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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만명 댓글 부대 가동 베이징시 인터넷 여론 조작”

    중국 당국이 인터넷 ‘알바 부대’를 동원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의 여론조작에 나서고 있다. 댓글 한 건당 5마오(毛·0.5위안·약 85원)씩 받아 ‘우마오당’(五毛黨)으로 불려온 여론조작 집단의 실체가 일부 드러난 것이다. 18일 신경보에 따르면 루웨이(?) 베이징시 부시장은 전날 열린 선전부장 회의에서 베이징 지역의 선전 및 홍보 업무 관련자 200여만명이 의무적으로 웨이보 계정을 개설해 핫이슈 등의 여론을 제대로 이끌라고 주문했다. 루 부시장은 “웨이보에서 제기되는 핫이슈 등에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긍정적인 여론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신문은 루 부시장의 말을 인용해 베이징시의 공식적인 선전 관련 인력이 6만여명에 이르고 자원봉사 등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원이 200여만명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회의에서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불순한 여론을 걸러내는 등 사회감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인터넷업계의 자발적인 협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이 같은 소식에 들끓고 있다. 한 네티즌은 관련기사 댓글을 통해 “이젠 웨이보에서도 당국의 목소리만 넘쳐나겠다”고 비아냥댔다. 또 다른 네티즌은 “베이징에만 200여만명이라면, 전국적으로는 얼마나 많겠느냐”며 “인구비례로만 따져도 1억 3000여만명이 당국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은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접속이 급증하자 휴대전화 실명제까지 도입할 태세이다. 당국의 이 같은 인터넷 통제는 네티즌들의 힘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연일 웨이보와 포털 게시판 등을 통해 부패공직자 등을 폭로하고 있다. ‘보시라이 스캔들’ 등에서 웨이보는 정보 확산의 통로가 됐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출구 찾는 박근혜 공약… 지역사업 제외 1순위

    출구 찾는 박근혜 공약… 지역사업 제외 1순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결국 상당 부분의 ‘지역 공약’이 제외되거나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세 없이 한정된 재원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다면 지역 공약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공약 출구 전략’의 1순위로 지역 공약이 꼽히고 있는 셈이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도 대선 공약을 ‘100대 국정 과제’로 전환하면서 지역 공약을 제외했다. 이 때문에 지역 공약과 100대 국정 과제에서 빠진 대선 공약들은 ‘공약이다. 아니다’라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17일 “부처별 업무 보고에서 재원 마련책을 최우선으로 요구했지만 지역 공약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앙 정부 차원의 공약에는 5년간 복지 부문에 28조 3000억원, 교육엔 18조 7000억원이 들어가는 등 총 131조 4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지출 총액’이 있지만 지역 공약엔 이마저도 없다. 지역을 돌며 약속한 ‘말’(공약)은 있는데 이를 실현할 ‘돈’(재원 대책)이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을 아는 일부 지자체 단체장은 인수위에 대한 로비에 나서기도 한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전날 인수위를 방문해 광주 발전 공약사업을 빠짐없이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 당선인은 시·도별로 7개의 공약을 내걸었다. 서울·경기에서는 3조원가량이 들어가는 수서발 KTX 노선의 의정부 연장 사업, 제주에서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을 약속했다. 또 대전·충남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 전남 남해안 철도고속화사업, 인천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지하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선 기간 내걸었던 지역 공약을 모두 이행하기 위해서는 100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재원 대책이 없는 지역 공약을 어떻게 이행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박 당선인도 지역 공약과 관련해 ‘MB(이명박 대통령)의 전례’를 따를 것으로 보여 앞으로는 공약실명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제원 부족에 따른 ‘공약 수정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이날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 수정론과 관련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인수위원들은 공약 수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인수위의 공식 입장과 다른 분위기가 있음을 드러냈다. 박흥석 경제1분과 인수위원은 “논의하는 과정이며, 무엇을 따지고 이렇게 하기보다 공약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FIU 금융정보 이용’ 금융위 - 국세청 힘겨루기

    ‘FIU 금융정보 이용’ 금융위 - 국세청 힘겨루기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정보 이용을 둘러싸고 금융위원회와 국세청의 힘겨루기가 심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업무 보고를 하면서 국세청의 FIU 정보 공유 요구에 대해 대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국세청의 파견 직원을 늘리고 정보 접근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세청 직원 8명이 파견돼 있으나 검찰에서 파견된 직원이 1차 검증을 거친 정보에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위의 반대에 부딪힌 국세청은 금융실명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재 금융실명제는 차명계좌를 만들어준 금융창구 직원이 500만원 이하 벌금을 내는 벌칙만 있다. 명의를 빌린 사람이나 빌려준 사람에 대한 불이익은 없다. 재벌 수사에서 차명계좌가 흔하게 등장하는 것은 이 같은 까닭에서다. 국세청은 인수위에 금융실명제 강화의 필요성을 보고했다. 금융위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차명계좌에는 선의의 차명계좌도 많아 이를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족 간 거래나 동창회 등의 계좌, 신용불량자나 외국인 노동자 등의 계좌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금융실명제 강화는 그동안 선뜻 이행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대놓고 반대하기도 어려운 사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FIU 정보 제공 확대로 국세청과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관측한다. 금융실명제 강화보다는 정보를 더 주는 게 낫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거래정보를 국세청이 다 들여다보는 것에 대한 사회적 반감, 이에 따른 자본의 해외유출 가능성 등도 있어 전면적 정보 공유까지는 가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세청은 일단 승기를 잡았다며 내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정보 접근이 강화될 것이라는 계산이 엿보인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FIU는 금융정보의 배포기관이어야 하지 분석기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은행 창구에서 혐의거래보고(STR)의 질을 높이는 것이 FIU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STR은 매일 1600건 넘게 FIU에 보고된다. 하지만 은행의 협조를 받을 수 있는 고액 자산가들에 대한 보고는 누락되고 있다는 것이 국세청의 주장이다. 하루 2000만원이 넘는 고액현금거래보고(CTR)에 대한 분석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세청의 다른 관계자는 “검찰은 CTR의 흐름을 보고 기획조사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보 공유가 확대되면) 체납 세금을 찾는 것 외에도 근로장려세제(EITC) 활용 등 부적격 복지수급자를 걸러내는 기능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울산 관급공사 뇌물업체 OUT

    울산시는 관급공사 입찰심사 때 뇌물제공업체와 비리 퇴직 공무원 채용 업체에 각각 감점을 주기로 했다. 시는 14일 관급공사 입찰심사 청렴도 항목 신설과 비리 공무원 승진제한 연장 등을 골자로 한 ‘부조리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전국 지자체 청렴도 평가에서 중하위권을 맴돌아 이를 높이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시는 우선 관급공사 입찰자격 적격 심사 평가항목 가운데 시공 경험과 경영 상태에 청렴도를 추가하기로 했다. 청렴도 평가에선 뇌물제공업체와 비리퇴직 공무원 채용업체에 각각 감점 1점 등 최대 2점을 감점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0.1~0.2점의 근소한 차이로 낙찰 여부가 판가름되기 때문에 감점을 받으면 관급공사 참가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시는 또 2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의 건설공사를 발주할 때 주계약자와 부계약자가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주계약자 공동방식’을 시행하는 것은 물론 2억원 이상 조경공사 분리 발주와 하도급업체 실명제 사이트 등도 개설해 공사 부조리를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기술 분야 공무원들의 부조리를 막기 위해 3년 이상 근속을 없애기로 했다. 특히 시는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의 승진 제한 기한을 6~18개월에서 18∼36개월로 연장했고, 상급자에게 연대책임도 묻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직사회 부조리 신고 포상금제(1억원 이하) 시행과 시정지원단 근무 기간 확대, 뇌물제공업체 수의계약 배제(6개월) 등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직사회에 남아 있는 부조리를 과감히 척결,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행정을 실현하려고 부조리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사채꾼들을 양지로… 글쎄요?”

    [주말 인사이드] “사채꾼들을 양지로… 글쎄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도소매업을 하는 조모(43)씨는 꼬박 10시간을 칼바람 속에서 번 10만원을 오늘도 사채업자에게 ‘납세’한다. 한 달 전 500만원을 빌리면서 10%의 선취 수수료를 떼고 손에 쥔 돈은 450만원.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지금처럼 10만원씩 매일 일수를 줘야 한다. 실상 450만원을 빌려 600만원을 주는 꼴이다. 법정 이자한도 연 39%의 4배 수준인 셈이지만 조씨에겐 마약과도 같은 희망줄이다. 이미 2004년 ‘카드 대란’ 때 돌려막기로 장사 손해를 메우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라 지금까지도 매달 일정액을 갚아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손님이 줄어 겨울 한 번 나려면 임대료에 인건비, 재료비까지 3000만원가량 적자가 나 어느새 사채에까지 손을 대게 됐다. 이렇게 해 오기를 2년. 사채업자들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게 된 조씨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하경제 양성화’ 공약에 대해서도 “쉽지 않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하경제 양성화란 사채, 마약 거래, 매춘 등 정부의 공식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 경제 활동을 수면위로 끌어올려 탈루 소득에 대한 징세 강화로 세수를 늘리겠다는 것인데 탈법, 편법, 범법이 생활화돼 있는 이들이라 양지로 나오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사채업자들의 교묘한 법망 피하기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다. “일단 명함이나 광고 전단지를 보고 연락을 하면 대포폰으로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하겠다면서 한참 뒤 다른 번호로 전화가 온다. 최대한 흔적을 안 남기려 하는 것”이라면서 “계좌로 돈을 주고받으면 증거가 남는다며 돈 빌리는 사람 보고 직접 새로 계좌를 만들거나 기존 계좌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달라고 해 업자들이 매일 입금한 돈을 자유롭게 빼간다.” 아이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 김모(38)씨도 부족한 생활비를 사채로 메우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온 경우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탄 수금 사원이 매일 집까지 찾아와 돈을 받아 갔다”면서 “처음 인터넷 게시판에 돈을 싸게 빌릴 수 있느냐는 글을 남겼다니 업자가 아니라 자기도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는 또래 여성이 접근해 와 업체를 알선했다”고 털어놨다. 사이버상에서 조언 핑계를 대며 브로커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김씨와 친분을 쌓은 뒤엔 400만원을 한 사람이 빌려 나눠 쓰자며 쉽게 돈 빌릴 곳을 알려주고 200만원을 받은 뒤 종적을 감췄다. 일용직 노동자 성모(30)씨 역시 “추가로 돈을 더 빌리려고 하면 돈이 없다며 옆 사무실 사람을 소개해 준다고 한다. 만일을 대비해 꼬리를 언제든 끊을 수 있도록 같은 사무실인데도 별도의 사무실인 것처럼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사채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법망에 걸려들지 않는 방법을 훤히 꿰뚫고 있는데 굳이 세금을 내려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낸다 해도 일부만 드러내고 알짜는 감춰 둘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지금도 TV 광고에 나오는 정식 대부업체들이 뒤로는 돈이 시급한 사람들에게 법정 이자의 몇 배를 받고 돈을 빌려 주는 탈법을 저지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8일~12월 7일 진행된 ‘불법사금융 단속현황’에서 1만 525명이 검거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불법 채권추심은 7배 이상(617%) 급증했다. 강도 높은 단속에도 뿌리 뽑히지 않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정부는 어떻게든 뿌리 깊은 탈세구조를 타파해 복지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내건 대표 공약 중 하나가 300조~400조원으로 추산되는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박 당선인은 해마다 27조원씩 재임 5년간 총 135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늘어나는 복지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하경제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 등 전면전을 벌여 세수를 연간 6조원 안팎 더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수위 측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를 국세청이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작정이다. 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기관은 원화 1000만원 이상(외화 5000달러 이상) 거래 때 불법재산이나 자금세탁, 테러자금 등으로 의심되면 FIU에 혐의거래보고(STR)를 해야 한다. 국세청은 FIU가 전담하고 있는 STR 분석 작업을 국세청이 같이 할 수 있다면 탈세 적발 비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STR 보고 건수는 2009년 13만 6000건에서 2011년 32만 9000건으로 2년 사이 142%나 급증했다. 국세청은 시중에 성행하는 가짜 석유, 면세유 불법거래, 자료상만 뿌리 뽑아도 최소 5000억원대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세청은 사채업을 비롯해 예식장, 대형 음식점, 골프연습장 등 탈세 가능성이 큰 현금 수입 업종과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관리 강화, 부정매입 세액공제, 자료상 추적 등도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불법사채시장 등 탈세자들의 범법 노하우가 상당한 데다 관계 당국 간 이견도 많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FIU 정보를 국세청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부정적이다. 다만 최대한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노출 위험 등 실명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일단은 큰 틀에서 전면적인 (정보) 공유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국세청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데는 의견 접근을 본 만큼 조정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검은돈 양성화’가 쉽지 않은 숙제인 만큼 채찍과 당근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사채시장이나 세금 탈루 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해 온 만큼 이를 드러내 세수원으로 확보하는 게 녹록지 않다”면서 “너무 급진적으로 칼을 들이대면 강한 반작용이 따를 우려도 있는 만큼 무기명 채권을 활용해 금융실명제를 피하게 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단속과 유인책 등을 통해 제도권 시장과 지하경제 간의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지하경제 양성화에 ‘박근혜 복지’ 사활 걸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5년간 135조원에 이르는 추가적 복지재원의 일부로 충당하겠다고 공약했다. 증세를 억제하는 대신, 재정을 아끼고 검은 돈을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많은 복지재원을 확보하자면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수십년간 음지에 똬리를 튼 지하경제는 역대 정부들이 누차 양성화를 시도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렇더라도 양성화에 실패한 원인을 제대로 짚고 접근로를 찾는다면 적극적으로 시도해볼 만한 방안이라고 본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은 국내의 지하경제 규모를 국내총생산(GDP·1552조원)의 24%인 372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경제의 크기는 알기 어렵고 이런저런 근거로 짐작만 할 뿐이다. 당선인 측은 이런 지하경제의 6%만 양성화해도 해마다 1조 6000억원의 세금을 더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현금거래 정보를 국세청이 들여다볼 수 있으면 6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도 한다. 형체를 모르는 지하경제에 여러 갑론을박이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느냐일 것이다. 지하경제에 대해선 문민정부 때 금융실명제를 도입한 이후 신용카드 사용 확대, 현금영수증 발급 등을 통해 역대 정부들이 양성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그런데 국세청이 과세하는 국내의 연간 실물거래는 4000조원이라고 한다. 반면 금융시장의 결제 규모는 하루 255조원(연간 6경원)이다. 국세청의 감시망 바깥에 15배가 넘는 돈이 흘러다니고 있는 셈이다. 엄청난 규모의 과세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가시권 밖의 돈에 대한 국세청의 접근로만 잘 닦아 놓으면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지하경제는 복지비 충원 목적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손을 봐야 하는 국가적 과제다. 그냥 놔두면 국세의 감소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 세금 부담이 전가되고 여러 사회적 악영향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하경제 양성화에 성공해서 복지비를 확충하고 과세의 형평성까지 구현한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그 첫걸음으로 현재 국회에 발의된 ‘FIU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 국세청과 FIU의 감시망을 서로 잇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기 때문이다. 이는 2000만원 이상 현금거래에 대해 조세당국이 활용하자는 법안으로, 일부 부작용만 보완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차기 정부도 지하경제를 기왕 파헤칠 요량이면 정권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증세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돈 나올 구멍은 여기밖에 없지 않은가. 지하경제를 줄이는 일은 국가적 양성화 시스템 구축과 함께 국민도 성실납세로 적극 호응하는 등 인식이 바뀌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언론관/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언론관/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검열제는 우민정책이다. 언론은 집권자와 현행 법질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하는 감독자가 돼야 한다. 자유 언론은 사회를 발전시키지만 언론 통제는 집권자를 찬양하는 도구로만 사용될 뿐 어떠한 비판도 봉쇄해 사회 발전을 저해한다.” 언론 자유를 촉구하는 중국 내 우파 지식인들의 정치개혁 성명서를 연상시키지만, 사실은 중국 언론 이론 교과서 ‘마르크스주의 언론관 사상체계’에 나오는 마르크스 언론관의 핵심 내용이다. 중국 언론은 마르크스가 봉건 및 자본주의 사회의 부르주아 세력에 대항해 노동자들을 단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검열제를 비판하고, 언론 자유를 주장한 점을 강조하며 자신들이 사회주의 언론의 정통성을 계승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1세대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은 일찍이 “마르크스 언론관의 핵심은 민중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단결하고 투쟁하도록 언론이 ‘지도’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언론의 선전·선동 기능에 주목해 언론을 당의 선전 도구로 종속시켰다. ‘정부 노선의 선전·선동에 기여하지 않는 언론은 언론일 수 없다’는 명제는 지금도 중국 공산당 언론의 근간이 되고 있다.  개혁·개방을 주창한 덩샤오핑(鄧小平)도 마오의 언론관을 계승하며 강한 언론 통제를 실시했다. 경제 발전을 위해 안정적인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덩은 언론이 ‘전국 단결을 이끄는 사상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국가주석 자리를 내준 마오가 언론을 이용해 보수파를 부추겨 이념 투쟁을 벌였던 전례가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3세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에 따른 국가위기 수습을 배경으로 집권했던 만큼 언론을 강하게 옥죘다. “(언론이) 어떤 것을 투명하게 전하고, 전하지 말아야 할지는 당의 이익과 사회안정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중국신문연감 1990년)는 발언에는 그의 보수적인 언론관이 드러나 있다.  후진타오(胡錦濤)는 국가주석에 오른 2003년 당시 전국선전사상공작회의에서 “당이 언론과 이데올로기를 관리하는 전통을 반드시 견지해야 한다”며 이전 지도자들의 언론관을 이어 갈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집권 초 양극화 문제로 사회 불만이 팽배했던 분위기를 겨냥해 공직자 감독 강화와 부패척결을 내세웠지만 불만 여론을 견제한다는 목적으로 언론 통제를 심화했고, 그 결과 부패와 사회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집권 환경은 후 주석 때보다 열악해 언론을 더욱 속박할 가능성이 높다. 30여년간의 개혁·개방으로 빈부 격차가 커져 보수파의 공격이 기승을 부리는 데다 중산층의 성장으로 정치민주화 욕구도 달아오르면서 새 정권에 위기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 중국에선 인터넷 실명제 실시로 언론 통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으며, 전날 개혁파 지식인들이 주장하는 ‘민주 헌정’과 ‘권력 분산’을 새해 소망으로 적시했던 한 개혁지의 신년 특집호는 당의 검열에 걸려 내용이 대폭 수정되는 사건이 일어나는 등 벌써부터 중국 언론인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검열제로 만든 인위적인 안정 속에는 사회 동란의 불씨가 담겨 있다”는 마르크스주의 언론관을 애써 외면하는 중국 공산당의 미래가 궁금하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中, 인터넷·휴대전화 실명제 동반 시행

    베이징시가 인터넷 실명제를 통한 언론통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휴대전화 실명제도 동반 시행할 계획이라고 중국 천룡망(千龍網)이 31일 보도했다. 베이징시는 지난 30일 좌담회를 열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최근 ‘인터넷정보 보호강화 방안’을 통과시켜 인터넷 실명제를 적극 실시키로 한 만큼 이를 지원하기 위해 휴대전화 실명제를 위한 관리규정도 제정키로 했다. 이는 휴대전화 실명제가 상당수 누리꾼들이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웨이보(微博)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휴대전화 실명제 없이는 실질적인 인터넷 통제가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베이징시 인터넷판공실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사용이 빈번해 휴대전화 실명제가 동반 시행돼야 인터넷 실명제가 성공할 수 있다”면서 “베이징시는 휴대전화 회사가 고객 가입 신청을 받을 때 실제 신분으로 등록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관련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인대는 인터넷 서비스 회사가 고객 가입 신청을 받을 때 고객에게 신분을 밝힐 것을 요구하도록 해 사실상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하는 내용의 ‘인터넷 정보 보호강화 방안’을 지난 28일 통과시켰다. 휴대전화 실명제는 중국에서는 처음 추진되는 것이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면 조만간 전국으로 확대 시행될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실명제가 권력교체 이후 인터넷상 공직자 비리 고발이 잇따른 데 대한 언론 통제 조치로 간주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 정부의 아이콘/박정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정부의 아이콘/박정현 논설위원

    짧은 메시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화법이다. 19일 밤 당선 확정 뒤 여의도 당사에 이어 찾은 광화문광장에서 “민생·약속·대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간결한 소감을 남겼다. 박 당선인이 성탄 전날 찾은 곳은 난곡 사랑의 밥집.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때는 정치인이 찾는 방문지이지만 이미 대선이 끝난 당선인 나들이 치고는 무척 뜻밖의 장소다.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말 한마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중에 나올 인수위원장이 누가 될지와 국무총리와 빅5(감사원장·국가정보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경찰청장) 인선에 세인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지 않은가. 이런 시점에 박 당선인은 난곡 사랑의 밥집에서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게 나눠줄 도시락을 만들면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당선 첫날 약속을 몸으로 보여주려 한 것으로 짐작된다. 박 당선인의 공약 이행 여부가 관심거리다. 당선된 다음 날부터 공약 이행이 당장 논란이다. 새누리당은 박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위해 새해 예산에 6조원을 증액한다는 방침이다. 복지사각지대 축소, 일자리 창출, 영·유아 무상보육, 하우스푸어 대책, 대학생 반값 등록금 등의 공약을 내년에 이행하려면 이 정도 돈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예산 증액 방침에 오만한 발상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은 갈수록 거세질 것 같다. 후보 시절 공약은 족쇄가 될 수 있는 만큼 공약을 잊어버려야 한다는 주문이 정치권을 비롯해 쇄도하고 있다. 공약은 깨기 위해서 있는 것이라거나, 공약을 무리하게 이행하려다 나라살림 결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공약을 실천할 수는 없다.”며 “공약은 공약이라는 대범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박 당선인은 그의 공약을 거둬들일 것 같지 않다. 박 당선인의 당선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은 바로 신뢰와 원칙이다. 한국갤럽이 대선 당일 투표 마감 직후 조사를 한 결과, 박 당선인을 택한 이유는 ‘신뢰가 가서, 약속을 잘 지킬 것 같아서’가 22%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공약·정책이 좋아서’와 ‘최초의 여성대통령이어서’가 각각 14%를 기록했다. 박 당선인에게는 공약 파기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게 지지자들에게 보여줘야 할 도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대선 전날 한국거래소를 찾아 임기 내 코스피 3000포인트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은 지키기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도 같은 공약을 내걸었지만 아직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신뢰와 원칙은 바로 박 당선인의 상징이다. 현직 대통령과의 세종시 대결에서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국회 본회의 반대토론에 나서 수정안을 폐기시킨 전례가 있다. 신뢰와 원칙은 때로는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대단한 강점이다. 피터 드러커는 “사람은 오직 자신의 강점을 통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강점을 강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로마가 꼽힌다. 로마는 도로를 건설했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을 만들어 냈다. 두께 2m의 도로는 마차가 아무리 다녀도 닳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다. 로마 제국이 이탈리아 반도를 넘어 유럽에 깔아놓은 도로 길이는 무려 10만㎞나 된다. 로마의 도로는 군대의 이동통로인 동시에 물자 운송에 이용되면서 로마제국 번성의 원동력이었다. 2000년도 훨씬 전에 로마가 도로를 만들 무렵에 진시황제는 흉노족을 쫓아내려고 만리장성을 쌓았다. 로마가 개방을 할 때 진나라는 방어에 몰입한 것이다. 역대 정부는 ‘아이콘’이 있다.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운동, 전두환 정부의 불가능할 것 같았던 88서울올림픽 유치,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가 있다. 김영삼 정부의 전격적인 금융실명제 실시와 끊임없는 사정(司正), 김대중 정부의 외환위기 극복과 남북정상회담, 노무현 정부의 지방분권이 있다. 민생과 원칙, 대통합도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jhpark@seoul.co.kr
  • [시론] 이제는 정책 토론을 시작할 시간/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시론] 이제는 정책 토론을 시작할 시간/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경제는 일류, 정치는 삼류”라는 편견을 잠시만 버리고 한국의 정치사를 되돌아보자. 의외로 우리는 매우 많은 것들을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이루어 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987년 한국의 민주화 이래 우리의 정치는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을 통해 탈이념적 외교의 근간을 마련했으며, 김영삼 정부의 군(軍)개혁과 금융실명제를 통해 문민통치와 조직적 부패 방지의 기틀을 만들었다. 김대중 정부가 만들어 낸 남북화해의 가능성과 노무현 정부의 권위주의적 정치 문화 극복 역시 우리 정치가 일궈낸 중요한 자산일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우연찮게도 우리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리더십이 항상 존재했다는 점이다. 군 및 여당 출신의 노태우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 시기에 자유롭게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했을지 의문이며, 김영삼 대통령의 전격적인 리더십이 아니었다면 군 개혁이나 금융실명제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들 또한 심심찮게 들린다.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만의 독특한 방식과 파격으로 정부의 문턱을 낮추고 대통령의 권한을 상당 부분 포기했던 것도 사실이다. 둘째, 우리는 위에 열거한 대통령들의 정치적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데 매우 인색했으며, 각 정권의 실정(失政)과 부패만이 뚜렷하게 기억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떠한 정부이든 공과(功過)가 있는 것인데, 흥미롭게도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공(功)보다는 과(過)인 것 같다. 다시 말해 우리는 과거 정부의 레거시(legacy·유산)가 없다는 점이며, 이는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비극일지도 모른다. 정권 교체, 나아가 시대 교체 등의 슬로건들이 난무했던 이번 선거 역시 과거의 정치를 부정하고 지워버려야만 현재의 정치가 살 수 있다는 한국정치의 기본적인 인식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과거 정권들의 정치적 상속자들이 주요 후보였던 이번 선거의 기본 구도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말들은 ‘혁신’과 ‘개혁’, 그리고 ‘미래’였다. 아마도 정권인수위원회가 출범하면 정부 부처 개편부터 시작해 시민들 삶의 구석구석까지 백지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은 과거 정부들이 남긴 유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평가, 그리고 그 계승이라는 연장선상에서의 고민이어야 할 것이며, 이는 진보-보수 진영 간의 진정하고 솔직한 토론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정치가 얼마나 발전하고 우리의 정책적 토론 기반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양대 후보 진영이 내놓은 공약과 정책들을 보면 매우 분명하다. 정치 개혁에서부터 경제정의나 복지, 그리고 지역발전 등의 공약에 이르기까지 정책적 논의들이 상당히 수렴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그 논의 수준 또한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진전되고 구체화된 것이었다. 선거 국면에서는 그 디테일에 대한 차이점만이 강조되었고, 선거 후반 네거티브 공방에 후보들의 정책적 내용이 묻혀 버린 것도 사실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공통점을 찾아 나가는 정책적 토론의 가능성이 이번 선거만큼 열려 있었던 적도 없었다. 우리의 정치가 더 이상 삼류가 아닌 것은 대한민국 유권자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에 힘입은 바 크다. 기록적인 투표 참여를 통해서 그리고 선거과정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적인 의견을 표출했던 우리 유권자들은 단순히 주어진 후보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양 진영의 공약 수립과 선거운동 과정 구석구석까지 논평을 남기고 영향을 미쳤다. 선거라는 거대한 민주주의의 잔치가 끝나고 난 지금이야말로 본격적인 정책적 숙의가 시작되어야 할 시간이며, 이는 박근혜 당선인이 그리고 우리의 정치가 유권자들에게 진 빚이기도 하다.
  • [커버스토리-5일장의 추억 그리고 부활] 몰려드는 SSM·대형마트에 망하고 ‘현대화 사업’ 새옷 단장하니 흥하고

    [커버스토리-5일장의 추억 그리고 부활] 몰려드는 SSM·대형마트에 망하고 ‘현대화 사업’ 새옷 단장하니 흥하고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서려 있는 5일장이 세월의 흐름 속에 ‘추억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와 교통수단의 발달 등으로 전통시장의 설 자리가 좁아진 탓이다. 고을마다 5일장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그러나 화려하게 부활하는 5일장도 더러 있다. 대구 달성군 현풍 5일장은 100년 가까운 전통을 갖고 있으나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한때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20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고, 노점 상인도 300여명에 달했다. 현풍이나 유가 등 인근 지역은 물론 경북 고령이나 경남 창녕 등에서도 시골 버스를 타고 현풍 5일장을 찾았다. 이들은 식자재는 물론이고 목공예품, 화훼류 등 다채로운 물건을 한눈에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여기에 선지 국밥과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하루가 된다. ●대구 현풍장 50억 투입 ‘도깨비시장’으로 변신중 하지만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진출과 쇼핑 문화의 변화로 활기를 잃었다. 특히 10여년 전 인근 우시장마저 문을 닫자 현풍장을 찾는 발길이 급격히 줄었다. 이에 따라 달성군은 장날이 아니더라도 주말에 언제든지 문을 여는 ‘도깨비시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풍 5일장에는 모두 50억원이 투입돼 현대화 사업이 추진된다. 시설은 현대화되지만 풍성했던 5일장의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이곳에서 30년 가까이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59)은 “교통 발달과 유통구조 개선으로 더 이상 5일장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5일장만으로도 한계가 있다. 5일장과 주말시장의 융합을 통해 테마 시장으로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강화 5일장도 쇠락의 길로 들어서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은 인삼, 사자발쑥, 순무 등 지역 특산품을 취급하는 수도권 서북부의 대표적인 장이었다. 지금도 2일, 7일 상설시장인 강화읍 풍물시장 옆 공터(2300여㎡)에서 장이 열리기는 하나 옛날 화려했던 명성에 비하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장날이면 할머니 100여명이 나물과 채소류, 생선, 옷을 비롯한 생필품 등을 가지고 나와 팔고 있는 정도다. 이렇게 된 데에는 풍물시장에서 웬만한 지역 특산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는 데다 강화 대표 상품인 인삼마저 전문판매장이 두 곳이나 있어 재래식 장이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과거 개념의 장이라기보다는 강화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산품을 소규모로 팔고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은 예전에는 삼례, 봉동, 고산, 운주 등 4개 시장이 섰으나 요즘은 완전히 사양길을 걷고 있다. 예전에 지어진 시장 건물이 너무 낡고 환경이 불결하며 교통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재래시장 인근에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부터 재래시장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또 도로가 넓어지고 교통이 발달하면서 주민들이 인접 대도시인 전주시로 장을 보러 가는 경우가 많아 재래시장의 쇠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삼례시장의 경우 1964년에 지어져 시설이 낡았으나 아직도 국비 지원이 안 돼 현대화 사업을 못 하고 있다. 시장 인근에 대형 마트만 3개나 있어 닭을 잡아 주는 업소 8곳만 근근이 명맥을 잇고 있다. ●전남 장흥장 ‘토요시장’으로… 1만5000여명 북적 이들 시장과 달리 전남 장흥의 전통시장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자치단체가 일찍이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현대인의 기호에 맞도록 시장의 내용물을 채운 까닭이다. 2·7장인 장흥장은 장날과 토요일이면 인구 1만 5000여명의 읍내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인다. 비수기인 요즘도 1000~2000명이 몰려 지역 농수축산물을 사고 판다. 여름철이면 하루 1만명을 웃도는 외지인들이 찾는다. ‘정남진장흥 토요시장’ 상인회장 신대희(56)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시장 골목길의 허름한 집터가 3.3㎡당 20여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지금은 1000만원을 호가한다.”며 “쇠락을 거듭하던 시골읍이 5일장의 활성화와 함께 되살아 났다.”고 말했다. 전통 시장의 부활은 2005년 7월 장흥군이 1만여㎡ 규모의 장터를 새롭게 꾸리면서 비롯됐다. 이름도 ‘장흥 5일시장’에서 ‘정남진장흥 토요시장’으로 바꿨다. 군은 당시 중소기업청 지원금 등 70여억원을 들여 한우판매장과 특산물판매 코너, 주차장 등을 마련했다. 주민들은 “장사가 되겠느냐.”며 입주를 꺼리던 터라 축협 등 공공기관이 먼저 매장을 열었다. 이어 ‘고향 할머니 장터’를 개설해 지역의 노인들이 직접 가꾼 버섯, 푸성귀, 해조류 등을 팔도록 난장을 벌였다. 좌판엔 고사리, 버섯, 도라지, 취나물, 두릅, 헛개나무(약용) 등이 깔렸다. 매생이, 키조개, 무산김, 톳 등 청정 해역인 득량만의 특산물도 장터를 채웠다. 이처럼 ‘웰빙 코드’에 맞는 먹거리를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장흥 3합’ 탄생·한우직판장 증설… 年매출 1000억 초창기엔 5일장이 열리지 않는 토요일마다 150여명의 노인이 2교대로 좌판을 열도록 교통비를 지원했다. 손님이 많아진 지금은 노인들 스스로가 지원금 없이도 5일장날과 토·일요일까지 좌판을 운영한다. 또 장터 한켠에는 다문화 전통음식 거리를 조성했다. 관내 220여 가구의 다문화 가정 주부들이 각 나라의 전통 음식을 조리해 내놓는다. 시골 시장의 흥을 돋우기 위해 노래자랑, 품바, 민속공연 등 각종 이벤트도 곁들였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도시인 중심의 외지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시장을 중심으로 ‘장흥 3합’이란 새로운 음식이 탄생했다. 전라도의 전통적 ‘3합’은 홍어·돼지고기·김치로 이뤄졌지만 ‘장흥 3합’은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통한다. 싱싱한 갯것과 산지 한우 등심, 표고버섯을 구워 싸먹는 ‘삼합 스토리’가 입소문을 타면서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는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시장 주변에 한두 개에 불과했던 한우직판장이 18개로 늘었다. 상설 수산물시장을 제외하고, 성업 중인 식당만도 40여개에 이를 정도다. 이용객들은 직판장에서 당일 도축한 소고기를 구입한 뒤 인근 식당에 맡겨 수산물과 함께 ‘장흥 3합’을 즐긴다. 장흥군에 따르면 이 시장의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에 이른다. 한우가 연간 5000여마리(500억원), 키조개·표고·매생이 등 농수산물이 500억원어치 정도 팔린다. 한우 사육 농가가 덩달아 증가하고 친환경 농산물의 재배 면적도 크게 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의 줄을 잇는 견학이 말해 주듯이 숙박업 등 지역의 관광과 농수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면서 “앞으로 특산품에 대해서는 생산자 실명제를 도입해 어렵사리 구축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붙들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장흥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야호! 설원을 쌩쌩… 스키어, 신바람

    야호! 설원을 쌩쌩… 스키어, 신바람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이번 주말부터 스키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와 용평리조트, 정선 하이원리조트, 전북 무주덕유산리조트 등은 이미 부분 개장했다. 홍천의 비발디파크와 평창의 알펜시아 리조트,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 원주 오크밸리 등 강원권 스키장과 경기 포천 베어스타운, 광주의 곤지암리조트와 용인 양지파인리조트 등 수도권 스키장들은 이번 주말이나 새달 초 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회장 조현철)에서 ‘스키 인구 1000만명 돌파’를 선언한 올해는 무엇보다 교통편과 스키장 편의시설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특히 수도권 스키장들은 ‘스키어 수송 작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교통] 수도권을 기준으로 접근성에서 가장 앞줄에 서는 곳은 곤지암리조트(www.konjiamresort.co.kr)다. 서울 강동에서 승용차로 30~40분이면 닿는다.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서울 등 수도권 노선만 50개다. 놀라운 건 광역버스로도 갈 수 있다는 것. 강변역에서 1113-1번, 잠실과 강남역에서 각각 500-1번, 500-2번이 오간다. 대기 시간을 줄여 줘 스키어들에게 호평받았던 슬로프 정원제, 온라인 예매제, 시간제 리프트권(미타임패스) 등을 잘 이용하면 비용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전철 타고 가는 스키장’도 있다. 엘리시안 강촌(www.elysian.co.kr)이다. 스키장 한복판에 전철역(백양리역)이 있다. 스키 시즌에는 용산역에서 백양리역까지 공짜 스키 전철도 움직인다. 주말에만 운행된다. 올해는 급행형 열차도 투입된다. 용산에서 출발해 엘리시안을 지나 춘천까지 달린다. 엘리시안 강촌은 예매자에 한해 해당 지정 좌석을 공짜로 제공할 방침이다. 스키전철 이용객들에겐 ‘반값 할인 패키지’ 혜택도 준다. 셔틀버스는 서울 도심 주요 지하철 역을 거점으로 17개 노선이 운영된다. 모두 공짜다. 지난해 겨울철 내방객 80만명을 넘어서며 일약 ‘톱’에 오른 비발디파크도 전면 셔틀버스로 승부를 건다. 핵심 공략 지역은 수도권. 서울은 물론 인천·수원·안양·파주·의정부·용인 등 주변 도시 구석구석까지 공짜 셔틀버스가 오간다. 게다가 횟수도 하루 3회, 성수기 때는 4회까지 늘려 운행한다. 전철을 타고 갈 수도 있다. 용산에서 중앙선을 타고 양평 근처 오빈역까지 가면 무료 셔틀버스가 마중 나온다. 매표소도 4개를 신설해 리프트 대기 시간을 줄였다. 오크밸리 스키장은 수도권과 강원도 교통망이 대거 확충되면서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다. 서울에서 50분 안팎이면 닿는다. 11면의 슬로프를 갖춘 베어스타운은 각종 할인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췄다. 스키스쿨 강습료를 대폭 인하하고, 수도권 전 지역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할 계획이다. [스마트] 모바일 시대다. 스키장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만 잘 활용해도 한층 ‘스마트하게’ 스키장의 온갖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양지파인리조트 앱은 터치 한 번에 공짜 셔틀버스를 예약할 수 있다. 파인리조트 셔틀은 서울·수도권 총 44개 정차지에서 출발한다. 무료 음료권, 렌털 장비 60% 할인권 등도 내려받을 수 있다. 객실과 골프, 스파 등 다양한 부대시설 정보도 단박에 파악할 수 있다. 응급 상황도 터치로 끝낸다. 긴급전화 기능이 곧바로 패트롤실과 연결해 준다. 곤지암리조트는 첨단 4G LTE망의 강점을 가장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RFID 카드 시스템, 온라인 예매제 등으로 스키장의 스마트화를 주도해 온 곤지암리조트는 LG유플러스와 공동 개발한 ‘곤지암리조트 스마트폰 앱’을 새로 선보인다. 현장 날씨와 슬로프 상황을 동영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입체 영상으로 구현되는 증강현실 기능도 갖췄다. 리조트 전역의 시설물을 증강현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자신의 친구를 찾을 수 있는 ‘친구 찾기’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교통정보, 라이브캠, 가이드맵 등 다양한 정보도 탑재했다. 비발디파크도 한층 스마트해졌다. 다양한 부대시설 정보 확인과 객실예약 정보 검색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 시설물은 증강현실의 가상화면 파노라마 기능을 통해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SNS 기능은 기본이다. 글과 사진을 올릴 수 있는 다이어리 메뉴를 탑재했다. GPS를 이용한 ‘주차 위치 찾기’ 기능도 제공된다. 실시간 객실예약, 날씨 정보, 온라인 캠 등 기본 메뉴도 다양하다. 휘닉스파크는 앱을 기존 모바일 홈페이지(m.pp.co.kr)와 연동시켜 더 쉽고 편하게 정보를 받아 볼 수 있게 했다. 앱을 통해 객실, 패키지 예약·수정도 할 수 있고, 교통 정보와 부대시설물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는 웹캠 서비스도 시작했다. [설질(雪質)] 접근성에서 뒤진 강원권의 스키장들로서는 설질 또는 저렴한 스키 시즌권 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상황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주무대인 용평리조트는 ‘설질 만족’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정설실명제’를 시행하고 최신형 제설기와 정설 장비를 대거 확충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일 개장한 핑크 슬로프에 이어 다음 달 말까지 전 슬로프를 완전히 개장할 방침이다. 알펜시아리조트는 눈썰매장(1면)을 포함해 7면의 슬로프와 리프트 3기 등 최대 3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스키용품을 빌릴 수 있는 스키 하우스와 식당 등이 배치된 스키힐 라운지 등도 보강했다. 하이원리조트는 제설기 숫자만 700여대에 이른다. 전면 개장을 앞두고 제설기를 슬로프 주변에 전부 배치, 설질 개선에 골몰하고 있다. 리프트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매표 창구를 권종별, 외국인 전용, 환불 전용, 안내 전용 등으로 분리해 운영한다. 23면의 슬로프를 갖춘 휘닉스파크는 지난해에 이어 동계올림픽 종목을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스키, 스노보드, 크로스 경기 코스를 일찌감치 조성할 예정이다. 해마다 많은 스키어들의 인기를 끌었던 모굴, 하프파이프, 크로스 등 동계올림픽 종목의 클리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북권의 맹주 무주덕유산리조트(www.mdysresort.com)도 지난 25일 루키힐 슬로프를 오픈하며 남부권 스키 시즌 개막을 알렸다. 회사 이름을 바꾼 이후 첫 시즌인 만큼 설질 개선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올 시즌 처음 RFID 시스템을 도입해 편의성도 높였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셧다운제 1년 명암] (상)모바일게임에도 적용 논란

    [셧다운제 1년 명암] (상)모바일게임에도 적용 논란

    최근 한 국제게임대회에 참가한 15세 프로게이머가 자정이 되자 “아~, 맞다. 셧다운당하는데…. 헐.”이란 말을 남기고 게임 도중 접속을 차단당했다. 셧다운제의 명암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다. 학생 게이머는 부모의 아이디로 곧 다시 접속했지만 패했다.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셧다운제) 시행 1년을 맞아 서울신문은 셧다운제에 대해 두 차례 짚어본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도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는 시간대가 앞당겨지는 등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욕설이 섞인 전화를 해대며 여가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5년 만에 폐지된 만큼 셧다운제도 폐지되어야 마땅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여기에 스마트폰 게임 이용도 차단하는 모바일 셧다운제까지 시행될 예정이라 청소년들과 게임업계의 반발은 더욱 격렬하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률은 100%이며 중독률은 12.4%로 성인 5.8%의 2배가 넘는다. 여가부는 중독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가운데 하나가 셧다운제와 같은 ‘완전 차단’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중고생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95%다. 일부 청소년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의 인터뷰에서 “차라리 휴대전화가 없을 때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카톡’ 같은 거 되게 끊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막상 휴대전화를 뺏기고 나니까 별로 생각나지도 않고. 누가 빨리 뺏어갔으면 했어요.”라며 휴대전화 압수와 같은 차단이 스마트폰 중독 방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팀이 전국 청소년 4000명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터넷 사용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스마트폰을 중독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성인이 58.0%, 청소년은 81.0%에 이르렀다. 또 청소년은 스마트폰을 게임과 같은 오락 기능으로 사용하는 반면 성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화 및 문자, 업무 및 학습 등 다용한 용도로 이용했다. 모바일 셧다운제 시행을 앞두고 지난 9월 28일 열린 게임물 평가 공청회에서도 팽팽한 공방이 오갔다. 게임업계는 모바일 셧다운제가 게임 업계를 고사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셧다운제는 게임 말고는 위로받을 게 없는 청소년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셧다운제를 16세에서 19세 미만으로, 인터넷 게임뿐 아니라 모바일게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16세 미만 심야 게임 이용률은 3.4%지만 고교생 이용률이 19.1%에 이르고 청소년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아 고교생이 모바일 게임중독의 위험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제기된 셧다운제의 위헌 심판 결과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헌법소원 청구를 담당하는 이병찬 변호사는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새로운 통행금지제도와 같다.”고 주장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라며 “모바일 셧다운제에 앞서 게임중독을 막기 위한 교육이나 상담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정책의 실효성도 정기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中 시진핑시대 개막] 류윈산 상무위원, 타자수 출신서 선전분야 최고위직에

    류윈산(劉雲山)은 타자수로 출발해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지닝(集寧)시의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으나 금세 타자수로 변신해 선전 분야와 인연을 맺었다. 1974년에는 신화통신 네이멍구자치구 분사 톈충밍(田聰明) 기자의 추천을 받아 정식 기자로 채용됐다. 승승장구하는 톈충밍의 천거로 네이멍구자치구 선전부 부부장에 이어 12기 중앙위원회 후보중앙위원 자리까지 올라갔다. 중앙무대로 발탁한 것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시절 당 중앙선전부장인 딩관건(丁關根)이다. 1993년 중앙선전부 부부장으로 베이징에 입성했고 2002년에는 역대 최연소인 55세에 중앙선전부장이 됐다. 그는 선전 분야의 책임자로서 사회안정을 내세워 언론 탄압과 사상 통제를 해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실명제도 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장 전 주석 측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기 때문에 공청단 출신이면서도 장쩌민 계열로 분류된다.
  • [내곡동 특검 수사결과] 성역에 가로막힌 특검수사… 시형씨 무혐의 ‘싱거운 결말’

    [내곡동 특검 수사결과] 성역에 가로막힌 특검수사… 시형씨 무혐의 ‘싱거운 결말’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14일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3명을 기소하는 선에서 한 달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성역 없는 수사를 공언하며 대통령 일가 및 청와대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던 데 비하면 싱거운 결말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역대 특검 사상 가장 짧은 수사 기간과 ‘살아 있는 권력’의 노골적인 수사 방해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도 있다. 사법처리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이명박 대통령의 장남 시형(34)씨는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은 무죄로 빠져나갔지만 증여세 탈루 혐의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시형씨 입장에서 보면 실정법 위반으로 법정에 서는 것을 면한 대신 포탈한 세금을 납부하는 경제적 징벌을 받게 된 셈이다. 이 특검은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시형씨에게 빌려준 6억원에 대해 “증여할 의사가 있었다.”고 진술한 점을 인정, 시형씨가 증여받은 돈으로 사저부지 소유권을 얻었다고 결론 냈다.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기 어렵게 됐다. 김 전 경호처장과 사저 부지 매입 실무를 담당한 경호처 직원 김태환(56)씨는 시형씨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시형씨의 사저 부지를 감정평가액을 무시하고 적정가보다 싼값에 사들일 수 있도록 했다. 내곡동 부지의 전체 매입가격 54억원 중 시형씨가 11억 2000만원을 내게 하고 나머지를 경호처가 부담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산정한 적정 가격은 시형씨 측의 사저 부지는 20억 9000만원, 경호처의 경호시설 부지는 33억 700만원이었다. 결국 경호처는 시형씨에게 9억 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안겨 준 것이다. 이 돈은 국가 예산이고 달리 말하면 국민들이 낸 세금이다. 특검팀은 김 전 경호처장은 배임 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경호처 직원 김씨에 대해서는 직접 배임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했다. 경호처는 앞선 서울중앙지검 수사(2011년 10월~2012년 6월)에서 아무 탈 없이 끝난 사건을 특검이 재수사에 나서자 증거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호처 심형보(47) 시설관리부장은 사저 부지와 경호시설 부지의 필지별 협의 금액을 산정해 놓고도 검찰 수사에서 “사저 부지와 경호시설 부지에 대해 필지별 매입 금액을 합의하지 않고 통째로 매수했다.”면서 “계약서상 필지별 금액이 기재된 이유는 디지털 예산회계 시스템 입력을 위한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했다. 심 부장은 이후 특검팀이 경호시설 부지 매입 집행계획 보고서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기존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경호처 직원 도모씨에게 보고서에 기재된 필지별 협의 금액을 삭제하고 총매입대금 40억원으로만 기재해 보고한 것처럼 보고서 변조를 지시, 이를 특검 사무실에 제출했다. 특검팀은 심 부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상관의 지시에 따른 도씨에 대해서는 경위를 참작해 기소유예하는 대신 대통령실에 징계를 요청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내곡동 부지대금 12억 시형씨 편법 증여 결론

    내곡동 부지대금 12억 시형씨 편법 증여 결론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가 어머니 김윤옥 여사 등으로부터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자금 12억원을 편법 증여받아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형씨는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 김태환(56) 경호처 행정관, 심형보(47) 경호처 시설관리부장 등 3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공문서 변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해 온 특별검사팀(특검 이광범)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특검은 이날 “김 여사는 서면진술서에서 시형씨가 땅값을 변제하지 못할 경우 자신 소유의 논현동 땅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변제할 생각이었다면서 아들에게 매입 자금을 증여할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시형씨의 증여 과세자료를 강남세무서에 통보, 증여세 부과 등 적정한 처분이 내려지도록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증여세는 소득세처럼 누진세율 체제여서 12억원에 대한 증여세는 3억 2000만원으로 특가법상 검찰 고발 기준(5억원) 이하인 만큼 형사처벌 없이 세금만 추징된다.”고 말했다. 김 전 경호처장과 김 행정관은 시형씨가 내야 할 사저 부지 매입 비용 9억 7200여만원을 경호처가 떠안도록 해 국가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심 시설관리부장은 사저 및 경호시설 부지의 필지별 매입 금액이 적힌 보고서를 변조해 제출한 공문서 변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 김 여사, 임태희(56) 전 대통령실장,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무혐의 처분했다. 한편 청와대는 “‘시형씨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대통령 부인이 대신 갚아 줄 생각도 했었다’는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가정적인 의사만을 토대로 특검이 증여로 단정한 것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절약~ 절약” 금융권 허리띠 졸라맨다

    “절약~ 절약” 금융권 허리띠 졸라맨다

    저조했던 3분기 실적, 인원 감축, 내년까지 이어질 경기침체에다 예상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 안팎으로 어려운 금융권이 이제는 절약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임직원을 대상으로 아웃도어형 보온용 내피를 지급했다. 지급 명목은 금감원 체육대회 기념품이지만 실제 목적은 방한용이다. 임직원들이 사무실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쓸 수 있도록 금감원 로고를 새기지 않았다. 금감원 측은 “경쟁입찰 등을 거쳐 구매단가를 낮췄기 때문에 올 겨울철만 써도 절약된 금감원 연료비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국은행도 2200여명의 임직원에게 방한복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은 본관 및 부속 건물은 오래돼 난방 효율성이 떨어진다. 실내온도를 겨울철에는 영상 18도 이하, 여름철에는 28도 이상으로 맞춰야 하는 엄격한 공공기관 근무 규정을 고려할 때 보온성이 뛰어난 내피를 지급하는 것이 난방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본 것이다. 한은의 내피는 금감원 내피보다 보온성이 뛰어난 깃털 점퍼 형식이다. 한은은 개인에게 지급되는 방한복 치수와 색상 등을 기록, 퇴사 등 신상 변동이 생겼을 때는 반납해야 한다는 규정까지 두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도 ‘절약’을 외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임원들 주유비를 월 100만원 한도 내에서 쓰도록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100만원이 넘을 수도 있지만 확인을 받게 해 절약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5월부터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아껴쓰기 3·3·9 운동’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 운동은 물자·에너지·시간 3가지를 아끼는 각각 3가지 방법으로 총 9가지를 실천하자는 것이다. 보험사와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부터 설계사들에게 태블릿PC를 줘 문서 사용을 줄이고 있다. 태블릿PC로 고객들에게 상품 설명을 하고 계약서도 전자문서화해 문서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직장 내 보고 시에도 종이를 최대한 줄이고 구두로 대신하거나 이메일 보고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부터 ‘종이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직원 개인 뿐만 아니라 각 팀마다 매달 쓴 문서량이 공개된다. 양면 복사와 한 면에 두 페이지 복사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내곡동 특검 수사결과] “시형씨 장래 생각해 부지 사게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에 대한 무혐의 처분에 김윤옥 여사의 진술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내곡동 특검팀은 수사 종료 하루 전인 지난 13일 김 여사로부터 서면진술서를 제출받았다. 이 진술서에는 대통령 일가의 사생활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관계들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부지 매입 경위에 대한 질문에 막내 아들의 장래를 생각해 시형씨 명의로 사저 부지를 취득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명의 신탁 여부와 관련해서는 경제력이 부족한 시형씨에게 매입 자금을 증여했으며 명의를 신탁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이 같은 진술은 시형씨의 배임 및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 특검팀이 무혐의로 판단한 근거가 됐다. 자신이 조달한 자금을 이용해 자신의 명의로 부지를 구입했다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아 사법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이를 뒷받침할 증거로 평소 시형씨가 차량구입비, 용돈, 생활비 등을 자신에게 지원받아 왔다고 해명했다. 특검팀 역시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 봤을 때 시형씨가 10억원이 넘는 부지를 매입할 자금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진술을 토대로 시형씨가 김 여사로부터 부지 매입 자금을 증여받아 내곡동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부지 매입 과정에서 시형씨가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강남세무서에 이를 통보, 증여세 부과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내곡동 특검 수사결과] 특검 vs 檢수사 무엇이 달랐나

    [내곡동 특검 수사결과] 특검 vs 檢수사 무엇이 달랐나

    특검팀과 검찰은 수사 행보부터 차이가 났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고발된 내곡동 부지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하고 올 6월까지 장장 8개월에 걸쳐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사건 당사자인 이명박 대통령 일가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없었다. 반면 특검팀은 시형씨를 비롯해 김태환씨, 이상은 다스 회장 등 관련자들을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특검팀은 시형씨 등 사건 관련자 7명을 전원 불기소 처분해 ‘면죄부 수사’라는 비판을 받은 검찰 수사와 달리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 3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시형씨는 이번에도 불기소 처분됐지만 특검팀은 시형씨가 김윤옥 여사로부터 부지 매입 자금을 증여받았다고 판단하고 강남세무서에 증여 과세자료를 통보했다. 배임과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의 혐의 사실에 대한 판단도 판이했다. 검찰은 배임 혐의와 관련, 경호처 측이 시형씨에게 유리하게 부지매입 분담 비율을 나눈 것에 대해 개발제한으로 묶인 경호시설 부지의 지가가 향후 상승할 것을 고려한 것이라는 청와대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했다. 반면 특검은 경호처 측이 일괄매입한 사저 부지를 시형씨에게 적정가보다 싼 가격에 넘겨 국가에 9억 7000여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해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에 대해서는 특검팀과 검찰 모두 혐의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부지 매입 자금에 대해서는 판단을 달리했다. 검찰은 부지 매입 자금에 대해 이 회장으로부터 6억원을 빌렸고 김윤옥 여사의 논현동 땅을 담보로 6억원을 대출받았다는 시형씨의 주장을 ‘아귀가 딱 맞아떨어진다.’며 그대로 받아들였다. 반면 특검팀은 시형씨의 연봉이나 재산, 평소 시형씨가 어머니 김 여사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한 점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증여로 결론 내렸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시형씨 실명제법·증여세 포탈 ‘저울질’

    시형씨 실명제법·증여세 포탈 ‘저울질’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특검 이광범)이 수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3일 사법처리 대상자를 7~8명으로 압축하고 최종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김백준·김인종 배임혐의 검토 현재까지 특검팀이 밝힌 피의자는 이 대통령의 장남 시형(34)씨와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 경호처 직원 김태환(56)씨와 또 다른 경호처 직원 3명을 포함한 7명이다. 특검팀은 이들 외에 부지 매입 자금을 관리한 김세욱(58·별건 구속) 전 청와대 행정관의 추가 기소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검팀은 시형씨의 사법처리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시형씨에게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형씨가 특검 소환조사에서 검찰 서면진술서의 내용을 일부 번복하기는 했지만, 이 대통령이 알려준 방법대로 부지 매입 자금을 마련했고 자신의 이름으로 땅을 산 다음 이 대통령 명의로 변경할 생각이었다면 명의신탁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시형씨에 대해서는 증여세 포탈 혐의 적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45조 1항은 ‘직업, 나이, 소득 및 재산 상태 등으로 볼 때 재산을 자력으로 취득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형씨의 경우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자금 12억원을 자력이 아닌 어머니 김윤옥 여사의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금 6억원과 큰아버지 이상은(79) 다스 회장으로부터 빌린 6억원으로 마련해 편법 증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형씨가 차용증을 작성했고, 빌린 돈으로 이자를 낸 점 등이 인정되기 때문에 기소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무기획관과 김 전 경호처장 등은 시형씨가 내야 할 사저 부지 매입 비용을 경호처가 내는 방식으로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배임 혐의 적용을 고려 중이다. ●“김여사 서면조사 완벽히 소명안돼” 한편 특검팀은 김 여사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이 회장의 부인 박모씨에 대해서는 서면 조사로 수사를 마쳤다. 임 전 실장은 특검팀의 서면 질의서에 따라 지난 12일 답변서를 특검팀에 보냈고, 김 여사와 박씨는 이날 서면 질의서 없이 서면 진술서를 작성해 보냈다. 특검 관계자는 김 여사의 서면 진술서에 대해 “완벽히 소명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은 조사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앞서 검찰은 이 대통령 내외를 포함한 7명의 피고발인 전원을 범죄 혐의가 없다며 기소하지 않았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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