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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 1년 지금 한국은] ‘롤러코스터’ 부동산 양극화 심화

    [금융위기 1년 지금 한국은] ‘롤러코스터’ 부동산 양극화 심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한 실물경제는 부동산이다. 특히 주택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지난 1년 주택시장은 급락 이후 급등으로 이어진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금융위기 1년 만에 집값은 제자리로 돌아왔고, 정책도 과거의 규제기조로 돌아왔지만 지난 1년의 상흔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가장 짙은 그림자는 ‘양극화’다. 서울 강남권과 강북권 집값 상승세가 다르고,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 폭이 컸다. 유주택자는 집값 회복에 느긋해졌지만, 무주택 서민은 뛰는 전셋값과 집값 앞에서 좌절하고 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이제는 양극화 해소가 과제로 남았다.”면서 “보금자리주택 등 서민주택 공급을 늘리고, 적절한 규제책으로 집값 급등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현재 집값은 과거 수준으로 회귀했다. 부동산 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3.3㎡당 지난해 9월 1826만원에서 올 3월 1739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서는 1834만원으로 치고 올라섰다. 집값 상승의 불을 댕겼던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해 9월 3.3㎡당 3037만원에서 지난해 12월 2747만원까지 하락했지만 지금은 3330만원으로 최저점 때와 비교해 583만원(21%) 올랐다. 전셋값은 더 출렁거렸다. 올 1월까지만 해도 하락세여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할 수 없는 ‘역전세대란’이 걱정이었지만 어느 순간 ‘전세대란’으로 바뀌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2월 이후 서울의 전셋값은 7%가량 올랐다. 강남권은 평균 10.6%, 많이 오른 아파트 단지는 무려 70% 뛴 곳도 있다. 정부가 지난 8월23일 전세자금을 풀고, 도심 내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을 늘리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도 전세대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신규분양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4만 186가구로 이 가운데 11만 6171가구가 지방 물량이다. 정부가 미분양주택 매입에 대한 각종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지방 미분양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집값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정책도 춤을 췄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이후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폐지했고,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를 제외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서 풀어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했다. 재건축 소형의무비율도 풀었고, 용적률도 법적 상한선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집값이 오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7월부터 재건축 연한 규정 완화에 제동을 걸더니 7월6일에는 수도권 LTV를 60%에서 50%로 강화했다. 지난 7일에는 DTI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이 정도 대책으로도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연말까지 3~4차례 추가대책을 내놓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금융위기 1년 지금 세계는] 동유럽 경제 회복 안되면 서유럽 또 위기

    유럽의 금융위기는 외형상으로는 수습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하지만 동유럽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뎌 금융불안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2차 진앙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던 영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7%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1분기 -2.5%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0월13일 영국 정부는 자국 최대 주택담보대출 은행인 ‘핼리팩스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HBOS)에 170억파운드(현재 환율 기준 35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는 금융위기가 유럽에 파급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독일과 프랑스의 2분기 GDP 성장률도 각각 전기 대비 0.3%를 기록하며 성장세로 돌아섰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 전체의 2분기 GDP 성장률 역시 -0.1%로 침체 속도가 둔화됐다. 유로존은 지난해 2분기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낸 뒤 3분기 -0.4%, 4분기 -1.8%, 올해 1분기 -2.5%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은 1995년 유로존 GDP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이었다. 이에 따라 유럽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이 번지고 있다. 양적 팽창 위주의 금융·통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내렸다. 유로존 국가들이 부실 금융회사에 대한 구제금융을 위해 집행한 자금만 GDP의 22%인 2조 160억유로(약 3600조원), 유럽연합(EU)이 내놓은 경기부양책 규모는 GDP의 3.3%인 4000억유로에 이른다. 하지만 신중론도 적지 않다. 6월 유로존 산업생산이 예상과 달리 전월 대비 마이너스(-0.6%)로 나왔고, 7월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0.7%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9%대 중반까지 치솟은 실업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회복세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3국을 포함한 동유럽 10개국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동유럽 10개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8%에 그쳤고, 평균 실업률은 지난 6월 현재 11.0%까지 치솟았다. 동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외국자본에 의존해 성장해 온 만큼 금융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0월 헝가리를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라트비아, 루마니아, 폴란드, 세르비아, 보스니아, 벨라루스 등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국가 부도(디폴트) 위기를 간신히 넘긴 이유다. 문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구조적인 한계 탓에 실물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동유럽에서 빠져나간 외국자본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헝가리 등 3개국은 대외채무가 GDP 규모를 넘어섰다. 따라서 동유럽 국가의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그동안 동유럽에 대한 대출과 투자를 늘려온 서유럽 은행들이 또 한번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동유럽에 대한 서유럽 은행의 대출 규모는 각국 GDP의 평균 20%를 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동유럽에 대한 대출액이 GDP의 절반이 넘는 56%에 이른다. 유럽 금융기관 대출금의 부실 규모는 유럽 GDP의 5%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1년-회고와 전망’ 보고서에서 “유럽의 경우 정책 대응도 미온적이어서 유럽 은행들은 2010년에 부실이 가중될 전망이며, 금융불안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신용카드 2제]사용은 늘고 발급은 죄고

    [신용카드 2제]사용은 늘고 발급은 죄고

    ■ 사용은 늘고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이 다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물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본격적인 회복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27조 49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 늘었다. 월별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지난해 9월까지 20%대를 기록하다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11월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서 올해 1월엔 3.89%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3월부터는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6월에는 12.44%까지 높아졌으나 7월엔 7.26%로 증가율이 둔화됐다. 6월엔 정부의 노후차 세제 지원과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일시적 효과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8월 카드사용 증가율이 다시 두 자릿수로 높아졌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세제 혜택이나 공공부문 지원 같은 정부 정책에 따른 효과로 가계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된 면은 있다.”면서 “일자리 안정과 임금 상승 같은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어 본격적인 민간소비 회복세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발급은 죄고 앞으로 신용카드 회원을 모집하다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모집인뿐 아니라 카드사도 제재를 받는다. 금융감독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카드사의 불법 모집행위가 단순히 모집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7월 일반인들이 많이 모이는 물놀이 시설 등에서 불법 모집행위를 집중 단속, 연회비를 대납해주거나 물놀이 시설, 전시장 등에 대한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모집인들을 적발했다. 카드사들의 불법 모집 행위가 줄지 않는 것은 경기침체 여파로 올 상반기 실적이 시원찮아서다. 신한·삼성·현대·롯데·BC 등 5개 전업카드사의 올 상반기 순익은 98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99%, 영업이익은 1조 1809억원으로 12.3%가 줄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불법 모집 행위가 적발될 경우 모집인뿐 아니라 카드사와 임직원도 제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카드사들이 지급하는 수당에서 신규 회원을 모집했을 때 주는 발급수당 비중을 낮추도록 지도해 나가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의 경우 발급수당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보니 모집인 입장에서는 발급수당을 받아 연회비를 대신 내주면 실적을 더 많이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발급수당 비중이 이용실적수당 비중보다 더 낮게 유지하도록 지도해 나가면 이런 폐단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광장]모르핀 함정에 빠져드는 한국경제/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모르핀 함정에 빠져드는 한국경제/오일만 논설위원

    너무나 닮아간다. 무서울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공황의 진행 과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공황은 1929년 10월24일 ‘검은 목요일’로 불리는 주가 대폭락에서 시작됐다. 증시가 붕괴되면서 거의 일년 이상 주가폭락이 지속되다가 반짝 바닥을 치는 시기가 있었다. 당시 재무장관인 앤드루 멜론은 “우리 경제가 곧 활력을 되찾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굴지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싸게 주식을 사들일 때”라며 투자자를 선동했다. 혹시나 했던 투자자들이 빈털터리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대공황은 피 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지속됐다. 금융위기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우리 사회가 또 장밋빛으로 물들고 있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하고 증권·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버블 조짐마저 보인다. 코스피 지수가 1500선을 돌파하자 증권사들은 1600선마저 넘어설 것이라고 유혹한다. 일부에선 ‘V자 회복(급속한 회복)’의 기대도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김영호 유한대 총장은 ‘번지점프 이론’을 제시한다. 추락과 반등을 되풀이하는 경기 현상을 말한다. 더블딥(경기회복 후 침체)과 비슷한 개념이다. 우리 경제는 800조원의 단기 유동자산이 지탱시키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재정확장은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을 부른다. 고용과 투자,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다시 추락할 운명이다. 경제학자들은 대공황 당시 더블딥이 4차례나 일어났다고 지적한다. 당시 미국도 재정지출을 줄였다가 불황에 빠져든 경험이 있다. 윤증현 경제팀은 최근 확장정책 기조의 유지를 결정했다. 경기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확장정책을 유지하려는 이면에는 고도의 심리전이 숨어 있는 듯하다. 어떤 정부든지 공황보다 버블의 상태를 선호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불황이 공황으로 이어지는 순간 정권 유지는 불가능하다. 버블의 후유증은 슬그머니 다음 정권으로 미루면 된다. 미 하버드대 그레고리 메큐 교수처럼 노골적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을 6%대로 유지하는 버블정책을 권하는 학자도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이 돼 저축보다 소비가 늘게 된다. 현 경제팀의 정책은 어찌 보면 같은 맥락인지도 모른다.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를 확산시켜야 소비자들은 서둘러 물건을 사게 된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도 때로는 필요하다. 이것이 내수경기를 살려 기업이 살고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다. 현 정부가 저금리 정책과 유동성 확대를 포기할 수 없는 진짜 이유다. 출구 전략(유동성 환수)에 착수할 수 없는 아픔이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은 이렇다. 고통을 호소하는 경제에 일시적으로 유동성 확대라는 모르핀을 투여해 아픔을 멈추게 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 퍼부을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상반기에 재정지출의 65%를 소진했다. 더 강력한 모르핀을 투여할 여력이 없다. 3분기 경제성장이 0%대에 머물 것이란 분석도 이 때문이다. ‘모르핀 경제’의 후유증은 상상하기도 싫다. 거대한 해일로 변한 인플레이션의 파도가 우리 경제를 초토화시킬 수도 있다. 경제를 살리는 길엔 왕도가 없다. 조금 빨리 지름길로 가려다 미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조금 더디더라도 실물경제의 바닥을 다지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인사]

    ■지식경제부 ◇과장△에너지자원정책 채희봉△가스산업 장영진△에너지절약정책 김성진△지역특화발전특구기획단 특구기획 김민△산업기술시장 강혁기△입지총괄 안성일△디자인브랜드 고승진△정보전자산업 조영신△부품소재총괄 강성천△철강화학 이승우△자동차조선 김성칠△투자정책 박순기△석탄광물자원 김성실△에너지관리 강경성△에너지절약협력 노건기△연구개발특구기획단 연구개발특구기획팀장 박형건△전기위원회 전력시장 신동학△〃 전력계통 천영길<기술표준원>△안전품질정책 염동관△표준계획 강갑수△에너지물류표준 서동구△디지털전자표준 박인수△표준기술기반 신일섭△기계건설표준 최철호△정보통신표준 송양회◇전보△실물경제종합지원단 부단장 유동주△성과관리고객만족팀장 이경호△무역위원회 무역구제정책〃 윤상흠 ■서울대 △약학대학 교무부학장 박형근△〃 학생부학장 김상건 ■중앙대 ◇승진 △총무처장 김영찬△생활관장 이우송◇전보△관리처장 이엽 ■수출입은행 ◇부서장 전보 [부장]△여신총괄 노성관△선박금융 김석영△무역금융 임명성△경협사업 공주식△남북협력사업 서극교△국제금융 김윤영△기획 장정수△리스크관리 방두훈△전산정보 유병호△경영지원 이윤근[실장]△특수여신관리 이영수△중소금융2 장만익△기술심의 이광재△경협기획 박동호△신용평가 장호순△관리지원 임성혁△경영전략 임병갑△국별조사 정계룡[단장]△중소기업지원 설영환[지점장]△창원 최홍진△울산 김성택△광주 변영후△전주 강성철△대전 우길상△인천 조종호[사무소장]△베이징 최성영△상하이 정구희△멕시코시티 정은모
  • [사설] 신버블 조짐 단계적 출구전략 있어야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증시도 5개월 새 46%나 급증했다. 코스피 지수는 1500 탈환을 목전에 두는 상황이다. 800조원이 넘는 단기 유동성 자금을 바탕으로 버블 가능성이 자산시장 전방위로 확대되는 시점이다. 금융위기 해결 과정에서 풀린 800조원의 단기 유동자금이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그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됐다.이런 상황에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환경 변화와 정책방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출구전략이란 위기 이후에 대비한 유동성 회수 전략을 통칭한다. 지금의 저금리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부동산 버블 등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은 경제가 침체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시점에서 출구전략 논의가 빠르다는 입장이다. 경제계 역시 내수와 수출 등의 지표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섣부른 출구전략은 더블딥 등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그럼에도 우리는 시중에 떠도는 유동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지 않는 자금순환 구조를 볼 때 지금이야말로 출구 전략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전면적인 정책기조를 바꾸는 것은 현 상황에서 더 큰 부작용이 따른다. 금리인상 등의 거시정책 변화보다는 버블이 생기는 부분에 대한 미시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경제 지표들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단계적으로 출구 수위를 높이는 전략이 보다 합리적이다.
  • [불황 속 더 빛나는 아름다운 실천] 빵빵해지는 푸드마켓

    올 상반기 실물경제는 바닥권을 헤매고 있지만 서울 송파구에선 저소득층을 위한 사랑 나눔이 어느 해보다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송파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독거노인·중증장애인·소년소녀가장 등 국민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푸드마켓사업과 이웃돕기성금 실적은 예년 같은 기간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푸트마켓사업의 경우 대기업들의 성품은 크게 줄었지만 일반인 성금후원은 지난해보다 40%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마천동 소재 구 푸드마켓에는 항상 20kg들이 쌀 100여포와 라면 500여개를 비롯해 밀가루·국수·식용유·장류 등 40여가지의 생활필수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이는 구청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소액결제방식인 ‘송파푸드마켓 사랑의 씨앗’ 도입 및 커피전문점·은행·약국·음식점 등 관내 30여곳에 설치한 소액기부함 등 소액기부시스템 구축도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웃돕기성금은 이미 지난해 성금총액의 115%를 달성한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 성금·성품 후원자수 1902명, 후원금액 15억8200만원이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투기판’ 파생상품 시장

    ‘투기판’ 파생상품 시장

    FX(Foreign Exchange·외환) 마진거래와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고(高)위험 파생상품에 개인 자금이 쏠리고 있다. 환율과 주가 흐름을 예측하는 특성상 ‘돈 놓고 돈 먹는 투기판’ 양상이 우려된다.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반면, 파생상품에 투입된 자금은 실물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90% 손실… 60% 3개월내 깡통 1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5월 FX 마진거래 규모는 361조 460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거래 금액 453조 8244억원의 85%를 넘어섰다. 전체 거래 금액에서 개인 자금 비중은 지난해 92%에서 올해 99%로 높아졌다. 사실상 개인들의 독무대인 셈이다. FX 마진거래는 두 나라의 통화를 매매해 환율 변동에 의한 차익을 챙기는 투자 방식이다. 특히 증거금으로 맡기는 돈은 전체 투자금의 2%에 불과하다. 200만원만 있으면 1억원까지 운용할 수 있다. 이처럼 50배에 달하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는 국내에 허용된 장내 투자상품 중 최고 수준이다. 주식시장에서 위험하다고 꼽는 신용거래 증거금이 50%인 점을 감안하면 초고위험 상품이라 할 수 있다.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통해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매매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개인들의 투자를 쉽게 하는 요인이다.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일본 주부들도 FX 마진거래를 통해 국제 외환시장에서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FX 마진거래에서 개인 손실액은 2007년 118억원에서 지난해 489억원으로 늘었다. 올 들어 5월까지는 449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손실액에 육박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화 변동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도 없이 단타매매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개인의 90% 이상이 손실을 보고, 60% 정도는 3개월 안에 원금 전액을 잃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FX 마진거래로 인한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오는 9월부터 현행 2%인 증거금률을 5%로 올리기로 했다. 또 이달 중 무등록 사설교육이나 불법 광고 등 FX 마진거래와 관련한 불법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신고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ELW 일평균 거래 대금은 90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8.2%나 늘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 대금 4조 6324억원의 19.6%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대비 ELW의 일평균 거래 대금 비중이 7.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6배가량 시장이 커졌다. ●증거금 비중 등 규제 강화 ELW는 미리 정한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콜) 또는 매도(풋)할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거래 방식이다. 지수 상승이 예상되면 콜 거래, 반대일 때는 풋 거래를 활용한다. FX 마진거래처럼 거래 구조는 단순하지만, 주식의 실제 등락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수의 방향을 잘못 예측할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W 시장에서 개인 비중이 98.5%에 이르지만 상품 정보는 물론 수익률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도 없어 투기성이 강하다.”면서 “고수익 이면에는 그만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파생상품 활성화를 위해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기 때문에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 열풍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는 셈”이라면서 “파생상품시장의 비대화는 주식시장과 달리 실물경제 회복에 기여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 - 철강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 - 철강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밀려오기 전까지 세계 철강 산업은 펄펄 끓는 용광로였다. 국내 철강업체들도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실물경제 추락으로 수요처인 가전, 자동차, 조선 등 경기가 부진하면서 국내 철강산업에도 한파가 몰아쳤다.수익성 악화는 물론 투자 연기가 이어졌다. 재고가 급증하고 해외 수출도 여의치 않게 되면서 감산 후폭풍이 이어졌다. 굴지의 포스코마저도 창립 40년 만에 첫 감산에 돌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철강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연구·개발(R&D)투자를 늘리고 최첨단 설비와 환경친화적인 생산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때릴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쇳덩이처럼 국내 철강업계도 어려울수록 경쟁력을 높여 가는 모습이다. ■ 포스코 - 친환경 파이넥스 공법 ‘용광로 패러다임’ 바꾸다 포스코가 초일류 철강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형 생산체제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재연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올 초 취임 후 ‘환경경영’을 최우선적인 경영 철학으로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의 사업 환경은 환경과 경제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포스코의 비전을 충족시킬 대표적인 추진력은 파이넥스(FINEX) 기술이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장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최고의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다. 15년의 연구개발 끝에 2007년 5월 성공적으로 준공해 세계 철강업계의 숙원을 풀었다. 일반적으로 고로(용광로)에서 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철광석과 유연탄의 원료 가공 공장을 따로 둬야 한다.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많은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그러나 파이넥스 공법은 이 같은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철광석과 일반탄을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투입해 오염물질 발생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기존 공정과 비교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먼지의 배출량이 각각 19%, 10%, 52% 수준에 불과하다. 또 비산먼지 발생량도 28% 수준으로 대폭 줄일 수 있어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최적의 철강제조공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1t의 쇳물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세계 철강업계 고로 평균보다 3%나 낮다,”면서 “‘쇳물은 용광로에서 생산된다.’는 철강산업의 일반적 기술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획기적인 친환경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넥스 공법은 철강제조 공정이 단축되고 원료의 사전 가공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 방지 설비가 불필요해 동일한 규모의 용광로 대비 투자비가 80% 수준이다. 값 싼 원료사용으로 제조원가는 85% 수준에 그쳐 저원가·고효율을 자랑한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법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장기적으로 용광로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최적 공법으로 정착시킨다는 복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철강업계에서 차별적 경쟁우위를 결정짓는 전략적 핵심기술로 활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포스코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달 말 멕시코 알타미라에서 고급 자동차 강판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연 40만t 규모의 고급강판을 생산해 북미 자동차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베트남에 연 120만t 규모의 냉연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연 465만t 규모의 포항 신제강공장, 연 200만t 규모의 광양 후판공장을 잇따라 가동한다. 포스코는 차세대 신성장동력을 ‘그린 에너지’에서 찾고 있다. 포스코의 출자사인 포스코파워가 진행 중인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연료전지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8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8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파워는 지난해 9월 포항시 영일만항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공장을 준공했다. 연간 50㎿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생산한다. 일반 주택 1만 700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기존 최대 규모인 미국 코네티컷주 연료전지 공장의 두 배를 웃돈다. 포스코는 “발전용 연료전지는 투입되는 에너지량 대비 발전량인 발전효율이 47% 수준”이라면서 “태양광의 발전 효율 17%, 화력발전 30%에 견줘 월등히 높고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친환경설비를 갖춰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광양시 수어댐에서 공급받는 하루 17만t의 용수를 이용한 소수력(小水力) 발전설비를 갖췄다. 이 발전소는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으로부터 CDM사업 승인을 받아 향후 10년간 2만 6000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현대제철 - 일관제철소 완공땐 세계 톱10 현대제철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1953년 국내 최초의 철강업체로 출범한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업계를 선도하며 세계 2위의 전기로제강업체로 성장했다. H형강, 압연롤, 조선용형강, 시트파일, 무한궤도, 선미주강 등 6개의 세계 일류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명실상부한 종합철강회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일관 제철소 공장이 준공되면 글로벌 경쟁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의 핵심 신성장 동력인 일관제철소는 충남 당진군 740만㎡(224만평)에 들어선다. 연간 400만t 조강생산능력의 고로(高爐·용광로) 2기를 건설해 열연강판 650만t과 조선용 후판 15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제철은 총 조강생산량 1850만t의 글로벌 철강업체로 떠오른다. 특히 고품질 강판 생산을 통해 조선, 기계, 가전, 자동차 등 국가 핵심산업의 경쟁력도 덩달아 올릴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한국철강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상하공정 간 불균형으로 연간 1600만t 이상의 열연강판과 슬래브 등 판재류 소재를 수입하며 만성적인 소재 부족에 시달려 왔던 철강 수급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무척 크다. 일관제철소 건립 사업이 우리 경제 일자리 창출의 숨통을 틔울 보고(寶庫)가 될 전망이다. 대규모 장비와 물량 투입을 통한 생산유발 효과 등 경제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관제철소 완공에 따른 직접 고용효과는 4500명, 건설에 따른 직간접 고용창출효과 9만 3000여명, 제철소 운영에 따른 직간접 고용창출효과 7만 8000여명이 예상된다. 또한 제철소 건설 기간에 일관제철소와 관련된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는 13조원, 이후 제철소 운영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도 연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은 2011년 고로 1, 2기 완공 이후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조성되면 400만t 규모의 고로 1기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능력은 2250만t 규모로 확대되면서 세계 10위권의 철강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제품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7년 2월 설립된 현대제철연구소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석·박사급 연구진 2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향후 자동차그룹 차원에서 석박사급 연구진을 400여명까지 충원할 계획이다. 현재 연구원들은 철광석과 유연탄의 산지별 품질을 검토하고 최적의 원료 배합 기술을 축적하는 ‘원료배합 패턴 최적화’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광석과 유연탄은 산지에 따라 품질 수준에 차이가 커 이를 적절히 배합하는 기술에서 제품의 품질과 원가경쟁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연구소는 향후 열연강판 120종과 후판 105종 등 모두 225종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이 조강생산과 열연강판 제조분야를, 현대하이스코가 냉연강판 제조분야를,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개발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프로세스 단계별 연구개발’을 진행시켜 기술개발 분야의 시너지효과 극대화도 기대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출구전략(단기 경기안정화 대책) 추진은 시기상조다/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열린세상] 출구전략(단기 경기안정화 대책) 추진은 시기상조다/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최근 경제기사에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란 용어가 자주 회자되고 있다. 출구전략이란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추진함에 따라 우려되는 물가급등 등과 같은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위기 극복 이후에 대비한 단기적인 경제안정화대책을 의미한다. 요즘 출구전략이 등장하는 이유는 금융부문을 중심으로 일부 지표들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때문인 것 같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원·달러환율이나 회사채(3년, AA-)도 각각 1200원 중후반과 5%대 초반에서 안정되고 있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 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고 향후 경기전환시점을 예고해 주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전월차도 금년 1월부터 계속 상승해 국내경기가 하강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는 듯하다. 더욱이 서비스업생산과 소비재판매가 전년동월대비로 각각 4월과 5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6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석달째 개선되고 있다. 이처럼 상반기 경기바닥론을 지지하는 지표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출구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이 감세정책기조의 변화를 의미하는 듯해 논란을 부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출구전략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서서히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금 거시경제정책방향을 긴축기조로 전환하는 출구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기엔 아직 때이른 감이 있다. 우선 세계경제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고 원화가치가 절상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한 축인 수출은 4·4분기는 돼야 기술적 반등에 의존해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우리 경제의 다른 한 축인 내수도 자생적인 회복의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재정의 역할을 통해 급락세를 완화하고 있을 뿐이다. 내수와 밀접한 취업자 수는 5월에 전년동월대비로 22만명가량 감소했고 자영업주는 30만명이나 줄었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기업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고 고용은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도 계속 나빠지는 후행지표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내수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더욱이 출구전략의 최대 관심사인 전반적인 물가급등 가능성도 최소한 금년 내에는 적어 보인다.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0%에 불과하고 7월에는 환율안정, 경기하강 등에 따라 1%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유가 강세나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전반적인 물가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금융완화정책으로 풍부해진 시중유동성이 부동산 등 일부 자산시장에서 투기적 거품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800조원이 넘는 단기유동성이 실물경제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자금시장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1990년대 경기침체에 헤매던 일본은 일시적으로 경기회복의 가능성이 조금씩 나타나자 소비세 인상 등과 같은 정책기조전환을 성급하게 추진했다. 그 결과로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장기불황의 늪에 빠졌던 역사적 경험을 지금 우리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대다수 전문가들이 향후 국내경기를 V자형 급반등보다는 더블딥이나 바나나형의 완만한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경기부양적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 시점에선 출구전략을 미리 구상해 볼 수는 있어도 추진하는 것은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더불어 향후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조직이기주의에 매몰돼 섣부른 정책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믿고 싶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 “집값 상승·담보대출 증가 경계해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불어나기만 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연결해 볼 때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에 3조원 이상 증가했는데 규모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가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대한 우려감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총재는 “과거 5∼6년 간 수도권 주택가격이 많이 뛰었지만 지난해 9월 이후 하락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면서 “가계부채도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더 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발언은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부메랑처럼 가계부채로 돌아오고, 결국 민간 소비까지 위축시켜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전망과 관련해 이 총재는 “실물경제가 그동안 적극적인 재정과 통화정책에 힘입어 하강세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활발하지는 않다.”면서 “올 하반기도 성장은 하겠지만 그 폭은 매우 약할 것이고, 내년 역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따라서 당분간 지금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리 인상 예측에 대해 “섣부른 금리 인상은 없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이 총재는 최근 일부 경제지표에 파란불이 켜진 것에 대해선 “재정확대 정책 등 일회성 요인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재정정책에 대해선 “작년 10~11월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는 나아졌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정책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5개월째 제자리 걸음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은행 주택담보대출 열중… 中企는 찬밥

    은행 주택담보대출 열중… 中企는 찬밥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보다 주택담보 대출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독려에도 불구,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기 위한 ‘주판알 튕기기’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8개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16조 2000억원 늘어났다. 반면 주택담보 대출은 18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들어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기피하고, 주택담보 대출로 쏠리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월별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1월 3조 1000억원, 2월 3조원, 3월 3조 7000억원, 4월 2조 3000억원, 5월 3조 1000억원 등으로 3조원 안팎을 유지했다. 하지만 6월에는 1조 100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비해 6월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은 3조원 중반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1월에는 2조 2000억원, 2월 3조 3000억원, 3월 3조 3000억원, 4월 3조 3000억원, 5월 2조 9000억원 등으로 월평균 3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6월에는 분양 아파트가 많아 평소보다 주택담보 대출이 더 늘었다.”면서 “올 상반기 주택담보 대출 순증 규모는 18조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은행들은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는 주택담보 대출에 더 신경을 쓰는 셈이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홀대하고 주택담보 대출을 늘리는 이유는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5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57%인 반면, 주택담보 대출 연체율은 5분의1 수준인 0.55%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은행권의 연간 중소기업 대출 순증 목표를 기존 37조원에서 32조원으로 낮춰 중소기업 대출 부담은 줄어든 반면, 주택담보 대출 여력은 커졌다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한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체 주택담보 대출 가운데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비중은 1월 46%, 2월 47%, 3월 50%, 4월 53%, 5월 55% 등으로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에 주택담보 대출을 자제하고,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도록 지도하고 있다.”면서 “최근 은행별로 제출한 하반기 주택담보 대출 계획치를 보면 주택담보 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 조찬강연에서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시장 불안이 우려되면 대출기준 강화 등 선제적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삼성 CEO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

    삼성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은 조심스럽게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경기전망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것에 비해 경기회복을 낙관하는 쪽으로 진일보한 셈이다.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장인 이윤우 부회장은 1일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된 CEO메시지에서 “상반기 미국발 금융위기로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업계 전반이 매우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임직원의 노력으로 조금씩 회복의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제품과 프로세스에서 압도적인 차별화를 이뤄내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을 실현하고,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을 경쟁사들보다 1세대 이상 앞서 제공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완제품(DMC) 부문장인 최지성 사장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 사장은 “상반기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영 성과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DMC 체제를 안정시키려고 임직원 모두 노력한 결과 점차 불황의 늪을 벗어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의 간판기업인 전자의 ‘투톱’이 잇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어느때보다 경기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 삼성그룹은 예년과 달리 올해 투자계획조차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그룹 안팎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조금 상황이 좋아지는 것 같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며 경기회복에 대비해 효율적인 경영을 강조한 것일 뿐 확대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0일 밤 KBS 방송에 출연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지표, 선행 및 동행지수가 좋게 나타나고 있으나 주력 수출시장인 선진국이 본격적인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면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성수 이두걸기자 sskim@seoul.co.kr
  • “통화정책, 경기부양보다 금융개혁 초점을”

    국제결제은행(BIS)이 통화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서 금융개혁 쪽으로 옮길 때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BIS는 29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의 자유 낙하가 중단되고 올해 (미약하나마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이제 통화 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서 금융개혁 쪽으로 (다시) 옮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부양이 일시적인 조치임을 상기시킨 뒤 “(이탈의 적정시점을 놓칠 경우) 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IS 측은 “현 시점에서 경기부양 중단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면서도 “너무 오랫동안 경기를 부추기는 것 역시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번 금융 위기를 계기로 신흥국들이 보유 외환규모를 더 늘리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외환을 무조건 많이 보유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 이번 위기의 교훈 중 하나라며 필요 이상의 외환 보유는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반론이 적지 않다. BIS 연차총회 등에 참석하고 귀국길에 오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각국의 확장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 등에 힘입어 실물경제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재정건전성 악화와 금융부문의 취약성 상존 등으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데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대체로 견해를 같이했다.”고 말했다고 한은이 30일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상승’ 힘겨운 경기

    ‘상승’ 힘겨운 경기

    기대감이 너무 컸던 것일까. 경기 저점(바닥)까지는 예상보다 빠르게 다다랐지만, 좀체 위로 치고 올라가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수출 감소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은 약간 나아지는 듯하더니 다시 아래로 꺾이고 말았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2009년 4월) 대비 1.6% 늘었다.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년 동월(2008년 5월) 대비로는 9.0% 감소했다. 4월에 기록했던 -8.2%에 비해 언뜻 나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조업일수가 상대적으로 하루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7.8%로 약간 개선됐다. 특히 5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8.5%나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괜찮게 나온 셈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0%로 전월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기 이전인 지난해 10월의 77.3% 이후 가장 높다. 하지만 대표적인 내수 지표로 향후 경기회복의 관건이 될 서비스업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전월 대비로 1.2% 줄었다. 4월에 2.8%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큰 폭으로 꺾였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0.2% 증가에 그쳐 전월 1.8% 증가율을 크게 밑돌았다. 소비는 자동차 구입 세제 지원 등 정부 정책에 힘입어 개선됐다. 소비재판매액지수가 전월 대비로는 5.1%,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 상승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9월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2·4분기에 저점을 형성하며 전반적으로 숨 고르기를 하는 형국”이라면서 “서비스업이 얼마나 빠르게 좋아지느냐가 전체 경기 회복의 속도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금융권 경제수장들의 경기 진단] 금융위원장 “실물경기 회복 우선”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19일 정책의 우선순위를 자금(유동성) 회수보다 실물경제 회복에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09 한국경제포럼’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심대한 세계경제침체현상이 실물 부문에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 없다.”며 “정책 방향은 무역량을 늘리고 거시경제를 회복시키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다만 위기관리 국면에서 취했던 재정 확대와 유동성 공급으로 생기는 문제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는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일주일 단위로 점검하던 대출 잔액 현황을 하루 단위로 점검키로 했다. 부동산 시장으로 지나치게 돈이 몰릴 경우, 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담보인정비율 (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관련 규제 준수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인플레이션 함정의 탈출/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 ·전 총장

    [열린세상] 인플레이션 함정의 탈출/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 ·전 총장

    세계 경제가 살아나기도 전에 물가불안의 압박을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이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무제한적으로 돈을 풀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총생산의 10%가 넘는 재정자금을 투입했다. 여기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어 중앙은행의 금고를 사실상 열어 놓았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어 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유사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위기는 일단 안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각국에서 풀린 돈이 넘치면서 세계경제를 초인플레이션의 함정에 밀어 넣고 있다. 문제는 실물경기를 살리는 투자와 소비의 회복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현 추세로 나갈 경우 세계 경제가 일시적으로 회복했다가 물가불안과 불황의 2중고를 다시 겪는 스태그플레이션 형태의 더블딥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선진 8개국 재무장관들은 통화·재정 확대 정책에서 빠져나갈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과도한 정부개입과 통화증발이 시장기능의 저해와 인플레이션의 피해를 유발하여 건전한 경제회복을 가로막는다는 논리이다. 우리 경제도 더블딥의 함정에 빠질 우려가 크다. 시중에 풀려있는 부동자금이 800조원이 넘는다. 올 들어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푼 재정자금만 110조원이나 된다. 한국은행은 2%의 저금리기조를 유지하며 통화공급을 계속 늘리고 있다. 자금방출은 곧바로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주가를 1400선으로 끌어올리고 부동산가격을 2006년 최고치의 90%선까지 오르게 했다. 반면 실물경제회복의 원동력인 설비투자와 소비는 각각 25%와 4%나 감소했다. 투자→ 고용→ 소비의 선순환이 깨지고 물가불안심리만 고조되고 있다. 경기회복이 아니라 거품회복의 징조이다. 특히 국제시장에서 원자재가격이 급등할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생산활동이 급히 위축되고 성장동력이 꺼질 수 있다. 그러면 다른 나라보다 더블딥의 화를 먼저 겪을 수 있다. 올 들어 국제 석유·구리의 가격이 각각 50%와 60% 오르는 등 원자재가격이 이미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자물가 상승에 따른 수출위축과 소비자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 경제가 다시 숨이 막히고 있다. 또한 국제수지가 악화하고 환율이 불안하여 외환·금융시장도 언제 다시 흔들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 경제는 해외에서 밀려오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쓰나미에서 선제적으로 탈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로 큰 우려는 금리를 올리고 통화공급을 줄일 경우 부실한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부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부채가 많은 서민가계의 파탄을 가져와 경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일본 경제가 1990년 대 초반 서투른 정책전환으로 잃어버린 10년을 자초한 것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자금흐름의 개선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미봉책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부실을 과감하게 제거하여 부동자금이 산업현장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생산과 투자가 활기를 찾게 해야 한다. 미래산업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여 기업들이 창업과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한편 부동자금이 부동산과 증권시장으로 흘러 투기거품을 일으키는 것을 정책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적절한 규제를 동원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건설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것이 투기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이에 대한 조정도 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실물경제가 건전한 성장의 궤도에 들어서게 한 후 경제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긴축정책을 펴는 것이 수순이다. 실로 세심한 경기회복 정책과 출구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 ·전 총장
  • [금융권 경제수장들의 경기 진단] 한은 총재 “향후 경기전망 어렵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은행장들은 19일 앞으로의 경기흐름이 상당히 불투명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를 갖고 “최근 국내 경기가 하강을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그동안의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에 기인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경기흐름을 전망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 은행장들은 또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의 시중자금 유입현상이 금융회사간 금리인상 경쟁을 유발하고 금융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작용을 막을 수 있도록 적절한 보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도 곁들였다. 간담회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김동수 수출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19일 정책의 우선순위를 자금(유동성) 회수보다 실물경제 회복에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09 한국경제포럼’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심대한 세계경제 침체현상이 실물 부문에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 없다.”며 “정책 방향은 무역량을 늘리고 거시경제를 회복시키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다만 위기관리 국면에서 취했던 재정 확대와 유동성 공급으로 생기는 문제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는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일주일 단위로 점검하던 대출 잔액 현황을 하루 단위로 점검키로 했다. 부동산 시장으로 지나치게 돈이 몰릴 경우, 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관련 규제 준수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케인스의 미소/오일만 논설위원

    ‘죽은’ 케인스가 구원 투수로 등판할 것 같다. 그는 경제학자로서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의 일등 공신인 뉴딜 정책의 입안자다. ‘보이지 않는 손’의 자유방임을 비판하고 국가의 개입을 역설한 그가 금융위기와 경제불황의 해결사로서 화려한 복귀를 준비 중이다. 케인스를 다시 무대에 올린 것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다. 시장 만능주의의 무책임과 부도덕성을 개탄해 온 그는 ‘새로운 뉴딜’을 외치며 금융개혁에 나섰다. 그가 17일 내놓은 개혁안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강력한 감독 기능을 부여하고 규제·감독 체계를 투명화하는 새로운 금융규제 시스템 개편 방안이다. 대공황 이후 80년만의 대수술이라고 한다. 시장 자유화를 방패로 국제 금융시장을 교란해 온 헤지펀드와 파생 금융상품도 앞으로 FRB의 규제를 받도록 했다. 연내 의회 통과가 목표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심 수술대에 올리고 싶은 것은 무소불위의 신자유주의일 것이다. 그는 “개혁안의 목표는 탐욕과 무모함이 아니라 근면과 책임감, 혁신에 대해서 보상이 이뤄지는 시장을 복원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땀과 노력에 보상하고 권한만큼 책임을 지는 시장주의의 복원을 선언한 것이다. 오바마가 “월가에서부터 워싱턴 정계, 실물경제 현장에까지 뿌리를 내린 책임지지 않는 문화가 금융위기의 원인”이라고 질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불길한 징조도 있고 암초도 많다. 연방통화감독청(OCC)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통합이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기관들의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한은법 개정을 앞두고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3각 기싸움’ 양상을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가장 큰 장애는 미 의회 통과다. 당장 개혁안 통과의 칼자루를 쥔 의원들은 “코끼리가 춤추면 풀밭이 망가진다.”며 정부의 권한 확대를 경계했다. 정부 보조금으로 간신히 살아난 금융기관들은 “시장의 창의성을 죽인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다. 참 세상은 돌고 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몰려 ‘사망선고’를 받은 케인스 경제학이 30년만에 되살아나고 있으니, 세상일은 모를 일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하반기 부동산시장 점검 5대 포인트

    하반기 부동산시장 점검 5대 포인트

    ‘재건축 호조, 일반아파트·신규분양 혼조, 강북 상승은 시기상조, 보금자리 인기 국지적 현상.’ 전문가들이 전망한 하반기 부동산 시장 기상도이다. 전문가마다 시각차가 존재하지만 의외로 이들의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시각은 보수적이었다.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이라는 일반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바닥을 다지고 회복을 시도하겠지만, 상승세가 강북이나 일반아파트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GM대우와 쌍용차 구조조정이나 신종 플루,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부정적 요소가 적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도 아직은 실물경기가 좋지 않아서 수요자들이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주택 유형별, 지역별 국지적인 상승세를 예상한 경우가 많았다. 투자나 내집 장만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는 수요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올 하반기 주택시장의 주요 관심사항을 ▲일반아파트의 상승여부 ▲상승세 강북 확산 ▲재건축 상승세 지속여부 ▲신규분양시장 전망 ▲보금자리 주택의 파급효과 등 5가지로 압축,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일반 아파트로 상승세 옮겨갈까 의외로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승세가 일반 아파트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에 인색했다. 호조를 보이겠지만 국지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경제연구소장은 “상반기에는 재건축 규제완화의 영향으로 재건축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하반기에는 일반 아파트도 어느 정도 따라붙을 것”이라며 “하지만 하반기에 시세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상승’보다는 ‘회복’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아직 일시적 유동성 과잉으로 인한 착시현상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한다.”면서 “인플레나 투기에 대한 우려로 금리 조정이나 규제 강화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반적인 소폭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겠지만 올해 강남이 회복한 것처럼 가파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소형 주택으로 옮겨가려는 수요 때문에 소형은 강세를 띨 것이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과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하반기 일반아파트 상승세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실물경기 상황이 애초 생각보다 좋지 않아 일반아파트 회복까지는 좀 어려울 것”이라면서 “자동차업계 등 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실구매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상반기 재건축 등의 상승은 국지적인 현상이었다.”면서 “실물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아서 시장이 뜰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이고, 북핵문제 등으로 회복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북 확산엔 부정적 상반기 강남권과 분당, 과천 등 ‘버블세븐’ 지역 상승세가 강북으로 옮겨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강북은 이젠 (주택시장의) 변수가 아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올해까지 강북은 아직 상승할 때가 아니다.”면서 “일시적 상승은 소수 투자자의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김희선 전무는 강북으로 상승세가 옮겨가기에는 강남의 상승세가 국지적이었다.”면서 “오르더라도 국지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권 대표는 “서울시가 발표한 강북 르네상스 계획 일부 수혜지역 등은 오름세가 확산될 수 있겠지만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건축 상반기 상승세 못 이어간다 재건축 시장은 대체로 상반기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희선 전무는 “이미 규제 완화의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에 상승세를 이어갈 수 없다.”면서 “조정을 받더라도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서울시의 조례 제정 내용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상승세는 일시적인 것으로 경기회복세가 ‘W’자 형태를 띠는 ‘더블딥’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학권 대표는 “서울의 재건축 단지들은 핵심 주거지여서 대기수요가 풍부하다.”면서 “정부의 규제완화가 구체화되면 급등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재개발에 대해서는 “강북은 뉴타운의 규모나 입지 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청약열기 확산 아직 이르다 청라지구 등 인천을 중심으로 달아올랐던 신규분양 시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다른 지역으로 분양열기를 이어가려면 일단 낮은 분양가, 개발호재,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등 청라지구와 같은 조건이 형성된 곳이어야 한다.”면서 “동탄신도시는 2기 신도시 물량이 제법 많지만, 전망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박재룡 수석연구원도 “수요자들이 오해하는 것이 실물경제가 회복되면 부동산이 대박이 날 것으로 기대하는데 실물경기가 살아나면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어 신규분양 시장은 제한적으로 살아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선 전무도 “청라지구의 열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광교신도시 정도는 기대해볼 만하다.”라고 분석했다. 김학권 대표는 “광교, 판교 일부, 별내지구, 김포한강신도시 등 서울주변 신도시를 중심으로 실수요 및 투자수요가 있어 청약열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보금자리 주택 인기 끌겠지만 영향은 제한적 오는 9월 동시분양 예정인 보금자리 주택 시범단지와 관련해서는 인기를 끌 것이라는 데 모두 공감했다. 다만, 이 주택의 청약대상이 한정돼 있어서 주변지역으로 열기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김학권 대표는 “강남권 등으로 입지여건이 뛰어나 무주택자들 중심으로 청약돌풍이 불겠지만, 일반주택 시장까지 옮겨갈 수는 없다.”면서 “다만 서울에서 거리가 먼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분양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소장은 “쾌적성과 입지, 가격 경쟁력을 고루 갖춘 단지인 만큼 2005년 판교 청약 이후 열풍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실수요자에게는 반갑겠지만, 투자용은 아니다.”면서 “공교롭게도 모두 수도권 남부이고, 서울 접근성도 좋아 건설사 입장에서는 다른 지역 분양가 산정 때 압박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곤 윤설영기자 sunggone@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반식 훈련’ 2주후 다이어트 효과 중국산 투시안경 사기 주의보 비뚤어진 자세, 질병 부른다 “김정운 16세때 사진 입수…가명 박운” 박지성 “2010년 나의 마지막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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