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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의 소리] 엄격 조건하 흉악범 얼굴 공개를

    살인마 강호순의 엽기적인 행각이 속속 드러나면서 온 국민이 전율하고 있다. 더불어 경찰이 모자와 마스크를 씌워 피의자의 얼굴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는 데 대해 찬반논쟁이 한창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4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처리과정에서 일부 피의자의 얼굴이 노출되자 호송업무 개선을 경찰에 권유했다. 얼굴 없는 범인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점이다. 연쇄살인과 유괴 등 반인륜적 흉악범의 경우 피의자 인권보다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된다. 얼굴 공개는 사회적 응징을 통한 범죄 예방과 수사 효율성에도 기여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인권선진국에서도 흉악범 보도에는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우리나라 신문윤리위원회 실천요강도 현행범과 공인은 피의자 촬영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엄격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피의자 초상 공개를 분풀이로 악용하거나 무분별한 노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피의자가 미성년자이거나, 과학수사를 통해 범인으로 확정할 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을 때는 제한돼야 한다. 피의자 가족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기에 시대에 맞게 경찰관 직무규칙을 개정해야겠다. 서울 구로경찰서 조상현
  • “CIA도 비전문가 국장… 정치개입 없을 것”

    “CIA도 비전문가 국장… 정치개입 없을 것”

    국회 정보위원회는 10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용산 참사 책임론과 도덕성, 국가 정보기관 수장으로서의 자질을 집중 점검했다. 민주당은 용산 참사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던 원 후보자를 상대로 정치적 책임을 추궁한 반면 한나라당은 이를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반면 이날 새롭게 제기된 경기 포천 지역의 농지 위장매입 의혹과 강남 아파트 5차례 미등기 전매에 따른 탈루 의혹은 인사청문회를 한차례 통과한 경험이 있어 비교적 흠결이 적다고 평가받던 원 후보자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원 후보자의 부인과 누나가 함께 매입한 포천 농지를 누나 이름으로만 등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포천 땅은) 전답으로 외지인이 살 수 없다.”면서 “농지법 위반, 부동산 실명거래법 위반, 공직자로서 허위 재산등록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정보시스템상에 1999년 5월 원 후보자의 부인 등 2명이 포천 땅을 8000만원에 매입한 기록이 있지만 등기는 같은 해 7월19일 원 후보자의 누나 이름으로만 돼 있었다. 박 의원은 또 “1979년 서초동 모 아파트로 이사한 뒤 4년 남짓 동안 모두 다섯 차례 아파트를 사고팔았지만 한 차례도 등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미등기 전매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원 후보자는 “(포천 땅은) 인사청문을 준비하면서 처음 들은 얘기다. 집사람은 계약을 한 적도 없고 이와 전혀 관계 없다.”고 부인했다가 다시 “누나가 채무관계에 의해 소유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남 아파트 미등기에 대해선 “당시 구획정리가 끝나지 않아 등기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용산 참사에 대한 원 후보자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높았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행안부 장관은 경찰을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다.”면서 “원 후보자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정부조직법상 체계를 보면 국세청장과 경찰청장이 소속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도록 돼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상식적으로 원 후보자는 용산 참사 당시 보고를 받았을 것”이라고 추궁했지만 원 후보자는 보고 받은 사실이 없다며 “장관이 직접 지휘하지 않은 만큼 책임론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정보분야 비전문가인 원 후보자의 자질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지만 원 후보자는 “미국 CIA에도 비전문가 출신 국장이 임명된 바 있다.”면서 “대통령이 국정원을 개혁할 적임자로 생각한 것 같다.”고 받아넘겼다. 원 후보자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논란에 대해선 “(개입을) 안 한다.”고 답했다. 오상도 김지훈기자 sdoh@seoul.co.kr
  • 전교조 성폭력조사 하루만에 철회

    민주노총 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피해자 소속 연맹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을 시작한 당일인 9일 바로 활동을 접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게 이유이지만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교조 관계자는 10일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9일 밤부터 전교조 진상조사위 활동을 종료했다.”고 밝혔다.엄민용 대변인은 “피해자측이 ‘이번 사건과 전교조가 관련되는 언론보도를 원하지 않으며 이후 이 사건에 대한 전교조 관련 인터뷰나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이 내부(전교조)에서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9일 오후 4시에 시작된 진상조사위 첫 회의는 밤 11시쯤 성과 없이 끝났다. 그러나 당초 피해자측은 “피해자가 속한 연맹의 간부들이 사건 은폐를 위해 피해자에게 압박을 가했다.”며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었다. 더구나 사건에 개입한 전교조 간부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활동 종료가 합의돼 의구심은 증폭된다. 학교 성폭력 사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전교조가 조직 안위 문제에 부딪치자 피해자 보호를 들어 조사를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임시의장을 맡고 있는 김종수 강원지역본부장은 “11일 비대위가 구성되면 2차 가해 문제는 물론 은폐 의혹에 대한 부분까지 모두 논의할 것”이라면서 “의혹들을 최대한 투명하게 밝히고 민노총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용산참사 수사발표] 위법 공권력행사 배상 사례

    용산 재개발지역 화재 참사의 부상자와 희생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기로 하면서 위법한 경찰력 행사로 국가가 배상책임을 진 국내·외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1.1967년 돼지 46마리를 사서 트럭에 싣고 가던 B씨는 뺑소니범이라는 오해를 받고 경찰서에 억류됐다. 경찰은 B씨가 범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돼지가 있는 트럭도 7시간 이상 대기시켰다. 이 과정에서 비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사료를 먹지 못하고 방치된 돼지 28마리가 죽었다. B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공무집행은 정당했더라도 돼지 46마리를 협소한 공간에 7시간 이상 가둬두면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점은 예측할 수 있는데 경찰이 조치를 강구하지 않아 3자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배상 판결을 내렸다. #2. 1997년 부산에 사는 A씨가 마약에 취해 난동을 부리면서 가스레인지에 연결된 가스호스를 칼로 잘라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 라이터를 든 채로 격렬하게 저항했다. 경찰은 가스총을 발사해 검거했고, 이 과정에서 탄환에서 분리된 고무마개가 오른쪽 눈에 맞아 A씨는 실명하고 말았다.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은 “이런 상황에서 실명은 가스총 발사시 통상적으로 예견되는 범위 내의 손해”라면서 “경찰은 인체에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가스총 사용시 요구되는 최소한의 안전수칙을 준수, 사고발생을 막을 주의 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 했다.”라고 A씨의 손을 들어줬다. #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는 1985년 급진적 흑인 저항단체 ‘MOVE’가 농성을 벌이고 있는 연립주택에 폭탄을 투하해 불이 났다. 현장을 지휘하던 시 경찰국장과 소방서장은 MOVE 단원들이 옥상 위에 요새처럼 지어놓은 ‘벙커’를 제압하기 위한 방법으로 불이 번지게 놔뒀고, 결국 이 불로 MOVE 단원 11명이 숨지고 주변 가옥 61채가 불에 탔다. 진압작전을 지시한 시장은 형사 책임을 면했지만, 필라델피아시는 과잉진압으로 인한 피해보상 및 합의금으로 생존자와 유족 등에게 5400만달러를 내놔야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떡값검사 공개’ 노회찬 대표 집유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조한창 부장판사는 9일 이른바 ‘안기부 X파일’을 인용해 ‘삼성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된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형이 확정되면 노 대표는 3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재판부는 “1997년 추석 때 떡값을 지불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X파일 녹취록은 담고 있는데 피고인은, 불법 도청이라 진실성을 확인할 수 없는데도 실제 떡값이 지급됐다고 암시하는 보도자료를 냈다.”면서 “진위를 밝히기 위한 수사를 촉구했다는 점에서도 허위 사실이란 인식이 충분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또 “공익성이 크더라도 불법 녹취록을 가공해 전·현직 검찰간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X파일에 등장하는 떡값 검사 7인’이라는 표를 작성한 것은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열린세상] 살인피의자의 얼굴 공개 적절한가/금태섭 변호사

    [열린세상] 살인피의자의 얼굴 공개 적절한가/금태섭 변호사

    결론부터 말하자. 연쇄살인범의 얼굴을 공개하자는 주장은 잘못된 주장이다. 물론 각종 언론 매체에서 보도했듯이 피의자의 사진이나 실명을 공개하는 나라도 많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공개할 것인가 여부가 아니다. 어떤 근거로 특정한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인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지고 언론에 보도되는 ‘살인범’의 경우에도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단순한 피의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면 신상 공개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흉악범’이기 때문에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은 형사사법의 대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위험하다. 우선 무엇보다도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형벌은 개인의 자유에 대하여 국가가 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이기 때문에 미리 법률로 그 종류와 범위를 상세히 정해놓아야 한다. 아무리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형벌을 가할 수는 없다. 그런데 최근 언론사에서 연쇄살인범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든 이유를 살펴보면 과연 이러한 원칙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사회적 응징에 의한 범죄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억울하게 죽어간 피해자들의 인권은 어디 가고 흉악범의 인권만 남았느냐.”는 등의 주장은 명백히 피의자의 얼굴 공개를 처벌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다. 흉악범에게 ‘얼굴공개’라는 처벌을 내리려면 그러한 형벌이 법에 규정되어 있어야 한다. 법원도 선고할 수 없는 종류의 ‘사회적 응징’을 언론기관이 할 수 있다는 주장이 과연 정당한가. 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주장도 있다. 모든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부적당하지만 특정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신상은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일부에서는 구체적으로 “두 명 이상이 희생된 연쇄살인, 어린이 납치 유괴 살해, 불특정 다수를 살상한 다중 살인 등의 범죄자는 실명과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단지 범인임이 확실한 경우에만 한정해야 한다는 말을 곁들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회적 지탄을 받는 범죄의 경우에는 유죄의 확정 판결을 받기 전에도 ‘진범’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 헌법은 누구에게나 재판을 받을 권리와 무죄 추정의 원칙을 보장하고 있다. ‘흉악범이 아닌 피의자’에게만 허용되는 것이 아니다. 범죄의 종류를 제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실제 일어나는 사건의 모습은 천차만별이어서 일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경우에는 더하다. 함께 일하던 가수와 성관계를 갖는 장면을 몰래 촬영하여 인터넷에 공개한 사람이 최근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을 뻔한 이런 피의자의 얼굴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겨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연쇄살인범, 아동 유괴 살인범, 다중 살인범’이라는 리스트에 ‘파렴치범’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범인임이 확실한 경우에만 공개한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여러 가지 정황상 범행을 저지른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도 끝까지 부인하는 피의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순순히 자백하는 피의자만 공개의 불이익을 당해야 할까. 피의자의 얼굴이나 실명을 공개하는 것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는 신중한 검토와 이성적인 토론을 거쳐야 한다. 범죄의 종류나 죄질에 관계없는 원칙을 세워야지 지금과 같이 흉악범에 대한 여론을 타고 일방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죄형법정주의, 무죄추정의 원칙, 모든 사람에 대한 기본권의 보장은 오랜 세월에 걸쳐 가치가 확인된 헌법상의 소중한 원칙이다. 한갓 연쇄살인범 때문에 훼손될 수는 없다. 금태섭 변호사
  • 평단 거목 유종호의 소설적 자전에세이

    평론가와 창작자 사이는 미묘하다. 문학의 이름으로 공생하는 듯하지만 개별적 친소를 떠나 숙명적으로 데면데면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평론가들은 창작하고픈 충동이, 창작자들은 그들의 글을 평하고픈 충동이 강하게 일 수밖에 없다. 한국 문학평단의 거목으로 꼽히는 유종호(74)가, 소설과도 같은 회상 에세이 ‘그 겨울 그리고 가을-나의 1951년’(현대문학 펴냄)을 내놓았다. 6·25전쟁을 체험했던 작가의 구체적인 경험담이 담겨있다. 자전적 소설이 넘쳐나는 세상에 소설로 풀 법도 하련만 노() 문학평론가는 굳이 에세이라는 형식을 택했다. 2004년 ‘나의 해방 전후’에 이어 2부에 해당하는 회상 에세이다. 이에 대해 유종호는 “수통(羞痛)스러운(부끄럽고 고통스러운) 자기 노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허구 소설을 시도해 보자는 생각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진실의 순도를 훼손할지 모른다는 심정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소설이라고 이름 붙여도 전혀 손색없을 만치 피란 과정을 보낸 한 해 겨울과 이듬해 가을까지의 시간과 그 안에서 머무르고 부딪쳤던 다양한 인간 군상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열 여섯 살 소년 유종호는 1951년 겨울 고향 충주를 떠나 피란길에 나섰다. 청주·달천·원주 등지를 떠돌며 미군 해병대에서 사환으로 일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 비열한 사람들에 대해 적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인식을 쌓았음을 고백한다. 유종호는 천상 평론가다. 2004년 시집 ‘서산이 되고 청노새되어’를 펴내기도 했고, ‘파리대왕’, ‘그물을 헤치고’ 등 소설을 번역하기도 했지만 그는 한국 문단의 1세대로 분류되는 평론가이자 예술원 회원이다. 그는 자신의 그 한 해를 미화하지도, 과장하지도, 각색하지도 않았다. 대신 고독한 기록자이자 평자(評者)의 역할을 자임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수 차례 언급하는 표현처럼 ‘수통스러운’ 기억임에도 실명을 들며 냉혹한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고, 부친은 물론, 자신 역시 타자화해 평론의 대상으로 삼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교원이었지만 한때 인민군에 소극적으로 부역한 탓에 오랫동안 복직되지 못한 부친, 어렵사리 복직한 뒤 교내 잡지 앙케트에 존경하는 인물로 이승만 대통령을 꼽아 부끄러웠던 부친의 모습 등도 적나라하게 쓰여진다. 곳곳에 그의 문학적 재기(才氣)를 드러냈다. 더욱 정교한 서사구조를 갖췄거나 소설적 형상화를 꾀했다면 유감없이 훌륭한 소설이 됐을 법하다. 어린 유종호는 15개월의 방학 아닌 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잃어 버렸다는 사실이었고… 뒷날 나는 그것을 소년 상실이란 이름으로 되돌아 보곤 했다.’고 회상한다. 그는 “한 권을 더 채워 회상에세이 3부작을 완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다림이 시작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시론] 피의자 얼굴공개와 형평의 저울추/ 성낙인 서울대 교수 헌법학·한국법학교수회장

    [시론] 피의자 얼굴공개와 형평의 저울추/ 성낙인 서울대 교수 헌법학·한국법학교수회장

    미국이나 유럽의 판례는 정식 명칭이 있다. 즉 X 대 Y라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X와 Y는 당해 사건의 원고와 피고를 지칭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공식적인 판례 이름이 없다. 사건당사자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것 자체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 사안을 놓고 다투는 일반 법원의 재판도 아니고 헌법적 쟁점을 판단하는 헌법재판소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정문에서 사건당사자의 실명을 그대로 공개했다. 그런데 개인정보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실명을 지워버렸다. 외국과 우리의 권리에 대한 관념과 인식의 차이가 드러난다.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인권은 소중하다. 자연법적 권리인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인격권은 더욱 소중하다. 인격권의 내용으로서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는 본질적 표지인 초상권은 다른 기본권보다 강하게 보호돼야 한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바다에 얼굴이 한번 오르고 나면 더 이상 지울 방법이 없다. 까닭에 얼굴 공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의 청소년성범죄자에 대한 신원공개 결정에서 팽팽한 찬반 양론이 제기된 것도 인격권과 사생활보호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한편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생명선이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언론보도가 타인을 해하지 않는 한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 공적 관심사의 공익을 위한 보도가 통제돼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익을 침해하는가의 여부는 형평의 저울질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권리 주체가 각기 자신의 기본권을 주장할 경우에 어느 쪽을 더 보호할 것이냐를 놓고 기본권의 충돌 문제가 발생한다. 인격권(사생활)과 언론보도의 자유(알 권리) 모두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더 강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명제는 성립될 수 없다.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 양쪽의 법익을 비교형량하여 어느 쪽을 더 보호해줄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최근에 다수의 언론은 연쇄살인 피의자의 인격권보다는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강호순씨의 얼굴을 공개했다. 피의자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을 뿐 아니라 증거도 명백히 제시됐기 때문에 헌법상 보장된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물론 사진의 공개가 단순한 호기심의 발로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흉악범은 반드시 밝혀지고 다시는 이 땅에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경각시키는 효과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극악무도한 범인의 초상은 더 이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비밀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외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반사회적·반인륜적 범죄혐의자의 얼굴 공개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토록 논쟁적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다만 얼굴 공개는 예외적인 경우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얼굴 공개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우리 사회의 저변에 흐르고 있는 건전한 상식에 기초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가칭 ‘흉악범 얼굴 공개에 관한 법률’은 필요가 없다. 원칙이 비공개이고 예외가 공개인데, 예외를 위한 법률은 또 다른 예외를 재생산할 뿐이다. 억지로 법의 잣대를 설정한다는 것 자체가 자칫 현실적 운용에서의 경직성을 유발시킬 우려가 있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 헌법학·한국법학교수회장
  • 강호순 팬카페 5일만에 자진 폐쇄

    강호순 팬카페 5일만에 자진 폐쇄

    격한 논란을 일으켰던 경기 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팬카페가 결국 문을 닫았다.   6일 강호순 팬카페 ‘연쇄살인범 강호순님의 인권을 위한 카페’(cafe.naver.com/ilovehosun)의 운영자인 네티즌 ‘GreatKiller’는 “유가족 여러분과 대한민국 국민여러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카페를 폐쇄합니다.”란 내용의 공지사항을 올리고 모든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어 카페 명의로 가입자들에게 “지적해 주신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유가족 여러분께 용서를 빕니다.카페를 폐쇄하니 탈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쪽지’를 보냈다.카페 명의의 ‘쪽지’는 운영자와 매니저만 보낼 수 있는 기능이다.  강호순 펜카페는 개설 직후 언론과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고 결국 개설된 지 5일만에 자진 폐쇄됐다.폐쇄 당시 가입자 수는 1만 5900명에 육박했다.하지만 가입자 대부분은 이 카페를 비난하기 위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운영자 ‘GreatKiller’는 “사람의 인권을 옹호하고 존중하는 것이 무엇이 나쁜가.강씨와 같은 범죄자도 마땅히 인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네티즌들의 폐쇄 압력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하지만 빗발치는 비난은 물론 자신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상에 급속히 퍼지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카페를 폐쇄한 것으로 보인다.  포털사이트 다음 토론게시판 아고라에는 이 카페를 폐쇄하라는 청원이 올라와 있다.  또 네티즌들이 운영자 ‘GreatKiller’의 신상정보를 파헤쳐 인터넷 각종 게시판에 올렸다.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는 그의 신상정보는 단순한 장난 수준을 넘어서 인신공격으로 이어졌다.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그의 실명과 나이,재학 중인 학교,구체적인 집 주소까지 순식간에 알려졌다.현재 그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17세 남학생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운영자 ‘GreatKiller’는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 온라인에 개인정보가 유포되고 있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라 운영진,카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부인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범죄피해자 구조금 20년 제자리

    범죄피해자 구조금 20년 제자리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처럼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흉악범죄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지만, 국가 차원의 범죄피해자 지원은 아직 미흡하다. 범죄 피해는 우선적으로 범죄자에 의해 구제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원칙인 데다 재원도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장해 1급 지원금 600만원 4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범죄로 부상을 입거나 가족이 사망한 경우 범죄피해자구조법에 의해 국가에서 구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법이 규정하는 지급 요건은 범인이 검거되지 않았거나, 잡혔어도 경제적 능력이 없어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우에 한정된다. 또 부상을 입은 피해자에 대해서는 중장해등급을 따져 1~3급에 대해서만 구조금을 지급한다. 3급 중장해 판정을 받으려면 한 눈을 실명하고 다른 눈 시력이 0.06 이하로 떨어졌거나, 열 손가락을 모두 잃어야 한다. 신경계통 장애로 평생 간호를 받아야 하는 경우 등이 1급이다.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 되어야 구조금을 지급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발생한 서울 논현동 고시원 방화 살인사건에서 범인 정모씨에게 머리와 배 등을 여러 차례 찔린 A씨와 불을 피해 건물 밖으로 뛰어내리다 중상을 입은 B씨는 중장해등급 3급에 미치지 못해 구조금을 한푼도 지급받지 못했다. 금액이 비현실적으로 낮은 것도 문제다. 피해자 사망시 유족구조금은 1000만원, 장해구조금은 ▲1급 600만원 ▲2급 400만원 ▲3급 300만원 등이다. 구조금액은 1991년 정해진 뒤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이웃나라 일본이 ‘범죄피해자 등 급부금(구조금)의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유족구조금 상한선은 2964만 5000엔(4억 5500여만원), 1급 장해구조금은 3974만 4000엔(6억 1100여만원)이다. 또 전등급 장해에 대해 구조금을 지급한다 이렇듯 금액이 적고 홍보도 잘 되어있지 않아 실제 지급실적도 미미하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구조금 지급건수는 2007년 169건, 2008년 151건에 불과하다. 5대 강력범죄 발생건수가 연간 50만건을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조금을 받는 피해자는 극히 일부인 셈이다. ●법무부 “지원금 현실화 추진” 이에 법무부는 법을 개정해 구조금 지급 요건을 완화하고, 금액도 현실화할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가의 범죄피해자 구조는 헌법상 규정된 업무인 만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시행령을 고쳐서라도 상반기 중 유족구조금과 장해구조금을 300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강병규 “상습도박혐의 인정”… 징역 1년·집유 2년

    강병규 “상습도박혐의 인정”… 징역 1년·집유 2년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된 야구출신 방송인 강병규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5일 오후 2시 강병규는 서울중앙지방법원 526호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은 선고받았다. 또 160시간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모두 범죄사실을 인정했다. 검사가 제출한 내용 등이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고 전했다.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강병규는 선고결과에 대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결과에 만족을 할 수 있겠느냐. 마음으로 크게 뉘우치고 있다.”고 전했다. 연신 “잘못했다”는 말과 함께 머리 숙여 사죄를 구한 강병규는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간인 것 같다. 이제부터 여러분들의 마음을 풀어드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변인들과 부모님께 특히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끝내 참았던 눈물을 보인 강병규는 취재진의 연이은 질문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한편 검찰은 강병규를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에 26억원을 송금한 뒤 80여 일에 걸쳐 바카라 도박을 벌이는 등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했다. 이어 지난 1월 22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은 강병규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했다. 이날 최종변론에서 강병규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하며 “합법적 게임이라는 홍보문구를 믿고 실명 계좌로 돈을 보냈다.”며 “죄송하고 반성한다. 다시는 이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발벗고 나서겠다.”고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 사진=조민우,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눈물 고백’ 강병규 “잘못했다는 말 밖에…”

    ‘눈물 고백’ 강병규 “잘못했다는 말 밖에…”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된 야구선수 출신 강병규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506호 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강병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160 시간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받았다.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강병규는 선고결과에 대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결과에 만족을 할 수 있겠느냐. 마음으로 크게 뉘우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금이 꿈꾸는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강병규는 “처음으로 심경을 전하는 만큼 고민이 컸다. 혐의를 부인했다가 다시 인정해 거짓말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 같아 그동안 인터뷰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감정을 억누르며 강병규는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간인 것 같다. 이제부터 여러분들의 마음을 풀어드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말 잘못했다.”는 말을 연신 되풀이 했다. 잘못을 알았을 때는 너무 늦었다는 그는 “이번 일로 인해 실망했을 주변인들에게 죄송하다. 자식인데도 말 한마디 못 하신 부모님께 특히 죄송하다.”며 끝내 참던 눈물을 보였다. 이어 취재진들이 앞으로의 활동은 어떻게 되는지를 물었으나 강병규는 서둘러 법원을 빠져나갔다. 한편 검찰은 강병규를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에 26억원을 송금한 뒤 80여 일에 걸쳐 바카라 도박을 벌이는 등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했다. 이어 지난 1월 22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은 강병규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하기도 했다. 이날 최종변론에서 강병규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하며 “합법적 게임이라는 홍보문구를 믿고 실명 계좌로 돈을 보냈다.”며 “죄송하고 반성한다. 다시는 이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발벗고 나서겠다.”고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 사진=조민우,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동민원 클릭 한번에 ‘OK’

    앞으로는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산전후휴가급여 신청, 퇴직연금규약 신고 등 각종 노동 관련 민원을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경제불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원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인터넷을 통한 민원신청의 경우 2만~3만원 안팎의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3일 개설, 운영되기 시작한 노동부의 ‘e-노동민원센터’는 경제난으로 밀려들고 있는 노동민원을 한결 편리하게 해결해 주는 창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주나 근로자들은 이제 각종 지원금 신청 및 신고 등 총 105종의 노동민원에 대해 노동부 홈페이지(www.molab.go.kr)에 접속해 민원해당 항목을 클릭한 후 실명 인증이나 공인인증 후 이용하면 된다.다음달부터는 직업소개사업등록, 유해물질제조사용허가 등 수수료가 부과되는 7종의 민원에 대해 인터넷으로 신청할 경우 수수료(2만~3만원)를 면제할 계획이다. 종전에는 해당 민원신청을 할 때 신청서류에 소정의 수입인지를 첨부해야 했다. 인터넷 민원의 경우 접수에서부터 완료까지 각각의 단계별로 처리상황을 실시간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로 전송받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씨줄날줄] 얼굴없는 살인마/노주석 논설위원

    몇 년전 미국영화제작소가 역대 할리우드영화 중 ‘최고의 악역’을 발표한 적이 있다. 연쇄살인 영화의 남자 주인공에게 윗자리가 돌아갔다. 1위는 ‘양들의 침묵’(1991년작, 조너선 뎀 감독)에서 환자 9명을 살해한 뒤 살을 뜯어 먹은 의사 한니발 렉터역의 앤서니 홉킨스가 차지했다. 다음해 오스카 남우주연상이 주어졌다. 2위는 ‘싸이코’(1960년작,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에서 10년 전 살해한 어머니와 정부의 시체와 함께 생활하는 다중인격 연쇄살인범 노먼 베이츠 역의 앤서니 퍼킨스. 그는 ‘싸이코2’의 주연을 맡았고 ‘싸이코3’를 감독하기도 했다. 연기에 불과하지만 살인마의 얼굴은 관객들에게 범죄에 대한 공포심을 불러 일으킨다. 두 배우의 무시무시한 살인마 연기는 실제보다 가증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정체를 감춘 얼굴이 없는 살인마 연기에서는 전율마저 느껴진다. 한니발 렉터 박사의 지적인 이미지와 머더 콤플렉스에서 헤어 나지 못하는 미청년 노먼 베이츠의 심약한 얼굴은 경외감과 동정심을 불러 일으켰다. 서울신문을 비롯한 주요 신문과 방송이 어제 7명의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암매장한 강호순의 얼굴을 전격 공개했다. 반 인륜적 흉악 범죄자의 초상권을 더 이상 보호하지 않기로 했다. 2004년 밀양 여중생 성폭행사건을 계기로 피의자의 얼굴과 실명을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이후 6년 만이다. 무죄추정의 원칙, 피의자 공표 금지의 원칙, 초상권 침해금지 규정을 둘러싼 논쟁이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민들은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정남규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미국, 일본, 유럽보다 더 엄격한 법의 잣대 때문이다. 초기에는 실명도 공개하지 못하다가 슬며시 공개하기 일쑤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두명 이상의 연쇄살인, 어린이 납치·유괴, 불특정 다수를 살상한 다중 살인사건의 범죄자는 미성년자를 제외하고는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도출해 내기 위한 공론화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전단지와 방송을 통해 수배자의 신원을 공공연히 까발리면서 반 인륜 범죄자의 인권 보호를 내세우는 것은 난센스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 ‘反인륜범’ 사진·실명 공개합니다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 ‘反인륜범’ 사진·실명 공개합니다

    서울신문은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피의자의 인권보호 측면과 국민의 알권리, 그리고 연쇄살인범의 신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론입니다. 본지는 앞으로 유사한 사례에 이런 방침을 준용하기로 했습니다. 즉, 정치인을 비롯한 공인은 물론, 증거가 명백한 반(反)인륜범죄자에 대해서는 얼굴 사진과 실명을 공개할 방침입니다. 2004년 무렵 ‘인권수사’가 강조되면서 국내 언론은 흉악범죄 피의자라도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관행을 지켜 왔습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 학생들의 신상이 공개돼 인권침해 논란이 일면서부터였습니다. 이듬해 경찰청이 마련한 ‘인권보호를 위한 직무규칙’이란 훈령에 “경찰서 내에서 피의자와 피해자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거나 신분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장면이 촬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초상권 침해금지 규정이 포함됐습니다. 이후 경찰이 피의자에 모자와 마스크를 씌워 주는 관례가 생겼고, 연쇄살인범 유영철(2004년)과 정남규(2006년) 사건 때도 국민들은 범인의 얼굴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본지는 이번에 고심 끝에 인륜을 저버린 흉악범의 인권보다는 범죄 규명 및 예방과 같은 공익의 신장이 더 소중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법조계와 학계 등의 찬반론과 언론의 사회적 책임 등을 폭넓고 균형있게 감안한 결론입니다. 즉,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피해자의 초상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이 경우에도 공익적 목적에 근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선진국의 추세도 참고했습니다. 미국에선 살인을 저지르지 않아도 아동 성범죄자처럼 보도로 인한 공익 신장 가능성이 크면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의 관행도 비슷합니다. 지난 2004년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때 프랑스 언론들은 체포된 프랑스인 부부의 얼굴을 즉각 보도했습니다. 경찰도 연쇄살인범의 얼굴을 공개하라는 여론을 감안한 듯 1일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마스크를 벗겨 강의 얼굴 윤곽을 알아볼 수 있게 했습니다. 다만 본지는 흉악범죄 보도시 피의자가 범행을 자백해 증거가 명백할 경우에 한해 공익을 위해 얼굴과 실명을 공개할 것입니다.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함으로써 사회적 응징을 통한 범죄 예방 효과와 함께 독자들의 제보를 통해 경찰의 추가 수사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특파원 칼럼] 日의 범죄피해자 권리 확대 정책/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日의 범죄피해자 권리 확대 정책/박홍기 도쿄특파원

    가차없다. 철저한 엄벌주의다. 범죄를 대하는 일본 사회의 분위기다. 범죄자는 차치하더라도 용의자로 지목되는 순간 얼굴에 신상, 심지어 가족들까지 드러나기가 일쑤다. 범죄자나 용의자의 인권 침해, 무죄추정의 원칙은 사실상 뒷전이다. 범죄자가 미성년자가 아닌 다음에는 한국식의 ‘퍼즐게임’이 없다. K, P, 아무개 등의 이니셜이나 익명이 아닌 실명을 쓰는 까닭에서다. 모자를 눌러씌우는 것도 모자라 마스크까지 씌우는 과잉 보호는 찾아볼 수 없다. 모자이크 처리도 없다. TV나 신문의 사건보도에 여과장치가 없는 듯하다. 미디어의 선정성 탓도 없지 않다. 그러나 사회적 흐름이자 암묵적인 합의이기에 반대의 소리는 크지 않다. 범죄자 즉, 가해자의 인권 보호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인식에서다. 게다가 집단, 조직, 연대 책임의 풍토 속에 구성원의 일원이 범죄라도 저지를 경우엔 설사 사소하더라도 관리자가 사과와 함께 머리를 숙인다. 관료도, 사장도, 대학 총장도 예외란 없다. 마치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파괴한 데 따른 관리 소홀의 ‘죗값’을 치르는 절차 같다. 관행에 얽매인 형식적인 제스처로 비쳐질 수도 있다. 분명한 점은 한국과 비교해 대응 방식이 사뭇 다르다는 사실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지난해 12월1일 형사재판에서 변혁을 꾀했다. 다름아닌 피해자 참가제다. 피해자 권리의 보장이자 실현이다. 형사소송의 일대 혁신으로 평가할 만하다. 따지고 보면 ‘전국 범죄피해자들 모임’의 9년간에 걸친 기존 법적 사고틀과의 투쟁에 대한 결과다. 피해자나 유족은 더 이상 법정 방청인이 아닌 재판 당사자로서 참여, 증인이나 피고인에게 신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양형에 대한 의견도 낼 수 있다. 대상 재판은 살인, 상해치사, 성범죄 등의 중대 범죄에 한정됐다. 다만 피해자 측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 1월23일 도쿄지법에서 개정법에 의거, 교통사고 과실치사죄 재판에 유족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법정의 풍경은 이랬다. -피해자의 형, “어째서 한 번밖에 사죄하지 않았습니까.” -피고인, “한 차례밖에 유족을 찾아가지 않았지만 피해자의 넋을 위해 늘 향을 올리며 속죄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부인,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고 살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형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제 의견이 판결에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피해자 측은 감정을 억누르며 피고인과 재판장에게 하고픈 말을 그대로 털어놓았다. 종전의 형사재판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법정이 피해자 측에서 스스로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장으로 바뀐 것이다. 일본은 피해자 권리 보장에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공소시효의 손질이다. 피해 감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는 데다 DNA감정 등 과학수사의 진보로 장기적인 증거보존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초점은 사형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 25년 시효기간을 40∼50년으로 늘리거나 아예 없애느냐다. 피해자 측의 청구에 의한 시효 중지도 논의 대상이다. 범죄피해자의 권리 및 보호 강화는 세계적인 대세다. 국민 법감정의 반영이다. 일본은 유엔의 사형 폐지권고에 대해 “국민의 감정이나 범죄의 상황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거부할 수 있을 정도로 국민 정서와 맞아떨어진 덕에 피해자 참가제를 비교적 빨리 시행할 수 있었다. 한국은 뒤늦게나마 지난해 11월 범죄피해자 권리선언을 채택, 피해자의 권리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 만큼 좀더 속도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권을 제대로 구별해 대처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도 이뤄졌으면 한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서울시장 특별훈령/노주석 논설위원

    미국의 행동파 지식인 노엄 촘스키 교수의 딸인 아비바 촘스키 교수가 이민 및 이민자와 관련해 미국인이 잘못 알고 있는 믿음 21가지에 대해 쓴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란 책이 있다. 훑어보면 일자리에 관한 한 국경이 따로 없음을 알 수 있다.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한국사회가 직면한 일자리 문제의 미래상이 리얼하게 담겨 있다. 미국 대선의 단골메뉴로 등장하던 일자리 개수가 한국사회에서도 화두가 됐다. 일자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집착은 유별나다. 그는 해마다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됐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일자리 창출론’을 꺼낸다. 대운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일자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데 시운을 잘못 만난 탓인지 일자리는 줄기만 한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 새 청년과 비정규직의 일자리 38만개가 증발해 버렸다.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독려하고 있지만 폭발력이 약하다. 서울시가 그제 괄목할 만한 조치를 내놨다. ‘경제살리기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울시장 특별훈령’이다. 오세훈 시장이 트레이드 마크인 ‘창의시정’을 잠시 미뤄 두고,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고 나선 것. 1993년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한 김영삼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과 유사한 공식명령이다. 지자체 차원의 첫 시도인 훈령에는 상반기 발주사업의 긴급입찰 실시, 사업집행 공무원의 경미한 과실에 대한 면책, 중소기업 육성자금 조기집행 등 14가지의 조항이 담겨 있다. 내 일자리가 어디 있는지 궁금한 구직자들에게 1대1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서울 일자리플러스센터’를 개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310㎡의 공간에 124명의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온라인과 전화, 방문을 통해 상담해 준다. 서울시는 센터를 통해 1만 6400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물론 노인·여성·장애인용 4만 2000개, 공공근로사업용 2만 4000개, 직업훈련용 2만 2300개 등 모두 1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자체적으로 창출할 예정이다. 취업과 고용, 창업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서울시장 특별훈령이 부디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금천구, 3월부터 정책실명제 시행

    금천구는 정책 결정과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 행정’ 구현을 위해 정책실명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정책실명제란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 참여한 공무원의 실명과 의견을 기록·관리함으로써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담당공무원에게 책임감을 심어주는 동시에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제도다.구는 이날 정책실명제 운영규칙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달 12일까지 구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조례규칙 심의를 거쳐 3월 중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운영규칙안은 ▲구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담시키는 정책 ▲1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와 사업 ▲5000만원 이상의 용역사업 ▲공약사업·중장기 구정주요사업·주요 대외협력사업 중 기록보존이 필요한 사업 ▲기타 구청장이 정책의 실명관리가 필요하다고 결정하는 정책 등에 대해 정책실명제 대상사업으로 등록하고 사업목록과 추진상황을 공개하도록 했다. 또 실명제 대상사업 목록과 추진과정·상황을 3개월마다 한번씩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매년 한 차례씩 정책실명제 대상사업 운영평가를 실시해 우수 부서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금천구 관계자는 “정책실명제 운영규칙 제정으로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구정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표현의 자유를 다시 생각한다/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열린세상] 표현의 자유를 다시 생각한다/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문화전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1997년 ‘청소년보호법’이 제정된 이후 성표현물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 장선우의 ‘거짓말’, 박진영의 ‘게임’ 등 많은 문화적 표현물들이 청소년 유해매체로 고시되고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당시 문화예술계는 청소년보호를 빌미로 창작물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오랜 법적 공방 끝에 음란물로 낙인 찍힌 많은 창작물들이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고, 문화운동의 효과로 영화등급보류제가 위헌 판결을 받았다. 표현의 자유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 표현의 자유가 주로 성 표현물과 창작자들과 관련된 것이었다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개인들의 자유로운 의사표명에 관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이제 창작자에 국한된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 해당되는 보편적인 문제가 된 것이다.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 개인들의 자유로운 의견들은 법적 규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인터넷 실명제’와 ‘전기통신기본법’ 등의 현행 법률을 적용하여 온라인에서 개인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통제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논객인 ‘미네르바’가 전격 구속된 것은 개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미네르바’의 구속 사유인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국가신인도 하락은 아직도 법률적인 논쟁이 되고 있지만, 법적용 이전에 현재의 정국에 대한 공권력의 과잉대응의 맥락을 읽을 필요가 있다. ‘미네르바’의 구속은 경제정책의 혼선을 바라보는 민심에 대한 정권의 히스테리가 작용한 결과다. ‘미네르바’ 사건이 이토록 국민적 관심사가 된 것도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냉소적 감정이 반영된 탓이 아닐까? 굳이 미네르바 사건이 아니더라도 작년 촛불시위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들의 표현의 자유가 제한받고 있다. ‘집시법’을 더욱 강화하는 개정 법률안이 정부·여당에 의해 추진되고 있고, 고 최진실씨의 자살로 촉발된 ‘사이버모욕죄’ 추진도 인터넷 상 의사에 대한 과도한 법 집행에 의존한다. ‘인터넷실명제’의 전면 확대와 청소년 게임 이용의 ‘셧다운제’ 도입 역시 표현의 자유와 문화적 권리에 대한 규제 조치들이다. 이러한 일련의 규제 조치들은 촛불집회의 잠재적 에너지라 할 수 있는 개인들의 집단지성과 자율적 표현행위들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읽을 수 있다. 바야흐로 개인들의 자유로운 의사의 확산과 이를 규제하려는 국가적 관리가 본격화되기에 이른 것이다. 법적 장치가 서로 대립된 장의 완충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현재 정부의 강공법은 일방적인 측면이 많다. 표현의 자유와 같은 감성적인 문제를 법으로 강제하려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 강도 높은 표현의 자유 규제 조치들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로의 후퇴로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표현의 자유를 모두 보장받을 수는 없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관용이 큰 독일의 경우에도 인종차별이나 파시즘 옹호 발언들은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타인을 해할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무차별로 유포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용인 받을 수 없다. 문제는 개인들의 자유로운 표현의 권리를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의 여부이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법적 규제의 강화는 통치의 편리함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개인들의 창의적 상상력과 자율적 활동의 에너지를 무력화한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심장과도 같은 것이어서 이를 과도하게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멀쩡한 사람을 뇌사시켜 인공호흡기를 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창작자들의 표현의 자유보다 개인들의 표현의 자유가 더 귀중한 것은 모든 이를 위한 민주주의의 소중함 때문이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김은혜 ‘과격시위 끊는 계기’ 발언

     청와대 김은혜 부대변인의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한 발언이 구설수에 올랐다.  김 부대변인은 지난 20일 공식 브리핑 후 기자들과의 문답과정에서 이날 벌어진 ‘용산 참사’와 관련,”이런 과격시위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는데 이번 사고가 그런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이후 청와대는 “김 부대변인의 ‘과격시위’ 발언은 개인적인 의견으로 정리한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 소식을 들은 야권의 맹공을 피할 수 없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김 부대변인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제정신이라면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참상을 두고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겠느냐.”고 거세게 비난했다.김 대변인은 “청와대가 이 비극 앞에서 ‘과격시위’타령을 하고 있을 때인가.”라며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목숨을 건 철거민들의 저항을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 안전장치 하나 없이 폭력진압한 결과가 아닌가.”라며 경찰의 무리한 진압을 문제삼았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철거민 사망사건은 학살극”이라고 규정한 뒤 “국민 6명이 억울하게 죽었는데도 신물나는 법치타령을 하는 청와대와 국무총리를 보며 국민들은 분노에 떨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도 김 부대변인에 대한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이지안 부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무지막지한 불도저로 제 맘대로 앞뒤 안 가리고 밀어붙이다가 일이 좀 꼬여서 여론이 냉랭해지면 ‘남 탓’하는 MB정부의 고질병이 또 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김 부대변인을 겨냥해 “국민을 적대시하는 청와대의 시각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다.실언 속 (김 부대변인)의 진심이 적나라하다.”고 비난을 퍼부운 뒤 “경거망동으로 철거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김 부대변인은 공식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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