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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렌즈 끼고 낮잠 자다 일어나 샤워한 뒤 실명했습니다”

    “렌즈 끼고 낮잠 자다 일어나 샤워한 뒤 실명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한 남성이 렌즈를 낀 채 샤워를 하다 실명에 이르게 된 사례가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21세 남성 마이크 크럼홀츠가 올해 초부터 ‘가시아메바(Acanthamoeba) 각막염’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한쪽 눈의 통증을 호소하는 등 시력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크럼홀츠는 지난해 12월 19일 일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40분가량 낮잠을 잤다. 이후 샤워를 하고 나서부터 한쪽 눈이 가렵고 따끔거리면서 염증을 느꼈다. 다음날 의사는 크럼홀츠가 단순포진에 감염됐다고 생각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했다. 연구에 따르면 가시아메바 각막염은 단순포진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 오진하기 쉽다. 그러나 이후 크럼홀츠의 눈은 뜰 수 없을 정도로 염증이 심해졌다. 그는 “어두운 방에 앉아 있을 때 마치 클럽에 있는 것처럼 눈이 심하게 번쩍 거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한 달 뒤 병원을 방문했고, 가시아메바 각막염 진단을 받았다. 그는 여전히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럼홀츠는 “단지 우연일 수 있고 샤워를 해서일 수 있지만, 의사들은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잠을 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시아메바 각막염, 주로 수돗물·수영장물·강물로 감염돼 가시아메바 각막염은 오염된 물, 토양 등에서 주로 발견되는 가시아메바 종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막의 감염 증상을 뜻한다. 보통 크럼홀츠와 같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가시아메바 각막염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각막에 통증을 동반한 궤양이 생긴다. 증상으로는 충혈, 이물감, 통증, 출혈, 시력 저하 등이 있다. 증세가 심할 경우 크럼홀츠처럼 실명될 가능성도 있다. 주로 감염되는 통로는 수돗물, 수영장물, 강물 등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평균 콘택트렌즈 사용자 500명 중 1명이 가시아메바 각막염 감염으로 실명한다. CDC는 “가시아메바 각막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샤워나 욕조 목욕, 수영을 할 때 콘택트렌즈를 제거할 것을 권장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콘택트렌즈를 끼고 잠을 자는 것은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안과 교수이자 안과학회 대변인인 아넷 갈로 박사는 “박테리아나 곰팡이, 기생충은 콘택트렌즈 착용 환경에서 감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제대로 착용하고 관리하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 동학농민운동 토벌 역사 담긴 ‘갑오군정실기’ 국가등록문화재 된다

    동학농민운동 토벌 역사 담긴 ‘갑오군정실기’ 국가등록문화재 된다

    문화재청이 1894년 동학농민군 토벌을 위해 작성한 공문서의 필사본인 ‘갑오군정실기’를 12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1894년 조선 정부는 동학농민군을 토벌하고자 국왕 경호를 맡는 호위청과 조선시대 중앙군 병영인 장위영·용호영 등을 모아 군현 관아의 지방관을 지휘하는 기관인 양호도순무영을 설치한다. 양호도순무영은 동학농민군 참여자 명단 및 활동 내용을 수집해 기록했는데 이의 필사본이 ‘갑오군정실기’다.‘갑오군정실기’는 1895년 초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총 10책으로 구성됐다. 1~9책에는 1894년(갑오년) 9월 22일에서 12월 28일까지 날짜별로 정리된 의정부 및 순무영의 공문, 지방관의 첩보 등이 기록됐다. 10책에는 영에 머문 병사, 출진한 병사 및 공적에 대한 기록 등이 수록됐다. 특히 그간 확인할 수 없었던 220여명의 동학 농민군 참여 인사의 실명과 활동 내용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는 학술자료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갑오군정실기’는 2011년 일본 궁내청으로부터 환수받은 조선왕조의궤 등 150종 1205책 중 이토 히로부미가 대출 형식으로 일본에 반출한 66종 938책 중 하나다. 현재는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다.
  • 부산 민주주의역사관 YS 기념관으로?…26일 시민 토론회

    부산 민주주의역사관 YS 기념관으로?…26일 시민 토론회

    지역 민주화 운동 역사를 기리는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부산시가 기념관의 성격을 부산을 정치적 고향으로 하는 민주화 운동의 거두 김영삼 전 대통령 기념관으로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전 대통령은 공과가 있는 인물로 평가되는 만큼 시민 의견을 듣기 위한 토론회도 열린다. 시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장에서 가칭 ‘YS기념관(이전 부산민주주의역사기념관)’ 건립을 위한 대시민 토론회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부산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 매핑 YS기념관 건립 의의와 추진 방향’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 질의응답 등이 진행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시민은 오는 18일까지 부산시 민생노동정책과로 신청하면 된다. 시는 중구 중앙공원 내 49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5년 착공해 2027년 중 개관하는 게 목표다. 국·시비 25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시는 지난해 10월까지 기념관 건립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이 용역에서는 건립 방향을 김 전 대통령의 일대기와 업적, 문민정부의 정책을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YS기념관과 지역 민주화 역사를 주제로 전시·체험을 즐기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학습하는 ‘민주주의 미래관’ 두 가지로 제시했다. 이 결과를 두고 지여겡서는 찬반 의견이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기수로 활약했으며 대통령 재임 때도 하나회 해체, 지방자치제 부활, 금융실명제 실시 등 업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기념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야합이라는 평가를 받는 3당 합당, 외환위기 촉발 등으로 기념관 건립이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이미 경남 거제에 김 전 대통령 기록 전시관이 있어 YS기념관을 채울 콘텐츠를 마련하기 어렵고,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부산이 정치적 기반은 대통령이 여러명이라는 것도 반대 사유였다. 시가 지난달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적합한 기념관 유형으로 응답자 50.1%가 ‘민주주의 미래관’을 꼽았다. 대통령 기념관은 37.9%로 이보다 적었다. 부산이 배출한 민주화 운동 관련 인물 인지도는 김 전 대통령이 89.5%, 노 전 대통령이 91%였다. 반면 지난달 31일 열린 전문가 토론에서는 YS기념관에 무게가 실렸다. 김 전 대통령과 일대기와 문민정부의 공과 소개를 통해 민주주의 가치를 전달하고, 지역 대표 민주화운동인 부마민주항쟁과도 연계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민주주의 미래관은 지역 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콘텐츠가 모호하며, 다른 시설의 기능과 중복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의 민주주의 역사와 지역 정체성을 담기에 YS기념관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민주주의’가 핵심 콘텐츠인 만큼 시민의 참여로 새로운 유형의 기념관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 “‘보이루’는 여혐” 교수 ‘페미니즘 책’ 모금 6000만원 육박

    “‘보이루’는 여혐” 교수 ‘페미니즘 책’ 모금 6000만원 육박

    유튜버 보겸이 사용한 인사말 ‘보이루’가 여성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했다가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윤지선 세종대 교수가 펀딩한 책이 모금액 6000만원을 넘어섰다. 12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Tumblbug)에 따르면 출판사 ‘사유의 힘’이 펴내는 윤 교수의 신간 ‘미래에 부친 편지 – 페미니즘 백래쉬에 맞서서’ 펀딩 프로젝트는 12일 오전 기준 총 5973만 8062원이 모였다. 이 책은 ‘보이루’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2021년 이후 사건을 둘러싼 정치·법조·언론계 반응 및 페미니즘에 관해 윤 교수가 겪은 경험을 정리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 사유의 힘은 “이 책은 윤지선 교수의 미래와 현재의 여성 세대에게 부치는 편지이자 투쟁의 일지”라면서 “현대판 마녀사냥의 표적이 된 페미니스트 여성 철학자의 고난과 고통, 감정들을 허심탄회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시대적 부조리의 분석을 날카롭게 이어 나가는 용기와 빛나는 통찰을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책에서 “내가 쓰는 이 편지는 앞으로 존재할, 그리고 지금 역시 존재하고 있는 미래와 현재의 어린 여성세대에게 부치는 것이요, 이 야만의 시대를 날카롭게 기록하는 투쟁의 일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앞서 윤 교수는 2019년 철학연구회 학술잡지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보겸의 유행어 ‘보이루’가 여성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단어를 설명하는 각주에 “보겸이란 유튜버에 의해 전파된 용어로,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단어에 ‘하이루’를 합성한 단어”라고 정의했다. 보겸은 자신의 이름인 보겸에 인사말인 ‘하이루’를 합친 말이라고 반박하면서 2021년 7월 윤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윤 교수는 이후 단어 설명을 “‘보겸+하이루’를 합성해 인사말처럼 사용하며 시작되다가, 초등학생을 비롯해 젊은 2, 30대 남성이 이르기까지 ‘여성 성기를 뜻하는 표현+하이루’로 유행어처럼 사용, 전파된 표현”이라고 수정하기도 했다. 법원은 “2013년쯤부터 김씨(보겸)과 김씨의 팬들이 사용한 유행여 ‘보이루’는 김씨의 실명인 ‘보겸’과 인터넷에서 인사 표현으로 쓰이던 ‘하이루’를 합성한 인사말일 뿐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의미는 전혀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의 수정 전 논문은 김씨가 성기를 지칭하는 표현을 합성해 ‘보이루’라는 용어를 만들어 전파했다는 내용을 담았다”면서 “허위의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원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 동료 아내 불법촬영 후 유포 혐의…래퍼 뱃사공 법정구속

    동료 아내 불법촬영 후 유포 혐의…래퍼 뱃사공 법정구속

    동료 래퍼의 아내를 불법 촬영해 단체대화방에 올린 래퍼 뱃사공(36·본명 김진우)이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유미 판사는 성폭력범죄처벌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뱃사공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3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장애인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명령도 함께 내렸다. 뱃사공은 지난 2018년 지난 2018년 7월 강원 양양군 모처에서 래퍼 던밀스(34·본명 황동현)의 아내인 A씨의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하고 해당 사진을 수십명의 지인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1월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판사 질문에 “모두 인정한다”라고 짧게 답했다. 다만 피해자 남편인 래퍼 던밀스는 첫 재판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엄청난 양의 탄원서랑 반성문을 냈는데, 그거를 보고 너무 치가 떨리고 화가 나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라며 “그게 반성하는 게 맞냐”라고 말했다. 김씨는 선고를 하루 앞둔 날까지 법원에 13회 이상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뱃사공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 판사는 “불법 촬영 및 반포는 피해자의 명예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유포 이후 회복이 어려우며 피해자에게 끊임없는 고통을 준다”라며 “피해자는 여전히 사과받은 적이 없고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산다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를 위해 2000만원을 공탁했으나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회복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자의 고통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해자 A씨가 남편 던밀스와 함께 나와 김씨의 실형 선고에 눈물을 보였다. 던밀스는 재판 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뱃사공의 범죄 사실은 피해자 A씨가 지난해 5월 SNS에 한 남성 래퍼가 자신을 불법 촬영하고 그것을 유포했다고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특히 A씨가 해당 래퍼에 대해 “(불법 촬영 등으로 징역형을 받은 가수) 정준영이랑 다른 게 뭔가. 그 동생 너무 힘들어서 자살 시도까지 했었는데”라고 주장해 파문이 확산했다. A씨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온라인에서 이 글이 퍼져나갔고, 해당 래퍼가 뱃사공으로 지목됐다. 뱃사공은 지난해 5월 경찰서를 직접 찾아 처음 조사받았고 5개월여 만에 혐의가 인정되어 검찰에 송치됐다.
  • [사설] 마약 거래 돈줄 된 암호화폐, 보고만 있을 텐가

    [사설] 마약 거래 돈줄 된 암호화폐, 보고만 있을 텐가

    최근 갈수록 지능화하는 마약범죄의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암호화폐다. 마약을 사고파는 대가로 추적이 어려운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범죄수익 세탁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가 마약 거래 돈줄로 버젓이 자리잡는 추세이지만 단속할 방안은 마땅찮고 관련 입법 조치도 더디기만 해 불안하기 짝이 없다. 본지가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암호화폐 관련 형사사건 판결문 829건(열람 불가 판결문 제외·중복 사건 포함)을 분석한 결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이 269건으로 32.4%나 됐다. 쉽게 거래할 수 있고 추적도 불가능한 특징이 있는 암호화폐를 마약범죄자들이 범죄 수단으로 그만큼 많이 활용한다는 것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최근 대부분의 마약 거래는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이뤄지고, 대금도 일회용 암호화폐 지갑으로 주고받는다. 국내 원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현금을 입금해 코인을 사려면 은행의 실명 계좌가 필요하지만 암호화폐만 주고받는 지갑은 고객의 이메일 입력만으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어서다. 마약범들은 여기서 나아가 코인을 현금화할 때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아니라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지갑으로 보내 다시 한번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한다. 이런 이유로 범죄에 악용되는 암호화폐는 단속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마약, 코인 범죄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수사당국은 보안업체와의 협업으로 수사력을 보강하고 국제 사법기관 간 공조 수사를 강화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도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암호화폐 관련법 통과도 서두르기 바란다.
  • 욕실 타일 격자가 굽어 보여요?… 안과에서 망막 검사받으세요

    욕실 타일 격자가 굽어 보여요?… 안과에서 망막 검사받으세요

    누가 뭐래도 눈이야말로 건강의 척도라고 느낄 때가 있다. 피곤한 날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앞에 무엇인가 날아다니는 느낌이 들 때, 부쩍 사물이 흔들려 보일 때면 며칠 동안의 생활습관을 점검하게 되는데 이렇듯 시각만큼 이상징후를 민감하게 느끼는 감각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오히려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거나 눈의 혈관이나 망막, 즉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안구 속 눈 건강의 변화에는 둔감한 경우가 많다. 황반변성 역시 나이가 들어서 시력이 떨어진 거겠거니 하면서 방치하기 쉬운 질환 중 하나다. 아이돌 그룹으로 치면 황반 건강의 중요성은 ‘센터의 건재함’ 정도에 비견할 수 있다.빛이 우리 눈 속에 들어와 초점을 맺는 망막, 이 망막의 중심에 위치한 가장 정밀한 부위가 황반이다. 망막은 주변보다 중심부가 더 정밀하기 때문에 황반은 위치뿐 아니라 기능 면에서도 명실상부 ‘센터’의 역할을 담당한다. 황반변성은 시력에 가장 중요한 황반에 변성이 온 상태를 말한다. ●70세 이상 초기 유병률 16.4%로 높아 김지택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우리나라 성인의 가장 흔한 실명 원인이 황반변성”이라면서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에게서 초기의 황반변성 유병률이 6%, 진행된 후기 황반변성 유병률이 0.6%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70세 이상에서의 유병률은 초기 16.4%, 후기 1.7%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황반변성이 생기면 중심 시력이 차츰 나빠져서 잘 보이지 않게 되는데, 병이 진행형으로 계속해서 악화되므로 환자는 정신적·신체적 타격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황반변성은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 두 유형으로 나뉜다. 김민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건성은 황반에 노폐물이 축적되거나 조직이 위축돼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전체 연령 관련 황반변성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건성은 대부분 그 증상이 심하지 않고 진행도 빠르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10~20% 정도를 차지하는 습성은 갑자기 심각한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김 교수는 “망막 아래쪽에 비정상적으로 약한 혈관이 자라나서 황반에 심각한 출혈과 부종을 일으키는 게 습성 황반변성”이라고 시력 저하가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했다. 건성 황반변성은 습성 황반변성으로 발전할 수 있다. 황반변성인지 여부를 확실히 알려면 안과에 가서 망막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이로 하는 황반변성 진단에서는 암슬러 격자 검사를 실시한다. 격자 무늬를 보고 중심부가 뒤틀려 보이는지를 측정하는 검사다. 꼭 암슬러 격자 검사가 아니더라도 욕실 타일이나 테니스장 그물망과 같은 격자의 선이 굽어져 보이거나 시야가 뒤틀려 보이는 현상이 있다면 눈 건강을 챙겨야 한다. 또한 황반변성은 한쪽 눈에만 생길 수 있다. 이에 만일 집에서 암슬러 격자 자가 검사를 해볼 때에는 한쪽 눈씩 가린 상태에서 30㎝ 정도 떨어져 보았을 때 격자가 전체적으로 고르고 균등하게 보이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대부분 노화와 함께 황반변성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주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노년 황반변성으로 인해 시력장애가 시작되면 이전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50세 이상이면서 중심 시력에 변화가 있다면 안과를 방문해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 1~2년마다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이 교수는 “습성 황반변성 치료의 경우 눈 속 주사, 광역학요법, 레이저광응고술, 경동공 온열치료법, 외과적 수술, 약물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개발돼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근시가 있는 경우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황반 변화가 오고 시력이 악화되기도 한다. 이를 노년 황반변성과 구분해 근시황반변성이라고도 부른다. 특별한 이유 없이 황반 아래 신생혈관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특발성황반변성이라고 한다.●백내장과 잘 구별, 진단·치료 정확해야 황반변성 증상과 비슷한 안질환도 있다. 안성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40~50대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중심 장액 맥락망막병증, 당뇨망막병증이나 망막혈관폐쇄 등의 원인 때문에 황반이 붓는 황반부종은 황반변성과 잘 감별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이어 “사실 노인의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병은 백내장인데 침침하고 시력 저하가 발생한 것이 백내장 때문인지 황반질환 때문인지도 잘 감별해야 한다”며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정확한 치료를 권했다. 흡연은 황반변성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지택 교수는 “유전인자를 조사하다 보면 황반변성이 잘 생기는 유전인자가 여럿 발견된다”며 황반변성이 잘 생기는 체질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그런데 여러 유전소인을 가진 분, 또 안 가진 분들 중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비교해 보면 어떤 경우에도 흡연한 분들에게서 황반변성 발생률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역으로 흡연자가 금연을 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황반변성 발생률이 차츰 떨어지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또 금연과 함께 햇빛이 강할 때 자외선 차단을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도 황반변성 예방에 좋은 습관으로 꼽힌다. ●비타민C, 오메가3 치료에 도움 될 듯 눈에 좋은 영양제로 루테인과 지아잔틴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황반 색소를 포함했다는 제품들이다. 그러나 황반 보조제 복용이 나이 들어 발생하는 황반변성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하지는 못한다는 게 의사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안성준 교수는 “황반 보조제는 황반변성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춰 후기 황반변성으로의 진행 위험을 줄일 순 있지만 황반변성 소견이 전혀 없는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눈 영양제를 반드시 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지택 교수는 “연구를 통해 황반변성 치료 효과가 입증된 음식물은 없지만 이론적으로 항산화 기능이 있는 음식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토마토, 오렌지, 블루베리 등 비타민C가 많이 든 음식이 도움이 되고 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황반색소 물질인 루테인이 들어간 식재료로는 달걀 노른자, 시금치, 누런 호박 등이 꼽힌다.
  • ‘지닥’ 해킹 피해 80%가 위믹스… 투자자 불안 가중

    국내 코인마켓(비원화) 거래소인 ‘지닥’에서 182억원 규모의 해킹이 발생하면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해킹 자산의 80%가 앞서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닥사)로부터 상장폐지됐던 ‘위믹스’인 사실이 알려지며 투자자 피해도 우려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닥은 전날 “9일 오전 7시쯤 지닥 핫월릿(인터넷이 연결된 암호화폐 지갑)에서 해킹이 발생해 가상자산이 ‘식별되지 않은 지갑’으로 전송됐다”고 공지했다. 피해 자산은 비트코인 60여개(개당 약 3733만원), 이더리움 350여개(개당 245만원), 위믹스 1000만개(개당 1482원), USDT(테더) 22만개(개당 1319원)로 지닥 보관 자산의 23%에 달하며 이 중 위믹스 피해가 148억원으로 80% 이상을 차지한다. 지닥은 지난해 위믹스가 유통량 허위 공시 등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퇴출당하자마자 위믹스를 상장하면서 상당수 위믹스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지닥은 은행 실명 거래 계좌를 확보한 5대 가상자산 거래소와 달리 암호화폐 간 거래만 지원하는 거래소다. 공지 직후 위믹스의 가격이 12% 가까이 폭락하며 투자자 불안이 가중되자 위믹스 재단은 “위믹스 3.0 기반 생태계는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위믹스 측은 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글로벌 거래소에 지닥 해킹 사실을 전하면서 의심 지갑 주소의 입금을 차단해 달라고 했고 위믹스의 가격도 회복됐다. 지닥은 경찰에 해킹 사실을 신고 했으나 빗썸 등 다른 거래소가 비슷한 사건에서 투자자 피해액을 보전했던 것처럼 구체적인 피해 구제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위믹스 발행사인 게임회사 위메이드는 지난해 상장 폐지 등의 이슈로 849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장현국 대표가 172억 92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인 바 있다.
  • 거래소 실명제 비웃듯 익명으로 돈 세탁… 코인 ‘마약 유통책’ 됐다

    거래소 실명제 비웃듯 익명으로 돈 세탁… 코인 ‘마약 유통책’ 됐다

    코인 구매 땐 실명 계좌 필수지만암호화폐 지갑은 익명·무제한 생성 마약상, 일회용 주소 만들어 거래코인 쪼개 해외 거래소서 자금 세탁수사협조 수개월… 소환도 어려워“국제적 범죄 진화… 공조 강화해야” 마약청정국이라 불리던 국내에서도 마약이 일반인부터 학생들에게까지 급속도로 전파될 수 있었던 것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지하시장의 화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자금 세탁 방지 등을 위해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각종 규제를 도입했지만, 전 세계를 넘나들며 거래되는 암호화폐를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10일 블록체인 보안업체 S2W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텔레그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마약 판매상들이 버젓이 마약을 뜻하는 신종 은어들을 내세워 마약을 홍보하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한 달 동안 합성대마를 뜻하는 ‘엠페러, 엠페, 엠퍼러’는 1만 1793건, 엑스터시 합성마약을 뜻하는 ‘츄파춥스, 추파’는 5213건에 달했다. 이외 ‘하이든’(합성대마) 4875건, ‘포도’(하이브리드) 3568건이었다. 신종 마약 은어의 추이를 살펴보고자 기존에 많이 언급된 마약 은어인 ‘아이스’, ‘떨’ 등은 제외한 결과다. 마약 판매자들이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고, 사람들이 혹할 만한 이름으로 마약을 홍보하고자 은어들을 생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암호화폐 업계와 수사당국에 따르면 마약 판매상 대부분은 텔레그램 등 SNS에서 마약을 판매하고, 암호화폐로 판매 대금을 받는다. 판매 대금 경로로는 일회용 암호화폐 지갑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원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현금을 입금해 코인을 사려면 은행 실명계좌가 필요하지만, 암호화폐만 주고받는 지갑은 이메일만 있으면 무제한 생성이 가능하다. 이날 기자가 암호화폐 지갑과 거래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한 블록체인 사이트에 접속해 직접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어 봤다. 다른 개인정보 확인 없이 이메일만으로도 신규 회원 가입이 가능했다. 지갑 생성 메뉴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30자리가 넘는 비트코인 지갑 주소가 바로 생성됐다. 이지원 S2W 부대표는 “비트코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주소를 고객이 원할 때 무제한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마약상들이 마약 판매금을 받은 후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굳이 은행 실명계좌 없이도 코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지갑은 익명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범죄자들은 이 같은 일회용 암호화폐 지갑 주소로 전송받은 코인을 여러 개의 지갑으로 흩뿌렸다가 합치는 ‘믹싱 앤드 텀블러’ 기법 등으로 또다시 흔적을 지운다. 이를 현금화하기 위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아닌 바이낸스나 후오비 같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지갑으로 보내면 추적은 더 힘들어진다. 암호화폐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는 압수수색이 안 되기 때문에 수사 협조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면서 “거래소에서 수사 협조를 얻는 데에만 수개월이 걸렸고, 계정의 주인이 중국인들로 확인돼 강제 소환할 방법이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투자자가 100만원어치 이상 코인 입출금을 요청하면 거래소가 송·수신자 정보를 수집하는 ‘트래블 룰’도 도입됐지만 100만원 미만은 해당하지 않을뿐더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만 있는 규제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범죄가 국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제사법기관과의 공조 강화를 주문했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전공 교수는 “암호화폐의 종류가 많고, 사설기관과 개인이 만들어 놓은 지갑 등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국제적인 차원에서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의심스러운 고액 현금 거래 등은 모니터링하고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면서 “믹싱이나 자금 세탁 부분에 대해서도 추적할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초등생 목숨 앗아간 ‘만취운전’ 퇴직 공무원 구속…현장은 추모 분위기

    초등생 목숨 앗아간 ‘만취운전’ 퇴직 공무원 구속…현장은 추모 분위기

    법원 “도주 우려 있다” 영장 발부운전자 “브레이크 밟으려다 실수. 거듭 죄송” 대전 시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취한 채 승용차를 몰다 인도로 뛰어들어 길을 걷던 배승아(9)양 등 4명을 치어 배양을 숨지게 한 A(66)씨가 구속됐다. 대전지법 윤지숙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신청된 A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끝에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돼 2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 45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둔산경찰서를 나오면서 “인도 연석을 안 받으려고 차량을 회전하면서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실수를 했다. 유가족에게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한 학생은 ‘뇌수술’, 다른 한 명은 ‘실어증’현장에 편지, 과자, 우유 등 시민 추모 물건 숨진 배승아양 유족 “운전자 엄벌해달라” 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쯤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도로 경계석을 받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걸어가던 배양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양과 함께 걷던 9∼12세 어린이 3명은 크게 다쳤다. 3명 중 한 학생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고, 다른 두 명은 트라우마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양은 이날 엄마가 일을 나간 뒤 친구 등과 생활용품점을 들르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8%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측정됐다. A씨는 퇴직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등산 관련 지인들과 모임을 갖고 소주 반병 가량을 마셨다”면서 “연석을 들이받은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이후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사고 지점까지 만취 상태로 7∼8㎞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발생한 이날 도로변에는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인형, 국화꽃, 과자와 음료수, 소시지 등이 놓였다. 그 사이사이에 “언니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지 못해 미안해…네 미래를 앗아간 나쁜 어른이 꼭 제대로 벌 받게 할게” “천국에 가서도 행복하게 지내렴. 오빠가” 등을 적은 편지들이 꽂혀 있었다. 배양과 같은 반 친구라는 한 문정초교 학생은 하굣길 사고 현장을 찾았다 끝내 눈물을 터뜨리며 “(지난주)금요일에 수업 끝나고 ‘집에 잘 가’라고 인사했던 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선생님부터 반 친구들 모두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9세와 13세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오모(40)씨는 “숨진 아이 목숨이 너무 안타까워 직접 쓴 편지를 들고 아침에 오고, 아들이랑 지금 또다시 찾아왔다”면서 눈물을 훔쳤다.A씨는 스쿨존 사고를 내 이른바 ‘민식이법’을 적용받는다. 민식이법은 피해자가 사망하면 징역 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다치면 징역 1~15년의 형량이 적용된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지인들도 불러 음주운전 방조 여부를 조사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식당 내외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당시 술자리 참석자를 파악하고 있다. 홍창희 둔산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은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숨진 사고인 만큼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이 부분도 철저히 살피고 있다”며 “술자리 참석자들이 동행인의 음주운전을 막고 안전 귀가시킬 책임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양의 오빠는 이날 아침 유튜브로도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승아양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A씨는 거의 하루 이틀 간 경찰 조사도 받기 힘들 정도로 취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A씨에게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죄송하다” 만취운전으로 초등생 목숨 앗아간…퇴직 공무원

    “죄송하다” 만취운전으로 초등생 목숨 앗아간…퇴직 공무원

    대전 시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취한 채 승용차를 몰다 인도로 뛰어들어 길을 걷던 배승아(9)양 등 4명을 치어 배양을 숨지게 한 A(66)씨는 10일 “유가족에게 거듭 죄송하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대전지법 윤지숙 영장 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신청된 구속영장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둔산경찰서를 나오면서 “인도 연석을 안 들이받으려고 차량을 회전하면서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엘셀레이터를 밟은 거 같다. 실수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쯤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도로 경계석을 받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걸어가던 배양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양과 함께 걷던 9∼12세 어린이 3명은 크게 다쳤다. 3명 중 한 학생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고, 다른 두 학생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양은 이날 엄마가 일을 나간 뒤 친구 등과 생활용품점을 들르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8%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측정됐다. A씨는 퇴직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이날 낮 12시 30분쯤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등산 관련 지인들과 모임을 갖고 소주 반병 가량 마셨다”면서 “연석을 들이받는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이후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사고 지점까지 만취한 상태로 7∼8㎞ 정도를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도로변에는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인형, 국화꽃, 과자와 음료수, 소시지 등이 놓였다. 그 사이사이로 “언니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지 못해 미안해…네 미래를 앗아간 나쁜 어른이 꼭 제대로 벌 받게 할게” “천국 가서도 행복하게 지내렴. 오빠가” 등을 적은 편지들이 꽂혀 있었다.A씨는 스쿨존 사고를 내 이른바 ‘민식이법’을 적용받는다. 민식이법은 피해자가 사망하면 징역 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다치면 징역 1~15년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된다. 경찰은 A씨가 함께 술을 마신 지인들을 불러 음주운전 방조 여부를 조사한 뒤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배양의 오빠는 이날 아침 유튜브로도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승아양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A씨는 거의 하루 이틀 간 경찰 조사도 받기 힘들 정도로 취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A씨에게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은행·증권사 안 가도… 미성년 자녀 계좌 개설

    이르면 이달 중에 부모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법정대리권을 가진 부모가 비대면 방식으로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실명 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금융위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금융규제혁신 추진 방향’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 회사는 부모의 신분증, 부모와 미성년 자녀의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통해 부모의 신원과 권한, 자녀의 주민등록상 명의를 직접 확인한 후 계좌 개설 업무를 할 수 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이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차례로 자녀 명의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은 하반기에 각각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 장제원 “내년 총선에 검사 몇십 명 공천? 괴담 같은 것”

    장제원 “내년 총선에 검사 몇십 명 공천? 괴담 같은 것”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7일 대통령실 참모를 비롯한 검사 출신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서 대거 공천장을 받을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괴담 같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경선을 위한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검사 몇십 명이 (공천받는다는) 그런 것은 있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을 보면 사람 실명까지 거론한다”면서 ”총선 앞두고 늘 그런 지라시들이 나오지만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더라도 지역·세대·직군 이런 것을 잘해서 궁극적으로 총선을 이기는 게 목적이지 누구를 국회의원 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이날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 선출로 당 지도부가 ‘친윤 일색’으로 꾸려졌다는 지적에는 “(윤 원내대표가) 진짜로 그렇게 완전히 대통령에 아주 밀착된 사람은 아니잖나”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대표가 비주류로 분류되는 유의동 의원에게 지명직 최고위원직을 제안한 점, 친윤 색채가 옅은 박대출 정책위의장 인선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김 대표의 소위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의지를 좀 인정해줘야 하지 않느냐”며 ”지명직 최고위원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러분은 생각하는데 (지도부 회의에서) 마이크가 열려 있는 것”이라고 했다.
  • 녹내장 등 3대 실명질환 진단시 자살 위험 커져…도움 필요

    녹내장 등 3대 실명질환 진단시 자살 위험 커져…도움 필요

    녹내장·당뇨 망막병증·삼출성 황반변성 등 실명 위험이 큰 3대 질환 진단을 받으면 자살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대 실명 질환 환자의 자살 위험도는 비진단군에 비해 각각 1.09배, 1.40배, 1.20배 증가했으며, 특히 실명 질환 환자는 최초 진단 후 3~6개월 째에 자살 위험도가 5배까지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국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주요 실명 질환은 환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족을 포함한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국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2010~2020년 3대 실명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의 자살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질환이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에 노출된 망막 모세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병이며, ‘황반변성’은 시세포가 집중된 망막 황반부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 질환 모두 초기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 위험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연구팀은 3대 실명 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의 성별·연령·소득수준·거주지역 등 다양한 배경 변수를 보정해 질환별 자살 위험도를 산출해 비교 분석했다. 분석결과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관찰 대상 280만명 중 1만 3205명이 자살로 사망했으며, 이들 중 34%(4514명)는 시력을 위협하는 안구질환(STED)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었다.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앓았던 비율은 각각 48%, 57%, 9%로 나타났다. 또한 주요 3대 실명질환 환자의 연령별 자살 사망률은 녹내장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꾸준히 증가했다.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50~70세 사이에서 다소 감소했으나 그 이후 계속 증가했다. 황반변성의 경우 80세 후반에 가장 높은 자살 사망률을 나타냈다. 특히 1개 이상의 실명 질환을 앓는 경우 자살 위험도가 1.33배 증가했고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환자의 자살 위험도는 각각 1.09배, 1.4배, 1.2배 증가했다. 3대 실명질환을 앓는 환자가 저시력 상태가 되는 경우 자살 위험도는 1.49배로 더욱 증가했다. 연구팀은 “시력을 위협하는 주요 안질환, 특히 3대 실명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비진단군에 비해 자살 위험도가 높으며, 나이가 들고 시력이 저하될수록 그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안과학’(Ophthalm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한 눈으로 자유를 보겠다” 시위 중 실명한 이란 청년들의 결의

    “한 눈으로 자유를 보겠다” 시위 중 실명한 이란 청년들의 결의

    “눈의 소리는 어떤 외침보다도 강하다”지난해 11월 진압대의 총탄에 오른쪽 눈을 잃은 법대생 가잘 란즈케시(21)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지난해 9월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여대생이 구금됐다 끝내 목숨을 잃은 ‘마흐사 아미니 의문사 사건’ 이후 이란에선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에 참여했다가 정부 진압대가 발사한 총탄에 한쪽 눈을 잃은 이란 청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서로 연대하며 저항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5일 BBC는 이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진압대가 발사한 총탄에 눈을 잃은 네 명의 이란 청년들 소개하며 이들처럼 시위 진압과정에서 장애를 입은 청년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새로운 방식의 저항운동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BBC가 소개한 세 명의 이란 청년들은 총탄에 시력을 잃고 병석에 누워있으면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굳은 저항 의지를 내비쳤다. 치료를 마치고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안부와 함께 시위를 강경하게 진압한 정부를 비판하고, 자신들처럼 시위 중 다친 이들과 만나 어울리는 모습도 공개했다.지난해 9월 이란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 인근에서 시위에 참여한 박사과정생 엘라헤 타보코리안은 보안군이 쏜 총에 맞아 오른쪽 눈을 잃었다. 그는 머리에 박힌 총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 병원 침대에 누워 “내 인생을 걸고 이렇게 고한다”며 다짐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엘라헤는 “너희는 내 눈을 겨눴지만 내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다”라며 “내 심장 안의 빛과 좋은 날이 오리란 희망이 나를 미소 짓게 한다. 그러나 너희들의 심장은 매일 어두워지고 있다”라고 적었다. 그의 사진은 시위대가 드는 팻말에 등장하며 연대의 고리가 됐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중에 “국제법정에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이 총알을 내보이겠다”라고 밝혔다.법대생 가잘 란즈케시(21)는 지난해 11월 반다르아바스에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진압대가 발사한 총탄에 오른쪽 눈을 잃었다. 그는 피가 흘러내리는 와중에도 ‘브이(V)’자를 들어 보이는 영상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렸다. 이 영상은 이란 안팎에서 화제가 돼, 이란 정부가 청년들을 어떻게 노리고 있는지 알리는 역할을 했다. 그가 올린 “눈의 소리는 어떤 외침보다도 강하다”는 문구 역시 슬로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잘은 자신의 SNS 게시물에 “왜 나를 쏠 때 웃고 있었느냐”, “고통은 견딜 수 없지만 적응하게 될 것이다. 내 이야기가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살아갈 것이다”라며 “우리의 승리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가까이 있다. 한 눈으로 자유를 목격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란 양궁 국가대표팀 코사르 코슈누디키아는 지난해 12월 초 케르만샤에서 열린 시위에서 보안군의 총에 맞아 왼쪽 눈을 잃었다. 그는 “그날 그 자리에 있던 나 자신을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날 BBC는 이처럼 시위 현장에서 다친 이란 청년들이 온라인을 통해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공동체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BBC는 같은 보도에서 시위 진압 과정에서 눈을 다치거나 실명당한 이들의 정확한 규모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가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동안 테헤란에 있는 병원 3곳에서 유사한 부상으로 치료받은 이들만 500명이다. BBC에 따르면 시위에 참여했다 실명한 청년들은 당국이 진압 과정에서 고의로 얼굴을 노렸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최근 이런 의혹을 부정했다. 진압경찰 사령관인 하산 카라미 준장은 “(시위대의 얼굴을) ‘고의로’ 쐈다는 주장은 선동”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시위 중 실명은 피했더라도 이란 청년들은 육체적 정신적 후유증과 경제적 부담에 노출된다고도 지적했다. 지난 9월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한 모하메드 파르지(32) 산탄총에 눈을 맞았는데 병원비로 2500달러(약 327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바람에 추가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란에선 파르지와 같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받지 못하는 부상자를 줄이기 위해 이란 정부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BBC는 같은 보도에서 이란에서 의사 400여명이 정부의 부상자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서한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 “정명석측 ‘느낌 어땠냐’ 반복 질문…피해자 계속 악몽”

    “정명석측 ‘느낌 어땠냐’ 반복 질문…피해자 계속 악몽”

    여신도 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의 재판에서 외국인 여신도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 가운데, 피해자 측 정민영 변호사는 ‘피해 사실을 진술해야 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피해자가 굉장히 고통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정민영 변호사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술이라는 게 몇 월 며칠에 추행했다, 강간했다, 이런 정도가 아니라 어떤 자세였는지 어떤 손으로 어디를 어떻게 만졌는지 이런 것들까지 진술해야 한다”며 “피해자는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굉장히 끔찍한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정씨 측 변호인이 피해자에게 “‘왜 싫다고 얘기 안 했냐’ ‘느낌 어땠냐’ 이런 질문을 계속했다”며 “(피해자들은 당시) 정명석을 메시아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왜 내가 이게 싫지?’, ‘내 믿음이 부족한 게 아닌가?’ 이렇게 자책하고 이 과정에서 피해는 지속이 된다. 그 부분에 대해서 다 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답을 해야 하니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너무 힘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부장 나상훈) 심리로 열린 정씨의 준강간 등 혐의에 대한 6번째 공판에선 홍콩 국적 A(29)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A씨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JMS 편에서 얼굴과 실명을 밝히고 정씨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메이플이다. 정 변호사는 메이플이 증언을 하다가 스트레스로 복통을 호소해 한동안 법정에 들어오지 못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정씨에게 반성의 태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JMS는 그런 이상한 종교가 아니다’, ‘우리는 세뇌하거나 정명석이 메시아라고 하지 않는다’ 이런 것을 계속 강조하는 얘기들이 증인신문에서도 굉장히 비중이 컸다”고 전했다. 재판을 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피해자들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명석을 상대로 고소를 한다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번에 고소한 호주 국적 B씨 같은 경우도 고소를 하려고 하니까 영상 메시지를 호주의 JMS 관계자로부터 받았다. 영상을 통해서 ‘우리는 호주에 권력이 있는 많은 사람과 연결이 돼 있다’, ‘네가 계속 고소를 진행하면 네가 알리고 싶지 않은 너에 대해서(사생활) 공론화하겠다’(는 식으로 협박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피해를 입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헤어나오지 못할 만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메이플이) 성폭력 피해도 그렇지만 20대를 날려버린 것에 대한 굉장한 원통함이 있다”며 “굉장히 어렵게 고소했지만 지금도 계속 악몽을 꾸고 밤에 막 소리 지르면서 깨고 이런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정명석씨가 어떤 판결을 받는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며 “4월 중에 아마 검찰이 다른 피해자 건에 대해서 추가 기소를 할 가능성도 있는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반성하거나 인정하는 모습 없어” 정 변호사는 전날 YTN ‘뉴스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도 “사건을 준비하면서 JMS 내부자료를 보면 정명석 개인을 사실상 메시아·주님으로 신격화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JMS에서는 정명석을 주님과 동등한 하나님이 보낸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제와) 본인이 그냥 목사일 뿐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명석이 건강상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면서 “피고인과 변호인들이 유지하는 입장을 보면 이 사건에 대해 반성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혐의를 반성하거나 인정하는) 모습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A씨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2018년 7월부터 그해 말까지 5차례에 걸쳐 B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정명석 측은 고소인들이 성적으로 세뇌되거나 항거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었으며, 자신은 ‘신이 아니고 사람’임을 분명히 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명석은 지난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와 홍콩 아파트, 경기 안산의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강간치상 등)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한 바 있다.
  • 이준석 “尹 술잔 거절해 관계악화? 만취해 집에 간 적은 있다”

    이준석 “尹 술잔 거절해 관계악화? 만취해 집에 간 적은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사이가 벌어진 배경에 대해 윤 대통령과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으며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일화들을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연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진행자가 ‘윤 대통령 입장에서 이 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나’라고 묻자 “‘대통령이 저랑 만났는데 제가 장염에 걸려서 안 마신다고 식사자리나 이런 데서 술을 권하는 것을 거절했다’라는 얘기를 누가 퍼뜨렸다”면서 “대통령 주변에서 (이준석과) 왜 갈등이 생겼는지 뭔가 (이유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가서 맥주 마셨고 오히려 취해 집에 갔다. 또 10년 동안 장염 걸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누군가 윤 대통령과 이 전대표 사이를 이간질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울산 회동때도) 대통령께서 ‘이 대표 나는 이런 거는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다’라고 얘기를 하셨으면 선거에서 이겨야 되니까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얘기를 했었을 것”이라며 “지금 와서 정말 아쉬운 부분은 (대통령이) 속내를 말씀 안 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단 한 번도 말을 놓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울산 회동은 이 전 대표가 2021년 12월 3일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와 갈등으로 당무를 거부하고 지방을 떠돌다가 울산에서 전격 회동한 일이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2021년 7월 28일)하기에 앞서 아크로비스타 자택과 자택부근에서 두차례 만난 일도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입당도 안 한 주자인데 몰래 만났다는 게 알려지면 저한테 굉장히 불리하다. 그래서 극비로 갔고 저의 비서실도 몰랐고 일정표에도 안 남아 있다”며 “(그런데) 두 번 다 만나고 오면 모 방송사 단독이 떴다”고 일정이 유출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두 번 다 그 자리에 배석한 분이 있다. (윤핵관보다) 더 가까운 분”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누군지를 묻자 “자꾸 말하면 위축된다”며 실명 노출을 거부했다.
  • 경기도, 공익제보자에 보상금 4000만원 지급…역대 2번째 액수

    경기도, 공익제보자에 보상금 4000만원 지급…역대 2번째 액수

    경기도는 코로나19 방역소독 용역 업체의 인건비 과다 청구를 공익 제보한 해당 업체 직원 A씨에게 4049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4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A씨가 근무하는 B업체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도내 6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의 방역소독 용역을 수행하며 출근 서명부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직원 20여명의 이름을 허위로 작성해 인건비를 부당 청구했다. 이 기간 허위 청구로 받은 인건비는 1억3497만원에 달했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2021년 말 공익 제보했고, 도에서 조사한 결과 인건비 1억 3000만원을 부당 청구한 사실을 확인해 환수 조치하고 B업체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신고자 C씨는 공모 사업비를 지원받는 D업체가 장비를 제작하는 E업체와 공모해 중고 장비를 새로 제작해 납품받은 것처럼 집행 증빙서류를 허위로 제출해 사업비를 부정하게 받았다고 제보했다. 조사 결과 새로 제작한 장비가 아닌 것이 확인돼 지원금 5000만원을 전액 환수했다. 도 공익제보지원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심의를 거쳐 환수액의 30%인 4049만원의 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는 2020년과 2022년 2차례에 걸쳐 도시개발사업 관련 불법하도급을 공익제보한 내부신고자에 지급한 6772만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액수다. 도는 내부 공익신고자의 제보로 인한 도 재정수입의 회복 또는 증대가 있는 경우 보상금을 지급한다.특히 보상금의 경우 상한액 없이 신고로 인해 회복·증대된 재정수입의 30%를 지급한다 공익제보는 전담 신고 창구인 ‘경기도 공익제보 핫라인(hotline.gg.go.kr)’을 이용하면 되고,비실명대리신고도 가능하다.
  • ‘영구제명’ 정윤정 이어 유난희도 처분?…CJ온스타일 “의견진술 후 결정”

    ‘영구제명’ 정윤정 이어 유난희도 처분?…CJ온스타일 “의견진술 후 결정”

    홈쇼핑 화장품 판매 방송 중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유난희 쇼호스트에 대해 CJ온스타일이 의견진술을 앞두고 있다. 4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 측은 “해당 방송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 회의 결과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의견진술 이후 유씨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씨는 CJ온스타일이 고용한 쇼호스트가 아닌, 협력사와 계약을 맺은 게스트 자격으로 방송에 출연해 온 것으로 CJ온스타일은 협력사와의 협의를 통해 유씨에 대한 출연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씨는 지난 2월 4일 CJ온스타일 화장품 판매 방송 도중 “모 여자 개그맨이 생각났다”며 “피부가 안 좋아서 꽤 고민이 많으셨던, 이 제품을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했다. 유씨가 연예인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피부질환으로 고통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개그우먼을 연상케 했다. 치료 관련 임상적 근거가 없음에도 제품 홍보를 위해 고인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는 지난달 14일 회의를 열어 민원이 제기된 홈쇼핑 방송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결과 의견진술을 결정했고, 이달 18일 CJ온스타일은 의견진술에 나선다. 의견진술은 방심위가 제재를 내리기 전 소명 기회를 주는 것으로, 홈쇼핑사는 다음 회의에 출석해 위원들의 관련 질문에 답해야 한다. 위원들은 소명을 들은 후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부 쇼호스트 도덕적 해이 심각 수준” 앞서 지난 3일 현대홈쇼핑은 생방송 중 욕설을 내뱉어 논란이 된 쇼호스트 정윤정씨에 대해 내부 심의를 거쳐 자사 홈쇼핑 방송 무기한 출연 금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방심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3년간 홈쇼핑 쇼호스트와 관련해 방심위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총 75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402건, 2021년 167건, 2022년 158건, 2023년 1~2월 30건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최근 일부 쇼호스트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들은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은커녕 일명 ‘완판’에만 열을 올리며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방송의 신뢰성을 무기 삼아 막대한 수입을 쌓아 올리는 쇼호스트들의 일탈에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열린세상] 아동학대를 잡아내는 비밀 열쇠/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아동학대를 잡아내는 비밀 열쇠/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모진 학대를 받으며 야위어 가다 끝내 목숨을 잃은 5학년 아이의 집안 CCTV 영상이 공개됐다. 동거인들에게 성매매 착취를 당하다가 자신의 4세 딸이 실명하고 사망하기까지 방치한 친모의 옥중 서신이 공개되기도 했다. 아동이 고통을 받아 온 방식은 달라도 그 아동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아무도 손을 내밀지 못했다는 사실은 같다. 결국 생을 마감한 이후에야 그 비극적 삶이 드러나는 참담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극단적 결과를 빚기 전에 아동학대를 미리 알아차릴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전체 아동학대 중 91.7%가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만 4세 이상의 아동에게 일어난다. 아동의 학대 피해는 진술 말고도 옷차림이나 표정, 무심코 하는 행동이나 발달 상태를 통해 어떻게든 표현된다. 하지만 그 표현들이 아동학대 사건으로 입건되기까지 연결되기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심한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동이라도 그 상황에 익숙해져서 학대인 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아동의 자잘한 표현과 상태를 살펴보려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굳이 ‘학대’를 이유로 하지 않더라도 굳게 닫혀 있는 아동의 가정을 외부의 지원체계가 들여다보는 것은 반복되는 학대를 끊어 내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학대 피해 아동에게 나타나는 비언어적인 표현들을 알아채는 데 도움이 되는 비밀 질문들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아이와 친밀하게 지내는 친구에게 은근슬쩍 물어보면 학대 사례를 발견할 단서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질문자가 아동학대에 대한 편견은 없는지 먼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자극적으로 보도되는 잔인한 사망 사건 위주로 아동학대를 인식하면 현실을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 신체적 폭력만 아동학대라고 생각하거나, 가난하고 못 배운 집에서만 학대가 일어난다는 오해를 할 수도 있다. 아동학대의 가해자 대부분이 겉으로는 멀쩡하고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별난 사람으로 악마화하는 선입견을 갖고 있으면 아동이 보내는 위험신호를 놓치기 쉽다. 편견을 먼저 내려놓아야 더 많이 보이고 들린다. 자녀를 키우고 있거나 속마음을 나눌 정도로 친한 아이와 지속적으로 만나는 사람이라면 아이와의 일상 대화 속에 이 질문들을 넣어 보자. 같은 반 급우 중 특별한 이유 없이 글이나 숫자를 모르거나 맥락에 맞지 않는 행동을 자주 하는 아이가 있는지 물어보자. 더러운 옷을 자주 입고 오거나 머리도 감지 않고 양치를 하지도 않아 아이들이 곁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지 물어보자. 유독 혼자 침울하게 있거나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사과하고 눈치보며 자책하는 아이는 없는지, 반대로 도드라지게 폭력적이거나 욕설을 많이 하며 산만한 아이가 있는지 물어보자. 집에 가는 것을 눈에 띄게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아이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다. 여기에 해당되는 아이들이 모두 아동학대 피해자인 것은 물론 아니다. 사람은 각자 다른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므로 호들갑스럽게 평가하지는 말고 차분히 관심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 만약 그런 급우가 있다면 아이가 직접 보거나 들은 일 중 어떤 특별한 상황이 기억나는지 ‘가볍게’ 대화를 이어 보자. 꼬치꼬치 캐물을 필요는 없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듣되 무심코 넘길 이야기가 아닌 듯하면 선생님이나 관할 ‘드림스타트’에 알리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권한 탓 예산 탓 하며 책임공방이 계속되면서 아동학대는 점점 더 풀기 어려운 사회문제가 돼 가고 있다. 일이 터질 때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불쌍한 아이들 구해 내자는 식의 주문은 무의미하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가정지원제도 마련에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 학대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판단이 아니라 도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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