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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교실 스마트폰 통제/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교실 스마트폰 통제/황수정 논설위원

    지난 3월 학부모총회. 새 담임 선생님은 학부모들을 처음 대면한 교실에서 큼지막한 가방을 교탁 위에 꺼냈다. 스마트폰 40개쯤 한꺼번에 꽂을 수 있는 보관 가방이었다. 학생들 이름과 번호가 적힌 가방 속을 열어 보이고는 “학교 예산을 더 들여 각별히 주문한 최신형”이라는 자랑을 덧붙였다. 그 자리에서 반색하지 않은 엄마는 한 사람도 없었다. 자물쇠까지 야무지게 달린 가방에 한결같이 흐뭇해진 표정들. 다들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만져 봤던 장면이 새삼 생각난다.일본 아이치현의 작은 도시 가리야시(市). 지역 초·중등 학교들이 밤 9시 이후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3년 전 일이다. 학교들은 학부모 회의를 열어 밤 9시가 넘으면 자녀의 휴대전화를 학부모가 보관하도록 결의했다. 학교, 학부모와 교육 관청이 삼박자를 맞춘 강력한 실험이 지금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변함없이 유효한 가치. 지역사회가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을 한마음으로 걱정했고, ‘뭐라도’ 현실적 대책을 강구했다는 사실이다. 서울시교육청도 고민했다. 그런데 방향은 딴판이다. 학생인권종합계획에 초·중·고교생 스마트폰 학내 압수를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었다. 개인 소지품을 교사가 검사하고 압수하는 것은 학생 인권 침해라는 논리다. 많은 학부모가 할 말을 잃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누구 발상인지 정책실명제를 하라”는 성토가 들린다. 만 16세부터는 교육감 선거에 참여할 투표권을 주겠다는 내용도 새 인권계획안에 들어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향한 공격이 거세다. “스마트폰 압수 금지는 학생 표심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들이다. 배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쓴 조 교육감은 억울할 게 없다. 여성가족부가 조사했더니 청소년 14%가 인터넷·스마트폰 위험중독군이다.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이런 수치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조회 시간마다 스마트폰을 걷는 일이 담임교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공기계’를 제출하고는 수업시간에 몰래 인터넷을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고 학교는 하소연한다.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이라도 스마트폰과의 거리 두기는 학부모 대부분의 절실한 바람이다. 자사고를 없애려는 취지는 일반고 살리기다. 엄마들이 기를 쓰고 아이를 특목고에 보내려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탄탄한 면학 분위기가 최고의 덕목이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서울시교육청이 죽을 꾀를 내고 있을 리 없다. ‘학생’ 인권과 ‘자연인’ 인권은 엄연히 다르다.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100개의 눈을 가진 거인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100개의 눈을 가진 거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면 100개의 눈을 가진 거인이 나온다. ‘아르고스’라는 이름의 이 거인은 여러 개의 눈 중에 몇 개는 감은 채로 자고 나머지는 뜨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만약 사람에게 눈이 2개가 아니라 여러 개가 있다면 어떨까. 병이 나거나 다쳐도 실명의 위험을 피할 수 있겠지만 여러 눈에서 오는 시각 정보를 모두 처리해야 해 뇌가 과부하에 빠질 것이다. 두 눈이 다른 지점을 바라보는 ‘사시’를 전공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생각만 해도 복잡할 따름이다.인간을 포함해 대부분의 동물들은 눈이 2개뿐이다. 그래서 한꺼번에 두 눈의 시력을 잃는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기 싫을 것이다. 그런데 두 눈의 시력을 서서히 앗아가는 병이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이 그것이다. 4000명에 1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유전성 질환으로, 젊은 시기에는 시력이 정상이지만 세월에 따라 점차 야맹증과 주변 시야 장애 증상을 보이며 말기에는 중심 망막까지 손상돼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개그맨 이동우씨가 이 질환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최근 망막색소변성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 국내 1만명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소식이 있었다. 100개 눈을 가진 거인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인공망막 ‘아르고스2’가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망막색소변성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개발한 아르고스2는 인식한 영상정보를 특수 전기 신호로 바꿔 망막신경세포를 자극하고 이를 뇌에서 인식하게 하는 최신 의공학 기술의 복합체다. 그러나 인공망막이 심봉사 눈뜨듯 제2의 정상시력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환자는 카메라가 부착된 안경과 허리에 부착하는 컴퓨터 프로세서를 착용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환자가 실제 보는 것은 사진찍은 듯 보이는 그대로의 영상이 아니라 60개 점멸하는 빛점들의 패턴이다. 2007년 초기 인공망막이 16개 전극으로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띈 발전이지만 정상적인 시력을 구현하기에는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인공망막 시술 뒤에는 60개의 점으로 받아들여지는 새로운 시각 정보 패턴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비교적 젊고 인지기능이 좋으며 현재 시력이 광각(빛을 감지할 수 있는 수준) 정도인 사람이 시술 대상이 된다. 국내 환자들 중 500명 정도만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좁은 적응증에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일부 환자들에게는 독립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기술은 계속 발전해 고화질의 인공망막이 개발될 것이다. ‘아르고스2’ 외에도 독일의 ‘레티나 임플란트’, 호주의 ‘바이오닉 비전’, 이스라엘의 ‘나노 레티나’ 등도 이와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레티나 임플란트는 1500개 전극이 있어 더 높은 화질을 구현하는 전자칩 ‘알파 아이엠에스’의 임상시험 성공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인공망막 이식은 아시아 최초이기는 하지만 이제 첫 시술을 했을 뿐이다. 그러나 기술이 누적돼 발전하는 속도는 기하급수적일 것이다. 기술은 스스로 움직이는 생물처럼 수혜자를 찾아내고 늘려간다. 10~20년 뒤에는 고화질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인공눈이 개발돼 더 많은 시각장애자에게 빛을 되찾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연구팀과 기업도 그 기술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희망의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전국 공대 교수 417명 “탈원전 졸속 추진 중단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에너지 전공 교수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부산대 기계공학부 등 전국 60개 대학 교수 417명은 5일 “탈원전 정책의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에너지 공론화에 나서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에너지 관련 공대 중심 교수들로 구성된 ‘책임성 있는 에너지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년, 2년마다 각각 수정되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숙의하지 않고 대통령 선언 하나로 탈원전 계획을 기정사실로 하는 것은 제왕적 조치”라며 “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합리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치라”는 내용의 2차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일 23개 대학 교수 230명이 참여한 1차 성명서 때보다 참여 인원이 훨씬 많다.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참여 교수들의 이름과 학교를 모두 실명 공개했다. 서울대(82명), 부산대(58명), 카이스트(43명) 등이 참여했고, 미국 퍼듀대, 미시간대 등 외국 대학 4곳의 교수도 동참했다. 교수단을 대표해 성명서를 낭독한 성풍현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특히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공론화라는 정부의 결정에 통탄을 금치 못한다”며 “비전문가이면서 향후 책임도 질 수 없는 소수의 배심원단에 3개월 뒤 신고리 5·6호기 운명을 맡길 게 아니라 탈원전 정책의 당위성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숙의되지 않은 탈원전 정책 추진은 향후 민생 부담 증가, 전력수급 불안정, 산업경쟁력 약화, 에너지 국부 유출, 에너지 안보 위기 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편견과 부정확한 에너지 정보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부 보좌진 의견뿐 아니라 국회 등 국가의사결정체계를 가동해 충분한 기간 동안 전문가 참여와 합리적인 방식의 공론화를 거쳐 장기 전력 정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영어시험 국어로 본 학생vs답안지 SNS 올린 교사…누가 잘못?

    영어시험 국어로 본 학생vs답안지 SNS 올린 교사…누가 잘못?

    황당한 답을 적어낸 학생의 시험지를 공개한 교사가 파면 위기에 놓였다. 언론에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교사는 아르헨티나 반필드의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사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장의 시험지 사진을 올렸다. 학생의 실명이 공개된 시험지엔 "지난주 무엇을 했는지 쓰라"는 질문이 보인다. 영어시험인 만큼 질문은 영어로 되어 있다. 당연히 답도 영어로 하라는 뜻. 번호까지 매겨가며 학생은 착실하게 답을 써내려 갔다. "어제는 외식을 했음"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음" 등등 답변은 훌륭했지만 문제는 언어였다. 학생은 답을 스페인어로 썼다. 한국학생이 영어시험을 보면서 한국어로 답을 쓴 셈이다. 교사는 상당히 황당했나 보다. 교사는 "(학생들이) 계속 나를 놀라게 한다"면서 문제의 시험지를 찍어 사진을 공개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커졌다. 순식간에 댓글이 무더기로 달리면서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진 것. 학생을 비웃는 사람도 있었지만 교사가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학생의 엄마가 끼어들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엄마는 "아이의 친구들이 사진을 캡처해 보내고 있다. 놀림감이 된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고 교사를 원망했다. 급기야 학교도 사건을 알게 됐다. 학교는 교사가 시험지를 공개한 건 부적절했다면서 교사에게 정직 징계처분을 내렸다. 관계자는 "일단 정직처분을 내렸지만 파면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면서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어 처분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박근혜 첫 재판] 朴, 플라스틱 핀으로 ‘셀프 올림머리’… 직업 묻자 “무직입니다”

    [박근혜 첫 재판] 朴, 플라스틱 핀으로 ‘셀프 올림머리’… 직업 묻자 “무직입니다”

    “박근혜 피고인, 직업이 무엇입니까.” “무직입니다.”●옛 주소 “강남구 삼성동”으로 답변 23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박근혜(65·구속 기소) 전 대통령의 첫 정식재판은 판사의 인정신문으로 시작됐다. 주소지를 묻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은 얼마 전 이사한 서초구 내곡동이 아닌 “강남구 삼성동”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형사재판을 받게 된 것에 회한을 느낀 듯 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엔 내내 힘이 없었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시종일관 정면을 응시하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오른쪽에 앉은 유영하 변호사와 간간이 대화를 나눌 때에만 미세하게 몸을 기울였다. 자신의 입장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도 “변호인 입장과 같습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짧은 답변만을 내놓았다. 반면 박 전 대통령과 이경재 변호사를 사이에 두고 앉은 최순실(61·구속 기소)씨는 인정신문 도중 울먹이는가 하면, “재판정에 박 전 대통령을 나오시게 한 제가 죄인”이라고 말하는 등 감정을 드러내 대조를 이뤘다. 최씨는 또 수사 검사의 실명을 거론해 가며 “뇌물죄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한 행위다. 검사에게 받은 압박은 재판에서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건강 이상설과 달리 재판 무리 없는 듯 박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신분이라 수의 대신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섰다. 이날로 53일째가 된 수감 생활의 어려움을 말해 주듯 얼굴은 부쩍 수척해져 있었다. 다만 구치소 수감 후 제기된 건강 이상설과는 달리 재판을 받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왼쪽 가슴에는 수인번호 ‘503’이 쓰인 동그란 배지가 달려 구속된 피고인 신분임을 알렸다. 배지의 수인번호 위에 붉은 글씨로 적힌 ‘나대블츠’라는 낱말이 이목을 끌었다. 구치소 측은 수용 중이나 이동할 때 공범들과 격리를 쉽게 하기 위한 ‘공범 부호’라고 밝혔다. 서울구치소 내 박 전 대통령 공범들은 모두 ‘나대블츠’라는 표시를 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플라스틱 집게핀을 이용해 머리를 고정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31일 구속영장 발부 직후에는 올림머리를 풀었으나 이날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직접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보인다. 구치소에서 금속으로 된 실핀은 사용할 수 없지만, 플라스틱 핀이나 머리끈은 반입할 수 있다. 전직 대통령의 재판인 만큼 법정 내 분위기도 평소와는 달랐다. 특히 이날 재판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등장하자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뿐 아니라 최씨 측 변호인단도 일제히 일어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 백창훈 변호사와 맞은편에 앉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들은 제자리에 앉아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지켜봤다. 국정농단 사태 후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을 마주한 최씨도 법정에 들어서면서 가볍게 목례를 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최씨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10분 휴정 시간에도 최씨가 피고인 통로로 빠져나간 뒤 박 전 대통령이 이동해 두 사람이 접촉하는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피고인 측 관계자로 방청석에 앉은 김규현 전 외교안보수석, 배성례 전 홍보수석, 허원제 전 정무수석 등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휴정 때 피고인 출입구 쪽으로 다가갔으나 따로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재판에 참석한 이들이 박 전 대통령을 가리키는 표현도 모두 제각각이었다.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는 ‘박근혜 피고인’으로 줄곧 부른 반면, 검사들은 ‘박근혜 피고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번갈아 사용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 변호사의 경우 ‘피고인 대통령 박근혜’와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오후 1시쯤 첫 재판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1시 14분 호송차를 타고 다시 구치소로 향했다. 오전에 구치소를 떠나 법원에 올 때처럼 교도관을 제외하고는 박 전 대통령만 차에 탑승했고, 별도의 교통신호 통제도 없었다. 한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100여명은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여 태극기를 들고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외쳤다. 전날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집회에서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정광용 박사모 회장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 중간 연단에 오른 정 회장은 “최선을 다해 영장심사에 대응하겠지만 제가 구속이 되더라도 박 전 대통령 있는 옆으로 가는 것이니 위로가 된다”며 “차라리 내가 들어가는 대신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생 박근령 방청권 없어 발 돌려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63)씨도 이날 법원을 찾았다가 방청권이 없어 발길을 돌렸다.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의 민낯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보장돼 있는데 엮여서 여기까지 오신 것을 보면 당사자의 마음을 내가 다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53일 만에 모습 드러낸 박 전 대통령...직업 묻자 “무직입니다”

    “박근혜 피고인, 직업이 무엇입니까.” “무직입니다.” 23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박근혜(65·구속 기소) 전 대통령의 첫 정식재판은 판사의 인정신문으로 시작됐다. 주소지를 묻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은 얼마 전 이사한 서초구 내곡동이 아닌 “강남구 삼성동”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형사재판을 받게 된 것에 회한을 느낀 듯 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엔 내내 힘이 없었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시종일관 정면을 응시하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오른쪽에 앉은 유영하 변호사와 간간이 대화를 나눌 때에만 미세하게 몸을 기울였다. 자신의 입장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도 “변호인 입장과 같습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짧은 답변만을 내놓았다. 반면 박 전 대통령과 이경재 변호사를 사이에 두고 앉은 최순실(61·구속 기소)씨는 인정신문 도중 울먹이는가 하면, “재판정에 박 전 대통령을 나오시게 한 제가 죄인”이라고 말하는 등 감정을 드러내 대조를 이뤘다. 최씨는 또 수사 검사의 실명을 거론해 가며 “뇌물죄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한 행위다. 검사에게 받은 압박은 재판에서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신분이라 수의 대신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섰다. 이날로 53일째가 된 수감 생활의 어려움을 말해 주듯 얼굴은 부쩍 수척해져 있었다. 다만 구치소 수감 후 제기된 건강 이상설과는 달리 재판을 받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왼쪽 가슴에는 수인번호 ‘503’이 쓰인 동그란 배지가 달려 구속된 피고인 신분임을 알렸다. 배지에는 수인번호 위에 붉은 글씨로 적힌 ‘나대블츠’라는 낱말이 이목을 끌었다. 구치소 측은 수용 중이나 이동할 때 공범들과 격리를 쉽게 하기 위한 ‘공범 부호’라고 밝혔다. 서울구치소 내 박 전 대통령 공범들은 모두 ‘나대블츠’라는 표시를 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플라스틱 집게핀을 이용해 머리를 고정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31일 구속영장 발부 직후에는 올림머리를 풀었으나 이날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직접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보인다. 구치소에서는 금속으로 된 실핀을 사용할 수 없고, 플라스틱 핀이나 머리끈을 반입할 수 있다. 전직 대통령의 재판인 만큼 법정 내 분위기도 평소와는 달랐다. 특히 이날 재판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등장하자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뿐 아니라 최씨 측 변호인단도 일제히 일어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 백창훈 변호사와 맞은편에 앉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들은 제자리에 앉아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지켜봤다. 국정농단 사태 후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을 마주한 최씨도 법정에 들어서면서 가볍게 목례를 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최씨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10분 휴정 시간에도 최씨가 피고인 통로로 빠져나간 뒤 박 전 대통령이 이동해 두 사람이 접촉하는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피고인 측 관계자로 방청석에 앉은 김규현 전 외교안보수석, 배성례 전 홍보수석, 허원제 전 정무수석 등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휴정 때 피고인 출입구 쪽으로 다가갔으나 따로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재판에 참석한 이들이 박 전 대통령을 가리키는 표현도 모두 제각각이었다.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는 ‘박근혜 피고인’으로 줄곧 부른 반면, 검사들은 ‘박근혜 피고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번갈아 사용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 변호사의 경우 ‘피고인 대통령 박근혜’와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오후 1시쯤 첫 재판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1시 14분 호송차를 타고 다시 구치소로 향했다. 오전에 구치소를 떠나 법원에 올 때처럼 교도관을 제외하고는 박 전 대통령만 차에 탑승했고, 별도의 교통신호 통제도 없었다. 한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100여명은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여 태극기를 들고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외쳤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전날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집회에서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 중간 연단에 오른 정 회장은 “최선을 다해 영장심사에 대응하겠지만 제가 구속이 되더라도 박 전 대통령 있는 옆으로 가는 것이니 위로가 된다”며 “차라리 내가 들어가는 대신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63)씨도 이날 법원을 찾았다가 방청권이 없어 발길을 돌렸다.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의 민낯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보장돼 있는데 엮여서 여기까지 오신 것을 보면 당사자의 마음을 내가 다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커버스토리] ‘열어주세요’ 文… 門… 聞

    [커버스토리] ‘열어주세요’ 文… 門… 聞

    ‘공무원의 도시’ 세종시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문 대통령은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호남을 제외하면 세종시에서 가장 높은 51.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공무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정부세종청사 주변 6개 동에서 57.6%를 얻어 상대 후보를 압도했다. 문 대통령에게 거는 공직사회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조직 개편과 대규모 인사 등 정권 교체에 따른 긴장감도 적지 않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100여명의 공무원을 직접 인터뷰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직사회의 기대와 우려를 들어 봤다. 특히 공무원들의 관심이 많았던 문 대통령 공약에 대한 의견을 ‘단톡방’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난 10일 서울의 한 대학 출신 공무원 동문 10명이 오랜만에 단톡방(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모였다. 먼저 중앙부처 A국장이 “대선 치르느라 모두들 고생이 많았다”는 덕담을 올리며 대화가 시작됐다. A국장이 행정자치부에 근무하는 후배 B과장에게 “조만간 세종에서 만나겠네…”라고 말을 건네자 “그러게요.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진 계획이 서면 바로 강제퇴거 신세죠. ㅠㅠ. 그런데 세종시에 집 구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란 답이 나왔다.# 제대로 소통하려면 대통령도 국회도 세종으로 그러자 A국장은 “세종시 아파트 공무원 특별분양을 8번 신청했다가 8번 모두 떨어진 사람도 있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부처 C사무관은 “저는 지난해 10대1의 특별분양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는데 부동산에서 프리미엄을 9000만원 줄 테니 팔라는 전화가 온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부 부처들이 모두 세종시에 있는데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에 있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있나 결국 마찬가지 아니에요? 제대로 소통하려면 이번 기회에 대통령과 국회도 세종시로 와야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D주무관은 “정부서울청사에 핵 공격도 막는 지하벙커를 파고, 방탄유리로 교체하면 거의 새로 짓는 수준의 비용이 들 수 있는 만큼 청와대 집무실 이전 공약만큼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A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남대(대통령별장)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개방한 것처럼 불통과 권위의 상징처럼 돼 버린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대화 방향을 틀었다. 이어 A국장은 “청남대를 국민에게 반환하기 전날 노 전 대통령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청남대에서 자고 나서 ‘이렇게 청남대가 좋은 줄 미리 알았더라면 내놓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공약 이야기가 나오면서 대화는 ‘매년 공무원 복지포인트 30%(지난해 기준 약 3900억원)를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이어졌다. 중앙부처 E사무관은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나온 거라 이해는 하지만 이렇게 일률적으로 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닌가 싶다. 서울은 잘 모르겠지만 세종시에는 온누리 상품권을 쓸 수 있는 전통시장이 아예 없다”고 꼬집었다. 공약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만 이어지자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A국장이 전북도청에 근무하는 H주무관에게 “‘칼퇴근법’이 제정되면 아이 키우기 좋겠네”라고 묻자 H주무관은 “저는 이 공약이 가장 좋다.ㅎㅎ”며 반색했다. H주무관은 “공무원 업무의 특성이 다양하고 부서마다 야근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선언적 규정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완벽하게 자리 잡으면 여러 가지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청에 근무하는 I주무관은 “칼퇴근법이 제정되면 습관적인 야근이나 상사 눈치보기식 야근이 사라져 생활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꼭 필요한 업무 처리로 인한 야근이 있으므로 시간외근무수당 현실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기대했다. 인사와 조직 개편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중앙부처 J서기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어지는데 부처를 크게 흔드는 것보다 있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더 낫다”면서 “전 정권의 비정상적이고 비민주적인 국정 운영의 폐해를 확인했으니 이제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이어 “대통령이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산책하는 모습에서 기대가 샘솟는다”고 말했다. C사무관은 “인사 시스템 투명화는 공약이 나온 이유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미 다 명문화된 것으로 실천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 “대통령이 직접 신임 인사 소개… 믿음이 간다” E사무관은 “장·차관 자리는 대선 승리 전리품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깜’도 안 되는 인물들이 요직에 등용돼 탈법적 명령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리곤 해 공직 기강이 많이 흐트러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사회에 이른바 ‘민간 경영 마인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이 노무현 정부 때부터라고 기억하는데 취지는 좋았지만 역할이 전혀 다른 정부와 민간을 무리하게 등치시켜 공무원을 ‘개혁과 혁신의 대상’으로 본 건 잘못이었다”면서 “혁신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공직사회를 바꾸려던 노 대통령의 의지도 십분 공감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조차도 공무원 혁신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H주무관은 “인사가 만사다. 인사추천 실명제와 인사검증 시스템을 강화해 인사는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직접 신임 인사를 소개하고 인사 배경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니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카톡 대화가 끊이지 않자 A국장은 “이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해 모두 업무보고로 바쁠 텐데 조직 개편이 마무리되면 세종에서 한번 만납시다. 새 정부에서도 늘 건승하길…”이라며 대화방을 마무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재인 아들 문준용 파슨스 동기 “국민의당 인터뷰 가짜 분명”

    문재인 아들 문준용 파슨스 동기 “국민의당 인터뷰 가짜 분명”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아들 문준용 씨의 파슨스 스쿨 동료 증언이라고 공개한 인터뷰가 가짜라는 주장이 나왔다. 문씨의 파슨스스쿨 석사 동기인 문상호 씨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에 이메일을 보내 국민의당이 밝힌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인터뷰에 등장하는 ‘가까운 동료’는 남성이며 준용 씨와 파슨스에서 2년 정도 유학을 같이 했고 현재 한국에 거주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런 인물은 자신밖에 없다며 국민의당의 인터뷰가 ‘가짜’라고 증언했다. 그는 “자신이 국민의당과 인터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국민의당이 공개한 ‘가까운 동료’ 인터뷰는 가짜가 분명한 것 같다. 설령 음성변조 된 ‘가까운 동료’가 여성이라고 해도 여성 동기 3명은 모두 미국에 거주 중이어서 인터뷰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준용 씨의 대학 동문들 주장처럼 이건 검증을 넘어선 인격살인이자 마녀사냥, 중대 범죄행위다. 이번 정치공작에 관여한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은 5일 문준용씨의 대학원 동료라고 주장하는 사람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2006년 12월 한국고용정보원 채용과 관련해 문준용씨가 ‘아빠(문 후보)가 얘기를 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는 말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문준용 씨의 파슨스 스쿨 동기 문상호 씨가 민주당에 보내온 이메일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문준용씨의 파슨스 디자인 & 테크놀로지 석사과정 동기인 문상호라고 합니다. 준용씨의 파슨스 동기가 국민의당에 준용씨에 대한 증언을 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것은 가짜라는 의심이 들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국민의당이 증언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일치하는 인물은 한명밖에 없습니다. 그게 저입니다. 그런데 저는 인터뷰를 한 사실이 없습니다. 국민의 당에서 밝힌 것은 파슨스에서 2008년 9월부터 2년동안 함께했으며,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방송에 나온 목소리는 남성입니다. 저희 학과에 2008년에 입학한 한국인은 총 6명입니다. 이 중 남자는 저와 준용씨, 그리고 A씨입니다. 그런데 A씨는 도중에 휴학하여 저희와 2년간 함께하지 않았으며 현재 미국 거주 중입니다. 나머지 여학우 세명은 모두 미국에 거주 중입니다. 저는 준용씨와 같은 부산 출신에다 한 살 많은 형이고, 모션그래픽스(영상)에 대하여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알기로는 동기 중에서는 제가 준용씨와 가장 친하게 지냈습니다. 둘 다 경상도 억양이 섞인 영어를 쓰며 뉴욕에서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나네요. 준용씨는 자기 부모 얘기를 자랑삼아 떠벌리고 다니는 성격이 아닙니다. 가장 친한 저에게도 얘기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알고는 있었습니다. 저희 아버지 친구분이 문재인 후보를 알아서 파슨스에 아들이 다닌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거든요. 그런데 저도 그때는 다만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일을 하신 분이라는 정도로만 인식했을 뿐 그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그 당시 그 나이 또래의 인식이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대부분 정치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고 화제에 올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만약 준용씨가 정치인 아버지 자랑을 한다면 다들 우습게 여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준용씨가 자기가 아버지 백으로 회사에 들어갔다는 둥 떠벌리고 다녔다뇨? 그렇게하면 사람들이 자기를 혐오한다는 것을 준용씨가 몰랐을까요? 그 정도로 막되먹은 사람들이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요? 돈을 물 쓰듯이 쓰고 다녔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준용씨는 집값이 비싼 맨하탄에 살지 않고 바로 옆의 뉴저지에 룸메이트와 함께 집값을 나누어 살았습니다. 오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송용섭 씨를 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유학생 중에는 맨하탄 중심에 단독으로 랜트를 하여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준용씨는 검소한 편인 것입니다. 준용씨가 볼보를 타고 다녔다는 얘기도 있던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뉴욕은 주차비도 비싸서 정말 부자들도 차를 소유하기 힘든 곳이기 때문에 준용씨가 차를 소유했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대신 가끔 랜트를 했는데 이 중 가장 싼 이코노미 차종 중에도 볼보가 있고 푸조가 있습니다. 외국이니까 외제차를 탄 것이지 비싼 차가 아닙니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면 국민의 당 파슨스 동기는 가짜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국민의 당에서는 ‘동료’라는 모호한 표현을 썼습니다. 그런데 파슨스에서 함께한 동료라면 동기 밖에 더 있겠습니까? 휴학한 A씨 또는 1년 선후배 중에서도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은 없습니다. 준용씨에게 그런 아버지 얘기를 들을만큼 친한 사람도 없구요. 한국 대학 학부와는 다르게 파슨스 석사과정은 선후배 관계가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잘 마주치지도 않습니다. 만약 친한 사람이 더 있다면 저도 당연히 알았을 텐데 전혀 없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준용씨 관련 글을 올리는 친구들의 사생활이 털리고 있고 이제는 친구들 마저 공격 하고 조롱하는 분들도 있네요. 저는 제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제 실명만 밝히겠습니다. 진짜 동기 맞냐고 물으시는 분도 있을 텐데, 맞습니다. 무작정 공격하지 마시고, 부디 믿어주시고, 저희의 인권도 신경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슈퍼맨 포효를 하던 그가” 미국 봅슬레이 영웅 홀컴, 숙소에서 주검으로

    “슈퍼맨 포효를 하던 그가” 미국 봅슬레이 영웅 홀컴, 숙소에서 주검으로

    2010년 벤쿠버동계올림픽에서 미국에 62년 만에 금메달을 선사한 ‘봅슬레이 영웅’ 스티븐 홀컴(37)이 대표팀 숙소에서 주검으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올림픽위원회와 미국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홈페이지를 통해 홀컴이 6일 아침(현지시간)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의 올림픽트레이닝센터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 등에 대해선 즉각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7일 부검이 잠정적으로 잡혔으며 장례 일정 역시 잡혀진 게 없다고 ESPN은 전했다. 홀컴은 벤쿠버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4인승에서 1948년 생모리츠 대회 이후 62년 만에 미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스키 선수였던 홀컴은 1998년 푸시맨으로 봅슬레이에 입문, 2002년부터 파일럿으로 미국 대표팀을 이끌어 왔다. 특히 2007년 퇴행성 시력 장애로 위기를 맞아 수면제로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실의에 빠졌지만, 콘택트렌즈를 눈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시력을 되찾아 올림픽 금메달까지 딴 인간 승리로 주목받았다. 이 과정을 자서전 “이제야 볼 수 있다-실명부터 올림픽 금메달‘에 담아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봅슬레이 2인승과 4인승에서 모두 동메달을 땄는데 2인승 동메달 역시 미국에 62년 만에 안겨준 메달이었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바라보며 지난 3월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테스트이벤트에 참가하기도 해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미국올림픽위원회 스콧 블랙먼 위원장은 “모든 올림픽 가족들이 홀컴의 비보를 듣고 충격을 받고 슬픔에 빠졌다”면서 “그는 훌륭한 선수이자 그보다 더 훌륭한 인간이었다. 그의 인내심과 성취는 우리 모두에게 감명을 줬다”고 애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불법 다운로드 천국’ 中, 저작권 보호 강화한다

    ‘불법 다운로드 천국’ 中, 저작권 보호 강화한다

    중국 온라인 상에서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 규모의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와 음원 사이트, 영상물 공유 사이트 등에서는 저작권물에 대한 유료화 정책을 시작했다. 이는 지금껏 온라인 상에서 무료로 각종 서적(PDF), 음원, 영화 등을 다운로드하거나 임의로 공유할 수 있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서는 원하는 각종 서적, 논문 등의 제목과 주제를 검색하면 PDF파일 형식으로 공유된 저작물을 쉽게 다운로드 할 수 있었다. 새로 발매된 음원과 영화 등 다양한 형태의 저작물 역시 QQ뮤직(QQ音乐), 시아뮤직(虾米音乐), 투도우(土豆) 등 온라인 사이트에서 쉽게 공유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중국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인터넷저작권발전에 대한 의견’을 발표, 인터넷상에서의 각종 저작물에 대한 보호 및 제재 조치와 관련한 법안을 3회에 걸쳐 수정, 공고하면서 중국 내 저작권 불법 공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양상이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저작권 침해가 발생한 경우, 저작권자는 침해에 대한 정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담당 공안국과 법원은 저작권 침해 정지 명령 및 위법 소득을 몰수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위법하게 벌어들인 소득이 있는 경우에 대해서는 1~5배 이상의 과태료 또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형사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무거운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최근 중국의 포털사이트, 음원, 영상물 공유 사이트에서는 저작물 이용자에 대한 실명 인증 및 저작물 이용 시 적절한 요금을 지불하도록 하는 유료 이용 정책을 적극 도입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중국 온라인 상에서 판매되는 출판물, 음원, 동영상 공유 사이트의 규모는 각각 100억 위안(약 1조 7000억 원), 150억 위안(약 2조 5000억 원), 520억 위안(약 8조 5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0년 기준 100배 이상 성장한 수치로, 향후 중국의 인터넷 저작권 산업이 고속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현지 유력 언론은 전망했다. 한편, 중국의 인터넷상에서의 판매, 재생산되고 있는 저작물 산업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30억 5000만 위안(약 5000억 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2015년 대비 30%이상 성장한 수치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희망 나눔, 행복 두 배] 한국서부발전, 태안 아동센터 환경 개선… 밤길도 밝아졌네

    [희망 나눔, 행복 두 배] 한국서부발전, 태안 아동센터 환경 개선… 밤길도 밝아졌네

    2015년 충남 태안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서부발전이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있다.올해에는 지역아동센터 차량과 도서관 환경 개선사업을 지원하는 ‘드림북 희망나눔’ 사업을 진행한다. 태안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등을 지도하고 진로 탐색을 돕는 ‘해피 사이언스 클래스’도 실시한다. 저소득층 가운데 실명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하는 ‘밝은눈 행복더함’ 사업도 벌인다. 등·하교 지역과 독거노인 농가주택, 범죄 발생 지역에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과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햇살나눔 안심가로등’ 사업도 추진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태안화력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해 치어 양식장과 시설 원예단지도 조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태안군 및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형 스마트팜 실증 테스트베드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내년까지 1㏊ 규모의 유리온실과 스마트팜 시설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앞서 2015년부터 ‘꿈너머꿈 진로 멘토링 사업’을 계속해 왔다. 꿈너머꿈 진로 멘토링은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무 기술을 전수하고 산업 현장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이스터고 학생들과 서부발전의 기술 전문가들이 지속적인 멘토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태안군을 대표하는 자연 생태탐방로인 ‘솔향기길’을 알리는 데도 적극 나선다. 솔향기길은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이곳을 찾은 자원봉사자 123만명이 봉사활동을 위해 보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길이다. 서부발전은 솔향기길에 안전로프와 난간, 해설판, 망원경, 포토존, 화장실 등을 제공하고 있다.
  • [데스크 시각] 사회로부터 실명(失明)을 강요받는 노인들/유영규 금융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사회로부터 실명(失明)을 강요받는 노인들/유영규 금융부 차장

    “이제 눈 주사 그만 맞을 거야. 돈도 돈이지만 살면 내가 얼마나 더 살겠어?.” 이달 초 서울의 한 대형 안과전문 병원 복도. 치료를 포기하겠다는 70대 할아버지와 이를 말리는 자녀의 실랑이가 한창이다. 노인은 결심을 굳힌 듯했다. 결국 병원 문을 박차고 나선다. 이를 지켜보는 이들은 말이 없다. 왜 노인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 왜 자녀들에게 화를 내는 건지 이해하는 듯한 표정이다. 망막 병동에서 어렵잖게 목격할 수 있는 일상인 탓이다. 병원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저렇게 병원에서 사라지는 노인들은 결국 실명에 이르는 일이 많다”고 귀띔했다. 노인의 병명은 ‘황반변성’이다. 망막 중심부 대부분 시각세포가 모여 있는 황반이라고 하는 신경조직이 변해 생기는 질환이다. 당뇨병성 망막증, 녹내장과 함께 후천적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질환으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에 속한다. 지난해 이 병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4만 5000여명. 이 중 83%가 60대 이상 노년층이었다. 최근 4년간 환자 수는 50%나 증가했다. 통상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는데 습성인 경우 심하면 수개월에서 2년 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다행히도 요즘은 눈 속에 넣는 주사제 등이 개발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더이상 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환자들에겐 필수적인 주사제지만 총 14회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한쪽 눈을 치료받는 환자는 약 1년 반, 양쪽 눈일 경우 10개월도 채 못 버틴다. 15회째부터는 주사 한 번에 100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노인 환자 중에는 그만한 경제력을 지닌 이가 극히 드물다. 결국 본인이 감당할 수도 없고 자녀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는 것이 미안한 노인들은 스스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가 의료보험 체계를 갖춘 나라 중 황반변성 치료제의 투여 횟수를 제한하는 곳은 한국과 대만이 유일하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투여 횟수의 제한이 없고, 나이에 따라 10~30%만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 현재 실명 위기에 처해 있는 황반변성 국내 노인은 수천명. 그렇게 다수 노인이 사회적으로 실명을 강요받는 셈이다. 생각해 보면 황반변성 환자는 건강보험이라는 한정된 재원 속 충분한 지원을 누리지 못하는 여러 환자 중 하나일 뿐이다. 무조건 황반변성 환자만 최우선적으로 지원하라고 주장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정부가 역학 조사와 실태 파악, 환자와 가족들에게 미치는 파급력 등을 조사해 우선순위를 정할 일이다. 그 결과에 따라 노인성 실명보다는 암이, 암보다는 치매가 더 급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도 이런 큰 그림을 그리려 하는 이는 없다. 당장 대선판에는 약속이 넘쳐난다. 틀니와 임플란트, 보청기를 해 주겠다는 공약부터 치매 노인을 위한 요양보험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약속까지 말잔치가 난무한다. 선거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양한 보장성 확대 공약이 발표되지만, 정확한 수요나 건강보험의 지출 규모 등을 예측한 사례는 없다. 일단 표를 의식해 질러 놓고 정부 예산이 소요돼야 할 부분을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하도록 하는 일도 반복됐다. 늘 그렇게 우린 눈앞의 한 표만 급했다. 오늘도 망막 병원에서는 15번째 치료를 앞둔 또 다른 노인이 위로의 말 한마디 없이 실명을 강요받는다. 누군가는 이해할 만한 숫자로 도움을 끊는 이유를 설명해 줘야 한다. 그게 최소한의 도리다. whoami@seoul.co.kr
  • 보수 단일화 물밑에서 꿈틀?

    29일 투표용지 인쇄전 2차 시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지난 15일 일제히 후보 등록을 하면서 첫 번째 보수 후보 단일화 데드라인이 지나갔다.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단일화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두 후보 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면서 단일화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였다. 홍 후보는 “큰 물줄기가 흐르면 작은 물줄기는 말라 버린다”며 단일화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했고 유 후보도 홍 후보를 ‘무자격자’로 규정하며 “사퇴해야 마땅한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보수 분열로 정권을 허무하게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과 돈과 조직 등 현실적인 고민이 겹쳐 두 당에서는 각각 다른 성격의 단일화 및 연대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소속인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16일 성명을 내고 “지금은 개인의 소신이나 신념을 주장하기보다 보수 전체를 위해 자신을 던져야 할 때”라면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아무 조건 없이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은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 후보의 사퇴설이 공론화됐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29일까지 기다려 보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9일은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바로 전날로, 단일화의 2차 데드라인으로 꼽히는 날이다. 그러나 유 후보는 수차례 대선 완주 의사를 명확히 밝혔고 사퇴 요구설에도 “그런 이야기가 하고 싶으면 실명을 대고 떳떳하게 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 후보는 이날 “많은 분이 이미 판이 결정된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민의 마음이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민의 마음이 바뀌면 선거 결과도 분명히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상욱 대변인단장은 이 정책위의장을 향해 “국민에 대한 염치조차 없다”며 격하게 반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자녀’에 발목잡힌 후보들… 안철수 “딸 재산 1억대”

    安, 딸 재산 전격 공개 ‘정면 돌파’ 文, 아들 채용 의혹엔 “이미 해명” 洪, 20대 아들 재산 1억 “세금 내” 劉, 딸 예금 1억여원 “증여세 납부” 대선 레이스가 후보 자녀 의혹 공방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가족을 건드는 것’이 누구에게나 뼈아프게 다가오듯, 대선 후보들도 자녀와 관련된 의혹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논란을 차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1일 의혹이 제기된 딸 설희(28)씨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앞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전재수 의원은 “안 후보가 2013년까지 딸 재산(예금 9300만원)을 공개해 오다가 2014년부터 독립 생계유지를 이유로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면서 “혹시 공개해선 안 될 재산이나 돈거래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 후보 측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4월 현재 설희씨의 재산은 예금과 보험을 포함해 약 1억 1200만원”이라면서 “이와 별도로 미국에서 이용하고 있는 시가 2만 달러 안팎의 2013년식 자동차가 1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재산은 부모와 할머니로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받은 것과 본인의 소득(연 3000만~4000만원) 일부를 저축한 것이며, 안 후보가 딸의 학비를 지원해준 것은 대학 시절과 대학원 1학기까지였다”면서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그 어디에도 부동산과 주식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설희씨의 이중국적, 호화유학 의혹에 대해서도 “설희씨는 미국 국적을 보유한 적이 없고 영주권을 신청한 적이 없다”면서 “유학시 월세 1000달러 안팎의 소형 아파트와 월세 2000~3000달러의 콘도에 거주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안 후보 측은 ‘원정출산설’을 퍼트린 네티즌을 검찰에 고발했다. 문 후보는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을 좀처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문 후보의 아들 준용(35)씨가 2006년 12월 고용노동부 산하의 한국고용정보원 일반직 5급 공채에 합격한 것이 특혜라는 게 의혹의 골자다. 문 후보는 “10년간 고장 난 라디오처럼 되풀이해 온 철 지난 이야기다. 이미 명쾌하게 해명된 내용”이라고 반박했지만 의혹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이 아니다 보니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2005년 대학생이던 두 아들의 재산이 각각 1억 3922만원으로 신고됐다는 사실로 검증대에 올랐다. 홍 후보는 “증여세를 모두 냈기 때문에 금융실명제법 위반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딸 담씨의 예금 1억 8800만원에 대한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유 후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준 용돈을 모아둔 것이며, 2700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들이 경쟁 후보들의 가족에 대한 검증에 집중하는 것은 일종의 선거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아들의 병역 문제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사례가 ‘가족 검증’이 대선 필승 전략으로 주목받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대선 후보에겐 ‘아킬레스건’이 되는 가족 검증이지만, 당선 후 친인척 비리에 대한 사전 경고라는 의미에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실제로 과거 대통령의 자녀들이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는 ‘소통령’으로 불리며 고위공직자 인사에 개입하고 정치자금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업·홍걸씨도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활용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다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러나 뚜렷한 증거 없이 ‘아니면 말고식’으로 던지는 검증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때문에 지금 제기되고 있는 후보 자녀들에 대한 의혹에 결정적 하자가 없거나 그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날 경우 문제를 제기한 후보는 역풍을 맞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예민해진 대선 후보들 “내 가족은 손대지마”

    대선 레이스가 후보 자녀 의혹 공방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가족을 건드는 것’이 누구에게나 뼈아프게 다가오듯, 대선 후보들도 자녀와 관련된 의혹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논란을 차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최근 지지율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1일 의혹이 제기된 딸 설희(28)씨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앞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전재수 의원은 “안 후보가 2013년까지 딸 재산(예금 9300만원)을 공개해 오다가 2014년부터 독립 생계유지를 이유로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면서 “혹시 공개해선 안 될 재산이나 돈거래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 후보 측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4월 현재 설희씨의 재산은 예금과 보험을 포함해 약 1억 1200만원”이라면서 “이와 별도로 미국에서 이용하고 있는 시가 2만 달러 안팎의 2013년식 자동차가 1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재산은 부모와 할머니로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받은 것과 본인의 소득(연 3000만~4000만원) 일부를 저축한 것이며, 안 후보가 딸의 학비를 지원해준 것은 대학 시절과 대학원 1학기까지였다”면서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그 어디에도 부동산과 주식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설희씨의 이중국적, 호화유학 의혹에 대해서도 “설희씨는 미국 국적을 보유한 적이 없고 영주권을 신청한 적이 없다”면서 “유학시 월세 1000달러 안팎의 소형 아파트와 월세 2000~3000달러의 콘도에 거주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안 후보 측은 ‘원정출산설’을 퍼트린 네티즌을 검찰에 고발했다. 문 후보는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을 좀처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문 후보의 아들 준용(35)씨가 2006년 12월 고용노동부 산하의 한국고용정보원 일반직 5급 공채에 합격한 것이 특혜라는 게 의혹의 골자다. 문 후보는 “10년간 고장 난 라디오처럼 되풀이해 온 철 지난 이야기다. 이미 명쾌하게 해명된 내용”이라고 반박했지만 의혹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이 아니다 보니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2005년 대학생이던 두 아들의 재산이 각각 1억 3922만원으로 신고됐다는 사실로 검증대에 올랐다. 홍 후보는 “증여세를 모두 냈기 때문에 금융실명제법 위반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딸 유담씨의 예금 1억 8800만원에 대한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유 후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준 용돈을 모아둔 것이며, 2700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걱정 말고 가입하세요… 급여율 시중금리 연동·외부 전문가 영입 등 개혁 박차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경찰공제회, 소방공제회 등 5대 공제회는 건전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2013년 경영공시 시행을 시작으로 개혁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장기 자산운용 계획 수립, 급여율의 시중금리 연동제도, 리스크관리위원회 신설,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이 대표적 방안이다. 교직원공제회는 2016년 자산운용을 통해 1조 880억원을 벌었다. 수익률은 5.3%였고, 당기순이익은 1723억원 흑자였다. 2013년 26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14년 220억원의 흑자로 돌아섰고 2015년 1085억원에 이어 흑자 폭을 늘렸다. 공제회 측은 흑자 폭보다 그 원인에 고무된 분위기다. 외부 위원 6명과 내부 위원 6명으로 구성된 자산운용위원회, 외부 위원이 더 많은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위험한 사업을 걸러 내면서 안정적인 투자 속에서 거둔 성장이라는 것이다. 현재 투자계획을 실행하려면 자산운용 부서 직원들이 참석하는 투자실무협의회, 외부 전문가 3명과 내부 위원 2명으로 구성된 외부 투자심의위원회, 임원회 등 3단계를 거친다. 공제회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금융전문가를 영입하고 자산운용 직군을 별도로 채용했다”며 “2015년 4월부터 공제회 최초로 ‘재정추계모형’을 개발해 자산 규모 확대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경찰, 군인, 소방, 지방행정공제회는 시중금리 연동제도를 도입했다. 시중금리에 따라 급여율(이자율)을 바꾸는 시스템이다. 외부 전문가를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임명하고, 자산운용 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등 낙하산 임원, 부실운용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직원 168명 중에 변호사, 공인회계사, 국제재무분석사(CFA) 등 전문 인력이 41명이라고 했다. 금융과 건설 부문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CIO를 1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도 12명에서 17명으로 확대했다. 정확한 의사결정과 책임감 있는 투자를 위해 ‘사업제안서 실명제’도 도입했다. 지방행정공제회는 투자심사팀, 부실 확대를 막는 로스컷관리위원회 등 리스크 관리실을 확대했다. 매번 경찰 출신을 CIO로 채용해 전문성 논란을 빚었던 경찰공제회도 지난해 처음으로 민간 전문가를 CIO로 영입했고, 자산운용위원회와 투자전략팀을 만들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탄핵 기각·연기설 ‘솔솔’…야권 대선주자들 바싹 ‘긴장’

    탄핵 기각·연기설 ‘솔솔’…야권 대선주자들 바싹 ‘긴장’

    최근 법조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탄핵 기각설’, ‘탄핵 선고 연기설’ 등이 나오면서 야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일부 인사들이 지난 주말 열린 보수단체의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고,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추가 증인을 신청하는 지연 작전을 펼치는 등 보수 진영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특히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의 경우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흡수할 것으로 계산했지만, 탄핵이 기각되거나 연기되면 중도층 표심도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야권은 ‘탄핵 위기론’을 제기하며 헌재의 빠른 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돌고 있는 ‘탄핵 기각설’은 “보수 성향의 재판관 두 명이 기각으로 심증을 굳혔고, 여권에서 기각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최근 또 다른 재판관까지 설득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 법조계에서는 “기각 심증을 굳혔거나 기각 쪽으로 돌아섰다는 재판관이 4명에 이른다”는 이야기가 실명과 함께 나온다. 기각설에 등장하는 재판관은 다르지만 기각설의 결론은 같다. 이들 재판관이 ‘탄핵을 결정할 정도로 실체 규명이 되지 않았다’는 논리를 형성, 이정미 재판관이 3월 중순쯤 퇴임하면 탄핵에 찬성하는 재판관이 5명 이하가 돼 기각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물론 헌재 심판의 공정성 보장 차원에서 기각설의 진실을 확인할 수 없다. 확인해서도 안 되는 재판관들의 심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도 많다. ‘탄핵 연기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추가 증인 신청과 변호인 사퇴 등의 지연 전략을 펼치는 사이에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고, 후임자 인선이 늦어질 경우 선고가 3월 말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발표 전에 헌재가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선고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특검의 수사 속도를 고려하면 4~5월은 돼야 선고가 날 것이라는 추측이다. 탄핵 기각·연기설이 퍼지자 야권 주자들도 행동에 나섰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지난 7일 일제히 ‘탄핵 위기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치권이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화 하고 너무 빨리 대선 레이스에 들어갔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직은 야권을 중심으로 탄핵이 인용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전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2월 말 3월 초’ 탄핵 결정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거부하더니 지금은 특검 수사도 거부하고 탄핵 절차를 지연시키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쓰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대선 정국을 말하기에는 좀 이르게 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문 전 대표은 “정치권은 좀 더 탄핵 정국에 집중하고 또 촛불 시민도 촛불을 더 높이 들어서 탄핵이 반드시 관철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아예 헌법재판소 앞으로 찾아갔다. 이 시장은 같은 날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세력이 복귀를 노린다”며 “시간을 끌지 말고 조속히 2월 안으로 탄핵 결정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지금 황교안 국무총리나 새누리당의 태도, 거리의 여러 상황을 보면 기득권 국정 농단 세력의 복귀 시도가 현실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국민이 잠시 현장을 떠나고 정치권이 관심을 버린 사이, 기득권이 다시 복귀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이날 오후 5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시계는 절대 멈춰서는 안 됩니다’는 글을 게시했다. 안 지사는 “헌재는 무제한 증인 신청으로 탄핵 일정을 늦추려는 박 대통령 측의 꼼수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은 시간 끌기 전술 등 탄핵 기각을 위한 어떠한 시도도 촛불 민심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한다”고 밝혔다. 윤관석 민주당 대변인은 “탄핵 인용을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당과 후보들이 선거 준비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줄 수는 없다”며 “선거 일정은 탄핵 정국의 추이를 봐 가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대통령 변호인단이 신청한 증인 15명 중 8명이 채택됐다. 헌재는 오는 22일까지 심판 기일을 세 차례 더 열기로 했다.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이달 안에 선고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3월 중순 전 선고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관계자는 “심판이 없는 날에도 재판관들이 거의 매일 모여서 회의를 하고, 논의도 상당히 많이 진행됐다”면서 “심판 절차만 끝난다면 결정문을 쓰는 데 일주일이면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vs 한국 대통령의 긴급명령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vs 한국 대통령의 긴급명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사한 ‘반(反)이민 행정명령’ 하나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이민 행정명령은 시리아 이라크 등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공항은 물론, 프랑스 파리 등 세계 각국의 공항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울려 펴지고 있다. 미국의 야권에서는 이제 갓 대통령직 수행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거론할 정도다. 급기야 미국 연방 지방법원이 이 명령을 “잠정중단”하라며 제동을 걸었고, 16개 주 법무장관들은 행정명령 효력 정지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유엔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애플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실리콘밸리 100여 개 기업도 항소법원에 행정명령 반대 의견서를 냈다. ●노예 해방시킨 링컨의 행정명령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계기로 미국 대통령이 행사하는 행정명령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행정명령은 미국 헌법 제2조 ‘행정 권한의 허용’(grant of executive power)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별도 입법 절차 없이도 대통령의 명령 하나로 입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돼 역대 모든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행정명령의 역사는 미국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미 역대 대통령 가운데 행정명령을 가장 많이 행사한 대통령은 4선의 루즈벨트 대통령이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루즈벨트는 재임기간 동안 연 평균 307건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행정명령 순기능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노예해방선언’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명령이었다. 거주와 취업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한 행정명령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내렸다. 트럼프의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행정명령으로 미국 내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불법이민자 아동 및 그 부모를 추방령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당시 공화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행정명령은 후임 대통령에 의해 언제든지 폐지될 수 있다. 최근 트럼프의 연이은 행정명령 역시 ‘오바마 공적 지우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밖에 현직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현재 반이민 행정명령처럼 법원이 기존 다른 법률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면 정지시킬 수 있고, 항소법원과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무력화 할 수 있다. ●김영삼 대통령, 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을 내리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성격의 대통령 행정명령은 없다. 법제처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미국은 기본적으로 법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유사한 법적 제도가 없다”면서 “국내에도 행정규칙과 법규명령 등은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법률과 규칙(rule)에 해당하는 반면 미국의 행정명령은 대통령의 명령(order)이라 두 개념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대통령령’과 ‘긴급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해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만 한정돼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보다 그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주목할 조항은 대통령의 긴급명령권을 규정한 헌법 제76조다. 이 조항은 대통령이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최소한의 명령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법률 효력을 가지지만 긴급명령권 발동 이후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행정명령과 다르다. 대통령의 긴급명령은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으로 전쟁이 발발하면서 발동된 ‘비상사태하의 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이 1호 명령이다. 이 명령은 전시 상황인 비상상황에서 살인과 방화, 강간, 중요시설의 문서 파괴 및 훼손 등의 범죄자는 사형에 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1호 긴급명령을 시작으로 이후 1953년까지는 ‘계엄하 군사재판에 관한 특별조치’ ‘비상시 향토방위령’ 등 전시상황과 관련된 긴급명령이 이어졌고, 박정희 정권은 유신헌법에 기초한 ‘긴급조치’를 남발했으나 민주화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대부분 위헌으로 결정났다.현행 헌법 체제에서 발동된 긴급명령권은 1993년 8월 12일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이 유일하다. 당시 김 대통령은 이 명령을 통해 모든 금융 거래를 실명으로만 하도록 했다. 대통령의 명령은 이날 오후 7시 45분 TV를 통해 전국에 발표됐고, 당일 오후 8시부터 시행됐다. 김 대통령은 금융실명제에 대한 정·재계의 반발을 피해 모든 것을 극비리에 추진, 발표했다. 그는 회고록을 통해 “기득권의 저항을 피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법으로 만들기보다 대통령 긴급명령이란 형식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의 별명/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치인의 별명/황성기 논설위원

    정치인에게 별명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려고 대중 노출을 직업으로 삼은 자의 업보다. 별명이란 그 사람의 외모, 성격, 행동에서 추출되는 이미지다. 때론 긍정적으로, 한편으론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지만 실명이건 별명이건 기억해 주는 것이 고마운 정치인에게 별명은 한두 개씩 있게 마련이고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선거 때마다 승리를 가져왔다 해서 붙여진 ‘선거의 여왕’이 드물게 긍정적인 별명인데, 대부분은 부정적이다. 한나라당 대표 때 수첩에 적은 단어와 문장을 보고 말하는 습관 때문에 생긴 ‘수첩 공주’는 대통령이 되고서는 꼭 챙기거나 혼내 줘야 할 사람의 이름을 적었다는 뜻이 추가됐다. ‘얼음 공주’, ‘불통 공주’, ‘발끈해’는 박 대통령의 부정적인 언행이 낳은 산물이다. 19대 대선의 대세론을 주장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대 대선 때 ‘노무현의 그림자’를 선호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우직하고 서민 냄새가 풍기는 ‘고구마’를 좋아한다. 중고등학생 때는 그 나이 또래의 별명답게 ‘문제아’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뭐든지 대든다는 뜻에서 ‘싸움닭’인데, 요새는 시원하게 쏘아 주는 ‘사이다’가 더 유통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사려 깊게 간을 보는 ‘간찰스’에서 강한 이미지로 변신을 꾀한다는 뜻에서 요즘은 ‘강철수’. 안희정 충남지사는 잘생긴 외모답게 아이돌 이름을 딴 ‘충남 엑소’이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아이돌급 미모를 지닌 딸 덕분에 ‘국민 장인’이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혈통서 딸린 파시스트’. 3세 정치인이라는 혈통에 우파적 정치 행보를 빗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 ‘테플론 트럼프’였는데, 인종 및 여성 비하 등 어떤 차별적 발언을 해도 끄떡없는 것이 어떤 음식도 눌어붙지 않는 조리 기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음모적인 분위기를 풍겨서 ‘회색의 추기경’. 유럽의 인기 지도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난민 수용 정책을 일관되게 편 공로로 ‘난민의 어머니’이고, 푸근하다고 해서 ‘무티’(엄마)이기도 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별명은 ‘시아저씨’란 뜻의 ‘시다다’(習大大)이다. 시 주석의 특권층 이미지를 지우고 친근함을 심으려고 관영 매체에서 써오다 개인 우상화란 비난이 일자 지난해 사용을 금지했다. 오늘 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가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에 오는데, 우리 국방부의 사전 브리핑이 배꼽을 잡는다. 국방부는 “동맹국 예우 차원에서 그의 별명인 매드독(미친개) 표현을 자제해 달라”고 언론사에 요청했다. 미국 측 부탁이 아니라 “저희 판단”이라고 한다. 트럼프조차 아베 총리에게 매티스 장관을 가리켜 “미친 개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는데, 국방부는 과공비례(過恭非禮)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희망을 주는 기업 특집] GS, 무료급식·공부방… 꿈·희망 전하는 ‘나눔의 왕’

    [희망을 주는 기업 특집] GS, 무료급식·공부방… 꿈·희망 전하는 ‘나눔의 왕’

    허창수 GS 회장은 평소 “존경받는 자랑스러운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기본으로 지속적인 고용창출과 사회공헌,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GS는 계열사별로 자원봉사와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이웃 사랑 실천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연말 소원성취 릴레이’ 봉사활동을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2010년부터 GS칼텍스 임직원들이 서울 꿈나무마을을 방문해 진행하는 ‘희망산타’ 프로그램은 꿈나무마을 어린이들에게 매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희망산타’ 프로그램에서는 임직원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과자 선물 세트를 직접 만들어 꿈나무마을에 전달하고 가전제품과 생활용품 등을 선물했다. GS건설은 2009년부터 남촌재단과 함께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시작한 저소득층 가정 공부방 지원사업인 ‘꿈과 희망의 공부방’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공부방 200호점을 완공했다. GS리테일은 ‘GS나누미’라는 봉사단을 조직해 매달 고아원과 양로원 청소, 노숙자 배식, 소년소녀가장 공부도우미, 연탄배달, 김장 담그기 등을 해오고 있다. GS홈쇼핑은 TV홈쇼핑 방송시간 일부를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에 수수료 없이 할애해 사회적 기업 상품과 협동조합 상품의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국경을 넘어선 사회공헌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사회복지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GS홈쇼핑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직접 손으로 짠 털모자를 빈곤 국가의 신생아에게 전달해 저체온증을 예방한다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누적 70만명이 참여해 152만여개의 털모자를 11개국에 기부했다. 키트 판매를 통해 모은 수익금 136억은 180만명의 아동에게 의료 혜택으로 돌아갔다. 스포츠를 통한 사회 기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GS스포츠는 서울에서 5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프로축구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을 통해 다문화 가정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교육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한국실명예방재단과 함께 저시력자 및 실명 위기 아이들의 안과 수술비를 지원하는 ‘F.See Seoul Together’는 FC서울 서포터들이 조성한 기부금으로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프로배구팀 GS칼텍스서울Kixx은 배구 클리닉을 운영하며 생활체육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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