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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무대국조/계좌·수표 실질추적 미지수

    ◎일정합의로 일단 정상화… 정망·과제/“첫방문조사 「거부」땐 좌초 가능성” 관측/영수회담의 「최대협조」도 엇갈린 해석 4일동안 교착상태에 놓여 있던 상무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31일 이후의 일정이 잠정확정됨에 따라 일단 정상화됐다.이에 따라 그동안 수표추적의 방식과 증인·참고인 신문순서등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일정조차 마련하지 못했던 국정조사의 발걸음이 다시 빨라지게 됐다. 그러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30일 여야 간사의 합의는 절차에 대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 은행계좌및 수표추적에 들어갈 수 있느냐의 문제는 아직도 미궁의 상태로 남아 있다.지난주말 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대표와의 회담에서 김대통령이 밝힌 「법 테두리안에서 최대한 협조」에 대해 여야가 해석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간사접촉에서 여야는 수표추적의 방식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펴 수표추적문제가 최대 쟁점임을 또 다시 입증했다.줄다리기는 관련서류를 넘겨받아 검증조사로 할 것이냐(민자),은행점포 방문조사로 할 것이냐(민주)로 시작됐지만 민자당의 양보로 마무리됐다. 서로의 이같은 대립은 수표추적의 본질을 떠난 주변사안에 대한 논쟁에 불과한 것이다.은행감독원및 8개 은행점포들이 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의 금융거래비밀보호조항을 근거로 거부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자료제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이 경우 첫 방문조사에서 수표추적이 원천봉쇄되고,이렇게 되면 국정조사가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여야가 합의해 놓고 있지만 법리상 「불기소처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그러나 민주당은 헌법소원을 제기할 방침이어서 국정조사가 끝난 뒤에도 논란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에 대비해 세가지의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조기현전청우종합건설회장에 대해 검찰이 횡령혐의로,국세청이 탈세혐의로 수표추적한뒤 국회에 보고하거나 법사위가 청우종합건설의 후신인 우성산업개발 당병국사장의 동의를 얻어 직접 추적하는 방안등이다.민자당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타결될 전망이 별로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여야는 31일 간담회에서 문서검증에서 국방부와 서울지검및 서울지법등이 재판관련서류의 제출을 거부한 데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나 서로가 기존방침을 고수,논란이 예상된다.민주당측은 재검증을 요구하고 불응하면 처음에 합의한대로 고발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민자당측은 소극적이다.이와 함께 은행감독원등으로부터 전문가를 위촉받아 처음으로 구성하기로 합의한 사무보조원에 대해 새로운 시행규칙 마련도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또 청우종합건설의 조전회장,김광현·이갑석전부사장과 이동영대로개발대표등 증인및 참고인의 대질신문을 놓고 논란을 벌인 것도 이번 국정조사에 임하는 서로의 상반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상반기 최고 베스트셀러/「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교보­종로서적 등 대형서점 집계/「새로운 시작은…」·「일본은 없다」도 인기/서적 판매량,작년보다 20%정도 감소 지난 반년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은 김진명씨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였다. 또 김대중씨의 자전적 에세이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일본의 허상을 고발한 전여옥씨의 「일본은 없다」,이인화씨의 역사추리소설 「영원과 제국」도 독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 몇몇 서적들은 대형 베스트셀러라고 불릴만큼 인기를 모았으나 서점가는 전반적으로 심한 불황에 허덕였다. 교보문고와 종로서적은 최근 94년 상반기 베스트셀러를 집계,발표했다. 집계기간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 하순까지다. 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독서계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추리물 또는 추리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이 휩쓸었다. 「무궁화꽃이…」,「영원한 제국」을 비롯해 「돌연변이」(로빈 쿡 지음),「앵무새죽이기」(하퍼 리),「개미」(베르나르 베르베르)등이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번역물보다는 국내 작가등의 작품이 인기가 높아 순위의 80%가량을 차지했다. 번역물로는 「돌연변이」,「앵무새죽이기」,「개미」말고는 「리엔지니어링 기업혁명」(마이클 해머등 지음),「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리차드 휠러),「펠리칸 브리프」(존 그리샴)정도가 관심을 끌었다. 또 순수문학 작품으로는 공지영씨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최인훈씨의 「화두」,김현경씨의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신경숙씨의 「깊은 슬픔」들이 사랑받았다. 이밖에 청와대에서 받은 PC통신문을 모은 「우째 편지가 이리 많노」(청와대 정무비서실),일반가정의 요리법을 담은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장선용 지음)등도 화제속에 인기도서가 됐다. 지난해 「반갑다 논리야」(위기철)와 「여보게,저승갈때 뭘 가지고 가지」(석용산스님)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올해 쏟아져 나왔던 논리관련 서적과 불교 에세이들은 별 달리 주목받지 못했다. 한편 몇몇 도서가 대단한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서적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상당히 준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서적의 한 관계자는 『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액이 20%쯤 떨어졌다』고 밝히고 그 원인으로 ▲책 대여점이 많이 생겨 서점을 찾는 사람이 줄었고 ▲2∼3년전 「동의보감」 「목민심서」등 실명역사소설이 유행할 당시처럼 독서풍토를 이끌만한 흐름이 형성되지 못한 점을 들었다. 교보문고측도 현 시점이 출판 및 도서유통시장 개방을 앞둔 때여서 출판사나 대형서점들이 변화를 꾀하느라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기때문이라고 분석하고 하반기 쯤에야 출판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 법리대립 첨예… 초반부터 좌초위기/문서검증 난항 「상무대국조」

    ◎“목적 없더라도 재판에 영향줄 우려”/검찰/법원/“법논리 보다 「정치적」 이유 복선” 공박/민주 상무대사건 국정조사가 초반부터 법리논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초반부터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국회에서의 증언·감정등에 관한 법률」 제2조와 「국정감사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가 상충되는데 대목을 둘러싼 민주당관 국방부및 법원·검찰과의 해석차이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법리논쟁이 대기하고 있다.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의 개인비밀보호 의무조항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2조와의 「싸움」이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제2조는 『국회에서의 감사·조사와 관련해 증인으로서 출석 또는 서류제출의 요구가 있으면 다른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반면 국정감사·조사법 제8조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중인 재판 또는 수사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된다』는 예외조항이다. 이 때문에 국정조사 이틀째인 24일 서울형사지법에 대한문서검증활동에서는 압수수색영장발부대장을 빼고는 단 한건도 문서검증이 이뤄지지 못했다.민자당및 법원측과 민주당측의 법리논쟁만 거듭됐을 뿐이다.이날 신성택서울형사지법원장은 『재판관련 서류에 대한 국회의 열람및 검증은 헌법이 보장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문서제출 거절이유를 밝혔다.국정감사·조사법 8조에 따라 내놓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이에 대해 강철선의원등 민주당의원들은 『국정조사가 재판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2개 법조항을 둘러싼 논쟁은 결론을 보지 못한채 국정감사·조사법 8조의 해석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졌다.민주당측은 「재판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없기 때문에」 자료를 내놓으라고 요구했고,법원측은 「목적이 없더라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줄수 없다고 맞섰다. 민주당의원들은 또 『법원의 권위와 재판의 독립성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재판에 임하는데서 확립된다』면서 법원측의 거절이 법의 논리보다는 「정치적인」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루전 국방부에 문서검증에서도 이같은 대립으로 군사법원에 넘어가 있는 일부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이러한 논쟁은 곧 있을 예금계좌및 수표추적문에서 재연될 수밖에 없다.은행감독원및 8개 은행점포들은 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의 개인 비밀보호조항을 들어 제출을 거부할 움직임이다. 더욱이 금융실명제 명령은 국정감사·조사법 뒤에 만들어진 것으로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라 당연히 거부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범죄자는 금융거래의 비밀을 보호받을 수 있는 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국정조사의 우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2개 사안의 「다툼」은 결국 미완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지고 있다.국정조사가 아무런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마침내는 여야 모두의 부담이 될 조짐까지 보인다.이 때문에 민주당측은 28일 여야영수회담에서 김영삼태이 「무언가」를 내놓기를 기다리는 눈치이나 여권의 법해석이 이미 갈려 있기 때문에 그것도 그리 쉽지 않으리라는게 일반론이다. ◎「상무대국조」 이모저모/야 “재산과 무관한 비자금자료 공개를”/“「영향」 작은 문서 공개” 민자 태도 변화 상무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 나선 국회 법사위는 24일 서울지검과 서울형사지법에 대한 문서검증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주당의원들이 「검찰의 의도적 축소수사」의혹을 제기하며 재판·수사기록의 공개를 요구,법원·검찰과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상오 10시에 시작된 서울지검 문서검증에서 민주당의 정기호·나병선·강수림의원등은 『조기현전청우종합건설회장이 횡령한 1백89억원이 대불공사비,가수금등에 쓰였다는 검찰발표는 그 지출내역에 대한 자금추적을 했을 때만 가능하다』고 전제,법원에 제출된 문서목록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 특히 강의원은 『조씨의 비자금 장부 3건을 검찰이 압수하고도 법원의 증거목록에는 빠져있더라』면서 비자금장부의 공개와 수표추적등을 촉구. 김종구서울지검장은 답변에서 『비자금장부는 수사대상인 횡령죄에 대해 조씨가 모두 자백한데다 청우종합건설 김영일이사의 진술,자금관리장부등으로도 기소요건이 충분해 제출하지 않았었다』면서 『그러나 법원의 요청이 있어 지난 10일 법원에 제출했다』고 설명. 김지검장은 또 『수표추적도 같은 이유에서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다만 시티은행에 입금된 이모씨명의의 약속어음 1장과 당좌수표 7장은 당사자인 대로개발 이동영사장등의 동의아래 횡령사건에 대한 보강수사차원에서 추적했다』고 「의도적인 한정수사설」을 일축. ○…하오에 시작된 서울형사지법의 문서검증에서도 민주당의원들은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앞세워 『조씨의 횡령등 재판과 무관한 비자금의 정치권유입관련 자료들을 공개하라』고 선수. 이에 대해 신성택법원장은 『조씨는 상무대공사대금 횡령등 사건의 당사자로서 그 자금사용에 대해 재판이 아닌 다른 절차에 의한 개입은 불가피하게 그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요지로 재판기록의 공개를 거부. 그러나 회의 막바지에 민자당의원들이 『변호인들이 이미 대부분의 재판기록을 복사해 간만큼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문서는 공개하면 어떠냐』고 태도를 갑자기 바꿔 여야영수회담성사와 관련해 모종의 정치적 타협이 있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무성. 강재섭·박헌기의원은 『문서검증보다 중요한 것은 증인·참고인신문이니 변호인들을 통해 이미 유출된 관계서류는 공개,국정조사의 유종지미를 거두자』고 제안. 신법원장은 이에대해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지 담당재판장과 논의,공개해도 무방한 것은 제출하겠다』고 답변.
  • 금융거래보호 필수요건이다(사설)

    어떤 사람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과 거래하고 있는 내용뿐 아니라 「거래한다는 사실 자체」까지도 법원의 제출명령이나 영장이 있어야만 조사할 수 있도록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것은 금융실명제정착을 위해 매우 바람직스러운 일로 평가한다.또 실명제가 종국적으로 경제의 건전한 운영과 정치·사회정의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부결정의 의미를 어렵잖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우선 이번에 「금융실명거래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명령규정안」에서 거래 사실자체를 보호키로 한 국무회의 의결이 지금까지의 관위주행정관행을 국민의 편에 서는 행정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사실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그동안 사정당국은 임의제출형식을 빌려 별 제재없이 금융기관과 거래자에 대한 수사활동을 해왔고 세정당국도 불특정다수의 금융거래행위를 조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금융거래비밀보장이 허술한 상황에서는 아무런 위법사항이 없는 예금주들조차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이러한분위기는 실명제 정착을 크게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때문에 앞으로 뚜렷한 수뢰나 탈세등의 범법및 사정대상혐의가 있어야만 특정금융기관점포와 특정거래자에 한해서 조사토록 함으로써 실명제의 조기정착과 함께 지하경제의 폐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국무회의 의결과 관련,일부에서는 사정논리가 경제논리에 밀렸다는 견해를 보이는 것같다.그렇지만 우리는 실명제를 철저하게 시행하는 것이 결국은 사정과 궤를 같이하는 국가정책운용의 동일한 목표로 본다.실명제실시로 검은돈 거래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낼 수 있고 따라서 공직자 부정부패와 탈세등 각종 지하경제적 요소가 줄어들어 건전한 사회풍토가 확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이번 기회에 사정당국이 뚜렷한 범법의 증거를 확보한 뒤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는 선진화된 수사기법을 개발하도록 촉구하고 싶다.수사업무 종사자들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신분증만 내보이면 모든 사항을 쉽게 조사할 수 있다는 굳어진 인식을 떨쳐버리고 국민들의 편익과경제활동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금융거래에 관한 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다.따라서 행여 실명제 때문에 수사권확보가 어렵게 됐다는 단순한 시각은 갖지 말아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는 바이지만 금융거래에 관한 비밀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으면 국민경제성장의 재원인 금융기관 저축도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고 원활한 경제활동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건전한 금융거래가 철저하게 보장되는 실명제정착을 통해서만 정치·경제·사회 각부문이 바르게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 상무대 국조/곳곳 「돌부리」 앞길 험하다

    ◎최대 걸림돌 「증인문제」 해결됐지만…/검찰수사자료 검증 위법시비/「세탁」 거친 수표 추적도 어려움 한달이상이나 될지 말지 지지부진 하던 상무대사건 국정조사가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여야가 17일 총무회담에서 오는 21일부터 30일동안 조사활동에 들어가기로 합의,경색정국의 최대 난제를 해소한 것이다.따라서 그동안 미진한 양상을 보이던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경과및 조계사 폭력사태,김대중씨자택 사찰의혹등에 대한 진상조사활동도 숨통이 틔였다.제14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문제등도 협의에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그러나 정작 국정조사 활동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그동안 조사계획서 작성문제를 놓고 표출된 여야간의 시각차이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대로 조사활동을 벌이다가도 언제 다시 파행으로 치달을지 아무도 모르는 형편이다. 국정조사의 첫 단계는 문서검증작업으로 국방부특검단의 상무대 이전사업에 대한 수사자료에서부터 시작한다.이어서울지법에 넘어가 있는 검찰 수사자료에 대한 검증작업이 예정돼 있지만 이 과정은 수월하지가 않을 전망이다.우선 「재판및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라는 국정조사법 규정의 해석을 놓고 여야는 물론 민주당과 검찰및 법원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민주당쪽에서는 이 단계에서부터 축소수사의 흔적을 찾아내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이같은 신경전의 와중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도 미지수다. 추가증인의 채택문제는 조사활동 도중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전·현직 대통령은 여야 모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지만 전·현직 정치인은 「기타」로 유보된 것에 불과하다.민주당의 김대식총무가 『정치인을 빼고 정치자금 의혹을 파헤칠 수 없다』고 말한데서 보듯 민주당은 이를 계속 물고 늘어질 움직임이어서 이에 반대하는 민자당과의 격돌이 예상된다. 이들 「기타」를 제외한 나머지 증인및 참고인에 대한 신문작업에서도 얼마만큼 의혹을 풀 수 있을지 의문이다.지난해 율곡사업등의 국정조사에서 입증됐듯 증인들의 완전한 답변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민주당도 정치공세 차원에 머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서의현전조계종총무원장의 행방이 묘연해 증인신문조차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수표추적문제도 여전히 험로이다.여야는 은행감독원및 금융기관이 관련자료의 제출을 거부하면 검찰에 고발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이들 기관이 어디까지 협조할지도 별개의 사안이라 할 수 있다.지난 16일 확정된 금융실명제명령 시행령이 「영장 없는 자료제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설령 이들 기관이 고발되는 사태까지 가더라도 결국은 「무혐의」가 될 것이라는게 민자당의 생각이다. 우여곡절 끝에 수표추적에 들어가더라도 실제 규명작업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간 돈이 있더라도 대부분 「돈세탁」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해 조사위의 한 관계자는 『당시는 가명의 금융거래가 이뤄지던 시기』라고 전제,『가명의 계좌에서 조금씩 인출한 뒤 계좌를 폐쇄했으면 속수무책』이라고 했다.여기에 구속된 조기현전청우건설회장의 횡령액 2백29억원 가운데 1천만원 이상 인출한 1백24건에 대해 자금흐름을 30일 안에 추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금융기관들의 자료준비 기간도 적지 않게 걸리는 데다 모든 거래자들에 대한 전면조사는 엄청나게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이같은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숨은 카드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국정조사의 관건이 달려 있는 셈이다. ◎국조협상타결 두총무 표정/“앓던 이 뺀듯”… 홀가분한 여야 여야는 17일 그동안 정국운영의 걸림돌이었던 상무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협상을 타결짓고 모처럼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여야원내총무들은 이날 상오 국회 귀빈식당에서 30여분만에 회담을 마치고 나와 『국정조사의 실종이 정치실종으로 이어진 데 대한 국민의 비판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합의의 배경을 털어놨다. ○…타결신호는 이날 상오 9시부터 시작된 민자당 고위당직자회의에서부터 나왔다.박범진대변인은 회의가 끝난뒤 『전직대통령과 전·현직 정치인의 증인채택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16일자 최고회의 결정은 우리당의 입장을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면서 『다만 조사기간을 연장하자는 추가제안의 진의를 최종 확인하는 절차만 남았다』고 기대섞인 전망. ○…총무회담이 끝난뒤 밝은 표정으로 운영위원장실로 돌아온 민자당의 이한동원내총무는 『그동안 협상을 맡은 여야총무단 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국민과 언론인들도 피곤했을 것』이라고 한달동안의 국정조사 공전을 사과.. 이총무는 『여야모두가 상무대 국정조사문제는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과제라는데 공감했다』면서 ▲증인·참고인,수표추적등을 잠정합의안대로 일괄타결하고 ▲필요시 전직대통령을 뺀 추가증인채택 ▲조사기간의 10일 연장 ▲21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계획서 의결등 4개 합의사항을 발표. 이총무는 이어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법개정을 마무리,14대 제2기 국회의장단및 상임위원장단 개편을 마무리하고 국가보안법개정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굵직한 6월 정국청사진까지 내놓으며 흡족한 표정.한때 전·현직 정치인문제를 양보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던 이총무는 『전직 대통령제외는 처음부터 야당의 공감을 얻었고 전·현직 정치인의 증인채택문제는 국회의장이 30명말고도 더 협상을 해보도록 권유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 ○…민주당의 김대식원내총무도 『국정조사의 실종이 국정전반의 악영향으로 이어진 것은 어느 한쪽의 책임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여야공동의 책임』이라는 이총무의 설명에 공감을 표시. 김총무는 『특히 통합선거법등 정치개혁입법까지 통과시킨 국회가 국정조사하나 마무리짓지 못하고 한달을 허송세월할 수는 없다는게 공통의 상황인식이었다』고 소개. 김총무와 이총무는 그러나 국회직 개편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당사자로서 얘기하기 뭣하다』고 조심스런 태도.다만 이총무는 『국정조사에 얽혀있던 국회법개정문제가 이제 조속히 마무리돼야 원구성을 임기내에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 ○…여야총무들이 국회의장실을 찾아 회담결과를 보고하자 이만섭의장은 『당내 사정도 있을텐데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를 이룬 두 총무께 감사한다』고 환한 웃음으로 격려. 이의장은 특히 『민주당에서 국민들이 식상해하는 당보배포를 포기하고 한발양보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평가. 이총무는 이에 『우리(총무)들끼리는 그동안 잘됐는데 실제합의작업에서 난관이 있더라』고 민주당의 당내사정을 겨냥한 뒤 『그러나 민주당은 이제 김총무의 노력으로 명분과 실리 모두를 얻게 됐다』고 총무경선을 앞둔 김총무를 치켜세우기도. 김총무는 그러나 『영등포역을 제치고 안양역에 갈 수 없듯 국정조사권은 돌아갈 수 없는 현안이었다』고 국정조사와 다른 현안을 분리시키려 했던 민자당 때문에 고생했음을 강조.
  • 황광철·광일 형제가 말하는 「요즈음 북녘」

    ◎“허기진 채탄공 막장서 쓰러지기 일쑤”/하루 13시간 작업… 가족과 얘기할 틈도 없어/전기·갱목 등 부족… 기계놀리고 사고 잇따라/청소년 탈선 날로 늘어… 12살짜리가 담배·도박 버젓이 동생과 함께 지난 6일 귀순한 황광철씨(20·탄광채탄공)는 13일 서울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북한 광부들은 언제 막장이 무너질 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한채 하루 12시간 이상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증언했다.동생 광일군(18)은 식량난으로 서너끼 굶는 것은 예사이며 이 때문에 어린이의 40∼50%가 구루병을 앓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동안 서울을 돌아본 인상은. ▲광철=차를 타고 다니며 유심히 길가를 살폈다.사람들 표정에 활기가 넘치고 차가 무척이나 많다.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은 정말로 아름다웠다.판자촌이 밀집돼 있고 깡통찬 어린이가 거리를 메우고 있다고 배웠는데 모든게 거짓말임을 새삼 깨달았다.몰래 여섯차례 가본 평양과 비교해볼 때 규모나 시설등 모든 면에서 상대가 안된다. ▲광일=형은 서울에 와서처음 양복과 넥타이를 입어봤다.나도 처음 구두를 신어본 탓인지 뒤꿈치가 아프다. 길거리가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만나는 사람마다 복무성(인사성)이 밝고 친절했다. ○구두 처음 신어봐 ­어떻게 해서 채탄공으로 일하게 됐는가. ▲광철=북한에서의 직업은 부모성분에 따라 평생 좌우된다.지난 87년 어머니(51)가 협동농장에서 『왜정시절보다 살기 더 어렵다』며 식량을 훔친뒤 개천교화소에 수감되는 바람에 대학진학이나 군입대는 엄두도 못내고 탄광에서 일하게 됐다.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탄광기공학교에서 채굴방법등을 배운뒤 92년3월부터 함북 회령시 궁심동 궁심탄광에서 채탄공과 발파공으로 중노동에 시달렸다.아버지(56)도 이 탄광에서 경리과장을 지내다 어머니 때문에 채탄공으로 전락했으며 형(25)도 채탄공으로 일하고 있었다. ­탄광에서의 생활은 어떠했나. ▲광철=1천2백명이 일하는 탄광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중노동과 굶주림의 연속이었다.말로는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일하게 돼있지만 12∼13시간씩 중노동에 시달리기일쑤이고 자고 깨나면 탄캐는 일이 전부이다.특히 부모나 형제와는 다른 갱도에 배치해 작업중 만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집에서도 서로 엇갈려 말조차 나누기 어렵다.작업복이 1년에 한벌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옷을 빨 때는 형과 번갈아 작업복을 바꿔 입기 일쑤이다.또 도시락을 못갖고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휴식시간은 점심시간이 고작이고 그나마 30∼40분밖에 주지않는다.월급은 1백50∼1백80원을 받았으나 고작 중국제 운동화 한켤레를 살 정도이다. ○자고깨면 일… 일… ­그래 가지고는 작업능률이 오르지 않을 텐데. ▲광철=궁심탄광의 경우 지하 2천4백m 사갱에서 일하는데 갱도를 팔때 갱목이 모자라 70㎝마다 세워야할 갱목을 2m 간격으로 설치해 사고가 잦다.전기도 부족해 2백20t 전압대신 1백70t만을 공급해 기계가동률이 3분의1에 그치고 있다.자연히 작업능률도 떨어져 개인당 하루채탄량 목표가 3.5t이지만 겨우 1∼1.2t밖에 케내지 못하고 있다.지난 91년에는 갱목을 빼다 막장이 무너져 4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으며 갱내의 가스폭발로4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나 역시 92년6월 막장이 무너지는 바람에 왼손 새끼손가락을 못쓰게 됐으며 발파공으로 일할때도 불량뇌관이 터져 오른쪽 눈에 파편을 맞았는데 다행히 실명의 위기는 넘겼다. ○주체사상 안믿어 ­학교에서의 주체사상 교육은. ▲광일=주체사상을 배워도 보통 14살이 되면 이를 믿지 않는다.국경에 인접한 지역이라 중국 조선족 상인이 많이 드나들어 남한사정을 비교적 잘 아는데 『남조선 어린이들은 대부분 거지행세를 하고 다닌다』고 말하면 『남조선이 거지면 북조선은 어떻게 사는 것이냐』『남조선을 따라 잡으려면 수십년이 더 걸린다』며 우리식 사회주의의 자력갱생을 믿지 않았다.김일성의 신년사와 회고록을 학습하라고 하지만 모두 건성으로 들으며 집에 와서는 구석에 처박아 놓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광철=신년사때마다 이밥(쌀밥)에 고깃국을 준다고 떠들지만 10년동안 구경도 못했다.인민학교때 1년에 두번 사탕을 주는 것도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날에 그치고 있다.교과목이 15∼16과목에 달하지만대학에 진학하려면 반드시 김일성부자 혁명사와 혁명정책등 세과목의 성적이 뛰어나야 한다. ­청소년들의 생활은. ▲광철=북조선 학생들의 탈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평양의 당간부 자녀들이 집에서 디스코등 사교춤을 추다 적발돼 처형당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광일=북한에선 중학교 1학년인 12살쯤되면 담배를 피운다.아버지 담배나 꽁초를 주워 종이에 말아 피우곤 한다.집에서 갱냉이(옥수수)로 술을 몰래 담가 먹으며 화투나 중국제 트럼프로 놀이를 하기도 한다. 또한 학교 오락시간에는 TV나 남한방송을 통해 알게된 「홍도야 울지마라」 「최진사댁 셋째딸」 「독도는 우리땅」 「낙화유수」등의 남조선 노래를 선생들과 함께 부르며 춤을 추는 때도 가끔 있다. ­식량난이 극심하다는데. ▲광철=북한을 탈출하기전까지 두달반이나 식량배급이 중단됐었다.그 이전에도 하루 9백g인 식량을 절약미니,애국미니(이를 비꼬아 강압미로 부름)하며 갖은 명분을 붙여 6백50g만 주는데 그나마 쌀은 고작 10%에 지나지 않는다.그래서 산이나 들로 나가 쑥이나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기 일쑤이고 가을이면 들쥐잡이가 성행하곤 한다.군인들도 보초서기를 자원해 몰래 민가에 내려가 갱냉이등 식량을 훔쳐 먹고 겨울에는 땅속에 훔친 식량을 묻어놓고 꺼내 먹는다고 한다. ▲광일=얼마나 못 먹었는지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11개월 생활하는 동안 키가 7㎝,몸무게는 11㎏이나 불었다.북한에서는 일년에 보통 키는 5㎝,몸무게가 3∼4㎏밖에 늘지 않았었다.보통 대분분이 서너끼 굶는 일이 예사여서 인민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40∼50%의 어린이가 다리가 휘어지는 구루병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여동생도 제대로 먹지 못해 두살때까지 걷지를 못하는등 영양실조로 많은 고생을 했다.그래서 학교를 나가지 않고 엿장사와 비누장사를 해 생계에 보태곤 했는데 이 여동생을 두고온게 가슴이 아프다. ­중국과의 접경지에서 식량때문에 폭동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광철=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훨씬 풍족한 생활을 하고있음을 잘 알고있는 지역이라 배급사정이 갈수록 나빠지면 이에 항의해 아우성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그럼에도 안전부 지도원들은 주민들의 소란을 함부로 억누르면 폭동이 일어날까 두려워 조심스럽게 통제하고 있다. ­다른 생활필수품 사정은. ▲광철=물만 흔할 뿐인데 장마철에는 그나마 방목한 소들의 똥으로 오염돼 구하기가 쉽지 않다.치약이 없어 소금으로 양치질을 하고 비누는 구경하기도 어렵다.화장지는 커녕 종이도 없어 화장실에 가서는 강냉이잎으로 대신 뒤처리를 한다.된장과 간장은 지난 84년이후 배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고있다. 그래서 주민들 사이에는 『백성 굶어 죽이는게 인민대중식 사회주의냐』라는 비아냥소리가 나돌고 있다. ­탈출동기는. ▲광철=어머니가 개천교화소에 수감된이후 발전이 불가능하고 더이상 막장에서 인생을 끝낼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됐다.89년 아버지 주머니에서 1백원을 훔쳐 소형라디오를 산뒤 움막에서 혼자 남조선 사회교육방송과 모스크바 조선족방송을 들으며 남조선 사회를 동경해왔다.남조선 라디오를 들을 때 『민주화,언론의 자유,인권옹호』라는 말들이 나왔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난날에는 남조선 대학생의 시위상황을 TV로 지켜보면서도 『대학생들이 저렇게 옷을 잘입나』라는 의문을 품어왔다.또 북조선 기자들이 서울에 가서 임수경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잘 사는지를 알고 놀란 일이 있다. 하루는 아버지에게 남조선 사정에 대해 물어보니 『남조선의 1인당 국민소득이 95년까지 1만달러에 달할 것이며 북조선은 이의 6분의1에도 안된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아버지도 이미 탄광의 경리과장 시절 소련에 벌목공으로 파견갔다 돌아온 사람들과 중국상인들로부터 들어 남한의 사정을 환히 알고 계셨다.남조선이 우리보다 훨씬 잘 산다는 것을 알고 기회를 엿보다 탈출했다.북조선을 탈출할때 아버지 신발안에 탈출사실을 알리는 쪽지를 써놓고 나왔는데 아버지기 지금 귀순사실을 아시면….(이때 부모생각으로 말을 잠시 잊지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국경인근 지역이라 중국상인들과 접촉이 많았을 텐데. ▲광철=하도 굶주림에 시달리다 보니 젊은 여자들이 몸을 파는 사례가 늘고있다.이들은 한결같이 빨간바지를 입어 몸을 팔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중국측 상인들이 이를보면 부채를 저으며 유혹하곤 한다.화대는 50원 가량이며 사탕 한봉지로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또 풍기도 많이 문란해져 복면을 한 청년들에 의한 강간사례가 늘고 산부인과에는 소파수술을 받으려는 여자들이 줄을 서기도 한다고 들었다. ○가족 고통이 선봬 ­앞으로 남한에서의 생활은. ▲광철=남조선의 발전된 모습을 가족과 동포들에게 알리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가족들이 이미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이때 울먹였다)북조선에서는 중노동을 하지않는 지질기사나 측량기사 같은 일을 하고 싶었다.남한에서는 기회가 되면 건축설계사 공부를 하고 싶다. ▲광일=어려서부터 도구 만지는 일에 재미를 붙여왔는데 앞으로 자동차나 기계수리 전문가가 되고 싶다.
  • 문민정부 「열외인사」 포용될까/여권의 잇단 「대화합조치설」 주변

    ◎민자보고서,정권차원 「배려」 건의/「실정법위반」 등 걸려 실현 어려움 박태준 박철언 박준규 김종휘 이원조 이용만 엄삼탁. 새정부가 들어선 뒤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이 가운데 슬롯머신업자 정덕진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엄삼탁전병무청장이 27일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엄씨가 평소 앓아오던 망막박리증이 악화,실명의 위험이 있어 수술을 받도록 내보냈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받아들이지 않는 시각이 있다.최근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대화합조치설이 그것이다. 민자당정세분석위원회는 이회창전국무총리가 경질된 직후 정국상황을 분석,핵심당직자들에게 보고했었다.이 보고서는 현정권에서 소외된 인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이들에 대한 정권차원의 「배려」가 필요함을 건의했다.보고서를 만든 서수종정세분석위원장은 『건의내용은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현실적으로 닥칠 문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당의 다른 한 당직자도 『그런 보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인도적인 차원에서 나온 것이지 최근 제기되고 있는 대화합조치와는 관계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엄씨로 말하면 만일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실명하게 될 때 『현정부가 엄씨를 눈멀게 만들었다』는 비난의 소리가 나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이 당직자는 덧붙였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비슷한 처지여서 눈길을 끄는 소외인사들이 있다는 사실이다.그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인사가 박태준전민자당최고위원이라고 할 수 있다.박전최고위원은 지금 경남 양산에 사는 88세의 노모가 매우 위독한 상태이고 오는 10월로 일본체류 여권시한도 만료된다.만일 박씨가 김종휘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그랬던 것처럼 「만부득이한 상황」에서 불효를 저지르게 된다면 그것은 현정권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박철언의원 또한 사정은 다르지만 부담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오는 7월 대법원에서 박의원의 유죄가 확정되고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면 대구수성갑선거구에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지금 현지의 분위기는 박씨의 부인 현경자씨가 출마하면 당선이 유력하다는 것이 박씨측의 주장이다.이같은 상황 또한 현정권에게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박태준·박철언씨등 대부분의 소외인사들이 실정법을 위반해 사법처리를 받았거나 받을 처지에 있다는 점이다.박태준씨는 국세청의 포철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탈세혐의를 받고 기소중지된 상태에 있다. 따라서 정권 차원에서 실정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따로 「시혜」를 베풀기는 어려워 보인다.이와 관련,민자당의 한 관계자는 『박씨는 당장 귀국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있다. 엄씨에 이어 또다른 소외인사에 대한 배려조치가 어느정도에 이를 것인지 궁금한 일이다.
  • 수표추적·증인축소 「주고받기」접근/막바지 절충 바쁜 「상무대국조」

    ◎“총리 임명동의 대가 양보 불가피”/민자/“「수표」 관철되면 증인축소” 신축성/민주 상무대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계획서 작성문제를 놓고 여야의 막판 신경전이 치열하다. 민자·민주 양당은 26일에도 법사위 소위에서 막바지 협상을 벌였으나 격론만 오간채 또 하루를 넘겼다.최대 쟁점인 수표추적문제를 둘러싼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조기현전청우건설회장이 은행에서 1백82차례 인출한 돈 가운데 1천만원이상 1백24차례에 대해 수표를 추적해야 한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이에 민자당은 1백24차례의 인출자금을 모두 추적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맞섰다.또 국회가 은행감독원에 이같은 자료를 강제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시했다. 여야가 이처럼 기존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관심을 끄는 대목은 민주당의 수표추적 요구에 대한 민자당의 수용방침이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하루전 민주당의 김대식원내총무와 박지원대변인이 이를 발표했다가 강철선법사위 간사에 의해 번복되기도 했다.민자당의 이한동원내총무도 이를 즉각 부인했지만 수용쪽으로 가고 있는듯 한 분위기가 일각에서 감지되고 있다.특히 여권 스스로도 또 다른 쟁점인 국무총리임명동의안및 각료해임건의안과 함께 일괄처리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조사계획서에서는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현경대법사위원장이 이날 『걸림돌인 수표추적문제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국회는 법 해석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현위원장은 또 『수표추적과 금융실명제와의 상충부분은 1차적으로 재무부에서 판단할 일이고 그 뒤 검찰 대법원 헌법재판소 순으로 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국회차원에서 국정조사권과 금융실명제의 개인비밀조항을 둘러싸고 소모적인 법리논쟁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겠다는 방침으로의 전환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따라서 민자당은 여야 공동으로 관련자료 제출을 은행감독원측에 요청하되 제출여부는 은행감독원의 판단에 맡긴다는 전략을 내부적으로 세운 분위기이다.추적대상도 가령 1억원이상으로 하든지 일정부분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조사계획서의 작성과 관련,또다른 쟁점은 증인채택및 문서검증문제로 여야의 의견이 근접된 상황이다.다만 이들 2개 쟁점은 수표추적 여부를 결론내리기 위한 보조전략용으로 서로 합의를 미뤄놓고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따라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은 쟁점은 수표추적여부로 이것만 해결되면 일괄타결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증인채택문제는 민주당에서 요구한 51명에 대해 민자당이 조회장등 27명으로 줄이기로 의견이 접근된 상황이다.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수표추적 카드」를 따내기 위해 여권및 「6공인사」의 포함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국방부 특검단및 검찰의 수사기록과 서울지법의 재판기록등에 대한 문서검증문제도 잠정합의된 상태이다.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없음을 조사계획서에 명시하는 조건아래 민자당이 응해준다는 것이다.민자당의 이같은 수용방침은 법원과 검찰이 「아픈 곳」은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도 곁들여진 것으로 풀이된다.하루전만 해도 극적으로 타결될 것 같던 협상이 이날 또다시 겉돌기 시작한 것은 임시국회의 회기가 3일 연장돼 벼랑끝 위기감에서 벗어난 때문이다.이틀동안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협상을 벌일 시간이 남아 있는 것이다.따라서 총리임명동의안과 각료해임건의안을 둘러싼 협상전략과도 맞물려 28일 회기마감에 임박해서야 한데 묶어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 대행기관 참여 허용… 공정성 상실/외환은 응찰가 조작파문의 교훈

    ◎입찰제 허점 노출·도덕성도 문제/감독 제도화·과열 예방대책 필요 한국통신의 주식매각 입찰이 우여곡절 끝에 23일의 낙찰자 공고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입찰을 대행한 외환은행의 응찰가격 조작 사실이 드러나 은행장이 사퇴하는 파문을 몰고왔다.일부에서는 입찰의 유효 여부에 대한 시비가 빚어지는 등 후유증도 있다. 응찰가격을 조작한 외환은행이 십자포화의 표적이 됐지만 감독기관인 재무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정부의 입찰제도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허점은 입찰대행기관인 외환은행에 입찰 참가를 허용한 점이다.은행의 공신력을 믿고 참가를 허용했다는 재무부의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입찰을 진행하는 기관은 해당 입찰업무에 관해 「제3자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1의 요건이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참가를 막지 않음으로써 외환은행이 「제3자」에서 「이해 당사자」가 됐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지만 때는 늦었다.입찰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하오 외환은행이입찰에 참가한다는 소문과,이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감지한 재무부 당국자는 외환은행에 전화로 『입찰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일단 참가자격을 준 이상 감독기관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입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이는 또 사건이 터진 후 당국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악재」로 작용했다. 대행기관의 선정 절차와 선정에서 최종 낙찰자 공고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대한 감독을 보다 제도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현재는 신탁업무를 취급하는 금융기관이면 모두 대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번 사건에서 외환은행이 본래의 응찰가격 3만4천8백원을 전산입력한 시점은 20일 하오 8시14분이고 첫번째 전산조작이 이뤄진 것은 다음날인 21일 하오 2시36분.이때 3만4천8백원을 3만4천6백원으로 고치면서부터 조작설이 나돌았다.그리고 하루 뒤인 22일에 다시 3만4천6백원을 3만4천8백원으로 또 고쳤다.감독이 제대로 됐다면 이런 조작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입찰방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이번 입찰에서는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을 채택했다.이 방식은 매각할 물건의 값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과열경쟁을 유발시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준법의식도 문제이다.작년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전산기록을 멋대로 조작했다가 적발된 건수만도 20여건이나 된다.드러나지 않은 경우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이번 사건에서는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 듯 상황에 따라 응찰가격을 마음대로 주물렀다.금융기관의 각종 전산기록 관리도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최고 82,500원/최저 34,700원/총 23,244명 낙찰/한국통신주 낙찰 이모저모 ○…한국통신의 주식을 입찰한 결과 매각 대상인 1천4백40만주가 2만3천2백44명에게 5천1백4억원에 팔렸다.평균 낙찰가격은 주당 3만5천4백45원.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은 8만2천5백원(개인),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사람이 3만4천7백원으로 최고가가 최저 낙찰가의 2.34배나 됐다. ○…낙찰자는 개인이 2만3천1백95명으로 전체낙찰자의 99.8%를 차지한 반면 법인은 49개에 불과했다.그러나 한 사람 당 평균 낙찰수량은 법인 4만8천7백11주로 개인(5백18주)의 94배이다. 낙찰가액 분포는 개인의 경우 3만5천∼3만5천9백원에서 9백41만7백20주(78.3%)를 매입했고 법인은 이 가격대에서 1백20만9천5백90주(50.7%),3만6천∼3만6천9백원에서 99만8천3백주(41.8%)를 각각 매입,법인이 개인보다 높은 값을 불렀다. 법인의 최고 낙찰금액은 4만5천1백원이다.최다 낙찰수량은 조흥은행으로 95만주(3만6천2백원)가 낙찰됐으며 개인으로는 5만주(3만6천원)가 최다이다.최소 낙찰수량은 개인 10주(3만4천9백원),법인 2백주(3만6천원)이다. ○…3만4천8백원에 90만주를 주문한 외환은행은 커트라인에 걸려 42만3천주가 낙찰권에 들었으나 응찰가격 조작으로 자격이 박탈됐다.이에 따라 외환은행과 같은 3만4천8백원을 쓰고도 수량이 적어 밀린 2백41명과,3만4천7백원을 쓴 1백68명등 모두 4백9명이 어부지리로 낙찰받았다. 커트라인(3만4천7백원)에는 2백4명이 몰렸으나 주문량이 3백10주 이상인 1백61명은 모두 낙찰됐으며,남은 2천10주는 3백주를 주문한 43명 중 추첨으로 6명을 뽑아 3백주씩을,7번째 당첨자에게는 2백10주를 각각 배정했다. ○…입찰에는 16만9천9백71명이 참가했으며 개인이 16만9천6백91명으로 대부분이고 법인은 2백80개이다.이들의 주문량은 총 9천5백79만7천2백70주로 총 매각물량 1천4백40만주와 비교하면 경쟁률이 6.65대1. ◎외부영입 유력… 홍세표대구은행장 등 거론/재무부출신 이수휴·백원구씨등도 물망에/외환은 후임행장 누가될까 허준 외환은행장이 한국통신 입찰가 조작사건으로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그 후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행장 직무대행인 이장우 전무와 김연조 전무가 있다.그러나 이전무는 이번 사건에서 입찰가를 조작한 전산업무를,김전무는 입찰업무를 처리한 고객업무부를 담당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면책이 어려울 전망이다.또 이번 사건은 내부 공모의 성격이 짙다는 측면에서도 후임 행장으로는 발탁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외부 인사가 기용되리라는 관측이 일단 우세하다.외환은행 전무 출신인 홍희흠 대구은행장과 홍세표 한미은행장이 거론된다.외부 기용에 따른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민영화라는 취지에도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도 드러났 듯 이완된 분위기의 혁신을 위해 외환은행과는 전혀 무관한 인물이 기용되리라는 관측도 만만찮다.이 경우에는 재무부 출신이 유력하다. 재무부와 국방부의 차관을 거친 이수휴씨,백원구 재무차관,안공혁 신용보증기금 이사장,박종석 주택은행장,김영빈 수출입은행장 등이 본인의 의사에 관계 없이 거론된다.현직 국책 은행장이 옮겨가고 그 자리를 새 사람으로 메우는 순환 인사도 있을 수 있다. 한국은행 출신으로는 신복영 부총재가 하마평에 오른다. ◎금융계 “응찰가 조작했어도 무효아니다”/“낙찰가 3만4천8백원으로 해야” 주장/한국통신주 유효판정 이의 속출 한국통신 주식의 낙찰자 선정에 대한 재무부의 유효판정에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재무부는 23일 외환은행의 입찰가 전산조작 행위는 한국통신 주식의 공매공고에 명시된 제14조(입찰무효)에 해당되기 때문에 외환은행의 응찰은 무효라는 판정을 내렸다.외환은행의 입찰이 무효인 이상 외환은행의 입찰포기를 전제로 결정된 낙찰자 선정방식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외환은행의 응찰가 조작은 이미 낙찰가가 결정된 이후에 이뤄졌기 때문에 무효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본다.응찰가 조작행위는 입찰무효의 사례를 정한 공매공고 14조의 ▲(나)항 「동일인이 입찰 장소에 관계없이 2통 이상의 입찰서를 제출한 입찰」이나 ▲(라)항 「입찰서의 입찰금액,수량 등 주요 부분이 불투명하거나 정정된 입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공매공고 20조(유의사항) 13항은 일단 접수한 입찰서는 취소,철회,회수,교환 또는 변경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낙찰받은 뒤에 포기할 수는 있어도 「응찰가 조작에 의한 자의적 탈락」은 아예 불가능한 셈이다. 이런 규정들을 충실히 해석할 경우 낙찰가는 이미 공표된 3만4천7백원이 아니라 3만4천8백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 경기양극화 오래가면 안된다(최택만 경제평론)

    최근 경기와 관련하여 두가지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그 하나는 경기가 과열이냐,아니냐이고 다른 하나는 중화학공업과 대기업은 호황인데 경공업과 중소기업은 침체상태에 있는 이른바 경기양극화현상을 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논쟁이다.과거 경기논쟁은 과열 또는 침체여부가 그 대상이었다.그러나 요즘에는 양극화라는 색다른 현상이 나타나 경기논쟁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경기논쟁은 경제기획원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 등이 확장국면에 있는 경기가 과열되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경제계가 하반기에는 경기상승세가 반전될 우려마저 있다고 반박하면서 시작되었다.대기업측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는 전경련은 현재 우리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본격적인 호황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기는 빠르고 올해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가능성도 매우 적기 때문에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는 경기과열 인식은 「지나친 우려」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양극화현상에 대해서는 정부측에서는 『경제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고 있는데 비해 중소기업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경기 격차가 너무 커서 적응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전경련도 중화학공업부문은 활황을 보이고 있으나 경공업 부문은 침체상태에 있는 이른바 경기의 양극화 현상이 생산·수출·투자·소비 등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심화됨으로써 경제가 본격적인 호황국면으로 전환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에 대한 견해가 이처럼 엇갈리고 있는 이유는 서로의 입장이 다른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경제계는 모처럼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데 정부가 과열을 진정하거나 과열에 대비한다면서 총수요관리를 위해 통화공급을 억제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이다.경제계는 현재의 물가상승이 경기과열때문이 아니라 농산물가격과 공공요금 및 서비스요금의 상승에 기인되고 있는 것인데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돈줄을 죄는 방식으로 수요관리를 강화할 경우 물가를 잡지도 못하면서 경기를 위축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에 정부는 지난 3저의 호황 때처럼 경기과열국면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재테크 등 거품경제를 발생시킨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과열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경기양극화현상에 대한 시각도 서로의 입장이 달라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경제계는 양극화를 이유로 침체국면에 있는 경공업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을 얻어 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그렇지 않아도 실명제실시이후 과잉공급된 통화의 환수가 걱정인데 경공업과 중소기업에 대해 금융과 세제면에서 지원은 할 수 없지 않느냐는 자세이다.더구나 경공업과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막대한 시설투자가 소요되어 정부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현재의 경기현상을 경기순환적 요인보다는 산업구조적 요인으로 보고 경기양극화라는 용어를쓰는 것조차 싫어하는 태도이다. 그러나 양자의 논리는 지나치게 어느 한쪽에 치우치고 있지 않느냐는 느낌을 받는다.지난 몇달동안 경기가 호전되자 정부가 경기과열을 우려하고 나선 것부터 성급함이 있다고 하겠다.지난 2년동안 상반기에는 경기가 호전되는 듯하다가 하반기에 주저앉곤 했다.또한 과거 경기확장기에는 중화학공업이든 경공업이든 수출이 활기를 띤데 비해 현재는 중화학공업에 국한되고 있다.그리고 지난 3저 호황때는 수출산업의 경기가 호전되면 얼마 후에는 내수산업에 영향을 주어 양자가 동반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한편 경제계는 올들어 석달동안 물가가 연말 목표치의 절반을 잠식하고 있는 데도 통화환수를 반대하고 있다.이는 물가는 생각지 않고 통화환수에 따른 기업자금사정 악화내지는 금리상승만을 걱정하는 자기위주의 사고로 비쳐진다.따라서 정부나 경제계가 소모적인 경기논쟁보다는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경기의 양극화현상을 시정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 정부는 현재 경기의 양극화현상을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일부 경공업은 엔고에 의한 경기순환적 혜택을 받지 못해 고전하고 있고 일부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경기호전의 파급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정책당국은 경공업 또는 중소기업의 발전없이 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가도 심도있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현재 우리경제는 구조조정과 경기순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계도 경기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거나 양극화현상을 확대해석하기보다는 경기활성화를 위한 시설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고 대기업이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 주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소를 늘리도록 유도하고 대기업이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 주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한 발짝식 물러나 양극화현상을 시정하기 위한 대안을 강구했으면 한다.경기양극화현상이 오래가면 곤란하다.
  • 환경처/국세청/특허청/인력충원 제대로 안돼 “속앓이”

    ◎환경처/공해업소 단속권·상하수도 업무 떠맡아/국세청/자금 출처조사 분주/특허청/출원 연15만건 넘어 연초부터 정부 부처별로 조직감량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남몰래 속앓이를 하는 기관이 있다.업무가 폭주,인원을 늘려야 됨에도 분위기에 눌려 드러내놓고 주장을 못하는 탓이다. 물론 대부분의 부처가 조직을 줄이기보다는 늘리려는 경향이 강하다.하지만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곳』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한 기관도 있다.환경처와 국세청·특허청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린라운드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근의 식수오염사태는 환경처의 조직·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었다. 환경처는 공단안의 공해배출업소에 대한 단속권이 시·도에서 지방환경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2백명의 추가인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수계별 환경연구소 신설에도 50명이 소요된다.건설부의 상·하수도 업무,보사부의 음용수업무가 환경처로 일원화되는 것도 인력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국세청도 인력을 늘리는 것이 시급한 기관으로 지적된다.거두어야 할 세금은 늘어나는데 80년대 말부터 토지초과이득세업무등 부동산투기 감시역까지 떠 맡았다.지난해부터는 금융실명제실시로 업무량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실명제에 따른 자금출처조사를 올해초까지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인력부족으로 기간이 하염없이 늘어지고 있다. 세무공무원 1인당 납세자수도 4백60명으로 이웃 일본의 2배에 달하고 있다.특히 금융소득의 종합과세가 실시되면 종합소득 과세대상자가 현재의 70만명에서 4백만명으로 크게 늘고 전체 과세자 숫자도 지금의 두배인 1천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세무공무원 숫자는 4년동안 제자리 걸음을 해 왔으니 국세청에 비상이 걸린 것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특허청은 「직업병환자」가 많은 기관으로 손꼽힌다.지난 77년 개청이래 인력은 2배증가에 그쳤으나 특허출원건수는 93년 15만5천8백70건으로 무려 6배이상 늘어났다. 정부 전체의 조직개편을 주관하고 있는 총무처도 이들 3개 기관에 대해서는 인력증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그러나 정부 기구를 늘린다는 비난의 여론을 피해 우선 다른 부처의 인원을 줄인뒤 잉여인력을 이들 기관에 배려한다는 계획이다.
  • YS방중과 한·중 공영의 길/한진섭(특별기고)

    중국과 한국 두나라의 협력관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 가고 있으며 이 점에 대해 두나라 정부와 국민 모두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두 나라는 유감스럽게도 40여년동안 「단절의 시기」를 거쳐 왔지만 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협력관계는 92년 8월 수교를 계기로 활기를 띠게 돼 양국 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중국세관 통계에 따르면 91년 32억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교역은 지난해 82억달러로 2배가 넘는 급증세를 보였다. 한국측 통계로는 이보다 훨씬 많아서 지난해 직교역만 90억8천만달러에 이르며 홍콩등을 통한 간접교역까지 더하면 1백억달러를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국의 제3대 교역국으로 부상했고,한국은 일본 홍콩 미국 대만 독일에 이어 중국의 제6대 교역국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같은 급템포의 성장은 세계교역사상 찾아보기 드문 독특한 사례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물자교역은 간단하고 위험부담이 적어서 널리 이용되는 국가간 혹은 지역간 협력수단이다. 하지만협력관계의 깊이를 측정하자면 직접투자등 산업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이동과 기술이전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중국 투자는 91년 1백9건,8천만달러에서 93년 한햇동안 6백29건,6억2천2백만달러로 늘어났다.투자건수는 5배,투자액은 7배로 급속히 증가한 것이다.이에 따라 93년말까지 한국 투자의 총누계는 1천42건,약 1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기업들이 에너지 교통 통신 화학 자동차 전자등 기간 산업분야에서 투자하기를 장려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은 자동차 조립 민간항공기 자동전화 교환기 팩시밀리설비 대형컬러TV VTR 원자력발전소건설 등의 참여와 공동개발을 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경오염 방지와 인공위성등 하이테크분야의 기술협력 및 전문가 교류도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 이같은 상황하에서 이번 김영삼 한국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정부기관들을 중심으로 산업협력공동위원회를 발족하게 된 것은 경제협력의 무대를 크게 넓힌다는 의미에서 그 뜻이 매우 클 뿐 아니라 앞으로 첨단산업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관계 형성을 가속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경제분야말고도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및 학술분야의 인적교류와 협력도 순조롭고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호 이해증진과 신뢰 구축의 기초가 되는 양국간 인적교류의 경우 92년에 8만8천명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15만명으로 배증했다. 올해 봄부터 한국에서 대중국 여행자유화를 실시하고 문화협정과 항공협정까지 체결돼 서울­북경간 직항로까지 개설되면 양국간 왕래인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최근 중국이 취하고 있는 개혁 개방과 시장경제,고도성장정책,GATT가입 준비등은 상호보완적인 양국간 협력관계를 더욱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도 김대통령 주도아래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부정부패 해소와 실명제 실시등 일대 변혁을 거쳐 올해부터는 경제의 재도약에 주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 양국간 협력의 여건이 더욱 성숙되고 있다. 주변 정세를 봐도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로 새로운 국제무역 질서가 구체화되고 있으며 APEC회원국들의 시애틀정상회담,미국과 캐나다등의 급속한 경제회복움직임,일본 엔화의 평가절상,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의 안정 등이 이뤄지고 있어서 양국간 협력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그동안 양국관계는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 오면서 몇가지 모순 또는 문제점을 만들어낸 것도 사실이다. 그 예로 무역수지 불균형,노사분쟁,기업과 은행간의 자금부도문제,사업여건의 불충분성 등을 들 수가 있으나 이들은 양측의 노력으로 점차 해결돼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양국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문제가 개입돼서는 곤란하다.일부 국가들처럼 인권이나 대만문제 따위로 트집이나 잡는다면 곳곳에서 일이 막히게 된다.장기적 안목에서 공존공영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김영삼대통령의 중국방문은 양국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로비의혹의 사슬 끊어야 한다(사설)

    무슨 비리사건이 터졌다하면 관련의혹을 받는 국회와 정치권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하다.한국자보사건,농협중앙회장 비자금사건등에 이어 이번에는 상문고의 비리은폐로비의혹에 휘말려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국회는 도대체 민의의 전당인가,비리의 온상인가. 존경과 신뢰의 대상은 고사하고 부패와 비리의 공범자쯤으로 치부되는 이미지를 가지고서야 재산공개제도나 금융실명제,혁명적인 선거법등 개혁정치의 새질서가 제대로 정착될지 심각한 의문에 빠지게 된다.국회는 이번 상문고 로비사건의혹을 국회 로비문제해결과 도덕성회복의 계기로 삼아 스스로 진상규명과 제도개혁의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금 국민여론은 국회의원들의 도덕적 수준이 비리를 드러낸 교사들의 양심선언과,비리를 자행한 학교측의 은폐기도 사이의 어느쯤에 있는가를 묻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그러므로 여야가 누가 더 의심스러운가 하는 부질없는 말씨름만 할 게 아니라 양심선언을 하는 자세와 위기의식을 가지고 함께 진상을 밝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 이철의원이 상문고의 로비와 관련된 돈을 돌려준 전신환을 제시한 이상 다른 의원들도 돈을 받았는지가 가려져야 하고 이의원이 말한대로 동료의원이 특정학교의 로비스트로 앞장서는 잘못된 관행은 고쳐져야 하는 것이다.또 상문고측이 특별관리했다는 국회의원명단은 학교측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므로 억울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그러므로 진상규명은 동료의원들을 로비의혹에서 보호할 국회차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의혹이 있을 때마다 정치권은 수사당국에 넘기고 한차례 바람이 지나가면 흐지부지되는 정치적 처리로는 악순환의 단절은 어렵다.로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제도적 노력이 착수되어야 한다는 말이다.지난번 노동위 돈봉투사건때도 드러난 문제지만 국회차원의 실효성 있는 자정장치의 보완과 철저히 적용하는 관행의 확립이 필요하다.현행 윤리규범은 청렴의무,직무관련금품취득금지는 물론 화환금지까지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법따로 현실따로의 괴리현상이 빚어지고 있음은 의원들 스스로가더 잘안다.이 규정에 따른 윤리특위는 독자적인 강제수사권이 없고 고발이 있어야 그나마 조사할 수 있어 진상규명이나 처벌이 어렵게 돼 있다.차제에 국회제도개선과 함께 윤리위가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관계규정을 고쳐야 한다.아울러 이해당사자의 관계상임위배제,엄격한 공천등 로비문제의 원천적 해결을 위한 정당들의 새로운 발상과 실천도 과제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패인사들이 국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유권자들의 선택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 “「팀훈련」중지해도 안보지장없다”/김대통령 기자회견 일문일답/요지

    ◎패트리어트미사일 구매계획 전혀 없어/야당대표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만날것/공공료인상 자제·제2이통문제 정부관여 안해 김영삼대통령이 25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내외신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 김일성북한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용의는 없는지요.아울러 핵관련 정보들을 가능한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여러 통로를 통해 듣고,보고받은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이 확실하게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다만 북한이 핵개발을 늦추지 않고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북한은 결국 IAEA(국제원자력기구)사찰을 받게 될 것이고 남북대화와 특사교환도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북한의 핵개발 저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때 추진하겠습니다. ­핵투명성이 보장되기 전이라도 특사교환등을 통해 정상회담이 가능합니까.또 이 제안의 배경과 정상회담의 시기에 대해 밝혀주십시오. ▲특사교환은 북한이 제안했고 그 전제는 정상회담을 하자는것이었습니다.특사교환은 내가 가장 믿는 사람과 김주석이 가장 믿는 사람이 만나 이를 논의하자는 것입니다.우리는 제일 목표인 핵문제 해결을 위해 긴시간 줄다리기를 해 왔습니다.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강한 면도 있었고,때로는 부드러운 면도 있었습니다.북한핵개발 저지문제에 대해 고뇌를 거듭해 왔습니다. ­김일성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통일문제를 비롯한 남북경제협력 방안등을 뭉쳐서 논의할 것인가요. ▲핵문제는 물론 모든 문제들을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남북한 공존공영과 생존에 대해,그리고 통일및 경제협력문제는 물론 깊은 얘기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패트리어트미사일의 배치문제를 놓고 얘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이며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하더라도 한반도안보에는 별 문제가 없는지요. ▲정확하지 않은 언론들이 많습니다.일부에서 한국이 패트리어트미사일을 사려한다고 하지만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한­미 양국은 이 미사일을 한국에 가져오는 시기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그러나 패트리어트미사일은 공격용이 아닌 순수 방어용이므로 북한도 전혀 신경쓸 문제가 아닙니다. 팀스피리트훈련 중단문제는 IAEA사찰과 남북한의 충실한 대화가 충족된다면 조건부 중지를 발표할 것이며 한국방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그러나 그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을 때에는 재개할 것입니다. ­90%에 이르던 대통령의 지지도가 최근 60%대로 낮아졌다는 얘기도 있는데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솔직히 너무 지지율이 높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는 정상이 아니며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따라서 만족스럽고 이제 편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30년동안의 폐습 때문이지만 대형사고와 낙동강 식수오염,물가문제등이 지지도를 낮추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 같아요. ­물가,UR,환경등으로 국민이 개혁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데 개혁의 우선순위와 프로그램을 밝혀주십시오. ▲문민독재니 1인통치니 하는 얘기가 있는데 참 이상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합니다.물가문제는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물가불안은 지난해 냉해로 인상된 농산물 값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입니다.과소비가 유행하고 매석행위를 하고 있는데 모두 협력해야지요. UR와 관련,농어촌을 위해 42조원말고도 1년에 목적세 1조5천억원을 지원,구조개선을 할 것입니다.순위는 어느 것이 급하고 중요한가의 차원에서 노력하겠습니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직접 챙겨 정치가 무력화됐다는 지적이 있는데요.여야영수회담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취임한지 10년은 지난 것 같습니다.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있는 이상 직접 챙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전에 언급했듯이 누구로부터 한푼도 받지 않겠으며 절대로 이권에 개입하지 않을 것입니다.우리당의 당무,국회운영 등은 김종필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했습니다. 또 야당대표는 언제라도 만날 수 있으며 이에 인색하지 않겠습니다. ­민영화계획은 어떠하며 제2이동통신사업에 재벌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관료들의 결정에 따를 생각은 없으신지요. ▲민영화계획은 정부가 개혁차원에서 대담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며 재벌과는 관련이 없습니다.제2이통문제는 일본에서도 경단연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듯이 정부는 초연한 입장에 설 것입니다. ­새로운 정치세대의 육성및 후계자 구도와 함께 정계개편과 내각제에 대한 소신은 어떠합니까. ▲앞으로 개혁적,진취적 인물이 정계에 많이 진출하기 바랍니다.후계자문제는 너무 성급하므로 천천히 생각합시다.정계개편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인위적으로 될 수도 없습니다.내각제는 분단상황에서 절대 불행한 일만 있을 뿐이므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호소카와 일본총리가 경주에서 『대통령중심제가 좋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 말을 그대로 소개하겠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선거가 벌써 혼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대처방안과 함께 바람직한 행정구역및 정부기구 개편방안을 밝혀주십시오. ▲행정력을 총동원해 선거부정을 엄격히 다스리겠으며 현재 엄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행정구역개편은 국회에서 결정할 문제입니다. ­물가정책이 간접규제에서 직접규제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연내물가 6%선 억제는 가능한지요. ▲물가는 가장 중요한 과제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국민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부당한 가격 인상에 대한 일부 세무조사는 당연한 것입니다.공공요금 인상은 물가에 지장을 주는 부문에는 자제하겠으며 경영합리화를 통해 인상요인을 흡수할 것입니다. ­땅값과 금리,임금이 오르는데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땅값,금리는 지난해에 상당히 억제됐다고 생각하며 올해도 적당히 하지는 않겠습니다.또 근로자들도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지난해 공무원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임금을 동결함으로써 1조3천억원을 중소기업에 지원했고 금융실명제에 따른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2조2천억원을 지원했습니다.역대 어느 정부도 그런 대담한 지원을 한 적이 없습니다. ­국제화에 따른 경쟁심화등 단기적인 어려움을 감수하고 노동관련법과 제도를 개혁할 용의가 있으신지요. ▲우리 시장도 열렸지만 남의 시장이 더 크게 열렸으므로 세계제일의 품질을 만들어 경쟁에 이겨야 합니다.장단기적으로 우리에게 결코불리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노동관계법의 개정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금융,서비스분야에 대한 선진국의 개방압력 대처방안은 무엇이며 우루과이 라운드협정비준과 관련한 야당과 농민의 반발을 어떻게 설득할 생각인가요. ▲완전히 고립된 나라로 갈 것인가,세계와 미래로 나갈 것인가의 양자택일을 한 것입니다.결코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농민들도 상당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일본문화개방문제와 러시아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문제에 따라서는 신중히 개방방법과 시기를 검토해야 합니다.다음달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는데 인접국인 일본·중국·러시아 3국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러시아에서 망명요청을 한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자세한 보고를 받고 있습니다.그러나 대부분 여권이 없는 무국적자들로 국제법상 문제도 있지만 인도적이고 인권적 입장에서 전향적으로 다뤄나갈 생각입니다. ­정부의 경제운영철학이 최근 재벌중심으로 바뀌고 구체적 목표가 없이 막연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지금 만큼 중소기업을 중시한 적이 없습니다.또 정부의 구체적 목표가 없다는 지적은 잘못된 것입니다.정부는 금년 경제성장률을 6%로 정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시장을 개방한다고 하지만 외국투자가들은 정부가 가격통제를 하고 주식시장에도 개입하고 있다는 느끼고 있는데요. ▲앞으로 외국인이 한국에서 사업하는데 가장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도록 개방할 것입니다.정부가 개입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오해이며 이제 그런 단계가 아닙니다. ­연두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변화의 징후가 보인다고 했는데 그동안 변화의 징후가 확대됐는지요. ▲북한의 변화징후를 모두 공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지난해까지 IAEA사찰을 절대 받지 않겠다던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고 며칠내 비자를 발급할 것이라는 것을 IAEA와 미국에 통보한 사실을 상기해 주십시오.이것만으로도 북한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교평준화 폐지,대학입시제 개선,외국어·영재교육등 교육개혁구상을 밝혀주십시오. ▲교육에 있어서는 우리 뿐 아니라 선진국도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복안이 있으나 교육개혁위와 충분히 협의,토론하고 교육부장관과도 협의해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중국방문 때 전전자교환기(TD)·자동차·항공산업·교류등의 현안은 어떻게 타결될 것으로 봅니까.의전상 중국대표가 방한할 차례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지난번 APEC 때 한­중정상회담에서도 협의했지만 지금 전망을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중국이 한국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낸 적은 없었지만 저는 공식초청장을 받아 국빈자격으로 갑니다.또 국가의 이익이 된다면 저는 세일즈맨으로 어디든지 갈 것입니다.
  • YS노믹스 1년의 「명과암」(문민정부 1년)

    ◎「신경제」 궤도진입… 경기곡선 지속상승/실명제로 투명경제의 발판 구축/4년만에 경상수지 흑자로 돌려/물가대책 오락가락… 오름세 못잡고 고전 경제부처가 모인 과천 정부청사.김영삼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과천청사의 분위기는 신경제의 출범으로 긴장했던 한해 전에 비해 부드러워졌다.경제정책을 입안하는 기획원 관료들의 표정도 한결 밝다. 과천의 분위기가 밝아진 것은 문민정부가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추진한 신경제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음을 말해준다.한해 전만 해도 밑바닥을 헤맸던 경제가 지난 연말을 고비로 불황을 벗어나는 중이다. 새 정부 출범 직전인 92년 2·4분기 2.8%였던 성장률은 93년 1·4분기의 3·4%에 이어 2·4분기 4.5%,3·4분기 6.5%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지난 해 성장률은 5.3%로 추정된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 성장률은 7%를 넘을 전망이다.이같은 불황탈출에는 엔고나 저유가 등 외부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단 불황과 고별하고 경기곡선이 상승세에 들어섰다는 기대를 부풀게한다. 경제는 정치와는 달리 통치권자가 행정부를 닦달한다고 해서 곧바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그러나 경제대통령을 자임한 김대통령의 의욕적인 주마가편은 경제정책의 내용과 스타일을 바꿔 놓았다. 취임 초인 3월3일 청와대에서 첫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이래 격주로 경제장관회의를 열었다.열성적인 현장확인은 곧 「YS노믹스(경제학)」란 말을 낳았다.기획원 김태연차관보는 『당시는 경기가 곧장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았지만 취임 초의 1백일 계획과 신경제 5개년 계획 중 1차 연도의 성과가 최근의 경기회복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YS노믹스 1년의 성적표는 명암이 엇갈린다.정부는 지난 한햇 동안 개혁과 경기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한다.실명제를 비롯해 경제정의 구현을 위한 재정·세제·금융 등 경제제도 전반에 관한 획기적인 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9년 이후 내리 적자를 보였던 경상수지가 4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또 92년 4·4분기에 마이너스 8.2%였던 고정투자 증가율이 93년 4·4분기에는 14.5%를 기록하는 등 투자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주가는 새 정부 출범 이래 지금까지 41.2%나 올랐다.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데다 부동산 가격의 안정,사상 최저수준의 금리 등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YS노믹스 1년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들도 적지 않다.경기가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회복으로 간주하기에는 미심쩍고,거시지표 전반으로 볼 때는 다소 기형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물가문제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최대의 복병이다.연초부터 치솟는 물가는 지난 1년의 경제적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정도로 압박을 주고 있다.올들어 소비자물가는 1월 한달동안 1.3%나 올랐고 2월 들어서도 농산물과 개인서비스 요금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계속하고 있다.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은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필요악」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현재와 같은 오름세가 지속된다면 그동안 쌓은 성장과 국제수지의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지난 한햇 동안우리 경제의 열쇠이자 숙제는 개혁사정과 경기활성화라는 2대 명제의 조화였다.지난 해 8월 전격적으로 단행된 금융실명제는 YS노믹스의 개혁적 측면을 잘 나타낸다.한해를 회고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경제적 「사건」이다. 전임 전두환·노태우 두 대통령이 공약을 해 놓고도 똑같이 실패한 실명제의 도입은 김대통령의 개혁의지가 없고서는 불가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실명제의 궁극적 목표는 금융소득의 종합과세이다.따라서 성패를 따지기는 이르지만 투명한 경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선경제제도 개혁,후경기활성화」의 목표 아래 신경제 5개년 계획상의 제도개혁을 먼저 시행한 뒤 1백일 계획 같은 활성화 대책을 실시했더라면 회복의 속도는 좀 더디더라도 확고한 성장의 기반을 다졌을 것이라는 반성도 있다.산업 각 부문의 자금지원을 염두에 둔 1백일 계획으로 돈을 풀고,물가가 오르니까 다시 강압적인 방법으로 억제하는 악순환이 이를 반증한다. YS노믹스 1년은 냉정히 보면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가 우세한 편이었다.2기 경제팀장인 정재석 부총리가 보다 경제논리를 갖추고 정책의 일관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지난 1년으로 족하다.지난 해의 경험은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4년의 거울이 돼야 한다.아울러 최고 통치권자가 경제팀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권한과 힘을 주고 올해 안에 2단계 경제개혁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 군개혁 등 평가속 「지속성」 주문/민주당 「문민1년」 토론회

    ◎이기택대표는 「신권위」 강력 비판 민주당은 24일 「김영삼정부 1년의 성과와 한계」라는 주제아래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이 토론회는 김영삼대통령의 지난 한해 치적의 공과 과에 대해 정치공세쪽에 치중,백화점식으로 나열한 측면도 있지만 야당의 시각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민주당은 특히 토론회의 주제발표자로 당내 이론가들인 조세형·유준상·노무현최고위원을 내세우고 나종일(경희대)·이필상(고려대)·최일섭교수(서울대)를 토론자로 참여시켜 스스로의 시각을 객관화 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총평격인 이기택대표의 평가는 아주 인색. 이대표는 『김영삼정부의 1년은 정치실종 경제침체 사회불안을 심화시킨 한해였다』면서 『과거청산과 악법개폐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신권위주의적 통치가 계속됐다』고 주장.또 『물가와 떼강도사건등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고 남북문제는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핵문제로 무력충돌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김병오정책위의장은 『김영삼정부의 성과라면 숙군과 금융개혁』이라면서 『특히 금융실명제의 확대실시,금리 2단계자유화,정책금융의 재정자금화,부실채권의 정리등에 따라 금융의 자율성이 크게 개선된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높이 평가.김의장은 그러나 『재벌의 개혁이 중단되었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아무런 노력이 없다는 점은 경제개혁이 중단된 것을 말해준다』고 풀이. ○…정치분야의 평가에서 조세형최고위원은 『군부세력의 후퇴와 공직자 재산공개,정경유착의 고리를 일부 차단시킬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 것은 큰 성과』라면서도 『신정부출범과 함께 「한국병」을 비롯하여 「신한국」「신경제」「신농정」「신외교」「고통분담」「국가경쟁력 강화」「돈 안드는 정치」등 구호가 만발했으나 국가가 어디를 지향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없었다』고 주장. 나종일교수는 『새내각이 출범한지 10일만에 3부장관이 경질되고 1년만에 물러난 장관만도 17명에 이른다』면서 『이는 개혁에 청사진이 없다거나 계획이 불분명하다는 비판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분석.○…경제분야의 유준상최고위원은 『정부의 신경제는 금융개혁,행정규제의 개선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으나 물가폭등,실명제 대체입법 불비,주요 경제목표치 달성실패로 국민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공세. 이필상교수는 『정부의 정책 잘못으로 악화일로에 있는 우리경제에 비전이 없다는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 이의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민주당의 지적은 그에 대한 원인분석과 근본대책이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고 민주당의 대안부재를 비판하기도. ○…사회분야에서 노무현최고위원은 『환경파괴,노동법개정 보류등 사회부문의 개혁은 경제·정치개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일 뿐 아니라 퇴행적』이라면서 『이는 김영삼정부가 개혁의 의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진과정에서 수구의 논리에 굴복해 굴절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
  • 신한국 기틀 다진 김영삼 개혁 1년(사설)

    김영삼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변화와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돛을 올린지 오늘로 1년이 된다.지난 한햇동안 나라와 사회의 겉과 속이 탈바꿈한 정도와 진폭은 새로운 역사의 출발에 가름될 혁명적인 전환이라 할만하다. 사소한 문제점을 논외로 한다면 비민주와 저효률의 낡은 권위주의체제를 민주화와 경쟁력의 새로운 문민체제로 탈바꿈하는 계획된 개혁을 그처럼 짧은 기간에 순조롭게 진전시킨 사례는 사실 흔치 않다. 러시아나 일부 동구권의 예를 빌리지 않더라도 불과 1년여전의 국내 상황을 돌이켜보면 문민정부의 개혁1년은 하나의 값진 승리의 기록으로 두드러진다.92년말 김영삼후보가 40%정도의 지지로 당선됐을때만 해도 개혁의 의지와 능력은 미지수였으며 한세대에 걸친 권위주의체제의 청산과 개혁에 의한 부패척결·기강확립 과제를 제시했을때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개혁의 솔선수범 개혁의 역학관계에 입각한 당시 일말의 회의론은 문민우위의 전통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권통치수단이 없는데다 문민정부의 문약성때문에 아무리 정통성이 있다 하더라도 과연 거대한 구체제의 잔재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인가,만약의 심각한 위기상황이 올 가능성은 없는가 하는 것이었다. 더욱이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에 깊게 패인 갈등구조 속에서 법과 질서,사회기강의 확립에 실패한 구정권의 전철을 밟아 혼란과 무질서라는 과비용을 강요하거나 새로운 리더십자체가 스스로의 정권관리의 필요성 때문에 부패구조에 안주하는 기득권수호자로 변질되지 않을까 하는 불신감에 비추어 볼 때 지난1년은 권력에 대한 재래의 고정관념이 빗나가는 이변을 경험한 기간이기도 하다. 취임하자마자 칼국수와 새벽조깅으로 상징되는 역동성과 한푼의 정치자금도 받지 않겠다는 반부패선언으로 점화된 김영삼개혁은 출범전의 우려와 불안을 말끔히 씻고 당초 국민적 기대수준을 초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된다. 30여년간 권위주의통치가 남긴 모든 분야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복원하고 무한경쟁으로 요약되는 세계적 변화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국가체제의 기반을 튼튼히구축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대이상의 성공 대통령의 전광석화같은 사정의 칼로 시작된 개혁의 질풍노도는 전시대의 숙원이었던 권위주의 잔재와 부패구조의 청산을 단숨에 끝내고 국민의식과 행태의 변화와 제도적인 틀을 바꾸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성역없는 사정을 통한 공직사회정화와 군부내의 사조직정리,군인사개혁,안기부와 경호실책임자의 민간인기용과 정치사찰금지등 권력운용의 문민우위전통확립과 비정상적인 통치구조의 개편은 국가안보 부서를 제자리에 돌려놓은,획기적인 민주체제의 공고화로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대통령이 스스로의 재산을 공개함으로써 시작된 공직자재산등록과 공직자윤리법의 개정,금융실명제의 실시는 지금까지 어떤 정권도 실현하지 못했던 개혁 제도화노력의 결실이다.또한 1천3백여명의 비위공직자정화를 비롯한 부패척결작업은 사회의 도덕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민주·효율의 체제 새로운 문민질서가 정착되면서 우리사회는 이제 과거시대와 같은 정권상대의 극한적저항이 해소되고 각부문의 관심이 각론적정책과제로 쏠리는 선진국 수준의 안정된 분위기로 변모하고 있다.국민역량의 소모를 가져온 학원과 노사의 긴장상황이 평온해지고 반체제세력의 활동이 입지를 잃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 그것이다. 앞으로 개혁의 과제는 지난 1년동안에 나온 「대통령 혼자서하는 개혁」이라는 비판과 지적속에 압축되어 있다.지금까지 실현된 개혁사례는 대부분 대통령이 주체가 되었다. 정치자금 수수중단,재산공개,금융실명제,사정 그리고 법과 제도개혁등 중요한 것은 모두가 대통령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통합선거법등 정치관계법의 개혁은 대통령이 정권적차원의 과거식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정치권에 맡겼으나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대통령의 성화를 볼모로 삼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보려는 구태의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지지부진의 상태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복지불동도 같은 맥락의 현상이라 할만하다.내각과 행정부도 대통령을 따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본격적 개혁은 이러한 한국 병을 스스로 치유하는데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정치권 개혁이 과제 권력의 핵심이 개혁으로 돌아선 이상 대칭되는 입장에 있는 지식인,언론,기업등 사회 각부문과 제세력,나아가 국민 각자의 행태가 함께 바뀌지 않고서는 온전한 개혁이 될 수 없다.저항과 대립의 논리는 개혁이 변함없는한 창조와 협력의 동참으로 이어져야 한다.경쟁력 있는 체제는 생산의 결과를 위한것인만큼 고통분담과 생산의 증대에 나서야 할것이다. 그런점에서 초기의 불가측성을 전술로 하는 전격적 개혁이 예측가능성을 넓히는 법과 제도,정책의 개혁으로 바뀌고 있음을 모두가 좀더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이 요청된다.함께 헌신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물가,노사문제의 해결과 경제회생은 국가 경쟁력의 강화와 더불어 보다 확실히 가시화 될것이다.
  • 문민정부 첫 총리 황인성씨의 회고(인터뷰)

    ◎“YS의 신속한 군장악에 탄복”/독선아닌 경청… 통일관변화 보고 안심/언론의 성급한 「무능내각」 비판에 고통 『문민정부의 한해는 한마디로 변화와 개혁의 연속이었습니다.정직한 사회를 이루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고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봅니다』 김영삼대통령의 문민정부에서 초대 총리로 개혁과 사정,금융실명제 실시,우루과이라운드 협상등의 가파른 길을 걸었던 황인성전총리는 개혁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렵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역사적 과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전총리는 『새 정부가 개혁과 함께 경제적으로도 활성화의 기틀을 확고히 마련,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자칫 자화자찬으로 비칠까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 군출신인 그는 『민간인 대통령이 등장해서도 군부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가 우리나라 정치의 커다란 과제였다』고 상기시키고 『김영삼대통령이 군부의 과거 잘못을 바로잡으면서도 단시간안에 군통수권을 확립,문민정부가 국정전반을 자신있게 이끌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다행스런 일이었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리라고 미리 예상했었는지. 『김대통령의 대선공약 제1항이 깨끗한 정부,깨끗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었다.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를 확실히 믿었다.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개혁의 방법과 시기는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다.법적 근거를 마련하기에 앞서 대통령이 먼저 재산을 공개하고 정치자금을 안 받겠다고 공개선언,정치권의 개혁을 선도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개혁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의식개혁이 온 국민에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정치권의 개혁도 늦어지고 있다.또 각종 안전사고에서 보듯 아직도 우리사회에 대형사고의 위험을 내포한 취약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는 점등을 들고 싶다』 ­가까운 거리에서 김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보아왔는데. 『김대통령은 재임기간동안 도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올려놓겠다는 일념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목표를 향해 비상한 집념을 갖고 전력투구하는 점이 김대통령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보았다.어떤 상황에서도 독창적인 돌파력을 지녀 난관을 극복하는 힘이 대단히 출중하다』 ­김대통령의 장점이 돌파력이라고 하지만 다소 독선적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는데. 『정치분야에서는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편이었다.그러나 행정과 경제등 일반분야에서는 늘 국민여론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광범위하게 청취한다.예를 들면 처음 북한에 대한 인식과 통일에 대한 생각이 매우 「순수」했으나 제때에 「건전한」 판단과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총리 재임기간동안 보람있었던 일을 꼽아본다면. 『김대통령이 금융실명제 실시의 결단을 내린 뒤 이른바 「10월대란설」이 유포되는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지만 내각이 전력을 다해 커다란 부작용 없이 실명제를 정착시킨 것을 꼽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상해임시정부 요인유해 5위를 봉환하면서 전국민이 다시 한번 나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커다란 보람이었다』 ­아쉽거나 가슴 아팠던 일은. 『첫 조각에서 장관 경력자는 나 한명뿐이었다.새 장관들이 업무를 파악하고 정책을 추진하기까지 3∼4개월의 시간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내각 무능론」을 펼 때 고통스러웠다.또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몹시 가슴이 아팠다.특히 서해훼리호 사건은 정부의 잘못도 많아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앞으로 4년동안 경제 발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또 과거 청산뿐만 아니라 새 정부아래서 일어나는 부정부패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야 개혁과 사정이 평가받을 수 있다.통일은 신중하게 접근하되 통일에 대한 대비는 서둘러야 하며 힘도 비축해야 한다.이와 함께 공무원들의 자질을 향상시키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공무원의 자질이 낮으면 지방자치에도 악영향을 줄뿐 아니라 국제경쟁에서도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재임중 사의는 몇번 표명했나. 『선친께서 물러날 때는 폐리(폐리:헌신발)처럼 버리고 떠나라는 말씀을 남겨 주셨다.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를 할 수 밖에 없었을 때와 대형사고(서해훼리호침몰사고인듯)가 일어났을 때 사의를 표명했었다』
  • “정계정화 일보다 앞섰다”/일지/외국언론들의 평가(문민정부 1년)

    ◎정경 빠른발전 아시아서 가장 성공정/NYT지/실명제­재산공개로 비리에 지진 효과/르 피라로 ◇김대통령의 개혁,한국인을 놀라게 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취임한 지 불과 2주일만에 사전 예고없이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매달 30억원에 이르는 민자당운영자금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안기부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금지시켰다.전직장군들을 대사로 임명했던 관행들을 없애버렸다.비밀정치의 장이었던 「안가」를 철거하라는 명령은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지금 김대통령의 개혁작업은 국민 대부분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전진 30년만의 문민대통령인 김영삼대통령은 온건개혁주의자로 알려져 왔으나 취임한지 6주동안 대담한 조치를 취해가고 있다.전례없이 재산공개를 대담하게 실시했고 부패정치인들을 물러나게 했으며 군에 대한 문민정치의 우월성을 재확인시켰다.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이상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경제발전 못지않게 빠른 정치적 진전은 한국을 아시아의 가장 성공적인 나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지난 수십년동안 냉전의 위기속에서 한국을 지지해온 미국인들은 동맹국 한국이 이같은 성공을 이루고 있는데 대해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김영삼의 무혈혁명 지난달 청와대에 80만원이 들어있는 편지가 도착했다.「생활이 어려운 청와대를 돕겠다」고 농민들이 보낸 것이다.「어떤 정치헌금도 받지 않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정중히 돌려 보냈지만 김영삼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온 뒤 이곳의 검소한 생활은 이미 유명해졌다.손님대접은 칼국수나 설렁탕만으로 하고 공무원들에게도 3만원이상의 식사는 자제해 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폐점하는 요정이 속출하고 있으며 호스테스들은 실업상태다. 김영삼정권의 정책은 「무혈혁명」으로 불리고 있다.김대통령은 3당통합으로 여당에 들어갔으나 취임한 뒤 노태우 전정권을 부정하는 형태로 정권을 출범시키고 있다. 일본 정계의 개혁파는 자민당 1당지배에서 벗어나는 정계정화를 부르짖고 있으나김영삼정권은 한발 앞서 사실상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부정척결 대통령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의지를 의심할 여지는 전혀 없다.이미 지진과도 같은 효과를 보이는 금융실명제와 공직자재산공개라는 두가지 엄청난 조치가 이를 증명한다.김대통령은 현재 혁명적인 선거제도를 약속하고 있는데 그것은 돈의 힘으로 표를 사는 것과 사리사욕에 얽매인 꼭두각시들이 정치를 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엄청난 과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반부패청렴운동 가속화 김영삼대통령은 집권후 부패추방과 경제회복,사회기강확립등 세가지를 국가정책의 주요목표로 정하고 지난 한햇동안 대대적인 반부패 청렴운동을 전개했다.그러나 김대통령이 바라는 단계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이에 따라 김대통령은 지난 연말 개각을 단행,정경유착·관리의 부패·경제사회질서의 혼란등 한국병을 근절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의 반부패청렴운동과 경제회복작업은 임기안에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전통적 통치개념을 뒤엎은 김영삼 일본의 호소카와총리는 개혁을 표방했으나 연정의 불안으로 비리추방운동의 강도를 약화시켰다.그러나 김영삼대통령은 전통적 통치개념에 도전해 비리각료 해임,부패 정치인과 군장성의 사법처리,부유정치인과 기업인의 부당소득 봉쇄등을 과감히 실천했다. 김대통령이 계속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측근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징계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의 심각한 정치·경제적 위협을 감안할 때 재계·정계·군부 실력자들과의 관계를 끊는 것은 현명치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김대통령은 그런 전통적인 주장을 뒤집어 놓았다. 정치평론가들이 김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할 때 전통적 통치개념에 대한 도전에 성공한 것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 일본서 본 「YS한국」의 변화/요코노기 마사오

    ◎민주화 후퇴 할수 없는 정치구조 구축/쿠테타·정보정치의 부활 가능성 없애/재산공개·실명제로 구조적 부패척결/개혁과 경제실리 조화가 남은 과제 김영삼대통령의 등장은 한국의 「권위주의체제」가 「민주주의체제」로 바뀌는 하나의 역사적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다.한국의 민주주의체제로의 전환이 군출신 대통령으로부터 야당출신 대통령으로 인계되어 지금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적 전통을 바탕으로 볼때 문민정권의 탄생은 그자체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것 같다.그것은 외부의 관찰자에게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정치적 변화였다. 대통령선거중 김영삼후보의 선거공약은 「깨끗한 정치」와 「강력한 지도력」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김후보는 「정통성있는 문민정권」이 탄생하여야만 그러한 선거공약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그러나 그러한 논리는 오랜 무가정치의 전통을 갖고있는 일본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웠다.일본 역사에서는 무력의 뒷받침이 없는 정권이 장기집권한 예가 없었기때문이다. 그러나 5백년 조선왕조시대의 문관정치의 역사를 갖고 유교문화의 정통성 개념을 물려받은 한국에서는 김후보의 논리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거기에는 지금까지 군출신이 대통령이었다는데 대한 강한 위화감이 존재했던 면도 있다. 김대통령의 등장에는 그러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고 할수 있다.그러나 김대통령이 탁월한 지도력를 발휘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때문만은 아니다.문민정권의 탄생을 「강력한 지도력」으로 전환시킨 것은 취임후 1년간 계속된 깨끗한 정치를 위한 일련의 정치개혁과 사회개혁이 국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김대통령은 국민의 높은 지지와 자신의 정치적 수완을 배경으로 과감한 개혁을 단행 강력한 지도력를 확보했다.그것은 비범한 정치적 능력이라 할수 있다. 한국의 정치구조에서는 국민의 높은 지지가 있을 경우 대통령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수 있다.그런 의미에서 문민대통령은 군출신 대통령보다도 더욱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수 있는지도 모른다. 김대통령은 문민지도자로서의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의식,군출신인 전두환·노태우대통령 양정권과의 차별화에 진력했다.김대통령은 그러한 차별화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사회질서를 회복하려 했다고 할수 있다.대통령취임식 연설에서 ▲부정부패 일소 ▲경제활성화 ▲국가기강확립을 3대 목표로 내세운 것은 그러한 논리에 바탕을 두었다고 할수 있다. 새로운 정권발족후 김대통령이 단행한 일련의 과감한 개혁은 그 심도와 범위,지속성등에서 국민의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것이었다.스스로의 재산공개로부터 시작한 부정부패의 적발은 정치가·고급관료뿐만 아니라 군부·경찰·검찰·법원의 고위간부로까지 파급됐다.또 금융실명제의 전격실시는 경제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바야흐로 「청교도 혁명」과도 같은 개혁분위기가 한국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이러한 개혁은 김대통령의 개인적 지도력에 의해 추진됐다는 커다란 특징이 있다.김대통령은 재임기간중 정치헌금을 일체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개혁의 선봉에 섰다.매스컴에 「문민독재」라든가 「인치주의」라는 표현이 나타날 정도였다. 그러나 「민주화의 완성」이라는 역사적 사명의 관점에서 볼때 일련의 개혁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군과 정보기관의 정치개입 시스템에 외과수술을 가해 쿠데타와 정보정치가 부활할 가능성을 없앤 구조적 개혁이다.한국의 민주화가 후퇴할수 없는 정치구조를 정착시켰다고 할수 있다.그것은 군출신 대통령으로서는 불가능한 개혁이다. 재산공개와 금융실명제를 통해 한국사회의 구조적 부패에 정면도전한 것도 중요한 개혁이다.김대통령이 주창하는 「신한국의 창조」는 의식과 제도의 양면에서 한국사회의 도덕성을 회복,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제·사회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그것은 일상생활을 통해 장기적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지만 김대통령의 개혁은 그 돌파구를 열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그러나 금융실명제의 실시를 계기로 국민의 관심은 경제로 옮겨지기 시작했다.그때부터 「개혁」보다 「실적」,「도덕성」보다 「실리성」을 요구하는 소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당시의 여론조사를 보면 금융실명제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APEC정상회담과 쌀시장 부분개방은 또 국제문제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개혁논의」로부터 「정책논쟁」으로의 방향전환을 촉진시켰다.사실 APEC회담은 그때까지 내정에 전념해온 김대통령의 국제외교무대에의 데뷔를 의미하며 쌀시장 부분개방은 자유무역의 이익을 누리는 한국으로서는 피할수 없는 국제적 채무이다. 한국정부는 물론 그러한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김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회연설에서 『우리는 민족의 독립과 국가의 민주화를 향해 달려온 도덕적 힘이 있고 전쟁의 폐허로부터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경제적 저력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두가지의 힘을 합해 신한국을 창조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했다.두가지 힘중 하나인 「한강의 기적」은 군사정권에 의해 달성된 것이다. 김대통령은 또 APEC정상회담후의 국회연설에서 『과거를 청산하는 개혁과 함께 미래를 향한 개혁,국제화를 위한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일본총리와의 경주회담을 통한 한·일관계의 개선과 다음달로 예정된 김대통령의 일본·중국 방문은 「미래지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김대통령은 물론 앞으로 남은 4년의 임기중에도 개혁의 깃발을 내리지 않을 것이다.국민도 그것을 계속 지지할 것이다.그러나 앞으로 김대통령의 진가는 경제운영과 국제문제의 처리를 통해 시험받을 것으로 보인다.한국의 경제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북한의 핵개발을 어떻게 저지,남북한의 공존을 정착시킬 것인가등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김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강력히 추진해온 과감한 개혁조치가 각광을 받는 시기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개혁과 실리를 조화시키는 긴 안목의 노력이 앞으로 필요하다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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