부문)를 중국BOE테크놀로지 그룹에 3억 8000만달러를 받고 팔았다.내년초까지는 자산정리 등으로 1조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다.비메모리 부문도 분리해 매각키로 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DDR D램의 생산비중을 현재의 40% 수준에서 연말까지 70%로 올려 수익 위주의 생산체제로 전환한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또 임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이달부터 ‘하이닉스 스타상’을 제정,시상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해외매각이 완전히 ‘물건너간’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채권단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극대화와 매각을 동시에 추진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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